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가진지 겨우 15주가 되었는데 몸무게가 3kg이나 늘었다. 

신랑도 배가 나왔다고 많이 놀리고  

나도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운동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집안일이나 더 많이 하라며 나무라던 신랑이 말싸움 끝에 내게 

'엄마 될 자격이 없다. 아직도 아이보다 자신이 먼저다' 라고 말했다. 

속상해서 아침까지 울었는데, 

생각해보면 이게 욕인가?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핵심에는 모성신화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순간이다.  

저 말에 진실 여부 보다 아이보다 내 자신이 먼저이면 안되는가?  

나는 아이를 담고 있는 그릇이 아니라 내 삶을 여전히 살아가는 중이다. 

여하간 그 일이 밤새 울 것은 아니었으나 

생각하니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도 너무 딱해 절로 눈물이 났다. 

백일부터 남의 손에 떼어놓고 홀로 커나갈 아가를 생각하니, 

벽지와도 대화하던 나의 외롭던 어린시절이 떠올라 절로 눈물이 났다.  

나는 엄마같은 엄마가 되고 싶진 않았는데...  

참 길고길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가장으로 쉽지 않겠지만

어쩌면 벌이가 반토막이 나더라도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그 이유도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행복하고 싶어서다. 

아이는 아마도 살갗처럼 내게 소중해질 것이다.

서로의 행복이 서로의 삶에 절대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러기에 나 자신의 삶도 더욱 풍부하고 행복해져야 한다. 

주먹을 꼭 쥐고, 나는 주저 앉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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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09-29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무해한모리군 2011-09-29 09:18   좋아요 0 | URL
그런 얘기들을 하잖아요.
우리엄마는 이제적 ~도 한번도 한적없고 막 이런 말들..
그럼 늘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엄마가 행복했을까?

머큐리 2011-09-29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벽지와 대화하는 심오한 아이였군요...휘님...이제 실질적인 문제 해결의 시작이에요..^^
힘내시고 현명하게 풀어낼거란 기대를 가지고 있으니..후속 페이퍼도 계속 연재해 주세요..ㅎㅎ 넘 비장해지시진 말고요..^^;

무해한모리군 2011-09-29 09:19   좋아요 0 | URL
저는 톨스토이를 초등학교 다닐때 읽었어요 ㅎㅎㅎ
왜냐면 나이차 나는 언니오빠 책밖에 집에 읽을게 없었거든요..
알고보면 정말 슬픈 이야기예요 ㅋㄷㅋㄷ
신랑은 제가 돈드는 짓만 안한다고 하고, 자기랑 같이 뭘 해달라고만 안하면
아주 좋은 남편이예요 ㅎㅎㅎ

2011-09-29 0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9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1-09-29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니터 너머로 응원해 봅니다. 불끈!

무해한모리군 2011-09-29 09:23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마노아님 삶의 고민들이 아주 복잡해지고 있어요.
단순하게 살려고 하는데 쉽지 않네요 ㅋㄷㅋㄷ

pjy 2011-09-29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실과 환상의 간극이죠-_-; 엄마되기아빠되기가 그리 쉽겠습니까, 진정한 어른되시는 중이잖아요~ 아마 그렇게 원하고 바라는대로? 모성을 우선하면, 큰 아기는 금방 삐질걸요^^;

무해한모리군 2011-09-29 09:26   좋아요 0 | URL
한편 신랑은 제가 열성엄마가 될까봐도 두려워하고 있어요 ㅋㄷㅋㄷ
제 감정의 핵심은 아마도 두려움인거 같아요.
내 한몸 책임지고 사는 것은 한순간도 두렵지 않았는데, 세식구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뭔가 저를 비장하게 만들고 있어요 ㅎㅎㅎㅎ
재미있는건 정작 우리엄마는 '집안일 가지고 싸우지 말고, 힘들면 일하시는분 한달에 한번이라도 불러써라. 몸부서지게 일하지 말고 젊었을 때 놀아라' 이러신다는 거 ㅋㄷㅋㄷ

마노아 2011-09-29 10:32   좋아요 0 | URL
어머님 진정 멋있으십니다. 제사 이야기 들을 때부터 알아봤습니다.ㅎㅎㅎ

2011-09-29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0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1-09-29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엄마가 되어가고 있군요.
내 몸 관리를 하는 것도 아이를 위한 일인걸요.^^
휘모리님이 행복해야 뱃 속의 아이도 행복할거에요.
남편 말에 너무 속상해하지 마시고, 휘모리님 맘대로 하셔요.
휘모리님 몸무게 늘어가고, 배 나오는 만큼 남편분도 함께 배에 채우는 복대를 하게 해보세요. 그래야 엄마가 얼마나 힘든지 알걸요. 임신 체험하라하면 남자들 한달도 채 못 견디더라구요. 여자들은 열달을 품고 있는데 말이죠.
휘모리님은 정말 좋은 엄마가 되실거에요.^^

무해한모리군 2011-10-10 09:00   좋아요 0 | URL
아하하 복대 안채워도 배가 나오는거 같아요 ㅎㅎㅎ
저는 원래 매사 제 마음대로 하는 사람이라 잔소리를 살짝 무시해주고 있어요..
아 그래도 금요일에 12시까지 친구들이랑 수다 떨고 놀고, 일요일에는 하늘 공원가서 마음껏 뛰어놀고.. 저는 정말 불량 임산부인거 같기는해요 --;;

꿈꾸는섬님이 매사 많이 가르쳐주세요~

조선인 2011-09-29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당연히 엄마가 먼저입니다. 엄마가 행복하고 평화로워야 아이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거에요. 그러니... 우리 행복해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자구요. ^^

무해한모리군 2011-10-10 09:03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신랑이 완전 집귀신이라서 진짜 이러다 집에 꼼짝없이 갖힐까봐 두려움에 떨고 있어요... 주말에 집귀신에게 애 던져두고 나가놀려면 몇 년이나 걸릴까 벌써 걱정하면서 ㅎㅎㅎ

개인주의 2011-09-29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재밌고 신나야죠..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애엄마는 아닙니다만-_-;;
주위에 언니나 엄마나 ..지켜보면
자기를 너무 누르려고 하니까 그게 다 아이한테 가더군요.
예전에야.. 엄마가 온리 집안일 열중하는 게 당연시 되던 세상이고
자기를 내세우면 비난 받던 세상이니 ...엄마를 부탁해 따위가 나오는거고..ㅡ,.ㅡ
귀하게 여기세요. 본인을.. 그럼 아이도 더 귀해집니다.
화이팅..늙어 한탄하지 말고 모두 즐겁게 삽시당..-_-/

