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room is on the northwest corner with two windows and a view. After you‘ve lived in a ward for eighteen years with twenty roommates, it is restful to be alone. This is the first chance I‘ve ever had to get acquainted with Jerusha Abbott. I think I‘m going to like her.
Do you think you are?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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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치유라는 이름의 폭력>

결함 있음이나 정신박약 같은 미끄러운 단어에 너무나 많은삶이 달려 있다. 성노동자, 이민자, 유색인, 가난한 백인,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 뇌전증을 가진 사람, 소위 성도착자,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지체장애인, 성 경험이 있는 비혼 여성, 여성스러운 남성, 수감자, 지적장애인은 모두 한 번쯤 결함이 있는 존재나 정신박약으로 치부된다. 이 명단은 수십 년 동안 바뀌어 왔지만, 그 단어들의 의미는 그대로다. 열등하고 부도덕하며 버려질만하다는 뜻이다.
우생학자들은 정신박약과 가난과 폭력이 유전적인 것이라고믿었다. 이것들은 미국의 몰락을 이끌 수도 있는, 여러 세대에걸친 결함이자 위협이었다. 우생학자들은 민족주의, 백인성, 부를 통해 정의되는 건강을 회복하여 국가를 치유하고자 애썼다. 6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단종수술을 당했고, 수만 명의 사람들이 시설에 수용되었으며, 셀 수 없이 많은 이민자들이 국경에서 돌려보내졌다. - P194

마흔다섯 살 생일에 친구는 내게 이러한 내용의 편지를 써주었다. "네가 타고난 병신born crippled이라서 정말 기뻐." 그녀는어이자 장애인이며 노동계급인 백인 활동가다. 우리는 함께 일을 조직해 활동했고, 함께 고군분투했다. 병신이라는 말이 나를미소 짓게 했다. 장애 커뮤니티 안에서는 많은 이들이 서로를 불구crip라고 부른다. 상처로 가득한 말을 고치고 되찾는 기술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통 병신 앞에서는 멈춰 선다. 그것은 너무 지나치다. 친구는 애착을 가지고 좀 더 위험한 단어를 쓴 것이다. 이 단어는 고통의 소용돌이와 수 세기의 역사를 함축하고 있다. 타고난이라는 말은 돌이킬 수 없는 진실이 되어 내 안에 자리 잡는다. 나는 45년 전에 타고난 병신으로 태어났다. 그러나 기쁘다는 말은 내게 선물로 다가온다. 그 말은 놀라움이자계시다. 기쁨은 기피에, 어머니의 실망에, 이 세상의 모든 폄하와 박멸에 맞선다. 기쁨은 완고한 자긍심과 고집스러운 저항 그이상이다. 기쁨은 세상이 장애를 가진 몸-마음을 필요로 한다는 굳건한 확신이자,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다. 기쁨은 강력한 주장이다. - P230

이 엄청난 양의 감정과 믿음이 나를 다시금 트랜스에이블에게로 이끈다. 나는 장애에 대한 그들의 단호한 선택을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나 또한 나 자신의 육체적 욕망을 전부이해하지는 못한다. 나에게 더 혼란스러운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는, 장애가 있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려는 내 일평생의 투쟁을, 젠더화되고 섹스화된 몸-마음을 재형성하기 위해의료 기술을 이용한 일과 화해하게 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 모순을 고치려 애쓰거나 그것을 껴안을 수 있을 뿐이다. 자신을 수술해 줄 의사를 찾을 만큼 운이 좋았거나, 장애를촉발하는 사건을 실행에 옮길 만큼 절박했던 트랜스에이블처럼, 나도 종국에는 멀쩡한 살을 도려냈고, 그 과정에서 온전함을얻었다. 수치심과 사랑이 여전히 그림자와 빛처럼 파르르 흔들린다. - P305

해제_김은정

치유는 미국 장애학과 장애인권운동 진영에서 오랫동안 터부시돼 온 말이다. 장애인에게 치유되고 싶은지를 묻는 것은 장애를 갖고 사는 삶은 불행하고 열등하다는 사고방식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치유, 회복, 재활, 극복이라는 단어들은 온전해야할 (혹은 온전했던) 신체와 정신에 상처와 손상이 일어났고, 이러한 상태는 지속되어서는 안 되며,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믿음을 전제로 한다. 사회가 제도, 문화, 가치 체계를 통해 장애인에게 끊임없이 치유될 것을 요구하고, 완치될 수 없다면 재활을통해 좀 더 나은 기능을 가지라고 요구해 왔기 때문에 치유는억압적인 이데올로기로 작동한다. 따라서 장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치유 이데올로기에 반대하고항해 왔다. 강제적 치유에 대한 장애계의 비판의 예로, 클레어는 『망명과 자긍심』에서 치유되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몸이 아니라 비장애 중심의 사회"라고 적었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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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9호 : 혼자 인문 잡지 한편 19
민음사 편집부 엮음 / 민음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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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기 위해서는 연결되기 위해서는 혼자가 필요하다. 나는 혼자인 시간이 좋다. <우는 나와 우는 우는>의 하은빈을 다시 만나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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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망가진 존재가 아니라는 단순한 진실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알 수 없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손상된 나의 뇌세포를 치료할 수 있다고 해도 마다할 것이다. 굳고 경련하는 근육이 없는 나를, 어눌한 발음이 없는 나를 상상할 수가 없다. 그들은 나를 부자연스럽다고 여기고, 정상적으로 만들고 싶어 하며, 내가 치유에 대한 열망과 욕구를 가졌으리라고 굳게 믿는다.
사람들은 묻는다. "어디가 잘못됐죠what‘s your defect?" 그들이 보기에 내 몸-마음은 제대로 된 것이 아니다. 중립적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망가진, 결함이 있는 존재defect being다. 하지만 결함이있다고 여겨지는 것들, 가령 켜지지 않는 MP3 플레이어나 믿고탈 수 없는 차를 생각해 보자. 그것들은 결국 맨 아래 서랍에 처박히거나 쓰레기통 혹은 고철 처리장으로 보내진다. 결함은 버려질 만한 것이고 비정상적인 것이며, 박멸eradicate해야 하는 몸-마음 또는 대상이다. - P25

