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잘한 과목은 거의 없고 못한 과목이 수두룩한데 거기에는 <정치경제>가 있다. <사회문화>도 못했고, 물론 가장 못한 건 <한국지리>, <세계지리>, <국사>... 등이지만. 못한 걸로 치면 이것들이 내가 더 못했다 으르렁 싸우는 판이다. 나는 왜그렇게 저런 과목들이 싫었나 모르겠다. 한국사 같은 건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전에 선생님이 주관식 예상 문제를 뽑아주기도 했다. 그래서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 그러니까 성적으로 뒷편에 있는 아이들도 국사 과목의 주관식은 거의 다 맞히고 그랬는데, 나는!! 이 나는!! 그래도 못했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지금도 외우는 걸 진짜 못한다. 정치경제, 국민윤리, 사회문화, 세계사.. 진짜 너무 못했고 재미도 없었고 선생님도 안좋고. 내가 뭐 좋아할 구석이 하나도, 코딱지만큼도 없었던거다.


그러나,

미래는 예측 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삼십대가 되고나서부터 내 안의 여행 욕망이 포텐 터지기 시작하더니 나는 들로 산으로 나다니기 시작했고, 사실 내 여행은 먹고 호텔방에 뒹굴뒹굴이 고작이라고 생각해왔고 그렇게 살아왔지만, 다니면 다닐수록 내가 가는 곳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비행기로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리는지 궁금해졌고, 그래서 갈 때마다 지구본을 돌려보게 되었고, <걸어서 세계속으로>, <세계테마여행>, <스트리트 푸드파이터> 같은 프로그램이 최애 프로그램이 되면서,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라치면 지구본을 들고와 어디쯤인가 찾아보게 되었던 것이다. 아아.. 지도 보는 거 할 줄 모르는 나였는데, 만약 지금 다시 세계지리 배운다면 고등학교 때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자신이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금이 많이 난다는 건 지겹게 들어서 알고 있지만 시험문제에 금이 많이 나오는 나라를 지도에서 찾으라고 나오면 답을 맞히지 못하는 나란 슬픈 다람쥐...


학교때 공부 못했던 것은 어른이 되어서도 슬프다.

웬디 브라운의 남성됨과 정치 읽고 있는데, 정치 영역에서 여성은 배제되어 있었다.. 라는 뉘앙스의 글일 거라고 생각했다가, 아아, 교수님이 박사님이 그렇게 쉽게 글을 써줄 리가 없지. 책을 펼치고 서문에서 나는 아리스토텔레스랑(네?), 마키아벨리, 베버... 라는 이름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이름은 내가 안다. 이름만 안다. 그게 전부인 것이다. 



이름만 알고 그들에 대해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넘기는 이 책은 어렵다. 결코 쉽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가장 먼저하는 것이 '이 쉐키들.. 여성을 왜 무시하고 그래!' 하는 것이 아니라, '아, 학교때 공부 좀 열심히 할걸 ㅜㅜ' 이것이다. 어른들의 말은 언제나 맞았다. 공부도 다 때가 있는 것이여... 나는 언제나 반골기질 투철하고 들이박을 준비가 되어 있었던 사람이라서, 공부는 전부가 아니야! 이러면서 공부를 1도 안하다가(걍 공부하기 싫었던 꼬꼬마..) 지금 이 꼬라지로, 아아 그 때 어른들 말씀이 다 맞았어... 하게 되는 것이다. 인생...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 너무 아깝다고 누가 그랬던가. 휴우.. 박범신이 그런 건 아니길 빈다. 박범신 말 같은 거 가져오고 싶지 않아... 



자, 이 책의 서문에서 이미 어느 인물들에 대해 다룰지 얘기하고 또 어떤 순서로 나올지 얘기하지만, 처음 다루는 인물은 '아리스토텔레스'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누구냐?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라는 것만 알고 시작하면 이 책을 읽다가 힘들어진다. 일단 기본적으로 서문에 언급된 용어를 기억하고 가는 게 좋다. 안그러면 읽다가 용어 만났을 때 네이버 사전 뒤지거나 책 앞장을 넘겨야 하는데, 뭐 그렇게 하는 것도 다 좋지만, 친절한 내가 지금 미리 언급해주겠다. 먼저 간 자의 다정함이랄까.


나는 그들이 드러내 말하지 않은, 젠더화된 가정과 속성의 베일을 벗기려고 했다. 나는 그들이 혐오하거나 정복 대상으로 삼는 것 즉 본성 ·욕구·필요에 대해, 그리고 종속과 의존적 존재·정서성·취약성·필멸성·육체에 대해서도 탐구했다. 그리고 그들이 물구나무서듯 전복한 것들에 대해 숙고했다. 즉 공적 영역에 해당하는 폴리스polis가 존재론적으로 사적 영역에 해당하는 오이코스 oikos(집)에 선행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 약삭빠르고 야수 같은 비르투virtu의 힘으로 포르투나fortuna를 들어 매치려 한 마키아벨리의 시도, 남성적인 면을 더욱 강화해 남성주의적 합리성으로 지어진 강철 우리를 벗어나려고 한 베버의 시도 등에 대해 심사숙고했다. -한국어판 서문, p.18



자, 저기 저 부분.   

'공적 영역에 해당하는 폴리스polis가 존재론적으로 사적 영역에 해당하는 오이코스 oikos(집)에 선행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 이 아리스토텔레스 부분을 읽는데 필요하다. 폴리스와 오이코스가 수시로 나온다. 그러니 여기 이 부분, 공적 영역에 해당하는 폴리스(네이버에서 검색하며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라고 나온다)와 사적 영역에 해당하는 오이코스를 기억하고 책을 읽기 시작하자.


오만년전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읽었었는데, 마키아벨리 부분 읽을 때 내용이 기억나며 도움이 될까? 모르겠네. 나는 한마리의 무식한 짐승이여..



아니,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 읽는데 아렌트가 등장한다. 웬디 브라운은 한나 아렌트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에 동의하면서 그러나 더 극단으로 밀어붙인다고 얘기한다. 아렌트.. 에 대한 책, 그러니까 입문서만 일단 몇 권 읽어본 나로서는 웬디 브라운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정확히 알 수가 없어, 아아 역시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겠구나 결심하게 되었다. 웬디 브라운은 사실 한나 아렌트의 어떤 지점들을 비판하긴 하는데, 나는 한나 아렌트에 대한 부분을 읽을수록 한나 아렌트가 너무 좋은거다.



그리스인들이 추구했던 것처럼 말과 행동이 탁월해지도록 노력해 이를 다른 이들이 보고 들을 수 있게 하고 후대에 기록으로 남기는 것, 아렌트는 그것만이 우리가 불멸에 이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p.77



아렌트가 보기에는, 피할 수 없는 죽음에 극렬히 향하는 것을 목표로 행동하는 이들만이 온전한 인간이다. 자신의 선택 때문이든 상황 때문이든 간에 (시작과 끝이 있고, 그 사이에서 지루하게 노력해야 하는 괴로운) 삶이라는 진흙투성이 진실에 갇힌 이들은 결코 인간이라고 할 수 없으며 그저 생물일 뿐이다. 아렌트는 이런 사람들을 '노동하는 동물' (그리스어 '이디온idion'에서 따온) 백치 idiotic' 또는 그냥 '빼앗긴 자' 등으로 불렀다. 그녀는 그리스인에게 사생활, 즉 혼자 있는 상태는 그야말로 박탈을 뜻했다고 지적한다. "사적인 삶만 사는 사람은 마치 공적 영역에 출입할 수 없는 노예 또는 그런 영역을 만든다는 생각도 못 한 미개인(그리스인이 아닌 사람)이 인간 지위를 거부한 것이 그들 사회의 공동체 부재나 자유의 결핍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보았다. 노예와 '미개인'이 스스로 인간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이유는, 강제 때문이든 선택 때문이든 어느 쪽도 자기 집단에서 탁월함을 보이며 불멸을 추구하는 데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p.78



노동하는 동물? 백치? 이런 부분은 비난받을 부분인 것 같은데 사적인 삶만 사는 사람과 공적 영역.. 부분에 대해 읽어 보노라면 저렇게 말한 흐름을 알고 싶어진다. 대부분의 용어나 문장을 아직까지는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에서 가져왔던데, 인간의 조건을 가장 먼저 읽어봐야겠다. 사실 나는 읽게 된다면 예수살렘의 아이히만.. 을 먼저 읽어보고 싶었는데.



그녀가 『인간의 조건』에서 활동적 삶viva activa에 대한 상세한 논의를 펼치면서도 고대 그리스에 대해서든, 현대 우리 시대에 대해서든 진정한 행동의 확고한 예를 들지 않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행동이 (…) 없는 삶은(…) 말 그대로 세계에서 죽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행동이란 "가장 일반적인 의미에서 주도권을 가진다는 것을 뜻하고", 인간적 특수성을 드러낼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행동에는 그 무엇보다 타자의 존재가 필요하고, 고립된 채 행동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행동은 "늘 관계를 수립하고, 따라서 모든 한계 지점을 강제로 열고, 모든 경계를 가로지르는 내재적 경향이 있"으며, 진실한 정치적 행동은 동기로부터 그리고 결과에 대한 모든 염려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정치적 행동은 삶을 위한 것도, 삶에 대한 것도 아니어야 하고, 물질적 존재의 어떤 측면을 위한 것도, 그에 대한 것도 아니어야 한다. 그것의 기능 또는 에토스는 자기 노출이지 결코 유용성이 아니다. 참된 정치적 행동은 힘이나 폭력이 아니고, 후세 사람들에게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기록하려면 연설이 필요하겠지만 연설만으로는 안 된다. -p.122



...좋은데? 한나 아렌트 좋은데? 정말이지 인간의 조건을 읽고 온 몸으로 흡수하고 싶다. 그런데 웬디 브라운은 이렇게 주장한 한나 아렌트의 잘못된 점을 지적한다.



아렌트는 행동을 이론으로 정식화함으로써 행동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육체와 물질적 삶을 거부한 그리스의 태도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나머지, 정칙적 행동을 우상숭배에 가깝게 옹호하면서도 그것의 가능성 자체를 지워 버린 것이다. 행동에는 사고와 말뿐만이 아니라 육체가 필요한데, 아렌트는 정치에 육체가 끼어드는 것을 거부했다. 이렇게 본다면 아렌트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오독한 게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의 자리에서 논리를 다소 터무니없게 극단으로 밀어 붙인 것이다. -p.123



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정치에 육체가 끼어드는 것을 거부했다, 행동을 이론으로 정식화해서 행동을 불가능하게... 라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내가 이게 무슨 말인지 알기 위해서는 인간의 조건을 읽는 게 선행되어야 할까? 



















역시.. 책은 계속 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아니, 웬디 브라운 님하..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 베버 다룬다면서 왜케 한나 아렌트 얘기 하지요? 한나 아렌트 사야되잖아요... 휴.....


아무튼, 이 페이퍼 읽는 어린 혹은 젊은 학생들이 있다면 반드시 명심하세요.

공부하세요. 부지런히 공부하세요. 달달 외우세요. 그것은 나중에 여러분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금 안하면 후회합니다. 



자, 여러분. 공부하자.


그럼 이만.

남성이 노예·여성·동물의 육체에 대한 통제권을 얻으면, 이들은 오직 남성의 욕구 파악과 충족을 통해서만 ‘인간‘의 구조에서 생존과 장소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정신까지 남성의 욕구에 바치게 된다. 이런 이중 소외 과정, 즉 주인에게 육체적 본성과 욕구를 내줄 뿐만 아니라 자기 지향의 정신까지 내주는 소외 과정에서 사실상 새로운 생물, 길들거나 장애가 있는 이들이 등장한다. 이런 생물들이 자족성을 위한 수단을 빼앗겨서 자신의 생존 수단도 없이 유지되는 한 자유로운 남성들이 그들을 다스리고, 그들로부터 혜택을 취하고,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듯 보일 수도 있다. 미시적으로 볼 때 여기에는 주인과 노예, 남편과 가족, 인간과 동물, 정치의 영역과 필요의 영역 등의 ‘자연스러운‘ 관계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식화가 있다. 지배와 착취의 정치라는 조건이 제도적·이데올로기적 변환을 통해 자연스러운 것이 된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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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1-18 09: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렌트는 행동을 이론으로 정식화함으로써 행동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저도 저 부분 읽으면서 이해가 안됐어요ㅠㅠ 아렌트의 인간의조건부터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했구요. 아... 읽을 책이 점점 많아진다는 것은 저의 지식이 그만큼 부족한 탓이겠지요. 공부해야 합니다.

다락방 2022-01-18 09:22   좋아요 4 | URL
이거 뭐 이렇게 어렵나요, 거리의화가 님. 에휴.. 학교때 공부 안하고 지금 공부할라니 더 힘든 것 같아요. 인간의 조건을 읽으면 웬디 브라운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있을까요? 인간의 조건 부터 읽어야할 것 같아요. ㅠㅠ
공부합시다, 거리의화가 님 ㅠㅠ

Conan 2022-01-18 09: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어려운 책인것 같아서 일단 뒤로 미루기로하고^^ 오래전에 사놓고 아직 안읽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부터 읽어야겠습니다.~
다락방님 글 재미있습니다.^^

다락방 2022-01-18 13:49   좋아요 1 | URL
오, 재미있는 글이라니 다행이네요. 후훗.
저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너무 읽고 싶으니 일단 인간의 조건을 먼저 읽고 읽어야겠어요. 그렇지만 언제가 될진 모르겠네요. 책부터 사는게 급합니다. 후훗.

단발머리 2022-01-18 09: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려워 보이는 책인데 어려운 내용이군요. 얼른 시작해야하는데, 책은 진작에 준비해두었는데.... 저도 얼른 따라갈께요.
다락방님 오늘의 페이퍼와 같은 결론이 될 것 같은 슬픈 예감.
아리스토텔레스, 베버, 한나 아렌트 만나다보면.... 공부하세요. 부지런히 공부하세요............ 쩜쩜쩜.......

