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유진의 할 말은 합시다 - 정의가 부재한 사회에 던지는 통렬한 질문
노회찬.유시민.진중권 지음 / 쉼(도서출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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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 고민 고민 끝에, 녹색당을 찍었다. 비례 대표 한 석이라도 건져야겠다는 마음에. 결론은 0.8프로. (난 한국인 중 1%에 속한다. 음핫핫). 이 책을 읽고 정의당에 찍었어야 했나, 잠깐 후회가 되긴 했다. 정의당에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심상정 등이 포진해 있으니! 써야 했으나, 쓰지 못한 독후감이 무릇 기하다. <생각해봤어?>도 그러하다. 쓰려니 귀찮다. 머리도 아프고, 잘 쓸 자신도 없고, 뒹굴거리다가 <노유진의 할 말은 합시다>까지 안 쓰자니, 왠지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워낙에 게을러 팟캐스트 안 듣는다. 변명을 하자면, 군대 때 생긴 이명증으로 음악도 마찬가지지만 무언가를 듣는다는 게 고역이다. (이명증 환자에게 헤드폰을 씌워 음악을 들려주는 건 고문이다.) 책을 읽고,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안 들은 게 후회가 되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를 나 같은 천민이 어디 가서 듣겠나?

 

국정원이 안 없어지는 이유

 

국정원의 툭수 활동비가 한 해 1조라니! ‘특수 활동비란 어디에 어떻게 국민 세금을 썼는지, 아무도 모르는 돈을 말한다. 국정원장이 5,000억 갖다, 집 사고 땅 사고, 주식 투자해도 아무도 알 수 없는 돈.

2013년 기준 특수활동비는 8,500억 정도. 국정원이 4566, 국방부가 1634, 경찰청이 89, 대통령실 72, 감사원 39, 법무부가 256(이 돈으로 검찰들 매일 룸싸롱 다니나?) 미래창조 과학부에서 관리하는 정부예산 예비비에서 국정원은 또 4000억 정도를 갖다 쓴다.

 

국정원은 한 해, 9999억하고도 1억이 많은 돈을 어디다 쓰는 걸까? 일단 정부 각 부처의 장관들에게 돌린다. 기자들에게 촌지를 돌린다. 골프 접대도 하고, 룸에도 데려다 주고. 댓글 알바들도 줘야 한다. 각 대학의 학생처장들에게 준다. 멀쩡한 국민 간첩 만들려면 돈이 들겠지. 서류도 위조해야 하고. 민간인 사찰하려면 도청도 해야 하고. ‘국정원 해체만 나오면 정치인들이나 극우 세력이 발끈하고, 언론이 개 거품 무는 이유가 있었구나. 예전에 북파 간첩들 내려와 수첩에 적은 비밀 첩보라는 게 뭐였나? ‘짜장면은 싸고 맛있다.’ 이제 이런 비밀 정보는 구글링 몇 번 하면 다 나온다. (짜장면 이제 싸지도 않다.) 굳이 간첩을 보낼 이유가 없다.

 

왜 국정원이 틈만 나면 간첩 조작질일까? 간첩이 없으면 국정원이 존립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국정원이 없어지면, ‘특수활동비그 눈먼 돈도 없어진다. 그러니, 아무런 죄 없는 국민들을 잡아다 빨갱이로 몰아세워 온갖 고문을 일삼아 왔던 거다. 세 번의 민주화 정권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이 여전히 존립하는 이유는 결국 다 돈 때문이었던 셈인가 특수활동비 폐지하고, 국정원 폐지해라!

 

성완종은 억울해!

 

성완종은 억울한만 하다. 줄만큼 다 줬는데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았으니! 홍준표 1, 이완구 3, 김기춘 10만 달러, 허태열 7, 유정복 3, 홍문종 2, 서병수 2, 이병기, 액수 안 적힘. 성완종 표적의 설계자는 누구인가? 유시민은 우병우 민정수석을 의심한다.

 

우병우, 노무현 대통령 수사 때 주임검사, 2015년 재산 공개 때 재산이 420억이 넘었다고. 검찰은 월급쟁이인데 검찰 한 명이 어떻게 웬만한 기업들 한 해 수익보다 재산이 많을까. 아무튼 이완구, 홍준표 선에서 꼬리 자르고 나머진 무죄? 검찰에서 성완종 리스트를 급 정리해야 할 이유가 있다. 첫 번째, 박근혜까지 이어진다. 두 번째는 반기문 총장. 성완종 리스트 팟캐스트 방송은 20154월 달,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세 사람에 의하면 반기문은 출마할 수가 없다는데, 반기문 동생이 성완종한테 뇌물을 받아 쳐먹었으니, 김영란 법에 의하자면......, 그래서 요즘 김영란 법을 물고 늘어지는 건가? 반기문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 역대 최악의 유엔 사무총장을 대통령으로??

 

 

언론의 모든 입을 틀어막아라

 

kbs를 청와대 홍보수석실 여의도 출장지부로 만든 것도 모자라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박정희를 본받아 모든 언론의 입을 틀어막으려 발악이다. 5인 미만 인터넷 업체를 강제로 폐간하겠단다. 전 세계 유례가 없는일. 도살자의 딸내미 답다. 대부분의 나라에선 소수 언론에 금전적인 지원을 한다는데,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없애겠다고 길길이 날뛰니.

 

kbs 고대영 사장이 19대 때 야당 대표실을 도청해서 여당에 넘긴 작자라는데, 이런 버러지를 에휴.....

 

추혜선 : 우리가 두 가지를 봤잖아요. 하나는 정치적인 장악, 그리고 하나는 자본의 장악. 이 두 개의 사슬이 지금 언론과 그 생태계를 이중으로 감싸고 있습니다. 저는 시민의 저항도 중요하지만 언론인들, 힘들겠지만 언론인들에게 꼭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많이 회자됐던 얘기인데요. 2차 대전 끝나고 프랑스의 언론인들이 처형된 일이 있잖습니까? 그런 극악의 폭력은 저는 절대 동의하지 않지만, 그때 죄명이 있었어요. 침묵이 죄라는 겁니다. 정치권력과 자본 앞에 점점 더 존재를 잃어가는 언론인. 더 이상 역사에 죄를 지으면 안 된다, 그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어요.

 

청년망국 선언

 

손아람 : 그런데 2000년대 중반 이후로는 어떤 불만과 어떤 여론을 가지고도 항상 마치 예정된 것처럼 선거결과가 나오는 거예요. 여기서 뭔가 패배주의라든가 뭘 해도 어차피 안 된다는 의식이 생긴 것 같아요. 이게 분노라기보다는 의아함에 가까운 느낌이에요. 불을 지피면 지필수록 온도가 내려가는 초자연적인 물질을 보는 것 같은.....

 

개인적으로 요즘 젊은이들을 만나보면 예의바르고 착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싸가지 없는 625 세대와 비교해보면 인간으로서 좀 더 진화했다고 해야 할까. 요즘 젊은이들이 예전처럼 화염병 들고 시위하지 않는 건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왜 투표를 안 할까? 등록금은 비싸고, 학자금 대출 이자도 비싸고, 졸업해도 일자리도 없는데, 그런데 왜 투표를 안 할까? ‘빨갱이라면 이성을 상실하는 노인네들은 지팡이를 짚고,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기어서라도 기어 나와 기어이 새누리당을 찍는데, 왜 젊은이들은 투표를 안 할까?

 

사드는 코메디?

 

난 왜 이렇게 웃긴 걸까? 박근혜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개발에 대비하기 위해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한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 대륙간 탄도탄이다. 그런데 사드를 왜 북한과 같은 대륙인 남한에 배치한다는 걸까?

 

북한에서 우리에게 미사일을 쏘면 사드로 요격할 수 있다고 사람들이 알고 있으니까 당연하죠. 그런데 THAAD‘T’‘Terminal’이에요. 장거리미사일을 쏘면 발사 상승 안정 하강의 네 단계를 거치는데요, 마지막 하강 단계가 터미널, 이 단계에 요격한다는 거예요. 무슨 소리냐 하면 1,900킬로미터까지 탐지할 수 있는 강력한 레이더를 설치해서 미사일의 동향을 파악한 다음, 미사일이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사드 부대에서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는 거예요. THAADD‘HA’‘high altitude’예요. 즉 높은 고도. 40킬로미터에서 최대 150킬로미터까지의 저 상공에서 요격한다는 거죠. 마지막으로 AD‘area defense’예요, 지역 방어. 핵폭탄이 떨어지면 그 지역이 초토화되니까 지역을 지키기 위해서는 아주 높은 곳에서 요격해야 돼요. 이게 바로 사드인데, 이거는 대한민국에 필요 없어요, 원래부터.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고 싶어한다. 사드 필수 장비 중 하나가 초강력 레이더 밴드라고 한다. 이걸 가동시키면 1,000킬로 미터 2,000킬로미터 안의 모든 군사적 움직임을 다 포착할 수 있다고. 그런데 박근혜는 북한을 견제해달라며 중국에게 협력을 부탁한단다. 중국의 협조를 구하면서 사드를 배치하겠대? 염치가 없는 건지, 멍청한 건지. 바보들 나오는 개콘을 보는 것 같아. 아우 배야.

 

개성공단 사건도 웃으면 안 되는데 왜 이렇게 웃긴 걸까. 북한에 지급한 금액은 11000만 달러, 우리 기업 매출액은 52000만 달러. 개성공단에서 우리 기업은 북한에 비해 다섯 배의 이득을 얻었다. 이걸 폐쇄하면 누구 손핸가? 빈대 한 마리 잡자고 초갓간 태우는 격이다. 박근혜는 환자다. 뇌가 없다. 박근혜의 뇌를 찾아줘라! 찾아줘라!

