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일기

김연수 지음 / 레제 / 2019

 

syo는 운동에 대해서 잘 모르며 걔랑 서로를 더 깊이 알아가고 싶은 애정도 없지만, 이런 대화는 어쩐지 익숙하다. , 이놈의 뱃살 정말 죽이고 싶어요. 윗몸일으키기를 하루에 몇 개씩 하면 될까요? 회원님, 뛰세요. 근력은 근력이고 유산소는 유산소. 물론 근육량과 기초대사량의 관계라든가, 아무래도 근육이 있으면 옷 위로 봤을 때 훨씬 탄탄하고 덜 뚱쳐 보인다든가 하는 점들로 미루어 보았을 때 근력운동과 살빼기가 완전히 서로 쌩까고 지내는 사이까지는 아닌 것 같다. 그렇지만 역시 배 집어넣을 때는 유산소. 그런데 유산소의 특성은 어느 부위만 집중적으로 빠지는 게 아니라는 것. 온몸이 골고루 빠진다. 고로 배만 집어넣고 싶은 사람은 다른 것들도 같이 집어넣어야 한다. 살 빼는 입장에서 유산소가 이런 고집스런 평등사상을 지녔다는 게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글을(비매품, 증정품이지만) 만지는 사람으로서 가장 부럽고 탐나는 능력은 끝내주는 위트도, 화려한 기교도 아니다. 그저 매일 꾸준히 쓰는 힘이다. 매일 써보겠노라 한동안 끙끙대본 사람은 이 일에 이중의 함정이 깔려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일단 매일 뭔가를 짜내는 것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그와 비교도 안 되게 더 어려운 것은 매일의 글을 고르게 써내는 일이다. 짜내려고 들면 포도 씨에서도 기름이 나오고, 여드름을 짜도 손끝에 개기름은 살짝 묻는 법이므로, 짜내는 일이라면 필부필부도 어떻게든 해낼 수 있다. 그러나 오늘의 포도씨유 한 방울, 개기름 1마이크로그램으로 어젯밤 그 광란의 캠프파이어를 재현하는 것은 범인凡人의 일이 아니다. 내공이 필요하다. 하늘의 뜻도 조금은 필요하다. 하늘의 뜻조차 내 편으로 만드는 내공이면 더할 나위가 없다.

 

쓴다는 마음으로 깝친 것도 어언 3년에 다가간다. 짧다면 짧은 이 기간 동안 얻은 글쓰기에 관한 짧은 지혜가 있다. 글 솜씨는 서로 독립적인 두 가지 형태로 성장한다. 내가 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문장이 더욱 아름다워진다. 그리고 내가 기어이 쓰고야 마는 가장 후진 문장이 덜 후져진다. 한두 번 쓰고 말 사람에게는 첫 번째 솜씨가, 오래 쓸 사람에게는 두 번째 솜씨가 중요하다. 발로 쓰는 문장의 고도, 글발고도를 높이는 일.

 

어떻게든 매일 뭔가를 쓴다고 밝히는 대작가들의 명단을 나열하는 것은 똥멍청이 인증 받는 고상하면서도 참신한 방식이다. “전 그냥 내킬 때 휙 써버립니다. 그랬더니 퓰리쳐를 받았어요.” 이런 말을 하는 작가의 이름을 쓴 다음, ‘이를 제외한 모든 작가라고 덧붙이는 방식으로 하면 10분 안에 끝날 작업이기 때문이다. syo는 이 방법이 밑바닥을 끄집어 올리는 가장 유효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 매일 글을 쓰는 김연수의 글발고도가 높다. 그도 사람인지라 사건 사고, 감정 상태에 따라 기복이 없진 않으나 미니멈의 고도는 부러울 만큼이다. 김연수의 발은 syo의 손보다 높은데 있다. , 언젠 안그랬을까마는.

 

 



사진을 읽어 드립니다

김경훈 지음 / 시공아트 / 2019

 

syo에겐 3대 지병이 있었다. 무좀, 복부비만, 그리고 수전증. 지금은 2대 지병이 되었다. 무좀은 일주일 약 먹고 3주 쉬고를 열두 달 했더니 싹 완치되었다. 이렇게 쉬울 것을, 8살 때부터 20년을 넘도록 발바닥 피부 조직이나 흩뿌리며 살았다니. 피부과느님의 막강한 은총. 그 병원은 명동성당 맞은편 YWCA회관 건물에 있는데이 더러운 걸 왜 쓰고 있지?

 

복부비만은 여전히 든든하게 내 핏을 망치고 있다. 미저리 같은 놈,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다. 수전증도 마찬가지다. 국민학교 때던가 초등학교 때던가, 국 먹다가 최초로 발견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손으로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사진 안녕, 의사 안녕, 한의사 안녕, 군인 안녕, 경찰 안녕, 안녕 안녕 수전증 때문에 안녕도 참 많았다. 이 손만 아니었으면 막 막, 허준 되고 슈바이처 되고 막 그러는 건데? (수능성적 인서울 공대 턱걸이)

 

그래서 사진은 일찌감치 이해하길 포기한 예술이었다. 미웠기 때문이다. 사감을 빼더라도 솔직히 저게 왜 예술인지 이해하기도 어려웠다. 카파의 저 유명한 사진을 보면서 위험한 데 가서 이런 걸 찍었다는 용기랄지, 반전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이 사진의 사회적 효용이랄지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선뜻 인정할 수 있었지만 거기까지였다. syo의 짧은 생각에, 이것이 예술이라면 우리는 저마다의 방법을 동원하여 이것을 읽어야하는데, 피사체를 너무 직시하는 사진 매체의 특성 때문에 다양한 의미가 녹아들어 해석을 기다리는 공간이 충분하게 확보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장미로 사랑을 은유한 문학보다는 물론이고, 장미를 그린 그림보다도 장미를 찍은 사진은 그 뒤에 숨어 있는 추상이나 감정을 지시하는데 품이 많이 들고, 감상자도 그 이면을 읽어내기가 훨씬 어렵다. 사진 찍힌 장미가 사실 그 자체만큼이나 정교하여 감상자에게 물성으로 강력하게 육박해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syo에게 사진 읽는 법은 그림 읽는 법보다 훨씬 더 어렵고 정신력 소모가 큰 기술이었다. 사진을 읽어 준다는 꼬임에 금방 넘어간 이유가 이렇다.

 

이 책을 다 읽고, 결국 사진이라는 매체를 협소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프레임 안의 것을 똑바로 이해하기 위해서 프레임 밖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도 배웠다. 좋은 책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이러했다(요건 스포라서 생략). 이 책을 읽고 이런 이런 것을 느꼈다. 참 좋았다.’의 중고등학교식 독후감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글을 남기게 되는, 그런 책이기도 했다.

 

 



기분이 없는 기분

구정인 지음 / 창비 / 2019

 

아버지의 병세 악화 소식을 듣고 10일이었나, 긴 휴가를 나갔다. 휴가 기간 내내 병원에 있지도 않았다. 그냥 며칠 들락날락거렸고, 또 마지막 이틀은 마치 그런 일이 없는 것처럼 휴가 기간 맞는 아이들과 신나게 놀다가 복귀했다. 그러고 한 주쯤 지났으려나, 나로호를 쏘아 올린 날인가 그 다음 날인가에 부대로 아버지의 비보가 전해졌다. 이럴 때 주는 휴가를 받아서 급히 장례를 치렀고, 뒷일을 마무리하고 여기저기 감사 인사를 전하고 하느라 말년 휴가를 당겨 붙였다. 그 모든 과정에서 나는 몇 번이나 울었는가를 생각해보면, 명확하다. 딱 한 번 울었다. 나처럼 잘 우는 사람이. 아버지가 가루가 되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공간에서 잠깐이었다. 아버지는 할아버지 묘지 근처 표식도 없는 나무에, 백부의 결정대로 함부로 뿌려졌다. 그따위 것을 수목장이라고 했다. 나는 화가 났다. 모든 절차가 끝나고, 백부는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내 이름으로 들어온 돈이 너무 많아서 안 되겠다며, 챙겨갔던 부조금을 돌려줬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돌아 나오면서 나는 큰집과 연을 끊어냈다.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모든 과정이 내게는 슬픔이나 연민이 아니라 분노의 시간이었다. 부인에겐 평생의 욕지거리, 아들에겐 결혼이라는 제도의 비합리적이고 가학적인 면을 뼈저리게 가르쳐준 교과서, 딸에겐 철들고는 함께 한 기억조차 하나 없는 남 같은 사람, 그게 내 아버지였다. 그런 아버지가 죽음을 코앞에 달고 병원에 입원할 때까지 외면하고 무시하던 형제들은 아버지가 침대에 눕자 그제야 찾아와 눈물로 강을 만들었다. 나는 그 강의 수심이 어이없어 도리어 울 수가 없었다. 언제부터 당신들이 이 남자를 이렇게 사랑했습니까. 당신들의 사랑은 이 남자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왜 그리도 무력했습니까. 상복을 입고, 처음 보는 아버지의 지인들로부터 아버지가 좋은 사람이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허탈하고 화가 났다. 이렇게 수많은 이들이 하나같이 좋은 사람이었다 증언하는 당신은 왜 당신의 가족에게만큼은 그냥 당신이었나, 당신을 감추고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는 노력은 왜 가정 밖에서만 이루어지나, 묻고 또 물었다. 영정 사진 속 아버지는 웃고만 있었다. 마치 좋은 사람처럼.

 

형사로부터 아버지의 고독사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혜진과 아버지의 관계는 나와 우리 아버지의 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애증이라는 말은 그 감정을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평면적이고, 모든 애증은 저마다의 굴곡을 가지고 있으므로 나의 애증과 너의 애증이 겹쳐지지는 않겠으나, 그럼에도 애증을 지닌 이들은 서로의 기분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혜진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절차가 끝난 이후, 끝도 없는 우울에 빠져드는 혜진을 보며, 나는 내가 아버지의 죽음 과정에서 챙기지 못하고 그냥 통과해온 어떤 감정이 있었던 건 아닌지 기억을 뒤적여보게 되었다.

 

나는 슬프지도 아프지도 않았다. 우울은 한 방울도 없었다. 아버지 쪽 핏줄과 연을 끊고 지내면서는 그나마 있는 분노도 사라졌다. 용서하지도 않았지만 뭐 용서할 게 남았는가 싶다. 내 아버지는 먼지처럼 사라졌고, 우리 가족은 아버지를 기억하기 위해 특별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제 아버지는 어머니의 인생을 망친 주범으로 가끔 밥상 위에서 곱씹히거나, 지랄 맞은 성격의 대명사로 동원되기도 한다.

 

나는 과연 애도를 한 것일까, 안 한 것일까? 죽은 이에게 쌓여 있던 감정을 먼지로 만들어 날려 버리는 일이 수월했다면, 이것은 애도를 하지 않은 것일까, 애도를 너무나 잘 해낸 것일까? 내 일상은 이리도 평탄한데, 혜진의 삶은 왜 저렇게 망가진 것일까. 혹시 우리 아버지는, 마지막까지 내게 애도하는 법조차 가르치지 않고 그냥 훌훌 떠나버린 것일까?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1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

 

역사가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대중역사서를 쓰는 이에게 말솜씨(혹은 글솜씨)가 필요하다는 것은 명확하다. 역사가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1558920, 카를 5세는 점심을 먹었다. 1558921, 카를 5세는 죽었다.“ 같은 뻣뻣한 진실들이 그 자체로 보배처럼 번쩍번쩍 빛나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다르다. 꾸미고 재간을 부려 읽는 이의 흥미를 돋우는 역사 책이 좋은 책이다. ”1558920일 카를 5세가 점심을 먹었지롱! , 근데 다음 날 갑자기 죽었지롱!“ ……죄송합니다.

 

syo는 죄송하지만 이 책은 하나도 죄송하지 않다. 주경철 선생님이 농담에 능한 것은 아니지만, 역사책이 원체 재미가 없으니까 상대 우위가 있다. 무관심자의 시선을 끌어모으는 데는 왜들 이렇게 관심이 없는지. 주경철 선생님이야 두껍고 근엄한 역사책도 잘 쓰시는 분이니 권위를 의심할 바는 당연히 못 되고.