무해한모리군 2011-10-10 10:0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스누피님
지금이 아니면 놀기 어렵다는 강박관념이 저를 휩싸고 있어요 --;;
혼인을 하고 나니 처녀때 노는거에 절반도 못놀고 있는데 여기서 또 줄다니 넘 슬퍼요..
주변에서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슬퍼한다고 우습다는데... 아~~ 이게 다 간접 경험의 병이예요.. 주변에서 너무 많이 봤어요 --;;

readersu 2011-09-29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식 들었었는데, 이제야 축해해요~^^
휘모리 님 글 읽으니 '살갗처럼 소중한 아이',
뱃속의 아이는 멋진 엄마 덕분에 아주 잘 자랄 것 같아요.
홧팅! 뭐든지, 모두다!!^^

무해한모리군 2011-10-10 18:53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아이가 저 때문에 삐뚤어지지만 않아도 천만다행일듯 합니다.
여하간 임신의 과정이 수월하게 지나가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알라디너분들이 성원해주셔서 인듯 해요 ㅎㅎㅎ

카스피 2011-09-29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축하드려요.결혼하신지가 얼마 안된것 같은 느낌인데,벌써 애엄마가 되셨네요.신혼의 단꿈을 너무 일찍 차버린거 아니세용^^

무해한모리군 2011-10-10 18:5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사실 저랑 비슷하게 결혼한 녀석중에는 제가 꼬래비로 가졌습니다.
지금도 둘이 노는 게 재미있긴 합니다..
아 아쉽네요..

LAYLA 2011-09-29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갗처럼 소중한 아이..더 행복해지실거에요 휘모리님. 글고 남편분 나빠요 궁디 좀 때려주세요

무해한모리군 2011-10-10 18:55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뭐랄까 시어머니께서 참 헌신적이고 가정적인 분이다 보니까 제가 좀 엇나가는거 같아 보이나봐요.. ㅎㅎㅎ 니가 뭘 알아? 하면서 적당히 무시해줍니다 ㅋㄷㅋㄷ

fiore 2011-09-29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충분히 의미있는 비장함인걸요. 어머니 멋지시네요. 제사 이야기는 뭘까?
포스팅에 있는 건지 찾아봐야겠네요.

무해한모리군 2011-10-10 18:55   좋아요 0 | URL
아하하 뭐랄까 굉장히 본인은 고전적으로 사셨는데 딸들은 그러는게 싫은가봅니다. 옛날 분이죠. 한이 많아서...

마늘빵 2011-09-30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눈물. 저도 엄마가 먼저! 아니 엄마가 아니라 '내'가 먼저. 엄마라는 단어는 아이를 전제하잖아요. 자기 자신이 먼저여야 한다고 봐요. 자기 정체성이 '엄마'라는 존재가 되는 순간 그건 아이에게 행복일 수도 있지만 불행의 시작일 수도 있기에. 넘치는 사랑은 집착으로 가고, 아이의 인생을 그 스스로 설 수 없도록 만들 수도. 쨌든 몸 관리 잘 하시길!

무해한모리군 2011-10-10 18:57   좋아요 0 | URL
아프님 저는 완전 잘 놀고 잘 돌아다니고 있어요.
주변에서 하도 협박을 많이 해서 종종 겁을 집어먹지만 꿋꿋하게 ^^
그렇지요... 아이는 스스로 자라겠지요? 아 그래도 뭔가 나오지도 않은 아이에게 애정보단 책임감부터 느껴지네요..

북극곰 2011-09-30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어요. 특히 첫째 아기는 애 때문에 완전히 바뀌어버린 내 생활과 힘든 육체노동으로 정신 못 차리다보면 자신이 힘든데도 힘든지 스스로는 인지하지도 못해요. 근데 그걸 애들은 다 느끼고 영향을 받으니까요. 어머니 말씀대로 힘들면 일하는 사람 불러서라도 님의 몸과 마음을 돌보시면서 행복 챙기시는게 맞아요!! 지나가다 주절주절. ^^

무해한모리군 2011-10-10 18:58   좋아요 0 | URL
북극곰님 완전히 저 지금 겁먹고 있어요.
지금도 힘겨운데 과연 할 수 있을까?
그냥 힘들땐 배째! 하고 엎어져버려야겠어요 ㅎㅎㅎ
힘들때 또 여기다 주절주절 해볼게요..

rosa 2011-09-30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축하드려요.
임신한 언니, 친구, 후배들을 곁에서 지켜보며 삶에 대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주저앉지 마시고 씩씩하게 힘차게 걸어가세요.
님을 열렬히 응원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10-10 18:59   좋아요 0 | URL
로사님 저도 언제나 씩씩하고 멋진 우리 선배 언니들처럼 될 수 있을까요?
에잇... 눈물날라 그래요...
고맙습니다.

rosa 2011-10-11 17:44   좋아요 0 | URL
매번 씩씩하고 멋지기만 한 사람들이 있을까요?
때론 절망하고, 때론 실수하고, 때론 자신의 선택까지 불신하기도 하던걸요.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쓰러졌다가도 다시 일어나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휘모리님께 이 가을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가장 힘든 이들과 함께 하는 이의 꿋꿋함까지.

<:3 )---
며칠 전 biff광장에서 만난 m님이 그러시더군요.
휘모리님과 제 목소리가 닮았다고.
저만큼이나 깜찍한 목소리를 가지셨군요, 휘모리님! ^^

같은하늘 2011-10-01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여서 행복했을까?
이건 엄마가된지 10년이 된 지금도 말 할 수 없어요.
진행형이거든요...
어찌되었든 휘모리님 화이팅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10-10 19:00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의 십년 아이들도 같은하늘님도 많이 깊어졌겠지요?
너무 예쁘던 아이들이 생각나네요...
또 궁금한거 많이 물어볼게요 ㅎㅎㅎ

순오기 2011-10-11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엄마는 행복했을 거라고... 믿어요.
엄마였기 때문에 때론 악착같이, 때론 씩씩하게 살았을테니까요.
휘모리님~~~~~~~~도 엄마여서 행복하길 바래요.^^

2011-10-11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6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6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6 0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30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12 0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2-01-02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득 뵌지 오래다.. 라는 생각이 들어 냉큼 달려왔습니다 ^^
잘 지내고 계시죠? 휘모리님 지금쯤이면 8개월 접어들었을까요? 배도 많이 나왔겠어요.
눈이 많이 안와서 길이 미끄럽지 않아 다행입니다.
맛있는것 많이 드시고요, 적절한 운동 잘 하시고요, 엄마랑 아가 건강 잘 살피셔서 건강한 아기 순산하세요.
엄마도 아빠도 아가도 복 많이 받는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

기억의집 2012-01-18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축하드려요. 페이퍼보면 다음달말쯤 애가 나올려나요.
지금쯤 많이 힘드실 것 같은데.... 유아휴직이 석달이군요. 제가 근처라도 살면 간간히 봐 줄 수 있는데...저는 시간이 많이 남아 돌거든요. 백일 된 아이를 두고 회사 가실려면 짠 하시겠어요.

