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괴물을 시작한 여러분, 안녕?

여성괴물에 대한 여러분의 글을 읽다보니 '비체'라는 개념 때문에 모두들 괴로워하시네요. 사실, 저 역시도 아직 비체에 대해 온몸으로 이해하는 건 아니지만, 여러분께 같이 읽을 책을 언급해드려야겠다 싶어서요.
















'이현재'의 《여성혐오 그 후,》라는 책인데요, 이 책의 부제가 바로 <우리가 만난 비체들> 입니다. 이 책의 한 구절을 가져와볼게요.


그러던 내가 이제 글을 쓰기로 했다. ‘결국, 난 꼰대였던 거야‘라는 좌절에서 ‘그래, 이왕이면 제대로 꼰대질 하자‘로 마음을 바꾼 것이다. 그동안 궁리해온 페미니즘 철학과 이를 가능하게 해준 페미니즘의 계보들을 인용하는 가운데 내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한 것이다. 누군가에게 들리지도 않은 채 소거될지라도 내 언어를 입 밖으로 꺼내보기로 했다.

내가 이러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비체abject‘라는 개념을 재고하게 되면서였다. 다시 보니 ‘비a-체object‘, 즉 어떤 규정된 대상이 아니라는 말은 참 유용한 언어였다. 어떤 존재를 무엇이다(A) 라고 규정하기 않고, 무엇이 아니다(~A)라고 말하는 방식은 그 존재를 어떤 경계에 가두기보다 그 여분의 공간, 경계의 열림에 위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페미니즘의 역사는 남성이 정해놓은 위치를 벗어나 경계를 넘나들었던 여성들, 항상 흐르고 있기에 개념적으로 잡힐 수 없는 ‘비-체‘가 되었던 여성들에 의해 쓰인 것이었다. 그녀들이 비판받거나 마녀사냥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기존의 언어나 질서로는 파악되지 않는 ‘알 수 없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p.12-13)



저도 읽은지 몇 년된 책이라 이 책을 읽으면 비체에 대한 개념이 바로 잡힌다라고 장담할 순 없지만, 아무래고 국내 여성학자의 비체 에 관한 책이니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152쪽의 얇은 책이니 부담없이 같이읽기 하셔도 될 것 같아요.


몇개의 인용문 옮겨두었던 밑줄긋기 링크 놓고갑니다.


https://blog.aladin.co.kr/fallen77/9109016



자, 여러분 화이팅!!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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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3-08 11: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완전 감사합니다. 역시 다락방님!!!
링크해두신 글만 읽어도 일단 감은 좀 잡히는듯요. 이 책 진짜 분량이 많지 않고, 밑줄긋기 한 부분 읽으니 조금 알아듣기가 쉬워서 빨리 찾아서 읽어야지 하며 집어갑니다. ^^

다락방 2022-03-09 13:25   좋아요 1 | URL
저는 2017년이 이현재 의 책 읽고 팔았는데 [여성 괴물] 읽기 전에 다시 읽어보려고 어제 주문했어요. 하핫. 대체 책을 왜 팔고 또 사고.. 아무튼 열심히 읽고 쓰시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님. 화이팅!!

dollC 2022-03-08 1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감사해요. <여성괴물> 읽다가 멈춘 상태였거든요. 이참에 다시 도전해봐야겠어요😀

다락방 2022-03-09 13:26   좋아요 2 | URL
별말씀을요! 다시 도전하신다니 응원드리고 이렇게 함께 읽어주시니 기쁩니다. 이 책 읽으면서 우리 자주 만나요!!

책읽는나무 2022-03-08 14: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비체!!!!
저도 읽으면서 비체 뭐지? 했었어요.
찾아봐야지~해놓곤 책 덮음 머릿속이 하얘져 암 기억도 안나니...찾기도 게을리 하네요!!
비체는 무엇이 아닌 존재인 것이네요?
전 아브젝션이란 단어도 좀 알쏭달쏭 했어요.
아브젝션은 비굴함, 비천함이란 뜻이라곤 하지만 책에서 설명하는 건 또 좀 다르더군요? 교란시키고, 분리시킨다고 읽히는데 내가 똑바로 해석한 건지 헷갈리더군요?
책이 어려운 것 같기도 하고, 쉬운 것 같기도 하고...제겐 좀 어려운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철학책이나 심리철학, 정신분석학 책을 안읽어서 그런가? 그런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여성주의 책은 뭐랄까요? 읽을수록 다른 책들을 더 많이 읽어야 되는군요? 읽을 때마다 저자들이 넘 똑똑한 넘사벽들이라.....ㅋㅋㅋ
부제 책도 한 번 읽어봐야 겠군요?
암튼 감사해요^^

다락방 2022-03-09 13:28   좋아요 3 | URL
책나무 님, 제가 페미니즘 책 처음 읽을 때 ‘가시화‘, ‘성적 대상화‘ 이런 단어가 낯설고 정확히 뭔지 잘 모르겠고 그래서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정희진 쌤 책을 비롯 한국 작가들이 쓴 걸 읽어도 무슨 말인지를 잘 모르겠었는데, 여러권 읽는 시간을 이토록 오래 거치다보니 이제 그런 단어들이 뭔지 확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써먹을 수 있고요. 비체는 지금 우리에게 너무나 낯선 단어지만 우리가 반복해 독서를 하다보면 비체도 우리가 써먹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한번에 다 알 순 없는게 당연하고요 우리 꾸준히 가서 지금보다 확실히 더 많은 걸 알고 또 깨닫는 사람이 되기로 해요. 그 길을 우리가 함께 가는겁니다!!

수이 2022-03-08 1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다락방님, 저는 알라딘에서 책을 늦게 보내는 바람에 ㅠㅠ 아직도 못 받았어요. 왜 제 여성괴물은 아직까지 안 보내주는 걸까요? ㅠㅠ 결국 늦은 까닭을 알게 되었고 먼저 보내주세요 제 여성괴물_ 하고 일대일 상담 코너에 글을 올리고 답을 받았습니다. 오늘밤이나 내일 온다네요. 비체 접하기 전에 이미 사전 학습했으니 저는 자신감 뿜뿜 얻고 읽도록 할게요.

다락방 2022-03-09 13:29   좋아요 1 | URL
비타 님은 책 도착하고 펼치는 순간 1등으로 읽게되실 것 같아요! ㅎㅎ
비타 님, 아무쪼록 재미있게 읽으시고 또 이 책 한 권을 통해 가져가는 것도 많으시길 바랄게요. 마치 제가 쓴 책처럼 얘기하네요? ㅎㅎ
자, 힘냅시다!

mini74 2022-03-08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저 비체 뭔지 검색해 보며 난 무식한건가 왜 책에도 부연설명이 앖지ㅠㅠ 하며 슬퍼했어요 ㅎㅎㅎ

다락방 2022-03-09 13:30   좋아요 1 | URL
저는 비체 나오는 다른 책 읽었는데도 아직 비체가 뭔지 명확하게 잘 모르겠는걸요. 반복된 독서만이 살 길인듯 합니다. 미니 님은 다양한 책을 엄청 많이 읽으시니 언젠가 비체를 또 만나고 또 만나고.. 그러다 비체 전문가가 되실 거라 믿습니다!!

공쟝쟝 2022-03-09 1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체 -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잔다 (짧은 책이예요, 김은주)에서 쥘리아 크리스테바 편 참고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오늘 일을 재빨리 끝내고 영화를 보겠습니다 ㅋㅋ 근데 티스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

다락방 2022-03-09 13:21   좋아요 2 | URL
티스 네이버 시리즈온 구매 1,000 원 입니다!!

공쟝쟝 2022-03-09 14:0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해요 ㅋㅋㅋ 나의 꿈. 나희 희망. 내가 커서 될 사람 다락방!