이 모든 아이들, 어른들, 낯선 이들은 장애인을 인간이 아닌존재로 호명하는 유산legacy에 기여했다. 그들은 기도와 가르침과 조롱, 끝없는 질문을 던지며 다가왔다. 그들은 내가 망가진, 특별한, 영감을 주는 존재라고 굳게 믿었다. 치유를 필요로 하는 비극적인 존재, 언제든 버려질 만한 존재라고 믿어 의심치않았다. 수 세기에 걸쳐 점점 더 가속도가 붙은 믿음이었다. 그들은 우울과 수치, 자기혐오self-loathing 속에 나를 남겨두고 떠나갔다. - P27

수년간 나는 장애인의 의료화와 치유에 대해 줄곧 불만을 표해왔다. 수십 년 동안 장애 활동가들은 외쳤다. "우리의 몸-마음을 내버려 두어라. 우리를 수치화하고 비교하고 판단하고 이론화하는 당신네들의 숨막히는 허튼 소리로 우리를 정당화하고설명하는 일을 그만두어라." 장애를 사회적 정의의 문제로 선언하는 것은 중요한 저항의 행위였다. 장애는 마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사로 없는 계단에, 시각 장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점자와 오디오북의 부재에, 난독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직된 교육 방식에 있었다. 이러한 공표를 통해 장애 정치는, 장애의 문제를 개인의 몸-마음이 아닌 이 세계에 두는 다른 사회변화운동의 대열에 합류했다. - P38

질병을 제거하든, 미래의 존재를 제거하든, 현재의 모습을제거하든, 삶 그 자체를 제거하든, 이 세 가지 배열에서 치유의핵심은 언제나 제거다. 이러한 박멸은 이로운 결과를 낳기도 하지만, 개인의 죽음을 초래하거나 특정 집단 전체의 감소diminish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삭제erasures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폭력은 그저 부작용으로, 혹은 생명을 구하고 몸-마음을 정상화하는 데에 따르는 불가피한 대가로 여겨진다.
나는 다른 프레임을 제안하고 싶다. 이러한 폭력을 더욱 본질적인 무엇, 이를테면 결과와 영향, 심지어는 의도로 보는 프레임이다. 치유의 사례 하나하나가 모두 폭력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건강의 회복이 간파하기 어려운 수많은 문제에 이른다는 사실을 기억하자는 것이다. 널리 퍼져 있는 이데올로기인치유가 박멸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폭력과 긴밀히 연결되어 작동한다는 이야기다. - P61

우리가 숨 쉬고, 선천적 결함이라 여겨지는 상태로 살아가고, 암과 함께 살고, 다양한 방식으로 불의의 증거들을 배우는 경험을 평가 절하한다. 이러한 관점은 여전히 장애를 개인의 몸-마음 안에 독립적으로 자리한 손상으로, 비장애중심주의에 의한 피해와는 무관한 일인 양 바라본다. 눈부시게 불완전한 우리의 삶을 못 본 체한다. 우리를 석탄화력발전소만큼이나 부자연스러운 존재로 공표한다. 이런 식의 주장이 이것 하나뿐이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시에라클럽의 수사는 장애와 만성질환을 교훈적인 이야기로 사용하는 공중보건 캠페인의 수많은 예시(음주 운전, 약물 사용, 페인트 속 납, 석면, 안전하지 않은 섹스...) 중 하나에 불과하다. - P104

