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4월~12월(2022년)

7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6월 한달도 가부장제의 창조 읽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여러분. 어제 그제 다 읽었다는 북플이 쑥쑥 올라오더라고요. 가부장제의 창조는 제가 역사 바보라서 그런지 읽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그래서 틈틈이 여러분들이 올려주시는 글들이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7월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입니다. 이미 이 책을 읽으신 분들도 있을텐데, 다시 읽어보셔도 좋을것 같아요. 자, 7월 한달도 열심히 읽고 또 써 봅시다.


그리고 우리의 8월 도서를 아시나요? 먼댓글 링크 들어가거나 피씨에서 제 서재의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게시판 들어가면 공지로 이번해 같이읽기 도서가 선정되어 있는데요, 8월 도서는 '에리카 밀러'의 《임신중지》입니다. 
















최근 미국의 로 대 웨이드가 폐기되면서 미국에서의 낙태가 금해지거나 더 어려워질거란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그런데 또 마침 8월 우리 함께 읽기 도서가 임신중지... 이 책의 부제는 무려 <재생산을 둘러싼 감정의 정치사> .. 어떻게 이런 책을 선택했는가, 나여... 


자, 우리 7월, 8월도 열심히 읽고 써봅시다. 



글래스톤베리에서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낙태권 폐기에 찬성한 미국 대법관들에게 바친다고 릴리 알렌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뻑큐... 영상 공유합니다.







근데 릴리 알렌 책 좀 번역해주면 안되나요, 출판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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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ri 2022-06-30 08: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막힌 타점! ^^
7~8월도 화이팅.

다락방 2022-06-30 08:50   좋아요 7 | URL
저는 어떻게 이렇게 딱 적절한 책들을 고르는걸까요... 대단합니다. 하하하하하.
싱그리 님, 화이팅!!

잠자냥 2022-06-30 09:35   좋아요 5 | URL
다부장님 어쩜 이렇게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적절하게 자뻑에 빠질 수 있어요?
ㅋㅋㅋㅋ 미쳐 증말 대단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6-30 09:37   좋아요 4 | URL
자뻑의 생활화 랄까요. 저희 가족이 모두 이렇습니다.. 흠흠. 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6-30 09: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7월도 8월 책 선정이 소름돋네요^^* 역시 다락방님의 선택은 탁월! 7월도 8월도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화이팅!

다락방 2022-06-30 09:38   좋아요 2 | URL
거리의화가 님, 7월 8월 모두 열심히 읽어봅시다. 거리의화가 님은 7월 도서 특히 더 좋게 읽지 않으실까 생각해봅니다. 화이팅!!

독서괭 2022-06-30 09: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뻑큐 ㅋㅋㅋ 웃프네요 ㅠㅠㅠ
전 오늘 반드시 가부장제를 끝낼 예정입니다. 9장까지 읽어서 얼마 안 남았어요! 7월의 책도 늘 읽어야지 했던 책인데 이 기회에 읽겠네요. 8월의 책은 다락방님의 어마무시 예지력!! 기대됩니다~

다락방 2022-06-30 09:59   좋아요 4 | URL
오오 9장까지 읽으셨다니, 독서괭 님. 이제 거의 다 왔어요! 게다가 11장은 읽기에 정말 너무나 좋습니다. 막 씐나요. 그러니 힘내서 읽으실 수 있을겁니다. 화이팅 화이팅!!

아니 세상에 제가 임신중지 고를 때만 해도 과거를 욕하려고 한거지 현재를 욕하려고 한게 아닌데 말입니다.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대체 ㅠㅠ 미쳤어요 세상은 증맬루 ㅠㅠ

책읽는나무 2022-06-30 10:12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 파이팅!!!!
고지가 멀지 않았어요!!
달려요~달려~🦸‍♀️🦸‍♀️

책읽는나무 2022-06-3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도 시의적절하게 책을 참 잘 고르신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었거든요.
이 정도면??? 미래를 내다 보는 선견지명이 탁월하다는 말씀이신데...혹시 미리 복채를 받으실 생각은 없으신가요??ㅋㅋㅋ
7 월의 책, 저도 미미님과 다른 분들의 리뷰를 읽으면서 읽어 봐야지...생각 했었던 책이라 반갑네요.
장마라 꿉꿉하지만 그래도 좋은 출발들 하시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2-06-30 10:36   좋아요 1 | URL
제가 안그래도 퇴사 후에 어떤 일을 하며 먹고 살아야 하나를 열심히 고민중인데.. 역시 미래를 내다보는 일로 돈을 좀 벌어볼까요? ㅎㅎㅎ
책나무 님, 7,8월 모두 화이팅이에요. 늘 그랬듯이 열심히 읽어주세요!!

건수하 2022-06-30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어쩜 이리 시의적절...

7월의 책은 전에 읽었으니, 4월과 6월의 책을 7월에 읽도록 하겠습니다... ㅠㅠ

다락방 2022-06-30 10:35   좋아요 1 | URL
오 수하님, 그것도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수하 님, 화이팅요!!

등롱 2022-06-30 1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부장제의 창조 거의 다 읽어가서 오늘 다 읽을 생각입니다~! 퇴근 후가 너무 기대되네요 ㅎㅎ
아 정말 좋은 책이에요, 메소포타미아 얘긴데 사실 지금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거 같네... 생각하며 읽고 또 읽고 정말 어렵지만 좋았어요!

8월 책 임신 중지라니 너무나 혜안이셔서 놀랍습니다~~ 가부장제의 창조 읽으면서 그래도 세상을 낫게 하기 위해 우리 모두 투쟁하고 있다고, 조금은 나아지고 믿었는데 이렇게 훅하고 돌아갈 수도 있네요 ㅠ

7월 책은 이전에 사두고 엄두가 나지 않아서 읽지 못했던 책인데요, 이 김에 함께 읽기 도전해야겠어요. 리뷰만 봐도 고통스러울 것 같아서 손을 대지 못했거든요. 함께니까 힘을 내서... 읽어보겠습니다.

다락방 2022-06-30 12:09   좋아요 1 | URL
오오 6월 30일인 오늘 아무래도 읽었어요 가 많이 올라오겠어요. 독서괭 님도 등롱 님도 오늘 완독하시겠군요. 고생하셨습니다, 등롱 님. 저도 어려웠지만 좋았어요. 마지막은 정말 희망에 찰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부디 이 희망을 등롱 님도 책장을 덮을 때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가 함께 읽은 책에 대해 더 뿌듯해질 것 같아요.

등롱 님 말씀처럼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고 있다고 믿고 있는데, 그런데 왜 이렇게 갑자기 또 뒤로 가게 되는걸까요. 힘겹게 앞으로 한걸음 나서면 아주 세게 뒤로 밀어버리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치지 않으면서 앞으로 나아가야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리에게 읽고 쓰기는 중요한것 같습니다.

등롱 님, 7월, 8월도 우리 힘내서 앞으로 나아갑시다!!

서곡 2022-06-30 1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택에 지난 달에 해러웨이 선언문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계속 미루던 책이라 전쟁 여자 얼굴 도전해야겠어요 이 기회에 완독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음에 정희진 기획 여성주의 평화연구서 성차별은 전쟁을 불러일으킨다 도 함께 읽으면 좋겠다고 건의드려봅니다. 올해 목록은 다 정하셨으니 빨라야 내년이겠지만요.

다락방 2022-06-30 14:13   좋아요 2 | URL
오, 함께 읽으셨다니 너무 기쁘고 잘 읽으셨다니 더 기쁩니다. 같이 읽으면 미루던 책도 읽게 되더라고요. 그러니 이번 기회에 전쟁은 ~ 도 완독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언급하신 책은 저도 책을 진작에 사두고 있던 터라 내년에 목록 정할 때 염두에 두도록 하겠습니다.
서곡 님, 화이팅입니다!!

수이 2022-06-30 2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래 너무 좋네요. 7월에도 함께 하겠습니다. 노래 듣다 보니 저절로 가운데 손가락이 저절로.......

다락방 2022-07-01 07:58   좋아요 0 | URL
저 원래도 저 노래 좋아했는데 이번에 들으니 더 좋네요. 진따 죄다 뻑큐에요, 세상은... 으르렁-
 















그간 여성학 책들을 읽어오면서 여성혐오의 기원에 대해 찾게 되었는데, 여성과 남성의 육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 원인이었다. 다른 것은 그저 다른 걸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아무 문제도 없는데, 문제는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다는 것.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없던' 남자는 어떻게든 그게 가능한 여성들을 하찮은 존재로 만들어야 했고, 그 능력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여성만이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기에 그들은 불안했다. 

자, 만약 내가 아이를 낳았다고 하자. 그러면 그 아이가 나의 '친자'임을 나는 안다. 확신한다. 거기엔 한 점의 의심도 없다. 그러나 내가 한 남자에게 '이 아이가 너의 아이이다'라고 했을 때 상대는 그걸 받아들이면서도 의심할 수 있다. 저 아이가 정말 내 아이일까? 다른 남자의 아이는 아닐까? 우리는 알고 있다. 친자 확인을 요청하는 것은 언제나 아버지 쪽이라는 것을. 물론 어릴 때 헤어져 내 자식인지 알지 못할 때에야 여자도 친자 확인을 원할 때가 있지만, 일단 내가 낳은 아이에 대해서라면 여자는 의심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남자는 다르다. 그 의심과 불안이 싫어 여성들에게 혼전 순결을 강요하고 그 혼전순결이야말로 최상의 가치라고 주입시켜서 그들은 확신을 얻어야 한다. '네가 낳을 아이는 나의 아이가 아닐 가능성을 차단한다'. 남자들이 자신들이 성매매를 하러 가면서도 성매매의 당사자인 자신이 아닌 상대 여자를 창녀라고 혐오하는 건, 그 여성이 혹여라도 출산하게 된다면 그 아이가 누구의 아이일지 알 수 없다는 데에도 있을 것이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남자는, 아이를 낳는 여자에게 혼전 순결을 강요하고 아이를 낳지 못하는 남자는,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고 싶은 욕망에 짓눌려 여자가 임신해 출산하는 것 외의 생명 탄생에 대해서 계속해 생각하고 상상하고 창조해낸다. 



앞서 읽었던 '바바라 크리드'의 《여성 괴물》은 그 점에 대해 잘 짚어준다. 여성괴물은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말을 가져온다.


원초적 어머니에 대한 두려움은 근본적으로 그녀의 생식력에 대한 두려움임이 밝혀졌다.

줄리아 크리스테바, 『공포의 권력』 - P46
















자, 좀 더 볼까?


프로이트는 남성을 공포로 물들이는 것은 특히 여성의 거세된 외양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영화들을 얼핏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겉으로 보기에 그로테스크하게 부풀어 오른 임신한 자궁이 성적 타자‘로서 여성에 대한 끌림과 두려움을 일깨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명을 창조하고자하는, 즉 출산하고 싶은 남성의 욕망은 작동 중인 더 깊은 욕망을 보여준다. 그들은 여성이 되고 싶은 것이다. - 《여성괴물》, 바바라 크리드, P116



(영화에서)여성 과학자들이 인공적인 환경에서 괴물을 만들어 내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왜 그래야 하겠는가? 여성은 자기 자신의 자궁을 가지고 있는데. -《여성괴물》, 바바라 크리드, p.114



아, 너무 재미있지 않은가!

그런데 이에 대한 언급을 거다 러너도 《가부장제의 창조》에서 하고 있다.




