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일리치의 죽음 창비세계문학 7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강은 옮김 / 창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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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라는 직업을 갖고 남부럽지 않게 소위 ‘성공한 인생‘을 살던 이반 일리치가 성공의 정점에서 갑자기 원인 모를 병에 죽어갑니다. 서서히 죽어가는 이반 일리치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고통스럽게 되묻습니다.



이렇게 핵심 줄거리는 참 간단합니다.



책이 참 얇네. 가볍게 빨리 읽을 수 있겠다.

라고 생각했지만 결코 쉽게 읽히지 않았던 책입니다.



요즘처럼 책이 가깝게 느껴지지 않았다면 첫 페이지를 읽다가 덮어버렸을 거예요. 일단 등장인물의 이름부터가 너무 길고 낯설고, 시대 배경조차 익숙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진중하게 차분히 읽어보니 정말 깊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요즘 저도 ‘나의 삶‘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반일리치의 죽음은 그 생각을 더욱 넓고 깊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개인적인 요약



품위, 가벼움, 유쾌함을 추구하다가 어느 순간 진심이 없어진 삶.

그러한 삶 속 인간관계가 얼마나 부질없는지 낱낱이 보여주는 짧은 이야기

왜 내 주변은 이렇게 거짓으로 가득했던 것일까?


이반 일리치가 결혼하게 된 것은 두 가지 사항을 고려해서였다.

우선 쁘라스꼬비야 표도로브나와 같은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게 되어

자만심이 채워졌고, 동시에 고위층 사람들이 옳다고 하는 일을 행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p31

훌륭한 귀족 가문의 아가씨에게 청혼했던 이유가 참 아쉽습니다. 그런데 이반 일리치를 나무랄 수가 없었습니다. 제 삶 속에서도 이렇게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서 선택했던 큰 사건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뭔가.

나의 진심은 무엇인가.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잘 가는 길인가.



많은 질문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이반 일리치는 항상 품위 있게 사교계에서 인정받으며 사는 것이 삶의 아주 중요한 일부라고 생각하고 (중략)



이반 일리치가 보기에 아내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삶의 유쾌함과 품격을 ‘제멋대로‘ 파괴하기 시작했다. 이렇다 할 아무런 근거도 없이 질투하는가 하면, 자기에게만 신경을 써달라고 매달리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면서 거칠고 불유쾌한 장면을 연출하곤 했다. (중략)



그는 인생의 문제를 심각하지 않고 가볍고 적당하게 대하는 것으로써 이런 불유쾌한 상황을 벗어나려고 했다. 그는 아내의 기분이나 감정 상태는 무시하고 전과 다름없이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했다.

p32


시작부터가 잘못되었구나 싶었습니다. 아니, 시작을 잘못했더라도 충분히 고쳐낼 수 있었는데 이반 일리치는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결혼을 표면적인 상황을 중요시하여 선택했더라도 부부로 살아가는 그 순간순간, 서로를 알아봐 주고 서로에게 의지하고 진심으로 배려하고 맞춰갔다면 죽는 순간 그렇게 허망하지는 않았을 텐데 싶었습니다.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아내를 포함한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너무하다. 죽어가는 사람에게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고, 거짓말로 괜찮다는 말만 반복하다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다시 읽어보고 생각해 보니, 이반 일리치가 조금만 주변을 ‘진심‘으로 돌아봐주었다면. 그렇게 주변이 ‘거짓‘과 ‘기망‘으로만 가득 차게 보이지 않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성공 가도를 달리기 이전에 가족들과 충분히 돈독한 관계를 쌓을 수 있었을 그 시절에. 일과 명예, 그리고 자신의 만족과 성공에만 집중을 했던 모습이 결국 미래의 아픔을 예견했구나 싶습니다.

우린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

그는 언제나 자신을 남과 전혀 다른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해왔다. 분명 카이사르는 인간이었고 따라서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 이반일리치, 나에게는 전혀 다른 문제나. 내가 죽을 수 있다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건 너무도 끔찍한 일이다. (중략)

p73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했던가. 싶었습니다.

내 삶이 영원할 것처럼 살아오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이반 일리치는 소리 내어 울고 싶었고 그런 자신을 누군가 다정하게 어루만지며 같이 울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법원 동료인 셰베끄 판사가 찾아오자 울며 동정을 구하는 대신 이반 일리치는 심각하고 엄하게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타성적으로 대법원 판결의 의미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표하고는 거듭 자신의 견해를 고집했다. 그 주변의, 그리고 그 자신의 이런 거짓말이 이반 일리치의 생의 마지막 순간들을 해치는 가장 무서운 독이었다.

p85

내 안에, 우리 안에, 이반 일리치가 살아 있지 않을까요.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입니다. 그래서 더 안타까웠습니다.



세상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었지만 결국 죽음 앞에서는 삶을 다시 돌아보고 후회하고 눈물짓는, 하지만 결국은 용서하고 떠나는 모습..



‘품위‘가 무엇일까요. 자신의 표면적인 모습을 지키며 살아가다 보니 어느 순간 속이 텅 비어버린 듯합니다. 그렇게 살다 보니 마지막에 모든 것이 ‘거짓‘으로 보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반일리치의 죽음을 읽으면서 얼마 전 보았던 ‘꾸뻬씨의 행복여행‘이라는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잘 가는 길인 건가.


