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 - 영화, 페미니즘, 정신분석학, 개정판 여이연문화 3
바바라 크리드 지음, 손희정 옮김 /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자들의 상징계란 얼마나 유약한지! 비체를 정화시키던 종교의 기능은 이제 예술(영화,문학?)로 완전히 옮겨진 듯. 비체가 주체의 부산물이 아니라 주체가 비체의 부산물은 아닐까? 경계에 머무르기를 선택할 때, 공포와 혐오는 유머에 가까운 무엇이 된다.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괭 2022-03-31 22: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완독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이 백자평.. 많은 분들을 뒷걸음질치게 만들 것 같지 않습니까..? 다 읽은 분들은 이해하시겠지만유 ㅎㅎ

공쟝쟝 2022-03-31 22:02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책으로 멀게만 느껴졌던 크리스테바에게 감겨버렸다 ㅋㅋㅋㅋ (나란 여자 프랑스에 약하다…)

공쟝쟝 2022-03-31 22:03   좋아요 4 | URL
여러분 페미니즘 책읽기 4년이면 라캉을 알지 못해도 라캉을 비판하실 수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3-31 22:11   좋아요 3 | URL
머.. 멋진데..?😳

공쟝쟝 2022-03-31 22:29   좋아요 3 | URL
예전엔 크리스테바 이게 뭔말인가 했었는데 (심지어 반페미니즘적인 것 같다라고까지.. 생각했었음돠) 근데 그의 기호계-코라-비체 로 이어지는 개념들이 이 책과 만나니까 아버지들의 질서를 위협하는 대단히 전복적인 시선으로 읽히고…
많이썼으면 좋겠어요. 이미 비체인 여성들이 더 비체스러운 것을!

책읽는나무 2022-03-31 22:31   좋아요 4 | URL
두 분ㅋㅋㅋㅋㅋ
암튼 완독하신 분은 축하!!
완독못하신 분은 언능 박차!!!

근데 괭님 읽고 계신다고 하셨죠?
다른 분이셨나????

독서괭 2022-03-31 23:23   좋아요 3 | URL
저 읽고 있습니다ㅎㅎ

미미 2022-03-31 2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완독 수고하셨어요!!!🌹🌹🌹 역시 철학적인 리뷰👍 페미니즘이야말로 대안적인 철학이 될거라고 믿어요!

공쟝쟝 2022-03-31 22:31   좋아요 3 | URL
대안 안만들고 그냥 다 폭삭 주저앉혀도 되요. 그렇지만 언제나 끝까지 토론을 멈추지 않는 미미님의 에티튜드는 본받고 싶습니다! 우리는 갑시다. 이렇게 서로 북돋고 소진되어 쉴때는 대신 더 떠들며 이야기하면서.

단발머리 2022-04-01 13:29   좋아요 3 | URL
저 여기...... 같이 줄 서도 될까요? 그 옆옆 자리 말이에요....

미미 2022-04-01 13:48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님~♡.♡

다락방 2022-03-31 22: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오~ 쟝님에게 별다섯 받았다니. 이 책을 선정한 제 스스로가 뿌듯합니다!
바쁜 일정들 속에 완독하느라 고생했어요. 무엇보다 크리스테바에 감겨버린 거 축하해요!! (왜? ㅋㅋ)

공쟝쟝 2022-03-31 22:42   좋아요 3 | URL
저 너무 재밌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하아 ㅠㅠㅠ 하지만 영화는 혼자는 무서워서 못보겠어서 ….. 저 막 미드소마 같은 요즘 공포 영화들도 보고 싶고 ㅋㅋㅋ 근데 티스 만큼은 웃겨서 미쳐버렸고 ㅋㅋㅋ
이제 엑소시스트는 하나도 안 무서워버려지고 ㅋㅋ 크리스테바 아…. 크리스테바여!! ㅠㅠ 크리스테바 언니 절라 멋짐…

다락방 2022-04-01 14: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님아, 이제 페스트 읽자!!

공쟝쟝 2022-04-01 18:0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아 그래요! 그르자!!

mini74 2022-04-01 15: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한국공포영화도 좀 파헤쳐주심 좋겠어요. 온갖 처녀귀신에 구미호에 빙의에 무속에 ㅎㅎㅎ 쟝쟝님 완독 감축드리옵니다 *^^*

공쟝쟝 2022-04-01 18:07   좋아요 2 | URL
감사하옵니다! ^.^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김은주 지음 / 봄알람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래하지 않은 미래는 가능성으로만 있다. 누군가에겐 그것이 부러울 수 있는 여백이자 젊음으로 보일 것이다. 당장의 나에겐 견디고 버텨야 할 현실이다. 도망친 댓가로 갚아야 하는 이자 처럼도 보이는 수행해야 할 무거운 현재 혹은 만들어가야 할 스스로. 종종 휴식을 취하면 나는 행복하다. 그냥 딱 그 수준만 남겨 놓고 어떤 감정은 느끼지 않는 것이 좋다. 약간의 비참함은 나를 앗아가지 않으므로 그 값이 싸고, 사로잡히는 들뜸은 강렬하기에 비싸다. 나는 싼 것들로 연명해야 한다. 그 이상에는 댓가가 따른다. 취해있는 동안에는 삶이 사라진다. 취해있을 겨를이 없다. 휴식은 다음의 삶을 도모하는 기능으로서만 가능하다. 숙취를 느낄 정도로 마셔서는 안된다. 사랑에 빠져서는 안된다. 내일의 나를 위해 남겨두어야 한다.


의미를 지니지 않는 흔적과 동일한 의미로 포섭할 수 없는 이질성은 공포와 배척의 대상이 아니라, 글쓰기를 일으키는 거대한역량이다. 이 역량은 기존의 단단한 토대를 흔들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 글쓰기를 사랑의 활동으로 변모시킨다. 글쓰기이자 활동으로서의 사랑은 나를 계속타자와 만나게 하고 나라는 허구성인 나르시시즘에서벗어나게 하면서, 언어의 의미를 새롭게 생산한다.

