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라 크리드의 여성괴물 을 다 읽었다. 책 속에 언급된 영화를 딱히 보고싶진 않다. 어떤 영화는 줄거리를 아는 것만으로도 너무 끔찍하고 상상하기도 싫어서. 특히 <브루드>라는 영화는 막상 보고나면 그렇게 끔찍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무슨 배에 달린 주머니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아 너무 싫어 ㅠㅠ <캐리>도 도무지 피 뒤집어쓰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에일리언>은 일전에 다시 보기 시도했다가 이내 포기했더랬다. <사이코>는 사실 좀 보고 싶긴한데... 샤워씬을 훔쳐보는 살인자 남성..이 나오는 장면이 견디기 너무 힘들것 같다 ㅠㅠ


그렇지만, <더럽혀진 violated, 1985> 라는 영화는 보고싶었다. 이 영화 만큼은 보고 싶어서 검색해보았는데 결과물이 나오질 않는다. 굿 다운로드 받아서 볼건데 아무데도 없어. 



<더럽혀진>(1985)은 강간-복수 영화의 가장 독특한 예를 보여준다. 강간 피해자였던 한 무리의 여성들이 서로 결속을 다진 뒤, 감옥에서 출옥하여 다시 강간을 저지르는 강간범들을 응징하기로 결정한다. 경찰관과 외과 의사를 포함하는 다양한 직업의 여성들이 이 그룹의 멤버로 참여한다. 경찰관은 지속적으로 강간을 저지르는 남자들의 이름과 거처를 알아낸다. 여성들은 술집에서 목표물에 접근하고 술에 수면제를 넣은 뒤 그들을 외과의사의 집으로 납치해 오는데, 외과의사는 자신의 집 지하에 수술실을 마련해 놓았다. (외과의사의 어린 딸은 성범죄 후에 출옥한 남자에 의해서 강간당한 뒤 살해당했다.) 외과의사는 수술을 통해 남자를 거세하고, 그들은 다음 날 술집이나 공원에서 무슨 일이 있어쓴지 기억하지 못하는 채 깨어난다. 경찰은 도움을 청하는 남자들에 대해서 거의 동정을 느끼지 못하며, 심지어 그들은 이와 관련해서 신고 된 사건들을 '폭행'이라고 기록해야 할지 '강도'로 기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농담을 한다. 이 하위 장르의 다른 모든 영화들처럼 여성들은 처벌받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행위에 있어 정당한 것으로 그려진다. -p.233-234



강간범을 응징하는 영화는 내가 아는것만 해도가장 최근에는 (아직 나도 보진 못했지만) <프라미싱 영우먼> , <리벤지>가 있다. 

















<프라미싱 영 우먼>은 강간당한 친구를 위해 복수하고 <리벤지>는 자신이 강간한 것에 대해 복수한다. 책 속에서 <네 무덤의 침을 뱉어라>의 강간장면이 너무 여성혐오적이라고 지적하는데(이건 이 영화의 리뷰를 찾아봐도 많이 지적된다), <리벤지>는 그 영화에서 여성혐오적 장면을 빼고 만들어낸 영화인 것 같다.


강간당한 것에 대한 복수를 떠올리면, 나는 <쇼걸>이 생각난다. 한참 전에 본 영화라 아마 그 당시에 더 인상 깊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쇼걸로 춤을 추며 살아가던 주인공이 큰 쇼의 주연을 맡으면서 인기를 끌게 되고 그래서 큰 파티에도 초대 받는다. 주인공 덕에 그 파티에 참가하게 된 주인공의 친구는 그 파티에서 자신이 언제나 동경해왔던 남자 가수를 보게 되고 이에 우리의 주인공은 흥분하고 즐거워하는 친구에게 그 가수를 소개시켜준다. 가수는 자신의 팬이라며 자신을 따르는 팬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 폭행하고 강간한다. 주인공은 친구가 동경하던 가수로부터 강간당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 가수를 찾아가 폭력으로 응징하는 거다. 















이 영화에 대한 정희진 쌤의 평도 생각난다.




이 영화의 주제는 벗은 몸을 보여 주어 남성 관객의 시선을 만족시키는 데 있지 않았다. 오히려 쇼걸들의 연대와 자매애를 강조했기 때문에 돈벌이에 성공할 수 없었다(남성 사회의 관객들은 여성의 단결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희진, <페미니즘의 도전> 中











찾아보았는데, 저 영화는 실패가 아닌데 실패라고 했다고 정희진을 돌대가리라고 하는 글도 보았다. 네.... 정희진을 돌대가리라고 하다니.......



무엇보다 책을 읽고 싶다. 바바라 크리드가 '슬래셔 영화에 대한 뛰어난 연구' 라고 칭한 '캐롤 J. 클로버'의《그녀의 육체, 그 자신:슬래셔 영화에서의 젠더》라는 책.



그러나 심지어 많은 수의 남자와 여자들이 살해당해서 죽음을 맞이하는 영화에서도, 질질 끄는 이미지는 필수불가결하게도 여자들이다. 남자의 죽음은 언제나 신속하다. (…) [그리고] 여자의 죽음보다 더 거리를 두고 보여지거나, (예를 들어 어둠이나 안개 때문에) 희미하게 보여지며, 그도 아니면 전혀 보이지 않도록 스크린 밖에서 벌어진다. 반면에 여자의 살인은 더 가까이에서, 더 시각적으로 자세하게, 그리고 더 길게 그려진다. (클로버, 1989, 105)-p.236



검색해보니 캐롤 클로버의 책은 저 제목으로는 없고 이런 걸로 있다.

















언급된 《그녀의 육체, 그 자신:슬래셔 영화에서의 젠더》는 독립된 책이 아니라 논문인것 같고, 뒤의 참고문헌을 보니 James Donald 의 이 책에 실려있는 것 같다.
















아, 너무 읽고 싶다. 출판사 여러분들. 이 책들 좀 번역해주세요. 특히 캐롤 클로버의 책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로 선정할게요. 이거 선정하면 열 명 정도는 살겁니다!! 열 개 믿고 번역해 출판하긴 좀.. 거시기한가요? (그렁그렁)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미 사둔 크리스테바의 공포의 권력이나 읽어라, 나여... 



아무튼, 출판사들, 잘 좀 부탁드립니다. 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괭 2022-03-29 1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출판사는 이 열정에 가득한 다부장님을 위해 번역출간 검토해주세요!ㅎㅎ

다락방 2022-03-31 08:24   좋아요 3 | URL
출판사들이여, 더 열심히 일하라, 더, 더!! 얼른 이 책 번역해서 출판하라, 출판하라!! ㅋㅋㅋㅋㅋ

mini74 2022-03-29 1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더럽혀진! 궁금해요. 특히 처벌받지 않는다가 맘에 들어요 ㅎㅎ

다락방 2022-03-31 08:25   좋아요 2 | URL
더럽혀진 궁금한데 검색 자체가 안되네요 ㅠㅠ 저는 충분히 돈 내고 볼 의향이 있는데 말입니다.

공쟝쟝 2022-03-31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크리스테바 앓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아 나 미쳤나봐 ㅠㅠㅠㅠ

다락방 2022-04-01 05:45   좋아요 1 | URL
공포의 권력 고고??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4-01 08:09   좋아요 0 | URL
어쩌지 ㅋㅋ 전 사랑의ㅜ역사여 ㅋㅋㅋㅋㅋ 더비싸다 ㅋㅋㅋ

다락방 2022-04-01 08:10   좋아요 1 | URL
난 공포의 권력 샀다요 ㅋㅋㅋㅋㅋㅋㅋ 사랑의 역사 비싸네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4-01 08:19   좋아요 0 | URL
무려 사랑이니까…. 읽고 쓰는게 사랑이래요 ㅋㅋ 크리스테바에겐…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아직 3월이 며칠 남아있어서 여러분의 완독 소식이 느린거겠죠? 현재까지 완독했다 하신분은 미미 님.. 한 분이신게 현실입니까? 오늘내일 중으로 제가 완독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려운 책 읽느라 여러분이 고생이 많아요. ㅠㅠ 미안...


자, 2022년의 책 목록을 공유합니다. 아마도 이미 읽은 분들도 계실것 같지만,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들을 제가 나름대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계속 생각하고 미친듯이 생각해서 결정했습니다. 12월까지 신간이 나오는 걸 봐서 수정할 수도 있겠지만, 해외에 계신 여러분들을 생각하면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아요. 배송 시간도 엄청 걸리다보니 12월까지 일단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4월은 '김주희' 의 《레이디 크레딧》 입니다.
















이 책은 성매매 산업이 작동하는 방식과 자본의 축적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같이 읽어봅시다. 더불어 이 책과 같이 읽으면 좋을 책들을 함께 공유할게요.

















그간 이 책은 좀 얇다, 이 책은 쉬울 것 같다, 이 책은 재미있다 하면서 항상 다음달 책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가볍게 시작하지만 언제나 무거워지기 때문에... 함부로 또 얘기해서는 안되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레이디 크레딧은 좀 쉽고 재미있지 않을까요? 기대해봅니다.



5월, '도나 해러웨이' 《해러웨이 선언문》
















사실 제가 가장 걱정하는 책이 바로 이 해러웨이 선언문 입니다. 책 소개를 보면 '인간과 동물과 사이보그에 관한 전복적 사유' 라고 하는데.. 일단 저는 '사이보그'에서 눈이 핑핑 돌아버리고 게다가 그것에 대한 '전복적' 사유라니.. 아니, 전복적 너무 어렵지 않나요. 그렇지만, 우리가 어렵다고 도망가서는 안됩니다. 안돼욧!! 해러웨이 선언문은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한번쯤은 읽고 넘어가야 할 책이라고 생각되는 바, 자 우리 어렵더라도 한 번 해봅시다. 어쩌면, 생각보다 쉬울지도 몰라요..(영혼 없음)



6월, '거다 러너'의 《가부장제의 창조》

















가부장제의 창조는 일전에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서 함께 읽었던 책이니 그 때 함께했던 사람들에게는 재독이 될겁니다. 그러나 이 책에 대해서라면 재독을 원하는 분들도 계시고 또 언제든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 터라, 이번 6월에 함께읽기로 하겠습니다. 


이렇게 읽었던 책들 중에서 재독으로 선택하게 되는 책들이 있는데요, 내년에는 '실비아 페데리치'를 다시 한 번 같이 읽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내년에도 쭈욱 합시다. 오케?



7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8월, '에리카 밀러'의 《임신 중지》
















9월, 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의 연구총서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하면서 혼자 완독하기 어려운 여성학 고전을 같이 읽어왔고 또 그 일은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여기에 존재하면서 현재의 상황을 보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이에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에 대한 상관관계를 알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 넣었습니다. 여러분, 같이 읽어봅시다.



