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 않고 쓰는 syo

 

 

 

1

 

오래 읽지 않음으로써 내 읽기에 관하여 새로 깨친 것이 한 가지 있는데, ‘읽기라는 단어가 팔 할의 참으로 이루어졌다면 책 읽기라는 단어는 구 할이 구라라는 것이다.

 

내가 읽고 있는 것이 책이라는 착각이 물처럼 있었고 책을 읽는 내가 물고기처럼 그 안에 있었기 때문에, 책을 더 오래, 더 많이 읽을수록, 아가미질 꼬리질이 능숙해질수록 syo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더 생선이 되어갔고, 모든 물짐승들의 비늘이 젖어있듯, 나도 늘 책을 몸에 묻히고 살았다. 책비린내는 자꾸 진해져만 가는 것…….

 

거짓말처럼 독서를 멈추고 반년, 이상할 정도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육신과 정신을 들여다보면서 syo가 내린 결론은 결국 내가 그동안 읽어 왔던 게 책이 아니라 나였다는 것. 나는 책이 아니라 책을 읽는 나를 주구장창 읽었구나, 책의 내용을 말한 것이 아니라 책을 읽은 나의 내용을 말했고, 책에서 훔친 내용을 내심 내가 획득한 것이라 여기며 어떻게든 뽐내고 싶었면서도 겸손을 가장하기 위해서 이건 책 이야기일 뿐이고 나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어요 헤헤헤- 하며 기만을 일삼았고, 그럼으로써 책의 내용뿐 아니라 권위까지 동시에 훔쳐서 출처도 불분명한 내 생각을 치덕치덕 쳐발쳐발 곱게 분장한 다음 세상에 꺼내놓아 애정을 구걸했구나 하는 것.

 

그리고 어쩌면 그런 것이 독서의 무서운 본성일 수도 있겠다는 것.

 

 

 

2

 

책을 읽는 행위와 책을 읽는 나를 읽는 행위를 명쾌하게 갈라낼 수 없는 것이 독서의 본질이라면, 읽히지 않음으로써 영원히 읽히는 책이 있듯, 읽지 않음으로써 영원히 읽는 독자가 있을 것이다. 무한에 가까운 책을 읽었다는데도(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움 방향으로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독자가 있듯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뭐냐는 질문에 책 한 권 이름 대기도 어려워 머뭇거리는 비독자들 가운데에도 넉넉히 아름다운 이가 있을 것이다. 이런 씁쓸한 대조를 마주할 때마다 대체 읽기란 뭐며 무슨 의미가 있으며 왜 하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 어찌 보면 이건 읽기에 대한 두어 가지 유명한 명제만 조합해도 간명하게 답이 나오는 문제다.

 

  첫째. 편협한 읽기는 편협한 사람을 만든다.

  둘째. 모든 사람은 책이다.

  그러므로, 무한한 책을 읽는 것 같지만 사실 책이 아니라 책을 읽는 나를 읽고 있을 뿐인 사람은, 결국 모든 책을 통해 나라는 단 한 권의 책만 반복해서 읽는 편협한 독서가일 뿐이다. 하여 어떤 독자는 구텐베르크 은하계의 모든 책을 섭렵하고서도 오직 한 권만 읽은 비독자가 되고, 어떤 비독자는 한 페이지의 활자도 삼키지 않는 하루를 쌓아나가 결국 수많은 사람책을 읽어낸 폭넓은 독자가 되기도 한다.

 

 

 

3

 

읽기 위해서 쓰는가, 아니면 쓰기 위해서 읽는가 하는 질문을 마주하면 syo의 대답은 늘 한결같다. 저는 오직 읽기 위해서 씁니다. syo에겐 쓰기뿐 아니라 다른 모든 것이 읽기를 중심에 놓고 영원의 강강수월래를 도는 좋은 친구들 비슷한 위상이다. 읽는 사람, 그것이 생각 끝에 내가 설정하고 사랑한 나의 자아였던 것. 하지만 내 읽기의 모든 길이 결국 나라는 단 한 권의 책에 수렴하는 외길이었다면 나는 다시 내 앞으로 수만의 갈래길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이 자리에 잠시 멈춰서야 한다. 내가 읽는 책과 책을 읽는 나를 선명하게 가르고, 갈라놓은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시야에 넣고 읽을 수 있을 때까지, 읽지 않고 써야 하고, 그 쓰기를 통해 책이 매개하지 않는, 독서 뒤에 숨지 않은 나 자신을 더 정밀하고 명징하게 읽어내야 한다.

 

 

 

4

 

라는 구구절절한 말과 함께 은근슬쩍 돌아오지만, 결국 책은 안 읽고 가끔씩 글쪼가리만 찌끄려보겠다는 뭐 그런 속편한 이야기 되겠습지요…….

 

 

 

  계속 걸을까요?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일단 걸어 봅시다.

황정은백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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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04-02 12: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쇼님이다!!!!!!! 읽지 않아도 멋지다 👍

syo 2022-04-02 13:48   좋아요 3 | URL
내가 나여 😌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4-02 12: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읽는 나를 읽을 뿐. 읽어야만 획득할 수 있는 글자와 개념들은 내 숨통을 틔워주곤 합니다! .일.단. 돌아오신 거 너무 좋아요 🥺

syo 2022-04-02 13:49   좋아요 3 | URL
열심히 읽고 있었죠? 쟝쟝님 자라는 소리가 우리동네까지 들리던데? ㅎㅎㅎ

공쟝쟝 2022-04-02 13:59   좋아요 5 | URL
옆으로 자꾸 자라.. 근데 이제 좀 천재느낌 나기 시작했어… 70년안에 천재임박함 ㅎㅎㅎ

새파랑 2022-04-02 13: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랫동안 쉬셔도 syo님의 필력은 변함이 없군요~! 책을 읽는 나를 읽는다는 표현과 생각에 공감이 갑니다. 왠지 편협한 읽기가 저 같아요 😅 복귀하셨으니 좋은 책 읽고 글 많이 써주세요 ~!!

syo 2022-04-02 13:50   좋아요 4 | URL
제가 사라지고 나서도 한결같이 꾸준한 대량독서와 알찬 글을 남기고 계셨던 새파랑님이야말로 불변의 상징이시내요 ㅎㅎㅎ 이런 지칠 줄 모르는 사람 같으니라구!!

이하라 2022-04-02 1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쇼님 오랜만이시네요. 읽지 않음으로 영원히 읽는 경계는 저 같은 범부로서는 근접 불가의 경지 같습니다.
다시 활동하신다니 쇼님의 경지까지 이르도록 읽으며 노력해보겠습니다.
반갑고 기쁜 포스팅입니다. 자주 봬요.^^

syo 2022-04-02 13:51   좋아요 2 | URL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이하라님 ㅎㅎㅎ
무슨 경지라기보다는 그냥 안읽고 빈둥거리겠다는 변명의 말을 분칠한 것이지요 ㅎㅎ 늘 열심히 읽고 쓰시는 이하라님께 부끄럽네요

singri 2022-04-02 13: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잘 읽었습니다. ^^
전 책을 읽어 무얼하나~ 하는 생각은
여전히 있는데 가끔씩 이렇게 좋은 글을
만날려고 읽는 것같기도해요. ;;;

syo 2022-04-02 13:53   좋아요 4 | URL
가끔씩 좋은 글을 만나려고 읽는 것 같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세 글자만큼은 강력하게 성토합니다 ㅎ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04-02 1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읽지 않았다는데도 무언가 내공을 더 키운 듯한 느낌의 쇼님이다!!!!🤔🤔🤔
이러나 저러나 쇼님은 쇼님일 수밖에 없다!!!
알라딘 이 공간에서 더 빛나는 그대, 쇼님!!

syo 2022-04-02 13:54   좋아요 4 | URL
책나무님 오랜만인데도 늘 운행하시던 syo비행기는 여전히 쌩쌩 작동하네요!!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햇살과함께 2022-04-02 13: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Syo님 봄과 함께 오셨네요~ Syo님 글을 다시 읽을 수 있어 기쁘네요!

syo 2022-04-02 13:56   좋아요 4 | URL
뭐랑 같이 오려고 한 건 아닌데 어영부영 와보니까 봄이 먼저 와 있네요 ㅎㅎㅎ 햇살님께 제 글 같은 것보다 훨씬 더 큰 기쁨주는 봄이면 좋겠어요

단발머리 2022-04-02 14: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읽어온 게 책이 아니라 나였다는 이야기, 서늘한 느낌이 전해지는데도 좋네요. 읽지 않아도 좋으니까.... 계속 써줘요.
읽으면서 쓰면 더 좋고요. 웰컴 백, 쇼님!!

syo 2022-04-06 01:45   좋아요 0 | URL
안 읽고서는 쓸 게 바닥이 나서 못 쓰겠다 싶을 때까지는 읽지 않고 쓰려구요!
댓글창에 뭐 써보는 것도 되게 오랜만이라 어색하네요....😁