다락방 2022-01-18 13:50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저는 이 책의 책장을 펼치기 전까지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제가 그저 동의하고 혹은 공감하고 읽는 책일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가 웬말입니까. 당황합니다..단발머리 님, 얼른 시작해주세요. 우리 같이갑시다 ㅠㅠ
저 어릴 적에 왜그렇게 공부 안한거래요? ㅠㅠ

그레이스 2022-01-18 09: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렌트의 공적인 삶에 대한 주장은 사르트르의 앙가주망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현대의 삶에 어떻게 적용시킬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다락방 2022-01-18 13:51   좋아요 2 | URL
아렌트의 공적인 삶에 대한 주장에서 사르트르를 떠올리시다니. 역시 알면 알수록 더 보이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사르트르에 대한 건 그래픽 노블로 갖고 있으니 사르트르도 또 읽어야겠네요. 하면 할수록 할 게 더 많아져요 ㅠㅠ

등롱 2022-01-18 10: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렌트를 읽어야하는군요... 제가 아렌트는 겁나서 아직 도전을 안했는데 음.
저는 아직 서론 정리하면서 읽고 있는데요,
본격적으로 1장 진입하게 되면 와 곁들여 읽을 텍스트가 쏟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와 해설이 붙어서 누군가 해설해주며 설명을 떠먹여주면 좋겠다는 망상을 슬쩍 곁들여보고요 ㅎㅎㅎ
학교는 정말 좋은 거였구나 생각하게 되고요 ㅠㅠ

다락방 2022-01-18 13:52   좋아요 3 | URL
등롱님 ㅠㅠ 저도 이 책을 교재로 삼아서 누가 강의좀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학교 때 수업 열심히 들을걸 그런 생각도 진짜 엄청 많이 하고요. 대학 다닐 때는 왜 학고 먹고 다녔나, 공부하기 그렇게나 좋은 환경이었는데.. 하면서 중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에 대한 후회가 너무 밀려옵니다. 대학 때 왜 만화방 가서 라면이나 먹고 있었을까요 ㅠㅠ
지금 하려니 기초지식이 부족해서 너무 힘드네요. 흑흑 ㅠㅠ 그래도 부지런히 읽어봐야죠. ㅠㅠㅠ

라파엘 2022-01-18 10:2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인용하신 122페이지의 내용은 한나 아렌트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반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내용 모두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미 했던 말이거든요. 그리고 123페이지 인용문 관련해서, 플라톤이 정신과 육체를 이분법적으로 설명하며 육체를 거부하고 정신에 가치를 두는 것에 비해,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과 달리 그 정신을 육체 안으로 가지고 들어와서 설명합니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를 올바르게 해석한다면 정치적 행동에서 육체를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락방 2022-01-18 13:57   좋아요 2 | URL
제가 라파엘 님의 댓글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 역시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아요.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니까 너무 어렵네요. 너무 읽을 것도 할 것도 많아서 마음도 급하고 초조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막 다 하고 싶고 그러네요. 인간의 욕심은 끝이없고 .. 하아-
아무튼 열심히 읽고 공부해서 정치적 행동과 육체적 배제에 대해 저도 생각도 하고 글도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다 저 스스로 해야 할 일이네요 휴...

라파엘 2022-01-18 14:26   좋아요 1 | URL
마음이 조급하면 사실을 오해하기 쉬워지는 것 같아요. 안정된 마음으로 공부하시면 어느 분야에서든 결국에는 이해에 이르실 수 있을 듯 합니다. 다락방님은 읽고 쓸 줄 아는 생각하는 사람이니까요 ㅎㅎ 그리고 특히, 급하거나 초조할 필요가 없는 게... 다락방님은 영생할 분이시잖아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2-01-18 14:28   좋아요 2 | URL
앗. 부끄럽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저는 영생을 하는 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2-01-18 10: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번 <여성과 광기>를 읽고나서 중학교때 쯤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상상을 했거든요? 그럼 나는 일단< 제2의성>을 시작으로 다락방님과 함께 읽은 여성주의 책들중 가장 좋았던 것들을 다 읽을 거라고요. 외울정도로요. 그래서 똑똑해져서 사람들을 모아서 필리스 체슬러처럼 여러 여성 단체도 만들고 정치에도 뛰어들고 말도 안되는 사법부를 목소리 높여 비판해주고 등등ㅋㅋㅋㅋ 그랬는데 샬럿 퍼킨스 길먼의 <내가 깨어났을때>를 읽어보니(조금) 저와는 다르지만 역시 그녀가 몹시도 다른 세상을 기대했던 사실이 작품에 나오더라구요. 공부할수록 저도 느끼는게 더 공부하고 변화를 추구하고 싶어지는 듯 해요^^*

다락방 2022-01-18 14:00   좋아요 2 | URL
미미님, 알면 알수록 알고 싶은게 많아지고 보면 볼수록 더 보고 싶은게 많아지는 것 같아요. 책을 한 권 한 권 더 읽을수록 내가 더 똑똑해지는게 아니라 내가 얼마나 많이 모르고 있는지를 알게 돼요. 공부에는 그래서 끝이 없는가봐요.
저는 여성주의 책 읽으면서 대학시절의 저를 떠올렸어요. 너무 바보같아서요. 공부도 안하고 학교도 안다니고 술이나 마시고... 대학때 여성학 교양 강의도 듣고 도서관에 가서 책도 읽고 공부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면 지금의 나와는 완전히 다른 내가 됐을텐데..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답니다. ㅠㅠ

미미님, 우리 열심히 읽어요. 중학생으로도 대학생으로도 돌아갈 수 없지만 지금이라도 열심히 읽고 써서 그전까지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달라질 수 있도록 합시다.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살아가도록 합시다. 계속 읽고 쓰는 일은 그렇게 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일인 것 같아요!

공쟝쟝 2022-01-19 11:35   좋아요 1 | URL
저도요. 지금부터 열심히 공부하시면 사법부를 목소리 높여 비판하시는 분 뒤실 수 있어요, 미미님! 우리는 영생할수도 있고, 확실한 건 생각 이상으로 오래 살게 될거라는 거.

미미 2022-01-19 11:46   좋아요 0 | URL
이렇게 훌륭한 여성들이 책으로 연대를 실천해주고 공부를 시켜주는데다 함께 읽고 쓰는 너무나 멋진 분들이 계시니 가능할것 같아요!!😉

건수하 2022-01-18 11: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려워요… 어려워서 자꾸 소설로 도피중입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읽어봐야지… 역시 어릴때 공부했어야 했군요 ㅎㅎ

다락방 2022-01-18 14:01   좋아요 2 | URL
저도 어려워서 주말에 소설 두 권 읽고 이 책은 내팽개쳤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출근하면서 다시 ...
공부는 어릴 때 해놨어야 돼요 진짜. 어릴 땐 그걸 몰랐습니다.. ㅠㅠ
수하님, 우리 화이팅이요!

바람돌이 2022-01-18 11: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완전 나랑 반대예요. 다락방님이 싫어하신 과목 모두 저는 너무 너무 좋아하고 탁월하게 잘했던 과목들. ㅎㅎ
그런데 저는 과학쪽은 모든 과목이 탁월하게 못했다는..... 그놈의 전기에서 왼손 오른손의 법칙 끝까지 이해못한 사람 우리반 60명 중에서 저뿐이었다는.....그런데 옛적에 사회계열 과목들 잘했어도 다락방님 인용문 보니까 무슨 말인지 너무 어려워요. 역시 공부는 한때가 아니라 꾸준히 해야 뭔가가 이루어지는거라는걸 또 느끼네요. 지금부터 하면 죽을때쯤 뭔가 알게 될거 같은데 어떡하죠? ㅠ.ㅠ

다락방 2022-01-18 14:04   좋아요 3 | URL
물론 꾸준히 공부했다면 어렵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겠지만 그래도 학창시절 공부를 좀 했다면 뭐랄까, 금세 익숙해지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바람돌이님. 저는 도대체 이것은 뭔말이냐.. 이렇게 되지만 말입니다.
저는 저 과목들을 특히 못했고 다른 과목들도 못했어요. ㅋㅋㅋ 전 그냥 종합적으로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암기과목 외워가면서 살고 싶은데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가지 않겠죠. 그리고 그 때로 다시 돌려놓으면 저는 또 여전히 안외울것 같아요. 인간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하하하하하. ㅠㅠ

책읽는나무 2022-01-18 1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대편 한나 아렌트 들어가야 하는데...어째야쓰까?하고 있어요. 아렌트 책은 아직 도착 안했고, 도착 했어도 먼저 읽어야 하나? 그럼 이번 달 안에 다 읽을 수 있을까? 고민만 하다가 오늘은 아직까지 한 장도 못읽고, 다른 책만 조금 읽었네요~^^
저도 과학,수학 보다는 사회쪽 과목은 좋아했었지만 정치 경제 세계사 이런 부분들은 암기가 안되어 포기했었던 부분들인데...쩝쩝!!!
왜 그랬을까??? 쩝쩝~~간식도 없는데...계속 그랬었네요ㅜㅜ
그래도 이번이 아니면 계속 이름만 외웠던 아저씨들 말이랑 아렌트의 말들은 또 뒷전이 될테니...이번 기회에 좀 수박 겉핥기 식이라도 알고 넘어갔음 싶네요^^
해설해 주시는 분 따로 섭외 안하셨죠?
그럼 다락방님이 계속 다정하게 해설을??ㅋㅋㅋㅋ
믿고 따라가겠습니다^^

다락방 2022-01-18 14:06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저도 그생각 했어요. 그런데 만약 내가 <인간의 조건>을 먼저 읽는다면 <남성됨과 정치>는 언제 읽지? 도저히 그 두 책들을 한 달 안에 다 읽을 수 없을 것 같은데? 하고 말이지요. 일단 저는 우리가 같이 읽기로 한 <남성됨과 정치>를 어려운대로 읽고, 인간의 조건은 그 후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아, 웬디 브라운이 이걸 비판한거구나, 라거나 아 웬디브라운이 좀 억지인 것 같은데? 등등의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뭐, 아니 이건 또 뭔말이냐.. 하게될 수도 있겠지만요. 하하하하하.
저는 암기도 못하고 하기도 싫고.. 하기 싫어서 못했는지 못해서 안했는지 모르겠지만 암기 과목은 그냥 공부 안하는 과목으로 밀어두었더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지금 이 나이에 이렇게 고생을 하네요. 에휴..

책나무님 화이팅이요! 저는 오랜만에 캬라멜마끼아또 마시고 있습니다. ㅎㅎ

책읽는나무 2022-01-18 14:13   좋아요 1 | URL
마끼아또.....마키아벨리!!!!
아....저 어제 갑자기 마끼아또 먹고 싶었더랬죠ㅋㅋㅋ
평소 그렇게 단 건 못먹어서 맨날 라떼만 마시는데 어젠 마키아벨리 적다가 갑자기 진짜 마끼아토 오타를 치고 있더라구요.
지금 밥 먹은 후라 그런지 캬라멜 마끼아또 마시고 싶군요^^

잠자냥 2022-01-18 13: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정치경제> <사회문화> <한국지리>, <세계지리>, <국사>... 못했다는 말씀 보고 이분 외우는 거 도통 안 하시는구나! 싶어서 빵터졌습니다. 아니 그거 외우기만 하면 100점 나오는 과목 아닙니까? 저 위에 바람돌이 님처럼 저도 이런 과목들은 그냥 100점 ㅋㅋㅋㅋㅋㅋ 그러나 바람돌이님처럼 과학 알못..... 저 수학 6점 맞고 대학간 사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1-18 13:52   좋아요 2 | URL
요즘 <사문>은 외우기만 하면 3점짜리 틀립니다 ㅋㅋ

다락방 2022-01-18 14:08   좋아요 3 | URL
아니, 잠자냥 님. 제가 외우란다고 막 외우는 그런 호락호락한 사람으로 보이세요?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요, 성적 하위권 애들도 국사 세계사는 백점 맞던데 그런것도 잘만 틀리고 다니는 게 저였답니다? 저는 외우는 거 진짜 싫었어요. 왜 외우면서 공부해야하는지를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고, 덕분에 이렇게 똥멍충이 어른이 되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하아-
그렇다고 수학을 잘했느냐 하면, 담임선생님이 저 불러서 ‘야, 수학은 발로 찍어도 이것보다 점수 잘받겠다‘ 하셨답니다? 전.. 도대체 뭘 잘했을까요? ㅜㅜ

그레이스 님, 요즘도 사회문화가 있기는 있군요?

책읽는나무 2022-01-18 14:10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ㅋㅋㅋㅋ
저 수학 8점 맞고 대학 갔어요ㅋㅋㅋㅋ
그래도 제가 2점 더 받았네요??^^;;;

다락방 2022-01-18 14:17   좋아요 3 | URL
다들 수학바보들이었구나....

저두요 ♡

라파엘 2022-01-18 14:17   좋아요 3 | URL
특히 머리가 좋은 학생들의 경우에, 이해하는 것을 선호하고 단순 반복은 싫어해서 암기과목에서 멀어지는 경향이 있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러한 결과로 암기과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경험을 하면, 자신은 원래 외우는 걸 못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한계지으며 학습된 무기력을 형성하게 되기도 하고요. 이렇게 만드는 교육이 문제고, 이런 학생들의 경우에 다른 스트레스 없이 해보면 외우는 것도 사실 잘 할 수 있는 학생들입니다. 결국, 당시의 교육이 잘못이었던 것이지 그 시절의 다락방님 잘못은 아닙니다 ㅎㅎ

다락방 2022-01-18 14:20   좋아요 4 | URL
아아 라파엘님. 제가 시대를 잘못만나 이토록 멍청한 어른이 되어버린 거군요. 다른 시대에서 다른 교육 방법으로 배우는 학생이었다면 제가 지금 대선 후보가 되어 있을 수도 있겠네요! (그거 아님) 아, 인생이란 무엇일까요? ㅜㅜ

라파엘 2022-01-18 14:44   좋아요 4 | URL
(진짜 멍청한 사람은 자기가 똑똑하다고 여기면서 정작 공부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아무튼 다락방님처럼 읽고 쓰는 사람들 덕분에, 사회가 점점 더 나아지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스러운 조카들은 분명히 이전보다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을거에요. 그리고 이러한 좋은 변화에, 읽고 쓰는 사람으로서 다락방님의 인생은 분명히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겁니다 ㅎㅎ

공쟝쟝 2022-01-19 11:37   좋아요 4 | URL
라파엘님 댓글 진짜.................... (소중한 말씀이다)
저도 암기라기 보다는 이해파인 것 같아요. 이해가 되면 암기는 되는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수학을 이해하지 못해...... 공식 암기마저 포기해서 아주 처참했읍니다. 야~ 수학 바보들을 여기서 많나니 기분이 좋다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1-19 12:34   좋아요 2 | URL
울 공쟝쟝님 어쩐댜?
환상이 자꾸 깨져서요!!
얼마전엔 비타님 서재에서 패트릭 스웨이지한테든 누구한테든 영어 편지 반송되어 와 영어실력 드러나~~ 수학 점수 갑자기 오픈해서 수학 바보들 수면위에 떠올라~~ 거기다 암기과목들까지??? ㅋㅋㅋ
저야 그렇다 쳐도, 공쟝님의 우상인 다락방님의 실체를 알게 되니, 공쟝님의 꿈의 방향이 흔들릴까봐 걱정!!ㅋㅋㅋ
중고딩때의 과거를 파헤치니 자꾸 바보의 실체만 떠오르는 것 같으니,
다락방님...이제 과거는 묻지 말고, 현재 열심히 이해하고 암기하며 공부하고 있는 카리스마만 보여 주세요. 그래야 계속 공쟝님이 커서 다락방님이 되고 싶은 꿈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 같군요^^

잠자냥 2022-01-19 12:37   좋아요 4 | URL
쟝쟝/ ˝수학 바보들을 여기서 많나니 기분이 좋다˝에서 ˝많나니˝는 많이 만나니의 줄임말이니? 너모 천재다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1-19 14:13   좋아요 2 | URL
잠자냥 // ㅋㅋㅋㅋㅋㅋ 알아차리다니 -- 수학 6점 말해봐요. 우리 같은 뇌구조인건가 (자꾸 이렇게 몰래 심어 놓은 거 발견하면 곤난해!)
책나무// 제가 어떻게 꾸게된 꿈인데요. 쉽게 실망하지 않습니다... 다락방님을 5년 동안 분석한 결과로 (중얼중얼...)