독서괭 2022-03-11 0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리더 다락방님!! 비록 진도는 못 따라가고 있지만 <여성 괴물>은 착실히 구매해 두었습니다 ㅎㅎ
비체가 나오는군요.. 전 <퀴어이론 산책하기>에서 비체 개념을 직관적으로 설명해둔 부분이 있어서 이해했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 읽으며 또 머리를 쥐어뜯는 거 아닌가 좀 걱정되네요^^;;

독서괭 2022-03-11 07:18   좋아요 1 | URL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저도 퀴어이론 산책 관련부분을 올려보겠습니다!

다락방 2022-03-15 08:03   좋아요 1 | URL
우리는 서로 다른 책을 읽으면서 비체에 대한 개념을 알아가네요. 아, 뭔가 하나씩 더 알아가는 거 너무 좋지 않나요? 뭔가 하나 더 알아가면 더 말할 수 있게 되잖아요. 그래서 역시 계속해서 읽고 써야 하는것 같아요. 독서괭 님, 화이팅이에요!!
 















주말을 지내노라니 이 책을 시작하신 분들이 여러분 보이네요. 여러분 최고입니다. 여러분 멋져! 저는 아직 시작을 안했고요,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끝내면 바로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보고 싶어지는 영화들이 많을텐데요, 이 책 읽으면서 <에일리언>다시 보려고 틀었다가 멈춘 기억도 떠오르네요. 무엇보다 '바기나 덴타타'가 나오는만큼, 영화 <티스> 추천합니다. 같이 보시기에 좋아요.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 도 언급될텐데, 그건 영화 상영 내내 여성혐오적이라는 평들이 있어서 저는 보진 않았고요, 대신 같은 줄거리의 <리벤지> 추천합니다. 강간 피해자 여성이 강간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인데 강간에 대한 노골적 묘사라든가 여성의 신체를 성적대상화 하는데에 치중하는 영화가 아니라서 제 생각엔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보다 보기에 나을겁니다.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다시 페이퍼 쓰게 되겠지만, 제가 일전에 이 책을 읽고, 혹은 이 영화들을 보고 써둔 글들을 링크 달아둡니다. 원하신다면 참고하세요.


[알라딘서재]이빨 달린 질과 여성 괴물 (aladin.co.kr)


[알라딘서재]괴물과 여성 (aladin.co.kr)


[알라딘서재]《리벤지》모두 강간범이다 (aladin.co.kr)


자, 여러분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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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3-07 1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말에 다른 책들 완독했으니 오늘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영화 리스트들 참고할게요!ㅎㅎ

다락방 2022-03-08 09:00   좋아요 0 | URL
거리의화가 님, 화이팅! 이 책 재미있게 읽으시길 바랍니다. 훗.

책읽는나무 2022-03-07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 아니고, 특히 공포영화는 무서워서(쫄보라서ㅜ) 아예 안보거든요. 그래서 책을 읽다 보니 언급하는 영화를 봐야 할까? 고민중이긴 합니다ㅋㅋ
저 그 유명한 에일리언도 안봤거든요~
근데 이렇게 영화를 미리 선정해 주시니 아주 편리하고 도움 되겠습니다. 전 너무 편안한 지름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어요.
암튼 다락방님 짱이시네요^^(언제적 표현일까요?ㅋㅋ)👍👍

다락방 2022-03-08 09:01   좋아요 1 | URL
저 에일리언 다시 보려고 했는데 넘나 징그러워서 못보겠어요. 진짜 꿈에서도 만나고 싶지 않은 괴물이에요. 윽 싫어..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 다른 눈으로 볼 수 있을것 같긴해요. 그래서 이 책이 좋고 또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본 영화들이라면 떠올릴 수도 있으니까요. 오, 그게 그렇게 해석이 되네? 하면서요.

공쟝쟝 2022-03-08 0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다락방 2022-03-08 09:01   좋아요 0 | URL
쟝님, 화이팅!!
 















2월 한 달 여러분 열심히 읽어주시고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생하셨습니다. 속속 완독 표시가 올라올 때마다 뿌듯했어요. 점점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너무 좋네요. 아직 완독 못하신 분들은 힘내세요! 아직 2월이 남아 있어요. 후훗.


3월에 우리가 함께 읽을 책은 '바바라 크리드'의 [여성 괴물] 입니다. 크- 이 책이 얼마나 재미있게요?  후훗 여러분들이 그동안 읽어왓던 그 어떤 책들 보다도 재미있지 않을까, 감히 짐작해봅니다. 재미있어서 아마 읽으면서 글로 쓸 내용도 많지 않을까 싶어요. 여러분, 3월도 힘내봅시다.


이 책과 함께 읽을 책으로는 어떤게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맥락은 다르지만 이런 책들이 떠오릅니다.
















여러분 3월의 책 [여성 괴물] 읽으면 또 그 전과는 확 다른 사고의 확장이 일어날 것임을 보장합니다! 믿으세요! 



자, 그러면 3월에도 함께 합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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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2-27 22: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지난 달에 이미 구매해 놓았네요.
일찍 시작하려구요ㅋㅋㅋ
일찍 시작해서 일찍 끝낼 참인데...과연???
아마도 말일 다가올 무렵이 되어서야 열심히 읽을 것 같기도 하구요??
암튼 재미날 것이라 장담하시니 기대가 됩니다^^
늘 시야가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2-03-03 09:07   좋아요 1 | URL
저도 항상 ‘다음달엔 일찍 시작해서 일찍 끝내고 후련하게 다른 책 읽어야지‘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 다음달이 되었건만, ‘아 조금만 다른 책 읽고 시작하자‘ 또 이렇게 되어버려가지고.. 오늘도 다른책 들고 나왔네요? 껄껄.
책나무 님, 우리 시야 계속 넓혀나갑시다. 이 책은 아마 여성주의 책 읽는 것들중에 제일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요. 후훗.

난티나무 2022-02-28 00: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리 준비완료했습니다.(보셨죠?^^)
위에 책읽는나무님처럼 빨리 시작해서 빨리 끝내려고 생각했는데 빨리는 끝내긴 했어요, 이번달… 그런데 글을 제대로 못 썼다는. 2월이 내일이면 끝이라니 흑. 삼일만 더 있었어도!!!!!!!ㅋㅋㅋㅋ

다락방 2022-03-03 09:08   좋아요 0 | URL
2월은 짧아서 여러가지로 아쉬웠어요. 저는 나름 늦지 않게 시작했는데 끝낼 때는 발을 동동 굴렀네요. 이번 책읽기도 좋았고요, 이번 책읽기는 ‘쉴라 제프리스‘의 <코르셋>과 읽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난티나무님의 준비성을 제가 좋아합니다. 후훗.
자, 3월에도 신나게 고고씽 합시다!

바람돌이 2022-02-28 02: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미 책은 준비 끝. 이제 읽기만 하면.... ㅎㅎ
두분의 나무님들처럼 저도 빨리 시작해야 다 읽을 수 있을거 같아서요. 더군다나 이제 3월,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므로 더 신경쓰서 빨리 시작하는걸로.... 다락방님 장담을 보니 더 기대가됩니다. ^^

다락방 2022-03-03 09:09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 님, 3월에 <제2의성> 까지 넣어두셔서 아주 빡빡한 한 달이 되실것 같던데요. 그런만큼 더 기운내시길 바랍니다. 함께 읽기, 그리고 여성주의 책읽기, 제가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많이 읽고 많이 써주세요, 바람돌이 님!!

단발머리 2022-02-28 08: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준비해두었다고요. 2월책 많이 남아있지만 그렇다는 점, 꼭 이 방에서 밝히고 싶네요 ㅎㅎㅎ
같이 읽는 분들 계셔서, 좋은 글들 계속 읽을 수 있어서 넘 좋아요. 우리 모두 화이팅!!!

다락방 2022-03-03 09:09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2월책은 그래서 지금은 얼만큼 남았나요? 후훗.
저는 굶주림 편 읽는데 막 마음이 더 복잡해지고 그렇더라고요.

