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집보다 도서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내가 원하는 책이 집에 가까운 도서관에 있으면 좋다. 하지만 동네 도서관에 없는 책도 있다. 이럴 때 걸어가거나 버스를 타고 책이 있는 도서관으로 향한다. ‘대구공공도서관 통합도서 서비스회원카드 하나만 있으면 대구 지역에 속한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고 반납할 수 있다. 타 도서관 반납도 가능하다. 그러니까 대구 A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을 대구 B 도서관에 반납하는 것이다. 타 도서관 반납 서비스가 없었으면 집에서 멀리 있는 도서관에 가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내가 거주하는 집이 속한 구()대구 서구이다. 서부도서관이 우리 집과 가깝다. 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도서관은 달성도서관이다. 버스로 갈아타서 가야 하는데, 가는 데만 2시간 넘게 걸린다. 더 놀라운 사실은 지하철로 환승하는 경로가 없다는 점이다. 엄청 더웠던 올여름에 달성도서관에 가본 적이 있는데, 마치 시외버스를 타는 기분이었다. 그 이후로 다시는 그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도원도서관, 용학도서관도 한 번 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지하철로 환승해도 50분 정도 소요된다. 좀 오래 걸리더라도 버스 타는 것을 선호한다. 왜냐하면, 버스 좌석에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토요일에 로마 미술에 관한 책을 알아보기 위해서 용학도서관에 갔다. 자주 가는 곳이 아니라서 버스를 타고 수성구를 지날 때마다 새롭다. 가끔 이곳을 지나가다가 뜻밖의 장소를 발견할 때가 있다. 지난주 토요일이 그런 날이었다. 토요일 오후에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는데, 버스 창문 밖을 바라보다가 서점을 발견했다. 마음 같았으면 당장 버스에서 내려서 서점 규모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저녁에 선약이 있어서 눈으로만 확인했다. 처음 본 서점의 정체가 궁금해서 그다음 날인 일요일에 다시 수성구로 향했다.

 

 

 

 

 

내가 우연히 발견한 서점은 만촌동에 있는 아이북114’라는 중고도서 전문 서점이었다. 매장 운영뿐만 아니라 알라딘 온라인 중고샵(http://www.ibook114.com/),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 등에서도 책을 판매하고 있다. 부자(父子)가 서점을 운영한다. 내가 서점에 갔을 때 부자가 손님들이 주문한 책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알라딘을 제외한 중고도서 전문 서점에는 아동도서가 많은 편이다. 매장에서 책을 고르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알라딘 온라인 중고샵에 등록된 판매도서가 뭐 있는지 미리 확인했다. 그래서 미리 점찍어둔 책들이 어디 있는지 다 파악한 후에 천천히 매장 내부 전체를 구경했다. 역시 매장에 아동도서가 많았다. 판매도서 사전 조사를 미리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장에 알라딘 온라인 중고샵에 등록되지 않은 책도 있다. 이럴 때 서점 운영자에게 책의 가격이 얼마인지 물어봐야 한다. 이곳도 구하기 힘든 절판본을 정가 그대로 또는 정가보다 비싸게 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매장에서 뜻밖의 보물을 건지려면 원하는 책들을 넉넉히 할 수 있는 비용을 두둑이 챙겨야 한다.

 

 

 

 

 

절판본 세 권, 출간연도가 오래된 책 한 권, 총 네 권의 책을 샀다. 그러자 책값을 계산한 서점 운영자(아들)님이 책값이 조금 비쌀 텐데 괜찮겠어요?”라고 물었다. 나는 쿨하게 ‘Sure, Why Not?’이라고 말했다. 내가 지급한 금액은 28천 원이다.

 

 

 

 

 

* 정상용, 이해찬, 송선태, 유시민 외 광주민중항쟁(돌베개, 1990)

정가: 6,500, 판매가: 5,000

 

5·18 민주화운동 10주년에 맞춰서 나온 책이다. 이 책의 집필진에 익숙한 이름들이 보인다. 정상용2012년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후보 문화국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 책이 나왔던 1990년 당시 정상용은 평화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었고, 그의 보좌관이 송선태였다. 송선태는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로 활동한 적이 있다. 이해찬, 유시민은 말 안 해도 다 아는 사람들이다‥…

 

이 책의 추천사는 언론인 청암 송건호가 썼다. 책의 시작점은 19791026,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저격했던 날이다. 10·26 사태 이후 불안정한 국내 정세, 이 틈을 노려 국가 전체를 장악한 신군부, 그들에 맞선 광주 시민들의 투쟁 등이 기록되어 있다. 출간연도가 오래됐어도 5·18 민주화운동 관련 서적 중에서 가장 충실한 내용 구성이라 확신한다. 부록도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이다. 12·12 사태를 일으킨 신군부 세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체계도, 광주 진압군 지휘 체계도, 1980년 이후 신군부 세력의 행보, 마지막으로 광주 민주화 운동 사망자 명단으로 구성되었다.

 

 

 

 

 

 

 

 

 

 

 

 

 

 

 

 

 

 

* 하신 신의 기원(동문선, 1990)

정가: 14,400, 판매가: 6,000

    

 

신의 기원은 중국 원시 신화의 기원을 각종 유물과 문헌 등을 토대로 실증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하신은 신화 연구를 통해 중국 전통 문화의 뿌리를 밝혀내려고 했다. 이런 책이 절판되지 않은 게 신기하다. 언젠가 중국 신화 서적을 읽게 되면 참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샀다. 책의 목차만 봤는데 무슨 내용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 거다 러너 역사 속의 페미니스트(평민사, 1998)
정가: 14,000, 판매가: 13,000

 

 

 

개정판이 있어서 안 살려고 했다. 그러나 이 책을 쓴 저자가 거다 러너였기에 안 살 수가 없었다.

 

 

 

 

 

 

 

 

 

 

 

 

 

 

 

 

 

거다 러너(Gerda Hedwig Lerner)는 여성을 억압하는 가부장제의 변천 과정을 추적한 가부장제의 창조(당대, 2004)라는 책을 펴낸 역사가다. 가부장제의 창조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은 역사 속의 페미니스트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가부장제의 창조역사 속의 페미니스트여성사를 주제로 한 2부작인 셈이다. 러너는 역사 속의 페미니스트》에서 중세에서 1870년까지 여권 신장을 위해 노력한 여성들의 주요 활동을 소개했다.  

