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그동안 하고픈 말이 넘쳤던지 오히려 아무 말도 못한 것 같다.

시집 몇 권을 동시에 읽고 있고 영화도 계속 보고 있고 책도 연이어 읽고 있다.

생각을 정리하지도 못하고 흘러가는데, 어쩌면 다분히 의도적인 흘려보냄일 수도 있고.

복이 세자매도 안녕, 어느새 장엄한 여름 한낮의 뙤약볕, 장대비, 태풍, 무더위 닮은 열병도 지나가는 말이 되었다. 

태풍으로 피해가 극심한 분들은 이 가을이 또 얼마나 힘들까. 많은 말들이 오고갔고 그럼에도 진실은 여전할 것.

구월이 새떼처럼 몰려왔고 구월이 또 하루하루, 벌써 사흘이 흘러갔다. 구월아! 잘 지내보자.

 

 

1. 엄마의 책방

 

 

  '엄마'라는 이름은 나또한 어느 날 무계획적으로 딴 이름이다. 그 이후 많은 게 달라진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명제는 필요충분조건이고, 나도 행복하기 위해 이런저런

책을 읽어온 것 같다. 그들의 좀더 구체적이고 내밀한 책이야기가 궁금하다.

표지도 예쁘니 더 끌린다.^^

 

P.33 : 엄마의 고민이 얼마나 깊든 아이가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역사적으로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해왔건, 지금 나는 내 아이를 사랑한다. 내 인생의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내 사랑의 압도적인 부분은 아이를 향해 있을 것이다. 다만 아이를 향한 내 사랑이 내가 가지고 있는 사랑의 용량의 100퍼센트가 아니며, 나는 그것이 100퍼센트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아이 사랑 95퍼센트, 나 자신에 대한 사랑 5퍼센트’일지라도, 그 5퍼센트가 없다면 독립된 한 사람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5퍼센트에 우리 사회는 종종 ‘이기심’이란 딱지를 붙이곤 한다. 하지만 엄마도 사람이다. 자신의 삶도 생각하려는 엄마를 이기적이라고 욕하는 시대는 진즉에 막을 내렸어야 하지 않을까. - 알라딘 본문 인용

 

 

 

2. 우리가 버려진 창고에서 발견한 것들

 

 

 어릴 적, 어둑한 다락방에 기어올라가면 습한 곰팡이내가 훅 코에 들어왔다.

낮게 몸을 누이고 잠시 눈을 감으면 이마에 천장이 닿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 어른이라는 이름도 거저 갖게 된 시간 이후로는 내가 버려둔 기억 속의 다락방 같은 것들이

사무치게 그립다. 다락방이거나 창고이거나, 그런 곳 하나쯤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가끔 인생은 우리에게 시디신 레몬을 던져줄 때가 있다. 그러면 당신은 인상을 찡그릴 것인가, 아니면 달콤한 것을 조금 넣어 레몬에이드를 만들 것인가? 어쩌면 이것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답해야 할 유일한 질문일지도 모른다. 예기치 못한 일을 맞이했을 때 가장 현명한 자세는 그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는 것이다. 인식을 바꾸면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삶을 지혜롭게 통제할 수 있다.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상황 때문에 불안해하는 게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 때문에 불안해하는 것이다.” _‘퍼스트클래스’ 중에서 - 알라딘 본문 인용

 

 

 

 

3. 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

 

 

 저자는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영미문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출판사 랜덤하우스와 그랜드 센트럴 퍼블리싱에서 편집자로 근무했다. 비영리 문예지 <슬라이스Slice>를 공동 설립, 운영하면서 수많은 베스트셀러 작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평소 많은 작가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어떻게 문학적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를 글로 옮기는지에 관심이 많았던 존슨은 《댈러웨이 부인》, 《오만과 편견》, 《노인과 바다》, 《어린 왕자》 등 위대한 문학작품들의 흥미진진한 뒷이야기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을 《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에 오롯이 담아냈다. 2012년 현재는 유명 작가들의 독특한 글쓰기 기술에 관한 책을 쓰고 있다. (알라딘 인용)

 

목차만 봐도 두근두근. 궁금하다. 대가들의 위대한 소설이 나온 배경, 뒷이야기가!

표지의 저 수동 타자기에 난 굴복된다. 타닥타닥타다닥, 참 오래전이다. 저런 것 쳐본 지.^^

 

 

 

 

 

4. 문학의 도끼로 내 삶을 깨워라

 

 

문정희 시인의 산문집. 문정희 시인의 시집은 갖고 있지 않지만 그의 시는 참 좋아한다.

이번 기회에 문시인의 시집을 가을맞이로 구입해야겠다.

 

<문학의 도끼로 내 삶을 깨워라>는 시인 문정희가 온몸으로 느껴온 방황과 고독, 부자유한 삶을 문학으로 어떻게 스스로 깨우며 살아왔는지 보여주고 있다. 삶이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서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은 아픔과 슬픔이 생을 잠식할 때, 시인을 일으켜 세운 것은 언제나 '문학'이었다. 시인에게 '문학'이란 생의 지표였으며, 생의 전부였다.
"오직 시 속에서 자유로웠고 시 속에서 용감했으며 시 속에서 아름다웠던 삶"을 살아온 시인. 그러면서 "땅에 내려오면 한심하고 무력한 겁쟁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시인. 그러나 이를 "비극이라거나 불행이 아닌, 축복"이라고 부르는 시인. 이 세상에 오롯하게 빛나는 자존감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이 책을 통해 시인은 말하고 있다.

- 알라딘 소개 인용

 

 

 

    

5. 바오밥나무는 내게 비우라 하네

 

 

원제도 '비우라하네' 이렇게 똑같은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 아주 많이 끌린다.

얼만 전 본, '히스테리아'라는 사실에 근거하면서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영화에서 빈민구호에 힘쓰며 사는 샬롯은 "네, 어서 가세요. 가셔서 쓸모없고 안락하게 사세요"라고 그렌빈 의사에게 말한다. 나는 "쓸모없고 안락하게"라는 말에 붙들려있다. 요즘 내내.

반면 이 책의 저자 제니스 수녀 같은 사람도 세상엔 많이 있다.

 

활동적이며 능동적인 성격으로 아프리카의 고통과 기쁨을 함께한 제니스 수녀가 35년간 짐바브웨에 머물며, 보고 듣고 느낀 통찰을 담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결코 자신의 무리를 외면하지 않는 코끼리에게서 다른 이와 함께할 때의 행복을, 진득한 인내심으로 사냥하고 오랫동안 살아남는 악어에게서는 목적을 이루는 끈기를, 여유를 즐기는 사자에게서는 삶을 즐기는 장난기와 즐거움을 향유하는 기쁨을 보여준다. 바오밥나무를 비롯해 코뿔새, 기린, 망치머리황새, 긴꼬리원숭이, 얼룩말 등 26가지 동물에 치유와 화해, 조건 없는 사랑 등 우리가 꼭 한 번은 생각해야 할 주제를 책에 담았다. 이런 동물의 특성과 함께 짐바브웨 사람들의 고난과 긍정적인 에너지가 제니스 수녀의 경험과 함께 소개된다. 불안정한 정치 상황, 끊임없는 내전 등을 겪으면서도 희망과 긍정의 마음을 잃지 않고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활기를 통해 아프리카 사람들의 활력 넘치는 면도 발견할 수 있다. 각 동물을 묘사한 세심한 스케치는 보는 재미를 더한다. (알라딘 책소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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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2-09-0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책제목에 '도끼'가 유행이군요.ㅎㅎ

프레이야 2012-09-04 11:5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도끼ㅎㅎ
문정희 시인의 저 산문집 상당히 끌리지요. 붉은 색 표지도 그렇고.