 

이 책이 다루는 시기는 온갖 몇 세 몇 세()들이 지들끼리 결혼했다 이혼했다 지지고 볶으면서 유럽 역사에 기웃거리는 아마추어 독서가들의 골치를 아프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분탕치는 시기다. 그러다보니 거시적으로 죽죽 설명해나가는 역사책을 보면 도리어 헷갈리고 참다못해 백지를 펴서 프리드리히 3세가 막시밀리안 1세를 낳고, 막시밀리안 1세가 펠리페 1세를 낳고, 펠리페 1세가 카를 5세를 낳았더라- 하고 창세기를 작성하며 읽어야 하는 일이 생긴다. 이럴 때는 우선 인간별로 각개격파한 다음 전체상을 그리는 것도 방법이다. 그래서 이 책이 방법이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 황선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

 

뜻밖에 둘이 살아본 적이 많다. syo, 전문 동거남. 그리고 그게 다 하숙이고 자취고 고시원 생활이고 그러다보니 좁은 공간에서 살을 부벼가며 이룩한 생활들이다. syo, 부비부비 전문 동거남. 심지어 남녀를 가리지도 않았다(압도적으로 남자가 많았지만). syo, 바이섹슈얼 부비부비 전문 동거남서너 개쯤 더 할 수 있지만 점점 수렁에 빠지는 것 같으니 이쯤에서 그만 둘까. syo, 낄끼빠빠 바이섹슈얼 부비부…….

 

같이 안 살던 사람이 같이 살기로 결정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놀라운 일이다. 공간이 겹쳐진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불편함이 따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하고 내가 같이 살아도 물고 뜯고 싸울 판인데, 남이라니! 그러므로 이런 결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그 모든 불쾌와 불편을 상쇄하고도 남을만한 메리트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 책과 내 경험을 비교해보니, +남이 챙길 수 있는 거라 해봐야 경제적인 요소를 빼면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여의 경우 다방면의 이점이 생기는 것 같다. 특히 멘탈적인 부분에서.

 

"인생이란 멀리서 보며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렇게 바꾸어도 말이 될 것 같다. "사람은 멀리서 보면 멋있기 쉽고, 가까이에서 보면 우습기 쉽다." 충분한 거리를 둘 수 없기 때문에 서로 한심하고 웃기는 순간도 목격하지만 그럼에도 나에게 동거인은 여전히 멋있는 사람이다. 눈속임이 불가능할 만큼 가까이에서 삶에 대한 근면함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내가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이나 생활을 대하는 태도 역시 낱낱이 동거인에게 목격될 거라는 자각은, 너무 방만하게만 살지 않도록 나를 다잡아준다. 그 증거로 오늘 글 한 편은 쓸 거라고 큰소리를 치다가 미루고 미룬 밤에 거실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을 편 건 동거인에게 너무 한심하게 보이고 싶지 않은 긴장의 발로였다. 내가 키보드를 두드리는 테이블 건너편 자리에서는 동거인이 역시나 잠옷을 입은 채 연재하는 수필을 위한 삽화를 그리느라 애쓰고 있다. 비염이 심해져서 콧물을 막기 위해, 한쪽 콧구멍에 티슈를 길게 말아 꽂은 채로 말이다. 오늘도 내 동거인은 아주 우습고 또 존경스러운, 딱 그만큼의 거리에 있다. (235-236)


요런 대목을 보면 놀랍다. 경험 범위안에서, +남의 경우 대체로 서로를 신경 쓰지 않았다. 이 경상도 마초 새끼들은 그런 거 신경 쓰는 놈처럼 보일까봐 도리어 맘대로 막 하고 다녔는데, 우리가 서로를 위해 해 준 배려라고는, 방문을 열기 전에 노크하는 것뿐이었다. 혹시 바지 내리고 뭔가에 열중하고 있을까봐……. 왜 우리는 저렇게 서로를 발전시키는 아름다운 관계가 되지 못하고 그저 서로의 욕정만 존중하는 동거생활을 하고 말았던 것일까.

 

아마도 몇 달 안에 새로운 동거생활이 펼쳐질 듯하다. 이제껏 모든 동거 중 가장 경제적 여건이 잘 갖춰진 생활이. 이 책을 꼼꼼하게 읽었으니 앞으로는 서로의 하반신 그 이상을 배려할 줄 아는 슬기로운 동거생활을 꾸며 나가야겠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

 

이렇게 찬사로 가득한 책도 드물어서 입을 떼기가 더욱 조심스럽다. 반면, 나 하나 이상한 소리를 한다고 해서 이 책의 예비독자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 같아서 안심이 되기도 한다. 물론 좋은 책이었다. 너무 좋은 책이었다.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지혜의 꾸러미같은 주인공 한탸가 실은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는 동안에만 행복하다는 점이다. 뭔가를 알아채는 순간 그것들은 전부 한탸를 떠났다. 그리고 마침내 한탸는 세상을 알아챘으니 이제 그가 세상을 떠나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만이 행복하다. 그래서 인간은 고독하다. 행복하려고 고독하다. 그러나 고독 속에서도 들리는 소리가 있다. 사랑을 알려주고, 사람을 알려주고, 세상을 알려주겠노라, 그걸로 너의 행복을 앗아가겠노라며 쉬지 않고 내 고독을 두드리는 너무 시끄러운 소리가 있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 그래서 한없이 위태로운 인간. 내가 이 역설적인 제목을 읽어낸 방식은 그렇다.

 

 



하면 좋습니까?

미깡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

 

그냥 결혼이라면 무작정 싫을 때가 있었다. 이놈의 제도 나부랭이가 빵틀처럼 사랑을 덮쳐서 귀퉁이들을 다 쳐내고 일정한 모양으로 변형시킨다는 인식이었다. 아나키즘에 환장해 있을 때는 더욱 그랬다. 그러나 아나키스트의 아버지라 불리는 윌리엄 고드윈조차 결혼하여(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메리 쉘리)을 낳았다는 사실. 허망한데?

 

허망하긴 하지만 결혼이 사랑에 가하는 압박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변화가 없다. 그럼에도 결혼에 대해서는 좀 온건한 태도를 취하게 되었는데, 하면 하고 말면 말고라고나 할까.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면 하고 아니면 만다에 더 가깝긴 하다. 굉장히 무책임한 태도긴 한데, 또 굉장히 선명한 저항정신이기도 하다. 어쨌든 내가 원하는 것은 그 사람이고,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라는 생각만 하고 있다. 두루뭉수리하다. 철없다.

 

없는 철을 만들어주기 위해 이 책이 나섰다. 5년째 만났고 동거도 하고 있는 커플. 어느 날 곱창을 먹다가 대뜸 결혼을 청한 남친 덕분에, 앞으로 300페이지 동안 그들의 연애사는 이전에 없었던 국면에 접어든다. 아무래도 주인공은 여성이고, 조언자들도 여성이다 보니 남자 입장에서는 공감보다는 학습이라 부르기에 걸맞은 태도로 책을 읽게 된다. 이건 안 되고, 이것도 안 되고, 이건 오 쉣, 완전 안 되고……. 그들이 결국 결혼하는지(사실 지금 결혼에 골인하는지라고 썼다고 화들짝 놀라서 지웠다. 결혼은 골인, 비혼은 노골? 클리셰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이야기들은 마지막 페이지까지 오는 길 전체에 알알이 박혀있고, 마지막 페이지에서 건질 것은 남친의 이 대사겠다. 사랑하는 데 써야 할 힘을 다른 일에 소모하지 말고, 행복할 게 분명한 일들에 집중하자.“

 

그리고 뭐 이를테면이라는 말이 이어지더니 갑자기 방의 불은 어두워지고 카메라 렌즈는 뜻밖에 흐릿한 촛불이나 둥근 달을 비추는데……. 얼레리꼴레리, 누구누구는 좋겠네~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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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해목 2019-07-25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비부비 전문 동거남 syo님의 곧 다시 시작될 동거 이야기 기대해봐도 될까요.
마음같아서는 동거이야기 연재해달라고 조르고 싶다는~~ ㅎㅎㅎ
제 주위 기혼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면 좋다고 하더이다. 옆에서 지켜봐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던데.....-.-
먼훗날의 고독사를 생각하면 아주 쬐금 결혼이나 동거에 대한 마음이 동하는 나이가 되긴 했으나...
암튼 syo님은 새로운 동거 이야기 자주 읽을 수 있길 바랄 뿐이에요! ^^

syo 2019-07-25 17:06   좋아요 1 | URL
새로운 동거 이야기를 쓰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겠습니다만,
슬프게도(제가) 이번 역시 남+남 동거라, 밋밋한 동거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힘과 힘, 고기와 고기가 맞부딪히는 그지같은 동거생활.....

반유행열반인 2019-07-25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시간 공들여 쓴 글 이십 여분 만에 잘 읽었습니다. 여자 둘이는 살아본 적 있는데 그렇게 친했다고 생각한 언니와 확 멀어져버렸습니다. 제가 견디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면 왜 그리 못되게 굴었나 미안한 마음이지만 그걸 전할 방법도 없습니다. 이런 후회할 일 없이 사는 게...사랑하는데 온전히 힘쓰고 행복해지는 길이겠쥬. 행복을 기원합니다.

syo 2019-07-25 17:06   좋아요 1 | URL
행복을 위해서는 제가 동거하고 싶은 사람과 동거를 해야 되는건데, 그게 되지 않아서 또다시 진정한 행복은 한없이 유예될 예정입니다....

반유행열반인 2019-07-25 17:31   좋아요 0 | URL
저는 남 남을 뒤늦게 보고 헛생각(헛소리)만 잔뜩 했습니다. 뭐 그런데 그게 몇 년 후라도 유효할 듯합니다. 누구랑 살든 구박은 한 마디씩 덜하며 예쁜 사랑하세요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07-25 17: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절일기>에 감동받고 <기분이 없는 기분>에 뭉클해서... 그래서.... 좀 진지해지려고 했더니만.
syo, 전문 동거남. 슬기로운 동거생활.
어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9-07-25 17:08   좋아요 0 | URL
이 페이퍼를 한 자리에서 내리 쓰면서, 무슨 조울증 걸린 인간 마냥......
제가 해온 모든 동거가 다 제가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형식의 동거는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도 그럴 것 같아서, 과연 슬기가 유지될 지 모르겠습니다.
몇 번 살아본 놈인데, 영 마뜩치 않습니다 ㅋㅋㅋㅋ

다락방 2019-07-26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절일기 나도 읽어볼까요..

하면 좋습니까?도 봐야겠다. 이건 도서관에 검색찬스!

그리고 이 페이퍼 좋아요, 쇼님.

syo 2019-07-26 12:33   좋아요 0 | URL
7개 던져서 2개 낚았으니 이 정도면 성공적이다ㅎㅎㅎ

막시민 2019-07-27 1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헬스 pt 20회 추천드립니다~ ㅎㅎ

공쟝쟝 2019-08-03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거이야기는 저도 기대됩니다. 남자둘이 살고 있습니다!!

syo 2019-08-04 23:41   좋아요 1 | URL
정확히 언제부터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기정사실이라, 쓸 거리가 생기겠네요. 아무래도 두 사람이 사는 것이니까요. ㅎㅎㅎ
 


자본가의 탄생

그레그 스타인메츠 지음 / 노승영 옮김 / 부키 / 2018

 

농담. 자본가를 식별할 수 있는 21세기적 방법 : 당신은 자본가가 훌륭하다고 생각하세요? 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사람 가운데 진심인 사람.

 

자본가의 이미지를 둘러싼 전투는 그친 적이 없다. 자본은 정말 가치를 생산하는가? 그들은 노동자의 고혈을 빨아 먹는가? 그들은 정말 그런 어마어마한 대접을 받을 만한 생산성과 창의성을 갖추었는가? 그렇지만 자본가를 옹호하건 비난하건 간에, 그들이 비윤리적 수단 없이 순수한 노력으로 자신의 부를 유지한다고 믿는 순진한 사람이 아직 남아 있을까? 그 부가 거대하면 거대할수록 혐의는 짙다. 이게 다 자본가에 대한 음모라고? 자본가에 대한 경험이겠지. 그리고 그런 경험은 600년 전에도 가능했다고 이 책은 말한다.

 

야코프 푸거라는 거물이 있었다. 쌓아올린 부와 그 부를 헐어 쌓은(혹은 무너뜨린) 것들의 스케일에 비해 덜 알려진 인물인 푸거는, 자본가의 아들로 태어나 자본가로 살다 자본가인 조카에게 자본을 물려주고 자본의 성전에 자본가의 표본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아주 명쾌한 사람이었다. 돈으로 가는 길에 늘 해답이 있었다. 광산? 독점하면 되지. 파업? 자르거나 억압하면 되지. 고리대? 성서해석 바꾸게 하면 되지, 돈으로. 황제? 교황? 만들면 되지, 돈으로. 종교개혁? 아니 그럼 어떡해, 대주교 하나 만드는데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데. 루턴가 루튼가 하는 수도사 나부랭이가 그걸 아냔 말이야. 투자금 회수할 수 있게 된다는데 교회가 면죄부를 팔든 면사포를 팔든 내가 알 바냐고 지금.