독서괭 2022-04-02 14: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예요!! 일단 댓글 달고 이따 천천히 읽어야지!

syo 2022-04-06 01:46   좋아요 1 | URL
무플방지위원회 1번 회원님, 잘 계셨죠? ㅎㅎㅎㅎ

독서괭 2022-04-06 03:42   좋아요 0 | URL
잘 있었습니다. 이젠 역사속으로 사라진 위원회네요. 무플될 일이 없어서 ㅎㅎ syo님 글 읽으니 저도 제가 왜 읽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돌아오신 거 환영하고 자주 보길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2-04-02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yo님, 반가워요^^
어느새 봄이네요**

syo 2022-04-06 01:46   좋아요 1 | URL
syo의 s가 바로 spring의 s라는 헛소리와 함께, 봄에 다시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syo입니다 ㅎㅎ

프레이야 2022-04-02 18: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쓰기 위해 읽는다기보다) 읽기 위해 쓴다는 문장이 쇼님과 타인들을 읽기 위해 쓴다는 말로 이해되지 말입니다. 사람은 한 권의 책이다!
이 명구절이 아니어도 확실히
그게 그런 면이 있더라구요. ^^
약속대로 돌아오신 거 반갑습니다 ~

syo 2022-04-06 01:48   좋아요 1 | URL
책이든 사람이든, 길가의 풀이든 횡단보도에 구르는 검은 비닐봉지든, 뭐든지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해할 수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지만요. 사실 읽어도 세상 모르겠는 책도 천지잖아요 ㅎㅎㅎ

반갑습니다, 프레이야님!

감은빛 2022-04-02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끔 글 쪼가리를 읽으면 무척 반갑죠. 거짓말처럼 독서를 멈췄단 말은 좀 의외네요. 책을 읽는 나를 읽었다는 말은 이해는 되지만, 모든 책에 그 말이 맞으려나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제 기준에서는요. 물론 syo님 기준에서는 쓰신대로 맞겠지요.

syo 2022-04-06 01:50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이 제 못난 글을 읽는 동시에 제 글을 읽는 감은빛님을 다시 한 번 읽으셨군요! ㅎㅎ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blanca 2022-04-02 1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새로운 진로를 준비하실 거라 짐작만 했었어요. 반갑습니다.

syo 2022-04-06 01:5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딱히 아무 길로도 나아가지 못하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반갑습니다 블랑카님!

꼬마요정 2022-04-02 2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건강하게 돌아오신 것 같아 좋아요. 이제 스요님의 유쾌한 글을 다시 볼 수 있는거죠? 너무 즐겁습니다^^

syo 2022-04-06 01:52   좋아요 1 | URL
유쾌한 글일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저 오랜만에 돌아왔음에도 syo가 syo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으하하하.

그레이스 2022-04-02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syo 2022-04-06 01:53   좋아요 0 | URL
네 ㅎㅎ 그레이스님 반갑습니다^-^

bookholic 2022-04-03 1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컴백을 환영합니다~~

syo 2022-04-06 01:53   좋아요 0 | URL
북홀릭님, 잘 계셨지요? ㅎㅎㅎ 다시 또 신세지겠습니다.

라로 2022-04-04 1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웰컴백!!^^

syo 2022-04-06 01:53   좋아요 0 | URL
라로님 오랜만이에요 ㅎㅎ^ㅂ^

난티나무 2022-04-04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방가워욧!!!

syo 2022-04-06 01:54   좋아요 0 | URL
난티나무님 아마도 못 뵌 사이에 엄청 많이 읽고 저기 멀리멀리 나아가셨겠죠? ㅎㅎㅎ

카시오페 2022-04-10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책읽기에 대해 진짜 공감되는 내용이네요^^
 


그림자 속을 기는 syo

 

 


1

 

syo는 온다.

 

책 이야기하는 공간에 책 이야기가 지나치게 풍성할 때, 신변잡기와 TMI를 장착하고서,

 

고급진 리뷰와 페이퍼가 밀물처럼 넘쳐들 때,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달달을 아득히 초월하여 위장이 쓰라릴 만큼의 고당도 고끈적 연애썰을 들고서, 염치도 부끄럼도 없이,

 

syo는 온다. 어두운 그림자의 늪으로부터 스멀스멀 기어서 syo가 온다.

 

 

 

2

 

그렇지만 아직은 안 온다….

 

 

 

3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서재의 달인도 되었군요. 일일이 댓글을 달지는 않았지만 축하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또 달인 여러분들 저도 축하합니다.

 

저는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syo는 오래전부터 이번 생은 쓸데없이 길게 살 욕심 내지 말고 겸허하게 딱 120까지만 비비다 가기로 결정을 했습지요? 어영부영하다 보니 어느덧 그 기간의 1/3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남은 2/3를 뻑적지근하게 살아보기 위해서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의 여생을 기획했고 뭐 대단히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는 그 준비 과정에 있습니다. 쓰고 읽는 삶은 잠시 미뤄두었지요. 마지막 페이퍼 이후로 정말이지 1권도 읽지 않고 1자도 쓰지 않았습니다. 안 될 줄 알았는데 되더라구요. 과연 안 되는 게 없는 인생입니다.

 

syo의 여생 따위는 안물안궁이실 것 같아 도대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발설하지 않겠으나, 읽기와 쓰기에 관련된 일은 아닙니다. 당장은 아니네요.

 

앞으로도 한동안은 지금 하고 있는 작업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뭘 읽어야 쓸 텐데 읽질 않으니 도통 쓸 것도 없구요. 언제부터 다시 읽고 쓰기를 시작할 수 있을지 아직은 가늠이 어렵지만, 일단 3월 중순 쯤 되면 가닥이 잡힐 것도 같네요. 하도 글을 안 써서 그런가 막 샤워하면서도 미끈끈적한 문장들이 저절로 떠오르는 지경에 이른 걸 보면, 입에서 쑥 마늘 냄새 풍기는 호랑이처럼 3월을 못 채우고 엉엉 울면서 돌아올 수도 있겠으나 아무래도 그런 일은 벌어지면 안 되겠지요…….

 

이 자리에서 연말연시 인사도 갈음하고자 합니다. syo가 늘 감사해마지않는 서재이웃들이시여, 모쪼록 만수무강하소서. 때가 무르익으면 syo는 오겠습니다. 그럼 다시 만날 날까지 안--!






호수는 반짝이고, 두 사람의 발은 좌우로 움직이고, 바짓부리는 바람에 펄럭인다. 바람에서 벤치 위로 내리쬐는 햇살과 물 냄새가 난다. 물과 햇살에도 냄새가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은 안다. 그건 다른 모든 냄새와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야 알 수 있다. 배에 가만히 앉아 있어야, 드러누워서 생각에 잠길 여유가 생길 만큼 느긋하게 쉬고 있어야 알 수 있다. 호수와 생각은 그런 점에서 비슷하다. 둘 다 시간이 걸린다.

_ 프레드릭 배크만,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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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17 16: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소요님 웰!컴백!! 하루 하루 행복하고 건강한 날 되시길 바랍니다 ^^서재 달인 축!!

syo 2021-12-17 16:42   좋아요 6 | URL
ㅎㅎㅎㅎ 컴백은 아니지만 감사합니다. 주신 격려며 축하며 다 받고 따블로 얹어서 반사합니다😁

단발머리 2021-12-17 16:4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만수무강은 나한테 다 맡겨두고 쇼님은 3월 전에 돌아와요! 크리스마스 인사도 안 하고 새해인사 하기 없기에요!!!

행복한책읽기 2021-12-17 16:5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으아. 쇼님이당~~~ 일단 인사부터. 방가방가. 무탈한거죠. 우선 서재의 달인 축축축!!! 이렇게라도 안부 전해주 감사감사. 다시 만나요~~~^^

이하라 2021-12-17 16: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syo님 오랫만이에요.^^ 연말 즐겁게 보내고 계신가요? 즐겁고 편안한 연말 되시길 바랍니다. 서재의 달인도 축하드려요.^^

청아 2021-12-17 17: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반가운 글이예요!!!
한동안 읽고 쓰지 않았어도
아이디 도용 당한거 아니고 syo님 맞네요! 글의 체취가 구수하게 풍깁니다😆 기다릴께요!!

mini74 2021-12-17 17: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올해 최고 재미난 첫문장입니다.
근데 왜 똘이장군이 거기서 ㅎㅎ
잘 지내신다니 다행입니다.*^^*
미리 메리크리스마스에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까지 오신감에 인사드립니다 ㅎㅎ ~~

수이 2021-12-17 2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딱 !120까지. 어디에서 많이 들은 소리입니다. 저는 욕심을 좀 버려서 딱 111세까지. 만일 정신 말짱하고 말도 잘 하고 춤도 출 정도로 사지가 움직인다면 좀 욕심부려서 130까지 살아볼까요. 우리 그때까지 친구 하기야. 헤헷.

