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상주의 (印象主義, impressionism)

 

 사실주의적 시각에서 출발하여 사물에 대한 감각적 인상을 그대로 묘사하려는 경향. 인상주의는 대상의 객관적 존재를 묘사하기보다는 주관적 인상을 있는 그대로 옮겨 그리는 정서적, 감각적 태도다. 문학예술의 경우 그것은 지속과 영속에 대한 순간의 우위를 강조한다. 우연이 모든 존재의 원리가 된다.

 

 

 - 네이버 백과사전 중에서 -

 

 

 

 * Read as impressionistic Paul Auster (줄여서 RIPA)

 

 인상주의적으로 폴 오스터 읽기, 폴 오스터 특유의 문학적 관점에 대해서 논하기보다는 독서를 통해서 느끼게 된 주관적 인상을 있는 그대로 읽고 해석하고 잡문 형식으로 자유롭게 풀어내는 새로운 독서 및 작문 형태이다. cyrus라는 독자(讀子)가 독자적(獨子的)으로 마음대로 풀어내기 때문에 폴 오스터와 전혀 상관없는 내용을 전개해나가는 것이 큰 특징. 작품 속 구절을 마음대로 발췌 인용하여 거기서 얻게 된 순간의 독자의 주관적 인상을 강조한다. 그래서 일관성 없는 우연성이 이 글의 존재 원리가 된다.

 

 

 

 

 

 

 

 

 

 

 

 

 

 

 

 

 

 

 

 

 

 

지넌 여름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다가 이제 그만 돌아갈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냥 그런 겁니다. 갑자기 그곳에 너무 오래 있었다는 생각이 든 거죠. 아마 너무 여러 해 동안 야구 구경을 못 해서였던 것 같습니다. 더블 플레이와 홈런을 정량만큼 보지 못하면 정서가 고갈되기 시작할 수도 있거든요.

 

 - 폴 오스터 『거대한 괴물』열린책들 p 33 -

 

 

 

 

 

 처음이자 마지막인 야구장 관람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야구장에 직접 가본 게 딱 한 번 뿐이다. 그런데 야구장에 가 본 경험에 대한 뚜렷한 기억이 없다(!)  야구장에 한 번 가봤다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실은 야구장에 가 본 그 닥 한 번의 유일한 경험이 아주 어렸을 때 있었던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 정확히 몇 살 때 갔는지 잘 모르겠다. 확실하게 기억나는 것은 아버지와 단 둘이서 야구장에 갔다는 사실뿐이다. 내가 태어난 곳 그리고 지금도 살고 있는 곳이 대구다. 대구라는 지역에 야구를 논하게 된다면 당연히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삼성 라이온즈이다. 그리고 라이온즈 팀의 홈 구장이 바로 시민운동장이다.

 

그런데 야구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열기에 대한 첫경험이 그리 좋지 않았나보다. 그 때 그 시절에 대해서 아버지의 증언에 의하면 어린 나 때문에 야구 경기 제대로 관람하지 못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낯선 사람들이 꽉 들어서 있는 관람석에 들어선지 10분도 채 안 되어 울고 불고 난리 부르스를 쳤단다. 어린 마음에 수많은 어른들이 환호성 지르는 모습이 무척 낯설고 무서웠던가 보다. 그리고 하필 그 때가 한참 무더운 여름철이라서 나는 야구장 외곽에 위치한 작은 식료품 코너에서 아이스크림 두 세 개를 먹어치웠다고 한다. 괜히 어린 아들과 함께 야구장 데리고 갔다가 경기 한 번 제대로 못 보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는 아버지의 말씀이 한편으로는 '웃프게' 느껴진다. 차라리 내가 야구라는 스포츠의 흥미에 눈을 떴을 때 데리고 가시지...  그 이후로는 아버지와 함께 야구장에 관람한 일이 없었고, 정작 야구를 좋아하면서도 야구장 한 번 가보지 못했다.

 

 

 

 

 여름의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솟구치는 야구 구경에 대한 갈망 

  

너무 오랫동안 야구 구경다운 구경을 하지 못 해서 그런지 야구장에 정말 가고 싶은 생각이 마구 들 때가 많은 요즘이다. 최근에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야구장에 가고 싶은 갈망이 잦아졌다.

 

주변의 친구들이 여자친구 혹은 동성 친구들과 함께 야구장을 관람하고 있다는 '인증샷'을 보게 되면 한편으로는 그들이 부러우면서도 야구장 한 번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된다. 게다가 시즌 초반부부터 하위권을 맴돌던 삼성 라이온즈가 어느새 1위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그 누가 야구장에 가서 야구 경기를 직접 보는 것을 마다하겠나. 내가 발췌 인용한 폴 오스터의 『거대한 괴물』속 구절처럼 야구 경기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해서 지루하면서 진부한 일상으로 인해서 '삶의 즐거움'이라는 정서가 고갈되지 않을까 스스로 생각해보기도 한다.  

 

 

 

 어설프지만 재미있었던 '초딩식' 야구 경기  

 

내가 정말 '야구'라는 스포츠를 본격적으로 흥미를 가지기 시작한 때가 초등학생 4학년 때부터다. 평소에 운동 같은 걸 즐겨 보지 못할 정도로 천성적으로 운동을 좋아하는 체질이 아닌 나는 운 좋게도 또래 친구들 사이에 끼여 야구를 처음 해보게 되었다. 요즘 최신식으로 변모하고 있는 최근의 학교 운동장에 비하면 구식에 가까울 정도로 모래만 있는 열악한 상태였지만 야구공, 야구 배트 그리고 글러브 몇 개만 있으면 얼마든지 야구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때 내가 했던 '초딩식' 야구는 투수, 포수라는 직책은 없었다. 오직 타자와 수비수 그리고 주자의 플레이를 지휘하는 주루코치만 있으면 되었다.

 

일단 야구 경기를 하는데 최대한 불러 모일 수 있는 인원의 수에 따라서 동등한 인원으로 두 팀으로 나눈다. 그리고 야구 경기장처럼 운동장에 다이아몬드 형태의 내야 라인과 베이스(Base)를 표시해둔다. 먼저 공격하는 팀의 타자는 본인이 직접 야구공을 위로 던져 배트를 휘둘러 친다. 자신이 직접 공을 던져 배트를 휘두를 수 있는 기회는 단 세 번. 세 번의 기회에도 야구공 한 번 제대로 맞지 못하면 아웃(Out)이며 다음 타순으로 넘어간다. 스트라이크(Strike) 삼진 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파울(Fowl)은 적용되었지만 정식 야구 경기와는 다르게 스트라이크에 포함되지 않았다. 일단 공을 쳐서 안타를 만들어야 했다. 공 한 번 제대로 맞추지 못 한다면 끝이다. 타자가 친 공이 내야 라인에 크게 넘어가면 홈런으로 인정했다. 세 번의 타자가 아웃 되면 공수 전환으로 이루어진다.

 

경기 규칙에 대해서 더 이상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어설프게나마 이런 방식으로 야구 경기를 했다. 하지만 무척 재미있었다. 특히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야구 경기에 몰입하다보면 친구들끼리 싸울 때가 있었다. 다이아몬드 라인과 주자 베이스를 모래 운동장에 표시를 하다보니 가끔은 베이스에 있는 주자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세이프(Safe)인지 아웃(Out)인지 정말 애매모호한 판정이 나올 때가 있다. 야구 경기를 진행하는 데 꼭 필요한 정식 심판이 없다보니 간혹 상대 팀 친구들과 언쟁을 벌인다거나 심하면 단체 싸움으로 돌변하여 벤치 클리어링(Bench-clearing)까지 번질 때 있었다.

