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말레이시아로 이민 간다던 친구가 갑자기 생각났다. 오랜만에 통화한 친구는 어제 통화한 듯 아무렇지 않게 이민은 못 갔다고 대답했다. 준비한 이민서류는 모두 통과되었는데 초유의 바이러스 사태로 그만 발이 묶였다고, 그동안 일이 많았다며 이야기보따리가 터졌다. 무엇보다, 결혼하고 지금 참 행복하다고 말했다. 왜 연락 안 했냐니까 식을 따로 올리지 않고 가족만 모여 간단히 식사하고 새 삶을 시작한 게 8개월 되었단다.


친구는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을 했다. 결혼에 종지부를 찍은 후 하고 싶은 건 다 했고 남자도 많이 만났다는 친구는 전문직 프리랜서로 잘산다. 나를 포함해 다른 동기들보다 당차고 야무진 사람이다. 15년 전에만 해도 나이는 먹어가고 자식은 없다면서 홀로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아주 약간의 두려움 같은 걸 내비치면서도 결혼이라는 제도에 다시는 걸려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귀는 연하남은 있는데 결혼 제안을 받을 때마다 핑계를 대며 물리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던 친구가 이제는 오래 두고 본 그 남자와 죽을 때까지 함께하고 싶다며 공기 좋은 신도시에서 새소리 들으며 사는 게 참 평화롭다고 말했다.


우리의 대학 시절, 순정파 야수와 깍쟁이 미녀는 주변에서 다 아는 과커플이었다. 두 사람 모두 첫 인연이었다. 졸업할 무렵 본격적으로 결혼 이야기가 오고 가고 하던 어느 날, 순진한 내 친구가 진지한 얼굴로 꺼낸 단어에 나는 속으로 깜짝이야!’ 했다.


그 남자를 집에 초대했단다. 식구들 모두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친구 어머니가 한 서방!”이라고 부르며 사윗감으로 대우했고 나머지 식구들에게 이제부터 모두 한 서방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당부하더란다. 그러면서 친구는 나한테 우리 엄마가 한 서방!’ 그러니까 되게 듣기 좋은 거 있지. 헤헤. 그러니까...우리 한 서방이 어쩌구저쩌구...” 눈망울이 몽글몽글해지며 자랑이 늘어졌다.


, 너는 한 서방이라고 부르면 안 되지이.”

아니야, 네가 몰라서 그렇지. 울엄마가 다들 그렇게 불러야 된다던데...”

 

남편의 남동생을 부르는 말은 두 가지다. 미혼이면 도련님, 결혼하면 서방님으로 불러야 하는 걸로 안다. 하지만 나는 도련님은 불렀는데 서방님은 언감생심 부르질 못한다. 남편의 두 남동생은 모두 결혼 후부터는 아이들이 부르는 이름 삼촌으로 불린다. 예법에 맞지 않는 호칭이지만 서방님은 어째 입에 올리기가 간질간질하다. 사극과 막장드라마 속 서방질한다는 대사 때문인지 아무튼 선입견이 부른 무슨 부작용인 것만은 확실하다.


친정 부모님에게는 박 서방이 둘이다. 큰사위, 작은사위 모두 박 씨이다 보니 함께 있을 때는 큰박 서방, 작은박 서방, 이렇게 부른다.


명절이면 그동안 일에 바빠 처가 나들이를 자주 할 수 없었던 우리의 박 서방들이 심히 힘들 때다. 여자들만 명절증후군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의 박 서방들(김 서방, 이 서방, 정 서방 모두)도 못지않게 마음 쓰이는 구석이 많다. 꽉 막히는 도로를 뚫고 안전운행해서 가야지, 섭섭지 않게 지갑도 풀어야지, 동서들끼리 모여앉으면 밀고 당기며 위신도 세워야지. 더군다나 문화가 다른 처가 분위기에 맞춰 적당히 놀아줘야지.


지금은 조금 달라졌지만 여기서 큰박 서방 자랑을 살짝 할까. 장인 장모에게 앞서서 마음 써주고 챙겨드리니 살갑지 못한 맏딸로서 고맙다. 부모님이 나이 들어가면서 제일 원하는 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인데 무엇보다 큰박 서방은 그걸 잘한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사연,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남에게 이야기하기에는 공감을 얻지도 못할 것 같고 회한밖에 안 드는 슬픈 개인사를 어디에다 내뱉고 싶었을 것이다. “밖에 나가면 누가 뭐 내 얘길 구구절절 듣고 있으려고 하나? 난 이렇게 말만 할 수 있어도 한이 풀어지는 것 같다구.”


큰박 서방은 오래 듣고 앉아 있었다. 다음에 또 들을 요량으로 북쪽 고향 이야기를 남겨두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씨암탉도 한 번 못 잡아준 처가지만 그저 박 서방 고맙네.’ 그런 속말을 다 알 거라 믿으며.

 

서방은 순우리말이다. 옛날에 서방맞히다시집보내다의 뜻이고 지금도 함경도에서는 장가가다의 뜻으로 서방가다를 쓴다. ‘서방에 기어이 한자를 다는 호사가들은 서재를 뜻하는 서방書房과 사위를 서쪽에서 재웠다고 서방西房을 쓰는 예를 우리말에 잘못 가져다 단 것으로 보인다.


사전을 좀 더 찾아보면 서방는 사벌(상주), 서라벌(경주), 소부리(부여), 솔부리(송악), 쇠벌, 새벌(철원), , , , , 처럼 ㅅ계통의 말로 새롭다, 크다라는 뜻도 있다. ‘은 건설방(오입판 건달), 만무방(염치 없는 사람), 심방(만능무당), 짐방(싸전 짐꾼), 창방(농악의 양반 광대)에 쓰는 으로 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뜻의 우리말이다. 그러니 우리말의 서방은 書房이나 西房 아니고 새 사람, 큰 사람이라는 뜻으로 굳이 한자어를 달 필요가 없는 말이다.


일상도 감정도 슴슴해지는 나이에 오히려 신혼의 달달함을 구가하는 친구에게 남편을 어떻게 부르는지 물어보지는 않았다. 철없던 시절의 친구가 남편 될 남자에게 모두 한 서방이라고 불러야 된다고 우기던 얼굴이 귀엽게 떠오른다. 누구는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어이, 서방.”, 아양을 떨어야 할 때는 우리 서방니임.”이라고 한다는데, 우습게도 나는 평생 불러보지 못한 호칭이다. ‘나의 새 사람, 나의 큰 사람이라고 불러준다고 그게 어디 낯간지러울 일이냐.



