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잘한 과목은 거의 없고 못한 과목이 수두룩한데 거기에는 <정치경제>가 있다. <사회문화>도 못했고, 물론 가장 못한 건 <한국지리>, <세계지리>, <국사>... 등이지만. 못한 걸로 치면 이것들이 내가 더 못했다 으르렁 싸우는 판이다. 나는 왜그렇게 저런 과목들이 싫었나 모르겠다. 한국사 같은 건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전에 선생님이 주관식 예상 문제를 뽑아주기도 했다. 그래서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 그러니까 성적으로 뒷편에 있는 아이들도 국사 과목의 주관식은 거의 다 맞히고 그랬는데, 나는!! 이 나는!! 그래도 못했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지금도 외우는 걸 진짜 못한다. 정치경제, 국민윤리, 사회문화, 세계사.. 진짜 너무 못했고 재미도 없었고 선생님도 안좋고. 내가 뭐 좋아할 구석이 하나도, 코딱지만큼도 없었던거다.


그러나,

미래는 예측 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삼십대가 되고나서부터 내 안의 여행 욕망이 포텐 터지기 시작하더니 나는 들로 산으로 나다니기 시작했고, 사실 내 여행은 먹고 호텔방에 뒹굴뒹굴이 고작이라고 생각해왔고 그렇게 살아왔지만, 다니면 다닐수록 내가 가는 곳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비행기로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리는지 궁금해졌고, 그래서 갈 때마다 지구본을 돌려보게 되었고, <걸어서 세계속으로>, <세계테마여행>, <스트리트 푸드파이터> 같은 프로그램이 최애 프로그램이 되면서,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라치면 지구본을 들고와 어디쯤인가 찾아보게 되었던 것이다. 아아.. 지도 보는 거 할 줄 모르는 나였는데, 만약 지금 다시 세계지리 배운다면 고등학교 때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자신이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금이 많이 난다는 건 지겹게 들어서 알고 있지만 시험문제에 금이 많이 나오는 나라를 지도에서 찾으라고 나오면 답을 맞히지 못하는 나란 슬픈 다람쥐...


학교때 공부 못했던 것은 어른이 되어서도 슬프다.

웬디 브라운의 남성됨과 정치 읽고 있는데, 정치 영역에서 여성은 배제되어 있었다.. 라는 뉘앙스의 글일 거라고 생각했다가, 아아, 교수님이 박사님이 그렇게 쉽게 글을 써줄 리가 없지. 책을 펼치고 서문에서 나는 아리스토텔레스랑(네?), 마키아벨리, 베버... 라는 이름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이름은 내가 안다. 이름만 안다. 그게 전부인 것이다. 



이름만 알고 그들에 대해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넘기는 이 책은 어렵다. 결코 쉽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가장 먼저하는 것이 '이 쉐키들.. 여성을 왜 무시하고 그래!' 하는 것이 아니라, '아, 학교때 공부 좀 열심히 할걸 ㅜㅜ' 이것이다. 어른들의 말은 언제나 맞았다. 공부도 다 때가 있는 것이여... 나는 언제나 반골기질 투철하고 들이박을 준비가 되어 있었던 사람이라서, 공부는 전부가 아니야! 이러면서 공부를 1도 안하다가(걍 공부하기 싫었던 꼬꼬마..) 지금 이 꼬라지로, 아아 그 때 어른들 말씀이 다 맞았어... 하게 되는 것이다. 인생...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 너무 아깝다고 누가 그랬던가. 휴우.. 박범신이 그런 건 아니길 빈다. 박범신 말 같은 거 가져오고 싶지 않아... 



자, 이 책의 서문에서 이미 어느 인물들에 대해 다룰지 얘기하고 또 어떤 순서로 나올지 얘기하지만, 처음 다루는 인물은 '아리스토텔레스'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누구냐?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라는 것만 알고 시작하면 이 책을 읽다가 힘들어진다. 일단 기본적으로 서문에 언급된 용어를 기억하고 가는 게 좋다. 안그러면 읽다가 용어 만났을 때 네이버 사전 뒤지거나 책 앞장을 넘겨야 하는데, 뭐 그렇게 하는 것도 다 좋지만, 친절한 내가 지금 미리 언급해주겠다. 먼저 간 자의 다정함이랄까.


