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지 않을 용기 - 알리스 슈바르처의
알리스 슈바르처 지음, 모명숙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부제가 페미니즘을 뒤흔드는 11가지 독설에 맞서다, 인데 그 11가지 독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페미니즘이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역경, 페미니즘에 덧씌워진 오해, 여성을 가르는 페미니즘 내부의 갈등, 페미니즘 화력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영역에 대해 대강이라도 알 수 있게 된다.




 



저자 알리스 슈바르처는 여성운동의 최전선에서 낙태 문제를 공론화하고 여성운동에 비판적인 여성과의 격렬한 토론도 피하지 않는 투사형의 활동가이다. 페미니스트 저널 《엠마》의 발행인 겸 편집자로서 20년 가까이 그 일을 계속해온 열정과 담력이 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주옥같은 말씀들이 너무 많아 밑줄긋기로 소중히 보관한다. 인상 깊은 문단은 여기.

 



꼭 엄마여야 하나?

 


나는 엄마와 할머니가 모성의 재능이 별로 없는 가정에서 자랐다. 엄마와 할머니는 책 읽는 것을 더 좋아했다. 그리고 정치에 대해 토론하고, 극장에 가곤 했다. 집안일은 그분들이 잘하는 분야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나는 행복했다. 우리 가정에서는 남자, 즉 당시로서는 상당히 젊은 할아버지(내가 태어났을 때 할아버지는 40대 중반이었다)가 집안에 굴러들어온 이 어린 여자아이를 먹이고 기저귀를 채우고 양육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가게가 폭격으로 소실되고 제3제국을 위한 총알받이로 징집되기 전, 어떤 식으로든 살짝 도망칠 수 있었기 때문에 어린 나를 돌볼 시간도 있었다. (90)

 



모성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었고, 나와 함께 사는 이들도 이미 알고는 있지만, 모성이 부족한 엄마,라고 말할 때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는 건 아니다. 내가 그렇다는 걸 인정하는 데까지 내게도, 가족들에게도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다.

 


여기, 알리스 슈바르처가 그의 어머니와 외할머니를 지칭할 때 느껴지는 이런 발랄함까지 이를 수는 없겠지만, ‘난 모성이 부족한 엄마였다는 나의 문장보다 엄마는 모성의 재능이 별로 없었다는 내 아이들의 문장이 조금 더 명랑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그 다음 문장도 그대로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엄마는 모성의 재능이 별로 없었다. 엄마는 책 읽는 것을 더 좋아했다. 하하하.    


 


 

우리는 이미 오랫동안 ‘진짜 선택의 자유’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런데 선택의 자유는 실제로 이것을 바라는 ‘모든’ 부모가 전일제 탁아소, 전일제 유치원, 전일제 학교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주어질 것이다. 그런 다음에야 부모들이 정말로 자녀들을 가정에서 돌볼 것인지, 아니면 가정 밖의 탁아소에 맡길 것인지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95쪽)

육아휴직은 처음에는 1년이었는데, 결국 사민당과 녹색당의 활동적인 지원을 받아 3년이 되었다. 이 육아휴직은 독일 여성들의 함정 제1호가 되었다! 육아휴직을 신청할 자격이 있는 여성 중 96퍼센트가 육아휴직을 받아 직장에서 나갔다. 그리고 두 명 중 한 명은 직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나머지 절반은 주로 시간제로, 그것도 그전보다 못한 자리로 돌아갔다. (104쪽)

성폭력과 고문, 그리고 여성 살해가 수년 전부터 팝문화와 영화, 광고사진 내지 패션사진 등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진과 영화, 텍스트가 예컨대 흑인들과 함께 연출된다면, 그러니까 천부적으로 리듬을 타며 눈동자를 굴리는 흑인이 주인을 기꺼이 섬기다가 흑인 적대적인 KKK에게 대단히 도발적으로 목매달려 죽거나 대머리들에게 두들겨 맞는 장면이 연출된다면, 이러한 영상들은 아예 시장에 나오지 못할 게 뻔하다. 인종주의적이라고 낙인찍히고 불법적으로만 소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끔찍한 영상의 경우에도 여성들과 함께 연출될 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것 때문에 격분한 것은 이제까지 기껏해야 몇몇 페미니스트나 그들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뿐이다. (138쪽)

