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2022년 3월의 도서는 '바바라 크리드'의 《여성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이다. 이 책에는 남성이 임신이 불가능한 육체이므로 임신을 할 수 있는 여성을 끊임없이 질투하고 의심하고 침입하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영화들속에서 인공적인 괴물을 만들어내는 건 남자라고도 얘기한다. 여자들은 자신의 몸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데 굳이 상상으로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
'필리스 체슬러'의 《여성과 광기》를 읽다 보면 떠오른 이야기들이 무수히 많은데, 그중 하나는 <X 파일> 이다. 텔레비젼에서 시리즈로 해줄 때 이 프로의 매니아가 많았던 걸로 기억하고 또 드라마속 주인공인 스컬리를 따라 이과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많았다고 하는데, 나는 이 프로를 즐겨 보지 않았다. 나는 딱히 신비한 일이라든가 외계 생명체라든가 하는 지금의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들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편이라서. 그런 내가 우연히 본 X 파일은 사탄 혹은 악마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남자가 인간의 모습을 한 사탄인데 인간 여자와 섹스해 임신시키고 그리고 태어난 아이를 바로 죽이는 거다. 드라마 시작 부분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처음엔 아이 아버지가 자꾸 아이를 죽인다는 신고를 받고 멀더와 스컬리가 수사에 나섰던 것 같다. 그렇게 아이 아빠를 잡고 보니 사탄이었고, 그래서 왜 그랬냐 하니 자신은 태어난 아기가 자기처럼 사탄이 되는게 싫었다는 거다. 세상에 사탄이 하나 더 늘어나는 걸 원치 않아 죽이게 됐다고.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대략 이런 맥락이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이 드라마 속에서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 한 여자가 웃으면서 클로즈업 되고 끝나는 거였는데, 사연인즉슨, 이 여자도 사탄이었는데 사탄의 아이를 낳고 싶었던 것. 그래서 부러 이 남자가 사탄인 걸 알고 접근한거였다. 자신의 뜻대로 사탄을 잉태하고 출산한 이 여자 사탄은 웃으면서 그 아이를 데리고 멀리 도망치는 거다. 원치 않았지만 세상에 사탄 하나를 살려두었다는 생각 때문에 사탄 남자는 괴로워하고. 이 이야기는 그 자체로 너무 흥미롭고 인상깊었다.
우나 스태너드(Una Stannard)는 「남성의 모성본능The Male Maternal Instinct」이라는 논문에서 여성의 출산 능력을 교회가 찬탈함(교회는 세례를 통해 아이에게 진정한 '탄생'을 부여한다)과 동시에 이 능력을 평가절하한 과정(예수는 동정으로 탄생했다)을 기술한다. 남성의 '영혼'은 거룩하거나 악마적인 자신의 씨앗을 심으려고 여성이라는 '그릇'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따라서 여성은 실제로 '소유될' 수 있었으며, 더 기가 찬 것은 피임을 통해 누구에게 소유되고 싶은지, 그리고 '소유될'지 말지 여부를 통제할 수 있었다. p.246
어제 드디어 1년 걸린 성경읽기를 마쳤다. 나는 이로써 성경을 한 번 완독하게 되었는데, 창세기와 출애굽기 읽을 때는 메모도 해가면서 정성스럽게 읽었건만 뒤로 갈수록 글자만 읽고 있었다. 무엇보다 창세기와 출애굽기에는 이야기가 있었다. 막장 스토리..
위의 필리스 체슬러의 책 인용문을 보면 여성의 출산 능력을 교회가 찬탈했다는 논문이 언급되는데, 그 주장은 어쩌면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나 '비종교인' 이며 '여성'으로서 성경을 읽어보았을 때, 그렇게 주장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은 든다. 성경이 대놓고 여성을 혐오하자고 이끌었다기 보다는 혐오에 대한 근거를 찾아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읽는 내내 드는거다. 처음 창세기부터 남자를 돕기 위한 존재로 여성을 만들었고 그 후에도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로만 여겨지며 출산만이 여성이 가진 능력인 듯한 이야기가 반복된다. 성경을 자세히 공부한다면 그 모든 구절구절마다 어떤 숨겨진 이야기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이렇게 한 번 읽어본 성경은 여성은 열등한 존재이고, 여성은 음란한것이 가장 큰 죄악이며(여자의 음란함에 대해 어찌나 반복해 얘기하는지 내가 음란하다고 대로 한복판에서 소리지르고 싶었다),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도 않는다.
