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인만큼 스포일러 1도 없음을 밝힙니다.)












'앤 래드클리프'의 《숲속의 로맨스》는 1791년 작품이다. 이 작품에 대한 설명에는 '고딕 소설' , '초자연적 현상'이라는 것이 등장해서 읽기 전 나는 폭풍의 언덕 같은 것을 기대했다. 어떤 무서움이 나를 잠못들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가지면서 동시에 빨려들어가는 신비한 힘.. 같은 것을 기대한 거다. 게다가 '숲속'의 로맨스라니. 도대체 숲속에서 무슨 로맨스가 벌어진단 말인가. 숲에 뭐가 있다고. 숲속에서 온 몸에 풀과 벌레 묻혀가면서 뒹구는건가. 외딴 성에서 알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인간인지 유령인지 모를 초잘생긴 남자랑 사랑에 빠지는건가. 그것은 지독하게 에로틱한가? 뭐 그런 생각을 한거다. 초자연적인 섹스란 어떤것일까? 하늘을 날면서 하는걸까? 일전에 '여자가 섹스를 하는 437 가지 이유' 라는 책에서(저 숫자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오르가슴을 느끼면 신을 만나고 온 기분이라고 누군가 말했던데, 뭐 그런 기분을 느끼는 애욕이... 닥치자.


나는 시대적 배경이 아주 옛날일 경우 어쩔 수 없이 '내가 그 때에 태어났다면'을 자꾸 상상해보게 되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 1791년에 쓰여진 이 소설의 주인공 '아들린'은 아직 십대 후반이다. 그런데 지성이 뛰어나고 타고나길 우아하다. 어릴 적에 아버지가 버려 수녀원에 감금되다시피 살았는데도 그 교양과 지식은 어떻게 그 나이에 충분하게 습득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자비롭고 다정하며 게다가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남다르다. 고작 십대 후반인데 그렇다. 나는 이십대에도 만화방에 처박혀 라면 끓여달라고 하면서 <반항하지마> 같은거 읽고 있었는데, 아들린은 어쩌면 이렇게 고상하고 우아하고 막 그럴까? 게다가 미모도 엄청나서 처음 본 사람들은 단번에 호감을 가지게 되고 또 남자들은 사랑에 빠지곤 한다. 여하튼 숲속의 로맨스라고 하니 나는 일단 로맨스를 기대하고 읽는데 100쪽이 넘어가도록 아직 사랑할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 흥청망청 빚을 지고 도망가는 중이던 '라 모트'가 아들린을 도중에 데리고 가게 되면서 구해주게 되는데, 라 모트는 일단 나이든 남자고 아들린과의 사이에서는 부녀같은 애정, 고마운 인간에 대한 애정 같은 것이 존재한다. 물론 라 모트의 아내는 아들린과 남편 사이를 의심하긴 하지만, 독자가 보기에는 이들이 사랑하지 않음을 안다. 그러니 나는 궁금하다. 아들린, 당신은 과연 어떤 사랑을 할것이고 그렇다면 누구랑 사랑하냐. 도망치다가 아주 깊은 숲 속의 거의 버려지다시피한 낡은 수도원에 정착하고 살면서, 그렇다면 라 모트의 하인과 사랑하는가? 그렇다하면 신분의 벽을 뛰어 넘는 나름대로 자극적인 사랑 이야기 됐겠지만 하인과 아들린은 하인과 아들린일 뿐이다. 도대체 아들린, 당신이 사랑할 사람은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나요? 왜 백쪽이 넘어가도록 안나오나요? 당신, 사랑을 하긴 하는건가요? 느즈막히 등장하는 남자(혹은 여자)와 짧은 순간 뜨거운 불같은....


도대체 누가 아들린이 사랑할 사람이냐고!

존 비가 부릅니다. somenon to love....





그러다가 젊은 남자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이 수도원의 주인도, 그 주인의 기사도, 자길 구해준 라 모트의 아들도.. 모두 아들린을 사랑해. 그 중에 한 명 '테오도르'에 대한 설명을 잠깐 보자.


테오도르의 이미지가 그녀의 방까지 따라 들어왔다. 아들린은 그와의 대화 하나하나 모두 정확히 기억에 담았다. 그의 감수성은 그녀와 일치했고 태도는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얼굴은 매우 생기가 넘쳤으며 품성은 꾸밈없고 고결했으며 남자다운 품위가 자애로운 다정함과 조화를 이뤘다. -p.154

아들린은 십대 후반이고 테오도르는 고작 아들린보다 몇 살 더 나이가 많았다. 그런데 이 모든 장점들을 가진 사람이라니, 아니 그런 남자가 세상에 존재하기는 하는건가. 게다가 그걸 가졌다해도 그걸 알아보는 사람이라니. 나는 위의 인용문을 읽으면서 이런 남자가 세상에 어딨냐, 역시 소설이구먼... 했다. 만약 현실이라면 저 중에 몇 개는 아들린 눈에 콩깍지, 내 귀에 캔디.. 그렇지만 저 순간 마음에 드는 남자가 저렇게 보였다는 것, 또 어쩌면 정말 그런 사람이라는 것은 너무나 다행한 일이며 또 아름다운 일 아닌가. 

그리고 아들린을 사랑하는 또다른 남자 '루이'를 좀 보자. 그는 아들린을 사랑하지만 아들린의 사랑이 자신을 향해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안다. 끊임없이 질투에 불타오르지만 그러나 그 질투를 스스로 잘 다스린다. 그것을 다른 형태의 애정, 즉 우정으로 바꾸기 위해서 애를 쓴다. 이 젊은 남자가 그렇게 한다. 아주 바람직한 자세가 아닌가. 무릇, 내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상대가 너무 좋은 사람이라 잃고 싶지 않다면, 그렇다면 내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랑을 다스려서 우리의 관계를 좋게 만드는데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게 아닌가. 현실에서는 왜 나랑 안사귀어주냐, 왜 나랑 안만나주냐, 왜 나를 사랑안해주냐, 왜 나를 보지 않냐, 왜 나랑 헤어지려고 하냐.. 라면서 집착에 쩔고 열등감에 푹 담궈진 채로 상대에게 해를 입히는 남성들이 수두룩해 매일 기사에 나지 않는가. 어린 놈이든 늙은 놈이든 짝사랑하던 여자, 애인, 아내, 전애인 까지 스토킹하고 강간하고 죽이고 난리인데. 루이의 품성은 정말이지 고결하다. 사실은 루이의 품성이 고결한게 아니라 인간이 마땅히 가져야 할 자제심인데 그런데 열등감에 찌들은 개못난 남자들은 왜 내 마음대로 안되는거냐면서 징징대고 상대에게 해를 입히고 폭력을 쓴다. 나는 앤 래드클리프의 로맨스 소설을 읽으려고 기대하고 펼쳤다가 뜻밖에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랑에 가슴 아파하면서 질투와 고통을 다스리려고 자꾸 자기를 다독이는 남자를 본다. 이 남자가 자신의 의지로 그게 잘 될 것 같지 않자, 그러자 매력적인 아들린의 곁을 차라리 떠나고자 한다.


루이는 아들린의 매력으로부터 어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같은 날 부대로 복귀했다. -p.559


곁에 있으면 자기 마음 다스리기가 너무 힘드니까, 아들린의 매력 차고 넘치니까, 거기에서 벗어나야겠다 복귀하는 것.. 넘나 멋지지 않은가. 그렇지만 저건 치명적 약점도 가지고 있다. 만약 다시 만난다면 그 매력에 굴복할 것 아닌가. 혹시 '아 역시 널 못잊겠어' 하고 찌질하게 나오면 어떡하지? 세상에 찌질한 남자가 너무 많아서 1791년에 쓰여진 작품 속 남자도 저러다가 찌질하게 돌변하는 건 아닐까 무섭다. 그런데 말입니다,

갑자기... 누군가 생각났다. 혹시... 내 매력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서 너 그렇게 멀리 갔니? 멀리 갔더니.. 내 매력이 잊혀지니? 그거... 되든? 안되지 않든?
뭐, 그렇다는 거다. 내 매력은 태평양도 지중해도 건너 뛰어버렷.

죄송합니다..


아무튼 아들린은 우아하고 지적이고 무엇보다 자연의 빛깔, 모습에 감탄할 줄 아는 사람이다. 깊은 숲속, 사람이라고는 이 수도원에 사는 사람들이 전부라 해도 아들린은 그걸 우울해하고 답답해하기보다는 숲을 산책하고 숲의 냄새나 색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인거다. 나는 이게 되는 아들린이 너무 좋았고 무엇보다 앤 래드클리프가 이런걸 묘사해줘서 너무 좋았다. 작가인 앤 래드클리프가 이런 지점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쓸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모르는 것에 대해 쓸 수 없고 상상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도 쓸 수 없다. 아들린이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걸 쓴 작가가 자연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고, 최소한,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나는 항상 제대로 감동하는 사람, 스스로 감동할 줄 아는 사람들을 보면 궁극의 행복을 느낀다. 영화 <타인의 삶>에서도 예술가 가족을 감시하던 비밀경찰이, 예술가가 연주하는 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는데, 나는 그 장면이 그렇게나 좋았더랬다. 그게 뭐가 됐든 어떤 것에 대해 감동할 수 있다는 것, 거기에서 경이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의 고유한 능력이며 축복이다. 나는 그런 사람을 볼 때 너무 행복하다. 아들린이 그런 사람이었고 그리고 크리스토퍼가 그런 사람이었다. 아니 갑자기 크리스토퍼.. 갑분크리스..라서 분위기 너무 바뀌어버리는데, 그러니까 내가 어제 크리스토퍼의 공연 영상을 또 본거다. 원래는 어제 술 마시고 친구들이 재미있다던 삼프로 안철수 편을 보려고 했는데, 안철수 봐야지, 라고 머릿속에서 생각하면서 내 손꾸락은 크리스토퍼 눌러버림.. 아무튼 그래서 봤는데, 아, 이 남자 진짜 내가 잘생겨서 좋아하는 게 아니라요, 사람들이 자기 노래 따라불러주니까 정말 감동을 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너무 좋아서 활짝 웃는게 보이는거야. 나는 그걸 보고 또 엄마미소.. 큰누나 미소.. 이모 미소.. 고모 미소.. 짓게 됩니다. 아오, 제대로 감동할 줄 아네, 그래그래, 그 순간을 제대로 느끼렴, 하면서 그걸 보는 내가 행복해지는 거다. 진짜 크리스토퍼 잘생겨서 좋아하는 거 아니라니깐요. 제대로 감동할 줄 알아서 좋아하는 겁니다. 그런데 잘생겼지만.. 뭐 아무튼 그런거 보면 나는 너무 좋아. 나는 내가 상대를 행복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욕심은 별로 없고 상대가 내게 그걸 바라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누군가 각자 자신만의 이유로 감동하고 행복해하는 걸 보면 그게 너무 좋다. 그게 바로 내 행복의 길. 내가 이래서 내 친구에게 '역시 나는 종교인이 되어야 하는걸까?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어' 라고 하니, '아니 그건 종교인이 아니라 정치인 마인드야' 라고 해서 나 사실은 정치인이 되어야 하는건가.. 하다가 삼프로 윤석열, 심상정 이십분씩 보고난 뒤에 생각한 건, 나는 대통령은 안되겠다, 하는 것이었다. 다들 너무 똑똑해버려. 어떻게 그렇게 똑똑해지나. 나는 못해. 나는 대통령은 안하는 걸로..


다시 아들린 얘기로 돌아가자면, 아들린은 독립적이고 주체적이다.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다정하고 배려심있고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분위기 파악도 잘하고 책 많이 읽고 지성을 갖추었으면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다잡기도 하는 그런 사람이다. 상대를 사랑하지만 지금 결혼하자는 제안에는 아니 그건 답이 아니야,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위엄을 갖춘 여성이고 그런건 다 좋은데 어째서 왜 때문에 자꾸만 기절하고 정신을 잃는건지.. 뭐 당황하면 기절해대는 통에 짜증이 났다. 건강을 더 챙겨요, 아들린. 대체 그런 성격을 가진 당신이 왜 자꾸 툭하면 기절하나요? 아들린 너무 기절해대서 스트레스 너무 많이 받음. 휴...


자, 이제 좀 다른 얘기를 해보자면,
아들린은 귀족 출신이다. 1791년 당시의 시대적 배경으로 노동하는 계층이 아니라는 거다. 비록 아버지로부터 버림 받았을지언정 그녀는 노동하는 계급이 아니다. 십대 후반에 라 모트의 손에 구출되었고 라 모트 일가를 따라가지만, 그렇다고 라 모트를 모시는 하인들과 같이 일하는 게 아니라 하인들의 시중을 '받는' 사람이다. 
그 숲에서 도망쳐 다른 나라에 갔을 때에도 몸져 누워 끙끙 앓고 있을 때에는 그 마을의 가장 어른인 목사 가족의 집으로 옮겨진다. 거기에서 극진한 대우를 받는다. 처음 앓고 있을 때 침대를 내어준 노동자계층에게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아들린과 목사의 딸이 하는 일이라고는 책을 읽고 산책을 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다. 그래도 먹는 일에 부족함이 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음식을 챙겨줄 수 없다. 아들린을 처음 재워준 노동자 가족은 계속 노동하고 또 노동해도 그래도 결코 목사 가족처럼 부유해질 수 없다. 아들린이 만약 구애하는 후작을 받아들였다면 그건 또 그대로 부유한 삶이 약속되었을 것이다. 후작의 아내가 됐다면 또 하인을 부리면서 악기를 연주하고 산책을 하고 아아 자연은 아름다워, 사슴의 눈망울은 아름답지, 책이나 읽어볼까, 하였을 것이다.


나는 부자가 아닌 집에서 태어났고 고등학교 때부터 노동을 했다. 고등학교 때 아르바이트를 했고 대학때도 내내 아르바이트를 했다. 엄마가 부르짖지 않았다면 나는 대학 진학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빠는 내가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돈을 벌어오길 바라셨다. 대학 졸업하자마자 취업을 했고 쉼없이 지금까지 달려왔다.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내가 내 필요에 의해 노동을 해야 했다. 나는 밥을 먹어야 했고 옷을 사입어야 했고 사람들을 만나야 했고 책도 사야 했고 기타 등등. 어쨌든 노동을 해서 돈을 벌어야 했다.


















아주 오래전, 아마도 2013년 경이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좋다는 추천을 받고 '아달베르트 슈티프터'의 《늦여름》을 읽기 시작했다. 책 속 주인공은 노동하지 않는다. 그는 할아버지의 유산을 저축해두고 거기에서 자동적으로 불어나는 이자로 살아가는게 가능한 사람이다. 그는 공부하고 싶어서 공부하고 뭔가 더 공부하고 싶어져서 더 공부할 수 있고 세상을 배우고 싶어서 여행하고 여행하다 찾게 되는 부잣집에 머무르면서 손님 대접을 공손히 받는다. 그러다가 그 집 주인이 자신의 땅을 구경시켜주면서 '저기서부터 또 저기까지가 내 땅이네' 하는 걸 들으면서 집 주인의 땅을 구경한다. 그리고 집에 오면 계속 돈 있어서 공부를 또 할 수 가 있다. 이게 1권에 나오는 내용이고, 2권은 그 집주인의 본격적 과거 사랑이야기 라고 하는데, 나는 1권을 읽고 2권 읽기를 멈췄다. 나는 이런 걸 읽으면 너무 화가 나. 왜 노동하지 않는데 노동하는 사람보다 더 부자인건지, 그걸 견딜 수가 없다 진짜. 왜 공부하고 싶은거 하고 여행하고 싶은거 하는데, 그런데 노동하지 않으면서 그게 되는지. 그게 너무 미치게 화가 난다. 이것은 나의 열등감인가, 라는 생각을 줄곧 해오고 있다. 왜 어떤 사람은 아침부터 밤까지 허리가 휘도록 일해도 가난하고 어떤 사람은 넓은 산과 들을 산책하다가 졸리면 낮잠자고 그러다 방에서 책 읽는데도 저기서부터 저기까지가 다 내 땅이라네, 할 수 있는걸까? 이거 너무 이상하지 않나? 나는 이거 이상하다. 이거 너무 싫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싫다.