슬픈 진실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즉, 진보적이라고 자처하는 문화의 한 부분이, 조형예술에서 시작되어 연극과 영화를 비롯하여 문학에까지 문화의 포르노화가 진행되는 데 선도자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여성들도 문화의 포르노화에 적극 참여한다. 모던한 여자로 보이고 싶거나 그 일로 이득을 보기 때문이다. (150쪽)

기꺼이 매춘을 하는 사람이 누구란 말인가? 일단 성매매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은 자신과 남들을 속이고 의기양양해하는 경향이 분명히 있다. 이것은 예를 들면 돈을 벌지 않는 가정주부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가정주부들이 "우리 남편은 상냥하고, 나는 행복해!"라고 말하는 스타일과 같다. 또는 "나는 매춘을 좋아서 하고 있어. 그 일은 재미있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렇지만 여성으로서 그 일이 공포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짐작하는 데는 그다지 많은 상상력이나 감정이입 능력이 필요하지 않다. 추측건대 많은 남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폐 몇 장을 받는 대신 자기의 몸과 마음에 손을 대게 한다! 그리고 여러 번 생명의 위험을 무릅쓴다. 왜냐하면 성매매의 상황이 점점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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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0-04-03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모성 재능 떨어지는 저에게 이 책은 위안이 되는데요? 그래도 읽을 엄두가 ;;;

단발머리 2020-04-04 09:25   좋아요 2 | URL
오랫동안 잡지를 발행해서 그런지 다른 페미니즘 책보다는 덜 딱딱하더라구요. 물론 휙휙 던지는 이야기인데 제가 그 당시 사회 배경을 모르니 이해 못 하는 구석도 많았지만요 ㅠㅠ

해가 지고 날이 바뀌고 벌써 4월인데 아이들이 집에만 있으니 그 날이 또 그 날 같고요.
그래도 주말 아침이라 모두 쿨쿨 자는 시간에 잠깐 여유를 부려 책 좋아하는 엄마가 되볼까 합니다. 헤헤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에서 정희진 선생님이 추천하신사랑받지 않을 용기』를 읽는다. 2008년 출판된 책이고 현재 상태 절판이다. 도서관은 휴관이지만 지하철역을 이용해 대출할 수 있어 먼 길을 돌아돌아 책을 손에 넣었다.



이 책에 대한 나의 관심은 우리말 제목이다. 《사랑받지 않을 용기》. “자기 비하를 그만두고 다른 여성을 존중하자. 남성 사회에서 사랑받지 않을 용기를 내자.”(245).  



페미니즘 책에 대해서라면 그냥 정희진 선생님 책을 읽고, 그 책에서 추천한 책을 찾아 읽으면 되겠다. 그런 생각이 요즘 더 자주 든다. 더하고 싶은 말도 없고, 더할 수 있는 말도 없다. 더 정확히는, 더할 필요도 없다. 남성들이 태어나면서부터 남성연맹의 일원이 되는 반면, 여성들은 정치적 내지 사회적 여성연맹의 일원이 아니라는 점이다(27). 이런 통찰과 인식에 무얼 더하고 무얼 뺄 수 있겠는가. 오늘의 선택은 알리스 슈바르처이다. 부제는 페미니즘을 뒤흔드는 11가지 독설에 맞서다’. 참고사항, 현재 절판.



오늘날에는 이들(여성 국가원수들) 중 누구도 자신들이 여성임에도 불구하고그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여기거나 입증하려고 하지 않는다. 또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남성과 똑같이 정치를 한다거나, 그 반대로 바로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과는 다르게정치를 한다는 것을 입증하려 하지도 않는다.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 여성들은 그저 자기들의 일을 할 뿐이다. 그리고 모든 남성과 마찬가지로 그 결과를 가지고 평가되어야 한다. 그러나 여성들에게는 한 가지 제한이 있다. 남성들이 태어나면서부터 남성연맹의 일원이 되는 반면, 여성들은 정치적 내지 사회적 여성연맹의 일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점 때문에 여성들의 경우 직업과 관련된 일이 더욱 어려워진다. 그리고 성공한 여성일수록 그만큼 더 외로워진다. (27)




지금 딱 물어본다면, 화면을 통해 볼 수 있었던 몇몇 여성들이 생각나기는 한다. 박근혜는 공주님이었으니 예외로 하고. 강경화 외무부 장관, 유은혜 부총리, 심상정 대표, 이재정 의원우리 동네 시의원 ㅊㅅ.(이름이 외자임) , 그리고 영웅 정은경 질병관리 본부장.


