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고 인터넷 서점 알라딘 까는 글로 보셨다면, 낚인 겁니다. 파닥파닥!

 

 

 

 

 

 

 

 

 

 

 

 

 

 

 

 

 

 

 

 

 

 

1993년에 때아닌 ‘아라비안나이트 열풍’이 분 적이 있었다. 김준선의 <아라비안나이트>라는 노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더니 015B 객원가수 출신인 김태우의 <알려지지 않은 아라비안나이트>도 주목을 받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김태우의 노래가 나오기 전에 이미 ‘알려지지 않은 아라비안나이트’라는 제목의 책이 있었다. 잠깐 1993년에 나온 옛날 신문을 살펴보자.

 

 

 

 

 

 

동아일보에 실린 《알려지지 않은 아라비안나이트》 책 광고다. 이때 당시 김태우의 노래가 서서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출판사는 긴 제목의 책이 1992년에 먼저 나왔다는 사실을 광고로 알렸다. 그러면서도 해당 광고가 김태우의 노래와 관련이 있다고 뻔뻔하게 밝혔다. 노래 인기에 기대어 책을 팔아보려는 출판사의 개수작이다. 김태우가 부른 노래 가사를 보면 알겠지만, 아라비안나이트와 전혀 상관없다. 지금도 나는 이 노래 제목의 ‘아라비안나이트’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알려지지 않은 아라비안나이트라면서 ‘고층빌딩’과 ‘보도블록’이 웬 말이냐.

 

아라비안나이트는 오랜 세월 동안 원작이 축약되는 과정에 이야기 일부는 삭제되고, 원작에 없는 엉뚱한 장면이 삽입되기도 했다. 어린이 동화로 만든 축약본과 완역본을 비교해보면 내용상 확연한 차이점을 볼 수 있다. 완역본을 읽어보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의 진실을 발견하게 된다.

 

알라딘, 알리바바, 신드바드 그리고 셰에라자드는 아라비안나이트의 명성을 드높인 4대 주인공이다. 특히 알라딘은 ‘알라딘의 요술 램프’라는 제목으로 동화로 각색되었고, 애니메이션이나 연극, 영화로 많이 옮겨졌다. 아라비안나이트라고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단어가 알라딘과 요술 램프일 것이다. 보통 알라딘을 아랍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1992년 디즈니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알라딘>의 무대는 페르시아풍 도시 ‘아그라바’다. 애니메이션 주인공 알라딘은 원숭이 아부와 함께 사는 좀도둑으로 등장한다. 애니메이션이 워낙 유명해서 디즈니의 설정과 아라비안나이트 원작 설정을 동일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알라딘은 원래 중국 사람이다. 당연히 알라딘이 사는 곳도 중국이다. 앙투안 갈랑은 중국 설화로 알려질 뻔했던 이야기를 아라비안나이트에 편입했다. 프랜시스 버턴도 갈랑의 전례를 그대로 따랐다. 알라딘은 중국인으로 나오지만, 작중 무대에 변화가 있었다. 갈랑은 아랍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중국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심지어 중국을 다스리는 군주를 ‘술탄’으로 표현했다. 애니메이션의 알라딘은 심성이 고운 좀도둑으로 나오지만, 원전의 알라딘은 철없는 백수다. 고집에 세며 버르장머리가 없고, 일하기 싫어하는 캐릭터다. 알라딘의 어머니는 밖에 싸돌아다니기만 하는 아들이 걱정된다.

 

아프리카에서 온 마법사가 알라딘에게 삼촌인 척하면서 접근한다. 마법사는 알라딘을 이용해 신비스러운 정령이 사는 램프를 얻으려고 한다. 마법사의 계략에 걸려든 알라딘은 램프가 숨겨둔 지하 동굴에 갇히고 만다. 알라딘의 손에 마법사가 준 마법의 반지가 껴 있다. 알라딘은 반지의 정령을 불러내어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무엇이든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의 정령을 만난 알라딘은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듯한 자신감에 도취한다. 그는 술탄의 딸 바드룰부두르 공주(애니메이션 알라딘에 나오는 공주 이름은 자스민)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한다. 알라딘은 공주와 꼭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에 자신의 계획에 어머니를 끌어들인다.