나는 이정도의 사람이고 내 친구들도 다 이정도의 사람이라, 나는 물론이고 내 친구중 누구도 나를 데리고 땅 구경 시켜주면서 '저기서부터 저기까지가 내 땅이야'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락방아, 전세 계약이 끝났는데 이 전세금으로 다시 전세를 얻기가 힘들어,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내 친구들이다. 쉬바.. 노동해도 부자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 내 친구들이다. 겨우 집 한 칸 전세 얻어도 2년후에는 그 돈으로  이사가기가 힘든게 내 친구들이다. 

좀 엇나가긴 했지만, 잠깐 이 책 좀 인용해보겠다. 갑자기 생각이나서 말이다.














한국에서 제1의 억만장자는 이건희입니다. 그는 삼성의 소유주이고 스티브 잡스에게는 불구대천의 원수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세금을 탈루하고 노동자들을 끔찍한 환경에서 일하게 한 죄로, 지옥에서 삼성 갤럭시를 수리하는 형을 받았을 거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한국 국내총생산의 4분의 1이 삼성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세 명의 자식이 있네요. 싱글들에게는 희소식이죠!


자, 한국의 억만장자 2위는 그의 아들 이재용입니다. 그가 자신의 아버지와 결혼한다면 이들의 재산은 180억 달러가 되겟네요. 하지만 영화 <당나귀 가죽>에서 카트린 드뇌브가 말했듯이 아들이 자기 아버지와 결혼할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9위 이부진은 1위의 딸이고 한국의 억만장자 순위에 첫 번째로 오른 여자입니다.


10위 이재현은 9위의 사촌이고 삼성 설립자의 손자, 그러니까 1위의 조카입니다. 가계도를 만든다면 이 모든 관계를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11위 이서현 역시 1위의 딸이고 2위와 9위의 동생이며 또한 어김없이 10위의 사촌입니다.


여기서 약간 건너뛰어서 16위 이화경으로 곧바로 가겠습니다. 오리온의 부회장이죠. 왜 초코파이는 프랑스에는 없는 걸까요? 맛있어 보이는데요. 그녀는 초코파이를 먹으면서 볼 영화도 제작합니다.


18위 홍라희는 1위의 부인이고 2위와 9위 그리고 11위의 어머니이며 또 10위의 숙모입니다.


20위 이명희는 1위의 여동생이고 18위의 시누이이자 2위, 9위, 11위 그리고 10위의 고모입니다. 아, 이제 머리가 어지럽기 시작하네요. - 《그래서 나는 억만장자와 결혼했다》, 오드레 베르농, 책속에서



아무튼 늦여름에게는 미안하게 됐다. 내가 제목을 너무 좋아해서 읽으려고 한건데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분노를 터뜨리는 바람에 1권 읽고 중지한 나의 늦여름. 그렇지만 2권까지는 사뒀어.. 내가 마음이 더 넓어지면 다시 시도하도록 하마. 기다려라, 늦여름. 나는 일단 여름 들어가면 무조건 좋아하는데, 왜 노동하지 않아서 날 힘들게 했니?


앤 래드클리프 에게도 미안하다.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노동하지 않는 거에 불을 뿜어서 미안하다.. 제가 화가 많아요...


아무튼 잘 쓰여진 소설이었다. 문장도 좋았고 섬세한 감정도 잘 담아냈다. 이야기로도 좋았다. 얼마 읽지 않고도 아, 강화길이 쓰고 싶었던 게 이런거였구나, 했다. 문장도 좋고 재미도 있었고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는데 앤 래드클리프의 작품을 부러 또 찾아읽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이만 총총.



아, 창을 닫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고딕소설은 샤론 볼턴이 잘 쓴다.


진짜 안녕.


댓글(30) 먼댓글(0) 좋아요(5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2-01-05 1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딕소설 별로 안좋아하는데 다락방님 소개로 읽으니 뭔가 재미있을듯.... 약간 뽐뿌가 옵니다. 이 책보다 마지막 말 고딕소설은 샤론 볼턴이 잘쓴다에서 바로 검색들어가요. ㅎㅎ
제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퇴직하면 너 김밥집 차려라 내지는 여행사 차려라 하는 말(둘다 제가 좀 잘합니다. 흠흠....)
아니 근데 퇴직하면 쉬어야지 왜 또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난 정년퇴직할거같은데.... 20살부터 돈을 벌기 시작했으니 그만 좀 벌어도 되지 않겠니? 뭐 이런 맘이죠. 그래서 다락방님 마음이 너무 너무 공감이 잘 갑니다. 심지어 고등학생부터 돈을 벌기 시작했다니 저보다 더 존경스러운분! 그러니 당신은 저 노동하지 않는 인간에게 분노할 자격이 충분하네요. ^^


다락방 2022-01-05 10:43   좋아요 2 | URL
저는 사실 아직도 고딕소설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책 설명에 고딕 소설이라고 되어 있으니까 그런가보다 하지만 잘 모르겠어요. 샤론 볼턴도 왜 고딕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고딕 소설의 계보를 잇는다는 평을 듣는데요. 흐음. 아무튼 샤론 볼턴이 더 재미있어요. 아무래도 현대의 작품이라 그런것 같아요.

고등학교 시절 알바는 잠깐 하다 말긴 했어요. 근데 저는 그렇게 돈을 벌고 싶더라고요. 내가 돈을 쓰고 싶다면 내가 돈을 벌어야 하는게 너무 마땅하잖아요? 근데 그 마땅함이 마땅하지 않은 걸 볼 때 너무 분노가 넘쳐나요. 휴우..

잠자냥 2022-01-05 1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좀 다른 질문, 삼프로 정말 윤석열 편도 똑똑하다고 생각했어요???

다락방 2022-01-05 10:4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뭔가 달달 외워온 것 같은데 어쨌든 저보다 많이 알더라고요? 윤석열 꺼 보면서 너무 쫄렸어요. 으앗 대답 못하면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면서요. 한 이십분 보고난 뒤엔 안봤지만 ㅋㅋ

잠자냥 2022-01-05 11:05   좋아요 0 | URL
ㅋㅋㅋ 의외여서 물어봤어요. 다른 후보들은 그래도 여자처자 똑똑하단 생각(물론 심 언니는 똑똑하죠)이 들 거 같은데, 윤석열은 정말 아닐 거 같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1-05 11:08   좋아요 2 | URL
아 윤석열에 대한 건 심삼정 똑똑하다는 것처럼 그런 똑똑함은 아니고요 ㅋㅋㅋ 보면서 ‘오 대답 못할줄 알았는데 하네? 나는 못했을 것 같은데..‘ 이정도의 감탄? 이라고 보시면 될듯합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1-05 11:27   좋아요 1 | URL
아휴 당근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1-05 18:26   좋아요 0 | URL
윤.. 자기 자신은 자기가 대답을 잘한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는 것 같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1-06 07:41   좋아요 1 | URL
안철수편 다 보고 안철수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뭔가 현실과는 좀 거리가 있는 느낌이지만..
아무튼 오늘은 심상정편 마스터 하겠습니다!

- 2022-01-06 08:3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안의 진심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심도 좋아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윤빼고 다 갠찮더라!!

transient-guest 2022-01-05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딕소설이면 좀 무서운 건가요? 제가 기억하기로 러브크래프트의 작품도 그렇게 분류가 되는 것 같은데 정확히 모르겠어요. 영어로 Gothic을 쓰면 뭔가 괴기스럽고 어둡고 아니면 rave파티하는 침침한 아이들 생각이 나지만 한국어로 ‘고딕‘이라고 하면 고딕체만 떠오릅니다...-_-: 2021년은 최근 10년의 독서인생에서는 가장 실망스럽게 느껴진 한 해였습니다. 좀더 좋은 책을 많이 읽는 2022년이었으면 좋겠어요.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2-01-05 10:49   좋아요 2 | URL
맞아요, 트랜 님! 좀 무서워요. 좀 으스스하다고 해야할까요? 앤 래드클리프도 그렇고 샤론 볼턴도 그렇고 어떤 초자연적인 무서운 것을, 말씀하신 것처럼 괴기스럽고 어둡고 그리고 뭔가 신비한? 그런 것들을 쓰는데, 그런데 결국 그걸 말해요. ‘이 모든게 이렇게 이상하게 초자연적으로 보이지만, 이거 다 인간이 이렇게 만든거야‘ 라고요. 저는 그 지점이 너무 좋더라고요. 특히 샤론 볼턴의 소설 <뱀이 깨어나는 마을> 보면 마을의 어떤 집 안에 뱀이 막 수십마리가 나타나거든요. 그런 일이 왜 있냐, 그걸 추적해나가는데 그게 다 인간(의 욕망 혹은 욕심)이 벌인 일이다, 이렇게 되는 거예요. 초자연적으로 보이지만 그러나 그런 일은 없어, 인간이 만들어냈지.

트랜 님, 저도 좀 더 많이 좀더 좋은 책들을 많이 읽는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앞으로 계속요.

트랜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는 좀 더 활발하게 왕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훗.

transient-guest 2022-01-05 12:14   좋아요 0 | URL
부지런한 다락방님과 도 자주 교류하려면 제가 더 많이 부지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ㅎ

잠자냥 2022-01-05 1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저 이 <숲속의 로맨스> 읽어보려고 장바구니에 담아뒀는데.... 다부장님 솔직히 별 몇 개?? ㅋㅋ

다락방 2022-01-05 11:09   좋아요 1 | URL
제가 짧게 백자평으로 줄이지를 못해서 이렇게 길고도 긴 페이퍼를 썼는데 저의 최종 별점은요~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별 넷! 입니다. 저는 넷 줄래요. 넷 주지만 부러 또 사서 읽진 않을듯하다, 정도.

잠자냥 2022-01-05 11:28   좋아요 0 | URL
ㅋㅋ 다부장님이 3개 주면 안 읽으려고 했는데, 4개 주셨으니 읽어봐야지 ㅋㅋㅋㅋ

다락방 2022-01-05 11:29   좋아요 0 | URL
저는 잠자냥 님의 별 넷 예상해봅니다. 후훗.

새파랑 2022-01-05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다부장님은 장르불문 로멘스 마니아 이시군요~!!표지가 좀 무섭네요 ㅋ someone to love 노래 보고 내가 아는 그 존 비가 맞나? 의심해서 노래를 들으니 맞네요 ㅋ 몇십년만에 들어보니 좋네요 ^^

다락방 2022-01-05 11:33   좋아요 2 | URL
새파랑 님, 저랑 같이 늙어가는 처지.. 제가 아는 노래는 사실 대부분 다 옛날 노래입니다. 이 존 비 바로 그 존 비.. 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2-01-05 1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윽, 다락방 님은 <늦여름>도 스토리로 읽으셨어요?
거기에 뭔 이야기가 있습니까. ㅋㅋㅋ 저는 늦여름의 자연, 산, 암괴, 나무, 꽃, 정원, 실내 장식, 조각 같은 것들에 대한 탐미 위주로 읽었습니다. ㅎㅎㅎ 제가 작년 Top 10 가운데 한 편으로 꼽았던 앙리 보스코의 <이아생트>도 마찬가지고요.

다락방 2022-01-05 12:00   좋아요 1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골드문트 님. 그래서 작가에게 미안합니다. 늦여름을 읽으면서 제가 노동자인 나를 대입해버렸어요. 하아- 미치겠습니다, 저도 이런 저 때문에 ㅠㅠ

라파엘 2022-01-05 13:13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이 스스로 미치겠는 그 지점이, 다른 이들을 미치게 하는 다락방님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내용을 체감하기보다 주로 관조하는 입장에서 독서하게 되는 제게는, 다락방님의 독서가 정말 배우고 싶은 부분이랍니다 ㅎㅎ

다락방 2022-01-06 08:41   좋아요 1 | URL
아이고, 라파엘 님. 말씀 감사합니다. 제가 소설에 저를 너무 넣어버려가지고 어떤 독서는 되게 힘들기도 해요. 행복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런게 막 훅 왔다가고 그래서요. 아무튼 저는 계속 열심히 읽는 걸로 하겠습니다. 으흐흐흐흐.

거리의화가 2022-01-05 13: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딕소설 잘 모르는 장르인데 다락방님 페이퍼 읽으니 읽고 싶어지는데요? 근데 저도 중간에 욱했어요^^; 부모 잘 만나서 호위호식하는 사람들은 집이나 밥 먹을 걱정 안하잖아요. 그런 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돈을 벌지 않으면 안되고 집 걱정에 밥 먹을 걱정을 하는 이 짜증나는 현실. 저도 아버지가 허락 안해서 대학 못갈 뻔 하다가 겨우 어거지로 간 사람이라 동감하며 읽었습니다.

다락방 2022-01-06 08:52   좋아요 1 | URL
거리의화가 님, 앤 래드클리프도 읽기에 좋고요 저는 샤론 볼턴 쪽이 더 좋아요. 아무래도 살아온 시대가 다르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시간적 배경도 다르다보니 저는 샤론 볼턴 쪽이 더 공감이 잘 되어서요.
저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아니었고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어서 공부하기 가장 좋은 대학이라는 환경에서 너무 놀면서 다닌게 지금은 후회가 돼요. 도대체 교수님도 있고 도서관도 있는 대학을 왜 그렇게 써먹질 못했나 싶고. 전 좀 등록금 아까운 경우였어요. 공부가 중요하다는 걸 이 나이에 알아서 너무 괴롭습니다. 흑흑.

아무튼 거리의화가 님, 지금이라도 우리가 원하는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살아갑시다!

mini74 2022-01-05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건 무슨 다 가진 꿈에 그리던 여주네요 ㅎㅎ 하나만 나 주지 ㅠㅠ

다락방 2022-01-06 08:55   좋아요 2 | URL
미니 님 댓글 읽고 생각한건데요, 제가 이 소설에 별 다섯을 주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뭔가 부족하다 생각했는데, 거기엔 꿈에 그리던 여주가 나오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아요. 꿈에 그리던 여주는.. 현실성이 없잖아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독서괭 2022-01-09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 책 궁금했는데 페이퍼를 써주셨군요! 잘 쓴 소설이고 다 좋지만 이 작가 책은 더 안 찾아볼 것 같다니.. 고민스럽네요..
저는 다락방님은 10대에 만화방에서 <반항하지마> 봤다는 얘기에 공감하며 ㅋㅋㅋ 역시 로맨스는 남주는 물론이고 여주도 판타지인 걸로.. ^^

다락방 2022-01-10 11:53   좋아요 1 | URL
제가 만화방에서 반항하지마 본 건 이십대였어요. 대학시절... 제 대학시절은 정말이지 넘나 한심하게 흘러갔답니다. 저 학사경고도 받고 ㅠㅠ 공부도 다 때가있다, 지금 공부해라 하는 어른들 말을 들었어야 됐는데 그 땐 미처 몰랐어요. 후회... 젊은이들아, 공부도 다 때가 있다. 학교다닐 때 열심히 해.. 흑흑 ㅠㅠ

맞아요, 로맨스 소설은 남자는 물론 여자도 판타지로 만들어놓죠. 그래도 요즘엔 전형적인 모습들을 부숴버리려고 많이들 노력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 할리퀸 로맨스는 어찌나 여자들이 죄다 성경험 한 번도 없던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주인공 만나야 비로소 첫섹스 .... 아 갑자기 이런 얘기를 왜..