 

농민과 국민을 다 죽이려는 박근혜와 새누리당

 

김영상 집권 초기, 쌀 시장 개방 반대 서명한 국민만 3,000만 명이었다고 한다.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거의 모든 국민들이 다 참여한 셈인데, 이 쌀 시장 마저 개방할려고 박근혜와 새누리당, 학살 잔당들은 아등바등이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율이 고작 22%라고 한다. 지금도 위기거늘. 쌀 시장 개방하고 싶으면 개방해라. 그리고 일본처럼 관세율 1200%로 적용시켜라.

 

정태인 : 혼은 파시즘이에요. 생각해보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경험해본 적이 없어요. 민주주의가 한창 꽃필 때 칩거하고 있었고, 선거만 아는 거죠. 민주주의라는 것을 모르고, 여전히 정신은 아버지한테 배운 그대로.

노회찬 : 오히려 민주주의의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죠.

유시민 : 민주화 당했다.

진중권 : 맞다, 그거네. ‘민주화 당했다.’

 

보육 대란

 

이건도 웃으면 안 되는데 웃긴다. 박근혜를 보면 자기가 술값 내겠다고 실컷 술 쳐 먹고, 파장에 정신 나간 척하는 취객이 연상된다. 술값 내라고 다그치면 취객은 그러겠지. ‘내가 언제, 니들이 내기로 했잖아!’. 아 놔, 이 미친년. 얼마전까지 이재정 성남시장님은 단식 투쟁 하셨다.

 

국정교과서

 

유엔 회원국 중에 국정교과서를 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런데 북한은 한단다. 당 색깔도 빨간색으로 고치더니, 북한을 따라해!? 새누리당과 박근혜는 빨갱이 아닌가. 대통령이 남로당 빨갱이 딸내미라 그런가. 국정교과서에는 1948815일을 정부 수립이 아니라, 국가 수립으로 고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왜 이렇게 광복절건국절로 바꿀려고 지랄 발광을 하는 걸까. 건국절? 그럼 그전에는 나라가 없었단 말인가. 이런 주장은 명백히 헌법 위반이다.


 

박한용 : 대한민국이 일제로부터 독립한 나라라고 할 때는 친일을 했느냐, 항일을 했느냐가 가치기준이 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건국으로 하면 좌우투쟁과 반공투쟁이 건국운동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친일문제가 면죄부를 받게 됩니다.

 

박한용 : 그런데 여순사건 때까지 남로당이었잖아요. ‘건국운동시기에 박정희 대통령은 남로당이었어요. 당시에 반국가 사범이죠. ....건국절 자체는 얼핏 보면 친일파들 전체에게는 면죄부를 주지만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그렇지가 않은 거예요....아버지였던 박정희 대통령이 그럼 건국운동에서 최후까지 반항한 사람이에요. 그것도 무장 공비를 준비하는 남로당의 군 조직책으로서.....

 

 

이게 다 친일파들을 살려둬서 이렇게 된 거다. 친일파들을 정리했더라면 오늘날 박근혜와 같은 다카기 마사오의 딸 내미가 대통령을 해 쳐 먹고, 김무성 같은 친일파 자식들이 당 대표라고 나댈 수 있을까. 이승만과 미군정이 해방 이후, 자발적으로 도망친 친일파들을 다시 불러들였다. 친일파들 입장에서야 이승만이 고맙기도 하겠지. 죽창에 찔려 죽었을 것들이 거꾸로 경찰이 돼서, 신나게 국민들을 학살했으니!

 

오로지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 해방건국이라 칭하고 광복절건국절이라 주장하는 친일파 잔당들. 이들은 한민족의 반만년 역사를 부정하고, 김구와 안중근과 같은 독립 열사들의 애국충정을 부정하는 매국노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한국인이라는 걸 부정하는 셈이다. 다른 나라였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짓거리가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절대로 이들을 묵과해서는 안 된다.

 

이승만은 친일 경찰을 대동해 반민특위를 해체했다. 친일파들을 등에 업고, 이승만이 직, 간접적으로 학살한 국민들만 거의 100만 명에 육박한다. 한국 전쟁이 터지자 다리 끊고, ‘가만히 있으라고 거짓 방송 틀어놓고 지 혼자 살겠다고 도망친 버러지를 감히 국부라고? 친일파 매국노 잔당들의 말에 혹하는 사람들도 있다니! 정말이지, 화가 난다. 사형을 당하거나 국외추방을 당했을 것들이 살아났으면, 조용히 산속에 은거해 나물이나 캐고 목숨이나 연명할 것이지, 오히려 국민 앞에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떵떵거리는 세상이라니!

 

역사를 왜곡한 이들을 처단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해 모조리 잡아들여라. 나라를 부정하는 것들은 이미 국민임을 부정한 셈이다. 재산 몰수, 국외 추방시켜야 한다. 왜 아직까지 전두환 같은 인간 백정 새끼가 돌아다니는지 도무지 이해불가다. 언제쯤이나 되야 대한민국은 나라다운 나라가 될 것인가.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 등이 일, , 삼당이 되는 그런 나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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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0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20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민(愚民)ngs01 2016-06-20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립니다.

2016-06-20 2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Dora 2016-06-21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녹색당입니다 ^^♥

시이소오 2016-06-21 13:35   좋아요 0 | URL
상위 일프로 세요 ㅋ^^

:Dora 2016-06-21 17:56   좋아요 0 | URL
소득 일프로보다 기쁘네요 하하

시이소오 2016-06-21 18:03   좋아요 1 | URL
오호, 상위 일프로다운
대답이십니다^^

깊이에의강요 2016-06-22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팟케스트로♥
격정적이고 감정적이어서 팟케스트가 더 좋았어요ㅋㅋ
특히 유시민님 화내실때
심쿵♥했어요ㅋㅋㅋㅋ

시이소오 2016-06-22 17:17   좋아요 0 | URL
강요님, 들으셨군요.
아,부러워 ~~

깊이에의강요 2016-06-22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들으실 수 있어요
팟빵에서 들으세요^^

시이소오 2016-06-22 18:08   좋아요 0 | URL
팟빵,넹 ^^

2016-06-22 2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22 2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24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06-24 13:03   좋아요 1 | URL
저는 슬프다기보다는
화가나네요 ^^;
 


동영상 강의로 박웅현을 처음 만났다그러나, ‘박웅현의 책이군하고 이 책을 산 건 아니다제목에 이끌려 샀더니 그 사람이 그 사람이었다.

 

전혀 몰랐던 책읽었지만 공감하지 못했던 책, ‘이 사람도 이 책을 재밌게 읽었구나’ 느끼며 공감했던 책 등등, ‘공감과 차이의 변주랄까같은 것 같으면서도 다르고다른 것 같으면서도 같은 느낌.

 

예를 들면 나는 김훈이나 카잔차키스의 소설은 그다지 재밌게 읽지 않았지만 저자와 마찬가지로 밀란 쿤데라알랭 드 보통카뮈그르니에는 재밌게 읽었었다.

 



1시작은 울림이다.

 

반면에 부끄러운 일이지만 판화가 이철수 씨 같은 분은 금시초문이었다저자는 강의를 판화가 이철수로부터 시작한다.



사과가 떨어졌다

만유인력 때문이란다

때가 되었기 때문이지

< 가을 사과 중>

 


논에서 잡초를 뽑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벼와 한 논에 살게 된 것을 이유로

이라 부르기 미안하다

 

<이쁘기만 한데...> 전문

 


깊은데

마음을 열고 들으면

개가 짖어도

법문이다

 

<개소리전문

 

책 속의 일부만 발췌했을 뿐이지만 예사롭지 않다.

저자는 이철수의 판화를 토대로 풀무원 광고를 만들 수 있었다고.









 

 

 



이오덕 선생의 책을 몇 권 읽었던 것 같지만 저자가 소개한 <나도 쓸모 있을 걸>은 금시 초문이었다아이들의 시를 엮은 책이라고.

 

엄마엄마

내가 파리를 잡을라 항깨

파리가 자꾸 빌고 있어

 

<경화 봉화 삼동국교 1년 이현우, [파리]>

 

가다가 손님이 오면

고약한 직행은 그냥 가고요,

인정 많은

완행은 태워줘요.

달리기는 직행이 이기지만,

나는 인정많은 완행이 좋아요.

 

<의성 이두국교 5년 박희영, [버스중에서>

 

껌은 빳빳하지요.

그러나 입속에 넣으면

사르르 녹지요.

아무리 나쁜 사람도

껌과 같지요.

모두가 나쁜 사람이라고

팽개쳐 버려도

누군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감싸주면

껌과 같이 사르르 녹겠지요.

딱딱한 마음이

껌과 같이 되겠지요.

 

<부산 감전국교 6년 김경숙, [껌같은 사람]>

 

<나도 쓸모 있을 걸>은 이런 아이들의 시를 수록한 책이라고.

그야말로 심장을 쿵쿵 내려친다말해 무엇하랴읽어봐야겠다.

 

시이불견 청이불문視而不見 聽而不聞이라저자는 휘슬러의 <화가의 어머니>란 작품을 보면서 흔히 말하는 그림이 말을 걸어오는 순간’을 체험한다.  40분 동안 그림에 사로잡혔다고 


 


나 역시 루브르에 갔었지만

 

시이불견!!

 

2김훈의 힘들여다보기.