새파랑 2021-12-17 17: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syo님 오랜만에 뵈니 너무 반갑네요~!! 잘 계셨다니 다행입니다 ^^ 이제 3분의 1지나셨으니 앞으로의 3분의 2는 더 행복하게 보내시길~!
달인 당선 당연한거지만 축하드립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1-12-17 17: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무럭무럭 쑥쑥 자라서 씩씩하게 만나요 ㅎㅎㅎ

난티나무 2021-12-17 18: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syo님 저도 방가방가!!!!! 어제 syo님 생각했는데 오늘 글 똭 보니 더욱 반가워요!^^

책읽는나무 2021-12-17 18: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syo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미리 새해 복 많이 받고, 만수무강 하syo!!!!

페넬로페 2021-12-17 20: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syo님, 반가워요.
책 읽기 중단하고 하고 있는 작업이 무엇인지 궁금하지만 3월까지 꾹 참겠어요^^
그 일 잘되면 좋겠고 그때 얘기 다 해주세요**

그레이스 2021-12-17 20: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syo님 하시는 일도 좋은 성과 있으시기 바랄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오~♡

햇살과함께 2021-12-17 2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메일로 오는 알라딘 서재 뉴스레터에서 syo님 글 읽는 재미에 빠져 북플을 알게되었다고 살짝~고백해 봅니다 ㅎㅎ 언제든 오셔서 재밌는 글 많이 써주세요!!

희선 2021-12-18 0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잘 지낸다는 소식을 전해주셔서 다행이네요 syo 님 서재 달인 축하합니다 지금 하시는 일 즐겁게 하시고 다시 책을 만나는 날과 글도 쓰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syo 님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희선

케이트 2021-12-19 20: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눈팅족인데 너무 반가워요

꼬마요정 2022-01-03 02: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syo님!! 하시는 일 모쪼록 잘 되길 바랍니다. 돌아오실 날을 기다릴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바람돌이 2022-01-03 02: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해에 뜻한 일 잘 이루시고 다시 서재에서 읽고 쓰는 syo님으로 돌아오세요.
건강도 잘 챙기시고요.
뭐든지 다 이루어져라 카피 카피 룸룸~~ ^^

얄라알라 2022-01-15 14: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멀리서 응원합니다^^ 꼭 오실 거고, 약속 지키실 거죠?^^ 120 장수도 빼놓지 않고 기원합니다!

프레이야 2022-01-15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20! ㅎㅎ 삼월 중순 이전에 syo는 온다
무슨 일 하시는지 tmi 기다립니다.

독서괭 2022-01-21 0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syo님 왔었던 걸 저만 몰랐나!!ㅠㅠ 늦게 알았지만 넘 반가워요~ 걱정했어요.
그동안 한권도 읽지 않고 쓰지 않으셨다니 너무나 놀랍네요🤭 그만큼 열중할 수 있는 새로운 목표를 찾으신 걸로 보이니 북플팬으로서 아쉽긴 하지만 축하를 드려야겠죠? 서달도 축하드리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꼭 돌아오세요!!

공쟝쟝 2022-02-14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와~
 

 

 

 

읽음으로써 쓰고 씀으로써 읽는 날을 위하여 

읽지 않음으로써 읽고 쓰지 않음으로써 쓰는 시간

 

 

 

--- 읽은 ---


 


381. 일기시대

문보영 지음 / 민음사 / 2021

 

382.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편성준 지음 / 몽스북 / 2020

 

383. 지금은 살림력을 키울 시간입니다

금정연 외 / 휴머니스트 / 2021

 



 

384. 처음부터 생명과학이 이렇게 쉬웠다면

사마키 다케오, 사마키 에미코 지음 / 이정현 옮김 / 박재근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21

 

385. 처음부터 화학이 이렇게 쉬웠다면

사마키 다케오 지음 / 전화윤 옮김 / 노석구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21

 



 

386. 조선의 형사들

정명섭 지음 / 몽실북스 / 2021

 

387. 앙테크리스타

아멜리 노통브 지음 / 백선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04

 



 

388. 영혼과 정치와 윤리와 좋은 삶

박연옥 지음 / 북드라망 / 2020

 

389. 수학사 아는 척하기

지오딘 사르다르, 제리 라베츠 지음 / 보린 반 룬 그림 / 양영철 옮김 / 최화정 감수 / 팬덤북스 / 2021

 




390. 나는 당신이 N잡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기백, 송종국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

 

391. 60세부터 인생을 즐기기 위해 중요한 것

쇼콜라 지음 / 강수연 옮김 / 시그마북스 /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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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10-07 19: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뭔가 바쁘신 일이나 다른 일에 심기 쓰실 일 있으신 듯 합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

syo 2021-10-07 20:09   좋아요 5 | URL
ㅎㅎㅎㅎ 역시 북다님 척하면 척이시네요!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1-10-07 20: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엇 이렇게 짧은 syo님의 페이퍼라니..!! 신선하다…!!

syo 2021-10-07 20:09   좋아요 5 | URL
ㅎㅎㅎㅎㅎ 다음에는 길고 긴 페이퍼로 다시 만나요! ^ㅁ^

수이 2021-10-07 2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45세부터 인생을 즐기기 위해 중요한 것_도 알려주세요! 쇼님

반유행열반인 2021-10-07 21: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람 옆에 나무가 (내 맘대로) 누웠으니 다정한 글자!! 맘 편히 몸 편히 쉬세요 ㅎㅎㅎ

scott 2021-10-07 21: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요님 벌써 육십에 관한 책을? 반백살 되시면 읽으삼333^^

책읽는나무 2021-10-07 22: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중복되는 책이 없군요?
너무 안맞아요~우린....ㅜㅜ
몇 년 있음 50세가 되는데 10년 땡긴 50세부터 인생 즐기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행복한책읽기 2021-10-07 22: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페퍼 제목. syo는 놀고 있습니다. ^^ 스요님 간만. 님 페퍼를 계속 놓쳤구냐^^;;

얄라알라 2021-10-07 2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yo님의 비단폭 자수놓는 글이 줄어 있으니, 오늘은 대신 북커버 판형과 책제목 등 곁가지에 눈이 가네요.
잘 지내시고 계시는 거죠. 북플에서 이처럼 많은 사랑을 받으시는 우리의 syo님^^ 언제나 안녕을 기원하고 응원합니다.

2021-12-14 1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6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쎄인트saint 2021-12-16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21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thkang1001 2021-12-16 1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yo님! 2021 서재의 달인! 진심으로축하드립니다!

서니데이 2021-12-16 1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yo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합니다.
행복한 연말과 좋은 하루 되세요.^^

새파랑 2021-12-16 18: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yo님 요새 안보이셔서 걱정이지만 축하드립니다~!! 다음 책 이야기들이 궁금합니다~!

강나루 2021-12-16 1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yo님, 2021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1-12-16 1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yo님 축하드려요
안부가 궁금합니다~

수이 2021-12-17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쇼님 돌아와!!!!!!!!!!!!!!!!!!!!!!!!!!!!!

2021-12-17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7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추우우우욱

 

 

 

2021년에 500권을 읽으리라는 목표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닌, 그야말로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syo는 나 자신과 싸우는 일을 꽤 선호하는데, 내가 져도 나한테 진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진 나는 윽, 내가 졌군, 역시 나 너는 정말 대단해, 도무지 이길 수가 없는 나여- 하며 기꺼이 패배를 인정하고, 그런 나를 보며 이긴 나 또한, 좋은 싸움이었다, 나 역시 쉽지 않은 상대였어, 누가 나 아니랄까봐 굉장하군- 하며 진 나를 기꺼이 보듬어주기 때문에, 나 자신과의 싸움은 늘 훈훈한 결말을 맺는다. 또한 그런 싸움이 계속되다 보니 이제는 실제로 싸우지 않고도 승패의 향배를 대충 예상할 수 있으며, 그 예상을 바탕으로 나와 나는 기어이 싸우게 되어도 온건히 싸우려 최선을 다한다. , 봐봐, 내가 이렇게 펀치를 날릴 거야, 이걸 내가 맞으면 아프겠지, 그치? 그러니까 나는 때린 걸로 치고 나는 맞은 걸로 치자, 동의하지 나야? , . 이렇듯 싸움 대신 싸움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며 30년 넘게 살아온 결과, 오늘의 syo는 굉장히 안온하며 평화를 사랑하는 호인이 되었다. 결코 자신을 채근하지 않고 이런들 저런들 만수산 드렁칡으로 칡차를 만들든 말든 늘상 느긋하게 자신을 관망하는 늘어진 인간이 된 것이다. 그래서 어제 병원에서 MRI를 찍었는데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성명 : syo / 성별 : 사내놈 / 촬영부위 : 삶을 대하는 태도

 

어쨌든 500권을 읽으려면 9월까지 380권을 달성하고 남은 석 달을 매달 40권씩 읽으면 되는 전개였다. 여기까지는 일단 성공적이다.



