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벽 트루먼 커포티 선집 5
트루먼 카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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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벽 #트루만커포티 #박현주 옮김 #시공사 #소설집 #trumancapote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로 알게 된 작가 트루먼 커포티.
영화 보고 나서 소설을 읽은 것도 몇십 년이 지나서인데, 소설 읽고 나서 다른 소설도 궁금해서 중고로 사놓고서..또 몇년을 묵혔다. 2013년 출간본.

이 소설집 ‘차가운 벽‘은 책 제목으로 뽑은 ‘차가운 벽‘과 아마도 미완성인 ‘요트 여행‘을 포함한 21편의 단편을 담고 있다.
읽다보면 어디서 본 듯한 플롯 등 이름은 기억 못하지만 여러  현대작가들의 작품들과 비슷한  향기를 풍기는데 (다른 현대 작가들이 트루먼 커포티의 영향을 받았는지?)  미묘한 분위기 속에서 인간 본연의 욕망, 갈망, 기만 등이 표출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묘사가 특징인 것 같다. 나는 묘하게 비튼 작품들보다 작가의 자서전적인 어린 시절을 반영한 ‘크리스마스의 추억‘ 을 비롯한 세 작품이 (셋 다 크리스마스가 소재) 더 마음에 들었다. 어린 나와 60대 노처녀 사촌이 맺은 우정과 당시 크리스마스 풍습(1930년대)이  진한 향수를 불러온다. 물론 우리네 풍습은 크리스마스와는 관련이 없지만.

작가에 대한 정보를 찾다보니 작가의 일생이 어쩌면 소설보다 더 소설같고 극적이다. 어쩌다 (?) 데뷔하자마자 유명해져서 그때문에 재능을 낭비한 천재. 오래 살았다면 미국의 상류사회를 그린 미국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만날 수 있었을지도.

세상에 용서할 수 없는 죄악은 딱 한 가지가 있단다. 일부러 잔인한 행동을 저지르는 것. 다른 모든 건 용서받을 수 있어. 하지만 그것만은 안돼. 내 말 알겠니, 버디?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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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코딩 라틴아메리카 - 20개의 코드
김은중.장재준.우석균 외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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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코딩라틴아메리카 #20개의코드 #서울대라틴아메리카연구소  #지식의날개
국립중앙박물관 연구강좌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문화‘ 강의 자료로 알게 된 책.

교육부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가 공동으로 수행한 ‘4050 세대를 위한 제2인생 설계 과정‘개발, 운영사업의 일환으로 ‘횡으로 엮는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와 사회‘, ‘종으로 풀어보는 라틴아메리카의 사회와 문화‘ 등 2종의 콘텐츠에 기반하여 나온 책이라고.

Part 1은 라틴 아메리카 넓게 보기로 고대 문명에서 미국의 라티노까지, 메소아메리카를 시작으로 스페인 접촉 시기부터 현대까지의 역사를, Part 2는 라틴아메리카 깊게 읽기로 투우, 희생제의, 커피,음악, 축구, 카니발 등 라틴 아메리카 하면  떠올려지는 여러 사회 문화적 현상을 중심으로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을 설명한다.

20개의 코드로 풀어나가며 한 코드당 20여 페이지를 할당하여 매우 간결하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각 코드당 ‘권장서지‘도 달려있어서 추가적인 연구(공부)를 위한 길잡이도 된다. 박물관  1년 강의 중 2/3를 들은 나로서는 (총 15회 강의, 9회까지 함) 복습 또는  재확인의 의미가 되었다.

Part 2가 더 재미있었는데 (아마도 아직 강의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이 많아서?) 투우나 축구, 카니발을 라틴 아메리카인들의 종교와 연결하여 풀어내는  등 새롭게 보는 방법을 배웠다.