책읽는나무 2022-01-19 14:3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부럽네요ㅋㅋㅋ
무한 꿈나무!!!
이제 5 년 더 지나면 더 많은 사람들을 많날 수 있어요~^^
당신의 꿈을 기원합니다.
 

내 박사학위의 쓸모를 왜 니가 결정하세요?

내가 프린스턴 대학교 대학원에 들어갔던 1979년 당시 정치학과에는 나를 포함해 여자 동기가 셋뿐이었다. 당시 학과장은
"여자들은 박사 학위를 받아도 쓸 데가 없어.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그만이야"라고 말하며 내가 장학금을 못 받을 거라고 알려주었다. 프린스턴 대학교는 개교 이래 상당 기간 동안 백인 남성프로테스탄트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었다. 내가 입학할 무렵에는 그 지배적인 문화를 들쑤시거나 뭔가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오래도록 배척해 온 우리 같은 존재에게 입학을 허용하는도의 관용을 베풀고 있었다. 그때까지 나는 나한테 그렇게나 까칠하게 구는 곳을 접해 본 적이 없었다. - P15

사족을 달자면, 나는 근대 이후 세 가지 역사적 이정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홀로코스트, 사회주의 블록의 붕괴 그리고 기후 위기가 그것이다. 이 세 가지 사건의 공통점‘은 인간의 의지로타자, 다른 사회, 자연을 정복하려는 것이었고, 이는 문명과 발전주의의 이름으로 정당화되었다. 세계를 이원론의 관점으로 파악하고 나의 외부(대상)를 극복해야 한다는 초월성에의 추구는 인류의 역사를 남성의 역사로 만들었다.
모든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사회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자연과 적대하고 있다. 생태주의자조차 기후 위기를 "자연의 역습"이라고표현한다. 우리가 자연에 포함되어 있다면, 나올 수 없는 사유다.
남성됨에 관한 연구는 전쟁, 기아, 근본주의, 인종주의를 넘어 지구 자체의 생존 문제가 되었다. 남성됨 연구가 절실한 이유이다. (정희진 해제)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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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과 오늘 아침에 걸쳐 북플 들여다보는데 《여성과 광기》완독하고 인증하시는 분들 계시더라고요. 정말 뿌듯합니다. 여러분, 읽느라 고생 많으셨고 그리고 여전히 읽고 계신 분들도 고생 많으십니다. 그만둬야지 그만해야지 하다가도 여러분들이 다같이 읽어주시니 힘이 나서 자꾸 더 하게 돼요. 연말엔 특히나 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이끌어주어 고맙다, 덕분에 읽을 수 있었다, 좋은 경험이었다는 인사를 많이 듣게 되는데요, 저야말로 같이 읽어주는 분들이 계셔서 씐나서 할 수 있었습니다. 


자, 2022년 1월부터 우리 또 신나게 달려봅시다. 




1월, '웬디 브라운', 《남성됨과 정치》

















2월, '나오미 울프',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3월, '바바라 크리드', 《여성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













4월, '김주희', 《레이디 크레딧》













5월, '도나 해러웨이', 《해러웨이 선언문》













그외에 대기중인 책들엔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들》은 현재 개정판이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2022년에 우리가 같이 읽을 수 있습니다. 내내 저 책 읽고 싶었지만 절판이라 미뤄두셨던 분들, 기다리세요. 우리 같이 읽읍시다.

《인체 쇼핑》, 《포르노그라피》역시 현재 절판인 책들인데 개정판이 나온다면 리스트에 언제든 추가하겠습니다. 포르노 관련 책을 우리가 페미니즘 책 같이 읽으면서 한 권 이상은 무조건 읽고 싶은데 현재 가장 유명한 드워킨의 책과 맥키넌의 책이 절판이고 도서관에서 구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2022년 두 책 모두 개정판이 나오지 않는다면, '게일 다인스'의 《포르노랜드》를 함께 읽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링크된 책들의 면면은 링크 타고 들어가셔서 책 정보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다 진짜 기가 막혀요, 기가..


간혹 같이 읽기 책으로 이건 어떠냐 추천받게 되는 책들이 있는데, 각자 알아서 읽기에 무리가 없다 싶은 책들(대부분 페미니즘 에세이나 입문서)은 쳐내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가부장제의 창조》 재독을 한 번 넣을까(물론 안읽어보신 분들께는 처음이 되겠지요) 하는 계획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위의 책들을 다 넣어도 2022년이 후딱 가버려요. 자, 여러분 기운냅시다! 아.. 저 책들 진짜 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눈물이 납니다 ㅠㅠ



그럼 여러분 안녕.

나는 오늘의 페이퍼를 쓰러 가야합니다. 빨빨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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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1-12-31 08: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화려한 라인업…! 12월 책은 다 못 읽었지만 1월책 준비해뒀어요. 2월책은 전자책이 없어서 준비를 못하고 ㅠㅠ 아쉬움요.

<다락방의 미친 여자> 가 다시 나오는군요. 중고가 넘 비싸서 국회도서관에서 제본해놓고 두께에 질려 책장에 꽂아놓기만 했던 책인데…. (나오면 사고싶어질 것 같은데…)

가부장제의 창조 재독 넘 좋구요! (읽어보고 싶었)

저 어디 댓글에선가 다락방님이 올해까지 하려고 했었다고 쓰신거 보고 아니어서 참 다행이다- 했어요 ㅎㅎ 계속 해주셔서 넘 감사해요 다락방님❤️

(그래야 저도 알라딘 서재에 제대로 정착을… 응?;;;)

단발머리 2021-12-31 09:24   좋아요 5 | URL
국회도서관에서 제본해놓고.... 이 문장에 제가 컴퓨터 화면에다가 형관펜 칠하고 싶었어요.
수하님, 멋져요!!!!!!

건수하 2021-12-31 10:04   좋아요 3 | URL
단발머리님 저도 최근에야 알았는데 국회도서관에 있는 책은 온라인으로 제본 신청하고 택배로 받는게 가능해요 ^^ 복사비용이 좀 들긴 하지만요. 근데 저작권 문제로 일정 분량 이상의 책은 분권하게 돼요. 그래서 제가 갖고있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3권짜리입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1-12-31 10:07   좋아요 4 | URL
오호호 그렇군요!! 국회도서관 자주 이용하지는 않지만 ㅎㅎㅎㅎ 알려주신 팁은 언제든 활용가능하겠어요. 감사합니다, 수하님!!

다락방 2021-12-31 11:31   좋아요 3 | URL
수하 님의 알라딘 정착을 위해서라도 저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지속해야겠군요! 하하하하하. 제가 지치다가도 여러분들이 완독했다고 올려주시는 거 보면 또 막 힘이 나고 그래서 ㅋㅋ 수하님이 열심히 읽어주신다면 제가 또 열심히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회도서관 제본은 와 모르던 일인데 말입니다. 이렇게 삶의 꿀입 하나가 늘어가네요. 감사합니다. 역시 사람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다른 인간들과 교류를 하면서 살아야 삶이 더 나아지는 것 같아요. 만세!

거리의화가 2021-12-31 08: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북클럽 책들은 혼자 읽으면 감당안되고 어려울 때 더 으쌰으쌰하게되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화려한 라인업들 기대가 더 됩니다. 내년도 잘 부탁드려요^^

다락방 2021-12-31 11:32   좋아요 4 | URL
네, 제가 가급적 혼자 읽기 어려운 책들을 선정해 같이 읽어보고자 합니다. 그래서 처음엔 벽돌책들 다 뽀개 버렸어요. 호호호호호. 물론 읽었다고 다 습득하게 된 건 아니지만, 같이 읽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해지는 책들이 있더라고요. 내년에도 우리 함께 열심히 해봅시다, 거리의화가 님! 오늘 거리의화가님 북플에 여성과 광기 ‘읽었어요‘ 표시를 보고 너무 기뻤습니다. ㅠㅠ

수이 2021-12-31 08:5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다 너무 기대되고 기대되는! 두근두근!! 그….그……그런데 저기 🤔 해러웨이…….. 그 해러웨이인가요? ㅠㅠ

다락방 2021-12-31 11:32   좋아요 5 | URL
후훗. 네, 그 해러웨이 맞습니다. 해러웨이 읽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에 뽝- 넣었지요. 우리 한번 읽어봅시다. 이리가레보다 더 어려운지 한 번 봅시다. 으르렁-

단발머리 2021-12-31 10: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라인업이 든든하네요 ㅎㅎㅎ 올 한 해 수고많으셨어요. 같이 읽는 분들 계셔서 같이 읽을 수 있었지만, 그만둬야지 그만해야지 하면서도 또 다음 책 고르고 있는 다락방님 덕분에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계속될 수 있었네요. 고마워요, 아이러브유!! 😘

다락방 2021-12-31 11:33   좋아요 4 | URL
단발머리님, 처음부터 지금까지 정말 내내 감사드려요. 변치않는 동행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제 애정과 감사와 존경을 단발머리님께 드립니다. 잊지마셔요. 그리고 내년에도 함께 힘차게 걸어갑시다. 읽고 쓰는 일은 우리가 멈추지 말아야 할, 끝까지 쥐고 있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빠샤!

미미 2021-12-31 09: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내년에도 푸짐하군요!!!! 특히 <다락방의 미친여자>너무나 기쁜 소식입니다~♡♡ 이렇게 절판,품절인 페미니즘책들이 계속 쭉쭉 다시 출간되었음해요.ㅎㅎ 재독도 좋아요! 내년에도 씐나게^^*

다락방 2021-12-31 11:34   좋아요 4 | URL
다락방의 미친여자는 개정판 나오면 바로 리스트에 넣을참인데요, 분량이 두꺼운만큼 제2의 성처럼 한달 내내 그거 읽다가 지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우리 그간 읽어온 독서근육으로 힘차게 뽀개봅시다!!
올해 함께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미미 님. 우리 내년에도 계속 만나요!

독서괭 2021-12-31 09: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여성과광기 빨리 읽으려고 했는데 부스터샷 후유증으로 애들이랑 뻗어버려서 ㅠㅠ 내년에는 조금이라도 참여하고 싶어요(일단 사두겠다는 뜻) 😳

다락방 2021-12-31 11:35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사두겠다는 뜻‘은 너무나 바람직한 시작 아닙니까? 저도 다 사두곤 한답니다? 다른 분들 서재에서 읽고싶은책 발견했는데 이미 가졌을 때의 기쁨! 너무 좋지요. 그래서 부지런히 일단 사둔답니다? ㅋㅋㅋ 저 오늘도 주문했어요. 12월 31일 마지막날을 기념하며 구매를!! ㅋㅋㅋㅋ

여성과광기 부지런히 읽으세요, 독서괭 님. 분명 울림이 큰 책입니다. 특히나 마지막 부분은 벅차오르게 될겁니다. 화이팅!

새파랑 2021-12-31 10: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눈에 들어오네요. 다락방님이 쓰신 책처럼 느껴지네요 ^^ 내년에도 이작가님 화이팅입니다~!!

건수하 2021-12-31 10:16   좋아요 4 | URL
제가 이 책 이야기했다가, 지인이 알라딘 다락방님 얘기하는 거냐고 해서 다락방님을 알게 되었답니다. 재미있죠? ㅎㅎ

새파랑 2021-12-31 10:19   좋아요 4 | URL
저만 그렇게 생각한게 아니었군요 ^^ 다락방님의 영향력이란 역시~!!

그레이스 2021-12-31 11:29   좋아요 3 | URL
이유경작가님 책인줄!

다락방 2021-12-31 11:36   좋아요 4 | URL
저런 엄청난 작품을 제가 썼을리가... ㅋㅋㅋㅋ
그렇지만 아니, 알라딘의 다락방이 또 나름 아는 사람은 아는 그런 정도의 지명도를 갖고 있는가 봅니다? 세상 뿌듯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 유명해져야지. 여러분, 저는 유명해져도 겸손하겠습니다. 사실 안유명해도 안겸손하지만... 껄껄.

mini74 2021-12-31 1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락방의 미친여자 ! 왠지 멋진 분들일거 같아 끌립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1-12-31 11:37   좋아요 2 | URL
응원 감사합니다, 미니 님. 다락방의 미친여자 읽을 때 함께하세요, 미니님. 분량이 두꺼워 함께 읽기 좋은 책입니다. 후훗. 내년에도 우리 즐겁게 만나요!

그레이스 2021-12-31 11: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성과 광기는 1/3읽었습니다
아무래도 내년까지 ^^
다락방님 열정 존경스럽습니다.~♡
알라딘의 게릴라 걸스님들
Happy New Year!

다락방 2021-12-31 11:38   좋아요 3 | URL
네네, 그레이스님. 여성과 광기 특히 인터뷰 부분과 마지막 필리스 체슬러의 주장은 너무 좋아서 정말이지 이 책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레이스 님께도 아무쪼록 좋은 독서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제 열정이 계속 사그라들지 않고 타오르는 것 같아요.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우리 내년에도 힘차게 만나요, 그레이스 님!