"사랑의 징조는 공포의 징조일까? 욕망 공포는 더이상 제어받지 않고 [제어와 억제 따위를]참지못하고 무시해버린다. 적합한 것, 금지된 것을 흔들어 놓는 것만이 두려운 것이 아니다. 자기자신의 경계선을 넘어서려는 욕망, 그 두려움…….
쾌락과의 약속 또는 희망을 뒤섞어놓은 합류가 미래와 과거 속에 기거한다. 그 합류란 순간과 영원,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라고 단정할 수 없는 시간속으로 나를 충족시키거나 소멸시켜버리기도 한다.
또한 나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로 남겨두는, 어딘가비어 있는 사랑의 시간이다……. 내일, 영원히, 항상 성실하고, 그전처럼 과거에도 너에게 그랬던것처럼 그랬을 때처럼, 욕망 또는 실망의 연속??"

사랑은 나라는 정체성을 혼미한 상태에 빠뜨린다. - P16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혼자를 기르는 법 1~2 세트 (완결) - 전2권
김정연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웹툰 안보는 데.. 제목이 딱 내 이야기 같아서.. 무산자 계급 독거 지방출신 서울거주 흡연 여성…… 걍 나같아서 과몰입함. 너무 멋진 이시다!! 암만요, 세상의 모든 시다들에게게 이시다를 추천하고 싶으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2-03-27 1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금연하신지 한참되신거 아니었나요? 😅

공쟝쟝 2022-03-27 20:36   좋아요 2 | URL
맞아요 이제는 비 흡연자입니댜! ㅋㅋㅋㅋㅋㅋㅋ 완전 비 흡연자!!
 
[세트] 혼자를 기르는 법 1~2 세트 (완결) - 전2권
김정연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혼자인 나를 제대로 길러보기 시작한 것은 4년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 만화책이 통째로 그 4년의 시간들 처럼 느껴졌다. 나에게 영향을 많이 미치는 당연한 관계들을 최대한 끊어내고 나 자신을 고립시켜 오로지 생존만을 도모했던 시간. 그 과로와 그 고단함과 그 질문과 그 생각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나로 사는 것이 왜 누군가에겐 그토록 상처가 되는 일이 되어버리곤 했는지에 대해 뒤척였던 밤들이 많이 생각났다. 그래도 나는 나를 길렀다. 혼자를 길렀다. 지금 와서는 제법 잘 길러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드니까. …



그렇다고해서 완벽하게 혼자는 아니었다. 

이시다에게는 담배와 쥐윤발이 있었고, 나에게도 담배와 홉스가 있었으니까. (그리고 시다 처럼 과로도...) 

내겐 책도, 일기도, 가끔씩 술도 있었다.


혼자 먹는 밥은 대체로 맛이 없었다. 난 요리를 제법하는 편이라…(응?) 갖가지 요리를 도전해보고 또 생각보다 수월하게 성공하곤 했다. 내가 생각해도 맛있으면 친구들에게 대접하거나 동생들에게 만들어주곤 했는 데, 어쨌든 혼자를 위한 요리의 결과물들이 혼자 먹게 되면 결국 그저 그런 맛 처럼 느껴졌다. 요리는 확실히 2년 반쯤 넘기자 시큰둥해졌다. 맛있는 게 먹고 싶으면 동생이나 친구들에게 연락해 같이 먹어달라고 했다. 


사람과 맛있는 게 먹고 싶은 날은 석달에 두 번 정도였는 데, 내가 오로지 그 목적(?)으로만 동생에게 연락하자 대체로 일년에 절반은 다이어트 중이던 동생이 분통을 터뜨렸던 기억이 있다. 나의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하는 욕망에 널 이용하지 않을게. 미안하다고 싹싹 빌었다. 그 날 빼고는 대체로 나는 혼자가 체질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젓가락질에 매우 능숙한 편이라서 깻잎 김치도 혼자서 잘 뜯어 낼 수 있었고, 천둥번개가 치는 것이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대학시절 창문으로 칼든 청년 두명이 들어와 위협당한 적이 있었는 데(격투를 통해 물리쳤다는 건 거짓말이고 어찌저찌 기지를 발휘해 소량의 피를 흘리고 잘 쫓아냈다), 그 두려움은 창문을 꽉 잠그는 것으로 해결하면 되는 문제였고, 사실 이미 습관이 이미 되어 있었으므로 혼자사는 집의 창문은 환기시킬 때만 열면 되었다. (이렇게 말하니까 슬프네. 지금은 높은 곳에 살아서 이전처럼 심하게 닫고 지내진 않는다. 아파트를 사면 해결된다.)


그래도 가끔 엄청 외로운 날이 있었던 것 같다. 

공개해도 되는 수준에서의 최고 외로웠던 날의 일기를 가져와본다. 

“<2019년 모월 모일>

가끔 너무 외로워서 사람이 곁에 있으면 녹아버릴 지도 모른다고. 그가 믿을만한 구석이 있는 나를 충족시켜주는 사람이라면 나는 아주 찰싹 달라붙어서 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싶다고. 나 자신이 아니라 그가 되어버렸으면 좋겠다고. 통째로 함입되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대해서. 페미니즘 적이지도 주체적이지도 개인적이지도 않은 생각을 하면서. 길을 걷는다. 


그런데 정말로 그러길 바라?

아니, 나는 나이길 바라. 

그렇다면 나는 내가 되자.”


나는 이런 것들을 핸드폰에, 일기장에 쓰면서. 

어느 날은 걷고, 걸어서 들어간 카페에서 페미니즘 책을 읽었다. 


기대고 싶은 마음, 의존하고 싶은 마음, 내 주도권을 통째로 다 넘겨주고 싶은 마음, 그런 마음들이랑 싸웠다. 

그때서야 나는 정말로 알게 된 것 도 같다. 혼자되보지 않은 사람은 진짜로는 사랑할 수도 없는 사람이라는 걸.