 

그 때 야구를 엄청나게 좋아했던 몇 몇 친구들은 그 당시 초등학생들의 꿈이었던 삼성 라이온즈 어린이 야구단에 가입하기도 했다. 그들은 거의 주말마다 직접 시민운동장 야구장에 가서 야구를 배우거나 야구 경기를 했고 종종 라이온스 소속 야구선수들을 직접 만났다고 맨날 자랑하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또 어떤 녀석은 선수들의 싸인이 있는 볼을 자랑하기도 했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천성적 성격 및 체질 탓에 또래 친구들과 함께 야구를 한 횟수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지금도 생각하면 그 때 많이 놀지 못한 게 후회를 할 때가 있다. 야구라도 운동 하나 제대로 즐겼더라면 현재의 저질 체력이 나오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삼성 라이온즈 때문에 야구 보는 재미에 산다

 

 

 

 

 

 

 

 

 

 

 

 

 

 

 

 

현재 삼성 라이온즈의 승승장구 행보에 라이온즈 팬으로써 이 즐거운 감정을 숨길 수가 없는 건 사실이다. 처음 시즌 초반부 때 부진했던 선수들의 플레이에 실망할 때도 있었지만 역시 삼성 라이온즈는 'UTU'(Up Team is up, 올라갈 팀은 올라간다)였다. 반면에 시즌 초반에 상위권으로 순조롭게 출발했던 LG 트윈스가 현재 연패의 부진으로 7위까지 하위권으로 밀리게 됨으로써 또 한 번 'DTD'(Down Team is down,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의 무시무시한 '과학성'이 또 한 번 재현되고 있는 상태다.

 

 

 

 

왼쪽에 '국민타자' 이승엽, 오른쪽에 '돌부처', '끝판왕' 마무리투수 오승환.

요즘 이 두 선수의 맹활약 덕분에 이번 시즌 역시 야구 보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사실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시작하면서 일본에 활약하던 이승엽 선수의 복귀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반신반의했다. 타자로써 커리어 사상 각종 신기록을 세웠고 일본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친 이승엽이었지만 막상 국내 친정 팀으로 복귀하는 '승짱'의 모습이 일본 리그로 옮기기 전, 아시아 선수 홈런 신기록을 세웠던 그 때 막강했던 과거의 이미지가 떠올려지지가 않았다. 오히려 이승엽보다는 지난 시즌에 생애 첫 홈런왕으로써 활약했던 최형우에 대한 기대가 무척 컸던 것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서 뚜껑을 열어본 순간, 내가 예상했던 것과 너무다도 판이하게 나왔다. 이승엽은 꾸준하게 타점을 올리면서 팀 승리에 기여하는 활동을 해주고 있는 반면에 의외로 빈타가 많아진 최형우의 부진이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상대 팀 타자들의 불방망이를 무력화시켰던 '끝판왕' 오승환이 롯데 전에서 기록한 6피안타의 블론 세이브(Blown Save) 또한 나름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필승의 기운을 만들어주었던 투수진에서도 부진이 이어져 삼성은 시즌 초반부터 심상치 않게 '우승 후보'답지 않은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난세 속에서도 영웅이 등장하는 법, 4번 타자를 맡을 정도로 지난 시즌보다 타격감이 물 오른 내야수 박석민의 활약에다가 2군에서 '제2의 오승환'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투수 심창민의 깜짝 등장은 삼성이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서 작지만 많은 기여를 해주었다.

 

 

 

 진정 야구 팬들이 원하는 방향 쪽으로 나가야 한다

 

이제 야구 시즌이 올스타전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요즘 제10구단 창설 문제에서 비롯된 KBO와 선수협 간의 갈등으로 인해서 올해 시즌에는 올스타전을 못 볼 수도 있다. 제10구단 창설에 강력히 반대하는 각 프로야구 팀 구단주와 이에 대해서 어중간하게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KBO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해서 선수협 측에서는 올해 시즌 올스타전뿐만 아니라 내년 초에 열리게 될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회 참가를 보이콧 선언을 하게 됨으로서 제10구단 창설 문제를 둘러싸고 양측 간의 갈등과 대립은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치킨 게임' 상태로 현재진행중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야구 선수들뿐만 아니라 전. 현직 야구 감독들 그리고 야구를 즐기고 사랑하는 관중들도 제10구단 창설을 간절히 원하고 있고 열렬히 찬성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지속되고 있는 KBO-선수협 간의 갈등이 장기화가 될 경우, 단순히 올스타전과 WBC 대회에 활약하는 야구 선수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지 못할뿐만 아니라 프로야구의 흥행에도 약영향을 주게 된다. 선수협 그리고 수많은 야구팬들의 소망을 무시하는 KBO가 주관하는 프로야구 경기를 과연 재미있게 보는 사람이 있을까?  프로로 전향하기를 바라는 아마리그 선수들 또는 프로 야구선수가 되기를 바라는 고등학생 유망주들에게 활약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바로 새로운 야구 구단 하나를 만드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야구팬들이 제10구단 창설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KBO와 야구 팀 구단주들은 수많은 야구팬들의 여론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팬심을 무시하면서까지 독단적인 체제로 운영되는 스포츠는 '대중을 위한 스포츠'라고 말할 수 없다.

 

 

" 아마 너무 여러 해 동안 야구 구경을 못 해서였던 것 같습니다. 더블 플레이와 홈런을 정량만큼 보지 못하면 정서가 고갈되기 시작할 수도 있거든요. "

 

 

아마도 KBO 협회와 야구 팀 구단주들은 1000만 관중의 야구팬들보다 여러 해 동안 야구 구경을 못했던가 보다. '승리'를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이 만들어 내는 화려한 선수들의 플레이와 항상 이들을 열렬히 응원하고 지켜보는 국내 야구 팬들을 정량만큼 보지 못한 탓에 야구를 사랑하는 대중들을 위한 정서가 이미 고갈된 상태에 이르렀다. 자신들의 주장을 끝까지 일관되게 고집하는 태도를 봐서는 제10구단 창설 문제는 순조롭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P.S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 독서 활동 카페에서 진행되는 '폴 오스터 읽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번 글이 그 시작을 알리는 첫 글인 셈이다. 그런데 막상 쓰다보니 폴 오스터와 전혀 관련 없는 엉뚱한 글이 되고 말았다. 폴 오스터 매니아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표한다. 아무래도 폴 오스터 문학이 나에게는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폴 오스터의 소설에 완전히 익숙하고 적응하기까기 많은 시간이 걸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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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z.  다음 이 시에서 작가가 나타내고자 하는 정치적 의미를 찾아서 100자 내외로 설명해보시오.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오늘 아침부터 정말 '황당한' 신문기사를 접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통합민주당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도종환 시인의 시와 산문 등 모든 작품들을 국어 교과서에 삭제할 것을 권고했다는 내용이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새누리당 소속의 이자스민 의원이 일반인 시절 찍은 영화 <완득이> 사진이 수록된 교과서도 수정 보완을 권고했다는 것이다. 평가원 측에서는 이러한 권고를 내리게 된 기준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교육의 중립성'이다. 평가원은 국회의원 같은 정치인의 작품이 교과서에 실리면 교육의 중립성이 훼손된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여러 매체에 소개된 도종환 시인의 작품 삭제 논란에 대한 기사들을 쭉 훑어보면서 나는 평가원이 말하고 있는 '교육의 중립성' 그리고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그 의미와 기준이 무척 궁금했다.  그동안 작품성을 인정받아 교과서에 멀쩡히 실려 있던 문학 작품을 단순히 작가나 특정 인물이 정치에 입문했다는 이유만으로 '삭제 대상'으로 분류해야하는 결정적인 명분 또한 없어보였다.

 

먼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도종환 시인의 대표작 [담쟁이]를 읽어보자. 이 시는 절망을 극복하는 담쟁이를 통해서 삶의 의지와 생명력을 묘사하고 있다. [담쟁이]는 1993년에 출간된 시집 <당신은 누구십니까>에 수록되어 있는데 시인이 전교조 활동으로 인해 투옥생활을 한 경험을 비추어볼 때 시인이 투옥생활을 하고 있는 시기 때 쓰여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가 과거에 전교조 활동으로 인해서 옥살이를 했다는 점 그리고 현재 대선에 출마하게 되는 문재인 상임고문의 핵심 후원조직 '담쟁이포럼' 소속의 정치인이라고 해서 과연 [담쟁이]를 포함한 그의 시와 산문들이 특정 인물을 가리키고 있는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규정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정계에 몸 담기 이전에 쓰여진 특정 작가의 글이 학생들의 교육에 유해할 정도로 정치적 중립성에서 어긋난 것일까?  