단발머리 님이 읽고 써주시는 글들이 좋습니다. 단발머리 님이 읽고 써주셔서 다행이라고 늘 생각해요. 3월에도 힘내봅시다!

수이 2022-02-28 10: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준비했습니다. 서서히 함께 하는 분들이 늘어가는 모습 보니 좋아요. 확 달라지는 사고의 확장_ 기대하며 3월 맞이하겠습니다!

다락방 2022-03-03 09:10   좋아요 1 | URL
비타 님, 여성주의 책들이 으레 그렇듯이 이 책 역시 시야를 확 넓혀줄겁니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해줄거고요. 책을 다 읽고나면 세상이 달리 보일거에요. 그런만큼 읽기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쓰기도요! 많이 읽고 많이 쓰고 그리고 따님과도 많이 이야기 나누면서, 우리 그렇게 살아요!

그레이스 2022-02-28 21: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책 얼마나 재밌게요...ㅋㅋ
재밌을것 같아요

다락방 2022-03-03 09:10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 님, 이 책 진짜 재미있어요. 저는 이 책이 그렇게나 좋더라고요. ㅎㅎ

독서괭 2022-02-28 22: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곧 주문하려고 합니다. 관련책으로 올려주신 책들도 넘 재밌어 보여요~^^

다락방 2022-03-03 09:11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후회없는 독서 되실겁니다. 뽜이팅!!

얄라알라 2022-03-01 2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각~
오늘 3월 1일에서야 2월의 책 리뷰 올렸습니다!

다들 3월은 시작 전부터 준비 단디단디 하셨네요^^

다락방 2022-03-03 09:11   좋아요 1 | URL
얄라알라 님의 리뷰 잘 읽었습니다. 함께 읽어주셔 감사하고요 또 좋습니다. 3월 책 읽고는 또 어떤 글을 써주실지 기대됩니다. 얄라알라 님, 화이팅이요!

얄라알라 2022-03-01 23: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께서도 3월 꼭 참여하시면 좋겠네요. 영화가 좌르르 우르르 쏟아지는 책이네요^^?

나비 2022-03-02 2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준비해두었습니다. 이 책 엄청 기대되요!

다락방 2022-03-03 09:12   좋아요 1 | URL
나비 님, 후회없는 독서가 될거라 장담합니다. 삽화도 놀랍고요. 열심히 읽고 씁시다. 뽜이팅!!!

공쟝쟝 2022-03-03 0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듀 준비 완료!

다락방 2022-03-03 09:12   좋아요 2 | URL
좋았어. 가는거얏!!!!!
 















섹스 킬러가 MTV에서는 남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영국 록 그룹 롤링스톤스 Rolling Stones의 <한밤중에 어슬렁거리는 사람들Midnight Rambler)은 영화 〈보스턴 교살자The Boston Strangler>에 대한 찬가이고("바로 네 목에 내 칼을 꽂을 거야), 씬 리지 Thin Lizzy가 노래하는 <집 안의 살인자 Killer in theHouse>는 강간범에 관한 것이고("나는 누군가를 찾고 있어. (…) 나는 너를 찾고있는지도 몰라"), 트레버 루빈Trevor Rubin은 〈토막 살인범 The Ripper)을 노래한다. 머틀리 크루Motley Crue의 비디오에서는 성 노예인 여성이 우리에 갇혀 있다. 릭 제임스Rick James의 비디오에서는 그가 여자친구를 강간한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네가 날 어떻게 느끼게 하는지The Way You Make Me feel>에서는 갱이 혼자 가는 여성에게 집요하게 추근거린다. 듀란듀란Duran Duran은 쇠사슬에 묶인 여자 조각상들을 보여주는데 수전 콜은 그들의 "비디오 앨범에 나오는 여자아이들은꼭 X등급 영화에서 막 걸어나온 것 같다"라고 말한다. 쇼크록의 대부 앨리스 쿠퍼Alice Cooper의 쇼에 대해 <가디언>은 "그의 앞에 사람 크기 형상의 여자 인형이 바닥에 누워 있는데, 수갑을 차고 찢어진 그물과 착 달라붙는 타이츠를 입고 있다. 그녀는 플라스틱 호스에 목이 졸려 죽은 것 같다"라고 보도했다.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는 "나는 예전에 그녀를 사랑했지만 그녀를 죽어야 했다"라고 노래한다. 록의 과격함을 비판했다가는 반동적이라는 비난에 노출된다. 그러나 이런 이미지에 호소함으로써 반동적이 되는 것은 록 음악이다. 목 졸린 여성의 이미지, 우리에 갇힌 여성의 이미지가 어떤 경계심을 강화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주류 사회질서에 대한 주류의 상투적 표현일 뿐이다. 록 음악이 성별 역할에 천착해 그것을 새롭게 보도록 하지 않고 기존의 낡은 사도마조히즘을 에로틱하게 그릴 때, 그것은 자신의 전복적 전통에 부응하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위기에 처한 것은 음악의 독창성만이 아니다. 오늘날에는 MTV가 젊은 여성에게 아름다움의 지표를 제시한다. 대중문화에서 그리는 여성이 "아름다운데" 학대를 받으면 학대가 바람직한 것이 된다. 젊은 여성들에게는 "아름다움"이 절대 아니라고 말하지 않는 것, 따라서 정말 인간적이지 않은 것으로 정의된다. 데이트 강간 수치는 그것이 어떤 교훈을 주는지를 보여준다.

1986년 UCLA 연구자 닐 말라무스Neil Malamuth는 남자 대학생의 30퍼센트가 강간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면 강간을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같은 조사에서 "강간" 이라는 말을 "여성에게 섹스를 하도록 강요하는 것"으로 바꾸자 58퍼센트가 그러겠다고 했다.   - P264~P265


로맨틱한 가사들에 빠져서 팝송을 들을 때 이렇게나 많은 곡들이 페미사이드를 찬양하고 있는지를 몰랐다. 사실 언급된 노래들 대부분이 내가 알지 못하거나 들어본 적 없는 곡들이긴 하다. 그렇지만 마이클 잭슨의 노래 <The Way You Make Feel> 이라면 다르다. 나는 저 노래를 안다. 저 노래가 발표될 당시부터 안다거나 한 건 아니고, 우연히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함께 공연한 영상을 보았던거다. 나는 그 영상 속에서의 브리트니가 너무 좋았다. 어쩌면 나야말로 여성의 신체를 파편화시켜 사물로 본건 아닐까. 나는 그 영상속에서의 강인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다리를 좋아했다. 운동을 많이 한 것 같은 강인한 다리의 이미지가 너무 좋았고, 그래서 그 영상을 보면서 내가 좋아했던 기억이 났다. 그런데 그 노래가 갱이 혼자 가는 여성에게 집요하게 추근거리는 거였어?





내가 이 노래를 알게된 건 위의 영상이 처음이라서 가사를 한 번 찾아보기로 했다.

Hey, pretty baby, with the high heels on

You give me fever, like I've never, ever known

You're just a product of, loveliness

I like the groove of your walk, your talk, your dress


I feel your fever from miles around

I'll pick you up in my car and we'll paint the town

Just kiss me baby and tell me twice

That you're the one for me


The way you make me feel

(The way you make me feel)

You really turn me on

(You really turn me on)

You knock me off of my feet

(You knock me off of my feet)

My lonely days are gone

(My lonely days are gone)


I like the feelin' you're givin' me

Just hold me baby and I'm in ecstasy

Oh, I'll be workin' from nine to five

To buy ya things to keep you by my side


I never felt so in love before

Just promise baby, you'll love me forevermore

I swear I'm keepin' you satisfied

'Cause you're the one for me


The way you make me feel

(The way you make me feel)

You really turn me on

(You really turn me on)

You knock me off of my feet, now baby

(You knock me off of my feet)

My lonely days are gone

(My lonely days are gone)


가사만 보면 힐을 신고 걷던 여자를 보고 반해서 사랑에 빠지는 것 같은데, 뭘 처음 보고 이런 느낌은 니가 처음이고 어쩌고 하는건가... 하면서도 이게 딱히 문제가 될만한 가사인가 싶었고, 그러다가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보게 됐다.