필리스 체슬러의 책과 여성괴물을 거쳐 생각해보게 되는건, 임신과 출산을 여자가 하는 이상 남자는 '나의 대를 잇는다'는 것에 대해 불안할 수밖에 없고(일단 여자는 굳이 자신이 낳은 아이를 친자검사 하지 않아도 된다. 친자검사는 언제나 아버지의 몫),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이성간 데이트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것처럼 '상대를 낮춰 나를 높이는' 현상이 그대로 반복되는 게 아닌가 하는거다. 고대부터 생리를 천하게 여기고 여성을 강간하는 그 모든 행위들은 결국 임신과 출산이라는 것을 자신들이 할 수 없어서였던 건 아닌가.
여자의 죄악을 자꾸 음란하다로 몰고가는 것, 그래서 여자들로 하여금 어느 순간 음란하지 않은지 자꾸만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 이 모든게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여자가 한 남자만 보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그녀가 낳은 아이가 '나의' 아이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니까. 그렇게 나에게만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음란을 죄악으로 주입시킬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그동안 읽어왔던 여성주의 책들에서 보면 모든 종교가 형태도 다양하고 신을 모시는 방법도 다양했으되 여성을 혐오하는 것에 있어서는 모두 한마음 한뜻이었다.
존 퍼트넘 데모스(John Putnam Demos), 캐럴 칼슨(Carol F. Karlsen)등은 마녀는 혼자 살고, 어떤 남성의 제재도 받지 않으며, 교회가 탐낼 만한 규모의 재산을 갖고 있었다고 말한다. 한편 몇몇 역사학자들은 마녀로 몰린 여성들은 매 맞는 여성이었다고 말한다.
한편 미슐레는 봉건제 하의 가난과 기독교 신앙이 결합하여 여성을 너무나도 야만적으로 대했기 때문에, 여성 중 일부는 '이상하게' 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한 여성들은 남편에게 속하지 않고 혼자 또는 그들끼리 함께 살았다. 미슐레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마녀들이 아마도 (혹은 실제로) 근친상간, 레즈비어니즘, 동성애, 집단성교를 포함한 섹슈얼리티를 제례 의식화했기 때문에 박해당한 것으로 본다. 교회가 금지했던 것을 찬양함으로써-교회의 금지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발생했다- 마녀 숭배는 강력한 적대 세력이나 보완적인 종교 구실을 했다. 사즈는 이렇게 언급했다.
마녀는 마치 자신도 모르게 정신질환자가 된 것처럼 자신의 의지에 반해 타락하고 비정상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녀는 실제로 마녀인지 아닌지를 확증하는 특정한 진단 절차에 복종하고, 마침내 자유를 잃고, 종종 생명까지 박탈당하게 된다. 그것도 마녀 자신을 위한 조처라는 그럴듯한 명분 아래서. -p.246~247
자, 이쯤에서 '실비아 페데리치'의 《캘리번과 마녀》를 들춰보자.
가톨릭과 청교도 국가 모두 다른 모든 영역에서는 서로 전쟁을 치르면서도 마녀를 박해할 때만큼은 어깨를 걸고 뜻을 같이했다는 사실은 마녀사냥의 정치적 본성을 깊이 드러낸다. 따라서 마녀사냥은 종교개혁으로 인한 분란 이후 유럽 통합의 첫 사례이자, 새로운 유럽 국민국가의 정치에서 최초의 통합의 장이었다는 주장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 마녀사냥은 모든 국경을 넘어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독일, 스위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스웨덴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국가와 교회는 어떤 공포를 느꼈기에 합심하여 이런 집단학살 정책을 펼쳤던 것일까? 왜 이렇게 극심한 폭력이 횡행하게 되었을까? 그리고 왜 그 주요 대상이 여성이었던 걸까? -《캘리번과 마녀》, p.247-248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지배계급은 여성을 탄압함으로써 프롤레타리아트 전체를 훨씬 효과적으로 억눌렀다. 지배계급은 이미 토지를 빼앗겨 빈곤해지고 범죄자로 몰린 남성들이 자신의 불행을 거세의 힘을 가진 마녀의 탓으로 돌리게 만들었고, 여성들이 당국에 저항해 획득한 힘을 자신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사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대부분 교회의 여성혐오적인 선동 때문에) 남성들이 여성에 대해 깊이 품게 된 모든 공포는 이런 맥락에서 동원되었다. -《캘리번과 마녀》, p.281
필리스 체슬러는 '자살은 여성으로 태어난 것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치료)이었다' (p.247) 라고 말하는데, 여기에 20세기 정신질환자들을 화형시키거나 물의 시련 재판을 근거로 든다. 물의 시련 재판이라면 익히 우리가 아는 그것, 폴라 호킨스가 소설로도 써주었던 '드라우닝 풀'이다.