원시적 성별분업에 대한 엥겔스의 설명은 유럽의 농가에 대한 설명을 역사 이전으로 거슬러 읽는 것처럼 흥미롭게 읽힌다. 그가 이러한 결론을 내리는 데 바탕으로 삼은 민족지적 정보는 그 이후 인정받지 못했다. 과거 원시사회의 대부분과 오늘날 여전히 존재하는 모든 수렵채집사회에서 여성은 식량의 평균 60% 혹은 그 이상을 제공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여성들은 종종 자녀와 젖먹이들을 데리고 집에서부터 멀리까지 돌아다닌다. 게다가 성별노동분업이 한 가지 유형이나 한 가지 방식만 있다는 가정은 잘못되었다. 남성과 여성에 의해 행해지는 특정한 일은 주로 사람들이 놓여 있는 생태적 환경 때문에 문화에 따라 크게 달랐다. 엥겔스는 부족사회에서 농업의 발달에 의해 교역이 시작되고 짐승들이 가족의 가장-주로 남성-에 의해 소유되는 상태로 되었다고 이론화했지만, 그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할 수 없었다. 목축에서 발생한 잉여는 남성의 전유물이 되었고 사유재산이 되었다. 이렇게 사유재산을 획득하게 되자 남성은 그것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상속자에게 물려줄 방법을 찾다가 일부일처제 가족을 구성함으로써 목적을 달성하였다. 혼전순결에 대한 요구와 결혼에서의 성적 이중기준으로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함으로써 남성은 자손이 적자임을 확신할 수 있었고, 그래서 자신의 재산상 이익을 지킬 수 있었다. -p.43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해야만 이 아이가 내 아이다 확신할 수 있다니, 아아 얼마나 번거로운 동물인가. 나는 내가 낳으면 그냥 내 애인걸 아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 



이에 대한 언급은 뒷부분에서도 재차 보여진다.


메리 오브라이언이 남성지배의 기원을 아이를 낳지 못하는 자신들의 무능력을 지배제도의 구축을 통해 보상받으려는 심리적 욕구에 근거하여 상세하게 설명하였으며, 피셔와 마찬가지로 남성지배라는 이 '발견'이 동물이 가축화될 수 있음을 발견한 시기에 이루어졌다고 추정하였다. -p.83



나는 메리 오브라이언의 저 주장(혹은 설명)을 읽어보고 싶어져서 '메리 오브라이언'을 검색했는데 책이 나오질 않더라. 책장을 앞뒤로 넘겨가며 메리 오브라이언의 스펠링을 확인했다. Mary O'Brien 이었다. 다시 검색했다. 흐음. 내가 원하는 게 보이질 않네? 메리 오브라이언의 남성지배의 기원.. 에 대한 글 읽어보고 싶다. 혹시 이에 대한 정보를 가지신 분은 공유 부탁드립니다. 히융-



아무튼, 저는 현재 2장 읽고 있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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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6-16 09: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읽으면서 <길가메시 서사시>를 읽어봐야 하나 싶은 생각을 했어요^^; 여러번 인용되더군요.

다락방 2022-06-16 09:17   좋아요 4 | URL
앗 저는 아직 길가메시 서사시 나온 부분까지는 안읽었긴 한데요, 거리의화가 님 댓글 보니까 막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그래서 검색 해봤습니다. 두껍..군요?
거리의화가 님 혹 읽게 되시면 어떤 책으로 읽으실지 공유 부탁드립니다!

거리의화가 2022-06-16 10:08   좋아요 4 | URL
<오뒷세이아>보다 한참 이전에 기록된 책인 것만 알고 언젠간 읽어봐야지 하고 있었는데요~ 유튜브 동영상에도 관련 강좌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빠른 습득을 위해서는 책 읽고 나서 한번 영상으로 찾아볼까 합니다.
이 책 완독 후 더 읽을 만한 책 나오게 되면 공유는 해볼게요.

독서괭 2022-06-16 09:5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자, 좀더 볼까?˝하시는 거 왜 짜릿하죠? ㅎㅎ 가부장제의 창조 시동 거셨군요. 부릉부릉~~

다락방 2022-06-16 11:12   좋아요 3 | URL
네네 근데 저는 막 빨리빨리 페이지 넘기고 싶은데 페이지 넘어가는게 너무 더뎌서 답답합니다. 의욕은 언제나 앞서지만 몸이 따라주질 못하는.. 히융
아무튼 독서괭 님, 화이팅요!!

책읽는나무 2022-06-16 09: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호...심오합니다.^^
이리 몰입하며 신나게 읽으실 책을 어찌 참으셨을까?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ㅋㅋㅋ
<여성괴물> 의 인용문 익숙한 듯 하면서도 또 새롭게 읽히네요??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하지만, 다락방님이 그동안 여자의 출산, 자궁을 왜, 중요시하며 강조했었는지 이제 이해가 갑니다. 전 여자를 사유재산 취급한 것이 근본 문제였다고 여겼었는데, 그것도 어쩌면 여자의 출산을 두려워 했었기에 사유재산화로 일삼았을지도 모를 일이었겠단 생각도 듭니다.

다락방 2022-06-16 11:35   좋아요 4 | URL
신나게 읽는다기에는 읽는 속도가 너무 더뎌요. 막 휙휙 넘어가지질 않네요. 같은 문장 두번씩 읽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해를 해야 해서... 제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어쨌든 읽다 보면 손에 잡히는 게 있을 것이고 또 다른 책들을 읽다가 떠오르기도 하고 그러겠지요. 그러니 계속 읽어봅시다.

여성혐오에 대해서는 남자들이 자신과 같은 바디body 를 가진게 아닌, 그러니까 ‘다른‘body 를 가진 것에 대한 혐오라고 보여지거든요. 그런데 어디가 다르냐? 눈,코,입, 팔과 다리 모두 같지만, 그런데 남자들에게는 자궁이 없잖아요. 게다가 그 자궁이 아이를 낳습니다. 여기에서 오는게 너무 큰 것 같아요. 그래서 자나깨나 너네 열등해, 못났어, 라고 주입하고 또 남자들이 여자를 욕할 때 보면 그렇게 신체비하 용어로 욕을 하잖아요. 저는 구멍이라고 욕하거나 보지 라고 욕하는 걸 보면서 도대체 왜 그런 욕을 할까 했는데, 그게 다 자신들이 가지지 못한 여성의 육체에 대한 열등감이 폭발한거란 걸 이젠 알겠더라고요. 그리고 고추도 마찬가지. 여자들이 가지지 않은, 그런데 자신들에겐 있는 고추. 그걸 잘났다고 계속 으스대는거죠. 아 너무 머저리들이에요. 거기에서 왔습니다. ‘다름‘에서요. 그리고 자기들이 ‘못한다‘는 것에서요. 후..

건수하 2022-06-16 10:1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Mary O’Brien의 The Politics of Reproduction (1983) 이란게 검색됩니다..

건수하 2022-06-16 09:55   좋아요 4 | URL
남성 지배는 male domination 을 번역한 것 같네요.

다락방 2022-06-16 11:10   좋아요 2 | URL
저 아마존에서 책 찾았는데 책 세상 촌스럽네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6-16 09: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위키피디아에 메리오브라이언이 The Politics of Reproduction (1981)을 썼다고 나오는데 책은 찾을 수가 없네요~

독서괭 2022-06-16 09:57   좋아요 3 | URL
오 위에 수하님이 올리신 거에는 1983 이네요 ㅎㅎ

건수하 2022-06-16 10:01   좋아요 3 | URL
1981, 1983 혼재되어 나오네요. 어쨌든 같은 책(논문?)인 것 같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6-16 10:03   좋아요 3 | URL
논문인 듯합니다. 검색해보면 여러 곳에서 이 논문이 인용되긴 한 것 같습니다. 책은 없는 것 같고요.

건수하 2022-06-16 10:07   좋아요 4 | URL
알라딘 외국도서에 품절이지만 검색이 되기는 해요. 단행본인 것 같습니다. 1983이 reprint라고 나오네요 :)
(어쨌든 번역은 안 되어 있는듯...)

독서괭 2022-06-16 10:15   좋아요 4 | URL
하지만 다락방님이라면 외국도서도 일단 사실 분…

건수하 2022-06-16 10:19   좋아요 4 | URL
품절이라 다행인가요 :) (Reproducing the World 라는 에세이집도 있는듯 합니다만)

얄라알라 2022-06-16 10:57   좋아요 4 | URL
오! 저 몇 달 째 컴 바탕화면에 놔둔 파일 제목과 같지만 학자이름이 다르네요. 1983논문도 찾아봐야겠습니다!

얄라알라 2022-06-16 10:58   좋아요 4 | URL
히야. 인용횟수가 무려 1799! 꼭 읽어야겠네요

다락방 2022-06-16 11:07   좋아요 7 | URL
이게 무슨 일입니까 여러분. 저 잠깐 미팅 하고 나온 사이에 아놔 ㅋㅋㅋㅋㅋㅋㅋ 지적인 걸 원했더니 지적인 분들이 가득 제 서재에 와주셨네요. 하아- 저는 음.. 일단 그렇다면, 저 제목으로 아마존을 검색해보니... 비싸네요? 껄껄. 게다가 영어이지.. 흐음..... 흐음....

아무튼 여러분 너무 멋져요! 아 진짜 여러분 최고야. 너무 행복합니다. ㅠㅠ 여러분 덕에 제가 너무 행복해서 오늘 술 좀 마시며 축배를 들어야겠어요. (뜬금 전개)

건수하 2022-06-16 11:09   좋아요 4 | URL
/얄라알라님

얄라알라님 그런 논문을 읽으시는 분이군요! (767회 인용된 논문입니까)
다락방님께 구해드리려 했지만 저는 파일을 찾지 못했습니다.
혹시 읽으시게 되면 어떤 내용인지 알려주세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06-16 11:13   좋아요 4 | URL
역시 아마존은 살 수 있군요 다른 데는 품절로 뜨는데
https://www.amazon.com/dp/0710094981/ref=mp_s_a_1_8?crid=UY2I5GVXNEDO&keywords=the politics of reproduction&qid=1655345416&refinements=p_n_feature_browse-bin:2656022011&rnid=618072011&s=books&sprefix=the politics of reproduction,aps,528&sr=1-8

다락방 2022-06-16 11:17   좋아요 4 | URL
네. 사면 새 걸 사고 싶은데(중고 한 번 사봤다가 완전 놀란 1인), 새 책 너무 비싸네요. 게다가 무려 논문인데 제가 저걸 산다고 어떻게 읽을 것이며.... 하하하하하.

라파엘 2022-06-16 13:09   좋아요 5 | URL
다락방님, 제가 확인해보니 <The Politics of Reproduction>은 1981년 초판이고 1983년 재판이네요. 즉, 1981년판이든 1983년판이든 내용은 같은 책입니다. 1983년판을 제가 일단 pdf 파일로 구하기는 했는데, 필요하시면 서재에 있는 메일 주소로 보내드릴까요? 물론, 제 일상의 일들이 있으므로 250페이지가 넘는 책의 번역까지 해드릴 여력은 없습니다만... ㅎㅎ

건수하 2022-06-16 13:10   좋아요 4 | URL
우와 라파엘님 구하셨군요! 대단하십니다.. ^^

독서괭 2022-06-16 13:31   좋아요 5 | URL
우와 다락방님 글 하나 잘못 쓰셨다가 250페이지가 넘는 영어 논문을 읽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셨다..ㅋㅋㅋ

다락방 2022-06-16 14:01   좋아요 7 | URL
우엇 라파엘님 완전 능력자시네요? 메일 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번역해 주신다면 물론 너무나 좋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저도 그렇게까지 무리한(?) 요구를 할 순 없고요. 서재 프로필에 나와있는 메일 주소, 네, 맞습니다.

fallen77@hanmail.net

그나저나 여러분 저는 이제 어떡하죠? 논문.. 그것도 영어...... 일단 이것도 다른 사놓고 안읽은 책들의 옆에 쌓아두는 걸로.. 하겠습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구하라 그러면 얻을것이요!!

건수하 2022-06-16 14:45   좋아요 4 | URL
일단 OCR로 추출하셔서 구글 번역기에 돌려보심은... (먼산)

다락방 2022-06-16 14:50   좋아요 5 | URL
어떻게든 필요한 부분이라도 좀 봐야될 것 같아요, 수하 님. 아 진짜 저를 정말 어쩌면 좋은가요 ㅠㅠ

라파엘 2022-06-16 15:36   좋아요 4 | URL
다락방님, 팬레터 보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다락방 2022-06-16 15:49   좋아요 5 | URL
꺅 >.<
잘 받아보았습니다, 라파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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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06-17 01:32   좋아요 3 | URL
와 멋있음 터져버린다 진짜.... 진짜.... 😭😭😭 이 보물들아.... 누가 한국의 반지성주의를 욕하거든, 이리 와 알라딘 서재에서 다락방 페이퍼를 보라!