- 계간 동리목월 (2021겨울. 45)









 서정오 






서정오의 옛이야기 보따리를 좋아한다. 성인시각장애인 대상으로 우리 옛이야기 스토리텔링 수업을 할 때도 서정오 이야기를 주자료로 했다. 들려드리기에 좋은 입말로 씌어 있어 더욱 좋다. 누구는 잘나 보이고 싶은 욕심에 허위 사실도 아무렇지 않게 서류에 쓰고도 무엇이 잘못인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런 욕심과 허영이 무엇에 다 소용이랴. 조금 모자란 듯 바보처럼 살면 어떠랴 싶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오랜만에 셋이서 밥을 먹고 야경이 좋은 산 속 찻집에서 차를 마셨다. 내 책을 본 아는 언니가 아이템을 잘 잡았다고 해서 속으로 놀랐다. 길게 말하기 싫어 그냥 좋아하니까요,라고 말했다. 아이템을 잘 잡고 안 잡고라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 아이템이라니 ㅎㅎ 이런 내가 '멍'한 건지 몰라도 '똑'한 사람들은 워낙 많으니. 언니는 오래도록 소설습작을 하고 있다. 내년쯤에는 단편이야기집을 내라고 응원했다. 변함없는 분! 


검암도서관에서 독서반을 오래도록 하는 글벗이 아침에 전화와 한 시간을 통화했다. 15명이 잘 유지하고 있고 목포로 이사간 한 분이 안타까웠는데 코로나 이후 줌으로 만날 수 있어 오히려 장점도 있더라고. 방금은 서울친구랑 잠시 통화했다. 늘 간명한 영감을 주는 친구 왈 우리는 모두 각자의 트루먼쇼를 펼치며 사는데 다른 사람은 다 알고 자신만 모르는 형국은 아닐까, 빗대어 말했다. 공감! 트루먼쇼의 주관은 저 위의 높은 분이겠지만 그 또한 명확히 아는 바 없고 그저 오늘도 감사하며! 한때 지적허영에 빠져 책도 많이 사고 그랬지만 이제는 많이 버렸다고 말한 친구다. 우리가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독서토론을 하는 게 지적허영은 아니길 바라며 한 해가 저무는 무렵, 나 자신도 돌아본다.


서방,이라니 뜬금없이 생각난 사진.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아직은 2021년이다. 

모두 몸도 마음 따스한 날 보내세요^^




2017년 3월 18일 Bethlehem.  배혜경 아이폰 촬영


2017. 3. 18. 가시면류관도 상품화된 베들레헴 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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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2-27 14: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방에 저렇게 좋은 뜻이 담겨있군요. 서정오님 옛이야기 들려주기 좋아합니다 ~ 서방이라 부르면 저희 남편 좀 무서워할 듯 합니다 ㅎㅎ

프레이야 2021-12-27 14:41   좋아요 3 | URL
아마도요 ㅎㅎ저희 집도 마찬가지에요.
한번도 입에 올려본 적 없는 단어라...
서정오 님 이야기 참 좋지요. 특히 입말이 재미나요.

책읽는나무 2021-12-27 15: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동생이 있어서 나중에 도련님을 서방님이라고 어떻게 부르지???? 엄청 걱정되던데...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까진 서방님이라고 안불러도 되네요!!!ㅜㅜ
결혼하게 되면???하~~~
남편한테 서방님!!은 하~~~갑자기 공황장애가 올 것 같아요ㅋㅋㅋ
헌데...서방이란 단어가 참 좋은 뜻이었군요?
새 사람,큰 사람이 되란 말이군요!!!
남편한테 일러줘야 겠어요..새 사람! 큰 사람!!^^

프레이야 2021-12-27 15:15   좋아요 4 | URL
애들이 부르듯 삼촌~
헌사람 작은사람이 되는 것보단 나을까요 ㅎㅎ
님 먼저 해 보세요 공황장애 오는지 어떤지요 ㅋㅋ 생각만 해도 울렁증이.

얄라알라 2021-12-27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의 기억 속에서 친구분은 ˝한 서방~˝하는 사랑스런 모습으로 찰칵, 스냅샷!
작가분의 친구가 되고 싶어요^^ 기억하시는 방식과, 말을 기억하시는 능력이 정말 작가분들은 다르신 듯!^^

프레이야 2021-12-27 16:38   좋아요 2 | URL
친구라서 고맙습니다 얄라 님
연도 몇날 몇시까지 기억한다고 어떤 친구는 경기합니다 ㅎㅎ 요샌 무뎌져서 그마저 흐릿할 때가 많아요. 아 옛날이여~

PersonaSchatten 2021-12-27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댁과 같은 말이었군요. 우리말 재미있네요. ㅎㅎㅎ

프레이야 2021-12-27 17:25   좋아요 3 | URL
새댁 맞네요 ㅎㅎ 새 집이네요
역시 집은 여자가!!

서니데이 2021-12-27 1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베들레헴에선 가시관 굿즈를 판매하는 건가요. 크리스마스 장식하려고 둔 소품인줄 알았어요. 프레이야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하루 되세요.^^

프레이야 2021-12-27 21:58   좋아요 2 | URL
오늘 지난 집행부 마지막 모임 다녀왔는데 진짜 춥네요. 소감 한마디씩 하면서 전 또 그만 울었네요. 요새 왜 이렇게 짠한지요. 다들 좋은 분들이라 3년간 한 팀으로 일하며 정이 많이 들었어요.
가시면류관은 베들레헴 십자가의 길로 걸어가는 골목 상점에 판매하더군요. 남은 올해 하루하루 편안하게 알차게 지내세요 ^^

기억의집 2021-12-27 1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요. 도련님은 부르겠는데… 서방님 소린 도저히 못 하겠더라구요. 전 도련님 소리도 우리 세대나 멋모르고 했지 .. 아마 요즘 애들은도련 소리 절대 안하지 싶어요 호칭 참 어려워요~

프레이야 2021-12-27 22:03   좋아요 1 | URL
사실 도련님도 좀 그랬어요 ㅎㅎ 구시대 호칭 아닐까요. 진짜 이제 그런 호칭 안 쓰면 좋겠어요. ㅋ 근데 뭐라고 부르죠 그럼? 그것도 모르겠네요. 서양식으로 그냥 이름 부를 수도 없고 애매하네요. ㅎㅎ

페크pek0501 2021-12-28 1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절증후군이 있는 남편님들을 두신 분들이 부럽습니다.
이렇게 누군가의 시작으로 퍼지면서 시대가 조금씩 변화해 가는 거겠지요.
요즘 젊은 여성들은 결혼 전에 아예 시어머니로부터 며느리 역할을 면제 받는 일도 있다고 들었어요. ^^

프레이야 2021-12-29 00:48   좋아요 0 | URL
요즘 며느리는 결혼식날 잡고 시엄니 피부관리 티켓 선물하더군요. 며느리 역할 면제받으려면 어떻게 했을까 싶은데 어찌보면 딸부모 입장에선 좋다싶기도 하고 갈팡질팡이네요.

희선 2021-12-29 0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방이라는 말이 한국말인데 그걸 한자로 쓰기도 했군요 서방을 찾아보니 書房서방이 나오네요 좋은 말인데 안 좋은 말로 쓰기도 하다니... 반대로 안 좋은 걸 아무렇지 않게 쓰는 일도 있을 듯합니다 영화 보고 책 읽고 독서토론 하는 건 즐거운 일이죠

프레이야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프레이야 2021-12-29 07:54   좋아요 2 | URL
창밖으로 날이 밝았네요. 오늘은 또 저무는 한 해를 카운트다운하기 좋은 날이네요. 하루하루 무슨 일이 일어날까 두근대어요. 뜻밖의 좋은일 그렇지 않은 일 있겠지만 평화와 사랑이 중심에 있길 바랍니다.