Drowning Pool '익사의 웅덩이'라는 뜻으로, 봉건 시대 스코틀랜드의 법에 따라 여성 범죄자들을 처형하기 위한 목적으로 판 웅덩이나 우물을 가리킨다. 16-17세기 마녀 재판이 횡행하던 시절에는 마녀로 고발당한 여성의 유무죄를 시험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 물에 빠뜨려진 여성은 물속으로 가라앉으면 마녀가 아닌 것으로, 물 위로 뜨면 마녀로 간주되었다. 어느 쪽이든 결국엔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투 더 워터》,p.7
정신질환자로 몰리지 않기 위해, 마녀로 몰리지 않기 위해, 그래서 결국 죽음으로 몰리지 않기 위해 여자가 할 수 있는 건, 남자들이 원하는 여성모델로 살면 되는거였다. 삶에 불만을 품지 말고, 의심하지도 말고, 의문을 갖지도 말고, 우울해하지도 말고, 가사노동하고, 다른 남자를 쳐다보지 말고, 남편 뒷바라지 하고, 아이 낳고 키우는데 최선을 다하면서 아름다운 가족 행복해요 이것은 나의 삶의 기쁨~ 이라고 해야하는 거였다. 한마디로 '생각 없이' 사는 것. 그래야만 물에 빠져 죽거나 불에 타서 죽는 일을 피할 수 있는 거였고, 그래야만 정신병원에 감금되는 일을 피할 수 있는 거였다.
그러니 그간의 역사를 통해 알 수 있었던 대로 필리스 체슬러가 1970년 미국심리학회의 연례모임에서 그동안 정신과전문의들로부터 이용만 당한 여성들에게 백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요구한 것은 마땅히 그러해야 하는 일이었다.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이었고 그래서 당시에 그 자리의 2천 명이 넘는 (거의 남성) 회원들로부터 비웃음을 당했지만, 미친여자 취급 당했지만, 그러나 필리스 체슬러가 이 모든 일들을 알게된 이상 가만 있을 수 없는 거였다. 배상해, 너네 책임져, 너네가 그러면 안되는 거였어! 라고 으르렁 거려주시니 아, 위대한 분이시여...
나는 이 책 한 권이 왜 필리스 체슬러가 그러한 요구를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증거라고 보았다.
'마녀' 하면 생각나는게 이 소설인데, 여성과 광기 읽으신 분들은 혹은 앞으로 읽으실 분들은 '대프니 듀 모리에'의 《나의 사촌 레이첼》도 함께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처음엔 왜 굳이 젊은 남자를 화자로 내세운걸까, 하며 읽다가 마지막에
!!!!!!!!!!!!
이렇게 된다.
아니, 너무 좋지 않나. 필리스 체슬러는 자신의 연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정신질환과 마녀에 대해 분석한 글을 써주고 대프니 듀 모리에와 폴라 호킨스는 소설을 썼다. 애초에 신이 여성을 빚었던 그 의도가 뭐였든, 여자들은 훨씬 똑똑했고, 똑똑해졌고, 똑똑해지고 있다. 진화하고 있다, 여자들은.
자, 여러분 우리는 1월에 '웬디 브라운'의《남성됨과 정치》로 다시 만나요!
