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미신, 그 끝없는 이야기
새뮤얼 애덤스 드레이크 지음, 윤경미 옮김 / 책읽는귀족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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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0월 31일이 되면 미국에서는 핼러윈(Halloween)이 열린다. 핼러윈은 악령을 쫓는 고대 켈트인(Celts)의 축제에서 유래됐다. 켈트인들은 죽은 영혼, 정령, 악마, 마녀 등이 10월 31일 밤에 살아난다고 믿었다. 핼러윈을 ‘악령들의 축제’라고 불리는 건 이런 까닭이다. 핼러윈은 불길한 의미의 신성한 의식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즐기는 재미있는 축제가 되었다. 축제의 밤이 되면 아이들은 악마, 마녀, 만화영화 캐릭터 등으로 분장하다. 아이들은 ‘사탕을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치겠어(Trick or Treat)’라는 말을 하면서 집마다 돌아다닌다. 핼러윈을 즐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핼러윈의 유래를 얼마나 이해하는지 알 수 없지만, 핼러윈은 고대인들의 미신에서 유래된 전통문화다. 미신이 없었으면 10월 31일은 그저 그런 보통 날로 남았을 것이다.

 

민간에 전해지는 미신은 비과학적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이 미신을 믿는다. 심지어 손해를 보면서까지 따르기도 한다. 칼 세이건(Carl Sagan)은 허무맹랑한 미신이 휩쓰는 세상을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The Demon-Haunted World)’이라고 했다. 때로는 미신을 ‘아직 증명해내지 못한 과학’으로 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미신은 비과학적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과학적 이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신기한 일들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이럴 때 사람들은 미신을 떠올린다. ‘과학’과 ‘비과학’의 경계 사이에 벌어진 틈은 미신이 스며들기 딱 좋은 위치이다. 고대로부터 내려온 동서양 미신들을 수집 · 정리한 새뮤얼 애덤스 드레이크(Samuel Adams Drake)는 미신이 인간의 삶에 끼친 영향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그가 쓴 《신화와 미신, 그 끝없는 이야기》(책읽는귀족, 2017)는 미신의 유래를 밝히고 이 그릇된 믿음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력을 알려준다.

 

미신은 역사가 기록되기 전부터 등장했다. 미신은 지금까지도 그림자처럼 인간을 따라다니고 있다. 오늘날 미신은 과거의 어리석은 믿음으로 무시 받기에 십상이다. 하지만 드레이크는 미신의 긍정적인 가치를 강조한다. 드레이크의 말에 따르면 미신은 과학과 비과학(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신기한 일들) 사이의 공허한 심연의 틈을 메우는 상상력이다. 상상의 부재는 우리 삶을 공허하게 만들어버린다. 삶의 재미를 잃은 채 단조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메울 수 없는 처절한 공허함을 느낀다. 그 공허함은 새로운 상상, 즉 미신으로 채워진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이나 자연현상 속에서 인과관계를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물론 한두 가지 사례로부터 확실한 인과관계를 발견하면 그다음부터는 세상의 일을 예측하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이 순리대로 돌아가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으며 쉽게 드러나는 것도 아니다.

 

미신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어떻게든 극복하고픈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자양분 삼아 더욱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사람들은 종종 중요한 일을 앞두고 머리를 감지 않는다거나, 손톱을 깎지 않는 등의 행동을 하면서 ‘징크스(jinx)’를 피하려고 한다. 어이없는 미신이 만들어 낸 비과학적 치료법에 대한 맹신이 존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온갖 치료법을 찾게 된다. 대부분은 실패를 겪게 된다. 실패는 금방 잊힌다. 특별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말 어쩌다 거의 죽어가던 사람이 기사회생하면 그것은 기억되고 전승된다. 그래서 미신은 확실한 치료법으로 둔갑하여 사람들에게 잘못 알려지게 된다. 미신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어떤 일을 상대방 또는 주변 환경 탓으로 넘겨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기도 한다. 드레이크는 병을 고칠 수 있는 식물에 대한 미신의 오류와 위험성을 경계했다. 드레이크가 살았던 과거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비과학적인 치료법 또는 치유의 부적에 매달리며 시간과 돈을 쏟아붓고 있다.

 

미신은 인류의 순수한 믿음과 상상을 토대로 형성된다. 인간은 공허한 심연의 틈을 메우기 위해 상상적인 봉합을 시도해 왔다. 작가는 하얀 종이 위에 서서 상상력으로 현실과 비현실의 공허한 틈을 봉합한다. 그들은 미신을 문학적 소재로 삼았고 독자들은 허구의 서사를 자연스럽게 믿었다. 미신에 근거한 허구의 서사가 때론 새롭고도 재미있는 현실을 창조한다. 미신은 말도 안 되는 내용임을 알면서도 삭제하기 힘든 상상력의 또 다른 이름이다. 즉 ‘그렇게 믿고픈 마음’이 만들어낸 생각의 결과물이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미신으로부터 많은 부분을 속박당하거나 의지하면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 책에 인용된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말은 옳다. 이 말은 '미신이 출몰하는 세상' 속에 살아가는 현명한 사람들의 모순적 태도를 지적할 때 쓸 수 있다. 현명한 사람은 미신에 코웃음을 치면서도 미신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쩔쩔맨다.

 

“현명한 사람도 멍청한 사람처럼 미신을 믿는다.”

 

우리는 미신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활개치는 세상에 놓여졌다. 그래도 미신이 있어서 삶은 무미건조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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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1 2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1-02 13:21   좋아요 0 | URL
요즘 군중을 노리는 테러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조심해야 됩니다.

sprenown 2017-11-01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완전한 인간, 불확실한 세계.아무리 과학과 이성이 발달한다 해도 미신은 없어지지 않을거예요.점집도 여전히 성업중..아마 인공지능이 점쟁이 역할을 할겁니다.ㅎㅎ 인간의 불안과 두려움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테니까요..그래서 축제로 변형이되는것 같아요.

qualia 2017-11-02 00:03   좋아요 1 | URL
그래도 우리 한국은 유독 미신이 창궐하는 것 같지 않나요?
점집이 21세기 초에도 한국처럼 성행·성업 중인 데는 세계에 아주 드물지 않을까 하는데요. 점집 주 고객층도 20대~30대 젊은 층이라고 하죠?

cyrus 2017-11-02 13:24   좋아요 0 | URL
네. 인간이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만들어진 행사가 축제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축제를 즐기면 혼자 있을 때 느끼는 불안감을 잊을 수 있으니까요. ^^

이하라 2017-11-01 2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아초월 심리학이나 대체의학의 효과가 검증되고 있으니 미신으로 치부되는 모두가 미신일 수만은 없는 것 같아요. 일부는 미신이란 이름으로 검증이 미뤄져 왔던 널리 알려져 있지만 숨겨진 과학이 아닌가 싶어요...

