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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잘 싸운다, 캡틴 허니 번 ㅣ 안전가옥 쇼-트 6
김여울 지음 / 안전가옥 / 2020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저히 못 알아들을 수 없게끔, 쉽고 직관적으로 쓴 페미니즘 소설. 핀업걸 정도의 위치로 소비되는 ‘여자 히어로‘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들과 가까워지면서 본인의 오만함이나 무신경함을 돌아보는, 끝내 아버지의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는 허니 번은 영락없는 ‘성장캐‘고.
그니까 왜 '세상을 구하는' 영웅까지도 '여자'라는 이유로 다이어트를 해야 하냐고. 영웅의 활약에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하는 찌끄레기들의 한심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여자를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자기가 볼 때 만족스러운 눈요깃거리로 여기기 때문이다. 거울이 없는지 시력이 형편없는지 자기 상태는 모르고 특히 '여자만' 골라서 외모 품평하는 남자들은 숱하게 봤기 때문에 과장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딸한테 거짓말까지 하면서 과거를 숨기고, 역겨운 거룩함을 뽐내는 캡틴협회 회장의 존재도 실제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부류라서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여자 등 처먹으려고 범죄도 마다 않고 거기서 발생한 부로 호의호식하고 뭘 잘못했는지 모르거나 모르는 척 시침떼는 꼴은 현실에서도 너무 많이 봤다.
그다음 얘기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