아!
이 영상이 그랬구나. 이 영상이 바로 그 집요함을 보여줘.
이 영상을 보고  이 노래를 좋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지만, 저 위의 공연 영상을 보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이미 알고, 좋아하고, 따라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영상은 너무나 공포스러운걸.

한 여성이 혼자서 밤에 길을 걷고 있다. 여기에 마이클 잭슨이 따라 붙어서 집적거리기 시작한다. 그녀는 그에게 호응하지 않는데 그는 그야말로 집요하다. 게다가 여자 혼자, 그것도 밤에! 걷는 길에 남자가 따라붙는 것 만으로도 공포스러운데, 이 골목에는 숱한 남자들이 있고 그들 모두가 여자에게 추근대는 남자를 응원하고 최고라고 격려한다. 남자들 무리가 때로는 그녀의 길을 가로막고 그녀에게 추근대는 남자를 받아들이라는 압박도 한다. 아니 도대체 이 영상은, 이걸 지금 로맨틱한 감성이라고 만든건가? 
이 노래는 2008년의 노래이다. 그 때 저 영상은 사람들에게 별 불만 없이 보여질 수 있는 심지어 인기도 끌 수 있는 영상이었나보다. 노래 중간을 지나면 그녀가 처음 웃는데, 그건 그녀가 친구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이 영상을 끝까지 보지 않았는데, 그녀는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비로소 웃는다. 영상 속에서의 설정은 그녀가 친구들에게 저 남자가 나를 따라다녔어, 하면서 좋아서 웃는 것이겠지만, 나는 혼자 두려움에 걷던 여성이 드디어 함께 있어줄 친구들을 만나서 웃을 수 있는 걸로 보인다. 안도감. 나는 이제 이 길에 혼자가 아니다.

만약 저 상황에서 그녀가 그를 따라갔다면, 받아들인다면, 그건 여자도 그를 원했다고 백프로 확신할 수 있는걸까? 다른 상황이라면 어떨까. 대낮이라면, 거리에 사람들이 많았다면, 남자들 무리가 그를 격려하며 그녀의 길을 가로막지 않았다면. 그런 상황에서 그녀가 내리는 선택이 이 한밤중의 혼자 있는 거리에서 내리는 선택과 같을까?

만약 그녀와 그가 이 거리에서 만나 사랑한다면 이들의 첫 만남은 낭만적으로 똑같이 그 둘 모두에게 기억될까?


'톰 롭 스미스'의 소설 《차일드 44》에서 남자주인공 레오는 자신이 아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그들의 첫만남은 얼마나 로맨틱했는지를, 그 때 자신에게 찾아든 감정은 얼마나 낭만적이었는지를 친구들에게 반복해 얘기한다. 그 때마다 아내는 그저 웃기만 했는데, 나중에야 그녀가 말한다. 강력한 힘을 가진 정부 요원인 그에게 어떻게 '아니'라는 말을 할 수 있겠냐고. 그에겐 낭만적인 만남과 사랑이 그녀에겐 거절할 수 없는 압박이었던 거다. 어쩌면 많은 사랑들이 남성들에겐 미화된 채로 그리고 여성들에겐 압박인 채로 시작되고 진행되는 건 아닐까.















노래 가사에서도 그렇지만 많은 이미지들에서도 세상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미화한다. 몇 년전에는 국내에서 남성잡지 <맥심>의 표지가 문제된 적이 있다. 나는 어떻게 이런 표지가 그대로 세상에 나와 서점에 진열될 수 있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만들면서 이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었을까? 어쩌면 문제라고 지적한 사람이 있었지만, 그 사람은 그 조직에서 가장 힘이 약한 사람이었을까?



이 표지는 도대체 뭘 말하고자 한걸까? 이 남성대상 잡지는 여자를 트렁크에 잡아 넣어두고 담배를 피우는 남자를 보여줌으로써, 어떤 말을 하고 싶었던걸까? 이것이 남성들의 로망인걸까? 이런거 꿈꾸는건가? 여자 잡아서 묶어두고 가둬두는 거, 그게 로망이야? 그래? 



<미즈> 조사에서는 남자 대학생 12명 가운데 한 명이, 또는 응답자의 8퍼센트가 14세 때부터 강간을 하거나 하려고 한 적이 있었다. (이 집단과 여성을 폭행한 적 없는 남자 대학생들 사이에서 일관되게 발견된 유일한 차이는 전자는 포르노를 "아주 빈번하게" 읽었다고 한 것이다.) -p.266


글쎄다. 포르노를 '읽었'다고 할 수 있는건지, 나는 잘 모르겠다. 


데이트 강간이 왼손잡이와 알코올중독, 심장마비보다 흔하다. p.267 고 하니, 저런 이미지들이 노래로 만들어지고, 뮤직비디오로 만들어지고, 잡지의 표지가 되는 것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가 폭력적인 이미지를 만들게, 그래 그러면 내가 정말로 폭력을 행사할게. 



나오미 울프의 어조가 내 생각보다 세서 놀라면서 읽고 있다. 이번주엔 너무 바빠서 계속 야근하고 있고 그래서 오늘 아침엔 너무 피곤해 목소리까지 잘 나오지 않았으며, 내 모든 일상 루틴이 부서져서 스트레스 받는 가운데, 그러나 나오미 울프의 책만큼은 꾸준히 읽고 있다. 점심때 잠깐 읽기도 하고 여전히 출근길에도 읽는다. 오늘은 출근길에 눈 감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강렬했지만, 그렇지만 읽었다. 자신을 예쁘게 꾸미는 것에 대해서 얘기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쩔 수 없이 포르노에 대한 비판과 페미사이드로 이어진다. 아름다움, 아름다움에 대한 신화, 아름다움에 대한 강요 이 모든 것은 이 세상이 거대한 포르노 랜드임을, 페미사이드로 가득한 세상임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이 책을 완독한 사람들의 평을 보면 대체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것 같은데, 나는 거기에 하나를 꼭 덧붙이고 싶다. 다이어트를 하지 말 것. 비쩍 마르고 가벼워지는 여자들을 향한 로망을 멈출 것. 물론 나는 사실 그런 로망은 없었지만, 여자들은 더 강해져야 한다. 육체적으로 더 강해져야 하고 그래야 이 땅에서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는데, 육체와 정신은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다. 정신이 강해야 육체를 강하게 만들 수 있고, 육체가 강해야 정신을 강하게 붙들어 맬 수 있다. 제대로 된 칼로리를 섭취하지 못하고 뼈만 남아 기운 없는 육체로는 정신 역시 가다듬을 수가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라도,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강해져야 한다. 우리는 살아서 할 일이 아주 많다. 사소하게는 나의 작은 목표들을 실천하는 게 있겠고, 크게는 우리 뒤에 살아갈 우리보다 어린 여성들을 위한 단단한 길을 만들어주는 것이 있겠다. 굶지 말고 마르지 말자. 남자들이 가볍게 번쩍 들어올리는 몸 같은 거, 가지려고 하지 말자. 들어올려지지 말자. 어딜 들어 올려 이새끼가! 하고 죽빵을 날리자. 