책읽는나무 2021-12-31 1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이제 기어 다니다가 섰다,섰다 중인 아가인데....그만두려 하셨다니요?
저 엉덩방아 찧으면 일어나는 거 포기할 수도 있어요ㅜㅜ 그만두시면 안됩니다. 다락방님이 이끌어 주시니 모두가 다 공부하고,공감하고 그러는 거겠죠? 저는 사실 처음 시작하실 때부터 동참하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저 lnfpㅋㅋㅋ), 혼자 몰래 책 사놓고 읽었었거든요.그게 ‘백래시‘ 였던가요???
내가 그 책이 맘에 들어서 골랐던 건진 모르겠는데...혼자 비밀스럽게 읽다가 비밀스럽게 책을 덮었던ㅋㅋㅋ
어렵고 두꺼운 책을 혼자 읽어내기엔 역부족이란 걸 크게 깨달았어요.읽고 쓰기도 넘 부담되어 동참하기도 꺼려졌었는데 이번에 정말 우연찮케 동참하게 된 계기가 서재질 20 년 동안의 경력 중 아마도 저에겐 변곡점이 될 듯한 느낌입니다^^
읽으라고 하면 이해하든,못하든 읽어볼테니 다락방님 많이 힘드시더라도 이끌어 주세요^^
믿고 따르겠습니다.충성!!!!

다락방 2022-01-01 21:16   좋아요 1 | URL
처음 시작할 때부터 말은 안하고 비밀스럽게 읽는 분들이 더러 계시는 것 같더라고요. 책나무 님도 그런 분들중 한 분이셨군요. 이렇게 같이 하겠노라 비밀의 방에서 빠져나오니 완독에 이를 수 있게 되었죠? 같이 읽기는 읽겠다고 한만큼 부담스럽지만 또 그런 만큼 읽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같이 읽고 쓰기까지 하면 내가 밑줄 그은 부분과 저 사람이 밑줄 그은 부분은 어디에서 같고 또 어디에서 다른가 싶어 더 유심히 보게 되고요. 계속할 수 있는 건 책나무님을 포함한 여러 분들이 함께 읽으면서 서로의 감상을 공유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우연찮게 동참하셨지만 서재20년의 경력에 변곡점이 될거라 말씀해주시니 정말 좋네요.
책나무님, 힘내세요. 우리 계속합시다!

공쟝쟝 2021-12-31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알아서 읽을 수준은 쳐냈기에 그토록 힘들었던 것이구나!!!!!! (그러니까 알아서 읽을 것들은 알아서 읽는 다는 게 베이스다!!!!!!!!)
혹시 다락방님 아니시더라도 좀 수월한 입문서 함께 읽기 클래스 만들어져도 좋을 것 같아요!! 한달에 한권 아니라 두달에 한권이라도. (제가 하기는 어렵지만 의지가 있으신 리더가 있으시다면!! ㅋㅋㅋ ) 이렇게 성장하고 있는 우리들 너무 멋지고 대단하다 >_<
저 가부장제의 창조 읽다 말았어요...!! 다시 읽으시면 열심히 누구보다 빛의 속도로 읽을 게요 (이것 만큼은..약속드려요...) 꼭 넣어주세요..!!

다락방 2022-01-01 21:18   좋아요 0 | URL
다들 같이 읽는 여성주의 책이 아니어도 나름 알아서 여성주의 책들 골라 읽으시는 것 같으니, 계속 그렇게 하는걸로. 여러분 기초체력은 여러분이 알아서 길러야 합니다! 우리는 빡센 웨이트로 가는거야. 빠샤! ㅋㅋㅋㅋ
가부장제의 창조 같이읽기를 원하는 분들이 이리 많으시니(아님, 지금 두 분임 ㅋㅋ) 이건 리스트에 넣도록 해야겠어요. 이건 읽어두면 좋을 책 같아서요. 빛의 속도로 읽진 않아도 되지만 ㅋㅋㅋ 아무튼 우리 함께 읽어봅시다. 후훗.

등롱 2021-12-31 15: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22년 라인업은 봐도봐도 멋지네요~~ 같이 추천하신 다른 책들도 열심히 장바구니에 담아뒀습니다.
어려운 책에 도전하는 다락방님의 라인업 너무 좋아요~~ ㅎㅎㅎ

다락방의 미친여자와 후속작이 함께 출간된다고 하는데, 저는 벌써부터 마음이 급해지지 뭔가요,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언급되는 소설들을 일독을 해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에밀리 브론테와 오스틴 못 읽은 거... 그리고 조지 엘리엇... 읽어야하는데 마음만 벌써 허둥지둥입니다. 메리 셸리도 너무 옛날에 읽어서 기억이 안 나는데...!!
새해에는 작년보다 더 책을 많이 읽을 생각에 욕심만 가득가득합니다 ㅎㅎ

다락방 2022-01-01 21:20   좋아요 2 | URL
어려운 책에 도전하는 라인업을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등롱 님. 일단 알라딘에서 서재활동을 하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책을 많이 읽는 분이시기 때문에 입문서나 에세이는 착착 본인들이 알아서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왕 같이 읽는 건 혼자 읽기 힘든걸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보면서 완독에 이를 만한 것들로 골라보려고 해요. 라인업 마음에 들어하셔서 매우 흡족합니다. 아무쪼록 절판된 페미니즘 고전들이 부지런히 재출간 되고 또 신간들 역시 쏟아져서 저로 하여금 리스트 구성하는데 힘들지 않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등롱 님, 2022년에도 화이팅. 우리 계속 가는겁니다!

얄라알라 2022-01-01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오미 울프의 beauty myth!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번역되었네요^^ 반가운 책들이 많이 보입니다^^

다락방 2022-01-01 21:21   좋아요 2 | URL
나오미 울프의 책도 계속 읽고자 벼르던 책이었는데 여러분들과 함께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씐나요.
북사랑 님, 해피 뉴 이어!

얄라알라 2022-01-02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성됨과 정치]는 제가 사는 지역 도서관(작은 도서관 포함) 한 50여개 도서관 전체에 딱 1권 소장 중이네요. 많이들 못 읽으신 책 같은데, 폭풍 신청을!

다락방 2022-01-04 08:04   좋아요 0 | URL
이 책의 존재 자체가 딱히 알려져있는 것 같진 않아요. 그렇지만 이번에 같이 읽고 페이퍼 부지런히 올린다면 좀 더 존재를 알게 되겠죠. 아 어서 읽어야겠네요!

블랙겟타 2022-01-03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 해는 저의 집중력 저하때문인지(ㅠ) 스케쥴대로 따라가지못했네요. 저 스스로에게도 반성을 하며 이번 해는 열심히 따라 갈게요.🙏🏻
늘 앞장 서 나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2-01-04 08:06   좋아요 1 | URL
겟타 님, 새해에는 더 잘 먹고 더 운동도 많이 하고 더 집중력도 기르고 더 건강하게 잘 지냅시다. 새해에는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지치지 않고 계속할테니 겟타님도 지치지말고 따라와주세요. 알겠죠? 뽜샤!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2022년 3월의 도서는 '바바라 크리드'의 《여성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이다. 이 책에는 남성이 임신이 불가능한 육체이므로 임신을 할 수 있는 여성을 끊임없이 질투하고 의심하고 침입하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영화들속에서 인공적인 괴물을 만들어내는 건 남자라고도 얘기한다. 여자들은 자신의 몸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데 굳이 상상으로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 


'필리스 체슬러'의 《여성과 광기》를 읽다 보면 떠오른 이야기들이 무수히 많은데, 그중 하나는 <X 파일> 이다. 텔레비젼에서 시리즈로 해줄 때 이 프로의 매니아가 많았던 걸로 기억하고 또 드라마속 주인공인 스컬리를 따라 이과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많았다고 하는데, 나는 이 프로를 즐겨 보지 않았다. 나는 딱히 신비한 일이라든가 외계 생명체라든가 하는 지금의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들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편이라서. 그런 내가 우연히 본 X 파일은 사탄 혹은 악마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남자가 인간의 모습을 한 사탄인데 인간 여자와 섹스해 임신시키고 그리고 태어난 아이를 바로 죽이는 거다. 드라마 시작 부분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처음엔 아이 아버지가 자꾸 아이를 죽인다는 신고를 받고 멀더와 스컬리가 수사에 나섰던 것 같다. 그렇게 아이 아빠를 잡고 보니 사탄이었고, 그래서 왜 그랬냐 하니 자신은 태어난 아기가 자기처럼 사탄이 되는게 싫었다는 거다. 세상에 사탄이 하나 더 늘어나는 걸 원치 않아 죽이게 됐다고.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대략 이런 맥락이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이 드라마 속에서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 한 여자가 웃으면서 클로즈업 되고 끝나는 거였는데, 사연인즉슨, 이 여자도 사탄이었는데 사탄의 아이를 낳고 싶었던 것. 그래서 부러 이 남자가 사탄인 걸 알고 접근한거였다. 자신의 뜻대로 사탄을 잉태하고 출산한 이 여자 사탄은 웃으면서 그 아이를 데리고 멀리 도망치는 거다. 원치 않았지만 세상에 사탄 하나를 살려두었다는 생각 때문에 사탄 남자는 괴로워하고. 이 이야기는 그 자체로 너무 흥미롭고 인상깊었다.



우나 스태너드(Una Stannard)는 「남성의 모성본능The Male Maternal Instinct」이라는 논문에서 여성의 출산 능력을 교회가 찬탈함(교회는 세례를 통해 아이에게 진정한 '탄생'을 부여한다)과 동시에 이 능력을 평가절하한 과정(예수는 동정으로 탄생했다)을 기술한다. 남성의 '영혼'은 거룩하거나 악마적인 자신의 씨앗을 심으려고 여성이라는 '그릇'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따라서 여성은 실제로 '소유될' 수 있었으며, 더 기가 찬 것은 피임을 통해 누구에게 소유되고 싶은지, 그리고 '소유될'지 말지 여부를 통제할 수 있었다. p.246




어제 드디어 1년 걸린 성경읽기를 마쳤다. 나는 이로써 성경을 한 번 완독하게 되었는데, 창세기와 출애굽기 읽을 때는 메모도 해가면서 정성스럽게 읽었건만 뒤로 갈수록 글자만 읽고 있었다. 무엇보다 창세기와 출애굽기에는 이야기가 있었다. 막장 스토리..


위의 필리스 체슬러의 책 인용문을 보면 여성의 출산 능력을 교회가 찬탈했다는 논문이 언급되는데, 그 주장은 어쩌면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나 '비종교인' 이며 '여성'으로서 성경을 읽어보았을 때, 그렇게 주장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은 든다. 성경이 대놓고 여성을 혐오하자고 이끌었다기 보다는 혐오에 대한 근거를 찾아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읽는 내내 드는거다. 처음 창세기부터 남자를 돕기 위한 존재로 여성을 만들었고 그 후에도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로만 여겨지며 출산만이 여성이 가진 능력인 듯한 이야기가 반복된다. 성경을 자세히 공부한다면 그 모든 구절구절마다 어떤 숨겨진 이야기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이렇게 한 번 읽어본 성경은 여성은 열등한 존재이고, 여성은 음란한것이 가장 큰 죄악이며(여자의 음란함에 대해 어찌나 반복해 얘기하는지 내가 음란하다고 대로 한복판에서 소리지르고 싶었다),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도 않는다. 


필리스 체슬러의 책과 여성괴물을 거쳐 생각해보게 되는건, 임신과 출산을 여자가 하는 이상 남자는 '나의 대를 잇는다'는 것에 대해 불안할 수밖에 없고(일단 여자는 굳이 자신이 낳은 아이를 친자검사 하지 않아도 된다. 친자검사는 언제나 아버지의 몫),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이성간 데이트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것처럼 '상대를 낮춰 나를 높이는' 현상이 그대로 반복되는 게 아닌가 하는거다. 고대부터 생리를 천하게 여기고 여성을 강간하는 그 모든 행위들은 결국 임신과 출산이라는 것을 자신들이 할 수 없어서였던 건 아닌가.

여자의 죄악을 자꾸 음란하다로 몰고가는 것, 그래서 여자들로 하여금 어느 순간 음란하지 않은지 자꾸만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 이 모든게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여자가 한 남자만 보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그녀가 낳은 아이가 '나의' 아이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니까. 그렇게 나에게만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음란을 죄악으로 주입시킬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그동안 읽어왔던 여성주의 책들에서 보면 모든 종교가 형태도 다양하고 신을 모시는 방법도 다양했으되 여성을 혐오하는 것에 있어서는 모두 한마음 한뜻이었다. 



존 퍼트넘 데모스(John Putnam Demos), 캐럴 칼슨(Carol F. Karlsen)등은 마녀는 혼자 살고, 어떤 남성의 제재도 받지 않으며, 교회가 탐낼 만한 규모의 재산을 갖고 있었다고 말한다. 한편 몇몇 역사학자들은 마녀로 몰린 여성들은 매 맞는 여성이었다고 말한다.

한편 미슐레는 봉건제 하의 가난과 기독교 신앙이 결합하여 여성을 너무나도 야만적으로 대했기 때문에, 여성 중 일부는 '이상하게' 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한 여성들은 남편에게 속하지 않고 혼자 또는 그들끼리 함께 살았다. 미슐레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마녀들이 아마도 (혹은 실제로) 근친상간, 레즈비어니즘, 동성애, 집단성교를 포함한 섹슈얼리티를 제례 의식화했기 때문에 박해당한 것으로 본다. 교회가 금지했던 것을 찬양함으로써-교회의 금지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발생했다- 마녀 숭배는 강력한 적대 세력이나 보완적인 종교 구실을 했다. 사즈는 이렇게 언급했다.


마녀는 마치 자신도 모르게 정신질환자가 된 것처럼 자신의 의지에 반해 타락하고 비정상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녀는 실제로 마녀인지 아닌지를 확증하는 특정한 진단 절차에 복종하고, 마침내 자유를 잃고, 종종 생명까지 박탈당하게 된다. 그것도 마녀 자신을 위한 조처라는 그럴듯한 명분 아래서. -p.246~247



자, 이쯤에서 '실비아 페데리치'의 《캘리번과 마녀》를 들춰보자.