굳이 한자 달 필요 없이 한글 이름 이쁜데 어떨 땐 한자가 달리면 뜻이 명확해지기도 하고요. 서방은 우리말 ^^
희선 님도 오늘 따뜻하게 보내세요.

han22598 2021-12-30 0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방이라는 단어에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품을 수 있네요 ^^ 재밌어요 ㅎㅎ

그리고...지적허영심..맞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게 있어야..독서도 하고 새로운 것들에 대해서 탐구하고 질문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프레이야 2021-12-30 19:05   좋아요 0 | URL
넵. 허영이라 해도 착한 허영이면 좋겠습니다. 의도와 방향이 중요하겠어요^^ 한님 좋은 말씀 으샤으샤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21-12-30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저녁부터 다시 날씨가 차가워지네요.
프레이야님, 따뜻하게 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1-12-30 22:07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하루 남은 한 해가 왠지 아쉽네요. 따스히 보내세요. ^^

처음처럼 2021-12-31 0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방이라고 불러주시는 분은 계시지만 서방님이라고 불러주는 경우는 아직도 없어서 아쉽네요.ㅎㅎ

프레이야 2021-12-31 16:34   좋아요 0 | URL
ㅎㅎ 그분도 저랑 비슷하신가 봅니다.
불러주시는 어르신 오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올해 라이카 클럽 전시회 옆지기 출품작 둘.

창고에 많고 많은 사진 중 고심하여 고르고 골랐을 것이다.  

(내 책에 싣고 싶은 사진을 말하면 언제든 무료 창고개방이라 든든하다ㅎㅎ) 

올해는 20주년 기념전이기도 하다. 인사동에서 열렸고 내년 4월에 뉴욕에서도 열린다.

첫 전시회 때 6살이었던 작은딸 데리고 인사동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부산 수정동 Leica III 28mm summaron 5.6 fomapen200




 

창녕 남지 Leica III 28mm summaron 5.6 fomapen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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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 2021-12-26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Los Angeles Leica Gallery 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West Hollywood 에 있는 Leica Gallery 는 가 본 적이 있는데
내년 4월에 뉴욕에서 열린다는 전시회는
Leica Store New York Soho 의 초대전 같은 것인가요?

프레이야 2021-12-26 14:24   좋아요 1 | URL
네. 그렇다고 하네요. 서울 전시 그대로요. ^^

새파랑 2021-12-26 1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정말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사진에 대해 모르지만 좋아요 열개를 누르고 싶습니다~!! 20주년 기념전 이 잘되길 바라겠습니다 ^^

프레이야 2021-12-26 14:25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말씀 전해 주면 좋아할 것 같아요^^

초란공 2021-12-26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사진 멋져요!!

프레이야 2021-12-26 19:5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초란공 님 ^^

튜울립 2021-12-26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축하합니다!

프레이야 2021-12-26 20:40   좋아요 0 | URL
튜울립 님 고맙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1-12-26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주년이면 정말 긴 시간!!
대단한 시간입니다.
암튼 축하드리고 싶네요^^

프레이야 2021-12-26 22:08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 책읽는나무 님~^^

희선 2021-12-27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 님 축하합니다 사진 멋지네요 다음은 뉴욕에서 하는군요 뉴욕에서도 전시회 잘 되면 좋겠습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1-12-27 08:25   좋아요 0 | URL
전해줄게요 고맙습니다 희선 님~^^

mini74 2021-12-27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빨간딱지! 꿈의 카메라 ㅎㅎ 프레이야님 옆지기님 축하드려요. 이렇게 멋진 사진들이 무료개방이라니 ㅎㅎ 짝꿍 찬스가 좋은거군요. 저희는 음. 뭐가 있을까요 찬스라. 음. 좀 더 생각해봐야겠어요 ㅎㅎㅎ

프레이야 2021-12-27 14:29   좋아요 1 | URL
히히 찬스치곤 괜춘하지요.
미니 님도 언능 뒤져봐요. 있을 거에요 한둘은 ㅎㅎ
고맙습니다, 미니 님.
 

1.










 


 어서 오세요, 고양이 식당에.

 이용한 글/사진



이용한 시인은 길냥이들의 사진을 따스하고 재치있게 담는다. 시도 따스하지만 시인이 길냥이들과 함께한 15년 세월과 그 시선이 참으로 도탑다. 오래 전 다큐멘터리 <고양이 춤>으로 먼저 알게 된 이후 팬이다. 이 책 <어서 오세요, 고양이 식당에>는 며칠전 서울 혜화동 가서 작은딸이 3년간 열공하며 지낼 방을 새로 구하고 연남동으로 이동하여 책방 '아침달'에서 구매한 책들 중 하나다. 본문의 글과 사진 편집이 보기 좋고 색감이 사랑스럽다. 책등도 제본을 노출시켜 특이하고 책장을 넘기면 뻣대지 않고 양쪽으로 순하게 활짝 펼쳐진다. 냥이들 사진만 보아도 마음이 몽글몽글 녹아내린다.


"세상은 이리도 춥고 눈까지 내리는데, 고양이는 어쩌자고 이리도 어여쁜 것인가."

"길고양이들아, 이제껏 그래왔듯이 죽을 때까지는 죽지 말아라."

"인간이 망가뜨린 이 세상이 그래도 아름다운 건 고양이가 있기 때문이지."


사실 고양이를 기록하는 일은 용기보다 끈기가 필요한 작업이다. 기술보다 애정이 필요한 작업이다. 좋은 고양이 사진은 고양이에 대한 소통과 교감에서 오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고양이의 허락 없이는 고양이 사진도 찍을 수 없으므로 무엇보다 고양이의 이해를 구하는 게 중요하다. 무턱대고 사진을 찍는 것보다 때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고양이 옆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 서로가 신뢰하는 관계라면 고양이의 행동과 표정에서도 자연스러움과 평화로움이 느껴지는 법. 나머지는 그냥 운에 맡기자. (어서 오세요, 고양이 식당에 / 5-6쪽)


가지고 있는 이용한 고양이.















아침달 책방 내부 (2021. 12. 23)


아침달, 시크릿북



2.

부산 금정구에 있는 '카페 소록'에 우연히 갔다. 주변 카페를 찾다가 이름이 친구 눈에 먼저 들었다. 나도 오케이. 식물원 옆 2층 단독주택의 1층, 대문을 들어서자 초록 나무들이 울타리 삼아 선 안쪽으로 동그란 마당이 적당한 크기로 보였다. 통유리창 앞 구석에 스티로폼과 나무상자로 만든 고양이 집이 보였다. 잔디 위로 햇살이 한가득, 마당냥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다섯 길냥이가 카페 마당에서 햇살도 쬐고 서로 장난 치며 뒹굴고, 유독 한 녀석은 어찌나 붙임성이 좋아 카페 안에 들어와 제 집처럼 살았다. 소파에도 올라오고 햇살 따스한 통창 앞에서 세상 편안하게 졸고. 귀여운 냥이 젤리 발바닥 모양 수면양말 두 켤레를 샀다. 길냥이들 돕는 데 쓴단다. 커피도 원두 퀄러티가 좋아 마음에 들었다. 아메리카노는 잘 안 마시는데 이곳은 원두가 좋아 괜찮았다. 이번에 일행과 점심 식사를 하고 가서 그랬지만 다음에 가면 쑥떡쑥떡라떼를 야심차게 마셔야지ㅎㅎ

금정구 숨은 골목 나들이 관광명소로도 선정된 카페 소록, 좋아요. 