여자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무거워져도 된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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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2-25 10: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은 제가 피씨로 읽는데 요즘 피씨로 서재 접속을 못하고 북플로 잠깐씩 보다보니 많이 놓쳤네요 ㅜㅜ 일단 잡지표지가 너무 황당해서 댓글 남깁니다. 아니 대체 저 표지는 뭘 위한 걸까요. 너무 혐오스러워요 ㅜㅜ

다락방 2022-02-26 22:09   좋아요 1 | URL
저걸 기획하고 찍고 표지 내기까지의 과정들이 숱하게 잇었을텐데 저렇게 떡하니 나온거 넘나 놀랍고 여성혐오 사회를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 표지 내놓고 관련자들은 아 겁나 멋지게 나왔다 라고 생각하고 좋아했을까요?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다 나랑 다르다는 거 알고 있지만 저건 진짜 넘나 끔찍했어요. 미쳤나봐 정말.. 했습니다 ㅜㅜ

singri 2022-02-25 10: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꼭 읽겠어요.음

그나저나 저표지 저잡지 저배우
다 할말없음입니다. 진짜 뭐지싶고요.
그냥 요샌 사람들이 다 왜왜?? 싶은 하루하루입니다.

다락방 2022-02-26 22:11   좋아요 0 | URL
싱그리 님, 이 책은 읽기에 따라서 굉장히 과격해 보일 수 있을 것 같지만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천합니다.

저는 저 표지 찍고 저 배우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궁금해요. -.-

거리의화가 2022-02-25 12: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잡지 표지 보자마자 욱했어요ㅡㅡ^ 바쁜 일상 중에도 꾸준히 나오미 울프 책을 읽어나가시다니 리더다우십니다 다이어트에 목숨걸지말자 생각한 거 이 책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입니다! 잘 챙겨먹고 하지 않으면 몸 뿐 아니라 정신마저 갉아먹는다고 느꼈거든요 주말에는 푹 쉬실 수 있기를요.

다락방 2022-02-26 22:21   좋아요 1 | URL
저는 무엇보다 다이어트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서 너무 좋았어요. 저는 음 그렇게 마르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가벼운 여자가 되고 싶었덧 것도 아니지만 무거운 게 나쁜거다 라는 것에는 은연중에 공감하고 있던 부분이었거든요. 그렇다고 제가 무거운 저를 싫어하는 건 아니었지만, 이 책을 읽고서는 무거운게 나쁜거라는 생각에서 아주 많이 벗어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약하고 가냘픈 여성들에 대해서 울화가 치밀었어요. 그러지마 여자들아, 그러지마. 우리 무거워지자 이런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들어서, 쉽게 들어올려지기도 하고 내던져지기도 하는 약한 사람이 되지는 말자는 생각이 들어서 그 점에 있어서 이 책이 너무 고맙더라고요.

오늘 딱 의자에 앉아서 이 책 다 읽었어요. 다 읽었습니다. 후훗.

잠자냥 2022-02-25 12: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저 더 무거워져도 되는 거죠? 수술 후 살이 4키로 가까이 빠졌는데 다시 채우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2-25 12:43   좋아요 4 | URL
헉 자냥님 소중한 4키로가..! 많이 힘드셨나봐요 ㅜㅜ

잠자냥 2022-02-25 17:34   좋아요 3 | URL
소화력이 떨어져서 먹는 양이 확 줄었더니 그러네요. 다시 먹으면 곧 돌아오겠죠! ㅎㅎ

다락방 2022-02-26 22:27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 무조건 빠진 살 다시 찌우시고요 그리고 지금보다 10키로 더 찌우셔도 됩니다. 그래도 됩니다.

아니 수술 후에 저도 입맛이 없고 또 식이 조절을 해야 하는 수술이었기에 닥터쌤이 말한대로 지켰다면 이십키로 감량됐을텐데.. 나는 싸워서 이길거야! 이런 마인드로 먹으면 안되는 걸 다 먹어가지고 지금 이렇게 마운틴 같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아-

책읽는나무 2022-02-25 1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맥심 표지!!!!
2015년 표지네요??
2005년이 아닌???참 할말 없군요.
요즘은 뮤비를 보면 참 이상하게 봐지는 영상들이 많아졌어요. 예전에는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봤었는데 무지했었단 걸 깨닫습니다.
그리고, 5 장 섹스편 읽으면서 해외니까 입틀막 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더니..맥심 표지 사진을 보니..국내에서도...진행되고 있었군요??
6 장 굶주림 편은 더 놀라웠습니다!!!!
계속 읽을 수록 깜놀, 깜놀이에요.ㅜㅜ
그러다 다락방님의 들어올려지지 말자!!에 죽빵이 아닌 제가 먼저 빵~~ㅋㅋㅋㅋ
이 책을 읽기 전에 겨울서점 영상에서 겨울씨 친구 신애씨 책장을 탐방한 영상을 봤었어요.
그 친구 책장에도 윗 줄은 벽 끝에서 벽 끝까지 한 줄이 여성주의 책이 쭈욱~~있던데, 그 중 이 책을 쏙 빼더니 재밌다고, 본인이 진짜 재밌게 읽었다고 소개하더군요. 읽으면서 그럴만 하구나!! 계속 끄덕이며 읽고 있어요.^^
업무가 많아 힘드실텐데도 열심히 읽으시는 당신은 우등생 중의 우등생이십니다~^^

다락방 2022-02-26 22:44   좋아요 2 | URL
저도 일전에 책나무님이 겨울서점 얘기하셔서 그 신애씨 책장 구경하는 거 봤거든요. 맨 윗줄에 페미니즘 책이 좌르륵 있더라고요. 저는 그걸 보면서 ‘후훗 내가 더 많군‘ 했습니다. 물론 다 안읽었지만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이 책 읽으면서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센 내용이라서 놀랐고 그러나 우리가 여성의 권리에 대해서 얘기하려면 아니 기본적으로 여성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얘기하려면 그것이 아름다움에 대한 것으로 시작한다 해도 어쨌든 포르노와 페미사이드로 연결되는구나 했어요. 언제나 그렇듯이 굉장히 의미있는 책읽기였습니다.

우등생은 아니고요. 그러나 이런 태도로 학창시절 공부했다면 지금의 저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갔을 것 같긴 합니다. 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2-03-01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5장, 7장 읽을 때 피로도가 최고조였어요. 함께 읽으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중간에 그만 읽고 싶을 정도로 연타 당하는 불쾌감이었어요. 모아 놓으니 과장되게 느껴지는 거겠지. 마이클 잭슨, 뮤비는 많이 보면서 어째 그 생각을 한 번도 못했던 걸까....나오미 울프가 서구 사회 이야기를 하는 거라 먼 발치 이야기로 생각했는지도.

그랬는데

다락방님 올려주신 맥심 표지 보는 순간, 연타가 아닌 폭탄 맞은 기분 듭니다

다락방 2022-03-03 09:14   좋아요 0 | URL
저는 저 사진을 기획하고 찍고 내보내는 그 모든 순간들이 존재했다는 것이, 이렇게 결과물로 보여진다는 것이 너무 당황스러워요. 제 상식에서 저 사진은 정말 끔찍하거든요. 그런데 왜 어떤 사람들은 저런걸 기획하고 모델이 되고 그러는걸까요? 게다가 판매하는 잡지인데, 판매하기 위해 저런 사진을 썼다는 것이.

나오미 울프 의 예시들은 과장이 아니었던 겁니다. 하아-
 

'캐서린 맥피'는 <아메리칸 아이돌 5>의 준우승자다. 검색해보니 2006년 우승자라고 나온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나 되었나. 그전까지 그 프로를 보지 않았던 나는 우연히 이 시즌을 보면서 캐서린 맥피를 응원하게 되었다. 매회차 방송을 거듭하면서 그녀는 더 세련되어졌고 시즌이 끝나고 난 후 그녀를 방송에서 보았을 때는 완전히 연예인이 다 되어 있었다. 나는 그녀의 데뷔앨범을 사서 열심히 들었고 그녀가 뉴욕에 집을 사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아주 유명한 가수들과 함께 공연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영화를 찍는다는 것도. 결혼을 했다가 이혼을 하게됐다는 것도 알게되었는데 어쨌든 그녀의 어린시절 그녀의 꿈을 내가 응원했는데 그녀는 어느틈에 유명인이 되어 나보다 돈도 더 잘벌고(응?) 잘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서서히 그녀를 잊었다. 