다락방 2022-06-17 09:22   좋아요 4 | URL
진짜 장난아니죠. 너무 멋지죠. 진짜 완전 지성과 사랑이 터지는 곳이야, 여기는 ㅋㅋㅋㅋㅋ 대박입니다!!

얄라알라 2022-06-16 13: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댓글 흐름이 넘 좋아여 ㅎㅎ신나게 웃으며 소화시키고 갑니다 라파엘님께서 메일 전송주시면 다부장님 250쪽을....도전하기게 되나요? 저도 오늘은 서문이라도 가부방제의 창조 읽어야겠어요

다락방 2022-06-16 14:02   좋아요 7 | URL
갖고 싶고 읽고 싶다고 했지만 그것이 영어 논문.. 이라는 너무나 지적인 형태로 나타나버려서 당황스럽습니다. ㅋㅋ 그래도 제가 영어 공부도 막 열심히 하고 여성학 책도 막 열심히 읽고 그러면 언젠가 여성학 영어 논문 도 읽을 날이 오지 않을까요? 가급적 빨리 그 날이 와야할 텐데요. 안그래도 노안이 찾아오고 있어서.. ㅠㅠ

얄라알라 2022-06-16 14: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플친님들 댓글 읽다가 덩달아 검색해보니 the politics of reproduction 비스무레한 책들 엄청 나네요 후아....제목도 다 못외우겠어요

다락방 2022-06-16 14:50   좋아요 4 | URL
저도 아마존에 저 제목으로 검색했는데 책이 너무 많이 나오더라고요. 아 뭐가 이렇게 많아.. 어휴.. 그래서 책 간신히 찾았는데 너무 비싸고. 사실 저렴하다고 해도 제가 그걸 사서 도대체 어떻게 읽을 것이며...
삶은 쉽지 않네요, 알라 님.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6-16 14: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성 괴물> 읽을 때 참 힘들었고 (<성의 역사> 만큼이나)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다락방님은 <여성 괴물>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이해하고 계신 것 같아요. 가부장제와 혐오, 크리스테바의 어울림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역시나 한 수 배우고 갑니다!!!

그나저나 진짜 이 서재는 무슨 서재인가요. 작가이름만 이야기해도 논문, 그것도 영어논문을 구해주시는 능력자 분들이 상시 대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 읽으셔야 될 거 같아요. 그거요, 250쪽짜리 영어 논문이요. 미리 축하드립니다^^

다락방 2022-06-16 14:52   좋아요 7 | URL
저는 성의 역사 4권까지 다 읽었지만 그건 읽은게 아니라 본겁니다. 글자를 알기 때문에 글자만 본 것이에요. 지금도 성의 역사 네 권에 걸쳐 무슨 말을 하는건지 하나도, 하나도 모르겟어요. ㅋㅋㅋㅋ 도대체 그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서 왜 이해할 수도 없는 책을 본건지.. 하아.
반면 여성괴물은 너무 재미있었어요!! 뭐랄까, 막 읽으면서 어휴 이 찌질한 남자새끼들... 막 이렇게 되었달까요. ㅎㅎ 특히 자궁, 생식에 대해 말할 때는 너무 힘들면서 재미있더라고요.


아니, 그러니까 말입니다. 저는 제가 잘 찾지 못해서 누가 좀 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제가 찾는 글이 영어로 제게 올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여기는 도대체 뭐하는 곳인가요, 단발머리 님. 이분들 진짜 너무 좋아요. 그렇다고 제가 250쪽짜리 영어 논문 읽겠다는 건 아닙니다. 흠흠.

책읽는나무 2022-06-16 21: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저 댓글만 읽어도 깜놀!!
우와~ 👍 👍 👍
그리고 당황하시면서 좋아하시는 다락방님 보고 빵~터졌지만, 그래도 비싸고, 논문이고, 삶이 쉽지 않다고 고민하면서도 분명 눈에 담아두고 계시는 다락방님 보고 우와~ 역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계에 도전해 보는 진정한 리더!!! 그 모습 볼 수 있는 건가요??ㅋㅋㅋ
이거 일이 너무 커졌어요ㅋㅋㅋ
근데 왠지 훗날 나 영어 논문 다 읽었어요~읽어봤더니 이렇게 적혀 있더군요~~하면서 리뷰 올라올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다락방 2022-06-17 09:25   좋아요 3 | URL
책나무 님, 결국엔 제가 영어 논문 읽고 감상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하루카 요코‘의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혹시 읽어 보셨나요? 작가가 일본의 연예인인데 일하다가 페미니즘 너무 공부하고 싶어서 일본의 대표적인 여성학자 우에노 치즈코가 있는 대학원에 가게 되거든요. 그런데 작가는 전문대를 졸업했던 사람이라 그 대학원 공부 따라잡기를 너무 힘들어해요. 이미 명문대 졸업한 학생들이 들어온 학교고 논문도 죄다 영어 논문 읽어야 되고.. 뒤늦게 공부하는 작가는 남들 논문 한 번 볼 때 세 번 봐가면서 그 공부를 따라가려고 노력합니다. 그거 보면서 진짜 와 대박이다, 공부는 이렇게 하는거구나 싶었어요. 결국 페미니즘으로 강의까지 하게되는데요, 저도 진짜 열심히 공부해서(과연?) 영어 논문 읽고 요약하고 감상을 들려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화이팅!!
 















e는 고양이 세마리와 함께 살고 있고 인간보다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더 크다. 이게 이 친구와 나의 가장 다른 점인데, 아마도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고양이를 싫어해'라고 말하던 사람이었다가, 가끔은 가방 안에 고양이 간식을 넣고 다니며 주기도 하는 사람이 된 것은 이 친구의 영향이 아주 클 것이다. 친구에게 고양이는 언제나 1순위 였고, 고양이 때문에 하지 못하는 일들과 하지 않는 일들이 있으며 또 고양이 때문에 참는 일들도 있다. 처음에 이 친구를 알고 점점 친해지면서 어떻게 도대체 고양이한테 저런 관심과 애정을 가질까, 어떻게 저런 것들(집안을 마구 휘젓고 다니는 것, 집사를 할퀴는 것, 나는 자고 있는데 어떤 존재가 돌아다닌다는 것, 옷 가득 털이 붙는 것)을 참고 견딜까, 하다가 이제는 '아 내가 조카들을 보듯 저 친구는 고양이들을 보는구나' 하고 있다. 친구는 내게 고양이를 찬양한 것도 아니고 내게 고양이를 좋아하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다. 그저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을 저대로 소중히 살았을 뿐이고, 나는 그런 e의 삶을 보았을 뿐이다. 


한번은 함께 길을 걷고 있는데 어린 아이가 제 엄마와 가다가 울고 있는 걸 보게 됐다. 아이고 저 아이 왜 울지, 울지마, 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보다가 e에게 '저 아이 왜 울지' 하고 돌아보았는데, e의 시선은 저쪽의 고양이를 향해 있었다. 고양이 한마리가 길을 지나고 있었던 것. 나에겐 고양이가 먼저 보이지 않았고 e 에겐 고양이가 먼저 보였다. 그때 되게 놀랐던 기억이 있다. 어떻게 아이가 우는 소리가 나는데도 고양이를 볼 수가 있지? 하고. 그리고 아마도 그 때 알았던 것 같다. e 의 우선순위는 인간이 아니라는 것, 나의 우선순위는 고양이가 될 수 없다는 것.


지난주에 e를 만났다. 그리고 도나 해러웨이의 책을 읽고 있다고 얘기했다. e는 도나 해러웨이도 그리고 이 책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지만, 내가 <반려종 선언>을 썼다고 하자 그 내용을 궁금해했다. <사이보그 선언>을 쓴 사람인데 <반려종 선언>도 썼다하니, 도대체 그게 어떤 연결이 되느냐, 무슨 내용이냐 물었던거다. 


내가 어떤 것의 내용을 잘 파악하거나 알고 있다는 것은 내가 그것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느냐 아니냐로 판단할 수 있을 텐데, 아아, 나는 e 에게 설명을 하려고 최선을 다하면서도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했고 또 듣는 e 도 도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내가 설명할 수 없는 것은 내가 잘 모르기 때문이었다. 결국 나는 어려워.. 내가 나중에 제대로 파악하게 되면 다시 말해줄게.. 라고 했다. 아, 나는 왜 설명할 수 없는가. 흑흑 ㅠㅠ



그렇지만 대략적인 맥락에 대해서라면 말할 수 있다. 도나 해러웨이가 반려종 선언을 통해 하려는 얘기는 '개는 개다'(p.129) 라는 것. 개는 우리가 노예처럼 부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우리는 우리와 함께 사는 개의 주인이 아니다. 우리가 개를 선택했듯 개도 우리를 받아들여야 했고, 그렇게 개는 우리와 함께 사는 존재라는 것. 



개는 인간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아니다. 바로 이 점에 개의 매력이 있다. 개들은 투사 대상도, 의도를 구현한 물체도, 다른 무언가의 텔로스도 아니다. 개는 개다. 즉, 인간과 의무적이고 구성적이며 역사적이고 변화무쌍한 관계를 맺는 종이다. 이 관계는 다른 관계들보다 특별히 나을 것은 없다. 기쁨·발명·노동·지성·놀이로 가득한 만큼, 낭비·잔인함·무관심·무지함·상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공동-역사의 이야기를 잘 들려줄 방법과 자연문화적 공진화의 결과를 물려받을 방법을 배웠으면 한다.

반려종은 홀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반려종을 만들려면 적어도 두 개의 종이 있어야 한다. -p.129



나는 비혼이고 아마 특별히 어마어마한 사랑에 빠져서 정신을 잃는 게 아니라면(응?) 앞으로도 혼자 살게 될텐데, 그래서 가끔 엄마는 내게 '너도 앞으로 개를 키우고 싶냐'고 묻곤 하신다. 어릴 적에 몇 년간 개와 함께 살아본 적도 있고 그 때 개를 예뻐하긴 하였지만, 그러나 나는 엄마에게 '아니'라고 말했다. 엄마, 개 데리고 맨날 산책도 다녀야 되고, 개가 싼 똥도 다 치워야 되잖아. 밥도 챙겨 먹여야 되고. 한 생명을 돌보는 일인데 그걸 어떻게 해, 어휴, 못해. 아프기라도 하면 그걸 무시할 수가 있겠어? 당장 데리고 병원 가야겠지, 그리고 그 마음고생은 어떻게 해? 아니, 엄마 나는 안해. 그러자 엄마는 말했다. '맞어, 너 하지마, 너는 남들보다 더 신경쓰고 괴로울거야' 라고. 내가 나 아닌 다른 존재와 살아간다면 게다가 그것이 나와 다른 종이기까지 하다면 나는 그 개가 어떤 상황에 있는건지, 어떤 기분으로 있는 건지를 항상 살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도나 해러웨이가 하는 말은 인간이 함께 살아갈 다른 종들의 상태를 살펴야 한다는 것을 말하기에 앞서, 반려종, 즉 특별히 예로 든 개들은 인간이 그러는것보다 더 그러해야 함을,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그런 상황에 놓여 있음을 우리에게 알리고자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런 문장에서.



개가 종 또는 개체의 시간 차원에서 생존하려면 인간의 마음을 잘 읽어야 할 필요가 항상 있었다. -p.178



한쪽은, 그러니까 조금 더 힘이 센 쪽은, 다른 한쪽의 마음을 읽으려는 것이 선의를 베푸는 것일 수 있다. 그것이 존중하고자 하는 기본적 태도임에도 불구하고, 강자가 약자를 살피는 것은 호의로 보인다. 그러나 약자가 강자의 마음을 살피는 것은 생존과 직결된다. 개는, 인간과 함께 사는 세상에서, 게다가 인간과 한 집에 살거나 주변에 살기 위해서, 인간의 마음을 잘 읽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것이 생존에 '필요'하다는 것, 바로 그 지점에서 인간은 개의 반려종임과 동시에 인간이 개의 반려종이면서, 그러나 인간은 인간들 틈에서도 반려종이 되고 있는게 아닌가. 부모랑 함께 사는 아이, 남편과 함께 사는 아내, 백인과 함께 살아가는 유색인, 남자와 함께 살아가는 여자. 상대적 약자의 입장에서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다른 이의 마음을 읽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보통 '여자들이 공감능력이 뛰어나다'고 전제하고 '남자들은 공감능력이 없다'고 말할 때, 그것은 실제로 남자에게 그 능력이 부족하거나 여자에게 그 능력이 선천적으로 뛰어나서가 아니고, 그들이 놓인 상황 탓에 어쩔 수 없이 발현되는 것일테다. 개는, 생존하기 위해서 인간의 마음을 잘 읽어야 할 필요가 항상 있었으니까.