 

 

 

 

 

 

 

 

 

 

 

 

 

 

 

 

 

 

 

* 데이비드 골래허 할례, 포경수술, 성기훼손(문화디자인, 2004)

정가: 13,000, 판매가: 4,000

 

 

 

포경수술을 비롯한 할례의 역사를 정리한 책. 이런 내용은 역사교과서에 찾아볼 수 없고,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다. 이슬람 페미니스트들은 문화라는 이름으로 불법으로 행해지는 여성 할례에 반대한다. 가장 대표적인 페미니스트는 이집트의 소설가 나왈 엘 사다위. 이집트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여성 할례가 성행하는 국가 중의 한 나라이다. 사실 이슬람 경전인 꾸란에 여성 할례를 허용하는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무슬림 남성 대부분은 할례를 여성의 성적 욕망을 막기 위한 절차라고 생각한다. 남자들을 위한 전통이 오래 지속하다 보니 할례가 꾸란에 명시된 율법처럼 자리 잡은 것이다. 할례, 포경수술, 성기훼손은 포경수술, 할례를 둘러싼 찬반 입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요긴한 자료가 될 것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11-14 2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1-15 08:55   좋아요 1 | URL
‘읽는 행위‘를 실천하는 애서가가 되려면 아직 멀었어요.. ^^;;

syo 2017-11-14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이라면 저는 남부-중앙-두류의 삼각코스를 이용합니다.
아니, 이용했습니다.

이제는 열람실만 이용할 거예요-_ㅜ

cyrus 2017-11-15 09:01   좋아요 0 | URL
남부도서관 주변에 산, 공원이 있어서 산책하기 좋은 곳이에요. 두류도서관 리모델링 작업, 대봉도서관 장소 이전 작업한다는 소식 들었습니까? ㅠㅠ

공부하다가 독서로 머리 식히세요. 생각날 때마다 글 쓰시고요. ^^

transient-guest 2017-11-15 0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이나 인천 같은 수도권도 그렇고 한국의 대도시는 내부의 이동시간이 너무 길다고 생각합니다. 송파에서 강남까지도 2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고, 엄청 시달리면서 다닌 기억이 나네요. 대도시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교통시스템의 문제도 크다고 봅니다. 헌책방을 다니면서 보물을 건지는 cyrus님이 부럽네요.ㅎ 전 딱 한번 낡았지만 구하기 어려운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 영문판을 6-7불에 산 기억이 나네요. 일러스트레이션도 좋고 책주머니에 들어있는 고풍스러움도 좋았고, 무엇보다 First Edition이라는..ㅎㅎ

cyrus 2017-11-15 09:07   좋아요 0 | URL
거리가 멀고, 교통 체증까지 생기면 이동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대구는 심해요. 번화가 쪽은 차선이 많지 않아서 차가 많이 몰리면 지옥으로 변합니다. 그래서 퇴근길이 괴롭습니다.. ㅎㅎㅎ

일러스트가 있는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 영문판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요. 시간 나면 그 책 공개해주세요. ^^

sprenown 2017-11-15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성구 만촌동은 제가 군의학교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던 곳이라 반갑네요... 그나저마 정말 책을 사랑하시는 군요.. 그 열정이 부럽습니다.^^

cyrus 2017-11-15 17:45   좋아요 0 | URL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해서 책 읽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
 
잠에 취한 미술사 - 달콤한 잠에 빠진 예술가들
백종옥 지음 / 미술문화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 24시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이다. 인간이 잠을 자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낮 동안 고단하게 활동한 신체를 쉬게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학습능력을 높이는 데는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뇌는 낮에 풀지 못했던 문제들을 수면 중에도 풀기를 계속한다. 8시간 자면 문제가 쉽게 풀릴 수도 있다고 한다.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꿈은 창조적 힘을 발휘할 때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예술가들은 꿈에서 다양한 영감을 얻었다.

 

달콤한 잠에 빠진 예술가들이라는 부제를 단 잠에 취한 미술사는 바로 예술가들에게 창조적 영감을 불어넣은 잠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예술가들이 어떻게 잠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이를 위해 저자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간을 넘나들며 자료를 폭넓게 수집했다. 이 책에서 나오는 미술이 서양미술에 치중되어 있지만, 잠과 꿈의 세계를 다채롭게 표현한 작품들이 수록됐다.

 

 

 

 

 

 

저자는 몰타 공화국의 고대 도시에 발견한 조각상 잠자는 여인을 잠을 주제로 한 예술작품의 시조로 본다. 세계 최고(最古)의 조각상이라 할 수 있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가 풍요와 다산(多産)을 기원하는 하나의 상징이듯이 잠자는 여인도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인간의 꿈과 소망을 표현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책의 1부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묘사된 잠에 주목하고, 그것을 표현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아리아드네(Ariadne)는 적국인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Theseus)에게 반한 비운의 공주이다. 그녀는 테세우스가 괴물 미노타우로스(Minotaurs)를 죽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테세우스는 낙소스 섬에 잠든 아리아드네를 혼자 남겨둔 채 아테네로 돌아간다. 테세우스가 탄 배가 섬을 떠나는 줄 모르고 잠에 빠진 아리아드네의 모습은 예술가들이 선호하는 주제가 되었고, 예술가들은 사랑에 배신당한 여성의 상심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프시케(Psyche)와 에로스(Eros) 이야기는 신의 사랑과 인간의 영혼을 아름답게 대비시키는 그림 소재로 활용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프시케가 잠든 에로스 곁에 다가가서 그의 얼굴을 확인하는 장면도 그림의 단골 소재였다. 프시케는 매일 밤 찾아와서 새벽과 함께 사라지는 남편의 얼굴이 궁금했다. 에로스의 얼굴을 너무도 보고 싶은 나머지, 프시케는 잠든 에로스의 얼굴에 등불을 비춘다. 프시케의 실수로 잠에서 깨어난 에로스는 그녀의 행동에 실망하여 멀리 떠나게 된다. 에로스와 함께 지낸 나날은 달콤하고 행복한 꿈이었으나 사소한 실수 하나로 악몽으로 변한다.