가톨릭과 청교도 국가 모두 다른 모든 영역에서는 서로 전쟁을 치르면서도 마녀를 박해할 때만큼은 어깨를 걸고 뜻을 같이했다는 사실은 마녀사냥의 정치적 본성을 깊이 드러낸다. 따라서 마녀사냥은 종교개혁으로 인한 분란 이후 유럽 통합의 첫 사례이자, 새로운 유럽 국민국가의 정치에서 최초의 통합의 장이었다는 주장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 마녀사냥은 모든 국경을 넘어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독일, 스위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스웨덴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국가와 교회는 어떤 공포를 느꼈기에 합심하여 이런 집단학살 정책을 펼쳤던 것일까? 왜 이렇게 극심한 폭력이 횡행하게 되었을까? 그리고 왜 그 주요 대상이 여성이었던 걸까? -《캘리번과 마녀》, p.247-248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지배계급은 여성을 탄압함으로써 프롤레타리아트 전체를 훨씬 효과적으로 억눌렀다. 지배계급은 이미 토지를 빼앗겨 빈곤해지고 범죄자로 몰린 남성들이 자신의 불행을 거세의 힘을 가진 마녀의 탓으로 돌리게 만들었고, 여성들이 당국에 저항해 획득한 힘을 자신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사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대부분 교회의 여성혐오적인 선동 때문에) 남성들이 여성에 대해 깊이 품게 된 모든 공포는 이런 맥락에서 동원되었다. -《캘리번과 마녀》, p.281



필리스 체슬러는 '자살은 여성으로 태어난 것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치료)이었다' (p.247) 라고 말하는데, 여기에 20세기 정신질환자들을 화형시키거나 물의 시련 재판을 근거로 든다. 물의 시련 재판이라면 익히 우리가 아는 그것, 폴라 호킨스가 소설로도 써주었던 '드라우닝 풀'이다.




Drowning Pool '익사의 웅덩이'라는 뜻으로, 봉건 시대 스코틀랜드의 법에 따라 여성 범죄자들을 처형하기 위한 목적으로 판 웅덩이나 우물을 가리킨다. 16-17세기 마녀 재판이 횡행하던 시절에는 마녀로 고발당한 여성의 유무죄를 시험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 물에 빠뜨려진 여성은 물속으로 가라앉으면 마녀가 아닌 것으로, 물 위로 뜨면 마녀로 간주되었다. 어느 쪽이든 결국엔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투 더 워터》,p.7

 






정신질환자로 몰리지 않기 위해, 마녀로 몰리지 않기 위해, 그래서 결국 죽음으로 몰리지 않기 위해 여자가 할 수 있는 건, 남자들이 원하는 여성모델로 살면 되는거였다. 삶에 불만을 품지 말고, 의심하지도 말고, 의문을 갖지도 말고, 우울해하지도 말고, 가사노동하고, 다른 남자를 쳐다보지 말고, 남편 뒷바라지 하고, 아이 낳고 키우는데 최선을 다하면서 아름다운 가족 행복해요 이것은 나의 삶의 기쁨~ 이라고 해야하는 거였다. 한마디로 '생각 없이' 사는 것. 그래야만 물에 빠져 죽거나 불에 타서 죽는 일을 피할 수 있는 거였고, 그래야만 정신병원에 감금되는 일을 피할 수 있는 거였다. 



그러니 그간의 역사를 통해 알 수 있었던 대로 필리스 체슬러가 1970년 미국심리학회의 연례모임에서 그동안 정신과전문의들로부터 이용만 당한 여성들에게 백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요구한 것은 마땅히 그러해야 하는 일이었다.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이었고 그래서 당시에 그 자리의 2천 명이 넘는 (거의 남성) 회원들로부터 비웃음을 당했지만, 미친여자 취급 당했지만, 그러나 필리스 체슬러가 이 모든 일들을 알게된 이상 가만 있을 수 없는 거였다. 배상해, 너네 책임져, 너네가 그러면 안되는 거였어! 라고 으르렁 거려주시니 아, 위대한 분이시여...

나는 이 책 한 권이 왜 필리스 체슬러가 그러한 요구를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증거라고 보았다. 

















'마녀' 하면 생각나는게 이 소설인데, 여성과 광기 읽으신 분들은 혹은 앞으로 읽으실 분들은 '대프니 듀 모리에'의 《나의 사촌 레이첼》도 함께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처음엔 왜 굳이 젊은 남자를 화자로 내세운걸까, 하며 읽다가 마지막에


!!!!!!!!!!!!


이렇게 된다.



아니, 너무 좋지 않나. 필리스 체슬러는 자신의 연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정신질환과 마녀에 대해 분석한 글을 써주고 대프니 듀 모리에와 폴라 호킨스는 소설을 썼다. 애초에 신이 여성을 빚었던 그 의도가 뭐였든, 여자들은 훨씬 똑똑했고, 똑똑해졌고, 똑똑해지고 있다. 진화하고 있다, 여자들은.



자, 여러분 우리는 1월에 '웬디 브라운'의《남성됨과 정치》로 다시 만나요!



캐럴린 저브 엔스(Carolyn Zerbe Ennes) 박사는 2004년 여성주의와 상담: 기원, 주제, 다양성 Ferminist Theories and Ferminist Psycho-therapies: Origins, Thermes, and Diversity (한울, 2009)에서 "식이장애가 성취에 대한 불안을 잠재워주는 생존 수단일 수 있다. 완벽한 몸매를 가지는 것은 높은 성취를 한 여성들이 외롭고, 무자비하고, 여성답지 않거나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피하는 방법일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떤 이론가들은 "신체적인 자기"에 집중하는 것은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정신적인 자기를 보상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말한다. - P24

나는 프로이트가 천재라고 생각한다. 많은 중요한 부분에서 그는 옳았다. 무의식적 동기는 존재하고, 증상과 꿈은 해석될 수 있으며 ‘대화 치료(talking cure)‘는 유효하다(말하고 듣는 치료법은 프로이트의 환자였던 안나 오(Anna 0.)가 제안한 것이었다. 베르타 파펜하임이라는 본명을 가진 그녀는 부유한 정통 유대인으로, 후에 페미니스트이자 반나치 운동가가 되었다).
하지만 여성의 마조히즘과 남근선망에 대해서는 틀렸다.
또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잘못 이해했다. 유대계 그리스도교나 이슬람 문화에서 실제로나 심리적으로나 죽임을 당하는쪽은 아들이지 아버지가 아니다. 프로이트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도 이해하지 못했다. 천재 프로이트도 자기 시대의 가부장제를 초월하지 못했던 것이다. 누군들 자기 시대를 초월할 수 있겠는가! - P46

페미니스트 심리치료사는 믿는다. 여성들이 "너무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기에 앞서 남자들이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
는 말을 여성들에게 들려줄 필요가 있다고, 아버지들 역시 자녀문제에 똑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여성을 구원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심지어 스스로 페미니스트 구세주라고 자처하는이들도 여성을 구원할 수는 없다. 여성 스스로 자신을 구원하지않는다면 말이다. 자기애(自己愛)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토대가 된다. 가부장제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가부장제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투쟁은 기적과도 같은 작업이자 평생의 과업이다. 내재화된 자기혐오와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폭력으로부터 도망친, 혹은 그런 것에 맞서싸우고 있는 여성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 P57

어떤 여성은 정신적 외상을 넘어설 수 있지만 어떤 여성들은 그렇지 못하다. 강간과 구타의 희생자 중 상당수는 페미니스트들의 지지와 충고를 원하지만, 일부는 그런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일부 여성은 구원되기를 원하지만, 또 다른 일부는 너무나 상처가 심해서 자신을 구원하는 일에 참여할 수도 없다. - P68

그 후, 나는 적어도 다섯 권의 책에서 모성을 다뤘다. 일례로 1978년에 출간한 『남성에 대해서 About Mer에서 나는 남성들의 심리학적 · 경제학적 · 종교적 · 기술적 표현에서 드러나는 남성의 자궁선망(uterus envy)에 대해 썼다. 그즈음 나는 남성을 이해하고 싶었다. 가령 남성이 젠더 위계에서 여성보다 우위에 있다면, 남성 간에 보이는 절대적 순응과 복종, 그들이 경멸해 마지않는 여성에 대한 완전한 의존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P72

그리고 마침내 『페미니즘의 죽음: 여성의 자유를 위한 다음 투쟁은 무엇이 될 것인가 The Death of Feminism: What‘s Next in theStruggle for Womens Freedomi (2005)에서 나는 이슬람교도, 중동 그리고 아랍의 여성과 남성의 심리를 개괄하기 시작했다. 또한 이슬람교의 성차별 정책의 위험성을 분석했고, 이론적 · 실질적으로이에 반대하는 서구인, 특히 페미니스트를 연구했다. 한때 이해하기 쉽고 정치적으로 옳은 방식으로 통했던 다문화적인 접근은 궁극적으로 모든 여성을 위한 인간 권리의 보편적인 기준을옹호하는 페미니스트 이념을 세우는 데 실패했다. 뉴욕 9·11테러, 마드리드 3·11 테러, 런던 7·7 테러의 그늘에서 우리는더 이상 이슬람 테러리즘의 위험을 축소하거나 이들의 요구를들어줄 수 없다. 여기에는 여성 혐오도 포함된다. - P75

「행복한 결혼의 패러독스 The Paradox of the Happy Marriage」 라는논문에서 제시 버나드(Jessie Bernard)는 일반적으로 남편들은 아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결혼생활에 관해 보다 긍정적인 견해를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대다수 남편들은 결혼생활에서 아내보다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가사의 편의와 성적인편리, 정서적 안정과 같은 면에서 아내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는다. - P110

여자아이는 신체적인 애정, 양육, 강렬한 정서적 즐거움을 얻기 위해 아버지에게 의존한다. 이것은 어른 남성에게는 성적인’ 것으로 경험되는 의존성으로, 정확하게는 여성(딸)의 순진함, 무기력, 젊음, 일부일처제에 대한 맹목적 숭배라는 속성에근거한다. 섹슈얼리티(성적 쾌락)와 관련하여 본질적으로 음탕하고 근친상간적인 모델은 대단히 보편적이다. 이런 측면은 혼인법과 관습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강간범, 어린이를 괴롭히는 치한, 사창가에 빈번히 드나드는 사람이라 해도 법적으로 기소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섹슈얼리티의 모델은 신화적으로볼 때 올림포스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신들의 아버지 제우스는 많은 숫처녀들을 유혹하여 강간하고 임신시켰다. 기독교의교부(아버지 신)도 신성한 후손을 위해 처녀를 선호했다. - P130

같은 시기에 미국과 제3세계에서 에이즈 감염자를 포함한많은 남성들이 점점 더 어린 여성 그리고 어린아이들과의 무방비적인 성관계를 고집해왔다. 그들은 자신의 상대에게 무시무시한 에이즈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
남성의 성욕과 탐욕이 전 세계적으로 여자아이들과 여성에대한 끔찍한 인신매매를 조장해오고 있다. 1970년대 초 방글라데시에서 강간은 공공연한 장소에서 자행되어 비디오에 녹화된 윤간을 포함해 - 전쟁의 무기가 되었다. 1990년대 보스니아와 알제리에서, 가장 최근에는 르완다와 수단에서도 마찬가지다. 그곳에서 여성들은 생식기를 훼손당하고, 질이 꿰매어졌다. 이는 곧 윤간이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물리적고문과 마찬가지라는 의미이다. - P169

물리적인 행동 - 심지어 자기 생명을 빼앗는 아주 절묘하게 사적인 행동 - 은 여성들에게 대단히 힘들다. 여성의 조건화된 행동은 정신적이고 정서적인 자기파괴에서 보다 편안함을느끼도록 규정되어 있다. 여성은 혼자서 혹은 여성(스스로)의손으로보다는 다른 사람이 있는 가운데서 혹은 남성의 손으로자신의 육체성을 경험하도록 ㅡ 그것이 폭력적이고 파괴적이거나 즐겁거나 간에 - 조건화되어 있다. 여성의 자살 시도는 현실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적개심으로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만들기보다는, 무력한 목을 드러내놓음으로써 자기희생을 위한 제례의식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다. 여성의 눈물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자살 시도는 체념과 무기력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행동이다. 이것만이 일시적인 구원 아니면 부수적인 보상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스로를 죽이려고시도한 여성들이 반드시 친절한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다. 자살시도는 ‘여성성‘의 숭엄한 제례의식이다. - P172

이상적으로 말해 여성은 ‘이기기 위해 ‘지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자살에 성공한 여성은 비극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여성적‘ 역할을 넘어서거나 거부하는 것이다.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말이다. 심지어 죽음까지 불사하면서. - P172

이로써 여성이 건강하려면 여성이라는 자기 성별에 합당한 행동 규범에 적응하고 그것을 (심지어 사회적으로 그다지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유형일지라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분명해진다. 실험 결과에 대한 연구자들의 분석에서 드러나듯
"(성별에 따른 이와 같은) 배치는 성숙하고 건강한 개인을 기술하기에는 대단히 부적합한 방식처럼 보인다". 우리 문화의정신건강 윤리는 남성적이다. 이와 같이 성별에 따라 정신건강에 관해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탓에 인간의 정신건강에 관해서는 오로지 남성적 기준만이 존재하고, 이는 사회와 의사 모두에 의해 강화된다. 비록 대다수 여성들의 제한적인 ‘자아 자원(ego resources)‘ 무제한적인 의존성‘과 두려움이 사회와 그 사회의 행위자(의사)들에 의해 혐오와 동정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성들에게 허용되는 다른 행동 유형이란 없다! 여자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불안한 ‘순종‘, ‘수줍음‘, ‘속좁음‘ 등은 결코 문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 P198

그런 특징은 오히려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에 비해 훨씬 빨리 ‘성장하는‘ 증거로간주된다. 남자아이들의 공격적인 행동이 문제가 되는 유일한이유는 가부장제가 그들이 좀 더 나이가 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남성성‘을 실천하도록 원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전통적으로 성 고정관념은 여자아이들과 여성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학교 교사나 사회복지사 또는 심리학자들은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잔혹함(집단 괴롭힘, 조롱, 배척, 비방)을 거의 눈치챌 수 없었다. - P199

모친에 의한 아동 학대가 존재하고, 이는 가난, 약물중독,
실업 그리고 미혼모의 과중한 육아 부담에 의해 더욱 악화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어머니는 성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방임하거나 버리거나 살해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충분히 좋은‘ 어머니들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에 비해 많은 아버지 또는 동거 중인 남자친구가 아기나 아이에대해 인내심이 적고, 일상적으로 아이들과 경쟁하거나 아이들을 때리고, 버리고, 심지어 죽인다. - P206