혹은 진심 없는 위로와 진심 없는 동정. 진심 아닌 칭찬... 이런 것들이 무슨 소용인가.



거짓된 위로와 동정, 주변의 시선에 따라 만들어진 목표, 하얀 거짓말.. 이것이 과연 죽음에 이르렀을 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올까.


너무나 짧은 책이지만 결코 짧지 않습니다.


많은 철학적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물며 머릿속을 맴돕니다.


삶과 죽음. 그 속의 나.

오늘 하루 어떠한 선택을 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주변을 돌아보게 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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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5-15 15: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찌보면 대단할것 없는 줄거리인데 가볍게 지나치기
어려운 지점들이 많아서 저도
짧지않다 느꼈어요. 톨스토이는
그런면에서 위대한 작가겠죠^^*

가필드 2022-05-15 16:57   좋아요 3 | URL
동감입니다 ^^미미님 무엇보다 감정의 디테일을 잘 표현하시는 부분에서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

mini74 2022-05-16 1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다른가 했더니 출판사가 다르군요. 인생도 그런거같아요 별거 아닌거 같지만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깊고 외롭고 혼자 떠나야 하고 ㅠㅠㅠ
 
에릭 클랩튼 - 음악으로 굴곡진 삶을 관통한 뮤지션의 자서전 마음산책 뮤지션 시리즈 1
에릭 클랩튼 지음, 장호연 옮김, 윤병주 감수 / 마음산책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기타의 신‘ Eric Clapton 의 이야기입니다.

보통 Eric Clapton 은 몰라도 Tears in Heaven 은 아시는 분들은 굉장히 많더라구요.


번역하자면 ‘천국의 눈물’이란 이곡은 아들 Eric Clapton 의 아들 Conor Clapton 아파트에서 추락사했는데...

그렇게 안타깝게 고인이 된 아들을 그리며하며 만들게 된 곡입니다.

굉장히 유명한 곡이며, 팝스잉글리쉬라든가 여러 교재에서도 사용되는 곡입니다.


블루스 기타리스트로 명성 있는 에릭 클랩튼은 페티 보이드 해리슨(Patti Boyd Harrison)을 사랑했지만 자신의 친구 조지 해리슨에게 빼앗기고 가슴 아픈 노래 라일라(Layla)와 나중에 페티와 함께 하며 썼던 “wonderful tonight “도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https://youtu.be/JxPj3GAYYZ0

책 리뷰


뒤늦게 알게 된 출생의 비밀

외부와의 단절

마약중독자,

알코올 중독자

친구 아내- 그 유명한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의 아내(패티 보이드)-와의 금지된 사랑뿐 아니라 수많은

여자와의 만남과 헤어짐, 첫 아이의 추락사,그리고 54세에야 만나게 된 순수한 사랑과 결혼으로

이어지는 그의 살아온 이야기 자체가 하나의 소설이자 영화인 에릭 클랩튼의 자서전.

세세한 기억력과 꾸준한 기록에 의한 디테일한 내용도 놀랍고

끝없이 떨어지는 나락의 길 조차도 서슴지않고 과감하게 표현하여

자기 자신의 본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이 시대가 낳은 최고의 기타리스트이자 뮤지션인

에릭 클랩튼.



글솜씨를 떠나서 이 자서전은 대단히 솔직하고 겸손하다고 생각했어요.모든 장에 걸쳐서 에릭 클랩튼은 자신의 병적인 심리 상태와 중독증, 그리고 복잡한 여자관계 등 치부가 될 수 있는 일들을 소상히 밝히고 있어요.

에릭 클랩튼이 마약을 시작하는 시기부터 알콜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시기까지 자서전 내용은 마약 - 술 - 여자 - 공연 - 마약 - 술 - 여자 - 공연 이야기로 이어지고 있어요.그렇지만 그런 사실들을 회피하지 않고 담담하게 알려줍니다.



글 전체적으로 드라마틱한 효과를 위한 전개 구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그의 삶에 있던 갈등이 정리되는 데요.

그래서 이 자서전의 내용을 토대로 영화를 만든다면 천재 수학자에 대한 영화인 <뷰티풀 마인드>와 같은 영화가 만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아마 에릭 클랩튼의 삶 자체가 그러한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일 까 생각도 해봤습니다.

마약, 술, 그리고 복잡한 여자관계(특히 패티 보이드와의 관계)로 인해 끊임없이 고통 받아야 했던 그는 결국 그것들을 극복해내요.

특히 마지막까지 그를 괴롭혔던 문제가 바로 여자관계였는데요. 이는 단순히 연애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어요.여자와의 관계 문제의 근원에는 바로 어머니(패트리샤)가 있었어요. 원래 에릭 클랩튼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부모로 알고 자라왔다고 합니다. 알고보니 그는 할머니의 딸(즉 친어머니)의 사생아였어요.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난 어머니와의 관계도 그리 좋지 못했죠. 아마 에릭 클랩튼의 우울질적인 기질은 그의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애초에 자신의 삶이 사생아로 시작된 삶이었다는 자기 인식은 그로 하여금 정상적인 애정관계를 맺는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현재를 제외하곤 삶 전체를 통틀어서 그는 정착하지 못하게되고 . 친구의 아내를 조지 해리슨의(비틀즈멤버) 아내 페티 보이드)뺏어가면서까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였지만 그 결혼조차도 결코 행복하지 않았어요.