 

 

  누구인가

  산정에 오르기만 하면

  뒤에서 살짝 내 등을 떠미는 이는

  누구인가

  고픈 배를 움켜쥐고 발도 없이 평생을 올라

  마침내 산정에 다다르기만 하면

  살짝 내 등을 떠밀어

  한없이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는 이는

_ 정호승, <나의 수미산> 부분

 

우리는 이렇게 아무것도 예상치 못한 채 살아가지만 그렇게 해서 조금씩 아는 사람이 되어간다고 믿는다. 나중에 백발 할머니가 되어서도 끊임없이 오늘의 당혹스러움을 내일로 미루는 이 습관을 버리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어떤가. 그런데도 기꺼이 겪어내며 살겠다면, 지금의 무게에 대해 아직은 잘 모르지만 알 때까지 분투할 자세만은 취하고 있겠다면.

_ 김금희, 나의 사랑 매기

 

삶의 태도부터가 행위의 시작이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 행하는 모든 순간들이 모이고 쌓여 그대가 말버릇처럼 내뱉는 '언젠가 저기'에 미치는 것이다. 막상 '언젠가 저기'의 근처에 당도했을 때, 손이 닿지 않는 부족분의 거리를 채워 줄 한 땀조차도, '지금 여기'에서부터 이미 시작되는 미래인 것이다. 절망의 최대 반전은, 그 절망의 원인이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어느 날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반전을 무한히 미루며 지금의 무기력을 긍정하려고만 든다.

_ 민이언,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

 

 

 

--- 읽은 ---



377. 개념어 사전

남경태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

 

- 일독(그땐나도대학생)

- 재독(이때부터는백수)

- 삼독(210928)

 

하나의 개념은 그 개념에 딸린 여러 가지 속성의 요약이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라는 개념에는 자본주의가 형성되고 발전하고 변형되어온 과정, 경제제도로서의 여러 특성 등이 요약되어 있다(그런 점에서, 이론을 한 권의 책에 비유하면 개념은 본문이 아니라 차례와 같다). 그러므로 개념을 이해할 때는 사전적 정의보다 그 개념에 관한 전반적인 이미지를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똑같은 개념이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다를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개념의 연쇄는 이론을 구성한다. 이론가는 여러 가지 개념을 규정함으로써 이론을 생산한다. 그러나 때로는 그렇게 생산된 이론이 거꾸로 그 이론에 사용된 개념들을 재규정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렇게 개념과 이론은 유기적이고 교호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개념의 의미를 고정하는 것은 자칫 위험한 일이 된다. 개념을 정의가 아니라 이미지로서 포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_ 남경태, 개념어 사전


일독할 때 이 책은 정말 사전이었다. 사전 속에 있는 단어의 의미를 모두 아는 사람에게는 그 사전이 필요 없으므로, 누군가 사전을 가졌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그 사람의 부족함에 대해 알리는 바가 있다.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세상에는 사전을 펼쳐놓고 읽어도 영문을 알 수 없는 개념들이 잔뜩 존재하는구나.

 

재독할 때 이 책은 다른 인문서들을 읽기 위한 몸풀기였다. 나는 이제 이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었고, 이런저런 독서를 거치다 보니 구력이 쌓여서(사실 이 책은 구력을 언급할 정도로 어려운 책도 아니다) 이미 이 책 속의 개념을 꽤나 습득하고 있었다.

 

그리고 삼독을 하니 이제 보인다. 인용한 부분은 이 책의 서문인데, 사실 이 책의 가장 큰 가르침은 이렇게 서문에 있었다. 이 책이 함유하고 있는 개념은 인문서 읽기의 필요조건은 되어도 충분조건이 되기에는 충분히 불충분하다. 그러나 서문의 이 구절은 앞으로의 독서 속에서 개념을 획득할 때 내가 취해야 할 자세에 대해 뭐 별 거 아니라는 듯이 툭- 하고 가르쳐 주고 있다.

 

 

 


378. 대생 공부법

박동호, 김나현, 이기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

 

많은 수험생들은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과목을 위주로 공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모든 과목을 다 잘해야만 한다. 내가 못하는 부분을 공부해야 성적이 오르는 것이다. 게임에서도 쉬운 적만 때려잡아서는 경험치가 잘 오르지 않는다. 버거운 적을 잡아야 경험치도 많이 얻고 좋은 아이템도 잡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공부의 가장 큰 적은 내가 못하는 단원’, ‘내가 못하는 과목이다. 이 부분을 때려잡아 레벨 업을 거듭한다면 어느 순간 성적은 물론이고 약했던 단원과 과묵에 대한 자신감 역시나 상승할 것이다.

_ 박동호, 김나현, 이기준, 의대생 공부법

 

이런 조언은 굉장히 단순하고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생각해보면 단순히 공부의 차원을 넘어서 삶의 어떤 태도에 대한 조언으로도 읽힌다. 생각해보면 syo는 늘 버겁지 않은 적을 잡는 것을 좋아했다. 쉽게 참을 수 있을 만큼의 고통만 용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운동을 해도 몸이 커지지도 작아지지도 않았고, 어제 읽은 책보다 약간만 더 어려운 책을 찾아 헤맸기 때문에 늘 입문서/개론서에서 그쳤다. 버거운 적. 버거운 적이라.

 

, 이 책은 쓸만하다. 굉장히 독창적인 공부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해야할 말은 다 해주는 책이다. 심지어 문제집 추천 코너도 있고, 노하우 전수와 자랑이 귀엽게 뒤섞인 의대생들의 인터뷰 코너도 있는 알찬 구성.

 

 

 


379.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

 

- 일독(17080x)

- 재독(210928)

 

책을 펼쳐 들면 순식간에 나만 남습니다. 사람으로 가득 찬 한낮의 카페 한가운데 좌석에서든, 시계 초침 소리만이 공간을 울리는 한밤의 방 한구석에 홀로 기대 앉아서든, 모두 그렇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고독한 경험이지만, 그 고독은 감미롭습니다.

  게다가 책을 읽을 때 그 고독은 사실 다른 고독과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 자 한 자 책을 쓰는 저자의 고독과 한 줄 한 줄 책을 읽는 독자의 고독 사이. 그 책을 읽는 나의 고독과 그 책을 읽는 너의 고독 사이. 물론 우리는 서로에게 결국 남입니다. 그러나 홀로 된 채 책을 읽고 쓰는 타인들이 느슨하게 서로 연결될 때, 그 끈은 세상의 다른 범주들과 달리 억압하지 않습니다. 그 작은 평화 속에 위엄이 있고 위안이 있습니다.

_ 이동진,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재독이기도 하지만, 일독 때도 딱히 독서법이 궁금해서 이 책을 읽은 것은 아니었다. 그냥 이동진 선생님의 글이 좋았고, 책에 첨부되어 있는 추천도서 500선 가운데 몇 권을 내가 읽었으며 몇 권을 내가 읽을 것인지를 가늠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뭐 그랬던 것 같다. 책에 대한 사랑을 밝히는 데 스스럼없는 사람(선생님은 살면서 단 한 번도 독서 슬럼프가 없었다고 한다)이 글마저 잘 쓸 때, 그 책은 그냥 손에 잡히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읽히고 그러는 것. 처음 읽었을 때처럼, 이번에도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딱히 뭔가 얻은 것은 없다. 그냥 재미있어서 읽었다. 그랬더니 이 책의 제목처럼 되었다. 결국 뭔가를 얻은 것이다.

 

 

 


380. 별게 다 행복합니다

명로진 지음 / 마음의숲 / 2021

 

네이버에 검색하면 명로진 선생님의 책이 62종이나 나온다. 최초 작품이 90년인 걸 감안해도 많은 수고, 2020년에는 무려 4권을 출간했다. 출판계의 사이보그 장석주 선생님에 비하면 절반, 기계 인간 강준만 선생님에 대면 1/5에 못 미치는 숫자지만, 그래도 예상보다 많은 책에 놀랐다. 어릴 적에는 브라운관 안에서 명로진 선생님을 보곤 했었는데…….

 

이 책은 뭐랄까, 곱게 말하면 인문학적 시선을 대상에 던져 반사되는 통찰을 기록한 책이고, 쉽게 말하면 그냥 명로진이 만난/만날 사람같은 책이다. 사람이 사람을 보고 하는 생각은 보는 사람의 것만도 보이는 사람의 것만도 아닌, 두 사람분 이상의 어떤 것이기 때문에 늘 의미는 있다. 그러나 syo60권 이상의 책을 써내는 사람이 매 책마다 고이 빛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범했다.

 

우리는 그동안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성취할 때 행복하다고 알고 있었다. 실은 원대한 목표와 계획이, 이루어질 수 없는 꿈들이 우리의 행복을 방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음을 유재석은 몸소 보여주었다. ‘꿈 따위는 갖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이 몰려온다. 숨 쉬며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건강히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꿈을 갖지 말자. 행복해지려면.