qualia 2017-11-02 00:41   좋아요 2 | URL
《미신으로 치부되는 모두가 미신일 수만은 없는 것 같아요.》

위 말씀에 동의합니다. 진짜 미신에 가까운 것이 오히려 상식이나 과학으로 대접받고 있는 사례는 꽤 많을 듯합니다. 역으로 미신으로 취급받고 있는 것들이 오히려 숨겨진 과학일 수 있는 사례도 많을 거예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넋 · 혼 · 혼령 · 영혼 · 심령 · 영성 · 유체이탈 · 임사체험 · 사후 세계 같은 논제들도 미신 혹은 신비주의와 과학 사이에 놓여 있다고 봅니다. 해서 저것들과 관련된 다양한 신화와 이야기들, 종교인들의 경험담, 심지어 세계적 임상 의학자들의 체험적 연구와 주장들이 한낱 미신으로 치부되는가 하면 동시에 이제는 어엿한 과학적 탐구 대상으로까지 올라선 상황이죠. 과학이 아무리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인간 뇌를 겨우 5% 정도밖에 파악하지 못했고, 광대무변한 우주도 겨우 5% 정도밖에 파악하지 못한 인류가 저것들을 미신과 신비주의로만 치부한다면, 그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거라고 봅니다.

cyrus 2017-11-02 13:31   좋아요 0 | URL
미신이 ‘비과학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과학적 검증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미신의 실체를 판단할 수 있는 과정이 실행되어야 합니다. 그 과정을 거치고 난 후에 미신이 과학인지 아닌지 판단해도 늦지 않아요.

레삭매냐 2017-11-01 2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핼로윈 또한 현대판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하나의 축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에는 추수감사절 쇼핑이 대세였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미국에서 핼로윈이 크리스마
스 다음으로 소비를 많이 하는 시즌이 되
었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서양 풍습인지라 우리나라에서
는 몇몇 소수들만이 즐기는 행사가 아닌지
싶더라구요.

cyrus 2017-11-02 13:33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에 핼러윈 문화가 정착된 것을 자본주의의 힘을 받은 ‘세계화‘의 결과로도 볼 수 있겠어요.

OutErSider 2017-11-02 0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교가 생활 곳곳에 스며들기 이전에는 한국 사회도 상당히 축제가 많았다고 합니다. 민속학자들이 많이 애석해 한다고 해요. 저는 기본적으로 모든 축제의 기원은 영적인 것에 대한 갈구, 더 근본적으로 귀신과의 교감을 위해 이뤄졌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저는 그렇개 확신합니다. 이성적인 것이 최선이긴 하지만, 그것에 모든 것을 다 맡기는 것은 사람에게 바람직하지 않죠. 지나친 합리주의가 도덕적 결벽을 낳기도 하고요. 필요악이란 단어가 있듯이 전 인간의 마음은 악마와의 교감도 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욕구를 풀어내고 자정할 수 있는 기능인 할로윈 같은 축제는 저는 정말 부러워요. 제 생각은 그렇네요.

cyrus 2017-11-02 13:3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 핼러윈 문화가 정착되면 한국의 귀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 있어요. 미국 축제라고 해서 무조건 미국 유령의 모습으로 분장해야 한다는 법은 없어요. 그런데 요즘 핼러윈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좀비 분장을 많이 선호하는 것 같아요.

transient-guest 2017-11-03 0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신‘이란 표현이 사실 좀 어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Christianity를 중심에 놓고 나온 개념이라고 예전에 들은 것 같아요. 핼러윈의 시작은 결국 캘트의 종교적인 행사였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게 기독교문화로 넘어오면서 ‘미신‘의 영역으로 보내진 거라고도 생각할 수 있고, 대다수의 고대종교나 과거의 신앙체계가 그런 방향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봅니다. 여기서도 한인교회들을 중심으로 핼러윈 보이콧활동이 활발합니다.. 악마숭배의식이라나 뭐라나...-_-::

cyrus 2017-11-03 20:19   좋아요 1 | URL
핼러윈의 유래가 궁금해서 정보를 찾아봤는데요, 켈트인 축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쪽으로 설명한 내용도 있었어요. T-guest님 말씀대로 오늘날의 핼러윈은 기독교 문화의 색이 많이 반영되어 있어요. 그런데 한인 교회 사람들의 행동은 민폐인데요.. ^^;;
 

 

 

 

 

 

 

 

 

 

 

 

 

 

 

 

 

 

 

 

 

 

 

 

 

 

 

 

 

 

 

 

 

 

 

 

 

* 원문

(출처: The Adventure of the Priory School, 프라이어리 학교)

 

“Important!” Our visitor threw up his hands. “Have you heard nothing of the abduction of the only son of the Duke of Holdernesse?” 

“What! the late Cabinet Minister?”

 

 

* 황금가지 (2, 180~181)

  “중요한 사건이라고 했습니까?”

  손님은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선생은 홀더니스 공작의 외아들 납치 사건에 대해 아무 얘기도 못 들으셨습니까?”

  “뭐라고요! 최근에 장관을 지낸?”

 

 

* 시간과 공간사 (2, 174) 오역

[생략]

 “뭐라고요! 수상인 홀더네스 공작 말입니까?”

 

    

 

* Comment

Cabinet Minister : 장관, 각료

Prime Minister : 총리, 수상

    

 

 

 

 

 

 

* 원문

(출처: The Adventure of the Black Peter, 블랙 피터)

 

“Then, horrified by what he had done, he fled out of the hut, dropping the notebook which he had brought with him in order to question Peter Carey about these different securities. You may have observed that some of them were marked with ticks, and the othersthe great majoritywere not.

 

 

* 황금가지 (2, 264) 오역

자신이 한 짓에 대해 겁을 먹은 나머지 피터 케리에게 다른 주식들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가져온 공책을 떨어뜨리고 오두막에서 도망쳤지요.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주식 일부에는 을 찍어 표시해 놓았지만 다른 대다수의 주식에는 그런 표시가 안 되어 있습니다.

 

 

* 시간과 공간사 (2, 253)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일에 겁을 먹은 나머지 황급히 도망가다가 수첩을 흘린 것이지요. 수첩에는 피터 선장에게 물어본 증권 번호들이 적혀 있었고요, ‘V’ 표시가 된 번호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표시가 없었습니다.”

 

 

* 문예춘추사

자기가 저지른 일이 두려워져서 오두막을 뛰쳐나왔지요. 도망을 치다가 피터 케리에게 다른 증권 등에 대해서 물어보기 위해 들고 간 수첩을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보셨는지 모르겠으나 수첩에 기록된 증권 중 몇 개에는 작은 표시가 되어 있지만 대부분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었습니다.

 

 

* 현대문학 (주석판)

자기가 한 짓에 겁을 집어먹고, 오두막 밖으로 달아나다 수첩을 떨어뜨렸습니다. 그건 각종 증권에 대해 피터 캐리에게 질문을 하려고 가져온 거죠. 수첩에는 체크 표시를 한 데가 있는데, 대부분은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걸 보셨을 겁니다.

 

 

* 코너스톤 (개정판)

자기가 저지른 일을 보고 겁을 집어먹고 오두막 밖으로 도망치면서 수첩을 떨어뜨렸습니다. 피터 캐리에게 증권에 대해서 물어보려고 가져간 거겠죠. 수첩을 보시면 어떤 건 체크 표시가 되어 있고, 나머지 대부분은 표시가 없습니다.