10월, '게일 다인스'의 《포르노 랜드》















제가 그동안 계속 포르노 관련 책을 같이 읽겠다고 얘기해왔던 바, 10월에는 포르노랜드를 함께 읽도록 하겠습니다. 포르노 관련이라면 저는 고전으로 통하는 드워킨의 책이나 맥키넌의 책을 같이 읽고 싶었는데 이 책들이 다시 나올 생각을 하질 않네요. 10월 전에 혹여라도 그 책들이 출간된다면 그 책들로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게일 다인스의 이 책을 읽고 내년에라도 드워킨이나 맥키넌의 책이 나오면 그 때 또 한번 포르노 관련 책을 읽도록 하겠습니다.

게일 다인스의 포르노랜드의 장점이라면 드워킨이나 맥키넌보다 훨씬 더 현재를 다루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




11월, '산드라 길버트, 수전 구바'의 《다락방의 미친 여자》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읽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은데 절판이라 그간 다들 발만 구르고 이었지요. 이 책의 개정판 소식을 들었던 바 이 책의 개정판이 나오는대로 함께 읽도록 하겠습니다. 11월에 넣어두었으니 그 전에 개정판이 나오기를 바라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책에는 제인 오스틴, 샬롯 브론테의 작품들이 언급됩니다. 계획대로 우리가 11월에 읽게 된다면 아직 조금 시간이 있으니, 여러분, 수시로 오스틴과 디킨슨과 브론테 자매들의 책을 읽으면서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맞이할 준비를 합시다.

여러분 움직여, 움직여!!!



12월, '니나 브로크만, 엘렌 스퇴켄 달'의 《질의 응답》
















12월은 그동안 빡센 책들 읽어온 여러분들을 조금 쉬게 해주자는 의미로, 그렇다고 또 책을 아예 안읽으면 공부의 감각을 잃을지도 모르니까, 질의 응답으로 하겠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몸을 우리 생각보다 많이 모를겁니다. 그러니 한 번 이번 기회에 읽어봅시다.




위의 책들을 읽는 해당하는 달에는 제가 아는대로 같이 읽으면 좋을 책들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책들에 어떤 책들을 같이 읽으면 좋을지 머릿속에 다 있는데, 해러웨이 선언문...은 없다........ 성의 변증법??



아무튼 책 선정 하는게 오늘 하루 뚝딱 되는게 아니라 길고 오래 생각합니다. 아 이걸 하면 어떨까 이건 어떨까 나름 메모도 하고 기억도 해뒀다가 얼추 몇 권 됐다 싶으면 이렇게 리스트업 하게 되는데요, 대부분 저도 읽지 않은 책들이다보니 사실 이 책들의 내용이 어떨지 저도 잘 모릅니다. 읽었다가 뭐 이런 책이 다있담?? 하게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그런대로 또 비판을 합시다. 



그나저나 같이 읽으면 좋을 책들도 다이어리에 메모하고 그 과정에서 오늘 책 일곱권 산 거 안비밀... ㅠㅠ 아 여덟권 샀나? ㅜㅜㅜ 책 산건 다음에 인증샷으로 올릴게요. 그럼 여러분 힘내요!!


댓글(52) 먼댓글(4)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5월, 해러웨이 선언문
    from 마지막 키스 2022-04-28 09:39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5월의 책은 '도나 해러웨이'의 《해러웨이 선언문》입니다.책이 두 권 링크되어 있어 두 권짜리인가 염려하실 분들을 위해 설명해드리자면, 오른쪽 링크는 전자책 입니다. 전자책으로 읽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이 책은 아주 어려울 것 같지만, 그러나 여성주의 공부를 함에 있어서 한번쯤은 읽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저는 이 책을 책장에서 꺼내두었는데요, 책 뒷표지에 정희진 선생님의 추천사가 있더라고요. 정희진 쌤이 가장
  2.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6월, 가부장제의 창조
    from 마지막 키스 2022-05-31 10:11 
    아니, 이 페이퍼까지 쓰면 오늘 총 세 개의 글을 쓰네. 리뷰 하나, 페이퍼 둘. 세상에 글 제조기여 뭐여.. 아무튼,6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는 '거다 러너'의 《가부장제의 창조》입니다. 여성주의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 책도 언젠가 한 번은 꼭 읽어보겠다! 생각하신 분이 많으실텐데요, 그러나 두꺼운 분량에.. 뒤로 미루거나 중단한 분들 역시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 이번 기회에 도전!!도나 해러웨이 책이 너무 어려운데도 여러분 다들 열심
  3.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7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from 마지막 키스 2022-06-30 08:13 
    7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6월 한달도 가부장제의 창조 읽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여러분. 어제 그제 다 읽었다는 북플이 쑥쑥 올라오더라고요. 가부장제의 창조는 제가 역사 바보라서 그런지 읽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그래서 틈틈이 여러분들이 올려주시는 글들이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7월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입니다. 이미 이 책을 읽으신
  4.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8월, 임신중지
    from 마지막 키스 2022-07-27 17:32 
    여러분, 안녕?8월이 곧 오네요. 샤라라랑~ 아름다운 8월이지만, 우리가 읽을 책은 아름다운 것과는 거리가 먼 책이 될듯 합니다.그것은 바로바로~ '에리카 밀러'의 《임신중지》!!우리, 뜨거운 8월에 임신중지 읽으면서 뜨겁게 분노하고 뜨겁게 으르렁 댑시다.으르렁~ 어흥~~ 7월 도서 완독 인증과 글이 쭉쭉 올라오고 있네요.다 읽은 분들 수고하셨습니다.아직 읽고 계신 분들도 힘내세요.빠샤!!그러면 저는 내일 오전, 아무말 페이퍼로 돌아오겠습니댜.슝-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공쟝쟝 2022-04-02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다시 들어와서 다시봐도 너무 좋은 리스트다.. 나야, 올해에도 진짜 꼭 다 읽어야해. 다짐하자 나야.!!! 힘내 나야 힘내자!

나비 2022-04-07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여성괴물>진짜 꼭 읽으려다가 초반에 아브젝션 보다가 혼미해져서;; 포기하고 ㅠㅠ 레이디 크레딧을 시작했어요... 2022년에 전부 다..는 참여못해도 꼭 꼭 참여하고 싶어요~~ 다락방님 항상 감사해요!!

다락방 2022-04-07 15:24   좋아요 0 | URL
네네, 나비 님.
레이디 크레딧 벌써 시작하신 다른 분들고 계셔서 글도 올라오니 참고하면서 읽으시면 도움이 될겁니다. 나비님, 화이팅이요!! >.<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여성괴물>의 1부중 4편은 자궁을 다룬다. 영화는 <브루드>















내가 보지 못한 영화인데 책을 읽노라면 앞으로도 보지 않을 영화이다. '한 배brood'에서 태어난 생명체들이 사람을 죽이는 장면들이 보여지는데, 그 생명을 태어나게 한 사람은 인간 여자인 '놀라'. 놀라를 위협하는 사람은 이 생명체 무리들로부터 살해당한다. 영화속에서 놀라의 배 주변에 '섬뜩한 주머니들'이 매달려있고 거기에서 이 생명체들이 태어난다고. ㅠㅠ 아 너무 보기싫다 진짜. 상상하기도 싫어. 바바라 크리드는 이 영화의 줄거리와 장면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이 영화가 암시하는 바는 남자가 없다면 여자는 오직 돌연변이에 흉악한 자식밖에 낳지 못한다는 것이다. -p.95



이 책에서 여성괴물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여러 영화들을 가져오면서 바바라 크리드는 남성이 끊임없이 세상에 주입시키고자 하는 메세지에 대해 분석해 들려준다. 나는 아직 끝까지 다 읽지 못했지만, 그중에서도 이 자궁에 대한 부분이야말로 압권이고 날카롭다고 생각했다. 자궁을 갖고 있지 않은 남자들이 끊임없이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영화를 만든다거나 혹은 여자가 괴물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장면들을 보여줌으로써 여성에게만 있는 자궁은, 남성이 없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걸 보여준다. 그런데 끊임없이 그런 메세지를 전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기능인것은 알고 있다. 그런데 그걸 여성만 할 수 있다? 그거 그렇게 대단한 거 아니다, 남자 없으면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하며 축소시키고 비하해버리는 것. 만약 남성들이 자궁을 갖고 있고 출산을 할 수 있었다면 아마 지금 세상에 존재하는 영화들 중에 아주 많은 것들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가 갖고 싶은데 나는 가질 수 없어, 그러니 가진 너를 깔아뭉갬으로써 나의 열등감을 극복하겠다.

되고 싶지만 될 수 없기 때문에 드러나는 혐오.


프로이트는 남성을 공포로 물들이는 것은 특히 여성의 거세된 외양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영화들을 얼핏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겉으로 보기에 그로테스크하게 부풀어 오른 임신한 자궁이 성적 타자‘로서 여성에 대한 끌림과 두려움을 일깨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명을 창조하고자하는, 즉 출산하고 싶은 남성의 욕망은 작동 중인 더 깊은 욕망을 보여준다. 그들은 여성이 되고 싶은 것이다. - P116



자, 바바라 크리드가 브루드라는 영화를 통해 하는 말을 좀 더 들어보자.



그렇다면 어머니의 어떤 욕망이 <브루드>에서는 허용할 수 없다고 가정되는 것일까? 첫째는, 그것이 의식적이든 그렇지 않든, 남성의 도움 없이 아이를 낳고자 하는 여성의 욕망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자신의 욕망, 특히 화를 표현하고자 하는 여성의 욕망이다. 단성생식의 출산은 야만적으로 그려지고 자식들은 단명한다. 래글란 박사의 환자들이 그들의 분노를 표현할 때에는 대체로 물처럼 끓어오르거나 피부 조직의 손상을 보이는 반면, 놀라의 몸은 다른 형태의 생명체, 기형인 아이들의 무리를 출산한다. 여성이 자신의 화에 대해 육체적 표현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생래적으로 파괴적인 과정으로 표현된다. 영화는 여성의 분노에 대해 두 가지 가능한 이유를 제시한다. 하나는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에게 당했던 아동학대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딸들을 지켜내지 못한 아버지들의 실패이다. 놀라의 어머니는 놀라를 공격했다. 이제 놀라는 캔디를 공격한다. 그러나 영화는 딸을 신체적으로 해치려는 어머니의 욕망에 대해 그 근원을 탐구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런 분노가 유전되는 병인 것처럼 모계를 따라 내려온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아버지는 마치 그게 천성인 양 나약하게 그려진다. - P97



캔디가 잡혔을 때 래글란 박사가 ‘어떤 의미에선 캔디도 그들 중 하나다라고 말한 것에 주목해 보면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할수 있다. 어머니로부터 딸로 전해지는 병은 바로 여성이라는 병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비체적 존재,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 출산 기능에 의해서 완전히 지배되는 존재. <브루드>에 등장하는 어머니의 자식들은 어머니에게 너무 많은 권력을 주었을 때 벌어지는 끔찍한 결과를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단성 생식이라는 극단적이고 불가능한 상황은 억제되지 않는 어머니의 힘이 주는 공포를 강변하는데 이용되었다. 단성생식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여성은 자기 자신의 기형적인 유전자만을 출산할 것이라고, 영화는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왜 어머니로서의 기능이 비체로 구성되는가에 대한 두 번째 이유 역시 끔찍하다. 생명을 출산할 수 있는 여성의 능력은 그녀를 동물의 세계와 탄생, 타락, 그리고 죽음이라는 위대한 순환에 직접적으로 연결시켰다. 남성은 스스로와 자연 사이의 연결을 자각함으로써 죽음을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운명과 상징계 질서의 유약함을 떠올리게 된다. - P98



나는 이 책을 읽는게 너무 재미있다. 무섭고 끔찍하지만 재미있다. 다른 여성학책들과는 다른 접근 방법을 쓰지만, 그러나 이 책을 읽어나가노라면 여성혐오에 대한 남성들의 심리와 그것을 드러냄으로써 보여지는 메세지들을 읽을 수 있다. 