 

 

 

 

 

 

 

 

 

 

 

 

 

 

 

 

 

 

 

 

 

사실 평가원의 도종환 시인의 작품 삭제 권고 논란 기사는 참으로 뜬금없는, 한편으로는 첫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부터 (그렇게 썩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실소를 머금케 하는 '웃음'을 대중들에게 선사해주었다. 대중들 앞에서 평가원 스스로 우스운 처사를 단행하고 만 것이다.

 

그렇다면 평가원이 내세우고 있는 그 '정치적 및 교육의 중립성'이라는 기준을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 모든 국내 작가들의 작품들에 적용한다면 굳이 도종환 시인의 작품만 권고할 필요가 있을까?  

 

김춘수 시인의 대표작 '꽃'은 수많은 국어, 문학 교과서에 많이 실려 있으며 지금까지도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애송하고 있는 시작품 중 하나이다. 그런데 민주정의당 창당 발기인과 전국구 국회의원을 지낸 김춘수 시인의 [꽃] 이외에도 다른 작품들은 생전 시인이 현직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었을 때는 물론이요, 지금도 중, 고등학생들은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 김춘수 시인의 작품들을 국어시간에 배우고 있다.

 

 

 

 

 

 

 

   

 

  

  

 

 

 

 

 

 

 

 

 

김춘수 시인의 작품뿐만 있는 게 아니다.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이 쓴 산문 또한 삭제되어야 마땅하다. 평가원의 검인정이 통과된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18종 중에서 1963년에 이어령 고문이 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수록되어 있는 '풍경 뒤에 있는 것'은 총 1종('천재'), <바람이 불어오는 곳> 중 일부인 '폭포와 분수'는 총 3종('블랙', '상문','지학(박)')의 교과서에 실려 있다.

 

평가원은 교과서 공통 검정 기준을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생활 영역에서 차별을 조장하는 내용' 그리고 '정치적·개인적 편견을 전파하거나 특정 종교교육을 위한 방편으로 이용된 내용이 있는지' 여부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중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국어 교과서보다는 오히려 고등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문학 교과서에 평가원의 공통 검정 기준에 적용되어지고 삭제 검토되어야 할 작품들이 꽤 있다.

 

 

 

 

 

 

 

 

 

 

 

 

 

 

 

 

 

 

 

다음 소개하는 시는 일제 강점기 시절, 카프(KAPE,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에서 활동했던 월북 시인 임화의 [우리 오빠와 화로] 중 일부다.

 

 

 

(중략)


화로는 깨어져도 화젓갈은 깃대처럼 남지 않았어요.
우리 오빠는 가섰어도 귀여운 ‘피오닐’ 영남이가 있고
그러고 모든 어린 ‘피오닐’의 따뜻한 누이 품 제 가슴이 아직도 더웁습니다.

 

그리고 오빠……
저뿐이 사랑하는 오빠를 잃고 영남이뿐이 굳세인 형님을 보낸 것이겠습니까
섦지도 않고 외롭지도 않습니다
세상에 고마운 청년 오빠의 무수한 위대한 친구가 있고 오빠와 형님을 잃은 수없는 계집아이와 동생
저희들의 귀한 동무가 있습니다.

 

그리하야 이 다음 일은 지금 섭섭한 분한 사건을 안꼬 있는 우리 동무 손에서 싸워질 것입니다.

오빠 오늘 밤을 새어 이만 장을 붙이면 사흘 뒤엔 새 솜옷이 오빠의 떨리는 몸에 입혀질 것입니다.

이렇게 세상의 누이동생과 아우는 건강히 오늘 날마다를 싸움에서 보냅니다

영남이는 여태 잡니다. 밤이 늦었어요.


 

 

 

임화의 [우리 오빠와 화로]는 총 3종의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디딤돌', '대한'. '민중')에 수록되어 있다. 이 시는 시적 화자인 '누이동생'이 감옥에 갇힌 '오빠'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쓴 '서사시'다. 카프에 활동했던 시인의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임화의 [우리 오빠와 화로]는 그 당시 1920~30년대에 국내에 유입된 사회주의 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 시는 '서사시'라는 새로운 형식을 통해 노동 운동과 계급 투쟁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정감 있게 그려냈다.

 

시적 화자 누이동생의 오빠와 동생 영남이가 가입되어 있는 '피오닐'은 '개척자', '선구자'라는 뜻의 러시아어이며 '소련 공산당원' 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생략된 시의 전반부에는 피오닐에 가입한 누이동생의 오빠는 노동 운동을 하다가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이 시에서 '화로'는 '가족애'와 '불타는 계급 투쟁 의지'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불을 담을 수 있는 화로의 속성은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한 집안의 가장인 동시에 계급 투쟁에 열성적이었던 공산당원으로서의 이미지와 연관지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사회주의'가 몰락해버린 지금, 고등학교 교과서에 왜 '계급 투쟁'의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임화의 시를 고등학생들은 왜 배우고 있는가?  카프(KAPE)는 1920~30년대에 사회주의 사상을 받아들였던 작작가들을 중심으로 왕성하게 활동했으며 당시의 퇴폐적, 감상적 문학예술 활동을 비판하고 신경향파 문학운동을 전개함으로써 종교적 ·도덕적 ·정치적인 사상을 주장, 민중을 같은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데 목적을 둔 창작을 강조하였다. 카프는 이념 지향의 차이점에서 비롯된 작가들 간의 분열로 인해서 얼마 못 가 와해되었지만 그 당시 문단을 지배하고 있었던 감상주의를 비판한 카프의 활동은 문학사적인 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공산당'을 연상시킬 수 있는 상징적인 단어를 문학작품에 사용하고 무엇보다도 월북 작가라는 이유만으로 수십 년 전에 쓰여진 카프의 작품들이 현재 평가원이 말하고 있는 '정치적 중립성'의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까?  물론, 적용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임화 등과 같은 카프에서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계급 투쟁'을 강조하는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정치적이면서도 개인적인 편견을 전파하고 있으며 노동자(프롤레타리아)를 착취, 억압하는 자본가(부르주아) 간의 계급 갈등 및 차별을 뚜렷하게 강조,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벽초 홍명희의 대표작 <임꺽정>도 일부의 내용이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2종에 수록되어 있는데 나 또한 <임꺽정>이 수록된 문학 교과서('문원')를 통해 수업시간에 작품에 대해서 자세하게 배우기도 했다. 

 

'임꺽정'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10권이나 되는 이 소설이 단순히 역사적 인물의 일대기를 그려낸 평범한 대하소설이라고 생각하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도적 임꺽정의 이야기를 허구화한 이 소설은, 천민계층의 반봉건적인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생활양식을 다룬 데 그 특징이 있다. 또한 봉건 귀족을 우월성의 존재로 파악하지 않고 오히려 천민계층을 이상화함으로써 계급의식과 집단의식을 현저하게 드러냈다. 벽초는 <임꺽정>을 통해 계급의 관점에서 식민지적 모순보다는 자본주의적 모순을 겨냥하는 특수한 역사의식의 시야를 노출시켰던 것이다.

 

그는 1945년 광복 직후에는 좌익운동에 가담하고, 조선문학가동맹 중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지만 곧 바로 월북하여 부수상 등 주요 요직을 맡으면서 이제 막 정치적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한 김일성 공산당 정권 수립에 일조를 했다.