글고 님이 먼저여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해요. 우울증 안 생기게 씩씩하게 지내세요. 다가오는 설 명절에는 집에 있으시겠네요. 만삭에 산부인과도 변변히 없는 시골에 내려가시는 것보다 집에 있으셔야 하는 거 아시죠! 배 뭉치고 힘드실텐데(저도 그 느낌 알지요. 많이 희미해졌지만. 화장실 자주 가야하고.) 힘내세요.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김소진의 자전거도둑을 들고 나온 것은 무슨 자학인가. 

우리 사는 모습이 참 못났다 못났어. 못나서 안쓰럽고 그래서 더 정이 간다.

일요일 종로에 알라딘 중고 서점에 들러서 집어온 이천원짜리라 그런지 책도 참 꾀죄죄하다. 토지를 좋아하고 김소진을 좋아하던 첫사랑에게 선물받았던 내가 가졌던 자전거도둑도 어딘가 꾀죄죄해져서 돌아다니고 있을까?  

아침 뉴스에 보니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합당은 부결된 모양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합당도 일치감치 부결됐었다. 하긴 합당을 할 양이면 남들이 쬐끔이라도 관심있을 때 했어야지 지금은 한다고 해도 누가 관심도 없을듯 하다.  

혹자는 저 두 부결을 두고 당원민주주의가 살아있는 증거로 본다던데, 내 눈에는 지도부의 정치력의 부재로만 보인다. 도대체 당원들을 돈줄, 동원인력 보는 것 말고 정치사업을 해본 적이라도 있다면 이런 결과가 나왔겠는가. 기초일꾼들이 움직여, 당원들과 소통하고, 그 당원들이 당의 중심이 되고 있는가. 기초는 허물어지는데 국회자리만 봐서는 미래가 없지 싶다. 여기도 참 못났다 못났어. 

 참 못난 얘기하니까 생각나는데 홍상수는 이제 먹물숫컷 분석 그만해도 되지 싶다. 짧으니까 끝까지 봤지 오글거려서 뛰쳐나갈 뻔 했다. 

아.... 그런데 화면의 저 암수 다정한 남녀들 어디서 본듯하다.... 멋쩍게도.. 

주둥이만 동동 뜨는 나는... 

그래도 꼼수없이 어수룩하게 못났으니 정이 간다고 자위하며 뭐라도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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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9-26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는거 먹어요, 휘모리님. 나는 지금 커피 마시고 있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9-27 08:3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저는 배를 한토막 잘라서 어제 먹었어요.
지금은 삼각김밥이랑 커피마실려고 하구요...
요즘 제 몸이 동그래져서 아주 우울해요 ㅎㅎㅎ

하늘바람 2011-09-26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전거 도둑 따라 읽고 픈데요

무해한모리군 2011-09-27 08:35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자전거도둑 참 좋아요.
한 서너권의 책이 스무페이지정도 남겨놓고 못읽고 있어요 ㅎㅎㅎ
아침 출근길에 가지고 나올 수 없어서 때로 장기로 방치되곤 하는데 자전거 도둑은 단편이라 그럴염려도 없구요.

fiore 2011-09-27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글거리나요? 다들 평은 괜찮아서 보려고 했는데요 ㅎㅎ 하긴 요즘 영화볼 처지가 별로 아니지만요 --;;

무해한모리군 2011-09-29 08:35   좋아요 0 | URL
홍상수 영화 같아요.. 너무나 현실적인 인물들이라 보기 민망함? ㅎㅎ 좋았어요 저도 추천. 일이 많으신가봐요. 좋은 일이네요.

2011-09-29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읽지만 끝내지 못하고 던져놓은 책들이 싾여간다. 식탁위에는 잡지와 각종 간행물이 수북,(그중 몇몇은 포장된채 버려져있다) 베란다 들어가는 입구엔 읽다만 책더미와 만화책 더미가 반반씩 싾여있고, 거실 테이블에는 비교적 최근에 읽다만 책들이 두어권 놓여있다. 우리집에서 청소란 책들이 싾여 있는 둘레를 아주 드물게 슬슬 치우는 정도다... 거실장은 아직 읽지 않은 책을 놓아두는데, 거실장에서 거실테이블을 거쳐 서재방이나 외부로 나가는 시간이 한정없이 길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운좋게 간택되어 읽기를 마친 몇 권에 대해 써본다.

오랜만에 고전적인 미스터리 소설을 읽었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트릭은 범인이 어떻게 피해자가 그 편지를 받고 머릿속에 떠올릴 번호를 편지에 적어보낼 수 있었는가이다. 범인과 두번째 트릭은 짐작가는 바 있었지만, 작가가 제시해줄 때까지 첫번째 트릭을 풀지 못했다. 답이 나오고서야 '아 이런저런게 힌트였구나' 생각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는 소설의 여부는 트릭의 정교함이나 신선함이 아님을 새삼 깨닫는다. 어찌보면 전형적인 구조, 케릭터를 가지고도 내게 이 글이 꽤나 흥미로왔던 것은 역시 소설가의 글발이 아닌가 싶다.. 

 '한번은'은 영화감독 빔 밴더스가 풍경과 주변인물을 찍은 사진과 짧은 글이 실린 책이다. 그가 주변인을 찍은 사진을 보노라니, 그의 말대로 사진을 찍은 사람이 보인다. 그의 사진은 그의 영화와 묘하게 닮아있다.

 특히 가장 인상적인 사진은 병마와 세월에 시달린 어느 거장의 당구치는 모습이었다. 낡은 스웨터 차림의 그에게서 여전한 지성과 우아함을 본다. 조금은 나이드는 것에 대해 용기가 생긴다. 현재의 나를 잘 싾아가면 노년의 나도 꽤 괜찮은 인간이 될 수 있을 듯 하다는. 

 추석에 시댁에 들어가니 시부모님의 아들을 향한 열렬한 눈빛이 느껴진다. 그런 눈빛들을 담아두라고 아마 명절은 있는 모양이다. 사진이라면 질색하는 나도 담아두고 싶은 순간들이 많아진다. 나의 사진속에 비친 나는 작은 인연도 소중히 하는 사람이로 보였으면 좋겠다. 