그랬던 에릭 클랩튼이 오히려 아들(코너)의 죽음 이후 정상적인 삶의 궤도로 나아가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마약과 알콜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되면서 그의 삶은 평온하게 진행중인데요 . 두번째 처 멜리아와 결혼하게 되고 네명의 딸을 낳아요. 그렇게 방랑벽이 심하고 중독의 삶을 극복하며 가족들을 아끼는 무지션이면서 가장으로 돌아오게 되죠.



상투적인 말이지만, 에릭 클랩튼은 위대한 뮤지션이기 이전에 한 명의 나약한 인간이었죠.하지만 그가 자신의 나약함과 참 모습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이 글에서 그는 비로소 위대한 뮤지션으로 우뚝히 설수 있었어요.

에릭 클랩튼을 좋아하는 이유가 음악에 대한 진정성과 무엇보다도 굴곡지고 상처가 많은 그의 삶을 그대로 음악의 영혼으로 승화시켜 , 아름답게 자신의 정체성으로 만들어낸 그가 빛나보였던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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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5-07 08: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노래 들을때마다 눈물났던 ㅠㅠ 원가족과의 문제도 있었군요 ㅠㅠ

가필드 2022-05-07 11: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니님 감성이 풍부하십니다 그래서였나봐여
원작자의 감성을 전달하는 호소력이 감성을 울리는 듯 합니다 안타까운 가족사 읽고 보니 깊은 음악의 울림으로 다가오더라구여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 행복한 시간 되세요 ☺️

scott 2022-05-09 15: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타의 신 에릭 클랩튼 좋아 합니다!

저 학부때 강사님이 이분 광팬이여서
콘서트 따라 간적도 ㅎㅎㅎ

음악 하는 분들 사생활은 복잡 한 것 같습니다

에릭 연주 라이브는 잊지 못한 쵝오의 귀!호강 ^^
 

‘내 나이’는 ‘나’라는 사람을 얼마나 설명해 줄까? 인간의 평균 수명은 1800년대에 30~35세였는데, 1900년대에는 45~50세가 되었고, 현재는 1년에 세 달꼴로 수명이 연장되고 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 그저 살날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삶과 맺는 관계가 근본적으로 바뀐다. 학업, 직업, 가족, 사랑에 관한 가치관이 이미 이전 세대와 상당히 달라지지 않았는가. 서류상의 나이가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는 데 부족함이 커질수록 우리는 앞으로의 날들을 어떻게 살아갈지 자신의 길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사람이 왜 저래?”라는 누군가의 흉을 들어본 적이 있지 않은가. 한때 나이는 한계, 제약의 다른 이름이었고 나잇값을 못 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하면 안 되는 일, 포기해야 하는 일’의 리스트는 길어지기만 했다. 이러한 통념에 대해, 이 책은 ‘나이듦’에 관한 새로운 사유를 전하며 “포기를 포기하라”고 과감하게 말한다. 아직도 삶이 한창인데 왜 정리하고 양보하고 포기하면서 살아야 할까? 자리, 욕망, 사랑, 죽음 등의 주제에 대해 저자가 던지는 10가지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보자. 오래 살고 싶은가, 치열하게 살고 싶은가? 존재의 피로와 황혼의 우울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 인생을 계속 뜨겁게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기대와 설렘의 시간으로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50세가 되면 인생이

정말로 짧아지기 시작한다.

생이 짧으면

치열하게 살 이유가 생긴다.

50세를 넘으면 이런저런

욕구가 샘솟아 마음이 급해진다.

언제 병이나 사고로

세상을 떠날지 모르니 더욱 그렇다.



르네 데카르트는

˝지금의 나는 다음 순간에도 자신이

이러할 것이라고 보장하지 못한다˝ 고 했다.



의학이 발전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은

17세기보다 결코 덜 비극적이지 않으며

매일매일의 덧없음을 상쇄해주지 않는다.

의학에서는 사람이 45세가 넘으면

관자놀이에 총구를 겨누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발사를 늦추느냐 방아쇠를 당기느냐는

그 사람에게 달렸다.

행복한 노년의 비결은 오히려

정반대의 태도에 있을 수도 있다.



좋아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늦게까지 하라.



어떠한 향락이나 호기심도

포기하지 말고 불가능에 도전하라.



생의 마지막 날까지

사랑하고, 일하고, 여행하고,

세상과 타인들에게 마음을 열어두어라.



‘넌 하나도 안 변했다˝라는 말은 조심스럽운 확인 요청이다. 30대가 됐든 60대가 됐든 우리는 상대가 듣기 좋은 말을 해주기를, 우리가 표준시간에서 잘 버티고 있다고 확인해주기를 원한다. 오랜만에 옛 친구를 만나면, 목격자가 유리창 너머로 범인 얼굴을 확인 할때처럼 안면 인식 프로세서가 작동한다. 뇌는 재빠르게 계산을 수행하면서 상대의 이목구비를 뜯어보고 기억을 되살려냈다.-61



60세가 넘으면 근본적인 질문이 떠오른다.

