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尾註)알 고주(考註)

 

EP. 5

 



미주알고주알: 아주 사소한 일까지 속속들이

 

미주알: 항문에 닿아 있는 창자의 끝부분

 

고주알: 미주알과 운을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 의미 없는 단어

 

미주(尾註): 논문 따위의 글을 쓸 때, 본문의 어떤 부분의 뜻을 보충하거나 풀이한 글을 본문이나 책이 끝나는 뒷부분에 따로 달아놓은 것

 

고주(考註): 깊이 연구하여 해석하거나 풀이함 또는 풀이한 주석



















[주석을 단 책] 


* 칼 세이건 브로카의 뇌: 과학과 과학스러움에 대하여(사이언스북스, 2020)






1

 

 

* 43

 

 “열두 살 때, 나는 에우클레이데스(Eucleides, 기원전 300년경)[1] 평면 기하학을 다룬 작은 책 한 권에서 완전히 성질이 다른 두 번째 경이를 경험했다.”

 

 

[1] 에우클레이데스는 기하학 원론의 저자로 유명한 고대 그리스(고대 이집트 출신이라는 설도 있다)의 수학자 유클리드(Euclid)의 그리스어 이름이다. 유클리드는 영문 이름이다. 본 책 51쪽에 유클리드 공간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2

 

 

* 51

 

 1919년에 휴전 협정이 체결되기 전, 영국에서는 개기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별빛이 일반 상대성 이론이 예측하는 바와 일치하는 방식으로 굴절하는지 관찰하기 위해 아프리카 서해안 앞바다의 프린시페 섬과 브라질로 가는 원정대가 소집되었다. 결과는 예측과 일치했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입증되었으며, 두 나라가 아직 전쟁 중인 가운데 이루어진, 한 독일 과학자의 업적에 대한 영국 원정대의 검증과 인정은 과학 공동체의 선량한 찬성을 대중에게 호소하는 상징적 사건이 되었다. [2]

 







 









[참고 도서]

 

* 매튜 스탠리 아인슈타인의 전쟁: 상대성 이론은 어떻게 전쟁에서 승리했나(브론스테인, 2020)

 

* 애덤 하트데이비스 슈뢰딩거의 고양이: 물리학의 역사를 관통하는 50가지 실험(시그마북스, 2017)





[2] 프린시페 섬에 파견된 영국 원정대를 이끈 사람은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 경(Sir Arthur Stanly Eddington)이다(본 책 124, 207, 209쪽에 그의 이름이 또 나온다). 프린시페 섬 팀과 브라질 팀은 동시간대에 개기 일식을 관측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브라질 팀은 스물여섯 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프린시페 팀은 단 일곱 장의 사진만 가까스로 건졌다. 관측 사진을 찍는 날에 프린시페 섬의 날씨는 좋지 않았다(아침에 심한 천둥이 쳤고, 오전 내내 하늘에 짙은 구름이 드리워졌다). 운이 나쁘게도 프린시페 섬 팀이 찍은 사진 전부 화질이 좋지 않았다. 그나마 쓸모 있는 사진 일곱 장을 건졌지만, 이 사진들만 가지고 태양 부근에 지난 별빛은 휘어진다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증명할 수 없었다. 반면에 브라질 팀이 촬영한 사진들은 화질이 좋았고, 사진으로 확인 가능한 측정값은 일반 상대성 이론을 입증하는 근거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1911년 말에 영국왕립학회와 영국왕립천문학회는 일반 상대성 이론이 입증되었다는 사실을 공동 발표했다


에딩턴을 비롯한 영국 과학자들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소원해진 영국 과학계와 독일 과학계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다. 그래서 영국 과학계는 자신들의 대선배인 뉴턴(Newton)의 역학을 뒤집어버린 독일의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손을 들어주었다. 양국의 평화를 위해 에딩턴이 브라질 팀의 측정값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브라질 팀이 촬영한 사진의 측정값은 뉴턴 역학에 근접한 것이었지만, 그렇다고 일반 상대성 이론과 크게 차이가 날 정도는 아니었다. 에딩턴의 개기 일식 관측 결과와 일반 상대성 이론이 전 세계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되는 과정에 논란이 있었지만, 1979년에 일반 상대성 이론의 효과로 별빛이 태양 근처를 지난다는 사실이 재확인되었다.