아무개 2012-09-04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 찜! 하고 갑니다~

프레이야 2012-09-04 11:54   좋아요 0 | URL
찜 잘 하신 게 돼야할텐데요. 저도 기대되는 책입니다.^^

아고라편집부 2012-09-04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아마 모르셨을 것 같은데, 저희 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 ^^ http://blog.aladin.co.kr/agorabook/5821553 비밀 댓글로 주소와 성함을 알려주시면, 저희 책 중 한 권을 선물해 드리겠습니다. (반품된 책을 드리는 거라, 책이 살짝 더러운 건 양해해주세요.)

프레이야 2012-09-04 11:54   좋아요 0 | URL
이벤트라니요? 서재로 가보겠습니다.

비로그인 2012-09-04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쓸모와 안락함은 같이 갈 수 없는 걸까요... 책 소개글만 읽어도 배부르네요.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정감어린 느낌이 들어요. 쌀쌀한 가을이라서 그런 걸 찾게되는 걸까요? 저도 여러 권 눈여겨 보다가 딱 한 권 보관함에 넣고 가요~ :)
아참, 오늘은 비가 내리네요. 보슬보슬, 답답함을 쓸어내려주는 것 같아서 좋아요!

프레이야 2012-09-04 12:03   좋아요 0 | URL
비와요? 여긴 오늘밤쯤 온다고 하던데요. 가을을 재촉하는 비!
딱 한 권, 어느 걸까 궁금한데 맞혀볼까요? ㅎㅎ
왠지 마중물님 고르신 그 책일 것 같다는... ^^

비로그인 2012-09-04 12:06   좋아요 0 | URL
어랏, 댓글 수정하는데 댓글이 달렸어요 ㅋㅋ

제가 담은 책은 문정희 시인의 산문집이에요! 좋은 책들도 많지만 한 사람의 인생이 녹아있는 이야기를 읽고 싶어요 요즘은... 그리고 나한테 적용해보고 싶구요. 감기 조심하세요, 프레이야님!

프레이야 2012-09-04 12:16   좋아요 0 | URL
호호~ 그랬군요. 문정희 시인의 산문집 저도 아주 끌려요.
요즘 책들 표지도 어쩜 저리 다 멋진가요!
환절기군요. 감기조심, 네, 수다쟁이님도요.^^

쓸모와 안락, 같이 가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안락을 희생해야 타인에게도 자신에게도
쓸모가 더 있을 것 같은데, 말과는 달리 어려운 일이지요. 고민^^

2012-09-04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같은 책 한 권 있어요..^^ 근데 제가 후보 책군에서 못 본 책들도 있네요. 전에도 그러더니만.. 제 눈이 좀 엉성하군요. 그나저나 '문정희'시인 좋나요? 전 모르는 시인이에요.-_-

프레이야 2012-09-05 16:08   좋아요 0 | URL
문정희 시인, 저도 시집은 갖고 있지는 않아요.
이번 기회에 구매하려구요.^^
오래전, 처음 알게 된 그의 시는 이거에요.^^

< 남 편 >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는 남자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남자


2012-09-07 19:38   좋아요 0 | URL
ㅋㅋ 시 재밌어요.. 문정희 시인에 대한 급관심이 생기네요...ㅎㅎ

블루데이지 2012-09-04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고가다 본 <엄마의 책방>이 눈에 많이 익어요..
엄마의 책방은 읽어볼까 말까 심히 고민이 많이 되는 책이예요..
다른책들도 차근차근 살펴볼래요~프레이야님이 어떨까?하신 책들이니까요..

프레이야 2012-09-05 16:09   좋아요 0 | URL
블루데이지님, 신중히요 ㅎㅎ
지름신 마구 내리면 아니 되어요.

moonnight 2012-09-04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엄마의 책방이랑 그렇게 한편의.. 보관함에 담습니다. 그나저나, 이벤트에 당첨되셨어요? 아이 부러워요. ^^

프레이야 2012-09-05 16:09   좋아요 0 | URL
이벤트는 전혀 몰랐는데 소뒷걸음에 쥐 잡은 격ㅎㅎ
아무튼 좋아요. 히히~

댈러웨이 2012-09-04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렸을 적에도 다락방이 있었어요. 겨울엔 다락방에 올려 놓은 홍시 몰래 훔쳐 먹으려고 살금살금 올라갔던 기억이 나요. 아, 근데 왜 몰래 훔쳐먹어야만 했을까... 갑자기 슬퍼진다는요...

프레이야님, 책 두 권 일단 찜했어요. 무슨 책인지는 안 가르쳐 주지롱요. ^^

숨 놓지 마세요!

프레이야 2012-09-05 16:11   좋아요 0 | URL
다락방은 좀 그런 느낌이죠.ㅎㅎ 훔쳐먹어서 더 맛났을 걸요.ㅋ
두 권 궁금궁금... 이렇게 한편의... 이건 포함되었을 것 같아요.
숨은 안 놓을게요.^^

라로 2012-09-05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세권,,,저도 댈러웨이님 따라서 안 가르쳐 주지롱요,,ㅋㅋㅋㅋ

프레이야 2012-09-05 16:12   좋아요 0 | URL
히히~ 안 가르쳐 주시면 찍어보고 싶어져요.ㅋ
엄마의책방, 그렇게한편의, 바오밥나무.. 요렇게?? 아닐 것 같기도 하고요.

비로그인 2012-09-05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렇게 한편의.. 바오밥나무..요. ㅋ 다들 비슷하군요. 바오밥나무..는 아이들과 봐도 좋겠지요?

요즘엔 독한 마음으로 제 책은 주문 안하고 있어요. 그간 사 놓고 쌓아두기만하던 책들 이 달에 열심히 읽을거에요. 3=3=

프레이야 2012-09-06 21:45   좋아요 0 | URL
바오밥나무,에는 동물 그림도 스케치 되어있대요. 공주랑 같이 봐도 될 것 같아요.
저도 지름신 못 오게 하고는 있는데 담아둔 것들 중 몇 권은 주문해야할 것 같아 망설이고 있답니다.^^
저도 쌓아두기만한 책들부터 열씸히 읽어야하는데 뭔 딴소리 ㅎㅎ

책읽는나무 2012-09-08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역시~~
구월과 에세이의 조합!
갑자기 에세이집이 땡겼었는데..어쩜 이리 안성맞춤 페이퍼를 올리셨다니~~^^
열심히 책 제목 눈에 익히고 있습니다.
몇 권은 정말 읽고 싶은 책도 있네요.

구월 좋습니다.책 읽기 정말 좋아요.^^

프레이야 2012-09-08 14:08   좋아요 0 | URL
구월은 책읽기에도 다른 뭐든지 하기에 참 좋은 날씨인 것 같아요. 사색도 야외활동도ᆢ 이제 비는 그쳤고 전 할일들 좀 하고 조용히 오후시간 보내야겠어요. 님도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처서도 지나고 비가 오면서 조금 선선해지는가 싶더니 역시 다시 불볕더위가 기승이었다.

오늘은 태풍의 위력으로 뉴스특보가 들끓는다. 이곳은 다행히 그럭저럭 조용히 지나는 것 같지만

곳곳에 피해가 심한 곳이 많다. 북한으로 올라가 휩쓸 것 같은데 정말 피해가 최소한이길 바란다.

계절이 돌고 돌듯 책읽기도 돌고 돌고. 그러나 한 순간도 같은 적이 없는.