나는 그들이 드러내 말하지 않은, 젠더화된 가정과 속성의 베일을 벗기려고 했다. 나는 그들이 혐오하거나 정복 대상으로 삼는 것 즉 본성 ·욕구·필요에 대해, 그리고 종속과 의존적 존재·정서성·취약성·필멸성·육체에 대해서도 탐구했다. 그리고 그들이 물구나무서듯 전복한 것들에 대해 숙고했다. 즉 공적 영역에 해당하는 폴리스polis가 존재론적으로 사적 영역에 해당하는 오이코스 oikos(집)에 선행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 약삭빠르고 야수 같은 비르투virtu의 힘으로 포르투나fortuna를 들어 매치려 한 마키아벨리의 시도, 남성적인 면을 더욱 강화해 남성주의적 합리성으로 지어진 강철 우리를 벗어나려고 한 베버의 시도 등에 대해 심사숙고했다. -한국어판 서문, p.18



자, 저기 저 부분.   

'공적 영역에 해당하는 폴리스polis가 존재론적으로 사적 영역에 해당하는 오이코스 oikos(집)에 선행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 이 아리스토텔레스 부분을 읽는데 필요하다. 폴리스와 오이코스가 수시로 나온다. 그러니 여기 이 부분, 공적 영역에 해당하는 폴리스(네이버에서 검색하며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라고 나온다)와 사적 영역에 해당하는 오이코스를 기억하고 책을 읽기 시작하자.


오만년전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읽었었는데, 마키아벨리 부분 읽을 때 내용이 기억나며 도움이 될까? 모르겠네. 나는 한마리의 무식한 짐승이여..



아니,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 읽는데 아렌트가 등장한다. 웬디 브라운은 한나 아렌트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에 동의하면서 그러나 더 극단으로 밀어붙인다고 얘기한다. 아렌트.. 에 대한 책, 그러니까 입문서만 일단 몇 권 읽어본 나로서는 웬디 브라운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정확히 알 수가 없어, 아아 역시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겠구나 결심하게 되었다. 웬디 브라운은 사실 한나 아렌트의 어떤 지점들을 비판하긴 하는데, 나는 한나 아렌트에 대한 부분을 읽을수록 한나 아렌트가 너무 좋은거다.



그리스인들이 추구했던 것처럼 말과 행동이 탁월해지도록 노력해 이를 다른 이들이 보고 들을 수 있게 하고 후대에 기록으로 남기는 것, 아렌트는 그것만이 우리가 불멸에 이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p.77



아렌트가 보기에는, 피할 수 없는 죽음에 극렬히 향하는 것을 목표로 행동하는 이들만이 온전한 인간이다. 자신의 선택 때문이든 상황 때문이든 간에 (시작과 끝이 있고, 그 사이에서 지루하게 노력해야 하는 괴로운) 삶이라는 진흙투성이 진실에 갇힌 이들은 결코 인간이라고 할 수 없으며 그저 생물일 뿐이다. 아렌트는 이런 사람들을 '노동하는 동물' (그리스어 '이디온idion'에서 따온) 백치 idiotic' 또는 그냥 '빼앗긴 자' 등으로 불렀다. 그녀는 그리스인에게 사생활, 즉 혼자 있는 상태는 그야말로 박탈을 뜻했다고 지적한다. "사적인 삶만 사는 사람은 마치 공적 영역에 출입할 수 없는 노예 또는 그런 영역을 만든다는 생각도 못 한 미개인(그리스인이 아닌 사람)이 인간 지위를 거부한 것이 그들 사회의 공동체 부재나 자유의 결핍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보았다. 노예와 '미개인'이 스스로 인간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이유는, 강제 때문이든 선택 때문이든 어느 쪽도 자기 집단에서 탁월함을 보이며 불멸을 추구하는 데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p.78