카페 소록냥 (2021. 12. 21 아이폰12 배혜경)



3.











수필가 배혜경이 영화와 함께한 금쪽같은 시간.

_ 내가 당신을 볼 때 당신은 누굴 보나요 




책에서 언급하려다 뺀 주제가 3가지 있다.


첫째, 아동폭력 _ 아무도 모른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자비에 르그랑)

둘째, 홀로코스트 _ 사울의 아들.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카운터페이터(슈테판 루조비츠키)

셋째, 고양이 _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고양이 춤. 내 어깨 위의 고양이, 밥.


페크 님이 얼마전 페이퍼로 정보를 주셔서 국제신문 시민기자에 반려동물 부문으로 지원했는데 통과. 28일날 있을 사진찍기와 기사쓰기, 두 시간 교육시간을 안내받았다. 새로운 글쓰기가 될 것이다. 합격자 명단에 아는 이름이 두 사람 보였다. 그동안 어떻게 변했을지 여전할지 모르겠지만 그러고 보니 세월이 6년 정도 흘렀다. 내년에는 가는 곳마다 만나게 될 길냥이와 우리집 착한 고양이 모꾸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될 것 같다. 인연은 뜻밖일 때도 있지만 어느 정도 예감되기도 하고 서로 나누는 관심으로부터 이어진다. 좀더 살갑게 눈길 주고 자세히 담고 느껴야겠다. 고양이 눈이 얼마나 매혹적인지는 고양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에겐 안비밀.^^ 우리는 서로 깊이 나긋하게 바라볼 것이다.


12월 2일 부산일보 '이주의새책' 소개.  
12월 24일 아침 KNN 모닝통통통 '오늘의책' 소개. 
크리스마스 선물인 듯... ^^ 감사드린다. 

여러 곳에서 메시지와 블로그 등 다양한 방식으로 피드백을 주셔서 이런저런 귀한 마음과 마주한다. 모두 소중하고 감사하다. 내년엔 더욱 겸손하게 또 심지 굳게, 자연스럽게 나아가야겠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책의 목차에 총75편의 영화가 적혀 있다. 모두 내겐 어떠한 의미로 좋은 영화이지만 아래 6편은 그중 꼭 권하고 싶은, 내가 고르는 최고!!!(내 취향일 수도)


0.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1.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2. 바베트의 만찬

3. 미안해요 리키

4. 아무르

5. 실락원


특히 요즘 <아무르>를 만든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냉엄한 성찰을 자꾸 떠올린다. 미하엘 하네케 최고!

누워 계신 아빠 걱정을 늘 하면서도 매일은 못 가보고 그 와중에 좋은일도 겹쳐 생기고 해야할 일과 만나야 될 사람과 자리도 띄엄띄엄 있으니 사는 일이 그런 것인가 보다. 생의 비의는 담담히 안고 소소한 기쁨으로 흘러가는 안온한 일상. 오늘 오후에 엄마 드실 반찬 조금 만들어 가봐야지. 



연남동 열정타코 옆 요거트카페 'YOU NEED MY YOGURT' (2021.12. 23. 라이카)

가족이라는, 대체로 슴슴한 것 같지만 짠내 나는 이름. 딸들, 많이 컸고 잘해주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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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12-27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페에 있는 고양이 편안해 보입니다 따듯한 볕 쬐고 자는군요 분위기 좋은 카페군요 맨 앞에 책은 알라딘에서 나온 거 봤습니다 저는 어쩌다 한번 길에서 고양이를 만나지만 함께 사는 사람은 고양이가 가진 좋은 걸 많이 알겠습니다 프레이야 님도 그러시군요

프레이야 님 축하합니다 국제신문 시민기자 반려동물 부문에 붙다니... 앞으로 함께 사는 모꾸를 더 잘 보시겠습니다 모꾸뿐 아니라 다른 아이도 만날지 모르겠군요


희선

프레이야 2021-12-27 08:30   좋아요 0 | URL
카페 소록에 같이 간 친구 중 하나는 집에 냥이 둘이랑 동거해요. 저보다 오래되었구요. 그 둘이랑 동거하게 된 이유도 제가 알고 있는데 이야기가 많답니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냥이랑 인연을 맺게 되더군요. 요즘 날이 추우니 길냥이들 너무 추워 보여요 ㅠㅠ 카페소록냥이 는 편안해 보였어요. 고양이들도 저마다의 운명을 타고 나는 듯요. 이용한 시인의 고양이책들 모두 사진과 함께 참 좋아해요. 모꾸는 그냥 🧡 고맙습니다 희선 님. 연말 따스하게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12-28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프레이야 님, 국제신문 시민기자 되셨군요, 이런 사실은 제게 비댓으로라도 알려 주셔야죠. 히힛...
저도 일간지 시민기자도 해 보고, 오마이뉴스의 기자도 해 봤답니다. 그냥 거기서 문자나 이메일 올 때
기자, 라고 불러 주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저는 늙어서도 주부라는 존재 이외에, 사회에 다리를 하나 걸치고 사는 것 같은 기분으로 살고 싶어용.
진심을 담아 축하드립니다.^^

프레이야 2021-12-29 00:51   좋아요 1 | URL
페크 님 정보 주신 덕에 덜커덕 됐네요. 오늘 저녁 다녀왔어요. 틀에 박히지 않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해봅니다 또.
얼마나 적극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 같아요. 우리 양다리 걸치고 사는 기분으로다가. 고맙습니다 페크 님.

가필드 2022-02-13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1,3봤는데 빈폴과 2,4만 보면 되겠네요 프레이야님 책과 함께 영화 고르는 안목이 상당하십니다

프레이야 2022-02-13 16:27   좋아요 1 | URL
가필드 님 반갑습니다^^
실락원도 보셨나요? 파격적이지만 전 상당히 좋았어요. 오래전에 볼 때보다 나이가 좀 들어서 보게 되니 와닿는 지점이 좀 달랐다고 할까요. 마지막 장면도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좋은 날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가필드 2022-02-13 16:31   좋아요 1 | URL
실낙원 괜찮을것 같아요 워낙 제목이 유명해서 나이가 들어 보면 좋을것 같은데 제 나이도 적지 않은 나이라 한번 봐야겠네요 보고 깊이감이 덜 오면 10년 후에 다시 보는 걸로 ^^ 추천감사합니다
 