 책 얘기는 아니지만 주말에 혹성탈출;진화의 시작을 인상깊게 봤다. 최근 본 작품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자신이 애완동물'이냐고 묻는 모습이었다. 가족'처럼' 여겨지는 반려동물들을 보면서 때로 느끼는 슬픔은 한 존재로 자유롭게 자연스럽게 살지 못하고 인간처럼 살아야 하는 그들의 모습에 도시생활에 끼워맞추느라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내가 보이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성경의 한 구절처럼 작은 기도가 나온다. '하나님 저들은 저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나이다. 저들을 용서하소서'

몇 권에 대해서 쓰고 싶었는데 나머지 책들의 제목이 생각이 안나는 난관이... 귀가후 책더미를 바라보며 2탄을 작성해 봐야겠다.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른다고 하니 갑자기 생각난 이야기. 3월이면 아이가 태어날텐데 책더미는 어떻게 해야할까? 아이와 책더미의 공존은 가능할까? 3월 이후의 삶에 대한 무수한 걱정 중엔 이런 사소한 것들도 있다. 신랑은 내가 임신의 첫 소감을 '불쾌감'으로 표현하자 심기가 틀어졌다. 이런 몸상태에 6시에 일어나 출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보지 않고서 나를 비난하는 것은 다소 부당할뿐더러, 무엇보다 세상에 나오지도 않은 체리만한 녀석의 눈치를 보며 내 소감을 말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여하간 체리만한 녀석과의 동거, 부풀어 오를 내 몸, 위기에 빠진 책더미 등 내 인생은 최대의 격변기를 눈 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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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1-09-14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드디어 아기 엄마가 되시는군요.^^
근데 이렇게 축하 인사해도 되는건지...
에고... 많이 힘 드실텐데... 어쩌나...

추석연휴는 잘 보내셨어요?

<658, 우연히> 관심가는 책인데 읽으셨군요.^^

후애(厚愛) 2011-09-14 11:44   좋아요 0 | URL
복숭아가 왜 달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아요.^^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아주 많이~~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3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복숭아는 저희 시어머니가 제가 산것 먹어보시더니 깜짝 놀라시던데요 ㅎ
복숭아 고르는 눈이 있나봐요 제가 ㅋㄷㅋㄷ

라로 2011-09-14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댓글을 달지 않을 수 없는 페이퍼군요!!!!
감축하옵니다!!^^
남자들은 원래 그래요.
제 남편도 임신때마다 (전 3번이나 되지 않습니까!!ㅠㅠ)그래서
늘 잘해준거 하나도 공이 없다니까요.ㅎㅎㅎ
아마도 남편분이 휘모리님을 넘 사랑하니까 그런거에요.(그렇담 제 남편도 그렇다는 말?ㅎㅎ닭쵸~.ㅋㅋ,,산사춘님 그립다...댓글 하나 달면서 참 오두방정이지요??^^;;)
저두 첫 아기 임신했을 때 임신인지도 모르고 검진 갔다가
지금 땅콩만한 아이가 들어 있다고 해서 참 신기했었는데 님의 아가는 땅콩보다 좀 큰 시기군요!^^
임신하고서 5개월까지가 정말 힘든것 같아요.
신체의 변화와 더불어 입덧까지. 전 입덧은 별로 안 했지만..
출근하시기 힘드시겠지만 소중한 생명을 생각해서 기쁜 마음으로 생활하시기 바래요~.^^
내년 3월이면 날도 좋네!!
글구 책은 걱정 안하셔도 되어요.
아이와 책더미와의 공존은 환상적일 정도로 가능합니다.
다시 한 번 더 축하드려요. 그렇잖아도 기다렸는데,,,^^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41   좋아요 0 | URL
한 두달은 많이 앓았는데 이제는 정말 살만해졌어요.
담달 초에는 몸무거워지기 전에 홍콩여행갈까 생각중인데요 ㅋㄷㅋㄷ
저는 불량엄마가 될 조짐이 벌써 보여요.
뭐 딱히 병도 아닌데 병원 빨리갈 필요 없을 듯 해서 7주까지 버티다 가고, 몸에 나쁜 것도 적당히 먹어가면서 딸린 식구 없을때 해야할 것들을 모두 해봐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어요 ㅎㅎㅎ

아.... 저 빼고 모두다 저의 임신을 기다렸다니... 슬프도다. ㅎㅎㅎ

자하(紫霞) 2011-09-16 00:45   좋아요 0 | URL
아~저도 소식 들릴 때가 됐는데 했어요.ㅎ
축하드려요~~
제 기억에 휘모리님 몸이 가냘팠던 걸로 기억에 남아 있는데...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기분 좋은 생각도 많이 하세요~~^^

무해한모리군 2011-09-16 08:35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도 둘이서 재미있게 놀 수 있는데 신랑이 이제 가지자고 해서 흑흑
아직 아가배가 나올 때가 안되었는데 배가 엄청 나왔어요!!!
제 배인가봐요 --;;
저랑 한달차로 결혼하신 직장동료분이 저보다 한달 먼저 임신했는데 왜왜왜 그분은 힘들어서 점점 가냘파지고 저는 듬직해질까요 ㅋㄷㅋㄷ
친구들이 모두 자신도 많이 쪘었는데 아이 낳고 다 빠졌다고 위로(?)를 해주는 지경이예요 --;;

pjy 2011-09-14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부럽고 축하드려요~~ 노처녀를 후벼파는 명절후 시간차 공격이네요..
남자들도 책임감때문에 임신 첫소감은 별로라고 많이 하던데요ㅋ
테레비에서 봤는데요~~ 그 임산부체험하는 무거운 배낭같은거요~그거 입혀서 직장보내서 체험수기같은거 작성하는거 어떨까요? 출근까지 하느라 넘 고생되시겠네요-_-
아기와 책의 공존이라....공간분할을 잘 하면 괜찮은거 같은데요~ 쌍둥이조카를 보니 백일전에는 상관없고~그이후가 문제가 될듯싶어요^^; 뒤집기 시작하면 기어다니고..그럼 급 위험?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43   좋아요 0 | URL
pjy님 우리 신랑은 뭐 담담하게 받아들이던데요 ㅎㅎㅎ
몸이 무거워지는거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누가 제 손끝에서 힘을 살살 빼가는 거 같아요. 워낙 평소에 활동적인 저로서는 정말 기분나쁜 느낌이예요. 출퇴근에 가장 힘든건 역시 냄새들의 역습인거 같아요. 세상에 이 많은 냄새들이 초공감적으로 다가온다는게 놀라워요!
뭐... 아이가 좀 밟으시고 찢고 싶으시다면 어쩌겠어요... 그게 다 그책 팔자지 ㅋㄷㅋㄷ

마늘빵 2011-09-14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축하합니다. 아, 부쩍 요새 그런 걸 느끼네요. 주변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애기를 갖고, 애기 사진이 카톡 사진에 올라오니 나이를 먹는구나 하는.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45   좋아요 0 | URL
아프팀 요즘 왜 연애페이퍼 또 뜸해지셨어요.
뭐든지 하고 싶을 때 하는게 좋은 거 같아요.
우리 이모는 나이 마흔에 갑자기 결혼을 하셨는데, 아이를 낳더니 그렇게 좋아하시더라구요.. 내가 원하고 준비가 될때 하는게 더 즐거운거 같아요...
왠지 저는 다음세상에는 싱글로 살아보고 싶긴 하네요.........

