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상주의 (印象主義, impressionism)

 

 사실주의적 시각에서 출발하여 사물에 대한 감각적 인상을 그대로 묘사하려는 경향. 인상주의는 대상의 객관적 존재를 묘사하기보다는 주관적 인상을 있는 그대로 옮겨 그리는 정서적, 감각적 태도다. 문학예술의 경우 그것은 지속과 영속에 대한 순간의 우위를 강조한다. 우연이 모든 존재의 원리가 된다.

 

 

 - 네이버 백과사전 중에서 -

 

 

 

 * Read as impressionistic Paul Auster (줄여서 RIPA)

 

 인상주의적으로 폴 오스터 읽기, 폴 오스터 특유의 문학적 관점에 대해서 논하기보다는 독서를 통해서 느끼게 된 주관적 인상을 있는 그대로 읽고 해석하고 잡문 형식으로 자유롭게 풀어내는 새로운 독서 및 작문 형태이다. cyrus라는 독자(讀子)가 독자적(獨子的)으로 마음대로 풀어내기 때문에 폴 오스터와 전혀 상관없는 내용을 전개해나가는 것이 큰 특징. 작품 속 구절을 마음대로 발췌 인용하여 거기서 얻게 된 순간의 독자의 주관적 인상을 강조한다. 그래서 일관성 없는 우연성이 이 글의 존재 원리가 된다.

 

 

 

 

 

 

 

 

 

 

 

 

 

 

 

 

 

 

 

 

 

 

지넌 여름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다가 이제 그만 돌아갈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냥 그런 겁니다. 갑자기 그곳에 너무 오래 있었다는 생각이 든 거죠. 아마 너무 여러 해 동안 야구 구경을 못 해서였던 것 같습니다. 더블 플레이와 홈런을 정량만큼 보지 못하면 정서가 고갈되기 시작할 수도 있거든요.

 

 - 폴 오스터 『거대한 괴물』열린책들 p 33 -

 

 

 

 

 

 처음이자 마지막인 야구장 관람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야구장에 직접 가본 게 딱 한 번 뿐이다. 그런데 야구장에 가 본 경험에 대한 뚜렷한 기억이 없다(!)  야구장에 한 번 가봤다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실은 야구장에 가 본 그 닥 한 번의 유일한 경험이 아주 어렸을 때 있었던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 정확히 몇 살 때 갔는지 잘 모르겠다. 확실하게 기억나는 것은 아버지와 단 둘이서 야구장에 갔다는 사실뿐이다. 내가 태어난 곳 그리고 지금도 살고 있는 곳이 대구다. 대구라는 지역에 야구를 논하게 된다면 당연히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삼성 라이온즈이다. 그리고 라이온즈 팀의 홈 구장이 바로 시민운동장이다.

 

그런데 야구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열기에 대한 첫경험이 그리 좋지 않았나보다. 그 때 그 시절에 대해서 아버지의 증언에 의하면 어린 나 때문에 야구 경기 제대로 관람하지 못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낯선 사람들이 꽉 들어서 있는 관람석에 들어선지 10분도 채 안 되어 울고 불고 난리 부르스를 쳤단다. 어린 마음에 수많은 어른들이 환호성 지르는 모습이 무척 낯설고 무서웠던가 보다. 그리고 하필 그 때가 한참 무더운 여름철이라서 나는 야구장 외곽에 위치한 작은 식료품 코너에서 아이스크림 두 세 개를 먹어치웠다고 한다. 괜히 어린 아들과 함께 야구장 데리고 갔다가 경기 한 번 제대로 못 보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는 아버지의 말씀이 한편으로는 '웃프게' 느껴진다. 차라리 내가 야구라는 스포츠의 흥미에 눈을 떴을 때 데리고 가시지...  그 이후로는 아버지와 함께 야구장에 관람한 일이 없었고, 정작 야구를 좋아하면서도 야구장 한 번 가보지 못했다.

 

 

 

 

 여름의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솟구치는 야구 구경에 대한 갈망 

  

너무 오랫동안 야구 구경다운 구경을 하지 못 해서 그런지 야구장에 정말 가고 싶은 생각이 마구 들 때가 많은 요즘이다. 최근에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야구장에 가고 싶은 갈망이 잦아졌다.

 

주변의 친구들이 여자친구 혹은 동성 친구들과 함께 야구장을 관람하고 있다는 '인증샷'을 보게 되면 한편으로는 그들이 부러우면서도 야구장 한 번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된다. 게다가 시즌 초반부부터 하위권을 맴돌던 삼성 라이온즈가 어느새 1위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그 누가 야구장에 가서 야구 경기를 직접 보는 것을 마다하겠나. 내가 발췌 인용한 폴 오스터의 『거대한 괴물』속 구절처럼 야구 경기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해서 지루하면서 진부한 일상으로 인해서 '삶의 즐거움'이라는 정서가 고갈되지 않을까 스스로 생각해보기도 한다.  