대다수의 여성 정신질환자들은 자신을 병들거나 ‘나쁜 사람으로 여기며, 대단히 자발적으로 정신병원에 몸을 맡긴다. 경제적·육체적 · 성적 박탈이나 처벌에 대한 공포가 여성들에게 자기희생을 대단히 고귀한가치로 여기게끔 가르치기 때문에 그들은 대단히 ‘자연스럽게’자기희생을 수행한다. 이 자연스러운 자기희생에 관한 여성들의 분노가 스스로를 ‘미치게 만들고 나면, 병원의 관행이 그들의 희생을 어쨌거나 강요할 것이다. - P250

심리치료 제도는 나쁜 결혼을 어쨌거나 유지하는 방편으로, 아니면 좋은 결혼을 하기 위해 나쁜 결혼을 끝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일부 여성, 특히 젊은 독신의 여성들은남성 치료사와 상담을 진행하면서 남편감을 잡는 법을 배우는방편으로 심리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여성들은 아마도 치료 과정에서 자신의 독자적인 정체성이나 다른 여성들과의 관계 부족에 대해서보다는 남편이나, 남자친구에 대해 혹은 이들이 없음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할 것이다. - P254

대부분의 아내들은 남편을 포함해 다른 남성들이 있을 때는 단순한 - 하지만 진지한 - 대화마저 대체로 불가능하다. 아내(여성)들은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거나, 남성들이 이야기할 때 조용히 듣는 편이다. 반면에 여성들이 이야기할 때 조용히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남성은 거의 없다. 심지어 많은 여성이 있는 자리에유일하게 참석한 남성일지라도 그는 여성들에게 질문할 것이며, 혹 참을성 있게 듣는다 하더라도 아마 우월한 입장에서 대화를 통제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심리치료를 받는 환자(여성)는 우월하고 객관적이라고 여겨지거나 혹은 적어도 그럴 것이라고 기대되는 심리치료사로부터 이야기해보라는 권유 - 사실은 지시를 받는다. 심리치료사는 미묘한 보상체계(관심, 해석 등)나 보상의 철회를 통해궁극적으로 환자가 말하는 것을 통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심리치료사가 환자에게 여성의 역할과타협하도록 시도한다는 의미에서 통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P255

극적이고 극단적인 형태의 착취가 있다는 것은 이보다 덜극적인 형태의 착취는 만연해 있음을 의미한다. 잔혹 행위와 추문은 일상적인 사건이다. - P288

심리적으로 보면 여성은 병 원 밖의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보다 심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의존적이고 매달리는 존재이다. 이런 사례에는 일반적으로 나이 많은 남성과 젊은 여성이 관계되어 있다. 이때 남성은 무의식적인 권력 ·사랑·지혜·보호의 신호를 보내며, 여성은 이런 신호에 자동적으로 응답하도록 자라왔다. 환자와 심리치료사 사이의 이런 거래는 ‘유혹‘ 혹은 ‘치료과정의 일부‘로표현된다. 그러나 이는 법적으로는 강간, 심리적으로는 근친상간의 한 형태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적인‘ 정체성의 필수조건이 바로 근친상간 금기의 위반, 즉 아빠 선호‘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것이며 뒤이어 강력한 아버지 같은 사람과 결혼하거나 사랑에 빠져드는 것이다. - P289

성적인 거리가 아니더라도 심리치료사와 환자 사이를 매개하는 많은 종류의 거리‘가 있다. 하지만 성적 접촉이 반드시 다른 형태의 의사소통을 보장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종종 방해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접촉의 대부분이 중년의 남성 심리치료사와 젊은 여성 환자 사이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다.12 여성 심리치료사와 남성(혹은 여성) 환자 사이에 그런 접촉은 대체로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심리치료사가 동성애자가 아닌 이상 남성심리치료사와 남성 환자 사이에서도 대체로 발생하지 않는다. - P291

열 명의 심리치료사 중에서 아홉 명은 전반적으로 성적인접촉을 하는 동안 스스로 선교사‘가 된 것처럼 생각했다. 여성환자 중 일곱 명은 처음에는 오르가슴을 경험하지 못했으며, 네명은 치료 기간을 통틀어 전혀 경험하지 못했다. 일곱 명의 여성이 마침내 오르가슴을 경험한 것은 첫 성관계 이후 한 달 이내에서 9개월 사이였다. 심리치료사 중 네 명은 성관계 때 발기를 유지하기 힘들었다. 피상적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이런 정보를 종합해보면 ‘유혹하는 치료사들은 형편없는 애인이라는단순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P296

여성은 ‘두뇌‘ 아니면 성기‘, ‘가슴‘ 아니면 ‘성기‘, ‘어머니’ 아니면 성기‘라는 양자택일을 할 때라야만 남성에 의해 받아들여진다. 여성은 정서적이고,
지적인 동시에 성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드물다. 여성이 이 세 가지 능력 모두를 발전시키기는 대단히 힘들다는 점은 그다지 놀라울 것도 없다. 여성은 정서적이고 지적이며 성적인 능력을 누구와 공유할 수 있는가? 자기 비하, 성적 소심함,
이성애를 모델로 한 역할놀이를 극복하려고 하는 레즈비언, 특히 페미니스트 레즈비언들은 지금 시점에서 인간으로서의 여성에게 산파 · 어머니 · 언니·딸· 애인이 될 수 있다. - P368

필리스 그가 남자랑 데이트하라고 권했나요?

프랜시스 그래요. 그랬어요. 그래서 내가 말했죠. "그 짐승들과사귀길 바라는 거예요? 그들이 페니스를 가지고 있단 이유만으로? 남자들은 멍청해요. 나한테 해줄기도 없고요. 남자들과는 토론할 거리도 없어요.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섹스 말고 더 있냐고요. 그들은 여자와의 축복받은 생활에서 나를 끄집어낼 뿐이죠. 선생님은 남자들이 어떤 인간인지 전혀 상관하지 않는군요. 남자들은 최악이고 더럽고 뒤틀린 망나니들이에요. 그래도 남자이기만 하면 아무 상관 없다 이건가요? 저한테 지금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가요?" 심리치료사가 대답했어요. "글쎄, 남자랑 얘깃거리를 찾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내가 말했죠. "자, 보세요. 저도 노력했어요. 하지만 남자랑 얘기할 건 아무것도 없어요." - P376

오랫동안 이 나라에서는 흑인 남성이 흑인 여성을 제외하고는어느 누구에게도 분노를 발산할 수 없었다. 흑인 여성들은 그들의 분노를 감수해왔다. - P396

나는 여성이 신체적·심리적·정신적으로 남성과 똑같이 평등한 투표권을 가지지 못할 이유를 전혀 찾을 수 없다. 그렇다고내가 남자들이 실패해온 곳에서 여성들만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맹목적인 헛소리를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여성들이 어떤 사태를 악화시킬 수 없다면 그런 사태를 개선시킬 수도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화가 가능하지 않은 어떤 것을 여성들이 정화시키는 데 성공할 것으로 가정한다는 것은 초능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여성의 가장 큰 불행은 그들이 천사 아니면 악마로 간주되어온 사실이다. 여성의 진정한 구원은 이 지상에굳건히 발붙이는 것이다. 말하자면 인간으로 대우받는 것이며,
모든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어리석음과 실수를 여성 역시 범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다. 한두 번 실수하고 나면 그 뒤에는 제대로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엠마 골드만 - P444

여성들이 정치/적인 경기장에 들어가게 되면, 이미 정치의 장에 내재하고 있는 독소가 감소하게 될 것으로 가정하는가? 가장 격렬한 여성참정권론자들도 그런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 엠마 골드만 - P444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페미니즘에 가장 공감하는 남성 전문가들조차 가부장적인 남성처럼 행동한다는 사실이다. - P457

만약 여성이 중대한 과업을 성취한다 하더라도, 여성은 남성과 달리, 그런 성취를 이루기 위해 자녀를 돌보고 자기 외모를 가꾸는 것을포기한다면 여전히 실패자에 속한다. 여성이 법적이고 지적인투쟁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다른 여성 혹은 다른남성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 그 여성은 실패자가 되고 만다.
남자들에게는 그들을 어머니처럼 돌봐주고, 구겨진 감정을어루만져주고, 저녁을 차려주고, 선물을 사주고, 기분이 안 좋거나 어수선할 때 전화를 대신 받아주는 아내나 여자 비서가 있다. 여자들은 그렇지 않다. 남자들은 또한 그다지 ‘상냥‘할 필요가 없다는 보편적인 통념에 의해 어느 정도 보호받는다. - P501

만약 여성들이 자기 몸을 중시한다면(그래야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여성이 생산 및 재생산 수단을 통제할 때 쾌락·모성·체력 등과 관련한 전체 표현들은 훨씬 더 나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가부장제를 뒷받침하거나 심지어 남성과의 전설 속 ‘평등‘을 지지하는 것은 여성에게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다. 여성들이 가부장제를 지지하는 것은 생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우월한‘지혜에서라기보다는 무력함의 표시라는 견해가 훨씬 타당하다. - P512

지난봄 나는 매혹과 거부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우드스톡‘ 페스티벌 영상을 세 시간 동안 지켜보았다. […] 우선, 거기 나오는 가수와 연주자 중에 남편 이야기를 쉴 ㅐ 없이 늘어놓는 임신한 조앤 바에즈를 제외하고는, 모두 남자였다. -매리언 미드 - P514

나는 생물학적인 과거보다는 기술ㄹ이 발전한 미래에서 대중적 여성해방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한다. 지구상의 여성 인구는 더 이상 적지 않고 전쟁 관습이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 P515

과학이 궁극적으로는 묵시록적인 군사영웅주의보다 혁명적인 승리로 이어지는 것과 마찬자기로, 무기와 군사기술 역시 궁극적으로는 생물학적으로 근육질화된 전쟁을 압도하게 될 것이다. - P515

나는 이성에 의한 강간과 임신이라는 생물학적인 사실과 의미가 가부장제 가족을 구성하는 주요 요인이었다고 믿는다. 남성들이 자신의 유전적 불멸성을 증명하려는 욕구 또한 주요 요인이었다. 이러한 욕구가 너무 강렬해서 남성들은 자녀가 자신의 정자로부터 창조되었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 당연히 여성의 몸을 식민화하고 여성의 자유를 제한할 자격이 있다고 여겼다. - P516

나이 들고 부유한 백인 미국인 남성은 베트남에서, 걸프전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라크에서 전사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리고 가난한 남성들을 전쟁터에 내보냈다. 권력이 없는 남성 집단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그들에게는 아직 권력이 없기 때문에, 대다수는 전쟁의 초기 단계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 P518

미국에서는 흔히 가난한 제3세계 여성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중산층 백인 여성에 비해 ‘강인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들은 중산층 혹은 해방 지향적인 제3세계 공동체 안에서 정치적인 지도자직을 맡지 못했다. 이들 여성은 제3세계 남성들과 백인 남성들이 자행하는 범죄로부터 스스로를, 그리고 자기 딸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도 없었다. - P519

가난한 미국 남성들은 공장과 군대에서 ‘봉사한다.‘ 그들은 직접적으로는 다른 남성에게 ‘봉사하고‘ 간적접으로는 다른 남성의 소유물로서의 여성에게 봉사한다. 가난한 남성들이 임금 인상이나 계급혁명을 위해 투쟁할 때, 임금 산정 방식에 자기 아내의 가사노동과 육아의 중요성을 반영하여 임금을 두 배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P522

여성 ‘승리자‘가 자신을 돌봐줄 여성 또는 남성을 찾는 것보다 남성 패배자가 자신을 돌봐줄 여성을 찾기가 훨씬 쉽다. 이런 관점에서 여성 ‘승리자‘는 실제로 엿어 ‘패배자‘보다 나을 게 없다. - P522

페미니스트 여성들은 이런 제도들이 여성을 억압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공공 및 사회 제도를 점진적이고 근본적으로 장악해야 한다. 여기서 ‘장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까닭은 남성들처럼 공공제도에서 우위를 점해본 경험이 없는 여성들로서는 ‘평등‘이나 ‘개별성‘만으로는 여성의 억압을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P526

다양한 권력을 ‘남성‘이나 ‘가족‘을 통해서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쟁취하는 데 관심이 있어 나선 여성이라면 누구든 가부장제의 심리적인 왕국 안에서 급진적인 행동, ‘승리‘를 위한 모험적 행동을 하는 것이다. - P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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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2-29 15:45   좋아요 2 | URL
제가 진짜 너무 오래전에 본거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 사탄은 사탄이 아닌 인간 아기를 낳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늘 설레는 마음으로 이 아기가 사탄인가 인간인가를 확인했고요. 아 이거 다시 볼 수 있다면 다시 보고 싶네요. 저도 정확히 좀 보고싶네요. 당시에 너무 놀라운 이야기였거든요. 와 사람들이 이래서 엑스파일 보나? 했어요.

난티나무 님, 그만 망설이시고 얼른 글 써주세요!! 이 책 일등으로 읽으셨잖아요!! ㅋㅋㅋ

난티나무 2021-12-29 16:14   좋아요 1 | URL
아아 설렘 - 확인 - 살인 ㅠㅠ 이거슨 슬픈 이야기인가 화낼 이야기인가 @@
저도 X파일 꽤 봤지 말입니다. 그런데 기억나는 건 없네요.ㅋㅋ
아! 전번 다락방님 글에 댓글을 못 달았는데 그, 영화 더티 댄싱 ^^;;; 저도 몇 번을 봤는지 몰라요. 광팬이었다고 할 수 있으나! ost 앨범 사고 줄기차게 들었으나!! 영어 가사 찾아보는 데까지는 못 갔다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한 데다가 씁니다. 하하.

다락방 2021-12-29 16:25   좋아요 2 | URL
와 난티나무 님도 더티댄싱 광팬이었다고요? 제가 알라딘에서 더티댄싱 광팬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요! 후훗. 저는 그 영화를 십대가 아니라 지금 봤다면 어땠을까.. 생각 해봤거든요. 그래도 좋아했을지.. 그러고보면 영화든 책이든 저랑 만날 타이밍이 있는 것 같아요. 하필 바로 그 때 만나서 좋아지고 하필 바로 그 때 만나서 싫어지고 그러는거죠. 책(영화)과 내가 만나는 것도 운! 명! ㅋㅋㅋㅋㅋ

저는 트와일라잇도 엄청 좋아했었답니다? 후훗.