순오기 2011-09-14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리만한 녀석, 아~ 요렇게 반짝거리는 표현 좋아요!!
축하는 전에 살짝 올려졌던 페이퍼를 봤기에 이미 했지만, 다시 한번 축하해요.
남편이 복잡미묘한 임신부 아내의 소감을 짐작이나 하겠습니까마는....오이지군은 턱턱 내뱉은 말들이 차곡차곡 마일리지 쌓이듯 한다는 것도 짐작하지 못하겠죠.ㅋㅋ 입덧할 때는 남이 해주는 음식이 제일인데...땡기는 거 있으면 페이퍼에 써봐요.
책은 공존이 가능하니 염려치 말고, 혹 방출할 책 있으면 우리집 작은도서관으로 던지셔도 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48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아 먹고 싶은게 아주 이상해요 ㅎㅎㅎ
매운것도 짠것도 싫어진거 있죠.
고기도 생선도 싫어졌어요.
오이지군은 못된 말들을 쏟아내고는 제발이 저린지 집안일을 열심히 해요.
집밥 안먹는다고 매일 타박이라 짜증나용 --;;
네 어린이 책이 아니라도 받으시나요?
(두권씩 가진 책들이 있어요)

치니 2011-09-14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선 축하드려요. :)
아이라는 존재는 걱정과 기대, 그리고 그것보다 더 큰 행복감을 동시에 주는 것 같아요.
지금은 여러 걱정이 드는 시기겠지만 되도록 마음 편히 잡수시길. 제 경험에 의하면 임신했을 때 책을 젤 많이 읽은 거 같은데요, ㅎㅎ 출산 뒤에도 그렇고. 애 아니라 뭐래도 제 버릇 남 못주니까요.
임신 관련 책은 휘모리 님보다 오이지 군이 더 많이 읽으셔야겠어요. 여성의 몸 변화, 마음 변화에 대해 잘 모르시는 듯. ^-^;;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5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ㅎㅎㅎ
제가 까탈을 부린다고 생각하나봐요.
일단은 걱정이 모든 것을 뒤덮고 있어요.
일도 그렇고, 육가 휴직이 안되니 당장 아이 맡길 곳도 걱정이고.....
내가 확 변하거나 없어지는 걸까? 하는 걱정도 되고...
여하간 지금은 모든게 걱정이예요..

비로그인 2011-09-14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축하 드리고, 다음 이야기도 기대하면서 기다리겠습니당 휘님~
"체리만한 녀석" 을 위해 덜 힘든 일상이었음 하는 바람입니닷!! ㅋ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51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고마워요.
매일매일은 힘들지 않은데 이대로 일상속에 내가 주저 앉게 될까봐 겁을 잔뜩 집어먹고 있어요...

마노아 2011-09-14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아, 체리만한 녀석의 등장을 축하해요. 오이지군은 집안에서 우선순위 3등으로 떨어지기 전에 와이프님을 잘 챙겨주길 바랍니다.^^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5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벌써 자신이 3위가 될 것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어요... 마당쇠가 되어가고 있다면서 말이지요...

참 신랑과 몇몇 임신과 출산 관련 서적을 읽다보니 참 스잘데기 없는 것들도 많더라구요... 비추목록을 한번 만들어 봐야겠어요.. 항의 들어오려나? ㅎ

yamoo 2011-09-14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일단 먼저 축하드리고, 차후의 이야기도 기대하겠습니다~

아이와 책은 충분히 공존 가능하니, 그런 걱정은 안하셔도 될듯^^

그런 몸으로 출근하시는 분에게 비난을 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매일 고고씽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55   좋아요 0 | URL
10주까지는 무척 힘들더니 신기하게 제 몸도 익숙해졌는지 이제는 막 뛰어다닐거 같아요.. 이러다 또 몸이 무거워지면 힘들겠지요?

엄마를 보면서 나는 절대 일하는 엄마가 안되야지 했는데... 참 세상일은 모르는 법입니다. 요즘 들어 친정엄마에 대한 존경심이 매일 일센치씩 자라네요....

개인주의 2011-09-14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들은..원래 어림..;;;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5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스누피님 신랑이 뭐라고 하면 꼭 그렇게 말해줘야겠어요..

원래 니들은 어려!

Arch 2011-09-14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해요.
신기하다, 휘모리님 닮은 아기는 어떻게 생겼을까.
제가 아는 언니는 아이와 지내니까 삶의 외연이 풍부해지는 느낌이라던데. 휘모리님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57   좋아요 0 | URL
아치님 고마워요.
신랑은 꼭~~~ 자기 닮아야 예쁘다고 매일 주장하고 있어요... --;;
결혼을 하면서 벌써 삶이 약간 스펙타클해지기 시작했어요...
모친구는 '죽고 싶은' 마음이 엄청나게 줄었다고 하더군요...
현재까지는 엄청난 부담과 어떻게 내 몸이 변할까에 대한 걱정과 아이와 별개인 나는 사라져버리는 걸까 하는 두려움이 뒤엉킨 어떤 감정이예요.

감은빛 2011-09-14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립니다!
아기와 책더미의 공존은 가능은 합니다.
책 읽을 시간이 절대부족하실테니, 아마 책더미는 더 쌓일 겁니다.
아기가 서서 걸어다니기 시작하면
아이 키높이 수준의 책더미부터 치워지기 시작할 겁니다.
점점 아이가 자랄수록 책상에도 책탑을 쌓아두기가 힘들어지죠.
책장에 아무렇게나 쌓았던 책탑도 점점 더
높은 칸으로 옮겨 쌓아야 할 겁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아직 한참 이르죠.

당장 무거운 몸으로 출퇴근하고, 직장생활 할 일이며,
아기를 낳기위한 각종 준비(몸을 잘 돌보는것부터 마음의 준비까지)가 더 급한 일이죠.

체리만한 녀석의 태명은 지으셨나요?
우린 태명 짓는 일로도 한참 티격태격해답니다. ^^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8:05   좋아요 0 | URL
태명은 신랑에게 일임했는데 아직 고민중인거 같아요.
생활이 어떻게 바뀔지 상상도 안되요.

아.... 겨울이 걱정이예요.. 옷은 어떻하고 눈길은 어찌 다닐지... --;;

어디 나다니고 싶어서 몸이 근질한데 차는 잘못타서 좀 그렇고, 집근처에는 걸을만한데가 없다는게 일단 당면한 문제예요. 헬스라도 끊어볼까 싶기도 한데 제가 배나와서 느린 속도로 러닝머신을 걷고 있으면 남들이 쳐다보겠죠 ㅋㄷㅋㄷ

다락방 2011-09-14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가 축하하는 공간에서 저만 혼자 여자임을 잊지 말라고 말하면 이상한건가요;; 아기를 낳는것도 키우는것도 축하할일이고 신비로운 일이죠. 그러나 무엇보다도 휘모리님이 휘모리님 자신임을 잊지도 포기하지도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 여동생의 경우를 보니 아기를 사랑하고 행복해 하다가도 가끔 망연자실해 하더라구요. 가끔 나는 어디로갔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서 우울이 찾아오기도 하는가봐요. 휘모리님은 무엇보다 그런점들을 잘 절충하실수 있으시길 바랄게요.
휘모리님이 행복해야죠! :)

Arch 2011-09-14 20:39   좋아요 0 | URL
역시 다락방!