여름에 가장 좋은 피서지가 녹음실 안이라 팔월에는 더욱 자주 가고 싶은 곳이지만 이런저런 일로 덜 자주 간 셈이 되었다.

 

 

 

  2012년  7월 25일 녹음시작, 총 15시간 소요 완료.

 

중국 대학생들이 뽑은 '가장 잠재력 있는 작가' 쑤퉁의 세 가지 소설이 담긴 책.

두번째 이야기를 가져와서 책 제목으로 했다.

쑤퉁은 자신을 "기이한 상상으로 가득한 자유로운 나그네"라고 칭한 바 있다.

기발하고 생동감 있는 발상과 이미지, 풍부한 유머감각이 꽤 다채로운 세상으로 초대하는 듯.

대사도 실감나고 문장도 읽기에 좋은 편이다. 주제도 명확하고 흥미로웠다.

 

특히, 세번째 이야기 '등불 세 개'는 전쟁을 배경으로, 우리 삶의 비극이라는 운명을

바보(로 불리는) 비엔진이라는 오리치기 소년을 중심으로 익살스럽게 웃고 울게 만드는데,

결미에 가서는 여전히 우스우면서도 아련하게 눈시울에 젖게 된다.

 

 

 

 

 

 

1차 편집 18시간 째, 315 페이지까지 완료.

 

'정보파산'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주식을 해라, 집을 사라, 어디로 여행을 가라, 이걸 입어라, 차는 저걸 타야 폼난다,

이런 식의 끝없는 정보들에 들떠서 정보를 좇기에 여념이 없다는 것.

그런 상황에서 무시무시한 기세로 팽창해가는 소비자신용이 호화롭게 안락하게 살고 싶다는

욕구와 허영심에 발판을 제공한 것이라는.

사람들은 왜 그런 정보를 좇는 걸까. 거기에 뭔가가 있다고 믿고 따라가는 것이리라.

......(221p) 

 

정보파산!! 인터넷을 떠도는 수많은 정보, 제대로 서지도 못한 말말말...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뭔가가 있다고 믿고 따라가다 파산지경이 이르는.

 

 

 

 

 

내일 시작할 새 책은 함성호의 <당신을 위해 지은 집>이다. 책에 대한 감각도 남다른 나비님이 고른 걸

선물로 드렸던 책인데, 마침 점자도서관에 비치되어, 나도 읽고 싶었던 참에 얼른 찜했다.

 

 

 모든 길은 하나로 통한다고 믿는 함성호는 건축가, 만화광, 공연 연출가, 여행가로 변신하는

다양한 모습을 두고도 '나는 한 우물만 팠다'고 말한다. 한 우물만 파다보니 여러 지층이 나왔고

그것들이 세분화 되었을 뿐이라는 것. - 책날개, 중

 

그는 무리 중에서도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빛을 정확하게 연결할 줄 하는 아내를 위하여,

옥탑에서 정발산으로 지는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집을 지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뒷모습까지도 닮아, 라고 말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아내를 위해,

아내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한 함성호 시인은 그런 보이지 않는 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이 책에서. 관계의 끈!

 

 

 

 

 

 

 

그 다음 찜한 책은 송경동 시인의 <꿈꾸는 자 잡혀간다>. 어서 읽고싶다.

무엇을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이 아니라, 연대가 필요한 곳에 연대하러 가는데 무엇이 더

필요하냐는 그 간명한 마음들이 살아나면 좋겠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게 무슨 죄냐고 무슨 잘못된 일이냐고, 그리고 그게 무슨 그리 큰 어려움이냐고......

 

아, 이런 좋은 꿈들을 꾸다 보니 갇혀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는 어쩔 수 없다는 이 시대의 감옥에서 , 모든 억압과 좌절의 감옥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나비처럼 훨훨 날아 나오는 꿈을 꿔본다.

 

- 저자 송경동 작가의 말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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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8-29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녹음실이 그렇게 시원한가요? 저도 피서차 놀러가고 싶네요~ :)
여름이 가기 전에 쑤퉁을 읽어봐야겠어요. 저 책에 이런저런 짜증이 담겨있다고 누군가의 서재에서 읽었던 것 같은데(다락방님 서재였나?) 중국의 삶을 엿볼 수 있을까 궁금하네요. 쑤퉁 자신의 자기소개도 좋구요. 위화가 '사람은 살아간다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가지, 그 이외의 어떤 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기억에 나구요. 태풍이 지나가는 밤이네요. 부디 조용히, 머문 자리 아름답게 떠나라 볼라벤아.

다락방 2012-08-29 14:0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수다쟁이님, 제 서재 맞아요. 수다쟁이님 기억력 엄청나네요!!

프레이야 2012-08-30 10:26   좋아요 0 | URL
쑤퉁은 저도 저 책이 처음인데요, 재미있었어요.
장편을 읽어보지 않은 상태라 뭐라 더 말은 못하겠지만요.
다락방님 서재에서 저도 페이퍼 본 기억이 나요.ㅎㅎ
위화의 '살아간다는 것'과 '허삼관매혈기'를 읽었던 게 오래 전인데
쑤퉁은 위화와 다이허우잉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하네요.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의 힘, 그 파도를 타고 흘러갈 수밖에 없는 인간에 대해서...

프레이야 2012-08-30 10:2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저도 다락방님의 그 페이퍼 봤어요.^^
이혼지침서, 웃기지 않던가요? 두 여자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양보가요.
그런 지침서가 어디 있기나 하다고..ㅎㅎ 양보의 스승이라는 사람, 그 허세하고는.

hnine 2012-08-29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었거나 찜해놓은 책들이 눈에 띄어 반갑네요. 낭독할 책은 낭독자가 직접 선정하게 되어 있나요?
벌써 두권은 낭독을 마치셨군요! 함성호의 책도 잘 마치시길 바랄께요.

프레이야 2012-08-30 09:30   좋아요 0 | URL
낭독자가 우선 선정해요. 일단 점자도서관 책꽂이에 비치된 것 중 고르구요,
그외에도 특히 낭독하고 싶은 도서는 낭독자 개인의 도서 중 가져와서 할 수도 있어요.
회원 신청 도서가 올 때는 그것부터 먼저 하구요.
함성호 시인의 에세이는 어제 시작했는데, 좋으네요^^

라로 2012-08-29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성호의 책은 다 읽으신거에요???
저는 그 책이 표지며 다 좋아서 아끼는 책이에요. 내용도 참 좋고.^^
고마와요. 지난 번 보내주신 하루키의 책도요. 그 책도 너무 좋아요!! 처음엔 아껴 읽다가
어느새 밑줄을 긋고 있긴 했지만,,,정말 좋더군요.^^
늘 열심히 사시는 프님을 보면 저게도 자극이 되어요!!! 착한 프님~~~.^^

프레이야 2012-08-30 09:31   좋아요 0 | URL
아뇨, 함성호, 어제 시작했어요.
'채소의 기분' 전 일부러 밑줄 안 그었다우. 왠지 깨끗하게 그냥 두고 싶어서요.
책이 참 깔끔하게 나왔더라구요. 언제나 기쁘게 받아주시는 나비님, 고마워요.^^

mira 2012-08-29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쑤퉁은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데 , 화차의 미미여사도 제가 좋아하는작가이고 , 제가 모르는 작가 함성호에 대해 알아봐야겠네요. 다락방님이 칭찬하시고 나비님까지 이야기하시는것을 보면요

프레이야 2012-08-30 09:32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쑤퉁을 좋아하시는군요. 전 이 책이 첫만남이에요.
함성호 시인은 저도 저 책이 처음인데 시로 등단하여 수많은 이력이 있더군요.
여행가이기도 하고, 생을 좀 특별하게 사는 사람들 중 한 사람 같아요.^^

하늘바람 2012-08-29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떠오르지만 낭독하시는 님의 모습이 참 아름다워요 마치 본것처럼요
부럽고 멋지고 그래요ㅗ

프레이야 2012-08-30 09:33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몸은 어때요? 건강히 잘 관리하시고
무탈하게 태은이 동생이 태어나길 바랍니다.^^

블루데이지 2012-08-30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께 놀러오면 참 얻어갈것이 너무 많아요! 꼭 마음의 친정같다고나 할까요?
오늘밤꿈엔 프레이야님의 목소리가~~들릴것같아요! 낭독~~이란 단어가 이렇게 감미로울줄이야...