 

여기서 어머니를 설득하는 알라딘의 모습이 ‘극혐’이다. 어머니는 공주와 결혼하려는 아들이 미쳤다고 봤다. 알라딘은 어머니가 직접 술탄을 만나 자신의 청혼을 알려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한다.

 

 

“어머니가 뭐라고 말씀하시더라도, 다시 한 번 제 결심을 분명히 밝히겠어요. 전 공주님께 청혼을 할 작정이에요.”

 

“정말이지, 이놈아!” 어머니는 아주 심각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넌 지금 너 자신이 누구인지 완전히 잊어버린 녀석 같구나. 좋다! 네가 네 결심을 기어코 실행해야겠다고 치자. 그렇다면 술탄께 가서 청혼하는 일은 누구에게 부탁할 건데?”

 

“누구긴, 어머니죠!” 알라딘은 주저 없이 대답했습니다.

 

“어머니! 이건 제가 어머니께 정말 간곡하게 부탁드리는 것이니, 제발 거절하지 말아 주세요. 만일 거절하신다면, 어머니는 이 아들이 죽는 꼴을 보게 되실 거예요.”

 

(앙투안 갈랑 《천일야화 5》 1445쪽, 글쓴이가 임의로 인용문을 편집했음)

 

 

알라딘은 어머니에게 무리한 요구를 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요술 램프를 가졌는지 모른다. 알라딘이 어머니에게 요술 램프의 실체를 밝힌 뒤에 본인이 직접 술탄을 만나러 가는 이야기가 전개되었다면, 알라딘의 주체적인 행동이 돋보였을 것이다. 그 속에 알라딘의 영웅적인 면모가 부각될 수 있었다. 그런데 알라딘은 어머니가 있어야 공주와의 청혼이 가능하다면서 억지 주장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고 생떼를 부렸다.

 

알라딘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용감한 영웅이 아니다. 흙수저 주제에 운 좋게 요술 램프를 얻어 단번에 금수저로 변신한 백수건달이다. 알라딘의 어머니는 알라딘과 공주를 이어준 중요한 인물이다. 그런데 그녀의 역할은 거기까지다. 알라딘이 술탄의 총애를 받고 공주와 함께 살면서부터 어머니는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축약본에도 알라딘의 어머니가 없다. 알라딘을 혼자서 난관을 극복하는 훌륭한 영웅으로 만들고 싶은 창작자들이 백수건달을 고아로 만들어버렸다. 예나 지금이나 어머니는 늘 자식을 위해 희생한다. 안타깝게도 어머니의 사랑은 너무나 큰 자식의 그림자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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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7-07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알라딘이 중국사람이었다니...놀랐습니다..ㅎㅎㅎㅎㅎ

cyrus 2016-07-07 15:05   좋아요 0 | URL
앙투안 갈랑의 <천일야화> 삽화를 보면 알라딘이 변발을 하고 있습니다. ^^

아무 2016-07-07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읽었던 동화책에는 반지 정령과 램프의 정령이 다 있었어요. 삼촌인 척 접근하는 마법사도 있었고.. 나중에 램프를 몰래 훔쳐서 알라딘만 남기고 궁궐과 공주를 옮겨버렸나 그랬던 거 같은데..
그나저나 알라딘이 중국 사람이었다니 정말 충격이네요. 읽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cyrus 2016-07-07 15:06   좋아요 0 | URL
저는 반지의 정령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알라딘 원전을 보면 반지의 정령의 존재감이 대단합니다. 알라딘이 램프를 뺏겨서 위기에 빠졌을 때 큰 도움을 준 이가 반지의 정령입니다.

마립간 2016-07-07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라비안 숫자가 인도 숫자라는 반전만큼

알라딘이 중국 사람이었다는 것은 생각지 못했던 것이네요.

cyrus 2016-07-07 15:08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을 한 번 정도 봤기 때문에 원전보다는 만화 속 알라딘에 대한 기억이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마립간 2016-07-07 15:22   좋아요 0 | URL
제 기억의 기본은 TBC에서 방송한 `신밧드의 모험`이고,

이후 제가 읽은 《아라비안 나이트》는 그 책 속의 소제목 `짐꾼 신밧드와 뱃꾼 신밧드`를 포함한 이야기로

어린이용도 아니고 성인용도 아닌 청소년 축약본 같은 것이었습니다. 비교적 분량이 되는 책이었다고 기억되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도 중국은 생각지 못했습니다.