나경원 의원은 포함되는 걸까 아닐까. 원내대표 시절, 여당과 합의 혹은 협의해 온 결과물을 가져오면, 당내의 깡패 같은 의원들이 결사반대하면서 그렇게나 구박했던 걸 생각하면, 포함되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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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3-31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희진 쌤의 두번째 책도 읽고 계시군요! 저는 그냥 얌전히 모셔뒀는데..
저 저 책 가지고 있어요! [아주 작은 차이 그 엄청난 결과] 예전에 사뒀어요. 아직 읽지 않은 책 중에 한권입니다...

제 경우엔 사랑받지 않는데에 딱히 용기가 필요없긴 한데, 이게 어떤 사람들에게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걸 압니다. 그리고 그 용기를 다들 가졌으면 좋겠어요. 사랑만이 유일한 답도 아니고 지상 최고의 가치도 아니니까요.
[토이 스토리4] 보면, 자기를 데리고 있어줄 어린이를 기다리고 선택되고 싶은 인형이 나오는데, 그 인형과는 달리 어린이에 연연해하지 않고 그냥 제 삶을 사는 인형도 나오거든요. 저는 누가 자기를 사랑해주지 않아도 찾지 않아도 잘 사는 그 인형이 아주 기억에 남아요.

단발머리 2020-03-31 18:51   좋아요 1 | URL
알리스의 책을 이미 가지고 계시다니 완전 부럽네요. 전 이번에 정희진쌤 책 읽다가 알게 됐어요. 아주 시원시원한 분이네요.

아직 235쪽까지 가지 못 해서 사랑받지 않을 용기에 대해서,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겠어요. 예상하자면 남자들이 원하는 여자, 남자들이 바라는 여성성에 갇힌 여자가 되지 않겠다는 각오로 들리고요. 또 하나는 그 바로 앞의 문장, 자기 비하를 그만두고 다른 여성을 존중하자,에서 여성들간의 연대를 강조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앞부분에 페미니즘을 공격하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구요. 쭈욱 읽어나가보겠습니다!!!
 

















5층을 누르고 문이 열렸는데 어둡다. 한발 다가서니 굳게 닫힌 문이 보인다. 이 상황에 대한 두 가지의 판단이 존재한다. 첫번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병원이 폐쇄되었다. 두번째, 오늘이 병원 휴원일이다. 1층으로 내려와 병원에서 발송한 문자를 확인했다. 3 27일 금요일 5시에 진료 예약입니다. 오늘은? 오늘이 몇 일인데? , 26. 목요일. 이 병원을 10년 넘게 다녔는데 목요일 휴원인 걸 바로 지금 알게 된 것처럼. 오후 4 53, 아 오늘이 목요일이구나. 제정신이 아닌가, 스스로를 추스르며 전철역으로 향한다. 나는 왜 제정신이 아닌가.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건조기에 넣고 청소기를 돌리고 급한 걸음으로 나서면서도 책 한 권 챙기는 정신을 가지고 있던 나는, 그 날이 목요일인지, 27일 금요일이 아니라, 26일 목요일인지 왜 몰랐단 말인가.


내가 처음으로 n번방 기사를 읽게 된 건, 국민일보를 통해서였다<[n번방 추적기 1] 텔레그램에 강간노예들이 있다, 국민일보 2020-03-09,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327469> 주범이 잡히기 2-3주 전이었는데, 이전에 작성된 기사를 그 때쯤 처음 봤다. 아침에 기사를 읽고 믿을 수가 없었다. 오후에 다시 한 번 기사를 읽는데 손이 벌벌 떨렸다. 주범이 잡히고 그렇게 n번방이 세상에 알려졌다.


작년부터 취재했다는 ㅎ신문 기자 인터뷰를 들었다. 기사가 한 번 나가자 박사방에서 기자에 대한 신상을 털어오면 vip방으로 업그레이드를 시켜주고 성노예를 마음껏 부릴 수 있게 해준다는 공지가 있었다고 한다. 기자는 물론 가족사진까지 공개됐다. 그 사람이 누구든, 자신의 이름과 신상, 그리고 가족사진까지 공개된다면 공포심을 느끼는게 당연하다. 두고 보자, 뒤돌아보게 해 줄께, 이런 문자를 받은 후에 나는 괜찮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 잔인하고 악랄한 집단의 협박 속에서 그 어린 아이들은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었다. 하라는 대로 연출하고, 하라는 대로 옷을 벗었다. 지금 아니면 언제, 이 문제가 이렇게 전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이 잔혹한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이다. 더 미룰 수 없다.


