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를 쓴지 1주일이 되었다.
태어나서 처음 쓰는 거다.

항상 과거를 돌이키며 "If"를 생각하는 건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지만,
만약 가계부를 1년 전부터 썼다면,
OO카드의 프리미엄 회원은 되지 못했을 꺼다.
아무 생각 없다가 카드 청구서를 보고 놀라지도 않았을 꺼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각종 site들의 가계부.
참 잘~도 만들었다.
카드,현금 구분은 기본이고
일별, 주간별, 월별 비교 기능에
수입,지출,저축을 클릭 한방에 그래프로 보여 주고...
참....excel을 처음 봤을 때 만큼이나 "powerful" 하다.

근데....일주일 전까지 이런 게 있는지도 몰랐다.

가계부를 쓰니까 가장 좋은 점은
가계부 쓰기가 귀찮거나 또는 무서워서 가급적이면 돈을 안 쓰게 된다는 거다.

前 회사에 아주아주 짠돌이로 유명한 과장이 있었다.
항상 지갑에는 천원짜리 몇장 밖에 없었다.
사실 대기업 다니는 회사원들은 차비 빼고는 하루 종일 돈 안 쓰고 지낼 수 있다.
구내식당에서 밥 먹고, 커피/녹차 같은 음료들도 잔뜩 쌓여 있으니까...

그 과장이 딱 그렇게 했다.
점심은 항상 구내식당에서 먹고,
테이크 아웃 커피를 마신다거나 아이스크림을 쏜다거나 이런 일 절대 없고,
차비를 제외한 돈은 거의 한푼도 쓰지 않았다.

한 번은 그 과장이랑 같이 택시를 탄 적이 있다.
그 과장이 앞에 타고, 나랑 선배 한 명은 뒤에 탔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앞에 앉은 그 과장은 택시 아저씨한테
"감사합니다!" 큰소리로 인사하더니
그.냥 내렸다.

나랑 옆에 앉았던 선배는 잠시 서로를 멍하게 쳐다 보다가
급하게 돈을 내고 내렸다.

그 때, 그 선배와 나는 그 과장을 정말 진~하게 씹었다.
예전에 있었던 일 하나하나 들추어 내면서.
야근하다 포장마차에서 오뎅 같이 먹고 돈 안낸 얘기 같은
시시껄껄한 얘기들을 하면서...

난 그 "쪼잔한" 과장이 싫었다.
도대체 저렇게 아껴서 뭐할까? 그런 철 없는 생각을 했다.

그 과장은 지금쯤 알부자가 되었을 꺼다.
그 때 목동인지 강남에 꽤 큰 아파트를 분양 받아서 입주했었다.
또 그 대출금을 갚는다고 그렇게 아꼈고...

혼자 벌어서 대출금에 부인과 애들 2명.
그렇게 아끼지 않았다면 생활을 할 수가 없었을 꺼다.

남들한테 "쪼잔하다"는 말 들어도,
또 가끔씩 쩍팔림을 당해도,
그 과장은 그렇게 혹독할 정도로 자신의 지출을 통제했고,
그 아파트는 지금쯤 가볍게 2배는 올랐을 꺼다.

반면....
우아하게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산책을 하고,
간식으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먹고,
툭하면 택시를 타고,
카드 청구서가 나올 때 마다 갸우뚱 하며 "이렇게 많이 썼나?" 했던 나는?

씀씀이가 무진장 큰 친구가 하나 있다.
회사원 생활을 접고 프리랜서로 독립을 했는데,
돈 무진장 번다. 회사원 떄 보다 4~5배를 번다.

그런데.....그 때나 지금이나 저축이 없기는 마찬 가지다.
돈을 많이 벌수록 씀씀이도 같이 커지니까...
SM5 팔고, BMW5를 샀다.

재테크의 기본은 어떻게 수익률을 더 내느냐가 아니라,
"지출 통제"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또 불변의 진리다.