아직 <반려종 선언> 읽기가 끝나지 않았다. 뒷부분이 남아있어서 어떤 식으로 맺게 될지는 모르겠다. 밑줄 그은 부분을 다시 읽어보고자 앞으로 돌아가다보면 반려종, 개, 동물권 에 대해 언급하다가 왜 갑자기 팩트, 과거분사.. 같은 용어가 나오는지, 읽었으면서도 물음표 천 개 되기도 한다. 그러나 191 쪽, 도나 해러웨이는 반려종 선언의 핵심은 이것이다, 라고 본인이 직접 말해준다.


다른 이와 나누는 애정, 헌신, 솜씨에 대한 열망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비키 헌이 말한 의미에서의 훈련 같은 애정 행위는, 연쇄를 이루며 창발한 다른 세계들을 배려하는 애정 어린 행위를 낳는다. 이것이 내 반려종 선언의 핵심이다. -p.191



같은 말이겠지만, 내가 현재 읽어온 부분까지의 반려종 선언은 내게 '우리가 다른 종을 소유하는 게 아니라 서로를 알아가고자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그렇게 '함께 살아간다면' 지금 우리가 살아온 삶과는 다른 방식의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라는 것이다. 나의 반려종(그것은 개를 포함한 다른 모든 생물이기도 하고 나는 인간이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과 관계를 맺고있는 삶은, 그것과 관계 맺지 않은 삶과는 다른 삶일 것이라는 것, 그리고 다른 삶으로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 이 현재까지 내가 파악한 도나 해러웨이의 주장이다. 사이보그 선언은, 반려종 선언에 앞서 그런 이야기를 사이보그를 통해서 전달하고자 했는데, 반려종 선언에서는 우리가 태어나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이미 존재하는 것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고, 그것들을 우리가 소유하는 게 아닌 만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배워야 한다고 한다면, 사이보그 선언에서는 세상을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기는 이제 지나가고 있고 이것과 저것 둘로만 나눌 수 없는 숱한 존재들이 앞으로 태어날 것이니 우리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또 변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내가 제대로 파악한건지에 대해서는 해러웨이 선언문을 다 읽고난 후 해러웨이 에 대한 해제를 또 읽어봐야 알 것 같다. 아니, 그렇게 해도 알 수나 있을지. 



오늘 아침 출근길, 191쪽까지 읽었다. 이제 꼭 절반을 읽은 셈이다. 자, 계속 읽어보겠다.

개들은 벗어날 수 없는 모순적 관계의 설화 속에 있다. 이러한 공구성적 관계를 이루는 어느 쪽도 관계보다 먼저 존재하지 않고, 이런 관계는 한 번에 맺어 완성할 수도 없다. 역사적 구체성과 우발적 변이 능력이, 자연과 문화 속으로, 또 자연문화 속으로 뚫고 들어가는 길을 계속 좌우한다. 기초 같은 것은 없다. - P130

인간은 개를 동반자로 삼으면서 삶의 방식이 상당히 바뀌었다. - P153

인간, 돼지, 가금류, 바이러스 사이에 공진화가 이루어졌다고 가정하지 않으면 인플루엔자의 역사를 상상하기 힘들다. - P155

기쁨은 분명 반려종 관계의 중요한 측면 중 하나다. 다만 애완동물이라는 지위는 내가 사는 사회와 같은 곳에서는 개를 특별한 위험에 빠지게 만든다. 인간의 애정이 시들거나, 사람의 편의가 우선하는 상황이 되거나, 개가 무조건적 사랑의 환상을 충족시키는 데 실패하면 버려질 위험을 겪게 되는 것이다. - P164

간단히 말해 인간에게 가장 어려운 주문은 우리 대부분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바로 그것, 더 정확히 말해,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는 추상화를 통해서가 아니라 일대일 관계, 연결된 타자성otherness-in-connection을 통해 개가 누구이며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 P173

대체 누가 있는가who is at home는 영원한 질문으로 남을 것이다. 핵심은 타자나 자신에 대해 알 수 없지만, 관계 안에서 누구와 무엇이 출현하고 있는지를 항상 질문하는 것이다. 종과 관계없이 진정한 사랑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하는 내용이다. - P177

나는 종 안팎에서 맺어진 모든 윤리적 관게는 관계-속의-타자성에 대한 지속적 관심이라는 가늘고 섬세하며 질긴 실로 뜨개질한 편직물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하나가 아니며, 함게 살아감으로써 존재한다. 누가 있으며 누가 생겨나고 있는지 묻는 것이 의무다. - P178

자신이 키우는 개을 복종시키는 방법을 솔직하게 배우기란 주인에게 벅찬 일이다. 헌의 언어는 정치와 철학을 떠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은 개를 가르침으로써 관계에 "참정권을 준다"라고 못을 박는다. 마치 이미 있어서 찾아내기만 하면 되는 양 동물권이 무엇인지 묻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이 어떻게 한 동물과 권리의 관계로 들어갈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이와 같은 권리는 서로에 대한 점유possession를 토대로 하며 해체되기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런 권리에 대한 요구는 파트너 모두의 삶을 바꾸게 된다. - P181

반려동물의 행복, 서로에 대한 점유, 행복 추구권에 대한 헌의 주장은 "애완동물"을 포함한 모든 가축의 상태를 "노예 상태"라고 보는 입장과는 한참 먼 곳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다. 그보다는 반려종과 얼굴을 맞댄 관계가 무언가 새롭고 멋진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새로운 것은 통념적인 이해 방식대로 소유 관계를 뜻하지 않는 경우에서조차, 인간의 관리자 역할human guardianship이 소유권을 대체하는 문제도 아니다.헌은 인간뿐 아니라 개 역시 종에 특유한 방식으로 상황을 도덕적으로 이해하거나 성취를 진지하게 열망하는 능력을 타고난 존재라고 본다. 점유-자산property-는 호혜성 및 접근권과 결부된다. 내가 개를 하나 데리고 있다면 나의 개는 인간을 하나 데리고 있는데, 이게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 묻는 게 핵심이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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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5-17 17: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아침 반려종선언 읽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소유-지배의 관계에 기반한 체제에 익숙해져있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어떤 존재도 종속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되어야 할텐데... 서로를 보듬고 껴안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싶네요.

다락방 2022-05-17 11:37   좋아요 3 | URL
아, 거리의화가 님 정리 정말 잘해주셨네요. 맞아요, 그 이야기를 저도 하고 싶었는데 저는 너무 길었죠. 대략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뭔가 명확하게 딱 설명하기가 잘 안되어서 도나 해러웨이는 읽고 또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몇차례 읽다보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설명할 수 있는 경지가 되겠죠. 열심히 읽읍시다, 거리의화가 님!

단발머리 2022-05-17 12: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런 비교가 어쩔지 잘 모르겠지만.....
저는... 아이는 키워봤고(키우고 있고) 개는 아주 잠깐 키워보고 현재는 키우지 않은 상태에서... 개는 개다... 가 그렇게 이해되더라구요.
그냥 그 존재 자체로, 나와 별개로 존재하는....
아이든, 개든 쓸모, 효용의 입장에서는 특별한 의미가 없잖아요. 근데 존재 자체가 주는 기쁨은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으니까요.
그냥 날 위해 뭘 해줘서가 아니라, 저기에 그냥 ‘있어만 줘도‘ 너무 좋은 거, 전 <반려종 선언>이 그렇게 읽히더라구요.

항상 고양이를 생각하는 친구분은 그 범위가 우리집 고양이에서 전체 ‘고양이종‘으로 확대된 거 같아요. 참 근사하고 놀라운 일이에요.
다락방님 글 읽고 마저 읽으러 갑니다. 쉽지 않지만, 같이 읽는 친구들이 있어서 좋네요. 어깨 걸고 가자구요!!

다락방 2022-05-17 13:56   좋아요 4 | URL
‘개는 개다‘라는 건 어찌보면 말장난 같지만, 그냥 맥락없이 들으면 뭔소리야 싶겠지만, 아니, ‘개는 개다‘라는 말이야말로 심오하게 철학적이지 않습니까?! 저도 저 문장이 너무 좋더라고요. 크- 그렇다, 하고 기립박수를 치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저는 이 지구상에서 숱한 관계들이 있지만, 그리고 그 관계를 이루어가는 존재들이 있지만, 그것들의 관계가 주인과 노예여서는 안되는거라고, 네가 있어서 내가 있고 내가 있어서 네가 있는 것이 세상이라고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서 좋더라고요. 너무 당연한 얘긴데 아무도 이렇게 말해주지 않았던 것 같은 그런 느낌의 글이었어요. 너무 당연하잖아! 새삼 깨닫게 해주는 글이랄까요. 몇차례 읽으면 더 잘 파악할 수 있을테니, 해러웨이에 대해서라면 여러번 반복해 읽는게 중요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어휴, 살면서 할게 왜이렇게 많아요, 단발머리님? 원서도 읽어야 돼, 여성주의 책도 읽어야 돼, 도나 해러웨이 반복독서 해야 돼.. 어휴 할 게 너무 많아요. 하하하하하.

저도 특히나 도나 해러웨이는 같이 읽는게 너무 좋아요. 다른 분들이 읽고 밑줄 그어주신다든가 생각 나눠주시는 것도 좋고요, 다들 읽기에 도움받고자 팟캐스트 들은 것도 너무 좋아요. 후훗. 함께 갑시다, 단발머리 님!!

잠자냥 2022-05-17 14: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e가 전 줄 알고 깜놀. ㅋㅋㅋㅋ
저도 요즘 길 가면 고양이가 너무 잘 보여요. 불쌍한 고양이도;;; -_-
암튼 저도 반려종 선언 궁금해서 샀는데 아직 못 읽고 있......;

다락방 2022-05-17 14:15   좋아요 4 | URL
잠자냥 님이 반려종 선언을 읽는다면 어떤 글을 써주실지 너무 기대 돼요! 꼭 읽고 감상 남겨주세요, 잠자냥 님!! ♡

라파엘 2022-05-17 21:47   좋아요 3 | URL
자연스럽게 잠자냥님이라고 생각하고 읽었는데, 댓글 보고 잠자냥님이 아닌 걸 알았네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2-05-18 07:44   좋아요 3 | URL
저와 잠자냥 님은 아직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이입니다. 우리는 언젠가 베트남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그럼 이만..
=3=3=3=3=3=3=3=3

아, 라파엘 님도 하노이에서 저 만나실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라파엘 2022-05-18 08:57   좋아요 3 | URL
하노이에서 뵐 때까지 전완근과 등근육을 열심히 키워두도록 하겠습니다!! 😆💪

다락방 2022-05-18 09:01   좋아요 4 | URL
라파엘 님, 안키우셔도 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분 아침부터 빵터지게 하시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5-18 09:56   좋아요 3 | URL
헛;;; 나도 키워야 하는 건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18 10:06   좋아요 4 | URL
아이참, 잠자냥 님도 안 키우셔도 돼요. 잠자냥 님 이미 허벅지에서 충분한 근육이 있지 않나요? 자전거를 그렇게나 타시는데. 라파엘님은 수영하시니까 어깨 근육이 발달하셨을 것이고. 다들 충분히 근육 가지고 계십니다. 그냥 그대로 나오시면 돼요. 언제 만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근데 내가 없다 근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 나는 나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5-18 14:45   좋아요 2 | URL
전완근 등근육 허벅지 다 필요없다. 나는 모니카 벨루치의 그거 배에 일자 그거 만들거임!! (다락방님 그게 짱이라고 햇음ㅋㅋㅋ) 동지들, 하노이에서 각자의 근육으로 만납시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2-05-18 14:49   좋아요 1 | URL
아, 그거? 나는 나에게 있는 것을 알지만 그 존재를 느낄 수는 있지만 살 때문에 아직 보이지는 않는, 바로 그것 말씀하시는거죠? 나도 그거 보이게 해가지고 만나야겠다.
사실 하노이..6월 초에 가려고 한거였는데..(06/04-06/06) 여러분 모두 그 때까지 근육... 안되겠지?? 에휴..
그럼 어떻게, 8월로 할까요? 여러분 8/1-8/5 에 하노이에서 볼까요? 근육 무장해가지고. 뿡뿡!! (방구 아님)

공쟝쟝 2022-05-18 14:58   좋아요 1 | URL
저 다락방님 말만 믿고 열심히 단련중인데 나타날 기미도 흔적도 안보여요!!
8월 100일의 기적!!!