마립간 2016-07-08 10:51   좋아요 0 | URL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가 읽었던 책에서 `알라딘`의 이야기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네요.

cyrus 2016-07-08 16:41   좋아요 0 | URL
지금까지 나온 수많은 아라비안나이트 선집 중에 ‘알라딘’이 빠진 것도 있을 겁니다. ^^

붉은돼지 2016-07-07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낚인 돼지 한마리 있습니다. ㅋㅋㅋㅋ

cyrus 2016-07-07 15:09   좋아요 0 | URL
제가 처음에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라고 적지 않았네요. 저의 어설픈 장난에 속아주셔서 고맙습니다. ^^

stella.K 2016-07-07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쳇, 싱겁긴...! 아닌가...?ㅋㅋ

cyrus 2016-07-07 21:36   좋아요 0 | URL
제가 여기 떠들어봤자 알라딘이 달라지는 일이 없을 겁니다.
마음에 안 들면 알라딘 브렉시트 해야겠어요. ㅎㅎㅎ

2016-07-08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08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님, 선물로 주신 티코스터 잘 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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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7-06 1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뿌죠?
알라딘 머그컵이랑 잘 어울리네요 ~~^^

cyrus 2016-07-06 13:22   좋아요 2 | URL
정말 잘 만들었고,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티코스터에 어울릴만한 컵이 보이지 않아서 급하게 알라딘 컵을 구했습니다. ㅎㅎㅎ

다락방 2016-07-06 14:04   좋아요 2 | URL
ㅎㅎㅎ 알라딘컵 잘 어울려요!

단발머리 2016-07-06 14:08   좋아요 2 | URL
선 티코스터 후 알라딘컵이네요~~~ ㅎㅎ
아주아주 예뻐요~~

서니데이 2016-07-06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cyrus님 편하게 써주세요.^^

cyrus 2016-07-07 08:31   좋아요 0 | URL
소중히 잘 보관하면서 사용하겠습니다. 다음에 제가 선물을 보내드릴께요. ^^

북프리쿠키 2016-07-06 14: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묘하게 세트처럼 어울립니다요~!!
 
주말엔 숲으로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저마다의 꿈을 안고 사람들은 그렇게 도시로 모여들었다. 무작정 상경한 이들은 도시에서 성공과 행복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을 맞이한 건 획일화된 성공과 행복의 공식. 이에 맞춰 남들과 비교해보니 자신의 모습은 언제나 불행하다. 행복을 찾아온 이상향에 행복이 없음을 발견하다니, 아이러니다. 화려함과 풍요로움 같은 우리 기준의 행복을 걷어차고 사는 싱글 여성이 있다. 그런데 본인은 행복하다고 말한다. 행복 찾기에 성공한 그녀를 우리는 별종으로 본다. 또 한 번 아이러니다.

 

도쿄에서 살다가 시골로 내려간 서른다섯 살의 번역가 하야카와. 그녀가 경품으로 받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도쿄에서는 주차하기 힘들게 되자 과감하게 시골로 떠난다. 약간은 어설픈 전원생활이지만 동네 노인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전원생활을 배워 간다. 풀 한 포기 심을만한 땅도 없는 도시인에게 자연은 전원생활을 동경하게 한다. 도쿄에 사는 친구 마유미와 세스코는 주말마다 하야카와의 집을 방문한다. 세 여자는 하이킹도 가고, 호수에서 카약까지 즐기는 등 숲의 생활을 즐긴다.

