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특파원리포트 - 풀빛신서 153
한국기자협회 / 풀빛 / 1997년 5월
평점 :
절판


 

 

 

5월 18일의 아픔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지난 80년 광주의 항거는 어느덧 ‘슬픈 과거’가 되었다. 5 · 18광주민중항쟁은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 의식과 자주정신을 불어 넣어주고 드높인 기념비적 사건이다. 광주민중항쟁이 일어난 지 37년이 되었다. 그때의 진상을 밝히려는 노력도 하였고 피해를 받은 사람들에게는 보상도 주어졌다. 반면에 군부의 주역들은 대통령도 되었지만, 국민의 심판을 받아 감옥에도 갔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미완의 과제들이 수두룩하다. 군부에 의해 왜곡된 광주의 진실을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폭도가 일으킨 사태’라고 주장하는 음모론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임’이 북한의 김일성이라는 억측을 퍼뜨리는 사람도 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 정치적으로 악용된 지역감정 등으로 인해 5 · 18광주민중항쟁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이 남아 있다.

 

5 · 18광주민중항쟁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는 우리를 총소리와 사이렌 소리, 탱크 소리로 요란한 광주 도청으로 데려간다. 이 영화로 아무 죄 없는 광주 시민들이 짓밟혔다는 사실이 조금이라도 세상에 알려져서 다행스럽다. 그렇지만 귓전을 스치는 총소리에 공포를 떨어야 했던 시민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는 부족하다. 총알이 나를 향해 날아오는 것 같은 공포, 군부의 무자비한 폭력에 짓밟힌 피해자들의 고통, 억울함 등을 영화로 다 표현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보는 것’만으로도 한계가 있다. 역사는 읽혀야 한다. 5월의 광주 현장을 되살린 《5 · 18 특파원 리포트》(풀빛, 1997)는 우리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역사의 진실을 담고 있다.

 

군부의 엄청난 위세 앞에 많은 국민, 그리고 언론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1980년 당시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서울 특파원으로 근무했던 헨리 스콧 스톡스(Henry Scott Stokes)는 5월 광주를 회상하는 글에 전두환‘Strongman’이라고 표현했다. 이 글을 우리말로 옮긴 역자는 ‘Strongman’을 ‘실력자’라고 번역했다.

 

 

우리는 광주를 당도하기 전에 여러 차례 검문소를 지났다. 군인들은 우리를 세우고 서류를 훑어보았으며, 우리가 기자들이라는 심재훈의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는 한 번 흘깃 쳐다보는 것이 전부였다. 만일 이것이 ‘실력자(Strongman)’ 전두환의 새 세상을 움직이는 모습이라면, 그의 힘은 그야말로 걸리적거릴 것이 없었다.

 

(헨리 스콧 스톡스, 38쪽)

 

 

스톡스는 광주를 포위한 전두환의 막강한 힘을 긍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Strongman’을 쓴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 광주의 모든 교통로와 연락망을 차단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불허하도록 군인들에 지시한 전두환의 존재감을 반어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Strongman’은 나쁜 뜻도 가지고 있는데, 그게 바로 ‘독재자’이다. 스톡스의 ‘Strongman’은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독재자(Strongman)는 신문 검열을 강화하여 광주를 철저히 통제했다. 군부는 저항하는 광주 시민들을 ‘북한 꼭두각시’로 몰아세웠으나 그들은 북한의 지령을 받은 간첩도 아니고, 폭도도 아니고, 불순분자도 아니었다. 목숨을 걸고 광주의 현장을 사실 그대로 취재한 외신기자들의 증언은 광주 항쟁을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세력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광주항쟁을 왜곡하는 세력들은 광주 시민군을 ‘북한의 지명을 받고 무장한 폭도’라고 주장한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시민군의 발포로 진압군이 방어 차원으로 맞대응했고, 총격전이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왜곡 세력의 주장은 거짓이다. 진압군의 발포가 있고 난 뒤 시민들이 생존을 위해 무기를 들었다. 2007년 국방부 과거사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그리고 시민군이 북한의 지령을 받고 치밀하게 준비했다면 무기를 다룰 줄 모르는 대학생을 왜 동원했겠는가.

 

 

우리 셋이 그들의 거처로 들어가 만난 대학생 지도자들은 아이들에 불과했다. 몹시 지치고 대단히 어려 보이는 젊은이들로, 무기를 어떻게 다루어야 좋을지도 모르고 있었다. (중략) 내가 받은 인상으로는 이 젊은이들은 훈련이라고는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들이 거기에 선 채 졸다시피 하고 있을 때, 나는 문득 우리 중에 하나에게 일제사격이 가해지는 광경을 상상했다. 하지만 동시에 분명한 사실은 전두환으로서는 두려워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헨리 스콧 스톡스, 40쪽)

 

 

《5 · 18 특파원 리포트》를 일독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이 책에 위르겐 힌츠페터(Jürgen Hinzpeter, 1937~2016)의 글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힌츠페터는 광주항쟁의 참상을 영상으로 기록해 전 세계에 알린 독일 출신의 언론인이다. 그가 진압군의 삼엄한 감시를 뚫기 위해 영상을 촬영한 필름을 과자 상자 속에 감춘 일화는 유명하다.

 

《5 · 18 특파원 리포트》의 1부는 외신 기자들의 글, 2부는 국내 기자들의 글이다. 이들 모두 광주에 직접 가서 취재한 현장 기자들이다. 광주항쟁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에 활동했던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의 글도 수록되어 있다. 김대중 고문은 조선일보 사회부장으로 광주항쟁운동 취재를 주관하고 있었다. 그러나 계엄 당국의 통제를 이겨내지 못했고, 광주를 취재한 것들을 신문지에 공개되지 못했다. 김대중 고문은 그 날을 회상하면서 광주항쟁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한 자신의 결정에 후회한다고 밝혔다.

 

이 책에 광주항쟁과 함께 잊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 언급된다. 윤상원과 전옥주. 윤상원은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했고, 전옥주는 ‘광주의 목소리’가 되어 항쟁이 있던 날 거리시위를 펼쳤다. 특히 윤상원을 바라보는 스톡스와 브래들리 마틴(Bradley Matin) 기자의 시선이 흥미롭다. 스톡스는 윤상원을 ‘순수한 제퍼슨(Thomas Jefferson, 1743~1826, 미국의 대통령) 민주주의자’로, 브래들리 마틴은 ‘과격한 항쟁 투사’라고 말한다.

 

5 · 18광주민중항쟁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수많은 시민의 땀과 눈물이 담겨 있는 소중한 역사이다. 혼란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했던 이름 없는 이들의 노력은 자체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런데 민중항쟁을 그저 ‘과거의 불행’으로 치부하고, 자꾸 잊으려고 한다. 민중항쟁을 기념하는 것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민중항쟁은 다시 떠올리기 불편한 역사의 비극이 아니다. 불편한 역사를 잊어버린다고 해서 세상이 좋은 쪽으로 달라진 점이 있었던가. 역사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없는 사회는 절망과 좌절의 역사를 다시 경험하게 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광주의 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광주의 진실’을 기록한 《5 · 18 특파원 리포트》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에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지혜와 용기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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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5-19 06:43   좋아요 0 | URL
팩트 폭력.. 맞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이번 대선 결과를 확인하면서 대구 경북에 샤이 자유한국당이 많이 있다는 점을 알았습니다.

AgalmA 2017-05-18 22: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jtbc에서 나치 만행을 부정한 영화 [나는 부정한다]와 광주 항쟁을 연결한 거 괜찮더군요.
당시 전남대병원 레지던트였던 분 인터뷰도 좋았고. 차례로 진료했기 때문에 안타깝게 사망한 사람에게 죄책감을 아직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거 듣고, 전두환 이하 군부들 참 여러 사람 죽을 때까지 고통스럽게 한 죄인들이다 싶었습니다.

cyrus 2017-05-19 06:48   좋아요 0 | URL
어제가 특별한 날인만큼 뉴스룸이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했습니다. 본방사수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최초 발포자‘를 밝혀야 합니다.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던 군인들 중에 시민들을 죽인 기억을 잊지 못해 트라우마를 겪고 있습니다.
 