다락방 2022-05-18 15:42   좋아요 2 | URL
쟝님, 여권은 어떻게 되고 있어요? 진행하고 있어요? 베트남 가려면 근육도 필요하지만 여권도 필요하다굳!!

공쟝쟝 2022-05-18 16:12   좋아요 0 | URL
다락방//투비컨티늇!!! ㅎㅎㅎ

mini74 2022-05-17 17: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신체적 약점을 보완해 살아남기위한 방편 중 하나로 공감능력과 보살핌을 택했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고 인간에 맞춰 진화된 개와 내가 뭐가 다른가 하고 생각한 적 있어요. ㅎ ㅎㅎ반려종 선언 저도 조금씩 시작했습니다 다락방님 *^^*

다락방 2022-05-18 07:46   좋아요 3 | URL
저는 맥락은 좀 잡힌다, 이러면서 읽고 있는데 오늘 아침에는 개 품종 얘기가 나와서... 품종 얘기는 대체 왜 필요한가..하고 또 어려워하며 읽고 있어요. 전 분명 읽었는데 근데 팩트 얘긴 왜 나왔던 거지 싶고요 ㅋㅋ 아 도나 해러웨이 진짜 ㅋㅋㅋㅋㅋ너무 어려운 사람이네요. 해러웨이의 선언문들은 한 번 읽는 걸로는 안될것 같아요.
미니 님의 반려종 선언 감상이 궁금합니다!

보리마루 2022-05-17 19: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다락방님ㅋ
도나 해러웨이 글은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저같은 독서초보가 감히 도전하기엔 벽이 느껴지는데, 다락방님 글 읽다보면 저도 그 의미를 곱씹어 보고 싶어서 얼른 손에 들고 싶어요. 욕심만 많아지네요ㅠㅠ

다락방 2022-05-18 07:49   좋아요 4 | URL
안녕하세요, 보리마루 님.
저는 단단히 마음 먹고 준비했는데도 역시 어렵긴 합니다. 그래도 5월에 이 책을 같이 읽기로 한 분들이 여럿이라 수시로 글이 올라올테니 그분들 글 함께 읽어가다보면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보리마루 님도 도전해보세요!!

그리고 혹여 읽기 전에 도움 받으실 수 있을지도 모르니 링크 하나 두고 갑니다. 해러웨이의 해제 겸 입문서 등의 책과 팟캐스트 링크 있어요. 보리마루 님, 화이팅 입니다!!

https://blog.aladin.co.kr/fallen77/13568321

보리마루 2022-05-18 08:56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다락방님!!
나이 먹어서야 인문학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니, 대학생 때 교양 수업 더 열심히 들었다면 기반이 있을텐데.. 하며 아쉬움이 커요.

요즘 북플 통해 다락방님 등 독서고수이신 분들의 글 읽으면서 동경하며 많은 도움 얻고 있어요^^

다락방님 응원에 힘입어 꼭 도전해보겠습니다! 천천히 곱씹다 보면 조금씩이라고 흡수되는 부분이 있겠죠?
감사해요 다락방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다락방 2022-05-18 09:03   좋아요 4 | URL
보리마루 님, 저도 가장 크게 후회하는게 학창시절 공부를 하지 않은 것이에요. 특히나 대학은 공부하기 너무 좋은 환경이잖아요. 도서관도 있을 뿐더러 교수님들도 계시니, 강의를 열심히 듣고 책도 찾아보고 질문도 하고 그랬다면 기반이 아주 단단히 다져졌을텐데, 저는 수업도 제대로 안듣고 학교도 안가고 학고 먹고 술이나 마시고.. 그래서 너무 똥멍충이인채로 졸업해가지고 그렇게 오래 지내서 이제와 공부하려니 너무 힘들어요. 아아 학창시절에 공부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라도 하고 있으니 그건 또 좋지 않나요. 계속 모르는채로 사는 것보다 이제라도 뭔가 열심히 공부한다는 게 저는 나름의 위안입니다. 우리 열심히 합시다, 보리마루 님!!
 















글쓰기는 식민화된 집단 모두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글쓰기는 구술 문화와 문자 문화, 원시적 사고방식과 문명화된 사고방식을 구분하는 서구 신화에서 결정적인 위치를 차지해왔고, 더 최근에는 일신론적·남근적·권위주의적·단독적인 작업, 즉 유일하고 완벽한 이름을 경배하는 서구의 남근 로고스 중심주의phallogocentrism를 공격한 "포스트모더니즘" 이론을 거쳐, 문제의 이분법들이 붕괴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글쓰기의 의미가 걸린 씨름은 현대 정치 투쟁의 주요 형식 중 하나다. 글쓰기 놀이의 해방은 더없이 진지한 문제다. 미국 유색인 여성의 시와 이야기들은 글쓰기, 곧 의미화의 권력을 쟁취하는 문제와 반복적으로 관련되지만 이때의 권력은 남근적이거나 순수해서는 안 된다. 사이보그 글쓰기는 에덴으로부터의 추방, 곧 언어 이전, 글쓰기 이전, (남성)인간의 등장 이전, 옛날 옛적의 총체성을 상상하지 말아야 한다. 사이보그 글쓰기는 본원적 순수함이라는 기반 없이, 그들을 타자로 낙인찍은 세계에 낙인을 찍는 도구를 움켜쥠으로써 획득하는 생존의 힘과 결부된다. (p.72)



도나 해러웨이의 《해러웨이 선언문》의 시작, <사이보그 선언>을 읽고 있다. 사이보그 선언의 주제는 아마도 도나 해러웨이가 쓴 문장에서 그대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p.69 의,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동물 및 기계와의 융합을 통해 서구 로고서의 체현인 (남성)인간이 되지 않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는게 그것.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특히나 '유색인 여성'이 과학 산업에 선호되는 노동력임을 얘기하며, 앞으로 과학과 결합되는 세상과 그리고 인간은 기존과는 달라질 것이라는 것이 도나 해러웨이의 전망이다. 그런 우리들, 주류가 아니었고 또 저쪽,'남성 인간'이 아닌걸로만 퉁쳐졌던 우리는, 기존의 세계를 전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것, 을 도나 해러웨이는 얘기하고 있다. 아직 읽지 않은 <반려종 선언>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들이 나올 것 같은데, 얼마전 들었던 팟캐스트에서는 여기에서 말하는 반려종은 반드시 '개'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그것은 인간 외에 인간과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 이를테면 미생물까지도 포함한다고. 그리고 '반려종'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두 개 이상의 종이 함께여야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우리는 관계속에 존재하고, 우리의 개별적 존재는 개별적보다 관계에 더 중점을 둘 수 있는 거라고.


그런 도나 해러웨이가 강조하는 건 여성의 '글쓰기'이다. 도나 해러웨이가 사이보그 선언을 쓰기 전에도, 그러니까 도나 해러웨이가 이 모든 선언들을 하기 전에도, 그녀는 동물학, 철학을 전공하긴 했지만, 문학 역시 전공했다. 그녀에게는 문학이 많은 영향을 끼쳤음을 그녀도 얘기하고 있고, 또한 그녀가 생각하는 건 과학적 상상력을 가진 글쓰기이다. 이 주장에 대해서는 일전에 읽었던 '디 그레이엄'의 《여자는 인질이다》에서도 언급됐었다. 디 그레이엄은 우리가 상상력을 가져야 여성혐오 사회, 페미사이드 사회에서, 그리고 이성애에 인질로 사로잡힌 세상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얼마전 SNS를 통해 본 '창의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한결같았다. 창의성은 그냥 생겨나는 게 아니라, 한 분야에 대해 공들여 알려고 노력하고 난 다음에 가능해지는 거라고, 창의성 뚝딱이 되는게 아니라 그 전에 노력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였다. 나는 상상력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우주에 집을 짓는 생각이 나오는 게 아니라, 그전에 우주라는 존재를 인지하는 게 필요하다. 더 많은 상상을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내 안에 쌓여야한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축적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뭐니뭐니해도 문학을 읽는게 아니겠는가. 도나 해러웨이는 문학을 읽고 상상력을 얘기하고 그리고, 글쓰기를 강조한다. 여자들아, 글을 쓰자. 그것이 우리가 이 세상을 바꾸는 방법이다. 이분법들이 붕괴되고 권력의 위치를 바꿀 수 있는 것이 바로 글쓰기이다. 여자들아, 글을 쓰자!



오늘 아침 이 글쓰기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그렇다면 내가 그동안 해왔던 글쓰기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겠구나, 깨닫게 되었다. 예전부터 나는 내가 좋아서 글을 쓴다고 말해왔는데, 글을 쓰려면 당연히 읽기가 먼저여야 했다. 그러므로 내게 글쓰기와 읽기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이었고, 나에게는 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이자 최선이었다. 언제나 잘 쓰고 싶었고 잘 쓰기 위해서는 읽어야 했다. 읽는 것은 내 안에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었고, 그것은 나로 하여금 생각하게 했으며, 그 생각은 글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이었다. 이 과정이, 단순히 '좋아서' 쓴다고 했던 이 모든 과정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겠구나, 하는 것을 도나 해러웨이의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된거다.