그럼 이만.

독서괭 2022-01-10 12:20   좋아요 0 | URL
아니 이렇게 성실한 다락방님에게 학사경고 받던 시절이..!!! 저도 대학 때 그 길고 길던 방학을 허송세월 하며 보낸 게 넘 후회됩니다..ㅠㅠ 그때 읽을 수 있었던 책이 몇 권이여.. ㅠㅠ
ㅋㅋㅋㅋㅋ 하지만 요즘도 보면 성경험 없는 여주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왤까요..? 라라진도 피터는 경험 많은데 본인은 없잖아요. 전 라라진이 피터랑 안 자면 좋겠어요 ㅠㅠ 난 존이 더 좋던데!(뜬금포)
 

2021년이 지나기 전에 엄청나게 책을 질렀다. 내가 뭘 질렀는지도 모를 정도로 질렀는데 그러다보니 이메일로 '니가 준비한 것 중에 일부만 먼저 보낼게' 라고 받기도 했고 어떤건 주문할 때부터 2022년에 온다고 하더라. 그래서 어제 2021년 12월 31일까지 도착한 책들은 아래와 같다.



<초인적 힘의 비밀>은 친구가 연말선물 하고 싶다며 보내준거고 나머지는 내가 산건데, 박스에서 <내 팔자가 세다고요?> 보는순간 뭔가 느낌이.. 내가 이미 산 것 같은.. 그런 느낌적 느낌.. 그래서 찾아볼까 했지만 관뒀다. 이미 구입한 걸 찾아서 뭘 어쩔건데.. 뭐 아무튼 그렇다.

어쨌든 2022년이 되었으니 저것은 정말로 마지막 구매가 맞았다. 진실임. 트루. 참트루트루.

아직 안온 책들아, 빨리 와... 

아무튼 나는 지금 또 책을 사려고 한다. 왜냐하면 새해잖아요. 새해맞이 선물 해줘야 하지 않나. 달이 새로 바뀌어서 또 쿠폰도 새로 나오고 적립금도 주고 그러니까.. 그것들 또 부지런히 써야지.. 

자, 이런 책들을 사려고 준비중이다.































좀전에는 소주를 마시면서 텔레비젼 채널을 돌리다가 <유퀴즈>를 보게 됐다. 아마도 방송한지 좀 지난 회차 같았는데, 범죄심리학자들이 나오고 있었다. 화면에서는 번갈아가며 이수정, 표창원, 권일용, 박지선 님들을 보여주었는데 내가 본건 박지선과 표창원이 나온 부분이었다. 박지선과 엠씨들과의 대화를 듣다가 박지선이 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말하고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쓴 책을 읽어보고 싶다. 그래서 박지선으로 검색해보았다. 그랬더니 딸랑 이 책 한 권이 나오더라.















아 뭐지? 에세이인가? 재미있으려나? 하고 살펴보니 대학교재인 것 같더라. 박지선은 현재 숙명여대 교수님이기도 하시니 교재로 사용하는 책인가 보았다. 교재면.. 재미없겠지? 재미있으려나? 그냥 한 번.. 사볼까? 망설이다가 장바구니에 넣지는 않았다.


표창원은 자신이 맡았던 사건들이 미제 사건이 자꾸 나와서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왔다고 하는데, 범죄심리학자, 프로파일러 들의 이런 이야기드을 듣고 있노라니 갑자기 프로파일러 나오는 책이 겁나게 읽고 싶어졌다. 윽, 조 올로클린 다 안읽었는데 살까? 막 이렇게 되고. 근데 조 올로클린 어느 순간 확 짜증이 나서 그 다음 이야기부터 안읽게 되었는데... 아아 범죄심리소설 읽고 싶다. 내 책장에 뭐가 있나? 아아아악 그런데 뭐가 있다한들 지금 찾아서 꺼내 읽으면 지금 읽고있는 책은 어떻게 되는거지?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침착하자. 침착하자.



오늘 아침엔 친구로부터 사진 하나를 받았다. 몇해전 우리가 만났을 때 친구가 찍은 사진이라고 했다.



사진속의 나는 너무 못생기게 나와서.. 못생겼네, 라고 생각했지만, 그런데 이 사진을 보자 여러가지 복잡한 마음이 되었다. 엄청 감상적이 되어버린 거다. 정확히 몇 년전인지 모르겠지만 코로나 전 시기이기는 하다. 3-4년 전쯤(혹은 그보다 더 전)이었을텐데, 저 때는 우리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어, 라고 생각했고 그리고 사진 속의 내가 너무 젊어 보이는거다. 저 때는 젊었지, 하면서 하필 오늘이 1월 1일이라 내가 한 살 더 먹었다는 게 너무 훅- 오는 거다. 이 사진 한 장에서 갑자기 지나간 세월과 지금 흘러가고 있는 시간 같은게 훅 오고 그리고 저 당시의 저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저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도 했다. 보통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잘 안하는데 저 때는 내가 수술 하기도 전, 아프기도 전, 내 노화를 실감하기도 전이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돌아가고 싶었던 거다. 그리고 저 사진을 보면서 지금의 내 모습을 자꾸만 생각하게 됐다. 저 때보다 훨씬 나이들어 버린 나, 저 때보다 건강함을 잃어버린 나, 저 때보다 더 못생겨진 나, 저 때보다 마스크 쓰고 다니는 나... 이런 것들이 찾아와서 울컥 하는 마음이 되었다. 저 사진이 나쁜  사진이 아닌데, 오히려 분위기는 좋게 나왔는데 마음이 막 .. 내 나이 어떡하나 싶고. 늙어가는 건 자연스러운건데 죽음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런데 내가 이렇게 지금처럼 살아도 되는건가 싶어지기도 했다. 다르게 살아야 하지 않나? 뭔가 해야 하지 않나, 어딘가로 가야 하지 않나.. 막 그런 복잡한 생각들이 하루종일 오락가락 했다. 무섭다, 저 때가 그립다, 저 때는 젊었네, 지금 거울속의 나는 왜이렇게 엉망진창일까...



오늘은 아가조카의 돌잔치가 있는 날이었다. 양가 가족들만 모여서 식사하는 자리였는데 아가가 자라는 것만으로 기특하다고 생각하면서 축하의 마음으로 참석했다. 스크린에서는 아가가 태어나고부터 지금까지 자라오는 과정들이 보여지고 있었고, 사이사이 피곤에 지친 아가 부모들의 실내복 차림 사진들이 보였다. 아침에 저런 사진을 보고 한껏 감상적이 되어 있었기 때문일까. 사돈어르신들도 다 있는 자리에서 울어버리고 말았다. 내가 왜이러지 이러면서 울었는데, 그 때의 내 감정을 잘 모르겠다. 아가가 자라는 거 감사하고 또 아가 부모들도 아가와 함께 성장하고 있고, 이런거 감사한데 나는 왜 ... 아가는 해가 바뀌어 두 살이 되었는데, 나는 해가 바뀌어  몇 살?


나이만 생각하면 답답하고 두려워진다. 후회없이 살고 싶다. 


후..

프로파일러 나오는 스릴러 책이나 검색해서 사야겠다. 세상의 범죄자들 싹 다 잡아들이고 벌받게 하는 그런 스릴러 소설 사야지.

아니 박지선 님, 에세이라든가 뭐 그런 책 좀 써주시면 안됩니까? 제가 사서 읽겠습니다. 일단 독자 한 명 확보...



그럼 이만. 

새해에도 책 사기는 계속 됩니다. 두둥-


여러분 해피 뉴 이어!


(언제나처럼 주제 없는 페이퍼)








댓글(33) 먼댓글(0) 좋아요(4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1-01 22: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결혼식장에서 안 운게 어딥니까 ㅎㅎ 저는 결혼식만 가면 무슨 사연있는 여자처럼 그렇게 눈물이 ㅠㅠ 다락방님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편한 밤 보내세요 해피 뉴이어 ~~

다락방 2022-01-01 22:16   좋아요 4 | URL
미니님, 저 결혼식장 가도 운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처구니. 왜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아오. 사실 결혼식도 돌잔치도 다 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놓고 가면 저는 울어요. 아놔.. 도대체 인간 뭘까요..
미니님, 해피 뉴 이어!

mini74 2022-01-01 22:21   좋아요 4 | URL
제가 ㅎㅎ 졌습니다 다락방님 ㅎㅎ 제 흑역사 하나 더 말씀드리면 아이 유치원 재롱잔치보며 폭풍오열해서 원장쌤께 끌려나간적 있습니다 ㅎㅎ 뭐 좀 울면 어떻습니까 ㅎㅎ

다락방 2022-01-01 22:26   좋아요 3 | URL
아니 나이들수록 눈물이 더 많아지는데 이거 다들 그런 일반적인 현상인건가요? 아이 재롱잔치 눈물.. 저는 이해합니다.
저 여동생 부부가 교사인데 결혼식에서 학생들이 축가 불러주더라고요. 그때 폭풍오열 햇어요. ㅋㅋㅋㅋㅋ

라파엘 2022-01-01 2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로파일러 나오는 책은 아니고 영화로 ˝마인드 헌터˝가 생각나네요. 공부를 차곡차곡 쌓으며 해가 바뀌어 갈 때마다 점점 더 온전하게 자신을 만들어가시는 멋진 다락방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

다락방 2022-01-04 07:47   좋아요 2 | URL
프로파일러 는 아니지만 유퀴즈에 나왔던 유성호 교수님의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를 읽기 시작했어요. 마침 가지고 있어서요. 서울대 인문교양 강의라고 하는데 저도 들어보고 싶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파엘 님!

책읽는나무 2022-01-01 2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 다락방님!!!
다락방님 맞나요? 내 눈엔 넘 예뻐요♡.♡
아...그래서 실물 보신 단발머리님의 말씀이 그런 뜻이었군요?
실물이 훨씬 예쁘다구...^^
오늘 새해에 최승자님의 책과 다락방님의 책 읽고 있었는데...지금 읽던 책, 내 눈앞의 책 표지를 보다가 다락방님 사진 보다가...어??? 하고 있네요.누가 다락방님인 거지??ㅋㅋㅋ
분명 아니라고 하셨지만 자꾸 책 표지 인물이 다락방님이라고 착각을!!!!!
맥주까지 마셨더니 지금 더 혼란스러운가 봅니다ㅋㅋㅋ
돌잔치 가서 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신 그 상황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그럴 것 같아요.
이제 우린 그럴 나이가 된 거에요ㅜㅜ
그나저나 책탑이 아닌 책산이 바로 이 사진이로군요ㅋㅋㅋ
즐거운 독서시간이 되시겠어요^^

다락방 2022-01-04 07:48   좋아요 2 | URL
아오.. 저도 제가 책 표지 인물처럼 생겼으면 좋겠지만 실상은 아주 거리가 멀어서 슬프네요. 껄껄. 제가 스스로 표지에 모델이 될 수 있다면 더 좋았을텐데요. 후훗.
작년에 주문했으나 미처 오지 못한 책들이 어제 오늘 배송되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또 구매할 생각을 하다니.. 저는 바보예요! ㅋㅋㅋㅋㅋ
책나무님께 아무쪼록 즐거운 독서가 되기를 바랍니다. 훗.

새파랑 2022-01-01 22: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눈에서 하트를 뿜어내는 다락방님~!! 사진에서 분위기와 아우라가 느껴지네요. 게다가 소주잔이 아닌 와인잔이라니 ㄷㄷ

사진속의 4년전이 더 젊기는 하겠지만 22년 지금이 더 멋지시다고 확신합니다. 게다가 지금은 부장님이시니 ^^

저 <백야>, <평범한인생>은 읽었는데 둘다 완전 좋았어요~!!

다락방 2022-01-04 07:49   좋아요 2 | URL
생각해보니 4년이아니라 5,6년전 인것 같기도 해요.. 슬픔.. 슬픕니다 흑흑 ㅠㅠ
새파랑 님 댓글 읽고 나니 소주 마시고 싶어졌어요. 집에 갈 때 뼈해장국 포장해서 소주마실까.. 출근하자마자 퇴근후 음주에 대해 생각합니다.
백야와 평범한 인생 저도 재미있게 읽고 싶어요. 도선생님이야 말해 뭐합니까. 후훗.
새파랑 님 새해에도 즐겁게 독서하시고 부지런히 써주세요. 빠샤!

페넬로페 2022-01-01 22: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드디어 작가님 실제 모습 영접했네요~~
넘 예쁘시고 지적이며 분위기 최고입니다.
다락방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2-01-04 07:50   좋아요 3 | URL
아이코, 저게 얼굴이 안보여가지고.. 게다가 레스토랑이 어두워서 분위기가 좋게 나왔어요. 덕분에 저도 감상에 젖었네요. 나이드니까 자꾸 감사에 젖고 자꾸 눈물 흘리고 그래요. 이를 어쩌면 좋나요.
페넬로페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또 한 해 열심히 읽고 써봅시다!

거리의화가 2022-01-01 23: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이를 먹는다는거 별 느낌 없다가 저도 1-2년 사이 갑자기 확 와닿았거든요. 거울 속의 내가 더 이상 봐줄만하지 않다는 느낌이 왔었어요. 하지만 뭐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도록 노력해야겠단 생각 듭니다. 전 오늘 진로를
마셨어요ㅎㅎ 새해 첫날 맞이 지름신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사진 속 모습 예쁘세요 남은 주말 푹 쉬길!

다락방 2022-01-04 07:52   좋아요 3 | URL
언젠가부터 나이도 잊고 살 정도로 무심하다고 생각하다가도 흰머리가 너무 많고 신체 활동이 모두 둔해지고 느려지고 약해지는걸 느끼다보니 아 나이를 먹었구나 싶어요. 게다가 올해는 어쩐 일인지 숫자로도 너무 확 치고 들어와서 죽음에 더 가까이 다가간 느낌이예요. 저는 죽음이 너무 무서워서 어떻게 이 시간을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말은 벌써 지나고 화요일이네요. 거리의화가 님, 평온한 한 주 보내세요!

청아 2022-01-02 00: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 전직 FBI출신 로이해이즐 우드가 쓴 <프로파일러노트>봤는데 괜찮았어요! 미드는 <크리미널마인드>가 범죄수사물로는 레전드급인데 회당 시작과 마지막에 꼭 명언이 나오는데 좋아서 검색하면 나올정도더라구요.

다락방님 글 읽으니 저도 울컥해요! 누군가 날 찍어준 사진을 보면 낯설기도하고 다양한 기분에 쉽게 빠지는것 같아요.
이곳에서 다락방님의 큰 영향력을 항상 잊지마세요~♡♡
사진속에서 혹시 북플을 보고 미소지으셨을까요?ㅎㅎ
(북플중독 미미)

다락방 2022-01-04 07:56   좋아요 3 | URL
오 미미님. 말씀하신 책은 모르는 책인데 검색해보니 흥미로울 것 같아요.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풍덩-

저는 이수정 교수님이 쓴 <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지낸다>를 읽었고요, CIA 가 썼다던가 하는 <거짓말의 심리학>은 사놨어요. ㅋㅋ 마침 집에 유퀴즈 나왔던 유성호 법의학자 님의 책이 있어 요즘 그 책을 보고 있습니다. 얇아서 금세 읽을 것 같아요. 제가 두려워하는 죽음에 대한 책이기도 해서 보고 있어요.

