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무언가를 읽지만 끝내지 못하고 던져놓은 책들이 싾여간다. 식탁위에는 잡지와 각종 간행물이 수북,(그중 몇몇은 포장된채 버려져있다) 베란다 들어가는 입구엔 읽다만 책더미와 만화책 더미가 반반씩 싾여있고, 거실 테이블에는 비교적 최근에 읽다만 책들이 두어권 놓여있다. 우리집에서 청소란 책들이 싾여 있는 둘레를 아주 드물게 슬슬 치우는 정도다... 거실장은 아직 읽지 않은 책을 놓아두는데, 거실장에서 거실테이블을 거쳐 서재방이나 외부로 나가는 시간이 한정없이 길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운좋게 간택되어 읽기를 마친 몇 권에 대해 써본다.

오랜만에 고전적인 미스터리 소설을 읽었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트릭은 범인이 어떻게 피해자가 그 편지를 받고 머릿속에 떠올릴 번호를 편지에 적어보낼 수 있었는가이다. 범인과 두번째 트릭은 짐작가는 바 있었지만, 작가가 제시해줄 때까지 첫번째 트릭을 풀지 못했다. 답이 나오고서야 '아 이런저런게 힌트였구나' 생각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는 소설의 여부는 트릭의 정교함이나 신선함이 아님을 새삼 깨닫는다. 어찌보면 전형적인 구조, 케릭터를 가지고도 내게 이 글이 꽤나 흥미로왔던 것은 역시 소설가의 글발이 아닌가 싶다.. 

 '한번은'은 영화감독 빔 밴더스가 풍경과 주변인물을 찍은 사진과 짧은 글이 실린 책이다. 그가 주변인을 찍은 사진을 보노라니, 그의 말대로 사진을 찍은 사람이 보인다. 그의 사진은 그의 영화와 묘하게 닮아있다.

 특히 가장 인상적인 사진은 병마와 세월에 시달린 어느 거장의 당구치는 모습이었다. 낡은 스웨터 차림의 그에게서 여전한 지성과 우아함을 본다. 조금은 나이드는 것에 대해 용기가 생긴다. 현재의 나를 잘 싾아가면 노년의 나도 꽤 괜찮은 인간이 될 수 있을 듯 하다는. 

 추석에 시댁에 들어가니 시부모님의 아들을 향한 열렬한 눈빛이 느껴진다. 그런 눈빛들을 담아두라고 아마 명절은 있는 모양이다. 사진이라면 질색하는 나도 담아두고 싶은 순간들이 많아진다. 나의 사진속에 비친 나는 작은 인연도 소중히 하는 사람이로 보였으면 좋겠다. 

 책 얘기는 아니지만 주말에 혹성탈출;진화의 시작을 인상깊게 봤다. 최근 본 작품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자신이 애완동물'이냐고 묻는 모습이었다. 가족'처럼' 여겨지는 반려동물들을 보면서 때로 느끼는 슬픔은 한 존재로 자유롭게 자연스럽게 살지 못하고 인간처럼 살아야 하는 그들의 모습에 도시생활에 끼워맞추느라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내가 보이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성경의 한 구절처럼 작은 기도가 나온다. '하나님 저들은 저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나이다. 저들을 용서하소서'

몇 권에 대해서 쓰고 싶었는데 나머지 책들의 제목이 생각이 안나는 난관이... 귀가후 책더미를 바라보며 2탄을 작성해 봐야겠다.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른다고 하니 갑자기 생각난 이야기. 3월이면 아이가 태어날텐데 책더미는 어떻게 해야할까? 아이와 책더미의 공존은 가능할까? 3월 이후의 삶에 대한 무수한 걱정 중엔 이런 사소한 것들도 있다. 신랑은 내가 임신의 첫 소감을 '불쾌감'으로 표현하자 심기가 틀어졌다. 이런 몸상태에 6시에 일어나 출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보지 않고서 나를 비난하는 것은 다소 부당할뿐더러, 무엇보다 세상에 나오지도 않은 체리만한 녀석의 눈치를 보며 내 소감을 말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여하간 체리만한 녀석과의 동거, 부풀어 오를 내 몸, 위기에 빠진 책더미 등 내 인생은 최대의 격변기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댓글(48)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애(厚愛) 2011-09-14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드디어 아기 엄마가 되시는군요.^^
근데 이렇게 축하 인사해도 되는건지...
에고... 많이 힘 드실텐데... 어쩌나...