내가 나에게 혼자를 처방한 것은 내가 혼자를 기르기로 마음 먹은 것은. 그것은 맛없는 밥을 살기 위해 먹어야하고, 자주 혼자 울면서 일기를 써야하는 것이고, 그리고 때때로 그저 일인분일 가뿐한 삶 조차 너무도 힘이 부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며, 그런 켜켜한 찌질한 마음들을 누구와도 나누지 않으면서 곱씹는 다소 어려운 것이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고 싶었던 것은. 


나이고 싶었으니까.

그러니까. 

자꾸 나를 다 내어주고 너를 통째로 다 얻고 싶은 건강하지 못한 내 방식의 사랑을 그만두는 것이었으니까. 

보잘 것 없는 나에게도 *절대로 내어줄 수는 없는 어떤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누구에게도 아닌 스스로. 스스로에게 만큼은 인식시켜주고 싶었으니까.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것이 어떤 것인지 아직도 만들지 못했지만.


어쩌면 참아야하는 영역이었다. 

내가 조금 더 자라날 때 까지는 참아야하는.


혼자인 나는 /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어떻게 보면 유폐시킨 / 어쩌면 혼자의 과정 중인 나는 / 

세상에 존재하는 어느 누구에게도 없어서는 안될 만큼의 아주 아주 중요한 존재가 아니고,

사회나 회사에서야 말로 언제나 대체 가능한 그저그런 일을 하는 시시한 존재이고, 

아무런 업적도 없는 데다, 대단한 것을 하나도 만들 줄 모르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에 불과할지라도. 


그래도 나는 소중해. 나는 나를 소중하게 대해. 라고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미래의 나에게. 

나는 미래의 나에게 잘보이고 싶어서 글을 쓰기도 했다.





모든 일에게서 어느 정도 떠나온 뒤에, 지금에 와서야 해석한 이야기지만. 아마 혼자가 되기로 굳게 마음 먹었던 5년 전의 나는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 따위의 ‘함께’를 정말은 원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과거의 나는 고작 그 수준의 것이 사랑의 전부라고 여기며 감지덕지 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개인의 요구를 전혀 보존할 수 없는 그런 수준의 함께와 진부하고 납작한 숙고없는 사랑을 거부한 댓가가 소스라치게 낯선 외로움이라도 그나마라도 ‘내 것’인게 내가 없는 것보다는 나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게 낫다. 확실히 나는 내가 없는 것 보다 있으나 마나한 나라도 내가 있는 게 더 좋다.


“(353)없다 치는 것”에 불과한 아주 작고 티끌같은 나지만 그런 “세상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없다 쳐도 괜찮은 나를 어떻게든 감당하며” 살아보고 싶었다. 


그렇게 혼자를 키우면서 그 부실한 나를 감당하고 싶다는 희미한 요구는 점점 선명해졌고, 이제 나는 제법 나 자신을 좋아하기 시작한 것 같다. 아니, 나를 좀 많이 좋아한다. 자기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좀 보고 배우고 따라했다. 나는 멋져, 굉장해, 대단해! 라고 나에게 진심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은 일년이 아직 되지 않은 가까운 과거의 일이다. 





외로움을 외로워하지 않을 것.


혼자력이 어느 수준에 오른 것 같다. 이제 나에게는 그래도 가끔은 사람이 너무 필요해질 때 그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몇가지 꿀팁들이 생겼다. 아. 이렇게 말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조금 더 부연해보고 싶다. 그러니까,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외로워서 자기 팔자를 꼬는 것 같다. 대상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을 해소할 대상을 찾아 사랑을 발동시킨(?)달까. 나 역시 그렇게 굴 때도 있긴 하지만. 


“쟝쟝씨, 외롭지 않아요?”


나는 이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외롭죠, 당연히. 그런데 내 외로움에 어떤 사람을 이용해도 될 만큼 내가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외로움이라는 것은 그럴 듯한 좋은 핑계가 되어… 우리는 외로워서 아무나 만나고, 아무나 사랑하고, 사랑하다 또 외로워지고, 사랑 아닌 것을 사랑이라 붙잡고, 외롭기 때문에 속아주고 기꺼이 속이고. 임박한 이별의 시기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필요악이 되고. 견디고. 외롭지 않기 위해 견디면서 다 이러고 사는 거야. 응. 그거 사랑 아닌데. 그건 그냥 외로운 거지. 사랑 아닌데. 


그럼 외로우면 어떻게해요?


이렇게 한다.

재밌는 책을 읽는다. 재밌는 뭔가를 본다. 외로워서 파멸하는 인간들이 나오면 좋다. 저러지 말아야지. 아니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요즘에는 유튜브를 만드는 경지에 이르렀다) 아무튼 뭔가를 만든다. 나가서 달리거나. 하지만 대체로는 술을 마신다. 음. 


나에게 술이란 희노애락의 모든 순간 함께하는 어떤 것이라서, 꼭 외로울 때가 아니라 즐거울 때 기쁠때 노동에 지친 나를 위로하는 느낌으로, 밥 대신… 시도 때도 없이 함께하는 친구(… 술은 바로 단독자 공쟝쟝의 훌륭한 친구들 입니다)이지만ㅋㅋㅋㅋ


특별히 마음이 좀 허하고 외로운 날 네캔 만원 맥주 하나면 네명의 자아를 파상시켜 신나게 웃고 울고 떠들고 할 수 있어졌다. 이 때 나타나는 네 명의 자아들은 정말인지 매력적인 친구들이다. 우울한 애도 있고, 시니컬한 애도 있고, 대책없이 낙천적인 애도 있고, 지가 똑똑한 줄 아는 애도 있다ㅋㅋㅋㅋ 


네 캔을 다 먹어도 외로우면, 정말로 외로우면, 요즘엔 걔들로 글을 쓴다. 그러면 시간이 섞이고 자아도 섞여서 아주 혼탁한 무엇이 된다. 난 걔들로 쓰는 내 글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아. 애매하게 흐리지 말자. 좋다. 좋아한다. 나는 걔들이 좋다. 