그러게요, 제가 핸드폰 들고 뭘... 보고 있었을까요? 저 날 만난 친구가 북플 친구이기도 하니 북플을 보고 있었을 수도 있겠네요? 하하.

미미님, 새해에도 열심히 읽고 씁시다. 뽜샤!!

PersonaSchatten 2022-01-02 00: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대학교재는 특별한 관심이 없는 이상 비추합니다만 ㅋㅋㅋ 이수정 쌤도 오랫동안 글 안 쓰시다가 한참 뒤에야 내셨으니까 박지선 쌤도 언젠가 내시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조 올롤린인 줄 알았는데 조 올로클린이군요! 아이리시 계열 성 넘 어렵습니다. ㅋㅋ 마이클 로보텀 저도 읽다 말았어요. 제프리 디버냐 마이클 로보텀이냐 데니스 루헤인의 켄지 제나로냐 고민하고 있어요. 일단 뭐든 시작해야 읽을 수 있는 건데요. ㅋㅋㅋ 저는 ‘모부’란 단어를 내 팔자가 세다고요에서 처음 읽었어요. 사주 명리에 대한 오해 풀기는 좋은데 명리 공부할 수 있는 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좋았어요. 아직도 말도 안되게 사주 푸는 사람들이 많아가지고;;
조카의 돌 축하합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2-01-04 07:58   좋아요 3 | URL
그쵸? 대학교재는... 안사는 게 낫겠죠? 아니 세상 재미있는 소설도 사놓고 쌓아두고 안읽고 있는데 대학교재는.. 더 안읽겠죠? 박지선 쌤도 에세이든 뭐든 교재 말고 다른 책 좀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읽고 싶어요. 후훗.
스포일러 될까봐 말씀 못드리지만 마이클 로보텀이 중간에 너무 잔인하게.. 해서 제가 그 뒤로 이 쌍놈! 하고 안읽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제프리 디버 책은 집에 몇 권 있을테니 읽어봐야 겠네요. 지금은 유성호 교수님 책 읽고 있어요.
내 팔자가 세다고요 아직 안읽었는데 최근에 홍칼리 책 읽었거든요. 근데 저는 홍칼리가 넘나 제 타입이 아니어서.. 내 팔자가 세다고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되게 얇더라고요?

축하 감사합니다, 페르소나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ersonaSchatten 2022-01-04 10:37   좋아요 2 | URL
잔인하기야… 글츄… 그런데 로보텀은 엄청 퇴고하는 작가에요. 표지그림 달라질 때마다 챕터 이리저리 옮기고 문장 이리저리 옮기고, 그렇게 유명한데 16번째에디션이랑 34번째 에디션 다른 거 보고 충격을 받았었어요. 대체로 최신판을 읽을 수록 플롯이 탄탄하다! 하게 되고 이전 판을 읽으면 아 좀 혼란하다. 갸웃. 하게 돼요. 하지만 이전 버전이 더 좋을 때도 있어요.
제프리 디버도 딱히 정상적인 사건을 쓰진 않지만 이 사람은 추리소설 계에서 쓸데없는 문장 안 쓰기로 유명해서, 자기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는 작가여서 저도 호기심에 읽게 되었어요. 그런데 문장이 짧은 거 말고는 사실 추리소설계의 헤밍웨이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서 더 읽어봐야할 거 같아요.
홍칼리님 책 궁금하긴 한데 그분은 무당이시라고 했지요? 아마 점사 보시는 무당분들이랑 명리학 공부해서 사주 보는 사람들은중요하게 여기는 세계관과 스타일이 다를 거 같습니다. 릴리스님은 공부해서 사주와 성명학 쪽 하시는 분이시고요. 제 스타일이었어요. 저는 명리 좋아하지만 그쪽 머리가 아니어서 젊은데 탁월한 이해력과 학문적(? 명리학적) 상상력과 나름의 분석이 뛰어난 명리 영재들을 좋아하는데 딱 그런 분이셨고 전통적으로 말하는 좋은 사주에 거부감이 있는데 그런거 긁어줘서 속이 시원했어요. 명리학 자체가 많이 옛날 것이라… 아무래도 좋은 여성의 사주는 무슨 씨암말 고르는 거 같거든요. 당시 책을 지금 읽고 공부하면서 구시대적이라고 하는 사람은 많지만, 또 여전히 이혼 두번 한다, 세 번한다 아들이 몇이다, 하는 식도 많거든요.
릴리스 님은 여성 사주에서 관을 남자로 해석 안하고 일단 디폴트 직장으로 해석하는 거부터 그냥 좋아요.

2022-01-04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04 1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04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04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22-01-02 10: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아니 락방님 이미지가 제가 생각한 거랑 달라서 왜 내 맘대로 상상했지 이러며 하트뿅뿅한 눈을 바라봅니다. 저도 누가 노래하는 걸 들으면 글케 눈물이 나더군요. 친구딸 결혼식장에서도 눈물이. 송별회에서 한마디씩 하면서도 흐흑거리고 요새 왜 이러냐 이러며. 나이 들어가는 거 이상하게도 요샌 아무렇지가 않아요. 한 계절을 넘기고 나면 오히려 덤덤하게 그런가 싶기도 하고 ㅎㅎ 새해 둘째날이고 첫 일요일 해피하게~^^

다락방 2022-01-04 08:01   좋아요 3 | URL
저는 남자사람 친구 결혼식에서도 눈물이 나서 와 이러다가 사람들이 오해하겠다 싶더라고요. 저는 왜이렇게 이번 해에 나이들어가는 게 무서운가 몰라요. 그동안 나이들면서 더 나은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고 확신해서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거나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갑자기 너무 죽음에 성큼 다가간 것 같아서 그게 두려워요. 돈 드릴러 소설 보면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신약이 개발되어 실험자를 모집하는 부분이 나오거든요. 그 때 아,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구나 싶었어요. 약을 먹고 싶을 만큼 사람들은 두려워하는구나, 하면서요. 요즘은 그 약 생각을 해요. 있으면 나도 먹었을까? 먹지 않았을까? 하고요.

프레이야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언제나 우아한 글쓰기 응원합니다!

blanca 2022-01-02 1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 다락방님 그 몇 년 전 사진 보고 느낀 감정 정말 그대로 최근에 내 몇 년 전 사진 보며 느껴서 너무 너무 너무 공감해요. ~ 하기 전의 나, 코로나 전의 나....울컥하더라고요. 지금도 울컥.

그러나 책탑은 ㅋㅋㅋ 나를 여전히 웃게 하며 나도 쌓으리라 다짐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ㅋㅋ 새해에도 우리 건강하고 젊어집시다.


다락방 2022-01-04 08:02   좋아요 1 | URL
와 아주 감상에 푹 젖어서 미치겠더라고요. 나이는 한 살 더 먹었지 과거의 저 때로는 돌아갈 수 없지.. 어떤 행복한 순간들이 존재했고 내게 그것이 있었음에 감사하고 또 앞으로 살아갈 날들도 최선을 다해 살고 싶지만 내가 더 나이 들었다는 것, 내 운명에 정해진 죽음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것 같고 이번해에는 그걸 부인할 수 없다는 게 너무 훅 왔어요. 여러가지로 마음이 막 거시기해졌네요. 어휴..

그렇다한들 책을 사고 쌓아두는 건 멈추지를 못하네요? 하하하하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블랑카님. 새해에도 잔뜩 사고 쌓아두고 부지런히 읽고 씁시다!

꼬마요정 2022-01-03 0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야 참 좋아합니다. 읽은 책이 일단 그거 뿐이라^^;; 전 그 순간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주인공들이 맘에 들었어요.

늘 좋은 대댓글 고맙습니다. 늘 많이 배운답니다. 올 한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건강하시구요. 감정이 북받쳐오를 때 울 수 있는 용기 부럽고 또 배웁니다!!!

다락방 2022-01-04 08:04   좋아요 3 | URL
아 빨리 백야 읽고 싶은데 지금 또 펼쳐든 책이 많아서 백야의 차례가 언제올지 모르겠네요.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건 제가 매우 좋아하는 특성인데 그런 주인공들이 나오는군요. 도선생님 넘나 천재적으로 글을 써서 실망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후훗.

꼬마요정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새해에는 더 자주 뵙도록 해요. 해피 뉴 이어!

독서괭 2022-01-09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다락방님 그동안 참았던 책구매욕 폭발??(아니 사실 그닥 안 참으셨던 것 같지만...) 엄청나게 구매하셨군요! 멋진 책탑입니다. 저는 새해에는 적게 사려고 합니다. 애들 책은 예외라서 주문하고, <긴긴밤>은 애들책이라고 우기면서 다락방님께 땡투 했고요, <남성됨과 정치>만 유일하게 주문한 상태입니다. 중고라 아직 안 왔네요~
다락방님 실물 사진 하트 뿅뿅♡♡ 눈매가 가렸지만 그래도 다정하고 섹시한 느낌은 확 오는데요!! 눈물이 많으신 다락방님께 올해는 웃을 일이 더 많이 생기길 빕니다^^

다락방 2022-01-10 11:51   좋아요 2 | URL
독서괭 님의 댓글을 읽고 으응? 엄청나게 구매했나? 하고 사진 다시 보다가 또 책 사고 싶어졌어요. ㅋㅋㅋㅋㅋ(독서괭 님 핑계대기) 아아 또 사서 또 탑 쌓아야지.. 막 이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책 사러 다녀오겠습니다. 껄껄.
독서괭 님, 우리 올해는 적게 사고(응?) 많이 웃도록 합시다. 후훗.

그레이스 2022-01-09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원, 백야, 밤불의 딸들, 브로크백 마운틴
반갑구요
다락방님 사진 넘 좋아요~^^
마치 서재에 게스트로 출현하신듯 ㅎㅎ

다락방 2022-01-10 11:51   좋아요 1 | URL
아이참 사진 좋다고 해주시니 부끄럽기 짝이없네요? 후후후훗
저는 책 사러 갑니다. 뿅~
 

어젯밤과 오늘 아침에 걸쳐 북플 들여다보는데 《여성과 광기》완독하고 인증하시는 분들 계시더라고요. 정말 뿌듯합니다. 여러분, 읽느라 고생 많으셨고 그리고 여전히 읽고 계신 분들도 고생 많으십니다. 그만둬야지 그만해야지 하다가도 여러분들이 다같이 읽어주시니 힘이 나서 자꾸 더 하게 돼요. 연말엔 특히나 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이끌어주어 고맙다, 덕분에 읽을 수 있었다, 좋은 경험이었다는 인사를 많이 듣게 되는데요, 저야말로 같이 읽어주는 분들이 계셔서 씐나서 할 수 있었습니다. 


자, 2022년 1월부터 우리 또 신나게 달려봅시다. 




1월, '웬디 브라운', 《남성됨과 정치》

















2월, '나오미 울프',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3월, '바바라 크리드', 《여성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













4월, '김주희', 《레이디 크레딧》













5월, '도나 해러웨이', 《해러웨이 선언문》













그외에 대기중인 책들엔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들》은 현재 개정판이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2022년에 우리가 같이 읽을 수 있습니다. 내내 저 책 읽고 싶었지만 절판이라 미뤄두셨던 분들, 기다리세요. 우리 같이 읽읍시다.

《인체 쇼핑》, 《포르노그라피》역시 현재 절판인 책들인데 개정판이 나온다면 리스트에 언제든 추가하겠습니다. 포르노 관련 책을 우리가 페미니즘 책 같이 읽으면서 한 권 이상은 무조건 읽고 싶은데 현재 가장 유명한 드워킨의 책과 맥키넌의 책이 절판이고 도서관에서 구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2022년 두 책 모두 개정판이 나오지 않는다면, '게일 다인스'의 《포르노랜드》를 함께 읽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링크된 책들의 면면은 링크 타고 들어가셔서 책 정보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다 진짜 기가 막혀요, 기가..


간혹 같이 읽기 책으로 이건 어떠냐 추천받게 되는 책들이 있는데, 각자 알아서 읽기에 무리가 없다 싶은 책들(대부분 페미니즘 에세이나 입문서)은 쳐내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가부장제의 창조》 재독을 한 번 넣을까(물론 안읽어보신 분들께는 처음이 되겠지요) 하는 계획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위의 책들을 다 넣어도 2022년이 후딱 가버려요. 자, 여러분 기운냅시다! 아.. 저 책들 진짜 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눈물이 납니다 ㅠㅠ



그럼 여러분 안녕.

나는 오늘의 페이퍼를 쓰러 가야합니다. 빨빨룽.


댓글(36) 먼댓글(0) 좋아요(4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수하 2021-12-31 08: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화려한 라인업…! 12월 책은 다 못 읽었지만 1월책 준비해뒀어요. 2월책은 전자책이 없어서 준비를 못하고 ㅠㅠ 아쉬움요.

<다락방의 미친 여자> 가 다시 나오는군요. 중고가 넘 비싸서 국회도서관에서 제본해놓고 두께에 질려 책장에 꽂아놓기만 했던 책인데…. (나오면 사고싶어질 것 같은데…)

가부장제의 창조 재독 넘 좋구요! (읽어보고 싶었)

저 어디 댓글에선가 다락방님이 올해까지 하려고 했었다고 쓰신거 보고 아니어서 참 다행이다- 했어요 ㅎㅎ 계속 해주셔서 넘 감사해요 다락방님❤️

(그래야 저도 알라딘 서재에 제대로 정착을… 응?;;;)

단발머리 2021-12-31 09:24   좋아요 5 | URL
국회도서관에서 제본해놓고.... 이 문장에 제가 컴퓨터 화면에다가 형관펜 칠하고 싶었어요.
수하님, 멋져요!!!!!!

건수하 2021-12-31 10:04   좋아요 3 | URL
단발머리님 저도 최근에야 알았는데 국회도서관에 있는 책은 온라인으로 제본 신청하고 택배로 받는게 가능해요 ^^ 복사비용이 좀 들긴 하지만요. 근데 저작권 문제로 일정 분량 이상의 책은 분권하게 돼요. 그래서 제가 갖고있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3권짜리입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1-12-31 10:07   좋아요 4 | URL
오호호 그렇군요!! 국회도서관 자주 이용하지는 않지만 ㅎㅎㅎㅎ 알려주신 팁은 언제든 활용가능하겠어요. 감사합니다, 수하님!!

다락방 2021-12-31 11:31   좋아요 3 | URL
수하 님의 알라딘 정착을 위해서라도 저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지속해야겠군요! 하하하하하. 제가 지치다가도 여러분들이 완독했다고 올려주시는 거 보면 또 막 힘이 나고 그래서 ㅋㅋ 수하님이 열심히 읽어주신다면 제가 또 열심히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회도서관 제본은 와 모르던 일인데 말입니다. 이렇게 삶의 꿀입 하나가 늘어가네요. 감사합니다. 역시 사람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다른 인간들과 교류를 하면서 살아야 삶이 더 나아지는 것 같아요. 만세!