 

<임꺽정>이라는 작품 속에서 전체적으로 계급의식과 자본주의적 모순이 깔려 있다는 점 그리고 작가가 김일성 정권 수립에 큰 기여를 한 이력으로만 살펴본다면 애초에 10권짜리 <임꺽정>은 출판해서도 안 되며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는 평가원의 기준으로 의해서 교과서에 삭제되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참에 국방부는 60여 년 전에 발표된 벽초의 소설을 '불온서적'으로 추가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금서목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평가원이 이번 국어 교과서 검정에서 적용했다고 밝힌 세부 검정 기준을 살펴보면 중립성이 훼손된다는 근거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늘 불거진 평가원의 기준 논란뿐만 아니라 국방부가 지정한 불온서적을 규정하는 기준 또한 그렇다. 명확힌 기준이 없다고 해서 평가원이 예전 1970년대의 공연윤리위원회(공윤)처럼 우리나라에 모든 문학작품들 그리고 지금까지도 쏟아져나오고 있는 신진 작가들의 문학적 창작물들을 대상으로 제목. 특정 구절만 가지고 ';정치성'이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시시비비 따져가면서 검열을 하고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교과서에 퇴출 결정을 내린다면 이는 다시 자유표현을 억압하는 시대로 역행하는 것이며 문화적 발전을 지체하는 요인이 된다. 문학에서 적정한 선에서 표현할 수 있는 정치적 중립성의 기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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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7-10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오늘 아주, 도종환 시인 글을 교과서에 넣어라 말아라
생쇼를 하더만요..... 기가 차서. 수준 미달입니다. 정말 생각할 가치가 없어요.
오늘 결국 한 발 슬그머니 빼는 꼴이란. 제일 꼭대기가 문제면 밑에도 모두 머저리가 되는걸까요?

cyrus 2012-07-11 20:30   좋아요 0 | URL
결국엔 어제 선관위까지 나서게 되었죠. 애초부터 말이 되지 않았던 논의를 선관위까지 가게 되다니 어제 평가원의 결정들이 한 편의 코미디였습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2-07-14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관위가 나서기 전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평가원 측에서 사람이 나와 도종환의 시를 삭제해야 한다는 소신을 매우 진지하게 펼치던데 하루만에 꽝! 아유~ 그 분이 다시듣기로 듣는다면 얼마나 민망할까요...이제 영원히 그 파일이 인터넷상에 남을텐데...여하튼 글조심 말조심...인터넷은 무서워요.절대 안 지워지니까요.

cyrus 2012-07-14 23:5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진짜 민망하겠네요. 하여튼 갑자기 생뚱맞은 소리를 내세우다가 그만 제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 되어버렸네요 ^^
 

 

 

 

 

 

 

올해 1학기에 있었던 복수전공으로의 외도는 저에게 주전공 강의에서 접할 수 없었던 좋은 경험을 가져다주었지만 전체적 결과를 본다면 썩 좋지 못했습니다. 이번 1학기의 학교생활을 표현하자면 무전 상태에서 혼자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낯선 강의실에서 혼자서 무작정 공부했던거죠.

... 이렇다보니 정작 중요한 주전공 공부를 소홀히 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성적표 때문에 나름 혼자서 저 스스로에 대해서 많이 실망했습니다.

사실 제가 복수전공을 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작년까지만해도 진로선택을 확실히 정하지 않아서 무작정 남들 하는대로 인기 전공과목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그러니까 2007년에 저뿐만 아니라 행정학과 야간 학우들 사이에는 정말 공무원 진로를 꿈꾸던 몇 명 이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 주위를 둘러보면 공무원보다는 취업 쪽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학우들이 눈에 띄게 많이 늘어난거 같습니다.

사실 주위에 그런 학우들 보면서 내심 제 자신이 걱정되었습니다.

"내가 하고 있는 게 과연 옳은 것일까? 나도 이참에 취업 쪽으로 준비해봐? "

진로가 제대로 정하지 못한 방황의 감정 탓에 공무원 진로에 대한 기표가 조금씩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마음을 추스리고 '나' 자신을 위한 진로 결정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봤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가야할 길은 공무원임을 확고히 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지금이라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대학의 행정학과 모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공무원 고시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방학 때 행정학 전공책 한 권 잡아 다 읽어봐야한다고요.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고사가 있습니다. 고대 중국의 우공이라는 노인은 집 앞을 가로막은 큰 산을 보자 길을 만들기 위해서 산을 옮기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포크레인이 나오지도 않았던 옛날 시대입니다. 지금도 큰 산을 파는데만 족히 몇 년은 걸립니다. 주위 사람들은 노인 우공을 미친 놈 취급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하루종일 혼자서 산에 있는 모래를 파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우공의 작업은 그가 죽은 뒤 자식 대대로 이어지게 되면서 목표가 이루어졌습니다.

솔직히 이번 방학동안 전공책 한 번 다 본다는 것. 제가 옳은 선택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영어랑 자격증 공부 때문에 방학 기간 내에 끝까지 못 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요즘에는 노량진이나 공무원 고시 학원 수업만 제대로 듣는다면 행정학이나 행정법 과목 같은 건 1년 안에 다 땐다죠.

하지만 학부생인 지금, 학업과 공무원 시험 공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제가 아는 과 선배는 졸업을 맞아 학업과 공무원 시험 공부 동시에 병행하기도 합니다만 공부할 수 있는 능력과 시간이 제대로 맞춰지지 않는 이상 매일 어마어마한 분량의 공부를 한다는 건 힘든 일일 수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그 선배도 저에게 왠만해서 학업과 공무원 고시 병행하는 '짓'은 하지 말라고 충고하기도 했습니다. 본인은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지라 어쩔 수 없이 뒤늦게나마 이런 공부를 하고 있는거라고 말했습니다.  

 

대학생활 얼마 안 남은 지금. 정말 뭐라도 해야죠. 벌써부터 안 된다고 생각해서 아예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할 수 있을 때 해야합니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높기 때문에 그만큼 합격하게 되는 날은 금방 오지 않을거 같습니다.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그저 묵묵히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남들이 먼저 사회에 진출해서 성공하더라 기죽지 않고 오직 목표만 바라보고 걸어갈겁니다.

일찍 찾아오는 성공을 위해서 뛰는 것도 좋지만 제 공부 스타일로 봐서는 저는 목표 달성을 위해 묵묵히 걸어가겠습니다. 괜히 조급하게 준비하다가는 제 풀에 벌써부터 지쳐버리거나 넘어질 수도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스스로 포기하게 됩니다.

이제 정말 마지막 방학이라고 생각하면서 행정학, 영어, 자격증 공부에 매진하겠습니다. 졸업 때까지 외국어가 어느 정도 기초를 다지고, 자격증 한 두개 따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공부에 매진한다고 해서 독서를 소홀히 한다는 건 아닙니다. 졸업할 때까지 꼭 읽어야 할 책은 읽어보려고 합니다.

 

사람들은 주말이 끝나고 새로운 주가 시작되는 월요병에 질색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저는 주말이 금방 지나가고 새로운 주가 시작된다고 해서 짜증이 나지 않는 편입니다. 오히려 내일 월요일이 무척 기다려집니다. 반대로 시간이 금방 지나가서 어느새 성큼 주말이 찾아오면 저는 그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본격적으로 7월 그리고 새로운 주가 시작되는 내일 월요일,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지 무척 기대됩니다.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마음으로 미래를 위해서 착실하게 준비해나가겠습니다. 서재 이웃님들도 월요병을 극복하고 새 마음으로 새 주를 기쁘게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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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7-02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궁, 힘드네요.
저보다도, 훨씬.
언제나 응원하고 있을테니 공무원을 향해 힘차게 달려나가봐요!
파이팅.
저는.... 기말고사를 향해서 달려야하는데 이러고 있네요. 후후.

cyrus 2012-07-05 19:42   좋아요 0 | URL
지금쯤이면 이진님 열심히 공부하고 계시겠죠. 그러고보니 저도 계절학기 기말시험이 다음주 수요일... ㅡ,ㅡ 벌써 코 앞이네요 ㅋㅋㅋㅋ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 받으세요, 화이팅!! ^^
 

 

 

  '멘붕' 상태의 마음 

 

올해 1학기 학사일정이 수료된 지 이제야 1주 정도 지났다. 여름방학인데도 예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썩 유쾌하지 않다. 어느덧 대학생활의 반 정도를 지난 지금, 대학교 3학년에게는 '방학'이라는 것은 어쩌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지긋지긋한 기말고사가 끝나고 난 뒤에도 계절학기 수업을 위해서 방학 기간에도 학교에 등교해야 하고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해 외국어, 각종 자격증 학원에 다녀야 한다. 이제 도서관은 스펙을 준비하는 나에게는 제2의 집이나 다름없다. 끝이 없는 공부만이 나를 괴롭히는 것은 아니다. 1학기동안 성적을 위해서 공부했던 노력에서 나온 결과가 나쁘게 나오는 바람에 제대로 '멘붕' 맞은 상태다.