그래도 가끔. 아주 아주 묵묵히, 나 자신이라기 보다는 나 자신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의 어떤 일을 무리해서 수행하고 있는 어느 날 들은. (나는 집에서 혼자 일한다. 거래처와 최소한의 소통은 하지만 일단은 내 안에서 내 일이 잘 되게 하기까지가 내 실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완벽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번 달은 너무 바뻤는 데, 외로울 겨를도 없어서 좀 힘들었다.) 여전히 내가 온전하지 못하다고 느낀다. (당연하다) 내 상태가 어떤 과정 중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시간들을 견디고 있다는 생각, 어쩌면 버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자각. 무언가를 원하는 것도, 버티거나 견뎌서 어떤 되고 싶은 모습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저 지금을 잘 견뎌내자… 지금을 잘…. 


그런 마음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어떻게 될지 뭘 하고 싶은지는 모르지만 지금을 잘… 

그 감각을 익히는 작업을 연습하고 훈련하는 느낌.

혼자서 씩씩해지는 시간이랄까.


아무튼 얼마 전에 그런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내가 좀 멋진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2권 표지) 매캐한 나의 도시, 서울에서 오늘도 혼자들은 스스로를 지켜내려 애씁니다”


나는 나를 잘 지켜내고 있다. 

공격은 제대로 못하고 수비만 하는 싸움 같긴 한데…

그럭저럭 잘 지켜내어 잘 길러진 혼자로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니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

그냥 나를 잘 위로하고 있으니 그걸로 된 것 같다.  


만화의 결말이 아주 마음에 든다. 

혼자를 잘 길러서. 안전하고 소박한 내 아파트를 사겠어.


댓글(30) 먼댓글(0) 좋아요(5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티나무 2022-03-27 17: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쟝쟝님은 믓찐 사람!!!!!!!!! 느무!!!! 닮고 싶은 사람!!! ❤️❤️❤️❤️❤️

공쟝쟝 2022-03-27 18:09   좋아요 3 | URL
나를 믓찌다고 해서 고마워요! 선 자리에서 답을 찾으려 분투하는 난티님도 멋져요! 😘

호두파이 2022-03-27 18: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작품 만나고 어떤 모퉁이마다 ˝혼자를 잘 기르˝자고 말했거든요.ㅎㅎ 이해받는 느낌받고 갑니다~

공쟝쟝 2022-03-27 18:11   좋아요 3 | URL
새로운 플친님 반갑습니다. 전 제법 잘 길러왔다는 독려와 칭찬을 들은 느낌의 책이었습니다~ 이해받은 책 이야기 인연 이어나가요!

다락방 2022-03-27 18: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파트를 꼭 사요!! 꼭!!!

공쟝쟝 2022-03-27 18:56   좋아요 4 | URL
히히! 나의 아팟트ㅋㅋ 뚜벅 뚜벅

mini74 2022-03-27 19: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아파트 하늘에서 뚝 떨어졌으면 ㅎㅎㅎ 조카가 자취 중인데 제일 무서운게 한밤중 복도를 울리는 발소리라고.ㅠㅠ

공쟝쟝 2022-03-27 20:36   좋아요 2 | URL
그러거나 좀 더 여성 친화적인 세상을 만들거나…? 😣

유니와책친구들 2022-03-27 2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멋진 사람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공쟝쟝 2022-03-28 12:06   좋아요 1 | URL
아이참, 감사합니다. 저도 제 확신에 확신을.... 좀더 가지겠쏴요!!

단발머리 2022-03-27 21: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월 모일 일기 시 같아요. 시집 아니어도 좋으니, 얼른 책 한 권 냅시다!!!

공쟝쟝 2022-03-28 12:06   좋아요 1 | URL
단발님 책 먼저 냅시다! 저 시간을 통과하는 동안 많은 도움 주신거 알죠? (윙크-)

수이 2022-03-27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고독의 무게는 값지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 더 고독해져서 얼른 책 내고 얼른 아파트 삽시다.

공쟝쟝 2022-03-28 12:07   좋아요 1 | URL
ㅋㅋㅋ 더 고독해지라니 ㅋㅋㅋ 저주 아닌가.... ㅋㅋㅋㅋ 책 내면 아파트 못사요. 책 내서 아파트 산 사람 있어요? 비타님!! 책 내고 책 쓰면 아파트와 멀어지는 지름길이라구욧!!!!!!

수이 2022-03-28 12:47   좋아요 0 | URL
ㅇㅂㄹ 님은 빌딩을 샀는데요 ㅇㄱㅈ 님도 아파트를 새로 장만했다던데

공쟝쟝 2022-03-28 13:14   좋아요 1 | URL
아 나 그런건 못써 ㅋㅋㅋ 나 그런글 싫어해서 ㅋㅋㅋㅋ

수이 2022-03-28 13:55   좋아요 0 | URL
아파트인데? 빌딩인데?

공쟝쟝 2022-03-28 14:13   좋아요 1 | URL
그런 글은 아무나 못쓴다고요ㅋㅋㅋ 나 처럼 인류멸망재기재기이러면 못써요.. 다죽어 다죽어라 우하하하하하 이딴 심보로 사람들에게 평안을 주는 글을 쓸 수 없다….

책읽는나무 2022-03-27 2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파트 청약통장 개설!!!
그리고 쟝님도 읽고 쓰는 걸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
나중에 책 한 권도 출판!!ㅋㅋㅋ

공쟝쟝 2022-03-28 12:07   좋아요 3 | URL
위에서 부터 주루룩 세분... 왜 저한테 자꾸 책내라고 하시는 거예요? 제 아파트를 방해하실 셈인거죠? ㅋㅋㅋㅋㅋ 책내라는 이야기 금지입니다!!