지금까지는 서구 주도의 근대화가 인류를 보다 잘 살게 한 것으로 생각되어 왔는데, 이는 라틴 아메리카 등 식민지의 희생이 뒷받침한 것이다. 그 희생은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져왔다. 그런 면에서 ‘남보다 더 잘살기‘보다 ‘더불어 잘 살기‘를 지향하는 안데스 공동체의 행복론이 마지막 코드로 언급되는 것은 참으로 유의미하다.

‘수막 카우사이 Sumak Kawsay‘는 잘 사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이웃이 승자가 되지 못하면 아무도 승자가 되지 못하는 공동체의 개념이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정반대이다. 내가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나머지 사람들은 패자가 되어야 한다.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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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기도
이윤 리 지음, 송경아 옮김 / 학고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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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기도 #이윤리 #송경아 옮김 #학고재 #소설  #독서기록

이윤 리의 에세이 ˝친구여, 나의 삶에서 내가 그대 삶 속의 그대에게 씁니다˝를 읽고 급호기심이 생겨서 검색해보니, 이윤 리의 첫 단편소설집 ˝천년의 기도˝가 2011년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어있었다. 도서관 상호대차를 신청해서 읽었다.

이윤 리는 이 소설집으로 그해 최고의 데뷔 작품에 수여하는 가디언지 퍼스트 북 어워드를 받고(2005),  프랭크 오코너상과 헤밍웨이상 등을 잇달아 수상했다.

이 소설집에는 10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등장인물은 중국에 살고 있거나 중국을 떠나 살고 있는 중국인들.  이윤 리가 자기 작품의 등장인물들을 자신과 거리를 두었다고 말하기는 하나 리의 개인적 배경이 은연중에 스며들어있다.  가족과 친구.  베이징 대학교 신입생때 겪었던 텐안먼 사태 등. 억압적이었던 사회적 정치적 배경속에서 소외되고 표현의 자유를 허락받지 못했던 사람들. 그들은 극도로 입을 닫고 살면서 가족간에도 대화가 없다.

역시나 이 소설집의 백미는 소설집 제목으로 선정된 ‘천년의 기도‘. 미국에 정착하고 사는 딸이 이혼하자, 중국에 살던 아버지는 딸을 위로하고자 미국으로 온다. 아버지의 직업상 (로켓 공학자) 그는 가정에서 말이 없는 사람이었고 (비밀유지의무), 사실 그의 침묵은 또 다른 비밀을 담고 있다. 말이 없는 딸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아버지는..

˝행복한 사람은 그렇게 조용하지 않은 법이다! (p329)˝
˝아빠, 만약 자기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본 적이 없는 언어를 쓰며 자란 사람은 새 언어로 말하기가 더 쉬워져요.(p345)˝

에세이에서 느꼈던 것처럼 이윤 리의 문장은 매우 건조하고 간결하다. 그래서 그녀의 문장에서 말을 잃은(허락받지 못한) 사람들의 심리가 더 직접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표현하지 못하면서 감정마저 무뎌진.

이 소설집이 미국(서구) 사람들에게 어떤 독특함으로 다가갔을 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체제에 대한 비판이 늘 깔려있다. 그러니까 중국인들이 왜 불편하게 여기는지도 충분히.

하. 중국이나 우리나..참. 현대사의 질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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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 나의 삶에서 내가 그대 삶 속의 그대에게 씁니다
이윤 리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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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나의삶에서내가그대삶속의그대에게씁니다 #이윤리 #구원 옮김 #에세이 #코호북스 #독서기록

중국에서 출생했고 면역학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유학 왔다가 작가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의 이윤 리. 겉으로 보기에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한 작가는 두 번이나 자살 시도를 했다 (2012년). 입원하면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가져가는 등의 독서광인 작가는 ‘독서‘와 연결된 사유 과정을 기록하는 ‘글쓰기‘로 우울증을 치료한다.