아빠가 몸의 감옥에 갇혔다. 한 달이 다 되어간다. 9월 30일에 산성 오리불고기 집에 모시고 갔을 때만해도 잘 드시고 걸음도 걷고 하셨다. 가을 햇살 좋던 찻집에서 산 풍경을 바라보며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산길을 차로 내려와 수목원도 조금 걸었는데 이제도 다시 못 일어날 것만 같아 믿기지 않는다. 2019년 7월에 동생과 같이 모시고 간 일본여행이 마지막이 되었다. 그때 내가 스케줄 짜고 배 기사 자청해 벳부와 유후인을 모시고 다녔는데 그 때를 참 좋았다고 표현해 주시니 그 마음이 읽혀서 짠하다. 어제도 집에 가 뵙고 오면서 눈앞이 흐려져 길가에 차를 세웠다. 집에 돌아와 지난 사진들을 찾아 보며 일상의 소중한 순간만이 아니라 일부러 시간을 내어 공간을 이동해 다른 시간을 선사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나에게도 가족에게도. 그러고는 몸의 감옥에 갇혀 수많은 추리소설을 읽고 서평을 쓴 그이, 물만두 님이 생각났다.  이 책은 지금도 알라딘에서 팔린다. 1주년 동영상 트레일러가 책소개 아래에 뜨는데 검색하여 함께 보시길. 나는 이 책을 10년 전에 녹음하며 웃고 울고 가슴 뜨거워지는 귀한 시간을 선물받았다. 여러분에게도 그 마음을 전하고 싶다.













별 다섯 인생홍윤

 

 

20111220일 녹음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 책이 그해 마지막으로 낭독한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어쩐지 소리 내어 읽고 싶었다. 시각장애인들에게도 힘이 되는 내용이라는 확신도 들었기에 내가 갖고 있는 책을 추천했고 승낙되었다. 최대한 담담하고 편안하게 읽으려 했는데 부록에 있는 낯익은 알라디너들이 그녀에게 보내는 안녕의 인사는 기어이 나를 목메이게 했다. 우느라 웃느라 정지버튼을 누르기를 여러 번 하며 완료했다.


아마 오랜 알라디너를 비롯해 그리 오래지 않은 분들까지 누구나 어떤 식으로든 그녀에게 마음의 빚과 선물을 동시에 지고 받았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는 당시에 생일이면 서로 책선물을 주고 받고 이벤트도 자주 열어 헌 책 나누기도 하였다.

 

'나만 좋으면 그만이지!'라는 부제가 깜찍하게 달린 이 귀한 책의 저자는 물만두라는 닉네임으로 2000년부터 추리소설 리뷰를 꾸준히 올렸다. 내가 이곳에 리뷰를 쓰기 시작한 게 큰아이 7살 적이었으니까 그 시점보다 앞서거나 뒤서거나 아마 그 비슷하다. 그 당시에는 지금의 인터넷 서재 시스템이 운용되기 전이다. 20048월 지금의 서재가 마련되어 우리는 뜻밖에 작은 집 하나씩을 분양받고 알라딘마을의 주민이 되어 본격적으로 리뷰를 쓰고 소소한 소통을 하기 시작했다. 물만두 님의 추리소설 리뷰도 좋았지만 단란한 가족의 소소하고 유쾌한 일상 이야기와 댓글로 간명하게 주시는 좋은 말씀이 일상의 활력소가 되었다.

그땐 그런 것들이 그분에게 어떤 의미인지 전혀 몰랐다. 별 다섯 인생를 읽으며 우리가 어쩌면 쉽게 나누는 댓글 한 줄과 몇 마디 안부가 물만두 님에게는 얼마나 큰 의미였던지 알 수 있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실한 리뷰를 올린 블로그는 세상 밖을 바라보고 세상에 인사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그녀의 유일한 창이었다. 나는 그녀가 육체적으로 그렇게 힘든 감옥에 갇혀있는 줄 몰랐고 그해 추석 끝에 그녀가 올린 글에서 그제야 뭔가 이상하다는, 뭔가 심각한 일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게 10년 전이다. 나의 사람살이가 그토록 껍데기였나 싶어 나중에야 마음 한 귀퉁이가 쿵 내려앉았다. 혹여나 그동안 내 한심한 투정과 일상사 불만의 글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을까, 부끄럽기도 했다.

 

,

,

그 리 고

사 랑 에

대 하 여.

 

, , 그리고 사랑이 있다가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나와 너는 남았으니 그건 그것대로 좋은 것이다. 나와 네가 사라지고 사랑이 남는다 해도 그 사랑 또한 좋은 것이니 족하다.

, , 그리고 사랑이 모두 사라진다 해도 모두 함께 사라졌으니

슬픔은 남지 않아 좋지 않을까.

나와 사랑만 남거나 너와 사랑만 남는다면

그 남은 한 자리는 슬픔이고 그리움이고 아쉬움일 테니

2006. 11. 18

                       (별 다섯 인생, )

 

위의 글은 에필로그와 부록 앞, 마지막 페이지 바로 앞장에 있는 블로그 비공개글이다. 이 글을 읽고 책을 잠시 덮는데 잔잔한 물결이 밀려들어 온몸을 적시는 느낌이었다. 별 다섯 인생에는 인터넷 서재에서 본 기억이 나는 에피소드도 있지만 비공개로 써둔 일기가 사이사이에 들어있는데, 나는 이 글들이 너무 좋아 베껴 두고 싶은 정도였다. 이 글들에서는 우울과 조증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이겨내기도 하며 그녀가 깊이 사색하는 모습과 세상을 보고 읽는 정직하고 다정한 입김, 여리지만도 강하지만도 않은 감수성과 문학적 소양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질보다 양으로 승부한다고 겸양의 말을 하고 있지만 그녀가 남긴 1800여 편의 추리소설 리뷰가 쉽게 나온 것이 아니라는 증거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체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건 나이가 들어가며 느끼고 있는데, 하물며 몸이 성하지 않았던 그녀로서는 굉장한 노동이었을 것이다.


데미지를 입기 싫어 로맨스를 읽지 않는다는 대목에서는 무조건 삶에 강한 척만 하지는 않은 순수한 배짱을 볼 수 있다. 안락사에 찬성한다는 글은 영화 '청원'의 주인공을 떠올려 주는데, 60초만이라도 관에 들어가 몸을 옴짝달싹할 수 없는 순간을 체험해 보라던 말이 새삼 영화 속 대사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뜨거움이 느껴진다.


삶은 몸으로 살아내는 것! 그녀는 온몸으로 견디고 싸우며 치열하게 살다가 레테의 강을 건넌 것이다. 머리로만 사는 나는 할 말이 없고 먹먹했다. 그녀의 삶은 내가 감히 연민하거나 안타까워할 수 있는 삶이 아니다. 누구의 삶인들 별이 아닐까마는 물만두 님의 '별 다섯 인생'에는 별 하나 아니 두 개 더 드리고 싶다. 별 다섯은 우리가 리뷰에 주는 최고점이었고 그녀의 리뷰는 거의 다 별 다섯이었다.