캐럴린 저브 엔스(Carolyn Zerbe Ennes) 박사는 2004년 여성주의와 상담: 기원, 주제, 다양성 Ferminist Theories and Ferminist Psycho-therapies: Origins, Thermes, and Diversity (한울, 2009)에서 "식이장애가 성취에 대한 불안을 잠재워주는 생존 수단일 수 있다. 완벽한 몸매를 가지는 것은 높은 성취를 한 여성들이 외롭고, 무자비하고, 여성답지 않거나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피하는 방법일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떤 이론가들은 "신체적인 자기"에 집중하는 것은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정신적인 자기를 보상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말한다. - P24
나는 프로이트가 천재라고 생각한다. 많은 중요한 부분에서 그는 옳았다. 무의식적 동기는 존재하고, 증상과 꿈은 해석될 수 있으며 ‘대화 치료(talking cure)‘는 유효하다(말하고 듣는 치료법은 프로이트의 환자였던 안나 오(Anna 0.)가 제안한 것이었다. 베르타 파펜하임이라는 본명을 가진 그녀는 부유한 정통 유대인으로, 후에 페미니스트이자 반나치 운동가가 되었다). 하지만 여성의 마조히즘과 남근선망에 대해서는 틀렸다. 또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잘못 이해했다. 유대계 그리스도교나 이슬람 문화에서 실제로나 심리적으로나 죽임을 당하는쪽은 아들이지 아버지가 아니다. 프로이트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도 이해하지 못했다. 천재 프로이트도 자기 시대의 가부장제를 초월하지 못했던 것이다. 누군들 자기 시대를 초월할 수 있겠는가! - P46
페미니스트 심리치료사는 믿는다. 여성들이 "너무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기에 앞서 남자들이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 는 말을 여성들에게 들려줄 필요가 있다고, 아버지들 역시 자녀문제에 똑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여성을 구원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심지어 스스로 페미니스트 구세주라고 자처하는이들도 여성을 구원할 수는 없다. 여성 스스로 자신을 구원하지않는다면 말이다. 자기애(自己愛)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토대가 된다. 가부장제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가부장제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투쟁은 기적과도 같은 작업이자 평생의 과업이다. 내재화된 자기혐오와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폭력으로부터 도망친, 혹은 그런 것에 맞서싸우고 있는 여성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 P57
어떤 여성은 정신적 외상을 넘어설 수 있지만 어떤 여성들은 그렇지 못하다. 강간과 구타의 희생자 중 상당수는 페미니스트들의 지지와 충고를 원하지만, 일부는 그런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일부 여성은 구원되기를 원하지만, 또 다른 일부는 너무나 상처가 심해서 자신을 구원하는 일에 참여할 수도 없다. - P68
그 후, 나는 적어도 다섯 권의 책에서 모성을 다뤘다. 일례로 1978년에 출간한 『남성에 대해서 About Mer에서 나는 남성들의 심리학적 · 경제학적 · 종교적 · 기술적 표현에서 드러나는 남성의 자궁선망(uterus envy)에 대해 썼다. 그즈음 나는 남성을 이해하고 싶었다. 가령 남성이 젠더 위계에서 여성보다 우위에 있다면, 남성 간에 보이는 절대적 순응과 복종, 그들이 경멸해 마지않는 여성에 대한 완전한 의존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P72
그리고 마침내 『페미니즘의 죽음: 여성의 자유를 위한 다음 투쟁은 무엇이 될 것인가 The Death of Feminism: What‘s Next in theStruggle for Womens Freedomi (2005)에서 나는 이슬람교도, 중동 그리고 아랍의 여성과 남성의 심리를 개괄하기 시작했다. 또한 이슬람교의 성차별 정책의 위험성을 분석했고, 이론적 · 실질적으로이에 반대하는 서구인, 특히 페미니스트를 연구했다. 한때 이해하기 쉽고 정치적으로 옳은 방식으로 통했던 다문화적인 접근은 궁극적으로 모든 여성을 위한 인간 권리의 보편적인 기준을옹호하는 페미니스트 이념을 세우는 데 실패했다. 뉴욕 9·11테러, 마드리드 3·11 테러, 런던 7·7 테러의 그늘에서 우리는더 이상 이슬람 테러리즘의 위험을 축소하거나 이들의 요구를들어줄 수 없다. 여기에는 여성 혐오도 포함된다. - P75