 

 

 

 

 

 

 

 

 

 

 

 

 

 

 

 

 

 

 

 

 

 

 

※ 시간과 공간사, 현대문학 주석판, 동서문화사 번역본은 『주홍색 연구』와 『네 개의 서명』이 함께 수록된 합본이다.

 

 

 

 

 

* 원문

 

“Why should you, for a mere passing pleasure, risk the loss of those great powers with which you have been endowed? Remember that I speak not only as one comrade to another, but as a medical man to one for whose constitution he is to some extent answerable.

 

 

* 시간과 공간사 (구판, 207쪽) :

“어째서 자네는 타고난 비범한 능력을 잃을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찰나의 쾌락에 빠져들려 하지? 이건 친구로서 말하는 게 아니라, 의사로서 자네의 건강에 조금은 책임이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네.

 

 

* 황금가지 (2판, 9쪽) :

“오로지 찰나의 쾌락을 위해서 타고난 뛰어난 능력을 희생시켜야 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내 말 명심하게. 나는 단지 친구로서가 아니라 타인의 건강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 있는 의사로서 말하고 있다네.

 

 

* 현대문학 (주석판, 254쪽) :

“타고난 위대한 재능을 망칠 위험을 무릅쓰고 덧없는 쾌락을 추구하는 이유가 뭐야? 명심해, 나는 지금 자네의 동료로서 말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의사로서 조언하는 거야.

 

 

* 동서문화사 (174쪽) :

“어째서 자네는 일시적인 쾌락을 위해 타고난 위대한 능력을 망가뜨리려고 하나? 이것은 단순한 친구로서의 충고가 아니라, 의사인 나로서 어느 정도 건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상대에게 하는 말임을 알아 주게.

 

 

* 엘릭시르 (9쪽) :

“대체 무슨 이유로 순간의 쾌락을 누리고자 자네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능력을 잃을 위험까지 감수하는건가? 이건 친구로서뿐 아니라 도의적인 책임을 가진 의사로서 하는 말이기도 해.

 

 

* 문예춘추사 :

“자네는 왜 한순간의 쾌락을 얻고자 타고난 재능을 잃을지도 모를 짓을 하는 건가? 나는 단지 친구가 아니라 의사로서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기 때문에 말하는 거야. 그 점을 잊지 말게나.

 

 

* 코너스톤 (개정판) :

“도대체 왜 타고난 훌륭한 재능을 잃을 수도 있는 짓으로 덧없는 쾌락을 좇는 거지? 나는 지금 단지 동료로서가 아니라, 자네 몸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의사로서 얘기하는 거니까 명심해.

 

 

* 더클래식 (구판) :

“결국 자네의 그 뛰어난 능력까지 망칠 셈인가? 이건 의사이기 이전에 친구로서의 충고야.

 

 

* 더클래식 (개정판, 10쪽) :

단지 친구로서만이 아니라 타인의 건강에 일말의 책임이 있는 의사로서 하는 말이네.

 

 

 

※ Comment :

왓슨이 코카인 중독에 빠진 홈즈를 훈계하면서 하는 말. ‘comrade’는 ‘동료, 친구’를 뜻하는 단어. ‘I speak not only as one comrade’를 해석하면 ‘나는 동료로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가 된다. 그런데 더클래식 구판(베스트트랜스)은 홈즈를 훈계하는 왓슨의 말을 ‘의사’가 아닌 ‘친구’가 충고하는 것처럼 번역했다.

 

 

 

 

* 원문 :

 

“You are certainly a model client. You have the correct intuition.

 

 

* 시간과 공간사 (구판, 223쪽) :

“당신은 정말 모범적인 의뢰인이군요. 올바른 직관을 갖고 계십니다.

 

* 황금가지 (2판, 28~29쪽) :

“모스턴 양은 정말 모범적인 의뢰인이군요. 정말 정확한 직관을 갖고 계십니다.

 

* 현대문학 (주석판, 275쪽) :

육감이 뛰어나시군요. 정말 모범적인 의뢰인입니다.”

 

* 동서문화사 (188쪽) :

“당신은 모범적인 사건 의뢰인이시군요. 올바른 직감력을 갖고 계십니다.

 

* 엘릭시르 (29쪽) :

“정말 모범적인 의뢰인이군요. 직관력도 뛰어나고 말입니다.

 

* 문예춘추사 :

“모스턴 양은 정말 훌륭한 의뢰인입니다. 뛰어난 직관력이 있어요.

 

* 코너스톤 (개정판) :

“정말 모범적인 의뢰인이군요. 좋은 직감을 가졌어요.

 

* 더클래식 (구판) :

“정말 우등생 의뢰인이군요.”

 

* 더클래식 (개정판, 29쪽) :

“정말 모범적인 의뢰인이자 정확한 직관의 소유자이신 것 같군요.

 

 

 

※ Comment :

홈즈가 여성을 칭찬하는 일은 드물다. 홈즈는 사건 의뢰인 메리 모스턴의 직관을 칭찬한다. 그런데 더클래식 구판(베스트트랜스)의 홈즈의 칭찬은 무미건조하게 느껴진다. ‘You have the correct intuition’ 문장 하나만 빠졌을 뿐인데 느낌이 확 달라진다.

 

 

 

 

* 원문 :

 

“At one point is a small cross done in red ink, and above it is ‘3.37 from left’

 

* 시간과 공간사 (구판, 229~230쪽) :

“빨강 잉크로 작은 십자가 표시되어 있고, 그 위에 연필로 ‘왼쪽에서 3.37’이라고 희미하게 쓰여 있는 게 보이네요.”

 

* 현대문학 (주석판, 283쪽) :

“한쪽에 붉은색으로 작은 십자가 표시가 되어 있고, 그 위에 보일 듯 말 듯 연필로 ‘왼쪽에서 3.37’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 동서문화사 (194쪽) :

“빨강 잉크로 작은 십자가 표시되어 있고, 그 위에 ‘왼쪽에서 3.37’이라고 희미하게 연필로 씌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 엘릭시르 (38쪽) :

“여기 한쪽에는 빨간색 잉크로 작은 십자가가 그려져 있고 그 위에 연필로 흐릿하게 ‘왼쪽에서 3.37’이라고 씌어 있어요.”

 

* 문예춘추사 :

“한곳에 빨간 잉크로 십자 표시를 해 두었고 그 위에 연필로 ‘왼쪽에서 3, 37’이라고 희미하게 쓰여 있는 게 보여.”

 

* 코너스톤 (개정판) :

“한쪽 지점에 붉은색 잉크로 표시한 작은 십자가가 있고, 그 위에는 연필로 왼쪽에서 3.37이라고 적힌 게 흐릿하게 남아 있군요.”

 

* 더클래식 (구판) :

“빨간 십자가 표시와 연필로 쓴 ‘왼쪽에서 3.77’이라는 표시가 눈에 띄는군요.”

 

* 더클래식 (개정판, 35쪽) :

“한 곳에 빨간색 잉크로 작은 십자가를 표시해 놓았고, 그 위에 빛바랜 연필 글씨로 ‘왼쪽에서 3.37’이라고 쓰여 있군요.”

 

 

 

※ Comment :

문예춘추사(박상은)는 온점(.)이 아닌 반점(,)으로 인쇄되었고, 더클래식 구판(베스트트랜스)은 숫자를 잘못 표기했다.

 

 

 

 

 

* 원문 :

 

However that may be, I was certainly relieved when our cab pulled up with a jerk and the coachman sprang down to open the door.

“This, Miss Morstan, is Pondicherry Lodge,” said Mr. Thaddeus Sholto, as he handed her out.

 

 

* 시간과 공간사 (구판, 250쪽) :

어쨌든 마차가 한번 크게 흔들리며 멎은 다음 마부가 뛰어내려 문을 열었을 때는 정말 살아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미스 모스탄, 여기가 폰디체리 저택입니다.” 새디어스 숄토는 모스탄이 마차에서 내리도록 손을 잡아 주며 말했다.

 

* 현대문학 (주석판, 307쪽) :

어찌 됐든 마차가 덜커덩, 하고 멈춰 서고 마부가 뛰어내려 문을 열어주고 나서야 나는 가까스로 마음이 진정되었다.