 

    

 

* Comment

 

 

 

‘tick’‘(시계가)재깍거리다’, ‘체크(check, ) 표시를 하다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진 동사다. 이 문장에 나온 ‘tick’은 후자의 의미로 해석한다. 종이에 인쇄되어 있거나 표시된 동그란 ( · )은 영어로 표현하면 ‘dot’이다.

 

 

 

 

 

 

* 원문

(『The Adventure of the Golden Pince-Nez』, 금테 코안경)

 

The famous Smith-Mortimer succession case comes also within this period, and so does the tracking and arrest of Huret, the Boulevard assassin—an exploit which won for Holmes an autograph letter of thanks from the French President and the Order of the Legion of Honour.

 

 

* 황금가지 (2판, 385쪽)

저 유명한 스미스 모티머 상속 건뿐만 아니라 ‘대로의 암살범’ 휴렛을 추적하여 체포한 일도 이 시기에 있었던 일이다. 홈즈는 휴렛을 체포한 공로로 프랑스의 대통령이자 레지옹 도뇌르 훈장단의 최고 단장 되시는 분부터 자필 감사 편지를 받았다.

 

 

* 문예춘추사

유명한 스미스 모티머의 상속 사건도 같은 해에 벌어졌고, 길거리의 암살자 휴렛을 추적하여 체포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이 사건을 해결한 홈즈는 프랑스 대통령이자 레지옹 도뇌르 훈장단의 최고 단장에게 친필 감사 편지도 받았다.

 

 

* 현대문학 (주석판, 393쪽)

그 유명한 스미스 모티머 상속 사건도 이 시기의 일이었고, 대로 암살자 휴렛을 추적해서 체포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 공로로 홈즈는 프랑스 대통령의 친필 감사 편지와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 코너스톤 (개정판)

그 유명한 스미스-모티머 상속 사건도 바로 이 시기에 기록된 것이다. 대로의 암살범인 휴렛을 추적해 체포한 것도 같은 시기의 일인데, 홈즈는 그 공로를 치하 받아 프랑스 대통령에게서 자필로 쓴 감사 편지와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기도 했다. 

 

 

 

* Comment

황금가지 판본에서 홈즈는 ‘레종 도뇌르 훈장단의 최고 단장’인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친필 감사 편지만 받았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다른 번역본은 홈즈가 프랑스 대통령의 감사 편지와 훈장을 같이 받았다는 내용의 문장이 나온다. 과연 어느 번역문이 옳은 것일까? 나는 이 문제에 대한 의견 표명을 보류하겠다. 영어 해석에 능숙한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the Order of the Legion of Honour’는 레종 도뇌르의 영어 명칭이다. ‘order’는 ‘훈장’ 또는 ‘훈장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영국 최고의 권위 있는 ‘가터 훈장’의 정식 명칭은 ‘The Most Noble Order of the Garter’이다. 줄여서 ‘The Order of the Garter’라고도 한다. 레종 도뇌르 훈장은 대통령이 직접 수여한다. 대통령은 훈장 수훈자를 결정하는 훈장단의 대표(Grand Master of Order)를 맡는다.

 

 

 

 

 

 

* 원문

(『The Adventure of the Golden Pince-Nez』, 금테 코안경)

 

“Yes, sir, it is a crushing blow,” said the old man. “That is my MAGNUM OPUS—the pile of papers on the side table yonder. It is my analysis of the documents found in the Coptic monasteries of Syria and Egypt, a work which will cut deep at the very foundation of revealed religion.”

 

 

* 황금가지 (2판, 408쪽)

“그렇소, 선생, 나는 궤멸적인 타격을 입었소.”

 

 

* 시간과 공간사 (2판, 395쪽) 오역

“정말 맛있는 담배라고 생각하지 않소?”

 

 

* 현대문학 (주석판, 414쪽)

“그래요, 이건 정말 커다란 충격입니다.”

 

 

* 문예춘추사

“정말 뼈아픈 타격이오.”

 

 

* 코너스톤 (개정판)

“선생, 어제 일은 정말 결정적인 타격이었소.” 

 

 

* Comment

나머지 문장에 대한 해석은 생략한다.

 

 

 

 

 

* 원문

(『The Adventure of the Golden Pince-Nez』, 금테 코안경)

 

“It is the truth that I tell.”

“Madam,” said Holmes, “I am sure that it is the truth. I fear that you are far from well.

 

 

* 황금가지 (2판, 419쪽)

“내 말은 한 치도 틀림없는 진실입니다.”

“마담, 나도 그 말씀이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몸이 불편하신 모양이군요.

 

 

* 시간과 공간사 (2판, 403쪽) 오역

“부인,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스미스는 죽고 말았지요.

 

 

* 현대문학 (주석판, 423쪽)

“부인.” 홈즈가 말했다. “그게 진실이라고 확신합니다. 부인은 지금 꽤 편찮으신 듯하군요.

 

 

* 문예춘추사

“부인,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부인의 몸 상태가 영 좋아 보이지 않는군요.

 

 

* 코너스톤 (개정판)

“부인, 저도 그게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홈즈가 말했다. “그런데 보아하니 몸이 영 불편하신 모양입니다.”

 

 

 

 

 

 

* 원문

(『The Adventure of the Abbey Grange』, 애비 그레인지)

 

“That is the mission which now lies before us, and here, Watson, is the Sydenham train.

 

 

* 황금가지 (2판, 493쪽)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바로 그걸세. 왓슨, 저기 시든엄 열차가 오는군.

 

 

* 시간과 공간사 (2판, 473쪽)

“이게 지금 우리의 임무네, 왓슨, 저기 시드냄 행 기차가 오는군.

 

 

* 더클래식 (구판)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일세. 왓슨, 저기 시드넘으로 가는 기차가 들어오네.

 

 

* Comment

 

미국판에서는 터무니없게도 “시드넘(Sydenham)”이라고 되어 있다.