위에서도 '어머니로부터 딸로 전해지는 병은 바로 여성이라는 병'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에 대해 바바라 크리드는 영화 <캐리>를 가져오면서 다시 한 번 얘기한다. 캐리의 엄마는 '여성의 죄를 울부짖으며, 캐리와 그녀가 '여성의 나약하고 교활하며 죄스러운 영혼'을 용서받기 위해 어떻게 기도해야만 하는가에 대해서 히스테릭하게 윽박지른다'(p.155)고 언급한다. 



그녀는 캐리에게 이브가 나약하고 갈까마귀, 혹은 성교의 죄를 세상에 풀어 놓았기 때문에, 신이 첫째로 '피의 저주', 둘째로 '임신의 저주', 그리고 마지막으로 '살인의 저주'로 이브를 벌했다고 이야기한다. 화이트 부인은 캐리를 이브의 딸 중 하나로 여기는 것이다. '그리고 이브는 여전히 회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브의 모든 딸들, 그리고 이브 위의 교활한 뱀은 매춘과 역병의 왕국을 건설했다.' 여자의 죄는 세습되는 것이다. 이런 견해는 <브루드>에서도 논의되었었다. 결국, 화이트 부인은 딸에게 좁고 어두운 벽장에 들어가 신에게 용서를 빌라고 강요한다. 성차별적인 종교적 원칙들을 연설조로 내뱉으며, 화이트 부인은 모든 형태의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악을 여자의 탓으로 돌린다. 그녀는 인류의 저주는 여자의 피를 따라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흐른다고 믿는다. -p.155

















스티븐 킹의 <캐리>는 너무 무서울까봐 읽어볼 엄두가 안난다. 워낙 영화가 유명해서 캐리가 돼지피를 뒤집어쓰는 장면은 영화소개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자주 보았었는데, 그 장면 자체만으로도 너무 끔찍해서 이 영화를 보고 싶지가 않다. 너무 무서워. 그런데 몇년전 채널을 돌리다가 '클로이 모레츠' 주연의 <캐리>의 뒷부분을 보게 됐다. 그 때 처음, 엄마가 캐리를 가두고 기도및 회개를 시킨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캐리에게는 염력이 생기고. 

캐리는 월경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어서 전혀 몰랐다가 월경이 시작되면서 학교에서 놀림감이 되는데, 캐리의 엄마는 캐리에게 월경에 대해 한 번도 말해준 적이 없었다고 한다. 월경을 비롯해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 태어났는데 내가 여성인 것 자체가 죄인 것이며 그 죄는 또 딸을 낳음으로써 전해진다. 으 끔찍하고 무섭다. 여자가 여자라는 죄는 세습되는 것.



캐리 궁금한데 너무 무서울것 같아서 읽어볼 수가 없네. 그런데 한 번쯤 읽어봐야 하는건 아닐까. 아니 그런데 너무 무서울 것 같아 ㅠㅠ 캐리 읽어보신 분들, 이거 많이 무섭나요? ㅜㅜ 


그런데 말입니다,















'산드라 블럭'과 '멜리사 맥카시' 주연의 영화 <더 히트>를 생뚱맞게 얘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극중 FBI 와 형사인 두 여주인공들은 업무를 하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업무 공유도 잘 안되고 부하직원들이 말도 잘 안듣고 숱하게 여성혐오에 직면하게 된다. 여성혐오에 앞장서는 남자들중 한 명은 백색증 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데, 그것에 대해 놀려대자 그 남자가 그러는거다. 


"나는 이렇게 태어난건데 그걸 가지고 욕하면 안되지."


그렇게 말하는 그 남자가 여자로 태어난 사람들을 혐오하고 있었다. 여성이 여성으로 태어난 것은 여성의 의지가 아니었는데, 태어날 때부터 그것이 죄이며 그 죄는 다음의 여성들에게 세습된다고 하니, 이보다 더한 억지가 세상에 어디있는가.


공포영화들 속 너무나 재미있는 <더 히트> 여러분, 강력추천합니다. 엄청나게 재미있어요. 최고임. 산드라 블럭, 멜리사 맥카시 만세!! 여러분이 짱이닷!! 















무서운 영화 너무 무서우니까 재미있는 영화도 올려야지. 멜리사 맥카시 주연의 영화 <스파이> 와 <고스터 바스터즈> 진짜 엄청 재미나요. 특히 스파이는 재이슨 스태덤의 똥멍충미를 볼 수 있다. 너무 좋음 ㅋㅋㅋ 



그나저나 캐리, 읽을까 말까.. 무서워 ㅠㅠ


<여성괴물> 아직 1부도 다 못읽었는데 시간이 자꾸 흘러간다. 휴.. 부지런히 읽어야지.



<프로테우츠 4>는 파괴적 힘으로서의 남성 지성에대한 흥미로운 비판을 제공한다. 프로테우츠가 수잔에게 말한다. ‘우리아이는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너에게서 배워야 한다. 여성이파괴로부터 지구를 구원할 가능성, 그리고 지켜갈 가치가 있는 인간적자질을 전달할 가능성을 지닌 인물로 그려지는 것이다. - P92

<인큐버스>에서는 여성 우주비행사가 외계 생명체에게 강간을 당한다. 이번에도 그녀의 수태 기간은 짧다. 이 기간 동안 그녀는 생고기에 대한 욕구에 사로잡히게 되고, 동료들을 살해해서 인육을 먹기 시작한다. 결국 그녀는 쌍둥이 소년을 출산한다. 영화는 그녀가 외계인 아들들을 데리고 지구로 향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1986년 판 리메이크 <플라이>에서는 여성 주인공의 애인인 과학자가 파리로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관객이 알게 되면서, 그녀의 임신에 대한 궁금증이 영화 후반부를 지배하게 된다. 이 공포는 주인공이 거대한 구더기를 낳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끔찍한 악몽으로 표현된다. 재생산 능력 때문에 여성은 자연의 세계로부터 멀리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을 강조라도 하듯이, 그 구더기는 그녀의 다리 사이로 미끄러져 나온다. 그녀의 생식 기능은 그녀를 비체의 자리에 위치시킨다. - P93

<마니토우>에서는 여성 주인공의 목에서 기괴한 종양이 자란다. 결국 그것은 사실상 자신의 부활을 제어할 수 있는 마녀 의사 마니토우의 태아임이 밝혀진다. 영화의 가장 끔찍한 시퀀스는 그녀의 기괴한 자궁/종양과 마니토우의 출생 장면에 집중되어 있다. - P93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놀라의 분노의 기원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그것은 남편이 그녀의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혐오감이었던 것이다. 원형적 여왕벌이자 재생산 기능을 수행하는 여성으로서 놀라는 남자를 불쾌하게 한다. 물론 다른 여성들과 비교해 볼때 놀라는 혼자서 아이들을 임신하고 혼자서 출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녀의 단성생식 자손들은 좀비와 닮았다. 그들은 자기 자신의 마음은 없고 완전히 어머니의 명령만을 따른다. 그들은 사실, 어머니 그 자신이다. 영화에서 아버지는 가족이 등장하는 모든 장면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이 영화가 암시하는 바는 남자가 없다면 여자는 오직 돌연변이에 흉악한 자식밖에 낳지 못한다는 것이다. 영화가 놀라를 양육의 희생양으로 재현한 것은 사실이지만, 또한 더 중요하게는 그녀 어머니의 희생양이었고, 그녀의 어머니는 또 그 어머니의 희생양이었으며, 상황은 계속 이런 식으로 계속되어 왔던 것이다.여성의 파괴적인 감정은 유전되는 것처럼 보인다. - P95

공포영화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괴물을 낳는 인간을 묘사함으로써 자궁의 비체적 본질을 착취한다. - P102

<브루드>에서 암 종양처럼 보이는 자궁은 여성 신체의 외부에 존재한다. 따라서 관객은 공포의 장면과 직접적으로 대면하게 된다. 놀라의 외부 자궁에 대한 비평적 반응은 흥미롭다. 로빈 우드의 관점에 따르면 태어나지 않은 아이, 놀라의 육체에 존재하는 거대한 이상 생성물은거대한 페니스의 외형을 지니고 있다(우드, 1981, 30). 폴 새먼은 그녀의 자궁을 악성 종양으로 보았다. 놀라는 ‘제왕처럼 그녀의 팔을 펼쳐 가운을 들어 올리고 자신의 몸에 붙은 암 덩어리 안에서 자라고 있는 태아들을 드러낸다(새먼, 1981, 30). 나는 여성의 자궁은 그것이 페니스나 암종양처럼 보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의 근원적 기능 때문에 공포스럽게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외계 생명체를 품고, 그것은 신체의 변형을 야기하며, 그것은 출산의 행위를 가능하게 한다. - P102

자궁은 본질적으로 소름끼친다. 그리고 가부장제의 담론은 여성의 육체를 상처입고, 불결하며, 자연/동물 세계의 일부분인 것으로 재현하기 위해 자궁을 이용해왔다. 놀라는 출산을 했기 때문에 불결할 뿐 아니라 태아의 피로 입술을 적셨다. 이는 그녀의 타락한 상태의 또 다른 증거이다. 놀라는 단순히 그녀가 살인하는 아이들을, 그런 돌연변이들을 낳았기 때문에 기괴한 것이 아니다. 그녀의 기괴함의 또 다른 원인은 그녀의 기괴한 외부 자궁으로 상징되는 어머니로서의 본질과의 동맹 관계에 있다.도서 강조되는 것은 생성, 변화, 확장, 성장, 변형이다. - P102

월경과 출산은 여성의 인생에서 그녀를 비체의 자리에 위치시켜온 두 가지 사건이다. 여성을 자연과 연결시키고 가부장제의 상징계 질서를 위협하는 것은 바로여성의 생식하는 몸이다. - P103

공포영화가 자궁을 괴물로 재현하는 두 번째 방법은 <브루드>와같이 여성이 비인간을 출산하는 것이다. 이런 영화들은 (<지킬 박사와하이드씨>, <프랑켄슈타인>, <너티 프로페서>, 그리고 <플라이>에서처럼) 새로운 생명체를 창조하려다가 괴물을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낳는 미치광이 남성 과학자를 그리는 영화들과 많은 특징을 공유한다.
샤론 러셀에 따르면 ‘여성들은 (<트로그>에서처럼 모/자 관계의 변형이나 괴물을 출산하는 행위를 통해서가 아니라면 거의 괴물을 창조하거나 그들을 통제하지 않는다(러셀, 1984, 117). 제라르 렌은 심지어 공포영화에는 미치광이 여성 과학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1979,
38). 그러나 이는 틀린 지적이다. <까다로운 여자>와 <저주받은 핏줄>에는 자연에 함부로 손을 대는 여성 과학자가 등장한다. 그러나 여성과학자들이 인공적인 환경에서 괴물을 만들어 내는 일은 거의 없다는것은 사실이다. 왜 그래야 하겠는가? 여성은 자기 자신의 자궁을 가지고있는데. - P114