가계부 쓴지 일주일.
일주일 하고 너무 비장하다.ㅎㅎ
(그래도 작심삼일은 넘겼다.)

p.s) 아빠한테 칭찬 받았다.
운동도 하고, 가계부도 쓰고 많이 달라졌다고...ㅎㅎ
"새해 특수 효과"는 언제까지 계속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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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2-10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쭈욱 쓰시면서 부자되세요^^

다락방 2006-02-10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지출 통제"
너무 어려운 일이군요. 그래서 더욱 공감합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불변의 진리이지만 지키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
그럼 저도 이제 가계부를 써볼까요? 헤헷 :)

플레져 2006-02-10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예쁜 가계부가 생겨서 1월 부터 쓰기 시작했어요.
보름을 못 넘겼지만...-_- 마음 한 구석엔 아직도 가계부가 걸려있어요.
겨우 두식군데도 식비가 제일 많이 들어요.
배달 문화가 잘 발달된 것도 괜히 불만~
알라딘에서 책 사는 버릇만 고쳐도 부자 될 조짐은 보여요. ㅎㅎ
다시 써야겠어요! 불끈!

클리오 2006-02-10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부자가 되고 싶긴 하지만, 후배들과 가는데 아이스크림 한번, 택시비 한번 못내는 부자는 싫어요. 물론 그래서 부자가 못되는거기도 하겠지만, 평생 부자의 목표지점이 없으면 평생 아끼고만 살겠잖아요. 그치만 수선님의 가계부 쓰기는 좋은 습관인 것 같네요. 저도 좀 써봐야 될텐데.. ^^

2006-02-11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06-02-11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 가계부가 그렇게 좋군요. 고려해볼까요. 3월부터.

세벌식자판 2006-02-11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계부 쓰면 확!실!히! 좋은 점.
받아야 할 돈을 절대 잊지 않는다. . . (^o^) 라는것... 헤헤헤

kleinsusun 2006-02-11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물만두님도 부~자되세요!^^

다락방님, 오늘 저는 집에서 하루 종일 자고 지금 일어났더니 오늘은 가계부에 쓸게 없군요.ㅎㅎㅎ 다락방님도 한번 써 보세요. 처음이라 그런지 재미있기도 하답니다.^^

플레져님, 뭘 하다 안하면, 아님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있으면 마음에 "걸려" 있죠.
자꾸 생각나고 말이죠. 저도 일상 다반사로 겪는 일이라....알라딘에서 책 사는거는 자신을 위한 "투자"라고 볼 수도 있쟎아요.^^ 하루 종일 자고 지금 일어났더니 전 멍~해요.

kleinsusun 2006-02-11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이제 달랑 일주일 썼어요.ㅎㅎ 쭈~욱 써서 "습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클리오님도 한번 써보세요. 처음이라 그런지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해요.^^

어설프게 숨어 계신님, "기특하다"는 칭찬을 들으니 부끄부끄....^^
"엄마는 외계인" 디따 맛있어요. 먹고 싶당...

Briny님, 인터넷 가계부 정말 놀러워요. 제가 쓰는건 www.moneta.co.kr 에 있는 미니 가계분데요, Briny님도 함 보세요.^^

세벌식 자판님, 아....그 점도 있군요. 자판님도 가계부 쓰세요? ^^

세벌식자판 2006-02-11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계부 경력 5년차 입니다요~~~ ^^;
전 인터넷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가계부보다 그냥 엑셀을 써서 관리합니다.
뭐 특별한 노하우 같은건 없구요... 그냥 막쓰는거죠. ^^;

kleinsusun 2006-02-11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벌써 5년차라구요?
세벌식 자판님, 곧 재테크 책 한권 내는거 아니예요? ㅎㅎㅎ 홧팅!

세벌식자판 2006-02-11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헤 수선님도 화이팅입니다요~~~ ^o^

moonnight 2006-02-12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작년에 가계부 나름 열심히 쓰다가 시월쯤 되어서 포기했답니다. 흑흑. ㅠㅠ 올해는 아직 시작안했어요. 수선님 본받아서 불끈. 해 볼랍니다. ^^; 가계부 쓰면, 귀찮은 일도 많지만 내 씀씀이를 알게 된다는 점에서 확실히 좋은 거 같아요. 더 아끼게 된다고는 말 못하겠지만요. ;; 근데 저도, 그 과장님 입장, 이해 되긴 하지만 그렇게 되고 싶진 않은 거 있죠. (이러니 아직 돈을 못 버는 거겠지 -_-;)그냥..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밥도 맛있는 거 사주고 술-_-도 사주고 그렇게 살고 싶어요. 이러니 아직 결혼 못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 ^^; 좌우지간 우리 수선님 가계부 쓰시게 된 건 참 좋은 습관 같아요. 화이팅. ^^

2006-02-12 0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2-12 2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2-18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 아침, 난 "손절매"를 했다.
아팠다.마~니 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를 악물고 팔았다.