 

 

 

 어설프지만 재미있었던 '초딩식' 야구 경기  

 

내가 정말 '야구'라는 스포츠를 본격적으로 흥미를 가지기 시작한 때가 초등학생 4학년 때부터다. 평소에 운동 같은 걸 즐겨 보지 못할 정도로 천성적으로 운동을 좋아하는 체질이 아닌 나는 운 좋게도 또래 친구들 사이에 끼여 야구를 처음 해보게 되었다. 요즘 최신식으로 변모하고 있는 최근의 학교 운동장에 비하면 구식에 가까울 정도로 모래만 있는 열악한 상태였지만 야구공, 야구 배트 그리고 글러브 몇 개만 있으면 얼마든지 야구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때 내가 했던 '초딩식' 야구는 투수, 포수라는 직책은 없었다. 오직 타자와 수비수 그리고 주자의 플레이를 지휘하는 주루코치만 있으면 되었다.

 

일단 야구 경기를 하는데 최대한 불러 모일 수 있는 인원의 수에 따라서 동등한 인원으로 두 팀으로 나눈다. 그리고 야구 경기장처럼 운동장에 다이아몬드 형태의 내야 라인과 베이스(Base)를 표시해둔다. 먼저 공격하는 팀의 타자는 본인이 직접 야구공을 위로 던져 배트를 휘둘러 친다. 자신이 직접 공을 던져 배트를 휘두를 수 있는 기회는 단 세 번. 세 번의 기회에도 야구공 한 번 제대로 맞지 못하면 아웃(Out)이며 다음 타순으로 넘어간다. 스트라이크(Strike) 삼진 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파울(Fowl)은 적용되었지만 정식 야구 경기와는 다르게 스트라이크에 포함되지 않았다. 일단 공을 쳐서 안타를 만들어야 했다. 공 한 번 제대로 맞추지 못 한다면 끝이다. 타자가 친 공이 내야 라인에 크게 넘어가면 홈런으로 인정했다. 세 번의 타자가 아웃 되면 공수 전환으로 이루어진다.

 

경기 규칙에 대해서 더 이상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어설프게나마 이런 방식으로 야구 경기를 했다. 하지만 무척 재미있었다. 특히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야구 경기에 몰입하다보면 친구들끼리 싸울 때가 있었다. 다이아몬드 라인과 주자 베이스를 모래 운동장에 표시를 하다보니 가끔은 베이스에 있는 주자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세이프(Safe)인지 아웃(Out)인지 정말 애매모호한 판정이 나올 때가 있다. 야구 경기를 진행하는 데 꼭 필요한 정식 심판이 없다보니 간혹 상대 팀 친구들과 언쟁을 벌인다거나 심하면 단체 싸움으로 돌변하여 벤치 클리어링(Bench-clearing)까지 번질 때 있었다.

 

그 때 야구를 엄청나게 좋아했던 몇 몇 친구들은 그 당시 초등학생들의 꿈이었던 삼성 라이온즈 어린이 야구단에 가입하기도 했다. 그들은 거의 주말마다 직접 시민운동장 야구장에 가서 야구를 배우거나 야구 경기를 했고 종종 라이온스 소속 야구선수들을 직접 만났다고 맨날 자랑하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또 어떤 녀석은 선수들의 싸인이 있는 볼을 자랑하기도 했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천성적 성격 및 체질 탓에 또래 친구들과 함께 야구를 한 횟수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지금도 생각하면 그 때 많이 놀지 못한 게 후회를 할 때가 있다. 야구라도 운동 하나 제대로 즐겼더라면 현재의 저질 체력이 나오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삼성 라이온즈 때문에 야구 보는 재미에 산다

 

 

 

 

 

 

 

 

 

 

 

 

 

 

 

 

현재 삼성 라이온즈의 승승장구 행보에 라이온즈 팬으로써 이 즐거운 감정을 숨길 수가 없는 건 사실이다. 처음 시즌 초반부 때 부진했던 선수들의 플레이에 실망할 때도 있었지만 역시 삼성 라이온즈는 'UTU'(Up Team is up, 올라갈 팀은 올라간다)였다. 반면에 시즌 초반에 상위권으로 순조롭게 출발했던 LG 트윈스가 현재 연패의 부진으로 7위까지 하위권으로 밀리게 됨으로써 또 한 번 'DTD'(Down Team is down,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의 무시무시한 '과학성'이 또 한 번 재현되고 있는 상태다.

 

 

 

 

왼쪽에 '국민타자' 이승엽, 오른쪽에 '돌부처', '끝판왕' 마무리투수 오승환.

