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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들린 아이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이번에는 너무 쉬웠다. 그래서 내가 아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캐드펠 수사를 너무 쉽게 봤다가 예상치 못한 전개와 반전에 오늘도 당했다.
러브메이트이자 탐정,휴머니스트 캐드펠 수사 이야기는 갈수록 재미와 감동이 더 진하게 밀려온다.
이번에는 수도원에 두 영주가 각자의 아이들을 성 바오로 수도원에 넣고 싶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는 멋진 수도원장 라둘푸스 이렇게 말한다.
“글쎄 , 나는 잘 모르겠소.
아이가 자기에게 맞는 일을 택할 나이에 이르기도 전에 그의 인생행로를 멋대로 결정할 권리가
우리한테. 또 아이의 아버지에게 있는 건지 …
페이지 14
라는 말을 하는멋진 어른 라둘푸스 원장님 (멋져 멋져 !! ,우리에게도 이런 멋진 리더가 있어야 하는데 ㅠㅠ) 4살아이는 거부하고 19살의 아이는 수도원 입교를 승인한다.
그렇게 19살 아이가 아버지와 함께 수도원으로 들어오던 그날 캐드펠 수사는 멀리서 그 부자를 바라보며 냉랭한 그들사이의 관계에서 무엇인지 모를 느낌을 받는다.
애스플리 집안의 둘째 아들 메리엣 애스플리는 수도원에 들어와 마음의 확고함을 묻는 질문에 오히려
“제가 열심히 공부할 경우 그 기간을 단축 시켜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라면서 지나치게 빨리 성직자가 되길 원하는 조급함을 보인다.
그렇게 메리앳이 수도원 생활에 적응하던 어느날 같이 일하러 나갔던 수도사 중 한명이 다치는 일이 생긴다. 그 현장을 목격한 메리앳은 그날 밤부터 이상한 악몽을 꾸면서 소리를 지르고 알수 없는 중얼거림으로 수도원을 공포에 몰아넣기 시작한다.
메리앳은 평소에도 말이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동료 견습생과 교류가 없던 차에 밤마다 수도원을 공포로 몰아넣으니 곧 “귀신들린 아이”라는 소문이 무성해진다.
한편, 분열된 잉글랜드의 화합을 위해 주교의 명을 받아 특사가 파견되는데, 그 특사는 메리앳 집안의 먼 친척으로 북쪽으로 가던 중 잠시 들러서 하루밤을 자고 그다음날 떠났지만 종적을 감추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에 엘뤼아르 참사회원이 헨리주교의 뜻을 받들어 잉글랜드의 정세를 움직이던 중 사라진 특사의 행적을 묻고자 메리앳이 있는 수도원에 들르는데 …
그리고 며칠 뒤 발견되는 특사가 탔던 말 , 연이어 나타난 시체까지 ..
특사의 죽음의 진실? 그리고 특사의 행방불명 뒤 갑자기 수도원에 들어온 메리앳
이 둘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기 시작한 캐드펠 수사의 여정이 시작된다.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푸근한 날이었다.
유난히 크고 부드러워 보이는 태양이 안개의 베일 사이로 간신히 모습을 드러내고,
계절 특유의 무겁고 달큼하고 눅눅한 멜랑콜리가 가득한 날.
넓은 길을 따라가는 그 여정의 전반부는 여간 즐겁고 상쾌하지 않았다.
페이지 113 중에서 .
특사의 죽음 뒤에서 중세시대 잉글랜드의 복잡한 정세, 권력의 틈바구니안에서 영주들의 정치
그리고 그 자식들에게 주어지는 무게감등이 실려있다.
그 옛날 둘째로 태어난다는 것, 그리고 장남으로 살아가야 하는 무게와 부모들 특히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정이 아닌 많은 것을 요구하던 시대임을 보여준다.
캐드펠 수사에서 보여주는 가장 큰매력은 권력자의 시선으로 만들어가는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희생과 피해를 당하고 사는지를 살인사건의 추리과정을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죄와 벌이라는 개념에서도 단순한 악에 대한 처벌이 아닌 휴머니즘이 담긴 반전과 결말이 늘 읽고 나면 왠지 마음이 몽글몽글 녹아드는 것 같다.
가을을 지나 곧 다가올 추운 겨울 방한용 소설같은 따스함이 담긴 캐드펠수사 지켜내는 슈루즈베리 시는 언제나 따스한 기운이 바탕에 있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