노동하는 동물? 백치? 이런 부분은 비난받을 부분인 것 같은데 사적인 삶만 사는 사람과 공적 영역.. 부분에 대해 읽어 보노라면 저렇게 말한 흐름을 알고 싶어진다. 대부분의 용어나 문장을 아직까지는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에서 가져왔던데, 인간의 조건을 가장 먼저 읽어봐야겠다. 사실 나는 읽게 된다면 예수살렘의 아이히만.. 을 먼저 읽어보고 싶었는데.



그녀가 『인간의 조건』에서 활동적 삶viva activa에 대한 상세한 논의를 펼치면서도 고대 그리스에 대해서든, 현대 우리 시대에 대해서든 진정한 행동의 확고한 예를 들지 않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행동이 (…) 없는 삶은(…) 말 그대로 세계에서 죽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행동이란 "가장 일반적인 의미에서 주도권을 가진다는 것을 뜻하고", 인간적 특수성을 드러낼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행동에는 그 무엇보다 타자의 존재가 필요하고, 고립된 채 행동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행동은 "늘 관계를 수립하고, 따라서 모든 한계 지점을 강제로 열고, 모든 경계를 가로지르는 내재적 경향이 있"으며, 진실한 정치적 행동은 동기로부터 그리고 결과에 대한 모든 염려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정치적 행동은 삶을 위한 것도, 삶에 대한 것도 아니어야 하고, 물질적 존재의 어떤 측면을 위한 것도, 그에 대한 것도 아니어야 한다. 그것의 기능 또는 에토스는 자기 노출이지 결코 유용성이 아니다. 참된 정치적 행동은 힘이나 폭력이 아니고, 후세 사람들에게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기록하려면 연설이 필요하겠지만 연설만으로는 안 된다. -p.122



...좋은데? 한나 아렌트 좋은데? 정말이지 인간의 조건을 읽고 온 몸으로 흡수하고 싶다. 그런데 웬디 브라운은 이렇게 주장한 한나 아렌트의 잘못된 점을 지적한다.



아렌트는 행동을 이론으로 정식화함으로써 행동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육체와 물질적 삶을 거부한 그리스의 태도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나머지, 정칙적 행동을 우상숭배에 가깝게 옹호하면서도 그것의 가능성 자체를 지워 버린 것이다. 행동에는 사고와 말뿐만이 아니라 육체가 필요한데, 아렌트는 정치에 육체가 끼어드는 것을 거부했다. 이렇게 본다면 아렌트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오독한 게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의 자리에서 논리를 다소 터무니없게 극단으로 밀어 붙인 것이다. -p.123



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정치에 육체가 끼어드는 것을 거부했다, 행동을 이론으로 정식화해서 행동을 불가능하게... 라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내가 이게 무슨 말인지 알기 위해서는 인간의 조건을 읽는 게 선행되어야 할까? 



















역시.. 책은 계속 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아니, 웬디 브라운 님하..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 베버 다룬다면서 왜케 한나 아렌트 얘기 하지요? 한나 아렌트 사야되잖아요... 휴.....


아무튼, 이 페이퍼 읽는 어린 혹은 젊은 학생들이 있다면 반드시 명심하세요.

공부하세요. 부지런히 공부하세요. 달달 외우세요. 그것은 나중에 여러분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금 안하면 후회합니다. 



자, 여러분. 공부하자.


그럼 이만.