무엇이 우리를 살게 하는가?

무엇이 아침마다ㅡ우리를 침데에서 일으켜 세상사에 다시 매진하게 하는가?

20세 때는 있는 힘껏 미래를 열고 싶다.

뭔가 놀랍고 대단한 일을 해내고 싶다.

이때는 기계적인 삶이 혐오스럽고 어떻게든 몰두 할수 있는 일에 열광하고 싶다.-72





스쳐 지나가는 시간, 희마한 기쁨조차도 어찌나 다채롭고 충부한지 똑같은 시간,똑같은 기쁨은 결코 없다.하루동안의 시간에도 오만가지 가능성이 꿈틀거린다.광맥에 묻혀있는 다이아몬드를 캐내듯, 그 가능성을 다시 발굴해야 하는 것이다.

운명이 빈약할수록 픽션은 건실해진다.픽션이 한없이 작은 것을 파고들 때, 보일듯 말 듯한 뉘앙스를 잡아낼때, 지나칠수도 있는 것을 비극의 반열에 올려 놓을때는 실로 그렇다. 성장이란 모든 것에서 찬란함을 재발견하는 것이다.썰물의 나날에도 미세한 격량은 일어난다.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서사 구조는 있다. 그게 바로 소설적인 것이다. 픽션은 이야기라는 복된 짐을진 욕망에서 나온다.-73~74



‘하루하루를 삶의 완성처럼 살아라‘라는 말은 그만큼 현명하게 살라는 뜻이지만, 최대한 즐기면서 살라는 뜻이기도 하다. 세상은 처음 보듯 바라보고 처음 사는 듯 살아야 한다.마지막으로 보듯 보고 마지막으로 사는 듯 살아야 한다. 일단은 세살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새로워져야 한다.그리고 생을 언제라도 빼앗길수 있는 재화처럼 여기고 지금 당장 누려야 한다.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섬광 같은 순간, 시간의 지속으로 부터 훔쳐낸 순간이다.

어느 나이에나 ‘잘 사는 법‘에는 상호 보완적인 두 제안이 있다. 카르페디엠은 날과 시간과 기회를 붙잡는 기술이다, 또 다른 제안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장기적인 계획을 품는 것이다. 매 순간이 결정적이고, 매 순간은 지나가는 과정이다.그렇지만 매일 아침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즐겁게 살 수가 없다. 기쁨, 사랑,우정은 공동의 미래를 열어준다는 가치가 있을 뿐이다.-106



철학은 삶을 배우는 것, 특히 유한의 지평에서 다시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하루는 호기로운 아침, 눈부신 정오, 차분한 석양까지, 사랑의 한 평생과 닮았다. 또한 인생은 봄과 뜨거운 여름, 가을과 겨울이라는 한 해와도 구조가 같다. 그래도 우리는 내일도 깨어날테고 내년에도 인사를 나눌 것이다.-107



‘황혼은 완성의 시기인가, 또 다른 사춘기인가?˝



어느새 4월도 말일로 가까와 지고 있고, 세계적인 지성이 전하는 나이듦의 새로운 태도‘ 아직 오지 않는 날들을 위하여‘를 읽었다.



책을 읽다 보니 언젠가 어느 한 쇼핑몰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마주했던 한 장면이 떠올랐다.



70대 어르신들의 동창 모임이 있으셨으리라 짐작되는 데

문 앞에서 할머님 두 분의 담소를 나누시다가 친구분으로 보이는 또 다른 할머님이 계단을 올라오시자 반갑게 맞으시며 ‘어머 ~넌 하나도 안 변했했다아~‘한다.속으로 정말 ? 주름진 얼굴에 굽은 허리의 진짜 할머님인데?!...‘

하면서도 깔깔거리시며 소녀 같은 어르신들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다.



아직 50대인 난, 어느땐 오늘이 마지막인것처럼

또 어느 땐 카르페디엠을 외치며 나름 여기까지 살아왔다.

기계처럼 일하는 것이 싫었고 뭔가 몰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죽어라 애써왔는데 요즘 들어 그렇게 안달복달하며 살았던 시간이 그런 내가

딱해지곤 한다.



나조차도 이제 몇년 후면 할머니가 되리라.

죽음이 두렵지 않다면 저깆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보다 앞서 나이가 들어가며 가장 걱정이 되었던 건 아마도 건강과

가정경제였던것이리라.

미리 걱정하고 나이듦을 두려워 하는 나에게

노작가는 새으이 마지막 날까지 ‘사랑하고 일하고 춤추라!‘충고한다.



원래부터 우리는 잠시 스치는 존재,

우리를 초월하는 전체의 한 파편이었다.

그동안 잘 버텨왔고 아직도 세상의 호의를 느낄수 있음을 기뻐하자.

행복한 인생이었든 고통스러운 인생이었든,

어느덧 땅 거미가 내려 앉으니 우리에게 주어진 행운의 크기가 가늠된다.

우리는 상처 받았지만 충만함을 얻었다.

이루어지지 않은 기도가 참 많다. 그렇지만 우리가 올리지 않았던 기도가

100배로 성취되기도 했다.