 

어쩌면 역사의 계보에 신의 시대, 인간의 시대, 과학의 시대 같은 건 사실 찾아온 적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돈이 인간과 인간의 사이를 매개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지어진 모든 시대가 돈의 시대였던 걸까. “The Richest Man Who Ever Lived”라는 원제를 버리고 자본가의 탄생이라는 제목을 선택한 한국어판의 과감성은, 야코프 푸거를 어느 한 시대의 숨은 주역으로 보기보다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자본가라는 이미지의 원형으로 보려는 의도에서 나온 게 아닐까 한다. 15-16세기를 살던 어느 아우크스부르크의 돈 많은 남자 이야기를 오늘날에도 읽어 볼만한 이유 역시 거기에 있다.

 

중세 유럽의 왕위 계승 방식, 용맹공, 미남왕, 대머리왕, 광녀(…….) 등등의 별명으로 겨우 구분 가능한 루이, 샤를(카를), 필리프 몇 세 몇 세, 뭐 그런 인간들 때문에 복잡하게 꼬인 영국, 프랑스, 스페인, 신성로마제국 지도층의 막장드라마 급 가정사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알려진 역사의 이면 같은 걸 다룬 책이니까요. , 대항해시대나 종교 개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뭐든 알면 좋죠. 그렇다고 필수는 아닙니다. 몰라도 잘 읽힙니다. 기본적으로 이야기책이거든요.

 


 

모스에서 잡스까지 

동흔 지음 / 뜨인돌 / 2018

 

전화기를 발명한 벨은 사실 전화로 메시지보다는 노래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한다. 가수가 송화기에 대고 노래를 부르면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관객이 수화기에 귀를 대고 그 노래를 듣는 것, 그것이 벨이 생각한 자기 발명품의 참된 쓰임새였다. 반면 에디슨은 자신이 발명한 축음기를 음악 듣는데 쓸 생각이 전혀 없었다. 에디슨은 축음기를 음성 편지를 보내는 물건으로 계획했다. 그러니까 LP판 같은데 하고 싶은 말을 담아서 택배로 보내면 받는 이가 그걸 턴테이블에 올리고……. 오늘날 전화기와 축음기의 후예들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벨이나 에디슨이나 참 재미있는 양반들이 아닐 수 없다.

 

철학책을 읽다 보면, 특히 전공자가 자기가 전공한 철학자의 사상을 개설하는 책 속에서 자주 만나는 주장이 있다. 이 철학자가 등장함으로써 역사는 그 물길을 틀었다, 이 철학자 이후는 결코 그 이전과 같을 수가 없다, 이 철학자가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우리 삶의 모습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운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썩 납득이 쉬운 것도 아니다. 물론 곰이 쑥과 마늘을 먹으며 100일을 버티지 않았으면 단군할아버지가 없었겠고, 그럼 갤럭시s10도 없었겠지. 그렇다고 갤럭시를 쑥과 마늘로 만든 건 아니잖아, 뭐 이런 심정이 되곤 했으니. 하지만 과학이나 기술의 역사를 다룬 책들 속에서, 과학이나 기술은 자기네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정말 압도적인 설득력으로 설명한다. 보통의 독자 입장에서는 어차피 철학이나 과학이나 남의 나라 말 같긴 매한가지고, 그렇다면 피부에 와 닿는 결과물을 들이미는 쪽이 더 재미난 것이다.

 

모쓰에서 잡쓰까지, 쩌는 라임의 제목을 단 이 책은 전신에서 시작해 스마트폰까지 이어지는 20-21세기 통신혁명의 역사를 개괄한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통신이라는 말이 너무 좁은 것 같아서 백스페이스를 자꾸 기웃거릴 정도로, 통신혁명은 곧 생활과 인간의 혁명이다. 그 혁명의 기본토대는 어쩔 수 없이 딱딱하고 건조한 과학기술이겠지만, 표면이 우리의 생활과 직접 맞닿아 있기 때문에 그리 먼 이야기로만 느껴지진 않았다. , 이런 장르의 책을 읽겠다고 손을 내밀면 이상하게 N극과 N극처럼 자꾸 미끄러지는 분들께 희소식, 저자 신동흔 선생님은 문과입니다…….

 

파동과 전자기파에 관한 첫 페이지 급 기초지식이 있으면 수월합니다.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대항해시대의 탄생

송동훈 지음 / 시공사 / 2019

 

삼국지를 이미 읽은 syo에게 진짜 삼국지를 가르쳐준 것은 게임 삼국지였다. 일목요연하게도 가르쳤다. 마찬가지로 대항해시대가 어떤 시대인지를 제대로 가르쳐준 것은 책이 아니라 게임 대항해시대였다. 방향타를 돌리는 대신 키보드와 마우스를 돌린 것인 만큼 소소하고 쬐끄만 짝퉁스케일이었지만, 어쨌든 제 발로 희망봉을 돌아보고 신대륙을 발견하는 희열을 느꼈다. 동남아에서 후추를 잔뜩 실어와 유럽의 항구에 내다팔며, 옛다 고기에 후추 처먹어라 미개한 르네상스 유럽 것들아, syo 없으면 대체 어쩌려고 그러니 늬들은, 하며 내면으로 위세 부릴 수도 있었다. 모니터 속 2D syo는 거친 파도를 헤치며 지도의 빈 공간을 채워나가는 위대한 항해사였다. 각 대륙 주요 항구의 경도와 위도를 반자동으로 외우고, 지역 특산품의 시세를 간파하여 무역로를 짜고, 삼각돛과 사각돛의 차이를 몸으로 이해했다. 이건, 책은 줄 수 없는 배움이다.

 

그렇지만 책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어쨌든 게임은 게임이고, 예전에 나온 게임일수록 고증이 약한 법. 무엇보다 syo라는 놈이 종횡무진 세계를 휘젓고 다니는 그런 세상은 실제로 없었잖아.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뭔가 많이 배웠는가? 하면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고 말해야겠다.

 

주제가 대항해시대에 한정되어 있으므로, 미시사라고까지 할 것은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거시 세계사에 비해 더 세세한 내용과 정밀한 관점을 기대하게 된다. 그런 특별한 것은 없었다. 저 시기 유럽사를 다루는 두꺼운 책들에 비해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그러니까 왜 이 책이어야 하는지를 이 책 스스로가 설득해내지 못하고 있다.

 

머리말에서 이 책은 스스로의 필요성을 이렇게 설정하고 있다.

 

대항해시대는 왜 중요할까대항해시대를 왜 알아야 할까그 시대가 낳은 결과가 너무나 심대했고아직까지 진행형이기 때문이다이때 역사의 주도권을 차지한 서구 국가들과 그 후예 국가들이 여전히 선진국으로 인류의 문명을 이끌고 있다그들의 도전과 욕망에 희생된 문명들은 대부분 중후진국에 머물고 있다더 중요한 사실은 지금2의 대항해시대가 시작됐다는 것이다대상은 우주다바다와는 비교가 무의미한 광활한 공간이다인류의 미래다.

 

뒤이어, 미국과 중국, 일본, 인도의 우주개발 진도와, 유명 기업가들의 우주관련 사업 전개를 설명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이 나라 현실이 안타깝다며 개탄한다. 현실이야 현실의 몫이고, 이 책의 구실, 대항해시대를 알아야 하는 이유에 우주를 갖다 댄 것은 허망할 정도로 옹색하다. 작가 선생님도 그걸 아는지 우주는 바다와 비교가 무의미하다는 말을 스스로 하고 있긴 하다……. 다 인정하고, 대항해시대의 역사가 우주를 개발해나가는 과정에 지침이 된다고 치자. 그럼에도 이 책은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이 책이 콜럼버스의 업적을 설명하는 부분은 그야말로 찬사 일색이다. 선견지명, 추진력, 리더십……. 말년에 망한 것은 총독으로서의 역량 부족으로 치부하고 이내 콜럼버스와 이사벨 여왕과의 만남이 인간의 역사가 지속되는 동안 영원히 회자될 것이라 말하며 꼭지를 닫는다. 그런데 다른 책을 통해 콜럼버스의 개인사를 들여다보면 정말 본받을 데 하나가 없다. 대서양 항로를 예측하기 위해 끊임없이 책을 뒤져보기는 했는데, 일단 된다는 결론을 정해놓고 그걸 옹호하는 데 유리한 자료들만 연구하고 주석을 달았다. 반대의 경우는 스킵. 전형적으로 제 생각에 갇혀 남의 말 듣지 않는 스타일이다. 아니나 다를까 계산이 완전 틀려서, 죽기 직전에 운 좋게 아메리카를 발견해서 겨우 목숨 부지할 수 있었다. 원래 아시아 가려고 출발했던 거니까 우연히(?) 거기에 아메리카가 없었으면 우리 역사는 쪼다의 긴 목록에 또 한 명을 더 추가할 뻔. 갔다 오고 나서는 대놓고 욕망에 불을 켠다. 자기 자리는 물론 지인의 인사까지 청탁. 근데 에스파냐는 얘가 욕심만 많고 깜냥 안 되는 걸 벌써 캐치하고 팽. 그렇게 그의 말년은 허망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가 원주민과 조우하는 대목이다. 그는 원주민이 자신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보고 그들은 언어가 없다고 단정한다. 그들의 행색이나 천진함을 보고 그들은 유럽으로 데려가 일을 시키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결론. 새로 발견한 이 땅의 이 인간인지 뭔지 알 수 없는 동물들은 노예. 그리고 그 놀라운 추진력으로 자신의 생각을 현실화시킨다.

 

우리는 대항해시대의 신민이 아니고 우리가 열어나가야 할 우주도 15세기의 우주가 아니다. 우리가 그 미지의 공간에서 무엇을 발견하든, 그것에 대해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는 15세기적이어서는 안 된다. 이건 상식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 속도가 무진장에 이른 지금 우리가 콜럼버스의 행적에서 배워야 할 게 있다면 추진력이랄지 모험심이랄지 하는 것 따위가 아니다. 필요한 것은 콜럼버스가 하지 않은 것들, 콜럼버스가 해서는 안 되었던 것들에 대한 공부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런 것들을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우주시대를 말하면서, 19~20세기의 제국주의적 시각을 차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더 말하지 않겠다.

 

 


로버트 파우저의 도시 탐구기

로버트 파우저 지음 / 혜화1117 / 2019

 

도시란 무엇인가? 시골의 반대말. 그러면 시골은 뭔데? ……도시의 반대말.

 

, 저러면 이제 망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있으면 참 망하기 쉽다. 내가 사는 공간은 마치 공기 같아서, 매일 보는 거리, 매일 걷는 산책로, 매일 사는 물건들,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가득한 이 도시를, 이 도시의 매일 매일을 나는 잘 모르기 십상이다. 오래 살았다고 저절로 알게 되는 것도 아니다. 도시는 다채롭고 중층적인 자신의 단면을 아무에게나 드러내지 않는다. 좋은 눈, 지치지 않는 다리, 그리고 약간의 사랑이 필요하다. 로버트 파우저 선생님이 가진 그것들이.

 

눈과 다리, 사랑 말고 도시를 알아채기 위해 그가 더 가진 것은 무엇인가. 없다. 이 책이 뜻깊은 이유다. 저자 로버트 파우저는 도시 전문가가 아니다. 그저 도시에서 생활을 이어나가는 사람일 뿐. 이 책 역시 도시정책이나 기술적, 경제적 문제를 다루는 마음 아프고 골치 아픈 책이 아니다. 그저 에세이일 뿐이다(이 책에 나오는 모든 도시가 젠트리피케이션을 앓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긴 한다). 그렇다면 저마다 도시생활자인 우리도 꿇릴 게 없다! , 눈을 크게 뜨고 두리번두리번, 밖으로 나가보자구요. 그리고 돌아와 알라딘 서재에다 쓰자구요. 내가 사는 이 도시는 말입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도합 25년을 넘게 살아도 나는 아직 대구를 잘 모른다. 게다가 오래 살았기 때문에 오히려 모를 수밖에 없는 것들도 있다. 그럴 때도 역시 이 책이 필요하다. syo는 대구가 이렇게 가능성으로 충만한 곳인지 처음 알았다. 읽고도 믿기지 않는다. 그냥 그런가봉가 하는 중이다…….

 

 


새로운 세상을 공부하는 시간

손승현 지음 / 더난출판사 / 2019

 

들어본 만큼 알게 되어 있다면 온 국민이 그에 관한 세세한 것 하나하나까지 줄줄 꿰고 있어야 마땅한 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그런데, 그게 뭔지 아시는 분?