3

 

 

* 64

 

 오늘날 살아 있는 많은 사람들이 최초의 비행기가 만들어지기 전에 태어나서 바이킹 호가 화성에 착륙하는 광경과 최초의 성간 탐사선인 파이오니어 10호가 태양계 끝에 도달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3]

 





 










[참고 도서]

 

* [품절] 돈 벌리너 목숨을 건 도전 비행: 열기구에서 비행기까지(지호, 2002)




[3] 책의 초판이 나온 해는 1979년이다. 바이킹 호가 화성에 착륙한 날은 1976720일이다. 파이오니어 10호는 197233일에 발사되어 1974124일 목성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 동력 비행기를 둘러싼 논란이 있지만, 대다수 학자들은 라이트 형제(Wright brothers)1903년에 날린 플라이어(Flyer) 1를 최초의 동력 비행기로 보고 있다


본문에 적힌 오늘날의 시점을 1979년이라고 한다면, 우주로 향한 바이킹 호와 파이오니어 10호를 본 사람이 있을까? 1879년부터 1902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이 오래 산다면 두 번의 역사적인 순간(바이킹 호가 화성에 착륙한 일과 파이오니어 10호가 목성에 접근한 일)TV로 전달된 장면을 볼 수 있다.






4

 

 

* 85

 

 20세기 초반에 읽고 계산할 줄 알며 세상의 정치적인 사건들에 깊은 식견을 보이는 말이 있었다. 혹은 그렇게 보이는 말이 있었다. 이 말은 영리한 한스(Clever Hans, 1895~1916)[4]라고 불렸다.

 

















[참고 도서]

 

* 프란스 드 발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우리는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가?(세종서적, 2017)

 

* [절판] 조엘 레비 프로이트의 말실수: 프로이트도 몰랐던 매혹적인 심리학 사전(휴머니스트, 2014)



 

[4] 영리한 한스는 수를 세고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영리한 말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뛰어난 지능을 가진 게 아니었다.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감지하여 계산 문제의 정답을 맞힌 것이다(실험자의 기대나 행동이 피험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쳐 실험 결과에 반영된 현상을 심리학 용어로 영리한 한스 효과’라고 부른다). 그러나 한스의 주인과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말이 고도의 지능을 가졌다고 믿었다. 말이 계산 문제를 푸는 과정이 알려지자 한스의 주인은 사기꾼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는 한스를 저주한 채 1909년에 사망했고, 한스는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 1차 세계 대전 기간인 1916년에 한스는 군마로 징발되었는데, 그 후로 한스의 생사는 알려져 있지 않다.






5

 

 

* 106

 

 화성에는 약 10억 년 전에 만들어진 높이가 거의 24킬로미터에 이르는 화산이 있다. 심지어 금성에는 이것보다 더 큰 화산이 있을지도 모른다. [5]

 

 

[5] 화성에 있는 올림푸스 산(Olympus Mons)은 태양계에서 가장 거대한 화산이다. 이 화산의 높이는 25km에 이른다. 본 책 255쪽에 올림푸스 산이 언급된 내용이 나온다.






6

 

 

* 369

 

 세계 최고의 체스 선수들 10명은 아직은 어떤 컴퓨터도 두려워할 일이 없다. 최근 한 컴퓨터가 미네소타주 체스 대회에 첫 출전할 만큼 충분히 좋은 성과를 냈다. 지구에서 인간이 아닌 존재가 주요 스포츠 게임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앞으로 10년 안에 로봇 골퍼나 로봇 지명 타자가 출전할지도 모른다. 돌고래가 자유형 수영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말한 것도 없고 말이다.) 컴퓨터가 체스 대회에서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이러한 대회에 진출할 만큼 충분히 잘한 첫 번째 사례였다. 체스를 두는 컴퓨터의 실력은 매우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다. [6]

 

 

 

[6] 인간과 (슈퍼)컴퓨터가 체스로 맞붙은 최초의 공식전은 1989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 IBM의 딥 소트(Deep Thought). 이 대결의 승자는 가리 카스카로프다. 1996년에 IBM은 성능이 향상된 딥 블루(Deep Blue)를 선보였고, 가리 카스파로프에게 재도전했다. 딥 블루는 인간 체스 챔피언에게 한판승을 거둔 최초의 컴퓨터다. 하지만 624패의 성적을 거두면서 가리 카스파로프에 완패했다. 이듬해에 가리 카스카로프 대 딥 블루 2차전이 열렸고, 딥 블루가 승리했다.


세이건이 언급한 미네소타주 체스 대회가 언제 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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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1-02-03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역시 시루스님!
이런 글을 쓸 수 있군요.
정말 흥미진진한 글이예요.

주1번은 한국 출판사의 실수인 듯 한데, 번역원고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고유명사를 옮기는 일이죠.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인물이라면 그래도 찾아볼 자료가 있으니 다행이지만, 간혹 우리말로 된 자료가 아예 없는 경우는 난감해요. 제가 출판사에 있을 당시 책임편집을 맡은 책 중에 그런 고유명사들 때문에 엄청 고생한 기억이 있어서요.