거리의화가 2021-12-31 08: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북클럽 책들은 혼자 읽으면 감당안되고 어려울 때 더 으쌰으쌰하게되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화려한 라인업들 기대가 더 됩니다. 내년도 잘 부탁드려요^^

다락방 2021-12-31 11:32   좋아요 4 | URL
네, 제가 가급적 혼자 읽기 어려운 책들을 선정해 같이 읽어보고자 합니다. 그래서 처음엔 벽돌책들 다 뽀개 버렸어요. 호호호호호. 물론 읽었다고 다 습득하게 된 건 아니지만, 같이 읽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해지는 책들이 있더라고요. 내년에도 우리 함께 열심히 해봅시다, 거리의화가 님! 오늘 거리의화가님 북플에 여성과 광기 ‘읽었어요‘ 표시를 보고 너무 기뻤습니다. ㅠㅠ

수이 2021-12-31 08:5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다 너무 기대되고 기대되는! 두근두근!! 그….그……그런데 저기 🤔 해러웨이…….. 그 해러웨이인가요? ㅠㅠ

다락방 2021-12-31 11:32   좋아요 5 | URL
후훗. 네, 그 해러웨이 맞습니다. 해러웨이 읽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에 뽝- 넣었지요. 우리 한번 읽어봅시다. 이리가레보다 더 어려운지 한 번 봅시다. 으르렁-

단발머리 2021-12-31 10: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라인업이 든든하네요 ㅎㅎㅎ 올 한 해 수고많으셨어요. 같이 읽는 분들 계셔서 같이 읽을 수 있었지만, 그만둬야지 그만해야지 하면서도 또 다음 책 고르고 있는 다락방님 덕분에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계속될 수 있었네요. 고마워요, 아이러브유!! 😘

다락방 2021-12-31 11:33   좋아요 4 | URL
단발머리님, 처음부터 지금까지 정말 내내 감사드려요. 변치않는 동행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제 애정과 감사와 존경을 단발머리님께 드립니다. 잊지마셔요. 그리고 내년에도 함께 힘차게 걸어갑시다. 읽고 쓰는 일은 우리가 멈추지 말아야 할, 끝까지 쥐고 있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빠샤!

청아 2021-12-31 09: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내년에도 푸짐하군요!!!! 특히 <다락방의 미친여자>너무나 기쁜 소식입니다~♡♡ 이렇게 절판,품절인 페미니즘책들이 계속 쭉쭉 다시 출간되었음해요.ㅎㅎ 재독도 좋아요! 내년에도 씐나게^^*

다락방 2021-12-31 11:34   좋아요 4 | URL
다락방의 미친여자는 개정판 나오면 바로 리스트에 넣을참인데요, 분량이 두꺼운만큼 제2의 성처럼 한달 내내 그거 읽다가 지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우리 그간 읽어온 독서근육으로 힘차게 뽀개봅시다!!
올해 함께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미미 님. 우리 내년에도 계속 만나요!

독서괭 2021-12-31 09: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여성과광기 빨리 읽으려고 했는데 부스터샷 후유증으로 애들이랑 뻗어버려서 ㅠㅠ 내년에는 조금이라도 참여하고 싶어요(일단 사두겠다는 뜻) 😳

다락방 2021-12-31 11:35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사두겠다는 뜻‘은 너무나 바람직한 시작 아닙니까? 저도 다 사두곤 한답니다? 다른 분들 서재에서 읽고싶은책 발견했는데 이미 가졌을 때의 기쁨! 너무 좋지요. 그래서 부지런히 일단 사둔답니다? ㅋㅋㅋ 저 오늘도 주문했어요. 12월 31일 마지막날을 기념하며 구매를!! ㅋㅋㅋㅋ

여성과광기 부지런히 읽으세요, 독서괭 님. 분명 울림이 큰 책입니다. 특히나 마지막 부분은 벅차오르게 될겁니다. 화이팅!

새파랑 2021-12-31 10: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눈에 들어오네요. 다락방님이 쓰신 책처럼 느껴지네요 ^^ 내년에도 이작가님 화이팅입니다~!!

건수하 2021-12-31 10:16   좋아요 4 | URL
제가 이 책 이야기했다가, 지인이 알라딘 다락방님 얘기하는 거냐고 해서 다락방님을 알게 되었답니다. 재미있죠? ㅎㅎ

새파랑 2021-12-31 10:19   좋아요 4 | URL
저만 그렇게 생각한게 아니었군요 ^^ 다락방님의 영향력이란 역시~!!

그레이스 2021-12-31 11:29   좋아요 3 | URL
이유경작가님 책인줄!

다락방 2021-12-31 11:36   좋아요 4 | URL
저런 엄청난 작품을 제가 썼을리가... ㅋㅋㅋㅋ
그렇지만 아니, 알라딘의 다락방이 또 나름 아는 사람은 아는 그런 정도의 지명도를 갖고 있는가 봅니다? 세상 뿌듯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 유명해져야지. 여러분, 저는 유명해져도 겸손하겠습니다. 사실 안유명해도 안겸손하지만... 껄껄.

mini74 2021-12-31 1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락방의 미친여자 ! 왠지 멋진 분들일거 같아 끌립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1-12-31 11:37   좋아요 2 | URL
응원 감사합니다, 미니 님. 다락방의 미친여자 읽을 때 함께하세요, 미니님. 분량이 두꺼워 함께 읽기 좋은 책입니다. 후훗. 내년에도 우리 즐겁게 만나요!

그레이스 2021-12-31 11: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성과 광기는 1/3읽었습니다
아무래도 내년까지 ^^
다락방님 열정 존경스럽습니다.~♡
알라딘의 게릴라 걸스님들
Happy New Year!

다락방 2021-12-31 11:38   좋아요 3 | URL
네네, 그레이스님. 여성과 광기 특히 인터뷰 부분과 마지막 필리스 체슬러의 주장은 너무 좋아서 정말이지 이 책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레이스 님께도 아무쪼록 좋은 독서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제 열정이 계속 사그라들지 않고 타오르는 것 같아요.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우리 내년에도 힘차게 만나요, 그레이스 님!

책읽는나무 2021-12-31 1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이제 기어 다니다가 섰다,섰다 중인 아가인데....그만두려 하셨다니요?
저 엉덩방아 찧으면 일어나는 거 포기할 수도 있어요ㅜㅜ 그만두시면 안됩니다. 다락방님이 이끌어 주시니 모두가 다 공부하고,공감하고 그러는 거겠죠? 저는 사실 처음 시작하실 때부터 동참하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저 lnfpㅋㅋㅋ), 혼자 몰래 책 사놓고 읽었었거든요.그게 ‘백래시‘ 였던가요???
내가 그 책이 맘에 들어서 골랐던 건진 모르겠는데...혼자 비밀스럽게 읽다가 비밀스럽게 책을 덮었던ㅋㅋㅋ
어렵고 두꺼운 책을 혼자 읽어내기엔 역부족이란 걸 크게 깨달았어요.읽고 쓰기도 넘 부담되어 동참하기도 꺼려졌었는데 이번에 정말 우연찮케 동참하게 된 계기가 서재질 20 년 동안의 경력 중 아마도 저에겐 변곡점이 될 듯한 느낌입니다^^
읽으라고 하면 이해하든,못하든 읽어볼테니 다락방님 많이 힘드시더라도 이끌어 주세요^^
믿고 따르겠습니다.충성!!!!

다락방 2022-01-01 21:16   좋아요 1 | URL
처음 시작할 때부터 말은 안하고 비밀스럽게 읽는 분들이 더러 계시는 것 같더라고요. 책나무 님도 그런 분들중 한 분이셨군요. 이렇게 같이 하겠노라 비밀의 방에서 빠져나오니 완독에 이를 수 있게 되었죠? 같이 읽기는 읽겠다고 한만큼 부담스럽지만 또 그런 만큼 읽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같이 읽고 쓰기까지 하면 내가 밑줄 그은 부분과 저 사람이 밑줄 그은 부분은 어디에서 같고 또 어디에서 다른가 싶어 더 유심히 보게 되고요. 계속할 수 있는 건 책나무님을 포함한 여러 분들이 함께 읽으면서 서로의 감상을 공유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우연찮게 동참하셨지만 서재20년의 경력에 변곡점이 될거라 말씀해주시니 정말 좋네요.
책나무님, 힘내세요. 우리 계속합시다!

- 2021-12-31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알아서 읽을 수준은 쳐냈기에 그토록 힘들었던 것이구나!!!!!! (그러니까 알아서 읽을 것들은 알아서 읽는 다는 게 베이스다!!!!!!!!)
혹시 다락방님 아니시더라도 좀 수월한 입문서 함께 읽기 클래스 만들어져도 좋을 것 같아요!! 한달에 한권 아니라 두달에 한권이라도. (제가 하기는 어렵지만 의지가 있으신 리더가 있으시다면!! ㅋㅋㅋ ) 이렇게 성장하고 있는 우리들 너무 멋지고 대단하다 >_<
저 가부장제의 창조 읽다 말았어요...!! 다시 읽으시면 열심히 누구보다 빛의 속도로 읽을 게요 (이것 만큼은..약속드려요...) 꼭 넣어주세요..!!

다락방 2022-01-01 21:18   좋아요 0 | URL
다들 같이 읽는 여성주의 책이 아니어도 나름 알아서 여성주의 책들 골라 읽으시는 것 같으니, 계속 그렇게 하는걸로. 여러분 기초체력은 여러분이 알아서 길러야 합니다! 우리는 빡센 웨이트로 가는거야. 빠샤! ㅋㅋㅋㅋ
가부장제의 창조 같이읽기를 원하는 분들이 이리 많으시니(아님, 지금 두 분임 ㅋㅋ) 이건 리스트에 넣도록 해야겠어요. 이건 읽어두면 좋을 책 같아서요. 빛의 속도로 읽진 않아도 되지만 ㅋㅋㅋ 아무튼 우리 함께 읽어봅시다. 후훗.

등롱 2021-12-31 15: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22년 라인업은 봐도봐도 멋지네요~~ 같이 추천하신 다른 책들도 열심히 장바구니에 담아뒀습니다.
어려운 책에 도전하는 다락방님의 라인업 너무 좋아요~~ ㅎㅎㅎ

다락방의 미친여자와 후속작이 함께 출간된다고 하는데, 저는 벌써부터 마음이 급해지지 뭔가요,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언급되는 소설들을 일독을 해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에밀리 브론테와 오스틴 못 읽은 거... 그리고 조지 엘리엇... 읽어야하는데 마음만 벌써 허둥지둥입니다. 메리 셸리도 너무 옛날에 읽어서 기억이 안 나는데...!!
새해에는 작년보다 더 책을 많이 읽을 생각에 욕심만 가득가득합니다 ㅎㅎ

다락방 2022-01-01 21:20   좋아요 2 | URL
어려운 책에 도전하는 라인업을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등롱 님. 일단 알라딘에서 서재활동을 하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책을 많이 읽는 분이시기 때문에 입문서나 에세이는 착착 본인들이 알아서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왕 같이 읽는 건 혼자 읽기 힘든걸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보면서 완독에 이를 만한 것들로 골라보려고 해요. 라인업 마음에 들어하셔서 매우 흡족합니다. 아무쪼록 절판된 페미니즘 고전들이 부지런히 재출간 되고 또 신간들 역시 쏟아져서 저로 하여금 리스트 구성하는데 힘들지 않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등롱 님, 2022년에도 화이팅. 우리 계속 가는겁니다!

얄라알라 2022-01-01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오미 울프의 beauty myth!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번역되었네요^^ 반가운 책들이 많이 보입니다^^

다락방 2022-01-01 21:21   좋아요 2 | URL
나오미 울프의 책도 계속 읽고자 벼르던 책이었는데 여러분들과 함께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씐나요.
북사랑 님, 해피 뉴 이어!

얄라알라 2022-01-02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성됨과 정치]는 제가 사는 지역 도서관(작은 도서관 포함) 한 50여개 도서관 전체에 딱 1권 소장 중이네요. 많이들 못 읽으신 책 같은데, 폭풍 신청을!

다락방 2022-01-04 08:04   좋아요 0 | URL
이 책의 존재 자체가 딱히 알려져있는 것 같진 않아요. 그렇지만 이번에 같이 읽고 페이퍼 부지런히 올린다면 좀 더 존재를 알게 되겠죠. 아 어서 읽어야겠네요!

블랙겟타 2022-01-03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 해는 저의 집중력 저하때문인지(ㅠ) 스케쥴대로 따라가지못했네요. 저 스스로에게도 반성을 하며 이번 해는 열심히 따라 갈게요.🙏🏻
늘 앞장 서 나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2-01-04 08:06   좋아요 1 | URL
겟타 님, 새해에는 더 잘 먹고 더 운동도 많이 하고 더 집중력도 기르고 더 건강하게 잘 지냅시다. 새해에는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지치지 않고 계속할테니 겟타님도 지치지말고 따라와주세요. 알겠죠? 뽜샤!
 
요즘 애들 - 최고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하지만 가장 적게 버는 세대
앤 헬렌 피터슨 지음, 박다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해 20년 이상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제 일이란 걸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남아있는 날들을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이대로 그만둘 수도 없다. 세상의 숱한 직장인들이 그런 것처럼 나 역시 가슴속에 사직서를 품고 하루에도 열두 번씩 제출하는 상상을 했다가, 퇴직금을 계산해보았다가 그렇게 오늘도 참는다. 그런 한편, 일이란 걸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해야 할까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생각한다. 얼마만큼의 일을 앞으로 더해야 할까? 이십 년으로도 부족하다면 사십 년을 하면 될까?  앞으로 살아갈 일이 걱정이라 하니, 친구는 내게 너에겐 그간 성실히 납입해온 국민연금이 있지 않냐 말했다. 그래, 내가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야, 내겐 국민연금이 있어.


그러나 나보다 더 젊은 동료들, 친구들은 내게 어떻게 국민연금을 믿느냐고 되물었다. 그들은 지금 일하고 있어도 안정적이라는 생각을 할 수 없어 주식을 공부하고 코인에 투자한다. 유튜버가 되는 건 어떨까 도전해보기도 하고 다양한 플랫폼에 글을 써서 어떻게든 본업 외에 다른 일을 더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고자 한다. 강조하자면, 그들은 재벌이 되고 싶어 부업을 찾는 게 아니다. 지금의 일자리에서 주는 월급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고 정부가 그들에게 무언가를 해줄거라 기대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출근하기 전의 대중교통 안에서 그리고 퇴근한 후의 집에서 내게는 직장인 모드를 꺼두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운동을 하고 글을 쓴다. 이 일들은 내가 좋아서 한 일이고, 비로소 내가 나 자신이 되는 일이라고 느끼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런 일들로 나 역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에 대해 생각한다. 그 일은 가능할까? 그러나, 그것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해지는 순간, 내게는 살아가는 매 순간이 일이 아닐까. 회사의 안에 있는 시간도 그리고 밖에 있는 시간도 모두 돈으로 연결되고 업무가 된다면, 그중의 일부는 설사 내가 좋아해 시작한 것일지라도 나는 충족될 수 있을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더 빨리 더 많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세상 돌아가는 일을 파악하며 수익 창출이 가능해지는 것이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우리의 삶을 더 낫게 만들어준 것일까? 더 빠르게 더 다양한 경로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우리에게 편리한 삶을 가져다준 것은 맞았나. 휴대용 기기를 이용해 투자를 하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운동까지 하는데 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번아웃이란 단어에 더 많이 노출되는가. 왜 우리는 내 이름으로 된 집 한 칸 마련하기가 힘들고, 왜 여전히 가사노동으로 힘겨워하고 성차별은 사라지지 않을까.


직장에서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고 신입사원의 면접을 보는 위치가 되었을 때, 나는 내 앞에 놓인 이력서들의 화려함에 당황했다. 어학연수는 기본이었으며 외국어 점수 및 자격증을 비롯하여 고학력자들이 수두룩했다. 나 때는, 이라고 말하는 일은 스스로 없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해왔지만, 내 이력서에는 대학 졸업밖에 쓸 수 있는 게 없었다. 나의 이력서로 지금 이들과 경쟁했다면 나는 이길 자신이 없다.