 

마스다 미리의 《주말엔 숲으로》는 소박하면서도 알찬 책이다. 꾸밈새 없이 차분한 만화를 읽다 보면 마음과 눈이 모두 시원해진다. 마치 하야카와 일행과 함께 숲을 다녀온 느낌이 든다. 하야카와는 자기 마음대로 살리라 결심하고 한적한 숲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녀는 자연에 안겨 살며 배운다. 숲 속의 단순한 삶에서 행복을 느낀다. 눈 속에 피는 물파초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숲에서 새소리가 나면 나뭇잎 소리에 귀를 대고 자연의 노래를 감상한다. 아무런 불빛도 없이 한밤중 숲길을 걸어보기도 한다. 그리 대단해 보이지도 않는 일상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직접 해보지 않았고, 느껴보지도 못한 것들이다.

 

세상이 옛날보다 훨씬 발전했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그 발전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결코 더 큰 행복을 누리는 건 아니다. 더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증거로 자동차, 수치가 올라간 월급 액수, 풍성한 음식 등 든다. 그런데 우리는 늘 내가 가진 것이 적다고 불평한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성공을 위해 애쓰면서 살았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행복을 저 멀리 있는 것, 어떤 복잡하고 얻기 힘든 것으로 생각하고 행복에 대해 조건을 다는 순간 스스로 불행해진다.

 

숲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숲은 이 세상에서 가장 잘난 것이 사람이라는 교만한 마음을 버리라고 일깨워 준다. 자만심을 버리고 보면 이 세상에 하찮은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작은 열매 하나, 나뭇가지에 막 돋아나기 시작한 싹도 때로는 내 삶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숲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다 그러하다. 우리 모두는 오래된 존재인 동시에 매 순간 새롭게 깨어나는 존재이니까.

 

 

 

 

 

일상의 전원을 잠시 끄고, 저 놀랄 만큼 아름다운 연초록 숲으로 걸어 들어간 적이 언제이던가. 굳이 멀리 큰 산에 가지 않고 동네 야산의 잡목 숲만 찾아도 누릴 수 있는 이 행복을 잊고 지내는 건 억울하다. 진정한 행복은 크거나 오래 지속하는 것이 아니다. 섬광 같은 사소한 순간들이 모여서 행복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주말엔 숲으로》에 깃든 숲의 빛깔과 소리, 냄새는 불현듯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전원생활은 때로 외로울 테지만, 그래도 마음에 그리움이 들어찰 여유가 생긴다. 그리움이 그립다. 이럴 땐 숲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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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7-05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꿈이 시골로 가는 거랍니다...시골에서 살고 싶어요..
시골에 터전을 만들려니..아....모조리 돈이더라구요..
은퇴하면 꼭 가고 싶어요..흐!~

cyrus 2016-07-06 09:13   좋아요 0 | URL
시골에서 안정적으로 살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아이러니... ㅎㅎㅎ
지금 저희 부모님은 벌써 시골 생활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시골을 왕래하면서 채소밭, 약초밭을 가꾸었습니다.
돈이 꽤 많이 들었습니다. ^^;;
 
아름다움의 구원
한병철 지음, 이재영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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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자본주의는 어떤 관계일까. 시장경제는 과연 음악과 문학 그리고 미술의 성장을 장려하는가, 아니면 위축시키는가.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원칙은 창조성의 추구에 도움이 되는가, 혹은 폐해가 되는가. 예술은 자고로 가난과 삶의 고투 속에서 꽃핀다는 생각은 이미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자본주의에 편입된 미술계 안에서 모든 미술품은 시장원리에 따라 거래되고, 미술품의 가격이 가치의 척도로서 작용하기도 한다. 자본주의 상업화 논리를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작품 마케팅에 나서는 아티스트들도 적지 않다.

 

 

 

 

 