 

200493일의 글 '만두의 진실 또는 고백'으로 프롤로그를 시작해 200312월에서 20071월까지의 글이 담긴 이 책은 주로 물만두 님의 가족사, 가족과의 일상, 인터넷서점 알라딘서재와 알라디너들의 이야기다. 언제든 창가로 가 창문을 활짝 열고 바깥세상을 마음대로 볼 수 있는 우리와는 달랐던 그녀의 시간을 곱씹어보며 숙연해지길 여러 차례, 웃지 못할 기막힌 상황에서도 유머를 날려 깔깔깔 데굴데굴 구르게 만든다. 비공개 일기 속에 묻어둔 솔직한 회한과 갈망의 심정, 삶에 대한 동경과 무시로 찾아오는 우울, 삶을 긍정하는 포용과 용기가 대조적으로 더 귀하게 느껴진다.


이름도 예쁜 홍윤이 예기치 않은 희귀병으로 고통의 삶을 살면서도 세상을 웃어넘길 수 있었던 힘은 가족의 사랑이었다. 곳곳에 어머니에 대한 뼈아픈 미안함과 고마움, 아버지에 대한 애틋함과 사랑, 두 동생들을 향한 맏이로서 갖는 책임감과 보살피려는 마음이 진하게 배어있다. 다섯 식구가 알콩달콩 주거니 받거니 토닥거리며 사는 정경이 푸근하게 그려지는 장면들, 빨간 야구모자를 삐딱하게 쓴 꾸밈없이 말간 그녀의 얼굴처럼 참으로 솔직담백한 이야기들, 읽다 보면 곳곳에 '우띠', '에헤라디야' 이런 추임새 덕에 나는 또 정지버튼을 눌러야 했다.


'에헤라디야'는 그냥 글자 '에헤라디야'가 아니고 나도 모르게 자동으로 곡조가 붙어져 ''에서 최고음으로 가락을 붙여 녹음해놓고는 혼자 우스워 배꼽을 잡았다. 특히 욕실 앞에 엎어져 있는 딸을 보고 아버지가 던진 한마디 "엉덩이 상한 거 아니야?" 에 물만두 님이 넘어져 누워 있는 상태로 "어버버 아버버..." 뭐 이렇게 반응했던 대목을 읽을 때, 내가 빙의라도 된 듯 어버버 아버버...” 이렇게 녹음되었다. 이 글은 예전에 물만두 님 서재 페이퍼에서 '상한 엉덩이'라는 제목으로 읽은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도 어찌나 웃기던지. 하하하! 참으로 유쾌한 분!


'당신이 장애인이라면' 등 장애인을 위한 시설과 복지 문제를 비롯해 사회적 사안에도 늘 관심 두고 비판적 견해를 갖고 계셨던 분, 점점 근육량이 줄어들어 입부터 작아지고 나중엔 여섯 손가락의 힘으로 마지막 자판을 두드렸던 그녀, 이제는 평안한 곳에서 몸도 자유로이 지내시길, 그 감옥에서 풀려나셨길 바란다. 지금 당신들은 충분히 행복한 거라고, 힘주어 전한 말씀, 고맙습니다.


2012년 초까지 15시간 좀 넘는 시간 동안 이 책을 녹음 완료했고 편집교정을 하며 일독을 더 하게 되니 나로선 감사하고 느꺼웠다. 물만두 홍윤 님의 깊고 진실된 사유와 온기있는 마음씀씀이, 쉽지 않은 생을 끌어안는 사랑과 여유, 재치와 유머, 무엇보다 조증과 울증 사이에서 때로는 가슴앓이하며 솔직히 토로하는 글귀가 또다시 마음을 울린다. 입이 점점 작아지는(, 나는 그녀의 입이 원래 작은 줄 알았다) 그녀에게 음식을 잘게 잘라 입에 넣어주는 만순이에 대해 고마움을 쓴 대목에서도 가슴이 찡해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 만순이는 그녀의 여동생을 칭하는 닉이고 언니의 사후 이 책을 출간하였다. 그녀만큼 생을 온몸으로 사랑하고 그리워하다 간 사람이 또 있을까.


나는 이 책을 녹음하며 진짜 노래를 부르는 만행을 저질렀다. 책 속에 나오는 김범수의 보고 싶다가사를 시적으로 옮겨둔 대목이 있는데 낭독을 한다는 게 그만 자동으로 노래가 되어 나왔다. 1차 편집을 하며 듣다가 나도 놀랐다. 이왕이면 좀 더 잘 부를 걸. 그런데 최종편집에서 아무런 말씀이 없는 걸 보니 그대로 녹음도서로 완성된 것이다. 그녀에게 보고 싶다고 마음을 전한 게 되었다. 들으신 분들, 놀라셨다면 용서하시길...


계절이 선택의 여지 없이 가고 또 오듯, 물만두 님의 글귀대로 '삶은 선택의 여지가 없'. 그런 것 같다. 한때는 내가 선택해서 살아왔다고 착각했지만 돌아서 생각해보면 그 반대가 아닌가. 한편으로는 그래서 얼마나 다행인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은. 무언가 물밀듯 밀려오고 밀려가는 느낌. 강물에 흘러가는 꽃잎처럼 살자. 도서관 입구에서 보았다, 백목련화 꽃봉오리들을. 입을 앙다물고 야심 차게 열릴 희열의 순간을 예고하며 단단하게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떠 있었다. 폰카메라로 그걸 담고는, 어느 순간 열렸다 화르르 닫힐 그네들의 뽀얀 꽃이파리를 동시에 떠올렸다. 눈물이 새큰 났다. 하늘이 너무 새파래서만은 아니지.

 

내가 그 입장이었다면 어떨까,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그 입장이 되어 보면 또 달라지는 게 사람이다. 그러니 그냥 살자. 어떤 삶이 더 낫다, 못하다 저울질 말고 그저 내 삶이 제일이려니 생각하고 살자. 누구든 살면서 남보다 우위에 놓이길 원하지만 그렇다 한들 그게 그리 중요한가. 내 삶은 이생에서 단 한 번뿐이고, 그 삶이 어떤 모습일지라도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하며 스스로가 아름답게 생각해야 한다. 다른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중략) 살아 있어서 좋다는 건, 백 번의 불행이 닥쳐와도 단 한 번의 행복이 그 백 번의 불행보다 찬란하기 때문이다. 삶이 아름답게 빛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 해피데이'라고 하는 건가. (별 다섯 인생 175)


 

인터넷의 폐해도 크고 단점도 많지만 물만두님에겐 하루 일과의 많은 부분, 거의 전적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하다시피 한 창구가 인터넷, 윈도우였다. 수족관 물고기들에겐 그 크지 않은 세상이 세상의 전부이고 화분 속의 꽃은 그 얕은 흙밭이 세상의 전부이듯, 누구의 삶이든 그것은 세상의 전부일 테다.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세상이 될 수 있을까.


루미의 말처럼 우리는 거울에 비친 얼굴이면서 동시에 거울 자체이기도 하다. 행위자이자 관찰자로서 ''는 생이 몰아가는 대로 일희일비하지 말고, 상하좌우 돌고 도는 어지러운 바퀴살이 아니라 바퀴의 굴대, 중심에서 살자.

 

세상에는 열 가지 보따리가 있다. 그중 아홉은 불행 보따리고 나머지 하나만 행복 보따리다.