우리는 악몽을 관통했고 보물을 받았다.

삶은 참 잔인하거나 지독할수도 있고 충성 할 수도 있었다.

매일 아침, 받은 바에 감사하면서 입 밖으로 소리내어 ‘고맙습니다‘라고

말하자.

당연리 받았어야 했던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 터무니 없는 은총이 감사하다.-304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면서 참고 있는 눈물이 터져나온다.ㅜㅜ

‘이루어지지 않은 기도가 참 많았지만 돌아보면 울리지 않았던 기도가 100배로 성취되었고 ‘

그럼에도 하나님이 주신 가장 은혜로운 보물인 사랑으로 모든 것을 감싸주는 지혜를 주시고 나날히 충만해지게 해주기에....



‘하루하루를 삶의 완성 처럼 살아라‘

오늘 하루도 감사로 하루를 시작해본다.



요컨대, 흔들림 없이 자기 힘을 시험하라.



하루하루가 완전한 인간 극장이다.

하루는 삶을 잘라내 보여주는 상징체계다.

눈부신 새벽, 의기양양한 정오, 수고로운 오후, 차분한 황혼을 보라.

잠에서 깨어나는 것은 일상의 죽음에서 벗어나는 작은 부활이다.

우리는 매일 죽고 다시 태어난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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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28 22: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50을 바라보는데, 제가 아이였던 시절의 50대와 지금의 50대는 외향적으로 참 많이 달라졌지만 늙음의 불안함은 비슷하지 않을까싶어요. 신체 나이와 마음의 나이가 달라서 저는 가끔 우울해지는 거 같아요 ㅎㅎ가필드님 글 많이 와닿습니다. 사랑하고 일하고 춤춰라. 그리고 매일 죽고 다시 태어난다. 감사하는 마음 등 좋은 문장 공감되는 문장이 많아요 ㅠ 가필드님 좋은 글 고맙습니다 ~위로가 됩니다 *^^*

가필드 2022-04-30 00:24   좋아요 2 | URL
미니님 어느것에나 외관보다 중심이 중요하다는 것인 말씀 동감입니다 점점 한살 먹어가면서 느끼는건
건강한 나이듦은 잘 비우고 잘 채우기가 아닌가 생각 되었던거 같아요 저자의 글들이 많이 와닿아던거 같아요 ^^ 공감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책읽는나무 2022-04-28 22: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저는 동네 언니랑 산책하면서 얘길 나누다가 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50을 바라보고 있지만, 훗날 60대 80대가 되었을 때의 내가, 지금 내가 아무것도 안하고 한심하게 지내고 있는 나를 바라본다면...˝정신 차려 ㅇㅇ야!!˝라고 호통을 칠 것 같다고 그 언니가 그러시더군요.
지금 니 나이가 제일 빛날 나이라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라고..말해 주고 싶다더군요.
듣고 보니 맞는 말 같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가필드님의 글들도 와닿습니다.
나이대에 맞는 행동들도 있을 것이며, 마음가짐도 있을진대...그런 것을 일깨워주십니다^^

가필드 2022-04-30 00:27   좋아요 3 | URL
나무님 언니의 말씀 일침이네요 저도
나이탓만 할게 아니라 내일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한순간이라도 젊다고 생각하고 깨어있고 하고 싶은거는 마음껏 도전해 봐야겠어요 긴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려요 저도 위안이 되네요 ^^

scott 2022-05-02 2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매일 죽고 다시 태어난다✏
밑줄 쫘악
낼 출근하기 싫어도
어린이날까지 꾸욱
참귀🤗
 

디 팝 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가수이자 기타리스트인 미셸 자우너의 작품이다. 뉴욕타임스 29주이상 베스트셀러/2021 뉴욕타임스, 타임, 아마존, 굿리즈 올해의 책/버락 오바마 추천도서에다가,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로 상당기간 순위를 차지했던 너무 유명한 책이다.

자우너는 음악과 처음 사랑에 빠진 풋풋한 시절을 생생하게 기록한다. 수많은 젊은 예술가가 겪는 시련, 이를테면 부모의 극심한 반대, 생활고, 기약 없는 미래로 불안에 떨던 경험도 솔직하게 들려준다. 미국이란 나라에서 아시아계 혼혈인 여성으로서의 삶의 이야기도 잘 녹아져 있다.

"내 배에 종양이 있대."

화창한 5월, 세상은 쉬지 않고 돌아가는데, 나는 할 말을 잃은 채 길에 멍하니 서서 내가 사랑한 누군가를 이미 죽게 만든 그 병으로 엄마가 당장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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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돌아가신 뒤로 H마트에만 가면 우는 여자.

늘 사 먹던 김이 어디 거였냐고 이젠 물어볼 사람도 없다.

백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저자 미셀은 철저히 한국인 문화와 식성에 맞게 키워졌다.

아시아 식재료를 파는 H마트에서 사 온 재료로 된장찌개, 김치찌개, 미역국, 각종 나물 등으로 밥상을 차렸던 엄마.

미국에서 자랐지만 입맛은 토종 한국인 못지않았던 미셀은 사춘기를 겪으며 자신을 이방인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로 인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미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것 같은 혼혈인으로 살아가며 겪어야 했던 정체성의 혼란은 미셀을 가족으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만드는데...