 

농담으로 말하자면 나의 정신은 현재 '초토화' 상태다. 총 7과목의 최종 성적을 확인하는 순간, 예전보다 더 못한 결과에 대해서 무척 치욕스럽게 느껴지고 내 자신 스스로에 대해서 분노감이 쌓이는 중이다. 이미 지나가버린 1학기의 시간들이 무척 후회스럽기만 하다.

 

나는 나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스스로 믿었다. '할 수 있다'는 마음만 있다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목표 성취를 위한 자신감은 어느새 '자만감'으로 변해버렸다. 내 마음 속에는 이미 '부지런함' 대신에 '오만, 나태함'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노력'은 사라지고 겉멋 든 허울뿐인 '능력'만 믿었다. 중간고사 때는 기대했던 목표치 점수가 나오지 않았을 때만 해도 기말고사에 더욱 집중하고 충실히 했어야 했다. 하지만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가 없었다. 그러기에는 시간상 역부족이었으며 내가 감당해야 할 공부의 양도 상당했다. 결국에는 대학생활에 있어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당연한 결과였다.

 

 

 

 이제는 고독을 안아주는 것만해도 버겁기만 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씁쓸한 기억들은 조금씩 잊혀지게 되었다. 방학이지만 지금도 학교에 나오고 있다. 계절학기 수업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오전에 계절학기 수업 중간고사를 쳤다. 오전에 계절학기 수업을 마치고 나면 바로 집으로 향하지 않는다. 발걸음을 도서관으로 옮긴다. 오후에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영어와 컴퓨터 자격증 공부를 한다. 물론 그 곳에서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읽기도 한다. 다만 방학 기간이라 오후 5시에 도서관이 문을 닫는다는 게 조금은 아쉽지만.

 

학교 도서관에서 혼자 공부하는 날이 많다. 공부할 때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 좋지만 솔직히 혼자 책상 앞에 앉아서 하루종일 책만 보면서 지낸다는 것은 무척 외로운 일이기도 하다. 공부하는 데 있어서 고독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공부한 노력의 대가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번 학기는 고독과의 싸움에서 패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도서관에 가게 되면 두 세 명 이상 모여서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그러한 풍경에 별 관심도 없었는데 이제는 기나긴 아웃사이더의 생활을 견디기에는 내 감정의 인내에 한계가 온 듯하다. 서로 모여서 얼굴을 맞대면서 공부를 하고 휴식 시간에는 외로울 일이 전혀 없는 그들의 모습이 얼마나 부럽던지...  이제는 고독을 내 스스로 안아주는 것만해도 버겁게 느껴진다. 오히려 공부하기 위한 집중력을 흐트려놓는 방해 요인이 되고 있다.   

 

공부에 지친 머리를 식힐 때면 그냥 도서관에 꽂힌 책들을 확인한다거나 아니면 그냥 무의미하게 창문 너머 캠퍼스 풍경을 바라볼 때가 많았다. 도서관 건물 안에서 혼자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가끔은 운 좋게도 친한 동기들을 만날 때도 있지만 수업 시간도 서로 다르고 나만큼 공부하는 녀석이 많지 않아서 도서관에서 자주 보는 일은 많지 않다.

 

 

 

 우연히 그들을 만나다, 그리고 위로받다

 

오늘도 계절학기 수업 중간고사 시험을 끝나자마자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해결하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방학이라서 그런지 도서관 건물 내부에 학생들이 많지 않다. 간혹 나처럼 혼자사 공부하는 몇 몇 아웃사이더들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지금처럼 고요하면서도 적막한 도서관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오히려 사람 발길이 드물어진 조용한 도서관에 있으니 이전에 느꼈던 외로운 감정들이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조용한 도서관 안에 있으니 그동안 내가 바라보지 못했던 대상들이 조금씩 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도 우연하게 말이다.

 

우리 학교 도서관에는 총 5층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일부 층계별의 복도를 이루고 있는 벽에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들이 액자로 걸려져 있다. 비록  진짜 원본이 아닌 '복제품'이지만. 그동안 학교생활을 하면서 학교 도서관을 다른 동기들에게 비해 많이 가는 편이다. 그런데 도서관 건물 내부에 내가 좋아하는 화가들의 그림들이 액자에 걸어져 있다는 사실을 오늘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꽤 많은 그림 액자들이 있었다.

  

 

 

 

 * 도서관 지하

 

     

 

 

 

 

 

 

 

클로드 모네 「인상 : 해돋이」1872년

 

 

 

 

 

 

 

 

 

 

 

 

 

 

 

 

 

도서관 지하에는 옛날에 발간된 책들이나 많이 훼손되어 읽을 수 없는 책들을 따로 보관하는 보존서고와 기계실이 있다. 내가 신입생 때만 해도 지하를 통해서도 도서관 내외부를 드나들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군대를 갔다오고 난 이후부터는 지하실에 출입통로를 폐쇄해버렸다. 지하실이야말로 사람 발길이 많지 않는 허름한 공간이 되어버렸다. 지하실 공간 또한 윗층 자료실 공간만큼 평수가 꽤 있어서 그냥 보존서고 자료실로 쓰기에는 조금은 아까운 면이 있다. 그리고 그 거대한 공간 속에서 쓸쓸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두 그림 액자도 안쓰럽고.

 

지하실에는 클로드 모네의「인상 : 해돋이」와 빈센트 반 고흐의「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이 있었다.

 

   

 

 

 

 

 

 

 

 

빈센트 반 고흐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1889년

 

 

 

 

 

 

 

 

 

 

 

 

 

 

 

 

클로드 모네와 빈센트 반 고흐, 태어나고 자란 나라만 다를 뿐 인상주의 미술이 한참 꽃 피우기 시작한 시기에 동시대에 활동했다는 사실이 이들 두 사람을 연결시켜줄 수 있는 공통적인 사항이다. 모네와 고흐, 이 두 사람이 서로 예술적으로 교류한 사실은 전혀 없지만 타자들과의 친밀한 교류를 무척이나 좋아했고 한편으로는 갈망했던 화가들이다. 그랬기에 이들도 내적으로 외로움을 많이 타는 유약한 사내였다. 고흐는 알다시피 동생 테오와 Dr. 가셰를 포함한 몇 몇 친분 있는 이들을 빼면 친구가 많지 않는 전형적인 외톨이다. 고흐가 그나마 외로움을 완전하게 달릴 수 있는 방법으로는 오직 붓과 팔레트를 잡고 캔버스 앞에서 그림을 그리는 일 뿐이다. 그리고 자신의 고독한 감정들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또 돌아와서 작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손에서 붓이 떨어질 것 같다. 나는 내가 바라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3점의 대작을 완성시킨다. 그것은 사나운 하늘 밑에서 엄청나게 넓어지는 밑밭을 그린 작품으로, 나는 극도의 슬픔과 고독을 충분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 -     

 

 

 

 

 

 * 도서관 1층  

 

 

 

 

 

 

 

 

빈센트 반 고흐 「아이리스」1890년

 

 

 

 

 

 

 

 

 

 

 

 

 

 

 

 

고흐는 생전에 수천 점의 유화들을 남겼는데 그 중에 꽃을 대상으로 그린 그림들이 꽤 많이 있다. 고흐가 그린 정물화라고 하면 '해바라기' 연작이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도서관 1층에 자리잡고 있는 '아이리스(붓꽃)' 또한 유명한다.  아이리스의 꽃말은 다양한다. '기쁜 소식, 존경, 신비한 사람, 우아한 마음, 사랑의 메시지, 아름다움의 소유자' 등등.  '아이리스의 꽃이 피고 나면 첫키스의 향기가 난다' 누군가는 아이리스의 그윽한 향기를 이렇게 감성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과연 고흐는 아이리스의 꽃말을 알고 있었으며 그림을 그리는 내내 아이리스의 향기를 맡아봤을까?  고흐는 혼자 있을 때나 정신병원에 요양 생활을 했을 때나 항상 꽃들이 만발한 정원 내부에 걷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에게는 정원은 이방인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는, 평화롭고 자신만을 위한 은밀한 공간이었다. 그는 정원에 혼자 거닐게 되면 외톨이인 자신이 모습과 아름다운 꽃이파리로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자신의 아름다운 향기로 사람들의 감각을 매혹케하는 꽃과 비교를 하기도 했다. 외톨이 고흐에게는 그러한 꽃의 존재가 마냥 부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아이리스의 꽃말처럼 불행하게도 죽을 때까지 제대로 된 아름다운 사랑의 경험도 해보지 못했으며 시대는 고흐의 독창적인 예술을 알아주지 않았다. 비록 세상을 떠난 뒤 수십년이 지나서야 그의 삶과 예술은 위대한 아름다움으로 존경받을 수 있었다.   