자궁이 여전히 문화적 담론 안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이런 경향의 이유를 무지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더 그럴 듯한 설명은 여성의 자궁이, 그녀의 재생산 기능을 지닌 다른 기관들과 함께 성차를 의미하며, 그렇기 때문에 여성의 성적 타자를 공포에 몰아넣을 힘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신분석학이 여성의 외부 성기, 즉 그녀의 소위 거세된 기관을 성차를 보여주는 가장 끔찍한 증거로 주목하는 것은 흥미롭다. 그러나 여성의 출산할 수 있는 능력이 남성들에게 경외와 질투, 그리고 공포라는 다양한 모순된 반응들을 불러일으키는 핵심적인 차이를 구성한다는 것은 너무 분명하다. ‘원시‘
사회에서 남성이 출산의 행위를 흉내 내는 의만擬晩 관행은 (그들은 고통을 경험하고, 진통을 겪으며, 출산하는 자세로 쭈그려 앉는다) 남성이 여성의 출산 능력을 얼마나 중요하게 보았는가를 설명해 준다. - P116

세냐구뉴가 이 주제에 대해서 분명히 논의했던 것처럼, 의만 관행은 성차의 문제에 관해 토론할 때 여성의 거세된 상태만을 차이의 주요 기표로 언급해 온 관습적 접근에 문제를 제기한다(구뉴, 1983, 156-7). 하지만 프로이트는 남성을 공포로 물들이는 것은 특히 여성의 거세된 외양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영화들을 얼핏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겉으로 보기에 그로테스크하게 부풀어 오른 임신한 자궁이 성적 타자‘로서 여성에 대한 끌림과 두려움을 일깨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명을 창조하고자하는, 즉 출산하고 싶은 남성의 욕망은 작동 중인 더 깊은 욕망을 보여준다. 그들은 여성이 되고 싶은 것이다. - P116


댓글(29)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2-03-24 12: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캐리> 영화도 책도 그렇게 무섭지 않아요. 저도 공포영화 잘 못 보는 사람인데, <캐리>는 봤어요. <캐리>는 성장영화로도 훌륭합니다. 스티븐 킹 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캐리>는 그의 작품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할 작품이 아닌가 싶고요.

<샤이닝>(1980) 영화 봤어요? 전 <캐리>보다 <샤이닝>이 더 무섭던데...

다락방 2022-03-24 12:31   좋아요 1 | URL
저는 스티븐 킹 단편집 봤다가 무서워 잠을 못잔 경험이 있어서 그 후로는 스티븐 킹 작품 읽기 전에 막 잔뜩 쫄게 돼요. <샤이닝> 안봤는데 이것도 진짜 너무 볼 생각 없어요. 너무 무서울 것 같아요. <캐리>그 피 뒤집어쓰는 장면 때문에 너무 싫어서 ㅠㅠ 그런데 궁금하긴 하더라고요. 스티븐 킹이 소설을 잘 쓰긴 또 엄청 잘 쓰니까. 음 .. <캐리>는 그렇다면 용기를 내어 읽어봐야겠어요. 아오 너무 무서워. 캐리.. 라고 쓰는것도 무서워요. 어휴. 쫄보 ㅠㅠ

잠자냥 2022-03-24 12:38   좋아요 1 | URL
상상하지 마요! ㅋㅋㅋ 스티븐 킹 작품은 책을 덮고도 자꾸 상상하게 되는 바람에 더 무섭죠;;; 음...

저도 그 피 뒤집어쓰는 장면 때문에 오래도록 미루다가 서른 넘어서 봤는데요. 꼭 한 번 보세요.다락방님은 이것저것 더 숨어 있는 걸 잘 캐치하실 거 같아요 ㅎㅎㅎ 기회가 된다면 <샤이닝>도 와우... 이 영화는 사운드 죽이는 곳에서 보면 소리가 공포라는 걸 절감하실 거예요... 두 작품 다 영화 역사상 명작으로 꼽히니까 안 보고 지나가긴 섭섭하쥬~

캐리캐리캐리캐리캐리캐리!

무섭죠?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놀리고 싶다.

다락방 2022-03-24 12:52   좋아요 0 | URL
아니 캐리캐리캐리캐리.. 뭐죠? 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생각해봤는데요, 잠자냥 님 저 좋아하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3-24 13:0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intj는 좋아하는 사람을 놀린다더라고요. 그건 쟝쟝이가 인증해 줄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요즘 쟝쟝이 바쁜지 안 보이네요~

다락방 2022-03-24 13:50   좋아요 2 | URL
맞아요, 저 쟝님 글에서였나 본 것 같아요.intj 좋아하는 사람 놀린다고 ㅋㅋㅋ 잠자냥 님은 나 맨날 놀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계속 놀리세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3-25 09:56   좋아요 1 | URL
부럽네요 놀림당하는 다부장님 ㅋㅋ
전 스티븐킹 딱 한권 읽었는데 <별도 없는 한밤에> 였나.. 너무 무서웠습니다 ㅜㅜ 그런데 스티븐킹은 남자면서 <캐리> 같은 걸 어떻게 썼을까요?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네요.

다락방 2022-03-25 10:00   좋아요 2 | URL
<별도 없는 한밤에> 정말 재미있지 않던가요? 거기 실린 작품들 다 재미잇지만 저는 특히 남편이 연쇄살인범인걸 알았을 때 와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연쇄살인범 남편과 함께 살순 없고 그런데 그가 연쇄살인범인걸 세상이 알게 되면 내 자식들은 어떡하지.. 막 이런것 때문에 환장하겠는데 그러다보니 해결방법은 딱 하나더라고요. 그 남자가 죽어 없어지는 것. 크 -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제가 읽어보진 않았지만 <캐리>는 스티븐 킹의 초기작이니만큼 여성혐오가 툭툭 튀어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것>도 제가 너무 놀랄만큼 빻은 장면이 있었기 때문에 캐리는 아마 읽다가 짜증나는 지점들이 몇 부분 되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읽어봐야 알겠지만요.

잠자냥 님의 놀림에는 애정이 보여서 제가 참 흡족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3-25 13:01   좋아요 0 | URL
정말 재밌고 재밌어서 푹 빠진 만큼 무서웠어요 ㅜㅜ 전 운전하다 펑크 나서 내렸다가 연쇄강간살인범한테 잡혀갔다 살아나온 이야기가 젤 무섭더라고요 ㅠ 덮었다가 이대로는 도저히 못 잘 것 같아서 복수하는 마무리까지 보고야 잠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다락방 2022-03-25 14:59   좋아요 0 | URL
크- 맞아요. 그것도 재미있었어요. 도와주는 여자가 있는 것도 좋았고 자신이 경찰에 신고하면 세상이 피해자를 피해당해 마땅한 여자로 만들까봐 그것도 걱정됐던 여자의 복수극! 저도 그 중편집 참 좋아합니다. 거기에 그 단편도 실렸던가요? 아내 살해하고 나중에 쥐 환영 보는 남자 이야기? 크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어요.

독서괭 2022-03-25 15:22   좋아요 0 | URL
그건 모르겠어요~ 그 책 처분해버려서 확인이 안 되네요 ㅎㅎ 다락방님 신나게 말씀하시는 거 들으니 올 여름에는 스티븐 킹 한권 봐야겠다 싶네요. 추천 받습니다 여러분~😘

다락방 2022-03-25 16:09   좋아요 1 | URL
<돌로레스 클레이본>, <미저리> 좋았습니다, 독서괭 님!! 저는 조만간 <캐리>에 도전해볼까 합니다. 독서괭님도 캐리 어떠세요? 후훗.

독서괭 2022-03-25 19:03   좋아요 1 | URL
캐리..캐리는 저도 그 피칠갑 사진의 충격 땜에 손이 잘 안 갈 것 같은데요 다락방님 리뷰 기다려보겠습니다 ㅎㅎ 돌로레스는 예전에 영화 재밌게 봤어요. 책으로도 읽어보고 싶네요!^^

공쟝쟝 2022-03-26 14:19   좋아요 2 | URL
나 돌아왔어 잠자냥!!!!! 2월 말 부터 어제까지 죽음의 바쁨 구간이었어 ㅋㅋㅋㅋㅋ 오늘 부터 저녁이 있는 삶 북플하는 삶이야 ㅋㅋㅋ (그리웠어요 흑흑)
그리고 인티제는 그렇다. 좋아하는 것에는 그렇게 장난을 걸고 싶어합니다.. 놀리고 싶고… 하지만 그건 누구보다 그를 분석하죠 ㅋㅋㅋ 너가 이렇게 이상한 사람이지만 나는 네 결점을 지적하면서 너를 사랑한다 ㅋㅋㅋ 대상의 부족한 부분마저 감싸안는 사랑이랄까? 트루럽~

거리의화가 2022-03-24 1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캐리까지 읽었습니다^^ 공포영화 극도로 싫어하는데다가 책의 내용만으로 공포스러워서 충분히 무서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브루드 자궁편이 제일 쇼킹한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다른 영화들의 주제는 예상했던 것도 있고 기존에 봐왔던 것도 있어서 떠올려지는 것들이 있었거든요.

다락방 2022-03-24 13:49   좋아요 1 | URL
저도 막 무서운데 <브루드>는 되게 끔찍하기까지 했어요. 배에 달린 주머니들 거기서 태어나는 생명들.. 으.. 너무 무서워요. 저는 이 책 재미있게 읽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들은 다 보기 싫더라고요. 아오 너무 무섭고 싫어요.
저는 <브루드> 편이 여성혐오의 근원을 설명해준다고 봤어요. 그래서 되게 인상 깊으면서 뭔가 아 그런것이겠구나 하는 이해도 됐고요. 그래서 밑줄 박박 그으면서 읽고 있습니다. 얼른 다 읽고 싶어요. 벌써 3월 24일 이어서 말이죠. 초조합니다.
거리의화가 님, 마지막까지 우리 힘냅시다!

단발머리 2022-03-24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읽는게 힘들어서 미뤄두고 있는데 다락방님 이 글은 참 재미있네요. 아! 이 책 나도 읽는 책 맞아?? 하면서 읽었어요.
남자가 가진 페니스는 대단한 거고 여자가 가진 자궁은 별거 아니라는 생각을, 그토록 오랫동안 남자들이 그리고 여자들이 믿어왔다는 걸, 이렇게 최근에야 알게 되네요.
이 힘든 책을 재미있게 읽고 계신 다락방님께 화이팅을 전합니다!! 뽜야!!