 

 

 

 

 

 

 

2부에는 꿈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나온다. 꿈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꿈이 미래를 예지하는 기능을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종교인들은 꿈이 신의 계시이거나 성령의 영감이라고 생각했다. 프로이트(Freud)는 꿈이란 인간 내면의 무의식에 자리한 욕망이 표출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헨리 푸젤리(Henry Fuseli)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배신당한 뒤 꿈을 꿨다. 그 꿈을 그린 작품이 바로 악몽이다. 이 그림에서 화가의 감정을 확인할 수 있다. 악마는 배신한 여인에 대한 성적 욕구와 공격성을 동시에 지닌 푸젤리의 모습이다. 말은 성적으로 흥분된 화가의 감정 상태를 의미한다.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는 프로이트가 말한 무의식의 세계를 회화에 도입하고, 회화를 통해 정신분석학을 탐구했다. 달리는 프로이트의 열렬한 추종자였다. 달리는 자신 작품의 가장 중요한 주제인 꿈과 환상의 세계를 재현하는 데 몰두했다. 이른바 편집증적 비평을 이용해 기괴한 상상과 환각의 세계를 표현하려 했다. 꿈속 이미지는 기묘하고 행동은 통제되지 않는다. 꿈을 꾸지 않는 상태를 기준으로 보면 꿈은 일종의 정신착란 상태에 가깝다. 꿈의 비논리성은 달리뿐만 초현실주의자들이 선호한 소재였다.

 

3부는 일상적인 잠을 표현한 작품들, 즉 그림의 해석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비교적 보기 편안한 그림들을 소개한다. 우리가 눈을 감는 순간 뇌에 커다한 변화가 생긴다. 뇌의 네 가지 영역 중 하나인 후두엽은 보이는 것을 해석하는 일을 한다. 눈을 감는다는 것은 인간이 받아들이는 시각정보를 차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눈을 감는 이 단순한 행동 하나가 뇌에게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준다. 대부분 사람들은 창조적 영감과 꿈의 연관성을 허튼소리로 치부한다. 꿈이 언제나 영감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쓸모없는 것도 아니다. 잠은 바쁜 일상에 지쳐있는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재충전 시간이다. 예술가들에게 있어 꿈은 그들이 가진 최고의 무기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prenown 2017-11-14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심을 과식했는지 오후되니 졸리군요.. 창조적 영감님은 기대하지 않더라도 눈치보지 않고, 늘어지게 한숨 푹 잤으면.. ^^

cyrus 2017-11-14 19:26   좋아요 0 | URL
이제 날씨가 슬슬 추워지니까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요.. ^^;;

2017-11-14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1-14 19:28   좋아요 0 | URL
다음날에 중요한 일이 있으면 전날 밤에 잠이 안 와요. 군 생활했을 때 선잠자는 습관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아요. ^^
 

 

 

미국의 여성 운동가 베티 프리단(Betty Friedan)여성의 신비에서 이렇게 썼다.

 

 

 

 

 

 

 

 

 

 

 

 

 

 

* 베티 프리단 여성의 신비(이매진, 2005)

 

 

이름도 붙일 수 없는 이 문제란 도대체 무엇이었던가? 여성들이 이것을 표현하려고 애쓸 때 사용하는 단어들은 대체 어떤 것이었던가? 때때로 어떤 여성은 무언가 공허하고…‥불완전한 기분이 들어요라고 했다. 또는 내가 존재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아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어떤 여성은 가끔씩 진정제를 사용해 그런 느낌을 희미하게 만들어버리기도 했다. [중략] 어느 여성은 때때로 감정이 너무도 격해져서 집을 뛰쳐나가 길거리를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아니면 집안에 처박혀 울기도 한다.[1]

 

 

 

1960년대 미국의 전업주부들은 집 안을 청소하고, 장을 보고, 자녀들을 돌보고, 남편의 곁에 누우면서도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문제와 싸워야 했다. 세 아이를 둔 프리단은 당시 전업주부들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자살을 하는 사례가 빈번해지자, 우선 동창들을 인터뷰하면서 문제점을 밝혀냈다. 5년간 자료를 수집하고 조사한 끝에 그녀는 여성의 신비를 펴냈다. 이 책은 어머니또는 아내역할에 만족하는 여성들을 흔들어 깨운다. 이 책의 제목에 있는 신비는 미국 여성들을 괴롭히는 강박적 관념이다. 프리단은 여성을 남편과 자녀를 뒷바라지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회적 고정관념이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여성의 신비에서 프리단은 여성들에게 여성을 신비화하는 사회적 고정관념을 넘어서서 주체성을 확립할 것을 호소한다.

 

 

 

 

 

 

 

 

 

 

 

 

 

 

 

 

 

 

 

 

 

 

 

 

 

 

 

* [구판] 로즈마리 푸트남 통 페미니즘 사상 : 종합적 접근(한신문화사, 1995)

* [개정판] 로즈마리 푸트남 통 페미니즘 사상 : 종합적 접근(한신문화사, 2000)

* 카트린 칼바이트 20세기 여인들 : 성상, 우상, 신화(여성신문사, 2001)

* 김호기 세상을 뒤흔든 사상 : 현대의 고전을 읽는다(메디치미디어, 2017)

 

 

 

프리단은 보부아르(Beauvoir)2의 성을 읽고 여성 운동에 헌신하기로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페미니즘에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보부아르는 글을 쓰기 위해 결혼과 출산을 거부했다. 그녀는 전업주부의 일을 여성 노예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2] 반면 프리단은 페미니즘과 결혼 및 가정이 공존하길 원했다. 여성의 경제적 · 사회적 자립이 가능한 가정이 그녀가 추구하는 이상향이었다. 70년대에 들어서자 프리단은 중도적인 여성 운동에 앞장섰다. 그녀는 자신이 창설한 전국여성조직(NOW, National Organization for Women) 회장직에 물러났고, 남성을 적대적으로 대하는 페미니스트들을 비판했다. 프리단은 1981년에 펴낸 <2의 단계(The Second Stage)>를 통해 페미니즘 운동이 새로운 단계로 발전할 것을 촉구했다. 그녀는 이 책에서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사회를 원했으며 남성에 대한 투쟁적 여성 운동 노선을 포기하는 입장을 취했다.