1월 초, 난 이름도 잘 모르는 코스닥 종목 OOO을 샀다.
정말....무모하고 대담하고 무식하다.
어떻게 이름도 모르는 회사의 주식을 샀을까?
당근 그 회사에서 뭐를 생산하는 지도 모르고, 그래프 한 번 보지 않았다.

1월 초 어느 날,
K과장이 확실한 소스가 있다며 OOO을 좀 사라고 했다.
곧 무슨 발표를 한다고...

K과장이 어떤 사람이냐?
돈 천원도 아끼는 사람이다.
재정적인 면에서 확실하게 보수적인 사람이다.
그런 K과장이 쌈짓돈을 털어 OOO을 샀다.

재테크의 대가 K2 과장도 OOO을 샀다.
K2 과장은 IMF 때 산 우량주를 아직도 갖고 있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K과장과 K2 과장이 둘 다 사기에,
난 기회를 놓칠세라 급하게 OOO을 샀다.

며칠 후, 그 회사는 정말 무슨 발표를 했고,
상한가를 치지는 않았지만 10% 정도 올랐다.
며칠만에 10% 먹었는데 팔아 버릴까...했으나,
잠시 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런데....
발표 다음 날부터 쭉쭉 빠지기 시작했다.
거기다 조정을 받는지 뭔지 시장 전체가 흔들리면서,
특히 코스닥이 무너지면서,
OOO도 마이너스 25%~30% 사이에서 왔다갔다 했다.

난 K과장과 K2과장에게 물었다.
"어떻하죠?"

둘 다 똑 같은 대답을 했다.
급한 돈도 아니고, 당장 대책이 없으니 그냥 묻어 두자고....
시장 자체가 하락한 거니까 기다리자고...
K과장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 밑지고 팔 수는 없쟎아요."

그래서....나도 그냥 묻어 두려 했었다.
액수가 크지는 않지만, 손해 보고 팔기 싫다는 생각에...
묻어 두고 있으면 회복되겠지 하는 생각에...

그런데...
주말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참말로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남의 말을 듣고 이름도 모르는 회사의 주식을 산 것이나,
그 주식을 매도하는 것까지 남의 의견에 기대는 것이나,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래 이렇게 "묻지마 투자"를 하는 건 아니다.
작년에 장이 워낙 좋다 보니 펀드와 ETF에서 짭짤한 재미를 봤다.
1200까지 갔을 때 "차익실현"을 위해 다 털고 나왔다.
그러고는 만족할만한 수익률 실현에 스스로 대견해 하며 기뻐했다.

그런데.... 주가가 1400을 넘어 계~속 쭉쭉 올라갔다.
난 "괜히 팔았다"고 발을 동동거리며, 더 먹을 수 있는데 미리 나온 걸 후회했다.
주가가 너무 올라서 또 뭘 하기는 겁나고, 뭐 괜찮은 거 없나...하던 차에
K과장의 말 한마디에 귀가 솔깃해서 OOO를 샀던 것이다.

어제....일요일 오후 내내 고민했다.
묻어 둘 것인가? 손절매를 할 것인가?
나름대로 그래프도 보고 한참을 생각했다.

난 "손절매"를 하기로 했다.

그냥 묻어 두고 있으면 몇달 후면 회복될지도 모른다.
아니 매수가 보다 더 오를지도 모른다.

하지만....이런 식의 한심하고 무식한 투자를 근절하는 뜻에서
깨끗이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남의 말 듣고 산, 뭔지도 모르는 종목 갖고 있는 것도 자존심 상했다.

오늘 아침 손절매를 하면서 생각했다.
다시는 이렇게 "멍청한" 일을 하지 말자고....
이런 경솔함은 내 자신의 시간과 노동과 자산을 존경하는 일이 아니라고...

