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씩도 비워두면서 뜬금없는 공지입니다.

그래도 남겨요.


나를 위해 준비한 책은










그녀를 위해 준비한 건








햇살 아래 책읽을 시간이 있을지

그녀를 졸졸 따라다니게 될지 모르겠네요.


여름으로 잘 다녀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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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10-24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와요, 휘모리님! :)

Alicia 2014-10-25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세요. 저는 여행은 언감생심 꿈도 못꾸고 이삿짐싸다 가을 보내게 생겼네요. 가을 다 가기 전에 저는 경주 다녀 오려구요- ^^
 

차가운 공기속에 새벽녘에 눈을 떴지만

정신이 든것은 쓴커피 한사발에 

녹차 한주전자까지 들이킨 후다. 


아직 어둑한 아침 

월요일의 우울을 좀 상쇄시킬 수 있을까해서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를 출근길에 뽑아들고 왔는데, 첫 에피스드만 읽어봤는데 아직은 다소 평범.


주말동안은 헤밍웨이 위조사건을 읽었는데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에 대한 믿음이 더욱 커졌다. 이 작품은 영원한 전쟁으로 유명한 조 홀드먼이 중편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구조, 이야기, 소재가 완벽하게 맞물린 작품이다. 


독서경험이 일천한 내게 헤밍웨이는 가장 미국적인 작가로 기억된다.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는 미국은 영화 속 브루스윌리스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거칠고 술담배도 잔뜩하는 나쁜 어른인데 가부장적 책임은 끝내 버리지 않는. 조 홀드먼 역시 헤밍웨이 처럼 참전 군인이며 이 소설의 주인공 역시 그렇다. 그들을 사로잡아 전쟁터로 내보낸 이유가 무엇이든 그곳에서 목격하게 되는 것은 인간이 인간을 죽이며 살과 피가 튀는 장면일 것이다. 나 같은 소심한 인간은 무서움에 진작에 미치거나, 인간 존엄에 대한 회의로 사람을 무차별하게 죽이거나, 그러는 내가 무서워서 총을 입에 박고 자살했을텐데 이 위대한 인간들은 글을 쓴 것이다. 운명이라는 덫에 걸린 인간들의 모습을.


우리의 작가 조 홀드먼을 꼭 닮은 주인공은 실감나게 다양한 종류의 죽음을 경험하고, 점점 나쁜 상황에 놓인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배나온 중년의 헤밍웨이 덕후가 세상종말과 관련이 있다니, 인류란 참 사소한 이유로 서로를 죽일 수 있는 존재임이 틀림없다.


읽자 마자 다시 한번 읽고, 나온 연도를 확인하고 놀랐다. 평행이론을 다룬 다른 드라마나 영화가 많이 있지만 주제와 이렇게 멋지게 어울리는 작품은 드물다. 훌륭한 소설이다. 


아이의 텐트에 마노아님 서재에서 본 꽃책을 놓아주었다. 곱다.

접힌 부분 펼치기 ▼

사진은 폰으로 찍어 엉망이지만 실제로 더 곱다.


 

펼친 부분 접기 ▲


내일 읽을 책

 존 버거는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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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10-20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 책 정말 곱네요. 저도 사서 조카줘야겠어요. 조카네 집으로 보내지않고 일단 제가 받은 뒤 나중에 조카집에 갈때 들고 가야겠어요.

무해한모리군 2014-10-20 18:1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세상엔 예쁜 책들이 너무 많아요~ 조카분은 좋겠어요 오호호홍
 


열몇살에 나는 김광석이 좋아서 서울에 오고 싶었다.

그게 전부는 아니었겠만 내가 기억하기로는 상경의 아주 중요한 이유였다.

대학 일학년은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며 술만 마시다 지나갔다.

불행히도 그렇게 불러도 내 노래는 그닥 늘지 않았고 안부르자 원래 음치 상태로 돌아갔다.