 

(현대문학 주석판 주석 25번, 493쪽)

 

홈즈 일행은 사건을 재수사하기 위해 사건의 현장이 있는 치즐허스트(Chiselhurst)로 되돌아간다. 치즐허스트행 기차가 올 때까지 홈즈는 왓슨에게 자신이 사건을 추리한 것들을 설명한다. 그러므로 홈즈가 역으로 진입하는 시드넘행 기차에 반응하는 모습은 내용상 맞지 않다. 홈즈가 가야할 곳은 시든엄이 아니기 때문이다. 황금가지, 시간과공간사, 더클래식(舊) 판본의 번역문은 미국판의 오식을 고치지 않은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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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enown 2017-11-01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세요..원문과 여러 번역 판본을 이렇게 꼼꼼이 읽고 오역까지 잡아내다니... 이제는 번역가와 출판사들도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할 것 같네요

cyrus 2017-11-01 17:59   좋아요 1 | URL
문제 되는 내용을 기록해서 정리하는 데 거의 반쯤 성공했지만, 제가 문제 제기한 내용에 대한 피드백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아쉬워요.

transient-guest 2017-11-03 0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영어전문가는 아니지만 그저 오래 살았다는 것 하나로 도전합니다.
1. ˝late˝을 전직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한 것 같습니다. 보통 ‘late‘누구라고 하면 돌아가신 분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late Cabinet Minister라면 전직장관보다는 죽은 전직장관이라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2. 달리 생각할 수 없네요. 저도 잘 모르는 부분.
3. 이 부분은 프랑스대통령이자 단장이라기 보다는 프랑스대통령과 단장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고 하는 편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다른 부분은 커맨트할 것이 없네요.ㅎ 1과 3이 어떤지 모르겠네요.

cyrus 2017-11-03 20:39   좋아요 0 | URL
1. T-guest님의 말씀은 맞지만, 홀더니스 공작은 살아있는 인물입니다. 이 소설에서 전직 장관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원문의 ‘late‘는 ‘전직‘의 의미로 봐야 합니다. 구텐베르크 프로젝트에 저장된 작품 원문과 네이버 지식백과 홈즈 항목에 있는 원문을 다시 확인해봤어요. 모두 ˝the late Cabinet Minister˝라고 나옵니다.

3. 긴 영어 문장을 자연스럽게 우리말로 해석하는 일이 제일 어려워요. T-guest님의 말씀을 듣고나니 황금가지 판본 번역이 잘못됐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어요. 의견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transient-guest 2017-11-04 08:48   좋아요 0 | URL
살아있는 사람이면 그렇게 해석되어야겠네요 ㅎㅎ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법(法)은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 규범 또는 국가 및 공공 기관이 제정한 법률, 명령, 규칙을 뜻한다. ‘법’은 외로운 글자이다. 그래서 ‘법’은 다른 단어의 뒤쪽으로 다가가서 기대는 것을 좋아한다. 그럴 때 법은 쓸모 있는 꼴이름씨(의존명사)가 된다. ‘법’은 다른 글자와 같이 있으면 혼자 썼을 때 이상의 의미를 만들어낸다. 학습법, 요리법, 운동법 그리고 독서법 등 다양한 예문을 만들 수 있다. 이 예문들은 어떤 행위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알아야 할 방법 또는 방식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는 ‘법’의 의미를 단순하게 생각한다. ‘법’을 정해진 이치, 즉 어떤 행위를 할 때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아주 틀린 생각이 아니다. 그렇지만 우린 낱말의 의미가 주는 힘에 쉽게 이끌리고, 그것을 맹신한다. 특히 학습법, 요리법, 독서법이 ‘전문가’를 만나면 낱말의 힘은 한 단계 올라간다. 전문가의 ○○법. 이 낱말은 듣는 이로 하여금 믿음의 확신을 하게 만든다.

 

이 책의 제목을 살펴보자.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약칭 ‘닥끌대오’), 이동진 독서법》. 나는 출판사(또는 저자)가 책 제목을 잘못 정했다고 생각한다. 모순된 제목은 독자의 혼란만 가중한다. 이 책의 저자 이동진은 이 세상에 반드시 끝까지 다 읽어야 하는 책은 없다고 말한다. 저자도 끝까지 못 읽은 책이 있다고 고백한다. 책을 많이 읽었는데도 2% 부족하다고 느끼는 애서가 입장에서는 정말 위안이 되는 말이다. 그의 말을 확인한 애서가들은 완독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그런데 편안히 독서의 즐거움을 알려준 1, 2부를 읽으면서 마음을 한시름 놓은 애서가들은 또다시 좌절감에 빠진다. 이 책의 3부이자 절정(climax)이라 할 수 있는 ‘목록_이동진 추천도서 500’이다. 이 어마어마한 목록을 눈으로 훑어보면서 독자들은 절정을 느낀다. 말로만 듣던 이동진의 독서 편력에 감탄하게 되고, 최고의 경지에 달한 그의 독서 수준에 탄복한다. 어떤 독자는 독서 목록에 포함된 책 중에 자신이 읽은 것이 있는지 찬찬히 살펴보면서 확인한다. 내가 읽은 책이 이동진도 알고 있으면 뭔가 나 자신이 특별하게 느껴지고 자부심을 가질 것이다. 반면 500권 중에 한 번도 안 읽은 책, 심지어 제목조차 모르는 책이 수두룩하게 나오면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책을 왜 안 읽었을까’ 하면서 탄식의 소리를 낸다.

 

이동진은 독서의 근본적인 목적을 ‘있어 보이기’ 위한 지적 허영심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지적 허영심’은 잘난 척하면서 허세를 부리는 행위를 의미한 것이 아니다. 이동진의 ‘지적 허영심’은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메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즐기는 행위에 가깝다. 이것은 ‘착한 지적 허영심’이다. 이동진의 도서 목록은 그가 오랜 기간 지식의 결핍과 동행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만들어낸 좋은 결과물이다. ‘있어 보이고’ 싶은 그의 지적 허영심이 충실하게 반영되어 있다. 이동진은 독서뿐만 아니라 지식의 결핍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런데 독자들은 독서목록을 확인하는 순간, 《닥끌대오 독서법》을 읽기 전에 느끼지 못했던 지식의 결핍을 뼈저리게 느낀다. 지식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이동진이 추천한 책들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독서에 여러 가지 목적이 있고, 특정한 목적이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추천도서 목록에 얽매이면 ‘목적 독서’로 빠질 우려가 있다. 이동진은 이 책에서 ‘목적 독서’를 경계했다. 독자들은 이동진의 추천도서 몇 권을 꼭 읽어야 할 거창한 목적을 세울 필요가 없다. 왜? 이동진은 책을 읽는 행위에 끝까지 책임지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즉 독서 행위에 엄격한 ‘의무’를 부여할 이유가 없다. ‘독서법’은 의무적인 느낌이 강하다. 분명 저자는 부담 가지지 말고 재미있게 책을 읽으라고 말하는데(‘닥끌대오’), ‘이동진처럼 책 읽기(독서법)’를 하지 않으면 내가 뒤처지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따라서 한마디로 말하면 책 제목 자체가 앞뒤 맞지 않는 ‘모순’이다.

 

책을 읽는 방법을 알려준 저자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이동진은 책을 읽다가 ‘중간 휴식’을 취하는 느린 독서를 권장했다.

 

 

 

저는 책 읽는 중간 중간에 잠시 멈추는 것, 그것도 독서 행위이고, 더 나아가서 그것이 좋은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다가 떠오른 생각을 집중하기 위해서, 그것을 넓혀나가기 위해서 또는 스스로 소화하기 위해서 책을 덮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57~58쪽)

 

 

 

 

나도 몇 차례 ‘중간 휴식’을 하면서 책을 읽는다. ‘중간 휴식’은 단순히 책을 덮는 행위가 아니다. 좀 나쁘게 보면 책을 산만하게 읽는다고 할 수 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인상 깊은 내용이 나오면 내가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메모지에 짤막하게 기록한다. 어떤 분야의 책을 읽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보통 메모를 위한 중간 휴식을 수십 번 넘게 한다. 이렇다 보니 책에 몰입하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나는 항상 이런 식으로 책을 읽어 왔고, 자연스럽게 몸에 밴 메모 습관 덕분에 지금처럼 리뷰를 쓸 수 있었다.