잠자냥 2022-04-02 16: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3월 27일에 나 엄청 바빴나? 그날 다부장님 글도 그렇고 이 글도 못 봤다가 이제야 보네??! 저도 이 책 동생 방에 굴러다니고 있어서 읽어봤어요. 이 작가 감성이 좋드라구요?

그나저나 외로움 해소하는 꿀팁에 오해 소지 운운하는 바람에 없던 오해 더 생김. ㅋㅋㅋㅋㅋㅋ
요즘 편맥 4캔 만원에서 천원 올랐쪄….. 슬픔 ㅠㅠ


여러분 쟝쟝은 책 써서가 아니라 유튭으로 아파트 살 거여! 몰랐음?! (내가 외롭지 않아서 유튭 만드는 경지에 못 오른지도….)

공쟝쟝 2022-04-02 16:27   좋아요 3 | URL
맞아요 편맥… 이제 만원에 못즐겨요 ㅠㅠㅠ 너무 속상하고 ㅠㅠㅠ 새로운 대통령님아 당선기념으로 내 려라!!!!
딩동댕!! 제 없는 현실감각에 현실적으로는 유튜브가 책 파는 거 보단 더 현실 가능성있었는데 김겨울 책보고 것도 포기했음… 요즘 저 그냥 본업에 충실하잖아 (노동력 갈아가며 사업소득 늘리기에 매진 중…)

서니데이 2022-04-09 00: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공쟝쟝 2022-04-11 17:28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4-09 09: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도 공장장 처럼 찍어내는 공쟝쟝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생각해보니 공쟝쟝니은 이승환 팬? 😆

공쟝쟝 2022-04-11 17:29   좋아요 2 | URL
?? 찍어내다뇨….. ㅠㅠ 고심해서 쓴다구요 ㅠㅠㅠㅠ 이승환팬? 무슨 소린지 맥락 파악이 안되요 ㅠㅠㅠ 저 이승환 노래 좋아하는 거 세곡 정도 있고 그외엔 몰라요… 심지어 어케 생겼는지도 모름 ㅋㅋㅋㅋㅋㅋ !?

북깨비 2022-04-09 11: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축하드려요. 저 이 책 공쟝쟝님 리뷰읽고 1권 사다 놨잖아요. 제 지갑을 열게 했던 그 리뷰로군요. ㅎㅎㅎㅎ

공쟝쟝 2022-04-11 17:30   좋아요 2 | URL
감솨합니다! 만화책 다 보시고 시간나시면 저자님 인터뷰도 한번 읽어보세요. 저 되게 인터뷰 보고 감동 했음 ㅠㅠ…. 김정연님 천재인듯 ㅜㅜ

scott 2022-04-11 15: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젓가락질에 서툰 저 🖐!
복권은 꽝인 적이 없는 쪽집게 !ㅎㅎㅎ
장쟝님 4년안에
내집 내방 마련 하는 꿈!
응원 해유 ^ㅅ^

공쟝쟝 2022-04-11 17:30   좋아요 2 | URL
4년….? 말은 좋다!! 가자가자!!!! 고고고고고고!!! 스콧님 고마워요 ㅎㅎ 🥺
 
논리는 없고 신념만 있다

나도 책을 샀다. 

얼마 없는 독서종족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빡칠 때나 뭐 여타의 때를 명분삼아 책을 산다. 



[기사 링크] ‘추적단 불꽃' 박지현 “민주당은 졌지만 2030 여성들은 이겼다. 우린 더 강해질 것이다.” 

https://m.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203110811001?utm_source=urlCopy&utm_medium=social_share


아침에는 박지현 기사를 읽고 굳게 마음 먹었다.

부자가 되야겠어. 박지현 후원하게. 개표 방송 보면서 심상정 후원하는 데… 내가 돈 버는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 하지만 뭐, 내가 부자가 되고 싶다고 해서 부자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서울 수도권 투표 결과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건 부자가 되고난 후의 일이고 부자가 되보지도 않고서 부자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응?) 



<부의 인문학>을 중고로 구매. 


기실 나의 안전에 대한 욕구는 어쨌든 부동산으로 수렴이 된다. 왜 내가 소박한 나.의. 아파트를 향해 기도하는 지, 시간이 되면 차차 써보도록 하겠으나 힌트를 하나 드리자면… 얼마전에 곽정은이 유튜브에서 결혼을 고민하는 2030 여자들에게 (링크  https://youtu.be/DOYtzfK72Ms 곽정은 유튜브 - 망하지 않는 결혼 하고 싶다? 3가지만 기억하세요.) 그러더라. 안전과 부동산에 대한 욕구를 결혼에 대한 욕구와 헤깔리지 마라.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한녀들은 이런 것들을 보면서 번식에의 욕망을 자기 계발의 욕망으로 대체 시킬건 데, 당장 여가부 폐지만 믿고 있었던 2번남은 어떡하나. 자가 번식을 하지 않는 이상 한녀들이 번식에 함께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데. 2번남들아 유튜브에 자기계발. 능력주의 담론 판을 치니까 그거라도 좀 봐. 자기 자신을 조금 더 혹독하게 대하란 말야!!! 불법 촬영물 그만보고. 응? 늬들도 살아남긴 살아 남아야 할거 아냐. (잔소리를 하게 된다... 아아.. 어쩌나 2번남은 엄마 잔소리도 듣기 싫어할텐데..)




책 뒷면:  ‘세상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는 일, 이것은 거의 모든 젊은 여성이 마주치는 과제다’

솔닛의 젊은 시절에 대한 회고록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이 출간되었다. 그렇다. 이제 이준석과 아이들 세상에서 어찌저찌 살아남아야 하는 나를 포함한 젊은 여성들에게는 솔닛의 회고록이 중요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뭐 언제는 안 살아남아야 했었나... 그래도 대놓고 여가부를 폐지하자는 정치를 드럽게 배운(ㅋㅋㅋ) 이준석이의 등판은 어쩔티비, 저쩔티비, ㅋㅋ (한번써보고 싶었지비) 페미니즘을 정말로 더 필요해지게 만들고 말게 되었다. 그렇다, 정희진의 말마따나 젠더는 이제 정치의 최종심급이 되고 말았다.. 그러므로 이러한 세상에서 필요한 철학




바로 <페미니즘 철학>을 섭취하자 여러분!