범죄집단의 악랄함보다 더 기가 막히는 건, 범죄집단의 하소연이다. 한 번 봤을 뿐이다, 호기심으로 들어갔다, 한 번 본 게 무슨 큰 죄냐. 이런 말이 더 잔인하다. 더 악랄하다. 벗은 아이들의 몸을 매개로 희희덕거리며 즐거워했던 자신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거다. 억울하다는 말,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이 말이 어떻게 가능한가. 나는 답을 찾았다. 제정신 아닌 상태에서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두 번째 읽고 있는 정희진 선생님 글에서 답을 찾았다



차별은 심한데 인식이 낮은 사회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가 된다. 남성의 자연스런 일상이 여성에게는 모욕, 차별, 생명 위협이다. 남성은 자신의 행동에 대응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행복권 침해로 생각하고 증오와 피해의식을 느끼기 쉽다.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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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것 같은데 기억나지 않아 찾아보니 이 책에 대해서는 페이퍼를 하나 썼고 끝까지는 읽지 않은 것 같다밑줄 긋기를 하면서 읽는다.



다윈주의에서 받은 영감과 암시에 따라 프로이트는 이렇게 주장한다사람이 사람인 이유인간이 다른 생물과 다르게 진화의 최첨단에서 고등생물로 진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한편으로 강렬한 성욕을 가졌음에도 다른 한편으로 성욕을 억압하고나아가 성욕이 품고 있는 거대한 잠재력을 다른 곳에 쓰도록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131).



역시나 필립 로스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인간 대 인간의 가장 급박한 용무는 섹스라는 의견, 인간도 동물일 뿐이라는 의견에 일면 동의하지만 성욕이 품고 있는 거대한 잠재력을 섹스에만 쏟아 붓기도 좀 거시기하지 않는가. 낭만적 사랑,이라는 뜨거운 감정은 열병처럼 갑자기 찾아오고 떠나가지만, 그러한 감정 역시 인간 문화의 일부일 뿐이다.



저자 양자오에 따르면, 프로이트는 세기말 비엔나의 산물이며, 유럽의 산물이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가면을 쓰고 멋진 외양과 상식적인 태도, 예의범절을 갖추고 감정을 극도로 절제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았던 19세기 사회와 유럽 문화 속에서 프로이트는 가장 억압받고 거부된 욕망이 성욕이라고 주장했다. 태번 또는 퍼브에서 술기운을 빌려서라도 예의범절의 구속을 벗어나 도피와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에게는 이러한 탈출구가 없었기에 그녀들은 오직 히스테리 발작에 의존해서만 억압된 자신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었다. 오늘날까지도 히스테리가 전적으로 여성적인 질병으로 인식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남근 선망과 남근 숭배를 여성성의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간주한 프로이트가 여성주의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216쪽). 『여성성의 신화』에서 베티 프리단은 프로이트 이론은 여성이 생물학적으로 남성보다 열등하다고 가정했음을 지적했다. 그 시대 여성이 간절히 원했던 것은 남근이 아니라, 남근을 가진 사람들이 마음껏 누리는 자유와 지위였다는(232) 뜻이다.  

















잠깐 밖에 나갔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와플 2개와 붕어빵 3개를 사왔다마주 앉은 1인 참 맛있게도 먹는다금방 점심을 주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자리에 앉았는데 깜빡 졸았다얼른 마저 읽자다시 크레마 전원을 누르니 에드워드 사이드 이야기가 나온다에드워드 사이드라오에 겐자부로의 『읽는 인간에서 오에가 말하고 말하고 말했던 그 에드워드 사이드다. “사이드의 가장 유명한 저작은 『오리엔탈리즘으로 서양 문화의 패권 구조를 지적하고 비평하는 중요한 작품이다(346)”. 오에가 입이 마르도록 이야기했던 책이 바로 이 책이다이사하고 책정리하다 발견해 이십 여쪽 읽었는데양자오가 쓴 프로이트 책에서 만나니 나도 에드워드 사이드를 좋아하게 될 판이다.