엄마가 자신의 곁을 떠나고 나서야 자신에 대한 엄마의 진정한 사랑과 추억을 되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한인 마트에서 잃어버린 한국인의 조각을 찾는 한 여성.

한국계 미국인인 미셀 자우너의 뭉클한 성장기를 담은 에세이.

H마트에서 울다』 이다.

음식은 엄마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철철이 제철 음식을 해먹고, 꼬박꼬박 명절 음식을 챙겨 먹었으며 생일날에는 미역국을 끓여먹었다.

한국만큼 구하기 쉽지 않은 식재료일 텐데 엄마는 딸의 입맛에 맞게 매번 밥상을 차렸다.

엄마는 식성뿐만 아니라 생활방식, 문화도 한국식이었는데, 아이가 다치면 "하지 말라고, 엄마가 대체 몇 번이나 말했어?" , "네 엄마가 죽었냐, 울긴 왜 울어"등 여느 미국 가정의 모습과 달리 무자비하고 때로는 냉정해 보일 정도로 딸을 다그쳐 딸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기도 한다. 미국에 살면서 오로지 한국의 문화를 고집했던 엄마와 미국인처럼 살고자 했던 딸의 문화적 차이는 결국 모녀간의 갈등을 키우는 계기가 되고 만다.

엄마의 급작스러운 암 투병으로 엄마를 간병하면서 엄마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미셀은 엄마가 자신을 얼마나 끔찍이 여겼는지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음식을 제대로 넘기는 못하는 엄마를 위해 이제 미셀이 한국을 떠올리게 할 음식을 직접 만들기 시작한다.

'엄마가 나에게 해줬던 것처럼 이제 내가 엄마의 기운을 북돋고, 몸에 충분히 영양을 공급하고, 회복에 필요한 힘을 되찾아줄 음식을 만들어야겠다.'

저자의 미국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문예지 『뉴요커』에 실려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결국 책으로까지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다수의 독자에게 가닿았던 것은, 그의 이야기가 상실과 애도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었기 때문 아닐까. 미셸은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스러운 투병 과정을 지켜보고 결국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영영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경험에서 받은 깊은 상처를, 그 쓰라린 상실감을 음식에 대한 추억을 매개로 성숙하게 수용해나가는 모습을 자신의 글로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그와 동시에 어머니의 고독을 이해하려 애쓰고, 결함투성이인 아버지를 연민하고, 어머니를 잃은 아픔을 공유하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들어나가는 과정도 보여준다. 그리고 가장 막막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에 든든하게 곁을 지키면서 위로를 해준, 지금은 남편이 된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통해진실한 사랑을 깨달아간다.살아가면서 물리적·심리적 장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그런 소소한 일상은 영화에서 묘사한 한인 이민 가족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아 공감했고 위로도 받았다. 하지만 시종일관원대한 자기 증명의 꿈에 사로잡힌 아버지의 도전과 좌절과 성장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서사 속에서, 어머니가 꿈꾸던 행복한 삶과 소망, 어머니가 맛보았을 좌절과 고통에 대한 이야기는 간간이 스치듯 그려지기만 해서 못내 아쉬웠다. 게다가 할머니와의 관계를 통해 내적으로 성장하는 극 중 아들과 달리 딸은 그 존재감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도 계속 마음에 남았다. 언젠가 자기만의 목소리를 갖게 된 딸의 시선으로 어머니의 삶을 돌이켜본 이민자 이야기도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적처럼 이 책의 번역 의뢰가 들어왔다. 예술가가 된 딸의 시선으로 1세대 이민자인 어머니의 삶을 되짚는 이야기가.

자우너의 가족은 중산층이라 경제적으로 크게 어렵지 않았고, 전업주부였던 어머니는 한 해 걸러 한 번씩 딸을 데리고 한국에 갔다. 자우너는 한인 교회의 한글학교에서 한글을 읽고 쓰는 법을 배웠고, 잦은 한국 방문과 한국 친척들과의 친밀한 교류 덕에 어머니 나라의 문화도 풍부하게 경험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를 딴 세상 사람처럼 느낀다.

예술가라는 겹겹의 소수자로 살아가면서 맞닥뜨린 또다른 종류의 좌절과 혼란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묻는다. 너는 누구냐고, 너 같은 아시아계 여자 가수는 이미 있는데 너는대체 무얼 보여줄 거냐고. 하지만 영민하게도 그는 곧 자명한대답을 야무지게 찾아낸다. 자신은 자유롭게 개성을 추구하며살아가는 미국인인 동시에 갈비와 김치를 좋아하고 치킨을 먹을 땐 반드시 무피클로 입가심하고 펄 시스터즈의 ' 커피 한잔'을 들으면서 애수에 잠기는 한국인이기도 하다고, 이렇게 자우너는 자신에게 다가온 장벽을 하나하나 당당히 극복해내면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점점 더 단단하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변해간다.

이러나저러나 이 책에서 가장 감동적으로 와닿은 부분은,

시종일관 어머니의 투병과 때 이른 죽음이라는 무거운 상실의 시간을 견디면서도 음식을 만들고 나누고 추억하면서 부지런히 자기 치유와 타인과의 연결과 소통을 도모하고 자기정체성을 찾아나가는 저자의 건강한 삶의 태도였다.