전 ‘철학’ 하면 역시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하는 꼴페미거든요. 헤헤. 게다가 나는 철학을 좋아한답니다?


나에겐 후진 인간/ 그렇지 않은 인간을 구분하는 방법들이 몇가지 있는 데 (일번남이번남ㅋㅋㅋ 아닙니다, 참고하세요. 이건 그냥 적절한 언어가 붙었기에 즐거운 일일 뿐) 그 중에 오늘 페이퍼로 풀어보고 싶어진 썰은 자기 반성능력과 지적 개방성이다. 둘다 갖추기 어렵지만 둘은 상호 보완적이다. 자신을 반성하는 능력이 지적 개방성과 함께가지 않으면 자학하는 수도승이 되어 결국 … 억울해지고, 지적으로 개방적인 사람이 자기를 반성하지 않으면 세상 모든 것을 다 깨달아버려 결국… 억울해지더라. 억울해지면 내면이 일그러지고, 누구나 조금씩은 억울하기 때문에 슬픈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은... 이번 대선을 맞이하여, 내면이 심각하게 일그러진 사람들에게 이름을 붙여줄 수 있게 되었는 데요? 그것이 바로 2번남. 그들이 착각하고 있는 데, 1/2를 나누는 것은 외모가 아니예요. 이른바 쎄함. 억울함에 내면이 잡아먹힌 그런거? 똑똑한 한녀들은 알아보는 데, 자기 자신들은 자신을 모르고 그러나 투표는 소신있게 하는. 그런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죠. 어쩌다가 세상아 이렇게 되었니. 어쨌든 세상은 현실이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보게 될 겁니다. 그들이 뽑은 정치인을. 테레비에서. 자주. 


잠깐 옆으로 샜는데 ㅋㅋㅋ 나의 난잡한 독서 목록은 그런 연유로 생겨났다. 뭐, 자기반성능력은 부연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 (그러나 확실히 이번 선거에서 유시민의 사과는 인상적이었다) 지식에 대한 개방성을 이야기해보고 싶은데 이것이 왜 중요하냐면, 무언가를 알고 싶어 하는 마음 보다 어떤 것을 모르고 싶어 하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심리적으로 방어할게 많지 않은 사람은 이상한 이야기에 호기심을 느끼지 이상한 이야기를 후려치지 않는다... 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호기심이야 말로 건강함의 상징? 


내 생각에 스낵처럼 집어먹을 수 있는 간편하고 얇은 정보들이 아주 아주 여기저기 널려있는 지식-정보화 시대에 자기가 무엇을 모르고 싶어 하는 지를 똑바로 살펴 보는 것은 꽤 쓸모있는 작업이다. 나는 내가 내켜하지 않는 주제들이 내가 사실은 욕망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할 때가 있다.(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이렇게까지 한녀들이 싫어서 여가부를 폐지해야겠다는 2번남들을 떠올려보면, 그들이 죽도록 한녀들한테 사랑받고 싶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어버리고, 아 어쩌지? 그런데, 너에게 부동산이 없다면… 아마 일반적으로 제정신이 박힌 한녀들은 자신의 욕망을 헤깔려하지 않을 텐데? 뭐 이렇게 생각하면서 또 에… 그만하자. 앞으로 5년 동안 꾸준히 생각할 주제니까. 하여 그런 시선으로 어떤 사람들이 유독 무언가를 모르고자 하거나 혹은 무언가를 아는 것을 거부한다면 (혼자서 조용히 비웃으며) 쓰윽 의심을 한다. 우치다 타츠루같은 이퀄리스트에게 “이 시키 지가 밥먹은 거, 설거지 안하는 시키가 분명해” 유난히 지적인 업적을 많이 쌓은 사람이, 유난히 페미니즘에 무지하다면 여성의 재생산 노동에 지나치게 기댄 사람일거다 하는 추측.


자신이 너무 편협한 지식을 쌓았다고 실망하지 않길 바란다. 지적 개방성보다 자기 반성능력은 훨씬더 중요하기 때문에 뭔가 반성이 하고 싶고 특별히 2030여성에게 미안한 마음도 어쩐지 드는 분들이 알라딘에 계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어. 일단 우리



<여성-되기>를 해보자. 


책의 소개에 이렇게 써져 있다. “되기는 보편성을 근거로 차이를 차별의 이유로 삼는 권력에 대항하면서 착취당하고 배제당하는 사람들의 관점을 옹호하는 방법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 차이를 역량으로 삼고 체현성에 기반을 둔 새로운 여성 주체의 형상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페미니즘의 이론적, 실천적 논의와 맞닿아 있다.”

김은주님의 책이라서 사긴 했는 데, 어려운 용어들 너무 많이 나와서… 아무튼 들뢰즈. 스바... 이번엔 들뢰즈다. 어쩌지. 이건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분간은 책 읽을 시간이 너무 없고…. 하지만 기대된다. 나랑 이거 읽을 사람~~? 올해 안에는 읽겠져? (그런데 왜 나 또 죄와벌 하권 생각나? 죄와벌.. 오. 죄와벌이여... 죄으식 엄청드네... ) 암튼, 2번남의 정치세력화는 나를 공부하게 한다. 나를 천재되게 한다. 아 미쳤다. 나는 이렇게 더 미래의 현자가 되어가고 있는 데. 오 맙소사, 나처럼 똑똑한 사람들이 나랑 같이 똑똑해지고 있어서 큰일이다. 똑똑한 사람들의 가장 강력한 특징은 똑똑한 사람과 친구가 된다는 것이다. (정재승)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은 좋은 책이여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아주아주 깊게 외롭고 그 깊은 외로움을 이해받고 싶어하며 이해받고 싶어하기 때문에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다. 끝내 이해받지 못하는 그들은 자신의 내면에 어떤 것들을 깊게 간직하기도 하는 데, 나는 그것이 슬펐다. 이해받지 못하여 더욱더 깊어지는 그것들을 그들이 내려놓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것을 내려놓아 결국 삶에서 승리를 거두는 이야기였다면, 이 소설이 이토록 가슴 아프진 않았겠지. 당신은 이해받고 싶나요? 당신에겐 싱어같은 친구가 있나요? 나는 당신의 깊은 외로움을 나의 마음에 빗대어 이해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먼저 이해하고자 하는 존재가 되길바라요. 