요즘 이 두 선수의 맹활약 덕분에 이번 시즌 역시 야구 보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사실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시작하면서 일본에 활약하던 이승엽 선수의 복귀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반신반의했다. 타자로써 커리어 사상 각종 신기록을 세웠고 일본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친 이승엽이었지만 막상 국내 친정 팀으로 복귀하는 '승짱'의 모습이 일본 리그로 옮기기 전, 아시아 선수 홈런 신기록을 세웠던 그 때 막강했던 과거의 이미지가 떠올려지지가 않았다. 오히려 이승엽보다는 지난 시즌에 생애 첫 홈런왕으로써 활약했던 최형우에 대한 기대가 무척 컸던 것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서 뚜껑을 열어본 순간, 내가 예상했던 것과 너무다도 판이하게 나왔다. 이승엽은 꾸준하게 타점을 올리면서 팀 승리에 기여하는 활동을 해주고 있는 반면에 의외로 빈타가 많아진 최형우의 부진이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상대 팀 타자들의 불방망이를 무력화시켰던 '끝판왕' 오승환이 롯데 전에서 기록한 6피안타의 블론 세이브(Blown Save) 또한 나름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필승의 기운을 만들어주었던 투수진에서도 부진이 이어져 삼성은 시즌 초반부터 심상치 않게 '우승 후보'답지 않은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난세 속에서도 영웅이 등장하는 법, 4번 타자를 맡을 정도로 지난 시즌보다 타격감이 물 오른 내야수 박석민의 활약에다가 2군에서 '제2의 오승환'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투수 심창민의 깜짝 등장은 삼성이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서 작지만 많은 기여를 해주었다.

 

 

 

 진정 야구 팬들이 원하는 방향 쪽으로 나가야 한다

 

이제 야구 시즌이 올스타전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요즘 제10구단 창설 문제에서 비롯된 KBO와 선수협 간의 갈등으로 인해서 올해 시즌에는 올스타전을 못 볼 수도 있다. 제10구단 창설에 강력히 반대하는 각 프로야구 팀 구단주와 이에 대해서 어중간하게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KBO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해서 선수협 측에서는 올해 시즌 올스타전뿐만 아니라 내년 초에 열리게 될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회 참가를 보이콧 선언을 하게 됨으로서 제10구단 창설 문제를 둘러싸고 양측 간의 갈등과 대립은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치킨 게임' 상태로 현재진행중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야구 선수들뿐만 아니라 전. 현직 야구 감독들 그리고 야구를 즐기고 사랑하는 관중들도 제10구단 창설을 간절히 원하고 있고 열렬히 찬성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지속되고 있는 KBO-선수협 간의 갈등이 장기화가 될 경우, 단순히 올스타전과 WBC 대회에 활약하는 야구 선수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지 못할뿐만 아니라 프로야구의 흥행에도 약영향을 주게 된다. 선수협 그리고 수많은 야구팬들의 소망을 무시하는 KBO가 주관하는 프로야구 경기를 과연 재미있게 보는 사람이 있을까?  프로로 전향하기를 바라는 아마리그 선수들 또는 프로 야구선수가 되기를 바라는 고등학생 유망주들에게 활약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바로 새로운 야구 구단 하나를 만드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야구팬들이 제10구단 창설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KBO와 야구 팀 구단주들은 수많은 야구팬들의 여론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팬심을 무시하면서까지 독단적인 체제로 운영되는 스포츠는 '대중을 위한 스포츠'라고 말할 수 없다.

 

 

" 아마 너무 여러 해 동안 야구 구경을 못 해서였던 것 같습니다. 더블 플레이와 홈런을 정량만큼 보지 못하면 정서가 고갈되기 시작할 수도 있거든요. "

 

 

아마도 KBO 협회와 야구 팀 구단주들은 1000만 관중의 야구팬들보다 여러 해 동안 야구 구경을 못했던가 보다. '승리'를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이 만들어 내는 화려한 선수들의 플레이와 항상 이들을 열렬히 응원하고 지켜보는 국내 야구 팬들을 정량만큼 보지 못한 탓에 야구를 사랑하는 대중들을 위한 정서가 이미 고갈된 상태에 이르렀다. 자신들의 주장을 끝까지 일관되게 고집하는 태도를 봐서는 제10구단 창설 문제는 순조롭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P.S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 독서 활동 카페에서 진행되는 '폴 오스터 읽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번 글이 그 시작을 알리는 첫 글인 셈이다. 그런데 막상 쓰다보니 폴 오스터와 전혀 관련 없는 엉뚱한 글이 되고 말았다. 폴 오스터 매니아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표한다. 아무래도 폴 오스터 문학이 나에게는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폴 오스터의 소설에 완전히 익숙하고 적응하기까기 많은 시간이 걸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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