 

나는 저자와 달리 김훈의 소설에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칼의 노래>같은 책들의 문장을 읽다보면 어느덧 호흡곤란이 와서 읽다가 멈추기를 계속 반복해야 했는데뭐랄까 김훈의 문장은 전혀 빈틈이 없다. ‘충무공 문체라고나 할까숨이 막히는 것이다.

 

그러나저자가 발췌한 김훈의 <자전거 여행>의 구절을 보자니 김훈에 대한 선입견이 산산이 깨진다왜 로쟈 이현우씨가 김훈에게 수필가로 돌아오라고 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된장과 인간은 치정관계에 있다냉이된장국을 먹을 때된장 국물과 냉이 건더기와 인간은 심각 치정관계다이 삼각은 어느 한쪽이 다른 두 쪽을 끌어안는 구도의 치정이다그러므로 이 치정은 평화롭다..... 냉이의 저항 흔적은 냉이 속에 깊이 숨어 있던 봄의 흙냄새황토 속으로 스미는 햇볕의 냄새싹터오르는 풋것의 비리내를 된장 국물 속으로 모두 풀어놓는 평화를 이루고 있다.

 

나는 오늘 냉이 된장국이 아닌 아욱 된장국을 먹었다그러나나는 아무 생각 없이 먹었다.

김훈과 같은 된장에 대한 사색이 없었던 것이다아욱이런 된장!!!

 

미나리는 발랄하고 선명하다. ....그러므로 미나리는 된장의 비논리성과 친화하기 어렵고 오히려 고추장의 선명성과 잘 어울린다봄 미나리를 고추장에 찍어서 날로 먹으면서우리는 지나간 시간들과 전혀 다른날마다 우리를 새롭게 해주는 전혀 새로운 날들이 우리 앞에 예비되어 있음을 안다.

 

몇 달 전에 난 담양에 가서 미나리를 엄청 먹었다거의 한 소쿠리를 먹었다그것도 고추장에 찍어서역시 나는 미나리에 대한 사색없이 돼지처럼 먹기만 했던 것이다이런 된장!!

 

대나무의 삶은 두꺼워지는 삶이 아니라 단단해지는 삶이다더 이상 자라지 않고 두꺼워지지도 않고다만 단단해진다.대나무는 그 인고의 세월을 기록하지 않고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대나무는 나이테가 없다나이테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있다.

 

미나리를 너무 쳐 먹어 대 숲으로 산책을 했건만 대나무는 왜 안자랄까하고 고개만 갸우뚱 했을 뿐 대나무의 단단해지는 삶에 대해선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니.....

 

5월의 산에서 가장 자지러지게 기뻐하는 숲은 자작나무 숲이다하얀 나뭇가지에서 파스텔톤의 연두색 새잎들이 돋아날 때 온 산에 푸른 축복이 넘친다자작나무 숲은 생명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작은 바람에도 늘 흔들린다자작나무 숲이 흔들리는 모습은 잘 웃는 젊은 여자와도 같다. ...그래서 자작나무 숲은 멀리서 보면 빛들이 모여 사는 숲처럼 보인다.

 

......

자두의 생김새는 천하의 모든 과일들 중에 으뜸으로 에로틱하다자두는 요물단지로 생겼다자두는 식물임에도 불구하고 동물적 에로스의 모습을 하고 있다수박의 향기는 근본적으로 풀의 향기다풀의 향기가 수분에 풀려서 넓게 퍼진다자두의 향기는 전혀 다르다자두의 향기는 육향에 가깝다그 향기는 퍼지기보다는 찌른다자두를 손으로 만져보면그 감촉은 덜 자란 동물의 살과 같다자두는 껍질을 깍을 필요도 없이 통째로 먹는다입을 크게 벌려서이걸 깨물어 먹으려면 늘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이 안쓰러움이 여름의 즐거움이다.

 

수없이 처먹었건만 한 번도 자두를 먹을 때 안쓰러운 적이 없었다니!!

 

수박은 천지개벽하듯이 갈라진다수박이 두 쪽으로 벌어지는 순간,

!’ 소리를 지를 여유도 없이 초록은 빨강으로 바뀐다.

 

메마른 땅과 뜨거운 햇볕은 여름 과일들의 고난이 아니다.

어디로 피서를 가야할 것인가를 생각하다가 온 여름이 다 지나갔다.

축복은 저 숨막히는 무더위 속에 있었던 것임을 여름의 끝물에

한 입의 과일을 깨물면서 문득 알게 된다이 많은 과일들을 지상에 차려놓고,

힘센 여름은 이제 물러가고 있다.

 

나는 덥다고만 짜증내고 있을 때 김훈은 저런 생각을 하고 앉아있었다니저자 말대로

김훈은 미쳤다.


 

그 여름에 당신의 소매 없는 블라우스 아래로 당신의 흰 팔이 드러났고

푸른 정맥 한 줄기가 살갗 위를 흐르고 있었다당신의 정맥에서는

새벽안개의 냄새가 날 듯했고 정맥의 푸른색은 낯선 시간의 빛깔이었다.

당신의 정맥은 팔뚝을 따라 올라가서점점 희미해서 가물거리는

선 한 줄이 겨드랑이 밑으로 숨어들어갔다겨드랑 밑에서부터 당신의

정맥은 몸속의 먼 곳을 향했고그 정맥의 저쪽은 깊어서 보이지 않았다.

 

- <화장> 중 

 

화장의 기억할 만한 구절임에 틀림없다화장의 화자가 추은주의 정맥에 대한 묘사 부분인데,

내가 느끼는 혼란은 이런 것이다소설은 분명 소설가와 분리해서 읽어야 할 것인데이유는 모르겠지만 김훈의 소설은 그렇게 읽히지가 않는다화장의 화자가 추은주에게 편지를 보내듯 서술한 부분은 아름다운 문장이고 심지어 서정적이기도 하지만 김훈의 얼굴이 계속 어른거려 소설 자체에 몰입할 수가 없다.

 

김훈이 이런 편지를 썼단 말이야낯 간지러

 

즉 김훈의 수필엔 바로 빠져들지언정 소설에선 그럴 수가 없다나로선 소설가와 소설가의 화자를 동일시하는 작가는-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김훈이 유일무이하다왜 그럴까?














 

3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통찰.

 


한 때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영화로 만들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그래서 알아보니 이미 판권이 팔렸다고그 이후 영화화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 길은 없지만 영리한 감독 혹은 제작자는 이 책을 가볍게 비틀어 <러브 픽션>이란 영화를 만들었다. “너를 마시멜로 해는 너를 방울방울 해로 바뀌었고......


 

영화화를 고려할 만큼 나 역시 보통의 사랑에 관한 소설을 재밌게 읽었지만 그 보단 <불안>이나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같은 보통의 에세이를 더 좋아한다어쩌면 그의 소설이 삶의 허망함덧없음을 말한다면 그의 에세이는 삶의 덧없음에 대한 위로를 주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잠재적으로 모든 것이 예술의 풍부한 소재이며우리는 파스칼의 <팡세>에서 만큼이나 비누 광고에서도 귀중한 발견을 할 수 있다.

 

-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저자는 위 구절을 인용하며 코스모스를 들여다 본 경험을 얘기한다.

 

사실 처음에는 이거 뭐야볼 거 없잖아 하고 돌아서려고 했는데 가만히 보니 코스모스 송이마다 색깔이 다 다르더군요그리고 옆에 다른 풀들도 있어요그리고 벌들이 보여요십 분쯤 지났더니 두 마리세 마리열 마리가 넘는 벌들이 있더라고요또 그 옆에는 무당벌레가 있고요벌을 다시 들여다봤더니 큰 몸통에 작은 날개가 파라락대며 엄청 빨리 움직이고 있더란 말입니다그래서 우와날갯짓하는 것 좀 봐라 하며 다시 꽃을 봤더니 한 송이 꽃인데 꽃잎 색깔이 다른 것들이 있어요어떻게 이렇게 생겼지하는데 옆에서는 벌들이 다리를 비비고있고요자세히 보니까 고양이 앞발 모양이랑 비슷해요그런데 오전 11시인데 아직까지 이파리에 이슬이 맺혀 있네하고 그 이슬 맺힌 곳으로 시선을 옮기니 거미줄이 두세 겹으로 쳐져 있고또 거미를 찾아봤더니 구석에 숨어 있고마침 거미줄이 흔들려서 생각하니 바람이 살랑이는 게 참 좋다 싶었습니다이렇게 가만히 삼십 분을 앉아 있었더니 얘깃거리가 생기더라고요.

 

세상을 신문기사처럼 본다면 우리는 결국 매일 상투적인 얘기만 들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저자의 위와 같은 관찰의 힘이 기발한 광고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토대가 아닐까?

 

나는말을 말아야지.



 

4고은의 낭만에 취하다.

 

해마다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분이건만 나는 고은의 시를 읽어본 적이 없다역시나 저

자가 <순간의 꽃>에서 발췌한 시들 역시 도끼가 돼서 나를 후려친다.

 

 

 

저쪽 언덕에서

소가 비 맞고 서 있다

 

이쪽 처마 밑에서

나는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다

 

둘은 한참 뒤 서로 눈길을 피하였다

---------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 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

---------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

4월 30

저 서운산 연둣빛 좀 보아라

이런 날

무슨 사랑이겠는가

무슨 미움이겠는가

----------

죽은 나뭇 가지에 매달린

천 개의 물방울

비가 괜히 온 게 아니었다

-----------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

 

 

 

 

말할 수 없는 것에 침묵할 도리 밖에


5햇살의 철학지중해의 문학.

 

알제는 해가 비칠 때면 사랑에 떨고 밤이면 사랑에 혼절한다.