뉴욕에 혜성처럼 나타난 앤디 워홀은 대중문화의 힘과 이미지, 대중 스타들의 막대한 영향력을 간파했다. 캠벨 수프 통조림과 코카콜라 병과 같은 대량 생산물을 그려 주목받고 엘비스 프레슬리, 메릴린 먼로 등의 이미지를 소재로 삼았다. 워홀을 자신의 히어로로 동경하는 제프 쿤스는 워홀의 뒤를 잇는 대중미술의 대표적인 주자다. 그가 설치한 대형 조각품인 주황색 풍선 개(Ballon Dog)는 생존 작가 작품 경매가격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거대한 풍선 오브제. 거울같이 매끄러운 풍선 개의 주황색 표면에 전시장과 관람객이 비친다. 그리고 관객 움직임에 따라 매끄러운 표면 속 이미지는 기묘하게 일그러지며 요술을 부린다. 한병철은 풍선 개의 매끄러운 표면, 스마트폰의 매끄러운 화면,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나의 현상으로 바라본다. 그는 이 매끄러운 대상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징표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피부가 까끌까끌한 거친 표면에 접촉하는 것을 불쾌하게 여긴다. 매끄러운 표면을 만져야 기분이 좋아진다. 노출의 계절 여름을 맞아 매끄러운 피부를 갖기 위해 제모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잔털 없는 매끄러운 피부는 청결하고, 보송보송한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매끄러운 아름다움이 유지되려면 부정성을 제거해야 한다. 매끄럽게 다듬어진 대상은 ‘긍정적인 즐거움’을 제공한다. 우리는 부정성의 존재를 잊은 채 매끄러운 대상의 아름다움을 긍정한다. 이로써 부정성을 제거하고,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긍정사회’가 된다. 모든 것들은 소비와 향유의 공식에 맞춰 매끄럽게 변한다. 즉각적인 만족을 누리는 대중은 주체적인 미의 경험이 마비되었다. 진짜 아름다움의 의미를 찾지 않는다. 오로지 부정성이 없는 매끄러운 대상에 환호하고, ‘좋아요’ 중독에 빠져나오지 못한다. 한병철의 눈에는 매끄러움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긍정사회가 아름다움이 철폐되어가는 위기의 시대로 본다.

 

한병철이 아름답게 생각하는 대상은 부정성을 간직하고 있다. 노골적으로 아름다움을 표출하면 보잘것없는 포르노그래피다. 반면 비밀과 은밀한 은유로 점칠 된 대상은 깊은 여운을 주는 매력이 있다. 한병철이 선호하는 아름다움은 ‘건강하지 않은’ 상태다. 건강한 상태라고 생각하는 매끄러운 아름다움은 생명력이 없다. 이런 아름다움만을 먹고 살았던 우리는 ‘좀비(das Untote)’가 된다.

 

 

건강함은 매끄러움의 표현형식이다. 건강함은 역설적으로 병든 것, 생명이 없는 것을 발산한다. 죽음의 부정성이 없다면 삶은 굳어져 죽은 것이 된다. 그리고 매끄럽게 다듬어져 좀비가 된다. 부정성은 생명을 활성화시키는 힘이다. 그것은 또한 미의 정수이기도 하다. 미에는 허약함이, 연약함이, 부서짐이 내재한다. 미가 매력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은 바로 이 부정성 덕분이다. 이에 반해 건강한 것은 매력이 없다. 그것에는 어떤 포르노그래피적인 성질이 있다. (69쪽)

 

 

한병철이 긍정적으로 보는 미는 허약하고, 연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속성이 있다. 이러한 유한성 때문에 한병철의 미는 베일에 싸여 있어야 하고, 은신처에 숨어 있다. 한병철의 미는 낭만주의자들의 특색을 조금 닮았다. 종종 낭만주의자들은 신비화 대상으로서의 자연에서 미를 찾으려고 했다. 그리고 병약하고 퇴폐적인 취향에 골몰했다. 허약하고, 불쾌감을 주는 부정성을 포괄하는 한병철의 미가 얼마나 아름답고, 건강한지 실질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 한병철의 미학은 다소 현실의 미를 외면하는 관념론적인 성향이 느껴진다. 한병철은 예술과 ‘소비와 투기에 종속시키는 자본주의’의 결별을 시도한다. 상업주의로 인해 미가 타락하고 몰락해 가고 있다는 비관론적인 입장을 취한다.