_ 명로진, 별게 다 행복합니다

 

 

 

--- 읽는 ---

수학사 아는 척하기 / 지오딘 사르다르 외

나는 당신이 N잡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한기백, 송종국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 편성준

처음부터 생명과학이 이렇게 쉬웠다면 / 사마키 다케오, 사마키 에미코

지금은 살림력을 키울 시간입니다 / 금정연 외

60개의 이야기 / 디노 부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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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1-09-28 1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른 아점으로 죽 먹으면서 읽다가 죽뿜었어요. 누구인가 (궁예 버전으로)… 등 떠미는 이 ㅋㅋㅋㅋ 바로 나 자신 ㅋㅋㅋ 아 쓰바 오늘도 나는 나를 민다 ㅋㅋㅋ 암튼 쇼님 오백권 힘내. 나는 제2의 성이랑 소설의 정치사 남음 ㅋㅋㅋ

다락방 2021-09-28 11:45   좋아요 2 | URL
페투도 남았잖아요? 🙄

공쟝쟝 2021-09-28 11:56   좋아요 2 | URL
아놔 ..ㅋㅋ 제2의 성 영업 성황 중이니 페투는 다음달로 좀 봐주실 수 없을까요? 굽신굽신 ㅋㅋㅋ 🙇🏻‍♀️🙇🏻‍♀️🙇🏻‍♀️

다락방 2021-09-28 11:58   좋아요 2 | URL
왜이러세요, 쟝쟝님? 이러시면 마치 제가 기한 안에 못읽었다고 마감 되면 재촉하고 압박하는 리더 된것 같잖아요? 아시잖아요, 저는 여러분을 자유롭게 풀어놔두는 사람이라는 거... 저 잔소리하는 그런 사람 아니잖아요. 아시잖아요? 다른 분들 오해하시게 왜 이러시는거에요? 네?

청아 2021-09-28 12:0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21-09-28 12:3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말하않 ㅋㅋㅋㅋㅋㅋ

청아 2021-09-28 11: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의대생 공부법>저도 사두었는데 (저는 사두기만;;)어쩐지 의대생 아니어도 도움받을만한 그런 지점이 있을거라고 예상했더랬습니다. 맞았네요ㅎㅎ
글고 syo님 자신만의 싸움 얘기에
저는 저랑 너무 안싸웠구나 좀 많이 풀어줬구나 종종 맞짱좀 떠야겠다 느끼고 깨우칩니다.
그래도 500권은 엄두안나요;;홧팅!!👍👍👍

syo 2021-09-28 12:39   좋아요 1 | URL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요. 나 자신과의 싸움이 제일 부질없는 짓입니다. 걔 말고도 싸워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나요.....

청아 2021-09-28 12:54   좋아요 3 | URL
앗 (_-_)

syo 2021-09-28 13:48   좋아요 2 | URL
😉

새파랑 2021-09-28 12: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년 500권이라니 대단하네요 👍
전 200권이 목표인데 ㅋ
500권달성을 응원합니다~!!

syo 2021-09-28 12:40   좋아요 3 | URL
ㅎㅎㅎㅎㅎ 감사합니다. 그러나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닙니다. 500권 읽고 200권은커녕 20권 읽은 것만 못하기 때문에 😄

Falstaff 2021-09-28 12: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일 앞에 인용한 시 쓰는 정모 씨는 와우 대단해요, 대단해.
어째 40년이 넘도록 그리 한결 같을까요?
같은 금형으로 만든 풀빵 기계에 밀가루 반죽만 좀 다르게 해서 그그저께도,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그저 한 식구 같은 것들만 쪼르르르르르르.... 찍어내는 실력이라니!
명색이 동시, 시, 소설 신춘문예 3관왕이면 소설이나 함 써보든지.

syo 2021-09-28 13:49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한 권 두 권까지는 세상 이런 시가 없다 싶다가, 세 권 네 권부터는 아, 세상 이런 시는 죄다 정호승 선생님 이름 달고 나오는구나 싶다- 뭐 이런 말씀인거죠? 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9-28 14:10   좋아요 2 | URL
콕 집어서 이 양반이 그렇다는 뜻이 아니라, 서정춘의 지적대로 간혹가다가, 설사하듯 시를 찍어내는 시인이 있기는 있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9-28 1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신과의 온건한 싸움이 이렇게 잘 이기며 진행되면 돼요 안 돼요? 네? 결코 자신을 채근하지 않고 늘어져 있다면서 9월까지 380권 읽었다는 거 자랑인거죠? 나무늘보 사진은 왜 넣었어요.
아.. 왠지 늘보 눈이 총명해 보이는 것이 저 자세로 독서중인가 보다..
<개념어 사전> 저도 언젠가 읽은 것 같은데..?? syo님이 일독때 느끼셨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네요 ㅎㅎ

syo 2021-09-28 13:52   좋아요 2 | URL
저는 올해 무난히 500권을 달성하기 위해 읽는 책의 난이도를 자유낙하시켰습니다......
그리고 나무늘보라니요, 저건 저예요.

제 멘탈증명사진입니다. 🦥

mini74 2021-09-28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와중에 나무늘보 너무 귀여움. 자기와의 싸움의 이득 승자도 나 패자도 나 ㅎㅎㅎ 넘 좋은 삶의 자세십니다 ~~

책읽는나무 2021-09-28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살펴 보니 김금희의 나의 사랑 매기..저 책을 읽었는데 인용문은 생전 처음 보는????ㅜㅜ
500권 목표 이루시려면 일단 건강이 우선!!
밥 잘 챙겨 드시옵소서!!!!

북다이제스터 2021-10-02 1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양보다 질이죠!’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께 전 항상 ‘양질 전화의 법칙’을 말씀 드리곤 합니다.^^
 

 

수염할배는 이미 모든 것을 알았지

 

 

 

1

 

요 며칠 읽고 쓰는 일이 퍽 권태롭다. 눅눅해진 호밀빵 같다. 손이 잘 가지 않고 억지로 입에 구겨 넣으면 목이 턱턱 막히는 읽기. 베어 물 때마다 가루는 흩날리고 테이블은 어떻게 해도 깨끗해지지 않는 문장. 답지 않게 하루 한 권 읽는 데에도 꽤 많은 양의 아등바등이 필요한 중이고 한 주간 글을 쓰지 않았다.

 

 

 

2

 

별일은 없고, 그저 가을 오는 소리, 들리지 않는 그 소리가 한창 시끄럽다. 하늘은 매일 새로 그리는 그림 같다. 계절감이 난만하고 구름은 두텁지만 밝다.

 

 

 

3

 

지난 목요일에는 화이자 백신을 맞았는데 아무래도 부작용이 있는 것 같다. 며칠째 극심한 살찜을 앓고 있다. 그 전 주, 그러니까 명절 연휴 직전의 체중계와 이번 주의 체중계는 지나치게 다른 말을 하고 있다. 입도 없으면서 한 LED로 두말을 하다니. 앉아 있을 때 배가 튀어나오는 일이야 오래 묵은 비극이지만, 그래도 서 있을 때는 어떻게든 밀어 넣을 수가 있었다. 완전히 감추어지지는 않아도 그 입체감을 평평한 아스팔트 위의 자기 주장 약한 과속방지턱 수준으로 깎을 수는 있었다. 그러던 것이, 백신 접종을 전후로 하여 그 귀엽고 애처로운 노력마저 부질없어진 상황. 논리적 추론과 인과적 사유가 아주 몸에 배어 있는 공대생 출신의 날카로운 뇌세포가 이 모든 악의 원흉이 백신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것 말고는 다른 게 있을 수가 없지, 아무렴!

 

 

 

4

 

마르크스는 자본의 본문을 이런 첫 문장으로 연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부는 하나의 거대한 상품 집적으로 나타나고, 하나하나의 상품은 이러한 부의 기본형태로 나타난다.

_ 카를 마르크스 지음, 강신준 옮김, 자본 I-1

 

모든 마르크스 입문서나 개론서는 저 문장을 쎄게 다룬다. 자본이나 이 아니라 상품에서 분석을 시작했는지, 진짜로 부의 형상이 상품의 집적으로 나타나는지 아닌지 등등을 경제적 · 사회문화적 논법을 동원해서 설명하곤 한다. 그런가 보다 했고 중요한가 보다 했다. 비문학 고전을 읽는 일은 대체로 그렇게 진행된다. 그런가 보다, 중요한가 보다.

 

토요일, 10년만에 코스트코에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syo는 저 문장이 경제학적 문장이 아니라 심리학, 심지어 정신분석학적 문장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돌아왔다. 그곳은 그야말로 엄청난 상품의 집적이었다. 14만원 단위로 묶어 파는 소고기 한 더미, 3L의 술이 들어 있는 유리병의 피라미드, 산처럼 쌓여 있는 호밀빵, 한없이 무한에 가까운 감자칩……. 그 어마어마한 상품의 벽에 둘러싸인 syo는 저 많은 것들을 살 수 있는, 14만원짜리 소고기를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카트에 담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저도 모르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그곳에서 나를 둘러치고 있는 것들이 상품이 아니라 돈다발이었다면 아마도 나는 그냥 그 돈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부자가 되어서 돈을 가지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눈앞에 있는 그것들을 가지고 싶다고. 하지만 나를 둘러싼 것들이 돈이 아니라 상품이어서, 나는 바로 그것들을 가지고 싶은 게 아니라 그것들을 가질 수 있는 부를, 그러니까 그것들을 가질 수 있음을 가지고 싶었다.