 

- 김화영,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저자가 보기에 지중해의 느낌을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이라고 하는데 가본적은 없지만

사진으로 접한 지중해는 능히 그럴 것 같다.

 

모두가 무너지고 오직 화려한 대문만 남은 이 사랑의 성은그리하여 마땅히 하나의 폐허인 것이다폐허 위에 내리는 햇볕은 그래서 더욱 따뜻하다.

 

보들레르는 현대성을 덧없는 것으로 규정했다순간들은 찰나적이고 되돌아 갈 수 없으며 영원하지 않다그래서 아프지만 또한 그래서 아름다운 게 아닐까?

 

해가 설핏해질 무렵 돌연 우리의 뼛속으로 서서히 스며드는 저 기이한 슬픔......

 

햇빛 찬란한 날들이 지나면 어느덧 어둠이 다가온다그러면 허무함에 슬픔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그러나 또 다시 해는 떠오르니......

 

여행지에서 그렇게 만났다가 그렇게 떠나보낸 사람들은 우리에게 말해준다우리 일생이 한갓 여행에 불과하다는 것을여행길에서 우리는 이별 연습을 한다삶은 이별의 연습이다세상에서 마지막 보게 될 얼굴다시는 만날 수 없는 한 떨기 빛여행은 우리의 삶이 그리움인 것을 가르쳐준다.

 

어떤 사람들은 덧없음에 대한 감각을 타고 나는 것 같다그들에겐 모든 순간들이 안타깝다따라서 그 어떤 순간도 평범하지 않을 것이다그들은 순간을 통해 영원을 꿈꾸는 자들이다.

 

나는 한 알의 사과로 파리를 놀라게 하리라 – 폴 세잔

 

저자는 김화영의 <바람을 담는 집>에 나온 위의 문구를 모티브로 삼아 한 정유회사의 광고를 만들었다고.


 

푸른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방울처럼 딸랑딸랑 울리던

 

지중해적인 삶그런 지중해적인 삶에 대해 저자는 개처럼 살자고 말한다개는 어제를 후회하지 않고 내일을 걱정하지 않고 오로지 순간을현실을 있는 그대로 살아가기에.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 합니다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나는 자신있게 묻지요.

조르바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하는가?’ ‘잠자고 있네’ ‘그럼 잘 자게.’ ‘조르바자네 지금 이 순간에 뭐하는가?’ ‘여자에게 키스하고 있네.’ ‘조르바잘해보게키스할 동안 딴 일일랑 잊어버리게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네자네와 그 여자밖에는키스나 실컷 하게.’”

 

-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지상의 양식도 참 좋아했던 책이었는데그리스인 조르바는 아직 끝까지 다 못 읽었다아직 대지와 탯줄을 끊지 않은 조르바처럼 나 역시 조르바의 탯줄을 붙잡아야.....

 

카뮈에 열광한 사람은 대개 그르니에를 읽게 마련 아닌가그리고 우리 세대는 카뮈와 그르니에를 김화영의 번역본으로 읽었다.최근에 카뮈의 <이방인>의 번역이 잘못되었다고 새로 번역된 <이방인>이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설마??

 

불어로는 어머니와 바다가 발음이 같다누군가 이방인의 주인공 이름인 뫼르소는 바다인 메르와 태양인 쏠레이으의 합성어라고 주장했었는데 그런 것 같다태양과 바다(엄마)를 뺀 지중해혹은 이방인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솔직히 나는 카뮈의 <이방인>보다는 그르니에의 <>을 더 좋아한다박웅현의 후배 이원홍은 스승의 날에 꽃과 함께 이런 메모를 보냈다고.

 

나는 <>속에 있는 말들을 마치 나의 것처럼 쓰고 말하는 일이 종종 있다나는 그런 일을 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다만 내게 온 이 같은 행운을 기뻐할 뿐이다. ”

 

- 카뮈의 마음으로 내 영원한 그르니에에게

 

박웅현은 행복한 사람일터스승에 대한 저런 찬사라니!

 

.....겉에 보이는 세상의 모습은 아름답지만 그것은 허물어지기 마련이니

그 아름다움을 절망적으로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그 모방 불가능한 언어로 말해 줄 필요가 있었다.

 

<장 그르니에, [중에서 카뮈의 서문>

 

겨울 숲 속의 나무들처럼 적당한 거리에 떨어져 서서 이따금씩만

바람 소리를 떠나보내고 그러고는 다시 고요해지는 단정한 문장들.

 

<장 그르니에 []중 김화영의 서문>

 

어딘가 떠나고 싶다면 <>을 가져가시라.

 

나는 혼자서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낯선 도시에 도착하는 것을

수없이 꿈꾸어 보았다.

그러면 나는 겸허하게아니 남루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 장 그르니에, <섬> 중 

 































6결코 가볍지 않은 사랑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강의 전체를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할애하다니그만큼 이 소설의 스펙트럼은 넓을 것이다

정치역사철학,예술사랑 등등

 

메타포란 위험한 어떤 것임을 몰랐다메타포를 가지고 희롱을 하면 안 된다.

사랑은 메타포가 하나만 있어도 생겨날 수 있다.

-----

 

위대한 신학자가 천국과 양립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성교나 성교와

연관된 관능성이 아니다천국과 양립될 수 없는 것은 흥분이다.

-------

 

그들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소리에 맞춰 스텝을 밟으며 오고 갔다.

테레사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안개 속을 헤치고 두 사람을

싣고 갔던 비행기 속에서처럼 그녀는 지금 그때와 똑같은 이상한 행복,

이상한 슬픔을 느꼈다.

이 슬픔이란 우리는 마지막 역에 있다라는 것을 의미했다.

이 행복은 우리와 함께 있다라는 것을 의미했다.

슬픔은 형식이었고행복이 내용이었다행복은 슬픔의 공간을 채웠다.

 

이 소설을 니체의 영겁회귀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혹은 키치적 관점에서 분석할 수도 있을 것이고음악의 형식적 측면으로도 분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만약 누군가 내게 이 책속의 한 문장을 고르라면 나는 다음의 문장을 고를 것이다.

 

당신의 임무는 수술하는 거예요! ”



임무라니테레사그건 다 헛소리야내게 임무란 없어누구에게도 임무란 없어임무도 없고 자유롭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얼마나 홀가분한데

 

 

 

 

임무를 의무로 해석해도 될까살아가면서 우리가 꼭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을까?

의무 때문에 살아가는 삶이라면 얼마나 무겁겠는가?

 

해야 할 건 없다.

순간을 영원처럼 살면

 

7강 불안과 외로움에서 당신을 지켜주리니안나 카레니나.

 

부끄럽게도 아직 안나 카레니나를 읽지 못했다.

 

읽고 쓰자.


(지금은 읽었다.) 

 

8삶의 속도를 늦추고 바라보다.

 

저자는 우리 옛 선조들의 지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들을 꼽았다손철주오주석법정 등등.



 












문장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들 도리어 누가 되고

부귀가 하늘에 닿아도 수고에 그칠 뿐

산속으로 찾아오는 고요한 밤

향 사르고 앉아서 솔바람 듣기만 하리오.

 

 

해질녘 서편 하늘을 물들이는 장엄한 노을 앞에 섰거나한밤중 아득한 천공에서 무수히 

쏟아져 내리는 별무리의 합창을 들을 때혹은 동틀녘 세상 끝까지 퍼져나가는 황금빛 햇살의 광휘를 온몸에 맞으면서어느 누가 감히 예술을 논하겠는가.

 

봄날 작은 꽃망울을 떠뜨리는 햇가지들을 가만히 들여다보자길고 짧고 굵고 가는물기 오른 여린 가지들이 이루는 조화와 오만가지 빛깔그것은 기적이다가을 새벽 거미줄에 붙들린 조그만 이슬알갱이에 다가서 보자그 깜찍한 비례며 앙증맞은 짜임새도 경이롭지만 알알이 비치는 방울 속마다 제각기 살뜰한 우주가 숨어 있다.

 

 

 

 

 


 

 

고려청자 매병을 바라보고 있으면 고요의 아름다움 속에 한 가닥

부푼 정이 엷은 즐거움마저 풍겨준다부드럽고도 홈홈한 병 어깨의

곡선이 허리로 흘러서 다시 굽다리로 벌어진 안정된 자세도 빈틈이 없지만,

그 위에 기품 있게 마감된 작은 입의 조형 효과는 이 병의

아름다움을 거의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다.

 

최순우,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어느 출판사 인터뷰 중 지옥에 딱 한 권만 가져가면 무엇을 가져갈 것인지 저자에게 물었다고 의외다저자는 프리초프 카프라의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을 꼽았다.

 

늦여름의 어느 날 오후 나는 해변에 앉아서 파도가 일렁이는 것을 바라보며

내 숨결의 리듬을 느끼고 있었다그런데 바로 그 순간 나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하나의 거대한 우주적 춤을 추고 있다는 것을

돌연 깨달았다.

 

깨달음에 안달 났을 때 구입한 책이건만 아직 읽지 못했다.

나는 언제쯤이면 저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련지.

 

제가 늘 말하지만 깨달음이란 새로운 것이 아니라 낡은’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불교에서 깨달음이란 무엇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숨겨져 있던 어떤 것을 발견하는 경험이라는 것입니다.

 

- 한형조, <붓다의 치명적 농담>

 

어제 술 쳐 먹고 명상을 빼먹다니일일삼성할 것!!

만일 누가 나에게 한 권의 책만을 고르라고 한다면 지금의 나는

<역경>을 가져가리라.

 

<역경> 이제까지 점치는 책이라 잘못 알다니!!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냐.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

 

- 카프카.

