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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Sex - 정치적으로 올바른 섹스 스토리
김이윤 지음 / 이프(if) / 2000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은 30자 평 이런걸 쓴다면?
1. 남자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남자들이 꼬~옥 읽어야 할 책
2. "기저귀 찬 여자는 목사가 될 수 없다" 등의 헛소리를 일삼는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이 읽어야 할 책
3."성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가진 사람들이 필히 읽어야
할 책
4. 어렸을 때 부터 "피동적인","수동적인" 역할을 교육받아 온
한국여자들이 읽어야 할 책
5. "섹스"란 단어를 입에 올리면 큰일 나는지 아는,
"난 아무 것도 몰라요" 강박증에 시달리는 여자들이
읽어야 할 책.
이 책의 저자는 김이윤.
직업은 목사, 성별은 남자.
이런 깨어 있는 남자들이,
이런 열린 사고를 하는 목사들이 많은 세상이면 좋겠다.
이 책의 백미는
4장, 성서 속에 나타난 인간의 섹슈얼리티.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를 본문에서 빌려오면,
우리는 성서가 거룩한 책이라고 말한다.적어도 기독교인들과 성직자들은 그렇게 믿는다.그래서 성서의 내용들은 모두다 거룩하게 읽는다.그러나 조금만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내용을 풀어보면 이렇게 인간적이고 복잡한 인생사의 문제가 가감 없이 그대로 묘사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인간의 섹슈얼리티에 관하여 적나라한 모습들이 드러난다.필자가 이렇게 성서에서 발견하는 인간의 섹슈얼리티 문제를 파헤치는 것은 '거룩'이라는 장식장 밑에서 질식당하고 있는 인간의 성을 해방시켜서 햇빛을 보게 하고 그래서 건강한 인간의 성을 찾으려는 의도에서다."(page 159)
난 항상 책을 들고 다닌다.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한 남자 선배와 저녁을 먹었다.
테이블에 올려 둔 책을 본 선배가 말했다.
" 야! 정치적으로 올바른 섹스가 뭐냐?
부인하고만 하는거?
정상체위로만 하는거?"
자극적인(?) 제목에 선배는 왠 목사가 이런 책을 쓰냐고 흥분하며 말했다. (별 책을 다 읽는다고 내게 핀잔을 주기도 했다.)
성직자가 "sex"를 주제로 강연을 하거나 글을 쓰는 건 금기시 되어 왔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성직자의 신분으로 성에 대한 담론에 참여함으로써 금기를 무너뜨리고자 했다는 자신의 집필의도를 설명한다.
금기를 깨는 행위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책 내용 보다도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열려있는 장에서 성에 관한 담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좋은 시작을 했으니까...
"정치적으로 올바른 섹스"란 말이 "생뚱" 맞게 느껴지는 사람,
섹스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