 

 

 

 

 

 

 

 

 

 

 

 

 

 

 

 

 

* 스테퍼니 스탈 《빨래하는 페미니즘(민음사, 2014)

*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엄마는 페미니스트(민음사, 2017)

 

 

 

프리단은 직장과 집안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슈퍼우먼(superwoman), 슈퍼맘(supermom)의 등장을 바랐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일과 가정 모두 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여성을 부담스럽게 한다. 그리고 프리단이 지향한 슈퍼우먼은 중산층 백인 여성을 위한 대안적 역할에 불과했다. 프리단은 인종차별 · 성소수자 · 계급 문제 등 백인 여성과 직접 관계가 없는 사안에 소극적인 모습으로 나왔다. 특히 그녀는 페미니즘이 동성애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노선(레즈비언 페미니즘, Lesbian Feminism)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여성의 신비는 약점이 있음에도 페미니즘 운동을 빛나게 해준 교과서로 추앙받는다. 이 책이 세상에 끼친 영향력은 인정한다. 그러나 이 책이 성전(聖典)으로 취급하는 것에 불편하다. 시대에 맞지 않는 그녀의 입장은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여성의 신비한 권으로 변화가 많은 프리단의 페미니즘을 이해하는 데는 부족하다.

 

 

 

 

 

 

 

 

 

 

* 나왈 엘 사다위 스핑크스의 여인들(한마당, 1995)

 

 

 

여성의 신비보다 훨씬 늦게 나왔지만, 스핑크스의 여인들(원제: Femmes Egyptiennes)은 프리단의 책에 비견될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 이 책은 이집트의 여성 운동가 나왈 엘 사다위(Nawal El Saadawi)가 가부장제 사회로부터 억압받는 이집트 여성들과 상담했던 기록들을 정리한 것이다.

 

 

 

 

 

 

 

엘 사다위는 정신의학을 전공했으며 1969년에 <여성과 성(Women and Sex)>이라는 책을 발표하여 가부장제에 억압당한 여성의 성적 권리와 성생활을 공론화했다. 이 책이 엄청난 반응을 얻게 되자 이집트 정부는 그녀를 위험인물로 경계했다. 엘 사다위는 정부 권력층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성 운동을 펼쳤다. 여성 할례 금지 운동에 앞장섰으며 여성을 억압하는 종교를 거부했다. 결국 1981년에 그녀는 감옥에 수감되었고, 정부는 그녀의 집필활동을 전면 금지했다. 자국의 탄압으로 엘 사다위의 글은 이집트보다 유럽에 더 많이 알려졌다.

 

엘 사다위의 여성운동은 보부아르가 지향하는 여성운동과 여러모로 비슷하다. 엘 사다위는 여성의 희생을 부추기는 결혼 제도에 반대했으며 여성의 글쓰기 행위를 예찬했다. 여성의 글쓰기 행위는 여성의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활동이다. 남성이 차지하고 만들어낸 권력은 여성의 창조행위를 막는다. 여성의 창조행위는 사회적 제도에 질식하여 죽어가는 여성을 진정한 인간으로 부활하게 만드는 힘이다.

 

 

 

 

 

엘 사다위가 스핑크스의 여인들을 집필하는 데 걸린 시간은 17. 엘 사다위는 열여섯 명의 이집트 여성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그녀들의 우울증과 불안한 감정 등을 분석했다. 스핑크스의 여인들여성의 신비의 공통점은 모두 남성 위주 사회에 억압받는 여성들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데 있다. 프리단과 엘 사다위는 여성의 정신 상태를 정신병광기로 규정하는 정신과 의사들의 섣부른 진단을 비판했다. 그리고 남성 중심의 프로이트 정신분석법의 한계를 지적했다.

 

프리단과 엘 사다위는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두 사람은 1985년 케냐 나이로비에 열린 세계여성대회에 참석했는데, 이 자리를 통해 엘 사다위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려움에 처한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문제를 공론화하려고 했다. 그런데 프리단은 엘 사다위가 발언을 하지 못하게 말렸다.

 

 

그녀는 내가 팔레스타인 여성들에 관해 연설을 하려고 하자 말렸습니다. 그건 정치적 문제이므로 페미니즘과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했지요.” [3]

 

 

유대계 미국인이었던 프리단은 유대인 정통국가인 이스라엘의 편을 들었다. 그러나 프리단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프리단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여성 차별에 대한 주제로 연설을 했다. 본인은 페미니스트로서 정치적 문제에 대해 발언을 해놓고선 엘 사다위의 발언을 제지한 것이다. 엘 사다위는 프리단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태도에 실망했고 소신 있게 발언을 이어나갔다. 두 사람의 일화는 1세계 페미니즘(유럽 백인 중심 페미니즘)이 제3세계 페미니즘을 대하는 시대착오적 반응을 잘 보여준다.

 

 

 

 

 

 

Trivia

 

 

 

 

 

 

 

 

 

 

 

 

 

 

 

알라딘에 베티 프리단의 여성의 신비를 검색하면 1996평민사 출판사에서 나온 판본과 2005년에 재출간된 이매진 출판사 판본, 두 권이 나온다. 검색 결과만 보면 1996년 평민사 판본이 국내 첫 번역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1996년 번역본은 중판이며 초판은 1978년에 나왔다. 초판과 중판의 역자는 동일 인물. 그리고 이 책의 번역본 일부는 우리나라 여성운동의 대모이효재 이화여대 전 교수가 엮은 여성해방과 이론과 현실(창비, 1989)에 수록되었다. 1978년 평민사 판본의 4장을 발췌한 내용의 소제목은 여성 자아의 위기이다.

 

 

 

 

 

최근에 문 대통령 부부가 청와대를 방문한 이효재 씨를 만났다. 이효재 씨는 엘 사다위보다 3년 늦게 태어났고, 현재 나이는 93세이다. 세 분이 함께 모여 찍은 사진, 정말 보기 좋다.