 

그런 분이 있을 리가 없다. 왜냐하면, 사실 그게 몇 차인지조차 합의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명망 떠르르한 사람들은 아직도 싸운다. 그 싸움 속에서 뭔가 생긴다면 그것은 그들의 점점 높아지는 명망뿐, 구름 아래 사는 우리들은 여전히 4차 산업혁명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 뭔지도 모를 것들이 떼로 밀려와 내 일자리를 쓸어갈 것만 같아서 불안하기만 하다. 언론 놈들도 뭔가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어느 기사를 보면 법조인이 제일 빨리 없어질 직업 탑 5안에 들었는데, 다른 기사에는 죽어도 안 없어질 5대 직업 안에 그게 들어 있다. 뭐지, 이 혼란의 구렁텅이는?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이렇게 되지? 젠장, 뭐라도 해야 할 것 같긴 한데 난 당최 뭘 해야 하지?

 

일단 긴장을 풀라고 이 책은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빅 데이터는 굉장히 4차 산업혁명적이다. 그래서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의 실체를 4차 산업혁명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구글 트렌드 빅 데이터를 이용한다. 그 결과, 한국인들이 ‘4차 산업혁명92번 검색하는 동안 영국인들은 8, 캐나다인들은 6, 미국인들은 고작 5번 검색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뭐야, 얘 우리나라에서만 핫해? 실체 없어?

 

그렇지도 않다. 저자는 이번에 아마존과 교보문고를 검색해 관련 도서가 얼마나 출간되었는지를 살펴본다. 우선 4차 산업혁명(아마존에선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을 때려 넣으니 교보에서 657권의 책이, 아마존에서는 꼴랑 22권의 책이 검색되었다. 사정이 이렇다면 점점 얘가 한국에서만 뜨겁다는 혐의가 짙어진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기술들을 검색창에 때려 넣은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빅데이터(Big Data)를 검색하자 아마존에서는 3000, 교보에서는 673권이 찾아진다. 인공지능의 경우 아마존에서 2만 권이 잡히는 동안 교보에서는 645권의 책만 찾아볼 수 있다. 로봇은 3000 486, 사물인터넷은 610 321, 3D 프린팅은 557 120이라는 검색결과를 보인다. 즉 우리나라는 이놈의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 자체가 붐을 일으키자 벌떼같이 책을 내놓은 반면, 그 기반기술에 대한 정보축적량은 현저할 정도로 적다는 이야기다. 이쯤 되면 이 주제는 자기계발서, 힐링 도서를 뒤이은 출판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말의 거품을 걷어낸 다음,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이 책이 드디어 말하기 시작한다. 그게 뭐냐면 바로…….

 

- 끝 -

 

끝이래놓고 덧붙이는 잔잔한 오류. 166쪽에서 18세기 말 19세기 중반의 산업혁명 시대의 인클로저를 이야기하며, 토머스 모어가 양은 온순한 동물이지만 영국에서는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말로 당시의 상황을 개탄했다고 언급합니다. 그렇지만 토머스 모어는 16세기 사람입니다. 인클로저는 역사를 통틀어 한두 번 띡 벌어지고 끝난 일은 아니었지만, 크게는 두 번으로 보는 듯합니다. 그 중 첫 번째가 토머스 모어가 저 말을 하던 시대였고, 두 번째가 산업혁명 시절이지요. ‘당시의 상황은 마르크스가 지탄할 수는 있어도 토머스 모어가 개탄할 수는 없었겠네요.

 

 


길 위의 독서

전성원 지음 / 뜨란 / 2018

 

진부한 것들은 멸종이 답이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어딘가에 반드시 있을 것 같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식상함은 한없이 죄악에 가까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을 하나의 길로 비유하는 오래된 클리셰가 여전히 생명력을 뽐내는 것은, 길과 인생 사이에 진부함이 도저히 오염시킬 수 없는 거대한 유사성이 있기 때문일까?

 

그렇지만 정말로 이라는 표현을 붙이기가 적합하지 않은 정박의 인생만 살아온 사람도 있다. syo가 그렇다. 인생길이라는 말은 습관적으로 쓰지만, 사실 내가 있는 곳은 늘 거기서 거기였다. 세상이 흔들 때 인생을 걸고 충분히 흔들려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세상이 부를 때 응답하면 좋았겠지만 역시 그러지 못했다. 결국 길 위에서 무엇을 만나왔고 무엇이 되어 왔는지를 상상해보면, , 이 빈곤함. 차라리 나는 길을 걸어온 것이 아니라고, 한자리에 가만히 있었다고 생각하는 게 더 낫지 않은가 싶다. 그 빈곤함 속에서도 적지 않은 책들을 읽어왔지만, 나는 내가 길 위의 독서를 했다고 우길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내가 부러운 것은 저자의 독서보다 그가 걸은 길이다. 나도 읽었고 그도 읽었다. 하지만 그것이 길 위의 독서임을 당당히 주장할 수 있는 자격은 독서가 아니라 삶에 달렸기 때문에, 우리는 같은 책을 읽어도 같은 독서를 한 것이 아니다. 여기에 이 책의 가치가 있다. 설령 그가 읽고 설명하는 책이 이미 내게 익숙한 책이더라도, 내 길 위의 책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은 내가 읽은 책과 다른 책이다. 독서 뿐 아니라 쓰기에서도 그렇다. 생의 밀도가 옅은 사람이 읽다가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묵직한 글들이 이 책 안에 있다. 그 무게는 표현이 아니라 저자가 걸어온 길이 증명한다.

 

문장의 질량이 발원하는 곳과 독서의 깊이가 발원하는 곳이 같다. 이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해답을 준다. 살아내라. 삶에 집중하라. 그러나 이것은 알아도 답안지에 옮겨 쓰기가 쉽지 않은 답이다.

 



가끔은 주목받는 이고 싶다

오규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4

 

나는 내가 조망하고 싶은 것들을 다 풀어헤친다. 그게 그대로 시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참지 않는다. 그게 그대로 시다.

나는 내 말을 내 뜻대로 조탁한다. 그 말과 뜻이 그대로 시다.

나는 시가 뻗어나갈 수 있는 모든 방향으로 형식적 외연을 확장해나가는 실험을 한다. 그러면 그대로 시다.


나는 오규원이다. 시다.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 안규남 옮김 / 동녘 / 2019

 

구조는 무섭다. 아무것도 안한다고 그냥 내버려두는 중립적인 존재가 아니라서 더욱 그렇다. 구조 아래에서는 숨만 쉬어도 구조에 복무하는 일이 벌어질 수가 있다. 우리의 들숨이 누군가에겐 이데올로기고 우리의 날숨이 또 누군가에겐 억압일 수 있다. 그럴 수 있다. 일단 그걸 알아야 한다. 지구는 돈다. 태양 주위를. 엄청난 스피드로. 초속 30km. 전력을 다해 달려도 시속 15km가 나오는 인간의 7200배 스피드. 그러나 우리는 모른다. 구조가 그렇다. 러닝머신처럼, 구조의 반대 방향으로 계속 달리지 않는다면 구조가 우리를 어디론가 데려간다. 그 끝에서 아마도 넘어지겠지.

 

제목에 달린 감수라는 말은 부족하다.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할 뿐더러, ‘용인한다. 알게 모르게 그렇게 한다. 이 책은 그 알게 모르게 가운데 모르게알게로 바꾸는 일을 한다. 알면서 감수하거나 용인하는 것은 윤리의 문제다. 진선미 가운데 책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 바로 이다. 책은 윤리에 대해선 수적으로 많을 하지 못한다. 적은 수의 인간을 질적으로 크게 바꿀지는 몰라도. 그러나 자신의 역할이 이라면 책은 당당히 어깨를 편다. 그래서 이 책이 당당하다. 세상을 바꾸는 건 사람의 몫이고, 그 사람을 위해 책이 할일을 한다.

 

우리가 불평등을 용인하는 것은 몇 가지 전제들을 증명도 의심도 없이 당연한 것으로 깔고 가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신자유주의가 봉헌한 그 네 가지 신비로운 공리는 다음과 같다. 하나, 경제성장이 세계의 진보를 보장한다. , 소비가 인간의 행복을 보장한다. , 경쟁은 반드시 필요하며 인류의 발전을 보장한다. , 그 결과 불평등은 피할 수 없으며 피해서도 안 된다. 그리고 저자는 이 신성불가침의 도그마에 한 발 한 발 총알을 박아 넣는다.

 

모든 가치관은 중립적이지 않다. 저자는 저 네 가지 전제가 필수적이지도 않고 옳지도 않다고 말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저 중 한두 가지, 많게는 저 모두를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수도 있다. 가치관은 살아온 궤적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인 동시에 궤적 그 자체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건 없이 한 권의 책을 읽었다는 사실만으로 가치관이 급선회하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이미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고 있던 사람들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것 이상의 영역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이(그게 무엇이건 간에) 아무도 괴롭히지 않을 거라는 믿음은 달콤한 착각일 뿐이라는 사실만이라도 눈치 챌 수 있다면, 이 얇은 책은 충분히 제 할 몫을 다한 것 같다. 다음 스텝을 기다리는 책은 많고, 현실은 더욱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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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19-07-22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한 권도 못 읽고 있는 동안 8권이나 읽고 이렇게 논리정연하고 비평다운 비평을 쓰시다니. 게다가 한 권만 시집이고 대부분 비문학 신간 골고루 분야 지식 서적...이 더운날 독서력 무엇...
개돌이 중돌이 syo말고 한 명 더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똑돌이(똑똑똑똑똑똑한 syo돌이) 출동한 덕에 통찰력 샘솟는 글로 한 주를 시작하네요.
길 위의 독서는 아니라 하셔도 syo님이 열심히 읽고 글로 나누는 독서의 길은 갈래도 무궁무진하고 같이 걷는 사람들도 편히 걷도록 잘 다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저도 그 길 좇아 게으름 그만 피우고 독서에 정진하겠습니다.ㅎㅎ

syo 2019-07-22 16:23   좋아요 1 | URL
무슨 댓글을 syo에 대한 리뷰처럼 쓰셨어요. 그것도 주례사리뷰.....

시간 있는 사람은 읽고 바쁜 사람은 바쁘고 뭐 그런 것이지요. 인생이란.... 이번 주에는 제가 바빠 볼 테니 열반인님께서 팍팍 읽고 퍽퍽 써주세요^-^

반유행열반인 2019-07-22 16:52   좋아요 1 | URL
무플방지위원회 입금 들어왔나보죠... 바람 잡는데 너무 알바 티났나보다..아무도 후속 댓글을 안 달아...다음에는 분량 조절해 보겠습니다. (여기까지 보니 입금 안 들어와서 원수 갚는 듯...)

독서괭 2019-07-24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수는 줄었지만(?) 길고 세세해진 감상평!! 좋아요 좋아~^^

syo 2019-07-24 21:43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이것이 새로 추구하는 방향성인 것입니다.....
 


날이 별로 안 더워서 이상하다. 너무 이상하다. 선풍기조차 켜지 않고 잘 수 있는 7월의 중순이라는 게 너무나 이상한 도시, 여기는 대구.

 

복숭아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가? 매년 먹으면서 아직까지 감이 안 생기는 거 보면 나도 참 나다.

 

독서실은 끊어놓고 절반 정도밖에 못() 간 것 같다. 한심하다.

 

특별히 마킹 실수 같은 건 하지 않은 걸로. 채점한 그대로다. 감사한 일이다.

 

머리카락이 굉장히 많이 자랐는데, 예상대로 8월에 면접을 가게 된다면 그 언저리에 어차피 한 번 정리를 해야 된다는 이유로 버티고 있다. 내 머리가 나를 자꾸 간질인다. 먼 옛날 그 언젠가 동생이 축구 거리 응원한다고 나가서 사 놓은 붉은 뿔 달린 플라스틱 머리띠를 항시 착용하고 있다.

 

닭칼국수는 맛있다.

읽고 쓰는 건 즐겁다.

 

이런 평범한 근황입니다.

 

 

 

190701 - 190714 : 20권

 

 

1. 쾌락독서 /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8

: , 이런 식이라면 이제는 김영민 선생님과 문유석 선생님의 전쟁인가. syo는 김혼비 선생님을 제일 좋아하지만.....

: 문유석 선생님은 다른 많은 분야에서 그런 것처럼 글쓰기에서도 천재일까? 그건 알 수가 없겠다. 왜냐하면 정말 엄청 읽으셨기 때문에. 범재였으나 수많은 읽기와 쓰기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경지에 이른 것인지, 아니면 원래 재능이 충만했던 것인지, 독자는 도저히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읽은 게 많으시니, 선생님 자신만이 답을 아실 듯하다.