 

 

 

 

 

 

 

 

 

 

오귀스트 르누아르 「아르장퇴유의 정원에서 그림을 그리는 모네」 1873년

 

 

 

 

 

 

 

 

 

 

 

 

 

 

 

 

 

 

클로드 모네 또한 정원의 풍경을 화폭에 많이 담은 '정원의 화가'이다. 그는 생전에 정원 딸린 거처에서 생활하면서 정원의 풍경화를 많이 그렸는데 르누아르는 아르장퇴유 정원에서 그림을 그리는 데 열중하고 있는 모네의 모습을 그렸다. 그저 자신의 인상주의 화풍의 동료 화가의 일상적인 모습의 한 장면을 그린 그림에 불과하지만 르누아르 특유의 밝은 색채의 톤이 더해져 자신이 좋아하는 정원 속에 그림을 그리는 모네의 모습은 보는 이에게 더욱 평화스러운 분위기를 느껴지게 만든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는 모네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마음을 피로하게 만드는 번뇌로 가득한 속세에서 떨어진 곳에서 자신만의 공간에서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한번쯤은 꿈꿔볼 만한 꿈이기도 하다.  

  

 

 

 

  * 도서관 2층

 

 

도서관 2층에 걸려져 있는 두 점의 그림들은 낯설었다. 재미있게도 2층에는 슬픔에 잠긴 채 웅크리고 앉아 있는 벌거벗은 남자의 모습과 삶의 여유로움이 한껏 도취된 채 화려한 레이스가 달린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여자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을 만날 수 있었다.   

 

 

 

 

 

 

 

 

 

 

제임스 티소 「봄」1878년

 

 

 

 

 

 

 

 

 

 

 

 

 

 

 

 

 

3, 40분 동안 검색 끝에 두 남녀가 그려진 그림의 제목과 화가를 알 수 있었다. 먼저 당당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그린 그림은 제임스 티소의 「봄」이다. '제임스 티소'라는 화가의 이름은 생소하더라도 그가 남긴 그림들은 처음 접한 관객들도 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친근한 이미지다. 그는 인상주의 화가들과 함께 동시대에서 활동했으며 그는 파리의 사교계 여인들을 정확하고 생동감 있게 표현한 그림으로 명성을 얻었다. 티소의 그림들은 인상파 화가들처럼 파리지앵의 일상을 담고 있는 풍경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그의 화풍은 인상주의보다는 고전주의에 근접하다고 볼 수 있다.   

 

클로드 모네가 첫 번째 아내 카미유를 위해서 그녀를 모델로 한 그림들을 남겼듯이 티소 역시 오직 한 여자를 사랑할 줄 알았던 감성적인 로맨티스트였다. 제임스 티소는 원래 영국 출신이었으며 본명은 자크 티소였다. 자신보다 한참 어린 나이에다가 이미 자식까지 두고 있으며 한 차례 이혼 경력이 있는 캐슬린 뉴튼이라는 여인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 당시 전통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강했던 시기라 티소와 뉴튼과의 연애를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티소의 성공에도 결코 좋은 영항을 주지 않았다. 상류층들 사이에서 작품 주문을 받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티소는 뉴튼과의 연애 이후부터 주문량이 뚝 끊어질 정도였다.  

 

티소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그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듬뿍 담아 뉴튼의 모습을 담은 초상화를 많이 제작했다. 「봄」또한 뉴튼과의 연애 시절에 그려진 작품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사랑은 오래 가지 않았다. 캐슬린은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고 만다. 사랑하는 연인 캐슬린의 죽음은 티소에게는 커다란 상처로 남게 되었고 이후부터 티소는 '자크'라는 이름을 버리고 '제임스'라는 새 이름을 가지고 프랑스로 건너가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 속에 그저 사랑의 추억이 남아 있는 영국 땅에서 짝 잃는 외톨이로 산다는 것이 힘들었던 탓일까. 그녀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은 티소를 강신술에 심취하게 만들었고 죽은 캐슬린의 영혼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했다고 한다.

 

 

 

 

 

 

 

 

 

이폴리트 플랑드랭 「바닷가에 앉은 젊은 남자의 누드」1837년

 

 

 

이폴리트 플랑드랭이 그린 젋은 남자의 모습은 사랑하는 동반자를 잃은 슬픔 또는 실패한 사랑에 의해 깊은 좌절감과 절망에 빠져버린 사내를 연상하게 만든다. 캐슬린을 잃은 티소의 감정도 플랑드랭의 누드 남자처럼 삶의 절망감에 못 이겨 홀로 움츠러있었을 것이다.

 

사실 플랑드랭이 관객들에게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바닷가 한가운데 홀로 앉아 얼굴을 숙인 채 웅크리고 있는 벌거벗은 남자를 그린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어찌 보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인간이라는 존재는 결국 근원적인 고독에서 땔래야 땔 수 없다는 중요한 의미를 알리고자 했을지도 모른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모두 고독하게 나고 고독하게 살아가다가 고독하게 들어가는 것. 인간 존재로서 지니는 고독감은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운명적인 정서다. 

 

 

 

 

 * 도서관 5층

 

 

도서관 마지막 5층은 서양서자료실이다. 외국어가 어느 정도 가능한 학생들만 이용 가능한 자료실이라서 그런 것일까?  사실 5층도 지하실과 마찬가지로 사람 발길이 많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얀 반 에이크「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1434년

 

 

 

 

 

 

 

 

 

 

 

 

 

 

 

 

 

 

5층에서 만나 본 그림들 같은 경우에는 3층의 그림들처럼 서로 뚜렷하게 대치되어 마주 보고 있었다.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같은 경우에는 행복한 부부의 전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에 존 에버랫 밀레이의 「오필리아」는 햄릿을 향한 사랑에 실패하다 못해 아버지의 죽음까지 겹쳐 끝내 실성한 채 자살로 생을 마감한 비련의 여인이다.

 

 

 

 

 

 

 

 

 

존 에버랫 밀레이 「오필리아」1852년

 

 

 

 

 

 

 

 

 

 

 

 

 

 

 

 

 

 

 

 

 

 

 

 

 

 

 

 

 

 

 

밀레이의 그림이 도서관에 걸어져 있는 복제품 중에서 가장 큰 편이다. 인적이 드문 조용한 5층에 전시되어서 그런지 한손에 꽃을 쥐고 팔을 벌린 채 꽃으로 둘러싸인 강가에 둥둥 뜬 채 창백한 얼굴로 죽어가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처량해보인다. 5층에 잠깐이라도 들린다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물 위에서 죽어가는 저 여인의 슬픈 사연을 알고 있을까?  죽은 오필리어는 말을 하지 못한다.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의 꽃들이 관객에게 여인의 사연을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그녀의 목 주위의 제비꽃은 '순결'을 의미하고 팬지는 '허무한 사랑'을 알려주며, 수선화는 '깨진 희망'을 상징한다. 강가에 핀 양귀비는 깊은 수면상태, 더 나아가 '죽음'을 의미하며, '나를 잊지 말라'는 꽃말의 물망초가 물 위에 떠서 오필리아의 작은 바람을 담고 있다.