「행복한 결혼의 패러독스 The Paradox of the Happy Marriage」 라는논문에서 제시 버나드(Jessie Bernard)는 일반적으로 남편들은 아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결혼생활에 관해 보다 긍정적인 견해를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대다수 남편들은 결혼생활에서 아내보다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가사의 편의와 성적인편리, 정서적 안정과 같은 면에서 아내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는다. - P110
여자아이는 신체적인 애정, 양육, 강렬한 정서적 즐거움을 얻기 위해 아버지에게 의존한다. 이것은 어른 남성에게는 성적인’ 것으로 경험되는 의존성으로, 정확하게는 여성(딸)의 순진함, 무기력, 젊음, 일부일처제에 대한 맹목적 숭배라는 속성에근거한다. 섹슈얼리티(성적 쾌락)와 관련하여 본질적으로 음탕하고 근친상간적인 모델은 대단히 보편적이다. 이런 측면은 혼인법과 관습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강간범, 어린이를 괴롭히는 치한, 사창가에 빈번히 드나드는 사람이라 해도 법적으로 기소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섹슈얼리티의 모델은 신화적으로볼 때 올림포스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신들의 아버지 제우스는 많은 숫처녀들을 유혹하여 강간하고 임신시켰다. 기독교의교부(아버지 신)도 신성한 후손을 위해 처녀를 선호했다. - P130
같은 시기에 미국과 제3세계에서 에이즈 감염자를 포함한많은 남성들이 점점 더 어린 여성 그리고 어린아이들과의 무방비적인 성관계를 고집해왔다. 그들은 자신의 상대에게 무시무시한 에이즈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 남성의 성욕과 탐욕이 전 세계적으로 여자아이들과 여성에대한 끔찍한 인신매매를 조장해오고 있다. 1970년대 초 방글라데시에서 강간은 공공연한 장소에서 자행되어 비디오에 녹화된 윤간을 포함해 - 전쟁의 무기가 되었다. 1990년대 보스니아와 알제리에서, 가장 최근에는 르완다와 수단에서도 마찬가지다. 그곳에서 여성들은 생식기를 훼손당하고, 질이 꿰매어졌다. 이는 곧 윤간이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물리적고문과 마찬가지라는 의미이다. - P169
물리적인 행동 - 심지어 자기 생명을 빼앗는 아주 절묘하게 사적인 행동 - 은 여성들에게 대단히 힘들다. 여성의 조건화된 행동은 정신적이고 정서적인 자기파괴에서 보다 편안함을느끼도록 규정되어 있다. 여성은 혼자서 혹은 여성(스스로)의손으로보다는 다른 사람이 있는 가운데서 혹은 남성의 손으로자신의 육체성을 경험하도록 ㅡ 그것이 폭력적이고 파괴적이거나 즐겁거나 간에 - 조건화되어 있다. 여성의 자살 시도는 현실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적개심으로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만들기보다는, 무력한 목을 드러내놓음으로써 자기희생을 위한 제례의식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다. 여성의 눈물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자살 시도는 체념과 무기력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행동이다. 이것만이 일시적인 구원 아니면 부수적인 보상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스로를 죽이려고시도한 여성들이 반드시 친절한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다. 자살시도는 ‘여성성‘의 숭엄한 제례의식이다. - P172
이상적으로 말해 여성은 ‘이기기 위해 ‘지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자살에 성공한 여성은 비극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여성적‘ 역할을 넘어서거나 거부하는 것이다.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말이다. 심지어 죽음까지 불사하면서. - P172
이로써 여성이 건강하려면 여성이라는 자기 성별에 합당한 행동 규범에 적응하고 그것을 (심지어 사회적으로 그다지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유형일지라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분명해진다. 실험 결과에 대한 연구자들의 분석에서 드러나듯 "(성별에 따른 이와 같은) 배치는 성숙하고 건강한 개인을 기술하기에는 대단히 부적합한 방식처럼 보인다". 우리 문화의정신건강 윤리는 남성적이다. 이와 같이 성별에 따라 정신건강에 관해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탓에 인간의 정신건강에 관해서는 오로지 남성적 기준만이 존재하고, 이는 사회와 의사 모두에 의해 강화된다. 비록 대다수 여성들의 제한적인 ‘자아 자원(ego resources)‘ 무제한적인 의존성‘과 두려움이 사회와 그 사회의 행위자(의사)들에 의해 혐오와 동정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성들에게 허용되는 다른 행동 유형이란 없다! 여자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불안한 ‘순종‘, ‘수줍음‘, ‘속좁음‘ 등은 결코 문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 P198