다락방 2022-03-25 09:20   좋아요 1 | URL
아주 사소하게는 데이트할 때 가스라이팅이 이뤄지잖아요. 저는 여기에 대한 일을 제 주변의 여성들로부터 흔하게 들어왔는데요, ‘너는 보잘것 없다, 나나 되니까 너를 사랑해주는거다‘ 라는 식의 말이요. 그리고 크게는 그것이 여성 전반에게 가해졌던 세상의 가스라이팅인것 같아요. 끊임없이 주입하는거죠, 네가 가진 신체는 죄이고, 보잘것 없다, 그것은 추하다, 라고요. 너무 오래 그런 얘기를 들어와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책을 쓴 작가를 비롯하여 여성도 인간이라는 당연한 사항을 주장하는 페미니스트들 덕에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된 것 같아요. 저도 무섭지만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단발머리 님도 화이팅!!

mini74 2022-03-24 1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가님이 캐리로 대박나셨죠 ㅋㅋ 전 옛날 캐리 영화가 좀 더 무서웠어요. ~

다락방 2022-03-25 10:01   좋아요 1 | URL
저는 캐리를 책으로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차마 피 뒤집어쓰는 걸 볼 수 없을것 같아요. 저 거친 액션영화 잘 보기는 하는데 ‘소녀‘ 가 ‘혼자‘ ‘피뒤집어쓴다‘는 것은 너무 고독함이 극단이라 ㅠㅠ 책으로 읽어봐야겠어요.

그레이스 2022-03-24 19: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킹 전집이 있어도 안보는 1인입니다.
자궁, 포이에마가 그 뜻이라고 알고 있는데..
보는 시각에 따라 이렇게 달라지네요

다락방 2022-03-25 10:03   좋아요 2 | URL
스티븐 킹 책이 참 재미있는데 <돌로레스 클레이본> 이나 <미저리> 진짜 재미있거든요. 그런데 또 진짜 무섭기도 해서 저도 스티븐 킹 책 읽을라치면 엄청 마음을 먹어야 돼요. 에휴..

책읽는나무 2022-03-24 22: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궁이랑 월경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고 기분도 나빴던 것 같아요.
시간 지나니까 또 까먹고 있다가 다락방님 글 읽으니까...맞아! 그랬었어!! 하며 생각나네요.
헌데 그 영화 제목이 캐리였단 건 아예 기억도 못하고 있었는데 잠자냥님 댓글에 캐리캐리캐리~ 글을 보니 이젠 절대 잊혀지지 않는 영화제목이 되었습니다ㅋㅋㅋ
남자들의 여성의 몸에 대한 혐오성은 결국 호기심과 열등감이겠죠??
아...저도 빨리 2 부 들어가야 하는데...정말이지 3 월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모르겠군요?ㅜㅜ

잠자냥 2022-03-24 23:20   좋아요 3 | URL
캐리캐리캐리캐리!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3-25 10:06   좋아요 5 | URL
월경에 대한 부분은 보부아르 <제2의 성> 생각도 나고 또 캐리를 가져와서 마녀 얘기할 때는 <캘리번과 마녀> 생각도 나더라고요. 그런데 무엇보다 자궁에 대한 언급에서, 자궁이 생식과 연결되어 잇다보니, 거기에서 여성혐오의 근원이 탄생했구나 싶어서 아주 흥미롭게 읽었어요. 사실 세상의 모든 범죄는 대부분 열등감에서 온 것이 아닌가 싶어요. 자신이 갖지 못하고 이루지 못한 것으로부터 오는 강한 열등감이 상대를 깔아뭉개는 걸로 표현되는것 같아요. 그래서 지독한 열등감을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은 무서운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내가 가진게 뭔지 보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자꾸 스스로 연습해야 될것 같아요. 특히나 열등감에 찌든 사람들이라면 말이죠. 상대를 죽인다고 해서 내가 더 잘살게 되는게 아니잖아요. 결과가 좋은것도 아닌데 너무 멍청한 선택을 하는것 같아요. 열등감으로 인한 혐오나 폭력 말예요.

3월엔 저도 책을 너무 못읽어서 진짜 큰일이에요. 남은 시간들 바싹 읽어보려고 합니다. 책나무님 화이팅!


아 잠자냥 님 캐리캐리 좀 그만해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3-25 15:58   좋아요 2 | URL
오전에 결국 목아프다던 딸램 어제부터 기침 하더니 찜찜해서 병원에 델꼬 갔더니 드뎌 확진판정 받았네요.
어떻게 잘 피하고 다녔다 싶었는데 드뎌 울가족도 유행을 따라가게 된...^^;;;; 남 하는 건 다 따라해보고픈데 코로나는 어쩐다?? 고민 중이었는데 이젠 뭐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어요ㅋㅋ
각자 애들 방에 하나씩 가둬 놓고 각자 밥 먹이고, 치우고 이제 한숨 돌립니다. 이게 힘드네요. 안걸린 녀석 보호하자고 각자 따로 격리시키는 게...그냥 우린 한 가족이니 사랑으로 함께 하자고 할까? 이걸 또 고민중인...엄마 맞나? 모르겠군요ㅋㅋ

암튼 아까 잠깐 짬 내서 댓글 읽었을때도 캐리 댓글 때문에 좀 웃겼는데, 지금 편하게 침대에 누워서 다시 읽으니 더 우습네요ㅋㅋㅋㅋ
캐리캐리캐리 반복 떼창 댓글이 왜 이리 웃기죠???ㅋㅋ
잠자냥님과 다락방님 케미덕에 웃습니다ㅋㅋㅋ
잠자냥님덕에 intj가 귀여운 형임을 알게 되었어요.^^
모쪼록 다들 건강 잘 챙기시구요!!!
저도 코로나 확진 되기전에 얼른 책을 읽어둬야 겠어요.
다들 화이팅입니다^^

다락방 2022-03-25 16:20   좋아요 3 | URL
아이고 책나무 님 ㅠㅠ 무사히 지나간다면 좋았을것을 ㅠㅠ
저도 2주전에 열살 조카가 확진이어서 격리했어요. 가족들이 한 집에서 다 마스크 쓰고 생활하고요. 다행스럽게도 다른 가족들은 옮기지 않고 무사히 잘 나고 있습니다. 아이도 회복하고 있고요. 저도 우리를 그저 지나쳐가기를 바랐는데 어린 조카가 걸리더라고요. 개학하고 나서 학생들이 무섭게 전염되는 것 같아요. 열살 조카 백신도 맞지 않았던 터라 확진 판정 받고 식구들 모두 너무 걱정하고 속상해했는데 그래도 잘 넘어갔습니다.

책나무님 자녀들도 부디 격리 잘 하고 아픈 아이는 덜 아픈 채로 지나갈 수 있기를 바랄게요. 책나무 님이 고생이시겠네요. 맛있는 거 잔뜩 시켜 드시고 책나무님도 아무쪼록 잘 쉬시기를 바랍니다. 잘 먹고 잘 자야 해요, 책나무님 ㅜㅜ

독서괭 2022-03-25 09: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도 아직 1부밖에 못 읽으셨다고요?? 갑자기 힘이 나네요 ㅋㅋ 전 이제 1부 들어갑니다 ㅋ

다락방 2022-03-25 10:07   좋아요 3 | URL
독서괭 님 화이팅이요! 저는 이 책이 무섭지만 참 흥미진진하고 뭔가 제 뇌를 건드려주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ㅎㅎ
 















근처의 교회에서는 신부가 성모상에 두 개의 커다란 남근적 가슴과 매우 거대한 페니스가 달려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악한다. 성모는 시각적으로 거대한 남근을 자랑하는 파주주와 연결된다. -p.79


오늘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이 책의 <엑소시스트> 부분을 재미있게 읽으며 책장을 넘기는데 '파주주'란 단어가 보인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일단 체크해두고 넘어가면서, 다음에 또 나오면 찾아봐야지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장을 넘기자 바로 위의 문장이 나온다. 아니, 파주주가 또.. 그렇다면 이 단어의 뜻을 알고 가는게 책 내용의 이해를 돕는 길이렸다. 그래서 나는 핸드폰을 꺼내 검색을 해보고 잊지 않기 위해 책장 위에 메모를 해두었다.



파주주는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등장하는 악마란다. 아, 그러니까 악마를 말하는 거였구나. 그렇게 메모를 해두고는 본문을 읽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위해 책장을 넘기다가 나는 이것을 발견한다.



앗. 파주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러니까 나는 처음 이 책을 읽을 때에도 파주주를 몰라서 찾아보았고 잊지 않으려고 메모까지 해두었던 거다. 그런데 재독하면서 '아니, 파주주는 대체 뭐야?' 또 생각하고 또 검색하고 또 잊지 말아야지 메모를 했던 것. 파주주 뭐지? → 검색해보자 → 잊지 말자 이 세단계를 한 번 거쳐놓고 완전 새까맣게 잊었던거다. 오, 신이시여.. 저는 책을 왜 읽나요?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는데.. 왜 읽나요? 찾아본 기억도 진짜 전혀 안나는데 저건 왜 저렇게 당당하게 적혀있나요? 왜죠?






나는 오늘 나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고 한다...


그나저나 <엑소시스트> 부분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자꾸 '이자' 라는 단어가 나온다. 문맥상 이 이자는 예금을 맡겨두고 거기에 붙어나가는 금전적 이익이 아니고, 문맥상 이 이자는 this person 도 아니고, 문맥상 이 이자는 '이제'의 사투리도 아닌데, 그렇다면 도대체 다른 무슨 이자가 있단 말인가.. 찾아보았다.


엑소시스트는 내가 너무나 무섭게 보았던 영화인데 나 역시도 바바라 크리드가 지적한것처럼 이 영화를 그저 악마를 무찌르는 내용 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바바라 크리드는 이 영화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다룬다고 얘기한다. 영화 감독이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만들었을까, 나는 역시 또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는데, 바바라 크리드가 언급한것처럼 영화속 악마의 목소리를 낸 성우가 여성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든건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서 작동하고 있는걸까? 그러니까 '감독이 그걸 알고 만들지 않았는데 바바라 크리드가 지나치게 깊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 했다가 그 생각이 꼬리를 물면, '그러나 감독도 자신 안에 있는 그런 무의식을 악마의 모습과 소녀에 빙의되는 것으로 발현한 건 아닐까' 이렇게 되는거다. 


그러니까 나의 경우, 내가 나를 중심에 두고 생각한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 채로 항상 글을 써왔더랬다. 책을 읽고 갑자기 연관되는 일을 떠올린다던지 그 책에 대한 감상을 적는다든지 할 때, '나에게 내가 중요하다를 이 글에 드러내겠다', 라는 마인드로 글을 쓴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거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서평가가 내 책에 대한 리뷰를 하면서 이 사람의 글에는 '나'가 중심이다, 라는 뉘앙스로 얘길해서 그때 아?! 이렇게 됐던거다. 그러니까 내가 무언가를 의식하고 쓰는 경우가 아니라도, 읽는 이에게는 그것이 드러나기도 한다는 것. 왜, 어떤 소설을 읽으면서 그 줄거리와 별개로 그 작가가 그 책에 담고 있는 노골적이지 않은 생각이나 태도 같은게 보여서 되게 좋거나 되게 싫을 때가 있지 않나. 엑소시스트는 바바라 크리드에게 그렇게 보였던 영화가 아닐까 싶은 거다. 아무튼 나는 엑소시스트 진짜 세상 무섭고 다시 볼 생각 전혀 없지만 엑소시스트에 관련된 글을 읽는 건 너무 재미있다.