 

그런데 이동진은 책 속에 중요 문장을 발견하면 밑줄을 긋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동진이 부담스러워하는 ‘노트나 메모장을 따로 마련해서 적는 사람’은 비효율적인 독서를 하는 것이다.

 

 

따로 노트나 메모장을 마련해서 적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도 부담스러운 일이 됩니다. 그냥 읽으면서 바로바로 책을 쓰고 표시하는 게 가장 효율적입니다. (61쪽)

 

 

나처럼 ‘중간 휴식’에 메모장을 마련해서 기록하는 독서 방식은 밑줄 긋는 독서 방식과 비교해보면 비효율적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밑줄 긋는 독서 방식을 부담스러워하고, 책을 최대한 깨끗하게 유지하면서 읽어야 마음이 안정되는 애서가들도 있다. 이들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메모하는 습관을 조금씩 개선하면서 자신만의 독서 방식을 만든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책을 읽는다면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만의 독서 방식에 단점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책을 즐길 줄 안다. 과연 이런 독서 방식이 ‘비효율적 독서’라고 볼 수 있을까. 책을 읽다가 중간에 메모하는 것도 책을 소화하기 위한 또 다른 방식이다. 양자의 독서 방식을 비교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독서 방식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저자의 입장에 유감스럽다.

 

난 이 책의 제목과 책의 구성을 볼 때마다 출판사가 ‘이동진’이라는 명사의 이름을 빌려 ‘독서법’ 관련 책을 쓴 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장담하건대, ‘이동진’이 없는 <독서법>은 많이 팔리지 못할 것이다. ‘이동진’이 있어서 이 책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나온 <독서법> 중 단시간 내에 두각을 나타낸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이동진’을 앞세워 소문난 책에 먹을 것이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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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0 1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31 17:57   좋아요 1 | URL
앞으로는 제목에 ‘독서법’이 들어간 책이 계속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독서법’ 앞에 저자명이 붙여질 수 있어요. 그런 식으로 책 제목을 지으면 독자 입장에서는 책 속에 뭔가 특별한 내용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

syo 2017-10-30 19: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한하게 이 책 별로였어요. 특별히 나쁠 것도 없는데, 그냥 아무 것도 아닌 책 같았달까요....

cyrus 2017-10-31 15:19   좋아요 0 | URL
저도요. 처음에 별점을 두 개 줄 것인지, 세 개 줄 건지 고민했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별점 세 개는 아니었어요. 추천도서 목록을 제외하곤 책에 특별한 장점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

책한엄마 2017-10-30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마 이동진이 잠잔다는 책 만들었어도 팔렸을거에요-.-이렇게 이름이 무섭네요.

cyrus 2017-10-31 15:19   좋아요 0 | URL
‘이동진 독서법’이 들어가지 않아도 이 책은 잘 팔렸을 것입니다.. ㅎㅎㅎ


서니데이 2017-10-30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마다 자신에게 잘 맞는 방식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런 방식을 찾기 까지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참고하면 좋을 수도 있겠지요. 또 잘 맞지 않을 수도 있어요.
cyrus님,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cyrus 2017-10-31 15:23   좋아요 1 | URL
맞아요. 방식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방식의 단점을 스스로 보완하면서 동시에 방식의 장점을 잘 이용할 줄 안다면 그게 ‘내게 잘 맞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

캐모마일 2017-10-30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평과는 관련 없는 댓글이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는 독서력이 부족한지 영 형편없는 책 아니면 좋은 점만 보게 되는데요. 내공을 키워서 사이러스님과 몇몇 회원님들처럼 비판적 안목을 길러보고 싶어요. 제대로 품평도 해보구요. 주관적 생각이 뚜렷하게 담겨 있고, 공감과 때로는 다른 의견까지 받아보는 서평을 써 봤으면 좋겠습니다.

cyrus 2017-10-31 15:32   좋아요 1 | URL
책을 비판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솔직히 다수의 의견과 다른 내 의견을 낼 때 조금은 두렵습니다. 어제 이 글을 공개할 때도 그랬어요. 그렇지만 나를 비판하는 다른 의견은 ‘안목을 키우기 위한 사랑의 매’라고 생각해요. 맞을 땐 좀 아프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맞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양손잡이 2017-10-30 2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단락은 책을 빠르고 많이 읽으려고 하지 말고 여유있게 읽으라는 말 아닐까요? 저는 1부는 별로였고 2부는 재밌었습니다.

cyrus 2017-10-31 15:37   좋아요 1 | URL
‘저 단락’이라면 책 57~58쪽에 인용한 문장을 말씀하시는 거죠? 책을 도서관에 반납한 바람에 인용문을 다시 확인하지 못했어요. 양손잡이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저 문장이 ‘여유 있게 책을 읽어라’는 의미가 맞을 것입니다. 저도 2부 내용이 좋았어요. ^^

양손잡이 2017-10-31 15:46   좋아요 1 | URL
네 57쪽 인용부분입니다. 독서법 책은 사실 다 거기서 거기인데... 묘하게 끌리는 구석이 있는 것 같아요 ㅎㅎ

나와같다면 2017-10-30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동진님 책은 조선일보 기자시절 썼던 절판된 책도 다 가지고 있는데..

이 책은 이상하게 읽고 싶다는 마음이 가지 않더라구요..

cyrus 2017-10-31 15:38   좋아요 0 | URL
이 책을 중고로 판 사람들이 많을걸요. 이러려고 책을 만든 게 아닐 텐데 말이죠. ^^;;

transient-guest 2017-10-31 0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밑줄을 긋고 메모하는 것이 공부나 리뷰를 쓰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만, 보통 밑줄을 긋는 것이 전부이고 어떤 책은 그냥 읽습니다. 한 호흡에 읽는 것이 더 나은 경우도 많이 있거든요. 독서의 대가들의 방법은 그냥 한번 보고 참고할 것이 있거나 하면 따라해보지만 사실 큰 의미를 두지는 않습니다. 빨간책방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동진 DJ의 이름을 건 라디오담화정리가 나온 것이 이번 두번째인데, 세번째에는 사야할지 더 고민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냥 엿보기 정도로 생각하면 맘이 편해요.

cyrus 2017-10-31 15:46   좋아요 0 | URL
저도 독서의 대가들처럼 독서를 흉내 내보고 마음에 드는 건 따라하고, 영 아니다 싶으면 따라하지 않아요. 예전에 한 번 책에 밑줄만 그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책에 그은 밑줄을 다시 보는 일이 없어요. 책을 읽으면서 기록한 메모들을 한글 파일로 정리해서 네이버 메일함에 저장해요. 과정이 번거롭지만 저는 이 방식이 편해요. 리뷰를 쓸 때 참고할 내용이 있으면 네이버 메일함에 들어갑니다. 거기서 검색하면 메모한 내용이 바로 나옵니다. ^^