그래도....소심한 성격 탓에 많이 사지 않아서 다행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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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2-07 0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험. 전 주식은 하지 않을래요. 거 신경쓰여서 자꾸. 주변에 주식으로 대박 난 사람도 없고 죄다 망했으니.

kleinsusun 2006-02-07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주식 신경 많이 쓰여요.그래서 저도 개별종목은 잘 안하는데, 오랜만에 들어갔다가 마음고생을 했네요.ㅎㅎ 오늘 눈이 정말 많이 와요.출근하셨나요?^^

2006-02-07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코마개 2006-02-0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 주식을 하시는 구나. 저도 회사법 배울때 주식 열심히 배웠지만 시험이 끝나는 순간 하얀 백지가 되어서 암것도 몰라요. 그냥 적게 벌어서 적게 먹고 적게 싸며 살아야지.ㅋㅋㅋ

야클 2006-02-07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주식, 참 어려운 거죠. 사는 타이밍 보다는 파는 타이밍을 잘 못 잡아서요.
주위의 정보 듣고 사는 급등주 보다는 그냥 수익률 낮더라도 잘 아는 우량주에 투자하는게 안전빵이지요. 물론 사람투자도. ㅋㅋ

BRINY 2006-02-07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월말에 해외나갔다 왔더니만, 귀국편 비행기 안에서 집어든 경제신문 헤드라인이 '2달동안 번 돈 1주일만에 날리다'였어요. 같이 간 친구는 마중나온 남편 보자마자 주식 물어보면서 다시는 안한다고 하더라구요. 저같은 사람조차 솔깃하게 만들었던 상황이 이렇게 끝나버리다니 참.

moonnight 2006-02-07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고하셨어요. 시원섭섭하시겠어요. 많이 사지 않아서 다행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건 역시 수선님 ^^ 전 주식의 주자도 몰라요. -_-; 가끔 제 자신이 답답하기도 하고 요즘같은 재테크시대에 한참 뒤떨어지는 인간인 거 같아서 한심하기도 하고 그런데... 그냥 맘편하게 살라고요. ^^;;;;;
 

어제 본 영화 <사랑을 놓치다>

주인공 설경구는 "조정" 선수로 나온다.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다.
왜 하필 "조정"일까?
화면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
송윤아 고향의 양어장과 함께 물이 흐르는 배경을 만들기 위해서?

조정에 대해 잘 모르지만,
TV에서 조차 조정 경기 한번 본 적 없지만,
"비인기 종목"일꺼고, 조정으로 밥 먹고 살기란 쉽지 않을꺼다.

영화에서 우재(설경구)의 아버지가 이런 말을 한다.

우재가 잔뜩 어질러진 집에서
TV를 보며 혼자 캔맥주랑 빵쪼가리를 먹고 있는데, 벨이 울린다.
연락 없이 올라오신 아버지.
이러 저리 뒹구는 빈 캔들과 쓰레기를 급하게 치우고 문을 여는 우재.

아버지는 난닝구 차림에 혼자 빵을 먹고 있는 아들을 한심한 듯 쳐다보며 말한다.

" 야 이놈아! 야구도 있고 축구도 있는데, 왜 하필 조정이냐? "

조정. 바로 그 조정.
내 주위에 前 국가대표 조정 선수가 있다.
누구냐면....헬스클럽 트레이너다.

어제 영화에서 설경구를 보면서 헬스클럽 트레이너 N이 생각났다.
나이도 영화 속의 설경구랑 비슷한 거 같다.91~93학번?
키는 189, 온몸이 근육이고 약간은 느끼한 스타일이다.

요즘 헬스클럽에는 요가,ABS, 스텝 이런거 그룹으로 하는 GX 프로그램이 있는데(이거 없으면 장사 안된다), N은 body shaping 강사다. 이게 뭐냐면...아령 들고 춤추는 거다.
한시간 동안 양손에 아령 들고 춤추면 진짜....힘들다.

난 어설프게 따라한다.
이런 자세 하지 말라고 툭하면 지적 당하는 어설픈 자세지만,
한 시간 동안 따라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난....운동에 심각한 컴플렉스가 있다.
"난 운동을 못해."
"난 몸치야."
"난 몸이 말을 안들어."