 

 

 

 

[1] 여성의 신비62~63

[2] 20세기 여인들78

[3] 20세기 여인들83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얄라알라 2017-11-13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크 제 얕음인가요....페미니즘과 디자이너 동명이인을 떠올리다가 마지막에...

이처럼 좋은 글을 기꺼이 모두에게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cyrus 2017-11-14 13:13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여성운동가 이효재님을 몰랐어요. 헌책방에 이분이 쓴 책을 발견하면서 알게 됐어요. 7, 80년대 국내 여성운동 저작물을 수집하는 중입니다. 인터넷 서점에 등록되지 않은 페미니즘 책들이 많습니다. ^^

표맥(漂麥) 2017-11-14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의 신 비 저 책을 그대로 책상 위에 올려놨다간 웬지 성희롱 행위로 문책 당할 듯한... 실제로 그럴거란 생각이 순간 들었습니다... 극보수와 페미 속에서 생활하다보니 이런 생각이... 제가 살짝 도외시하는 영역이라 항상 배움이 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cyrus 2017-11-14 13:15   좋아요 1 | URL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는데, 좀 난감했어요. 그래서 《여성의 신비》 혼자 빌리기가 뭐해서 《여성의 권리 옹호》와 같이 빌렸어요.. ^^;;

sprenown 2017-11-14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 역시 매우 정치적이군요.. 하긴 모든 주의와 이즘은 정치영역에서 벗어날수 없는 숙명이긴 하겠지만..^^

cyrus 2017-11-14 13:19   좋아요 1 | URL
페미니즘 운동이 정치에 영향을 준 사실은 무시할 수 없어요. 시기가 많이 늦었지만, 여성의 투표권 확보를 위해 노력한 페미니스트들의 활동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stella.K 2017-11-14 1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성의 신비는 2005년도 판도 절판됐네.
요즘 같이 페미니즘이 활성화된 때에
이 책이 절판이란 건 좀 아이러니 해.
그런데 표지는 좀 거시기 해.
할게 없어서 저런 표지를 썼나?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난 별로라고 생각한다.
<스핑크스의 여인>도 다시 나와줘야 할 것 같은데...

그런데 이효재 교수 정말 많이 연로해 보인다.
모르면 위안부 할머니 중 한 사람인 줄 알겠어.
언제 청와대 간 걸까?

cyrus 2017-11-14 13:22   좋아요 0 | URL
《여성의 신비》 표지 저도 별로예요. 엘 사다위의 대표작이 소설 《영점의 여인》이에요. 저는 그녀의 소설이 번역됐으면 좋겠어요. ^^

10월 말에 만났어요. 저는 대통령 부부와 이효재님의 만남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혐오사회 - 증오는 어떻게 전염되고 확산되는가
카롤린 엠케 지음, 정지인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는 특이한 수법으로 사람을 죽인다. 그 이름은 ‘잡아 늘이는 자’라는 뜻을 가졌다. 프로크루스테스는 나그네를 집으로 초대하여 침대에 눕히고는 키가 침대 길이보다 길면 다리를 잘라 죽이고, 짧으면 다리를 잡아 늘여 죽였다. 그의 이름이 붙여진 침대는 ‘자신의 주관적 기준’, ‘아집’을 비유하는 관용어가 된다. 이 악당은 ‘폴리페몬(Polypemon)’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이 이름의 뜻은 ‘해로운 자’이다. 아마도 프로크루스테스는 폴리페몬이라는 이름을 철저히 숨긴 채 나그네에 접근했을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폴리페몬과 그의 침대에 눕혀진 사람들이 많다. 오늘날의 폴리페몬은 ‘편견’을 가진 일반인들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조장한다. 폴리페몬들은 무고한 사람들을 강제로 끌고 와 침대에 눕힌다. 정신질환자 혹은 성범죄자로 차별받는 성소수자, 떠날 수도 없고 머무를 수도 없는 외국인노동자, 그리고 ‘김치녀’, ‘한남충’으로 부르면서 서로 비하하고 경멸하는 여성과 남성들…‥. 누구나 폴리페몬의 침대를 벗어나지 못한다. 문제는 침대의 주인인 폴리페몬도 희생자가 될 수 있다. 폴리페몬은 영웅 테세우스(Theseus)는 에게 자신이 저지르던 악행과 똑같은 수법으로 죽임을 당했다. 폴리페몬의 아집은 독선으로 변질된다. 무수히 많은 독선은 혐오를 낳는 주범 중 하나이다. 결국 그 사회에 공감은 사라지고 혐오만 자라난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혐오의 형태는 다양해질 것이다.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혐오가 있는가 하면, 권력이 없어서 생긴 혐오도 있다. 특정 대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혐오가 발생하는 한편, 그저 경멸 때문에 혐오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처럼 혐오의 심각성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성차별주의, 인종차별주의 같은 낱말들만으로는 혐오의 진짜 원인을 담아내지 못한다. 혐오는 편견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암울하다. 카롤린 엠케는 사회 곳곳에 널려있을 뿐만 아니라 숨어 있는 ‘혐오 문화’의 실체를 규명한다. 성소수자에 속한 엠케는 동성애 혐오뿐만 아니라 난민 혐오, 여성 혐오 등의 현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분석한 언론인이다. 《혐오 사회》는 폭력과 사회적 갈등을 양산하는 혐오 문화의 형성 과정을 헤집는다.

     

이 책에는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예화가 펼쳐진다. ‘반(反)난민’을 외치는 독일 극우들, 흑인에 대한 미국 경찰들의 과잉 진압, 성소수자들에게 자행하는 폭력. 저자의 시선은 여기서 머물지 않는다. 저자는 혐오는 개인의 정서적 형태가 아닌 적대심과 방관적 태도로 설계된 집단적 감정이라고 주장한다. 그녀의 주장을 ‘폴리페몬의 침대’ 이야기로 비유해서 설명하면 이렇다. 폴리페몬은 자기가 믿는 일방적 기준(곧 언급할 ‘동질성’, ‘본원성’, ‘순수성’과 같은 의미)에 따라 상대방을 혐오한다. 그리하여 폴리페몬은 ‘가해자’가 되고, 혐오 받는 대상은 폴리페몬의 침대에 누워 옴짝달싹 못 하는 ‘피해자’, ‘희생양’이 된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방관자’가 있다. 방관자는 피해자의 고통을 구경할 뿐 그들의 감정과 상처에 공감하지 못한다. 저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타자를 혐오하는 일이 가능한 ‘혐오 사회’를 지금까지의 모든 혐오범죄보다 한층 더 무서운 경종의 대상으로 여긴다. ‘혐오 사회’의 방관자는 잔혹한 사건의 중심에서 비켜 있는 비겁한 위치에 있다. 사실 방관자도 혐오범죄의 공모자이다. 따라서 저자가 정의하는 혐오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사회 구성원이 공유하는 ‘관습과 신념의 결과물’[1]이다.

