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바르부르크는 도상학(Ikonologie)의 정초자이자 문화학(Kulturwissenschaft)의 선구자로 꼽힌다. 그럼에도 바르부르크가 오랫동안 제대로 연구되거나 주목받지 못한 것은 그의 학문적 특성에 기인한다. 생전에 바르부르크는 완성된 논문을 정리해 출간하거나 자신의 개념 또는 방법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최초로 바르부르크 전기를 저술한 미술사학자 에른스트 곰브리치(Ernst Gombrich)는 바르부르크에 대해 "방법론은 없었으나, 메시지가 있었다"라고 썼다. 미술사학자 에드가 빈트(Edgar Wind)는 바르부르크를 "열정적 연구자이자 이론 없는 이론가"라고 평했다. 그런가 하면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은 바르부르크를 "존재하지만 이름 없는 학문 분야의 창시자"로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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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도 없이 찾아온 새벽은 그들을 둘러싼 나무들이 뿜어내는 회백색 은광을 비추며 은은하고 부연 빛으로 숲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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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타로가 이집트의 가르침과 신비한 의미를 담은 스물두 개의 히브리문자에 기초하고 있다고 보고 사상과 상징의 대략적인 체계를 잡았다.

럭키 타로북 | 레이철 폴락, 구민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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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본인데 문장이 유려하다는 느낌. 이상하다. 신기하다가 맞는 말일까. 창래리나 노라 옥자 켈러라든가 이민진의 원서나 번역본 읽을 때랑 아주 다른 느낌이다.


하지만 아버지, 아버지는 오늘 호랑이를 잡아 오셨잖아요. 소년이 말했다.

내가 말했지, 호랑이를 죽이는 건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만이라고. 그리고 그건 호랑이 쪽에서 먼저 너를 죽이려고 할 때뿐이다. 그럴 때가 아니면 절대로 호랑이를 잡으려 들지 말아라. 알겠느냐?

작은 땅의 야수들(리커버 특별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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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대위는 남자의 머리를 다시 눈 위에 내려놓았다. 죽음을 목전에 둔, 해로운 벌레만도 못한 이 조센징****을 굳이 도와줄 이유는 없었다. 그는 야영지를 향해 걷기 시작했지만, 몇 발짝 떼고서는 다시 몸을 돌렸다. 자신이 왜 이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인간의 마음이란 어두운 숲과도 같아서, 야마다처럼 이성적인 남자도 내면에 그 자신조차 알 수 없는 수수께끼를 담아두곤 한다. 야마다는 그 조센징을 두 팔로 들어 올렸다. 어린아이를 안아 들 때처럼 가볍고 가뿐했다.



****  ‘조선인’을 일본어로 발음한 단어. 한국인에 대한 혐오의 맥락에서 사용된 경우, 원문 그대로 ‘조센징’으로 번역했다.

작은 땅의 야수들(리커버 특별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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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 내려오는 수천 가지 설화, 옛날이야기, 민화 등 예술 작품에서 우리 민족이 호랑이를 얼마나 사랑하고 아꼈는지 알 수 있다. 전통예술 속의 호랑이는 익살스럽고, 사납고, 똑똑하고, 용맹하고, 게으르고, 착하고, 멍청하고, 복수를 하며, 은혜를 갚는다. 호랑이는 그저 사람을 해치는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사촌이었다. 너무나도 작은 땅덩이에서5천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이런 어마어마한 맹수들이 인간과 공존하며 살 수 있었던 것은 한민족의 자연에 대한 경의와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작은 땅의 야수들(리커버 특별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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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층과 하인, 특히 여자아이들은 ‘간난이’, ‘큰애’, ‘작은애’ 등 흔하고, 어렵지 않은 명칭으로 불렸다. 주변에 흔히 보이는 사물이나 태어난 달 등에서 따온 순우리말 이름은 한자를 모르는 사람도 대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뜻이 단순했다. 이를 영어판 원서에서는 ‘돌쇠’는 ‘Stoney’, ‘옥이’는 ‘Jade’로 표현했다. ‘Dolsueh’, ‘Ok-ee’라고 표기하면 영미권 독자는 그 뜻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설정이 한자로 지은 ‘정호’의 고급 이름을 ‘JungHo’로 표현했을 때 바로 눈에 띄게 하고, 그 특별함에 대한 정호의 엄청난 자부심을 설명한다.

작은 땅의 야수들(리커버 특별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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