어렸을 때 부터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운동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그래서....운동을 피하고 안하게 되었다.

난 방향감각이 완전 꽝인데,
(정말 대단한 "길치"다. 어렸을 때는 신발 짝짝이를 구별하는 것도 오래 걸렸다.)
학교 다닐 때 체조할 때는
마주보고 체조를 하는 선생님을 따라 하다 보니
다들 오른쪽으로 몸을 돌릴 때, 혼자 왼쪽으로 돌려서
무안을 당하곤 했다.

어쩌다 볼링장이라도 가면
내 차례가 될 때 마다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
특히 팀별 대항 게임비 내기 이런거 하면
나 때문에 질까봐 마구 스트레스가 쌓인다.

그런데....얼마 전 헬스에서 N의 동작을 따라하다가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정말 운동을 못하는걸까?"

난 달리기를 잘한다.(오래 달리기 말고)
운동회를 하면 "릴레이"에 나가곤 했다.

난 내가 달리기를 잘하는건
그저 "승부정신"에 의한, "정신력"의 힘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운동을 하지도 않으면서
"난 운동을 못해! 못하니까 하기 싫어."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정말 운동을 못하는걸까?"

나...영어 잘한다.
사람들은 제대로 영어 공부도 하지 않으면서
자기는 "어학에 재능이 없다." 또는 "해도 안된다."라고 말한다.

어학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처음엔 무조건 외워야 한다.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
그게 안되면 어학 연수 아닌 달나라 연수를 가도 아무 소용 없다.

나...고등학교 때 성문종합영어 20번 봤다.
이렇게 하면 사람 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지간해서 영어를 못할래야 못할 수가 없다.

그런데....하물며 운동은 더 연습이 필요한거 아닐까?
N이 그런 근육을 만들고,
그런 자세가 나오기 까지는
정말 "기계처럼" 연습을 했을 텐데,
그런 과정은 다 생략하고 생전 운동은 안하면서
"나는 운동을 못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근거는 뭘까?

생각해 보면 이런 악순환이 가능하다.

1."나는 운동을 못해!"라고 단정적으로 생각한다.
2. 그래서...운동을 피하고 안한다.
3. 갈수록 운동신경이 둔해지고, 믿음은 더 강해진다.

이게 꼭 운동 뿐만이 아닐 꺼다.
잘하는 건 계속 파고, 못하는 건 피하는 양극화(?) 현상.

"난 정말 운동을 못하는걸까?"

답을 알기 위해, 이번에 한번 제대로 운동을 해봐야 겠다.
해봐야 아는 거니까...진짜로 못하는건지, 못한다고 생각한건지...

"난 정말 운동을 못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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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1-31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은 그래도 릴레이선수까지 하셨네요. 전 달리기라면 완전 젬병에 운동신경이 둔한 줄 알았거든요. 그래도 저 아이스스케이트(스피드) 만 2년 타고 있는데요 지금은 제법이랍니다^^ 사랑을 놓치다, 에 조정선수들 실내에서 트레이닝 하는 거 눈에 쏙 들어오더군요.^^ 수선님 좋은 하루~~

아영엄마 2006-01-31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 열심히 하시면 잘 하실 거예요. ^^(성문종합영어 20번이란 문장에 고개를 끄덕이고 갑니다. 뭐든 열심히 하고 봐야 해!! @@)

moonnight 2006-01-31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아니, 릴레이선수까지 하신 분이 운동을 못한다 하시면 저는 .. 우흑흑 ㅠㅠ;; 성문종합 20번에 허걱 하고 놀라며 ^^; 그거 한 반만 열심히 하신다면 N트레이너를 깜딱 놀라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 저도 가끔 생각하는데, 나는 이런 거 못해. 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내게 감옥이 되는 거 같아요. 우리 수선님. 오늘도 열심히 운동을! ^^

마늘빵 2006-01-31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심각하게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해야 하게 돼요. 아 아직 이 정도면 내 몸은 괜찮아, 양호한데 머, 이러면 안하게 돼요. ㅋㅋ 제가 한동안 그랬죠.

mannerist 2006-01-31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나라 연수를 가도 아무 소용 없다.