얄라알라 2017-10-31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을 도서관에 계속 대기 걸어 놓아야할 정도로 인기던데, 두 번 대기 걸다가 그냥 안 갔어요. 목록 500은 궁금하네요. 종교학 전공인 저자의 목록에 어떤 책들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cyrus 2017-10-31 15:48   좋아요 0 | URL
어떤 분의 리뷰를 봤는데요, 추천도서 목록 대형 브로마이드를 찍은 사진이 있었어요. 리뷰 작성자는 그 브로마이드를 가지고 있더군요. 아마도 책을 사면 주는 브로마이드인 것 같아요. ^^

짜라투스트라 2017-10-31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도 책을 깨끗하게 쓰는 쪽이라서 동질감을 느끼네요^^

cyrus 2017-10-31 15:50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산 책은 깨끗해야 된다는 결벽증이 있어요. ㅎㅎㅎ 책이 조금이라도 구기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요. ^^;;

레삭매냐 2017-10-31 09: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동안 책 깨끗하게 읽곤 했었는데, 오마이뉴스
에 실린 어느 분의 독서 기사를 보고 포기해 버렸습
니다.

계속 가지고 있을 책에는 낙서와 포스트잇으로 도배를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팔 책은 깨끗하게 봅니다.

그나저나 개인적으로 타인의 독서 스타일을 다룬 책들
은 자주 보지 않는 편이라서요. 참조는 해도, 딱히 그
네들의 독서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나 작가의 책을 읽는 것만도 버
겁거든요. 자기 고유의 책읽기 습관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요.

cyrus 2017-10-31 15:55   좋아요 0 | URL
맞아요. 독서의 목적은 뚜렷하고 확실해야 합니다. 그런데 교육열이 강한 부모들은 자녀가 전문가의 독서 스타일을 따라하는 것을 원합니다. 그러면 자녀가 독서를 좋아하고, 똑똑해질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 환경 때문에 아이들은 스스로 책을 고르는 기회가 사라지고, 자신만의 독서 스타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stella.K 2017-10-31 14: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동진 넘 미워하지 마라.
그래도 이동진 땜에 이 나라에 책을 읽어 보겠다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생겼다면 그것도 좋은 일 아니냐?
너야 이미 독서 고수니까 고수의 입장에서 못 마땅할 수 있다는 거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하잖냐. 그러니 니가 이해하렴.ㅋ

근데 내가 얼마 전 마태우스님 책 <서민 독서> 글 올리면서
이동진 책 한 줄 언급했잖아. 그랬더니 너의 리뷰가 북플에 딱 뜨더라.
내가 굳이 이 책이라고 언급도 안했는데 말야.
알라딘의 빅 데이터 능력 놀라운 것 같아.ㅋ

cyrus 2017-10-31 15:59   좋아요 0 | URL
이동진 씨를 미워하지 않습니다. 이동진 씨는 애서가들의 ‘워너 비’입니다. 저는 이동진 씨가 제대로 된 서평집을 내줬으면 좋겠어요. 먼 미래의 일이라서 확신할 수 없지만, 서평집이 나온다면 이동진 씨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책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이번에 나온 <독서법>은 저자와 출판사의 성의가 부족한 책이었어요. ^^

호빵 2017-11-05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동진씨는 미워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가 하는 방식이 제 취향에 반하는 것일때는 좀 멀리하는 방법을 쓰는 중입니다. 책 내용이 괜찮은 것 같네요. 다만 사서 읽기에는 다른 읽고 싶은 책이 많아서... 돈과 시간이 부족한 인간입니다...

cyrus 2017-11-06 10:13   좋아요 1 | URL
이동진씨의 책 독자리뷰와 출판사 책 소개만 봐도 핵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독자들이 관심 있는 것은 500권 도서목록입니다. 그런데 저도 그렇고 누구나 돈과 시간이 부족해서 목록에 있는 책을 다 볼 수가 없어요. ^^
 

 

 

‘검은숲’ 출판사시공사의 장르문학 출판 브랜드이다. 브랜드명이 독특해서 한 번 들으면 쉽게 기억할 수 있다. 다만, 기시 유스케(貴志祐介)《검은 집》(창해, 2004)과 헷갈릴 수 있는 단점도 있다. 필자는 예전에 ‘검은숲’ 출판사에 나온 책을 알아보려고 했을 때 실수로 ‘검은 집’으로 검색한 적이 있다…‥. 나만 이런가. ‘검은숲’이라는 이름이 정해지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전재국 대표가 나무를 좋아해서 그런 것일까. 쓸데없이 두꺼운 《전두환 회고록》이순자 씨의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를 만든 시공사 계열 출판사명이 ‘자작나무숲’이다. 전 대표가 숲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종이로 변신하기 위해 희생하는 나무에 미안할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 대표가 가장 애착이 가는 대상은 숲과 종이책이 아니라 자신을 태어나게 해준 부모님이다.

 

 

 

 

 

 

각설하고 ‘검은 숲’ 이야기를 해보자. 지금부터 나오는 ‘검은 숲’은 어떤 사람의 성(姓)이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애청한 분들에겐 아쉽겠지만, 블랙우드 가문(House Blackwood)을 얘기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다. 이 글의 주인공은 바로 앨저넌 블랙우드(Algernon Blackwood)이다. 그는 영국 출신의 작가이다. 그가 주로 쓴 작품들은 고딕 소설(Gothic novel), 환상소설, 공포소설 등이다. 그의 작품들이 라디오, 텔레비전 드라마 대본으로 만들어져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게 되었으며 본인이 자신의 공포소설을 라디오로 낭독하여 소개한 활동도 했다. 왕성한 작품 집필과 방송 활동을 한 블랙우드는 ‘고스트 맨(Ghost Man)’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 프랑수아 레이몽, 다니엘 콩페르 《환상문학의 거장들》 (자음과모음, 2001)

* 《러브크래프트 전집 6》 (황금가지, 2015)

* 김미정, 김아영, 노승엽 《문학 속에서 고양이를 만나다》 (바른번역, 2009년, e-Book)

 

 

 

 

블랙우드는 범신론자다. 범신론(汎神論)은 신과 세계를 하나로 보는 입장이다. 범신론자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신이 나타낸 현상이라 믿는다. 블랙우드는 인간의 정신(혹은 영혼) 속에 있는 초자연적인 힘에 관심을 가졌다. 그의 대표작 『버드나무(The Willows)』, 총 다섯 편의 연작 시리즈 <존 사일런스(John Silence: Physician Extraordinary)>는 범신론적 세계관과 범신론적 인물관이 반영된 작품이다. 『버드나무』는 러브크래프트(Lovecraft)가 극찬한 단편 소설이다. 인적이 드문 다뉴브 강의 섬에 두 사나이가 야영을 한다. 그들은 그곳에서 ‘자연의 영적인 힘’이 기운을 느낀다. 다뉴브는 실제로 있는 강이지만, 블랙우드의 소설에 나오는 다뉴브는 현실의 익숙함을 탈피한 비현실적인 공간이다. 『버드나무』의 주인공들은 다뉴브 섬에 갇힌 채 지내게 되는데, 현실의 익숙함에 쉽게 타협해 버리는 습성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자연의 놀라운 능력에 조금씩 압도당하는 모습을 보인다. 비록 자연의 영적인 힘에 두려움을 느끼지만, 이들은 낯선 공간에 적응하면서 자연의 영적인 힘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블랙우드는 유동적은 인간의 의식이 만물에 보편적으로 내재하는 신을 알 수 있다고 믿었다.