추석연휴는 잘 보내셨어요?

<658, 우연히> 관심가는 책인데 읽으셨군요.^^

후애(厚愛) 2011-09-14 11:44   좋아요 0 | URL
복숭아가 왜 달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아요.^^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아주 많이~~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3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복숭아는 저희 시어머니가 제가 산것 먹어보시더니 깜짝 놀라시던데요 ㅎ
복숭아 고르는 눈이 있나봐요 제가 ㅋㄷㅋㄷ

라로 2011-09-14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댓글을 달지 않을 수 없는 페이퍼군요!!!!
감축하옵니다!!^^
남자들은 원래 그래요.
제 남편도 임신때마다 (전 3번이나 되지 않습니까!!ㅠㅠ)그래서
늘 잘해준거 하나도 공이 없다니까요.ㅎㅎㅎ
아마도 남편분이 휘모리님을 넘 사랑하니까 그런거에요.(그렇담 제 남편도 그렇다는 말?ㅎㅎ닭쵸~.ㅋㅋ,,산사춘님 그립다...댓글 하나 달면서 참 오두방정이지요??^^;;)
저두 첫 아기 임신했을 때 임신인지도 모르고 검진 갔다가
지금 땅콩만한 아이가 들어 있다고 해서 참 신기했었는데 님의 아가는 땅콩보다 좀 큰 시기군요!^^
임신하고서 5개월까지가 정말 힘든것 같아요.
신체의 변화와 더불어 입덧까지. 전 입덧은 별로 안 했지만..
출근하시기 힘드시겠지만 소중한 생명을 생각해서 기쁜 마음으로 생활하시기 바래요~.^^
내년 3월이면 날도 좋네!!
글구 책은 걱정 안하셔도 되어요.
아이와 책더미와의 공존은 환상적일 정도로 가능합니다.
다시 한 번 더 축하드려요. 그렇잖아도 기다렸는데,,,^^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41   좋아요 0 | URL
한 두달은 많이 앓았는데 이제는 정말 살만해졌어요.
담달 초에는 몸무거워지기 전에 홍콩여행갈까 생각중인데요 ㅋㄷㅋㄷ
저는 불량엄마가 될 조짐이 벌써 보여요.
뭐 딱히 병도 아닌데 병원 빨리갈 필요 없을 듯 해서 7주까지 버티다 가고, 몸에 나쁜 것도 적당히 먹어가면서 딸린 식구 없을때 해야할 것들을 모두 해봐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어요 ㅎㅎㅎ

아.... 저 빼고 모두다 저의 임신을 기다렸다니... 슬프도다. ㅎㅎㅎ

자하(紫霞) 2011-09-16 00:45   좋아요 0 | URL
아~저도 소식 들릴 때가 됐는데 했어요.ㅎ
축하드려요~~
제 기억에 휘모리님 몸이 가냘팠던 걸로 기억에 남아 있는데...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기분 좋은 생각도 많이 하세요~~^^

무해한모리군 2011-09-16 08:35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도 둘이서 재미있게 놀 수 있는데 신랑이 이제 가지자고 해서 흑흑
아직 아가배가 나올 때가 안되었는데 배가 엄청 나왔어요!!!
제 배인가봐요 --;;
저랑 한달차로 결혼하신 직장동료분이 저보다 한달 먼저 임신했는데 왜왜왜 그분은 힘들어서 점점 가냘파지고 저는 듬직해질까요 ㅋㄷㅋㄷ
친구들이 모두 자신도 많이 쪘었는데 아이 낳고 다 빠졌다고 위로(?)를 해주는 지경이예요 --;;