남성이 노예·여성·동물의 육체에 대한 통제권을 얻으면, 이들은 오직 남성의 욕구 파악과 충족을 통해서만 ‘인간‘의 구조에서 생존과 장소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정신까지 남성의 욕구에 바치게 된다. 이런 이중 소외 과정, 즉 주인에게 육체적 본성과 욕구를 내줄 뿐만 아니라 자기 지향의 정신까지 내주는 소외 과정에서 사실상 새로운 생물, 길들거나 장애가 있는 이들이 등장한다. 이런 생물들이 자족성을 위한 수단을 빼앗겨서 자신의 생존 수단도 없이 유지되는 한 자유로운 남성들이 그들을 다스리고, 그들로부터 혜택을 취하고,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듯 보일 수도 있다. 미시적으로 볼 때 여기에는 주인과 노예, 남편과 가족, 인간과 동물, 정치의 영역과 필요의 영역 등의 ‘자연스러운‘ 관계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식화가 있다. 지배와 착취의 정치라는 조건이 제도적·이데올로기적 변환을 통해 자연스러운 것이 된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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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1-18 09: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렌트는 행동을 이론으로 정식화함으로써 행동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저도 저 부분 읽으면서 이해가 안됐어요ㅠㅠ 아렌트의 인간의조건부터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했구요. 아... 읽을 책이 점점 많아진다는 것은 저의 지식이 그만큼 부족한 탓이겠지요. 공부해야 합니다.

다락방 2022-01-18 09:22   좋아요 4 | URL
이거 뭐 이렇게 어렵나요, 거리의화가 님. 에휴.. 학교때 공부 안하고 지금 공부할라니 더 힘든 것 같아요. 인간의 조건을 읽으면 웬디 브라운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있을까요? 인간의 조건 부터 읽어야할 것 같아요. ㅠㅠ
공부합시다, 거리의화가 님 ㅠㅠ

Conan 2022-01-18 09: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어려운 책인것 같아서 일단 뒤로 미루기로하고^^ 오래전에 사놓고 아직 안읽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부터 읽어야겠습니다.~
다락방님 글 재미있습니다.^^

다락방 2022-01-18 13:49   좋아요 1 | URL
오, 재미있는 글이라니 다행이네요. 후훗.
저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너무 읽고 싶으니 일단 인간의 조건을 먼저 읽고 읽어야겠어요. 그렇지만 언제가 될진 모르겠네요. 책부터 사는게 급합니다. 후훗.

단발머리 2022-01-18 09: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려워 보이는 책인데 어려운 내용이군요. 얼른 시작해야하는데, 책은 진작에 준비해두었는데.... 저도 얼른 따라갈께요.
다락방님 오늘의 페이퍼와 같은 결론이 될 것 같은 슬픈 예감.
아리스토텔레스, 베버, 한나 아렌트 만나다보면.... 공부하세요. 부지런히 공부하세요............ 쩜쩜쩜.......

다락방 2022-01-18 13:50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저는 이 책의 책장을 펼치기 전까지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제가 그저 동의하고 혹은 공감하고 읽는 책일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가 웬말입니까. 당황합니다..단발머리 님, 얼른 시작해주세요. 우리 같이갑시다 ㅠㅠ
저 어릴 적에 왜그렇게 공부 안한거래요? ㅠㅠ

그레이스 2022-01-18 09: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렌트의 공적인 삶에 대한 주장은 사르트르의 앙가주망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현대의 삶에 어떻게 적용시킬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다락방 2022-01-18 13:51   좋아요 2 | URL
아렌트의 공적인 삶에 대한 주장에서 사르트르를 떠올리시다니. 역시 알면 알수록 더 보이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사르트르에 대한 건 그래픽 노블로 갖고 있으니 사르트르도 또 읽어야겠네요. 하면 할수록 할 게 더 많아져요 ㅠㅠ

등롱 2022-01-18 10: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렌트를 읽어야하는군요... 제가 아렌트는 겁나서 아직 도전을 안했는데 음.
저는 아직 서론 정리하면서 읽고 있는데요,
본격적으로 1장 진입하게 되면 와 곁들여 읽을 텍스트가 쏟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와 해설이 붙어서 누군가 해설해주며 설명을 떠먹여주면 좋겠다는 망상을 슬쩍 곁들여보고요 ㅎㅎㅎ
학교는 정말 좋은 거였구나 생각하게 되고요 ㅠㅠ