 

책은 도끼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는 수없이 깨지고 깨지고 깨져야.

그런 연후에야 나는 비로소 인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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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6-06-19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도끼다』라는 책이 나오기 전에(아마 2011년 초쯤?) 우연히 사내 강좌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강좌의 제목이 `박웅현의『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였지요. 그 날 들었던 `강의내용`과 이 페이퍼에 담긴 내용들이 너무나 닮아서 깜짝 놀랐네요. 강의 내용은 나무랄 데 없이 좋았는데, 그래도 저는 아직까지도 저자한테 `불만`이 딱 한 가지 있답니다. 사내 강좌를 들으러 가기 전에 제가 일부러『생각의 탄생』이라는 책 내용을 바탕으로 나름대로 `심오한 질문` 한 가지를 미리 준비해 갔었는데, 그만 `질의응답` 시간을 전혀 주지 않고 `오늘 강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하고 인정사정없이 끝내버리더군요. 딱 강사료 받은 만큼을 모두 강의로만 꽉 채우겠다는 욕심도 느껴져서 그리 큰 불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그 서운함이 조금 남아 있긴 하네요.

시이소오 2016-06-19 16:14   좋아요 0 | URL
박웅현씨, 어쨌든 광고쟁이잖아요.
자본주의의 제일선에 계신분이니, 받은만큼만 하신게아닐런지요?

오렌님, 많이 서운하셨나봐요^^

2016-06-19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20 0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6-06-20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도끼다 나오고 나서 제가 사는 지방에까지 감사하게도 강의를 오셔서 작가분을 뵌 적 있었어요. 책도 재미있게 읽었고 강의도 잘 들었는데 강의 후 새 책은 언제 나오느냐는 질문에 이제 당분간 책은 안 쓰겠다 바닥까지 싹싹 긁었다 라고 답하셨는데 오래지 않아 새책이 나오더라구요.^^;;;;;

시이소오 2016-06-20 13:17   좋아요 0 | URL
ㅋ ㅋ ㅋ ㅋ 돈 좀 되셨겧네요 ^^

alummii 2016-06-20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욱 된장! 뿜었네요 ㅎㅎㅎ 오늘 리뷰 아주 감동입니다 정독하고가요~♡

시이소오 2016-06-20 23:10   좋아요 0 | URL
아욱 된장, 웃기려고 쓴건데 웃어주시니 감사합니다 ^^

페크pek0501 2016-06-23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기자기한, 재밌는 님의 글을 읽다 보니 제가 읽지 않은 책 같았어요. 읽은 책인데 말이죠.^^

시이소오 2016-06-23 14:36   좋아요 0 | URL
재밌게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

니페딘1T 2016-07-04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보고서는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풍요로운 삶이란 무엇인가,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리고 책 안에서 추천해 준 책들을 산다고 카드결제액도 많이 올라갔습니다. ㅠㅠ

좋은 서평을 읽으니 책을 한번 더 읽은것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시이소오 2016-07-04 12:19   좋아요 0 | URL
서평이랄게 있나요?
책이좋은거죠
제가 감사하네요^^
 
2015 제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정지돈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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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욱의 <우리 모두의 정귀보>와 김금희의 <조중균의 세계>를 재밌게 읽었다. 이장욱은 올해(2015년) 이상 문학상에도 올랐으니 젊은 작가라기 보단 이제 기성 작가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대상작인 정지돈의 <건축이냐 혁명이냐>는 새롭긴 하다. 건축에 대한 나의 무지를 깨닫게 해준 점에선 칭찬할 만하다. 과연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뭐라고 불러야 할까. ‘논문 소설혹은 팜플렛 소설’?

알겠다. ‘나 이런 책 읽었어요도 소설이란 말이지.

 

윤이형, 백수린, 최은미의 소설은 안 읽힌다.

손보미 소설은 못 읽겠다. 취향 탓일까.

젊은 독자들은 번역체문장이 자연스러울지 모르지만 나 같은 늙은 독자 입장에선 토 나온다. 외국 소설의 번역체도 못 참아하는 마당에 한국 소설에서마저 번역체 문장을 만나는 건 고역이다.

 

p부인, “착한 아이가 아니구나.” 누가 저렇게 말할까?

파블로프의 개처럼 이젠 손보미만 떠올리면 토할 거 같다.

 

책 뒷지엔 각각의 소설가 작품에 심사위원 평이 짧게 실려 있다. 손보미 소설엔 신경숙의 심사평이 쓰여 있다

편집이 절묘하다. 구세대 표절 작가와 신세대 표절 작가의 조합이라니!

 

: 너도 표절의 맛을 좀 아는구나.

: 선생님 따라가라면 아직 멀었어요. ~

 

손보미가 이번엔 누구의 작품을 표절했는지 관심 없다.(알 수도 없고) 신경숙은 억울한 만하다. 한국 문단 자체가 젊은 작가들에게 표절을 권하는데 왜 자기 혼자 당해야 한단 말인가.

 

젊은 작가상은 등단 십 년 이내 작가의 작품 중 전년도 1월부터 12월까지 한 해 동안 문예지를 비롯한 각종 지면에 발표된 신작 중단편 소설을 심사 대상으로 삼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오늘날 젊은 작가들의 가장 뛰어난 작품인 셈이다.

 

워낙에 새로운 시도가 없다보니 나 이런 책 읽었어요 소설을 대상작으로 뽑았나보다.

점점 더 그들만의 리그.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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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위한삼계탕 2016-06-18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들에게 익숙한 문체
나 어휘 음 .
문학은 집단에 휘둘리지 않고
자유로와야 하는데 ~^^

시이소오 2016-06-18 17:39   좋아요 0 | URL
정지돈의 행보가 예사롭진 않네요.
기성 문단에 돌팔매라 할까요^^

내장사실주의를 차용한 후장사실주의라는 용어가 속빈강정
인듯 합니다만,
이런시도조차 없었다면 한국문학은 그야말로 중세의 암흑시대에 못지 않을 뻔 했네요.

이달출시된 정지돈 소설이 기대되네요 ^^

cyrus 2016-06-18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잘 안 읽는데, 시이소오님의 글을 읽으면서 한 번 읽어보고 싶어요. 소설이 어떤지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손보미 작가가 ‘~아니구나’라는 번역체를 썼다는 이유로 ‘신세대 표절 작가’라고 보는 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시이소오 2016-06-18 18:24   좋아요 0 | URL
구체적으로 쓰지 않았는데
손보미작가는 주로 레이먼드 카버를 표절했습니다.

일부의 예를 든 것이지 손보미 작가는 거의 모든 문장을 번역체로 씁니다. 그들에게 린디합을 대충 보시면 이해되실거에요 ^^

cyrus 2016-06-18 18:29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손보미 작가를 검색했는데 표절 논란이 있었군요. 제가 한국 문학에 너무 관심 없어서 몰랐습니다. ^^;;

시이소오 2016-06-18 18:57   좋아요 0 | URL
손보미 작가를 옹호하는 분들도 많아요. 저는 극혐파죠ㅋ^^

깊이에의강요 2016-06-18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쎄다ㅎㅎ
작년에 신경숙과 창비의 대응이 구토를 유발 했었지요ㅠ

시이소오 2016-06-18 19:00   좋아요 0 | URL
창비, 애증의대상이죠.
무작정 미워하기엔 ᆢ

저 책도 받았자놔요
ㅋ^^

깊이에의강요 2016-06-18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품에 약하시구나ㅋㅋ^^

시이소오 2016-06-18 19:07   좋아요 0 | URL
공짜책에 약한걸로
미화해주세요 ^^

깊이에의강요 2016-06-18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녜^^
책에 약하신걸루 ㅋ

저는 김영하작가님이 시이소오님이 말하는 ‘번역체 문장’인거 같더라구요...
손보미님 작품은 읽어보질 않아서...

멋을 부리다보면 그런 문체가 된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헉,..김영하님 디스ㅋ

시이소오 2016-06-18 19:54   좋아요 0 | URL
번역체문장의 수장이죠.그래도 김
영하 작가소설은 거부감이 안생기잖아요.

손작가는 그냥
오바이트나와요.

stella.K 2016-06-18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지돈이 묘하게 입소문을 타고 있어요.
칭찬은 아닌데 그렇다고 비난도 아니고.
어떤 책인지 궁금해서 읽고 싶기도 하네요.
어느 정도 진정성이 있다면 욕은 안 할 것 같은데...ㅋ

시이소오 2016-06-18 20:21   좋아요 0 | URL
정지돈 팬덤층이 있어요.
금정연 서평가와 더불어

저도 정작가 다른 소설이 긍금하네요^^

2016-06-19 2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19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20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06-20 15:17   좋아요 0 | URL
방건웅, 저는 첨 듣네요
.
세상은 넓고 책은 왜 이리 많은걸까요.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어쩌다보니 아시아 작가들의 소설을 겹쳐 읽었다. 찬호께이의 <기억나지 않음, 형사>, 미야모토 테루의 <금수>, 가쿠다 미쓰요의 <종이달>. 이 세 작품을 다 리뷰로 쓸 순 없고 한 작품만 고르기로.

 

찬호께이의 <기억나지 않음, 형사>처럼 찾고 있는 범인이 바로 자기 자신인 이야기를 좋아한다. 물론 이런 이야기의 원조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외국 작품으로는 윌리엄 요르츠버그의 <폴링 엔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폴링 엔젤>은 알란 파커 감독, 미키 루크 주연의 <앤젤 하트>로 영화화되었다. 영화도 걸작이다. 한국 작품으로는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올드 보이>가 있다. 영화 속 주인공 오대수란 이름은 오늘만 대충 살자란 뜻이라기보다는 오이디푸스의 한국식 줄임말이다. <기억나지 않음, 형사>는 장편임에도 찬호께이의 단편집인 <13.67>에 못 미친다. 그래서 패스.


















