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 일어나 소고기미역국을 끓였고 점심 식사 후 우리 여전도회가 식사 당번이라 설거지를 실컷, 맘껏, 양껏 해치웠다. 오후 예배 반주자가 기도 순서를 맡아서 그 자리를 땜빵해주고 부모님 모시고 동네 깐풍기 맛집에 다녀왔다. 집에 돌아와 또 설거지를 하고 화장실 청소를 하고 재활용을 하고 와서.


자리에 앉았다.


10분 내로 취침해야 정상인데 책이 재미있어서 아직 쌩쌩하다. 바로 이 책이다.









견디다 못한 헨리는 끝내 가을에 나와 헤어졌고 그건 마땅한 일이었다. 헨리는 떠났지만, 나는 우리가 개방 연애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놓고 나눴던 끝없는 대화를 이해하려고 계속 골몰했다. 남자에게는 언제나 딴 길로 새려는 마음이있고 그게 자연스러운 거라던, 일대일 관계에 목을 매는 건 구식이고 내가 진짜로 노력하면, 정말 조금만 더 노력하면 그 욕망을 누를 수 있으리라던 헨리의 말. - P28

‘무성애’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지 10년 만에 나는 전에 뭘 잘못 이해했는지를 알아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 주제로 돌아갔다. 성적 끌림과 성적 행동이 같지 않으며 하나가 다른 하나를 꼭 제한하지는 않는다는 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성적 행동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으나 성적끌림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다. 동성애자 남성이나 이성애자 여성이 여성과 섹스해도 끌림의 상대는 그대로 남성이라는 점은 분명했다. 무성애는 성적 끌림이 없는 것, 비성관계*는 성적 행동이 없는 것임을 이해하고 있었다. - P31

중요한 문제다. 언어는 권력의 한 형태이므로. 언어는 세계를 해석하기 위한 범주를 만들며, 언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개념은 사고 과정 자체에서 흔히 간과된다. 언어가 없으면 경험을 이해하기가 어려워지지만 어휘가 공유되면 개념에 접근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분리가 가능해진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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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11-26 23: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제가 에이스인지 분석 좀 해주세요.

공쟝쟝 2023-11-27 16:20   좋아요 1 | URL
아 그리고 어제 댓글에 깜빡했는 데요. 저기 과자 에이스 있잖아요. 그거. 말입니다? 단발머리님이 알아봐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제가 방금 눈치챘거든요? 혹시 사진찍으면서 기도하셨나요? 카를로 로벨리 신작이 알림이 왔습니다..... 아직 시간이 흐르지 않음을 해명하지 못하였으며.. 보이는 세상이 실재가 아님도 다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하.. 책임져롸....

단발머리 2023-11-27 21:07   좋아요 0 | URL
그건 제가 이 책 좀 읽고 분석을 할지 말지 생각해 볼게요.
카를로 로벨리 신작 보았습니다. 아, 바빠.... <세계그잡채> 리뷰 쓰고 나서 읽어야하는데, 쩝....

수이 2023-11-27 09: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벌써 시작하셨군요!

단발머리 2023-11-27 21:08   좋아요 1 | URL
네네네! 그렇습니다! 무성애 세계가 이렇게 재미있다니요! 1독을 권합니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