pjy 2011-09-14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부럽고 축하드려요~~ 노처녀를 후벼파는 명절후 시간차 공격이네요..
남자들도 책임감때문에 임신 첫소감은 별로라고 많이 하던데요ㅋ
테레비에서 봤는데요~~ 그 임산부체험하는 무거운 배낭같은거요~그거 입혀서 직장보내서 체험수기같은거 작성하는거 어떨까요? 출근까지 하느라 넘 고생되시겠네요-_-
아기와 책의 공존이라....공간분할을 잘 하면 괜찮은거 같은데요~ 쌍둥이조카를 보니 백일전에는 상관없고~그이후가 문제가 될듯싶어요^^; 뒤집기 시작하면 기어다니고..그럼 급 위험?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43   좋아요 0 | URL
pjy님 우리 신랑은 뭐 담담하게 받아들이던데요 ㅎㅎㅎ
몸이 무거워지는거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누가 제 손끝에서 힘을 살살 빼가는 거 같아요. 워낙 평소에 활동적인 저로서는 정말 기분나쁜 느낌이예요. 출퇴근에 가장 힘든건 역시 냄새들의 역습인거 같아요. 세상에 이 많은 냄새들이 초공감적으로 다가온다는게 놀라워요!
뭐... 아이가 좀 밟으시고 찢고 싶으시다면 어쩌겠어요... 그게 다 그책 팔자지 ㅋㄷㅋㄷ

마늘빵 2011-09-14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축하합니다. 아, 부쩍 요새 그런 걸 느끼네요. 주변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애기를 갖고, 애기 사진이 카톡 사진에 올라오니 나이를 먹는구나 하는.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45   좋아요 0 | URL
아프팀 요즘 왜 연애페이퍼 또 뜸해지셨어요.
뭐든지 하고 싶을 때 하는게 좋은 거 같아요.
우리 이모는 나이 마흔에 갑자기 결혼을 하셨는데, 아이를 낳더니 그렇게 좋아하시더라구요.. 내가 원하고 준비가 될때 하는게 더 즐거운거 같아요...
왠지 저는 다음세상에는 싱글로 살아보고 싶긴 하네요.........

순오기 2011-09-14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리만한 녀석, 아~ 요렇게 반짝거리는 표현 좋아요!!
축하는 전에 살짝 올려졌던 페이퍼를 봤기에 이미 했지만, 다시 한번 축하해요.
남편이 복잡미묘한 임신부 아내의 소감을 짐작이나 하겠습니까마는....오이지군은 턱턱 내뱉은 말들이 차곡차곡 마일리지 쌓이듯 한다는 것도 짐작하지 못하겠죠.ㅋㅋ 입덧할 때는 남이 해주는 음식이 제일인데...땡기는 거 있으면 페이퍼에 써봐요.
책은 공존이 가능하니 염려치 말고, 혹 방출할 책 있으면 우리집 작은도서관으로 던지셔도 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48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아 먹고 싶은게 아주 이상해요 ㅎㅎㅎ
매운것도 짠것도 싫어진거 있죠.
고기도 생선도 싫어졌어요.
오이지군은 못된 말들을 쏟아내고는 제발이 저린지 집안일을 열심히 해요.
집밥 안먹는다고 매일 타박이라 짜증나용 --;;
네 어린이 책이 아니라도 받으시나요?
(두권씩 가진 책들이 있어요)

치니 2011-09-14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선 축하드려요. :)
아이라는 존재는 걱정과 기대, 그리고 그것보다 더 큰 행복감을 동시에 주는 것 같아요.
지금은 여러 걱정이 드는 시기겠지만 되도록 마음 편히 잡수시길. 제 경험에 의하면 임신했을 때 책을 젤 많이 읽은 거 같은데요, ㅎㅎ 출산 뒤에도 그렇고. 애 아니라 뭐래도 제 버릇 남 못주니까요.
임신 관련 책은 휘모리 님보다 오이지 군이 더 많이 읽으셔야겠어요. 여성의 몸 변화, 마음 변화에 대해 잘 모르시는 듯. ^-^;;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5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ㅎㅎㅎ
제가 까탈을 부린다고 생각하나봐요.
일단은 걱정이 모든 것을 뒤덮고 있어요.
일도 그렇고, 육가 휴직이 안되니 당장 아이 맡길 곳도 걱정이고.....
내가 확 변하거나 없어지는 걸까? 하는 걱정도 되고...
여하간 지금은 모든게 걱정이예요..

