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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결 없는 파편들의 사회 - 한국 2060 여성들의 일 경험과 모험
김현미 지음 / 봄알람 / 2023년 11월
평점 :
끝나지 않는 일감 쳐내다 근로의욕 상실하고 농땡이치러 나온 흠결 많은 파편. 액상과당과 정제곡물로 목숨줄을 줄이고 당스파이크를 올려서 일을 끝낼 생각은 없고, 번뜩이는 두뇌회전으로(;;)신자유주의하 K-여성의 노동을 사유하는데…
플래그 붙이다가 모든 페이지에 붙이다가 화나서 걍 구매한 책 #흠결없는파편들의사회
현실감 바짝 조여오는 문장들이 살을에고 뼈를 때려서 개🐶강추를 하지 않을 수 없네.
“(15)신경아의 표현대로 “여성들은 종속적 안정성을 잃은 대신 독립과 표류의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얻었다”
(16)하지만 이들 여성 모두가 인생의 어떤 순간에 딸, 부인, 어머니라는 역할 질서 바깥에 존재하게 됐다는 점에 주목해보자. 그런 이들에게 조금 더 확실한 삶과 자족의 근거는 무엇일까? 괜찮은 일과 일터다. 임금노동이, 일이 정말 중요해졌다. 자립할 만한 경제력을 갖춘 여성들, 자신의 삶에서 남성 생계 부양자를 안 만들기로 한 여성들, 그를 떠나보낸 여성들, 남성 배우자 없이 아이를 기르는 여성들, 여성들끼리 벌어 먹고사는 여성들, 혼자 사는 여성들, 고양이나 개와 같은 다른 동료 종을 돌보는 여성들 등, *이들 모두는 언제든 혼자일 수 있음을 받아들이고 자기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계속 일하며 살아갈 수 있는가 혹은 일이 없어도 생존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이 존재하는가*가 여성들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으며 이들의 존재감을 구성한다.
한편으로 여성들이 사무직·전문직 일자리로 대거 진출한 현상은 ‘비혼 결정’에서 비롯된 결과인 것만은 아니다. 여전히 돌봄 노동을 하지 않는 남성을 표준적인 노동자상으로 삼아 조직된 남성 중심적인 일터에서 생존하고 성공하기 위해 ‘비혼‒무자녀 상황의 유지’를 택할 수밖에 없었던 여성도 많다. 공적인 일 경험과 결혼, 출산, 양육과 같은 사적 경험은 상호 영향을 미친다. 임금노동과 돌봄 노동은 시간, 정서, 노력 면에서 갈등 관계에 있다. (17)돌봄 노동에서 상대적으로 면제되어왔던 남성 노동자가 일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듯, 남성 중심의 일터에 들어간 여성들 또한 결혼, 출산, 양육을 수행할 여력을 상실한다. *한쪽을 말끔하게 정리해야 생존이 가능한 구조에서* 여성들은 자발과 강제를 구분할 수 없도록 사회가 구성한 제한된 선택지 안에서 선택권을 잃거나, 고통스러운 선택으로 내몰려왔다.”
#한쪽을말끔히정리한다고생존이가능할줄알았더냐
딸 가진 많은 모부가 성 평등을 지지한다고 말한다. 중산층 집안의 똑똑한 딸들은 경력 단절로 좌절한 어머니의 넋두리를 들어주고, 독박 가사노동의 서러움에 공감해주고 손을 보태고자 하며, 어머니와 함께 쇼핑을 한다. 엄마가 ‘꼰대 아줌마’가 되지 않도록 행동, 말투, 매너를 살피고 교정해주며 유행을 알려준다. 한편 한국 대중문화를 통해 양산된 딸 바보 아버지들은 사랑하는 딸에게 ‘데이트를 신청’하고 이때 딸은 그 자신의 독립성이나 인격과는 상관없이 아버지의 현대판 ‘으스대기 감정’을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떠안는다. - P34
왜 일터에서 혹은 노동의 조건으로 여성성을 수행하는 방법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가는 정치경제학적 질문을 필요로 한다. 젠더 수행성은 문화규범으로서 자본의 축적 체제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여성의 관계는 "엇갈린 축복mixed blessing"이라 불린다. 어떤 여성들에게는 긍정적인 기회를 선사했으나 동시에 가중된 억압을 만들어냈다는 의미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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