: 독서의 의미는 쾌락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읽은 게 다른 이들에게는 별로 쾌락을 주지 못하는 무시무시한 책들일 때, 그 사람은 두 개의 표적을 한 발로 관통한다. 하나, 나는 이 책들을 다 읽은 사람이야. , 심지어 나는 이 책들이 다 재밌는 사람이야. 사실이다. 사실인데 이러면 이제 syo 같은 필부필부 장삼이사들에게 밉살쟁이로 등극하는 것이다.

: 어쩌면 문유석 선생님의 인생이란, 그냥 생긴 대로 살았을 뿐인데 주변 사람들이 알아서 열등감에 몸부림치는 꼴을 본 듯 못 본 듯 스리슬쩍 지나치며 걸어야 했던 길이 아니었을까. 재능 있는 인간의 삶이란 고단한 모양이다. 천재의 길 위에서 자신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개인주의자 선언을 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다른 길이 있었을까.

 

2. 상호대차 / 강민선 지음 / 이후진프레스 / 2019

: 선생님의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도서관 사서 실무를 읽으며 (어차피 불가능했던) 사서의 꿈을 시원하게 포기했다. 이 책은 또 무엇을 포기시킬 것인가 기대하며 두근두근 읽었다. 이번에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아도 되었다. 오히려 뭔가를 더 잘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고 쓰기에 관해서. 그러니까 얘는 책을 둘러싼 이야기인데, 책이 품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물질로서의 책, 혹은 제도로서의 책이 읽는 이의 인생에 어떻게 어우러져드는가를 작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부드럽게 보여주고 있다.



 

3. 소설을 살다 / 이승우 지음 / 마음산책 / 2019

: 소설가의 인생에서 소설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소설가가 된다면, 내게서 소설을 빼도 이것저것 많이 남는 소설가가 되고 싶다. 안이하기 짝이 없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소설가가 될 가능성이 1도 없는 것이다. 깜냥을 알다보니 별로 아쉬울 것도 없다. 단지, 소설가로서 소설을 산다는 제목의 에세이를 묶어내는 마음을 생각해봤다. 그게 당연한 일인가를 짐작해봤다. 변호사는 법을 살아야 하고, 의사는 치료를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고, ‘소설을 살다는 말에 비해 법을 살다는 말이 더 어색하다면 그건 왜 그런 건지, 그렇다는 사실이 소설가에게(예술가에게) 어떤 부당한 윤리적(당위적) 짐을 부여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봤다. 그리고 대체 나는 뭐하고 사는지를 생각했다…….

 

4. 소설 보다 : 가을 2018 / 박상영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

: 몇 명의 소설가들이 단편 하나씩을 투척해 한 권의 책을 만들 때, 다른 작가 민망하게 혼자서 다른 작품 두 배에서 세 배 분량을 먹어치우는 덩치 큰 아이가 끼어있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럴 땐 대체로 그런 애들이 대박이었다. 박상영 선생님의 재희는 너무 좋았다. 이미 단행본으로 읽어 본 최은영 선생님의 좋은 줄은 알고 있었는데, 같은 책에 넣고 읽어보니 숨이 좀 죽는 느낌이다. 발랄한 아이 옆의 차분한 아이가 되었다. 정영수 선생님의 우리들은 그 두 아이보다 한 걸음 뒤에서 생각에 잠겨 걷는 고민 많은 예민한 아이 같은 느낌이다.



 

5. 나의 끝 거창 / 신용목 지음 / 현대문학 / 2019

: 시가 지닌 단짠 같은 게 있다. 두 연쯤 읽었는데 당최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싶을 때, 눈매는 가늘어지고 미간은 오므려지고 입가는 굳은 일자가 되고 고개는 갸웃거려지고 손은 책을 던지고 싶어서 근질근질, 혀는 시옷발 지읒도 모르겠다고 외치고 싶어서 꿈틀꿈틀, 하여간 온몸이 뭔가 파괴적인 행동을 하고 싶어 동맹궐기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그런데 그러던 중 너무나 아름다운 딱 한 줄, 여전히 그 의미는 선명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한 문장을 만나는 순간, 시위대는 깃발을 내리고 생업을 위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내 육체는 다시 들끓고 나는 또 다시 다음 아름다운 문장을 찾아서…….

 

6. 경찰은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 이시영 지음 / 창비 / 2012

: 아직 이십대던 그 시절, 이 시집을 읽으며 생각했다. 이것도 시라고?

: 이제 삼십대가 된 오늘, 이 시집을 읽으면 생각한다. 이것도 시라고!

 

7.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 이제니 지음 / 현대문학 / 2019

: 시를 많이 읽으면 조금씩 시를 잘 읽을 수 있게 된다고 말하고 다니지만, 사실 syo도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그런 것 같다는 느낌과 그렇게 될 거라는 희망 같은 것? 뭐 그런 것들에 기대서 시를 권하고 읽는다. 그럼에도 가끔은 정말 점점 더 모르겠다 싶을 때가 있다. 시를 아는 게 가능한가. 시를 아는 게 아니라 시인을 알거나, 이 시인의 시를 알게 되는데 그치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저 많은 시인들과 평론가들이 다들 짜고 나를 속여먹는 건 아닐까? 알 수 없는 말을 아는 척하거나, 하지 않은 말을 한 척 하면서…….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면 미치겠다. 그럴 리 없다는 걸 알고 그럴 리 없어야 한다는 것도 알지만, 언어라는 것은 기름 바른 미꾸라지처럼 자꾸 손아귀 밖으로 빠져나갈 줄만 알지 쉽게 잡혀 주는 법이 없어서 늘 시가 어렵다.

: 그나저나 왜 여기다가 징징거리고 있지. 이제니 선생님께 죄송스럽게……. 제가 더 노력하겠습니다.



 

8. 혁명 / A. 골드스톤 지음 / 노승영 옮김 / 교유서가 / 2016

: 이 시리즈는 사실 수월하게 읽히는 책들을 모아놓은 건 아니다. 어려운 것들은 되게 어려웠다. 시리즈지만 난도에 특별한 제한을 걸지 않고 그저 저자들의 자유재량에 맡겨 놓은 것인가. 역시 옥스포드인건가. 솔직히 입문서처럼 생긴 외양에 속아 읽었다가 얻어맞는 분, syo 말고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 이 책은 쉽습니다. 술술 읽으시면 돼요.

 

9. 이코노크러시 / 조 얼, 카할 모런, 제크 워드 퍼킨스 지음 / 안철흥 옮김 / 페이퍼로드 / 2019

: 꼭 경제학이 아니라 뭐가 됐건 지식이라는 것들을 전문가들에게만 맡겨 놓는 일에 늘 회의적이다. 비전문가들도 읽어야 하고, 써야 하고, 필요할 땐 나대야 한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전문가들은 설득해야 하고 헛소리를 만날 때면 당연히 주저앉혀야 한다. 결국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승리할 확률이 높다는 결론이야 바뀌겠는가마는, 그래도 정적 평형과 동적 평형은 엄밀히 다르다.

: 신고전주의 경제학파라는 마피아들에게 정복된 경제학의 다양성을 회복하고 경제학을 모두에게 돌려주자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상아탑 안에서의 혁명이 중심전략이라는 느낌이 세서 서운하다. 아무래도 경제학이 내게 돌아올 것 같진 않다. 뭐 만난 적이 있어야 돌아오지.



 

10. 팩트풀니스 / 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9

: 분명히 세계는 나아지는 중인데 도리어 엉망진창이 되고 있다는 느낌만 강하다. 왜일까? 저자는 충실한 통계자료를 직관적인 방식으로 시각화하여 이 세상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반박하기 어려운 증거를 제시한다. 이런 상황임에도 사람들의 머릿속에 세상이 망하고 있다는 생각을 반복적으로 주입하는 특정 사고방식, 의도적인 프로파간다 같은 것들을 철 지난 무지의 소산이라고 말하며, 조금 더 현실적이고 현대적인 생각의 틀을 갖추는 것을 주장한다. 대체로 설득 당했다.

: 그러나 딱 한 가지 아무래도 설득되지 못한 것은, ‘세상이 나아지고 있는지 아닌지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일 자체의 필요성이다. 그걸 알아서 어디다 쓸까? 세상이 나아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척도가 무수히 많듯이, 여전히 이놈의 세상은 시궁창임을 보여주는 척도 역시 다양하고 계속 개발된다. ‘절대평가기준으로 세상은 분명 점점 더 살만한 곳이 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런 걸 안다고 해서 상대평가기준 개체의 불행이 희석되는 것은 또 아니다. 행동하는 이의 동기와 세계인식의 상관관계도 생각해 봄직하다. 행동하는 사람은 어쨌든 행동한다. 반면,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면 나 하나 나서지 않아도 괜찮겠다 싶어서 방구석에, 세상이 망하고 있으면 어차피 내가 나서도 망하니까 방구석에 처박힌다(여윽시 그 심리 잘 아는 행동하지 않는 양심 15년차).

 

11.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 장 지글러 지음 / 양영란 옮김 / 시공사 / 2019

: 그런가하면,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확실히 세상이 망하고 있는 것 같다. 팩트풀니스와 이 책이 세상을 보는 관점차이는 기본적으로 절대평가 대 상대평가’, ‘통시적 분석 대 공시적 분석같은 시야의 차이에서 생겨나는 것 같다. 하지만 제일 큰 차이는 머리를 건드리느냐 가슴을 건드리느냐에 있다. 팩트풀니스가 옳다. 인류는 절대적 기아 상태에서 멀리 벗어났고, 다양한 질병과의 싸움을 승리로 이끌어내는 중이다. 그러나 이 책도 옳다. 이미 세상의 부는 온 세상 인구를 다 먹여 살리고도 남을 만큼 축적되어 있는데도 여전히 굶어죽는 이들이 (어느 지역에 몰려) 있다. 어떤 이들은 주사 한 방이면 나을 수 있는 질병과 싸우다 인류의 평균 수명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고 죽어나가는데, 사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그 주사를 하루에도 수십만 개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죽는 이들이 바로 굶어죽는 그이들이다) 사실은 어떤 물건들을 그냥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기기만 하면 살릴 수 있는 무수한 생명들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은 자본의 논리가 아니라는 천박한 이유로, 그리고 그 이유를 치장하고 포장한 수백 개의 고상하고 논리적인 이유로 여전히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에 대한 문제인식은 팩트가 아니라 양심에 가깝게 닿아있다. 이것이 팩트풀니스가 도달하지 못했거나, 도달하지 않은 이 책의 효용이 아닐까.



 

12. 다시, 헤겔을 읽다 / 이광모 지음 / 곰출판 / 2019

: 헤겔에 대해 들은바가 너무 많다. 그중에, 헤겔이 쓴 책은 독일어로 번역해야 독일인들이 읽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헤겔은 독일 사람이다. 어차피 독일어를 하나도 모르니 뭔 상관이겠냐 했지만, 헤겔이 독일어로 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책은 한국어로 번역해야 한국인들이 읽을 수 있겠더라. 그러니까, 대체 헤겔 얘는 왜 이러는지, 하고 싶은 말이 뭐기에 이렇게까지 하는 건지 아무래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은 수월하다. 그래서 의심스럽다. 헤겔이 수월할 수가 있어?

: 이 책을 읽고 다시헤겔을 읽어도 걔가 딱히 더 친절하게 굴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이 책을 다시읽을 것 같지도 않다. syo에게 여전히 헤겔은 요령부득이고, 이제부터 헤겔은 어렵다는 진부한 사실을 반복선언하기보다 어려운 걸 일컬어 참 헤겔 같다고 하면 어떨까 고민해보았다.

 

13. 사랑할수록 지혜로워진다 / 신승철 지음 / 사우 / 2019

: 따로 쓴 글들을 한 꼭지 한 꼭지 묶은 느낌. 그래서 전체적으로 중언부언이 있다. 걔들이 각기 한 번만 등장하도록 판을 다시 짜면 책 분량의 절반이 사라질 것 같다. 거기서 들뢰즈와 가타리(특히 가타리)를 거르고 순수한(?) 스피노자만 거둔다면 남아 있는 절반의 절반이 또 날아갈지도.

: 그럼에도 이해하기 쉬운 입문서. 좋다. 입문서로서 제 할 몫은 다 하고 있다는 느낌. 시작을 이 책으로 하시겠다면 기꺼이 응원합니다.



 

14. 이만큼 가까운 프랑스 / 박단 지음 / 창비 / 2017

: 21세기에, 다른 나라는 하나의 선택지다. 그 선택이 나를 쉬운 길로만 인도하지는 않겠으나, 결과적으로 내게 정답인 다른 인생을 제시할 확률은 언제나 있다. 선택의 때가 왔을 때, 아는 게 없으면 올바른 답을 고르지 못한다. 자꾸 알아야 한다. 꼭 새로운 장소를 선택하지 않더라도, 어딘가 반드시 있을 대안에 대한 지식은 여기 이곳에서의 삶을 충만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믿는다. 프랑스가 한 뼘 가까워지면 한국에서의 삶도 반 뼘쯤은 선명해진다.