아홉에 얽매일 것인가. 하나에 기뻐할 것인가. 선택은 우리 몫이다.(별 다섯 인생 184)



기장 마레 앞 밤바다 (2021.12.18 박유영 라이카 촬영)

밤바다처럼 알 수 없기도 알 것 같기도 한 인생.


손 (2021.12.18. 배혜경 아이폰12)

피부가 좋은 편이었던 아빠의 90년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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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1-07 18:55   좋아요 5 | URL
고맙습니다 그레이스 님~*^^*

서니데이 2022-01-07 2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프레이야 2022-01-07 21:55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

thkang1001 2022-01-07 2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01-07 21:55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

러블리땡 2022-01-08 0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

프레이야 2022-01-08 00:27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러블리땡님 ^^

희선 2022-01-08 0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 님 또 축하합니다 불행 아홉 행복 하나여도 하나를 잘 보면 좋을 텐데, 생각은 해도 그렇게 하기 어렵기도 하네요


희선

그레이스 2022-01-08 09: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댓글들 올라오는거 보느라 자꾸 들어와서 밤바다 사진 볼때마다 가슴이 먹먹한느낌을 받네요
사진 정말 좋슿니다.

프레이야 2022-01-08 10:22   좋아요 2 | URL
밤바다 위로 둥근 달이 무언가 말을 하지요 그레이스 님에게도 달빛 가득 풍만한 한 해 매 순간이 되길 바랍니다. 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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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불빛을 떠올리며


침대와 책정혜윤 / 2010년 10월 녹음완료

 


 













축제가 열리면 밤하늘 광안대교 위로 불꽃이 팡팡 터지는 소리가 집안에서 다 들린다. 바다 가까운 곳에 살다 보니 좋기도 나쁘기도 하다.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물론 좋은 점이 훨씬 많다. 매년 시월이면 부산불꽃축제가 열리는데 수십억의 돈을 허공에 날려 보내는 것 같아 교통마비보다 더 마음이 불편하다. 많은 사람이 즐기며 축제도 어느덧 회를 거듭해 제법 나이를 먹었다. (지금은 바이러스 사태로 2년간 잠정 중지다.)


2003년 처음 불꽃축제가 열리던 날, 작은딸 손을 잡고 아파트 단지 가장자리, 바다 쪽으로 걸어 나갔다. 이 아파트에 이사 온 첫해라 신기하기도 하고 굳이 안 가 볼 이유도 없었다. 야간이라 꽤 쌀쌀했다. 두터운 점퍼를 입고 나가 조금 보다가 심드렁해져선 중간에 되돌아왔다. 그저 겉으로만 화려하게 반복되는 그것에 그다지 감흥이 없었고 아무런 영감도 얻지 못했다. 나는 무얼 바라고 무얼 바라보고 있었을까. 불꽃이 피우는 갖가지 조악한 이미지들 옆으로 무심히 떠 있던 만월이 기억에 더 생생하다. 화려한 불꽃과는 대조적인 이미지였다.


영화 <해운대>에는 불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미소 머금은 얼굴이 나온다. 일상의 손을 잠시 놓고 각자의 고민과 걱정거리들은 잠시 뒤로 한 채 검은 하늘의 불꽃을 올려다보며 아이 같은 웃음을 날리던 그들은 잠시 후 일어날 불운의 전조를 읽지 못했다.

 

팡팡 터지는 소리가 멎었다.

축제는 그렇게 끝났나 보다.

갑자기 세상이 그 모든 소리를 삼켜버린 듯 허무를 남기며 명랑을 가장한 불꽃 소리가 멎자 나는 위대한 개츠비가 날마다 응시했던 '초록색 불빛'에 대한 까마득한 상상, 그러니까 30년도 더 된 그때의 전율을 환기했다. 스무 살에 처음 책으로 상상했던 롱아일랜드 저 너머 어딘가에서 아직도 빛나고 있을 것만 같은 그 불빛을.

 

50피트 떨어진 곳에 또 한 사람의 모습이 이웃집의 그림자 속에서 나타나 두 손을 호주머니에 찌른 채 서서 은빛 후춧가루를 뿌려놓은 듯한 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개츠비임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두 팔을 어두운 바다를 향해 뻗었는데,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가 부르르 몸을 떨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저 멀리 조그맣게 반짝이는, 부두의 맨 끝자락에 있는 것이 틀림없는, 단 하나의 초록색 불빛을 빼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위대한 개츠비>

 

정혜윤은 독서에세이 침대와 책에서 위대한 개츠비의 위 구절을 인용하며 이렇게 쓴다.

 

사랑하는 여자를 불러놓고 기껏해야 구석구석 집 자랑을 하고 영국제 셔츠를 구경시키고 옥스퍼드 대학을 나왔다고 자랑하고, 금주법을 악용하고 도박꾼과 결탁한 그 시대 속물의 완성판 개츠비를 그래도 내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문장에 다 나온다홀로 완전한 세계를 가졌던 적이 있다는 점에서. 그 완전한 세계를 위해서 어리석은 방법으로 몸부림을 쳤다는 점에서. 그에게 중요했던 것은 그가 내세운 셔츠나 집이나 자동차가 아니라 한 점 불빛이었다는 점에서. 파멸당함으로써 우리에게 허상이 뭔지 알려줬다는 점에서(침대와 책 201)


다시 정혜윤은 아래 구절을 인용하며 이렇게 고백한다.

 

개츠비가 부두 끝에 있는 데이지의 초록색 불빛을 처음 찾아냈을 때 느꼈을 경이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는 이 푸른 잔디밭을 향해 머나먼 길을 달려왔고 그의 꿈은 너무나 가까이 있어 금방이라도 붙잡을 수 있었을 것 같았으리라. 그 꿈은 아미 도시 저쪽의 광막한 곳에 가 있다는 사실을 그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개츠비는 그 초록색 불빛을, 해마다 우리 눈앞에서 뒤쪽으로 물러가고 있는 극도의 희열을 간직한 미래를 믿었던 것이다. - <위대한 개츠비>

 

나는 왜 개츠비를 읽는가?

세상의 모든 게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행복했던 과거의 어느 시점을 떠올려주기 때문에 개츠비를 읽는다. 초록 불빛은 있어도 그 불빛에 이르는 방법을 알 수 없는 날, 개츠비를 읽는다.

모든 순간은 상처를 주고 마지막 순간은 목숨을 앗는다는 것을 알려 주기 때문에 개츠비를 읽는다.

(중략

'나는 전 생애를 통해 무엇인가를 찾아 헤맸다. 나는 이마에 새벽의 샛별을 이고 다니는 자였다.' 

이건 미국 인디언들의 문장이다.

나는 이 말을 개츠비에게도 바치고 술에 전 나에게도 바치고 한 점 불빛을 가슴에 품고 있는 탓에 끝없이 불안한 우리 모두에게 바친다개츠비는 우리에게 메아리다(침대와 책 202)



이 책 녹음을 201010월에 마치고 스무 살 적 내겐 초록색 불빛만 보였던 개츠비에게서 우리의 불안한 자화상을 본 정혜윤의 다른 책이 보고 싶어졌다. 역시 편견은 가지고 있어선 안 되는 쓰레기다. 당장 쓰레기통에 던져버려야 하는 것이 편견과 선입견이다. CBS라디오 프로듀서이자 에세이스트인 저자는 책과 사람에 대한 사랑과 우정으로 내 미래를 만들어보려고 한 것은 아무리 돌아봐도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말한다.






