성욕이 품고 있는 거대한 잠재력을 나는 이 책에 쏟아야 하나, 혼자 생각해본다. 커피를 좋아하지만 카페인에 민감해 하루에 한 잔 이상 마시지 않는데, 진한 커피를 한 잔 준비했다. 성욕이 품고 있는 거대한 잠재력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 카페인의 힘도 더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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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03-24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드워드 사이드. 좋아하는 분인데... 다시 읽고 싶어지는. 그나저나 단발님 대단하심!

단발머리 2020-03-24 22:01   좋아요 0 | URL
이제 에드워드 사이드를 읽는 저보다 이미 읽고 다시 읽고 싶다, 하시는 비연님이 대단하셔요!! 헤헷!
 





















페미니즘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 리베카 솔닛의 책을 처음 접했을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여자와 북어는 삼일에 번씩 패야한다는신념속담으로 만들어 널리널리 전하는 나라에 살고 있는 1인으로서, 미국 여성의 부상 원인 첫번째가 교통사고나 암과 같은 질병이 아니라 배우자의 폭행이라는 사실은 세상 어디에도 여성들이 편히 곳은 없다는 점을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미국, 영화 속에서나 있었던. 그렇게나 스윗한 미국 남자들. 키가 크고 힘이 . 주먹을 아내와 여자친구, 아내와 여자친구에게 휘두르는. 




부연하자면, 총에 맞아 죽은 여성들의 3분의 2 가까이는 파트너나 파트너에게 살해되었다. … 나라에서는 9초마다 한번씩 여자가 구타당한다. 확실히 짚어 두는데, 9분이 아니라 9초다. 배우자의 폭행은 미국 여성의 부상 원인 번째다(49).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에서 여성의 현실에 대한 고발은, 읽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진다. 하지만,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에서는 강간의 역사와 정치적 활용성에 대해, 『페미사이드』에서는 지구의 문화를 아우르는 여성살해에 대해, 『캘리번과 마녀』에서는 여성의 신체와 자본을 빼앗기 위해 이루어진 마녀사냥에 대해 말하고 있지 않은가. 여성에 대한 억압과 고통에 대해 익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들을 읽기 어려운 이유는, 이것이 여성 억압에 대한 역사가 아닌 현재에도 진행 중인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전에 읽었던 페미니즘 책과 구별되는 책만의 포인트를 나는 문단으로 꼽는다. 





최근 이런 모든 경험에도 불구하고, 교육받은 도시 중산층 여성에게는 여성해방이 필요 없다는 말을 여전히 들을 있다. 여성은 이미 해방되었거나, 스스로를 해방시킬 있는 수단을 갖고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주장은 중산층 사이에서도, 3세계에서도 종종 발견되는 현실을 무시한 경우이다. 이는 해방과 부를 경제주의적으로 동일시하는 예이기도 하다. 이런 입장과 다르게, 나는 저개발 국가에서건 과개발 국가에서건, 페미니스트 중산층운동은 절대적이고 역사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421)  





나는 내가 중산층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책들을 읽을 있고 시간에, 이렇게 줄이라도 글을 있는 정서적, 시간적 여유를 가졌다는 면에서 나는 어쩌면 중산층일 수도 있겠다. 중산층 가정주부, 사회적 일을 하지 않으면서 페미니즘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의 난처함과 고민을 저자는페미니스트 중산층운동은 절대적이고 역사적으로 필요하다라고 정리해준다. 


미소 블럭에서의 1세계와 3세계가 아니라, 근래 가장 중요한 가치 판단 기준인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했을 우리나라는 1세계에 속한다, 생각한다. 이번 코로나 대응에서도 확인한 바에 따르면, 1세계 정도가 아니라 거의 지구 최고 수준의 의료시스템과 방역체계이다. 군대를 투입하거나 이동을 제한하는 강제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급박한 상황을 이겨냈다. 정부도 칭찬받아야 마땅하지만 사재기 없이 차분하게 대응하는 국민들의 의식 수준 또한 놀라울 따름이다. 그래서, 경제적 상황과 민주주의 발전 정도를 고려해 우리나라를 1세계라고 가정할 경우, 1세계와 3세계 여성의 연대에 대한 저자의 제안을 주의 깊게 읽어볼 만하다. 