프레이야 2012-08-30 09:35   좋아요 0 | URL
호호~ 제 목소리 들으셨어요? 전 어제밤 정신없이 잤어요.
자면서 블루데이지님 꿈에 간지도 몰라요.
체력이 전 같지 않은 것 같아요. 그보다 뭔가 마음이 힘들었나 싶기도 하고 뭔가 지치기도 하고.
세 아들 키우며 책도 그리 많이 보시는 블루데이지님, 마음의 친정 같다는 말씀이 참 다정하게
들려요.^^

순오기 2012-08-30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혼지침서와 송경동의 꿈꾸는 자 잡혀간다~~는 읽었어요.
프레이야님, 잘 지내죠?
두루두루 궁금하지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믿고 살아요.^^

프레이야 2012-08-30 09:38   좋아요 0 | URL
오기 언니, 8월이 다 지나가고 있어요.
또 한 장의 추억으로 접히고 그걸 문득문득 떠올리며 또 가을을 겨울을 살아가겠지요.
저는 그냥그냥 잘 지내고 있어요. ^^ 있어도 없는 것 같이, 없어도 있는 것 같이.

페크pek0501 2012-08-30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쑤퉁의 세 가지 소설이 담긴 책- 에 관심이 가는데요.

이 많은 추천 수와 댓글 수를 보면서,
저까지 보탤 필요는 없는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러나 보태고 간다는... 키득...

프레이야 2012-08-30 18:08   좋아요 0 | URL
쑤퉁 소설 재미있었어요. 대사도 어찌 적나라한지요, 유머와 우화가 슬픈 웃음을 자아내게 해요.
페크님, 그곳은 오늘 날씨가 어떤가요? 이곳은 바람이 심하게 불어요. 가까이 바다가 있어서
휘몰아치는 파도를 차로 지나가는 길에 보았어요. 우리같은 사람들이야 직접적 피해는 없지만
포구에 연한 마을은 또 어떨지요...

세실 2012-09-03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요즘 바쁘신가 보네요. 넘 조용해. ㅠㅠ
함성호의 당신을 위해 지은 집. 도서관에 있나 찾아봐야 겠어요. 아내의 고운 말을 느끼고 싶은 밤!!


프레이야 2012-09-04 08:59   좋아요 0 | URL
세실님, 그러게요 마음이 바빴나 봐요.
아니면 하고픈 말이 너무 많다보니 우물쭈물 하다 오히려 못하고 다 넘겨버린 것도 같구요.
9월 접어드니까 바람결이 달라졌어요. 행복한 가을 맞이했으면 해요.^^

2012-09-04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자 잡혀간다, 녹음하시다가 우실 것 같아요. 너무 슬프기도 하니까요.

프레이야 2012-09-06 21:46   좋아요 0 | URL
네^^ 섬님, 저 녹음하다 울먹여 잠시 정지할 때고 있고 웃음이 나 못 참고 정지할 때도 있어요.ㅎㅎ
 

이번 달 신간평가단 리뷰 마감일은 8월 20일.

어젯밤 작업할 게 있어서 깨어있었고 새벽 3시 넘은 시각에 <지지 않는다는 말>의 리뷰를 올렸다.

데드라인을 겨우 맞춘 것이었고, 오늘 이미 댓글로 소통한 지인들도 많고.

그런데 그 리뷰가 몽땅 사라졌다. 내가 뭘 잘못 누른 것 같은데 일순간 사라졌다.

아이리시스님 댓글에 답글 달다가 기계조작이 이상하게 됐다. ㅠㅠ

어떡해야되지? 신간평가단 리뷰라 더더 걱정이다.

알라딘 자체에서 복구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내가 따로 저장해 두지도 않아서 완전 낭패다.

다시 쓴다는 건 맥빠지는 일이고, 너무 놀라 벌벌 떨린다.

라일락님 저, 숙제 안 한 걸로 하면 아니 되어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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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2-08-21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동저장 기능도 소용없나요? 이런... 안타까워요!

프레이야 2012-08-22 07:17   좋아요 0 | URL
그게 임시저장만 되는 기능이라 없더라구요. ㅠ
오늘 서재지기 답변 들어보고 안 되면 다시 써야할 거 같아요. 세실님 흑흑ᆢ

이진 2012-08-21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저도 그 글 올리신거 봤어요!! 우앙. 어떡해요.
알라딘에선 아마도 조치를 못 취해주실텐데 ㅠㅠㅠ 정말 어떡해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요. 다시 쓰느라고 짜증에 머리까지 아파서 죽는 줄 알앗는데 ㅠㅠㅠ

프레이야 2012-08-22 07:19   좋아요 0 | URL
아ᆢ소이진님도 증인ㅎㅎ
그런 경험있었군요ㅠ 전 어쩌다 댓글이 지워진 적은 있어도 리뷰를 몽땅 날린 적은 없었는데ᆢ 이건 뭐 손가락이 어떻게 이런 만행을ㅋ 울다웃다 그래요ㅠ

아이리시스 2012-08-21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제 탓인가 봅니다.......( '') 제가 조종했어요..

흠, 아직까지 인터넷 하면서 컴퓨터 하면서 논다, 오늘 좀 오래 놀아요, 저ㅎㅎㅎㅎㅎㅎㅎㅎ
다시 쓰려면 생각도 안나고 더더더 부담이실텐데, 저는 쓰다가 공개안할 글 몇 번 삭제버튼 눌러가지고 지워진 적 있어요. 프레이야님, 이제부터 제 글에 답글달지 마요. 엉엉ㅠㅠ 엉엉ㅠㅠ

이게 다 김연수 읽다 던지고 한 벌인가 봅니다..( '')

댈러웨이 2012-08-22 00:17   좋아요 0 | URL
왜 그랬어요 아이님!
어? 근데, 김연수 읽다가 던졌어요? 흥, 나 이웃 안해!!!

아이리시스 2012-08-22 00:33   좋아요 0 | URL
응? 저 옛날에 김연수 안 읽고 던진 벌로 댈러웨이님 이웃에서도 빠져야 하는 거예요?ㅠㅠ
그러니까 죄를 지으면 언젠가 반드시 벌을 받는다고..(응?)