 

 

 

 

 

오늘날 젊은 예술가들이 미의 가치를 잊은 채 상업적 조류에만 휩싸이는 풍토는 분명 문제가 있다. 하지만 현대예술은 자본주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예술적인 미와 상업성의 이항대립에서 미는 선이고 상업성은 독이라는 위계적 이분법은 현실과 무척 동떨어진 발상이다. 예술의 상업화는 다양한 예술적 시각이 공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이러니하게도 돈은 예술가의 창작욕을 북돋워주고, 그 속에서 예술가는 자본주의에 향한 비판의식을 드러낸다. 올해 5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등장한 저 매끄러운 황금 변기를 보시라.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패배한 직후 버니 샌더스는 “가난한 사람들이 더 가난해지고 있을 때 부자는 황금 변기에 앉아 볼일을 본다”라는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이탈리아 출신 설치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샌더스의 발언에 영감을 얻어 모든 관람객이 이용할 수 있는 황금 변기를 공개했다. 그는 매끄럽게 빛나는 황금 변기를 설치하여 소수 특권주의로 변질한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를 조롱했다.

 

아름다움에 위기와 찾아왔다고 주장하는 한병철의 진단은 절반은 틀렸다. 카텔란의 황금 변기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그러니까 매끄러운 아름다움 속에도 사회를 바꾸어야 한다고 경고하는 부정성이 내포될 수 있다. 이 부정성은 비판의식과 윤리적 성찰을 활성화하는 ‘건강한’ 아름다움이다. 아직 미의 위기는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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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7-04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로사회, 심리정치, 시간의 향기, 투명사회..이 4권이 저서가 한병철 철학가죠...
이책 찜하겠습니다..

cyrus 2016-07-05 10:24   좋아요 1 | URL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전작보다 내용이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미학에 관심 있다면 `부정성`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북다이제스터 2016-07-04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별철과 애증의 관계 있으시죠? ㅎㅎ

cyrus 2016-07-05 10:26   좋아요 0 | URL
그렇게 보셨나요? ㅎㅎㅎ 이번에 나온 책, 많이 기대했습니다. 결론에 드러난 한병철의 생각을 동의하지 않지만, 읽어볼만한 책이었습니다. 수준이 평이했습니다. ^^
 

 

 

 

인기 드라마나 영화 속에는 하는 일마다 남에게 폐를 끼치는 캐릭터가 있다. 이들을 민폐 캐릭터라고 한다. 본인들은 정작 순진한 얼굴을 하고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아 얄밉기까지 하다. 심지어 자신이 남에게 피해를 줬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가만히 있기만 해준다면 고마울 지경이다.

 

 

 

 

아라비안나이트에도 민폐 캐릭터가 나온다. 책 속에 나오는 대사로 민폐 캐릭터를 소개해본다.

 

나는 어젯밤에는 모술의 상인이었지만, 지금은 영광스러운 압바스 왕조의 일곱 번째 칼리프이며, 위대한 예언자 무함마드의 자리를 계승한 하룬알라시드요!” (앙투안 갈랑 천일야화1296)

 

잠깐만!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오류 두 가지가 있다. 천일야화는 하룬 알 라시드(Hārūn al-Rashīd)하룬알라시드로 붙여 썼다. 역자가 칼리프의 이름을 왜 붙여 썼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칼리프는 자신을 아바스 왕조의 일곱 번째 칼리프라고 잘못 소개했다. 하룬 알 라시드는 아바스 왕조의 다섯 번째 칼리프다. 그의 아버지 알 마흐디는 제3대 칼리프이며, 알 라시드의 형이 칼리프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그러나 형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알 라시드가 즉위했다(786).

 

하룬 알 라시드는 셰헤라자드, 알라딘, 신드바드, 알리바바와 함께 아라비안나이트에서 비중 있게 등장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알 라시드가 등장하는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이 바그다드의 전성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알 라시드와 함께 등장하는 대재상 자파르와 왕궁 호위대 대장 메스루르도 실존 인물이다. 아라비안나이트가 어린이용 동화로 축약되는 과정에 알라딘, 신드바드 등의 캐릭터가 점차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하룬 알 라시드의 존재가 잊혔다. 축약본 아라비안나이트를 기억하는 독자는 당연히 하룬 알 라시드가 누군지도 모른다. 어쩌면 여러분이 읽었던 축약본에 이름 없는 과 재상이 나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면, 그 왕이 하룬 알 라시드다.