 




















<환상의 빛>에 이어 읽은 미야모토 테루의 <금수>. <환상의 빛>보단 재밌게 읽긴 했지만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에 비하자면 무언가 한참 부족해 보인다두 편이나 읽었는데아무런 감흥이 없다면 아무래도 나랑은 코드가 안 맞는 걸로.

 

세 소설 중 하나를 골라야한다면 나는 아무 고민없이 <종이달>을 꼽겠다. 밀실살인을 소재로 한 미스테리 소설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다. ‘밀실살인을 소재로 한 미스테리를 쓰는 작가는 어떻게 하면 독자를 속일것인가만 고민한다. 인간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들. 손을 잘라 밀실에 가두고 싶다. (나올 수 있으면 나와 봐)

 

반면 사회파 미스테리 작품은 매번 침을 질질 흘려가며 읽는다. 내가 읽은 범위 안에서 사회파 미스테리의 두 거장은 기리노 나쓰오와 미야베 미유키다. 특히나 기리노 나쓰오의 <아웃>, 미야메 미유키의 <화차>는 투 썸 업. (최근 미미 여사의 소설들을 볼 때, 이제 그녀의 필력은 방전(‘아웃’)된 걸까. 아쉬운 일이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변영주 감독의 <화차>도 좋았다. 각색의 모범 사례. 최근 기리노 나쓰오와 미미 여사가 헛발질할 때, 독자인 나 역시 덩달아 헛발질하다 얻어 걸린 소설이 있었으니, 가쿠다 미쓰요의 <종이달>이다. 금시초문의 작가. 일본 작가들은 파도, 파도 끝이 없구나. 바다 끝,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의 포말 한줌에 불과한 걸까.


















 


<종이달>은 미야자와 리에 주연의 영화로 먼저 접했다. (미야자와 리에, 어릴 때 이렇게 예뻤었나.) 좋은 영화였고, 영화를 먼저 봤음에도 소설은 소설대로 좋았다.





 

우메자와 리카의 여고 시절 친구인 오카자키 유코는 갓 쓰기 시작한 비누 같은 청초함을 지닌 정의로운 소녀로 리카를 기억한다. 그런 리카가 1억엔을 횡령해 도주중이라니. 리카와 요리 학원에서 만나, 친해진 주조 아키는 묻는다.

 

"리카는 그 큰돈을 어디에다 썼을까. 무엇을 사고, 무엇을 손에 넣었을까. 아니면 무엇을 사려고, 무엇을 손에 넣으려고 했을까. 리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리카는 무엇을 보고 있었던 걸까. 지금 리카는 어디에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정말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백화점 안을 가로질러가면 더 빨랐다. 그래서 백화점 안을 걸어갔을 뿐인데, “피부 상태 무료 진단합니다.”라는 점원의 말에 그날따라 리카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얼마 전 만난 대학생 고타의 매끈한 피부를 떠올렸다. 점원이 늘어놓은 화장품 앞에서 이거 다 살게요.”하고 말했지만, 리카에겐 돈이 없었다. 고객이 맡긴 5만엔이 있었을 뿐. 고객의 돈은 되돌려 놓으면 된다. 그게 처음이었다. 고객의 돈에 손을 댄 건은. 리카는 그 다음날 백화점으로 가 카드를 만든다. 쇼핑을 하지 않으면 손해인 느낌이 들어 이것저것 샀을 뿐인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리카는 이미 6만엔을 긁었다.

 

리카는 남편인 마사후미와 잠자리를 하지 않는다. 어쩌다가 리카는 자신의 고객의 손자인, 피부가 매끈한 대학생 고타와 잠자리를 갖게 된다. 누군가가 이렇게 만져주는 것이 이토록 좋은 것이었던가. 눈물을 흘리며 리카는 깨닫는다. 소중한 것을 다루듯이 아름다운 것을 어루만지듯이 이렇게 만져주길 바랐다고. 줄곧 기다렸다고. 줄곧.

 

역의 플랫폼에는 사람이 없었다. 리카는 긴 의자에 앉아 전철을 기다렸다. 파르스름한 하늘에 하얀 달이 남아 있었다. 갑자기 리카는 손가락 끝까지 가득 차오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만족감이라기보다는 만능감에 가까웠다. ....자유라는 것을 처음으로 손에 넣은 듯한 기분이었다.   리카는 죄책감도 불안감도 전혀 느끼지 않고, 인적 없는 플랫폼에서 자신도 설명할 수 없는 그 만능감의 쾌락에 잠겼다.

 

리카의 생활은 이날을 경계로 달라진다. 이날이후로 리카는 옷과 액세서리를 사는 데 주저함이 없어졌다. 자신에게 만능감을 느끼게 해준, 고타 앞에서 지루한 아줌마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런 고타가 빚으로 괴로워하다니. 고타의 구두쇠 할아버지이자, 툭하면 치근대는 고조의 예금 증서를 위조해 리카는 고타에게 돈을 넘긴다. 어차피 혈연 아닌가.

 

그렇게 시작된 것인데, 끊임없이 만능감을 누리기 위해선 돈이 필요했다. 매달 카드 사용액이 월급을 넘어섰고, 리카는 가짜 증서를 계속 만들 수밖에 없었다. 리카는 고타에게 차를 사주고 집을 사주고 시계를 사주고 옷을 사준다. 고타는 자신이 조금만 움직여도 될 법한데,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웨이터에게 파라솔 위치, 바꿔줘요.”라고 거들먹거리는 사람이 되고 만다. (영화 속에서도 인상깊은 장면이었다.) 리카는 고타와 함께 불꽃놀이를 본다.

 

불꽃 너머에 달이 있어요.”

 

깍은 손톱처럼 가는 달이 걸려 있었다.

불꽃이 떠오르면 그것은 사라지고,

불꽃의 빛이 사라지면 슬슬 모습을 드러냈다.

 

- p. 298. 

 

허영이 만들어낸 만능감의 빛이 점차 희미해져 간다. 고타는 어느새 리카 몰래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다.

 

용돈이 부족하다고 슈퍼에서 물건을 훔친 딸 지카게의 뺨을 후려치고 남편 신이치와 말싸움을 벌인 유코는 리카를 떠올리며 묻는다.

 

넌 무얼 샀니? 무얼 손에 넣으려고 한 거니? 그 물음은 어느새 유코 자신에게 향했다. 나는 무엇 때문에 절약을 한 거지. 무엇 때문에 저축하려고 한 거지. 그래서 무엇을 얻을 생각이었던 거지.” 

 

리카의 예전 애인이었던 가즈키는 아내 마키코의 모든 빚을 청산한 이후 이혼을 앞둔 아내에게 묻는다.

 

당신이 말하는 불편함이나 풍족함은 돈으로밖에 해결할 수 없는 걸까? 이것이 있어야 이 아이들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을, 돈이 아니라 물건이 아니라, 우리가 주는 것은 무리일까?”

 

일본인들에게 종이달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사진이 발명된 초창기, 일본 사진관에서는 초승달 모양의 가짜 달을 만들어, 그 가짜 달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 ‘종이달은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보낸 가장 행복한 한때를 의미하게 되었다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과 카드만 있으면 누구나 만능감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화폐가 조장한 하나비(한 순간의 불꽃놀이)에 지나지 않는다. 허영의 불꽃이 사그라들면 곧이어 냉혹한 진실이 드러난다.

 

여자행원 공금횡령사건의 이면에는 언제나 남자가 있다고 한다. 리카의 경우처럼 그건 단지 섹스의 문제가 아니라, ‘소중한 것을 다루듯이, 아름다운 것을 어루만지듯이만져지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행복을 돈으로, 상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걸까?

 

행복을 얻기 위해 무언가를 사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사시라.

그리고 무언가를 사고 싶을 때마다 이 책을 읽으시라.

무엇을 사더라도 행복을 손에 넣을 순 없다.

불꽃의 빛이 사그라들면 종이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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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강요 2016-06-18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환상의 빛이 더 끌리더라구요ㅎ^^

시이소오 2016-06-18 02:41   좋아요 1 | URL
강요님이 그렇다면
재독을 해야겠어요
. ^^

북깨비 2016-06-18 0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아~ 어떡하죠 저 그럼 기억나지 않음, 형사 결말을 알고 읽게 되는 건가요? ㅋㅋㅋㅋ 알고 읽어도 재밌을까요? ㅠㅠ 금수 감상 구경하러 들어왔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라는 작가를 발견하고 갑니다. 일단 설국이 제일 많이 팔렸다고 뜨길래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설국열차..와는 상관없지요? 처음 보는 작가와 작품이라.. ^^;;

시이소오 2016-06-18 06:12   좋아요 1 | URL
아, 죄송해요ㆍ 스포일러네요. 왠지 그래도 될것 같길랭^^;

가와바타 야스나리, 일본 소설의 섬세함의 정점이아닐까,생각해봅니당 ㅎㅎ 설국열차와는 아무상관이 없어용 ^^

samadhi(眞我) 2016-06-18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리노 나쓰오, 「아웃」 정말 좋지요. 저는 미미여사보다 기리노 나쓰오가 더 좋더라구요. 시이소님이 올리신 내용은 일부러 읽지 않았습니다. 종이달 흥미가 생겨서 읽어보려구요.