무해한모리군 2011-09-15 08:43   좋아요 0 | URL
모든 여자들의 캐치프레이즈가 '엄마처럼 살지않아' 라잖아요.
결혼을 한 순간 발 한짝이 집에 묶이는거 같았어요.
좋아하던 많은 것들을 할 수 없는 상황들이 왔어요..
그래서 때로 마음속에 분노가 한번씩 폭발을 하는거예요..
아이를 가지기로 했을 때 나머지 한발도 묶이는거 같아서 너무 우울한거예요.
소쿨하게 신랑이 '원래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잃는것'이라고 했을땐 정말 한대 때리고 싶더라구요....
왜냐면 많은 경우 내게 선택권이 없었다는 걸 아직 모르는거 같았거든요.
여하간 아직은 결혼도 아이도 정말 고민이예요...

잘잘라 2011-09-14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우선, 축하드리고요.
무쟈게 부럽습니다. 세실님 도서관 유럽 여행 다녀오신 것보다 백 배 천 배루 많이요.^^;

제 친구는 출산 예정일 딱 일주일 남겨놓고 두 시간 거리를 운전해서 저를 만나러 와서 제가 놀랐던 적이 있어요. 그 친구는 임신 내내 입덧이 심해서 음식 먹는 사람 보는 것 조차 힘들어했었어요. 휘모리님은 입덧 짧게 끝나셨다니 다행이고 솔직담백한 성격이시니 가족들 힘 모아 사랑 모아 당면한 과제들을 잘 풀어가시리라 믿어요. 휘모리님 화이팅!!!

무해한모리군 2011-09-15 08:46   좋아요 0 | URL
저는 무척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 먹고 싶더라구요. 산채비빔밥이라던가 갈치구이라던가 ㅋㄷㅋㄷ 그래서 그냥 조금 참거나 산채비빔밥은 콩나물비빔밥으로 갈치는 고등어로 바꿔 먹었어요 ㅎ

이틀전에는 불만사항을 랩으로 쏟아부었어요. 아이를 키우면 이 랩이 점점 길어져서 몇박몇일을 할 수 있게 되는건 아닐지. 남을 바꾸기보다 내가 뚫고나갈 길들을 만들어야겠지요.

고맙습니다 ^^

웽스북스 2011-09-15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은 태교도 육아도 똑부러지게 해내실테니 걱정은 안들어요.
오히려 아이와 느끼는 심경의 변화, 쏟아내게 될 이야기들, 그리고 드러나게 될 오이지님과의 시각차이, 이런 게 궁금한 저는 변태입니까. ㅜㅜ

그나저나 남편분 태명을 사랑이 행복이 축복이 이런 거 지어올까봐 걱정이네요. ㅋㅋ 이런 태명 들을 때마다 오글오글해서. 설마 그러지는 않겠죠? ㅎ 제 친구는 애기가 뱃속에서 힘이 너무 세서 성은 스, 이름은 트롱, 트롱이라고 지었는데, 진짜로 강한 애가 나왔어요. ㅋㅋㅋㅋ

그나저나 남편분은 반성좀 하셔야겠네요!!!


그럼 전, 계속되는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1-09-15 08:53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오랜만이예요~
사실 이공간은 오이지군이 검열을 하는지라 많은 이야기를 쓸 수가 없어요.
자기 욕을 하면 바로 전화가 와서 내리라고 난리거든요.. ^^;;
만나서 그 모든 비리를 전해줄게요.

둥이 뭐 이런 이름을 지으려는거 같아요 --a

뭐 저는 오이지군과의 합의가 아니라 포기를 하는 쪽이 슬슬 되어가고 있어요.
하도 비닐쪼가리 하나 사는 것도 잔소리하기에 생활비를 아예 받지 않고, 제마음대로 살고 있구요... 집 방바닥이랑 주말이면 일체화되는 인간이라 그냥 내버려두고 혼자 나가요. 이미 출산도 나는 임신이 병이 아니니까 병원은 최소로 가고 조산원에서 놓고 싶은데 신랑은 반대구요... 신랑은 시어머니께 아이를 맡기자는데 저는 반대하고 있고, 신랑은 뭐든 조심하라고 난리고 나는 내몸은 내꺼라 자연스럽게 살믄된다 뭐 그래요 ㅎㅎㅎ

아........ 나는 어떻게 이렇게 다른 남자사람과 결혼했지요? ㅎㅎㅎ

무스탕 2011-09-1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축하합니다!!
내년 3월쯤 체리녀석을^^ 볼수 있다면 이제 슬슬 배가 나오려고 하겠어요.
맛있는것 꼭 다 드시도록 하세요. 서방님한테 사달라고 하세요. 울 신랑은 지성이 뱃속에 있을때 안사준 군고구마 타령을 17년이 지나도 아직도 듣고 있다고 전해주시고요. 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1-09-16 08:32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군고구마를 안사주시다니... 17년동안 들을만 하십니다 ㅋㄷㅋㄷ
왜~~~~~ 제 배는 5개월 만큼 나왔을까요? --;;
요즘은 꼬리뼈가 아파요.
아무도 임신하면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는 얘기를 제게 안해줬을까요?
지금은 크로와상을 우걱우걱 씹어먹고 있어요 ㅎㅎㅎ
누군가 입덧이 심하면 아가가 똑똑하다고 하더라구요.. 아, 이 녀석은 나닮아서 우직하려나보다 하는 생각이 그순간 ㅋㄷㅋㄷ
고맙습니다.

2011-09-15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9-16 08:33   좋아요 0 | URL
전혀 그렇지않아요. 저를 불러주세요.
지금은 날아다닐거 같아요 ㅋㄷㅋㄷ

마녀고양이 2011-09-16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휘모리님 멋진데요. 아우, 제가 다 가슴이 떨리네요.

무해한모리군 2011-09-20 08:50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선배로서 많이 알려주세요 ㅎㅎㅎ
걱정이 늘어졌어요...
아...... 일을 그만둘지 말지가 최고 고민이예요 --;;

노이에자이트 2011-09-16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중반까지의 추리고전들을 잊을 만하면 읽고 또 읽고 그래요.그런 후에 흔히 말하는 본격문학을 읽으면 소설기법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더라고요.역시 모든 소설구성법의 가장 근본되는 것을 배우려면 추리소설연구가 제일 좋지요.