첫번째는 식량의 자급. 국제분업이라는 미명하에 3세계 국민들이 자신들이 사용하지도 않을 물건을 생산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되도록이면 직접 생산하는 . 우리의 먹거리와 거리를 가능한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 내는 . 


두번째는 소비에 대한 자율권 행사. 소비자해방운동을 통해 중요한 소비 주체인 여성이 개인적 차원에서 즉시 시작할 있는 방법이다. 3세계의 불량한 작업환경과 저임금, 18세에서 24세의 젊은 여성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져 우리에게 가격으로 제공되는 불필요한 사치품을 소비하지 않는 것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다. , 담배, , 수많은 사치스런 식품들과 과일, , 대다수의 컴퓨터, 비디오, 다른 매체, 음악, 텔레비전 등의 소비가 포함되어 있다. 이와 별개로 화장품과 새로운 섹시한 패션 유행을 공개적으로 보이콧하는 또한 주요한 선택 사항이 있다(459). 


마지막으로 세계 여성이 자신의 삶과 몸에 대한 자율성을 요구하는 일에 1세계 여성과 3세계 여성이 연대할 있다. 여성에 대한 직접적인 폭력, 강간과 여성구타, 음핵절제, 결혼지참금 살해, 여성에 대한 성희롱에 반대하는 투쟁에 있어서 인도의 사례를 통해 확인되듯이 여성은 카스트와 계급을 초월해 연대할 있다(469). 성에 관련된 문제야말로 여성 사이에서 진정한 단결을 이룰 있는 가장 강력한 이슈다. 가장 이해되기 쉬운 주제이며, 반대 주장이 전혀 설득력을 얻을 없는 주제이기도 하다. 




실천 1. 결혼 초부터 한살림을 이용해왔다.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키운 고기를 먹기 위해서였고, 결정적 계기는식량주권이라는 단어가 인쇄된 팜플렛 때문이었다. 선택적으로 한살림 생산품을 사용하고 있다. 고기, 현미, 흑미, 귀리, 보리차 등은 한살림 생산품을 이용하지만 두부, 우유, 과자, 화장지 등은 마트의 물건과 혼용해 왔다. 가능하면 한살림 품목을 많이 사용해야겠다. 


실천 2. 불필요한 사치품을 소비하지 않겠다. 올해 계획 중에 하나가 ‘1 동안 구입하지 않기였다. 레깅스 하나와 하나를 이미 구매해 버려 어긋난 면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1년을 버텨볼 생각이다. 사실 1년이 아니라 5 동안 옷을 사지 않아도 된다. 아무리 노력해도 예뻐질 없기에, 젊게 혹은 어려 보이려는 욕망을 내려놓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여름에 원피스를 구입하지 않는게 1 목표다. 


실천 3. 최근 가장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n번방 사건의 범죄자들이 적법한 처벌을 받게 되는지, 이후 이를 보완하기 위한 법적 조치가 이루어지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 





백인남성 자본가가 백인남성 노동자와 백인여성, 3세계의 여성을 착취하고, 황인 혹은 흑인 남성 유력자 뿐만 아니라 흑인 혹은 황인 남성 약자가자신의여성을 착취하는 과정에서 어떤 경제적 이득을 얻었는지를 책은 보여준다. 백인 여성도 마찬가지다. 백인여성 유력자와 약자 또한 식민지의 브라운 남성과 여성 약자에 대한 착취를 통해 이득을 얻고 있다(306). 


페미니스트가 바라는 세상은 여자만의 세상이 아니다. 인간적인 행복 혹은 자체를 원한다. 빼앗지 않고 빼앗기지 않는 삶을 원한다. 자체를, 생명을 원한다. 당장에 이루어질 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나은 삶을 위한 투쟁은 지속가능하다고 믿는다. 연대, 연대를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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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0-03-23 1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비 줄이기 특히 의류와 장식품들. 저도 올해부터 실천 중이에요. 옷 안 사기부터. 세월 지나고 보면 다 그다지 필요한 건 아니었구나 알 수 있는데 그땐 또 그때대로의 만족감이 있으니 그걸로 됐다 생각하구요. 페미니스트 중산층 운동의 필요성 재확인합니다!!