시이소오 2016-06-18 11:46   좋아요 0 | URL
넵. 책으로 직접 만나시길^^

moonnight 2016-06-18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엔젤 하트를 책보다 먼저 만났어요. 엄청난 충격을 받았-_-;;;;; 원작이 있다는 걸 나중에 알고 구해 읽었는데, 책도 물론 좋았습니다. 시이소오님 글 덕분에 떠올라, 반갑네요^^

시이소오 2016-06-18 22:17   좋아요 0 | URL
저 어릴땐 알란파커 ` 더 월` 이 최고의 영화
인줄 알았더랬죠 .
저도 옛날 생각이 떠올라
^^

루쉰P 2016-06-18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화차는 저도 정말 좋아하는 명작이죠 ㅎ 전 마쓰모토 세이초의 소설도 무척 좋아하는 데 아직도 많이 사지를 못 해 속상해요 ㅠ

종이달 진짜 읽고 싶네요 아 정말 재미지겠다 아마 시이소오님이 제 앞에서 물건 파셨음 다 샀을거에요 ㅋ

시이소오 2016-06-18 23:38   좋아요 0 | URL
ㅋ ㅋ ㅋ 세일즈를 할걸 그랬나요?

루쉰P 2016-06-18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ㅋㅋ 근데 말로 팔지 마시고 글 써서 ㅋ

시이소오 2016-06-18 23:43   좋아요 0 | URL
루쉰p님, 덕분에 계속 사고싶게끔 독후감을 써야겠네요.^^

루쉰P 2016-06-18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괴롭습니다 ㅋ 돈은 없고 볼 책은 많고 글구 뇌의 한계랄까요 ㅋ 하지만 전 약속을 지키는 자 반드시 읽을테니 써 주세요 ㅠ 즐거운 밤 되세요 ㅋ

시이소오 2016-06-19 01:40   좋아요 0 | URL
ㅋ. 알겠습니다. 루쉰p님도 즐거운 주말 밤 되시길 ^^
 

 

이런 걸 두고 얻어 걸렸다고 한다. 창비 이벤트 당첨으로 럭키 박스를 받지 않았더라면, 나는 어쩌면 권여선이란 소설가를 평생 몰랐을지도 모른다. 멈춰야 했거늘,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렸다. 어라, 다 읽고 신형철이 해설을 썼음을 알게 된다. 신형철이 해설한 책은 사실 더 이상 쓸 게 없다. 중언부언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태까지 권여선이라는 작가를 모르고 살아왔음을 참회하는 심정으로, 무언가를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절박함을 느낀다.

 

<안녕 주정뱅이>에 실린 7편의 단편의 공통점이라면 뭐니 뭐니해도 마치 홍상수 영화처럼, 등장인물들이 술 푸는 장면이 꼭 들어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분명 작정하고 썼으리라. ‘술을 마시지 않는 인물이라면, 내 소설에 출연할 수 없다.’ 신형철 해설의 제목은 <‘호모 파티엔스(homo patience)’에게 바치는 경의>. 호모 파티엔스는 고통 받는 인간이라기보다는 고통 하는 인간이다.

 

신형철은 역시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준다. “유사성과 인접성, 어느 쪽이 우리에게 더 큰 기쁨을 주는 것일까요?”, “매초 매초 알코올의 메시아가 들어오는 게 느껴집니다.” 같은 문장의 경우, 신형철은 놓치지 않고, 기시감의 원인을 밝혀준다. 첫 문장은 로만 야콥슨의 인용이요, 뒷 문장은 발터 벤야민의 인용이다


 

신형철이 맞을 것이다. 권여선의 단편은 고통을 겪는, 혹은 삶을 견디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나는 각 단편들을 재밌게 읽었다.

 

내가 생각해봤는데 이 비유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시킬 수 있을 것 같아. 분자에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놓고 분모에 그 사람의 나쁜 점을 놓으면 그 사람의 값이 나오는 식이지.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단점이 더 많으면 그 값은 1보다 작고 그 역이면 1보다 크고.”

 

- <봄밤> 중 

 

분자/분모의 비유는 톨스또이의 <부활>을 응용한 것이다. <부활>에 등장하는 혁명가 노보드로프에 대해 톨스또이는 이지력은 남보다 뛰어나지만 자만심 또한 굉장하여 결국 별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말한다. 이지력이 분자라면 자만심은 분모여서 분자가 아무리 크더라도 분모가 그보다 측량할 수 없이 더 크면 분자를 초과해버리기 때문에.

 

<봄밤>의 수환과 영경은 이 분모를 무한대로 늘리고 있어 점점 0에 수렴되어 가는 중이었고, 결국 수환 먼저 0에 수렴한다.

 

모기약 찾는 손님이 많은가봐. 내가 모기약 같은 거 없냐고 그러니까 잽싸게 모기약 같은 거 절대 없대. 그래서 내가 여기 방 안에 모기 같은 게 있는 것 같다고 했더니 얘가, 하면 규가 또 웃었다.

?

모기 같은 건 고객님 부담이래.

훈도 웃었다.

모기 같은 건 우리 부담이래?

, 우리 부담이래.

어쩌냐 부담스러워서.

 

- <삼인행> .

 

장어 사준대서 가보니 꼼장어네. 꼼장어면, 꼼장어, 해야지 왜 씨발 그걸 장어래냐고? 윤선생, 내가 꼼장어 먹고 몸보신한다는 얘기는 듣다듣다 첨이야. 끝까지 아주 큰 놈으로 달래는 거 보라고. 꼼장어가 커봐야 꼼장어지, 꼼장어 크면 장어 되냐고?”

 

- <> .

 

 

호모 파티엔스의 이야기이긴 하나, 인용한 문장에서 알 수 있듯, 작가는 매 순간 고통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권여선은 술자리에서 절대로 먼저 일어나는 법이 없다고 한다. 한국 작가 중 술 친화적인 작가는 누가 있을까? 외국 작가로는 스콧 피츠제럴드, 존 치버, 잭 런던 등이 떠오르지만 역시나 레이먼드 카버에 비견할 술고래가 있을까. 카버의 친구는 말했다. ‘, 당신도 술 먹는 거 좋아하고 나도 술 먹는 거 좋아하지만, 레이가 술 먹는 거 좋아하는 것처럼 술 먹는 거 좋아하는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카버는 눈을 뜨면 술을 마셨고, 술을 마시다 잠들었다. 이런 일과가 매일매일 되풀이되었다. 어쩌면 카버의 소설보다, 술을 끊은 그의 행위가 더 위대해 보이기도 한다.





 













 













어쩌다 보니, <안녕 주정뱅이>에 이어 기타무라 가오루의 <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아>를 읽고 있다.  낮술로 시작해 주말 이틀 연속 술을 퍼마셨건만, 또 다시 술 생각이 나다니! , 장어엔 소맥이 딱 인데. 꼬치가 맛있는 이자카야에서 차가운 사케를 마셔도 좋겠고, 토마토 스파게티에 레드 와인도 좋고, 비비큐 후라이드 치킨에 맥주여도 좋고, 양꼬치에 칭따오도 좋고, 갓 잡은 농어회에 소주도 좋고, 녹두전에는 역시 막걸리가. ......


술을 좋아하는 건지, 안주를 좋아하는 건지.

술이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고통이 있어도 술이 있어 위로가 된다.

잠시나마.

 

이웃님들은 어떤 안주에 어떤 술을 즐기시는지요? 댓글 설문입니다. 댓글 달아주세요. ^^

술집이나 안주도 추천 해 주세요. ^^

저는 오늘......홍대 천하, 아스파라거스 삼겹살말이가 땡기네요.


아, 술 고프다. 


p.s  방금 유진 식당서 술 푸자는 친구의 호의를 거절했다. 아, 이 놀라운 나의 자제력이여!! 

     레몬에 데킬라도 땡긴다. 오렌지 쥬스와 혼합한 보드카도. 하루키를 읽은 밤이면 언더락 위스키를 마시곤 했었는데. 

     안 되겠다. 산책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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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6-16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술 무지하게 좋아했습니다.아직 오십도 안된 나이에 통풍증상 발병...에휴....과유불급입니다..안그럼 오래까지 술과 헤어져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합니다..ㄷㄷㄷㄷ마시면 아푸다..이게 통풍이니...한모금도 입에 못대니 미치겠더라구요..ㅋ

시이소오 2016-06-16 12:44   좋아요 2 | URL
아구, 한모금도 마시면 안 되나요? 그건 좀.......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저도 이틀 연속 마시니까 몸이 견디질 못하네요.
이제 자제 해야죠. ㅎㅎ

오거서 2016-06-16 13:16   좋아요 1 | URL
그런 아픔이 있는 줄 몰랐어요. 한 모금조차 허락되지 않는다하니 애석합니다.
최근에 저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술을 금주하는 수준으로까지 줄였어요. 반주를 기대하기는 힘들죠. 절제가 참으로 중요함을 늦게나마 깨달았어요.

yureka01 2016-06-16 1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마시지 말아야 합니다.

술이 통풍의 원인인 요산 배출을 억제하니까요..

술을 절제못하면 술을 오래 즐길 수 없어요 ㅎㅎㅎ

시이소오 2016-06-16 12:56   좋아요 2 | URL
넵, 절제하겠습니다. ㅋ ^^

꿈꾸는섬 2016-06-16 1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막걸리엔 두부김치와 전
소주엔 얼큰한 동태탕ㅎㅎ 탕종류는 뭐든 좋아요.
맥주 마실땐 가볍게 마른 오징어 혹은 쥐포구이, 때론 골뱅이무침 그리고 치킨 족발 ......저 요새 다이어트 중인데 먹을거리가 마구 떠오르네요.