아무튼 카슨 매컬러스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읽고 싶은 이웃이 계시다면 매컬러스의 소설을 추천.



<8개의 철학지도>는 내가 철학 좋아하는 거 너무 티냈나…. 생일 선물을 받았습니다. 아 참, 그리고 어쩐지 내게 시인 친구가 생긴 걸까? 생겼을지도? 생긴겁니까? (발그레☺️) 나에겐 요즘 책을 통해서 만난 친구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런 친구들을 사귀어보고 싶었더랬다. 그게 참 좋은 거 같다.



<여성 괴물>은 바로 3월의 페미니즘 책읽기. 선거결과가 아쉽긴 하지만 다락방 리더님을 따라 알라딘의 페미니즘 책읽기는 계속된다. 

누구나 하실 수 있습니다. 절찬리 판매 중? 응? (무엇을?)


앞으로의 5년, 걱정은 되지만 별 수 없다. 사실 뭐 1번남이 됐어도 그닥… 🤷🏻‍♀️


까치발 들고 조심조심 살아왔어도, 세상이 가하는 숱한 폭력을 나는 피해나갈 재간이 없었다. 그래도 어쨌든 살아남아버렸다. 그리고 남탓을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 여겼던 35살도 넘어버렸다. (35살부터는 자기가 싼 똥을 치우기 위해 부지런히 반성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나는 우리의 훌륭한 젊은 여성들의 편에 선다. 이것은 언제나 나의 리더, 내가 커서 될 사람 바로 다락방이 주장하고 있는 삶의 태도다. 나는 그를 따른다. 더는 젊은 여자들이 죽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만, 나도 겨우 겨우 살아냈으니 뭐….   


살아남고 말았다. 나를 살게 하는 것은 책과 일기 쓰기와 고양이와 유산소 운동, 내가 번 돈과 돈을 벌게 하는 일과 얼마 없어 더욱 소중해지는 내 친구들. 그러므로 저들과 싸우면서 저들과 닮아가지 않기 위해 (내면이 일그러지지 않기 위해) 앞으로 나는 책 읽기 덕분에 만난 친구들과의 우정을 귀하게 돈독하게 여기면서 나에게 더 잘해주기로 한다. 나는 그래도 된다. 나는 그럴 수 있다. 나는 내 안의 많은 미움들을 인정하고 억울해하지 않는다. 억울하게 되면 혐오하기 쉬워진다. 애초에 억울해하지 않으려면 나에게 잘해주는 게 최선이다.


그러니 책읽는 종족들아.

책을 사자.

책을 읽자.


나에게 잘해주자. 억울해하지 말자. 


인생은 흘러가고, 우리는 번식을 멈출테니 인류는 멸종하고 그럼 지구에게 좋을 일이다.

그런데 한번에 망하지는 않는다. 천천히 망해간다. 우리 천천히 망해가자. 


길게 망해가자, 이건 황정은 언니가 한말이다.

그렇게 금방 망하지 않아. 세계는,

그렇게 길게망해가면 고통스럽지 않을까?

단번에 망하는게 좋아?

아니.

그럼 길게 망해가자.

황정은 <계속해보겠습니다>


덧붙임, 엮어 놓은 글은 2번남의 등장을 미리 꿰뚫어보고 계셨던 천재 다락방님의 몇년 전 글. 

https://blog.aladin.co.kr/fallen77/10802691 (논리는 없고 신념만 있다)


댓글(24) 먼댓글(0) 좋아요(5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2-03-11 21: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천재 다락방 왔다 갑니다 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나도 그랬어요. 어떤 단체에 기부금을 낼 때도 그렇지만 응원하는 정치인에게 후원하면서 돈을 버는 내가 너무 만족스럽더라고요. 마음만 있는게 아니라 액션을 취한다는 게, 그게 된다는 게 좋더라고요. 그걸 누가 했다? 내가 했다. 내가 응원하고 내가 돈 쓰고 내가 돈 번다! 먹고 사는 건 분명 가장 중요하지만 응원하고 싶을 때 할 수 있어서 돈 버는 거 좋아요. 돈 벌자!!😤😤

공쟝쟝 2022-03-11 21:07   좋아요 2 | URL
아니이렇게 알려주기도 전에 오셨어요? 아휴, 참. 내 친구님아. 우리 천천히 망해가자.

다락방 2022-03-11 21:12   좋아요 4 | URL
망하긴 왜 망해요. 천천히 하는 건 밥 먹는 거나 천천히 해요. 빨리 성공하고 빨리 부자 되고 망하지는 말자요!! 😤

공쟝쟝 2022-03-11 21:14   좋아요 2 | URL
쟈기 밥먹는 거 천천히 못하잖아. 안돼. 희망하고 기대하고 실망하면 억울해진단 말야. 망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로 자아효능감을 올릴거야!

건수하 2022-03-11 22: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돈 벌어서 뿌듯했던 자 여기도요. 배복주님께도 (작지만) 후원.