이 에세이는 캐서린 맨스필드, 토마스 하디, 츠바이크, 투르게네프 등 여러 작가의 책을 읽고 동시에 자신의 과거 를 되짚으며 자신을 찾는 이윤 리의 여정을 보여준다. (2014년출간) 자신의 작품에서 주인공들과 거리를 두었다는 리는, 이 에세이에서 그 거리를 좁히고 자신을 드러낸다. (글을 쓰려면 세상에서 꼭꼭 숨고 싶은 본능에 맞서야 한다. 입으로 내뱉는 말과 손으로 쓰는 글, 타인과 자신에게 드러낸 꿈과 두려움과 희망과 절망, 이것들은 모두 달걀 껍데기에 다시 넣을 수 없는 병아리와 같은 운명을 맞이한다. p63) 왜 자살을 기도했는지는 명확히 나오진 않지만, 읽다보면 어느 정도 리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언급한 작가들의 사생활 및 작품에 대한 탐구는 리에게 위안이 될 뿐 아니라, 나름 독서광인 나에게도 독서의 ‘길잡이‘가 된다.

이윤 리는 영어로만 글을 쓴다고 한다. 또한 중국어로의 번역을 불허한다고. 세컨드 랭귀지로 글을 쓰기 때문에 뭔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받기도 하고, 작품 소재는 아무래도 익숙한(?) 중국이라 다른 언어로 자신들을 언급한다고 하는 비판도(중국인들에게서겠지?)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의 문장은 비교적 짧고 매우 담백하다. 그래서 오히려 문장 하나 하나 군더더기가 없다. 얼마나 많은 밑줄을 그었는지.

그 중에서 캐서린 맨스필드의 문장에 이은 글이 콕 마음에 들어온다. ˝이만큼이나 왔다. 그것만으로도 여행을 계속할 충분한 이유가 될 지도 모른다.(p30)˝ 이 문장에서 리의 삶의 이유를 본다. 물론 사랑하는 가족이 그녀를 존재하게 한다고 후기에서 말하지만.

그리고 제목이 정말 근사하다. 캐서린 맨스필드의 문장이라고. ˝친구여, 나의 삶에서 내가 그대 삶 속의 그대에게 씁니다. Dear Friend, from my life I write to You in your life˝ 문득 누군가에게, 먼저 생각나는 친구에게 오랜만에 손편지라도 쓰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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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이성형 지음 / 까치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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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가서쪽으로간까닭은? #이성형 #까치 #세계사

국립중앙박물관 연구강좌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문화‘ 참고문헌으로 알게되어 읽었다. 2003년에 처음 출간된 책. 그래서 2002년 이전의 자료를 참고로 쓴 책이라 한계가 있다. 한겨레 신문 칼럼으로 실린 것을 보충(분량을 늘려서)해서 나온 책이라고. 총 50편의 다양한 글이 실려있다.

라틴아메리카에 국한되지 않고 1492년 콜럼버스가 배를 이끌어 서쪽으로 향한 동기를 당시 시대적 배경을 시작으로 서술하며, 라틴아메리카의 이전, 이후의 역사를 다룬다. 이어서 라틴아메리카가 유럽 및 아시아에 끼친 영향을 당시 세계 통화로 쓰였던 은, 라틴아메리카가 시초인 설탕(사탕수수), 커피, 옥수수, 감자 등 주요 산물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이동경로와 이로 인한 유럽 및 아시아, 북미 생활의 변화를 현대 산업까지도 연계해서 알려준다.

이제까지 세계사는 유럽, 백인, 남성의 시각으로 보는 서유럽중심주의였는데, 저자는 제3세계, 유색인, 여성, 원주민의 입장에서 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안한다. (당연한?) 라틴아메리카인의 시각에서뿐 아니라, 아시아인의 시각 및 행보도 보여준다. 앞서 읽은 ‘메소아메리카의 유산‘이 워낙 깊고 방대해서 읽을 때 애를 먹었는데, 이 책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칼럼이 기초라 어렵지 않으면서도 세계 전반에 대해 가지를 뻗어나가 읽다보면 시야가 확대되는 자각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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