     

혐오를 부추기는 세력은 자신의 정체성 또는 신념을 ‘표준’으로 내세우고, 이 ‘표준’에 맞지 않는 타인을 ‘비정상적’인 대상으로 규정한다. 예컨대 ‘찬란하고 순수한 민족’이 사는 땅에 외래문화 또는 종교가 밀려 들어와 사회 불안정을 일으킨다는 단순한 논리가 의외로 꽤 완강한 힘을 보여준다. 동성애를 ‘비정상’으로 보는 가치관도 마찬가지다. 인간에게 사회란 하나의 집단이고, 소속감에서 오는 안도와 심리적 평정을 유지케 하는 장소이다. 그래서 인간은 집단적 동질성과 본원성을 굳건히 하기 위해 구성원들끼리의 공감과 응집력을 강화한다. 소속감과 비뚤어진 편견이 뭉쳐 나오는 것이 바로 ‘혐오’이다. 사회 문제의 원인은 사회 내부에도 있는데 자신과 다른 타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긴다.

     

우리 사회는 어떻게든 이질성을 배제하고 동질성을 찾아 무리 지으려는 문화에 익숙하다. ‘우리끼리’ 뭉치는 ‘우리’ 의식은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순혈주의에 매몰되기 일쑤였다. 지역, 피부색, 직업, 성별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을 차별하는 태도, 그리고 그들을 공격하는 무기로 활용되는 혐오 언어는 타인과의 인격적 관계를 해치는 증오와 분노를 만든다. 분명한 것은 ‘혐오를 혐오로 대응하는 방식’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혐오로 가려진 눈을 여는 것만이 또 다른 갈등과 상처를 피하는 길이다. 혐오가 자신의 목을 겨누고 있지 않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1] 《혐오 사회》 76쪽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prenown 2017-11-13 16: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감입니다. ‘끼리끼리‘ 패거리 문화가 이러한 혐오사회를 만든 원흉이지요..이런 문화와 의식은 아마,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와 관련있지 않을까요? 일단은 나부터 살고보자는...

cyrus 2017-11-13 18:52   좋아요 2 | URL
패거리 문화가 형성된 이유는 많을 거예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생존 본능일 것입니다. 나와 다른 타자에 두려움을 느끼면 자신을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거예요.

2017-11-13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1-13 18:57   좋아요 1 | URL
개인의 이익을 얻기 위해 모임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산악회에 가입해서 열심히 활동하다가 자녀 결혼식 이후에 탈퇴하는 사람이 있어요. 축의금을 많이 받기 위해 사람들과 어울려 다녔던 거죠. 아버지가 그 산악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데 탈퇴한 회원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저런 사람, 많이 있을 거예요. ^^;;
 
남한산성 - 개정판
김훈 지음, 문봉선 그림 / 학고재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한산성의 가을은 시방 절정이다. 가을이 얼마나 성큼 다가왔는지 산성의 성곽 뒤로 바람맞은 나무들은 잎을 땅바닥에 떨군다. 산길에는 낙엽이 제법 폭신하게 깔렸다. 남한산성하면 우리들의 뇌리에 굴욕의 장소로 각인되어 있다. 남한산성은 조선 인조가 청 태종의 대군에 밀려 남한산성으로 피했다가 결국 무릎을 꿇고 항복한 곳이다. 산성이 완성된 지 10여 년 만인 1636년 병자호란이 일어났다. 조선 조정은 청나라와 타협하자는 주화파와 싸워야 한다는 주전파로 갈렸다. 조선은 침략군과 대치하여 방어전을 펼쳤지만 47일 만에 항복했다.

 

김훈의 남한산성은 치욕스러운 역사를 되짚은 역사소설로 알려졌다. 국어국문학자료사전(이응백, 김원경, 김선풍, 한국사전연구사, 1998)에 따르면 역사소설은 실제의 역사적인 시대를 배경으로 특정의 실존 인물이나 역사적 사건을 재창조 또는 재현한 소설이다. 역사소설에서는 작가의 상상력이 가장 중요하다. 역사소설의 논점은 역사적 사실성작가적 상상력사이에 놓여 있다. 역사가 잊히거나 흩어진 사실(또는 사료)을 모아서 정리하는 것이라면, 역사소설은 그것들을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서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실에 지나치게 얽매일 때 극적 재미는 떨어질 수 있지만, 상상력에만 의존할 때 역사적 사실성이 간과된다. 대부분 독자는 남한산성은 역사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남한산성은 사실에 기초하면서도 작가의 상상력이 우선한다. 역사소설은 작가의 역사적 상상력과 해석능력이 더욱 중요시되는 창작품이지 교과서가 아니다.

 

그러나 필자는 역사소설에서 역사적 교훈만 찾으려는 독서법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남한산성은 병자호란의 치욕을 간직하고 있어 후세에 길이길이 호국의 교훈을 주는 장소이다. 독자들이 역사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우기 위해서남한산성을 읽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처럼 의도가 뚜렷한 해석에 초점을 맞춘 독서는 재미없다. 남한산성에 평점을 적게 준 독자 리뷰 몇 편 봤다. 이 리뷰들의 공통점은 남한산성지루한 소설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김훈의 문체를 비판한 문학평론가 이명원의 말처럼 아득한 뱀처럼 느릿느릿 기어가는 문장을 쫓아가기가 힘든 건 사실이다. 남한산성2007년에 첫선을 보였다. 그로부터 십 년이 지난 지금,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SNS은 우리의 생활방식뿐만 아니라 텍스트를 읽는 방식까지도 변화시켰다. SNS에 길든 독자들은 긴 이야기를 압축한 짧은 글을 좋아하고 명료한 표현이 있는 짧은 문장에 열광한다. 종이 위를 느릿느릿하게 기어가는 김훈의 문어체는 가끔 독자를 고통스럽게 한다. ‘역사적 교훈을 얻기 위해 역사소설을 읽다가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목적을 위한 독서법은 독자의 눈을 지치게 한다.