cyrus 2021-02-04 13:34   좋아요 0 | URL
에우클레이데스와 유클리드 중에 하나만 쓰면 되는데, 이 두 개의 이름을 같이 쓰면 (에우클레이데스와 유클리드가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독자 입장에서는 혼동하기 쉽죠. 1번 주석은 그걸 지적하고 싶어서 이 글에 언급했어요. 제 의도를 알아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브로카의 뇌 - 과학과 과학스러움에 대하여 사이언스 클래식 36
칼 세이건 지음, 홍승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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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뇌졸중의 가장 큰 후유증은 언어장애다. 뇌졸증으로 뇌가 손상되면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의사를 말로 표현하지 못하게 되는 실어증이 나타난다. 대뇌피질의 왼쪽 반구에 브로카 영역(Broca’s area)’이 있다. 브로카 영역은 뇌에서 처리된 언어 정보를 입으로 표현하도록 주관하는 역할을 한다. 브로카 영역이 손상되면 말을 할 수 없게 된다


프랑스의 외과 의사 폴 브로카(Paul Broca)1861년에 자신이 몇 년 동안 진료해오던 환자의 뇌를 부검했다. 뇌를 부검한 결과 대뇌피질 왼쪽 반구의 특정 부위가 손상된 것을 발견했다. 브로카는 실어증 환자들을 관찰하고 그 사람들이 죽은 후 뇌를 부검했는데, 모두 뇌의 비슷한 부위가 손상되어 있었다. 브로카는 대뇌피질 왼쪽 반구의 특정 영역이 말하는 능력을 담당한다고 주장했다.


브로카의 또 다른 직업은 인류학자였다. 이 사람도 편견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는 뇌의 크기에 따라 인간을 서열화하려고 했다. 브로카는 남성이 여성보다, 백인이 흑인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머리가 크면 똑똑하다는 믿음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속설이다. 하지만 19세기의 학자들은 검증 절차를 하지 않은 채 비과학적인 것을 그대로 믿었다.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1979년에 발표한 책 브로카의 뇌과학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마주칠 수 있는 오용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는 자유로운 탐구를 하는 과학자라면 자신들이 하는 일을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이 대중과 소통하는 일을 소홀하게 하면, 대중은 과학을 이해하지 못한. 이러면 오용의 위험은 더욱 커진다. 과학에 친숙하지 않은 대중은 과학적이지 않은 속설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세이건은 경계 과학(borderline science)에 관심을 가졌고, 경계 과학의 허점을 비판하는 일에 평생을 바쳤다. 그는 책의 서문에서 경계 과학과 종교(학교에서 지적 설계론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종교 근본주의자)에 허울뿐인 내용이나 위험한 요소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경계 과학을 신봉하는 학자들은 우리가 그동안 학교에서 배워온 과학 이론이 터무니없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자신들의 견해가 비판받거나 검증받는 상황이 오면 침묵한다. 철저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경계 과학의 등장은 ‘자유로운 과학 탐구의 오용에서 비롯된 위험한 현상이다.


그는 회의적인 정밀 조사가 이루어져야만 학문으로 위장한 난해한 허튼소리를 가려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과학자가 되려면 호기심만 있어서는 안 된다. 오래된 도그마에 기꺼이 도전하려는 마음가짐, 즉 전통적인 지혜에 의문을 제기하는 용기도 있어야 한다(32).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 그리고 진실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낡은 지식과 사이비 지식에 도전하는 용기. 이 모든 것은 과학자들만 가지는 특별한 무기가 아니다. 세이건은 사물의 핵심을 파고드는 지적인 행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과학적인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독자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는다.



 만약 당신이 그럴듯한 가설을 제시하고 그 가설이 타당하며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지식들과 합치하는지 검토하면서, 또 자신의 가설을 입증하거나 반박할 수 있는 실험에 대해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당신은 과학을 하는 중이다. 이러한 생각 습관을 더 많이 실천할수록 당신은 과학을 더 잘하게 된다. 사물의 핵심을 파고드는 일은 아마도 이 행성 위에 사는 모든 존재들 중 오직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일종의 희열을 안겨 준다. 우리는 지적인 종이고 지능의 사용은 우리에게 상당한 즐거움을 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뇌는 근육과 같다. 생각이 잘될 때, 우리는 기분이 좋아진다. 이해는 일종의 황홀경이다.

 


(2우리가 우주를 알 수 있을까? 소금 한 톨에 대하여중에서, 33~34)

 


과학자가 아닌 보통 사람들은 분명히 똑똑하다. 하지만 세이건이 지적했듯이 보통 사람들에게 부족한 것은 비판적인 사고의 체계적인 훈련이다(85). 인간이라는 존재는 생각보다 어수룩하다. 자신이 확실하다고 믿고 있었던 지식이 철저한 검증을 통해서 허점이 드러나게 되면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가설을 검증하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는 과학자들도 새로운 지식이 나타나면 두 팔 벌려 환영하지 않는다. 세이건은 과학의 자기 수정적인 특성을 강조하면서 동료 학자 또는 과학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과학도들에게 뼈 있는 충언을 한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증거나 주장이 제시되면 자신의 마음을 공개적으로, 완전히 바꿔야 한다.