“모스턴 양, 여기가 폰디체리 저택입니다.” 새디어스 숄토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 동서문화사 (211쪽) :

어쨌든 마차가 한 번 크게 흔들리며 멎은 다음 마부가 뛰어내려 문을 열었을 때에는 정말 살아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모스탠 양, 여기가 폰디셀리입니다.”하고 새디어스 숄트 씨는 그녀가 마차에서 내릴 때 손을 잡아 주며 말했다.

 

* 엘릭시르 (61쪽) :

홱 멈춰 선 마차의 문을 마부가 열어줄 때쯤에는 마음도 가라앉아 있었다.

“모스턴 양, 여기가 퐁디셰리 로지랍니다.” 새디어스 숄토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 문예춘추사 :

어쨌든 마차가 크게 한 번 흔들리더니 멈춰 섰다. 마부가 자리에서 뛰어내려 문을 열어 주었을 때 나는 우여곡절 끝에 이제 구원받았다고 생각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모스턴 양, 여기가 폰디체리 저택입니다.” 새디어스 숄토가 손을 내밀어 그녀가 내리는 것을 도와주며 말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어찌 되었든 간에 마차가 갑자기 멈추고, 마부가 뛰어내려 문을 열어주자 마음이 확실히 진정되었다.

“모스턴 양, 여기가 폰디체리 저택입니다.” 새디어스 숄토가 모스턴 양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 더클래식 (구판) :

“모스턴 양, 드디어 폰디체리 저택에 도착했습니다.” 새디어스 숄토가 이 말을 꺼냈을 때 나는 마치 감옥에서 해방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 더클래식 (개정판) :

어쨌든 마차가 덜컹하며 멈추고 마부가 뛰어내려 문을 열어 준 덕분에 나는 잡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모스턴 양, 이곳이 폰디체리 저택입니다.” 새디어스 숄토가 숙녀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 Comment :

홈즈, 왓슨, 메리 모스턴, 그리고 새디어스 숄토는 마차를 타고 폰디체리 저택으로 향한다. 마차가 저택에 도착하고, 마부가 마차의 문을 여는 순간 혼란스러운 왓슨의 마음이 진정된다. 그런데 더클래식 구판(베스트트랜스)은 “However that may be, I was certainly relieved when our cab pulled up with a jerk and the coachman sprang down to open the door”를 통째로 생략한 채 의역을 시도했다. 원작의 긴 문장을 우리말로 읽기 쉽게 하기 위해 의역을 한 것은 좋다. 하지만 원문의 의미가 달라져버리는 문제점이 생긴다. 물론, 정직한 직역도 단점이 있다. 시간과공간사(정태원)의 직역과 엘릭시르(권도희)의 의역을 비교해볼 것. 우리말 문장이 원문처럼 길어져서 읽기 불편하다. 엘릭시르의 의역은 원문의 의미를 살리면서 읽기 편안한 짧은 문장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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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1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5-18 20:13   좋아요 0 | URL
아직 확인하지 못한 번역본 몇 권 있어서 작업이 상당히 오래 걸릴듯 합니다. 홈즈만 계속 읽다 보니까 다른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ㅎㅎㅎ
 
후 WHO -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
게르하르트 핑크 지음, 이수영 옮김, 김원익 감수 / 예경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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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 그랜트 《그리스. 로마 신화사전》 (범우사, 1993년)

* 아서 코트렐 《그림으로 보는 세계신화사전》 (까치, 1997년)

* 필립 윌킨슨 《세계 신화 사전》 (웅진지식하우스, 2002년)

* 피에르 그리말 《그리스 로마 신화 사전》 (열린책들, 2003년)

* 낸시 헤더웨이 《세계신화사전》 (세종서적, 2004년)

 

 

이 다섯 권의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전반적인 내용을 담은 사전 형태의 책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전부 절판되었다. 어딘가에 숨어 있을 그리스 로마 신화 덕후들의 한숨 소리가 내 마음을 울린다. 덕후들이여, 아쉬워하지 마시라.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그리스 로마 신화 사전’ 한 권이 있으니까.

 

《Who :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을 가나다순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유일한 사전이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을 모르고선 방대한 분량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신화는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풍성한 극적 요소가 가득하다. 사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엽기 드라마’다. 신이든 인간이든 서로 눈 한 번 맞으면 당장 몸을 섞어 육체적 쾌락에 탐닉한다. 사랑과 야망, 그리고 복수를 위해서라면 참혹한 피의 살육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드라마는 철저하게 각 인물의 복잡 미묘한 감정 변화, 상황 설정, 관계 등에 할애한다. 신화 속 인물들 역시 탐욕과 질투, 믿음과 배신, 그리고 사랑과 용기를 발휘하며 극단의 선에서 극단의 악까지 사생결단으로 내닫는 모습이 그려진다. 신화의 극적인 재미를 느끼려면 ‘신들의 족보’ 또는 복잡하게 꼬여버린 인물 관계 등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아무리 신화를 꼼꼼하게 읽어도 백 명이 넘는 등장인물을 한 번에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럴 때 신화 곁에 있어야 하는 존재가 바로 ‘사전’이다. 그리스 로마 인물 사전은 신화라는 미궁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데 꼭 필요한 실타래다. 아리아드네(Ariadne)가 건네준 실타래를 손에 꼭 쥔 테세우스(Theseus)는 한 번 들어간 이상 탈출이 어렵다는 크레타(Crete)의 미궁을 무사히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신화를 읽다가 낯선 인물을 만나면 사전을 찾아보면 된다. 《Who》는 1차 문헌인 고대 원전뿐만 아니라 신화에 파생된 근 · 현대 문학 및 예술 작품까지 담아냈다. 저자가 참고한 문헌의 출처까지 알려주고 있어서 풍부한 읽을거리까지 제공한다. 《Who》는 한 번 풀면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 실타래다. 독자가 찾은 표제어 속에 또 다른 표제어가 연결되어 있다. 메데이아(Medeia)를 찾다가 이아손(Iason)이나 테세우스에 눈길을 돌릴 수 있다. 메데이아에서 연결된 실타래를 따라 이아손을 만나면, 아르고(Argo) 호 원정대 동료인 음유시인 오르페우스(Orpheus)를 만나게 된다. 쭉 이어진 실타래를 따라가는 건 독자의 자유다.

 

 

 

 

 

 

 

 

《Who》는 들고 다니기 편한 가벼운 판형이다. 직접 책을 펼치거나 한 손으로 들어보면 정말 학창 시절에 들고 다닌 영어사전 같은 느낌이 든다. 책의 단점은 글자 크기가 작다. 그리고 책을 확 펼치기가 힘들다. 책을 펼치려고 무리하게 힘을 주면 책 상태가 망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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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0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5-18 14:53   좋아요 1 | URL
사전도 읽어보면 재미있어요. 특히 백과사전이요. 그 속에 있는 표제어 아무나 골라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어요. 사전 속에 이야기가 있고, 사전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됩니다. ^^

단발머리 2017-05-18 0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을 찾아볼 때 쉽게 이용할 수 있겠네요.
실제 책 모양도 보여주시고, 내부도 보여주시고^^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cyrus 2017-05-18 14:55   좋아요 0 | URL
예전부터 이 책의 실물이 궁금했어요. 포토 리뷰가 없어서 책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서 사진을 찍어 올려봤습니다. ^^

stella.K 2017-05-18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런... 다 좋았는데 마지막 두 문장에서 확 꺾기네.
무엇보다 글자 작은 건 이제 용서가 안 된다. 나와는 인연이 없을 것 같구만.
지금 천병희, 이윤기 씨가 쓴 책도 못 읽고 있는데...ㅠ

cyrus 2017-05-18 14:57   좋아요 0 | URL
책의 판형을 조금만 더 컸으면 보기 좋았을 겁니다. ^^
 

 

 

 

※ 인용문에 이야기의 결말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셜록 홈즈 전집 3 : 주홍색 연구, 네 명의 기호》

(정태원 역, 시간과 공간사)

 

 

 

 

 

 

 

 

 

 

 

 

 

 

 

 

 