나는 이십 년간 일해오며 투잡에 대해 고민하지만 그러면서도 취미는 여전히 좋아하는 시간으로, 별개의 시간으로 남겨두고 싶다는 여유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가진 게 많지 않지만 나를 갈아 넣어가며 살고 싶진 않다. 이런 생각은 나만 하는 건 아닐 테지만, 그러나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많은 '요즘 애들'은 자연스레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뭐든 수익창출로 연결하고 싶을 것이고, 그런 시간들은 켜켜이 쌓여 어느 순간 번아웃을 가져올 것이다. 여기에 대한 현재까지의 뚜렷한 답은 자신도 알 수가 없다고, 본인도 밀레니얼 세대인 앤 헬렌 피터슨은 말한다. 그러나 이 한 가지만은 계속해 주장한다. 우리가 가치 있는 건 우리가 해낼 수 있는 혹은 해내고 있는 일들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우리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다고. 살아가는 일, 살아서 버티는 일에 눈 뜨고 감는 시간까지 내내 시달리고 있지만, 그것이 우리의 가치를 드러내는 건 아니라고 책의 처음과 그리고 끝에 재차 강조한다. 어쩌면 지금 기억해야 할 것은 그것이 유일할지 모르지만 그 외의 답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요즘 애들'이 아니라 '요즘 애들'을 이렇게 만든 그 전 세대들이.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4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아 2021-12-30 08: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즘 애들>이 책은 요즘 애들만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처한 현실과 그렇게 만든 어른들을 말해주는 듯 하네요. 각자도생과 과도한 스팩쌓기 안타까워요.게다가 코로나까지...<90년생이 온다>랑 이 책 읽어보고 싶어요!!

다락방 2021-12-30 09:02   좋아요 4 | URL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딱히 어떤 해결방법을 제시해주지는 못하지만 능력이 아닌 존재 자체로 가치 있다는 말을 해주는 것은 꼭 필요한 말이었다는 생각도 들고요. 저는 한 번 더 읽어보고 싶어서 팔지 않고 가지고 있긴한데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어요.

웽스북스 2021-12-30 08: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국민연금 믿는 1인이에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2-30 09:02   좋아요 5 | URL
저는 사실 그전까지 생각도 못하고 믿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믿고 싶어서 믿으려고요. ㅋㅋ 그걸 믿는 것이 저의 살 길..... 믿읍시다!

그레이스 2021-12-30 09: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진단은 방법을 찾는 첫번째 걸음.

다락방 2021-12-30 11:26   좋아요 2 | URL
열심히 스펙 쌓는다고 돈을 잘 벌게 되지는 않으니 세상을 어찌 살아가나요.. 휴..

거리의화가 2021-12-30 10: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취미에 대한 부분 많은 생각을 갖게 하네요. 좋아하는 일이 투잡이 된다 해도 만족할 수 있을까. 오히려 그 기쁨 자체는 줄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 때가 있거든요. 물론 그것이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가정하에요^^; 만약 그렇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최소 몇 년 이상은 더 해야 취미 생활을 즐기며 살 수 있겠죠.

다락방 2021-12-30 11:28   좋아요 3 | URL
저도 앞으로의 제 삶을 위해서 투잡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마땅한 세컨잡을 떠올릴 수 없기도 하지만 설사 투잡을 하게 된다면 제 삶이 너무 빡빢하지 않을까 싶고요. 취미가 돈으로 연결되는 건 매우 이상적이지만, 그런데 처음만 이상적이지 어느 순간 돈을 보고 취미를 유지하지 않을까 싶고요. 그렇다면 그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로 유지될 수 있을까 싶어요.
저는 어른이 되면 막연히 삶에 고민은 없을 줄 알았는데 먹고 사는 일은 나이 먹어도 계속 고민이네요.

새파랑 2021-12-30 10: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작가님의 생각과 고민들이 공감되면서도 너무 멋지네요. 신문 칼럼에 실려야 하는 글 같아요~!!

신입사원들이 이력서는 화려해도 이작가님을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글도 더 잘 쓰고 책도 출판하시고~!!
(1인 2메뉴 주문 능력까지 ㅋ)

다락방 2021-12-30 11:29   좋아요 3 | URL
아이고 새파랑 님은 언제나 저에게 좋은 말만 잔뜩 해주시네요.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1인 2메뉴는 능력이라기보다 식탐이지만 어쨌든 늘 잘먹도록 하겠습니다. (응? ㅋㅋ)

- 2021-12-30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여러가지 기분이 들어요. (아직 생각할 총기까지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거듭 말하지만, 그런데 정말 존재 자체만으로 소중하다는 느낌이 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말이 세상에 있구나 그걸 느끼는 사람들이 세상에 있구나 하는 정도.... 그 정도만 실눈 뜨듯 생각해보겠습니다.

저는 밀레니얼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전까지 imf키즈라는 게 가장 와닿았어요. 불안. 요즘애들에 어떤 정동과 본질적인 무언가가 있다면 그건 불안 인것 같아요. 불안해요. 투잡안하면 벼락거지 될 것 같아서 불안해요. 불안해서 관계에 의존해봤는 데 관계가 저를 성장시키지 않아서 불안했어요. 그럼 성장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글쎄요. 성장하지 않는 채로 있으면 불안해요. 매일 투두리스트를 만들고 그걸 조금씩 지워나가고. 그렇게 살지 않으면 그렇게 하루를 보내지 않으면... 되게 무가치하게 느껴져요. 그러다 번아웃 상태가 되는데 번아웃에 빠져봤을 떄의 그 무가치함을 알아서 더 불안해요. 하하하하하하하. 그래서 뭐 열심히 돈내서 상담에 의존하고 열심히 투잡해서 안전가옥?을 꾸리고 .... 뭐라도 하자뭐라도 하자.. 그러나 알지. 이 뭐라도 하는 버둥거리는 삶이 세상의 평균을 높여서 또 모두를 힘들게 한다는 거.. 그래서 어떡해? .........

그럴 땐 둔너서 밀린 책이나 읽자~.

다락방 2021-12-31 09:02   좋아요 1 | URL
사실 모든 밀레니얼 세대가 모두 이렇다 라고 할 순 없겠지요. 다만 이런 사회에서 이렇게 되는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정도의 이야기가 맞을 것 같아요. 존재 자체가 소중하다는 얘기는 굳이 이 책의 저자가 말해주지 않아도 우리가 스스로에게 그리고 서로에게 말해주어야 하는 중요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어서, 무엇이 되는 사람이라서 소중한게 아니라 그냥 나는 나 자체로 소중한 거라는 것. 아마 쟝쟝님도 그런 말을 지금보다 더 많이 만나게 된다면 조금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쟝님이 번아웃 올 정도로 너무나 열심히 사는 것 같아서 좀 살살 해도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자신을 먹여 살리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은 기본적으로 저의 삶의 태도와 닮아 있어서 사실 존경하고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치지 않을 정도로만 하자. 내면의 불안을 다스리도록 해봅시다. 저는 사실 다른 종류의 불안을 갖고 있어서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라는 책을 사두긴 했습니다만... 아아.. 왜 모든게 책인가. 알라딘만 부자된다... ㅋㅋㅋㅋㅋ

아무튼 쟝님 소중해. 오케?

- 2021-12-31 09:42   좋아요 0 | URL
오케오케 아무것도 안해도😁 세상에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도☺️ 나는 존재 자체로 소중해….😋
근데 우리 다르고도ㅠ비슷한게 뭐냐면 …
다락방은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잖아요 ㅋ
저도 사놓고 읽어야지 하는 책 제목
<불안은 우리를 삶으로 이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좀 더 지독한 인간이다 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

다락방 2021-12-31 09:53   좋아요 1 | URL
아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쨌든 우리 둘다 불안하고 그래서 살아보려고 책도 사고 그랬다. 그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12-31 09:54   좋아요 0 | URL
응 ㅠㅠ 근데 나 왜 눈물이 나지 (… 아 침 부 터 우는 중…) 안웃겨 ㅠㅠ 우어어어우ㅜㅜㅜㅜㅠㅜ 뭔갈써야겠다ㅜㅠㅠ

독서괭 2021-12-31 05: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다락방님, 이 책 좋으셨군요. 저도 <90년생이 온다> 마저 읽고 읽어봐야겠습니다. 요즘 애들은 정말 부지런히 사는 것 같아요. 조직이 날 지켜주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인가… 그 결과가 번아웃이라니 슬픈 일이네요..

다락방 2021-12-31 08:59   좋아요 1 | URL
네 좋았어요, 독서괭 님.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다음 책으로는 <자본주의 키즈의 반자본주의적 분투기>를 정해두고 있습니다. 후훗.
저보다 여러모로 스펙이 좋은 젊은 친구들이 힘들게 살고 있는게 너무 이상해요. 좋은 스펙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만큼 열심히 노력했을텐데 말입니다. 아무튼 저는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과도 더불어 살아가고 있지만 저보다 젊은 사람들과도 더불어 살아가고 있으므로 더 읽어보려고 합니다.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2022년 3월의 도서는 '바바라 크리드'의 《여성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이다. 이 책에는 남성이 임신이 불가능한 육체이므로 임신을 할 수 있는 여성을 끊임없이 질투하고 의심하고 침입하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영화들속에서 인공적인 괴물을 만들어내는 건 남자라고도 얘기한다. 여자들은 자신의 몸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데 굳이 상상으로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 


'필리스 체슬러'의 《여성과 광기》를 읽다 보면 떠오른 이야기들이 무수히 많은데, 그중 하나는 <X 파일> 이다. 텔레비젼에서 시리즈로 해줄 때 이 프로의 매니아가 많았던 걸로 기억하고 또 드라마속 주인공인 스컬리를 따라 이과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많았다고 하는데, 나는 이 프로를 즐겨 보지 않았다. 나는 딱히 신비한 일이라든가 외계 생명체라든가 하는 지금의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들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편이라서. 그런 내가 우연히 본 X 파일은 사탄 혹은 악마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남자가 인간의 모습을 한 사탄인데 인간 여자와 섹스해 임신시키고 그리고 태어난 아이를 바로 죽이는 거다. 드라마 시작 부분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처음엔 아이 아버지가 자꾸 아이를 죽인다는 신고를 받고 멀더와 스컬리가 수사에 나섰던 것 같다. 그렇게 아이 아빠를 잡고 보니 사탄이었고, 그래서 왜 그랬냐 하니 자신은 태어난 아기가 자기처럼 사탄이 되는게 싫었다는 거다. 세상에 사탄이 하나 더 늘어나는 걸 원치 않아 죽이게 됐다고.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대략 이런 맥락이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이 드라마 속에서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 한 여자가 웃으면서 클로즈업 되고 끝나는 거였는데, 사연인즉슨, 이 여자도 사탄이었는데 사탄의 아이를 낳고 싶었던 것. 그래서 부러 이 남자가 사탄인 걸 알고 접근한거였다. 자신의 뜻대로 사탄을 잉태하고 출산한 이 여자 사탄은 웃으면서 그 아이를 데리고 멀리 도망치는 거다. 원치 않았지만 세상에 사탄 하나를 살려두었다는 생각 때문에 사탄 남자는 괴로워하고. 이 이야기는 그 자체로 너무 흥미롭고 인상깊었다.



우나 스태너드(Una Stannard)는 「남성의 모성본능The Male Maternal Instinct」이라는 논문에서 여성의 출산 능력을 교회가 찬탈함(교회는 세례를 통해 아이에게 진정한 '탄생'을 부여한다)과 동시에 이 능력을 평가절하한 과정(예수는 동정으로 탄생했다)을 기술한다. 남성의 '영혼'은 거룩하거나 악마적인 자신의 씨앗을 심으려고 여성이라는 '그릇'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따라서 여성은 실제로 '소유될' 수 있었으며, 더 기가 찬 것은 피임을 통해 누구에게 소유되고 싶은지, 그리고 '소유될'지 말지 여부를 통제할 수 있었다. p.246




어제 드디어 1년 걸린 성경읽기를 마쳤다. 나는 이로써 성경을 한 번 완독하게 되었는데, 창세기와 출애굽기 읽을 때는 메모도 해가면서 정성스럽게 읽었건만 뒤로 갈수록 글자만 읽고 있었다. 무엇보다 창세기와 출애굽기에는 이야기가 있었다. 막장 스토리..


위의 필리스 체슬러의 책 인용문을 보면 여성의 출산 능력을 교회가 찬탈했다는 논문이 언급되는데, 그 주장은 어쩌면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나 '비종교인' 이며 '여성'으로서 성경을 읽어보았을 때, 그렇게 주장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은 든다. 성경이 대놓고 여성을 혐오하자고 이끌었다기 보다는 혐오에 대한 근거를 찾아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읽는 내내 드는거다. 처음 창세기부터 남자를 돕기 위한 존재로 여성을 만들었고 그 후에도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로만 여겨지며 출산만이 여성이 가진 능력인 듯한 이야기가 반복된다. 성경을 자세히 공부한다면 그 모든 구절구절마다 어떤 숨겨진 이야기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이렇게 한 번 읽어본 성경은 여성은 열등한 존재이고, 여성은 음란한것이 가장 큰 죄악이며(여자의 음란함에 대해 어찌나 반복해 얘기하는지 내가 음란하다고 대로 한복판에서 소리지르고 싶었다),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도 않는다. 


필리스 체슬러의 책과 여성괴물을 거쳐 생각해보게 되는건, 임신과 출산을 여자가 하는 이상 남자는 '나의 대를 잇는다'는 것에 대해 불안할 수밖에 없고(일단 여자는 굳이 자신이 낳은 아이를 친자검사 하지 않아도 된다. 친자검사는 언제나 아버지의 몫),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이성간 데이트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것처럼 '상대를 낮춰 나를 높이는' 현상이 그대로 반복되는 게 아닌가 하는거다. 고대부터 생리를 천하게 여기고 여성을 강간하는 그 모든 행위들은 결국 임신과 출산이라는 것을 자신들이 할 수 없어서였던 건 아닌가.

여자의 죄악을 자꾸 음란하다로 몰고가는 것, 그래서 여자들로 하여금 어느 순간 음란하지 않은지 자꾸만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 이 모든게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여자가 한 남자만 보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그녀가 낳은 아이가 '나의' 아이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니까. 그렇게 나에게만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음란을 죄악으로 주입시킬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그동안 읽어왔던 여성주의 책들에서 보면 모든 종교가 형태도 다양하고 신을 모시는 방법도 다양했으되 여성을 혐오하는 것에 있어서는 모두 한마음 한뜻이었다. 



존 퍼트넘 데모스(John Putnam Demos), 캐럴 칼슨(Carol F. Karlsen)등은 마녀는 혼자 살고, 어떤 남성의 제재도 받지 않으며, 교회가 탐낼 만한 규모의 재산을 갖고 있었다고 말한다. 한편 몇몇 역사학자들은 마녀로 몰린 여성들은 매 맞는 여성이었다고 말한다.

한편 미슐레는 봉건제 하의 가난과 기독교 신앙이 결합하여 여성을 너무나도 야만적으로 대했기 때문에, 여성 중 일부는 '이상하게' 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한 여성들은 남편에게 속하지 않고 혼자 또는 그들끼리 함께 살았다. 미슐레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마녀들이 아마도 (혹은 실제로) 근친상간, 레즈비어니즘, 동성애, 집단성교를 포함한 섹슈얼리티를 제례 의식화했기 때문에 박해당한 것으로 본다. 교회가 금지했던 것을 찬양함으로써-교회의 금지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발생했다- 마녀 숭배는 강력한 적대 세력이나 보완적인 종교 구실을 했다. 사즈는 이렇게 언급했다.