 


(5몽유병자들과 미스터리를 퍼뜨리는 사람들중에서, 103)



브로카의 뇌에 수록된 몇 편의 글을 주의 깊게 읽어보면 회의주의자의 올바른 자세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첫 번째 자세는 새로운 지식에 접근하려는 개방적인 태도이다. 두 번째 자세는 새로운 지식을 냉철하게 검증하는 일이다. 마지막 세 번째 자세는 역사 속으로 퇴장하게 될 낡은 지식을 기꺼이 포기하는 용기이다. 회의주의자는 자신의 오점을 순순히 인정할 줄 안다자신의 오점을 인정하는 용기가 부족한 사람은 회의주의자가 아니라 아집이 많은 사람이다. 아집은 회의주의의 정신이 아니다.




 



Mini 미주알고주알

 

 

1

 




 

* 29

 

 고대 그리스에서 프로크루테스[1]의 침대나 야만적인 행위로 여행자와 시골 사람 등을 공포에 떨게 했던, 노상강도와 멧돼지를 연상시킨다. (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지나가는 나그네들을 잡아다가[2] 침대에 눕힌 후 침대보다 키가 작으면 다리를 늘이고 크면 다리를 잘라 사람을 죽였다고 한다. 옮긴이)

 

 

[1] [2]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의 오식. 판본에 따라 이야기의 세부적인 내용이 다르게 나온다. 프로크루스테스는 나그네를 자기 집에 초대하여 극진하게 대접했다(가장 널리 알려진 내용이다). 나그네가 방심했을 때 프로크루스테스는 침대를 제공했다. 그 침대가 바로 그 유명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이다. 어떤 판본에 따르면 프로크루스테스는 두 개의 침대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신장이 작은 사람에게 크기가 큰 침대를, 신장이 큰 사람에게 크기가 작은 침대를 내주었다.






2

 

 

 




카미유 플라마리옹(Camille Flammarion)은 프랑스의 천문학자다. 그의 책 대중 천문학(Astronomie populaire)1880년에 발표되었다. 1894년 미국에 출간된 ‘Popular Astronomy’대중 천문학의 영문판이다. 책의 발표연도 ‘19841894년의 오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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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02-02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자세 시리즈구나.ㅎㅎ
우리의 칼 아저씨가 뇌에 관해서도 썼구나.
1979년이면 비슷한 시기에 코스모스가 나온 걸로 아는데
이 아저씨 똑똑하긴 엄청 똑똑한가 부다.

cyrus 2021-02-03 08:55   좋아요 0 | URL
제목 때문에 이 책을 ‘뇌과학 책’으로 착각한 분들이 있더라고요... ㅎㅎㅎ <브로카의 뇌>는 칼럼 형식의 글을 모은 책이에요. ^^;;

감은빛 2021-02-04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기도 미니 미주알 고주알이 있었군요. 발행년도 오타를 찾아내는 시루스님은 정말......

제가 책임 편집을 맡았던 책들을 시루스님께서 읽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시루스님께서 제가 편집했던 책을 읽기 전에 제가 편집 일을 그만둬서 다행입니다. ㅎㅎ

독자일때는 저도 오탈자나 시시콜콜한 오류들을 잘 찾아내는데, 편집자가 되면 이상하게 안 보이는 부분들이 생기더라구요.

참고로 저는 미래에서 온 책을 내기도 했고(발행일을 몇 년 후로 적어놓아서), 처음 맡았던 책 초판본으로 교정을 다시 봤더니, 책 절반 가까이 빨갛게 물이 들기도 했어요. ㅠㅠ

cyrus 2021-02-04 13:41   좋아요 0 | URL
저는 블로그에 남기는 글을 쓰는 사람 역시 ‘편집자’라고 생각해요. 퇴고하는 일은 편집자의 일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쓴 글도 잘 보면 오자와 비문이 있어요. 그래서 항상 저는 전날에 쓴 글을 다시 읽어요. 그러면 전날에 보이지 않았던 오자와 비문 한 두 개가 보여요.

지난달에 11년 전에 알라딘 서재 블로그에 남긴 글 한 편을 다시 읽어봤어요. 봤는데 오자와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는 비문이 너무 많아서 부끄러웠어요. 다시 고쳐 썼는데, 고칠 게 너무 많아서 시간이 꽤 오래 걸렸어요. 시간 나면 이 글(밑에 링크 첨부)을 보세요. ㅎㅎㅎ

https://blog.aladin.co.kr/haesung/12274094
 

 



전망 좋은 []

 

EP. 9



담담책방


2021년 1월 22일, 1월 26일 ~ 2021년 1월 30일 






지난주에 담담책방을 소개한 신문 기사가 나왔다. 블로그에 기사 전문을 옮겨 적을 수 없어서 링크를 올린다사진 속에 있는 사람은 책방지기와 나(책상에 앉아 있는 사람)

 






[문득 동네책방] <4>고민상담소로 변신하기도 하는 담담책방

https://news.imaeil.com/Literature/2021010722512062117#









2주 전인 금요일(122)책방지기의 명함을 받았다. 명함 디자인은 책방지기가 직접 제작한 것이다. 금요일에 책방지기가 주문한 명함이 책방에 도착했는데, 마침 그때 나는 책방에 있었다. 나는 책방지기의 명함을 받은 첫 번째 손님이 되었다.