* 《셜록 홈즈 전집 1 : 주홍색 연구》

(백영미 역, 황금가지, ※ 2015년에 나온 2판을 참고했음)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5 : 주홍색 연구, 네 사람의 서명》

(승영조 ․ 인트랙스 번역원 역, 현대문학)

 

 

 

 

 

 

 

 

 

 

 

 

 

 

 

 

* 《주홍색 연구》

(이경아 역, 엘릭시르)

 

 

 

 

 

 

 

 

 

 

 

 

 

 

 

 

 

 

* 《주홍색 연구》

(김병걸 역, 동서문화사)

 

 

 

 

 

 

 

 

 

 

 

 

 

 

 

 

* 《주홍색 연구》

(남명성 역, 펭귄클래식코리아)

 

 

 

 

 

 

 

 

 

 

 

 

 

 

 

* 《셜록 홈즈 전집 1 : 진홍색 연구》

(박상은 역, 문예춘추사)

 

 

 

 

 

 

 

 

 

 

 

 

 

 

* 《코너스톤 셜록 홈즈 전집 1 : 주홍색 연구》

(번역 팀 ‘바른번역’, 코너스톤, ※ 2016년에 나온 개정판)

 

 

 

 

 

 

 

 

 

 

 

 

 

 

* 《더클래식 셜록 홈즈 시리즈 1 : 주홍색 연구》

(번역 팀 ‘베스트트랜스’, 더클래식)

 

※ 2012년에 양장본과 반양장본이 나왔으나 모두 절판되었고,

 

 

 

 

 

 

 

 

 

 

 

 

 

 

 

2014, 2015년에 송성미 씨가 번역한 개정판이 나옴.

그리고 올해 '더스토리'라는 출판사에서 '초판본 주홍색 연구'가 나왔는데

역자가 '송성미 씨'

 

 

 

 

 

 

* 원문 :

 

“Whatever have you been doing with yourself, Watson?” he asked in undisguised wonder, as we rattled through the crowded London streets. “You are as thin as a lath and as brown as a nut.”

 

 

* 황금가지 (2판, 12쪽) :

“왓슨 박사님,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마차를 타고 런던의 복잡한 거리를 달리는 동안 스탬퍼드 군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 “박사님은 꼬챙이처럼 마르고 도토리처럼 누렇게 뜨셨군요.”

 

 

* 시간과공간사 (구판, 13쪽) :

“왓슨 씨,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마차가 복잡한 런던 거리를 덜컹거리며 지날 때 그는 궁금해 하는 표정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물었다. “몸은 빼빼 마르고 피부는 호두 빛으로 타셨습니다.”

 

 

* 현대문학 (주석판, 23~24쪽) :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요, 왓슨? 수수깡처럼 야위고 호두 알처럼 거뭇하게 탔군요.” 복잡한 런던 거리를 달리고 있을 때 스탬퍼드가 자못 놀라워하며 물었다.

 

 

* 엘릭시르 (16쪽) :

덜컹거리는 마차에 앉아 인파로 북적이는 런던의 거리를 지나가는데, 스탬퍼드가 호기심을 숨기지 않고 물었다. “왓슨 박사님. 그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어쩌다가 이렇게 꼬챙이처럼 빼빼 마르고 땅콩 껍질처럼 갈색으로 타셨나요?

 

 

* 동서문화사 (13쪽) :

“왓슨 씨, 왓슨 씨는 대관절 뭘 하고 계십니까? 몸은 선향처럼 빼빼 마르고 얼굴과 손은 호두빛으로 타 있지 않습니까?” 복잡한 거리를 덜컹덜컹 달리는 마차 속에서 스탬포드는 의아함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고 바로 물었다.

 

 

* 펭귄클래식코리아 (12쪽) :

“나뭇가지처럼 빼빼 마르고 나무 열매처럼 누렇게 뜨셨군요.”

 

 

* 문예춘추사 :

“왓슨 씨,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왜 이렇게 마르셨어요? 거기에 얼굴은 새까맣게 탔고요.” 덜컹거리는 마차가 인파로 북적이는 런던 거리를 지나는 동안, 스탠퍼드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물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왓슨 선생님, 요즘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몸은 수수깡처럼 바짝 마른 데다가 얼굴이며 손은 까맣게 탔으니 말입니다.” 마차가 런던의 번화가를 달리고 있을 때 스탬퍼드는 자못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 더클래식 (구판) :

“왓슨 씨, 무척 반갑습니다. 잘 지내셨죠?” 덜커덩거리는 마차 안에서 스탬포드가 말을 이었다. “너무 마르신 듯 보이는데요. 피부도 검게 그을리고요.”

 

 

 

* comment :

‘nut’는 ‘견과류’를 의미한다. 역자마다 ‘nut’의 의미가 제각각 다르다. ‘호두’(시간과 공간사, 현대문학, 동서문화사), ‘땅콩’(엘릭시르), ‘도토리’(황금가지)로 번역되었다. 그런데 ‘누렇게 뜬 나무 열매’(펭귄클래식코리아)란 무엇일까?

 

‘lath’는 ‘가느다란 나무 막대기’를 의미한다. 의역을 한 역자들은 ‘lath’를 ‘수수깡’(현대문학, 코너스톤)으로 옮겼다. 동서문화사 번역본은 영문판을 일본어로 옮긴 걸 우리말로 다시 번역한 중역본이다. ‘선향(線香)’은 가느다란 선 모양으로 만들어진 향이다.

 

 

 

 

 

* 원문 :

 

That he could play pieces, and difficult pieces, I knew well, because at my request he has played me some of Mendelssohn’s Lieder, and other favourites.

 

 

* 코너스톤 (개정판) :

내가 요청한 멘델스존의 가곡 <무언가>를 비롯해 좋아하는 몇 곡을 연주하는 것으로 보아 다른 여러 가지 어려운 곡들도 훌륭히 연주할 수 있는 게 틀림 없었다.

 

* 황금가지 (2판, 30쪽), 엘릭시르 (35쪽), 펭귄클래식코리아 (30쪽),

코너스톤 (개정판) :

멘델스존의 「무언가」

 

* 시간과공간사 (구판, 30쪽), 동서문화사 (27쪽), 더클래식 (구판),

문예춘추사 :

멘델스존의 가곡

 

* 현대문학 (주석판, 44쪽) :

멘델스존의 「노래」

 

 

* comment :

‘Lieder’는 직역하면 ‘가곡’이지만, 셜록 홈즈 연구의 권위자인 레슬리 S. 클링거(Leslie S. Klinger)는 멘델스존의 가곡의 정확한 제목이 『무언가(Lieder ohne Wortes)』라고 주장한다(현대문학 주석판). 『무언가』는 ‘가사 없는 노래’이며 원래는 피아노 소곡집으로 만들어졌다. 가곡은 ‘시를 가사로 만들어 붙인 곡’이다. ‘Lieder’를 클링거의 주석에 따라서 번역하면 ‘무언가’로 해야 하지만, 코너스톤 개정판 번역본처럼 ‘가곡(Lieder)’과 ‘무언가(Lieder ohne Wortes)’를 동시에 붙여 쓰면 이중적 의미인 동시에 모순된 표현이 되어버린다. 즉, '가곡'과 '무언가'는 하나의 단어로 붙여 쓸 수가 없다.

 

 

 

 

* 원문 :

 

During the first week or so we had no callers, and I had begun to think that my companion was as friendless a man as I was myself. Presently, however, I found that he had many acquaintances, and those in the most different classes of society. There was one little sallow rat-faced, dark-eyed fellow who was introduced to me as Mr. Lestrade, and who came three or four times in a single week.

 

 

* 황금가지 (2판, 31쪽) :

첫 주에는 방문객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나의 동거인도 나처럼 사고무친한 신세인 줄로 알았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에게는 지인들이 적지 않았다. 더구나 그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각양각색이었다. 그중에는 검은 눈동자에 쥐새끼처럼 생긴, 얼굴이 노리끼리해 보이는 사내가 있었다. 그는 레스트레이드 씨라고 했고 일주일에 서너번씩 홈즈를 찾아왔다.

