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내게 자주 하는 말은식구들 먹을 챙겨라이다. 엄마는 아니라고 하시는데, 엄마는 건강 강박증이 있다. 동생이 자주 하는 말은언제나 웃자이다. 시어머니가 자주 하는 말은항상 조심해라. 조심하고, 조심해라이다. 아이가 내게 자주 하는 말은엄마, 고파요. 빨리 주세요이고 작은 아이가 자주하는 말은 뭐해요? 심심해이다. 




늦은 밤이었다. 나는 있었고, 그녀는 앉아 있었는데, 이제 내가 내릴 역에 지하철이 도착할 참이었다. 우리는 인사를 나눴다. 들어가고요. 이런 말들이었던 같다. 이제 돌아서서 앞으로 가려던 찰나, 마지막으로 그녀가 말했다. 많이 쓰고요. 



어두운 밤길 마을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그리고 며칠간 마지막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많이 쓰고요. 누가 나에게, 헤어지는 인사로, 마지막 인사로, 마지막 당부로 많이 쓰세요라고 할까. 누가 나에게. 식구들 차려주고, 식구들 챙기고, 불조심 해야하는 나에게. 밥을 차리고, 간식을 챙겨주는 것이 본업인 나에게. 누가 나에게 많이 쓰세요,라고 할까. 




















, 양적인 경험을 통해 인간은 현재 하고 있는 작업 이외의 것을 해야 하는 의무에서 벗어난다. (211) 





양적인 경험을 통해 현재 하고 있는 작업(글을 쓰는 ) 이외의 것을 해야 하는 의무(밥을 차리는 )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많이 쓰라, 말에 의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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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2-07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려와 애정을 살짝 놓고 갑니다.

단발머리 2020-02-07 18:33   좋아요 0 | URL
❤️🧡💛💚💙💜💗

유부만두 2020-02-07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네요. 정말.
글 많이 쓰세요. 22222

단발머리 2020-02-08 08:23   좋아요 0 | URL
네~~~~ 글 많이 쓰겠습니다! 감사해요, 유부만두님^^

han22598 2020-02-08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많이 써주셔서 저같은 사람에게 양적인 경험(좋은 글 보는것 ^^)이 넘쳐나도록 해주세요 :)

단발머리 2020-02-08 08:2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han22598님! 어떤 글이든 많이 쓰는게 제 목표에요.
우리 알라딘 서재에서 자주 자주 만나요^^

비연 2020-02-08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의 글은, 참 좋아요~ 많이 많이 써주소서^^

단발머리 2020-02-08 08:25   좋아요 0 | URL
아이공!! 부끄럽고 감사합니다. 많이 많이는 좀 어렵고요. 그냥 많이 쓰겠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psyche 2020-02-10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많이 쓰라고 인사하는 분이 있다니 부러워요. 저도 단발머리님 글 좋아해요. 글 많이 쓰세요!

단발머리 2020-02-11 09:09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psyche님!
제게 그렇게 인사해준 분의 마음이 고마워서 이 글을 썼는데 다른 분들께도 응원을 받네요!
알라딘 이웃님들 참 좋은 분들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