수요일(127)에 책방에 와보니 새로운 물건이 눈에 띄었다. 책방지기가 LP 턴테이블이 있는 라디오를 샀다. 책방지기는 재즈를 좋아하고, 책방지기 아들의 취미가 LP 음악 감상이라서 겸사겸사 라디오를 주문했다고 한다. 책방지기는 ‘KBS 클래식 FM’을 틀어놓았다. 정말 오랜만에 듣는 클래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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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2-02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방지기님 명함이 깔끔하고 이쁘네요^^ 감각이 있으신듯! 사진 분위기는 컨셉을 잡으신걸까요?ㅋㅋ

cyrus 2021-02-02 16:01   좋아요 1 | URL
책방에 있을 때 평소 모습입니다... ㅎㅎㅎㅎ

박균호 2021-02-02 1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엥...저 턴테이블 우리 집 사람이 지난 달에 딸아이에게 생일 선물로 사준 것이네요 ...요새 저게 홧 아이팀인가 봅니다.

cyrus 2021-02-02 16:02   좋아요 1 | URL
그런가 봐요. 다른 책방에도 클래식풍의 라디오가 있었어요. 책방 몇 군데 가보면 책방지기가 선호하는 아이템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어요. ^^

얄라알라 2021-02-02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cyrus님, 책 읽으시는, 작업 자세 최고세요!!! 저 요새 [백년 목] [백년 허리] 다시 읽으며 온통 자세에 꽂히는데!! 완전 프로페셔널함 뚝뚝 흐르는 분위기와 척추와 목 건강 챙기는 좋은 자세까지!!

이런 기사가 온라인에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cyrus 2021-02-02 16:04   좋아요 1 | URL
저도 거북목일 거예요. 가끔 목 뒷부분이 쑤실 때가 있어요. ^^;;

수이 2021-02-02 1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님 책 읽는 폼 봐봐 귀여워~ 근데 왜 이렇게 살 빠졌어?! 다이어트하는 거야???!!!!!!

cyrus 2021-02-02 16:06   좋아요 1 | URL
작년에 코로나가 유행하면서부터 거의 집에만 있었는데요, 이때부터 술을 마시지 못했어요. 집에 어머니가 계시니 술을 마실 수 없거든요.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금주를 하게 됐네요. 혼술 횟수가 줄어들어서 그런지 살이 빠진 것 같아요... ^^;;

바람돌이 2021-02-02 1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오오~~~ 저 턴테이블 ^^
처음에는 사이러스님 완전 귀여우셔, 각잡고 계셔 이러고 읽는데 턴테이블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다른 건 눈에 안들어와요. 우와 저 턴 테이블 너무 멋지다. 근데 요새 lp판은 구할 수 있나요? ㅠ.ㅠ

cyrus 2021-02-02 16:08   좋아요 1 | URL
요즘에 젊은 사람들이 LP판을 모으더라고요. LP판을 모으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죠?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21-02-02 14: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캬, 자세 조오오오좋고 ~ ㅎㅎㅎㅎㅎ

cyrus 2021-02-02 16:10   좋아요 1 | URL
사진을 보면 볼수록 웃기네요... 사람이 아니라 마네킹인 줄 알겠어요... ㅎㅎㅎㅎ 기자가 취재하러 책방에 왔을 때 손님이 저 혼자뿐이었어요. ^^;;

stella.K 2021-02-02 1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진짜 직원 같다.
손님이 다가와 멋 모르고 책 좀 알아봐 달라고 할 때
저 여기 직원 아닌데요 하면 얼마나 무안할까?
거기 명예직원으로 써 달라고 해.ㅋㅋ

근데 저 라디오 탐난다.

cyrus 2021-02-02 16:13   좋아요 1 | URL
그러면 저는 “직원이 아닙니다만, 손님이 원하는 책을 찾아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할 거예요... ㅎㅎㅎㅎ 책방에 오면 귀가 호강합니다... ^^

감은빛 2021-02-02 17: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시루스님 사진이군요.
사진 찍힐줄알고 저렇게 정색하고 앉아 계신건가요?
평소 자세가 저렇게 바르다면 정말 바른생활 시루스님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아요. ㅎㅎ


cyrus 2021-02-03 08:58   좋아요 0 | URL
어떤 자세를 취해야할지 몰라서 글을 쓰는 척하면서 똑바로 앉았어요... ㅎㅎㅎ

붕붕툐툐 2021-02-02 19: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쳇, 웬만함 아니라고 할랬는데, 대학생 같은 거 인정이다~😁

cyrus 2021-02-03 09:00   좋아요 0 | URL
저는 정직해서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ㅎㅎㅎㅎ