단발머리 2020-03-24 18:27   좋아요 0 | URL
의류와 장식품을 줄이는 게 저도 맞다고 생각해요. 더한다면 화장품 정도고요. 전 장식을 위한 일체의 장식품을 사지 않는 편이에요. 관심도 별로 없구요. 근데 옷이 많네요 ㅠㅠ
페미니스트 중산층 운동 프레이야님이 재확인 해주시니, 저도 더 파이팅하려고 합니다. 파이팅!!

수연 2020-03-23 16: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단 책 구입하지 않고 옷 사지 않기_ 였는데 아무래도 마리아 미즈 책을 읽다보니 읽어야만 할 책이 너무 많고 그래서 책 구입은 일단 보류했어요. 옷은 원래 구입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민이 키 확 커지면서 둘 다 요가복으로 통일했어요. 외투랑 점퍼, 스웨터 등은 저 날씬했을 때 꺼 입히니 다 맞아서 구입할 필요가 없어졌고 저는 뚱띵이가 되고나니까 넉넉하게 입건 타이트하게 입건 요가복으로 통일하면 실내복과 실외복의 경계가 사라져서 좀 애매하지만 일단 그렇게 하기로 통일.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는다_ 이게 가장 큰 타이틀이 되었어요, 요가복이 왜 이렇게 확 싸졌나 하고 보니 이게 다 방글라데시에서 만들어졌더라구요. 그래서 이렇게 요가복이 확 다운이 된 거구나 이걸 내가 막 입고 막 입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는구나 생각하니 막 아찔하고. 진정 올해 최고의 책이라고 봐도 될 거 같아요. 분노하고 읽고 그 이상 행동으로 나아가게끔 한다는 게 일종의 혁명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할 말이 참 많아지는데 아직 읽어야 할 게 너무 많고 알아야 할 것도 너무 많아서_ 담장 너머로 기웃거리면서 단발머리님이랑 다락방님 여성주의 읽기 하시는 동안 읽어봐 근데 읽어봐야 하나 읽는다고 해서 내 인생이 막 확 달라질 거 같지도 않은데 더구나 페미니즘 책 읽는 거 애인이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보수적인 남자랑 계속 살아야 하는데 괜히 내가 이 남자 신경 거슬리게 해서 뭐 좋을 게 있나 막 눈치도 보고 그랬는데 이제 눈치 보는 짓 같은 거 하지 않으려고 해요. 저도 실천할 수 있는 목록을 하나하나 적어보려고 해요 그래서 어제 잠이 잘 안 왔던가봐요. 연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참 좋은 거 있죠.

단발머리 2020-03-24 18:48   좋아요 0 | URL
책 구입은 보류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ㅎㅎㅎㅎㅎ 아가가 정말 많이 컸네요. 수연님 옷을 입을만큼 컸다는 거죠? 전 올해는 진짜 1년 동안 옷 안 사기로 했는데, 아.... 봄 레깅스를 하나 샀습니다. 그 위에 입을 티도 하나 샀구요. 올봄에는 이렇게만 입기로 했는데 가능하겠다~~ 싶었는데, 수연님 댓글 보니까 방글라데시ㅠㅠ 너무 슬프네요. 이 책에 나오는 딱 그 경우인 거에요. 제3세계의 젊은 여성이 저임금에 시달리고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가면서 만든 옷을 제가 싸게, 정말 놀랍게 저렴한 가격으로 산다는 거잖아요. 생각없이 사고 생각없이 버렸던 과거를 후회하고 반성합니다. 소비하지 않는 영역을 점점 더 늘려가려고요.
여성주의 책 읽다보니 제게도 잠 안 오는 밤이 가끔씩 찾아오더라구요. 수연님에게 찾아온 그 밤에 대해서 저도 지난 밤에 생각했어요. 우리는 앞으로도 할 말이 많을 거 같아요. 그죠?

공쟝쟝 2020-03-25 2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삶을 생명을 원한다.
페미니즘을 배우며 어떤 식으로 더 죄짓지 않아야 하는 가를 많이 생각하게 되요. 저는 플라스틱 덜 소비하기와 월요일엔 고기먹지 않기를 다짐해볼께요ㅡ 좋은 글 잘 읽었어요👍연대하겠습니다!

단발머리 2020-03-30 13:14   좋아요 0 | URL
공쟝쟝님 실천목록이 무척 좋아요. 특히 플라스틱에 공감합니다. 전 텀블러를 사기만 하고 많이 사용하지 않아서요. 재활용 분리수거 하는 날마다 깜짝 놀랍니다 ㅠㅠ 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