그런 한편, 내가 얼마나 많은 여자들에게 글을 쓰라고 말해왔던가도 떠올렸다. 나는 글쓰는 모든 여자들을 응원하고 또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한 번 써봐, 라고 종종 말하곤 했다. 내가 아는 것보다 내가 더 많이 말해왔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된 게, 베스트셀러 작가인 친구가 내게 '너는 예전부터 나에게 계속 쓰라고 했어' 라고 말하고 '내 역사엔 네가 있어'라고 했기 때문이다. '나를 글쓰라고 독려한 사람이 너다' 라는 말을 나는 곧잘 듣곤 했던 거다. 나는 글을 쓰는 것이 책을 읽는 것을 비로소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또한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도 생각하는데, 글쓰기는 도나 해러웨이에 의하면, 그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여자가 글을 쓰기 전에는 이분법의 세계, 권력이 한쪽으로 기울었던 세계라는 뜻도 되겠다. 그러자, 내가 얼마나 문학하는 남자를 싫어하는지가 생각났다. 나는 내가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에도, 그렇게나 책읽기를 좋아했으면서도 '문학하는 남자'를 너무 싫어했다. 보통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문학하는 남자에 대한 로망을 가지거나 동경할 때 나는 아니었다. 나는 아무리 책을 재미있게 읽고 감동해도 '문학하는 남자'를 싫어했다. 나는 남자를 정말 너무 좋아했는데도, 그럴 때도 문학하는 남자는 싫어했다. 예술하는 남자도 싫어했다. 에피톤 프로젝트 노래를 들으면서도, 역시 이런 사람은 저기 저쪽에서 노래나 만들어야지, 라고 생각하고 그런 남자에 대한 로망을 품지는 않았다. 어쩌면 내가 문학하는 남자를 싫어했던 것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한 의미가 있었던걸까. 이분법의 세계를 만드는 일을 나는 무의식중에 알았던걸까? 어떤 일들은 본능적으로 아닌 걸 알게 되는데, 이것도 바로 그 일에 속했던걸까? 일전에 내가 한국영화를 너무 안봐서 친구로부터 사대주의냐는 말까지 들었던 적이 있는데, 나는 한국영화를 보지 않는, 볼 수가 없는 나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줄 몰랐었다. 나 정말 사대주의자인가, 라고 나를 의심했는데, 나중에야 내가 보기 싫어하고 보다가 중간에 멈춘 한국영화들이 죄다 알탕영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것들은, 본능적으로 꺼려지기도 하는 것 같다. 나는 지금도 유행어를 만들어낸 폭력적인 한국 영화들을 보지 않고 있다. 그리고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내가 그런 영화들을 싫어할 거란 것도 안다. 일전에 너무 유명한 한국영화를 '나도 볼까' 했을 때, 남동생이 내게 그랬더랬다. "아니, 누나 보면 힘들어할거야, 보지마." 라고. 나는 내가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기 훨씬 전부터, 심지어 페미니스트는 사랑받지 못한 여자들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했던 한심한 시절에도, 문학하는 남자와 예술하는 남자를 싫어했더랬다. 이렇게 싫어하는 남자들을 다 쳐내고 나면 남는 남자가 없는데, 나는 도대체 왜 남자를 좋아했던걸까? 어느 지점에서 남자를 좋아한다고 말했던걸까? 나는.. 남자를 좋아하긴 했던건가? 그렇다면, 도대체 왜 좋아했지? 뭘 좋아했지? 문학해도 싫어 노래해도 싫어 미술해도 싫어... 뭘 보고 남자를 좋아한다고 한거야? 그렇다고 딱히 운동선수들을 좋아했던 것도 아니었고 돈 많은 남자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젊은 여자를 트로피 삼는 남자들도 너무 싫었다. 당시에는 트로피란 단어를 알지 못해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했었는데, 그러면, 나는 대체 뭘 좋아한거야? 오늘 버스에서 내려 사무실까지 걸어오는 동안, 도대체 내가 좋아한 '남자'란 어떤 존재였던가. 나는 뭘 좋아햇던건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란, 존재하지 않는 허상의 어떤 것이었나?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었나? 그렇지만..


전완근과 등근육은 실재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건 등과, 전완근.. 그것이었나? 그 단단함과 강함이 주는 육체적인 부분.. 만 좋아했던걸까? 난, 정말 그런 사람인걸까? 



어제 혼자 와인을 마시면서 <어쩌다 사장>을 다시보기로 보기 시작했다. 차태현과 조인성이 지방에 내려가 커다란 마트의 사장으로 며칠간 일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이 프로그램에서 손님들이 찾아와 대화를 나누고 계산하고 물건을 사가는 걸 보는 것도 좋고, 그들 옆에서 대화를 나누는 걸 보는 것도 좋고, 아르바이트로 게스트들이 왔다가 영업이 끝난 뒤에 일한 감상을 나누는 걸 보는게 좋아서 가끔 이걸 보게 된다. 그러다 얼마전에는 게스트로 김혜수가 나온다고 해서 봤는데, 김혜수가 한 번도 마트에서 일해본 적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할 것을 찾아다니는 걸 보면서, 어쩌면 센스라는 것은 타고나는걸까, 를 생각했다. 그러다 조인성, 조인성을 다시 보게 됐는데,

조인성은 그 프로그램에서 식사를 맡고 있다. 점심과 저녁메뉴를 선정하고 요리하고 그걸 파는 거다. 지금 나오는 회차에서는 대게라면과 어묵우동을 요리해 팔고 있는데, 점심 장사를 시작하기 전 모든 준비를 마친 조인성은 아이스크림을 하나 꺼내가지고 바깥에 나가 혼자 그걸 먹으면서 잠깐 시간을 갖더라. 근데 그걸 보는게 너무 좋은 거다. 내 할 일을 마친 뒤에 혼자임을 잠깐 즐기는 그런 조인성을 보는데, 와, 그 장면 왜이렇게 좋지? 저 가게안에 무려 김혜수가 와있는데, 조인성은 자기 할 일을 하고 나와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이게 너무 좋은 거다.

어제 본 회차에서는 남자게스트가 세 명이 왔는데 그 중 한 명이 식사 메뉴에 카레 돈까스를 추가하자고 해서 부엌이 초토화가 되었다. 시간은 다가오고 부엌은 점점 쓸 공간이 좁아지는데, 조인성이 한 번 훑더니 '동선을 짧게 가져가' 하면서 어질러진 부엌을 정돈하는데, 그게 너무 좋은 거다. 역시.. 정리정돈 잘하는 사람 보면 반해버리는데, 오늘 출근길에 '나는 남자의 전완근과 등근육을 보고 남자를 좋아한다고 말했던건가' 생각하다가, 조인성의 저런 면에 반한 걸 보면서, 아니야, 다른게 있을거야, 했지만, 그런데 정리정돈과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건 그게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지 남자이기 때문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러자 나는..... 남자를 안좋아하나???????????????????????? 이렇게 되어버렸다. 결론은,


유색인여성인 나는, 도나 해러웨이를 계속 읽어봐야 한다는 것. 

나는 유색인 여성이고, 글을 쓰는 여성이다. 나는 유색인 여성이고, 글을 쓰는 여성이고, 읽는 여성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상상할 것이다. 글쓰기로 생존의 힘을 획득할 것이다. 그러므로 도나 해러웨이를 읽는 것은 내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자, 가자, 도나,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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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5-11 1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북플 초반에 다락방님이 글쓰기를 응원하는 댓글보고 반했었어요.
당사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자극을 주었던 그 댓글^^

윤식당 스페인편을 잠시 봤는데 박서준이 바다가 보이는 길을 따라 혼자 조깅을 하는 걸 보고 너무
좋았어요. 철봉운동을 또 그렇게 잘하더라구요. 저는 잘 안되서 팔굽혀펴기로 일단 팔힘 기르는 중이예요
전완근과 등근육 키우기와 자기 관리의 모든것들은 보는것만으로도 힘을 내게 하나봐요. 다락방님의
글쓰기가 그렇듯 말이죠. 여성들의 글쓰기 근육기르기를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2-05-11 12:01   좋아요 4 | URL
미미님, 저도 윤식당에서 그 편 보았더랬어요. 혼자 운동하는 거 보는데 그게 그렇게나 좋더라고요. 거기가 어디든 나는 내가 할 일을 한다, 라는 그런 태도가 정말 멋있는 것 같아요. 조인성도 자기 일 다 해놓고 나서, 누가 와있든 나는 나에게 필요한 걸 한다, 라는 그런 태도가 보여서 좋았던 것 같아요. 후훗. 그리고 박서준 스페인어도 열심히 배우잖아요. 간단한 주문을 받고 대화하는 건 스페인어로 되는데 그것도 너무 좋더라고요. 그간 그 나라 말 하나도 공부하지 않고 여행다녔던 제 자신을 반성했어요...

제가 몰랐는데 되게 글쓰라는 응원을 많이 하고 다녔더라고요. 시간이 지나고서야 ‘너가 그랬어‘라는 말을 여러차례 듣게 되면서 내가 그랬구나, 알게 되었어요. 그건 아마도 제가 정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말하게 되는것 같아요. 미미님, 읽고 씁시다, 계속해서요!!

건수하 2022-05-11 11: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해러웨이도 그런 말을 했었군요!

어제 우연히 보게된 글에도 여성의 글쓰기 이야기가 있었어서 공유해봅니다

http://ch.yes24.com/Article/View/41299

다락방 2022-05-11 12:02   좋아요 4 | URL
오, 손희정 선생님의 글이군요. 링크해주셔서 덕분에 읽어보게 됐네요. 제가 지금은 손희정 선생님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한때 강의도 듣고 그랬습니다. 후훗. 어쨌든 글을 씁시다, 수하 님. 새삼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그저 읽기로 끝내는 게 아니라 쓰기도 하자고 한 제가 뿌듯합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건수하 2022-05-11 12:09   좋아요 3 | URL
강의를! 그러셨군요..!

저는 잘은 모르고, 단순히 권김현영님과 함께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글을.... 요즘 책을 못 읽다보니 쓸 글이 없습니다 흐흑.. ;ㅁ;

점심 얼른 먹고 좀 읽어볼까봐요.

다락방 2022-05-11 12:17   좋아요 2 | URL
네, 저 정희진, 권김현영, 한채영 선생님 강의 열심히 들으러 다녔더랬습니다. 후훗. 말씀하신 것처럼 저 역시 긍정적으로 보고 또 그런 분들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지점부터는 저랑 다른 방향을 본다고 생각해서요, 이제는 예전처럼 좋아하진 않아요. 저는 이제 윤김지영 선생님을 좋아합니다. 많이... 많이..... 사랑합니다......

아무튼 열심히 읽어봅시다, 수하 님. 해러웨이 선언문은 확실히 입문서가 필요한 것 같아요!!

잠자냥 2022-05-11 12:54   좋아요 2 | URL
정희진 쌤 강의는 저도 거의 다 챙겨서 듣고 다녔어요. 어쩌면 다부장님 거기서 스쳤을지도 ㅋㅋㅋ

다락방 2022-05-12 08:32   좋아요 2 | URL
오오 진짜 잠자냥 님과 같은 공간에 있었을 수도 있네요. 그 당시엔 우리가 서로를 몰랐고.. 언젠가는 우리가 서로를 알아볼 날이 오겠지요.. 아 너무 낭만적이야..... ♡

공쟝쟝 2022-05-12 18:13   좋아요 1 | URL
두분 스쳐갔을거 생각하니 너무 즐겁다 ㅋㅋㅋㅋ 와 난 아직 정희진샘 강의 안들어봤다는 반전…. (대체로 강연 자체를 안듣는 사람 ㅋㅋ이 바로 저 ㅋㅋㅋ)

잠자냥 2022-05-12 21:36   좋아요 0 | URL
쟝쟝/ 저도 사람 모이는 강연장 같은 곳은 잘 안 가는데, 정희진 쌤은 내게 그만큼 특별했었다우…. 다부장 님도 그런 공간에 있었을 거야…. ㅋ

다락방 2022-05-13 08:01   좋아요 1 | URL
저도 강연은 정희진 쌤 때문에 처음 가보게 됐을거예요. 그전까지는 강연 같은거 들을 생각도 안했는데 정희진 쌤이라서 가봤음요. 근데 가보니까 너무 좋은거예요. 진짜 사고가 확장되는 느낌을 팍팍 주시는 분. 그래서 또 가고, 또 가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정말 특별했었죠.......


프레이야 2022-05-11 11: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일단 좋아요 누르고 읽게 되는 다락방 님 페이퍼 ^^

다락방 2022-05-11 12:03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님. 좋아요는 힘이 됩니다. 후훗.

잠자냥 2022-05-11 12: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도 사대주의자 소리 듣는데! ㅋㅋㅋㅋ
전 다부장님이 제 서재 보면 아시겠지만 한국문학(소설)도 거의 못 읽겠어요;
한국영화도 잘 안 보고... 암튼 전 이렇게 사대주의자로 살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대주의자 뽜이팅....!

다락방 2022-05-12 08:33   좋아요 3 | URL
저는 처음에 사대주의자란 말 듣고 기분이 나쁘고 나 정말 그런건가.. 하면서 막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너무 오래 내가 정말 그런가, 하고 돌아보며 살아서 내가 싫어하고 안보는 합당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기보다 ‘나는 사대주의자인가‘를 먼저 생각했었어요. 그게 너무 지금은 짜증나요. 저도 그냥 사대주의자 할거에요. 사대주이자 뽜이팅!! ㅋㅋㅋㅋㅋ

mini74 2022-05-11 18: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왜 전 전완근과 등근육만 기억에 ㅎㅎㅎ 저도 트로피와이프란 말이 얼마나 듣기 싫던지요 늙어가는 지금은 더 듣기싫은 ㅋㅋ헤러웨이가 문학도 전공!!! 이 분 못하시는게 뭔지 ㅎㅎ 다락방님 글 읽음 유쾌하고 신납니다 *^^*

다락방 2022-05-12 08:36   좋아요 2 | URL
와이프를 트로피 삼아 데리고 다니는 사람, 트로피 삼으려고 와이프나 여자친구 만드는 사람들은, 저는 자기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으로는 오롯이 잘날 수 없어서 꼭 누군가를 옆에 세워서 그걸 드러내려고 하는, 애인을 이용해 자기 잘남을 인정 받으려 하는 찌질이들이라고 생각해요. 못난이들. 내 애인이 어떤 사람이든 내가 잘났으면 나는 그냥 잘난 사람인건데 말이죠. 징그러워요.