나는 그러니까 재능 없는 베짱이이다.

(학교 앞 모 공연술집 사장님은 내 목소리와 노래를 향한 열정을 보고 탄식했다.

목소리도 예쁘고 정말 잘할것 같은데... 저렇게 노래를 못하는게 신기하다며 =.=)


요즘 내 눈을 사로잡는 한사람,

슈스케의 곽진언군이다.

많은 사람들이 곽진언군을 김광석과 비교하는데 내 귀에는 김광석과 음색이 워낙 달라서

오히려 그의 수줍은 미소와 청순한 의상이 더해져

동아리방 가득했던 기똥차게 기타치며 노래하던 훈남 형아들이 생각난다.

(부럽? 누구하나 내것이 아니었음을... 음..)

한 다섯곡쯤 자작곡을 들어보았는데 자근자근 얘기하는 것이 꼭 한사람 꼽자면

정태춘씨가 생각났다. 

(곽진언군도 카랑한 목소리의 여성과 이제는 사라진 혼성듀오를 해도 좋을듯)


곽진언의 노래를 들으면 서점에 들러 고심하며 악보를 사던 순간들,

집안을 돌아다니던 가요대백과를 보고 또보며 부르던 오래된 노래들,

좋아하는 곡들을 모아 선물한 테이프들과 악보집들이 떠오른다.

무척 소중했지만 가질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한 기억도.

시도 그 시를 읊은 노래도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후 회-             작사/작곡 곽진언

 

아무리 원한다 해도 안되는 게 몇 가지 있지

열심히 노력해봐도 이루어지지 않는 게 있지

 

죽도록 기도해봐도 들어지지 않는 게 있지

아무리 원한다 해도 안되는 게 몇 가지 있지

 

그중에 하나

떠난 내 님 다시 돌아오는 것

아쉬움뿐인 청춘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

사랑하는 우리 엄마 다시 살아나는 것

그때처럼 행복하는 것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그 시절은 지나갔지만

아마도 후회라는 건 아름다운 미련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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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리풀말미잘 2014-10-15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곽진언 팬이에요. 저음의 그윽한 목소리!

무해한모리군 2014-10-15 13:51   좋아요 0 | URL
곽진언씨가 들국화 노래를 부를때 하나,둘,셋 하고 노래 시작전에 말하는데 진심 그 목소리가 너무 좋더라구요... 칙칙한 티셔츠까지 제 취향이예요 ㅎㅎㅎㅎ

웽스북스 2014-10-15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곽진언 팬이에요!

무해한모리군 2014-10-15 13:52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그죠그죠 이 가을 사랑에 다시 빠지다니... 저 요즘 감성 돋아요~ 시도 쓸 기세!!!

뷰리풀말미잘 2014-10-15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팬클럽 결성합시다!

무해한모리군 2014-10-15 13:51   좋아요 0 | URL
곽진언 팬클럽 알라딘 지점 ㅎㅎㅎㅎ

웽스북스 2014-10-16 12:07   좋아요 0 | URL
콜!

Alicia 2014-10-18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저도 이 노래 몇번 들었어요. 아마도 후회라는 건 아름다운 미련이어라,
 

아침에 커피를 사러 들린 찻집에 피아노가 있었다.

그 피아노를 보니 아주 소중한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일전에 말한 적이 있지싶다)

대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여기저기 면접을 보러 다니고 있었다.
새로 산 구두는 불편했고, 옷 속에 억지로 밀어넣은 살이 찐 몸은 답답했다.
회기동 한 병원의 면접대기실은 평소에 예배실로 사용되는지 넓고 추웠다.

까마귀처럼 차려입은 앳된 동지들과 함께 조용히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듯이 앉아있는데

한 친구가 일어나더니 피아노 앞으로 다가갔다.

허밍과 함께 이어진 연주는 가볍고 즐거웠다. 

그순간 음악의 마술로 여기저기 미소가 번졌다. 