페넬로페 2021-02-02 1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공간은 글로 소통하는 곳이라 친구분들의 글을 읽고 살짝 성격이나 외모를 상상하거든요~~
cyrus님은 제가 상상했던 이미지와 정말 비슷해요 ㅎㅎ
책방이 아담하고 정갈해서 그곳에서 책 읽고 싶네요^^

cyrus 2021-02-03 09:01   좋아요 1 | URL
책방에 있으면 글이 잘 써져요. 정말 좋은 곳이에요. ^^

psyche 2021-02-03 04: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서점이 근처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부럽습니다. cyrus님.

cyrus 2021-02-03 09:02   좋아요 1 | URL
욕심이지만, 동네에 책방 두 군데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ㅎㅎㅎㅎ
 
그림을 보는 기술 - 명화의 구조를 읽는 법
아키타 마사코 지음, 이연식 옮김 / 까치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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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몇 년 전에 서울에서 열린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전시회를 간 적이 있다. 빈센트는 유화물감을 찍어 바르듯이 그렸다. 빈센트의 그림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면 거친 붓질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딱지가 돼버린 붓질의 흔적을 손으로 만져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림은 눈으로 봐야 한다. 손에 묻은 이물질이 캔버스에 칠해진 유화물감을 변색시키거나 갈라지게 만들 수 있다손으로 직접 만지면서 그림을 감상하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도판 형태의 그림이라면 만질 수 있다. 손가락으로 선을 그어가면서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이 있다.


그림을 보는 기술을 쓴 미술사 연구가 아키타 마사코(秋田麻早子)2009년부터 그림 보는 방법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회화를 감상하는 행위를 시각 정보를 언어 정보로 교환하는 일종의 번역 작업으로 이해한다(저자 후기, 333). 저자의 말을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쓰기 위해 진부한 표현을 쓰자면 그림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눈으로 읽는 것이다.


저자는 그림과 관련된 배경지식과 그림을 그린 화가에 대한 정보를 조사하지 않아도 그림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저자가 제시한 그림 보는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그림을 관찰하면 된다. 그림을 관찰하는 일은 보는 행위와 다르다. 그림을 보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틀, 즉 스킴(scheme)이 있어야 그림을 관찰할 수 있다. 스킴을 확인하지 않고 그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림을 계속 봐도 그림 속에 숨은 화가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림을 능동적으로 보는 법을 모르는 사람은 큐레이터의 친절한 설명이나 인터넷에 있는 회화 관련 정보에 의존한다. 그림을 보는 기술은 자신만의 시선과 감각을 동원해 그림을 감상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이 책에 소개된 스킴은 다음과 같다. 초점, 그림을 볼 때 움직이는 눈의 경로, 균형, , 구도와 비례이다. 초점은 그림을 보는 출발 지점이다. 저자는 초점을 그림의 주인공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화가의 관점에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봐주기를 바라는 제일 중요한 부분이다. 그림 보는 사람은 그림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 눈을 이리저리 움직인다. 눈이 움직이는 경로는 선의 형태로 나오는데, 이를 리딩 라인(leading line)”이라고 한다. 리딩 라인은 그림의 초점으로 유도하게 만드는 선이다저자는 눈으로 차분하게 그림을 바라보면 다양한 형태(직선, 사선, 원, 곡선 등)의 리딩 라인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리딩 라인을 찾는 일이 서투른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분을 위해 내가 생각해낸 그림 감상법을 알려주려고 한다. 손가락을 이용하자. 도판 형태의 그림에 손가락으로 선을 그려가면서 보면 리딩 라인을 찾을 수 있다


구조선은 그림을 균형 있게 보이게 만드는 가상의 선이 있다. 구조선은 그림의 척추에 해당한다. 색상(색의 종류), 채도(색의 선명도), 명도(색의 밝기)도 그림의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스킴이다. 그러나 그림의 색을 분석할 때 유의할 점이 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그림의 색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변색하여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서 그림을 봐야 한다. 그림의 구도와 비례는 그림 속에 묘사된 인물들의 관계를 암시하는 스킴이다.


