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학기에 있었던 복수전공으로의 외도는 저에게 주전공 강의에서 접할 수 없었던 좋은 경험을 가져다주었지만 전체적 결과를 본다면 썩 좋지 못했습니다. 이번 1학기의 학교생활을 표현하자면 무전 상태에서 혼자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낯선 강의실에서 혼자서 무작정 공부했던거죠.

... 이렇다보니 정작 중요한 주전공 공부를 소홀히 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성적표 때문에 나름 혼자서 저 스스로에 대해서 많이 실망했습니다.

사실 제가 복수전공을 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작년까지만해도 진로선택을 확실히 정하지 않아서 무작정 남들 하는대로 인기 전공과목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그러니까 2007년에 저뿐만 아니라 행정학과 야간 학우들 사이에는 정말 공무원 진로를 꿈꾸던 몇 명 이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 주위를 둘러보면 공무원보다는 취업 쪽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학우들이 눈에 띄게 많이 늘어난거 같습니다.

사실 주위에 그런 학우들 보면서 내심 제 자신이 걱정되었습니다.

"내가 하고 있는 게 과연 옳은 것일까? 나도 이참에 취업 쪽으로 준비해봐? "

진로가 제대로 정하지 못한 방황의 감정 탓에 공무원 진로에 대한 기표가 조금씩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마음을 추스리고 '나' 자신을 위한 진로 결정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봤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가야할 길은 공무원임을 확고히 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지금이라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대학의 행정학과 모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공무원 고시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방학 때 행정학 전공책 한 권 잡아 다 읽어봐야한다고요.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고사가 있습니다. 고대 중국의 우공이라는 노인은 집 앞을 가로막은 큰 산을 보자 길을 만들기 위해서 산을 옮기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포크레인이 나오지도 않았던 옛날 시대입니다. 지금도 큰 산을 파는데만 족히 몇 년은 걸립니다. 주위 사람들은 노인 우공을 미친 놈 취급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하루종일 혼자서 산에 있는 모래를 파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우공의 작업은 그가 죽은 뒤 자식 대대로 이어지게 되면서 목표가 이루어졌습니다.

솔직히 이번 방학동안 전공책 한 번 다 본다는 것. 제가 옳은 선택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영어랑 자격증 공부 때문에 방학 기간 내에 끝까지 못 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요즘에는 노량진이나 공무원 고시 학원 수업만 제대로 듣는다면 행정학이나 행정법 과목 같은 건 1년 안에 다 땐다죠.

하지만 학부생인 지금, 학업과 공무원 시험 공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제가 아는 과 선배는 졸업을 맞아 학업과 공무원 시험 공부 동시에 병행하기도 합니다만 공부할 수 있는 능력과 시간이 제대로 맞춰지지 않는 이상 매일 어마어마한 분량의 공부를 한다는 건 힘든 일일 수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그 선배도 저에게 왠만해서 학업과 공무원 고시 병행하는 '짓'은 하지 말라고 충고하기도 했습니다. 본인은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지라 어쩔 수 없이 뒤늦게나마 이런 공부를 하고 있는거라고 말했습니다.  

 

대학생활 얼마 안 남은 지금. 정말 뭐라도 해야죠. 벌써부터 안 된다고 생각해서 아예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할 수 있을 때 해야합니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높기 때문에 그만큼 합격하게 되는 날은 금방 오지 않을거 같습니다.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그저 묵묵히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남들이 먼저 사회에 진출해서 성공하더라 기죽지 않고 오직 목표만 바라보고 걸어갈겁니다.

일찍 찾아오는 성공을 위해서 뛰는 것도 좋지만 제 공부 스타일로 봐서는 저는 목표 달성을 위해 묵묵히 걸어가겠습니다. 괜히 조급하게 준비하다가는 제 풀에 벌써부터 지쳐버리거나 넘어질 수도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스스로 포기하게 됩니다.

이제 정말 마지막 방학이라고 생각하면서 행정학, 영어, 자격증 공부에 매진하겠습니다. 졸업 때까지 외국어가 어느 정도 기초를 다지고, 자격증 한 두개 따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공부에 매진한다고 해서 독서를 소홀히 한다는 건 아닙니다. 졸업할 때까지 꼭 읽어야 할 책은 읽어보려고 합니다.

 

사람들은 주말이 끝나고 새로운 주가 시작되는 월요병에 질색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저는 주말이 금방 지나가고 새로운 주가 시작된다고 해서 짜증이 나지 않는 편입니다. 오히려 내일 월요일이 무척 기다려집니다. 반대로 시간이 금방 지나가서 어느새 성큼 주말이 찾아오면 저는 그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본격적으로 7월 그리고 새로운 주가 시작되는 내일 월요일,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지 무척 기대됩니다.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마음으로 미래를 위해서 착실하게 준비해나가겠습니다. 서재 이웃님들도 월요병을 극복하고 새 마음으로 새 주를 기쁘게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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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7-02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궁, 힘드네요.
저보다도, 훨씬.
언제나 응원하고 있을테니 공무원을 향해 힘차게 달려나가봐요!
파이팅.
저는.... 기말고사를 향해서 달려야하는데 이러고 있네요. 후후.

cyrus 2012-07-05 19:42   좋아요 0 | URL
지금쯤이면 이진님 열심히 공부하고 계시겠죠. 그러고보니 저도 계절학기 기말시험이 다음주 수요일... ㅡ,ㅡ 벌써 코 앞이네요 ㅋㅋㅋㅋ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 받으세요,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