 

15. 크로스 사이언스 / 홍성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19

: 좋은 책이었다고 단호하게 말할 자신이 없다. 과거에, 과학과 인문학이 만나는 지점은 주로 인문학에서 출발한 시선이 과학 쪽으로 다가가는 방식으로 형성되었다. 그러다 글 잘 쓰는 과학자들이 등장, 과학에서 인문학 방향으로 출발하여 적당한 지점에 말뚝을 꽂고 영토를 주장하는 책들이 점차 증가추세에 있다. 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이라는 기치는 같지만, 출발점이 달라서인지 목적지가 달라서인지 이 두 종류의 책들은 미세한 차이가 있다. 그 차이는 소실시키고 통합시켜야 할 무언가가 아니라 장려하고 배양하여 독서의 가능한 좌표축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이용해야 하는 소중한 가치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이 위치한 좌표에 먼저 도달하여 이미 꽂힌 깃발이 없는지, 그걸 확신하기가 어렵다.



 

 

16. 그림이 위로가 되는 순간 / 서정욱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 2019

: 그림을 풀어주는 시선이 딱히 특별하지는 않다. 어느 책에서나 만날 수 있는 해석들, 꼭 이 책이 아니어도 얻을 수 있는 위로들.

 

17. 미술관에 가면 머리가 하얘지는 사람들을 위한 동시대 미술 안내서 / 그레이슨 페리 지음 / 정지인 옮김 / 원더박스 / 2019

: 이 책은 하나의 거대한 농담 같다. 완벽하게 아귀가 맞지 않는 조각들이 솓아져 있는 퍼즐 같다. 선명하지 않지만 현란하고 재미있는 그림 같다. 마치 동시대 미술같다. ! 그래서……. 이런 거구나, 동시대 미술이란 게.

: 그러나 이 책은 아무것도 모르고 덤벼들기에 적당하진 않은 것 같다. 어려워서가 아니라 너무 실용적이랄지 실제적이랄지 그래서. 나도 좀 예술에 대해 생각해봤어, 예술에 무관심한 대부분의 사람들보다는 확실히 많이 안다고 생각해, 그래서일까 어제까지만 해도 예술이 무엇인지가 좀 선명했거든? 근데 오늘은 갑자기 또 잘 모르겠는 거야, 내가 아는 게 맞는 건지 아닌 건지, ,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려나? 싶을 때 읽으면 제일 좋겠다.



 

18. 초스피드 회계어 마스터 / 조지 쯔베타노프 지음 / 이로운 옮김, 유흥관 감수 / 2019

19. 회계기초 탈출기 15일 플랜! / 장홍석, 장원희 지음 / 시대인 / 2018

: 별로거나, 잔망스럽거나.

 

20.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회계책 / 권재희 지음 / 길벗 / 2018

: 그러다 맘에 드는 책 발견.

 

 

 

이번 달은 이쯤에서 한번 끊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이제 아무래도 많이 읽기는 어렵겠고, 그렇다면 조금 더 긴 감상을 남기는 게 좋겠고, 그러면서 스크롤 압박도 피하려면 이제 주 단위로 정리하는 게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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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19-07-15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반 년 걸쳐 읽을 분량에 이십 개로 쪼개 쓸 만한 걸 글 한 편에...일단 열 권까지 읽고 댓글 쓰고 다시 또 읽어야지 헥헥 복숭아도 안 드시고 이렇게 많이 읽으시면...곤란합니다!!(복숭아 쏟아지면 도대체...)

syo 2019-07-15 12:16   좋아요 1 | URL
- 쓰기로 미루어 본 읽기 :
한 줄 찍 찌끄려놓은 거 보이세요?
저렇게 썼다는 건 사실 똑바로 안 읽은거나 진배 없다는 이야기 아닐까요.....


- 읽기로 미루어 본 쓰기 :
한 줄 찍 찌끄려놓은 거 보이세요?
한 권 읽고 한 줄밖에 못 쓰다니, 똑바른 글 하나 쓰려면 몇백 권을 읽어야 되는 삐꾸는 이야기 아닐까요....

반유행열반인 2019-07-15 12:18   좋아요 1 | URL
똑바로 안 읽고 썼다고 하면 위대한 상상력을 가진 픽션의 천재, 한 권을 읽고 한마디로 응축할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시인들이 원하는 그것. 이거 비댓으로 해야 하나 syo님 돌무덤에 덮히는 건가(내가 덮히나)

syo 2019-07-15 12:24   좋아요 2 | URL
졌다. 또 졌다. 도대체 이길 수가 없는 사람이다.....

붕붕툐툐 2019-07-15 1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근황은 뿔 달린 머리띠를 착용한 사진을 올리면서 쓰는게 예의가 아닐까 싶은데요...

syo 2019-07-15 14:03   좋아요 1 | URL
아, 평균적으로는 그럴 수 있겠지만, 얼굴이 들어가 있는 사진을 올리는 것 자체가 심각하게 예의가 아니게 생긴 사람도 있다고 아뢰오.....

다락방 2019-07-15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붉은 뿔 달린 플라스틱 머리띠를 항시 착용하고 있는 쇼님에 대해 상상해보게 되는군요. 재미있는 모습일 것 같아요. 공부는 잘 됩니까?

2. 세상 참 재미있고 신기해요. 누군가는 관심도 없을 사람들에 대해 누군가는 끊임없이 입문서를 내잖아요. 헤겔,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 등등... 세상 참 신기하지요? 사람 일은 알 수가 없어서, 그러다가 관심 없는 사람이 관심이 생기기도 하고 또 막 그래. 세상 오묘해..

syo 2019-07-15 17:56   좋아요 0 | URL
1. 아니요.

2. 맞아요.


......(-_ -)>

syo 2019-07-15 18:01   좋아요 0 | URL
대댓글이 왜 저래;;;

다락방 2019-07-15 18:27   좋아요 0 | URL
나한테만 댓글 막달아 ㅠㅠ

다락방 2019-07-15 18:27   좋아요 0 | URL
이제 나 여기 안와! 😭

syo 2019-07-15 18:37   좋아요 0 | URL
이게 다 미안하다는 핑계로 나중에 짱맛있는 거 사드리려는 큰 그림입니다.....
돈가스나 돈가스나 돈가스 같은 거.....

다락방 2019-07-15 18:39   좋아요 0 | URL
다 필요없어!! 😭😭😭😭😭

syo 2019-07-15 18:41   좋아요 0 | URL
아니야, 다 필요 없진 않을거야. 뭔가 필요한 게 있을 거예요,
잘 한 번생각해보자.....

나도 한 번 잘 생각해보자
대체 왜 댓글을 저렇게 달아서 이 사달을 냈는지 ㅋㅋㅋ

다락방 2019-07-15 18:43   좋아요 0 | URL
왜 저렇게 달았겠어요. 저렇게 달고 싶으니까 달았겠지...
(뒤돌아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터벅터벅 걸어간다)

syo 2019-07-15 18:46   좋아요 0 | URL
뭐랄까, 공부는 잘 됩니까? 하는데 요 며칠 내 꼴을 보고 나니 기운이 턱 빠지면서

......아니요(모기소리).

이렇게 된 것이 사실인데 댓글은

아니요(어쩌라고). 처럼 보이네요.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부디 늘어뜨린 어깨로 어깨춤을 추시며 돌아오시기를...

stella.K 2019-07-15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더위도 쉬어가는 해가 있어야지 작년 같아서야 되겠습니까?
대구를 두고 대프리카라고 하는데, 대구 사시는 스요님이 이렇게 말할 정도면
올해는 정말 자비로운 여름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별 탈 없이 한 달만 잘 보내면 올 여름도 잘 보냈구나 할 것 같습니다.
저도 밤에 잠을 편하게 잘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던지.
더구나 요즘 제가 좌골이 아파서 맨바닥에 있으면 안 좋걸랑요.ㅋ
저는 염색을 해야하는데 버티고 있습니다.
이달까지 어떻게든 버텨보고 8월되면 해야죠.
7월도 얼추 2 주만 보내면 끝이 보이는데요 뭐. 세월 잘 갑니다. 하는 것도 없이.ㅋㅋ

syo 2019-07-15 17:57   좋아요 1 | URL
스텔라님 부디
건강 잘 챙기시구요
염색 잘 챙기시구요
세월도 잘 챙기시구요....

알라딘도 가끔씩 챙겨주시구요 ㅎㅎㅎ

cyrus 2019-07-15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장마가 일찍 와서 그런지 7월의 대구는 사람이 살만한 도시가 된 것 같아요. 다음 달부터 진짜 여름이 올 수도 있겠어요. ^^;;

syo 2019-07-15 17:58   좋아요 0 | URL
8월의 진짜 여름이라는 건 숨쉬듯 당연한 거잖아요? 7월이 이래주는 게 개이득...

2019-07-15 1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15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즘 슬럼프다.

 

당최 니가 뭐라고 슬럼프씩이나 앓고 야단이냐 물으시면 뭐 딱히 드릴 말씀은 없지만, 도대체 내가 써 놓은 문장이 하나같이 개똥 같은데 이걸 슬럼프라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불러야 한답니까.....

 

요런 잡글 쓰는데도 문장 안 뽑힌다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니, 작가 같은 위대한 사람이 아닌 것이 정말 다행이다. 작품 쓰는데 이런 식이면 단기간에 머리 다 빠졌을 것 같다. 머리 다 빠질 때까지 이 악물고 써 본들, syo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될 거야, 알랭 드 보통이 될 거야. , 정말 천만 다행이다......

 

뭐래니.

 

정말 뭘 써도 쓰는 족족 슬럼프의 증거물이 될 뿐이군.

 

 

 

201906 : 36권


 

 

1. 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 / 악셀 린덴 지음 / 김정아 옮김 / 심플라이프 / 2019

: 6월의 책을 꼽으라면 이걸로.

: 정말 별 내용 아니다. 그냥 양 먹이고, 양 죽이는 이야기. 오늘은 건초를 만들었다, 오늘은 울타리를 고쳤다, 오늘은 숫양을 사와서 교미를 시켰다. 근데 이 양아지()가 자꾸만 나를 들이받네. 죽일까..... 뭐 이런. 그런데 이 안에 은근히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었나보다. 일기를 한 단락 쓰고, 내용에 걸맞은 인용문을 찾아보려고 에버노트를 뒤적거리면, 계속 이 책에서 따놓은 대목들이 걸려든다. 뭘 써도 걸린다. 일부러 피해야 할 정도다. 참 이상하지, 나는 양이라고는 꼬치랑 아치 말고는 모르는 사람인데......

 

2. 세월 / 아니 에르노 지음 / 신유진 옮김 / 1984BOOKS / 2019

: 아니 에르노의 눈으로 훑은 세월의 흐름을 따라가는 일은 꽤 어지러운 경험이었다. 현기증이 날만큼 아름다운 시간이었고, 동시에 아름다울 만큼 현기증 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어쨌든 그것은 에르노의 시간이었다. 에르노의 시간은 에르노의 것이므로 syosyo의 것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생각을 했다. syo의 시간이라는 게 있긴 하다면. 그리고 아름답게 써낼 수 있다면 말이지. 현기증 나게까지는 못하더라도.

 

3.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2 / 이정모 지음 / 바틀비 / 2019

: 여전히 이집 맛집이긴 한데, 밀도랄지, 재미랄지, 느낌이랄지, 그것도 아니면 스웩이랄지, 하여간 그런 것들이 조금씩 옅어지는 느낌이다. 몇 년 전, 그러니까 이정모 선생님이 지금보다 덜 알려져 있고 덜 다양하게 활동하던 시절에는 완전 핵존맛집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널리 알려져 장사는 잘 되지만 어쩐지 단골의 마음을 씁쓸하게 만드는 평범한(?) 전국구 맛집처럼......



 

4. 다가오는 말들 / 은유 지음 / 어크로스 / 2019

: 기교는 그야말로 기교라, 잡문이라도 몇 년쯤 쓰고 나면 제 가락이 생기고, 그때부터는 도대체 남의 것을 빌려다 쓸 수가 없다. 매직스트레이트를 받은 핵꼽슬 머리카락처럼 효과는 잠시 뿐, 자꾸만 원래 내 문장으로 돌아간다. 그렇다는 것은, 글쓰기를 다룬 모든 책은 결국은 태도에 관한 이야기라는 뜻이다. 저 많은 글쓰기 책들이 결국은 태도에 관한 훈육서인 것이다. 그렇다면 끝까지 남을 책은 더 적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쳐내고, 쳐내고 또 쳐내도 마지막까지 쳐내지 못할 책이 은유 선생님의 것들이다. 태도에 관하여 이분보다 더 몸으로 육박해오는 작가는 찾기가 어렵다.

