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동안 코스케는 몸 안이 근질근질해지는 듯한, 불쾌하고도 우스꽝스런, 설명하기 힘든 느낌을 받았다. 마치 에도 시대의 인정본(人情本)50)에 나오는 듯한 필체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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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치광이니까 저런 이상한 짓을 한 거란 의미라면, 순간 료넨 스님의 입에서 새어나올 말은,
"미치광이니까 도리가 없군."
 
47) 무사창(武者窓): 커다란 격자가 달린 창. 성이나 무사가옥의 장옥문(長屋門) 벽에 사용된 것.
 
이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코스케의 귀에 들린 건 분명 그게 아니라,
"미치광이지만 도리가 없군."
이었던 것이다.
어째서일까. 어째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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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스님, 지금 다케조에게 심부름을 시키셨다고 해서……."
"코안(幸庵) 씨……. 이야기는 안에 들어가서 합시다."
그 남자는 철 테 안경을 쓰고 미꾸라지수염과 염소수염이 깔끔치 못하게 구부러져 있다. 서둘러 옷을 갈아입은 것처럼 보이는 소매 없는 외투 안에는 가문(家紋)을 넣은 하오리(羽織)13)와 하카마를 입은 듯했다.
연배는 쉰 대여섯. 긴다이치 코스케는 스님의 말로 이 사람이 섬의 한의사인 무라세 코안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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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양쪽 벽면을 가득 채운 유리문달린 책장 속의 빽빽한 술, 두꺼운 원서와 고서, 역학 서적은 그 화려한 여성지들이 결코 고객에 대한 친절이 아니라 얕잡음이란 느낌이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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