다락방 2022-01-18 13:52   좋아요 3 | URL
등롱님 ㅠㅠ 저도 이 책을 교재로 삼아서 누가 강의좀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학교 때 수업 열심히 들을걸 그런 생각도 진짜 엄청 많이 하고요. 대학 다닐 때는 왜 학고 먹고 다녔나, 공부하기 그렇게나 좋은 환경이었는데.. 하면서 중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에 대한 후회가 너무 밀려옵니다. 대학 때 왜 만화방 가서 라면이나 먹고 있었을까요 ㅠㅠ
지금 하려니 기초지식이 부족해서 너무 힘드네요. 흑흑 ㅠㅠ 그래도 부지런히 읽어봐야죠. ㅠㅠㅠ

라파엘 2022-01-18 10:2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인용하신 122페이지의 내용은 한나 아렌트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반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내용 모두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미 했던 말이거든요. 그리고 123페이지 인용문 관련해서, 플라톤이 정신과 육체를 이분법적으로 설명하며 육체를 거부하고 정신에 가치를 두는 것에 비해,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과 달리 그 정신을 육체 안으로 가지고 들어와서 설명합니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를 올바르게 해석한다면 정치적 행동에서 육체를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락방 2022-01-18 13:57   좋아요 2 | URL
제가 라파엘 님의 댓글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 역시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아요.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니까 너무 어렵네요. 너무 읽을 것도 할 것도 많아서 마음도 급하고 초조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막 다 하고 싶고 그러네요. 인간의 욕심은 끝이없고 .. 하아-
아무튼 열심히 읽고 공부해서 정치적 행동과 육체적 배제에 대해 저도 생각도 하고 글도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다 저 스스로 해야 할 일이네요 휴...

라파엘 2022-01-18 14:26   좋아요 1 | URL
마음이 조급하면 사실을 오해하기 쉬워지는 것 같아요. 안정된 마음으로 공부하시면 어느 분야에서든 결국에는 이해에 이르실 수 있을 듯 합니다. 다락방님은 읽고 쓸 줄 아는 생각하는 사람이니까요 ㅎㅎ 그리고 특히, 급하거나 초조할 필요가 없는 게... 다락방님은 영생할 분이시잖아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2-01-18 14:28   좋아요 2 | URL
앗. 부끄럽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저는 영생을 하는 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2-01-18 10: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번 <여성과 광기>를 읽고나서 중학교때 쯤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상상을 했거든요? 그럼 나는 일단< 제2의성>을 시작으로 다락방님과 함께 읽은 여성주의 책들중 가장 좋았던 것들을 다 읽을 거라고요. 외울정도로요. 그래서 똑똑해져서 사람들을 모아서 필리스 체슬러처럼 여러 여성 단체도 만들고 정치에도 뛰어들고 말도 안되는 사법부를 목소리 높여 비판해주고 등등ㅋㅋㅋㅋ 그랬는데 샬럿 퍼킨스 길먼의 <내가 깨어났을때>를 읽어보니(조금) 저와는 다르지만 역시 그녀가 몹시도 다른 세상을 기대했던 사실이 작품에 나오더라구요. 공부할수록 저도 느끼는게 더 공부하고 변화를 추구하고 싶어지는 듯 해요^^*

다락방 2022-01-18 14:00   좋아요 2 | URL
미미님, 알면 알수록 알고 싶은게 많아지고 보면 볼수록 더 보고 싶은게 많아지는 것 같아요. 책을 한 권 한 권 더 읽을수록 내가 더 똑똑해지는게 아니라 내가 얼마나 많이 모르고 있는지를 알게 돼요. 공부에는 그래서 끝이 없는가봐요.
저는 여성주의 책 읽으면서 대학시절의 저를 떠올렸어요. 너무 바보같아서요. 공부도 안하고 학교도 안다니고 술이나 마시고... 대학때 여성학 교양 강의도 듣고 도서관에 가서 책도 읽고 공부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면 지금의 나와는 완전히 다른 내가 됐을텐데..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답니다. ㅠㅠ

미미님, 우리 열심히 읽어요. 중학생으로도 대학생으로도 돌아갈 수 없지만 지금이라도 열심히 읽고 써서 그전까지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달라질 수 있도록 합시다.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살아가도록 합시다. 계속 읽고 쓰는 일은 그렇게 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일인 것 같아요!