프레이야 2012-08-22 07:26   좋아요 0 | URL
ㅋㅋ 아이님 우리 김연수 안 좋아하지맙시다. 벌 받나봐요진짜. 근데 전 던지진 않았고 잘 모셔뒀다구요. 게다가 지지 않는다는 말,은 제가 별다섯에 참 좋더라는 말씀 답글로 쓰다가 그리 됐으니 김연수 작가가 뒤끝 작렬한 게 아니라면 제 손이 완전 멍청한 거에요. 엉엉ㅠㅠ
아이님, 댓글도 얼마나 소중한 건데 날아가버리고 속상해 흑흑ㅠ 다시 써야될지도 모르겠어요.ㅎㅎ

라로 2012-08-21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저런!!!ㅜㅜ넘 좌절하지 마시고 침착합시다.
일단 페이퍼 쓰기 눌러서 '임시저장' 확인해 봐요.
이미 올린 페이퍼라 아직도 있을지 모르지만 만약 없다면
서재지기님께 문의를 해서 복구할 수 있는지 알아보세요.
제 기억이 맞다면 복구할 수 있을거에요.
예전에 어떤 알라딘 지기도 님처럼 삭제를 했고 복구해서 기뻐하던 기억이;;;
그런데,,,아시죠? 제 기억력??저도 못 믿는,,ㅠㅠ
암튼 믿져야 본전이니까 해봐요.
임시저장먼저 확인해 보구요!!!
만약 그것도 안 된다면
저도 프레이야님 숙제 한 거 증인 서줄께요. 아이리시스님보다 제가 댓글 먼저 달았으니까!!ㅎㅎㅎㅎ

라로 2012-08-21 23:48   좋아요 0 | URL
좀 기쁜 소식을 갖고 왔어욥!!!으쓱으쓱~~~~ㅎㅎㅎㅎ
지금 제가 남긴 댓글을 눌러보니 프님의 그 사라진 페이퍼에 올린 댓글이 남아 있는 거에요!!!!
왜냐면 페이퍼가 완전히 삭제되면 제 댓글도 사라져야 하거든요.
그래서 그걸 눌러보니 "5804180 해당페이퍼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나와요!!
그러니까 알라딘 서재지기님께 저 번호를 알려주고 페이퍼 복구 해 달라고 해보세요!!!
될거에요,,,될거얍!!!ㅎㅎㅎㅎㅎ

아이리시스 2012-08-22 00:31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맞아. 그 댓글이 제가 1등이 아니었어요. 우와, 나비님 천재시다..ㅋㅋ

프레이야 2012-08-22 07:33   좋아요 0 | URL
히히 증인 서줘요.ㅎㅎ 나인님 나비님 페크님 아이리시스님 댓글도 날아가버리고ㅠㅠ 바보같으니ㅠ 엉엉ㅠㅠ
어제 날아가자마자 임시저장 눌러봤는데 맹탕이라 서재지기 문의부터 해뒀어요. 오늘 답변이 오겠지만 복구될 가망이 없을 거 같은데 ᆢ안 되면 다시 써야돼요. 맥빠지는 일이지만 더 잘 쓰라는 기회로알고 해보죠!ㅎㅎ 추천이랑 댓글 날아간 건 어째ㅠㅠ

댈러웨이 2012-08-22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저 아침에 일찍 <채소도 채소 나름>이랑 같이 읽었는데. 저도 증인 1인. 그 페이퍼 참 좋았는데.소이진님이 얘기했듯이 포스팅 일단 해도 자동저장된 거 남을텐데, 한 번 다시 보세요.

아, 그리고 나비님 진짜 똑똑하시다. ㅎㅎㅎ

프레이야 2012-08-22 07:38   좋아요 0 | URL
히히 댈러워이님도 증인이에요. 훌쩍 ㅠㅠ
삭제버튼 주변에선 손가락 조심해야겠어요.
어물대다 뭘 잘못 건드렸는지 그만 ᆢ엉엉
어쩜 다시 더 정성껏 쓰라는 계시?ㅋㅋ
여긴 오늘아침 비가 시원하게 와요. 그러다 금방 그치네요또.

댈러웨이 2012-08-22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저 상 주세요!

2012-08-22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2-08-22 14:07   좋아요 0 | URL
댈러웨이님, 너무너무 고마워요. 이렇게 리뷰까지 잡아서 복사해 갖다주시구요.으흑♥ 어제 서재지기에게 복구 문의했더니 오늘 복구되었네요. 댈러웨이님~~~

아무개 2012-08-22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어제 저도 <지지 않는다는 말> 리뷰 읽었는데...이게 뭔 일이래요.
해결은 되셨는지요.

프레이야 2012-08-22 14:09   좋아요 0 | URL
마중물님, 해결되었어요. 아침까지도 답답하던데 안 되면 다시 쓰지뭐, 그렇게 마음 비우고있었는데 반갑게도 돌아왔어요. 모두 신경써주신 님들 정성덕인 것 같아서 고마워요. ㅎㅎ

야클 2012-08-22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구되었다니 다행이군요. 저도 일하다가 몇번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

프레이야 2012-08-22 19:11   좋아요 0 | URL
네, 다행이에요.^^ 따로 저장해두든지 뭐 그런 대책을 안 세우는 성격이라
이럴 때 참 낭패다 싶어요. 심장이 덜컹 내려앉던데요.ㅎㅎ

비로그인 2012-08-22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원 아이리시스님의 소행으로 발각? (은 농담이구요)

아.. 신간평가단 할 때 저는 무척 불량학생이었다는 점이 떠오르네요. 책만 받고 리뷰도 안 쓰고, 이제는 알라딘이 제 서재를 유지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있어요 ㅠ ㅠ 그래도 복구되었다니 다행이구요. 어쩐지 프레이야님은 학창시절에 숙제 꼬박꼬박 잘 해가는 착한 아이였을 것 같아요. 음 저는... 제 기억에는 모범생이었거든요!

프레이야 2012-08-23 08:06   좋아요 0 | URL
히히 아이리시스님이든 누구든 김연수 접으면 받는 벌이에요.ㅋㅋ 아이리시스님 댓글에 어찌나 웃었는지요.ㅎㅎ 수다쟁이님, 저도 제 기억에 완전 모범생이었지요. 숙제도 잘해가고ㅋ
리뷰 살아나서 기분좋아요. 시간을 번 셈이에요. 다시 쓸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순오기 2012-08-24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구돼서 다행이네요.
썼던 글 날리고 다시 서야 하는 좌절감~~~~~~나도 알아요.
오늘까지 써야 했던 원고 5매는 시작도 못했어요.ㅜㅜ
빔세 비오려나봐, 날새면 다산초당 가야 되는데~~ 올여름은 출타할 때마다 비 맞아요.^^

프레이야 2012-08-24 07:42   좋아요 0 | URL
정말 다행이지 뭐예요ㅎㅎ
재작년 팔월말 비퍼붓던 날의 소쇄원이 생각나요.
어제 이곳도 비 많이 왔어요. 좀 시원해요.
언니 오늘 이 시간 다산초당으로 출발하셨겠네요.
룰루랄라 잘다녀오세요. 후기 기다리며ᆢ^^

순오기 2012-08-24 20:16   좋아요 0 | URL
하하~ 내 댓글에 오타 남발이네.ㅋㅋ졸렸나봐, 요새 잠을 잘 못 자거든요.ㅜㅜ
다산초당 다녀왔어요, 빗속의 영랑생가 백련사, 다산초당 모두 좋았아요.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가는 숲속 길을 걸으며
다산선생이 발 디딘 곳을 나도 딛는 감격이랄까.^^

우리가 만났던 빗속의 소쇄원이 8월 말이었어요?
난 6월이라고 기억했는데...이젠 날짜 기억하는 것도 장담 못하겠네.ㅜㅜ
올해는 가을에 광주이벤트 해야지, 작은도서관 프로그램 후딱 끝내고...^^
 
[지지 않는다는 말]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지음 / 마음의숲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가 김연수의 책을 그러고보니 네 권인가 가지고 있다. 모두 초반에서 읽다가 접은 상태로 제법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여러가지 일이 있었고 나도 변하고 너도 변하고 적지 않은 것들이 흩어지고 또 다져졌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공교롭게도 당시 책을 펴들었을 때 내 심경이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었거나 마음결이 문장과 같이 흐르지 못했던, 지금은 어렴풋한 기억들만 있다. 작가에게는 다소 불성실한 독자가 된 셈인데, 에세이 <지지 않는다는 말>로 다시, 미뤄두었던 그의 작품을 읽어볼 생각이 든다.