 

롤리타의 작가 나보코프(Nabokov)는 인간이란 큰 담론보단 세밀한 잡담에 집착하는 존재라고 했다. 김훈은 남한산성이 역사 담론을 만들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1] 남한산성에서 역사라는 큰 담론을 찾으려다가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나라의 운명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를 둘러싼 주화파 최명길과 주전파 김상헌의 설전을 진지하게 분석하면서 누가 옳은지 그른지 따지는 일은 무의미하다. 또 그들의 모습을 통해 현재를 비추어보는 것도 진부하다. 사실 이런 작업은 역사소설이 아닌 역사책을 보면서 해야 하는 일이다.

 

김훈은 말과 사물이라는 에세이[2]에서 인간은 불완전한 세계속에서 불완전한 언어로 소통하는 존재라고 썼다. 남한산성은 대화의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은 불완전한 세계를 압축한 장소이다. 이곳에서 임금과 신하, 백성과 지도층은 입으로 싸우고 또 싸운다. 이것이 소설에서 주목해야 할 세밀한 잡담이다. 그들의 입에서 피어오르는 불완전한 언어, () 먼지는 목표가 있는데도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화살과 같다. 추위와 굶주림으로 피폐해진 성안에서 주전파와 주화파 간 대립은 계속된다. 언관(言官: 임금에게 간언하는 일을 맡은 관원)들이 최명길이 청과 밀통한 역적’, ‘왕을 미혹하는 자라고 비난하면서 결사 항전을 고집한다. 그러나 언관의 주장은 의견과 사실이 구분되지 않는다.

    

 

명길은 본래 이적의 무리와 밀통한 자이옵고, 이제 귓속말로 전하를 미혹하고 적의 말을 옮겨서 전하를 협박하는 자이옵니다. 명길이 사직을 헐어서 적의 마구간을 짓고, 백성의 나락을 거두어 적의 말먹이 풀로 내주려 하니 명길이 과연 누구의 신하이옵니까.

 

지금 성 안의 백성들은 명길을 빗대어 용골대의 아들 용골소라고 부르고 있으니, 민심은 이미 명길이 누구의 신하인지 가린 것이옵니다. [3]

 

 

인조에게 전하는 언관의 말은 의견이 사실을 압도하는 형태이다. 사실과 먼 의견은 편견과 배척과 단절을 낳고, 불신을 부른다. 이것이 김훈이 말과 사물에서 지적한 불완전한 말의 폐해이다. ‘불완전한 말은 사실과 의견이 좀처럼 구분되지 않는다.[4] 인조는 언관들의 말이 대의(大義)를 밝힐 수 있어서 아름답다고 했지만, 심히 가파르다고 말했다. 의견과 사실을 구분할 수 없는 말 먼지는 소통뿐만 아니라 의사 결정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보이는 크고 작은 말과 언어의 부딪힘은 혼란을 가중시키는 불협화음이다. 따라서 인조는 어떤 결단도 내리지 못한 채 허탈과 절망 속에 헤매는 모습을 보인다. 성안에 말 먼지가 자욱할수록 백성들의 삶과 국운은 기울어만 갔다.

 

항복 문서를 작성하는 과정은 합리적 언어 전달 행위의 불가능성을 바로 보여주는 중요한 묘사이다. 인조는 투항을 포기하고 화친을 원한다는 글을 쓰게 했다. 그러나 항복 문서를 쓰려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 왕이 보는 앞에서 나라를 팔아먹는 굴욕적인 일이다. 글을 쓰도록 명령받은 신하들은 쓰지 않으려고, 아니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쳤다. 정육품 정수찬은 항복 문서를 작성할 자격이 없음을 주장하기 위해 자신의 지병과 남루한 계급에 대해 호소했다가 곤장을 맞았다. 정오품 정랑은 미친 척하고 간택되지 않을 글을 써서 바쳤다. 결국, 신하들의 폭탄 돌리기끝에 최명길이 항복 문서를 작성하게 됐다. 그러나 (Khan)은 내용의 의미를 바로 확인하기 힘든 최명길의 항복 문서에 격노했다. 최명길의 항복 문서는 소통 불가능한 불완전한 말이다. 명분을 내세워 던진 말은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지 못하고 공중에서 허무하게 사라진다. 필자가 언어 전달이라고 하지 않고, ‘합리적이라는 형용사를 붙인 이유가 있다. 작가는 전반적인 소통의 가능성 자체에 대해 부인하지 않는다. 말과 언어가 합리적인 도구로 활용된 소통의 한계를 주장하고 있다.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은 허망한 몸짓에 불과했으며 적들의 비웃음에 짓밟힌다. 소설은 소통을 불가능하게 하는 요소들이 다른 언어와 문화 외에도 권력의 위계로부터 비롯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남한산성은 불완전한 의사소통에서 비롯된 인간들의 무기력한 방황이 어느 정도 필연적임을 인정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소설에 절망스러운 현실에 위안을 주는 단서가 있을까? 나는 거의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김훈은 자신의 소설 속에 아무런 위안이 없다고 말했기 때문이다.[5] 아마도 작가가 말한 위안이 없는 몇 편의 소설남한산성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어차피 우리는 상대방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완벽하게 전해지지 않는 것에 괴로워했다. 이것이 말과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의 숙명이다. 그래서 남한산성은 독자들을 불편하기에 충분하다. 소설 속 남한산성에 갇힌 인물들처럼, 우리도 불완전한 세계에서 살 수밖에 없다.

 

 

 

 

 

[1] [김훈 남한산성’ 100모호한 관념의 말이 현실 발전 막아”] 한겨레, 201767

 

[2] 김훈 바다의 기별(생각의나무, 2008)에 수록되어 있음.