마녀는 마치 자신도 모르게 정신질환자가 된 것처럼 자신의 의지에 반해 타락하고 비정상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녀는 실제로 마녀인지 아닌지를 확증하는 특정한 진단 절차에 복종하고, 마침내 자유를 잃고, 종종 생명까지 박탈당하게 된다. 그것도 마녀 자신을 위한 조처라는 그럴듯한 명분 아래서. -p.246~247



자, 이쯤에서 '실비아 페데리치'의 《캘리번과 마녀》를 들춰보자.



가톨릭과 청교도 국가 모두 다른 모든 영역에서는 서로 전쟁을 치르면서도 마녀를 박해할 때만큼은 어깨를 걸고 뜻을 같이했다는 사실은 마녀사냥의 정치적 본성을 깊이 드러낸다. 따라서 마녀사냥은 종교개혁으로 인한 분란 이후 유럽 통합의 첫 사례이자, 새로운 유럽 국민국가의 정치에서 최초의 통합의 장이었다는 주장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 마녀사냥은 모든 국경을 넘어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독일, 스위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스웨덴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국가와 교회는 어떤 공포를 느꼈기에 합심하여 이런 집단학살 정책을 펼쳤던 것일까? 왜 이렇게 극심한 폭력이 횡행하게 되었을까? 그리고 왜 그 주요 대상이 여성이었던 걸까? -《캘리번과 마녀》, p.247-248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지배계급은 여성을 탄압함으로써 프롤레타리아트 전체를 훨씬 효과적으로 억눌렀다. 지배계급은 이미 토지를 빼앗겨 빈곤해지고 범죄자로 몰린 남성들이 자신의 불행을 거세의 힘을 가진 마녀의 탓으로 돌리게 만들었고, 여성들이 당국에 저항해 획득한 힘을 자신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사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대부분 교회의 여성혐오적인 선동 때문에) 남성들이 여성에 대해 깊이 품게 된 모든 공포는 이런 맥락에서 동원되었다. -《캘리번과 마녀》, p.281



필리스 체슬러는 '자살은 여성으로 태어난 것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치료)이었다' (p.247) 라고 말하는데, 여기에 20세기 정신질환자들을 화형시키거나 물의 시련 재판을 근거로 든다. 물의 시련 재판이라면 익히 우리가 아는 그것, 폴라 호킨스가 소설로도 써주었던 '드라우닝 풀'이다.




Drowning Pool '익사의 웅덩이'라는 뜻으로, 봉건 시대 스코틀랜드의 법에 따라 여성 범죄자들을 처형하기 위한 목적으로 판 웅덩이나 우물을 가리킨다. 16-17세기 마녀 재판이 횡행하던 시절에는 마녀로 고발당한 여성의 유무죄를 시험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 물에 빠뜨려진 여성은 물속으로 가라앉으면 마녀가 아닌 것으로, 물 위로 뜨면 마녀로 간주되었다. 어느 쪽이든 결국엔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투 더 워터》,p.7

 






정신질환자로 몰리지 않기 위해, 마녀로 몰리지 않기 위해, 그래서 결국 죽음으로 몰리지 않기 위해 여자가 할 수 있는 건, 남자들이 원하는 여성모델로 살면 되는거였다. 삶에 불만을 품지 말고, 의심하지도 말고, 의문을 갖지도 말고, 우울해하지도 말고, 가사노동하고, 다른 남자를 쳐다보지 말고, 남편 뒷바라지 하고, 아이 낳고 키우는데 최선을 다하면서 아름다운 가족 행복해요 이것은 나의 삶의 기쁨~ 이라고 해야하는 거였다. 한마디로 '생각 없이' 사는 것. 그래야만 물에 빠져 죽거나 불에 타서 죽는 일을 피할 수 있는 거였고, 그래야만 정신병원에 감금되는 일을 피할 수 있는 거였다. 



그러니 그간의 역사를 통해 알 수 있었던 대로 필리스 체슬러가 1970년 미국심리학회의 연례모임에서 그동안 정신과전문의들로부터 이용만 당한 여성들에게 백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요구한 것은 마땅히 그러해야 하는 일이었다.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이었고 그래서 당시에 그 자리의 2천 명이 넘는 (거의 남성) 회원들로부터 비웃음을 당했지만, 미친여자 취급 당했지만, 그러나 필리스 체슬러가 이 모든 일들을 알게된 이상 가만 있을 수 없는 거였다. 배상해, 너네 책임져, 너네가 그러면 안되는 거였어! 라고 으르렁 거려주시니 아, 위대한 분이시여...

나는 이 책 한 권이 왜 필리스 체슬러가 그러한 요구를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증거라고 보았다. 

















'마녀' 하면 생각나는게 이 소설인데, 여성과 광기 읽으신 분들은 혹은 앞으로 읽으실 분들은 '대프니 듀 모리에'의 《나의 사촌 레이첼》도 함께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처음엔 왜 굳이 젊은 남자를 화자로 내세운걸까, 하며 읽다가 마지막에


!!!!!!!!!!!!


이렇게 된다.



아니, 너무 좋지 않나. 필리스 체슬러는 자신의 연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정신질환과 마녀에 대해 분석한 글을 써주고 대프니 듀 모리에와 폴라 호킨스는 소설을 썼다. 애초에 신이 여성을 빚었던 그 의도가 뭐였든, 여자들은 훨씬 똑똑했고, 똑똑해졌고, 똑똑해지고 있다. 진화하고 있다, 여자들은.



자, 여러분 우리는 1월에 '웬디 브라운'의《남성됨과 정치》로 다시 만나요!



캐럴린 저브 엔스(Carolyn Zerbe Ennes) 박사는 2004년 여성주의와 상담: 기원, 주제, 다양성 Ferminist Theories and Ferminist Psycho-therapies: Origins, Thermes, and Diversity (한울, 2009)에서 "식이장애가 성취에 대한 불안을 잠재워주는 생존 수단일 수 있다. 완벽한 몸매를 가지는 것은 높은 성취를 한 여성들이 외롭고, 무자비하고, 여성답지 않거나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피하는 방법일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떤 이론가들은 "신체적인 자기"에 집중하는 것은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정신적인 자기를 보상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말한다. - P24

나는 프로이트가 천재라고 생각한다. 많은 중요한 부분에서 그는 옳았다. 무의식적 동기는 존재하고, 증상과 꿈은 해석될 수 있으며 ‘대화 치료(talking cure)‘는 유효하다(말하고 듣는 치료법은 프로이트의 환자였던 안나 오(Anna 0.)가 제안한 것이었다. 베르타 파펜하임이라는 본명을 가진 그녀는 부유한 정통 유대인으로, 후에 페미니스트이자 반나치 운동가가 되었다).
하지만 여성의 마조히즘과 남근선망에 대해서는 틀렸다.
또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잘못 이해했다. 유대계 그리스도교나 이슬람 문화에서 실제로나 심리적으로나 죽임을 당하는쪽은 아들이지 아버지가 아니다. 프로이트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도 이해하지 못했다. 천재 프로이트도 자기 시대의 가부장제를 초월하지 못했던 것이다. 누군들 자기 시대를 초월할 수 있겠는가! - P46

페미니스트 심리치료사는 믿는다. 여성들이 "너무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기에 앞서 남자들이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
는 말을 여성들에게 들려줄 필요가 있다고, 아버지들 역시 자녀문제에 똑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여성을 구원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심지어 스스로 페미니스트 구세주라고 자처하는이들도 여성을 구원할 수는 없다. 여성 스스로 자신을 구원하지않는다면 말이다. 자기애(自己愛)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토대가 된다. 가부장제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가부장제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투쟁은 기적과도 같은 작업이자 평생의 과업이다. 내재화된 자기혐오와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폭력으로부터 도망친, 혹은 그런 것에 맞서싸우고 있는 여성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 P57

어떤 여성은 정신적 외상을 넘어설 수 있지만 어떤 여성들은 그렇지 못하다. 강간과 구타의 희생자 중 상당수는 페미니스트들의 지지와 충고를 원하지만, 일부는 그런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일부 여성은 구원되기를 원하지만, 또 다른 일부는 너무나 상처가 심해서 자신을 구원하는 일에 참여할 수도 없다. - P68

그 후, 나는 적어도 다섯 권의 책에서 모성을 다뤘다. 일례로 1978년에 출간한 『남성에 대해서 About Mer에서 나는 남성들의 심리학적 · 경제학적 · 종교적 · 기술적 표현에서 드러나는 남성의 자궁선망(uterus envy)에 대해 썼다. 그즈음 나는 남성을 이해하고 싶었다. 가령 남성이 젠더 위계에서 여성보다 우위에 있다면, 남성 간에 보이는 절대적 순응과 복종, 그들이 경멸해 마지않는 여성에 대한 완전한 의존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P72

그리고 마침내 『페미니즘의 죽음: 여성의 자유를 위한 다음 투쟁은 무엇이 될 것인가 The Death of Feminism: What‘s Next in theStruggle for Womens Freedomi (2005)에서 나는 이슬람교도, 중동 그리고 아랍의 여성과 남성의 심리를 개괄하기 시작했다. 또한 이슬람교의 성차별 정책의 위험성을 분석했고, 이론적 · 실질적으로이에 반대하는 서구인, 특히 페미니스트를 연구했다. 한때 이해하기 쉽고 정치적으로 옳은 방식으로 통했던 다문화적인 접근은 궁극적으로 모든 여성을 위한 인간 권리의 보편적인 기준을옹호하는 페미니스트 이념을 세우는 데 실패했다. 뉴욕 9·11테러, 마드리드 3·11 테러, 런던 7·7 테러의 그늘에서 우리는더 이상 이슬람 테러리즘의 위험을 축소하거나 이들의 요구를들어줄 수 없다. 여기에는 여성 혐오도 포함된다. - P75

「행복한 결혼의 패러독스 The Paradox of the Happy Marriage」 라는논문에서 제시 버나드(Jessie Bernard)는 일반적으로 남편들은 아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결혼생활에 관해 보다 긍정적인 견해를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대다수 남편들은 결혼생활에서 아내보다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가사의 편의와 성적인편리, 정서적 안정과 같은 면에서 아내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는다. - P110

여자아이는 신체적인 애정, 양육, 강렬한 정서적 즐거움을 얻기 위해 아버지에게 의존한다. 이것은 어른 남성에게는 성적인’ 것으로 경험되는 의존성으로, 정확하게는 여성(딸)의 순진함, 무기력, 젊음, 일부일처제에 대한 맹목적 숭배라는 속성에근거한다. 섹슈얼리티(성적 쾌락)와 관련하여 본질적으로 음탕하고 근친상간적인 모델은 대단히 보편적이다. 이런 측면은 혼인법과 관습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강간범, 어린이를 괴롭히는 치한, 사창가에 빈번히 드나드는 사람이라 해도 법적으로 기소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섹슈얼리티의 모델은 신화적으로볼 때 올림포스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신들의 아버지 제우스는 많은 숫처녀들을 유혹하여 강간하고 임신시켰다. 기독교의교부(아버지 신)도 신성한 후손을 위해 처녀를 선호했다. - P130

같은 시기에 미국과 제3세계에서 에이즈 감염자를 포함한많은 남성들이 점점 더 어린 여성 그리고 어린아이들과의 무방비적인 성관계를 고집해왔다. 그들은 자신의 상대에게 무시무시한 에이즈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
남성의 성욕과 탐욕이 전 세계적으로 여자아이들과 여성에대한 끔찍한 인신매매를 조장해오고 있다. 1970년대 초 방글라데시에서 강간은 공공연한 장소에서 자행되어 비디오에 녹화된 윤간을 포함해 - 전쟁의 무기가 되었다. 1990년대 보스니아와 알제리에서, 가장 최근에는 르완다와 수단에서도 마찬가지다. 그곳에서 여성들은 생식기를 훼손당하고, 질이 꿰매어졌다. 이는 곧 윤간이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물리적고문과 마찬가지라는 의미이다. - P169

물리적인 행동 - 심지어 자기 생명을 빼앗는 아주 절묘하게 사적인 행동 - 은 여성들에게 대단히 힘들다. 여성의 조건화된 행동은 정신적이고 정서적인 자기파괴에서 보다 편안함을느끼도록 규정되어 있다. 여성은 혼자서 혹은 여성(스스로)의손으로보다는 다른 사람이 있는 가운데서 혹은 남성의 손으로자신의 육체성을 경험하도록 ㅡ 그것이 폭력적이고 파괴적이거나 즐겁거나 간에 - 조건화되어 있다. 여성의 자살 시도는 현실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적개심으로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만들기보다는, 무력한 목을 드러내놓음으로써 자기희생을 위한 제례의식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다. 여성의 눈물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자살 시도는 체념과 무기력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행동이다. 이것만이 일시적인 구원 아니면 부수적인 보상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스로를 죽이려고시도한 여성들이 반드시 친절한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다. 자살시도는 ‘여성성‘의 숭엄한 제례의식이다. - P172

이상적으로 말해 여성은 ‘이기기 위해 ‘지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자살에 성공한 여성은 비극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여성적‘ 역할을 넘어서거나 거부하는 것이다.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말이다. 심지어 죽음까지 불사하면서. - P172

이로써 여성이 건강하려면 여성이라는 자기 성별에 합당한 행동 규범에 적응하고 그것을 (심지어 사회적으로 그다지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유형일지라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분명해진다. 실험 결과에 대한 연구자들의 분석에서 드러나듯
"(성별에 따른 이와 같은) 배치는 성숙하고 건강한 개인을 기술하기에는 대단히 부적합한 방식처럼 보인다". 우리 문화의정신건강 윤리는 남성적이다. 이와 같이 성별에 따라 정신건강에 관해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탓에 인간의 정신건강에 관해서는 오로지 남성적 기준만이 존재하고, 이는 사회와 의사 모두에 의해 강화된다. 비록 대다수 여성들의 제한적인 ‘자아 자원(ego resources)‘ 무제한적인 의존성‘과 두려움이 사회와 그 사회의 행위자(의사)들에 의해 혐오와 동정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성들에게 허용되는 다른 행동 유형이란 없다! 여자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불안한 ‘순종‘, ‘수줍음‘, ‘속좁음‘ 등은 결코 문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 P198

그런 특징은 오히려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에 비해 훨씬 빨리 ‘성장하는‘ 증거로간주된다. 남자아이들의 공격적인 행동이 문제가 되는 유일한이유는 가부장제가 그들이 좀 더 나이가 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남성성‘을 실천하도록 원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전통적으로 성 고정관념은 여자아이들과 여성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학교 교사나 사회복지사 또는 심리학자들은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잔혹함(집단 괴롭힘, 조롱, 배척, 비방)을 거의 눈치챌 수 없었다. - P199

모친에 의한 아동 학대가 존재하고, 이는 가난, 약물중독,
실업 그리고 미혼모의 과중한 육아 부담에 의해 더욱 악화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어머니는 성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방임하거나 버리거나 살해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충분히 좋은‘ 어머니들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에 비해 많은 아버지 또는 동거 중인 남자친구가 아기나 아이에대해 인내심이 적고, 일상적으로 아이들과 경쟁하거나 아이들을 때리고, 버리고, 심지어 죽인다. - P206

