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제 2주 남았다. 기부스를 푸는 그날까지...
기부스를 풀면 싸우나에 갔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기부스를 하고 소개팅을 4번이나 했다.헉...
기부스를 하기 전에는?
한번도 안했다.
손가락 하나 수술,기부스...
별거 아닌것 같지만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응급실로 가는 10분 동안 많이....외로웠다.
손가락 하나 수술하는데
병원에서는 수술하다 죽을 수도 있다...
뭐 이런 삭막한 동의서인지 서약서에 보호자보고 싸인을 하라고 했고,
별거 아닌 일에도 계속 "보호자분!", "보호자분!"을 불렀다.
부모님께....정말 미안했다.
그 때....이런 생각을 했다.
다시는 아프지도 말고 아무 사고도 치지 말던지,
아니면 젊은 보호자가 있어야 겠다....
금요일 저녁에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알고 지내는 한 노총각 기자 얘기를 들려줬다.
한밤중에 갑자기 너무 아파서 혼자서 응급실에 갔는데,
병원에서 계속 보호자, 보호자 그래서
자기가 자기의 보호자가 되었다고 한다.
서울에 혼자 사는 그 남자는
아침이 훌쩍 넘어서 형이랑 형수가 왔을 때
눈물이 찔끔 났다고 한다.
그 사건을 계기로 그 기자는 결혼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들으니....
응급실로 달려가던 10분 동안,
또 병원에서 느꼈던 그 외로움과 불안함...
그런게 나만이 느끼는게 아닌거 같아서 작은 위안이 되었다.
주위에서 나의 이런 심경의 변화를 느꼈는지
요즘 정말....소개팅이 밀려 든다.
어제도....했다.
전화로 "저...기부스했거든요." 그러면 상대방은 좀...황당해 한다.
약속 장소에서 찾기는 정말 쉽다. 음하하.
플레져님은 "사랑에 무심해지세요!" 이랬는데,
기부스를 하고 소개팅을 4번이나 했으니....ㅎㅎ
많이 놀랐고,
많이 무서웠고,
많이 외로웠고,
또 많이 불편했고,
많은 걸 생각하게 한 이번 사고.
언젠가는 재미있는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