 

[3] 김훈 남한산성(학고재, 2007) 183

 

[4] 사람이 말을 하거나 언어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의견과 사실을 구분해서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다의 기별147)

 

[5] 김훈 바다의 기별147

 

 


댓글(24)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하라 2017-11-12 2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육룡이 나르샤에서 정도전이 ˝꿈이라는 것이 희망같지만 알고보면 위안이 아니더냐˝라는 대사를 했었는데요. 역사에 대해 반성을 한다는 것은 같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겠다는 각오와 다짐, 기대를 아우르는 것일테니 희망도 있고 위안도 없지는 않아 보여요..

cyrus 2017-11-13 14:34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

임모르텔 2017-11-12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먼지 .............!! 뇌리에 박히네요. 말때문에 허탈한 경험들이 다 있다고봐요.

cyrus 2017-11-13 14:34   좋아요 0 | URL
‘말 먼지‘는 제가 만든 단어가 아니에요. 김훈 작가가 만든건데 소설에 나옵니다. ^^

2017-11-12 2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1-13 14:37   좋아요 0 | URL
조선은 ‘우물 안 개구리‘였죠. 여러 모로 아쉬운 역사의 장면들이 많아요.

겨울호랑이 2017-11-12 23: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cyrus님 말씀처럼 역사소설도 목적 지향적이 되면 문학적인 매력이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저자의 생각이 없는 글은 또 산만하게 전개되어 읽을 가치가 없을 것 같기도 하구요.. 둘 사이 균형을 잡는 일이 작가에게는 중요한 과제라는 생각이 드네요^^:

cyrus 2017-11-13 14:39   좋아요 1 | URL
작가 입장에서 보면 역사소설 한 편 쓰는 일이 제일 어려울 거예요. ^^

풀꽃놀이 2017-11-13 0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동안 김훈의 문장들이 너무 아프고 그 위안 없음이 견딜 수 없이 미워서 그의 모든 책을 내다버린 적이 있어요. 지금와서 많이 후회가 됩니다. 제가 이제 상처를 직시할 수 있을만큼 성숙한 것인지...체념에 익숙해진 것인지 모르겠지만...요새는 종종 아득한 뱀 같은 그의 문장에 오히려 위로를 받습니다. 그의 책을 다시 갖추려해도 제가 기억하는 초판본과는 만듦새가 달라져서 아쉽더군요. 새삼 깨닫습니다. 사람이 지나치게 모질게 이별하면 못쓴다는 것을...

cyrus 2017-11-13 14:44   좋아요 1 | URL
저는 김훈의 소설보다 에세이를 더 좋아해요. 에세이를 읽으면 좋은 문장들을 발견해요. 그래서 헌책방이나 중고서점에 가면 절판된 김훈의 에세이집을 구입해요.

sprenown 2017-11-13 09: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깊이있고, 분석적인 리뷰 잘 읽었습니다..‘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사이에서의 균형있는 조화‘라는 역사소설에 대한 정의도 훌륭하고요..김훈작가는 기본적으로 광대무변한 우주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또는 그들의 삶과 죽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하잘 것 없는 것이냐, 거기서 진실을 찾고자 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가 라는 관점에서 언어의 한계를 얘기하는 것 같더군요. ‘공터에서‘에 와서는 그분도 이제 기력이 거의 다 소진된 듯한 느낌입니다. 더이상 단행본으로서의 장편소설작품은 나오지 않을 듯...감히 예측해 봅니다.ㅎㅎ

cyrus 2017-11-13 14:47   좋아요 0 | URL
저는 《공터에서》의 실망감 때문인지 《남한산성》을 읽었을 때 느낌은 그저 그랬어요.. ^^;;

표맥(漂麥) 2017-11-13 10: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훈의 문체에 대한 부분을 다시 한번 더 읽었습니다. 김훈의 건조한 듯 느린 문체를 전 별로 안좋아하지만 그 만의 ‘의식의 흐름‘은 확실하다고 전 인정합니다. 그래서 다른 독자들이 ‘문체‘이야기할 때마다 눈이 반짝, 귀가 쫑긋해 집니다...^^

cyrus 2017-11-13 14:51   좋아요 1 | URL
작가가 늘 좋은 문장만 쓸 수 없어요. 독자가 보기에 어리둥절한 반응이 나올만한 문장도 있어요. ^^

sprenown 2017-11-13 15: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개인적으로는 김훈작가의 건조하면서도 비장미 넘치는 문체는 단연 ‘칼의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또 유려하고 아름다운 문체는 ‘자전거 여행‘이 최고이고요... 이후 소설이든, 산문이든 이 두 작품을 뛰어넘지는 못한 것 같더라구요..사실 ‘공터에서‘는 마치 소설과 산문을 뒤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서사가 빈약해서..스스로 겨우 쓴다고 밝히기도 하였고..

cyrus 2017-11-14 13:24   좋아요 1 | URL
저랑 취향이 비슷하군요. 《칼의 노래》, 《자전거 여행》은 넘사벽이죠. ^^

캐모마일 2017-11-21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대회 수상 축하드립니다. 항상 양질의 서평과 정보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cyrus 2017-11-21 19:07   좋아요 2 | URL
댓글 덕분에 기분 좋은 소식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축하 인사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 글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

sprenown 2017-11-21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대회라는 것도 있었나요? 암튼, 축하드립니다! cyrus님은 충분한 수상자격이 있지요..

cyrus 2017-11-21 19:0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입상하지 못한 리뷰 대회 횟수가 많습니다. 그리고 1등으로 수상한 리뷰 대회 횟수가 적어요. 더 노력해야 합니다. ^^

서니데이 2017-11-21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리뷰대회 응모가 되었나요?
위의 댓글 읽고 알았어오.
축하드립니다.^^

cyrus 2017-11-22 14:2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정해진 리뷰대회 기간에 리뷰를 작성하면 됩니다. ^^

표맥(漂麥) 2017-11-21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그랬구나... 보통 때의 글보다 뭔가 났다 싶었더니...^^ 축하하옵니다...^^

cyrus 2017-11-22 14:2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리뷰대회 응모 글을 쓸 때 정말 심혈을 기울입니다. 그래서 리뷰대회 글 한 편 다 쓰고 나면 기가 빨려나간 기분이 들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