다른 얘긴데, 요가에는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 라는 게 있다. '아사나'는 보통 영어로는 pose, 우리말로 번역하면 '자세'가 되는데,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는 우리말로는 거꾸로 활자세 가 되겠다. 위를 향한 활자세나. 그 자세가 어떤 거냐면, 이거다.





내가 번번이 도전할 때마다 실패하는, 머리가 들어올려지지 않아 언제나 실패하는 자세인데 이 자세에 대해 생각할때면 어김없이 엑소시스트 생각이 난다.

아마 엑소시스트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거기에 이런 장면이 나오는거다.



으.. 무서워..... 넘나 무섭다..... 으.........무서워 ㅠㅠ



리건의 빙의/반란의 한 이유는 어머니와의 친밀한 이자 관계에 갇혀 있고 싶다는 그녀의 욕망인 것으로 보인다. 리건의 부모는 이혼했다. 리건은 자기 생각에 어머니가 결혼하고 싶어 할 것 같은 버크에 대한 질투의 감정을 표현한다. 악마에 빙의된 후에 리건은 버크를 죽여 버린다. 그녀는 버크를 자신의 방 창문 밖으로 던져서 높은 게단에서 굴러 떨어지게 한다. 그는 계단의 끝에서 목이 뒤로 돌아간 채 발견된다. 그는 말 그대로 '다른 곳을 보도록' 강요당한 것이다. -p.85



으 무섭다.. 이 책 



영적 타락의 주제가 <엑소시스트>의 핵심 소재이긴 하다. 그러나 이 소재는 영화에서 드러나는 여성괴물성과 몸을 통해 기괴함을 표출하는 여성을 통제할 수 없는 남성들의 무능에 대한 탐구에 비하면 부차적인 문제이다. -p.76


되게 무섭고 어려운데 그런데 이 책 읽는 거 너무 재미있다. 모르는 단어 나오면 또 이건 뭐여..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생각들에 대해서 '정말 그렇다고?' 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이 이미 숱하게 보고 생각하고 연구해온 글을 읽는게 너무 재미있다. 계속 읽도록 하겠다.





댓글(11) 먼댓글(1)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결국, 인간 이야기
    from 마지막 키스 2023-11-03 10:10 
    으.. 《엑소시스트》 읽고 있다.처음 몇 장 읽고서는 읽지 말까 살짝 고민할만큼 집중도 잘 안되고 딱히 재미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철학적 깊이 라는 책 소개에 끌려 구입했지만, 지가 있어봤자 그걸 얼마나 품고 있겠어? 무섭기나 하지.. 하는 마음이 되어서 포기하려다가, 그래도 조금만 더, 했다가 거의 중간까지 읽은 지금, 완전히 푹 빠져 버렸다. 할 말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리뷰를 쓴다면 이 주제이다, 라고 정해둔 것도 있어서 아마도 다 읽고 리뷰
 
 
잠자냥 2022-03-18 0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부장님 이제 다음에는 ‘이자‘ 또 찾아본다에 100원 겁니다. ㅋㅋㅋㅋㅋ

수이 2022-03-18 09:55   좋아요 2 | URL
저는 200원? ㅋㅋㅋ

다락방 2022-03-18 10:18   좋아요 2 | URL
저 ‘이자 관계‘도 완전 생소하고 이게 뭣이여? 이런걸 보면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에 또 그러겠지요? ㅋㅋㅋ 다음에 또 찾아본다에 300원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3-18 1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진짜진짜 힘들게 읽고 있거든요. 사진도 무서워, 내용도 무서워, 게다가 영화는 죄다 모르는 내용이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독이시라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다락방님! 다락방님은 어쩜 이런 일이? 하시겠지만 덕분에 제가 파주주 배워가네요. 파주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3-21 08:46   좋아요 0 | URL
파주주 다음에 봐도 기억안날 것 같아요. 이놈의 기억력 ㅋㅋㅋㅋㅋ
저는 이 책이 되게 무서운데 흥미로워요. 특히 오늘 아침 읽은 부분인 기괴한 자궁 <브루드> 편은 밑줄 박박 그어가며 읽었어요. 오늘 시간이 된다면 이걸 좀 올리고 싶은데 될지 모르겠어요.
단발머리 님, 힘내세요! 근데 저도 책 앞 쪽의 영화 장면들 사진 보고 너무 무서웠어요 ㅠㅠ

그레이스 2022-03-19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첫 무장부터@@ 어질어질 합니다.^^
어떻게 pose에서 엑소시스트로 연결되시는지, 아니 엑소시스트 장면에서 저 자세를 연상하신건가요? ㅎㅎ
다락방님 👍👍👍

다락방 2022-03-21 08:47   좋아요 1 | URL
요가의 저 자세를 알고 나서 오래전 본 엑소시스트 장면이 떠오른거죠. 엑소시스트 저 장면은 워낙에 인상적이었거든요. 엑소시스트 너무 무서워요 ㅠㅠ 저는 그 영화 보고 나서 진짜 한동안 후유증으로 괴로웠어요. 소녀가 악마를 봤던 것처럼 저도 막 사방에 악마가 있는것 같아서.. 휴 ㅜㅜ

감은빛 2022-03-18 17: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 저 요즘은 강의하거나 뭔가 설명할 일이 있을 때,
잘 알던 익숙하던 단어들을 떠올리지 못해서 난감할 때가 많아요. 엄청 자주!
대체 왜 기억력이란 것이 자꾸 감퇴하나요?
왜 뇌의 기능은 자꾸만 약해지는 걸까요?

자주 쓰는 단어도 종종 잊어버리는데,
하물며 언제가 읽었던 책에 적어 놓은 메모를 기억한다니!
그 어려운 일을 못 했다고 자책하실 필요가 전혀 없는 것 같아요. 다락방님.

다락방 2022-03-21 08:49   좋아요 1 | URL
저도 단어가 막 생각이 안나서 미치겠어요. 이대로 괜찮은건가 이것이 바로 노화인가 싶고 말이지요. 저는 자가키트는 단어가 기억나는데 신속항원은 왜이렇게 기억이 안나는지 모르겠어요.
신속항원, 이 단어가 어려운가? 왜이렇게 기억 안나죠?
읽은 책의 내용도 죄다 까먹더라고요. 가끔 북플에서도 11년전 쓴 글이라며 보여주는데 ‘뭐야 내가 이 책도 읽었어?‘ 막 이렇게 돼요.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어떤 책을 읽었다는 사실마저도 다 잊더라고요. 도대체 삶의 의미가 뭔지.. 이렇게 다 잊으면서 살아도 되는건지.. 에휴.....

공쟝쟝 2022-03-31 2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자관계! ㅋㅋㅋㅋ
맞아요 ㅋ 글에 무의식이 다 드러나요. 그러니까 그걸 가끔 미래의 나가 과거의 글 읽으면서 알아볼 때가 있고요, 그리고 누가 그거 알아보고 짚어주면 되게 짜릿하고 그래요!
그런데 다락방님 글에서 제가 느끼는 다락방님은 정말 멋있어요. 너무 좋아해요! (급고백..)

다락방 2022-04-01 08:10   좋아요 1 | URL
아니 이분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급고백을 하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좋아하지 말입니다? 껄껄. 급고백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바라 크리드'의 《여성괴물》을 읽고 있다. 나는 이번이 재독이고 그래서 당연히 쉬울줄 알았다가 <에일리언> 부분부터 물음표 천 개 되고 이게 정말 그렇단 말이야? 죄다 모르겠다.. 심정이 된다. 정말 이게 그런식의 표현이란 말이야? 그걸 상징한다고? 그냥.. 만든거 아닐까? 그런데 '그냥'이라는 것도 다 무의식에서 나온 것인가. 그렇다면 결국 이 분석이 맞는건가.. 이러면서 혼란의 대지위에 서있다. 아직 에일리언 부분만 읽었을 뿐이지만, 나는 이책에서 수시로 언급하는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이 문장이 이 책 한 권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원초적 어머니에 대한 두려움은 근본적으로 그녀의 생식력에 대한 두려움임이 밝혀졌다.


줄리아 크리스테바, 『공포의 권력』 - P46










그 많은 영화들에서 남자 과학자들이 새로운 생명을 연구하거나 복제하는 장면들이 바로 '여성의 생식력'을 남성들이 갖지 못해서라고 나는 이해했다. 이건 단순히 영화에서만 보여지는 건 아니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에서도 그렇다. 아무리 남자들이 자신들의 정자가 있어야만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고 해도, 결국 그 아이를 몸에 품고 있다 세상에 내보내는 건 여성이다. 일단 여자가 자신의 몸에서 낳은 이상 여자는 이 아이가 내 자식이 맞는지에 대해 친자 확인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남자들은 의심한다. 이 아이가 내 아이가 맞는것인가. 그런 의심-이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닐 수도 있다-이 남자들로 하여금 여성들에게 혼전 순결을 강요하게 하고 정조를 중요하게 여기게 한 것으로 표현된게 아닐까. 결국 그것은 여성의 자궁, 생식 때문이고 그래서 남자들은 오래전부터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혐오하고 하찮게 여겼던 것이다. 월경을 불결하게 여긴일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구멍'이라고 여성의 신체로 여성을 비하하는 일도 그렇다.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일, 그것으로 인한 두려움, 자신이 갖지 못한 열등감은 결국 남자들로 하여금 그것을 하찮게 여기도록 한것이다. 내가 지난번 여성괴물 을 읽었을 때 이렇게 이해했고, 그래서 46페이지의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문장을 봤을 때, 그래, 이 문장이 바로 이 책 한 권의 내용을 대변하는거야! 싶어졌다. 


그렇다해도, 왜 뱀파이어의 입이 이빨달린 질을 대변한다는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고, 라캉..은 뭐하는 사람인가 이제 라캉을 좀 공부해볼 때인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에일리언 부분은 확실히 어렵다. 그래도 일단 에일리언 부분 다 읽었지롱. 후훗.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와 지금은 시간차가 있고 그 사이에 내가 본 영화가 있었으므로 이 책을 읽다가 그 때와는 다른 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도망치려는 아이의 시도 안에서 어머니는 ‘비체‘가 된다. 따라서 이런 맥락에서 아이가 분리된 주체가 되기 위해 투쟁할 때 아브젝션은나르시시즘의 필수조건이 된다(ibid). 우리는 원초적인 모성적 존재로재현되는 어머니로부터 도망치려는 아이가 등장하는 영화에서 활동 중인 아브젝션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 아버지는 예외 없이 부재중이다. (사이코>, <캐리>, <새>). 이런 영화들에서 어머니는 여성괴물로구성된다. 아이에 대한 지배를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어머니는 아이가상징계에서 적절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막는다. 부분적으로는 어머니와의 행복한 관계 안에 갇혀 있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히고, 또 부분적으로는 분리를 두려워하면서, 아이는 이자적 관계가 제공하는 위안을주는 쾌락에 굴복하는 것이 쉽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크리스테바는 종교의 대부분이 이 위험에 태클을 거는 기능을 맡아왔다고 주장한다. - P40



바바라 크리드는 '도망치려는 아이', '어머니',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얘기를 하며 오래전 영화인 사이코, 캐리, 새 를 가져온다. 그러나 나는 이 부분을 읽다가 최근에 본 영화 <런>을 떠올렸다.
