난티나무 2021-12-29 16:32   좋아요 1 | URL
지금 본다면… 어이없어 할 것 같아요. ㅎㅎㅎ 계급 차이 표면적으로는 잘(?) 해피엔딩인 듯이 보이지만 파티가 끝나면 환상은 깨어지게 되어 있죠.ㅠㅠ
저도 그 환타지를 좋아했던 것 같고요. ㅋㅋㅋ 어릴 적 이야기네요. 하아~~~~~
트와일라잇은 음… 못 봐가지고…. ^^;;;;;;;;

다락방 2021-12-29 16:34   좋아요 2 | URL
ㅋㅋ 저는 그 시절에 패트릭 스웨이지가 맡은 역할도 멋있다고 좋아했는데(춤이 진짜 끝내주잖아요!) 지금 보게 된다면 ‘저런 남자 피해라, 도망가!‘ 할 것 같아요. 안정적 수입이 있는 남자가 아니라면 등골이 휜다, 그러니 도망쳐서 차라리 혼자 살아라.. 할 것 같아요. 그 남자를 휴가지에서 만나 춤췄던 젊은 시절의 기억만 끌어안고 살아, 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나이든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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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과에 오는 여성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은밀하게 연구했다. 그 연구 결과물을 1970년 미국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의 연례모임에서 발표할 계획이었다. 결국 나는 그 모임에 참석은 했지만 논문은 발표하지 않았다. 그 대신 여성심리학회를 대표해서 미국심리학회 회원들에게 여성들, 즉 정신과 전문의들로부터 도움은커녕 사실상 이용당했던 여성들에게 백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징벌의 낙인이 찍히고 공공연히 진정제를 투여받고 치료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하고 자신의 의지와 달리 강제로 입원당하고 전기충격요법에 절제술을 받은, 지나치게 공격적이며 성적으로 난잡하고 우울증에 빠졌으며 추하고 늙고 분노하고 살찐, 치료불가능하다는 등의 과장된 딱지를 붙이고 살아온 여성들을 대신해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주장했다. "여성심리학회는 그 돈으로 대안적인 정신병원 또는 가출 여성을 위한 보호시설을 설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천 명이 넘는 (거의 남성) 회원들은 나를 비웃었다. 큰 소리로 그리고 신경질적으로, 일부는 당혹스러운 표정이었고 일부는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내가 미쳤음이 명백해졌기 때문이다. 그 사건 이후 동료들은 나의 남근선망‘에 대해 사람들 사이에 농담이 오가고 있다고 말해줬다. - P15~16



필리스 체슬러에게는 지식도 있었지만 용기도 있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안 이상 가만 있을 수 없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그녀는 심리학회 연례모임에 나가 그간 정신과 전문의들로부터 이용당한 여자들에게 배상해! 라고 요구한다. 그 요구가 바로 받아들여졌을 리는 없고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미쳤다고 생각한다. 

여자가 자신의 권리에 대한 얘기만 할라치면, 사람들은 그녀를 미쳤다고 몰아세웠다.




마침 어제 넷플릭스의 다큐 <글로리아 올레드:약자 편에 서다>를 보았는데 필리스 체슬러와 겹쳐졌다.


'글로리아 올레드'는 변호사다. 글로리아 올레드 역시 사람들로부터 악마나 미친여자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불렸고 공개적으로 비난을 당하거나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녀가 주로 성폭행 당한 피해자, 양육비를 맏지 못한 여성들, 결혼하고자 하는 동성애자들의 편에 섰기 때문이다. 그녀는 방송에 나와서도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상대가 누구든 가해자를 향한 비난에도 망설임이 없었다. 그녀는 빌 코스비나 트럼프 같은 유명세와 힘을 가진 자들과 맞서는 것에 있어서 뒤를 돌아보지 않았는데, 많은 남자들은 그리고 어떤 여자들도 그런 그녀에게 왜그렇게 싸움꾼이냐, 도대체 여성의 권리가 뭐가 낮다는거냐 하면서 그녀를 비난한다. 그녀가 방송에 나와 "우리 딸들이 봉급 인상을 위해 성접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 말하자 같은 자리에 게스트로 참여한 비슷한 나이대의 여성은 그녀에게 "왜 안돼? 우리는 했는데?" 라고 맞서기도 한다. 


그녀는 실제 강간 피해자이자 생존자이기도 하다. 상대는 의사였고 총을 꺼내 들어보인뒤 그녀를 강간했다. 그 일로 그녀는 낙태가 아직 불법일 때 불법 낙태시술을 받아야 했고 열이 41도까지 오르는등 거의 죽을뻔한 경험을 한다. 그녀의 낙태시술을 해줬던 간호사는 그런 그녀에게 "이번 일로 교훈을 좀 얻었겠지?" 라고 말한다. 이 일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었는데 상대가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이상 잘못은 자기에게 향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대학시절 흑인의 인권에 대한 논문을 작성했던 그녀에게 교수는 "왜 흑인의 인권만 말하고 너의 인권을 말하지 않느냐" 는 말을 듣고도 무슨 인권을 말하는거냐 되물었던 글로리아 올레드는, 자신이 당한 일이 자신이 특히 운이 나빴던 게 아니라 세상의 많은 여자들이 당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고 여성들의 편이 되어주기로 한다. 그녀가 목소리를 내고 강하게 행동하는 것이 자꾸 보이는 것은 자신이 당한 피해를 말하지 못하고 숨어있던 여성들에게 용기가 되었다. 이럴 때 누구를 찾아야 하지? 라는 물음이 찾아들면 글로리아 올레드를 찾을 수 있다. 성폭행의 피해자가 되었다는 것은 상대가 피해자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자였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러니 자신들의 변호를 과연 누가 해줄 수 있을것인가, 우리는 약한데.. 하다가도 아 글로리아 올레드가 있다! 하고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녀는 피해자들이 다른 피해자를 돕는 일로 나아가는 것이 궁극적인 치유라고 믿는다. 빌 코스비의 성폭행 피해자들은 이미 공소시효가 끝난 일이니만큼 빌 코스비를 고소할 수도 없고 처벌을 받게 할 수도 없지만 본인들이 그 일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그 일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그리고 이것은 성폭행에 대해서 너무나 짧았던 공소시효를 없애는 데에 영향을 미친다. 글로리아 올레드는 법안이 개정되어지는 그 순간에 그 자리에 있고 또 그 법안을 지지하기 위해 성폭행 피해자들이 나이를 불문하고 그 자리에 모인다. 결국 미국의 여러 주에서는 공소시효가 길어지거나 폐지되는 등으로 법안이 개정된다. 



드러내놓고 누군가의 편을 들고 의견을 밝힌다는것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도 글로리아 올레드는 한결같이 약자의 편에 섰다. 어린 딸을 데리고 장난감에 왜 여아 남아를 구분하냐고 시위를 한것부터 시작해서 힐러리의 대선 전당대회에 참여하고, 동성결혼 합법화를 이슈화 시키고, 프라이스 클럽의 최초 여성회원이 되어 한증실에 여성도 입장할 수 있게끔 변화시킨다. 이제 그녀가 지나가면 아주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한 모든 일에 감사해요!' 라고 인사를 한다. 물론,' 너는 망할거다, 우리의 하나님은 동성애를 허락하지 않는다', 며 그녀를 비난하는 사람들도 마주치게 되지만.



이정도라면 글로리아 올레드의 책이 있을법도 한데 싶어 검색해보았는데 국내에 번역된 책이 어째 하나도 없다. 원서로 찾아보았더니 한 권 나온다.
















출판사 여러분, 아직 이 책이 안나오다니..다들 뭐하고 계십니까. 잘 지내고 계십니까? 글로리아 올레드 책 좀 내주세요. 요즘은 북펀딩도 많이 하던데, 필리스 체슬러의 책이 그랬듯이 글로리아 올레드 책도 북펀딩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것좀 어떻게 좀 해주세요. 여러분 뭐해요 진짜, 이 책 출간 안하고.. 왜그러는거예요, 왜, 왜, 왜, 왜.....



필리스 체슬러가 1940년생, 글로리아 올레드가 1941년생.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서 이 둘이 아주 열정적으로 여성의 인권을 위해 행동해주고 있다. 한 명은 정신분석학자로 한 명은 변호사로. 





어제는 코로나 백신 3차를 오전 아홉시에 맞았다. 잘 먹어야 된다고 사람들이 그래서, 나는 점심을 잘 먹기로 했는데 너무 간짜장이 먹고 싶은 거다. 간짜장을 먹으러 가서는 그런데 나는 잘 먹어야 되니까 이것보다 훨씬 더 잘 먹어야 돼, 어떻게 먹으면 될까,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그렇다고 혼자서 간짜장에 유산슬 같은 걸 시킬 순 없으니, 간단하게 군만두 가자! 했다. 그런데 간짜장이 9천원, 군만두가 1만원 인것이다. 흐미..무슨 군만두가 이렇게 비싸? 하고 보니, 가게에서 직접 만든 만두를 구운 거라고... 네.... 그래서 어쨌든 주문했다.




아 넘나 배불렀다... 휴..... 너무 잘먹었나..... 흐음.....



캐럴린 저브 엔스(Carolyn Zerbe Ennes) 박사는 2004년 『여성주의와 상담: 기원, 주제, 다양성 Feminist Theories and Feminist Psycho-therapics: Origins, Themes, and Diversity』(한울, 2009)에서 "식이장애가 성취에 대한 불안을 잠재워주는 생존 수단일 수 있다. 완벽한 몸매를 가지는 것은 높은 성취를 한 여성들이 외롭고, 무자비하고, 여성답지 않거나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피하는 방법일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떤 이론가들은 "신체적인 자기" 에 집중하는 것은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정신적인 자기를 보상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말한다. - P24

예를 들어 많은 여성이 자신을 강간한 아버지보다 어머니에게 그리고 강간범보다 자신이 강간당했다는 사실을 믿지 않으려는 여성들에게 더 화를 낸다고 보고되었다. 여성 간의 연대감과 공감은 여성에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강간이나 근친상간의 생존자에게는 동성의 절친한 누군가가 ‘거기‘에 없었을 때매우 고통스럽다. - P36

나는 프로이트가 천재라고 생각한다. 많은 중요한 부분에서 그는 옳았다. 무의식적 동기는 존재하고, 증상과 꿈은 해석될 수 있으며 대화 치료(talking cure)‘는 유효하다(말하고 듣는 치료법은 프로이트의 환자였던 안나 오(Anna O.)가 제안한 것이었다. 베르타 파펜하임이라는 본명을 가진 그녀는 부유한 정통 유대인으로, 후에 페미니스트이자 반나치 운동가가 되었다).
하지만 여성의 마조히즘과 남근선망에 대해서는 틀렸다.
또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잘못 이해했다. 유대계 그리스도교나 이슬람 문화에서 실제로나 심리적으로나 죽임을 당하는쪽은 아들이지 아버지가 아니다. 프로이트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도 이해하지 못했다. 천재 프로이트도 자기 시대의 가부장제를 초월하지 못했던 것이다. 누군들 자기 시대를 초월할 수 있겠는가!
- P46

프로이트가 발견한 것들 또는 무의식 · 부인 · 억압 · 투사 ·꿈의 해석 등 그가 만든 개념들이 대중화된 것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할 의도는 없다. 하지만 사실상 프로이트의 이론은 대단히다양한 이유로 대중화되었다. 프로이트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프로이트의 이름으로 대중화된 이론들은 시대에 가장역행하는 제도권 정신과의사들을 지지하는 데 이용되었다. 남녀를 막론하고 일부 분석적인 환자들은 프로이트의 이론으로 부터 자기 자신에 관해 소중한 것을 배운 반면, 미국에서 프로이트 이론에 고취된 요법들은 기독교적 교리를 강화하거나 여성에게 내재된 잠재적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치적인 열정을 하나하나 절단하는 데 이용되었다. 사회사업가이자 학자인 응징가 샤카 줄라(Nzinga Shaka Zula)는 "의사는 종종 지배문화를 수호하는 부드러운 경찰이다"라고 주장했다.
- P46

자기 삶에 관한 정신분석학적인 이해가 잠재적으로는 해방적이라고 하더라도(나는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신분석치료 그 자체만으로는 정신적 외상이나 인간 본성을 극복할 수없다. 심리적인 상처의 회복이 고립 속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P47

페미니스트 심리치료사는 믿는다. 여성들이 "너무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기에 앞서 남자들이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
는 말을 여성들에게 들려줄 필요가 있다고. 아버지들 역시 자녀문제에 똑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여성을 구원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심지어 스스로 페미니스트 구세주라고 자처하는이들도 여성을 구원할 수는 없다. 여성 스스로 자신을 구원하지않는다면 말이다. 자기애(自己愛)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토대가 된다. 가부장제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가부장제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투쟁은 기적과도 같은 작업이자 평생의 과업이다. 내재화된 자기혐오와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폭력으로부터 도망친, 혹은 그런 것에 맞서싸우고 있는 여성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 P57

어떤 여성은 정신적 외상을 넘어설 수 있지만 어떤 여성들은 그렇지 못하다. 강간과 구타의 희생자 중 상당수는 페미니스들의 지지와 충고를 원하지만, 일부는 그런 것을 원하지는다. 일부 여성은 구원되기를 원하지만, 또 다른 일부는 너무나 상처가 심해서 자신을 구원하는 일에 참여할 수도 없다. 페미니스트 벨 훅스(bell hooks)는 말했다. "심리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흑인 여성들은 나서서 페미니즘 혁명을 주도할 정도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 여성, 그중에서도 흑인 여성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나는 성차별주의의 해악과 그것이 상처 주는 방식과 그것이 우리 모두에게 상처 입힌다는 점을 기꺼이 인정하는 대다수의 사람들도 실질적인 습관을 변화시키라고 요구하는 페미니즘 사상으로 전환하기를 꺼린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이 점은피부색을 막론하고 모든 여성에게 적용된다. - P68

나는 적어도 다섯 권의 책에서 모성을 다뤘다. 일례로 1978년에 출간한 『남성에 대해서 About Mer에서 나는 남성들의 심리학적·경제학적 · 종교적·기술적 표현에서 드러나는 남성의 자궁선망(uterus envy)에 대해 썼다. 그즈음 나는 남성을 이해하고 싶었다. 가령 남성이 젠더 위계에서 여성보다 우위에 있다면, 남성 간에 보이는 절대적 순응과 복종, 그들이 경멸해 마지않는 여성에 대한 완전한 의존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P72

『페미니즘의 죽음: 여성의 자유를 위한 다음 투쟁은 무엇이 될 것인가 The Death of Feminism: Whats Next in theStriggle for Womens Freedom』(2005)에서 나는 이슬람교도, 중동 그리고 아랍의 여성과 남성의 심리를 개괄하기 시작했다. 또한 이슬람교의 성차별 정책의 위험성을 분석했고, 이론적·실질적으로이에 반대하는 서구인, 특히 페미니스트를 연구했다. 한때 이해하기 쉽고 정치적으로 옳은 방식으로 통했던 다문화적인 접근은 궁극적으로 모든 여성을 위한 인간 권리의 보편적인 기준을옹호하는 페미니스트 이념을 세우는 데 실패했다. 뉴욕 9·11테러, 마드리드 3·11 테러, 런던 7·7 테러의 그늘에서 우리는더 이상 이슬람 테러리즘의 위험을 축소하거나 이들의 요구를들어줄 수 없다. 여기에는 여성 혐오도 포함된다. - P75

엘렉트라는 인류 최초의, 가부장제의 여성 영웅 중 한 명이다.
그녀는 딸로서 어머니와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았다. 그녀는 어머니를 증오했다. 엘렉트라는 본질적으로 ‘아빠의 여자(DaddydGirl)‘였다. 그 어머니에 그 딸이었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두 여자 모두 여자가 아니라 남자를 더 좋아했다. 이것이 정확히 그들이 서로를 가장 원망하는 이유였다. - P89

「행복한 결혼의 패러독스 The Paradox of the Happy Marriage」라는논문에서 제시 버나드(Jessie Bernard)는 일반적으로 남편들은 아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결혼생활에 관해 보다 긍정적인 견해를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대다수 남편들은 결혼생활에서 아내보다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가사의 편의와 성적인편리, 정서적 안정과 같은 면에서 아내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는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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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17 11: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짜장 양이 넘 적습니다 ㅋㅋ 올레드 파이트 백! 일단 제가 원서로 읽어 보고 울나라 탑👌 출판사에 북펀딩 의뢰 해볼까 합니다 ^^

다락방 2021-12-17 11:46   좋아요 4 | URL
아니에요, 저 짜장 양 진짜 많았어요! ㅋㅋㅋㅋㅋ

올레드 책은 오오, 스콧님 그래주신다면 감사하지요! 후후훗.