비로그인 2011-09-14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축하 드리고, 다음 이야기도 기대하면서 기다리겠습니당 휘님~
"체리만한 녀석" 을 위해 덜 힘든 일상이었음 하는 바람입니닷!! ㅋ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51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고마워요.
매일매일은 힘들지 않은데 이대로 일상속에 내가 주저 앉게 될까봐 겁을 잔뜩 집어먹고 있어요...

마노아 2011-09-14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아, 체리만한 녀석의 등장을 축하해요. 오이지군은 집안에서 우선순위 3등으로 떨어지기 전에 와이프님을 잘 챙겨주길 바랍니다.^^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5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벌써 자신이 3위가 될 것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어요... 마당쇠가 되어가고 있다면서 말이지요...

참 신랑과 몇몇 임신과 출산 관련 서적을 읽다보니 참 스잘데기 없는 것들도 많더라구요... 비추목록을 한번 만들어 봐야겠어요.. 항의 들어오려나? ㅎ

yamoo 2011-09-14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일단 먼저 축하드리고, 차후의 이야기도 기대하겠습니다~

아이와 책은 충분히 공존 가능하니, 그런 걱정은 안하셔도 될듯^^

그런 몸으로 출근하시는 분에게 비난을 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매일 고고씽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55   좋아요 0 | URL
10주까지는 무척 힘들더니 신기하게 제 몸도 익숙해졌는지 이제는 막 뛰어다닐거 같아요.. 이러다 또 몸이 무거워지면 힘들겠지요?

엄마를 보면서 나는 절대 일하는 엄마가 안되야지 했는데... 참 세상일은 모르는 법입니다. 요즘 들어 친정엄마에 대한 존경심이 매일 일센치씩 자라네요....

개인주의 2011-09-14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들은..원래 어림..;;;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5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스누피님 신랑이 뭐라고 하면 꼭 그렇게 말해줘야겠어요..

원래 니들은 어려!

Arch 2011-09-14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해요.
신기하다, 휘모리님 닮은 아기는 어떻게 생겼을까.
제가 아는 언니는 아이와 지내니까 삶의 외연이 풍부해지는 느낌이라던데. 휘모리님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7:57   좋아요 0 | URL
아치님 고마워요.
신랑은 꼭~~~ 자기 닮아야 예쁘다고 매일 주장하고 있어요... --;;
결혼을 하면서 벌써 삶이 약간 스펙타클해지기 시작했어요...
모친구는 '죽고 싶은' 마음이 엄청나게 줄었다고 하더군요...
현재까지는 엄청난 부담과 어떻게 내 몸이 변할까에 대한 걱정과 아이와 별개인 나는 사라져버리는 걸까 하는 두려움이 뒤엉킨 어떤 감정이예요.

감은빛 2011-09-14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립니다!
아기와 책더미의 공존은 가능은 합니다.
책 읽을 시간이 절대부족하실테니, 아마 책더미는 더 쌓일 겁니다.
아기가 서서 걸어다니기 시작하면
아이 키높이 수준의 책더미부터 치워지기 시작할 겁니다.
점점 아이가 자랄수록 책상에도 책탑을 쌓아두기가 힘들어지죠.
책장에 아무렇게나 쌓았던 책탑도 점점 더
높은 칸으로 옮겨 쌓아야 할 겁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아직 한참 이르죠.

당장 무거운 몸으로 출퇴근하고, 직장생활 할 일이며,
아기를 낳기위한 각종 준비(몸을 잘 돌보는것부터 마음의 준비까지)가 더 급한 일이죠.

체리만한 녀석의 태명은 지으셨나요?
우린 태명 짓는 일로도 한참 티격태격해답니다. ^^

무해한모리군 2011-09-14 18:05   좋아요 0 | URL
태명은 신랑에게 일임했는데 아직 고민중인거 같아요.
생활이 어떻게 바뀔지 상상도 안되요.