 

견물하면 생심하는 모양이다. 견하는 물이 커지면 생하는 심도 비례하여 커진다. 누군가에게 물욕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양쪽에 무한한 종류의 상품이 무한에 가까운 양으로 쌓여 있는 복도를 걷게 만드는 것이 괜찮겠다. 물론 교보문고나 대학 도서관의 거대한 서가 사이를 거닐면서, 이미 나는 나에 대해 어느 정도 짐작하는 바가 있었다…….

 

 

 

--- 읽은 ---

 


369. 약국 안 책방

박훌륭 지음 / 인디고(글담) / 2021

 

세상엔 수많은 부탁과 거절이 상충한다. 하루에도 수없이 거절을 당하는 사람도 많을 텐데, 그 사람은 아마 엄청난 자존감 하락에 시달릴 거라 예상한다. 모르긴 해도 하고 있는 일이나 더 크게는 삶에 대한 의욕마저 없을지도 모른다.

모두들 거절당하는 데 익숙해지면서 한 가지를 잊고 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나 자신을 거절하고 있다는 거다. 특히 내 욕구,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거절한다. 난 다른 이에게도 거절당하는데 내 자신까지 거절해야 할까? 우리 삶의 목표는 무엇일까? 가족의 행복, 중요하다. 인류의 평화,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내 자신의 행복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_ 박훌륭, 약국 안 책방

 

한번 들으면 도저히 까먹을 수 없는 이름의 소유자 박훌륭 선생님을 처음 발견한 것은 전작이자 선생님의 첫 번째 책, 이름들에서였다. 선생님은 공대생이 되어서 약사가 되더니 책방 주인이 되었다. 기이한 삶이다. 기이하지만 탐나는 삶이다. 심지어 글도 좋았다. 한국에서 제일가는 공대를 나온 공대생이 약사이면서 책방 주인인데 글도 잘 썼다. 욕이 나왔다. 까야지. 이름들은 좋으니까 못 까겠고, 다음 책 나오면 어떻게든 까야지, 하는 삐뚜름한 마음을 먹고 기다렸는데, 나왔다. 약국 안 책방. 가만두지 않겠다- 하고 덤벼들었다. 그리고 좀 애매해졌다.

 

사실 syo가 그렸던 건, 약국 안 책방이름들만큼이나 훌륭해서 아, 역시 박훌륭 선생님, 졌다 졌어, 훌륭하게 져버렸어, 이러면서 함박웃음과 함께 마무리되는 그림이었다.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호기로울 수 있었던 것이다. 말릴 사람이 두 명 이상일 때만(왼팔 오른팔을 잡혀줘야 하므로) 말리지 마, 이거 놔 봐,를 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맘껏 호기로워지는 사람처럼, syo가 그랬던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 약국 안 책방이름들만큼 괜찮지 않았다. 완전히 망한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뭐랄까, 말릴 사람이 딱 한 명 있는데 걔는 너무 비실거리고 고분고분해서 내가 말리지 마- 하면 어 그래 그럴게 하면서 바로 말림을 포기할 것만 같아서 도리어 세게 굴지 못하겠는 사람이 된 기분이랄까…….

 

 

 


370. 나를 살리는 철학

알베르트 키츨러 지음 / 최지수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1

 

이런 식이다.

 

마음에는 두 가지 모습이 있답니다. 일상에서 최선을 다해 삶에 대처하려는 마음과, 그런 마음을 지켜보면서 돕는 마음이죠. 철학자들이 돕는 마음이 바로 후자입니다. 일상의 문제에서 한 발짝 떨어져 완전히 분리된 관점으로 바라보는 거예요. 좋은 치료법과 마찬가지로 좋은 철학은 당장의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에만 매달리지 않아요. 원인과 뿌리를 찾아 제거하고자 합니다. 그 뿌리가 깊다면 깊이 파내야 하고요.

  삶의 기쁨을 다시 찾을 수 있다고 확신을 가지세요. 인내하고 꾸준히 연습하고 올바른 생각을 하게 되면, 내게 남은 다른 선택지가 있음을 알게 되고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도 깨닫게 될 겁니다. 아무런 어려움 없이 사는 사람은 없어요. 누구나 자신에게 던져진 운명적인 조건들을 받아들여야 하죠.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날이 있더라도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그 시간도 결국 지나갈 겁니다. 그런 순간에도 인내심을 가지세요.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처럼 시간이 되면 오고가는 기분이라고 생각하세요.

_ 알베르트 키츨러, 나를 살리는 철학

 

여러분께 괜찮은 책이 될지 아닐지는 요 샘플 한번 발라 보고 판단하시기를.

 

출제범위는 고대 그리스 · 로마 시대의 철학자들까지다. 사실 그때까지의 철학자들이 마음 치료에 쓰기 좋다. 특히 스토아학파 사람들은 그냥 신자유주의 시대에 사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즉효로 먹힐 만한 말들만 왕창 쌓아놓고 건너간 사람들이니까. 스토아학파의 철학만으로 멘탈 멘토링하는 책도 꽤 많다. 개인적으로는 그쪽이 좀 더 든든하긴 했다.

 

 

 


371. 스물넷, 약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주연 지음 / 미래북 / 2021

 

스물넷에 약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인가?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스물넷이면 무엇이든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가 아니다. 이런 식으로 보면 제목을 붙인 이가 나이라는 것을 대하는 태도가 드러난다. 예를 들어, ‘스물, 약사가 되기로 결심했다라는 제목이 달렸다면, 그 나이에 그런 결심을 하는 것은 하나도 특별할 것이 없기 때문에, 어 그랬나 보구나- 하고 넘어가거나, 그게 뭐 별일이라고 제목에까지 달아놨지- 하고 갸웃하거나 하겠지. 제목이라는 것은 그냥 뽑는 것이 아니어서, 평생 쌀밥 먹는 사람은 어제도 쌀밥을 먹었습니다하는 제목을 달지 않는다. 그런 제목은 하루에 고작 한 끼를, 그것도 라면으로 겨우 해결하며 힘든 삶을 살던 사람이 어느덧 평범한 삶을 영위하게 된 이야기랄지, 금식과 미음을 오가며 몇 년 투병을 하던 사람이 완쾌하고 드디어 쌀밥을 먹기 시작하면서 그 평범함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이야기랄지, 뭐 그런 이야기에 달릴 만한 제목이다. 그러니까 이야기가 평범하면 제목이 특별하고, 제목이 평범하면 그 제목이 실은 평범한 것이 아니었음을 알려주는 특별한 이야기가 들어있고, 뭐 그런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보면 제목을 뽑은 이는 스물넷에 약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생각하는 듯한데, 이제 마흔을 코앞에 둔 하릴없는 백수의 꼬이고 꼬인 마음에는 제목 자체가 그다지 곱지 않다. 서른일곱은 어쩌라고.

 

제목 놓고 잡설이 길었는데, 책 자체에서는 그다지 특별함을 찾지 못했다. 수없이 많은 유학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제목에서 벌써 가재눈을 떠서 그런가, 사람들이 동기 부여라고 부르기를 좋아하는 그 노오오오오오력 뽐뿌가 생기지도 않았다.

 

 

 


372. 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

마야 괴펠 지음 / 김희상 옮김 / 나무생각 / 2021

 

프랭크 보먼과 윌리엄 앤더스와 제임스 러벨은 달을 촬영하기 위해 우주로 나갔다가 지구 사진을 가지고 귀환했습니다. 나중에 나사NASA’지구돋이Earthrise’라는 시적인 제목을 붙인 이 사진은 인류가 촬영한 가장 중요한 사진 작품 가운데 하나일 뿐만 아니라, 지금껏 촬영된 환경 사진들 중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자랑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사진은 우리의 환경 전체를 담은 유일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별 외에 우리는 다른 환경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은 근본적으로 인류가 이미 500년 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을 다시 확인해주었을 뿐입니다. 지구가 편평하지 않고 둥글다는 것은 적어도 최초의 세계 일주 이후 누구나 알았던 사실이지요. 또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점, 이로써 인간이 만물의 중심일 수 없다는 깨달음 역시 이미 오래전부터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사진 덕분에 지구의 유한함과 특이성은 손에 잡힐 것처럼 분명해졌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경험은 이런 커다란 맥락을 보여줄 수 없으니까요.

  인간이 어떤 사안을 두고 그리는 그림은 반드시 그 사안과 들어맞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림은 인간이 어떤 관점으로 사안을 보는지 알려줄 뿐입니다. 이런 차이는 결코 사소하다고 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그림의 간극은 매우 커서 오늘날 우리가 갈등하는 모든 문제를 낳기 때문이지요.