해러웨이 넘나 천재예요. 저는 <사이보그 선언>을 오늘 아침 막 다 읽었습니다. 이제 <반려종 선언>으로 넘어가야 해요. 휴우~

공쟝쟝 2022-05-12 18: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보부아르가 사르트르가 아닌 사실 그의 서재에 반했다는 종류의 글을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나요. 기실 남자가 여자보다 더 획득하기 쉬운 권력의 냄새…? 그래서 남자를 동경하면서 존경하면서 좋아했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근데 내가 좋아하는 남성성의 어떤 부분이라기 보다는… 나는 좀 내가 안좋아하는 인간 속성의 어떤 부분에 여성성이 들어맞는 부분이 있어서 여자들을 미워했어요. 그건 문제해결 의지 (능력보다는 의지) 없는 푸념, 속풀이 인데요 … 어릴때 부터 그게 진짜 싫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포지션이 거의 명예남성이었어요.

그렇다면 남자들이 문제해결의지가 있냐 ㅋㅋㅋㅋ 그럴거 같아보이지만 그런 남자도 있지만 안그러고 허세부리는 사람이 더 많다는 걸 경험하면서 좀 알게되었고 ㅋㅋㅋㅋ

되려 진짜 잘 뚜벅뚜벅 헤쳐나가는 근사한 여성들이 많다는 거.. 그들을 미친년 혹은 드센년이라며 세계가 혐오해왔다는 걸 아는 순간. 여자들에게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암튼 나는 그래서 내가 좋아한 남자들은 어딘가 존경할만한 구석이 있는 부분이었는데, (물론 만나면 다 한남이었다..) 내가 존경하는 대상은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된거 하나랑, 더 존경할만한 여성들을 책과 삶에서 만나자 남자들에겐 콩깍지가 잘 안껴지더라고요 ㅋㅋ 흐린눈이 잘 안돼…

다락방 2022-05-13 09:49   좋아요 1 | URL
쟝님 댓글 읽고 보니까 정말 그런게 컸던 것 같아요. 남자들이 이미 획득한 혹은 획득하기 쉬운 것들 때문에 남자라는 존재를 동경하면서 그걸 좋다고 말했던게 아닌가. 제가 남자 좋아한다는 건 제 주변의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는데, 저 역시도 제가 남자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남자 싫어, 저런 남자 안돼.. 하면서 죄다 걸러내고 있더라고요. 남은 남자가 없어. 그렇다면 나는 도대체 뭘 좋아한거야? 했는데, 쟝님이 말한 바로 그런 지점, 그런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아.. 역시 사람은 끊임없이 물어야 해. 그래야 대답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남자들이 문제 해결의 의지가 있냐, 그건 전혀 남자의 특징이 아닙니다. 자기가 뱉은 말을 지키느냐, 그것도 역시 전혀 남자의 특징이 아니더라고요. 그렇다면 남자라서 가지는 어떤 긍정적인 특징이 있느냐, 하면 그런건 없더라고요. 문제 해결의 의지, 신뢰, 성실. 그 모든 것들은 남자라서 가지거나 여자라서 가지지 못하는 것들이 아니었어요. 그것은 그저 그 한 개인의 특징이었던 거예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뚜벅뚜벅 헤쳐나가는 건 여성들에게 더 드러난 특징이긴 해요. 왜냐하면, 살아야 하니까요. 멸시하고 혐오하는 세상에서 어떻게든 살기 위해서는 가질 수밖에 없는 그런 능력인 것 같아요.

쟝님 댓글 읽고 곰곰 생각해보니, 저는 저랑 연애했던 남자들은 그 누구도 ‘존경‘이라는 감정으로 대한 적은 없었던 것 같고, 그렇다면 존경하는 남자는 누구냐...라고 물어보면... 없는 것 같아요. 존경이라는 단어를 굳이 써야 한다면 저는 안젤리나 졸리, 한나 아렌트....네,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5-13 12:02   좋아요 1 | URL
저는 대체로 제 사랑이 존경으로부터 발생된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존경에 대한 연구를 좀했습죠. (나란 여자 지독하게 멋지지 않나요?) 존경은 영어로 respect 인데 어원이 바라보다예요. 존경이라는 게 성립하려면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먼저더라고요. 그런데 내가 존경한다고 믿었던 사람들을 나는 ‘있는 그대로‘ 바라본 적은 없었던 거예요. 그냥 내가 되고 싶고 본받고 싶은 존재였던 거고 거기엔 ‘나‘가 훨씬 더 많았어요.

제가 사랑을 공부하기 전에 공부해야할 것은 ‘존경‘이었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바라보는 것에 대해서 연구중이고 여전히 실천 중인데.. 이건 일종의 중노동예요. 나의 시야를 계속해서 조정해야하는 과정? 그러기 때문에 일면을 보고 안다고 확정 짓지 않는 것과, 알아가기 위한 시간을 꽤 들여야 하는.. 어쩌면 지난하고 지루한 활동들을 이어가야하고요. 알아가면서 계속 경탄하고 경외하고~ 무튼 존경 참 어렵죠.

그런 의미에서. 저도 존경하는 실물 인간이 한명있는 데, 제가 그사람을 대충 4년 정도는 지켜보고, 와 존경해야지 하면서 존경중이고.. 이 마음은 사랑이 맞는 듯 합니다. 그 사람의 성은 다고 이름은 락빵..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는 제가 이렇게 글로 읽고 열심히 공부한 내용을 이미 직관적으로 다 깨닫고.. 존경 따위를 일삼지 않는 삶속에서 실천하고 있는 철학자예요.

-참, 존경 어원에 대한 건 에리히 프롬(내 20대 후반의 최애)의 ‘사랑의 기술‘을 읽고 알았어요.
˝존경은 이 말의 어원(respicere=바라보다)에 따르면 어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의 독특한 개성을 아는 능력이다. 존경은 다른사람이 그 나름대로 성장하고 발달하기를 바라는 관심이다. 이와 같이 존경은 착취가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이바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발달하기를 바란다. 만일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면, 나는 그(또는그녀)와 일체감을 느끼지만 이는 있는 그대로의 그와 일체가 되는 것이지, 내가 이용할 대상으로서 나에게 필요한 그와 일체가되는 것은 아니다. ˝

다락방 2022-05-13 12:00   좋아요 2 | URL
아니, 이렇게 긴 댓글이지만 한 줄 요약을 하자면 다락방을 사랑한다는 거잖아요? 꺅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13 12:00   좋아요 1 | URL
에리히 프롬 읽어야겠다. 검색해서 장바구니로 넣어야지.

공쟝쟝 2022-05-13 12:04   좋아요 0 | URL
한줄 요약 끝내준다...ㅋㅋㅋㅋㅋㅋㅋ <사랑의 기술>과 <인간의 마음>을 추천합니다. ㅋㅋㅋ 그런데 20대때 열심히 읽어서...지금와서 읽어보면 어떨까 싶어요? 프로이트 + 마르크스 섞은 사람이라... 여성혐오적일지도 몰라..그래도 사랑에 대한 고민 만큼은 이만한 철학자가 없습니다! ㅋㅋㅋ 저는 확신합니다...

잠자냥 2022-05-13 12:26   좋아요 1 | URL
뭐야 쟝쟝, 이런 러브레터 공개적으로 쓰기 있긔없긔.... 있긔.......

공쟝쟝 2022-05-13 12:35   좋아요 0 | URL
잠자냥 // 오늘 제가 한껏 아껴왔던 끼부리기를... 봉인해제 하는 날입니다... 내가 이렇게 긴 분석 글로... 끼를 막 쏟아내고 플러팅을 막 하고.. (근데 끼 맞아? ㅋㅋㅋㅋㅋ )..... 그래도 끼락방에는 못당하지.... 이분은 한마디잖아... 나 좋아하는 거지? 나사랑하는 거지? 짱짱 꺄! .. 후... 어려워.. 생은 어렵다. 삶은 고난이야.
 















오늘 아침까지 여러분들이 벌써 이 책을 시작하셨는데요, 서문부터 어렵다는 말이 들려오는군요. 이 책이 어려울 거라는 것을 저는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어렵나요? (그렁그렁) 아무튼 저는 아직 시작 전이고,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다 읽으면 시작하려고 하는데, 아니 글쎄, 지금 읽고 있는 책에 해러웨이가 언급됩니다. 



「당신이 우리 편이란 걸 압니다.」백신 접종의 정치학에 관해서 토론하던 중, 어느 면역학자가 내게 말했다.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는데, 그건 그저 그가 이야기하는 방식대로라면 양측 모두가 내게 불편하기 때문일 뿐 다른 이유는 없었다. 백신을 둘러싼 논쟁은 철학자 도나 해러웨이의 표현마따나 <심란한 이원론들>로 묘사되는 경향이 있다. 과학과 자연을, 공공과 개인을, 진실과 상상을, 자기와 타자를, 사고와 감정을, 남자와 여자를 대립시키는 이원론들이다. -《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p.79



우리가 결국 자기 자신과 싸울 수밖에 없는 전쟁을 상상하는 대신, 우리가 모두 비합리적 합리주의자인 세상을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이 세상에서, 우리는 자연과 기술에 둘 다 매여 있을 수밖에 없다. 해러웨이가 도발적인 페미니스트 선언서 「사이보그 매니페스토」에서 주장했듯이, 우리는 모두 <사이보그, 잡종, 모자이크, 키메라>들이다. 해러웨이는 <사람들이 동물과 기계와의 공통된 혈연 관계를 두려워하지 않고, 영구적으로 불완전한 정체성들과 모순된 입장들도 두려워하지 않는>사이보그 세상을 상상한다. -《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p.80

















'율라 비스'의 《면역에 관하여》를 사둔지는 몇 년 되었는데(2019년에 샀다고 되어있더라) 읽지 않고 다른 책들처럼 역시나 쌓아두었다가, 얼마전에 친애하는 알라디너 님이 이 책에 도나 해러웨이가 언급된다는 정보를 주시는거다. 마침 해러웨이 선언문 읽기 전에 만났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오오, 그렇습니까? 하고 책장에서 먼지만 쌓이던 책을 꺼내 들었던 거다. 그러니까 해러웨이가 나오는 줄 알고 이 책을 시작한거다. 해러웨이 선언문을 시작하기 전에 해러웨이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알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저렇게 짧은 인용문 두 개 만으로도 해러웨이에 대해 잘 요약해준 게 아닌가 싶다. 솔직히, 어째서, 왜... 사이보그랑 개랑 같이 나와야 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아니, 사이보그 얘기만 해도 눈알이 핑핑 돌 것 같은데 사이보그랑 개... 랑 인간이랑.. 글쎄, 뭐 어쨋든 알겠다. 아, 저 인용문에는 개dog 는 안나오는데, 해러웨이는 개 이야기도 한다. 



어제 다른 친구는 해러웨이 선언문 책을 시작하기에 앞서 해러웨이의 신간을 샀다는 얘길 들려주었다. 그 책은 해러웨이가 쓴 건 아니고 해러웨이에 대하여 쓴 책인데 이것이었다.
