그러다 얼마전 '데이비드 포스터'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고, 아휴 이 음악천재 어른 남자.. 뭔 결혼을 이렇게 하고 자식 낳고 어릴 때 도망가고.. 사생활 쌍놈이네... 이러다가, 그러다가, 아아, 나는 그가 지금은 캐서린 맥피랑 결혼해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대충격에 빠진다. 아니, 캐서린 맥피..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데이비드 포스터의 자녀들이 캐서린 맥피보다 나이가 많은데, 그래도 다들 그들의 사랑을 응원한단다. 밤 열한시에도 그 방에서는 웃음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그래 나이차가 35년이 나도 그들이 서로 사랑하고 밤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니, 뭐, 그래.. 행복해라 맥피여.. 하다가 캐서린 맥피가 그리워져서 나는 검색을 했다. 그녀가 영화를 찍은게 있다고 했지? 뭐가 있나 봤더니 딱히 볼만한 건 없어 보였고, 그러다 그 와중에 넷플릭스에 있는 이걸 보기로 했다.



<하우스 버니>라는 영화인데, 와 이거 얼마 보지도 않고 꺼버렸다 ㅠㅠ 진짜 보는게 너무 고통스럽다. 왜 케이블에서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보여주기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플레이보이지 모델들 데려다가 늙은 휴 헤프너가 한집에 사는 거 보여주는, 그런 거. 나는 그걸 본 적은 없지만 그런게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쉘리'가 바로 그 바니걸이다. 그녀는 고아였고 왕따였지만 사춘기 시절을 지나 외모에 변신을 하게 되고 눈에 띄어 플레이보이 하우스에서 살게 된다. 그녀의 스물일곱 생일날, 그녀는 11월의 표지모델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는데, 하우스에서는 그녀에게 나가라고 통지한다. 그녀가 스물일곱으로 나이가 너무 많다는 거다. 그녀는 그 하우스에서의 부족함 없는 생활을 좋아했고 하우스에서 같이 지내는 여자들과도 재미있었고 늘 파티가 벌어지는 것도 좋고 쇼핑도 좋았는데 이를 어쩐담. 그녀는 그 하우스에서 쫓겨날거라 생각해본 적도 없고 배운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다. 당장 살 곳도 없고 갈 곳도 없는데, 그러다 대학의 여자기숙사 사감이 되기로 한다. 


줄거리 자체가 말도 안되긴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가 바니걸 인만큼 내내 벗은 몸으로 등장한다. 홀딱 벗은건 아니지만 노출이 심한 채로 계속 등장하는거다.



오른쪽이 주인공 쉘리인데, 내내 저런 차림인거다. 보는 내가 너무 힘들어. 그리고 인기없는 이 기숙사가 사라질걸 두려워하는 개성 강한 여학생들에게 자신과 비슷한 옷차림을 하게 함으로써 남자들한테 인기 많아지게 하고 데이트도 하게 하고 그런다는 내용이 전반부의 내용이다. 보다가 너무 힘들어서 껐는데, 나는 나오미 울프의 책에서 바니걸을 만난다.















마가리타 세인트 크로스는 플레이보이 클럽 웨이트리스로 일하다.

가 "바니걸 이미지를 상실했다는 이유로 41 해고당했다. 이 클럽의 고용 기준은 웨이트리스들에게 다음의 등급을 매겼다.


1. (얼굴과 몸매, 차림새에) 흠이 없는 미인.

2. 남달리 아름다운 여성.

3. (나이가 들거나 외모에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생겨) 경계선에 있는 여성.

4. (완전히 나이 들었거나 외모에 고칠 수 없는 문제가 생겨) 바니걸의 이미지를 상실한 여성


아니, 바로 내가 본 영화가 이 얘길 하고 있었네. 27살이 되었다고 하우스에서 쫓겨난 여성. 더이상 바니걸일 수 없는 여성. 바로 영화에서 그걸 보여주고 있었네. 그리고 쉘리는 여자기숙사로 가서 그곳의 개성강한 여성들, 아름답거나 섹시하게 꾸미지 않는 여성들, 공부만 하는 괴짜 여성들을 전부 바니걸처럼 꾸민다. 그 과정에서 '남자들은 똑똑한 여자를 싫어해'라는 말이 나오고, 호감가는 남자에게 사랑받자고 '난 그걸 몰라'를 알면서도 말하는 여성이 나온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그런 면에서 언제나 현실을 궤뚫어 볼 수 있는 여성이었던 것 같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여성은 모두 바니걸이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세인트 크로스 사건은 미래의 알레고리로서 계속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바니걸이 일을 잘하려면 "아름다움"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일을 잘하려면 아름다워야 한다는 발상을 일하는 여성 모두에 적용하는 일이 널리 퍼졌다. 스타이넘의 말이 다음 20년 동안 갈수록 사실이 되었다. 여성이 보수를 받는 일을 얻고 그 일을 계속하려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그랬다.

1971년 잡지 〈미즈Ms.〉의 원조가 등장했다. 1972년에는 미국에서 고용기회평등법이 통과되어, 교육에서의 성차별을 불법으로 만들었다. 1975년에는 미국에서 관리직의 20퍼센트를 여성이 차지했다. 1975년에는 캐서린 맥더멋catherine McDermott 이 자신의 몸무게를 근거로 일자리 제안을 철회한 제록스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해야 했다. -p.65 


남자들한테 사랑 받기 위해서 모두 바니걸처럼 꾸며버리는 일이 영화에서 보여진다. 그래서, 나는 이 부분을 읽고 영화를 마저 보기로 했다. 보기 힘든 영화지만 마저 보자, 이 영화에서는 무슨 얘기를 하려는걸까.


영화는 뻔하게 흘러간다. 화장하고 노출이 있는 옷을 입고 남자에게 인기를 끄는 여학생들, 그리고 그런 여학생들을 질투하는 다른 여학생들. 그렇지만 어떤 남자들은 똑똑한 여자를 좋아하기도 한다... 괜찮은 남자들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의 여자를 사랑한다, 고 영화는 끝맺는다. 모두가 예쁘게 화장할 필요가 없고 본인의 개성대로 살자고 말하지만, 그러니까 궁극적으로는 이성애 눈누난나 만세 짱만세 진실한 사랑은 어떤 모습에서도 찾아와 예쁘고 멍청한게 내 본모습이어도 나를 사랑해주는 남자가 있고 섹시하지 않고 똑똑하기만 해도 나를 사랑해주는 남자가 있다. 만세! 이러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인기가 없는 동아리라 기숙사가 없어지는데, 인기가 없는 건 남자들이 찾지 않는다는거고, 그래서 인기 있으려고 남자한테 잘 보이려고 하고... 아 넘나 구리다. 평소에 나에게 흥미없던 남자가 내가 가슴골좀 보였기로서니 나한테 흥미를 갖는다? 그 놈 너무 한심하지 않나? 아 그만두자.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옳았다. 포르노랜드를 사는 여성들은 모두 바니걸이다. 나오미 울프도 그 점을 반복해 얘기한다.