=> 달나라 퇴깽이들도 영어를 쓴단 말임까... 원 투 쓰리 포오 함시롱 떡방아내리치며... 꺼이이... 구여운 토끼들한테 떡한쪽 얻어먹으려 해도 아임 헝그리 쿠드 유 기브 미 썸 라이스 케잌 플리즈 이래야 한다니... 달나라까지 침투한 尾문화제국주의를 먼저 몰아내야겠어요. 으흑흑 ㅜㅡ

각설하고. ㅎㅎㅎ 무조건 외워야 한다에 한 표. 영어와 수학을 동시에 가르치던 때, 한 과외소녀가 고용주 엄니에게 항의했담다. "엄마. 영어선생님 따로 구해줘. 선생님말야, 수학시간엔 되게 세세하게 잘 가르쳐주시면서 영어시간엔 맨날 외우란 소리밖에 안해." 좌우간 매너 취직의 최대 의의는 사교육계 탈출이라니깐요. ㅋㅋㅋ

kleinsusun 2006-01-31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우와....스케이트 배우시는군요. 곧 선수로 데뷔하시는거 아니예요?^^
저도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고 시퍼요. 대회 나가시면 얘기해 주세요.홧팅!

아영엄마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홧팅!

moonnight님, 맞아요. 못한다는 "생각"이 감옥인 것 같아요.
사실...못한다는 "근거"도 없는데 말이예요.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도 아니고.ㅎㅎㅎ
이번 기회에 운동을 열씨미 해볼꺼예용.^^


kleinsusun 2006-01-31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맞아요. 필요성을 절감하는게 중요해요.
그래야 다른 일이 생기고 핑계가 생겨도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매너야, 울산엔 잘 도착했니?
내일 부터는 또 출근이 시작되는구나. 아....자야겠지? ㅎㅎㅎ
어학은 무조건 외워야지 어쩌겠니? 쉬고 있는 일본어가 생각나네.
이번주는 3일만 출근하면 되네. 힘내자구.무사안일!

다락방 2006-02-01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의 말씀에 아주 심각하게 동의하지만 말예요, 그런것도 있잖아요. '하기 싫다'는 생각. 하기 '싫으'면 이건 정말 구제할 방법이 없는거겠죠? 흠..

kleinsusun 2006-02-01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맞아요. 하기 싫은건 정말 어쩔 수 없어요.
전 운동을 하고 싶었는데, 몸치라 두렵고 쩍팔려서 안한거였거든요.ㅎㅎㅎ
라틴댄스를 배워 보고 싶은데 할 수 있을까요?

2006-02-04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2-05 1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랑을 놓치다>
제목이 참....스산하다.

제목이 주제를 그대로 말하고 있는 영화.
<사랑을 놓치다>는 스토리 뿐만 아니라 수많은 복선으로
"놓쳐버린 사랑"을 말하고 있다.

송윤아랑 설경구가 유쾌하게 데이트를 하다가
송윤아가 한손에 들고 있던 알록달록한 풍선들을 놓쳐버린다.
하늘로 날아가는 색색의 풍선들....

사랑을 놓치기는 그렇게 쉽다.
한 순간 꼭 쥐었던 손을 펼치면 풍선들이 잠시도 기다려주지 않고 날아가듯이...

사랑을 놓치기는 그렇게 쉽다.
사랑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사실....사랑이라는게,
그 흔하디 흔한 사랑이라는게,
노력 없이 되는게 아니다.

이 세상 일이 다 그렇듯이
사랑도 의지가 필요하고,결단이 필요하고,노력이 필요하다.

사랑이라는게 혼자 하는게 아니라서
내 마음만 정하면 되는게 아니다.
마음을 정하지 못해서,
내 마음 내가 몰라서,
좋긴 좋은데 확신이 없어서,
이리저리 서성이는 사이 사랑은 지나간다.

영화에서는 이런 예를 든다.
제일 큰 사과를 찾아 이리 망설이고 저리 망설이다가
결국은 사과를 하나도 따지 못한 사과 도둑 이야기.

사과는 움직이지 않음에도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뚝 떨어지기는 하겠지만)
사과 도둑은 어떤게 제일 큰지 망설이다가 사과를 따지 못한다.

