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탄탱고 - 2025 노벨문학상 수상 알마 인코그니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조원규 옮김 / 알마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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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탱고 #크러스너호르커이라슬로  #조원규 옮김 #알마
#소설  #독서기록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헝가리 작가.
노벨상 수상으로 이름을 알게 되어 대표작 정도는 읽어봐야지 싶어 발표하자마자 주문했다. ‘사탄탱고(1985)‘

수전 손텍이 ‘현존하는 묵시록 문학의 최고 거장‘이라고 평가했다더니..와우.
동구 공산권이 무너지기 전에 발표했다니 일종의 ‘저항문학‘이기도 하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망한 집단농장의 주민들. 떠나지 못하고 남은 사람들은 1년여 전 죽었다고 알려진 이리미아시가 등장하자 그가 새로운 미래로 이끌어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제목에 탱고가 왜 들어있나 했더니 (춤의 순서) 1부는 전진 스텝. 주민들은 술집에 모여 이리미아시를 기다리며 혼돈의 무아경 상태에 빠진다. 그 절정의 순간, 비극적 사건이 일어난다. 2부는 백스텝. 이리미아시의 교언에 빠진 그들의  무조건적인 신뢰가 깨지고 뿔뿔이 흩어지며 몰락하는 과정을 그린다. 주민들은 각기 다른 곳으로 흩어지지만 여전히  소설의 처음과 비슷한 처지이다. 어쩌면 처음부터 탈출구(안식처)는 없었다. 술집 주인을 괴롭히던 거미줄은 주민들을, 그 마을을 올가 맸고, 마을을 떠난 주민들은 이리미아시가 엮어 놓은 거미줄에 다시 매인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기록하는 스스로를 가둔 의사가 있다. (원이 닫히다) 읽고 나서 검색해보니 이리미아시=에레미야의 헝가리식 이름이라고.ㅎ

읽는 내내 소설 속 장치의 기발함과 정교함에 놀라며 동시에 현재의 우리는 뭐가 다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40년 전에 발표한 작품이 지금도 여전히 유의미하다. 역시 노벨문학상을 받을 만 하다는.

그런데 화가 나는 내용이 있다. 왜...그들이 마을을 떠날 때 집을 다 부수는 장면을 넣었는지. 집시들이 내 물건을 쓰는게 싫다니....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기회가 되면 봐야지..(그런데 438분짜리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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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맛있게 먹는 7가지 방법
송주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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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맛있게먹는7가지방법 #송주영 #인물과사상사  #예술

번역가,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저자가 2022년부터 한국일보에 게재한 총 43개의 칼럼 중 28편을 골라 펴낸 책이다. 이 책은 1부부터 7부까지 순서대로 맛보는 것, 그림을 맛있게 먹는 7가지 방법이 담겨있다.

개인취향존중시대의 그림감상법 - 오래전 미술 다시 보기 - 반전있는 그림 보기 - 근현대 미술 다시 보기 - 동시대 미술 다시 보기 - 그림 속 여자, 그림 그리는 여자 - 내일을 위한 미술 교육 이 그 7가지.

나는 스스로 미술사 및 감상법에 대해서 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참인데도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내용도 많았고 잘못 알고 있는 것도 있었다. 그러고보면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한다는 말이 맞다.

나는 특히 반전이 있는 그림이야기가 재미있었는데,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의 주인공를 추론하는 과정은 놀라움의 연속이었고, 페이메이르가 그린 여인들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는 흥미진진했다.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믿고 싶지 않았는데 인물 묘사 훈련을 위한 가상의 인물이라고.

그림을 볼 때, 음악을 들을 때 과연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리는가? 아니면 처음접하는 그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감상이 먼저일까? 둘 다 중요하겠지만 나는 그래도 아는 만큼 더 많이 볼 수,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계속 이와 관련된 책을 찾아 읽고 있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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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몰입 예술사 - 예술가들의 사랑 혹은 스캔들
추명희.정은주 지음 / 해더일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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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몰입예술사 #추명희 #정은주 #더일해 #예술사

추명희는 미술 칼럼니스트, 정은주는 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로 2명의 저자가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예술가들의 사랑 혹은 스캔들, 삶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음악가는 15명, 화가는 10명을 다루고 있는데 레오나르드 다빈치부터 아직 생존해있는 호크니까지 시대를 초월하는 예술가들을 다루고 있다. 이미 알고 있던 내용도 사람에 따라 읽어내는 시각이 다르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읽다보니 예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아니 꼭꼭 필요한 것은 사랑이었다. 그 관계에 대한 다른이들의 평가는 의미없다. 동성이든, 가족이든, 결혼했든 안했든 예술가의 마음에 들어선 감정이 중요했다. 읽으며 내내 생각한다. 세간의 비난을 감내하며 영원히 남을 걸작을 남기는 것이 좋을까..아님 평범하게 오손도손 도란도란 따뜻하게 서로 사랑하며 이름없이 살다 가는게 좋을까. 그들로 인해 나를 비롯한 인류의 삶이 보다 풍성해지고 행복해졌지만..ㅎ