 

그만큼 이 책이 좋았다는 말이다. 그건 사십대 중반인 내게, 글 쓰는 일에 어정쩡하게 몸을 담고 딜레마에 빠져 있는 내게, 혁신을 바라는 내게, 세상을 어느 정도 살았고 세상에 이해되지 못할 일은 없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 내게 이 책이 와닿았다는 필연의 결과다. 최근작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ebs fm 책읽어주는라디오,에서 낭독으로 몇 번 들었고 그게 그에 대한 애정복귀(혹은 복구)의 불씨가 되기도 했다. 김연수 작가는 소설의 제목을 참 특이하게 짓는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지 않는다는 말>에서도 목차의 제목들이 모두 그렇다. (나는 책을 처음 만나면 목차부터 읽는 버릇이 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제목은 첫인상이고 글의 얼굴이니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닌데, 그의 제목짓기 방식에서 슬쩍 힌트 얻어볼 생각도 들었다.

 

1970년 생 경북 김천 출생, 서울 삼청동 자취 유학생을 거쳐 지금은 일산호수 근처에서 아내와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소설가 중 한 사람이 쓴 에세이<지지 않는다는 말>은 대한민국에서 글쓰는 일을 주업으로 삼고 사는 한 남자의 성장과 성찰의 기록이자 비슷비슷하게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주는 희망의 메시지다. 유년에서 청년, 중년이 되기까지 감각하고 체험하고 경험한 어떤 것 혹은 모든 것들에 대한 진솔한 기억이자 소망과 응원의 글이다. 특별한 점은 달리기를 인생의 노선과 동일하게 두고 달리기를 하며 느끼고 체득하게 된 몸의 고백이라는 것이다. 물론 백 미터를 9초 몇 분에 달리는 우사인 볼트 스타일의 달리기가 아니다. 제목이 암시하듯 그의 달리기는 결승점까지 도달하는 데 의의가 있는 인내와 근력의 달리기이고, '결승점에 이르면 나를 환호해주는 사람들이 두루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찬' 달리기다. 어느 면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는 건 당연하다. 하루키 자신도 "나는 소설 쓰기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워왔다(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126p)"고 고백했다. 아래 문장은 무의미하지만 안 할 수도 없는 비교의 한 예다.

 

 

작가의 삶과 달리기가 유사하다고 늘 생각해 왔는데, 그것은 '다른 사람의 논리와 흐름에 제 생각을 맞춰야만 하는 고된 소통'이라는 부분 때문인 것 같다.  다른 사람들과 보폭을 맞춰가면서, 또 그 사람의 이런저런 사정을 봐 가면서 함께 달린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달리기 역시 자유를 선호하는 운동일 수밖에 없다 (지지 않는다는 말, 254p)

 

 

하루키가 이미 달리기와 삶과 글쓰기를 동일선상에 두고 그 행위를 관통하며 에세이를 썼지만 김연수의 이 책은 좀 다른 맛이든다. 이전의 문장보다 힘을 뺀 것도 같고 좀더 생각이 유연해진 것도 같고, 한 마디로 우주적 인간으로 넓어진 것 같은 성숙한 글이 읽는 이로 하여금 품 넓은 하늘에 안긴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사견일 뿐이지만, 궁핍한 시절(누구나 유년은 궁핍한 것으로 기억되지 않을까)의 기억이거나 팍팍한 현재의 삶이거나 암담한 미래의 길이거나, 그의 문장을 읽다보면 그 모든 걸 변화무쌍한 바람의 손길로 위로받고 힘을 얻는 느낌이다.

 

과거를 불러오는 일이 잦아지는 건 나이 들어간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풍요로움이 어디에 기원했던가를 무의식에서 불러오는 심리적 작용이다. 고백성 강한 에세이를 쓰는 일이 흔히 과거 회상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가족에 대한 기억, 친구들과의 기억, 집 안팎에서의 기억, 학교에서 혹은 학교 밖에서의 기억, 사회인이 되어 만난 사람들과의 좀더 냉정하거나 업무적인 기억조차  '몸'으로서의 '나'를 키워가는 소중한 기억들이다.

 

나는 달리기에는 젬병이다. 마음은 우사인 볼트지만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 나는 출발선에서부터 이를 부딪치는 소리를 내며 덜덜 떨고 서 있곤 했다. 학교 운동회 때면 꾀병이라도 부리고 싶은데 그러지도 못하고 죽을 맛이었다. 다음 조가 따라와 나와 섞여 뛰어도 나는 3등을 못했다. 그래도 끝까지 달려 들어오곤 했지만 웃음거리밖에... 그래도 대입 체력장에서 만점을 받은 건 피까진 아니어도 땀나는 노력의 결과다. 상대적으로 오래달리기가 좀 나았지만 그나마도 지구력이 부족한 나는 지금도 달리기를 할 엄두는 내지 못한다. 하지만 몸의 기억은 잘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만은 안다. 그것은 감각의 돋을새김이므로. 초등학교 6학년, 달리기 대신 선택한 자전거가 그렇게 짜릿할 수 없었다. 자전거는 지금도 잘 탄다. 내 달리기에 대한 변명은 이만 접고. 김연수 작가는 삶과 글쓰기와 달리기를 등호로 놓고 보면, 글을 쓰는 자는 그 과정에서 몸이 느끼는 고통과 그 한계의 벽을 넘었을 때의 환희 모두를 벗으로 삼고 동행해야 하는 달리는 자의 숙명을 몸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달리기 대신 자전거로 좀 바꿔줄 수 없을까. 

 

몸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다. 몸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경험한다는 얘기다. 경험한다는 것은, 절대로 잊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내게도 달리기는 내가 속한 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나는 그걸 육체의 지리학이라고 부른다. 달리기를 통해 나는 길의 생김새와 각도와 냄새를 경험한다. 달리기를 통해 나는 새들의 지저귐과 사람들의 안색과 바람의 느낌을 경험한다. 그렇게 해서 나는 이 세계가 어떤 곳인지 말로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272p)

 

 

 

 

<지지 않는다는 말>에서 내가 특히 매료된 건, '나 아닌 존재로' 변화무쌍하고 자유자재로 모순인 채로 살라고 권하는 말이다. 작가 자신에게 하는 말이고 독자에게 하는 말인데, 에세이 전편에 일관되게 흐르는 말을  '바람과 구름의 정신'으로 명명하고 싶다. 가슴 뛰게, 나중에 얼마든지 할 일은 지금 하며, 변덕스럽게 살자는 말이다. 나는 언젠가도 말했지만 한결같이 웃음 짓고 있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한결같은 그 얼굴 아래에는 얼마나 많은 파도가 치고 있을까. 나는 그늘이 없(어 보이)는 사람도 믿지 않는다. 사는 일이 그리 햇볕 짱짱하기만 할 리 없는데 웃고만 있는 네가 나는 믿기지 않는 것이다. 마음바닥까지 맑고 밝아서 지순한 행복으로 가득찬 얼굴의 웃음은 별개의 얘기이고. 정말 종교적으로 헌신적인 어느 분의 그런 얼굴을 기억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마라톤에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변덕과 변심이 다 들어 있다. 천국이었다가 지옥이었다가, 확신에 찼다가 회의했다가, 심지어는 몸이 자기 몸이었다가 남의 몸이었다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다. 삶을 살아갈 때는 때로 행복이 그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정도일 뿐일 때도 있지만, 마라톤을 할 때의 행복은 말 그대로 티 하나 없는 지복의 상태다.......