공쟝쟝 2022-01-19 11:35   좋아요 1 | URL
저도요. 지금부터 열심히 공부하시면 사법부를 목소리 높여 비판하시는 분 뒤실 수 있어요, 미미님! 우리는 영생할수도 있고, 확실한 건 생각 이상으로 오래 살게 될거라는 거.

미미 2022-01-19 11:46   좋아요 0 | URL
이렇게 훌륭한 여성들이 책으로 연대를 실천해주고 공부를 시켜주는데다 함께 읽고 쓰는 너무나 멋진 분들이 계시니 가능할것 같아요!!😉

건수하 2022-01-18 11: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려워요… 어려워서 자꾸 소설로 도피중입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읽어봐야지… 역시 어릴때 공부했어야 했군요 ㅎㅎ

다락방 2022-01-18 14:01   좋아요 2 | URL
저도 어려워서 주말에 소설 두 권 읽고 이 책은 내팽개쳤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출근하면서 다시 ...
공부는 어릴 때 해놨어야 돼요 진짜. 어릴 땐 그걸 몰랐습니다.. ㅠㅠ
수하님, 우리 화이팅이요!

바람돌이 2022-01-18 11: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완전 나랑 반대예요. 다락방님이 싫어하신 과목 모두 저는 너무 너무 좋아하고 탁월하게 잘했던 과목들. ㅎㅎ
그런데 저는 과학쪽은 모든 과목이 탁월하게 못했다는..... 그놈의 전기에서 왼손 오른손의 법칙 끝까지 이해못한 사람 우리반 60명 중에서 저뿐이었다는.....그런데 옛적에 사회계열 과목들 잘했어도 다락방님 인용문 보니까 무슨 말인지 너무 어려워요. 역시 공부는 한때가 아니라 꾸준히 해야 뭔가가 이루어지는거라는걸 또 느끼네요. 지금부터 하면 죽을때쯤 뭔가 알게 될거 같은데 어떡하죠? ㅠ.ㅠ

다락방 2022-01-18 14:04   좋아요 3 | URL
물론 꾸준히 공부했다면 어렵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겠지만 그래도 학창시절 공부를 좀 했다면 뭐랄까, 금세 익숙해지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바람돌이님. 저는 도대체 이것은 뭔말이냐.. 이렇게 되지만 말입니다.
저는 저 과목들을 특히 못했고 다른 과목들도 못했어요. ㅋㅋㅋ 전 그냥 종합적으로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암기과목 외워가면서 살고 싶은데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가지 않겠죠. 그리고 그 때로 다시 돌려놓으면 저는 또 여전히 안외울것 같아요. 인간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하하하하하. ㅠㅠ

책읽는나무 2022-01-18 1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대편 한나 아렌트 들어가야 하는데...어째야쓰까?하고 있어요. 아렌트 책은 아직 도착 안했고, 도착 했어도 먼저 읽어야 하나? 그럼 이번 달 안에 다 읽을 수 있을까? 고민만 하다가 오늘은 아직까지 한 장도 못읽고, 다른 책만 조금 읽었네요~^^
저도 과학,수학 보다는 사회쪽 과목은 좋아했었지만 정치 경제 세계사 이런 부분들은 암기가 안되어 포기했었던 부분들인데...쩝쩝!!!
왜 그랬을까??? 쩝쩝~~간식도 없는데...계속 그랬었네요ㅜㅜ
그래도 이번이 아니면 계속 이름만 외웠던 아저씨들 말이랑 아렌트의 말들은 또 뒷전이 될테니...이번 기회에 좀 수박 겉핥기 식이라도 알고 넘어갔음 싶네요^^
해설해 주시는 분 따로 섭외 안하셨죠?
그럼 다락방님이 계속 다정하게 해설을??ㅋㅋㅋㅋ
믿고 따라가겠습니다^^