무해한모리군 2011-09-20 08:54   좋아요 0 | URL
노이에자이트님 톰소여의모험을 요즘 읽고 있어요.
이걸 읽고 나면 옛날 설화모음집 같은거랑 올리버트위스트를 보고 싶어요.
만물박사 노이에자이트님 설화모음집 추천 해주세요. 공손... ㅎ

꿈꾸는섬 2011-09-16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너무 너무 축하드려요.
휘모리님 닮은 예쁜 아가가 태어나겠군요.
아기 뱃속에 있을때 하고 싶은 일은 되도록 많이 해두는 게 좋아요. 현준이때는 멋도 모르고 몸이 점점 무거워지니 빨리 나왔으면 했거든요. 근데 현수때는 그래도 뱃속에 있는게 낫다 그랬어요.
ㅎㅎㅎ이제 휘모리님도 엄마가 되시는군요. 너무 멋진 일이지만 희생과 봉사가 절실히 필요해요. 물론 전 엉터리이긴 하지만요.

무해한모리군 2011-09-20 08:56   좋아요 0 | URL
아아아앙 꿈꾸는섬님 나중에 아가 데리고 놀러가고 싶어요!
그 희생과봉사 생각에 요즘 너무 우울해요 ㅎㅎㅎ
다음달쯤해서 멀리 놀러가고 싶은데 주변에서 다들 말리고 있어요..
이제 몇년간 잘 못나다니겠죠?
아 내 삶은 어디로 가는가.......
궁금한거 많이 여쭤볼게요 ㅎ

... 2011-09-18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휘모리님 축하드려요. 아기가 참 좋은 계절에 태어나네요. 건강하셔야 되요, 건강이 최고죠. (아래 곰국을 주문해서 끓여먹었다는 페이퍼가 의미심장한 것이었군요!)

이제 위기에 빠진 휘모리님의 책더미들은 아기가 볼 책들과 함께 어울려 거대한 산을 이루게 될걸요 ^^

무해한모리군 2011-09-20 09:02   좋아요 0 | URL
곰국은 뼈마디가 쑤셔서 한번 먹어봤어요 ㅎ
브론테님 아기 태명을 새봄으로 해볼까 생각중이예요.
책을 볼 수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 사람 저사람 도움을 많이 받아야하니 절로 마음이 무거워져서 내 몸 편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벌써 들어요.

고맙습니다.

같은하늘 2011-09-19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식장에서 만난 휘모리님과 오이지군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한데...
드디어 엄마가 되시는군요.
축하드려요^^
참 많은 변화가 생기겠지만 똑부러진 휘모리님이시기에 잘 헤쳐가시리라~~
아~~ 체리만했던 고녀석 좀더 자랐겠네요.ㅎㅎ

무해한모리군 2011-09-20 08:58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 이제 탁구공 만해졌어요 ㅎ
사실 별로 안신기하지 뭐예요 --;;
언니오빠친구들 아기 가지면서 옆에서 하도 많이 듣고 봤더니 다 그렇지 이런 마음이 들어요.
같은하늘님 동네로 이사갈까 요즘 심각하게 고민중이예요...
여기 역곡은 아가랑 살기엔 너무 퍽퍽해서...
그때또 고민 상담할게요 ㅎ
 

오늘 출근길에 참여연대 소식지에 "요즘 젊은이들은 꿈을 말할 때 형용사가 없어졌다. '훌륭한' 의사가 아니라 의사가, '위대한' 판사가 아니라 판사가 되고 싶어한다. 아니 그냥 '정규직'이 되고 싶어하기도 한다"는 대목을 읽는데 마음이 아팠다. 왜냐면 '요즘'이 아닌 십년전에 내 친구들도 이미 그랬기 때문이다. 

컨디션이 많이 안좋다. 몸 여기저기가 쑤신다. 목부터 손목까지 안아픈 관절이 없다. 인터넷에서 곰탕을 주문했다. 신랑은 저 먹겠다고 그런 보신 음식을 시켜먹는 나를 신기하게 생각한다. 그건 혼자 안살아봐서 그렇다. 내가 날 챙기지 않으면 생존의 위협이 오는 상태에 처해보지 않아서다.  

언니가 엄마, 두 조카와 함께 다음 주말 놀러가도 되겠나고 물었다. 엄마, 언니는 몰라도 지금의 몸상태로는 두 조카는 엄두도 안난다. 삐딱한 사춘기 아이 둘을 데리고 다니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다. 차라리 어린이일때가 좋았다 --;; 여하간 너무 아파서 힘들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혼인하고 처음이라 무척 와보고 싶어했는데 섭섭해하지 싶다. 그래도 일단 나부터 좀 살아야겠다.  

집에서 택시 기본요금 거리에 홍두깨칼국수가 먹고 싶어 신랑보고 가자고 했더니 '택시타고 그걸 꼭 먹어야겠어?' 한다. 서러워서 눈물이 찔끔난다. 이주간 이렇게 앓았으면 엄마가 옆에 있었으면 맛난거 챙겨주며 늘어져 있었을텐데. 역시 남편은 남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그집은 아니지만 회사앞에서 해산물 칼국수 한그릇 먹고 가기로 한다. 타향살이는 때로 별 것 아닌걸로 목이 메인다.. 속이라도 든든히 채워야 또 버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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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8-12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든든한 것 먹고 기운 차려요. 으샤으쌰 기라도 불어넣어주고 싶어요. 파이팅!!

무해한모리군 2011-08-15 11:04   좋아요 0 | URL
요즘 너무 먹었더니 몸이 불었어요 ㅎㅎㅎ
힘내야죠 으샤!

Alicia 2011-08-12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리언니 힘내요~!
몸이 아플때는 마음에너지를 채우고 마음이 아플때는 몸을 챙긴다,
채근담에 나오는 말인데 저의 지론이기도 합니다.
몸이 아플때는 마음도 잘 챙기세요~♡

무해한모리군 2011-08-15 11:04   좋아요 0 | URL
아 마음의 에너지.
이틀동안 책을 읽다 말다 했네요..
회사가기 싫엉싫어 흑흑

머큐리 2011-08-13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오이지군은 휘님의 이 서러움을 잘 이해하지 않으면...말년에 끝이 좋지 않을 것이란걸 명심하심이...ㅎㅎ
휘님.. 남이라 그래서 그런게 아니고, 남자들이 여성들의 그런 생존적 섬세함을 잘 이해못해요~~ 휘님 페이퍼 볼 때마다 왜 내가 으스스한거야~~~

무해한모리군 2011-08-15 11:05   좋아요 0 | URL
오이지군께서 말씀하시길 우리는 한살차이인데다가 자기는 건강관리를 열심히 해서 말년에도 저보다 훨씬 건강할 거라고 자신하더군요 ㅋㄷㅋㄷ

아 그러니까 오이지는 말이죠. 오늘도 욕실을 쓰고 뒷정리를 안하고 헬스장에 운동하러 갔어요. 얄미워얄미워.. 언제 남자는 어른이 되나요? ㅋㄷㅋㄷ

개인주의 2011-08-13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 셋 넷이 살아도 본인 몫 자꾸 뒤로 빼면 안되죠..