 

존 사일런스는 초자연적 현상의 실체를 파악하는 능력을 갖춘 의사이다. 러브크래프트는 이 작품이 ‘대중적이고 진부한 탐정 소설 분위기’ 때문에 망쳤다고 지적했다.[1] 《문학 속에서 고양이를 만나다》에 수록된 『존 사일런스(원제: A Psychical Invasion, 초자연적 습격』는 ‘존 사일런스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다. 이 작품은 시작부터 존 사일런스의 외모, 성격 등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존 사일런스는 과학적으로 증명 가능한 신비한 사건에 일절 손을 대지 않는다. 그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심령 현상의 원인을 파헤치는 ‘심령 전문의’이다. 그가 찾는 환자들은 ‘영적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다. 블랙우드가 같은 출신 작가 코난 도일(Conan Doyle)의 셜록 홈즈 시리즈를 모를 리가 없다. 홈즈는 사람의 정신적 힘이 개입할 수 없는 심령 현상을 ‘사건’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사일런스와 다른 정반대의 가치관을 가졌다. 사일런스의 언행을 유심히 살펴보면 ‘대중적인’ 도일의 탐정소설에 영향을 받은 듯한 인상을 느낄 수 있다.

 

 

 

 

 

 

 

 

 

 

 

 

 

 

 

 

 

 

* 앨저넌 블랙우드 《웬디고》 (문파랑, 2009)

* 구사노 다쿠미 《환상동물사전》 (들녘, 2001)

* 노무라 마사타카 《크툴루 신화 대사전》 (AK커뮤니케이션즈, 2013)

 

 

《웬디고(The Wendigo》(문파랑, 2009)는 미국과 캐나다 원주민들의 전설에 등장하는 괴물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원주민들 사이에선 웬디고는 인간을 습격해서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신이다. 웬디고를 만나 운 좋게 살아남아도 미쳐서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

 

 

 

 

 

 

이 작품은 『버드나무』와 유사한 플롯으로 전개된다. 완전히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웬디고의 등장에 인간은 알 수 없는 공포감에 서서히 잠식된다. 이러한 작품의 전개는 러브크래프트의 『던위치 호러(The Dunwich Horror)』에 영향을 주었다. 웬디고는 러브크래프트 사후에 완성된 ‘크툴루 신화(Cthulhu Mythos)’에 편입되었다. 그러므로 웬디고를 러프크래프트가 창조한 괴물로 오해하면 안 된다.

 

러브크래프트는 블랙우드의 또 다른 단점들 중 하나로 ‘인종적 교조주의’라고 했다. 블랙우드의 단편소설 『비서의 기이한 이야기(The Strange Adventures of a Private Secretary in New York)』에 유대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대목이 있다. 그런데 러브크래프트 선생, 생전에 흑인과 유색인종을 끔찍이 싫어했던 당신이 그렇게 말할 입장은 아닌 것 같소.[2]

 

 

 

 

[1] 러브크래프트 《공포 문학의 매혹》 (북스피어, 2012) 134쪽

[2] 관련 글 : [러브크래프트가 무서워했던 것] 2017년 1월 10일 작성

(http://blog.aladin.co.kr/haesung/9042894)

 

 

 

 

 

 

 

 

 

※ 국내에 번역된 블랙우드의 작품들

 

 

 

 

* The Strange Adventures of a Private Secretary in New York (1906)

비서의 기이한 이야기

 

 

 

 

 

 

 

 

 

 

 

 

 

 

 

《세계 괴기소설 걸작선 1》

윤효송 역 / 자유문학사 (2004년, 절판)

 

 

 

 

* The Willows (1907)

버드나무

 

 

 

 

 

 

 

 

 

 

 

 

 

 

《러브크래프트 전집 6》

정진영 역 / 황금가지 (2015년)

 

 

 

 

* A Psychical Invasion (John Silence: Physician Extraordinary, 1908)

존 사일런스

 

 

 

 

 

 

 

 

 

 

 

 

 

 

 

《문학 속에서 고양이를 만나다》

김미정, 김아영, 노승엽 / 바른번역 (2009년, e-Book)

 

 

 

 

* The Wendigo (1910)

웬디고

 

 

 

 

 

 

 

 

 

 

 

 

 

 

 

이지선 역 / 문파랑 (2009년)

 

 

 

 

* Old Clothes (1910)

헌 옷

 

 

 

 

 

 

 

 

 

 

 

 

 

 

《세계 호러 걸작선》

정진영 역 / 책세상 (2004년)

 

 

 

 

* The Centaur (1911)

켄타우로스

 

 

 

 

 

 

 

 

 

 

 

 

 

 

《러브크래프트 전집 1》

정진영 역 / 황금가지 (2009년)

 

 

※ 소설 문장 일부가『크툴루의 부름』 제사(題詞)로 인용됨.

 

 

상상컨대, 위대한 권능과 존재 중에서 끝까지 생존하는 것이 있으니……. 까마득히 먼 시대의 생존자로서……. 진화된 인류가 도래하기 전에 형태와 모습을 감춘 이후로, 그 심상만은 분명하게……. 시와 전설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표현되어서, 찰나의 기억으로 스치는 그 존재는 신과 괴물, 신화적 존재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이름으로 불리어 왔다……. (135쪽)

 

 

 

 

* The Whisperers (1912)

속삭임

 

 

 

 

 

 

 

 

 

 

 

 

 

 

 

《세계 호러 단편 100선》

정진영 역 / 책세상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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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7-10-30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달 역시 알라딘에 올라오는 숱한 리뷰를 읽었는데 감히 제가 꼽고 싶은 best of the best!
검은숲, 검은 집...그런 생각 없이 책 보다, 다음부터는 출판사 브랜드명에 더 눈이 갈 것 같아요

cyrus 2017-10-30 18:49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ㅎㅎㅎ 작가에 대한 작품이 많이 번역되지 않아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없었어요.