이 책의 저자는 회의적인 자세로 그림을 감상한다. 그전까지 수많은 회화 전문가들이 그림 감상법을 제시했는데, 그중에 많이 알려진 것은 색에 부여된 의미를 분석하는 색채심리학적 감상법과 황금비. 저자는 이 두 가지 감상법의 한계를 지적한다. 앞서 저자는 그림의 색을 감상할 때 변색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므로 색채심리학자들의 해석을 따르면서 색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그동안 황금비는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화가들이 좋아하는 수식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황금비에 지나치게 매료된 학자들은 정확한 황금비(1.618 : 1)를 회화에 적용하기 위해 임의로 조작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아키타 마사코의 그림 보는 기술은 모든 회화를 감상할 때 적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저자의 그림 감상법은 비례와 구도를 중요하게 여긴 시대(르네상스 시대, 17~18세기)에 나온 회화나 전통적인 기법의 영향이 조금 남아 있는 근현대 회화에만 적용할 수 있다. 저자가 그림을 보는 기술의 후속작을 구상하고 있다면,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현대 회화현대 미술이 그림이라는 개념 자체를 넘어선지 오래다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감상법을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Mini 미주알고주알

 


 

1

 


* 83, 337(참고 문헌)





 

 

[] 루돌프 아른하임(Rudolf Arnheim)은 미국으로 귀화한 독일 출신의 예술심리학자다. 그의 저서 미술과 시지각(Art and Visual Perception)의 일역본 제목은 美術視覺이다(337, ‘참고 문헌참조). 우리말로 직역하면 미술과 시각이다. 정확한 제목은 미술과 시지각이다.






2

 




* 119


 선의 균형을 보는 법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그러러면[] 먼저 그림의 척추에 해당하는 구조선을 찾아야 합니다.

 

 

[] 그러려면의 오자.

 

 

 

 

 

3

 


* 162


 레핀(1844~1930)오네긴과 렌스키의 결투는 러시아의 문호 푸시킨이 쓴 오네긴(Onegin)[]의 한 장면을 보여줍니다.

 

 

[] 정확한 제목은 예브게니 오네긴(Evgeniy Onegin, Eugene Onegi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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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2-01 2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림을 보는 방법은 다양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식의 방법도 있겠네요. 하지만 역시 현대미술에서는 통용되기 어렵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cyrus 2021-02-02 10:40   좋아요 0 | URL
현대미술은 알다가도 모르는 분야에요. 지금도 이해하기 힘든 작품들이 많이 있어요. ^^;;
 
알수록 쓸모 있는 원소 118
원형원 옮김, 오시마 켄이치 외 감수 / Gbrain(지브레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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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점   ★★★★☆   A





고대의 자연철학자들은 자연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라는 호기심에 사로잡혔다. 탈레스(Thales)는 물을 만물의 근원으로 보았으며 엠페도클레스(Empedocles), , , 공기가 혼합해서 만물이 생겨났다고 주장했다(4원소설). 데모크리토스(Democritos)는 물질을 계속해서 쪼개면 궁극적으로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작은 입자에 도달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입자에 그리스어로 더 이상 쪼갤 수 없는이라는 뜻을 지닌 원자(atomos)’라는 이름을 붙였다


데모크리토스가 제안한 원자설은 영국의 화학자 존 돌턴(John Dalton)에 의해 부활했다. 화학자들이 실험이라는 객관적인 자연 탐구 방식을 따르게 되면서 4원소설은 사라졌다. 화학자들은 화학 반응 실험을 해서 원소의 존재를 하나씩 밝혀내기 시작했다물질을 구성하는 원소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결과물을 한데 모아 화학이라는 학문이 완성할 수 있도록 한 결정적인 업적은 멘델레예프(Mendeleev)의 주기율표였다. 주기율표가 나오면서 이 세상에 흩어져 있던 원소들의 화학적 성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 화학의 발전은 주기율표에서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현재까지 주기율표에 등록된 원소는 총 118종이다


알수록 쓸모 있는 원소 118은 총 118종의 원소에 대한 기본 정보를 담은 입문서다. 이 책은 2018년에 나온 아름다운 원소 118의 개정판이다. 일본에서 나온 책인데 특이하게도 저자 이름은 없고, 일본인 감수자 이름만 나와 있다. 번역 감수는 과학 도서 저자와 역자로 잘 알려진 곽영직 수원대학교 물리학과 교수가 맡았다.


이 책의 장점은 본문보다 눈에 띄는 알록달록한 디자인과 색상 도판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 어렵고 딱딱한 화학책이라는 생각을 접게 된다색상 도판을 보면서 원소가 일상 속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살펴볼 수 있다이 책의 구성은 화학 교과서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청소년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지만, 고등학생 시절 이후로 원소에 대한 지식이 멈춰버린 성인 독자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원소의 구() 명칭과 현재 명칭이 함께 표기되어 있다8, 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성인들은 과학 시간에 원소 기호 ‘Na’을 나트륨, ‘K’를 칼륨, ‘I’를 요오드라고 외우면서 배웠다. 혹시 기회가 되면 요즘에 나오는 과학 교과서를 아무나 골라서 살펴보시라. 나트륨, 칼륨, 요오드가 보이지 않은 교과서가 있을 것이다. 이 세 원소가 주기율표에 제외된 건 아니다. 지금도 원소 기호 ‘Na’, ‘K’, ‘I’는 쓰고 있다. 다만 원소 이름이 달라졌다. 나트륨은 소듐, 칼륨은 포타슘, 요오드는 아이오딘으로 변경되었다1998년에 대한화학회가 원소 이름을 포함한 화학 용어를 개편했다. 개정된 명칭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교과 과정에 반영되었다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게르마늄 팔찌의 게르마늄(Ge)도 구 명칭이다. 요즘 학생들은 ‘Ge’저마늄이라고 부른다.