 

 

* 시간과공간사 (구판, 31쪽) :

그중에는 혈색이 나쁜, 검은 눈의 쥐같이 생긴 작은 사나이가 있었는데 홈즈는 그를 레스트레이드라며 나에게 소개했다. 그는 일주일에 서너 번 홈즈를 찾아왔다.

 

 

* 현대문학 (주석판, 45~46쪽) :

그중에 눈이 검고 누르튀튀한 생쥐 같은 얼굴의 남자가 한 명 있었다. 레스트레이드 씨라고 소개를 받았는데, 일주일에 서너 번은 찾아왔다.

 

 

* 엘릭시르 (36쪽) :

그의 지인들 중에는 안색이 누르스름한 쥐 같은 얼굴에 눈이 검고 덩치가 작은 남자가 있다. 레스트레이드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일주일에도 서너 번씩 홈스를 찾아왔다.

 

 

* 동서문화사 (27쪽) :

그중 한 사람으로 얼굴빛이 조금 나쁘고 쥐같이 생겼으며 눈이 새까만 레스트레이드라는 사람은 한 주일 동안에 서너 번씩이나 찾아왔다.

 

* 문예춘추사 :

그중에는 혈색이 좋지 않고 눈이 검으며 쥐처럼 생긴 조그만 사람이 있었다. 소개를 받을 때 이름이 레스트레이드라고 들었는데 그 사람은 일주일에 서너 번이나 홈즈를 찾아오곤 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그중 한 사람인 레스트레이드는 몸집이 작고 혈색도 나쁘며 쥐와 같은 얼굴에 까만 눈을 갖고 있었는데, 일주일에 서너 번은 찾아왔다.

 

 

* 더클래식 (구판) :

일주일이 지날 때까지 홈즈를 찾아오는 손님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홈즈가 외톨이인 줄 알았다. 그러나 곧 많은 방문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중 레스트레이드는 일주일에 서너 번씩 찾아왔다.

 

 

* comment :

더클래식 구판‘베스트트랜스’라는 번역 팀이 했고, 개정판은 전문 번역가 송성미 씨가 했다. 개정판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구판에는 왓슨이 레스트레이드의 외모를 동물의 생김새로 비유하면서 설명한 문장이 생략되었다.

 

 

 

 

 

* 원문 :

 

“From a drop of water,” said the writer, “a logician could infer the possibility of an Atlantic or a Niagara without having seen or heard of one or the other.

 

대서양이나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해도, 논리학자라면 물 한 방울만 보고도 그 존재 가능성을 추리할 수 있다. (현대문학 주석판, 49쪽)

 

 

* 황금가지 (2판), 현대문학 (주석판, 49쪽), 엘릭시르 (38쪽),

펭귄클래식코리아 (33~34쪽), 동서문화사 (29쪽), 문예춘추사,

코너스톤 (개정판) :

대서양

 

* 시간과공간사 (구판, 33쪽), 더클래식 (구판) :

태평양

 

 

* comment :

태평양은 ‘Pacific’이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구분 못하는 번역가가 있었다니…‥

 

 

 

 

 

* 원문 :

 

“Quite so. I have a kind of intuition that way. Now and again a case turns up which is a little more complex. Then I have to bustle about and see things with my own eyes. You see I have a lot of special knowledge which I apply to the problem, and which facilitates matters wonderfully. Those rules of deduction laid down in that article which aroused your scorn, are invaluable to me in practical work. Observation with me is second nature. You appeared to be surprised when I told you, on our first meeting, that you had come from Afghanistan.”

 

 

* 현대문학 (주석판, 51쪽) :

“그래. 그런 일에는 내가 직관을 좀 가지고 있거든. 때로는 사건이 좀 더 복잡한 경우도 있어. 그러면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면서 내 눈으로 직접 봐야 해. 그러니까 나한테는 사건에 적용시킬 수 있는 남다른 지식이 꽤 있어서, 그것이 신통하게도 사건을 해결하는 데 썩 도움이 되지. 자네가 경멸한 저 글이 바로 그런 추리의 법칙을 다룬 건데, 그게 실제로 내가 일을 하는데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네. 내게 관찰은 제2의 천성이야.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자네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왔다고 내가 말하자 좀 놀란 것 같더군.”

 

 

* 엘릭시르 (41~42쪽) :

“바로 그겁니다. 나는 그런 쪽으로 통찰력이 있거든요. 가끔 평소보다 좀 더 복잡한 상황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발품을 팔아서 모든 걸 직접 확인해야 하죠. 아시다시피 내가 이런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특수한 지식을 많이 섭렵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지식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됩니다. 방금 당신이 비웃었던 글에 쓴 추리 원칙은 실제 조사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귀중합니다. 내게 관찰은 두 번째 천성 같은 겁니다. 우리가 처음 만난 날 당신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왔다고 하니 깜짝 놀라는 눈치더군요.”

 

 

* 문예춘추사 :

“그렇다네. 내가 그런 쪽으로는 직관력이 꽤 있거든. 때로는 좀 까다로운 사건도 있어서 그럴 때는 밖으로 나가서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오기도 한다네. 내 머릿속에는 특수한 지식들이 가득 들어차 있어서 그것을 응용하면 사건은 아주 간단하게 풀리지. 자네는 이 기사에 나온 추리법을 터무니없다고 했지만, 내가 하는 일에는 커다란 도움을 줘. 내게 관찰은 제2의 천성이야.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자네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아맞혔더니 자네가 놀라지 않았나.”

 

 

* 코너스톤 (개정판) :

“물론이지. 그런 일에 관해서 나는 일종의 직감을 갖고 있다네. 그야 때에 따라서는 복잡한 사건도 있기 마련이지. 그럴 땐 내가 돌아다니면서 직접 살펴보기도 한다네. 말하자면 나에게는 사건에 적용시킬 수 있는 지식이 있어 사건을 해결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는 거야. 자네는 이 잡지에 나와 있는 추리의 원칙을 잠꼬대 같은 소리라고 했지만, 그 원칙이야말로 내가 이 일을 하는 데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네. 관찰은 내 제2의 천성이야.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자네에게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왔느냐고 말했더니 놀랐지 않았나.”

 

 

* 더클래식 (구판) :

“그렇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직접 사건 현장에 나갈 때도 있어요. 나는 내가 가진 지식을 총동원해서 문제를 풀어요. 그것들을 잘 조합해 조금만 이용하면 문제는 대부분 쉽게 풀립니다. 선생에게는 비웃음을 샀지만 잡지에 실은 이 추리법 또한 내게는 대단히 중요한 법칙이랍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선생이 아프가니스탄에 다녀온 걸 맞췄습니다.” (‘Observation with me is second nature,’ 생략)

 

 

 

 

 

* 원문 :

 

My companion was in the best of spirits, and prattled away about Cremona fiddles, and the difference between a Stradivarius and an Amati.

 

 

* 현대문학 (주석판, 60쪽) :

내 친구는 기분이 펄펄 나서 크레모나 바이올린에 대해, 그리고 스트라디바리우스와 아마티의 차이점에 대해 쉬지 않고 수다를 떨었다.

 

* 펭귄클래식코리아 (47쪽) :

홈즈는 기분이 좋은지 스트라디바리우스와 아마티 바이올린의 차이에 대해 쉴 새 없이 떠들어댔다. (‘Cremona fiddles’ 생략)

 

 

 

 

 

* 원문 :

 

Lestrade, lean and ferret-like as ever, was standing by the doorway, and greeted my companion and myself.

 “This case will make a stir, sir,” he remarked. “It beats anything I have seen, and I am no chicken

 

 

* 황금가지 (2판, 51쪽) :

여느 때와 다름없이 족제비처럼 보이는 깡마른 레스트레이드가 문 옆에 서 있다가 우리를 보고 인사했다.

“홈즈 선생, 이 사건은 조용하게 끝날 것 같지 않소.”

그가 한마디 던졌다.

나는 겁쟁이는 아니지만 이렇게 지독한 현장은 처음이오.”

 

 

* 시간과공간사 (구판, 49쪽) :

여전히 마르고 족제비 같은 모습의 레스트레이드가 입구 근처에 서 있다가 홈즈와 내게 인사했다.

“이 사건으로 법석을 떨겠는데요.”

그가 말했다.

나도 풋내기는 아니지만 여태껏 이런 사건은 처음입니다.”

