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길에 참여연대 소식지에 "요즘 젊은이들은 꿈을 말할 때 형용사가 없어졌다. '훌륭한' 의사가 아니라 의사가, '위대한' 판사가 아니라 판사가 되고 싶어한다. 아니 그냥 '정규직'이 되고 싶어하기도 한다"는 대목을 읽는데 마음이 아팠다. 왜냐면 '요즘'이 아닌 십년전에 내 친구들도 이미 그랬기 때문이다.
컨디션이 많이 안좋다. 몸 여기저기가 쑤신다. 목부터 손목까지 안아픈 관절이 없다. 인터넷에서 곰탕을 주문했다. 신랑은 저 먹겠다고 그런 보신 음식을 시켜먹는 나를 신기하게 생각한다. 그건 혼자 안살아봐서 그렇다. 내가 날 챙기지 않으면 생존의 위협이 오는 상태에 처해보지 않아서다.
언니가 엄마, 두 조카와 함께 다음 주말 놀러가도 되겠나고 물었다. 엄마, 언니는 몰라도 지금의 몸상태로는 두 조카는 엄두도 안난다. 삐딱한 사춘기 아이 둘을 데리고 다니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다. 차라리 어린이일때가 좋았다 --;; 여하간 너무 아파서 힘들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혼인하고 처음이라 무척 와보고 싶어했는데 섭섭해하지 싶다. 그래도 일단 나부터 좀 살아야겠다.
집에서 택시 기본요금 거리에 홍두깨칼국수가 먹고 싶어 신랑보고 가자고 했더니 '택시타고 그걸 꼭 먹어야겠어?' 한다. 서러워서 눈물이 찔끔난다. 이주간 이렇게 앓았으면 엄마가 옆에 있었으면 맛난거 챙겨주며 늘어져 있었을텐데. 역시 남편은 남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그집은 아니지만 회사앞에서 해산물 칼국수 한그릇 먹고 가기로 한다. 타향살이는 때로 별 것 아닌걸로 목이 메인다.. 속이라도 든든히 채워야 또 버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