그런 특징은 오히려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에 비해 훨씬 빨리 ‘성장하는‘ 증거로간주된다. 남자아이들의 공격적인 행동이 문제가 되는 유일한이유는 가부장제가 그들이 좀 더 나이가 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남성성‘을 실천하도록 원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전통적으로 성 고정관념은 여자아이들과 여성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학교 교사나 사회복지사 또는 심리학자들은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잔혹함(집단 괴롭힘, 조롱, 배척, 비방)을 거의 눈치챌 수 없었다. - P199
모친에 의한 아동 학대가 존재하고, 이는 가난, 약물중독, 실업 그리고 미혼모의 과중한 육아 부담에 의해 더욱 악화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어머니는 성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방임하거나 버리거나 살해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충분히 좋은‘ 어머니들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에 비해 많은 아버지 또는 동거 중인 남자친구가 아기나 아이에대해 인내심이 적고, 일상적으로 아이들과 경쟁하거나 아이들을 때리고, 버리고, 심지어 죽인다. - P206
대다수의 여성 정신질환자들은 자신을 병들거나 ‘나쁜 사람으로 여기며, 대단히 자발적으로 정신병원에 몸을 맡긴다. 경제적·육체적 · 성적 박탈이나 처벌에 대한 공포가 여성들에게 자기희생을 대단히 고귀한가치로 여기게끔 가르치기 때문에 그들은 대단히 ‘자연스럽게’자기희생을 수행한다. 이 자연스러운 자기희생에 관한 여성들의 분노가 스스로를 ‘미치게 만들고 나면, 병원의 관행이 그들의 희생을 어쨌거나 강요할 것이다. - P250
심리치료 제도는 나쁜 결혼을 어쨌거나 유지하는 방편으로, 아니면 좋은 결혼을 하기 위해 나쁜 결혼을 끝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일부 여성, 특히 젊은 독신의 여성들은남성 치료사와 상담을 진행하면서 남편감을 잡는 법을 배우는방편으로 심리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여성들은 아마도 치료 과정에서 자신의 독자적인 정체성이나 다른 여성들과의 관계 부족에 대해서보다는 남편이나, 남자친구에 대해 혹은 이들이 없음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할 것이다. - P254
대부분의 아내들은 남편을 포함해 다른 남성들이 있을 때는 단순한 - 하지만 진지한 - 대화마저 대체로 불가능하다. 아내(여성)들은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거나, 남성들이 이야기할 때 조용히 듣는 편이다. 반면에 여성들이 이야기할 때 조용히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남성은 거의 없다. 심지어 많은 여성이 있는 자리에유일하게 참석한 남성일지라도 그는 여성들에게 질문할 것이며, 혹 참을성 있게 듣는다 하더라도 아마 우월한 입장에서 대화를 통제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심리치료를 받는 환자(여성)는 우월하고 객관적이라고 여겨지거나 혹은 적어도 그럴 것이라고 기대되는 심리치료사로부터 이야기해보라는 권유 - 사실은 지시를 받는다. 심리치료사는 미묘한 보상체계(관심, 해석 등)나 보상의 철회를 통해궁극적으로 환자가 말하는 것을 통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심리치료사가 환자에게 여성의 역할과타협하도록 시도한다는 의미에서 통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P255
극적이고 극단적인 형태의 착취가 있다는 것은 이보다 덜극적인 형태의 착취는 만연해 있음을 의미한다. 잔혹 행위와 추문은 일상적인 사건이다. - P288
심리적으로 보면 여성은 병 원 밖의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보다 심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의존적이고 매달리는 존재이다. 이런 사례에는 일반적으로 나이 많은 남성과 젊은 여성이 관계되어 있다. 이때 남성은 무의식적인 권력 ·사랑·지혜·보호의 신호를 보내며, 여성은 이런 신호에 자동적으로 응답하도록 자라왔다. 환자와 심리치료사 사이의 이런 거래는 ‘유혹‘ 혹은 ‘치료과정의 일부‘로표현된다. 그러나 이는 법적으로는 강간, 심리적으로는 근친상간의 한 형태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적인‘ 정체성의 필수조건이 바로 근친상간 금기의 위반, 즉 아빠 선호‘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것이며 뒤이어 강력한 아버지 같은 사람과 결혼하거나 사랑에 빠져드는 것이다. - P289