소녀는 태어날 때부터 다리에 장애를 가지고 있어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영화의 처음은 그녀가 입학원서를 낸 대학의 합격통지서를 기다리는것인데, 우편물도 다 엄마를 통해 받아야 하는 소녀는 자신이 대학에 합격하지 않았음에 실망한다. 그 대학에 합격한다면 집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해야했고, 그녀는 자신의 대학생활을 기대했던 터다.

그러나 그녀가 우연히 엄마 이름으로 처방된 약통을 발견하고 모든 생활이 엄마의 통제하에 있던 중에 의심을 하게 되고, 인터넷조차 끊긴 상황에서 그 약에 대한 검색을 해보고 싶어 무작정 아무 번호로나 전화를 걸어서 전화를 받은 상대에게 이 약에 대해 검색을 해달라고 한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이 그간 엄마로부터 받아 먹었던 약이 동물에게 먹이는 근육이완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 때부터 그녀는 엄마를 의심하고 엄마로부터 탈출하고자 한다. 아주 어릴 적의 사진을 보면 자신은 두 다리로 서있었는데 언제부터 휠체어 신세를 지게됐던걸까. 그녀는 엄마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준비하고 도망가려는 딸을 막기 위해(넌 나 없이 살 수 없어, 넌 나와 함께여야만 해!) 엄마는 그녀를 가둔다.


결말까지 쓰면 이 영화의 스포일러가 되니까 이쯤에서 끊어주는 센! 스!  



출근길에 <엑소시스트> 부분을 좀 읽다가 왔는데, 윽, 나는 내가 본 가장 무서운 영화가 이 <엑소시스트 무삭제판> 이다. 그전까지 나는 무서운 영화를 잘 보는 편이었고 사람들이 무서운 장면이 나올라치면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가릴 때, '아니 그럴거면 이 영화를 뭐하러 보냐고' 하며 당당하게 공포에 맞선! 사람이 나였는데, 엑소시스트 무삭제판 보고 나서 며칠동안 후유증에 시달렸고(천장에 막 사탄의 얼굴이 나타났다 ㅠㅠ), 그 뒤로 공포영화를 볼 때마다 눈을 가리기 시작했고, 하도 소리를 질러서 배가 다 아파지게 됐다. 그래서 이제는 공포영화를 안본다 ㅠㅠ 공포영화 한 번 보고나면 너무 온 몸이 기진맥진 해버려서 어휴.. 그 뭣이냐, 한국영화 <장화 홍련>인가 그거를 썸타는 남자랑 보러 갔다가 아니 애인도 아니니까 기댈 수도 없고 근데 더럽게 무섭고 그래가지고 아주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그때가 이십대 중반이었나 후반이었나.. 가만있자, 그 남자가 언젯적 남자더라.. 여튼, 공포영화는 썸남하고 보지말자, 라는 생각을 했었지. 물론 공포영화는 혼자서도 보지말자.. 가 되어버렸지만. 으.. 무서워 ㅠㅠ



얼마전에는 트윗에서 추천 받고 넷플에 있다는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을 보려고 재생했었다.



트윗에서 보았을 때는 분명 강간당한 친구를 위한 복수 라고 했는데, 그래서 보려고 한건데, 영화의 초반에 술취한 여자를 데려다주겠다고 '선량해보이는' 한 남자가 나서고, 그리고 그녀를 자기 집에 데려가는데 와 너무 보기가 힘든거다 ㅠㅠ 그래서 꺼버렸다 ㅠㅠ 아 못보겠어 이런 숨막히는 두려움은 ㅠㅠ


물론 이 영화속에서 다뤄지는 강간은 바바라 크리드가 말하는 여성괴물 처럼 어떤 상징이나 은유가 아니라 현실 그 자체인지라 맥락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윽, 나는 이런거 진짜 못보겠어. ㅠㅠ '복수'라니, 강간 가해자들에게 어떤 벌이 내려질지 보고싶은데, 그 전이 너무 견디기 힘들다 ㅠㅠ


아무튼 이 어려운 책을 읽으면서, 아 너무 어렵다.. 하면서도 '책 정말 좋다' 생각했다. 그건 이런 문장 때문이었다.


수잔 루리의 논문 「정신분석학과 영화에서의 "거세된 여성의 구성」은 여성괴물에 대해 일관적이고 중요한 논의를 보여준다. 닐의 주장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루리는 남성이 여성을 두려워하는 것은 여성이 거세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이 거세 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전통적인 프로이트적 입장에 도전한다. 루리는 남성이 여성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남성이 거세당했을 때처럼 여성이 신체가 불구인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즉, 여성은 신체적으로 완전하고, 손상되지 않았으며, 자신의 성적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거세된 여성이라는 개념은 여성이 남성에게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남성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판타지phantasy일 뿐이다. (나는 시종일관 ‘판타지fantasy‘보다는 판타지 phantasy‘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다. 그것은 주체를 소망충족을 위해 활동하는 주인공으로 묘사하는 프로이트 관점에서의 ‘판타지phantasy‘를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판타지fantasy‘는 종종 기발한 행동이나 말이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는데, 이는 내가 피하고자 하는 의미다.) 특히 남성은 여성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그를 거세할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한다. 그는 자신의 페니스가 여성의 게걸스럽게 집어 삼키는 입 속으로 사라지는 성교 중에 신체적인 거세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상상한다(루리, 1981-2, 55) - P29



여성주의 책을 읽다 보면 어김없이 프로이트가 소환되고 프로이트를 읽지 않은 사람들조차도 프로이트는 남성을 성기가 있는 인간의 기본형으로 두고 여성은 (남성)성기가 없는 존재로 구분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몇해전에도 내가 강의 듣고 와서 쓴 페이퍼가 있긴한데, 쉽게 말하자면 프로이트는,


남자는 자지가 있다

여자는 자지가 없다


로 구분지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남성에게 있는 한 부분이 여성에겐 없는 걸로, 즉 '부족한' 존재로 보아왔던 것. 만약 남성에게 자지가 있고 여성에게 보지가 있다고 구분지었다면 그것은 대등하게 무언가를, 서로 다른것을 가졌다는 걸로 보여질텐데, 이쪽엔 있고 이쪽엔 없다고 함으로써 더 열등하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위의 인용문에서는 '남성이 여성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남성이 거세당했을 때처럼 여성이 신체가 불구인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역설'한다는 거다. 여성이 거세된 존재, 부족한 존재라는게 틀렸다는 것. 남성이 거세된다면 그것은 남성의 (어떤)기능을 하지 못하는 부족한 존재가 된다. 그러나 거세된 여성은 부족하지 않고 온전한 신체 그대로이다. 남자는 자지가 없으면 장애가 생기는 것이지만, 여자는 자지가 없는 그 자체로 이미 온전한 존재인 것. 여자는 '자지가 없어'도 이미 그 자체로 모든 기능을 다 할 수 있는 거다. 그걸 이 책을 통해 읽게 되니 너무 좋은거다. 아니, 너무 좋지 않아요? 



'루리는 남성이 여성을 두려워하는 것은 여성이 거세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이 거세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전통적인 프로이트적 입장에 도전한다. 루리는 남성이 여성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남성이 거세당했을 때처럼 여성이 신체가 불구인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즉, 여성은 신체적으로 완전하고, 손상되지 않았으며, 자신의 성적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위의 문장을 가져옴으로써 그러므로 여자가 더 월등한 존재다, 라는 걸 말하고자 하는게 아니다. 루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도 여자가 남자보다 월등하거든? 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남성에게 있는 한 부분이 여성에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여성이 열등하다는 것을 뜻하는 바가 아니다, 라는 걸 말하고 싶은 거다. 바꿔 말하면, '너네가 그걸 갖고 있다는 것이 너네가 더 월등하다는 걸 증명하는게 아니야' 가 되시겠다. 나는 위의 인용문이 진짜 너무 짜릿하다! >.<


여러분, 책 읽는 거 진짜 너무 좋지 않나요? 이런 문장을 막 만나고.. 세상에 똑똑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이런거 막 써주고 ㅠㅠ 내가 지금 여기에서 책 한권으로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증명하는 것들을 써주는 걸 읽기만 하면 되다니. 생각할수록 책 읽는 것은 정말 개이득, 개꿀이다.. 여러분, 책을 읽자!!



그렇지만 나는 아무리 숱하게 보아와도 배설과 쾌락.. 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배설 자체는 쾌락이라는 걸 동의한다. 우리도 배아팠다가 화장실 다녀오면 너무 기분 좋잖아? 그래, 알겠다고, 그건 알겠는데, 어떻게 그 배설이 결국 성적 쾌락으로 가는거냐고. 쉬바.. ㅠㅠ



또 다른 한편으로 이 이미지들은 어머니와 자연이 혼합되어있던 그 시절을 환기시킨다. 그 시절에 육체적 배설물들은 몸과 분리되어 있을 때에도 당황스럽거나 부끄러운 비체로 여겨지지 않았다.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이런 이미지들은 사회적 상징계 안에 위치하고 있는 관객들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그러나 좀 더 원초적인단계에서 신체적 배설물들은, 때때로 변태적 쾌락으로 묘사되는 혐오의 타부를 깨는 쾌락과 어머니와 아이의 관계 안에서 몸과 그 몸의 배설물들을 가지고 노는 구속되지 않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시절로 돌아가는 쾌락을 깨운다. - P43


그러니까 위의 인용문에서는 직접적으로 배설이 성적 쾌락을 가져다준다라고 언급하는 건 아니지만, 나는 위의 부분에서 바타유가 생각나버린 것이다. 아 쓰벌.. 내가 읽다가 포기한 오줌의 바타유 ㅠㅠ




여기서 서로 성적 쾌락을 위해 책 속 표현 그대로 얘기하자면 '오줌을 싸는' 장면이 나오고 심지어 여러명이 같이 싸고 냄새를 맡고 오줌과 정액을 서로의 몸에 쳐발쳐발하고.. 

내가 16쪽까지 읽다가 포기하고 다시 집어 들고(수전 손택이 바타유를 좋아했다니까 다시 도전!) 결국 37쪽인가에서 완전히 포기하고 팔아버린 책이다. 