책읽는나무 2021-12-17 13:56   좋아요 2 | URL
와아....이런 지적인 대화 참 좋아요!!!👍👍

Falstaff 2021-12-17 12: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 얘기보다 음식 잡순 얘기가 더 재미나니, 방금 돼지고기 김치찌개 먹었으면서 말입니다, 이걸 어쩝니까. 흑흑흑....
오늘은 모듬회에 쐬주! 결정했습니다!! ㅋㅋ

다락방 2021-12-17 12:13   좋아요 5 | URL
저는 아직 점심 전이고 이제 먹으러 나갈건데 방금전까지 고등어구이 생각하고 있었다가 폴스타프 님 댓글보고나니 김치찌개 먹을까... 하고 갈등하게 되네요? 흐음. 김치찌개는 집에 가서 내가 해먹고 점심은 고등어구이 먹어야겠어요. 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12-17 12:18   좋아요 4 | URL
저도 폴스타프님처럼 댓글 달고 싶었는데 좀 눈치가 보여서 ㅎㅎ~
저는 저녁에 연어회에 맥주입니다^^

다락방 2021-12-17 12:36   좋아요 4 | URL
저는 도대체 오늘 저녁은 뭘 먹어야 한단 말인가..고민하다가 폴스타프님 댓글에 힘입어 김치찌개를 해야지 했다가 지금 막, 김치찜으로 정했습니다. 들기름 넣고 김치 넣고 팍팍 끓여서 김치찜 해가지고 밥 위에 척 올려놓고 먹어야겠어요. 아 밥도둑.....

페넬로페 2021-12-17 12:2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꼭 꼭 음식에세이 책 내 주세요^^
성수선의 ‘우리 먹으면서 얘기해요‘ 책 읽었는데 다락방님이 더 잘 써 주실것 같아요**
넷플릭스에서 seeing Allred 봐야겠어요^^

다락방 2021-12-17 12:21   좋아요 6 | URL
어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음식 얘기하는 거 좋아하는 분들이 더러 계신데 페넬로페님도 그중 한 분이시군요? 껄껄. 감사합니다! 이 건에 대해서라면 출판사에서 접근하는 즉시 수락할 의향이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12-17 12:31   좋아요 6 | URL
저도요, 저도요!
정치색 배제하고 얘기하건데, 다락방 >>>......>>>> 황교익 아니겠습니까.
황이 맨날 한다는 말은 (이런 건 제가 또 유심히 봅니다.) 맛~있지요. 일품이죠. 그럼요.
이게 무슨 맛 칼럼니스틉니까.
며칠 전에 할리 데이비슨 타고 다니는 요리사 신계숙이 EBS 나와서 묘사를 하는데,
잉크 있잖아유. (이이 고향이 당진 합덕이거든요.) 그걸 물에 한 방울 똑, 떨어뜨리면유, 잉크가 물에 화악 번지는 거 있쥬? 입에서 이 맛이 그렇게 확 퍼지는 거예유.
시래기였습니다. 교황이 김대건 신부 생가에 왔을 때 내온 음식이라는데, 시래기를 먹고 이렇게 얘기하는 겁니다. 이때부터 전 신계숙을 사랑하게 됐답니다.
다락방 님, 음식 에세이 내시면, 제가 에세이 무지 안 좋아하지만 무조건 사 읽겠습니닷! 음식 얘기잖아요!!

다락방 2021-12-17 12:35   좋아요 7 | URL
저 신계숙 교수님 왕팬이에요! 그분 맛터사이클 다이어리 놓치지 않고 다 봤답니다. 엄마도 좋아하세요. 음식 맛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맛깔지고 여행지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막 말걸고 다니는 것도 좋고요, 모터사이클타고 방방곡곡 누비며 다니시는 것도 너무 좋아요. 으흐흐흐흐.

그러니까 제가 음식 에세이를 낸다면 일단 두 권..은 팔리겠네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초판 2,000부 찍어서 일단 두 권은 팔았고!! >.<

유부만두 2021-12-17 14:47   좋아요 3 | URL
음식 책 사먹는 절 잊지 마세요. 닉에오 음식이 두 가지나 있답니다. ^^

다락방 2021-12-17 14:48   좋아요 2 | URL
세 권 팔리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앗싸!!

새파랑 2021-12-17 13: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역시 2인분, 자기애의 다락방님이군요~!! 맞습니다 잘먹어야 합니다 ^^ 그런데 점심을 드셔서 그런지 빼갈(?)이 안보이네요 😁

다락방 2021-12-17 14:23   좋아요 3 | URL
1. 점심이어서
2. 게다가 백신을 맞아서
술과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짜장면은 역시 소주인데 말입니다.. 크- 저는 소주가 좋아요.
새파랑 님은 술 좀 하십니까?

새파랑 2021-12-17 14:41   좋아요 2 | URL
제가 술과 책에는 진심입니다~!! 그래도 역시 한국인은 소주죠 ^^ 갑자기 땡기네요 ㅎㅎ
작가님의 백신 후유증이 없기를 바라겠습니다. 세번째 책은 음식에세이로~!!

다락방 2021-12-17 14:48   좋아요 3 | URL
아 새파랑님.. 반갑습니다! 전 진짜 소주가 너무 좋아요. 흑흑 ㅠㅠ 소주 만세입니다! >.<

책읽는나무 2021-12-17 13: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군만두가 꽃군만두였군요??
그래서 비싼 것이었어!!!🤔🤔
간짜장도 맛있어 보이군요~어제 나도 간짜장 시키려다 아들은 짜장,전 짬뽕 시켜 먹었었죠.
어젠 겨울 비가 내렸었거든요~
만두는 비쥬얼이 맛나 보입니다.
8개나 다 자셨다면 저녁 굶으셨죠??ㅋㅋㅋ
음식 에세이 내신다면 저도 사서 읽겠습니다^^

필리스 체슬러!!!
또 새로운 인물을 알게 됩니다.
어서 읽어야 하는데 다른 책들과 함께 읽으니 진도가 빨리 빨리 안나가네요ㅜㅜ
오늘부터 뿜뿜!!! 해야 겠어요...^^

다락방 2021-12-17 14:23   좋아요 4 | URL
전 이집 간짜장이 너무 좋아서 간짜장 먹고 싶으면 이 집 가거든요. 근데 어제는 소스가 좀 부족하게 느껴졌어요. 양파만 잔뜩이고 ㅠㅠ
짜장면에 만두까지 먹고 배터질 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녁을 굶어야 한다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죠? 안됩니다. 그러면 안됩니다! 저녁 먹고 타이레놀 먹고 잤습니다. 타이레놀 효과 너무 좋아요. 아픈거 다 진정시켜줬어요. ㅠㅠ

필리스 체슬러 [여성과 광기] 말고는 번역된 책이 많지 않은데 이 책의 서문 보니까 저작이 엄청 많더라고요. 죄다 번역되어 나왔으면 좋겠어요. 자, 열심히 독서합시다! 빠샤!

책읽는나무 2021-12-17 16:14   좋아요 2 | URL
왜 타이레놀까지???
너무 많이 먹어서 탈 나신 건가요?
하려고 했더니....
아...3차!!!!ㅜㅜ
어르신들 말씀으론 3차는 좀 수월했다고 하시던데....그래도 백신이라 좀 힘드셨군요?
지금은 괜찮으신 건가요?
나도 연말쯤 맞아야 하는데...ㅜㅜ

오늘 저녁은 무조건 칼퇴 취침 하셔야 겠습니다!!!!

미미 2021-12-17 13: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벌써 저 멀리까지 읽으셨을까 두근두근하며 읽었어요.ㅎㅎㅎ저도 첫번째 발췌문 읽고 좋았는데 이런 지식인들도 미친사람 취급당하는 상황이 아프게 와닿더라구요. 책장정리하고 있는데 얼른하고 읽어야겠어요!! 북펀딩 기대됩니다~♡

다락방 2021-12-17 14:20   좋아요 4 | URL
어제 점심 먹으면서 글로리아 올레드 다큐 보는데 필리스 체슬러랑 묘하게 겹치더라고요. 검색해보니 태어난 시기도 1년 차이고요. 지금 여든 되셨을텐데 그간 치열하게 미친여자, 악마 소리 들어가며 싸워오신게 너무 대단하고 존경스럽고 감사하고 그렇습니다. 북펀딩 진짜 했으면 좋겠어요! ㅜㅜ

독서괭 2021-12-17 14: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글로리아 올레드? 참 멋진 사람이네요. 번역서는 없지만, 다락방님 하면 또 원서 모으기로 유명하신 분 아닙니까? 일단 원서로 주문하시는 건가요? ㅎㅎ 넷플릭스는 다큐인가요?

다락방 2021-12-17 14:19   좋아요 4 | URL
네 넷플릭스 다큐입니다. 한시간 반. 재미있어요. 사실 울컥하는 부분이 훨씬 더 많지만요.
안그래도 원서 사서 쟁여두고 싶었는데 아니 글쎄, 페이퍼백은 품절이고 3만원 훌쩍 넘는 하드커버만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포기했습니다... 나중에 번역본으로... 훌쩍 ㅜㅜ

유부만두 2021-12-17 14: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백신3차 맞고 졸고 앉았습니다;;;; 졸리고 뻐근해요.
올레드 다큐를 본 적 있어요. 일하는 모습이 강렬했어요.

다락방 2021-12-17 14:48   좋아요 5 | URL
아, 졸린게 저만 그런게 아니군요!
저 어제 저녁에 열나고 팔,어깨,목 다 아팠거든요. 오늘 아침에 출근할 때는 바람이 저를 막 때리는 것 같고 그래서 아 집에 갈까, 조퇴할까 했는데, 와, 신이 만들어주신 약, 타이레놀 먹으니 잠잠해지더라고요. 타이레놀 넘나 감사해요 ㅠㅠ 유부만두 님 타이레놀 드셨어요? 타이레놀 드세요. 아침에 너무 괴로워서 정신 나갈뻔 했는데 타이레놀 두 알 먹으니 살 것 같아졌어요...

올레드 다큐보는데 중간에 한 피해자가 ‘올레드 너무 착한데 사람들은 나쁘게 본다‘라고 했더니 올레드가 ‘내가 착한 건 비밀이에요, 무서워 보여야해요‘ 라고 해서 코끝이 찡해졌네요 ㅠㅠ

바람돌이 2021-12-17 15: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의 오늘이 비록 충분히 아름답지 않다 하더라도, 이만큼의 삶의 자유를 누리는데는 수많은 사람들의 열정과 희생과 싸움이 있었다는것을 또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글로리아 올레드 기억해야 하는 이름이군요. 넷플에 프로그램이 뜨던데 이번 주말에 봐야겠어요. ^^
저도 어제 짜장면이 먹고 싶은데 집구석에서 게임돌이 하는 것들이 짜장면이 아니고 짜파게티를 먹겠다고 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짜파게티로..... 다락방님과 저의 거리가 간짜장과 짜파게티만큼의 거리인듯 느껴져 슬퍼요. ㅠ.ㅠ

다락방 2021-12-18 21:39   좋아요 1 | URL
네, 글로리아 올레드는 기억해야 하는 이름인데 국내에 책이 한 권도 없네요. 책으로 꼭 읽어보고 싶어요. 그녀가 지나갈 때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게 참 인상 깊었어요. 그녀에게 두려운 유일한 일은 아직 해야할게 많은데 죽음에 가까워지는 거라고 하더군요.

와 그러고보니 짜파게티 안먹은지 되게 오래됐네요. 짜파게티는 귀찮아서 잘 안끓여먹게 되더라고요. 내일 장칼국수 끓여먹어야겠어요. 후훗.

mini74 2021-12-17 1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막 분노하며 읽다가 어 군만두 맛있겠네에서 그래 다락방님 음식에세이 재미있겠다 에서 신계숙님 음 멋지시지. 음식이며 오토바이며 재미난 입담까지. 그럼 저녁은 자장면? 분명 책 리뷰를 읽었는데 마지막에 저녁메뉴가 해결됐습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1-12-18 21:40   좋아요 1 | URL
짜장면은 맛있게 드셨습니까, 미니 님. 후훗.
저는 저녁에 밀푀유나베 먹었습니다. 백신맞은지 오늘로 삼일차라 술은 꾺 참았고요. 술을 안마셨더니 책을 읽을 수도 잇고 그래서 간식도 먹고 있습니다. 맘모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