스웨덴에서는 포르노가 1년에 3~4억 크로나를 벌어들이고, 성인용품점에는 포르노가 500여 가지 나와 있고, 길모퉁이 담배 가게에도 20~30가지가 있다. 1981년에는 스웨덴 남성50만 명이 매주 포르노 잡지를 샀고, 1983년에는 스웨덴에서 빌린 비디오 4분의 1이 포르노였으며, 1985년에는 가장 큰 유통업체가 길모퉁이 매점에서 포르노 잡지를 1360만 부 팔았다. 미국에서는 한 달에1800만 명이 총 165가지에 이르는 포르노 잡지를 사 1년에 약 5억 달러를 낳고42 미국 남성 열에 하나는 매달 플레이보이 Playboy〉, 〈펜트하우스Penthouse〉, 〈허슬러Hustter>를 읽는다. 43 플레이보이〉와 〈펜트하우스는 캐나다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잡지다. 이탈리아 남성은 포르노에 1년에 6000억 리라를 써, 포르노가 이탈리아에서 팔리는 비디오의 30~40퍼센트를 차지한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포르노가 갈수록 폭력적이 되고 있다. (마구 베고 죽이는 슬래셔 영화 제작자인 허셸 고든 루이스가 말했듯 "내가 우리 영화에서 여성의 사지를 절단하는 것은 그래야 흥행이 잘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P134



소련 페미니스트 타티아나 마마노바 Tatiana Mamanova는 서방과 러시아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답하면서 "포르노가 (…) 이제 모든 곳에 있다. 옥외 광고판에도 있다. (…) 그것은 다른 종류의 폭행이다. 그것이 내게는 자유 같지 않다"라고 밝혔다. -p.136



사실 이 책을 읽는 중에 나를 아프게 한 문장은 바로 이것이었다.


여성이 뼈저리게 받아들이는 이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그것은 일에서는 잘 제어된 성공적 삶을 사는 여성도 말하지 않는 삶의 이면에 관한 것, 성폭력과 길거리 성희롱, 적대적인 직장에 관한 것이다. 이것들은 단어 하나하나가 노화나 제품의 특성과는 관계없는 여성의 합리적 두려움, 우리의 아픈 데를 건드린다. 여성에게 공적 영역은 새롭기도 하지만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

여성은 살면서 날마다 "보이지 않는 것" 의 공격을 받는다. 여러 연구 결과가 되풀이해서 보여주듯이, 여성은 적어도 여섯 가운데 하나는 강간을 당한 적이 있고, 44퍼센트가 강간 미수를 겪었다. 우리에게는 공격당하기 쉬운 "연약한 주머니인 질이 있다. 여성이 에이즈 바이러스에 얼마나 감염되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에게는 "보호 장벽"인 콘돔과 질 좌약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결혼한 여성의 21퍼센트가 배우자에게 신체적 학대를 당했다고 한다. 해마다 미국여성 150만 명이 배우자에게 폭행을 당하고, 영국 여성은 일곱에 하나가 남편에게 강간을 당한다. 여성이 공격을 막아주고 보호해준다는 환상에 반응하는 것은 실제로 공격을 당하기 때문이다.-p.189



위 인용문의 마지막 문장. '여성이 공격을 막아주고 보호해준다는환상에 반응하는 것은 실제로 공격을 당하기 때문이다.' 이 바로 나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내가 그간 얼마나 강한 남성에게 매력을 느끼는지 나는 숱하게 이야기해왔다. 나도 왜그러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남자가 너무 좋았다. 강해야 했다. 내가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이었다. 잭 리처를 좋아하는 것도 바로 그래서였는지 모르겠다. 어제 연애소설 읽고 싶어서 꺼내 읽게된 연애 소설 속 남주는 너무 부드럽고 약해보여서 나는 그 책을 읽고 그 남자랑 사랑에 빠질 수가 없었다. 아직 절반정도 읽었을 뿐이지만, 뭐야, 잭 리처가 훨씬 좋아, 라고 나는 생각했다. 나는 보호하려는 자, 강한 자, 굳은 자에게 매력을 느끼는데, 그런것은 실제 공격을 당하는 여성의 삶을 살고 그런 내가 보호라는 환상에 반응하는게 아닌가 싶은거다. 그래서 저 부분이 무척 아팠다. 뼈를 때리는 말이란 이런게 아닐까 싶었다. 



자, 계속 읽자.



하지만 세인트 크로스와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하는 남자 동료들은
"어떤 종류의 평가도 받지 않았다."
세인트 크로스는 위원회에 자신이 "생리적으로 젊고 싱싱한 예쁜외모에서 성숙한 여성의 외모로 이행하는 단계"에 이르렀을 뿐 여전히 자신이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답다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했다. 고용주 헤프너의 대변인들은 위원회에 그렇지 않다고 했다. 위원회는 세인트 크로스의 말보다 헤프너의 말을 받아들여, 즉 여성의 아름다움은 여성 본인보다 고용주가 말하는 것이 훨씬 믿을 만하다고 가정해 플레이보이 클럽에 그런 평가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충분히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들은 "바니걸의 이미지"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에 대해 세인트크로스가 가진 전문지식에는 무게를 두지 않았다. 일반적 고용 분쟁의경우 고용주는 피고용인이 마땅히 해고되어야 함을 증명하려고 하고피고용인은 자신이 계속 일할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려고 한다. - P64

그런데 "아름다움"이 BFOQ가 되면, 여성이 맡은 일을 하고 있어도 고용주가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어 고용주가 자동으로 이기게 된다. - P64

자신의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직장 여성이라는 이 새로운 존재는 어떻게 보여야 할까?
TV 저널리즘은 그 대답을 명확히 제시했다. 삼촌 같은 남성 앵커에 한참 어리고 직업적 미인 수준으로 예쁜 여성 뉴스캐스터를 붙여서.
이 한 쌍의 이미지, 주름 있고 기품 있는 나이 든 남성 옆에 성적 매력이 있는 젊은 여성이 진하게 화장하고 앉아 있는 모습이 직장에서 남성과 여성 관계의 패러다임이 되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그것이 알레고리로서 지닌 힘은 크다. 직업적 미인 수준이라는 자격 조건이 처음에는 여성에게 공적 권위가 있다는 불쾌한 사실을 받아들이기 좋게 중화하려던 것이었는데, 그것이 자체 생명력을 얻어 결국 직업적 미인을 고용해 TV 저널리스트로 만들기에 이르렀다. - P66

1980년대에는 앵커를 스카우트하는 해드헌터들이 "남성 앵커: 40~50세"47 같은 범주에 드는 사람들만 시험용 테이프를 찍었는데 여성에게는 그 같은 범주가 없었고, 여성 앵커는 뉴스 전달 능력이나 경험보다 외모를 우위에 놓았다. - P67

만일 여성이 직장에서 변호사의 가는 세로줄무늬 정장이나 은행가의 개버딘 옷을 입은 단정하고 말쑥한 남성 동료들보다 장식적이어야한다는 압력을 많이 받지 않았다면, 직장에서 얻는 즐거움이 줄었을수도 있지만, 차별하기 좋은 기름진 텃밭도 줄었을 것이다. 여성의 외모가 해고와 성희롱을 정당화하는 데 쓰이는 탓에, 여성이 옷으로 말하는 것이 지속적 · 의도적으로 잘못 읽히는 것이다. 여성이 일할 때 입는 옷(머리와 유방, 다리, 엉덩이는 물론이고 하이힐과 스타킹, 화장, 보석까지)이 이미 포르노의 액세서리로 전용된 탓에, 판사가 어떤 여성이든 젊은 여성은 희롱해도 좋은 방종한 여성이라고 믿고, 나이 든 여성을 보면 해고해도 좋은 보기 흉한 노파라고 믿을 수 있는 것이다. - P83

여성의 넷 가운데 하나는 풀타임으로 일해도 1년에 1만 달러를벌지 못하는데, 1989년 미스아메리카는 상금 15만 달러와 장학금 4만2,000달러, 3만 달러의 차를 벌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어떻게 여성이 실력을 믿을 수 있을까? - P90

1986년 미국 법원은 ‘라비두 대 오세올라 정유회사 사건‘ 판결에서 남성 노동자들이 직장에서 포르노를 내걸 권리를 인정했다. 그것이 여성 노동자들에게 얼마나 불쾌하든 상관없이, 어차피 광산 전체가 그런 종류의 이미지에 젖어 있다는 근거에서. - P92

문화는 여성을 아름다우면 지성이 없고 지성이 있으면 아름답지 않은 존재로 단순화함으로써 아름다움의 신화에 맞게 여성을 정형화한다. 여성에게 정신과 육체 가운데 하나만 허락하고 둘을 모두 허락하지 않는다. 여성에게 이런 교훈을 가르치는 일반적 알레고리는 예쁜 여성과 못생긴 여성을 짝짓는 것이다. - P105