 

 

* 현대문학 (주석판, 66쪽) :

여느 때처럼 호리호리한 흰 족제비처럼 보이는 레스트레이드가 문간에 서 있다가 내 친구와 나를 반겼다.

“이번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하겠군요.” 그가 말했다.

나도 애송이는 아닌데, 이 사건은 내가 본 그 어떤 사건보다 끔찍해요.”

 

 

* 엘릭시르 (58쪽) :

변함없이 비쩍 마르고 족제비 상을 한 레스트레이드가 문가에 서 있다가 홈스와 내게 인사를 했다.

“이번 사건으로 큰 소동이 일어날 겁니다. 지금까지 별별 사건을 봤지만 이런 사건은 처음이군요.”

 

 

* 동서문화사 (42쪽) :

여전히 비쩍 마르고 족제비 같은 얼굴을 가진 레스트레이드가 어느새 입구에 와서 홈즈와 나에게 인사를 했다.

“이거 아무래도 한바탕 소동을 벌여야겠는데요. 나도 경찰 생활을 오래 해 왔지만 이번 같은 사건은 생전 처음입니다.”

 

 

* 펭귄클래식코리아 (52쪽) :

어느 때보다 더 비쩍 마르고 족제비처럼 보이는 레스트레이드가 문가에 섰다가 홈즈와 나에게 인사를 했다.

“큰 파문을 일으킬 사건입니다. 홈즈 선생, 저도 풋내기는 아닌데 지금까지 겪은 어느 사건보다 더 끔찍합니다.”

 

 

* 문예춘추사 :

바싹 말라 족제비를 쏙 빼닮은 레스트레이드 형사가 문 주변에서 모습을 드러내더니 홈즈와 내게 인사했다.

“이 사건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겁니다. 나도 풋내기가 아니지만 이런 끔찍한 사건은 처음이에요.”

 

 

* 코너스톤 (개정판) :

그때 여전히 깡마르고 흰 족제비 같은 인상의 레스트레이드가 입구 쪽에 나타나 홈즈와 나에게 아는 체를 했다.

“이번 사건은 꽤 떠들썩할 것 같습니다.” 그가 말했다. “나도 경찰 밥을 먹을 만큼 먹었지만, 이번 사건은 정말 끔찍해요.”

 

 

* 더클래식 (구판) :

족제비처럼 깡마른 레스트레이드가 문가로 와 우리에게 인사했다.

“홈즈 씨, 이 사건으로 한참 시끄러울 것 같군요.” 그가 말했다.

“나도 이렇게 처참한 현장은 처음입니다.”

(‘I am no chicken,’ 생략)

 

 

* comment :

chicken : ‘겁쟁이, 어리고 작고 볼품없는 것’을 의미하는 속어

(현대문학 주석판 66쪽)

 

코너스톤 개정판 번역을 맡은 번역 팀 ‘바른번역’은 ‘I am no chicken’을 센스 있게 의역했다. 의역의 좋은 예. 그러나 번역 팀 ‘베스트트랜스’(더클래식 구판)는 사소한 문장을 번역하지 않았다.

 

 

 

 

 

* 원문 :

 

“Arthur Charpentier, sub-lieutenant in Her Majesty’s navy,” 

 

"아서 샤펜티어, 대영 제국 해군 중위입니다." (코너스톤 개정판)

 

 

* 현대문학 (주석판, 115쪽), 엘릭시르 (102쪽), 펭귄클래식코리아 (94쪽),

문예춘추사, 코너스톤 (개정판) :

해군 중위

 

* 시간과공간사 (구판, 84쪽), 황금가지 (2판, 92쪽), 더클래식 (구판) :

해군 중사

 

* 동서문화사 (72쪽) :

해군 사관

 

 

* comment :

sub-lieutenant : (영국) 해군 중위

petty officer : (영국) 해군 중사

 

중위는 대위의 아래, 소위의 위에 위치한 위관 계급이며, 중사는 상사의 아래, 하사의 위에 있는 부사관 계급이다.

 

 

 

 

 

* 원문 :

 

“There is only one point on which I should like a little more information,” Sherlock Holmes said at last. “Who was your accomplice who came for the ring which I advertised?” The prisoner winked at my friend jocosely. “I can tell my own secrets,”

 

 

* 황금가지 (2판, 210쪽) :

“알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

셜록 홈즈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우리 하숙집으로 반지를 찾으러 온 사람은 누구였습니까?”

사내는 내 친구를 보고 장난스럽게 눈을 찡긋했다.

“내 비밀을 털어놓을 수는 있소.”

 

 

* 시간과공간사 (구판, 191쪽) :

호프는 홈즈에게 윙크를 보냈다.

 

 

* 현대문학 (주석판, 229쪽) :

포로는 내 친구를 향해 장난스럽게 윙크를 던지고 말했다.

 

 

* 엘릭시르 (234~235쪽) :

남자는 홈스에게 장난스럽게 윙크를 하며 대답했다.

 

 

* 동서문화사 (163쪽) :

제퍼슨은 홈즈를 보고 익살스러운 눈짓을 지어 보였다.

 

 

* 문예춘추사 :

“한 가지 더 듣고 싶은 게 있습니다. 내가 낸 광고를 보고 반지를 찾으러 온 사람은 누굽니까?” 셜록 홈즈가 이렇게 묻자 피의자는 그에게 장난스럽게 윙크를 해 보인 뒤 말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호프는 내 친구를 향해 장난스럽게 윙크를 던지며 말했다.

 

 

* 더클래식 (구판) :

‘The prisoner winked at my friend jocosely’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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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7-05-17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홈즈나 뤼팽은 어릴 때 읽고 더는 읽지 않는데, cyrus 님의 요즘 포스팅 읽다 보니 문득 다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ㅎㅎ

cyrus 2017-05-17 17:39   좋아요 1 | URL
혹시 번역본을 고르실 때 빅보이7님의 글을 참고하면 좋습니다. 제가 이분이 쓰신 글을 읽고 번역본을 새로 장만했습니다. ^^

※ [셜록 홈즈 전집 세트, 뭘로 사지?] (작성자: 빅보이7)
http://hi007.tistory.com/1145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7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한 것 하나. 이거 작성하는 데 몇 시간 걸렸습니까 ? 자료 조사하는 데 만만치않은 시간이 들었을 듯합니다..

cyrus 2017-05-17 17:44   좋아요 2 | URL
준비 기간은 좀 오래됐어요. 고양이라디오님이 한창 홈즈 전집을 읽었을 때부터 작업을 시작했어요. 번역본 한 권 통독하고, 인용문을 정리하는 데 이틀 걸렸습니다. 주말 이틀 동안 인용문을 정리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수월합니다. 어차피 내용을 거의 이해하고 있어서 다른 번역본들은 속독하면서 읽었습니다. 읽다가 어색한 문장을 발견하면 체크하고, 워드로 정리합니다. 시간 있을 때마다 홈즈를 읽었어요. 홈즈에 푹 빠져서 며칠 동안 서재에 접속하지 못할 정도였어요. ^^;;

겨울호랑이 2017-05-17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cyrus님 셜록 홈즈 번역 관련 논문 쓰셔도 되겠어요. 대단하십니다..

cyrus 2017-05-17 17:46   좋아요 1 | URL
이제 페이퍼 한 편 썼을 뿐인데 벌써 힘드네요.. ^^;;

AgalmA 2017-05-17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챙이 왓슨, 족제비 레스트레이드가 머리에 각인되는ㅎㅎ 인상적인 비교 재밌었습니다^^ cyrus님 이런 글 보면 병 나실 거 같다는;;

cyrus 2017-05-17 17:49   좋아요 1 | URL
번역본 여러 권 읽으면서 번역가들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번역가들이 단어 하나 선택하는 데 생각 많이 했을 겁니다. 사실 재미있는 표현의 번역문 몇 개 있었는데 글이 길어질까 봐 소개하지 못했습니다. ^^

syo 2017-05-17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갑자기 이런 말이 해 보고 싶어지네요.