 

 

 

 

 

 

 

 

 

 

 

 

 

 

 

 

 

 

 

 

 

 

 

 

 

 

 

 

 

 

 

 

 

 

 

 

 

 

 

    

 

 

열린책들 출판사의 천일야화에 알 라시드가 나오는 이야기가 많지 않다. 1왕의 아들 세 탁발승과 바그다드의 다섯 아가씨 이야기, 2세 개의 사과이야기, 3알리 이븐 베카르와 하룬 알 라시드의 총비 솀셀니하르의 이야기, 4눈 뜬 채 꿈꾼 아부 하산 이야기, 5하룬 알 라시드의 모험이 전부다. 사실 프랜시스 버턴의 무삭제판에는 알 라시드가 등장한 이야기가 많다.

 

 

 

 

 

 

 

 

 

 

 

 

 

 

 

 

 

 

 

알 라시드는 성격이 조급하다. 그리고 호기심이 쓸데없이 많다. 그는 민심을 살펴보기 위해서 귀족으로 분장하여 바그다드 시내를 돌아다닌다. 칼리프가 외출하는 날에 재상 자파르와 호위대장 메스루드를 동행한다. 밤에 거리를 걷다가 칼리프는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집을 발견했다.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정체가 궁금한 칼리프는 나그네인 척하고 문제의 집을 방문했다. 재상은 칼리프의 호기심을 막으려고 했지만, 왕명을 어길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 집에는 조베이드와 아민느라는 자매가 살고 있었다. 자매는 칼리프 일행을 극진하게 대접했다. 마침 집 안에는 세 명의 탁발승도 머물고 있었다. 그녀는 칼리프 일행과 세 명의 탁발승에게 자신에 관해서 궁금하더라도 절대로 묻지 말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이 눈치 없는 칼리프는 자매의 정체가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눈치 빠른 재상은 칼리프를 차분하게 타이른다. “폐하, 몹시 궁금하더라도 저 여자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이를 어기면 우리들의 정체가 탄로 나는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칼리프는 자신의 신변을 끝까지 보호하려는 재상의 진심을 몰랐다. 끝내 호기심을 누르지 못해 조베이드와 재상의 뒤통수를 아주 시원하게 쳤다. 분노한 조베이드는 약속을 어긴 대가로 그 자리에 칼리프 일행과 탁발승 일행을 죽이려고 했다. 칼리프의 경솔한 호기심 때문에 한참 잘 먹고 푹 쉬던 사람들 모두 목숨이 잃을 상황에 부닥쳤다. 다행히 세 명의 탁발승들이 자신들의 기구한 사연을 이야기한 덕분에 칼리프 일행은 살아남았다. 조베이드의 분노가 거의 사라지자 알라시드는 자신은 상인이 아니라 위대한 칼리프라고 떳떳하게 고백했다. 그래서 세 탁발승 이야기는 칼리프로 시작해서 칼리프로 끝난다.

 

 

 

 

 

 

 

 

 

 

 

 

 

 

 

 

 

 

 

알 라시드는 809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아랍 제국을 지배했다. 그가 제국을 다스리던 시기는 바그다드의 황금기로 알려졌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아바스 왕조를 엎으려는 반대파들의 음모가 사그라지지 않았고, 복잡한 분쟁 해결을 거의 재상 자파르에게 맡겼다. 사실 자파르가 제국을 통치한 거나 다름없었다. 그러는 와중에 알 라시드는 시를 쓰고, 술을 즐기면서 사치스러운 생활을 했다.

 

그런데 알 라시드는 갑자기 자파르와 그의 일가들 모조리 죽여 버렸다. 공교롭게도 재상의 처형을 담당한 사람은 호위대장 메스루르였다. 칼리프가 무슨 이유로 재상을 제거했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일설에 따르면 칼리프가 재상을 질투해서 죽였다는 설이 있고, 자파르 일가(바르마크 가문)가 오랫동안 권세를 누린 것이 멸족의 화근이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자파르가 처형당한 이후 알 라시드 혼자 정세를 살피게 되었다. 오히려 이때부터 반대파들의 불만이 거세졌다. 자파르의 부재가 너무 컸다. 알 라시드가 사망한 후, 그의 세 아들이 칼리프 자리를 둘러싼 권력 투쟁에 휘말렸다.