《구약성서》의 레아와 라헬,
《신약성서》의 마리아와 마르타, 《한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Dream》의 헬레나와 허미아, 안톤 체호프Anton Chekhov가 쓴 《벚꽃 동산The Cherry Orchard》의 아냐와 두냐샤, 도그패치 Dogpatch의 데이지 메이와 세이디 호킨스, 오즈의 글린다와 서쪽의 사악한 마녀, 리버데일Riverdale의 베로니카와 에설, 길리건의 섬Gilligan‘s Island)의 진저와 메리 앤, 시트콤 〈스리스 컴퍼니Three‘s Company)의 재닛과 크리시, 메리테일러 무어 쇼The Mary Tyler Moore Show>의 메리와 로다처럼. 남성의문화는 아름다움의 신화에서 하나는 승자가 되고 하나는 패자가 되는여성 둘을 상상하는 게 가장 행복한 모양이다. - P105

남성도 이런 여성의 종교에 경외심을 느낀다. "아름다움"에 토대를둔 카스트 제도가 마치 영원한 진리에서 비롯된 것인 양 그것을 옹호한다. 다른 것에서는 이런 종류의 무조건적 믿음을 가지고 접근하지않는 사람들이 그것은 당연하게 여긴다. 20세기 들어 진리가 상대적이고 인식이 주관적이라는 것을 이해하면서 다른 분야의 생각들은 대부분 크게 바뀌었다. 그러나 "아름다움"의 카스트 제도는 양자물리학을연구하고 민족학을 연구하고 시민의 권리에 관한 법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옳고 영원할 거라고 믿는다. 무신론자도, TV 뉴스에 회의적인 사람도, 지구가 일주일 만에 창조되었다고 믿지 않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것을 신조처럼 무비판적으로 믿는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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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2-21 10: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진짜.... 열일하시네요, 우리 다락방님!!
다락방님 같은 분이 계셔서 이 지구가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거에요. 자, 이제부터 잠시 숨돌리고. 점심 메뉴 고민합시다. 오늘 뭐 먹을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2-21 11:37   좋아요 1 | URL
눈 오고 추우니까 굴짬뽕? 어떠십니까? 다락방님과 이 시대의 차도녀님

단발머리 2022-02-21 11:39   좋아요 1 | URL
만두라면에 계란 파 담뿍 넣어서 한 그릇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2-21 11:43   좋아요 1 | URL
휴게실에서 어묵우동 흡입하려고 합니다. 만두라면 캬하 고춧가루 퐁퐁 투하하면 더 좋을 거 같아요

단발머리 2022-02-21 11:43   좋아요 1 | URL
어디 가요? 어디쯤 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02-21 12:53   좋아요 1 | URL
만두??? 누가 저 불렀어요?

수이 2022-02-21 13:39   좋아요 0 | URL
금강을 지나고 있소 오바

단발머리 2022-02-21 14:09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님 / 저 방금 한 그릇 뚝딱!
만두 3개 클리어!!! 🤣🤣🤣
비타님 / 우아, 금강이요? 멀리 가셨네요! 😳😳😳

다락방 2022-02-25 07:52   좋아요 1 | URL
어휴 제가 요즘 야근에 시달려서 평소의 루틴이 다 박살나버리고 오늘은 넘나 피곤해 목소리도 잘 안나오고 있어요. 이번 주만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힘차게 버텨보려고 합니다. 에휴.. 저 나오미 울프 책에 대해 할 말이 더 있는데 오늘 페이퍼 쓸 시간이 나려나 모르겠어요. 오늘 쓴다면 테일러 스위프트의 그 노래도 가져오고 싶은데 말예요.

미미 2022-02-21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번 언급하셨던 바니걸이 이거군요?! 표지가 <금발이 너무해>랑 비슷하네요. 그러고보니 그 영화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웅...아름다움에 토대를 둔 카스트제도, 아름다움의 이데올로기,...나오미 울프의 언어가 강펀치로 느껴져요. 다락방님 이번책도 대박입니다.👍

다락방 2022-02-25 07:54   좋아요 1 | URL
네. 이번에 저 영화 보면서 느낀건데, 예전엔 어떻게 저렇게 여자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나오는 영화를 잘도 봤을까 싶더라고요. 이번에 보는데 진짜 너무 불편한거예요. 확실히 그 문화에 길들여져 있으면 잘못된 걸 찾기가 슆지 않은것 같아요. 이번엔 너무 불편해서 영화를 중간에 끄게 되는걸 보면 저도 많이 달라졌구나 싶어요. 요즘엔 속눈썹 붙인 사람 보면 그렇게나 어색하더라고요.
이번책 되게 세다고 생각들어요. 어, 좀 너무 나간거 아닌가 하다가도 끄덕이게 됩니다. 2월 안에 다 읽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답니다. 후훗.

수이 2022-02-21 1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메리 울스턴그래프트 언니가 여자는 모두 바니걸 아닌데 바니걸처럼 살아간다 대체 왜? 라고 마리 앙뚜아네트 보고 대표적인 바니걸이라고 일갈하는 장면 있어요. 바니걸이란 무엇인가 곰곰 생각에 잠겨봅니다

다락방 2022-02-25 07:55   좋아요 0 | URL
바니걸이란 그야말로 남성들의 성적대상화에 맞춤한 캐릭터가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아름다움의 신화에 길들여진 바로 그 여성이고요. 그러니 아름다워지기 위해 노력하는-화장하고 다이어트하는-모든 여성들은 다 바니걸일테지요. 저는 아직 다 읽기 전이고 2월안에 다 읽는 것이 목표인데, 다이어트 하지말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후훗.

등롱 2022-02-21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오미 울프의 책에 영화가 너무나 적절한 예시네요, 하긴 이 세상 자체가 울프의 책의 거대한 예시니까요. 여성과 아름다움과 바니걸 렌즈로 읽기 시작하면 고통 그 자체… 이지만, 한 번 안 이상 돌아갈 수 없고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다시는 무지로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저도 계속 읽고 있습니다, 완독까지 고고싱!!

다락방 2022-02-25 07:56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등롱 님. 이 세상 자체가 울프의 책에 대한 예시이지요. 한 번 안 이상 고통스러워도 돌아갈 수 없다는 등롱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예전엔 저도 뭐랄까, 그 화려함과 아름다움(이라 불리는 것)에 반해서 비키니 입은 여자들, 세차하면서 흠뻑 젖는 여자들, 수영장에서 빠져나오는 여자들에게 매혹당했었는데요, 이번에 이 영화를 보면서 노출 심한 옷과 화장에 너무 불편하고 고통스럽더라고요. 보고싶지 않을만큼요. 저는 이렇게나 멀리 와버린 것 같아요. 완독까지 고고씽!!

mini74 2022-02-21 1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좀 옆길로 세는 이야기지만 ㅎㅎ 포르노 영화 관련 다큐를 본 적이 있는데, 그 포르노 세계에서의 남녀차별도 엄청 나더군요. 애이즈에 대한 시선 연봉 대우 ㅠㅠ 이 책 읽어봐야겠어요 ~

다락방 2022-02-25 07:58   좋아요 2 | URL
맞아요, 미니 님! 수전 팔루디의 <백래시> 읽다보면 ‘킴 베이싱어‘가 나인하프위크 찍을 때 촬영외의 시간에도 폭력적인 분위기에 노출되어 있었다고 나오거든요. 포르노는 점점 더 폭력적으로 되고 그런 포르노를 보면서 남성들 역시 그걸 본인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하고 어쩔 수 없이 현실의 여자들은 그 포르노 세계를 살게 되는 것 같아요. 폭력에 노출되고 차별을 당하고 굴복해야 하는 삶이요. 어휴..

이 책 읽고 써주실 미니님의 감상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