.....홈즈가 이겨요, cyrus님이 이겨요?

cyrus 2017-05-17 17:50   좋아요 1 | URL
추리력은 당연히 홈즈가 이기지만, 근성은 홈즈를 이길 자신이 있습니다. ^^

2017-05-17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5-17 17:55   좋아요 1 | URL
원래 소개할 인용문이 더 있었는데, 분량이 길어져서 뺐습니다. 다음번에는 글의 분량을 조절해야겠습니다. 홈즈 전집 번역본이 어떤 건 좋다, 또 어떤 책은 안 좋다라는 독자평을 많이 봤는데, 그런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근거를 찾을 수가 없었어요. 제가 못 찾은 것일 수도 있어요. 저도 그 독자들처럼 번역본이 좋다 나쁘다고 자신 있게 말하려면, 적어도 오역 사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두 달 전부터 이런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ualia 2017-05-17 2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아주 재밌게 읽었네요. 박장대소한 것은 아니었지만 저는 몇 차례 넘 재밌어서 크게 웃었네요. 정말 여러 판본을 비교·대조해 놓으니까 읽는 재미와 맛깔이 보통이 아닙니다.

그런데 분량이 넘 많다는(길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번역 검토글은 짧게 나눠서 여러 편으로 나눠 올리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 글 독자들한테 긴 글은 부담이 된다고 봐요. 더군다나 (난이도 때문에) 머리를 지끈거리게 할 수도 있는 번역 분석·비판글은 더욱 더 부담이 되죠. 해서 글 짧게 읽고 여유 있게 생각할 수 있도록 1~2개 사례씩 짧게 나눠서 올리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저도 지금 ‘멀티태스킹’ 중이라, 위 분석에 대한 나름대로의 의견을 적고 싶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겠습니다.

[처음 올린 시각 : 2017-05-17 19:53]
[수정해 다시 올린 시각 : 2017-05-17 21:06]

cyrus 2017-05-17 22:35   좋아요 1 | URL
좋게 봐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qualia님.

처음 시도해보는 작업이라서 분량 조절의 중요성을 느꼈어요. 의욕이 앞섰습니다. 다음 글은 《네 개의 서명》인데 한 번 더 정리해봐야겠습니다.

얼마든지 의견을 내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7 2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이번 글은 사이러스 님 성의를 봐서라도 이달의당선작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cyrus 2017-05-17 22:36   좋아요 1 | URL
이 글은 인용문의 비중이 많아서 이달의 당선작 기준에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

dellarosa 2017-05-18 10: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 ^^ 화이팅! 이렇게 응원하고 싶네요 ㅋ

cyrus 2017-05-18 14:58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마지막 책까지 다 읽고 열심히 정리하겠습니다. ^^

dys1211 2017-05-18 10: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분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만 5년째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분도 이 글보고 힘냈으면 합니다.^*

cyrus 2017-05-18 15:00   좋아요 1 | URL
지금은 번역본의 수가 많아서 비교하는 작업이 수월해요. 오역, 오탈자를 금방 알아낼 수 있어요. ^^

니페딘1T 2017-05-27 0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단하네요. 이런 작업들이 모여서 좋은 번역을 위한 토대가 될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cyrus 2017-05-27 18:51   좋아요 1 | URL
글쎄요, 저는 평범한 독자라서 번역 공부하는 분들에게 도움 되는 자료가 될지 모르겠어요. 제 글에 부족한 점이 많아요. 번역 공부하는 분들이 제 글을 보고 의견을 밝혀주셨으면 좋겠어요. ^^
 

 

 

최근에 셜록 홈스(Sherlock Holmes) 시리즈 전집 세트를 장만했다. 사실 이거 고르느라 한 달은 고민했다. 왜냐하면, 어떤 홈스 전집에 오 · 탈자가 많고, 번역이 좋지 않다는 평이 있기 때문이다.

 

 

※ [셜록 홈즈 전집 세트, 뭘로 사지?] (작성자: 빅보이7)

http://hi007.tistory.com/1145

 

 

나는 홈스 전집을 읽어본 독자들의 추천을 참고했고, 고심 끝에 고른 전집 세트가 ‘시간과 공간사’ 번역본을 골랐다. (빅보이7님의 의견을 따랐다)

 

혹자는 ‘시간과 공간사’를 줄여서 ‘시공사’로 부르기도 하는데, 우리가 아는 ‘시공사’ 출판사(전두환 대통령의 아들이 운영했던 그 출판사)와 다르다. 출판사 이름만 보고 오해하지 마시길. 출판사 이름을 ‘시공사’라는 말 대신에 ‘공간사’라고 줄여서 부르겠다.

 

‘공간사’ 번역본은 ‘황금가지’ 번역본과 같은 해(2002년)에 출간되었다. 먼저 나온 건 ‘황금가지’ 번역본이다. ‘공간사’ 번역본의 역자는 추리소설 전문 번역가로 활동했던 故 정태원 씨(1954~2011)다. 정태원 씨는 생전에 추리문학뿐만 아니라 SF, 호러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번역했다. 그런 그의 업적이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게 아쉽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는 정말 불운한 번역가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홈스 전집과 러브크래프트(H.P. Lovecraft) 전집 번역을 준비해왔지만, 출판사들로부터 거절을 받아 출판 기회를 놓쳤다고 한다. 다행히 그의 손에 재탄생한 홈스 전집은 세상의 빛을 보게 됐지만, 러브크래프트 전집은 영영 묻히고 말았다. 정 씨가 번역한 러브크래프트 전집은 고인의 유작으로 남게 되었는데, 선집이라도 정식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02년에 나온 1판은 양장본이다. 표지의 바탕색은 녹색과 남색이고, 표지 한가운데에 홈스의 전신상이 그려져 있다. 표지 덮개를 벗기면 빨간색 속살(?)을 드러낸다.

 

 

 

 

 

 

 

 

 

 

1판이 나온 지 몇 년 뒤에 2판이 나온다. 책 표지가 달라졌는데, ‘구판’을 언급할 때 가장 많이 소개되는 표지다. 단조로운 형태의 1판의 표지보다 2판 표지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로 생각된다. 표지 테두리에 가장 유명한 시드니 패짓(Sidney Paget)의 삽화들을 넣었다. 2판 역시 양장본이며 표지 덮개를 벗기면 검은색 속살을 드러낸다.

 

 

 

 

 

 

 

 

 

 

 

정 씨가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지난 후에 반양장 형태의 3판이 나왔다. 이 책을 평한 독자들은 3판을 ‘최악의 번역본’으로 비판했다. 구판에 있었던 시드니 패짓의 삽화 일부가 삭제되었고, 심지어 문장 일부가 빠진 것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필자는 어렵게 헌책방과 알라딘 중고매장을 전전하면서 구판을 손에 넣었다. 처음에 1권부터 5권까지는 1판, 6권과 8권은 2판이다. 7권은 아직 구입하지 않았다. 원래는 1판을 구하려고 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책을 모으는 애서가의 소원은 표지 통일이다. 그런데 커버까지 완벽히 갖춘 1판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 게다가 얼른 홈스 전집을 장만해서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2판으로 된 6권과 8권을 샀고, 7권 역시 2판 번역본을 주문할 예정이다. 어차피 언젠가는 2판도 조만간 절판의 운명에 처해질 텐데, 기념으로 1판과 2판이 섞인 전집 세트를 가지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홈스 전집 번역본에 대해서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겨났다.

 

 

궁금중 1. 

홈스 전집 세트 중에 가장 많이 팔렸다는 ‘황금가지’ 번역본은 정말 믿고 읽을 만한 번역본인가? 정말로 ‘황금가지’ 번역본이 홈스 전집 번역본 중에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가?

 

 

궁금증 2.

‘황금가지’ 번역본 이외에 다른 출판사의 번역본들(엘릭시르, 문예춘추사 등)은 번역이 잘 되어 있는가?

 

 

궁금증 3.

어떤 독자들은 ‘바른번역’, ‘베스트트랜스’ 등 일명 ‘집단 번역’에 의해 만들어진 번역본은 ‘비추’라고 말한다. 그들의 주장이 맞으면 ‘집단 번역’의 오역 사례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근거 자료가 보이지 않는다. 정말로 ‘바른번역’과 ‘베스트트랜스’는 홈스 전집 번역 수준을 떨어뜨리게 하는 ‘만악의 근원’인가?

