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록 쓸모 있는 원소 118
원형원 옮김, 오시마 켄이치 외 감수 / Gbrain(지브레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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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점   ★★★★☆   A





고대의 자연철학자들은 자연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라는 호기심에 사로잡혔다. 탈레스(Thales)는 물을 만물의 근원으로 보았으며 엠페도클레스(Empedocles), , , 공기가 혼합해서 만물이 생겨났다고 주장했다(4원소설). 데모크리토스(Democritos)는 물질을 계속해서 쪼개면 궁극적으로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작은 입자에 도달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입자에 그리스어로 더 이상 쪼갤 수 없는이라는 뜻을 지닌 원자(atomos)’라는 이름을 붙였다


데모크리토스가 제안한 원자설은 영국의 화학자 존 돌턴(John Dalton)에 의해 부활했다. 화학자들이 실험이라는 객관적인 자연 탐구 방식을 따르게 되면서 4원소설은 사라졌다. 화학자들은 화학 반응 실험을 해서 원소의 존재를 하나씩 밝혀내기 시작했다물질을 구성하는 원소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결과물을 한데 모아 화학이라는 학문이 완성할 수 있도록 한 결정적인 업적은 멘델레예프(Mendeleev)의 주기율표였다. 주기율표가 나오면서 이 세상에 흩어져 있던 원소들의 화학적 성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 화학의 발전은 주기율표에서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현재까지 주기율표에 등록된 원소는 총 118종이다


알수록 쓸모 있는 원소 118은 총 118종의 원소에 대한 기본 정보를 담은 입문서다. 이 책은 2018년에 나온 아름다운 원소 118의 개정판이다. 일본에서 나온 책인데 특이하게도 저자 이름은 없고, 일본인 감수자 이름만 나와 있다. 번역 감수는 과학 도서 저자와 역자로 잘 알려진 곽영직 수원대학교 물리학과 교수가 맡았다.


이 책의 장점은 본문보다 눈에 띄는 알록달록한 디자인과 색상 도판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 어렵고 딱딱한 화학책이라는 생각을 접게 된다색상 도판을 보면서 원소가 일상 속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살펴볼 수 있다이 책의 구성은 화학 교과서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청소년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지만, 고등학생 시절 이후로 원소에 대한 지식이 멈춰버린 성인 독자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원소의 구() 명칭과 현재 명칭이 함께 표기되어 있다8, 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성인들은 과학 시간에 원소 기호 ‘Na’을 나트륨, ‘K’를 칼륨, ‘I’를 요오드라고 외우면서 배웠다. 혹시 기회가 되면 요즘에 나오는 과학 교과서를 아무나 골라서 살펴보시라. 나트륨, 칼륨, 요오드가 보이지 않은 교과서가 있을 것이다. 이 세 원소가 주기율표에 제외된 건 아니다. 지금도 원소 기호 ‘Na’, ‘K’, ‘I’는 쓰고 있다. 다만 원소 이름이 달라졌다. 나트륨은 소듐, 칼륨은 포타슘, 요오드는 아이오딘으로 변경되었다1998년에 대한화학회가 원소 이름을 포함한 화학 용어를 개편했다. 개정된 명칭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교과 과정에 반영되었다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게르마늄 팔찌의 게르마늄(Ge)도 구 명칭이다. 요즘 학생들은 ‘Ge’저마늄이라고 부른다.


이 책에 총 여덟 편의 칼럼이 수록되었다. 칼럼의 주요 내용은 우리 몸에 있는 필수원소가 너무 많아지면 생기는 부작용희귀 금속 소유를 둘러싼 국제 분쟁 등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일본에서 나온 책이므로 일본 위주로 서술된 내용이 많이 나온다. 113번째로 발견된 원소는 일본인 학자가 발견했는데, 원소 이름은 국명 ‘일본의 자국어 발음 니혼에서 따온 니호늄(Nh)’이다그래도 이 책을 쓴 일본인 감수자는 과학 강국이 된 자국의 수준을 과하게 내세우지 않았다. 감수자는 우리 일상을 편하게 해주는 원소의 이로운 점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을 위협하는 원소의 단점도 언급한다. 일본에서 발생한 공해병 이타이이타이병과 미나마타병의 원인은 각각 카드뮴과 수은이다. 감수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언급하면서 방사성 원소의 위력을 각인시켜준다


원소는 좋든 나쁘든 인류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물질이다. 원소의 기본 성질이 변하지 않는 한 인류는 그 성질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고, 원소를 신중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만약 원소가 살아 있는 존재라면 인류를 곤란하게 만든 위험천만했던 사건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인류가 방심하면 원소 속에 간직된 위험한 사건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재현될 수 있다.






Mini 미주알고주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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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류권에 있는 오존은 독성물질이다. 피부에 접촉하면 화상을 일으킬 수 있고, 장시간 흡입하면 호흡기에 악영향을 준다. 따라서 오존의 해로운 점도 반드시 언급해줘야 한다. 오존의 살균 효과를 과장해서 오존을 건강에 좋은 물질로 소개하는 유사 의학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오존의학협회는 오존 테라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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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나듐은 인간의 필수원소이나, 그 양은 성인 남성의 경우[0.11mg이라는 극히 적은 양이어서 정확히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 과거의 의학 연구는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삼아 실험이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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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어쓰기] 인체의 필수원소인 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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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45년에 프랑스의 수학자 위르뱅 르베리에(Urbain Le Verrier)가 해왕성 궤도를 처음으로 계산했고, 이듬해에 독일의 천문학자 요한 갈레(Johann G. Galle)는 르베리에가 계산한 것을 이용해 해왕성을 관측했다. 영국의 존 애덤스(John C. Adams)가 르베리에보다 2년 먼저 독자적인 계산 방식을 이용해 해왕성의 존재와 위치를 예측했다. 그러나 그가 대학생이라는 이유로 학계는 애덤스의 계산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부분의 과학도서 저자는 해왕성 발견자로 애덤스, 르베리에, 갈레, 이 세 사람을 함께 언급한다. 하지만 어떤 저자는 르베리에와 갈레를 해왕성 발견자로 언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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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보시보귬(Seaborgium)’의 오자. 시보귬의 은 한글 프로그램에 없는 글자라서 입력하기가 쉽지 않다. 내가 사용하는 한글 프로그램은 한글 2014’인데, ‘을 입력하면 ‘rba’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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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2-01 15: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마늄 팔찌하나 장만해야겠어요~ㅋㅋㅋㅋ
진짜 꼼꼼히 읽어주시는 멋진 독자~👍

cyrus 2021-02-01 18:38   좋아요 1 | URL
저마늄... 마치 비속어처럼 들립니다. 발음을 잘 해야겠어요.. ㅎㅎㅎ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mini74 2021-02-01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저 아름다운 원소 118을 갖고 있는데, 이것도 갖고 깊어요 ㅎㅎ 그런데 내용이 많이 겹치네요 ㅠㅠ

cyrus 2021-02-01 18:38   좋아요 2 | URL
구판을 직접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크게 달라진 내용은 없을 거예요. ^^;;

감은빛 2021-02-01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개정된 명칭이라는 거, 아무리 봐도 영 익숙해지지가 않아요. 사실 언제나 변화는 익숙해지기 어려운 법이죠. 국민학교가 어느날 갑자기 초등학교로 바뀌었어도 제 입에선 늘 국민학교인 것처럼.

cyrus 2021-02-02 10:41   좋아요 0 | URL
저는 ‘나트륨’이 익숙해서 ‘소듐’이라는 단어가 딱 떠오르지 않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