한없이 미워해 보지도 않고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나는 믿지 않는다. 그것도 한결같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런 경우는 필경 둘 중의 하나다. 사랑하지 않거나 죽었거나. (276- 2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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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8-21 0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뛰러 가요, 비록 러닝머신이긴 하지만요 ^^
이 페이퍼는 있다가 와서 한번 더 읽어야겠어요. 이런 페이퍼는 저의 얄팍한 페이퍼 몇 개의 무게가 느껴지고, 프레이야님의 '생각'이 전해지니 참 좋군요.
바람처럼 구름처럼 살려면, 어디에 매인데가 없어야하고 그러려면 욕심과 집착은 좀 내려놓아야겠지요.
오늘은 달리면서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프레이야 2012-08-21 09:19   좋아요 0 | URL
나인님, 러닝머신이라도 하시니 부지런하시네요.ㅎㅎ
전 그림의 떡이랍니다. 아니 빨래널이 ㅋㅋ
제겐 김연수를 다시 읽고 싶게 만든 좋은 에세이에요.^^

blanca 2012-08-21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이 책 정말 좋았죠!! 저는 막 달리기를 하고 싶어지더라고요. 이 글 읽으니 또 그런 생각이^^;; 과거가 현재에 가지는 의미에 대하여 정말 놀라운 통찰을 보여 준 작가 같아요. 공감 가는 글이라 더욱 반갑네요

프레이야 2012-08-21 15:07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페이퍼를 감동으로 읽으며 댓글 달았던 기억이 ^^
우리의 현재를 풍요롭게 하는 과거에 고마워해야겠어요. 힘들고 아팠어도요.
아까 차를 타고 가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시를 들었어요. 천양희 시인의 시인데,
과거는 가버리는 게 아니라 늘 내게 다가오는 것, 뭐 그런 싯구였는데 정확하진 않구요.ㅎㅎ

라로 2012-08-21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으로 그럼 김연수를 만나 볼까봐요~~~.
저는 사실 청춘의 문장도 읽다 말았거든요. 남들 다 좋다는 것을,,ㅋㅎㅎㅎ

프레이야 2012-08-21 15:08   좋아요 0 | URL
청춘의 문장,은 저도 안 읽어봤어요.
남들 다 좋다는 책이 누구에게나 다 좋은 건 아니고 그때그때 다르기도 하구요.
인연이 닿아야 되는 것 같아요.^^
오늘 전 볼일 보고 좀전 왔어요. 한낮의 태양이 대단해요!! 여름이니까ㅎㅎ

페크pek0501 2012-08-21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경험한다는 얘기다. 경험한다는 것은, 절대로 잊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저는 이 말을 자전거를 예로 들어 설명할 수 있어요. 10년 넘게, 아주 오랜 만에 자전거를 탄 적이 있는데,
타는 방법을 잊어서 잘 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몸은 자전거 타는 방법을 알고 있더라고요.
저절로 잘 타지더라고요. 그때 정말 신기했어요. 제 머리와 상관없이 몸이 자전거를 타더라니까요.

프레이야 님, 이 리뷰, 참 좋은데요... 맛있어요. ㅋ

프레이야 2012-08-21 15:11   좋아요 0 | URL
저도요 페크님, 히히~~ 맛나게 드셨다니..
저는 두발 자전거를 12살에 배웠는데요, 자전거는 한 번 배우면 안 잊는다잖아요.
몸으로 익히는 건 대개 다 그런 것 같아요. 몸은 정신보다 위에 있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 이라는 표어의 교훈은 건강하게 몸과 정신을 닦아라는 말이라기보다
몸에 정신을 맡겨라 혹은 몸에 함부로 대들지 마라, 뭐 그런걸까요? ㅎㅎ

아이리시스 2012-08-21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청춘의 문장] 던진 기억이.. 학교 때 도서관에서도 김연수를 읽다 던지고 읽다 던지고.. 더 커서 책을 샀을 때도 읽다 던지고..읽다 던지고.. 이후에 뭐 한 권 더 샀었는데 그것마저도..

저는 김연수를 홈피에서만 좋아했어요 :)
그래도 이 책 눈이 좀 번쩍한데 또 속을까요?^^

프레이야 2012-08-21 19:27   좋아요 0 | URL
읽다던지고ᆢㅎㅎ 저랑 비슷한 분 이제야 만났어요. 근데 아이님 이번엔 질끈 속아보셔도 크게 속진 않을 거 같아요,라고 말하고싶어요^^

2012-08-22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도로 찾으셨네요? ^^

프레이야 2012-08-22 13:52   좋아요 0 | URL
우와! 살아돌아왔어요. 섬님ㅎㅎ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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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정록은 서랍을 갖고 있다고 고백했는데 소설가 하루키는 소설을 쓸 때 머릿속에 많은 서랍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잘한 에피소드, 사소한 지식, 작은 기억, 개인적인 세계관(같은 것)... 등등. 그런 걸 에세이에서 다 써 버리면 소설 쓸 때 궁핍해지니 서랍 속에 아껴 두는데, 소설을 다 쓰고 나도 쓰지 않은 서랍이 몇 개씩 나온다고. 그중 몇 개는 에세이 재료로 쓸 만하다 싶은 게 생기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본업이 소설가인 하루키는 '맥주 회사에서 만드는 우롱차' 같은 에세이를, 일본에서 제일 맛있는 우롱차를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이 에세이를 썼다(지만), '어깨 힘 빼고 편안하게 읽어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했다. 이 책은 정말 어깨 힘 빼고 다리 뻗고 누워 히죽거리며 읽어야 제격이다. 휴가지에 이 책을 가져간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기분 좋을 정도로 가볍고 예쁜 '책'이다. 손에 쏘옥 쥐어지는 깨끗한 책의 외모도 흡족하다는 말. (근데 일본에서는 우롱차가 대중적으로 많이 소비되는 차인가? 우리나라에도 캔으로 나와있듯이)

 

'채소의 기분'은 이 책의 첫 이야기다. 용두사미식의 대화를 좋아한다는 하루키는 '꿈을 좇지 않는 인생은 채소나 다름없다'라는 영화 대사에 매료되었지만 "채소도 채소 나름, 어떤 채소요? "라고 물으면 돌이켜 '인간으로서의 내 인생'이란 대체 무엇이었을까 생각에 잠기게 될 때가 있다고. 나는 이 대목에서 영화 '아멜리에'가 떠올랐다. 막돼먹은 채소 가게 주인의 최대 욕이 '채소같은 것!' 뭐 이런 대사였는데 주인에게 핍박받던 점원이 들고온 꽃양배추는 마치 하나의 '등장인물' 같았다. 갖가지 채소 중에 하필 꽃양배추라니. 대단한 걸! (꽃양배추님 이름 불러 죄송해요^^)  하루키의 결론은 "채소도 채소의 마음과 사정이 있으니 뭔가를 하나로 뭉뚱그려 우집는 건 좋지 않군요"라는 말이다. 첫 장의 채소 이야기는 나중에 나오는 굉장히 초현실적인 일본식 커다란 순무 이야기에서 다시 채소를 들먹이며 배꼽 잡게 하는데, '순무에게도 인격이 있다(179p)'고 농담하는 바람에 그만 또 우스워 킬킬댔다.