 

 

세 가지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기 위해 필자는 시간과 공간사(구판과 반양장본), 황금가지(2015년 2판)’, 현대문학(주석판), 엘릭시르, 문예춘추사, 동서문화사(동서미스터리북스), 코너스톤(2016년 개정판), 더클래식(구판, ‘베스트트랜스’ 번역), 더클래식(개정판, 송성미 역) 번역본을 다 읽어보기로 했다.

 

이미 작업은 시작했다. 현재 《셜록 홈즈의 모험》까지 읽었고, 《주홍색 연구》, 《네 개의 서명》 번역본 비교 작업을 완료했다. 역시 각각의 번역본마다 원문을 우리말로 옮긴 문장이 제각각 달랐다. 필자는 번역 작업을 해본 적이 없다. 영어 실력은 중학교 수준이다. 일반 독자가 전문 번역가의 번역에 문제를 제기하는 일이 아니꼽게 볼 수도 있다. 이 작업으로 특정 출판사나 번역자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일반 독자들도 수긍할 수 있는 오역을 발견하여 알리고 싶을 뿐이다. 번역문을 원문과 비교해가면서 최소 세 번 이상 읽어봤고,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영어사전을 참고했다. 애매모호한 번역문이 있는데도 필자의 독해 실력이 따라주지 못해서 판단을 내리지 못한 경우가 있다. 이럴 땐 나 같은 아마추어는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다. 나보다 독해 및 번역 작업 능력이 뛰어난 독자나 전문 번역자가 해줄 거라 믿는다.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작업이었다. 10권 넘는 번역본들 모두 도서관 한 곳에 있었으면 좀 더 빨리 작업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주말에 집에 멀리 떨어진 도서관에 찾아가는 것도 고역이다. 교통비가 줄줄이 새어나간다.

 

 

 

 

 

문예춘추사 번역본, 코너스톤 번역본 그리고 더클래식 개정판 번역본은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으로 구입했다. 역시 전자책 세트의 가격이 싸서 좋다. 평소 전자책으로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블랑코님을 알지 못했으면 이런 결정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종이책과 전자책의 내용은 똑같다. 실제로 코너스톤 개정판 한 권과 종이책과 전자책을 비교하면서 읽어봤는데 내용의 차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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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5-16 2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전에 예스24에서 셜록 전집을 인가..하여간 셜록책 40권을 무료 전자책으로 오프했던 적이 있었어요.그때 모두 다운 받아놨습니다..그런데~~~아직 ...한권도 못읽었어요.아고고.....

cyrus 2017-05-17 10:42   좋아요 2 | URL
유레카님이 다운받은 번역본이 뭔지 궁금합니다. 제가 구입한 홈즈 전집 전자책(코너스톤)은 반값 할인으로 10년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

지금행복하자 2017-05-17 0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공사 전집있습니다. 하지만 그 옛날 어디즈음을 추억하는 소품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cyrus 2017-05-17 10:43   좋아요 1 | URL
저도 어렸을 때 읽은 축약본을 책장 장식품으로 보관하다가 창고에 옮겼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꺼내봤는데 올드한 느낌의 축약본도 재미있었어요. ^^;;

2017-05-17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5-17 14:19   좋아요 2 | URL
이제 종이책을 보관할 자리도 없는데 전자책에 관심을 많이 가져야겠어요. ^^

syo 2017-05-17 11: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또 어마무시한 작업에 돌입하셨군요..... 여기, 보잘 것 없지만 제 뤼스풱트 좀 받아주시겠어요?

cyrus 2017-05-17 14:21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홈즈를 엄청 좋아하지 않았으면 시도할 생각조차 나지 않았을 겁니다. 제 영어 독해 능력이 중딩에 머물러 있어서 부족한 점이 많아요. ^^;;

qualia 2017-05-17 11: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cyrus 님께서 ‘홈즈 전집 번역본’ 비교 작업을 하셨다고 했는데요. 번역 비교 작업의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몹시 기대됩니다. 다음과 같은 cyrus 님의 고백에서 그 열정이 느껴집니다.

[···]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작업이었다. 10권 넘는 번역본들 모두 도서관 한 곳에 있었으면 좀 더 빨리 작업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주말에 집에 멀리 떨어진 도서관에 찾아가는 것도 고역이다. 교통비가 줄줄이 새어나간다. [···]

저도 인터넷이 활성화돼 있지 않은 시절에 곰팡내 퀴퀴한 도서관 논문실 이곳저곳으로 발품을 팔며 힘겹게 관련 자료를 찾아다녔던 일이 생각납니다. 정말 그때는 (안방에서 거의 모든 게 해결되는 요즘을 생각하면) 어떻게 논문 찾아 3만리를 다녔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도서관들은 장서량이 매우 부족하고, 논문이나 고서들을 완질로 소장하고 있는 곳이 거의 없잖아요. 헛걸음을 하는 경우가 정말 많았었죠. 아무튼 cyrus 님의 번역 비교 작업 응원하고 기다리겠습니다.

cyrus 2017-05-17 14:28   좋아요 1 | URL
어떤 분은 여러 출판사의 홈즈 전집을 자비로 구입해서 원서와 같이 읽더군요. 정말 대단한 열정입니다. 저는 도서 구입비를 절약하려고 도서관에 자주 드나들게 되었어요.

제가 번역을 해본 적도 없고, 독해 능력이 부족해서 결과물에 어설픈 점이 많을 겁니다. qualia님이나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제 프로젝트는 순전히 저 혼자를 위한 작업이 아니라 좋은 책을 고르고 읽어야 할 모든 독자들을 위한 작업이니까요. ^^

transient-guest 2017-05-17 14: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간과 공간사의 전집을 찾아봐야겠습니다 황금가지만 봤는데 더 좋은 번역이 있다면 구하고 싶네요

cyrus 2017-05-17 14:52   좋아요 1 | URL
개정판 반양장본은 사지 마세요. ‘개악‘이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구판보다 못하다는 평이 많았어요.

시간과 공간사 번역본이 직역 위주라서 인물 간의 대화를 읽어보면 약간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어요.

번역본마다 장단점 하나씩 있어서 ‘완벽한‘ 홈즈 번역본은 없습니다. ^^;;

transient-guest 2017-05-17 14:54   좋아요 1 | URL
지금 찾아보고 있습니다 1-2판은 구하기
어렵겠네요 엘릭시르 판 도 맘에 듭니다 ㅎㅎ 아무래도 번역은 어렵죠

cyrus 2017-05-17 14:57   좋아요 1 | URL
엘릭시르 판, 좋습니다. 그 책이 현대문학 출판사에 나온 주석판 내용을 참고했어요. 역자 주석이 잘 정리되어 있어요.

cyrus 2017-05-17 15:46   좋아요 1 | URL
깜빡했습니다. 엘릭시르 번역본에 시드니 패짓의 삽화가 없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7-05-17 15: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보기만 해도 어려운 작업을 시작하셨네요. 큰 작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했기에 즐겁게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작업 후에는 홈즈의 권위자가 되시겠어요..^^: 그후엔 프랑스어로 아르센 뤼팽 도전도 하시나요? 궁금해 집니다. cyrus님 도전 홧팅!!

cyrus 2017-05-17 15:03   좋아요 1 | URL
권위자보다는 ‘셜록키언‘이 되고 싶습니다. 뤼팽 전집 원서 읽기는 힘듭니다.. ㅎㅎㅎ 뤼팽 전집은 즐거운 마음으로 읽고 싶습니다. ^^

adf657 2017-06-16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과공간사 3판 정말 최악이죠 기전판 삽화 누락및 편집 , 마지막인사 폰베르크 폰헤를링 대화 일부을 누락했습니다. 그런데도 출판사는 기존판과 똑같이 만들었다고 거짓말 하고 있습니다.
정말 출판사 쳐들어가서 비교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cyrus 2017-06-16 18:49   좋아요 0 | URL
헌책방과 중고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시간과 공간사 구판 세트를 모아서 샀습니다. 구판 세트를 다 읽으면 그 다음 계획이 개정 3판을 읽는 것입니다. 개정 3판이 얼마나 심각한 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