경쟁자들과 자신에게 보내는 격려.

요즘은 그날이 떠오르면 어쩌면 내 아이를 나보다 남의 어려움을 살필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도 그런 인간이 아닌 주제에) 


여하튼 최근 나의 주요 관심사는 두가지인데 아이의 어린이집과 교회.


아이를 위해 교회를 나갈까 고민중이다.

자녀를 위한 환대의 공동체, 직장을 다니며 인생의 대부분을 기독교 신자로 보낸 나의 빈한한 사고 체계 내에서 교회만큼 적당한게 생각나지 않는다. 그런데 최대한 가까운 곳에 평신도교회를 여기저기 찾아보았지만 마땅치가 않다. 한살림 모임은 평일 낮에 엄마들이 위주라 해당사항이 없고, 아이가 내년부터는 어린이집에 갈테니 그 엄마 모임이 있겠지만, 이 곳은 공동육아가 없으니 이 역시 저녁에 부모모임이 있지 않을터 이러다보니 가족교류가 가능한 곳은 교회. 교회를 다닌다고 해도 여건의 변화가 없다면 굳이 한시간반 출퇴근 하기보다 2년 후쯤은 역시 이사를 고려해봐야겠다. 부천의 산어린이집이나 성산 섬돌교회 주변 공동육아, 하남 꽃피는학교는 모두 가보았고 지인들의 아이들이 다닌 곳이다. 결정이 되면 대기를 걸어둬야한다.. (원한다고 갈 수 있는 것은 ㅠ.ㅠ)


이와 별도로 당장 아이가 첫 사회생활을 시작할 곳을 결정해야 하는데, 어린이집과 약속을 잡고 연차를 내고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아이가 잘 놀 수 있고, 좋은 밥을 먹이는 곳 찾고 싶다... 신도시는 비싸고 선택의 폭은 좁고 경쟁은 치열해 쉽지 않다.(이 많은 아파트가 있는 곳에 유치원이 단 한곳도 없다) 기도가 필요한 순간이다. 행운이여 내게 오라. 


요즘 읽는책

 하루키 작품은 내 경우는 좋을때와 나쁠때가 쫙 갈리는데 이번엔 좋은쪽. 







어제 산 책 - 나는 책을 표지가 이쁘다고 사는 인간임을 깨달음

 나처럼 섬세하지 못한 감성의 소지자들은 소세키를 한번씩 만나줘야 한다.. 무엇보다 책이 너무 예쁘다 ㅠ.ㅠ


 마노아님 서재에서 보고 아이 텐트에 세워주려고 구매. 그러니까 또 예뻐서 구매...







 언제나 지름을 부르는 반값반값. 거기다 이 작가의 사진은 멋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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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4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0-14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10-14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피아노 연주자가 되고 싶었어요, 휘모리님.
그러니까 아무데서고 연주하자, 라는 마음만 먹으면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그런 연주자요. 아름다운 곡의 악보를 몇 개쯤은 외우고 다니는.
그런데 피아노를 배운 실제의 저는 악보를 외우지 못하는 사람이더군요. 몇년간 배웠지만 외우는 악보가 하나도 없어요. 전 피아노쪽 재능이라면 정말이지 `전무` 했던 겁니다.
그래서일지 휘모리님 면접때의 피아노 에피소드가 유독 마음에 드네요. 좋아라..

무해한모리군 2014-10-14 11:43   좋아요 0 | URL
응 다락방님 십년이나 지난 일인데 어느순간 그 장면이 너무 선명하게 떠올라요. 첫사랑 얼굴도 가물거릴 판에 그친구 손가락도 기억이나요.

다락방님 저도 무려 8년간 피아노를 쳤는데 외우는 곡이 젓가락행진곡 수준입니다. 음허허... 불공평하게도 그런건 타고 나는거 같아요.