[알라딘서재]우동과 ㅇㅈ (aladin.co.kr)


링크는 내가 2017년 이 책 출근길에 읽다가 회사 동료 만나 우동 먹고나서 쓴 페이퍼인데, 나는 그때 화가 나가지고 동료에게 그런 얘기도 했었다. 이 쉬벌것들이 오줌싸고 막 그러면 그거 빨래 누가 하냐, 아주 개새끼들이여.. 막 이랬던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는 진짜 얼마전에 친구가 내게 말한것처럼 노동에 진심이다. 그래서 노동을 힘들게 만드는 자들에 대한 한없는 분노가 내 안에 있고 노동없이 부유한 놈들에 대한 분노도 내 안에 있다. 이 책에서도 오줌 침대보에 싸두고 빨래하는 사람은 가사노동자가 따로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아니라면 왜 이런 느낌을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서로의 몸에 오줌과 정액을 쳐바르는 행위 자체도 싫지만, 생각만해도 너무 스트레스지만, 그들이 섹스파티 한 뒤에 그 이불 빨래는 누가 할것이냐..에 고통 곱하기 고통이 찾아온 것이다.. 윽-



아무튼 여성괴물, 계속 읽어보겠습니다. 여성괴물 하면 스피시즈 생각나고 스피시즈 하면 우생학 생각나고 우생학 하면, 여러분 이제 몇몇 분들은 떠오르는 책이 있지요? (요즘 핫한 책이지만 뭔지는 안알랴줌 ㅋㅋㅋ 우리만의 비! 밀!)




어휴 또 페이퍼 너무 길게 썼네. 그럼 이만.


공포의 권력 사러 가야겠다.

다음주말이면 또 책 한뭉탱이 사진이 올라오겠군... 흠.....

윌리암스의 논의를 제외하고 위에서 논의된 거의 대부분의 논문이여성을 공포영화의 희생자로 다루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그들이 대부분 여성이 거세되었기 때문에 공포를 유발한다는 프로이트의 이론, 즉 이미 여성을 희생자로 구성해 놓은 이론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입장은 여성은 원래부터 희생자라고 말하는 본질주의적 관점을 대변하고 또 지지하는 가부장적 정의를 강화할 뿐이다. 나는 공포영화에서의 여성 재현을 분석하고 여성이 다수의 공포영화에서 괴물로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장하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단순히 여성괴물이 수동적이 아니라 적극적인 형태로 재현되었다고 해서 이것이 페미니스트적‘이라거나 해방된 것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대중적인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여성괴물은 여자의 욕망이나 여성 주체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보다는 남성의 공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 P31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재현은 확실히 남성 관객은 대체로 적극적이고 가학적인 위치에 있고 여성 관객은 언제나 수동적이고 피학적인 위치에 있다는 관점에 도전한다. 이런 특징에 대한 분석은 또한 프로이트 이론의 중심 내용을 재독해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 P31

주체는 비체를 추방해야 하지만, 동시에 비체는 묵인되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삶을 위협하는 것이 곧 삶을 규정함에 일조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추방의 행위는 주체가 상징계 안에서 적절한 위치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기 위해필요하다. - P35

공포영화의 괴물성 구성에 있어 경계의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경계를 넘거나 혹은 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 비체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 경계라는 것의 구체적인 본질은 영화마다 다르겠지만 그 영화에서 괴물이 수행하는 역할은 결국 마찬가지이다. 즉 괴물은 상징계적 질서와 그 질서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것 사이에 충돌을 일으킨다. - P38

그 움직임이 실제로 그의 배 안에서부터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때에는 이미 우리가 아는 것을 부인하기에 너무 늦어버린다. 우리가 설사 많은 관객들이 그렇게 하듯이 시선을 돌린다고 해도, 우리는 여전히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 이런 장면들은 우리가 고개를 돌려버리기 이전에 우리의 믿을 수 없는 눈앞에서, 남자가 괴물을 출산한다든지 인간의 몸이 뜯겨지는 생생하고 끔찍한 이미지와 같은,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을 가능한 많이 보고자 하는 병적인 욕망을만족시킨다. 고어와 능지처참의 생생한 장면들은 에일리언이 공격할 때마다 반복된다. - P68

스크린 관객 관계와 관련해서 다음의 세 가지 중요한 ‘시선이 이론- 의화되었다. 영화에 담겨지는 사건을 향한 카메라의 시선, 디제시스4 안에서의 등장인물의 시선, 그리고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사건들을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 포르노에 대한 논의(1980)에서 폴 윌먼은 관객이 보면 안되는 것을 보고 있을 때 그 관객을 감시하는 눈길이라는 네 번째 시선이 존재한다고 정리했다. 공포영화를 볼 때 ‘시선을 돌리는 것은 스크린관객 관계를 구분하는 다섯 번째 시선으로 이해되어야 할 만큼 흔한 행동이다. - P68

이전 장면에서 검역법과 관련하여 그렇게 신중했던 그녀는 왜 자신과 파커, 그리고 램버트의 목숨을 걸고 고양이를 구하는가? 다시 한 번, 여성 페티시에 대한 남근중심적 개념을 통해 만족할만한 답변이 구해진다. 원초적 어머니의 페티시 대상인 에일리언의 끔찍한 모습에 비해 리플리의 몸은 보고 있기에 즐겁고 또 안전하다. 그녀는 받아들일 수 있는 여성의 몸을 보여준다. - P59

용납할 수 없고 끔찍한 여성의 면모는 두 가지 방식으로 재현된다. 죽음과 연결된, 어디에나 존재하는 원초적 힘으로서의 어머니, 그리고 페티시 대상으로서의 에일리언을 통해 재현되는 카니발적 괴물로서의 어머니. 시각적으로 공포를 주는 어머니의 모습들은 안심과 쾌락을 제공하는 여성의 전시를 통해 상쇄된다. 고양이의 이미지 역시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 고양이는 이 맥락에서 평범한 여성들의 받아들일 수 있고 안전한 페티시 대상이다. 히치콕의 <새>에서 중첩된 새의 이미지도 같은 기능을 한다. 사랑스러운 새는 받아들일 수 있는 페티시를 의미하고 죽은 새는 기괴한 여성의 페티시를 보여준다. 따라서 리플리는 마치 고양이가 그녀의 아기baby 그녀의 작은 것itle one‘인 것처럼 품에 안아든다. 마침내 리플리는 처녀와 같은 모습으로 수면실에 들어간다. 악몽은 끝났고 우리는 출생이 깨끗하고 순수한 일이었던 영화의 첫 시퀀스로 돌아간다. - P59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이 2022-03-17 10: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프라미싱 영 우먼_ 강간당하지 않아요 락방님, 그걸 말해줬어야 하는데 ㅋㅋㅋ 근데 여기에서 주목할 점이 남자들은 술 취한 여자들은 모조리 자기 마음대로 어떻게 해도 된다고 사물화시키는 거예요. 그래서 자기 친구가 강간당하는 비디오 보면서 (그 장면은 화면에 나오지 않고 소리로만 나와요) 엄청 울어요 주인공이. 술에 완전히 취해서 떡실신된 동급생을 사물화시켜서 마구 강간해도 괜찮고 그 강간 장면을 여러 명의 동급생들이 찍고 환호성을 내지르고 그러거든요. 저도 급한 마음에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술 취해서 완전히 의식이 없다고 여기는 혹은 그리 되어가는 여성이 팬티 벗기는 남성에게 이 새끼야 그만 해 하지 말라고 하면서 정색하면서 바라보니까 남자가 완전히 귀신 본 것처럼 바들바들 떨면서 나가 떨어지는 장면 있는데 이 상황에서 과연 그렇게 바들바들 떨면서 나가 떨어지는 남자가 얼마나 될까. 분명히 강간하려고 할 텐데. 이게 영화여서 이렇게 그려지는건가. 아니면 싸하게 만드는 마녀의 기운을 드러내보이고픈 건가 했어요.

읽는 동안 크리스테바 읽고싶어서 미치겠어서 저도 일단 장바구니에만 담아놓았어요. 에일리언도 다시 봐야 하는데 과연 볼 수 있을지 싶고 무서운 영화는 보고싶지 않아요. 하지만 저 영화 [런]은 봐야겠어요.

다락방 2022-03-17 15:16   좋아요 3 | URL
저 첫장면에서 술 취한 여자를 놓고 남자들이 네가 가져라 네가 가져라 막 그러잖아요. 그런데 그러면 안된다고 말하는 가장 ‘선량해 보이는‘ 남자가 그녀를 집에 데려다준다고 가고.. 마치 그녀를 그 위험한 곳에서 데리고 나가는 척 하지만 실은 그 놈도 그 안에 똑같은 욕망을 가지고 있었죠. 아 그래도 착한 남자라서 다행이다, 라고 처음엔 생각했는데 차 안에서 결국 자기 집으로 데려가는 거 보고 너무 심장이 벌렁거리더라고요 ㅠㅠ 저렇게 술에 취해 정신도 못차리는 여자한테 꼭 그래야 할까 싶으면서.. ㅠㅠ 그래서 꺼버렸어요.

저 에일리언 다시 보려고 벼르고 있어요. 에일리언 2 였나, 남주 잘생겨서 좋아했는데 죽었어요. 그 터미네이터 1에서 인간으로 나왔던 남자인데... 이름이 뭐더라, 마이클 빈이었던가..

저 크리스테바 주문했어요, 비타님. 비타님은 하지마세요 ㅋㅋㅋㅋㅋ

수이 2022-03-17 16:01   좋아요 0 | URL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싶어하는 거 잘 알면서 ㅠㅠ 제가 한 30분 정도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ㅋ 에일리언 2 남주 사진 찾아보고 있습니다

수이 2022-03-17 16:04   좋아요 0 | URL
마이클 빈은 솔직히 잘생긴 건 잘 모르겠습니다 마이클 빈이랑 에드워드 펄롱이랑 같이 올려진 사진이 많아서 에드워드 펄롱 사진 실컷 보고 왔어요. 근데 어머나 우리랑 동갑이네요. 이제 앎.

다락방 2022-03-18 11:10   좋아요 0 | URL
저 어제 비타님 이 댓글 보고 에드워드 펄롱 찾아봤다가 유튭 까지 보게 됐는데요, 펄롱이.. 마약 중독도 되고 가정폭력 가해자이기도 했고... 아아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역시 우리는 사람 일을 한 치 앞도 몰라요.. 펄롱이여........

mini74 2022-03-18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 오빠가 대자로 누워 있어서 오빠 다리를 넘어서 나가려는데 할머니한테 호되게 혼난 적이 있어요. 어디 기집애가 남자를 타넘어가냐고. 제사음식도 피 흘리는 부정한 여자들이 준비하면 안된다고 남자들이 준비했다고 하더라고요. 자신들이 가지지 못한 능력에 대한 두려움이 혐오와 비하로 표현된 것같다는 생각을 이 책 읽으며 했어요. 다락방님이 인용하신 루리의 거세되지 않은 여성이란 부분 저도 참 좋아요 ㅎㅎ

다락방 2022-03-18 11:09   좋아요 0 | URL
저랑 같은 생각을 하셨네요, 미니 님. 왜 현실에서도 열등감이 심한 사람의 경우에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높잖아요.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요.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혐오, 비하 그리고 분노.
루리의 저 인용구는 너무 좋았어요. 누군가 저렇게 말해주었다는게 진짜 짜릿하더라고요. 바로 이런 맛에 책을 읽는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