대다수의 여성 정신질환자들은 자신을 병들거나 ‘나쁜 사람으로 여기며, 대단히 자발적으로 정신병원에 몸을 맡긴다. 경제적·육체적 · 성적 박탈이나 처벌에 대한 공포가 여성들에게 자기희생을 대단히 고귀한가치로 여기게끔 가르치기 때문에 그들은 대단히 ‘자연스럽게’자기희생을 수행한다. 이 자연스러운 자기희생에 관한 여성들의 분노가 스스로를 ‘미치게 만들고 나면, 병원의 관행이 그들의 희생을 어쨌거나 강요할 것이다. - P250

심리치료 제도는 나쁜 결혼을 어쨌거나 유지하는 방편으로, 아니면 좋은 결혼을 하기 위해 나쁜 결혼을 끝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일부 여성, 특히 젊은 독신의 여성들은남성 치료사와 상담을 진행하면서 남편감을 잡는 법을 배우는방편으로 심리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여성들은 아마도 치료 과정에서 자신의 독자적인 정체성이나 다른 여성들과의 관계 부족에 대해서보다는 남편이나, 남자친구에 대해 혹은 이들이 없음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할 것이다. - P254

대부분의 아내들은 남편을 포함해 다른 남성들이 있을 때는 단순한 - 하지만 진지한 - 대화마저 대체로 불가능하다. 아내(여성)들은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거나, 남성들이 이야기할 때 조용히 듣는 편이다. 반면에 여성들이 이야기할 때 조용히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남성은 거의 없다. 심지어 많은 여성이 있는 자리에유일하게 참석한 남성일지라도 그는 여성들에게 질문할 것이며, 혹 참을성 있게 듣는다 하더라도 아마 우월한 입장에서 대화를 통제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심리치료를 받는 환자(여성)는 우월하고 객관적이라고 여겨지거나 혹은 적어도 그럴 것이라고 기대되는 심리치료사로부터 이야기해보라는 권유 - 사실은 지시를 받는다. 심리치료사는 미묘한 보상체계(관심, 해석 등)나 보상의 철회를 통해궁극적으로 환자가 말하는 것을 통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심리치료사가 환자에게 여성의 역할과타협하도록 시도한다는 의미에서 통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P255

극적이고 극단적인 형태의 착취가 있다는 것은 이보다 덜극적인 형태의 착취는 만연해 있음을 의미한다. 잔혹 행위와 추문은 일상적인 사건이다. - P288

심리적으로 보면 여성은 병 원 밖의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보다 심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의존적이고 매달리는 존재이다. 이런 사례에는 일반적으로 나이 많은 남성과 젊은 여성이 관계되어 있다. 이때 남성은 무의식적인 권력 ·사랑·지혜·보호의 신호를 보내며, 여성은 이런 신호에 자동적으로 응답하도록 자라왔다. 환자와 심리치료사 사이의 이런 거래는 ‘유혹‘ 혹은 ‘치료과정의 일부‘로표현된다. 그러나 이는 법적으로는 강간, 심리적으로는 근친상간의 한 형태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적인‘ 정체성의 필수조건이 바로 근친상간 금기의 위반, 즉 아빠 선호‘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것이며 뒤이어 강력한 아버지 같은 사람과 결혼하거나 사랑에 빠져드는 것이다. - P289

성적인 거리가 아니더라도 심리치료사와 환자 사이를 매개하는 많은 종류의 거리‘가 있다. 하지만 성적 접촉이 반드시 다른 형태의 의사소통을 보장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종종 방해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접촉의 대부분이 중년의 남성 심리치료사와 젊은 여성 환자 사이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다.12 여성 심리치료사와 남성(혹은 여성) 환자 사이에 그런 접촉은 대체로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심리치료사가 동성애자가 아닌 이상 남성심리치료사와 남성 환자 사이에서도 대체로 발생하지 않는다. - P291

열 명의 심리치료사 중에서 아홉 명은 전반적으로 성적인접촉을 하는 동안 스스로 선교사‘가 된 것처럼 생각했다. 여성환자 중 일곱 명은 처음에는 오르가슴을 경험하지 못했으며, 네명은 치료 기간을 통틀어 전혀 경험하지 못했다. 일곱 명의 여성이 마침내 오르가슴을 경험한 것은 첫 성관계 이후 한 달 이내에서 9개월 사이였다. 심리치료사 중 네 명은 성관계 때 발기를 유지하기 힘들었다. 피상적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이런 정보를 종합해보면 ‘유혹하는 치료사들은 형편없는 애인이라는단순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P296

여성은 ‘두뇌‘ 아니면 성기‘, ‘가슴‘ 아니면 ‘성기‘, ‘어머니’ 아니면 성기‘라는 양자택일을 할 때라야만 남성에 의해 받아들여진다. 여성은 정서적이고,
지적인 동시에 성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드물다. 여성이 이 세 가지 능력 모두를 발전시키기는 대단히 힘들다는 점은 그다지 놀라울 것도 없다. 여성은 정서적이고 지적이며 성적인 능력을 누구와 공유할 수 있는가? 자기 비하, 성적 소심함,
이성애를 모델로 한 역할놀이를 극복하려고 하는 레즈비언, 특히 페미니스트 레즈비언들은 지금 시점에서 인간으로서의 여성에게 산파 · 어머니 · 언니·딸· 애인이 될 수 있다. - P368

필리스 그가 남자랑 데이트하라고 권했나요?

프랜시스 그래요. 그랬어요. 그래서 내가 말했죠. "그 짐승들과사귀길 바라는 거예요? 그들이 페니스를 가지고 있단 이유만으로? 남자들은 멍청해요. 나한테 해줄기도 없고요. 남자들과는 토론할 거리도 없어요.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섹스 말고 더 있냐고요. 그들은 여자와의 축복받은 생활에서 나를 끄집어낼 뿐이죠. 선생님은 남자들이 어떤 인간인지 전혀 상관하지 않는군요. 남자들은 최악이고 더럽고 뒤틀린 망나니들이에요. 그래도 남자이기만 하면 아무 상관 없다 이건가요? 저한테 지금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가요?" 심리치료사가 대답했어요. "글쎄, 남자랑 얘깃거리를 찾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내가 말했죠. "자, 보세요. 저도 노력했어요. 하지만 남자랑 얘기할 건 아무것도 없어요." - P376

오랫동안 이 나라에서는 흑인 남성이 흑인 여성을 제외하고는어느 누구에게도 분노를 발산할 수 없었다. 흑인 여성들은 그들의 분노를 감수해왔다. - P396

나는 여성이 신체적·심리적·정신적으로 남성과 똑같이 평등한 투표권을 가지지 못할 이유를 전혀 찾을 수 없다. 그렇다고내가 남자들이 실패해온 곳에서 여성들만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맹목적인 헛소리를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여성들이 어떤 사태를 악화시킬 수 없다면 그런 사태를 개선시킬 수도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화가 가능하지 않은 어떤 것을 여성들이 정화시키는 데 성공할 것으로 가정한다는 것은 초능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여성의 가장 큰 불행은 그들이 천사 아니면 악마로 간주되어온 사실이다. 여성의 진정한 구원은 이 지상에굳건히 발붙이는 것이다. 말하자면 인간으로 대우받는 것이며,
모든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어리석음과 실수를 여성 역시 범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다. 한두 번 실수하고 나면 그 뒤에는 제대로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엠마 골드만 - P444

여성들이 정치/적인 경기장에 들어가게 되면, 이미 정치의 장에 내재하고 있는 독소가 감소하게 될 것으로 가정하는가? 가장 격렬한 여성참정권론자들도 그런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 엠마 골드만 - P444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페미니즘에 가장 공감하는 남성 전문가들조차 가부장적인 남성처럼 행동한다는 사실이다. - P457

만약 여성이 중대한 과업을 성취한다 하더라도, 여성은 남성과 달리, 그런 성취를 이루기 위해 자녀를 돌보고 자기 외모를 가꾸는 것을포기한다면 여전히 실패자에 속한다. 여성이 법적이고 지적인투쟁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다른 여성 혹은 다른남성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 그 여성은 실패자가 되고 만다.
남자들에게는 그들을 어머니처럼 돌봐주고, 구겨진 감정을어루만져주고, 저녁을 차려주고, 선물을 사주고, 기분이 안 좋거나 어수선할 때 전화를 대신 받아주는 아내나 여자 비서가 있다. 여자들은 그렇지 않다. 남자들은 또한 그다지 ‘상냥‘할 필요가 없다는 보편적인 통념에 의해 어느 정도 보호받는다. - P501

만약 여성들이 자기 몸을 중시한다면(그래야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여성이 생산 및 재생산 수단을 통제할 때 쾌락·모성·체력 등과 관련한 전체 표현들은 훨씬 더 나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가부장제를 뒷받침하거나 심지어 남성과의 전설 속 ‘평등‘을 지지하는 것은 여성에게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다. 여성들이 가부장제를 지지하는 것은 생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우월한‘지혜에서라기보다는 무력함의 표시라는 견해가 훨씬 타당하다. - P512

지난봄 나는 매혹과 거부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우드스톡‘ 페스티벌 영상을 세 시간 동안 지켜보았다. […] 우선, 거기 나오는 가수와 연주자 중에 남편 이야기를 쉴 ㅐ 없이 늘어놓는 임신한 조앤 바에즈를 제외하고는, 모두 남자였다. -매리언 미드 - P514

나는 생물학적인 과거보다는 기술ㄹ이 발전한 미래에서 대중적 여성해방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한다. 지구상의 여성 인구는 더 이상 적지 않고 전쟁 관습이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 P515

과학이 궁극적으로는 묵시록적인 군사영웅주의보다 혁명적인 승리로 이어지는 것과 마찬자기로, 무기와 군사기술 역시 궁극적으로는 생물학적으로 근육질화된 전쟁을 압도하게 될 것이다. - P515

나는 이성에 의한 강간과 임신이라는 생물학적인 사실과 의미가 가부장제 가족을 구성하는 주요 요인이었다고 믿는다. 남성들이 자신의 유전적 불멸성을 증명하려는 욕구 또한 주요 요인이었다. 이러한 욕구가 너무 강렬해서 남성들은 자녀가 자신의 정자로부터 창조되었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 당연히 여성의 몸을 식민화하고 여성의 자유를 제한할 자격이 있다고 여겼다. - P516

나이 들고 부유한 백인 미국인 남성은 베트남에서, 걸프전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라크에서 전사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리고 가난한 남성들을 전쟁터에 내보냈다. 권력이 없는 남성 집단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그들에게는 아직 권력이 없기 때문에, 대다수는 전쟁의 초기 단계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 P518

미국에서는 흔히 가난한 제3세계 여성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중산층 백인 여성에 비해 ‘강인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들은 중산층 혹은 해방 지향적인 제3세계 공동체 안에서 정치적인 지도자직을 맡지 못했다. 이들 여성은 제3세계 남성들과 백인 남성들이 자행하는 범죄로부터 스스로를, 그리고 자기 딸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도 없었다. - P519

가난한 미국 남성들은 공장과 군대에서 ‘봉사한다.‘ 그들은 직접적으로는 다른 남성에게 ‘봉사하고‘ 간적접으로는 다른 남성의 소유물로서의 여성에게 봉사한다. 가난한 남성들이 임금 인상이나 계급혁명을 위해 투쟁할 때, 임금 산정 방식에 자기 아내의 가사노동과 육아의 중요성을 반영하여 임금을 두 배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P522

여성 ‘승리자‘가 자신을 돌봐줄 여성 또는 남성을 찾는 것보다 남성 패배자가 자신을 돌봐줄 여성을 찾기가 훨씬 쉽다. 이런 관점에서 여성 ‘승리자‘는 실제로 엿어 ‘패배자‘보다 나을 게 없다. - P522

페미니스트 여성들은 이런 제도들이 여성을 억압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공공 및 사회 제도를 점진적이고 근본적으로 장악해야 한다. 여기서 ‘장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까닭은 남성들처럼 공공제도에서 우위를 점해본 경험이 없는 여성들로서는 ‘평등‘이나 ‘개별성‘만으로는 여성의 억압을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P526

다양한 권력을 ‘남성‘이나 ‘가족‘을 통해서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쟁취하는 데 관심이 있어 나선 여성이라면 누구든 가부장제의 심리적인 왕국 안에서 급진적인 행동, ‘승리‘를 위한 모험적 행동을 하는 것이다. - P527


댓글(54) 먼댓글(0) 좋아요(4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다락방 2021-12-29 15:45   좋아요 2 | URL
제가 진짜 너무 오래전에 본거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 사탄은 사탄이 아닌 인간 아기를 낳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늘 설레는 마음으로 이 아기가 사탄인가 인간인가를 확인했고요. 아 이거 다시 볼 수 있다면 다시 보고 싶네요. 저도 정확히 좀 보고싶네요. 당시에 너무 놀라운 이야기였거든요. 와 사람들이 이래서 엑스파일 보나? 했어요.

난티나무 님, 그만 망설이시고 얼른 글 써주세요!! 이 책 일등으로 읽으셨잖아요!! ㅋㅋㅋ

난티나무 2021-12-29 16:14   좋아요 1 | URL
아아 설렘 - 확인 - 살인 ㅠㅠ 이거슨 슬픈 이야기인가 화낼 이야기인가 @@
저도 X파일 꽤 봤지 말입니다. 그런데 기억나는 건 없네요.ㅋㅋ
아! 전번 다락방님 글에 댓글을 못 달았는데 그, 영화 더티 댄싱 ^^;;; 저도 몇 번을 봤는지 몰라요. 광팬이었다고 할 수 있으나! ost 앨범 사고 줄기차게 들었으나!! 영어 가사 찾아보는 데까지는 못 갔다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한 데다가 씁니다. 하하.

다락방 2021-12-29 16:25   좋아요 2 | URL
와 난티나무 님도 더티댄싱 광팬이었다고요? 제가 알라딘에서 더티댄싱 광팬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요! 후훗. 저는 그 영화를 십대가 아니라 지금 봤다면 어땠을까.. 생각 해봤거든요. 그래도 좋아했을지.. 그러고보면 영화든 책이든 저랑 만날 타이밍이 있는 것 같아요. 하필 바로 그 때 만나서 좋아지고 하필 바로 그 때 만나서 싫어지고 그러는거죠. 책(영화)과 내가 만나는 것도 운! 명! ㅋㅋㅋㅋㅋ

저는 트와일라잇도 엄청 좋아했었답니다? 후훗.

난티나무 2021-12-29 16:32   좋아요 1 | URL
지금 본다면… 어이없어 할 것 같아요. ㅎㅎㅎ 계급 차이 표면적으로는 잘(?) 해피엔딩인 듯이 보이지만 파티가 끝나면 환상은 깨어지게 되어 있죠.ㅠㅠ
저도 그 환타지를 좋아했던 것 같고요. ㅋㅋㅋ 어릴 적 이야기네요. 하아~~~~~
트와일라잇은 음… 못 봐가지고…. ^^;;;;;;;;

다락방 2021-12-29 16:34   좋아요 2 | URL
ㅋㅋ 저는 그 시절에 패트릭 스웨이지가 맡은 역할도 멋있다고 좋아했는데(춤이 진짜 끝내주잖아요!) 지금 보게 된다면 ‘저런 남자 피해라, 도망가!‘ 할 것 같아요. 안정적 수입이 있는 남자가 아니라면 등골이 휜다, 그러니 도망쳐서 차라리 혼자 살아라.. 할 것 같아요. 그 남자를 휴가지에서 만나 춤췄던 젊은 시절의 기억만 끌어안고 살아, 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나이든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ㅋㅋㅋㅋㅋ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