이 책에 총 여덟 편의 칼럼이 수록되었다. 칼럼의 주요 내용은 우리 몸에 있는 필수원소가 너무 많아지면 생기는 부작용희귀 금속 소유를 둘러싼 국제 분쟁 등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일본에서 나온 책이므로 일본 위주로 서술된 내용이 많이 나온다. 113번째로 발견된 원소는 일본인 학자가 발견했는데, 원소 이름은 국명 ‘일본의 자국어 발음 니혼에서 따온 니호늄(Nh)’이다그래도 이 책을 쓴 일본인 감수자는 과학 강국이 된 자국의 수준을 과하게 내세우지 않았다. 감수자는 우리 일상을 편하게 해주는 원소의 이로운 점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을 위협하는 원소의 단점도 언급한다. 일본에서 발생한 공해병 이타이이타이병과 미나마타병의 원인은 각각 카드뮴과 수은이다. 감수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언급하면서 방사성 원소의 위력을 각인시켜준다


원소는 좋든 나쁘든 인류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물질이다. 원소의 기본 성질이 변하지 않는 한 인류는 그 성질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고, 원소를 신중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만약 원소가 살아 있는 존재라면 인류를 곤란하게 만든 위험천만했던 사건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인류가 방심하면 원소 속에 간직된 위험한 사건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재현될 수 있다.






Mini 미주알고주알

 

 


1

 

 

* 37




 


[] 대류권에 있는 오존은 독성물질이다. 피부에 접촉하면 화상을 일으킬 수 있고, 장시간 흡입하면 호흡기에 악영향을 준다. 따라서 오존의 해로운 점도 반드시 언급해줘야 한다. 오존의 살균 효과를 과장해서 오존을 건강에 좋은 물질로 소개하는 유사 의학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오존의학협회는 오존 테라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

 


* 66


 바나듐은 인간의 필수원소이나, 그 양은 성인 남성의 경우[0.11mg이라는 극히 적은 양이어서 정확히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 과거의 의학 연구는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삼아 실험이 진행되었다.






3

 


* 71





 

[띄어쓰기] 인체의 필수원소인 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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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8

 




 

[] 1845년에 프랑스의 수학자 위르뱅 르베리에(Urbain Le Verrier)가 해왕성 궤도를 처음으로 계산했고, 이듬해에 독일의 천문학자 요한 갈레(Johann G. Galle)는 르베리에가 계산한 것을 이용해 해왕성을 관측했다. 영국의 존 애덤스(John C. Adams)가 르베리에보다 2년 먼저 독자적인 계산 방식을 이용해 해왕성의 존재와 위치를 예측했다. 그러나 그가 대학생이라는 이유로 학계는 애덤스의 계산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부분의 과학도서 저자는 해왕성 발견자로 애덤스, 르베리에, 갈레, 이 세 사람을 함께 언급한다. 하지만 어떤 저자는 르베리에와 갈레를 해왕성 발견자로 언급하기도 한다.






5

 

 

* 167






 

 

[] 시보시보귬(Seaborgium)’의 오자. 시보귬의 은 한글 프로그램에 없는 글자라서 입력하기가 쉽지 않다. 내가 사용하는 한글 프로그램은 한글 2014’인데, ‘을 입력하면 ‘rba’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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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2-01 15: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마늄 팔찌하나 장만해야겠어요~ㅋㅋㅋㅋ
진짜 꼼꼼히 읽어주시는 멋진 독자~👍

cyrus 2021-02-01 18:38   좋아요 1 | URL
저마늄... 마치 비속어처럼 들립니다. 발음을 잘 해야겠어요.. ㅎㅎㅎ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mini74 2021-02-01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저 아름다운 원소 118을 갖고 있는데, 이것도 갖고 깊어요 ㅎㅎ 그런데 내용이 많이 겹치네요 ㅠㅠ

cyrus 2021-02-01 18:38   좋아요 2 | URL
구판을 직접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크게 달라진 내용은 없을 거예요. ^^;;

감은빛 2021-02-01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개정된 명칭이라는 거, 아무리 봐도 영 익숙해지지가 않아요. 사실 언제나 변화는 익숙해지기 어려운 법이죠. 국민학교가 어느날 갑자기 초등학교로 바뀌었어도 제 입에선 늘 국민학교인 것처럼.

cyrus 2021-02-02 10:41   좋아요 0 | URL
저는 ‘나트륨’이 익숙해서 ‘소듐’이라는 단어가 딱 떠오르지 않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