 

이 책은 첫 장의 채소 이야기부터 <먼 북소리>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와는 조금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데 가볍게 후후~ 하면서도 얕지만은 않은 생각의 타래에 고수의 글맛을 느낄 수 있다.  이야기에서 작은 교훈이나마 얻기를 원하는 독자는 그런대로, 그냥 킥킥 웃으며 소소한 이야기에서 일상의 여유와 농담을 즐기길 원하는 독자는 또 그런대로 괜찮은 책이다.

 

음식, 옷입기, 음악, 취침, 운동(달리기), 사람(여자, 남자), 대인관계의 기술 등 하루키의 취향이 두루 드러나는 데, 특히 본업인 소설 쓰기나 번역의 일보다 더 고민하게 된다는 에세이 쓰기에는 그만의 세가지 법칙이 있다.

 

첫째, 남의 악담을 구체적으로 쓰지 않기(귀찮은 일을 늘리고 싶지 않다)

둘째, 변명과 자랑을 되도록 쓰지 않기(뭐가 자랑에 해당하는지 정의 내리긴 복잡하지만)

셋째, 시사적인 화제는 피하기(물론 내게도 개인적인 의견은 있지만, 그걸 쓰기 시작하면 얘기가 길어진다)

(34p)

 

이런 법칙에 위배되지 않으려니 화제가 제한되고 '쓸데없는 이야기'나 쓰게 되어 피판 받을 때도 있지만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너무 화내지 말고 적당히 넘겨주시길. 무라카미도 무라카미 나름대로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35p)"라고 번죽 좋게 능청을 부리는 저자의 말에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이야긴 책으로 내기에 좀 시시하지 않나,라고 살짝 의심 들 때마다 이 문장이 생각나게 마련. 역시 에세이는 '어려운 글'이다. 글의 경중을 저울질 해가는 일도, 내용의 솔직함과 가감의 조절도. 나도 경험자이고 주위에서도 듣는 이야기지만 에세이는 개인적인 고백성이 강한 글이다 보니 자신과 독자 사이 가슴과 머리의 간격을 조절하는 일이 쉽지 않다. 고백성의 정도도 그렇거니와 글쓴이 자신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글이니 위선이나 가장, 미화 같은 심리적인 작업을 하기가 더 용이하다. 그걸 경계해야 된다. 에세이는 어떤 방식이든 어떤 내용이든 글쓴이 자신의 생각이 맑고 자신에게 솔직한 명분이 서시 않는다면 호감을 끌어내기에 힘든 글쓰기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서 소설가든 시인이든 에세이를 쓰지 않고는 글쓰는 사람의 궁극에 가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하루키의 에세이는 그런 점에서도 그래서 더 솔깃하다.

 

번역에 대한 생각도 들어볼 만하다. 오역보다 나쁜 것은 '읽기 힘든 나쁜 문장으로 나열된 번역과 맛이 결여된 지루한 번역'이라고. 그렇다고 오역을 봐주기엔 난감하다고.  비단 번역글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읽기 힘든 나쁜 문장의 나열과 맛이 결여된 지루한 글은 글쎄다. 나도 갈고 닦아야할 사항이다. 번역서를 읽다가 가끔 난감한 게, 지시대명사가 난삽하게 쓰였을 때다. 최근 무척 흥미로운 책 <케빈에 대하여>를 읽다가도 이게 어떤 걸 지시하는 거지,라며 다시 앞뒤를 읽어보게 되는 부분이 종종 있었다. 지시 대명사 경우가 아니어도 좀 풀어서 앞 뒤 맥락에 맞게 번역해 주면 이해가 더 잘 될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며 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되씹어 읽어보며 머물러있을 때가 있다. 소설 같은 경우, 죽죽 이야기를 따라 나가고 싶은데 덜커덕 걸리는 것이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는 표지와 삽화도 생뚱맞은 매력을 발산하는데 알고 보니 일본 동판화가의 동판화다. 글과 잘 어울린다.

 

각 이야기 아래 사족 한 마디가 달려있는데 그것도 뜬금없다. 이런 게 바로 하루키식(?!!) 꺾기도 같은 것. 유쾌하고 발랄하게, 여름날을 사는 우리에게 한 줄기 살랑바람 같은 글!  바짝바짝 마르는 입안에서 한 입 베어문 보석바 같은 글!  레스토랑에서 갑자기 정전이 되면 마주 앉은 여성의 손에 가만히 손을 포개는 게 '세상에서 가장 타당하고 자연스럽고 예의바른 행동의 하나'라고 믿는 엉큼한 하루키. 그러나 생각만 하다 불이 번쩍 켜지고 지루한 일상으로 돌아가버리는 소심한 하루키. 무라카미는 무라카미대로 채소는 채소 나름대로 우리는 각자 우리대로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러니 잘 못 산다고 총은 쏘지 맙시다,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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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2-08-21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힝,,,부러워요. 김연수 책도 그렇고 하루키의 이 책도 그렇고 다 평간단이라 받았다는 거죠!!!
저 옛날에 평가단 할 때는 이렇게 좋은 책 안 걸리더만,,,
암튼 이 책을 새책으로 사 중고로 사,,,이러면서 어제부터 망설이고 있어요.
그런데 "유쾌하고 발랄하게, 여름날을 사는 우리에게 한 줄기 살랑바람같은 글! 바짝바짝 마르는 입안에서 한 입 베어문 보석바 같은 글!" 바로 저에게 필요한 글이에요!!!갑자기 마음이 조급해 지고 있는 나비아줌마,,ㅋㅎㅎㅎㅎ

프레이야 2012-08-21 15:41   좋아요 0 | URL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고 그게 또 누군가에겐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한 권쯤 갖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에요. 책 자체가 이~~뻐~~요.ㅎㅎ
당장 생일선물로 새 것으로 보내드릴 테니 꼼짝마욧!!ㅋㅋ

비로그인 2012-08-21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사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어제까지만 해도 보이던 머그컵 증정이 오늘 주문할려고보니 글쎄 재고소진이래요 맘상할까말까 하고있는데 ㅎㅎ글 잘보고갑니다^^

프레이야 2012-08-21 15:15   좋아요 0 | URL
앗, 머그컵이 있었어요? 그럼 기다렸다가 구매할까나요...
재고소진이면 이제 다신 안 하나요? 그렇겠군요. 다시 안 하겠어요.ㅎㅎ
고맙습니다. 머그컵에 맘 상하진 마시구요.^^

댈러웨이 2012-08-22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리뷰 제목 보고 한참 웃었어요. 채소도 채소 나름,이 아니라 채소는 채소 나름으로,구나... --
전 왜 이제 하루키 책을 주문하지 않게 된 걸까요, 프레이야님? 그 빨간 책이랑(제목 기억 안남요. 미치겠다.), 달리기 책이랑도 함께 사고 싶었는데 최종 클릭에서 자꾸 빠지네요.

프레이야 2012-08-22 07:43   좋아요 0 | URL
리뷰제목은 채소도로 썼어요.ㅎㅎ
댈러웨이님 말씀하신 책은 하루키 잡문집 같은데 저도 그건 안 읽었구요. 최종클릭에서 자꾸 빠지는책, 있지요. 저도 그런게 많아요. 한정된 시간에 모든 걸 다 읽을 순 없죠. 전 댈러웨이님의 문학도서읽기 페이퍼가 참 좋아요. 럭셔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