 

5. 아무튼, 요가 / 박상아 지음 / 위고 / 2019

: syo는 요가를 모른다. 그러니 글만 볼 밖에.

: 그렇게 보면, 이 책은 아무튼 시리즈 가운데 제일이라고 해도 될 만큼 별로였다. 비교 대상을 다른 요가 에세이로 바꿔 봐도, 이 책은 이아림 선생님의요가 매트만큼의 세계에 미치지 못한다.

 

6.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 김겨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9

: 지난 번 책보다 좀 나은 것 같다. 자꾸 나아지시는 김겨울 선생님.

: 인문학적 지식을 투하한 각 딱 잡힌 느낌의 본글보다, 챕터 사이사이에 있는 솔직하고 경쾌한 분위기의 끼인글에서 훨씬 더 문채가 선연하게 빛난다. 면구스럽게도 지난 번 책과 이 책은 빌려 읽었지만, 요 끼인글들과 닮은 애들로 묶인 책이 나온다면 깨는 묻따않 사전구매 각이다.

 



7.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 이승우 지음 / 마음산책 / 2019

: 소설을 쓰지도 않을 거면서 자꾸만 이런 책을 읽는다. 소설을 쓰고 싶다면, 소설의 기술, 소설 쓰는 법, 그러다 이젠 심지어 이미 쓰기 시작한 것으로..... 안 쓸 사람에게 이런 책이 의미가 있을까?

: 의미가 있다는 게 놀라운 일이다. 생각보다 일기는 소설에 가깝고, 소설에서 차용해 올만한 기술 이, 소설가의 마음에서 빌려올 만한 마음 같은 것들이 꽤 있다. 이래서 인생은 소설이라고 하는가. 아니다, 소설이 인생이었나?

 

8. 우리 고전 읽는 법 / 설흔 지음 / 유유 / 2019

: 읽는 법을 배운 건지 읽은 법을 배운 건지 알 수가 없다.

: 지난 달,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시 읽는 법이라는 책을 읽고 syo, 읽는법이라는 것은 성립하기 어렵고 각자의 시 읽은법이 있을 수 있으며 그것은 오히려 개인적이라서 존재가치가 있다는 식의 평을 남겼다. 그렇게 따지면 이 책 역시 같은 경운데, 왜 별로 호의적인 감상이 생기지 않는지를 고민해보았다. 아무래도 syo우리 고전보다 라는 장르에 더 여유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정교하지도 않고 거의 매번 실패하긴 해도, 시에 관해서라면 나의 읽는 법이라 할 만한 것이 그래도 갖춰져 있기 때문에, 타인의 읽기에 더 호의적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반면 이 책에서는 정말 말 그대로 읽는 법을 기대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책을 덮고 나도, 읽어봐야겠다 싶은 우리 고전작가들 리스트만 무거워졌을 뿐, 특별히 어떤 방법을 얻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이건 시 읽는 법때와 마찬가지로 예견된 실패인 셈이다. 그런데도 어느 책은 좋다고, 어느 책은 무용했다고 평하다니, 점점 나란 놈의 자기중심적인 모습만 발견하는 것 같다.

: 이게 무슨 서평이야, 고해성사지......

 

9. 고전 속에 누가 숨었는고 하니 / 조현설 지음 / 우리학교 / 2019

: 제목 속의 숨은 누군가는 다양한 양태의 소수자들을 이른다. 컨셉이 좋았다. 아이들 책이라 얇고 가볍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 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 책이라서 뜻깊다. 며칠 전 아이들 책 시장에서 공전의 베스트셀러인 “WHY?” 시리즈 중 한 권, “WHY? 사춘기와 성에 관한 기사를 보았다. 2008년에 출간되었던 2판에서는 난 동성애자가 정신병자인 줄 알았어.” 라는 아이의 말에 단지 세상에는 이성을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아서 동성애자가 특별해 보이는 것뿐이야.” 라고 말했던 엄마가 무슨 일을 겪은 건지 10년 만에 입장을 확 바꿔서 3판에서는 글쎄, 나쁘다기보다는 정상이 아니지.” “대다수의 사람이 이성에게 호감을 느껴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지.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기도 해.” 라고 대답해준다. “분명한 건 내가 트랜스젠더가 아니라서 다행이야.” 라고 말하는 딸에게는 엄마는 우리 딸이 보편적인 성의식을 갖고 있어서 맘이 놓이네.” 라고 대답하기도 한다. 자본의 힘이 이렇게 무섭다. 큰 흐름은 몰라도 작은 물결 정도는 얼마든지 역행시킬 수 있다. 어느 세상이나 쓰레기 같은 책은 태어난다. 쓰레기는 치우는 게 가장 좋지만 여의치 않을 땐 덮어 놓기라도 해야 한다. 책을 덮는 책이 되기를.

 



10. 헤겔 / 피터 싱어 지음 / 노승영 옮김 / 교유서가 / 2019

: 헤겔은 숙제 같다. 철학책 뭐 좀 읽다 보면 헤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헤겔을 읽어보면 열라 정교한 헛소리 같다. 그래서 무시하고 다시 읽고 싶은 철학책을 읽으면 얼마 못가 다시 헤겔 운운이다. 그래서 다시 헤겔을 찾아 가면 헤겔은 아직도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지치지도 않고 똑똑한 헛소리를 하고 있다. 젠장...... 물론 이 개똥같은 무한루프가 발생한 것은, 헤겔의 말이 실제로 헛소리여서라기보다는 그의 말을 듣는 사람이 헤겔에 대해 소양도 애정도 부족한 syo이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옳겠지만.

: 그럼에도 피터 싱어는 역시 피터 싱어. 최소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헤겔의 말이 더 이상 무의미한 개소리로 들리지는 않게끔 만들어주었다.

 

11. 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 켄 크림슈타인 지음 / 최지원 옮김, 김선욱 감수 / 더숲 / 2019

: 애정하는 서재친구님들이 읽고 올리시는 페이퍼들을 보며 혼자 키웠던 기대감에 어울리지 않는, 뜻밖의 범작이었다. ‘아름다운 한줄같은 건 꽤 있었다. 그렇지만 제목에 한나 아렌트가 박힌 책에서 한나 아렌트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근데 하이데거와 벤야민은 지나치게 또렷하다. 하이데거는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똑똑한 개새끼였으며, 벤야민은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한 모질이였다..... 하이데거와 벤야민을 읽어야겠다.

 

12.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다산초당 / 2019

이 책의 효용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면그건 syo에게 철학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경영학 지식이 부족해서일 것이다이런 식의 경험은 또 처음이군.




13. 레비나스, 그는 누구인가 / 박남희 지음 / 세창출판사 / 2019

: 심한 중언부언. 주어와 술어의 잦은 불호응. 문장의 짜임새로 놓고 보면 정말 별로인 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긴 하다는 장점 때문에 버릴 수는 없는 책.

: 그리고 이 정도 함량이라면, 같은 출판사의 시리즈물 '세창 사상가 산책'에 편성되지 않고 굳이 단독 출간된 이유도 잘 모르겠다. 가격 때문일까?

 

14. 타자와 욕망 / 문성원 지음 / 현암사 / 2017

: 선생님, 팬입니다. 팬이 되었어요.

 



15. 한국 요괴 도감 / 고성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

: 뭐 내용이야 제목 그대로이고, 큰 기대를 하고 본 것은 아니었으니 크게 남길 말도 없긴 한데, 서술이 은근히 웃기고(피식 사이즈) 귀여운(아코 사이즈) 데가 있었다. 사전식 어투조차 능력 있는 사람이 잘만 구사하면 뜻밖의 재미를 준다는 것을 배웠다. 인간이란 하려고 들면 십자드라이버로도 참치 캔을 딸 수 있다. 자칫 참치에서 쇳가루 맛을 볼 위험은 있겠지만.

 

16. 정신의 고귀함 / 롭 리멘 지음 / 이성민 옮김 / 오월의봄 / 2019

: 열심히 따라간다고 따라가고는 있었는데, 대체 여기가 어디지- 싶을 때가 자꾸 찾아와서 참 곤란했다. 정신의 고귀함에 대해서 알게 되려나 싶었는데 정신없음에 대해서만 알게 되었다. 아무나 읽는 책은 아니었다고 말하고 넘기고 싶은데, 그냥 syo가 멍청해서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었을 뿐이었던 것이었던 것일까 봐 겁난다. 그런 일이 굉장히 많았기에, 이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이제껏 syo가 잘 못 알아 처먹은 책들 가운데 과반이 굉장히 좋은 책이라는 평을 받았다(아감벤, 키냐르.....) 이 책은 과연 어느 쪽에 설까?

 

17. 여성, 전적으로 권력에 관한 / 메리 비어드 지음 / 오수원 옮김 / 글항아리 / 2018

: 누구나 여성 혐오라고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발언이나 행동을 하는 것들을 표적으로 하는 페미니즘 책들은 포화상태고, 오히려 요즘은 더 세밀한 쪼개기를 통해 같은 길을 가는 도반의 다른 방식을 상호비판하며 나선형 발전을 추구하는 책들에 손이 간다. 어차피 나는 답을 내릴 소양이나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이말 저말 듣는 것 자체로 만족하는 편이다. 압도적인 지식, 압도하는 문장, 그리고 압도당하지 않는 태도를 갖춘 페미니스트의 글에 syo가 더 무슨 말을 붙일 수 있을까.

 



18. 말하기 힘든 것에 대해 말하기 / 우치다 타츠루 지음 / 이지수 옮김 / 서커스 / 2019

: 말하기 힘든 것들이라 그런지 읽기도 힘들었다. 이제껏 우치다 선생님이 쓰신 많은 책들을 읽어왔지만, 토 달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렇지만 역시, 많이 알고 말도 잘 하는 우치다 선생님. 이미 눈이 먼 syo는 선생님의 어떤 책을 읽어도 늘 비슷한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다.

 

19. 있지도 않은 자유를 있다고 느끼게 하는 거짓자유 / 엄윤진 지음 / 갈무리 / 2019

: 너무 내 생각과 닮았기 때문에 도리어 남에게 추천하기가 꺼려지는 책이 있다. 읽은 게 나라서 좋은 건지 좋은 책이라 좋은 건지 판단하기가 어려워서. 대놓고 따지고, 비판하고, 적지 않게 비난하는 책인데, 주장 면에서는 마치 syo가 쓴 것 같다. syo보다 오조 오만 배 정도 똑똑한 syo. 이 책에 실린 어필은 syo에게 대충 95푼 정도의 타율로 들어맞는다. 세상에 이 책이 있으니 syo는 정치에 관해서라면 책 안 써도 되겠다. . 안 쓰는 척. 못 쓰는 거 아닌 척.

: 엄윤진 선생님이 화가 잔뜩 나 있으신 듯하다. 처음에는 조곤조곤 하다가 이내 화르르 타오르시고, 어느 지점부터는 이노무 세상 확 그냥 막 그냥- 이런 느낌도 든다. 그 깊은 빡침조차 공감이 되니까, 거참, 이 책에 대해서는 뭐라고 평하기가 어렵겠다.

 

20. 미루기의 천재들 / 앤드루 산델라 지음 /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19

: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천재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미루기의 천재. 빠밤.

: ‘미루기의 천재들이지 천재들의 미루기가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시기를. 어쨌든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미루며 살겠습니다.....

 



21.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 엄기호 지음 / 나무연필 / 2018

: 엄기호 선생님의 문장에서 syo가 자주 쓰는 문장들과 유사한 냄새를 맡았다(송구스럽습니다). 예를 들면 고통을 나눌 수 있는 고통나눌 수 없는 고통으로 나누는 데서 생겨나는 고통을 놓치지 말자라는 식이랄지, “고통을 수반하는 고독과 고독을 수반하는 고통 사이에서 고독한 것이 인간이 치르는 고통이다.” 라는 식이랄지(이 두 개는 책에 종종 등장하는 문장 형식을 흉내 내어 syo가 지금 이 자리에서 대충 만든 문장들입니다. 책에 이런 후진 거 안 나옴). 그런 이유로 syo는 되게 부드럽게 읽을 수 있었는데, 모르겠다. 읽기 피곤하실 수도.

 

22. 위험하지 않은 몰락 / 강상중, 우치다 타츠루 지음 /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8

: 두 분 선생님의 대담을 읽고 있으면, 앎도 말도, 강 선생님보다 우치다 선생님이 한수 위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두 분의 다른 책들 역시 잘 생각해보면, 늘 강 선생님의 책보다 우치다 선생님의 책이 읽기가 덜 수월했다. 어쨌든 이 두 분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syo에게는 홍복.