다락방 2022-01-18 14:06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저도 그생각 했어요. 그런데 만약 내가 <인간의 조건>을 먼저 읽는다면 <남성됨과 정치>는 언제 읽지? 도저히 그 두 책들을 한 달 안에 다 읽을 수 없을 것 같은데? 하고 말이지요. 일단 저는 우리가 같이 읽기로 한 <남성됨과 정치>를 어려운대로 읽고, 인간의 조건은 그 후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아, 웬디 브라운이 이걸 비판한거구나, 라거나 아 웬디브라운이 좀 억지인 것 같은데? 등등의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뭐, 아니 이건 또 뭔말이냐.. 하게될 수도 있겠지만요. 하하하하하.
저는 암기도 못하고 하기도 싫고.. 하기 싫어서 못했는지 못해서 안했는지 모르겠지만 암기 과목은 그냥 공부 안하는 과목으로 밀어두었더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지금 이 나이에 이렇게 고생을 하네요. 에휴..

책나무님 화이팅이요! 저는 오랜만에 캬라멜마끼아또 마시고 있습니다. ㅎㅎ

책읽는나무 2022-01-18 14:13   좋아요 1 | URL
마끼아또.....마키아벨리!!!!
아....저 어제 갑자기 마끼아또 먹고 싶었더랬죠ㅋㅋㅋ
평소 그렇게 단 건 못먹어서 맨날 라떼만 마시는데 어젠 마키아벨리 적다가 갑자기 진짜 마끼아토 오타를 치고 있더라구요.
지금 밥 먹은 후라 그런지 캬라멜 마끼아또 마시고 싶군요^^

잠자냥 2022-01-18 13: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정치경제> <사회문화> <한국지리>, <세계지리>, <국사>... 못했다는 말씀 보고 이분 외우는 거 도통 안 하시는구나! 싶어서 빵터졌습니다. 아니 그거 외우기만 하면 100점 나오는 과목 아닙니까? 저 위에 바람돌이 님처럼 저도 이런 과목들은 그냥 100점 ㅋㅋㅋㅋㅋㅋ 그러나 바람돌이님처럼 과학 알못..... 저 수학 6점 맞고 대학간 사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1-18 13:52   좋아요 2 | URL
요즘 <사문>은 외우기만 하면 3점짜리 틀립니다 ㅋㅋ

다락방 2022-01-18 14:08   좋아요 3 | URL
아니, 잠자냥 님. 제가 외우란다고 막 외우는 그런 호락호락한 사람으로 보이세요?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요, 성적 하위권 애들도 국사 세계사는 백점 맞던데 그런것도 잘만 틀리고 다니는 게 저였답니다? 저는 외우는 거 진짜 싫었어요. 왜 외우면서 공부해야하는지를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고, 덕분에 이렇게 똥멍충이 어른이 되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하아-
그렇다고 수학을 잘했느냐 하면, 담임선생님이 저 불러서 ‘야, 수학은 발로 찍어도 이것보다 점수 잘받겠다‘ 하셨답니다? 전.. 도대체 뭘 잘했을까요? ㅜㅜ

그레이스 님, 요즘도 사회문화가 있기는 있군요?

책읽는나무 2022-01-18 14:10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ㅋㅋㅋㅋ
저 수학 8점 맞고 대학 갔어요ㅋㅋㅋㅋ
그래도 제가 2점 더 받았네요??^^;;;

다락방 2022-01-18 14:17   좋아요 3 | URL
다들 수학바보들이었구나....