 

우리 삶의 무게가 다르듯 삶이 아름다울 수도 있고 지옥 같을 수도 있다. 우리네 삶은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은 현실적으로 자신에게 만족을 하는 사람이고 세상을 살아 갈 이유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사랑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을 사랑한다면 세상을 놓지는 못하리라.

 

 

 

 

 고통을 달래는 순서는 없다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 애초부터 가진 것 없이 내던져진 삶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을 사람들은 조금만 더 가질 수 있었다면 행복했을 것이라는 가정을 항상 입에 달고 산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복잡미묘하다. 행복은 비교 대상이 있어야만 행복하다. 그리고 자신보다 잘나거나 완벽한 존재를 비교함으로써 자신은 불행하다가고 자기 판단하기에 이르게 된다. 꼴등이 없다면 일등도 없다는 이치다. 세상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 중 자신이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불행이 지배하기 시작한다. 처음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낄 때에는 빠져 나오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해보지만 그것마저 여의치 않을 때 삶이 지겨워진다. 살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 불운과 불행에 속박되어 있는 자기 자신을 해방시켜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 때문이다. 심약한 사람일수록 더욱더 그런 생각에서 빠져 나오지를 못한다. 사람은 불행할수록 자신을 학대한다. 불행에서 빠져 나오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학대하는 편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토란잎과 연잎은 종이 한 장 차이다 토련(土蓮)이라고도 한다

 

큰 도화지에 갈매기와 기러기를 그린다 역시 거기서 거기다

 

누워서 구름의 면전에 유리창을 대고 침을 뱉어도 보고 침으로 닦아도 본다

 

약국과 제과점 가서 포도잼과 붉은 요오드딩크를 사다가 반씩 섞어 목이나 겨드랑이에 바른다

 

저녁 해 회색삭발 시작할 때 함께 머리카락에 가위를 대거나 한송이 꽃을 꽂는다 미친 쑥부쟁이나 엉겅퀴

 

가로등 스위치를 찾아 죄다 한줌씩 불빛 낮춰버린다

 

바다에 가서 강 얘기 하고 강에 가서 기차 얘기 한다

 

뒤져보면 모래 끼얹은 날 더 많았다 순서란 없다

 

견딘다

 

- 김경미 「고통을 달래는 순서」-

 

 

 

전시회 그림을 구경하듯 명화 복제품들을 쭉 둘러보면서 나는 그들에게 받은 위로를 얻을 수 있다. 아니 위로받았기 보다는 명화 속에 담겨진 예술가들의 생애와 그림 속의 의미를 쭉 헤아려보면서 내가 겪고 있는 고독과 욕구 불만에서 비롯되는 번뇌들은 이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차피 삶에서 마주하게 되는 번뇌는 '거기서 거기'다. 김경미의 시 속 구절처럼 그저 견뎌야하는 것이 유일한 해답이라고는 말 할 수 없지만 고통과 괴로움을 스스로 견뎌내지 못한다면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의 나락 속에서 방황할 뿐이다. 이제 나이를 먹어가면 먹어갈수록 익숙해져버린 고독에서 비롯된 소심하고 작은 고통에 대한 관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금은 부드럽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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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6-29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잔뜩 걸린 도서관은 너무 멋지지 않습니까.
그나저나 새삼 시루스님께서도 군대를 갔다오셨다는게 느껴집니다.

시루스님 파이팅!

cyrus 2012-07-01 18:24   좋아요 0 | URL
네, 책에서 많이 보던 그림을 이렇게 도서관에서 재회하니깐 기분이 새롭고도 신선했어요. ^^

이진님은 아직 고등학생이니까 벌써부터 입대에 염두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공부할 땐 공부하고 책 읽고 싶을 땐 책 읽고, 놀 땐 놀고. 해야할 것 분명히
하면서 젋은 시절 즐겁게 누렸으면 좋겠어요. 뭐 저도 아직 젋은 축이지만
지금도 후회한게 공부, 독서, 노는 것, 요 세 가지를 군 입대하기 전까지 하나라도 제대로 하지 못한거에요 ^^
하지 못한게

아이리시스 2012-06-29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페이퍼는 나를 위한 거 같네요. 고흐와 르누아르라니^^
제가 시루스님 알고부터는 늘 성적이 괜찮은 것 같았는데 이번에는 실망했군요! 근데! 잘 못할 때도 있어야죠..맨날 어떻게 잘해..사람이!!!

계절학기 듣군요! 난 그거 안듣고 졸업해서 어찌나 좋던지;;
도서관과 책 가까이 있으면 언젠가 좋은 일이 생기겠죠! 시루스님은 잘 해왔으니까. 화이팅!
방학했는데 뜸해서 물어보러올라고 그랬어요. 한발 늦었지만..

cyrus 2012-07-01 18:27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아이리시스님. 그냥 개인적인 생각만 썼을 뿐인데, 아무래도 복제 그림들이 아이리시스님의 감성을 만족스럽게 해준거 같네요 ^^

이번 학기는 떨어졌으니까 다음 학기에는 성적이 올라갈거라고 믿어요. 작년 학기 때도 그랬었고요. ^^

ㅎㅎㅎㅎ 그런데요, 지금 계절학기 신청한거 후회해요 ㅋㅋㅋㅋ 다음 주부터 학교에서 행정학 관련 수업 일정이 있거든요. 오전 시간대랑 겹친다는 게 문제인데.. 그렇다고 이미 일정 반을 소화하는 계절학기 수업 땡땡이치기는 그렇고,, 이번 계절학기 수험료 제 통장에 있는 돈으로 충당해서 아깝기도 하고요.. ^^;;

맥거핀 2012-06-30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 학기에는 좋아지겠죠. 뭐 그렇게 노력을 하시니 안 좋아질 이유가 없잖아요? (더구나 이렇게 자책을 하시니..저는 학교 다닐때 누구 방어율이니, 장학금 면제니 하면서 농담하고 별 생각없었는데..ㅠㅠ) 도서관에 저렇게 그림도 많고 멋있네요. 저 학교 다닐 때 도서관은 우중충하고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는데. 음..왠지 공부도 잘 될 것 같아요.

cyrus 2012-07-01 18:29   좋아요 0 | URL
네, 이제는 시간이 지나니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났습니다. 이번 달 중순에 석차 나오면 또 멘붕오겠지만요 ㅋㅋㅋㅋ

저는 방학기간에 학교 도서관에 오는게 이번이 처음인데 정말 학기 때보다 학생이 많지 않아요, 정말 건물 전체가 조용해요. 그래서 책 읽고 공부하기 딱 좋은 시기인거 같아요 ^^

마녀고양이 2012-07-01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이 페이퍼 읽으면서 저도 서둘러 제 성적을 확인해봤답니다. ^^

멘붕이라고 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노력만큼 나오지 않아서 많이 속상할거 같네요. ㅠㅠ.
우린 계속 이렇게 시험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어떤 판정을 기다리는 연속이네요.
사이러스님은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군요. 그래도 힘내시고, 도서관에서 열심히 하시기를.
제 페이퍼 댓글에 다신 것처럼, 공부를 완전히 손놓지는 않으셨을 듯 한데... 저는 방학이어도 많이 바쁘네요. 아하하. ^^* 요즘 좀 뜸해서, 사이러스님과 많은 교류를 못 했네요. 조금 미안해지기도 하구..... 계절학기를 듣는다니, 더운 때에 고생이네요. 화이팅합시다!

cyrus 2012-07-01 22:08   좋아요 0 | URL
아니요, 오히려 제가 송구스러운데요. 많이 바쁘더라고 간간이 서재 이웃분들에게 작은 안부 한 마디라도 하지 못한게 아쉬우면서도 얼마나 죄송스러운지..
뒤늦게서야 친한 이웃 한 분 한 분 서재를 떠난 것을 확인할 때가 더욱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요..

방학이니깐 이웃분들 서재에 종종 놀러갈려고 해요. 요새 페북이랑 카카오스토리로 짧은 글만 많이 보고, 쓰다보니 이제는 긴 글도 읽고 싶고 쓰고 싶어졌어요 ^^
 

 

 

 

 

 

 

 

‎1

집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저는 아주 귀여운 천사를 만났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천사를 어떻게 봤냐고요?