_ 마야 괴펠,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

 

지구가 부서져 가고 있음을 주장하는 이들과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의 싸움은 어떻게 되는 중일까. 목소리는 전자가 큰데 권력은 후자가 커서 도무지 결착이 나지 않는 것일까? 이제는 더함도 덜함도 없이 딱 이만큼만 쓰고 버리고 내뿜으며 나아가더라도 망할 수밖에 없는 멸망의 궤도에 지구는 이미 들어선 것일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 전에, 무엇을 하려는 의지가 내게 있을까? 나는 오늘도 고기를 먹고, 플라스틱과 비닐을 이용하고, 물 쓰는 데 위기감이 없고, 여름에 에어컨을 줄여도 그건 지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통장 잔고를 위해서 그러는 건데……. 하지만 읽는 책이 늘어날수록 점점 마음도 따라 불편해지는 것을 보면 내 양심이 남산위의저소나무처럼 철갑을 두른 것만은 아닌 것도 같고……. 하여튼 계속 읽어볼 일이다.

  

 

 


373.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써먹지?

루돌프 타슈너 지음 / 김지현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1

 

오늘날에도 스스로 공식을 세우고 전문적인 수학자나 수학 전공자처럼 공식을 활용해 보라는 시험 문제가 출제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는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을 바라는 어른들의 욕심이다. 음악이나 미술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수학적 재능을 가지지 않은 아이들은 이러한 문제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지식이 한정되어 있다. 공식을 자유자재로 변형시키는 연습도 좋지만 그보다는 공식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외국어와 문학에 대한 재능이 없다면 영어 시간에 엄청난 산문이나 시를 써낼 수는 없다. 하지만 글을 읽고 이해하며 줄리엣의 말에 젖어드는 경험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

  모두에게 셰익스피어처럼 글을 쓰라고 요구하는 것은 잔인무도한 일이다. 반대로 영어 수업에서 오직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영어에만 초점을 맞추어, 어린 시절에 훌륭한 글을 접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_ 루돌프 타슈너,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써먹지?

 

선생님, 계산기가 있는데 수학을 배워서 도대체 어디에 써먹어요- 라는 질문은 만고불변 만국공통인 것 같다. 유독 수학만 그런 취급을 당하는 것은 수학 자체가 지닌 악독한 난이도 탓도 있겠지만, 수학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하기 위해서는 수학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데 거기까지 도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 보니 일단 무조건 윽박질러서 끌고 가려는 교육의 탓이 있다. 그러나 사실 국민교육 체제에서 피교육자의 필요를 교육자(체제)의 필요보다 우선시하여 존재하는 과목은 없다. 피교육자가 얻는 것들은 일종의 외부효과에 불과하다. 따라서 어떤 과목이 내게 왜 필요하고 중요하냐는 질문은 공교육 체제 하에서 기본적인 모순과 맞닥뜨린다. 당신은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과목이 무엇인지를 결정할 권리를 박탈당하는 대신 공교육 체제에 들어설 입장권을 얻은 것이다.

 

그래서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은 더욱 의미가 없다. 많은 책들은 수학적/논리적 사고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수학을 추켜세우지만, 그런 데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은 이런 책을 읽을 시간에 수학책을 읽고 문제 풀이에 매달린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수학 공부가 중요한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그건, 수학 성적이 좋은 사람들이 가는 학과가 제공하는 직업이 더 높은 소득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수포자인가 아닌가가 문/이과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 지는 이미 오래다. 문과 계열의 과에 입학한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수학을 기반으로 하는 학문을 복수로 전공하지만, 그 반대의 일은 흥미와 성향의 영역에서 일어난다. 최소한 이 나라에서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써먹느냐 하면, 돈 버는 데 쓴다고 대답해도 무방한 것이다.

 

그렇지만 수학 공부에는 저자가 주장하는 장점들도 분명히 있다. 입시와 관련 없이 수학을 공부하고, 시간을 들여 방정식을 풀어가며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나는 많이 만나보았다. 일하면서 느끼는 건데, 학교 다닐 때 수학 좀 열심히 할 걸 그랬어- 하는 말은 이제 조금만 더 들으면 지겹겠다.

 

 

 


374. 미아로 산다는 것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

 

박노자 선생님 맘은 왜 늘 내 맘 같을까. 아니지, 내 맘은 왜 늘 선생님 맘 같을까. syo는 늘 그것이 궁금했다. 사회, 정치 그런 거는 그냥 내가 선생님을 읽다가 저도 모르게 쫄래쫄래 따라간 거라고 생각하면 끝이지만, 하다하다 이제 이런 대목까지 쌤맘내맘 할 줄이야.

 

인간은 좀 특이한 동물입니다. 지능이 높은 만큼 뇌를 쉬게 해야 하죠. 그래서 인생에서 3분의 1은 수면 시간인 데다가,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은 어떤 '도취'의 체험입니다. 도취의 종류는 정말 다양합니다. '할렐루야'를 외치면서 눈물을 흘리는 방법도 있고, 자주 섹스하면서 오르가슴을 즐기는 방법도 있고, 대마초를 피우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흐나 스크랴빈의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 감상의 삼매에 들어가는 방법도 있고요. 요즘 같으면 헬스장에서 운동하면서 일종의 오르가슴 같은 환희의 기분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겟죠. 정말 각양각색의 방법들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정신에 위험할 수 있는 방법도("할렐루야"), 심신에 모두 안 좋은 방법도(대마초, 주류), 몸에 좋은 방법도(헬스), 정신에 유익한 방법도(독서, 음악 감상), 심신에 모두 좋은 방법도(요가와 명상, 사랑하는 사람과의 성관계) 있습니다. 사회의 과제는 구성원이 어릴 때부터 나쁘지 않은 도취의 방법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예컨대 독서삼매의 유쾌함을 일찌감치 학교교육에서 보여준다든가, 사랑과 섹스가 마음과 몸에 얼마나 좋은지 일찌감치 성교육 과정에서 가르친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_ 박노자, 미아로 산다는 것

 

, 도취의 체험으로서 최고의 자리, ‘심신에 모두 좋은것에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보면…… , 선생님이시여.

 

 

 


375. 당신이라는 책, 너라는 세계

박진희 지음 / 앤의서재 / 2021

 

생각해보면 읽기라는 것이 대체로 그렇다. 각자에게는 각자의 읽기가 있고, 그래서 모든 책은 모두에게 저마다 다른 책이라는 말은 정론이기도 하고 멋있기도 해서 자주 입길에 오르지만, 막상 저마다의 책 읽은 글을 읽어보면 실제 차이는 그리 크지 않게 느껴진다. 그것은 독창적 책읽기가 보통의 내공으로 도달할 수 있는 쉬운 경지가 아닌 탓도 있겠고, 자기가 읽은 것을 읽은 대로 쓰는 데에 필요한 공력이 막대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실은 다른 사람이 책 읽은 글을 우리가 읽는 행위 역시 읽기이기 때문에 그렇다. ‘모든 책은 모두에게 저마다 다른 책이라는 말 만큼이나 인기 있고 폼나는 말이 있다. ‘모든 독해는 일종의 오독이다.’ 그러니까 어떤 책 읽은 책이 같은 장르의 다른 책들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을 때, 이 책이 독창적인 독해를 제공한다기보다 평범한 독해에 독창적인 경험을 어설프게 접붙여서 독창성의 총량을 겨우 맞춘다는 느낌이 들 때, 우리는 세 개의 수문을 점검해봐야 하는 것이다. 저자의 독해, 저자의 글, 우리의 독해. 그러나 그 점검은 너무도 품이 많이 드는 데다 해 봤자 1, 2단계에서 벌써 걸려든다는 느낌만 얻기 십상이라, 그냥 대체로 아래와 같이 말하고 만다.

 

이 책은 무난하다. 알라딘에 이런 글 하루에도 몇 개씩 올라온다.

 

 

 


376. chaeg 2021. 9.