침대와 책2007년 작이니 거의 일 년에 한 권씩 꾸준히 책에 대한 책을 쓰고 있는 개성 있는 독서가다. 읽어보고 싶은 책의 목록과 책에서 배울 수 있는 삶의 기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침대와 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이 책은 신선한 조합이 낳은 진심 어린 독서기다


지금 당신의 침대 옆이나 아래에 놓인 책은 어떤 책인가요?


부산점자도서관에서 녹음한 독서에세이가 한 권 더 있는데, 이유경의 독서공감, 사람을 읽다이다. 저자는 소설읽기를 즐기며 알라딘에서 쓰는 닉네임은 다락방이다. 정혜윤과는 다른 통통 튀는 개성이 있어 즐겁게 녹음했다. 저자의 성격과 어조에 맞게 발랄하고 좀 높은 톤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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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2-19 14:4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제 침대옆엔 지금 주경철님의 마녀 가 있어요 ㅎㅎ 다락방님 책 녹음하셨군요. 프레이야님의 발랄하고 높은 톤 저도 듣고싶네요 ~ 개츠비에 대한 글 좋아요 *^^*

프레이야 2021-12-19 15:09   좋아요 4 | URL
톤을 가라앉혀 읽는 것보다 에너지 세 배 들어요.ㅎㅎ
락방님의 발랄한 문투를 최대한 살리려고 톤도 올리고 가볍게 말하듯 ^^
미니 님 침대와 주경철의 ‘마녀‘ 우잉 어쩐지 제목만으로 어울리는 듯요.
그 책 읽어보진 않았지만요.

책읽는나무 2021-12-19 15: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통통 튀는 목소리라면? 어떤 느낌일까요?ㅋㅋㅋ
<침대와 책>도 어떤 책에서 소개된 걸 본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21-12-19 15:11   좋아요 5 | URL
정혜윤 독서에세이들 좋아요. 사람도 매력적이고 글도 매력적이고요.
통통 튀려고 바등거렸지만 잘 되었는지는 몰라요 ㅎㅎ
최대한 가벼운 어조로 읽었어요. 친구에게 말하듯...

얄라알라 2021-12-19 16: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만난지 수년 된 친구가, 점자도서관 낭독녹음 봉사자라 해서
저도 언젠가는 알아보고 해야겠다 싶었는데^^

프레이야님 음성 직접 들어보진 않았지만
책날개 속 아름다운 분과 어울리는 목소리를 상상 속에서 분명히 듣습니다^^

프레이야 2021-12-19 17:23   좋아요 4 | URL
하세요 님 적극 권유합니다. 목소리 나눔 할 수 있을 때 하시길요. 좋아하는 책도 읽으면서 일석삼조예요. 목소리는 어느 정도는 훈련과 단련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은 다르게 할 수 있어요. 소설의 경우 대사는 당연히 그래야 하고 에세이나 시집은 또 그 어조와 분위기를 반영하는 쪽으로요. 성우는 아니지만 듣는 이가 편안하게 받아들일 정도면 되니 시작하시길요^^

scott 2021-12-19 16: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오디오 음성 들으려면 부산 시립 도서관증 만들어야 할것 같습니다 ^ㅅ^

프레이야 2021-12-19 18:12   좋아요 4 | URL
아니어요 ㅎㅎ 부산시립도서관이랑은 다른 곳입니다. 부산점자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에게 전국적으로 배포하는 것이구요. 여기가 제일 많은 음성도서를 제작 배포하는데 비장애인에게나 상업적으로는 유통하지 않고요. 그래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ㅎㅎ 시각장애인용 전자도서도 이곳에서 먼저 만들어 배포합니다.

희선 2021-12-20 0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 님 바다와 가까운 곳에 사시는군요 부산에 살아도 바다와 먼 곳에 사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러고 보니 제가 사는 곳도 바다가 있지만, 바다를 보려면 30분 넘게 걸어가야 해요 바다라고 해도 그렇게 멋지지는 않네요 거기보다 좀 먼 곳으로 가야 멋진 바다를 볼 듯합니다

통통튀는 프레이야 님 목소리는 어떨지... 그걸 녹음하는 시간 즐거우셨겠습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1-12-20 08:25   좋아요 2 | URL
이곳도 여러군데 바다가 있는데 각각 분위기가 달라요. 저는 소박한 포구도 좋아해요 특히 비 오는 포구. 새만금 지나 선유도를 간 적이 있어요. 나오면서 서대구이를 먹었는데 아주 맛나게 먹었던 기억이 나요 ㅎㅎ 저는 물 가까이해야 좋대요. 그래서 그런 건 아닌데 물이 끌려요.

책 전체를 통통 튀게 읽다간 에너지 금방 아웃되어요 ㅎㅎ 문장의 리듬에 따라 어느 곳에선 특히 그랬네요. 락방님 특유의 유머가 깃든 문장에서. 녹음하는 동안 목소리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고 목관리도 잘해야하는데 전 편도선염이 자주 오는 편이라 늘 조심스러워요.

키라키라 2021-12-20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한나눔으로 빛나는 삶을 살고 계시네요 프레이야님은 뭔가모를 따뜻함이 많은 분이실 것 같습니다^^ 불꽃을 보고서 캐츠비의 초록불빛을 떠오르게 하고 더 너머의 생각에도 이르게 하는걸 보면 문학의 힘이 이런건가 생각되네요. 저도 책을 벗삼아 남은 인생 함께 가보려 합니다. 작은 시작 느린 걸음이지만 책이 친구가 되면 어떤 일이 나에게 일어나게될까 기대가 됩니다^^

프레이야 2021-12-20 17:38   좋아요 1 | URL
키라키라 님 반갑습니다.^^
책은 정말이지 좋은 친구에요. 누구에게나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주변에 보면 다른 걸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는 북피플공동체 입주자라 그런 면으로 통하는 것 같아요. 자주 이야기 나누어요^^ 느리게 꾸준히 오래오래 가자구요. 많은 게 바뀔지도 몰라요. 낭독녹음 봉사는 제가 얻는 게 많은 일이고 목소리랑 눈이랑 더 늙기 전에 부지런히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좀 주춤했는데 어여 활발해지길 바라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건수하 2021-12-21 1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침대와 책>이 참 좋았는데, 절판되어 아쉬워요. 그런데 다시 읽으니 예전과는 많이 달라서, 그 시절의 저에게 좋은 책이었구나 싶었답니다.
프레이야님 목소리는 어떨까요.. 상상만 해 봅니다 ^^

프레이야 2021-12-22 08:14   좋아요 1 | URL
그죠 책도 독서도 인연이 있는 것 같아요 시절인연이랄지. 참신한 책이었고 이후로도 독서에세이 쪽으로 꽤 좋은 느낌이었어요. 에세이 폭이 다양해지고 있더군요 최신작 보니.
제 목소린 아휴 상상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