포근한 엄마 품 속에서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면서 새곤새곤 잠에 푹 빠진 갓난아기입니다.


...
잠들기 전에 아기는 제 얼굴을 계속 쳐다봤습니다. 제 얼굴이 재밌게 생겨서 그런지 이 아기는 자꾸 저 얼굴을 쳐다보면서 싱글벙글 해맑게 웃더군요. 그 아기의 미소가 너무나도 귀여워서 폰의 사진으로 담으려고 했으나 아기가 사진을 의식한 탓인지 시선을 외면하더군요. ^^;; 버스 타는 내내 20분 정도 아기의 미소를 사진으로 담기 위해서 기회를 노려봤지만 결국에는 엄마 품 속에서 꿈나라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 때 하필이면 제가 목적지에 내려야하는 바람에 사진을 찍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잠든 천사와 헤어져야 했습니다. 예전에 학교 축제 때 공연하러 온 포미닛 패왕색 현아의 섹시함을 사진으로 찍지 못해 아쉬웠던 그 때 심정과 똑같았습니다.

결국 저는 급한 마음에 잠든 아기의 모습이라도 몰래 도촬(?)했습니다.



2

우리는 살아가면서 지나간 인생 중에서 가장 중요했던 시기 또는 다시 되돌아가고 싶은 시절을 꼽는다면 젋은이들은 학창시절,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은 주저없이 20대의 젋은 시절이라고 다들 말합니다.

하지만 전 오늘 버스 안에서 아기 천사를 만난 순간,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그저 순수하기만한 귀여움 돋는 아기 시절도 인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아기야말로 우리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위대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아기가 미소짓는 모습을 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얼굴에 웃음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아기의 조그만 손을 만져보고 싶고 머리를 쓰다듬고 싶은 마음도 생깁니다. 아기의 미소는 웃음기 없는 무뚝뚝한 중년 아저씨들은 저절로 웃게 만듭니다. 그리고 자신의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여 주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오는 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아기의 귀여움 돋는 미소를 보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기도 한 번 보채기 시작해서 울음이 터지기 시작하면 청소기 소음에 맞먹을 정도로 엄청나게 시끄럽습니다. 그래서 엄청 울어대는 아기를 가리켜 장난삼아 '악마'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아기 우는 소리에 질색하여 아기 자체를 싫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기의 미소는 우리에게 웃음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천사답게 행복 바이러스도 선사해줍니다. 웃을 수 있다는 것은 곧 마음이 행복하다는 증거입니다. 마음이 행복하다는 것은 신체 역시 건강합니다. 즉, 웃음은 우리 삶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삼단논법이 성립됩니다.

그저 아기의 울음소리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불행하게도 아기의 귀여운 미소를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거나 혹은 봤으면서도 자신이 인식하는 모든 대상을 오직 부정적으로만 보는 성격의 사람일수도 있습니다. 부정적인 성격이 강한 사람일수록 긍정적인 성격의 사람에 비해 살아가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정도가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3

기독교에서 천사란 천국에서 인간 세계로 내려와서 신과 인간의 중간에서 신의 뜻을 인간에게 전하는 동시에 신을 향한 인간의 기원을 신에게 전하는 천국의 사자(使者)라고 합니다. (으르렁거리는 호랑이 친구 사자 아니에요 ^^;;)

인간이 신과 같은 초인적 존재에게 바라는 소원 또는 기원의 내용은 제각각이지만 궁극적을 본다면 별 탈 없이 행복하게 잘 살아가기를 원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 간절히 원초적인 삶의 욕망입니다.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나 건강하게 무병장수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나 다 공통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데서 비롯된 기원입니다.


저는 버스에거 내리기 전에 단 1초 동안 잠든 아기천사의 얼굴을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천사에게 말했습니다.

"20분 동안 나를 행복하게 해줘서 고맙다. 너의 귀여운 미소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행복 바이러스를 전해줬으면 좋겠다."

비로 아기의 미소를 사진으로 찍지 못했지만 저는 버스 타는 20분동안 아기로부터 행복이라는 아주 좋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이 사진으로나마 제 글을 보고 있을 서재이웃분들 모두 행복의 기운을 마구마구 느꼈으면 합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 ~~~~!! ♥♥♥ (^o^)



P.S

갓난아기 시절의 순수하고 귀여움은 속세의 먼지와 과도한 알콜로 인해 이제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지만 ....

저도 남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판타스틱 베이비'가 되고 싶습니다.
Wow~~~~ fantastic baby ~~~~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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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6-25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진지하신 시루스님에서 벗어나 20대 청년의 시루스님으로 오셧군요!
저는 갓난아이부터 꼭 3~4살까지의 아이만 좋아합니다. 5살부터는 장난끼가 많아져요. 그럼 그 때부터는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만약 아이에 관한 일을 해야한다면 베이비시터를 하겠습니다. (있으리냐만은) 음. 아이는 잘 때가 가장 예쁩니다.

cyrus 2012-06-28 11:3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잘 때도 예쁘고요ㅎㅎㅎㅎ 버스 탈 때 저런 귀여운 아기를
만나면 가는 내내 지루하지가 않아서 좋아요 ^^

굿바이 2012-06-25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지내시죠? 판타스틱 베이비님 ^_______^
오늘 마주한 풍경중에서 단연 으뜸인데요, 저 사진 말이죠!!!

cyrus 2012-06-28 11:39   좋아요 0 | URL
답글이 늦었네요. 잘 지내고 있어요. 굿바이님 ^^
사실 저 사진 찍느라 조마조마했어요, 괜히 죄 짓는 기분이랄까요? ^^;;

노이에자이트 2012-06-26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아 같은 여자와 결혼하면 천사같은 아이가 나오겠지요.

cyrus 2012-06-28 11:4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역시 노자님~~ 역시 이런 댓글 쓰실 줄 알았습니다. ^^

blanca 2012-06-26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좋은 아빠가 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는 잠든 모습이 가장 예뻐요. 아이에게 뽀뽀를 자꾸 하면 잠투정을 많이 한다는 얘기 ㅋㅋ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도 아이 어렸을 때 잠들면 계속 뽀뽀했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의 뒷모습도 참 아름답네요

cyrus 2012-06-28 11:41   좋아요 0 | URL
글쎄요 ㅎㅎ 그냥 아기만 좋아할 수도 있어요. 잠든 아기에게 뽀뽀하는
블랑카님 멋져요. 아이가 블랑카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자랐겠어요 ^^

감은빛 2012-06-26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천사였다가 자주 악마로 돌변하는 녀석, 저희 집에 하나 있습니다.
몇 해전에도 하나 키웠는데,
그 놈은 부쩍 커버려서 이 글에서 말하는 천사나 악마랑은 조금 다른 듯 해요.

가끔 젊은 남자가 아기를 좋아하면 이해못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저는 어려서부터 아기를 정말 좋아했어요.
게다가 이상하게도 낯선 아기들도 저를 좋아하더라구요.
아내가 '미스테리'라고 생각하는 에피소드가 몇 있습니다.

퇴근시간이네요.
어서 가서 천사였다가 악마로 돌변하는 녀석 이마에 뽀보해야겠습니다. ^^

cyrus 2012-06-28 11:43   좋아요 0 | URL
아기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하기 때문에 주위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또는 어떠한 편견을 가지지도 않죠, 그래서
그런 아기들이 참 좋은거 같아요 ^^

꽃도둑 2012-06-27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타스틱 베이비~ 한참 웃었습니다..
오랜만이에요, 사이러스님,,,^^
글이 편안하게 느껴져서 정말 좋아요...

저도 얼마전에 천사 손을 잡고 하늘을 날았는데..사이러스님도 천사를 만났군요,,ㅎㅎ

cyrus 2012-06-28 11:44   좋아요 0 | URL
네, 오랜만이에요. 꽃도둑님. 버스를 타게 되면 아기들을 만나게 되는데
며칠 전 만난 저 아기처럼 저렇게 귀여우면서 편안한 녀석은 별로 없었어요.
제가 버스에서 만났던 아기들은 대부분 울었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