성적인 거리가 아니더라도 심리치료사와 환자 사이를 매개하는 많은 종류의 거리‘가 있다. 하지만 성적 접촉이 반드시 다른 형태의 의사소통을 보장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종종 방해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접촉의 대부분이 중년의 남성 심리치료사와 젊은 여성 환자 사이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다.12 여성 심리치료사와 남성(혹은 여성) 환자 사이에 그런 접촉은 대체로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심리치료사가 동성애자가 아닌 이상 남성심리치료사와 남성 환자 사이에서도 대체로 발생하지 않는다. - P291
열 명의 심리치료사 중에서 아홉 명은 전반적으로 성적인접촉을 하는 동안 스스로 선교사‘가 된 것처럼 생각했다. 여성환자 중 일곱 명은 처음에는 오르가슴을 경험하지 못했으며, 네명은 치료 기간을 통틀어 전혀 경험하지 못했다. 일곱 명의 여성이 마침내 오르가슴을 경험한 것은 첫 성관계 이후 한 달 이내에서 9개월 사이였다. 심리치료사 중 네 명은 성관계 때 발기를 유지하기 힘들었다. 피상적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이런 정보를 종합해보면 ‘유혹하는 치료사들은 형편없는 애인이라는단순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P296
여성은 ‘두뇌‘ 아니면 성기‘, ‘가슴‘ 아니면 ‘성기‘, ‘어머니’ 아니면 성기‘라는 양자택일을 할 때라야만 남성에 의해 받아들여진다. 여성은 정서적이고, 지적인 동시에 성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드물다. 여성이 이 세 가지 능력 모두를 발전시키기는 대단히 힘들다는 점은 그다지 놀라울 것도 없다. 여성은 정서적이고 지적이며 성적인 능력을 누구와 공유할 수 있는가? 자기 비하, 성적 소심함, 이성애를 모델로 한 역할놀이를 극복하려고 하는 레즈비언, 특히 페미니스트 레즈비언들은 지금 시점에서 인간으로서의 여성에게 산파 · 어머니 · 언니·딸· 애인이 될 수 있다. - P368
필리스 그가 남자랑 데이트하라고 권했나요?
프랜시스 그래요. 그랬어요. 그래서 내가 말했죠. "그 짐승들과사귀길 바라는 거예요? 그들이 페니스를 가지고 있단 이유만으로? 남자들은 멍청해요. 나한테 해줄기도 없고요. 남자들과는 토론할 거리도 없어요.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섹스 말고 더 있냐고요. 그들은 여자와의 축복받은 생활에서 나를 끄집어낼 뿐이죠. 선생님은 남자들이 어떤 인간인지 전혀 상관하지 않는군요. 남자들은 최악이고 더럽고 뒤틀린 망나니들이에요. 그래도 남자이기만 하면 아무 상관 없다 이건가요? 저한테 지금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가요?" 심리치료사가 대답했어요. "글쎄, 남자랑 얘깃거리를 찾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내가 말했죠. "자, 보세요. 저도 노력했어요. 하지만 남자랑 얘기할 건 아무것도 없어요." - P376
오랫동안 이 나라에서는 흑인 남성이 흑인 여성을 제외하고는어느 누구에게도 분노를 발산할 수 없었다. 흑인 여성들은 그들의 분노를 감수해왔다. - P396
나는 여성이 신체적·심리적·정신적으로 남성과 똑같이 평등한 투표권을 가지지 못할 이유를 전혀 찾을 수 없다. 그렇다고내가 남자들이 실패해온 곳에서 여성들만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맹목적인 헛소리를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여성들이 어떤 사태를 악화시킬 수 없다면 그런 사태를 개선시킬 수도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화가 가능하지 않은 어떤 것을 여성들이 정화시키는 데 성공할 것으로 가정한다는 것은 초능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여성의 가장 큰 불행은 그들이 천사 아니면 악마로 간주되어온 사실이다. 여성의 진정한 구원은 이 지상에굳건히 발붙이는 것이다. 말하자면 인간으로 대우받는 것이며, 모든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어리석음과 실수를 여성 역시 범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다. 한두 번 실수하고 나면 그 뒤에는 제대로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엠마 골드만 - P444
여성들이 정치/적인 경기장에 들어가게 되면, 이미 정치의 장에 내재하고 있는 독소가 감소하게 될 것으로 가정하는가? 가장 격렬한 여성참정권론자들도 그런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 엠마 골드만 - P444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페미니즘에 가장 공감하는 남성 전문가들조차 가부장적인 남성처럼 행동한다는 사실이다. - P457