시이소오 2016-06-16 13:46   좋아요 0 | URL
동태탕도 좋죠ㅎ

수이 2016-06-16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 없는 세상은 노노!!

시이소오 2016-06-16 13:53   좋아요 0 | URL
술없는 세상은 책없는 세상만큼 삭막할듯 하네요 ^^

보라마녀 2016-06-16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어숙회나 골뱅이에 맥주
오뎅탕에 소주
치즈 토마토에 와인
팔보채에 공보가주
등등. 좋은글 잘 보고 있습니다.


시이소오 2016-06-16 13:52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니 고량주에 고추잡채를 빼먹었네요ㆍ

문어숙회도 소주 두세병은
게눈 감추듯하죠

빈가워요, 보라님^^

다락방 2016-06-16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와인에 초콜릿도 좋아하고요 ㅎㅎ
소주에 깍두기도 좋아해요. 깍두기는 어느 술에나 잘맞아요. 심지어 와인에도.
이건 깍두기가 잘 맞는다기 보다는, 그냥 모든 음식이 모든 술의 안주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ㅋㅋㅋㅋㅋ

시이소오 2016-06-16 14:15   좋아요 0 | URL
아, 깍두기는 그렇군요.
소설 속 여성들은
돼지고기 고추장 찌개에 위스키를 마시더군요.
다락방님 말씀대로 `모든 음식이 모든 술의 안주`겠죠.

치즈에 와인도 좋은데요.ㅎ ㅎ

보물선 2016-06-16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단편집, 권여선의 최고인듯해요. 예전 한두권은 학생운동 후일담 같아서 아쉬움이 좀 있었어요.

보물선 2016-06-16 14:37   좋아요 0 | URL
술을 끊고 있는중이라 겁나는 책이기도 합니다 ㅎㅎ 아~ 술땡겨요!

시이소오 2016-06-16 14:40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보물선님.
그럼 좀 여유있게 읽어도 되겠네요. ㅎㅎ

술을 끊으시다뉘, 어찌 그런 가혹한 자제심을?? ㅎㅎ

보물선 2016-06-16 14:43   좋아요 0 | URL
생애 마지막(!) 다욧 중입니다. 한약을 먹고 있는데, 40일간 술,돼지고기, 과일 금지예요. 노력해봅니다. (사실 술 엄청 좋아합니다.ㅎㅎ)

시이소오 2016-06-16 14:46   좋아요 1 | URL
앗, 그렇다면 자제하셔야 겠네요.

미리 알았더라면 괜찮은 한의사를 소개해 드렸을텐데. 아쉽네요. ^^;

302moon 2016-06-16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다닐 때는 맥주를 즐겨 마셨고, 이제는 막걸리 좋아합니다. 모임에는 소주 종종 마시고요.그렇지만 친구들이 술 약하거나 안 마시니 저도 간간이 마셔요. 어제는 가족들과,선물로 들어온 회에 와인 마셨어요.저도 아무거나 안주해요.:)

시이소오 2016-06-16 16:02   좋아요 1 | URL
회에 와인도 괜찮군요. ^^

자목련 2016-06-16 16: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권여선의 소설, 좋아요. 어찌 그런 문장을 쓸 수 있을까, 단 번에 반하고 말았지요. 그나저나 술은 정말 좋아요.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키고 싶은 여름인데 수술 후 아직 술을 대지 못했어요, 스스로 정한 금주 기간이라. ㅠ,ㅠ

시이소오 2016-06-16 16:42   좋아요 0 | URL
수술이후 시면 조심하셔야겠네요.
금주기간 풀리시고 맥주 한 잔 하시면 정말 시원하시겠어요^^

cyrus 2016-06-16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요일에 집에 혼자 있어서 엄마 몰래 남은 파전을 안주 삼아서 막걸리 한 병 마셨습니다. 그런데 어제부터 갑자기 왼쪽 무릎 뒷부분에 통증이 왔어요. 하필이면 오랜만에 막걸리 한 병 비웠을 뿐인데 통풍 또 왔어요. 올해 양쪽 무릎이 아픈 건 처음입니다. 진짜 술 한 잔도 못 마시면서 살아야 될 것 같습니다. ^^;;

시이소오 2016-06-16 17:39   좋아요 1 | URL
유레카님도 통풍이시던데.

저도 술을 자제해야겠네요^^;

cyrus 2016-06-16 17:48   좋아요 1 | URL
전날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관절이나 엄지손가락 부위에 심한 통증과 부기가 생기면 통풍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이소오 2016-06-16 18:03   좋아요 1 | URL
아하, 그렇군요
저도 조심해야겠어요 ^^

깊이에의강요 2016-06-16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술은 역시 낮술이...ㅋ
안주는 역시 얼음이....ㅎ
적어놓고 보니 술꾼 같..^^;
본격 일상 음주툰
술꾼 도시 처녀들 보면 정말 술이 땡기던데...
안주도 무궁무진하구요~~^^

시이소오 2016-06-16 18:42   좋아요 0 | URL
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아, 의 미야코도 매일 맛있는 안주에 부어라 마셔라, 라 무한히 부럽 더라구요. 얼음안주 스탈이시군요~~

전 왠지 이 글에 강요님이 댓글을 달것같은 예감이 들었어요.

기네스 좋아하시잖아요ㅋ^^

깊이에의강요 2016-06-16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디까지 들킨걸까요ㅋ

시이소오 2016-06-16 18:58   좋아요 0 | URL
맥주는 기네스를 좋아하고 안주는 얼음이면 된다는 정도?

설마 얼음만 드시는건 아니겠죠 ㅋ^^

:Dora 2016-06-16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은 낮술인데...

시이소오 2016-06-16 20:26   좋아요 0 | URL
ㅋ ㅋ ㅋ 술은 낮술입니다^^

clavis 2016-06-16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GB를 좋아합니다
이것에 안주로는..안주 필요가 없겠네요 ㅎㅎ

시이소오 2016-06-16 22:16   좋아요 0 | URL
ㅋ 맥주죠. 소비에트공화국 정보 단체랑 헷갈렸네요ㅎㅎ

clavis 2016-06-16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 아녜유
나름 보드카!!

시이소오 2016-06-16 22:22   좋아요 0 | URL
ㅋ ㅋ ㅋ ㅋ ㅋ
이제야 생각났어요.
그쵸. 보드카죠 ^^;

clavis 2016-06-16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달하고 하얗고
그 아이는 그렇죵

시이소오 2016-06-16 22:25   좋아요 0 | URL
제가 어릴때 바텐더 일을 했었는데 어찌된게 kgb 한번도 못 먹어봤네요.

저도 함 트라이 해봐야겠어요 ^^

clavis 2016-06-16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텐더를 하는 어린 시이소님을 상상하기가 어렵네요^^

시이소오 2016-06-16 22:36   좋아요 1 | URL
ㅋ ㅋ ㅋ 술을 너무 사랑하다보니, 조니워커스쿨 졸업하고 바텐더까지 하게 됐는데, 남자 바텐더 수요가 없다보니, 쇼를 좀했어야했는데 수줍은 성격이라 ㅎ ㅎ

표맥(漂麥) 2016-06-16 2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술저술 입맛대로 마셔보긴 했는데... 가장 애착(?)이 가는 술은 경주법주이고, 맥주는 파울라너 입니다... 바닷가 출신이니 안주는 당연 회...^^ 그런데 맥주 안주로는 회는 별로구요. 보통 안주 없이 맥주 한 캔씩 한답니다...^^

시이소오 2016-06-16 22:40   좋아요 0 | URL
회에 경주법주 조합이신가요?

저도 회 안주로는 소주를 아무리 들이부어도 취하질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디만 ㅎ ㅎ

2016-06-17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창 마실 땐 소주에 오이나 새우깡이었는데 ㅎㅎ 요즘엔 안주가 참 좋아졌죠. 삼겹살 구우면 뭐 ㅋ

시이소오 2016-06-17 01:54   좋아요 0 | URL
안주 넉넉히 드셔야 몸이 축나지
않습니다. 오래 마시려면 위를 소중히 하셔야 돼용 ^^

비연 2016-06-17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까지 술 먹는 거 좋아하고 많이도 먹었고 했는데...
어느 시점에 절주를 하기로. 근데 도저히 끊어지지는 않더라구요^^;;;
야구 보면서 맥주 한캔 먹는 기분이라던가, 더운 여름날 시원한 생맥주 들이키는 쾌감이라던가, 은은한 불빛 아래 레드 와인 한잔에 조근조근 나누는 수다의 즐거움이라든가.. 하는 것들은 포기할 수 없는 인생의 맛.

시이소오 2016-06-17 12:13   좋아요 0 | URL
너무 과하지만 않는다면 비연님 말씀처럼 술은 `인생의 맛`이겠네요. 포기할수 없는 ㅋ^^

Classicolor 2016-06-20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진식당!! 정말 좋아하는 집인데 또 가고싶네요!!

이번주에 가야겠습니다 ^^

시이소오 2016-06-20 18:39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번주에
필동면옥과 유진식당서 한잔해야겠네요.

avril13 2017-10-18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제대로 찾아온 거죠? 위화 책 리뷰 보다 흘러 들어왔는데. 저는 권여선을 좋아하고 홍대 천하와 유진식당도 좋아합니다. 막 이것저것 클릭해서 읽고 있는데 틈날 때 와서 공감하고 가겠습니다. 전 온라인 소통에 익숙하지 않아서 나중에 내가 어디다 글 남겼나 다시 못 찾을 것 같기도 하네요 흑.

2017-10-18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