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놓치다>
제목이 참....스산하다.
제목이 주제를 그대로 말하고 있는 영화.
<사랑을 놓치다>는 스토리 뿐만 아니라 수많은 복선으로
"놓쳐버린 사랑"을 말하고 있다.
송윤아랑 설경구가 유쾌하게 데이트를 하다가
송윤아가 한손에 들고 있던 알록달록한 풍선들을 놓쳐버린다.
하늘로 날아가는 색색의 풍선들....
사랑을 놓치기는 그렇게 쉽다.
한 순간 꼭 쥐었던 손을 펼치면 풍선들이 잠시도 기다려주지 않고 날아가듯이...
사랑을 놓치기는 그렇게 쉽다.
사랑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사실....사랑이라는게,
그 흔하디 흔한 사랑이라는게,
노력 없이 되는게 아니다.
이 세상 일이 다 그렇듯이
사랑도 의지가 필요하고,결단이 필요하고,노력이 필요하다.
사랑이라는게 혼자 하는게 아니라서
내 마음만 정하면 되는게 아니다.
마음을 정하지 못해서,
내 마음 내가 몰라서,
좋긴 좋은데 확신이 없어서,
이리저리 서성이는 사이 사랑은 지나간다.
영화에서는 이런 예를 든다.
제일 큰 사과를 찾아 이리 망설이고 저리 망설이다가
결국은 사과를 하나도 따지 못한 사과 도둑 이야기.
사과는 움직이지 않음에도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뚝 떨어지기는 하겠지만)
사과 도둑은 어떤게 제일 큰지 망설이다가 사과를 따지 못한다.
하물며 사랑은 둘이 하는거라
내가 망설이는 동안
상대방이란 변수에게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제 자리에 있는건 아무 것도 없다.
나도 변하고,
상대방도 변하고,
사랑의 총질량도 시시때때로 변한다.
<사랑을 놓치다>는 제목 그대로
롱테이크와 롱샷, 계속되는 클로즈업으로(송윤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볼만하다.정말 끊임 없이 송윤아 얼굴이 클로즈업 된다.)
약간은 지루할 정도로 놓쳐 버리는 사랑을 보여 주는 영화였다.
사족 1) 간간히 들리는 송윤아와 설경구의 연문설은 이 영화 때문일까? 둘이 은근히 잘 어울린다.
사족 2) 이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94년, 그리고 2001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적 배경이 디따 옛날 같다.
의상은 협찬도 거의 안 받고 돈도 몇푼 안 들었을 것 같다.
아마도.... 설경구의 이미지에 등장인물 모두를 맞쳐 버린걸까?
사족 3) 이 영화의 압권은 OST.
김연우의 <사랑한다는 흔한 말>,
테이의 <아프게 희망하기> 정말 좋다.
노래도 제법 길게 나와서 뮤직 비디오를 보는 듯한 착각 마저 든다.
사족 4) 이 영화는 <마파도> 감독인 추창민이 각본까지 직접 썼다. 그런데....영화 뒷부분으로 갈수록 스토리가 힘이 달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