()(월간지)편집부 지음 / ()(잡지) / 2021

 

 

 

--- 읽는 ---


세 개의 달 / 듀나 외

개념어 사전 / 남경태

의대생 공부법 / 박동호 외

60세부터 인생을 즐기기 위해 중요한 것 / 쇼콜라

어쨌든 미술은 재밌다 / 박혜성

투자의 본질 / 박세익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 요나스 요나손

생명과학 교과서는 살아 있다 / 유영제 외

별게 다 행복합니다 / 명로진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 이동진

백조와 박쥐 / 히가시노 게이고

루디크러스 / 에드워드 니더마이어

페미니즘의 투쟁 /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선의 언어 / 손민호

불공정사회 / 이진우

베드타운 / 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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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1-09-27 13: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의외로 어제도 쌀밥을 먹었습니다 제목 좋은데요. 한 권 써주시죠 ㅎㅎㅎ

syo 2021-09-27 13:53   좋아요 6 | URL
생각해보니 쌀밥을 잘 안 먹는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몇 번 안 되네요..... 특별하지도 평범하지도 않은 일이군요 쌀밥먹기는

Falstaff 2021-09-27 14: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와... 좋아요 열 개!!!!
저 오늘 10여 년 만에 수염 기르고 출근했습니다. 작은 애 중학교 졸업할 때 길렀는데 지금 스물아홉 살이니까 한 13년 만입니다. 근데 마스크 때문에 김이 좀 샜습니다.
그래도!!! 날 잡아서 제목이 ˝수염할배˝라니, 이런 환영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ㅋㅋㅋㅋㅋ

syo 2021-09-27 21:32   좋아요 3 | URL
ㅎㅎㅎㅎㅎ 맞춤하게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저도 아직 근무하던 시절, 마스크 안으로 면도하지 않은 수염을 달고 구청에 나갔던 적이 있습니다.
밥 먹다가 걸렸어요......😣
아무도 뭐라 하지는 않았지만 모두가 뭐라 한 것과 비슷한 압박감.....

stella.K 2021-09-27 15: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화이자 한 달 전에 맞았는데 어제 뉴스 보니 30대 가장이 화이자 맞고
보름만에 사망했다는 소식 있던데 심난하더군요. 곧 2차 맞을 때가 돌아오는데.
연로한 울엄마도 2차 맞고 끄덕도 없었는데...
1차 때 부작용으로 잠을 많이 잘 수도 있다고 해서 그걸 은근 기대했는데 개뿔!
기분상 어찔한 적은 있어도. 주사 바늘 들어갈 때 그래 목숨을 내놓는다. 죽기 밖에 더하겠냐 하다가도
목숨이 아깝긴 아깝더군요. 2차를 맞아야 하는 건지 원.
그래도 스요님은 행복하게 잘 사셔야 합니다.ㅠㅠㅋㅋㅋㅋ 뭐라는 건지...

scott 2021-09-27 16:53   좋아요 4 | URL
뉴스에 나오는 건
부작용 사례들만 추려서 입니다

부정적이게 생각하면 안됨!

stella.K 2021-09-27 17:04   좋아요 4 | URL
네네. 친절한 스콧님!ㅎㅎㅎ

syo 2021-09-27 21:33   좋아요 2 | URL
저는 사실 그런 걱정은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살찜증상이 걱정일 뿐이지요.....

독서괭 2021-09-27 15: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윽 3번이 뼈를 때리는데요 ㅋㅋ 저도 얼마전 화이자 2차를 맞았는데, 뭔가 몸이 무겁고 머리가 띵하고 피곤한데 이것이 백신 때문인지 그냥 원래 그런건지 헷갈리더라구요. 다행히 저는 몸무게 변화는 없습니다만, 사람마다 부작용의 양상이 다른 법이니 syo님은 백신 때문이 틀림 없습니다, 암요.
읽고 계신 책 중에 읽은 거 이동진 책 하나인데 syo님에게는 특별히 효용이 없을 듯 합니다. syo님은 이미 독서법 한권 쓰실 내공 아닌가요?

syo 2021-09-27 21:34   좋아요 2 | URL
그러니까요. 빼박입니다. 2차까지 맞으면 핵돼지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말씀하신 이동진 독서법은 심지어 재독입니당 ㅎㅎㅎㅎ

mini74 2021-09-27 16: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공대생 출신의 뇌세포도 살이 찐게 아닐까요 동글동글 귀엽게. 글 내용이 정말 귀엽습니다. ㅎㅎ 노력하면 안 되는게 어디있겠습니까. 배에 힘을 좀 더 주고 걸으시면 될듯 ㅎㅎ박훌륭작가님이 두번째에선 반훌륭작가님이 되신건가요 ㅎㅎ 이름들이 더 읽고 싶어지네요 ~~

syo 2021-09-27 21:35   좋아요 3 | URL
ㅎㅎㅎㅎ 지금도 없는 복근이 최선을 다하느라 부들부들 떠는 중인데 여기서 더 힘을 줄 수는 없습니다.....
<이름들> 쪽이 조금 더 괜찮았습니다. 두 권 중 한 권만 보실 거라면 그쪽을 추천합니다.

scott 2021-09-27 16: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을은 식욕의 계절!
소요님!의 식욕은 책 밥, 글밥
三님과 심신에 좋은거 골고루 드세요


syo 2021-09-27 21:35   좋아요 2 | URL
백신 때문이라니까요.......
그런 걸로 하자구요..... 😭

그레이스 2021-09-27 17: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부작용이 살찜?ㅋㅋ
진심이신가요?
오늘은 이과인듯 이과 아닌 책이 많네요^^
박훌륭작가 혹시 손님이 와도 책읽느라 모르는 것 아닐까요?

저도 박노자 좋아합니다.

syo 2021-09-27 21:36   좋아요 3 | URL
ㅎㅎㅎㅎ 약국에서 책방을 하시지만 근무 중에 책을 보시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약과 책을 ‘파는‘ 사람인 느낌? 물론 당연히 어느 정도 책을 보긴 하시겠지만.....

박노자 선생님은 사랑입니다 😍

2021-09-27 1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7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1-09-27 19: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내일 2차 맞으러 가는데....살찜 부작용!!
넘 공포스럽군요ㅜㅜ
오늘은 이동진 독서법 한 권 중복되었어요^^

syo 2021-09-27 21:37   좋아요 3 | URL
살찜 부작용을 조심하세요!
체온계보다 무서운 체중계......

붕붕툐툐 2021-09-27 2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많은 부작용을 목격했지만, 쇼님의 부작용은 상상초월이네요~!
박훌륭님은 정말 훌륭하실 거 같아요. 와~ 이름 영원히 기억날 듯!!
박노자 선생님이 말씀하신 심신에 모두 좋은 방법이 제가 하는 거 아닙니까? 하하!!

반유행열반인 2021-09-27 21:26   좋아요 2 | URL
으아니 쉼표 앞에 거요 뒤에 거요?

반유행열반인 2021-09-27 21:26   좋아요 2 | URL
이거 너무 의기양양하게 쓰셔서 제가 노파심에 그만…

붕붕툐툐 2021-09-27 21:33   좋아요 2 | URL
에이~ 참~ 열반님도~ 제가 매일 하는거 그거 있잖아요~😉

syo 2021-09-27 21:39   좋아요 2 | URL
뒤에 거죠.
당연히 뒤에 거 아니겠어요?

저는 뒤에 거에 100표 던질 테니
반님은 앞에 거에 한 표 던져서 1:100으로 제가 이긴 걸로 하면 괜찮겠습니다 😎

붕붕툐툐 2021-09-27 21:51   좋아요 1 | URL
😎😎😎😎

얄라알라 2021-09-30 23:07   좋아요 1 | URL
ㅋㅋ이번 syo님 페이퍼 대화하듯 읽으니 중간 중간 댓글 달고 싶은거 몇 번 참았는지 모릅니다. 읽는 사이 댓글 내용 까묵했는데, 툐툐님 댓글 보고, 아, 맞아맞아^^ 하면서 시간순으로 다시 복기 중 ㅋㅋ

저는 송편 부작용 찜인데 syo님은 그래도 공대생 분석이 가능한 찜이신건가요?ㅋㅋ

그리고 진심, ㅎㄹ 작가님은 한 번 들으면 존함 잊을 수 없겠어요


저는 중2때 함수 배워서 뭐하냐고 대들 듯이 물어봤다가 조금 난감했던 상황 연출되었던 기억 나는데 다들 그 질문 하시는 거군요^^ 나만 반항한 게 아님^^

공쟝쟝 2021-09-28 08: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노자찡 놓은지 좀 오래되었는데 저런거(?)도 쓸 줄 알다니…. ㅋㅋㅋㅋㅋ 스무살 소녀(?) 공쟝쟝의 인생 책 <당신들의 대한민국> ㅋㅋㅋㅋㅋ (아침부터 추억에 젖으며 tmi를 투척한다)
저 코스트코 안가봤는데 ㅋㅋㅋㅋ 한럾이 무한에 가까운 감자칩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21-09-28 11:15   좋아요 2 | URL
노자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녀 공쟝쟝의 죽창 스토리 언제 한번 페이퍼로 썰 풀어줘요.

공쟝쟝 2021-09-28 11:20   좋아요 1 | URL
어머 이 사람 미쳤나봐 ㅋㅋ 죽창이이라니.. 저 손씻었어요 😤

scott 2021-10-08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요님 이달의 당선 추카
불금, 三님과 맛나는거 배불리 ^ㅅ^

mini74 2021-10-08 16: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댓글맛집 ㅎㅎ 소요님 축하드립니다 *^**

새파랑 2021-10-08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님 축하드려요 500권을 향해 화이팅~!!

그레이스 2021-10-08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서니데이 2021-10-08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이하라 2021-10-08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독서괭 2021-10-08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선 축하드립니다~^^ 부작용은 어떠신지요 ㅎ

thkang1001 2021-10-09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님! 이 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작품 많이 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연휴 되세요!

황후화 2021-10-09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선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