저두요 ♡

라파엘 2022-01-18 14:17   좋아요 3 | URL
특히 머리가 좋은 학생들의 경우에, 이해하는 것을 선호하고 단순 반복은 싫어해서 암기과목에서 멀어지는 경향이 있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러한 결과로 암기과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경험을 하면, 자신은 원래 외우는 걸 못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한계지으며 학습된 무기력을 형성하게 되기도 하고요. 이렇게 만드는 교육이 문제고, 이런 학생들의 경우에 다른 스트레스 없이 해보면 외우는 것도 사실 잘 할 수 있는 학생들입니다. 결국, 당시의 교육이 잘못이었던 것이지 그 시절의 다락방님 잘못은 아닙니다 ㅎㅎ

다락방 2022-01-18 14:20   좋아요 4 | URL
아아 라파엘님. 제가 시대를 잘못만나 이토록 멍청한 어른이 되어버린 거군요. 다른 시대에서 다른 교육 방법으로 배우는 학생이었다면 제가 지금 대선 후보가 되어 있을 수도 있겠네요! (그거 아님) 아, 인생이란 무엇일까요? ㅜㅜ

라파엘 2022-01-18 14:44   좋아요 4 | URL
(진짜 멍청한 사람은 자기가 똑똑하다고 여기면서 정작 공부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아무튼 다락방님처럼 읽고 쓰는 사람들 덕분에, 사회가 점점 더 나아지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스러운 조카들은 분명히 이전보다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을거에요. 그리고 이러한 좋은 변화에, 읽고 쓰는 사람으로서 다락방님의 인생은 분명히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겁니다 ㅎㅎ

공쟝쟝 2022-01-19 11:37   좋아요 4 | URL
라파엘님 댓글 진짜.................... (소중한 말씀이다)
저도 암기라기 보다는 이해파인 것 같아요. 이해가 되면 암기는 되는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수학을 이해하지 못해...... 공식 암기마저 포기해서 아주 처참했읍니다. 야~ 수학 바보들을 여기서 많나니 기분이 좋다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1-19 12:34   좋아요 2 | URL
울 공쟝쟝님 어쩐댜?
환상이 자꾸 깨져서요!!
얼마전엔 비타님 서재에서 패트릭 스웨이지한테든 누구한테든 영어 편지 반송되어 와 영어실력 드러나~~ 수학 점수 갑자기 오픈해서 수학 바보들 수면위에 떠올라~~ 거기다 암기과목들까지??? ㅋㅋㅋ
저야 그렇다 쳐도, 공쟝님의 우상인 다락방님의 실체를 알게 되니, 공쟝님의 꿈의 방향이 흔들릴까봐 걱정!!ㅋㅋㅋ
중고딩때의 과거를 파헤치니 자꾸 바보의 실체만 떠오르는 것 같으니,
다락방님...이제 과거는 묻지 말고, 현재 열심히 이해하고 암기하며 공부하고 있는 카리스마만 보여 주세요. 그래야 계속 공쟝님이 커서 다락방님이 되고 싶은 꿈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 같군요^^

잠자냥 2022-01-19 12:37   좋아요 4 | URL
쟝쟝/ ˝수학 바보들을 여기서 많나니 기분이 좋다˝에서 ˝많나니˝는 많이 만나니의 줄임말이니? 너모 천재다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1-19 14:13   좋아요 2 | URL
잠자냥 // ㅋㅋㅋㅋㅋㅋ 알아차리다니 -- 수학 6점 말해봐요. 우리 같은 뇌구조인건가 (자꾸 이렇게 몰래 심어 놓은 거 발견하면 곤난해!)
책나무// 제가 어떻게 꾸게된 꿈인데요. 쉽게 실망하지 않습니다... 다락방님을 5년 동안 분석한 결과로 (중얼중얼...)

책읽는나무 2022-01-19 14:3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부럽네요ㅋㅋㅋ
무한 꿈나무!!!
이제 5 년 더 지나면 더 많은 사람들을 많날 수 있어요~^^
당신의 꿈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