무해한모리군 2011-08-15 11:0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스누피님.
그게 참 생각대로 쉽지를 않네요.
결혼하고 나니 저만 먹는 것들은 왠지 잘안하게 되고 --;;
일단 건강하지 못하니 정말 다른 즐거움들은 다 사라지는 것 같아요!
열 운동해야겠어요..

fiore 2011-08-15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좀 괜찮으세요?
그리고 드시고픈 거 있으심 절 부르세요~~~ ㅋㄷㅋㄷ

남편은 남..이라기보단 남자란 원래 자기생각밖에 못하는 존재가 아닌가 싶어요 --;;
(아. 연애중엔 안 그런가요? ㅎㅎ)
헌데 남편분이 건강한 편이신가봐요. 건강한 사람들은 약체의 설움을 이해 못하지요 --

무해한모리군 2011-08-18 15:12   좋아요 0 | URL
홍대가면 꼭 전화드려야지 싶다가도 왠지 일하시는데 방해될듯도 하고 ^^;;
전시 언제 하시나 궁금하네요 ㅎㅎㅎ

뭐랄까 감성노동을 잘 못하죠 남성일반들은 ㅋㄷㅋㄷ

2011-09-16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11-09-19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나를 부르지 그랬어요.
내가 차 몰고 휘리릭 가 줄 수 있는데...
 

 

 

이민호가 길쭉한 팔다리로 멋진 발차기를 보여주는 시티헌터가 어제로 종방을 했다. 

각 종 사회 비리를 다뤘는데, 그중에 사학비리, 성매매 노동자들의 백화점 앞 시위 패러디, 불법 정치자금(노무현 대통령을 위한 작은 변명), 삼성 백혈병 산재처리 투쟁, 노동자 자주관리 공장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시티헌터 속 세상엔 썩지 않은 것이 없다. 국회의원도, 기업도, 학교도, 검찰도... 마지막에 법을 상징하는 김영주 검사가 죽음으로서 대한민국이 자정능력을 상실했음을 보여준다. 기왕이면 또하나의 자정기관인 언론이 망가졌음을 보여줘도 좋았을텐데 그 점은 아쉽다. 

그리하여 이윤성은 법보다 주먹으로 현대판 홍길동, 시티헌터가 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로 끝맺는다.   

여하간 현실에는 시티헌터도 없는데, 어디 말한마디 붙일데 없이 사는 건 팍팍하고, 억울하면 혼자 골방에 박혀 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여기 인터넷에라도 주절되고,(그러다 잡혀가 인생 골로 간 사람도 몇 명되지만, 다행스럽게도  내 서재엔 다녀가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랑 길에 나앉아 있기라도 해본다. 혹시 아는가. 그러다 차넘치면 우리가 어제 보았듯이 물이 바위도 뚫고 아름드리 나무도 뽑고 콘크리트 통과해 뜻한 곳으로 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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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7-29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티헌터 작가가 드라마 대물에서 2회만에 쫒겨난 그 작가인거 아세요?
대물 2회까지는 고현정 아주 멋졌잖아요, 거기다 사회 풍자도 현실적이고.
시티헌터 보는데... 아, 참 좋더군요. 아슬아슬하고 통쾌하고 그러면서 속도 쓰리고.

진짜, 시티헌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역시... 위험한 생각이겠죠. ㅠ

무해한모리군 2011-08-01 09:16   좋아요 0 | URL
아 대물은 안봐서요...
1인이 다 감옥에 넣기엔 대상자가 너무 많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ㅎ

fiore 2011-07-29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이민호 죽은 건가요 ㅠ_ㅠ
드라마 시청 포기하고 살고 있는데 좋은 드라마였다니.. 뒤늦게라도 챙겨보려 애를 써봐야겠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8-01 09:18   좋아요 0 | URL
뭐랄까 너무 분주한 드라마 였어요. 토요일 한겨레에도 나왔지만 연애도 하고 막 나라의 적도 처벌하고 친엄마한테 골수 이식도 하고 하도 주인공이 바쁘게 움직이니 감정이입이 어려울 지경이 되는 ^^;;

마늘빵 2011-07-29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티헌터가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면들을 많이 다루어주었죠. 이 드라마 작가의 인터뷰가 곧 나올 거에요. ^^ 나오면 링크해드릴게요. 어느 정도는 작가가 의도한 거 맞아요.

무해한모리군 2011-08-01 09:18   좋아요 0 | URL
오! 친절한 아프님 ㅎㅎㅎ
법이 죽은 건 사실인거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1-07-29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티헌터는 모르지만...님의 생각은 위험하지만^^ 멋지십니다.
저, 치명적이어서 아름답다고 쓰려고 했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8-01 09:19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이번에 3차 희망버스에 다녀왔어요..
아 내가 너무 관성적으로 앉아있구나, 우리가 저항을 관성적으로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좀 무거웠어요..

다락방 2011-07-30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세상에 이게 이런 드라마였어요? 전혀 몰랐어요. 한 회도 본적이 없는데. 어휴..

무해한모리군 2011-08-01 09:20   좋아요 0 | URL
팔다리가 긴 이민호가 막 엑션을 펼쳐요.. 범상치 않은 디자인의 옷도 잘 소화해내고.. 아름답더군요..
단지 이민호의 변장은 좀 --;;

노이에자이트 2011-07-30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실에는 이민호 같은 사나이가 없으니까 방송드라마라도 보고 대리만족하는 거죠.

무해한모리군 2011-08-01 09:24   좋아요 0 | URL
토요일자 한겨레에 보니 처음부터 완벽한 성장이 없는 주인공이라 몰입이 어려웠다는 지적이 있었어요. 동감.
자신과 관련된 아주 작은 잘못도 정정하기가 실생활에서는 쉽지가 않은거 같아요.

pjy 2011-07-31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방 테레비는 채널선택권없어서 안타까웠던....그래서 케이블연결은 안되지만 정규방송이라도 볼려고 방에 쪼매난 테레비장만했는데..벌써 끝인가요-_-;

무해한모리군 2011-08-01 09:22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채널 선택권은 가정 권력의 향배를 상징한다던데 ㅋㄷㅋㄷ
인터넷으로 보시면 되죠!

2011-08-03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시티헌터 앞부분만 잠깐 봤을 때, 결식아동 삥 뜯는 국회의원과 공무원 얘기에 오호~ 활극드라마에 이런 소재가! 그랬는데, 그런 배경이 있었군요. 그나저나 주인공이 진짜 너무 바빴을 거 같은 드라마예요.

무해한모리군 2011-08-03 12:31   좋아요 0 | URL
네 섬님.
사실 이민호의 의부등은 분단 상황 때문에 조국에서 버림을 받아요.
이 시작부터 심상치 않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