 

23. 어제는 봄 / 최은미 지음 / 현대문학 / 2019

: ‘저 감정 잘 모르겠지만 정말 현실감 있다.’ 라는 말이, 말이 되나? 뭔지 잘 모르는데 어떻게 핍진성을 논할 수 있지?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된다. 이게 작가의 힘인가. 모르긴 몰라도 작가가 저런 상황 저런 감정을 통과해 왔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이건 말이 되나? ‘모르긴 몰라도 확신이 든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된다. 허허허.

 

24. 산책자 / 로베르트 발저 지음 / 배수아 옮김 / 한겨레출판 / 2017

: 정말 대단히 훌륭한 책이라고 소문이 짜르르. 그래서 그런가 정말 대단히 힘들게 읽어냈다. 한 편 한 편 쪼개서, 하루에 많아야 세 편씩 읽는 페이스로 읽었더니 어떻게 끝은 났다. 좋았다가 안 좋았다가, 내가 똑똑한 놈 같았다가 천하의 바보 천치 똥멍충이 같았다가, 뭐 그러면서 꾸역꾸역 해냈다. 언젠가 또 읽으라면 또 읽겠다는 확신은 있다만, 그때는 수월하게 읽을 거라는 확신은 또 없다. 카프카가 그렇게 좋아했다더니, , 어쩐지......

 

25.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 이영의 옮김 / 민음사 / 1998

: 이렇게 쓰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을 경험고통의 총량이 얼마나 어마무시한지, 그 경험과 고통을 다 안고도 이렇게 덤덤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그리하여 이 책이 얼마나 위대한 책이고 솔제니친이 얼마나 존경받아 마땅한 작가인지, 그 모든 걸 다 알겠다. 다 알겠는데, 솔직히, 재밌으세요? 심지어 98년 번역이잖아요.....

 



26. 반성 / 김영승 지음 / 민음사 / 2007

: 시간이 글에다 앞으로 무슨 짓을 할지에 관해 글이 탄생했을 때 이미 알 수 있다면, 그 글은 굉장한 졸작이거나 반대로 굉장한 대작임에 틀림없다. 그 이외의, 그러니까 대부분의 글들은 각자 자기가 태어난 시대의 시대성과 비교되며 의미를 지녔다가, 시간과 교류하며 자리가 조정되기도 할 것이다. 사실 그건 시인의 몫이 아니다. 그래서 시인은 시를 써놓고도 끊임없이 시를 쓰는 것이 아닐까?

 

27. 내 졸음에도 사랑은 떠도느냐 / 정철훈 지음 / 민음사 / 2002

: 어디론가 데려가는 시가 있다. 그곳은 과거였다가 미래였다가 한다. 때로는 오늘 같기도 하다. 오늘로 데려간다는 것은 결국 아무데도 데려가지 않는다는 말 같은데 그게 또 그렇지 않다. 지금 여기를 언젠가 어딘가로 만드는 시가 있다.

 

28. 하늘이 담긴 손 / 김영래 지음 / 민음사 / 2004

: 두고 온 것들을 향한 그리움과 두고 올 수밖에 없었던 것들에 대한 미안함이 손을 만든다. 다시는 아무것도 두고 오지 않으려고 그 손은 열심히 담고 또 담지만, 무언가를 놓고 놓치는 것은 마치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닌 것처럼 다시 또 다시 일어나고, 손은 자꾸만 생겨난다. 물웅덩이처럼 바닥에 깔려 하늘 말고는 더는 담을 것이 없는 순간까지도 손은 자신을 스쳐간 것들을 기억한다. 우리도 그 손을 기억한다. 누구나 언젠가 한 번쯤은 그 손이었다.



 

29. 해질녘에 아픈 사람 / 신현림 지음 / 민음사 / 2004

: 누구에게나 따뜻하게 말 건네고 싶은 사람 하나 있을 것이다. 없으면 만들어야 한다. 이 시집을 읽기 전에 해야 할 일이다. 그 사람이 들을 것을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읽어본다. 이 시들이 내 마음을 잘 전달해줄는지를 생각한다. 이걸로 부족하면 한 편 써보는 것도 좋겠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해질녘이 있다. 각자의 아픈 사람이 있다. 각자의 인사법이 있다. 어쩌면 그게 다 시일지도 모른다. 시가 아니어도 시.

 

30. 딴생각 / 김재혁 지음 / 민음사 / 2013

: 이 시집 안의 시들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지만, 이해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지 않아서 문제였다. 개취. 아 이 무서운 개취.....



 

31. 화학, 알아두면 사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씨에지에양 지음 / 김락준 옮김, 박동곤 감수 / 지식너머 / 2019

: 이 책만 놓고 보자면 결국 기억에 남아 내게 도움이 되는 부분은 화학이 아니라 한 줄짜리 생활 상식이 될 것이다. 모공을 줄이겠노라고 고통을 참아가며 한겨울에 찬물로 세수해 봐야 다 헛일이라든지, 2 in 1 샴푸라는 물건이 남자한텐 그리 나쁜 건 아니라든지 하는. 그게 아니라, 정말 일상에서 다양한 화학제품들을 맞닥뜨릴 때마다 이런 저런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만큼의 화학을 알려면 이 책으로는 태부족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은 제목대로 따로 쓸 만하고, 내용은 내용대로 따로 쓸 만한 희한한 책이 된다.....

 

32. 과학책은 처음입니다만 / 이정모 지음 / 사월의책 / 2019

: 우리 알라디너들은 로쟈님이라는 거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분도 신은 아니신지라 장르 단위로 파고들면 그분보다 더 무시무시한 리뷰어들이 꽤나 도사리고 있다. 과학책 분야에서 이정모 선생님이 그렇다. 물론 로쟈 선생님이 과학책 적게 읽으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글빨을 보노라면 이정모 선생님 역시 비-과학책이라고 적게 읽으시는 건 아닌 것 같다. 젠장, 프로들이란. 정말 그들만의 리그가 아닐 수 없다.

: 읽고 쓰고 강연하는 일이 본업인 로쟈님에 비하면 이 양반은 아주 나아아아아아쁜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책 읽는 일고 글 쓰는 일이 본업이 아닌데(잘은 모르겠지만 과학커뮤니케이터라는 직업은 읽고 쓰는 일이 당연히 어느 정도 수반되는 직종처럼 보이긴 한다. 그런데 따지고 들자면 세상 모든 일이 대체로 그렇다)도 이래 버리면 이거 여러 사람 곤란하게 만드는 일이다. 책날개에다 이런 걸 일러 남의 밥벌이 영역을 침범했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각자 고유의 분야가 있으며 그것만 잘하기도 어려운 법이다. 그런데 서평마저 잘 쓰면 그건 안 되는 거다. 사람이라면 일부러 못 쓸 줄 알아야 한다. 아직 인성의 진화가 덜 되었나 싶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라는 추천사를 써 놓으신 도서평론가 이권우 선생님의 마음이 뭔지 잘 알 것 같다. 심지어 syo는 도서평론가도 뭣도 아닌데도! 문제는 한 권의 책을 다 읽었는데 과학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보다 이정모 선생님의 다른 글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앞선다는 것이다. 결국 앞으로 이정모 선생님이 과학책을 많이 많이 써내시는 것 외에는 뾰족한 도리가 없겠다. 알아서 수습하시겠지.



 

33. 단숨에 그림 보는 법 / 수잔 우드포드 지음 / 이상미 옮김 / 시그마북스 / 2019

: “~는 법이라는 책에 손대는 버릇을 이제 좀 고쳐야 하는데, 왜 이렇게 유혹적이냐...... 아 정말 별 거 없구나, 하며 물러나는 경험이 이렇게나 축적되었는데도, 여전히 끌리다니, 알고 보니 법 좋아하는 남자 syo.

 

34. 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 / 안정은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

: 흔하지 않은 방식으로 성공한 흔한 성공기.

 



35. 도시재생 이야기 / 윤주 지음 / 살림 / 2017

36. 돈이 보이는 손가락 회계 / 김상헌 지음 / 길벗 / 2017

: 아무리 입문서라도 평하기 위해서는 뭐라도 아는 게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껏 철학 입문서들을 평하면서는 입문서라서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왔는데, 내가 아는 게 좀 있었구나. 아는 게 없으면 이렇게 아무 말도 못하는 거구나......

 

 

 

16일부터 읽었으니 하루 2.4권 페이스로 읽어댄 것이로군?

 

그렇담 7월에는 다시금 공부를 좀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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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7-02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직스트레이트를 받은 핵꼽슬 머리카락,의 주인공인지라 다른 말, 다른 책이 눈에 안 들어오는..... 흐흑ㅠㅠ 시집이 많네요. 4권? 5권? 흐흑 ㅠㅠㅠ

syo 2019-07-02 21:53   좋아요 0 | URL
단발님 울지 마세요. 넣어둬 넣어둬 눈물은 넣어둬.....
4차산업혁명 시대가 오면 인공지능이 핵꼽슬 시원하게 펴줄 거예요! 걔네가 못하는게 어딨어.....

북다이제스터 2019-07-02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올해 6개월 동안 읽은 책 분량과 같으세요. ㅠㅠ

syo 2019-07-02 21:54   좋아요 0 | URL
양만 저렇지 실상은 입문서, 시집, 대담집.....

늘 질적 독서로 저를 압도하시는 북다님이시잖아요ㅠㅠ

독서괭 2019-07-03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라 정교한 헛소리” ㅋㅋㅋㅋㅋㅋㅋㅋ
덕분에 보관함에 잔뜩 담아갑니다~^^

syo 2019-07-03 08:26   좋아요 0 | URL
이런 말 하면 누군가로부터는 욕을 들어 먹겠지만, 그래도 꼭 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요.

˝대출이 먼저다˝

2019-07-03 0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03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03 1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03 1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03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03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9-07-03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나 김영승 시인의 시집 반성 가지고 있다요 ㅎㅎ 놀랍죠?!

2. 하이데거 읽어봐야겠어요. 그 만화버젼으로. 킁킁.

3. 제 사무실 책상 위에 옥수수랑 자두 있지롱요.

syo 2019-07-03 08:28   좋아요 0 | URL
1. 뜻밖이긴 하네요. 전 김영승이라는 시인에 대해서 처음 알았어요. 심지어 내가 그 책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서ㅋㅋㅋㅋㅋ

2. 하이데거는 눈깔 몇개 달고 있는지 알려주세요.

3. 훗, 그래서요? 옥수수랑 자두는 옥수수랑 자두지 복숭아가 아니잖아요^ㅜ^

다락방 2019-07-03 08:34   좋아요 0 | URL
페이퍼 뒤져보니 2011년에 김영승 페이퍼 썼네. 있는 것만 확인하고 읽지는 않았어요. 부끄러운 글이 나올까봐.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 아직 이번 여름 복숭아 못먹었어요. 먹게될 날을 기대합니다. 이번 주말에 시장 가봐야지. 지난 주말에는 천도복숭아만 잔뜩이더라고요.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안샀어요. 대신 오렌지 사왔는데, 오렌지 되게 맛없다? 오렌지 원래 엄청 맛있는데, 이번에 사온 거 왜이렇게 물이 없고 ... 으으 얼른 먹어치워야지.

syo 2019-07-03 09:08   좋아요 0 | URL
저도 아직은 복숭아맛 아이스크림이나 복숭아맛 요플레나 먹으면서 몸풀기를 하고 있다는....
복숭아놈들 나오기만 해 아주 조져버릴 테다.

설해목 2019-07-03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출이 먼저다!
댓글보다 빵터졌어요. ㅎㅎㅎ
syo님의 이 결산을 기다리는 일인으로서 7월달 공부 좀 덜 하시고 책 더 많이 읽으시면 안될까나요? ㅋㅋ

syo 2019-07-03 10:54   좋아요 0 | URL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이 아닐지...... 이게 참, 적게 읽겠다고 다짐한다고 적게 읽어지는 것도 아니고 많이 읽겠다고 다짐한다고 많이 읽어지더라구요. 응?

ohbusybee 2019-07-03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책 진짜 많이 읽으시네요. 감탄하구 갑니다ㅠㅠ. 슬럼프 언능 극복하시길 바래요.

syo 2019-07-03 17:32   좋아요 0 | URL
이 감기 같은 슬럼프놈아......ㅠㅠ
얼른 낫겠습니다. 감사합니다 ohbusybee님.

또 봄. 2019-07-03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르나르베르베르는 되지 마세요오.
뒤늦게나마 상경을 축하드립니다.
(너무 뒷북인가요?)
저도 올 3월에 입성했거든요.
환영하지 말입니다.

syo 2019-07-03 2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