만약 여성이 중대한 과업을 성취한다 하더라도, 여성은 남성과 달리, 그런 성취를 이루기 위해 자녀를 돌보고 자기 외모를 가꾸는 것을포기한다면 여전히 실패자에 속한다. 여성이 법적이고 지적인투쟁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다른 여성 혹은 다른남성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 그 여성은 실패자가 되고 만다. 남자들에게는 그들을 어머니처럼 돌봐주고, 구겨진 감정을어루만져주고, 저녁을 차려주고, 선물을 사주고, 기분이 안 좋거나 어수선할 때 전화를 대신 받아주는 아내나 여자 비서가 있다. 여자들은 그렇지 않다. 남자들은 또한 그다지 ‘상냥‘할 필요가 없다는 보편적인 통념에 의해 어느 정도 보호받는다. - P501
만약 여성들이 자기 몸을 중시한다면(그래야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여성이 생산 및 재생산 수단을 통제할 때 쾌락·모성·체력 등과 관련한 전체 표현들은 훨씬 더 나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가부장제를 뒷받침하거나 심지어 남성과의 전설 속 ‘평등‘을 지지하는 것은 여성에게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다. 여성들이 가부장제를 지지하는 것은 생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우월한‘지혜에서라기보다는 무력함의 표시라는 견해가 훨씬 타당하다. - P512
지난봄 나는 매혹과 거부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우드스톡‘ 페스티벌 영상을 세 시간 동안 지켜보았다. […] 우선, 거기 나오는 가수와 연주자 중에 남편 이야기를 쉴 ㅐ 없이 늘어놓는 임신한 조앤 바에즈를 제외하고는, 모두 남자였다. -매리언 미드 - P514
나는 생물학적인 과거보다는 기술ㄹ이 발전한 미래에서 대중적 여성해방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한다. 지구상의 여성 인구는 더 이상 적지 않고 전쟁 관습이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 P515
과학이 궁극적으로는 묵시록적인 군사영웅주의보다 혁명적인 승리로 이어지는 것과 마찬자기로, 무기와 군사기술 역시 궁극적으로는 생물학적으로 근육질화된 전쟁을 압도하게 될 것이다. - P515
나는 이성에 의한 강간과 임신이라는 생물학적인 사실과 의미가 가부장제 가족을 구성하는 주요 요인이었다고 믿는다. 남성들이 자신의 유전적 불멸성을 증명하려는 욕구 또한 주요 요인이었다. 이러한 욕구가 너무 강렬해서 남성들은 자녀가 자신의 정자로부터 창조되었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 당연히 여성의 몸을 식민화하고 여성의 자유를 제한할 자격이 있다고 여겼다. - P516
나이 들고 부유한 백인 미국인 남성은 베트남에서, 걸프전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라크에서 전사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리고 가난한 남성들을 전쟁터에 내보냈다. 권력이 없는 남성 집단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그들에게는 아직 권력이 없기 때문에, 대다수는 전쟁의 초기 단계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 P518
미국에서는 흔히 가난한 제3세계 여성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중산층 백인 여성에 비해 ‘강인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들은 중산층 혹은 해방 지향적인 제3세계 공동체 안에서 정치적인 지도자직을 맡지 못했다. 이들 여성은 제3세계 남성들과 백인 남성들이 자행하는 범죄로부터 스스로를, 그리고 자기 딸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도 없었다. - P519
가난한 미국 남성들은 공장과 군대에서 ‘봉사한다.‘ 그들은 직접적으로는 다른 남성에게 ‘봉사하고‘ 간적접으로는 다른 남성의 소유물로서의 여성에게 봉사한다. 가난한 남성들이 임금 인상이나 계급혁명을 위해 투쟁할 때, 임금 산정 방식에 자기 아내의 가사노동과 육아의 중요성을 반영하여 임금을 두 배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P522
여성 ‘승리자‘가 자신을 돌봐줄 여성 또는 남성을 찾는 것보다 남성 패배자가 자신을 돌봐줄 여성을 찾기가 훨씬 쉽다. 이런 관점에서 여성 ‘승리자‘는 실제로 엿어 ‘패배자‘보다 나을 게 없다. - P522
페미니스트 여성들은 이런 제도들이 여성을 억압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공공 및 사회 제도를 점진적이고 근본적으로 장악해야 한다. 여기서 ‘장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까닭은 남성들처럼 공공제도에서 우위를 점해본 경험이 없는 여성들로서는 ‘평등‘이나 ‘개별성‘만으로는 여성의 억압을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P526
다양한 권력을 ‘남성‘이나 ‘가족‘을 통해서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쟁취하는 데 관심이 있어 나선 여성이라면 누구든 가부장제의 심리적인 왕국 안에서 급진적인 행동, ‘승리‘를 위한 모험적 행동을 하는 것이다. - P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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