살아가면서 아무리 막막한 순간이 오더라도 어디엔가는 반드시 당장의 숨구멍을 만들어낼 여지가 있고, 하루하루 그런 반짝이는구멍들을 찾아내는 일이야말로 우리의 의무라고 그가 말하는 자란 나라의 문화와 성장 배경이 어머니의 가치관과 습관, 두려움과 소망을 만들어냈다는 사실도 이해하게 된다.

그렇다고 어머니를 단순히 이민자라는 정체성 안에만 가둬 바라보지 않는다. 자우너는 누군가의 아내와 엄마로 가족들을 보살피는 역할을 평생의 소명으로 삼아 충실하게 살아온 어머니의 삶을 오만하게 폄하한 자신의 짧은 생각을 반성한다. 어머니의 삶 또한 책이나 음악을 만들거나 일터에 나서서 돈을 벌어오는 삶 못지않게 가치 있는 삶으로 존중하게 된다.

또한 저자는 타인의 입맛을 잘 기억해뒀다가 그 사람이 좋아할 만한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짬뽕과바삭바삭한 전을 좋아하고, 홈쇼핑에서 구입한 물건으로 한껏멋부리고 동네 미술 수업을 들으러 다니며 미숙하게나마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자기 이름을 새기고 싶어하는 아마추어 예술가이기도 하다. 누구누구의 엄마로만 존재하는 게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소망을 가지고 고민하며 성장해나가는사람이기도 한 것이다.

백인 중심의 미국 사회에서 아시안 혼혈인으로 살아가야 했던 미셀은 많은 방황도 하지만 지금은 '리틀 빅 리그'라는 밴드를 결성해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음악에 담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H마트에서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떠올리며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도 잃지 않으려 한다.

저자의 노래를 감상해보시려면

https://youtu.be/xFKH42R8wak


https://youtu.be/xFKH42R8w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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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턴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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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이야기들은 정교한 세공 솜씨를

https://youtu.be/tTGEo3scnq8

보여 주면서도 이렇다할 엔딩도 확실한 결론도 없는 듯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잔잔하고 일상적이라고 여겨질수도 있다.

하지만 '녹턴'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이런 밋밋함에 있다. 문장의 질감은 거의 두드러지지 않고, 구성은 의도적으로 단순하며, 다섯 개의 이야기 속에서 화자들의 목소리는 복제된 것처럼 비슷하다.

이런 밋밋함을 수놓는 '반복'이야말로 작가의 전략으로, 일단 이러한 되풀이가 의도적인 것임을 간파하고 나면 독자는 그 반복의 구조가 몹시 복잡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https://youtu.be/tTGEo3scnq8


흐릿하고 밋밋하며 지지부진하고 지리멸렬하게 반복되는 가운데 가끔 눈부신 햇빛이 비치거나 환한 별빛이 쏟아져 내리거나 할 뿐인 삶을, 동양이든 서양- 여인 이여다섯 권의 장편소설에 이어 저자가 처음으로 내놓은 작품 『녹턴은 부제 그대로 '음악과 황혼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다. 야상곡이라고도 불리는 '녹턴(nocturne)'의 사전적 정의는 "저녁이나 밤에 어울리는 감정을 나타내는 몽상적인 성격의 작품이다.

첫째 이야기 「크루너」에는 토니 가드너라는 한때 명성을 누렸던가수가 등장한다. 크루너'란 '나직하게 노래하다, 조그맣게 속삭이다.'라는 뜻인 'croon'에서 파생된 단어로, 1930~1940년대에 유행했던 부드러운 콧소리가 가미된 크룬 창법을 구사하는 가수를 말한다. 「대부」의 테마가 하루에 아홉 차례 울려 퍼지기 일쑤인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 상설 밴드의 일원인 폴란드 출신의 기타리스트가어느 봄날 아침 어머니가 좋아하던 크루너 가수 토니 가드너를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토니가 곤돌라에서 세레나데를 부르는 이벤트에 그를 끌어들이면서 예기치 못한 궤도로 접어든다. 이 오프닝 스토리는 작품 전체에 멜랑콜리한 분위기를 드리우고전체 방향을 암시한다.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에서 상설 밴드의 기타리스트로 일하는 폴란드 출신 얀(야네크)은, 어느 봄날 아침 광장 카페에서 크루너 가수인 토니 가드너를 발견한다. 토니는 얀의 어머니가 매우 좋아하던, 지금은 한물간 가수다. 어머니와 함께한 그의 음악에 대한 추억 때문에 얀은 토니 가드너에게 다가가 말을 걸게 되고 토니는얀에게 헤어질 아내에게 들려줄 연주곡을 부탁하게 된다.

토니 가드너는 그날 밤 아내를 위해 그들이 묵고 있는 팔라초 아래에서 곤돌라를 타고 세레나데를 부르고 싶다며 얀에게 기타 연주를 부탁한다. 곤돌라를 타고 운하를 돌며 토니는 아내 린디의 인생역정을 들려준다. 그리고 이번 여행을 마지막으로 아내와 서로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헤어지기로 했음을 말해 준다. 곤돌라 위에서는 토니의 아름다운 세레나데가 울려 퍼진다.