불구crip*
* 성소수자들을 억압하고 배제하는 멸칭이었던 ‘퀴어queer‘가 성소수자 운동의 진영에서 정치적·전복적 의미로 전용된 것처럼, ‘cripple‘의 축약어인 ‘crip‘ 또한 본래는 장애인을 낮잡아 부르는 속어였으나 장애당사자들에 적극적으로 변용되고 전유되었다(이 책의 8장 230쪽과, 5장 미주 14번을 참고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의 장애운동계로도 이어져 ‘불구‘나 ‘병신‘ 등의 비하적 용어가 자긍심의 언어로 다시 쓰이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8년 한국의 장애운동단체 ‘장애여성공감‘이 20주년을 맞이하여 "시대와 불화하는 불구의 정치"라는 선언문을 발표한 것이 그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흐름속에서 [망명과 자긍심]을 번역한 전혜은과 제이, 『페미니스트, 퀴어, 불구]를 번역한 이명훈은 ‘crip‘의 역어로 ‘불구‘를 택하고 있다. 이 책 또한 위와 같은 맥락에서 ‘crip‘을 ‘불구‘로 옮겼다. - P147

미국 정부와 비영리기구, 사기업, 대학 연구기관이 미래를 위해 시간과 자금을 바치고자 한다면, 그들은 현재를 위해서도 그래야 한다. 접근성 높은 버스, 학교, 교실, 영화관, 화장실, 주택, 업무 현장을 만드는 데에 투자해야 한다. 치유 연구를 시행하는 것과 같은 열의로 괴롭힘, 고용차별, 사회적 고립, 장애인 - P154

의 시설화를 멈추기 위한 캠페인을 지원해야 한다. 나는 휠체어를 탄 아이들이 달릴 수 있는 미래를 꿈꾸는 한편, 지금 이 순간아이들이 엄지손가락만 빙빙 돌리며 홀로 남겨지지 않을 수 있도록 접근성이 높은 놀이터, 트리하우스, 모래놀이터를 만들 자금을 원한다.
언제나 손에 잡힐 듯하기만 한 치유를 기다리며 자원과 에너지와 언론의 관심을 낭비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오늘의 삶을 유예하며 살아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치유에 대한 믿음은 한편으로는 과거의 몸에 대한 기억에, 또 한편으로는 미래의 몸에대한 바람에 우리를 묶어놓는다. 특히 그러한 바람이 아직 발명되지 않은 치료 기술에 기반하고 있을 때, 우리의 몸-마음은 쉬이 환상이자 투영 projection이 되어버린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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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거대한 전쟁이 온다
존재 그 자체로 수수께끼였던 시인의 책이 세상에 나온 것이 엄청난 일이라고는 하나 전쟁, 아니 ‘특수군사작전‘이 한창인 가운데 과거의 문학이 다 무엇이란 말인가? 러시아군이 ‘작전‘을 개시한 뒤로 전쟁이라는 단어는 한동안 금지되었다. 사람들은 ‘전쟁 반대 (Her Bone,네트 바이네)‘ 대신 별표를 이용해 ‘HeT B****‘라고 낙서하고 다녔다. 경찰이 이 별표가 사실 전쟁을 뜻하는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으면 철자의 개수가 같은 ‘잉어(Bo6a, 보블라)‘라고 받아치자는 밈이 유행했다. 한술더 떠 톨스토이의 소설 『전쟁과 평화』는 ‘잉어와 평화‘라고 부르자는 밈도 등장했는데, 이 책의 표지에는 인 - P123

물들 대신 잉어들이 무도회를 즐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이라는 단어가 대놓고 제목에 나오는 책은 많은 것을 함축했다. - P124

임가영

나는 증폭적 연결의 강박에서 한 걸음 거리를 둔참여를 원한다. 그래서 워크숍을 준비한다. 워크숍은사람들을 한 장소에 모으는 것뿐만 아니라, 이후 각자가 흩어져 걸어갈 서로 다른 경로를 만들어 내는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 이 장치를 통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연결의 에너지와 방식을 다른 형태로 재구성해 볼수 있을지 모른다. 장치의 작동을 확인하기 위해서는테스트가 필요하고, 이러한 테스트의 가장 좋은 방법은타인이 주관한 워크숍에 참여자로 함께하는 것이다. 나에게 워크숍은 즉흥과 우연의 요소를 품은 유동적 형식인 동시에 특정한 스코어로 읽고 분석할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하다. 진행자의 노하우를 살펴보고 일부는 차용해 보기도 하고, 단지 거기서 벌어지는 일이 시간을 어떻게 차지하며 흘러가는지 느껴 보기도 한다.
워크숍에 참여하거나 만들 때, 혹은 만들기 위해참여할 때, 나의 몸은 특정한 장소와 상황 안에 배치된다. 차례차례 행위와 절차에 대한 요구가 생긴다. 나는내 생각을 말하게 되고, 동시에 타인의 생각을 듣게 된 - P172

다. 연결도 일어난다. 다만 그 연결은 내가 예상한 범위 안에서만 오지 않는다. 기대 밖의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혹은 뒤늦게 도착하는 방식으로도 온다. 나는 혼자인 채로, 곰팡이처럼 축소되고픈 열망을 버리지 않은채로 워크숍이라는 장치가 자아내는 연결 안으로 들어섰다가 다시 빠져나온다. 그리고 자꾸만 반복해서 그렇게 한다. 대부분의 워크숍이 그러하듯 이 자리는 누구에게나, 특히 아직 불리울 이름이 없는 이들에게 언제나 열려 있기 때문이다.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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