그러고 오늘 책 두 번이나 주문 (....)
어제 잠 많이 잤더니 기분도 좀 나아졌어요,


공쟝쟝 2022-03-11 23:26   좋아요 2 | URL
잘했어요! 우리는 잘 자야돼요. 준석이는 잘 못잘거야. 어디 공격에 능한자가 수비에도 능할지 지켜봅시다! 우리가 잘 살아야되요. 훌륭하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

잠자냥 2022-03-11 23: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렇습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빡칠 때나 온갖 명분을 만들어 우리는 책을 사고 읽어야 하는 것입니다….. 세상은 그렇게 금방 망하지 않겠지요. 5년 안에 망하진 않을 거야….. 읽읍시다.

근데 카슨 매컬러스 <슬픈 카페의 노래> 살포시 추천.

공쟝쟝 2022-03-11 23:28   좋아요 3 | URL
응 읽어야지. 사고 읽고 사기를 권하며 ㅎㅎ 잠자냥 나 그거 읽고 좋아서 이것두 읽었어 ㅋㅋ 그걸로 이달의 당선작도 먹었다? 그리고 슬픈카페의 노래 잠자냥쓰 페이퍼도 읽고 좋아요도 눌르고 댓글도 달았을거야. 아마🙄

난티나무 2022-03-12 03: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사러 가야 겠다요====33333

공쟝쟝 2022-03-19 00:18   좋아요 0 | URL
우리 난티님은 더할 나위 없이 자신에게 잘해주는 자기애의 대마왕인것이다.

scott 2022-03-12 09: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쟝님에게 주말 땡투 😍♪

공쟝쟝 2022-03-19 00:18   좋아요 0 | URL
와. 벌써 또 주말이예요. 스콧님. 좋은 금밤! 좋은 꿈~

독서괭 2022-03-12 09: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탑 소개도 흐름을 따라 엮어엮어 가는 쟝쟝님! 재미납니다! 홀린 듯이 응? 그럼 이것도? 이것도? 하며 영업당할 듯(하지만 나는 굳센 독서괭이므로 홀리지 않는다..)

공쟝쟝 2022-03-19 00:20   좋아요 1 | URL
이구역의 귀안얇음을 담당하는 이구역의 단호박을 담당하는 존재자체로 굳셈의 포스가 풍겨져 나오는 독서괭님. 저는 그대를 홀리려고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저... 나를 합리화하는... (쿨럭!)

mini74 2022-03-12 1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절찬리 판매 중 , 절찬리 읽고 있는 중입니다. 나에게 잘해주기 위해 책을 삽니다 ~~ 쟝쟝님 좀 짱인듯ㅎㅎ

공쟝쟝 2022-03-19 00:20   좋아요 1 | URL
웅.. 좀 덜 잘해줘도 될것 같은데 오늘 아침에도 택배 뜯엇쒀~~~ 스트레스 받으면 알라딘 바구니 터는 거 이제 안하려고 했는 데...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알려주세요 ㅜㅜ

그레이스 2022-03-12 14: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얼마 없는 독서종족이란 말이 넘 뼈저리게 다가오네요~~^^
도서관 프로그램도 이제는 여기가 문화센터인지 복지관인지 정체성을 알 수 없는 행사만 ,,,ㅠ

공쟝쟝 2022-03-19 00:29   좋아요 3 | URL
그레이스님 망구엘의 은유가 된 독자 읽어보셨어요? 오랜기간 독서종족들은 책벌레, 너무 많은 지식섭취로 세상과 소통하지 못함, 결정능력 부족 .. 여타의 등등의 스테레오타입으로.... 세상에서 배척되어 왔어요 ... ㅋㅋㅋ 언제나 얼마 없을 우리긴 하지만....... 나는 요즘 우리 종족들이 자신들 스스로가 세상을 배척해온 것은 아닌 가하는 의심을 하고 있어요. 양지로 나와라!! 사회성을 연마하자!!

그레이스 2022-03-19 07:45   좋아요 3 | URL
그 책 읽었어요^^
네 맞아요 ㅋ
책벌레라는 말 사실 읽은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지식만 쌓는 사람들을 뜻해서, 요즘 누군가 제게 칭찬의 뜻으로 그런 말을 사용하면 의미를 알려주죠^^
책을 읽고 사유를 넓히고 읽은대로 살려고 하다보면 어렵다는 사실을 절감하죠!^^
자의식도 강해지고, 바보같고, 골방에 갇혀있는 것처럼 보이고...
그래서 독서종족을 찾아서 토론하고 실천하는 모임을 만들죠. 내가 필요한 누군가를 항상 찾아요.^^
독서는 제게 소통의 기능이기도 합니다.^^

공쟝쟝 2022-03-19 14:08   좋아요 3 | URL
좋다! 책으로 하는 소통 좋아요!! 저도 하고 있어요 ㅋㅋ (알라딘에서 ㅋㅋ)

라파엘 2022-03-12 2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기 반성능력과 지적 개방성의 필요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리고 더욱 소중해지는 쟝님의 친구들에 제가 포함될 수 있다면, 제게는 정말 기쁜 일입니다 ☺

공쟝쟝 2022-03-19 00:30   좋아요 2 | URL
(저는 지금 주먹을 입안에 넣으면서 좋아하는 중입니다) (아이참) 나 이제 시인이랑도 사귀는 비문학파 독서종족이다 ㅋㅋㅋ

단발머리 2022-03-13 12: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김은주 책, 시작하자마자 어려워서 잠깐(?) 미뤄뒀는데 쟝쟝님이 샀다고 하니 다시 도전하고픈 ㅋㅋㅋㅋㅋ책을 읽고 책을 삽시다.
슬픈데… 아직도 많이 슬프지만…
슬퍼만 하기에는 우린 넘 어려서 ㅋㅋㅋㅋㅋㅋㅋㅋ 화이팅!!

공쟝쟝 2022-03-19 00:31   좋아요 1 | URL
도전해요! <되기>의 개념을 위해 카프카책을 좀 봐야한다고.. 저도 도움 요청했습니다. 들뢰즈 좀 아는 분께 ㅋㅋㅋ 근데 지금은 넘 바쁘구. 여름 무렵 예상해봅니다.. 들뢰즈 들뢰즈 덤벼보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