하물며 사랑은 둘이 하는거라
내가 망설이는 동안
상대방이란 변수에게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제 자리에 있는건 아무 것도 없다.
나도 변하고,
상대방도 변하고,
사랑의 총질량도 시시때때로 변한다.

<사랑을 놓치다>는 제목 그대로
롱테이크와 롱샷, 계속되는 클로즈업으로(송윤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볼만하다.정말 끊임 없이 송윤아 얼굴이 클로즈업 된다.)
약간은 지루할 정도로 놓쳐 버리는 사랑을 보여 주는 영화였다.

사족 1) 간간히 들리는 송윤아와 설경구의 연문설은 이 영화 때문일까? 둘이 은근히 잘 어울린다.

사족 2) 이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94년, 그리고 2001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적 배경이 디따 옛날 같다.
의상은 협찬도 거의 안 받고 돈도 몇푼 안 들었을 것 같다.

아마도.... 설경구의 이미지에 등장인물 모두를 맞쳐 버린걸까?

사족 3) 이 영화의 압권은 OST.
김연우의 <사랑한다는 흔한 말>,
테이의 <아프게 희망하기> 정말 좋다.
노래도 제법 길게 나와서 뮤직 비디오를 보는 듯한 착각 마저 든다.

사족 4) 이 영화는 <마파도> 감독인 추창민이 각본까지 직접 썼다. 그런데....영화 뒷부분으로 갈수록 스토리가 힘이 달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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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1-31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꼭 볼거에요. 아 이런 영화들 너무 좋아요.

kleinsusun 2006-01-31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극장에 남자는 몇명 없어요.ㅎㅎ

마늘빵 2006-01-3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왜요???? 연인끼리 오지 않나요?

kleinsusun 2006-01-31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로 여자 친구들 둘둘이서 많이 왔던데요.ㅎㅎ
커플들이 생각 보다 드물더라구요. 남자들은 다 <투사부일체> 보고 있나봐요.음하하

다락방 2006-01-31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졸립진 않나요? 배경이나 주인공들이 웬지 졸릴것 같다고 생각되어지는 이유는 뭘까요 ^^;;

kleinsusun 2006-01-31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졸립진 않아요. 글쿠....왠지....송윤아랑 설경구랑 정말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ㅎㅎㅎ

혜덕화 2006-01-31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이 송윤아 좋아하는데, 꼭 봐야겠군요.
사랑을 놓치면, 인생을 전부 놓치는 것 아닌가 싶어요. <사랑>말고 인생에 더 중요한게 있을까요? 사과를 고르듯이 고르는 것,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흥정이죠. 참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닫아놓고 사랑을 찾는 것 같아요. 사랑은 내 마음만 바로 알면 상대도 바로 보이는데......

kleinsusun 2006-01-31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설은 잘 보내셨어요?
근데요.....내 마음 바로 아는게 어려운 것 같아요.
내 마음을 알아야 상대방을 바로 볼 수 있을텐데요.
제 마음을,제가 정말 원하는게 뭔지를 알기가 힘드네요.

2006-01-31 13: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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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31 14: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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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6-01-31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신문에는 연인이랑 보든지, 아님 혼자 보라고 되어있더군요. -_-; 전 친한 언니랑 같이 봤지만 ^^ 송윤아 별로 안 좋아했는데 참 예쁘더군요. 그렇지만 왠지 우재와 윤수(였던가-_-a)의 사랑에는 감정이입이 안 되었어요. 음악은 정말 좋더군요. 영상도 예쁘고. ^^

kleinsusun 2006-01-31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onnight님, 사실 제가....송윤아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답니다.음하하하.

2006-02-01 06: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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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우희곡선 16
오태석 지음 / 범우사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희곡집"이다.
그러니까 오태석의 연극 대본 5편이 실려 있다.

희곡을 읽어본 건
대학 3학년 때 <독일희곡론> 교재로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Mutter Courage und ihre Kinder](1939)을 비자발적으로 읽은 이후 처음인 것 같다.

나름 연극에 관심이 많았던 고등학교 때는
<유리 동물원>,<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세일즈맨의 죽음> 이런 유명한 희곡들을 읽기도 했었다.
(고등학교 때는 연극에 대한 환상(?) 그런게 있었다. 왜 그랬을까나? 기억이 가물가물...)