그리고 몇 달 뒤 얀은 토니와 그의 아내의 소식을 전해 듣고, 그날 밤의 일을 추억한다.


둘째 이야기 「비가 오나 해가 뜨나」, 곧 ‘기쁠 때나 슬플 때나'의뜻이 담긴 이 작품은 레이 찰스의 노래 제목에서 딴 것으로, 외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남자가 런던의 대학교 동창 커플의 집에 초대되어 가서 벌어지는 일을 소재로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이어지고 엇갈리는지, 우리안애 있는 이상이 어떤 점화 장치를 만나면 폭발하는지, 그것이 왜 대개 불발로 끝나고 마는지, 또 한 그 불발이 어떻게 삶의 내공이 되어 가는지를 익살스럽게 보여 준다.

외국을 떠돌며 영어를 가르치는 학원 강사 레이먼드는 런던의 대학교 동창 커플의 집에 휴가를 보내기 위해 온다. 그런데 정작 그를 맞아 줘야 할 찰리는 그가 오자마자 아내를 부탁하며 출장을 떠난다. 레이먼드를 달갑지 않게 맞이한 에밀리 또한 바쁜 일로 회사에 가 버린다.

에밀리와 음악 취향이 비슷해서 음악에 관한 많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레이먼드에게 두 친구의 변화는 낯설고 그들의 집에 혼자 있는 자신이 어색하다.

편안히 쉬려고 하던 중 레이먼드는 식탁에 놓인 에밀리의 개인 수첩을 보다가 몇 페이지를 구겨 버리게 된다. 그때 찰리의 전화가 걸려왔고, 찰리는 그에게 자기 부부의 문제를 털어놓으며, 에밀리의 수첩을 엿봤다는 건 큰 사건이라고 알려준다. 그래서 수첩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레이먼드는 찰리의 도움으로 갖은 계략을 짜게 되고, 계략에 따라 또 다른 사건을 꾸미게 된다. 그러나 에밀리는 예상보다 일찍 집에 돌아와 결국 사건을 꾸미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어 버린다.

레이먼드는 그 동안의 이 두 부부의 위기의 순간들을 알게 된다.

셋째 이야기 「말번힐스」는 젊고재능 있는 무명의 싱어송라이터가 런던에서 일자리를 찾다가 여의치 않자 시골에서 카페를 경영하는 누이 부부의 집에 머물면서 노래를 만든다. 그러던 어느 날 관광차 그곳에 온 역시 프로 뮤지션인스위스인 부부를 만난다. 삶의 반환점을 돈 그 부부를 통해, 동일한사태에 전혀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두 가지 '태도'를 통해, 개인의 의지가 인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동시에 이른바 운명 앞에서 인간의 의지가 얼마나 속수무책이 될 수 있는지를 사실적이고 날카롭게 포착한다.

성공을 꿈꾸는 젊고 재능 있는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주인공은, 런던에서 일자리를 찾다가 여의치 않자 몰번 근처 시골에서 카페를 경영하는 누나네 집에 머물며 노래를 만든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 언덕에 올라 기타를 치며 노래를 만들던 중, 누나네 카페에도 한번 들렀던 스위스인 부부인 틸로와 소냐를 만난다. 관광차 이곳에 들렀다는 이들 부부는, 생계를 위해 호텔에서 연주를 하지만 자신들만의 음악세계를 갖고 있는 프로 뮤지션이다. 주인공은 그들에게 자신이 만든 음악을 들려주며 그들과 음악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표제작이자 넷째 이야기인 「녹턴」에서는 첫째 이야기에 등장한토니 가드너의 아내 린디 가드너가 다시 등장한다. 재능은 있지만못생긴 외모 때문에 무명의 세월을 보내는 한 색소포니스트가 성형수술을 받고 베벌리힐스의 호화스러운 호텔에서 회복기를 보내던중 토니 가드너와 이혼한 후 성형수술을 받고 그곳에 온 린디를 만난다. 대부의 테마와 더불어 이 작품집의 주제가라 할 만한 토니가드너의 노래가 베네치아 운하에 이어 이번에는 베벌리힐스의 고급 호텔방에 울려 퍼진다.

색소폰니스트 스티브는 재능은 있지만 외모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 아내 헬렌은 다른 남자에게 떠났고, 새로운 남자는 이에 대한 보상으로 스티브의 성공을 위해 그의 성형수술과 회복 비용 전체를 부담하겠다고 한다. 그는 처음에는 거부하다가 결국 매니저의 꼬임에 넘어가 수술을 받게 된다.

성공적인 수술 후 할리우드의 일급 호텔에서 은밀하게 회복기를 보내던 스티브는, 간호사를 통해 옛 유명 가수 토니 가드너의 이혼녀 린디가 역시 성형 수술 후 바로 옆방에서 회복기를 보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얼굴에 붕대를 감은 채로, 음악과 자신들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린디는 스티브의 음반을 듣고서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를 음악계 유명인에게 소개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던 어느 날 린디는 자신의 집에서 마지막 회복기를 보내겠다고 먼저 퇴원한다. 결국 이들은 얼굴에 붕대를 친친 감은 채, 끝내 어느 쪽도 붕대를 푼 후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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