독특하고 재미있는 출판사 브랜드명이 많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그런 곳이 대형 출판사(문학동네, 민음사 등) 계열입니다. ^^

2017-10-30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30 18:50   좋아요 0 | URL
출판사 대표는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어요. 하지만 ‘자작나무숲’이 나온 걸로 봐서는 새로 선출된 시공사 대표는 ‘바지사장’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seele003 2020-03-06 0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화된 ‘우주에서 온 색채‘를 보는데 배우중에 하나가 ‘the Willows‘라는 책을 들고 있길래 궁금해서 찾아보니 이분 책이었군요. 심지어 러브크래프트 전집6권에 있는것을 아직 읽지도 않고 있었습니다. 앨저넌 검은숲님 작품도 찾아봐야겠네요. 좋은 정보 잘 얻어갑니다. ..... ‘자작나무숲‘ 이야기도 흥미롭네요 ㅎㅎ

cyrus 2020-03-06 14:5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seele003님. 영화에 그런 장면이 있었군요. 오늘 처음 알았어요. ^^
 
과학이 말하는 윤리 - 옳은 일을 행하라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14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부 지음, 이동훈 옮김 / 한림출판사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인류는 보다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길고 긴 노력 끝에 오늘날과 같은 문명을 이루었다. 이 말은 현재의 인류가 원시성의 외피를 훌훌 벗어 버리고 문명만을 살아간다는 뜻이 아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이 정도나마 좀 더 인간적인 모습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인류는 과학기술 문명이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장밋빛 미래를 열어줄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도 인류는 지금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지금까지의 과학은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로 주로 사용됐다. 그 결과 과학발전과 인간의 욕구는 서로 상승효과를 일으키면서 결과적으로 해결하기 곤란한 문제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인류는 과학기술이라는 긍정적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과학의 장점을 의심한다. 그 이유는 변화하는 시대에 적합한 가치관을 토대로 한 윤리적 기반이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대에 맞는 가치관을 토대로 한 삶의 방향설정이 무엇보다 필요로 하는 현시점에서 우리는 윤리와 마주치는 과학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대중과학 전문 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기고된 칼럼들을 모은 《과학이 말하는 윤리》(한림출판사, 2017)는 ‘과학과 윤리의 관계 문제’ 같은 고전적 화두를 다시금 이끌어낸다. 과학기술의 개발 단계가 윤리와 무관하여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과학자들의 윤리의식이 계속해서 과학기술 발전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윤리의식이 새로운 과학기술을 창조하려고 하는 과학자들, 그리고 이윤과 성과를 내려는 사회구조를 적절히 통제할 수 있을까. 『의사는 제약회사에서 얼마나 돈을 받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읽어보면 거대자본이 투입되지 않은 과학의 발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의료인이 제약회사로부터 받은 비용 금액을 조사해서 데이터베이스로 정리하는 탐사 보도 기구 소속 기자의 말에 따르면, 특정 제약회사가 특정 의료인에게 돈을 준다고 해서 그 의사가 도덕적으로 문제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제약회사의 재정적 지원을 받은 의사들이 제약회사의 이윤을 올려주는 처방을 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 물론, 의료인이 제약회사의 제품 판촉에 지나치게 동원되면 과학자의 역할이 위축될 수 있고(『의약품 연구는 믿을 만한가?』 참조), 전문 자격이 없는 의료인이 제약회사의 지원을 받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므로 제약회사가 의료인에게 지급한 금액을 공개하는 법이 필요하다. 미국은 2013년 8월 1일부터 의사 지급금 공개법이 발효되었다.

 

『개인 게놈 스캔은 의학적으로 불필요한가?』, 『소비자용 게놈 테스트』는 개인 유전자 정보를 이용한 사업의 현황을 소개하고, 이 현상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글이다. 사람의 DNA에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려줄 정보가 들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전자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잠재적인 건강 가능성, 유전자 돌연변이 가능성 등을 알아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말이 맞으면 우린 병원에 가지 않고도 단 한 번의 유전자 분석으로 질병 발생 가능성을 미리 파악할 수 있고, 이를 대비한 건강관리를 체계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유전자 정보 서비스를 구축하는 연구 자료가 불완전하며, 실용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부정행위의 비용』, 『왜 부정행위를 하는가』는 과학자의 연구 부정 행위, 학술논문의 데이터 위조 등을 거시적인 관점으로 분석한다. 부정행위는 과학자 개인의 단순한 범죄 행위로 볼 문제가 아니다. 부정행위를 묵인하는 학계의 관행이 이어질수록 연구비용이 추가 발생한다. 즉 부정행위를 대대적으로 조사하는 데 드는 비용은 과학자 연구비로 충당되기 때문에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렇다 보니 연구 부정행위로 판명되어 정부에 반납해야 할 연구비를 회수하지 못 하는 일이 발생한다. 『스테로이드를 대체할지도 모르는 유전자 약물 세트』, 『유전자 도핑』은 금지약물의 시대를 넘어선 ‘유전자 도핑’ 시대가 열렸음을 시사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운동선수들이 유전자를 주입해 근력을 향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대부분 과학자는 자신의 연구 결과에 대한 학문적 성과에 많은 비중을 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윤리적 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과학자들은 두 눈을 안대로 가린 채 앞만 보고 뛰는 경주마처럼 살게 된다.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 더 나아가 명예를 얻기 위해 좌우를 살필 겨를 없이 앞만 보게 되는 것이다. 과학자들의 건전한 사회 참여 의식과 윤리관이 연구보다 더 우선돼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일반인들에게 자신의 연구 결과를 제대로 알리고 그 사회적 유용성을 높이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여론을 형성하는 대중 역시 사회에서 필요한 방향으로 과학 연구들이 이뤄지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과학의 발전은 학자와 대중 모두의 노력에 달려 있고, 모두 그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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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enown 2017-10-27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만연해 있는 제약회사와의 리베이트 관행도 뿌리뽑아야 할 적폐죠..‘과학자들의 건전한 사회 참여 의식과 윤리관이 연구보다 더 우선돼야 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cyrus 2017-10-28 09:54   좋아요 1 | URL
이 책에 부정 리베이트에 관한 내용이 자세하게 나오지 않아요. 간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어요. 사실 전 이 문제를 깊게 알고 싶었어요.

sprenown 2017-10-27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베이트 사건은 기사가 엄청 많죠.. 동아제약,동화약품,한미약품....이게 결국은 회사의 존망과도 직결되고, 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생사의 갈림길에 있으니까요..게다가 주식과도 연결되지요... 주가올리고 회사가치 상승해서 투자자들의 이익을 최대치로 올려줘야 하고...제약 회사와 의사와의 커넥션..또한 검찰과의 관계..검사 스폰서도 해야 하고..종근당 갑질.. 이런 병폐를 뿌리뽑고, 의료윤리를 확립해야 합니다.!

cyrus 2017-10-28 09:56   좋아요 0 | URL
문제는 리베이트에 연루된 제악회사들이 포털사이트에 검색정보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sprenown 2017-10-27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약회사 영업사원들 불쌍하더라구요.. 의사한테 시달리다가 약사한테도 시달리고..

cyrus 2017-10-28 09:57   좋아요 0 | URL
윗사람들이 문제죠. 아랫사람을 부려먹고, 죄가 발각되면 꼬리를 잘라요.

2017-10-27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28 10:00   좋아요 1 | URL
혹시 내일 시간이 되십니까? 오늘 오후에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데 언제 끝날지 모르겠어요. 만날 때마다 제가 받기만 해서 문제네요.. ㅎㅎㅎ

2017-10-28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