조선인 2014-10-14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싸 나 역시 외우는 곡은 없지만, 우리 딸은 있어요. 실은 지난주 까페에 갔다가 딸아이가 정중하게 허락을 구한 뒤 몇 곡인가 연주했답니다. 흐뭇흐뭇.

무해한모리군 2014-10-14 13:0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조선인님, 얼마나 예뻤을까. 갑자기 너무 마로랑 해람이가 어떻게 자랐는지 보고 싶네요.

순오기 2014-10-15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아노 연주에선 마음이 따뜻해지고 저절로 미소가 피어났는데
아이 이야기에선 우울해지는... 워킹맘들의 애환과 현실에 찡하네요.
그래도 좋은 마음으로 아이를 돌보는 곳을 찾게 되리라...응원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4-10-15 09:2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순오기님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네요. 저는 또 한번에 여러가지를 못하는 인간인데 제 결정만 쳐다보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ㅎㅎㅎ
한번더 산다면 힘들어서 그냥 태어나지 말까봐요.. ^^;;

숲노래 2014-10-17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와 함께 집에서 지내는 일도 생각해 보셔요.
아이가 학교에 간대서 사회생활을 경험하지는 않으니까요.
우리가 지내는 집도 `작은 사회`이고, 어디에나 사회가 있으니,
즐겁게 생각하시면 길은 열리리라 믿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이 만든 공동육아나 모임`이 없으면
내가 스스로 만들어도 돼요 ^^

사실, 공동육아는
처음에는 `내 집 방 한 칸`에
이웃 아이를 불러서 함께 놀도록 하고,
이튿날에는 이웃집에 아이가 놀러 가도록 하고,
이렇게 여러 해를 한 끝에
비로소 다른 건물에 방을 얻어서 차츰차츰 퍼졌습니다.

다 잘 될 테니 즐겁게 생각을 지어 보셔요.
우리 집 아이들은 직경 몇 킬로미터 사이에
`이웃 아이`가 없어도 날마다 잘 놀아요 ^^;;;

무해한모리군 2014-10-17 17:38   좋아요 0 | URL
함께살이님 말씀이 옳습니다. 아이를 어딘가에 맡기고 마음 편해 하려는건 아닌가 하는 고민이 사실 됩니다. 주말에나 아이와 여유있게 있다보니 그 미안함에 뭔가 해주려고 하고 나와 같이 있지 않는 시간들에 대한 불안함이 있습니다. 아이는 친구와 놀고 싶어하는데 아이를 보는 신랑이 몸이 조금 불편해서 함께 잘 나가지 못하니 집에만 있게 되는 듯해 그것도 걱정이구요.

더 고민해봐야겠습니다.

 

투덜대는 신랑과 아이는 시댁식구들과 나들이를 보내고
집안일 정리하고 1시쯤 찻집에 들어간다

그 자체로 글쓰기와 삶에 대한 명언집인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2권 201쪽에 이런 글귀가 있다

"우리의 추억을 애도하면서, 언젠가는 좋아지기를 기대하면서. 언젠가는 좋아지길 기대하는 것, 어쩌면 그게 사랑일지도 모르지"

기대보다 훨씬 좋았던 호텔로열의 첫장에 이런 글귀도 있다

"다카시가 말하는 '꿈과 희망'은 폐허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먼지를 꼭 닮은 것이었다. 잠시 피어올랐다가 다시 원래 자리에  내려 앉는다. 여기여서 탈출하는 일도 없고,  닦아낼 만한  계기도 찾아오지 않는다."

흔한 말이지만 책은 출간되는 순간 작가에게서 놓여난다. 프로파간다소설이 자주 실패하는 이유는 선을 넘기 때문이 아닐까 작가가 하고픈 말을 하고 독자는 거기서 자신이 찾고있는 것을 듣는다. 상대에게 무엇을 하라고 강변하려는 순간 균형은 무너진다.

오늘 힘겨워도 고개를 숙이지는 말자.


지친 연휴에 저 두 귀절을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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