 

 

 

 

 

 

 

 

 

 

 

 

 

 

 

 

 

 

 천일야화2세 개의 사과편에 보면 재상을 향한 칼리프의 본심이 드러나는 장면이 있다. 칼리프가 참혹하게 살해된 여인의 시체를 보고 재상에게 벌컥 화를 낸다. 무엇보다도 웃긴 것은 재상이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고 호통 치는 칼리프의 모습이다. 여인을 살해한 범인을 잡지 못하면 재상과 마흔 명의 일족들을 처형한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칼리프는 정말 재상이 마음에 안 들어 했던 것일까? 알 라시드는 놀고먹고 지내느라 나라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면서 자신의 잘못을 재상에게 덮어씌웠다. 이쯤 되면 알 라시드는 진짜 민폐 캐릭터다. (우리나라에도 나라에 문제가 생기면 측근들 탓으로 돌리고, 측근들이 대신 대국민 사과하게 만드는 민폐 캐릭터 그분이 있다. 그분은 외국에 돌아다니느라 여념이 없다)

 

버턴 무삭제판 《아라비안나이트》를 읽을 때 알 라시드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유심히 지켜보시라. 다만 그의 행동을 보다가 짜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주변 사람들의 앞날을 꼬이게 하는 엄청난 민폐력 덕분에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하룬 알 라시드. 그는 좋은 민폐 캐릭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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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 월드북판 천일야화에 드는 의문^^;;;
    from 퀸의 정원 2016-07-06 00:20 
    cyrus님이 아라비안 나이트에 대한 글을 올리셨더군요.저도 책을 읽으면서 하룬 알 라시드란 술탄에 대한 기억이 나는데 cyrus님이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그러면서 알라딘에 있는 아라비안 나이트 책을 올려주셨더군요.맨처음에는 그냥 스치듯 책을 봤는데 아무래도 한개의 삽화가 눈에 상당히 익습니다.5권의 삽화가 상당히 눈에 띠는데 바로 제가 가지고 있던 69년에 동서에서 간행된 무삭제 비장본 천일야화에 수록된 삽화입니다.<ㅎㅎ 똑같
 
 
yureka01 2016-07-04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문득..여기도 알라딘이었네요..ㅋㅋ 긴 글 잘 읽었씁니다!~

cyrus 2016-07-04 20:31   좋아요 1 | URL
조만간 알라딘 까는 글을 쓸 생각입니다. ㅋㅋㅋ

표맥(漂麥) 2016-07-04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너무 괜찮다고 느껴집니다. 왜? 도대체 제가 읽은 천일야화는 뭐였는지 모르겠다는...^^

cyrus 2016-07-05 10:28   좋아요 0 | URL
아라비안나이트 판본이 여러 개 있어서 내용마다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완전판을 제대로 읽으려면 여러 판본을 다 읽어볼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힘든 일입니다. ^^;;

transient-guest 2016-07-05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2년에 김영삼 대통령 취임 후 갑자기 출판계에서 `성`이 해금된 적이 있죠. 이때 나온 책들을 보면 본문과는 무관하거나 억지로 성관계 장면을 넣은 것들이 꽤 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책도 좀 그런 듯 한데, 원저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성애의 묘사는 그 노골적인 수준이 거의 야설에 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아라비안 나이트도 제대로 한번 읽어보고 싶은데, 이렇게 다양한 판본을 구해야하는 지난함과 정성이 필요한 것이군요.ㅎ

cyrus 2016-07-05 12:21   좋아요 0 | URL
프랜시스 버턴은 아라비안나이트를 편집할 때 선정적인 장면을 의도적으로 부각시켰습니다. 버턴의 아내는 남편 사후에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을 삭제한 축약본을 다시 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아는 아라비안나이트 이야기와 원본을 비교하면 많은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다른 분의 서평을 참고하면서 알아봤는데요,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총 5권의 프랜시스 버턴 무삭제판이 있는데, 버턴의 주석까지 꼼꼼하게 옮겼습니다. 단점이라면 글자 폰트가 작고, 이야기가 너무 많은 점입니다. 읽다가 지루한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

무삭제판 읽기가 부담스러우면 열린책들에서 나온 앙투안 갈랑 판본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