어제 책을 사려고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막 이러다가 이 책도 넣을까 말까 하면서 살펴보다 결국 '아직' 넣지 않긴 했는데, 이 책을 살펴보니 나도 사고 싶어지는게, 이게.. 해러웨이를 읽기 위한 안내가 된다는 거다. (자기들 말로는 그렇다.)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포괄적인 안내서' 라니.. 그러면.. 안내를 좀 받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게 되어서 이 책을 사야겠다! 막 이렇게 되었는데, 그런데.. 그 안내가 내가 생각하는 안내보다 훨씬 더 어려우면, 안내가 안내가 아닌게 되는게 아닌가.. 안내를 위한 안내를 다시 찾아야 하는건 아닐까.. 막 이렇게 되어가지고. 그런데 해러웨이 선언문 어렵다니까.. 안내가 있어야 되지 않나 싶고. 어제 이 책을 산 친구는 이 책이 해러웨이 선언문의 해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는데, 그렇다면.. 역시 해제나 안내를 위해서 나는 이 책을 사야하는걸까? 아니 그런데 책세상 웃기네.. 어떻게 우리가 해러웨이 선언문 읽을 즈음에 딱 맞춰서 이런 안내문 내고 그러지? 사실 세상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를 중심으로 돌아가는건가? 오오, 쟤네 2022년 5월에 해러웨이 선언문 읽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그 때에 맞춰 안내문을 번역해주자! 막 이렇게 된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여튼 시기가 이렇게 맞춤하게 딱 되어가지고 안내문이 있다, 이런 말씀. 문제는 나의 독서력은 안내문을 읽는다고 안내를 받을 수 있을것인가, 하는 점. 내가 나를 믿지 못하겠어서 어제 지른 책들 중에서 이 책은 일단 빼뒀다. 미안, 해러웨이 선언문 시작해본 다음에 사던가 할게...


여튼 여러분, 이게 안내라고 하네요? 참고하세요~


이런 책도 있습니다. (추가함)

















아무튼, 여러분, 사이보그가 뭔지 알아요? 나는 어제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며칠전에는 다른 친구가 오디오클립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부분이 있다면서요. 그 클립의 링크는 요기 ☞ 포켓 필로소피(Pocket Philosophy)




36,37화가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부분이네요. 저는 점심 먹으면서 들어볼까 합니다. 와.. 점심 먹으면서 도나 해러웨이 듣는 사람이라니. 넘나 기가 막히게 대단하다...  여튼, 여러분 도나 해러웨이 읽는데 참고하시라고 아는 정보 나열해두고 갑니다.



그런데 존댓말-반말-존댓말.. 이 되어버렸네.

여튼 오늘 점심은 똠양꿍에 누들 추가해서 먹는 걸로.

그럼 이만.



덧: 면역에 관하여 엄청 좋네요. 전 너무 좋습니다. 이 책은 다 읽고 따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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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제는 어린이 날, 오늘은 나의 날이다..
    from 마지막 키스 2022-05-06 08:50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아르미안의 네 딸들>에 나온 말이고 읽을 당시에 감탄하여 외우고 다니는 구절이다. 왜냐하면 저것은 진리.. 바로 참 진리, 트루 진리. 되시겠다.그러니까 어제 어린이 날. 초딩 조카 두 명을 광화문에서 만났다. 아이들이 교보문고 가고 싶어해서 같이 교보에 갔고, 어린이날이니 너희들이 갖고 싶은 거 다 사줄게, 골라라! 했다. 둘째 조카는 대부분 완구를 골랐다. 조립할 수 있는 것들과 레고와..
 
 
등롱 2022-05-04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면역에 관하여 정말 좋은 책이죠! 옛날에 읽고 저도 거기서 해러웨이로 옮겨갔는데 너무너무 어려워서 그만 …
해제가 나오다니 너무 좋은 타이밍 같습니다! 구입을 해야겠어요, 저도 이번 연휴에 해러웨이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다락방 2022-05-04 08:41   좋아요 3 | URL
<면역에 관하여> 엄청 좋네요, 등롱 님! 당시에도 좋다는 말을 되게 많이 들었었는데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진짜 너무 좋아요. 아 사람들이 좋다는데는 다 이유가 있구나 했습니다. 너무 좋아서 책장이 줄어드는 게 아쉬워요! 밑줄 박박 그어가며 읽고 있습니다.
저 책이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포괄적인 안내서 라고 하는데, 그 안내서가 과연 쉬울지.. 잘 모르겠어요. 저도 궁금하기도 하면서 어려울까봐 펼쳐보기도 싫고 그런 마음이에요. 내일 서점 갈 예정인데 한 번 훑어봐야겠어요.
저도 면역에 관하여만 끝내면 해러웨이 시작할 겁니다. 등롱 님, 화이팅이요!!

유부만두 2022-05-04 08: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면역에 관하여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런데 도나 해러웨이 인용은 기억에 남지 않았습니다;;;

다락방 2022-05-04 08:48   좋아요 3 | URL
만두 님, 만약 저도 몇 년전에 읽었다면 당연히 기억에 남지 않을 것 같아요. 다만 이번에는 도나 해러웨이를 읽어야 하기 때문에!! 눈에 들어온 것이지요. 후훗.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면역에 관하여 왤케 좋아요, 만두님? (그렁그렁)

건수하 2022-05-04 09:04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습니다 ^^!

다락방 2022-05-04 09:0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singri 2022-05-04 08: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락방님이랑 두권이나 똑같이 읽다니ㅋㅋ

다락방 2022-05-04 08:48   좋아요 2 | URL
싱그리 님 덕에 면역에 관하여 읽고 있어요. 전 진짜 이 책 너무 좋네요! ㅠㅠ 막 너무 천재 같고 막 좋아요 ㅠㅠ 감사해요 ㅠㅠㅠ

건수하 2022-05-04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도나 해러웨이 말고 컴북스인가 미미님이 얘기하신게 좀 얇길래 전 그게 어떨까 하는 중이에요. 미미님이 곧 알려주시겠죠..?

다락방 2022-05-04 09:12   좋아요 2 | URL
이지언 의 <도나 해러웨이>말씀하시는거죠? 그거 200쪽도 안되는데.. 저도 그거 읽어볼까요? 얇아서 뭔가.. 더 나을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 (방금 저도 페이퍼에 추가했습니다)

건수하 2022-05-04 09:13   좋아요 1 | URL
네 그거요!

수이 2022-05-04 0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들 도나 도나 하는 신나는 5월이 되겠군요! ^^

다락방 2022-05-04 09:27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어쩌다보니 다들 도나도나 하고 있네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5-04 09: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세상은 모르겠지만 출판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는 여성주의책읽기 아닐까요? ㅎㅎㅎ <면역에 관하여> 많이 들었는데 그렇게 좋다시니 혹하네요.. 일단 저 오디오클립은 저도 들어봐야겠습니다~!

다락방 2022-05-04 10:14   좋아요 3 | URL
독서괭 님, 면역에 관하여는 정말 추천합니다. 너무 좋네요.

저 방금 외근 잠깐 나갔다 오면서 오디오클립 조금 들었거든요. 너무 좋네요! 남녀철학자 둘이 대화를 하는데, 그 대화가 조근조근하고 너무 좋아요.

˝어렵더라고요.˝
˝어디가 어려웠어요?˝

이러면서 감상을 묻고 또 답하고 그러는데 너무 좋아요. 점심 먹으면서 마저 들어야겠어요. 후훗.

그레이스 2022-05-04 0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면역에 관하여!
다락방님께 땡투

다락방 2022-05-04 10:15   좋아요 4 | URL
그레이스 님, 면역에 관하여 좋습니다. 책 읽는게 참 즐겁습니다. 흑흑 ㅜㅜ

2022-05-04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04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2-05-04 09: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늘의 키포인트는 ˝와.. 점심 먹으면서 도나 해러웨이 듣는 사람이라니. 넘나 기가 막히게 대단하다...˝ ㅋㅋㅋ 오늘은 어디서 대단한 다부장 시리즈가 나올까 싶었는데, 점심때 도나 해러웨이 듣는 여자! 진심 대단합니다.

근데 저 해러웨이 책 볼 때마다 정말 사이보그랑 개는 왜 나오는 걸까 궁금했거든요. 다부장님의 친절한 설명 기다릴게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04 10:18   좋아요 5 | URL
잠자냥 님, 아니 글쎄 제가 어제는 대단한 다부장 시리즈로 이런 구절을 적었답니다?

‘사람들이 나 대천재인거 모를까봐 너무 초조하다..‘

전 왜 하루도 적지 않고 지나가지를 못할까요? 피에 흐르나봐요, 자뻑의 피... 이건 가족력이에요... ㅋㅋㅋㅋㅋ

아니 그러니까 말입니다, 잠자냥 님. 사이보그 도 어려운데 개.. 는 또 왜 나오고.. 도대체 사이보그랑 개로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건지... 제가 읽고 이해가 된다면(!) 친절하게 설명해드리겠으나, 그럴 의지가 충만하나, 제가..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읽고 나서 ‘대체 왜 사이보그랑 개를 말하는건가..‘ 라고 계속 그러고 있으면 어떡하죠.. 하하하하하.

공쟝쟝 2022-05-04 10:29   좋아요 3 | URL
대천재 다락방 😆😆

다락방 2022-05-04 10:45   좋아요 2 | URL
대천사는 미카엘 대천재는 다락방!! 뿜뿜!!

단발머리 2022-05-04 11:05   좋아요 5 | URL
나는 항상 머시기냐 ㅋㅋㅋ다락방님의 긴 페이퍼에서 핵심 문장을 찾아내는 잠자냥님의 안목에 경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두 분 오래오래 행복하시고 만수무강하세요!!! (쟝쟝님도 천세만세 만만세!!)

공쟝쟝 2022-05-04 13:20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미카엘이 오타고 우리친구 라파엘 말한거죠 지금? ㅋㅋㅋ 대천사 라파엘ㅋㅋㅋㅋ
저는 50년 후에 대현자요 ㅋㅋㅋ 아직은 예비 현자 ㅋㅋㅋ

다락방 2022-05-04 14:12   좋아요 2 | URL
맞네. 우리친구 라파엘!! 라파일에 대천사지 아무렴.
대천사 라파엘
대천재 다락방
대현자 공쟝쟝.

깨끗한 정리!!

미미 2022-05-04 1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같은 리더가 있으니 출판계도 동요하는건 당연합니다
시의적절한 정보제공으로
독서욕구에 식욕까지 자극해주시는ㅎㅎㅎ
똠양꿍 어감이 다했네요ㅎㅎ

커뮤니케이션북스는 해설서로
기본역할을 잘 해주더라구요^^*

다락방 2022-05-04 14:13   좋아요 2 | URL
저 커뮤니케이션북스 랑 위에 링크한 신간이랑 다 살거예요. 오디오클립 듣고 해러웨이한테 아주 푹 감겼어요. 해러웨이를 제가 한 번 파보겠습니다!! 으하하하하.

바람돌이 2022-05-05 0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나 해러웨이 저 책 저도 넣었다 뺐다하고 있어요. 저는 이제 겨우 레이디 크레딧을 다 읽었으니 일단 레이디 크레딧 리뷰부터 쓰고요. ㅠㅠ

다락방 2022-05-06 08:54   좋아요 1 | URL
저 도나 해러웨이 책 두 권 다 샀어요, 바람돌이 님. 주말에 책 도착하면 인증하겠습니다. 으하하하.
바람돌이 님의 레이디 크레딧 리뷰가 궁금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05-05 1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면역에 관하여>를 읽고 ‘집단 면역‘이란 것에 곰곰 생각해 보다가 그때부터 예방접종에 대해 부정에서 긍정으로 생각을 좀 바꾸게 되었었죠~^^
근데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구요??
아....😯😯
지금 읽는다면 도나 해러웨이??? 정말?? 했겠죠?ㅋㅋㅋㅋ
이래서 아는 만큼 눈에 보인다는 말이 탄생한 거겠죠?ㅋㅋㅋ
암튼 점심 드시면서 도나 해러웨이 오디오 클립 들으시고...박사님 같으시군요?
넘나 지적인 활동이셔요^^

다락방 2022-05-06 08:55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오디오클립 들어보세요. 도나 해러웨이 독서에 도움이 됩니다. 본격 도나 해러웨이 읽기 전 워밍업!! ㅋㅋㅋㅋㅋ 아 너무 좋더라고요. 어려우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팟캐는 쉽게 설명해주더라고요. 너무 재미있게들었어요. 한 번 더 들어봐야지 생각도 하고 있고요. 책나무 님, 추천 추천!! 우리 모두 박사님이 되는 그날까지 고고씽!!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