사실...희곡을 읽는다는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수업 교재나 연극을 공부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읽을 기회가 아예 없는 책이 희곡집 아닐까?

<장정일의 독서일기 6>을 읽지 않았더라면,
이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을꺼다.

그러니까...이 책을 읽은건 순전히 장정일의 "꼬득임" 때문이다.

'이 말을 하면서, 저 말을 하는' 오태석의 다층적인 극적 조형력은 한국적인 희곡어법을 생각할 때 꼭 집고 넘어가야 할 전범으로, 가나다라를 깨우치고도 <자전거>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를 맛보지 못한 사람이다.'
( 장정일의 독서일기 6, page 14)

정말...강력한 추천이다.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라....

도대체 어떤 희곡이길래 이런 엄청난 칭찬을 할까?
참을 수 없는 궁금함으로 이 책을 주문했다.

그런데...이 책을 읽는건 결코 쉽지 않았다.
희곡을 읽는게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대사가 하나 같이 너무 짧아서 그런지,
이해가 되지 않아 몇번씩이나 읽었던 페이지를 다시 읽으면서 그렇게 이 책을 읽었다.

저자 머릿말을 보니
희곡이 어려운 사람은 나만이 아닌 것 같아 위로가 되었다.

희곡집은 잘 읽어지는 책이 아닙니다. 연구를 하거나 공연을 연습한다거나 학점 때문에 공부를 하기 전에는 손에 잡히지 않는 책입니다.생략되거나 비약하는 곳이 많아서 그걸 일일이 메우고 이어 주어야만 되고 행간(行間) 백색(白色) 고랑에 숨겨진 말들을 또 캐낼 줄 알아야 됩니다.

이 희곡집에는 <태>,<자전거>,<사추기> 등
모두 다섯편의 희곡이 실려 있다.
가장 먼저 읽은 작품은 장정일이 강추한 <자전거>.

장정일의 표현대로 '이 말을 하면서,저 말을 하는' 치밀하고 놀라운 다층적 구성과 반전,
비장미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솔직히...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은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너무 무거워서 부담스러웠다"는게 솔직한 독후감이다.

<태>와 <사추기>는 기성세대 "한국 남자"로서의 시각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어 저항감이 느껴졌고,

<비닐 하우스>와 <초분>은 상당한 인내를 갖고 읽었지만
무슨 얘기를 하는건지 전혀 모르겠다.
특히 <비닐 하우스>는 읽으면서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이 희곡집에 실려있는 작품 해설은 <태>만 해설하고 있어 아쉽다.

치밀하고 놀라운 다층적인 극적 조형력을 갖춘 "훌륭한" 작품이었지만,
내겐 재미가 없었다...는게 유감스럽다.

사족)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언제 느꼈더라?....하는 생각을 했다.

처음 떠올랐던 생각은
몇년 전 낙산사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느꼈던 "위안"과
한국 바다만이 보여주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뭔가 서러운 아름다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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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개 2006-01-31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라...전 어려서 메밀꽃 필무렵 읽을때 그랬던것 같은데요.'소금을 뿌려 놓은듯 하얀' '짐승의 숨소리 같은' 등의 표현을 읽으면서 정말 숨이 막혔더랬죠. 그런 느낌을 장정일은 그렇게 표현하는 구나...

kleinsusun 2006-01-31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아....<메밀꽃 필 무렵> 읽으면서 그런 즐거움을 느끼셨군요.그것도 어렸을 때....설 연휴는 잘 보내셨어요? 전 오늘 하루 더 쉰답니다. 집에서 빈둥빈둥...ㅎㅎ

moonnight 2006-01-31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에서 곰곰. -_-a 수선님의 리뷰만으로도 매우 어렵고 복잡한 책이리라 짐작되는. ㅠㅠ

kleinsusun 2006-01-31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onnight님, 이 희곡집을 읽으면서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느끼려면.... "다층적인 극적 조형력"을 볼 줄 아는 식견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장정일처럼....ㅎㅎㅎ 제겐 넘 "heavy"했어요.

2006-02-12 10: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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