˝기본적으로 예술가들은 그토록 맹목적이어야 하나 봅니다. 천재가 예술을 하게 되면 그의 인생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해졌스비다. 그래서 그 속을 들여다보니 거기엔 우주 미아에 견줄 만한 고독과 고통이 똬리를 틀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가슴과 영혼 속에는 때로는 이유가 있고 때로는 이유가 없는 이상한 감정들이 용솟음치고 있었고 바로 그것이 예술의 원천이었습니다.˝ (프롤로그, 추명희)

˝마음 맞는 사람들과 즐겁게 지금을 보내는 것, 그것이 진짜 우리가 원하는 삶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삶에 기적은 없지만 사랑은 믿어볼 만합니다. ˝(프롤로그, 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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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름
체사레 파베세 지음, 이열 옮김 / 녹색광선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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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여름 #체사레파베세 #이렬 옮김 #녹색광선 #소설 #독서기록

1950년 이탈리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스트레가 상‘을 수상한 작가 체사레 파베세는 수상 2개월 후 자살한다. 예민하고 우울한, 그래서 고독했던 그는 현실에서 얻지 못한 사랑을 꿈꾸다 갔다. ˝우리는 한 여인을 위한 사랑때문에 자살하지는 않는다. 자살의 이유는 그것이 어떤 사랑이든 간에 그 사랑이 우리의 빈곤함과 비참함. 무방비함, 그리고 허무를 드러내기 때문이다.˝p8

아이러니하게도 체사레 파베세를 유명하게 한 작품은 ‘아름다운 여름‘은
17세의 소녀 지니아가 사랑을 꿈꾸고 상처받고 그로 인해 성숙해지는 한 여름에 대한 이야기이다. 옮긴이가 말했듯, 작가는 17세 소녀의 마음을 거울처럼 들여다 본다. 이 소설을 읽으며 옛날을 추억한다. 코 끝을 스치던 5월의 라일락 향을 떠올리고, 그저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걷잡을 수 없이 요동치던 시절을 떠올린다. 동시에, 그 나이의 청춘들에게 사람을 제대로 보라고, 귀한 너의 마음을 아무렇게나 흘리지 말라고, 너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받아주는 사람을 사랑하라고...조언해 주고 싶다. 이미, 나는, 미성숙했던 당시의 안목을 (그저 잘생겨서? 기타를 피아노를 잘쳐서? 아니 그저 기다란 손가락이 매력있어서?) 돌아보며 지금도 이불킥을 하고 있는지도.ㅎ 그렇기때문에 더 소중한 옛시절. 이 소설로 잠시 10대로 돌아간다. 나는 소설을 읽을 때 쉽게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곤 하는데..그건 실패했다. 이미..나는...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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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케이틀린 오코넬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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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장례식장에간다 #케이틀린오코넬 #이선주 옮김 #현대지성 #독서기록

제목이 호기심을 유발해서 구매. 30여년간 코끼리를 연구한 코끼리연구자 케이틀린과 남편 팀 오코넬은 세계 각지에서 연구하면 촬영한 사진들로 여러 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이라는 부제를 가지고인사, 집단, 구애, 선물, 소리, 무언, 놀이, 애도, 회복, 여행 총 10가지 의례를 통해 동물들과 인간이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며 우리가 자연을 보호하고 존중하며 동식물과 더불어 살아야함을 역설한다. 저자는 자연계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토대로 (물고기부터 땅위의 동물들, 하늘을 나는 새들의 속성까지) 지칠 줄 모르는 입담을 풀어놓는다.

수록된 사진을 들여다보면 마치 바로 눈 앞에 코끼리 가족이, 사자 가족이 먼지를 일으키며 장난을 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인간이 역사적으로 가족을 이루고 살며 선대로부터 배워온 모든 지식을 후대에게 전달하는 것처럼 (요즘은 가족단위, 마을 단위가 아니라 별개의 교육시스템에서, 인터넷을 통해 배우지만) 동물들도 생존 지식을 전달하고 개체 간의 끈끈한 유대감으로 서로 보호하고 상실의 슬픔을 느낀다. 우리 인간은 더이상 그들보다 더 우월한 존재가 아니었다.

책 제목을 따온 챕터 ‘애도 의례‘에서 보면 코끼리도 일행이 죽었을 때 오랜 기간 그 곁을 떠나지 못하고 그 사체에 흙을 뿌려 덮는 장례행위를 한다. 마치 인간이 무덤에 관을 넣고 그 위를 흙으로 덮는 것처럼. 가족이 아닌 다른 무리의 코끼리도 찾아오기도 하고.

책을 읽는 내내, 그동안 가부장적인 대가족으로 이어온 온갖 불합리에 치를 떨던 나조차 어쩌면 그렇게 무리지어 부대끼며 사는 삶이 꽤나 인간적(본능적?)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과거에는 그랬어야 생존할 수 있었겠다만. 마침 곧 추석 명절이라 이 책은 내게 또다른 시사점을 던져준다.
추천. 일단..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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