아.... 겨울이 걱정이예요.. 옷은 어떻하고 눈길은 어찌 다닐지... --;;

어디 나다니고 싶어서 몸이 근질한데 차는 잘못타서 좀 그렇고, 집근처에는 걸을만한데가 없다는게 일단 당면한 문제예요. 헬스라도 끊어볼까 싶기도 한데 제가 배나와서 느린 속도로 러닝머신을 걷고 있으면 남들이 쳐다보겠죠 ㅋㄷㅋㄷ

다락방 2011-09-14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가 축하하는 공간에서 저만 혼자 여자임을 잊지 말라고 말하면 이상한건가요;; 아기를 낳는것도 키우는것도 축하할일이고 신비로운 일이죠. 그러나 무엇보다도 휘모리님이 휘모리님 자신임을 잊지도 포기하지도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 여동생의 경우를 보니 아기를 사랑하고 행복해 하다가도 가끔 망연자실해 하더라구요. 가끔 나는 어디로갔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서 우울이 찾아오기도 하는가봐요. 휘모리님은 무엇보다 그런점들을 잘 절충하실수 있으시길 바랄게요.
휘모리님이 행복해야죠! :)

Arch 2011-09-14 20:39   좋아요 0 | URL
역시 다락방!

무해한모리군 2011-09-15 08:43   좋아요 0 | URL
모든 여자들의 캐치프레이즈가 '엄마처럼 살지않아' 라잖아요.
결혼을 한 순간 발 한짝이 집에 묶이는거 같았어요.
좋아하던 많은 것들을 할 수 없는 상황들이 왔어요..
그래서 때로 마음속에 분노가 한번씩 폭발을 하는거예요..
아이를 가지기로 했을 때 나머지 한발도 묶이는거 같아서 너무 우울한거예요.
소쿨하게 신랑이 '원래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잃는것'이라고 했을땐 정말 한대 때리고 싶더라구요....
왜냐면 많은 경우 내게 선택권이 없었다는 걸 아직 모르는거 같았거든요.
여하간 아직은 결혼도 아이도 정말 고민이예요...

잘잘라 2011-09-14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우선, 축하드리고요.
무쟈게 부럽습니다. 세실님 도서관 유럽 여행 다녀오신 것보다 백 배 천 배루 많이요.^^;

제 친구는 출산 예정일 딱 일주일 남겨놓고 두 시간 거리를 운전해서 저를 만나러 와서 제가 놀랐던 적이 있어요. 그 친구는 임신 내내 입덧이 심해서 음식 먹는 사람 보는 것 조차 힘들어했었어요. 휘모리님은 입덧 짧게 끝나셨다니 다행이고 솔직담백한 성격이시니 가족들 힘 모아 사랑 모아 당면한 과제들을 잘 풀어가시리라 믿어요. 휘모리님 화이팅!!!

무해한모리군 2011-09-15 08:46   좋아요 0 | URL
저는 무척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 먹고 싶더라구요. 산채비빔밥이라던가 갈치구이라던가 ㅋㄷㅋㄷ 그래서 그냥 조금 참거나 산채비빔밥은 콩나물비빔밥으로 갈치는 고등어로 바꿔 먹었어요 ㅎ

이틀전에는 불만사항을 랩으로 쏟아부었어요. 아이를 키우면 이 랩이 점점 길어져서 몇박몇일을 할 수 있게 되는건 아닐지. 남을 바꾸기보다 내가 뚫고나갈 길들을 만들어야겠지요.

고맙습니다 ^^

웽스북스 2011-09-15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은 태교도 육아도 똑부러지게 해내실테니 걱정은 안들어요.
오히려 아이와 느끼는 심경의 변화, 쏟아내게 될 이야기들, 그리고 드러나게 될 오이지님과의 시각차이, 이런 게 궁금한 저는 변태입니까. ㅜㅜ

그나저나 남편분 태명을 사랑이 행복이 축복이 이런 거 지어올까봐 걱정이네요. ㅋㅋ 이런 태명 들을 때마다 오글오글해서. 설마 그러지는 않겠죠? ㅎ 제 친구는 애기가 뱃속에서 힘이 너무 세서 성은 스, 이름은 트롱, 트롱이라고 지었는데, 진짜로 강한 애가 나왔어요. ㅋㅋㅋㅋ

그나저나 남편분은 반성좀 하셔야겠네요!!!


그럼 전, 계속되는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1-09-15 08:53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오랜만이예요~
사실 이공간은 오이지군이 검열을 하는지라 많은 이야기를 쓸 수가 없어요.
자기 욕을 하면 바로 전화가 와서 내리라고 난리거든요.. ^^;;
만나서 그 모든 비리를 전해줄게요.

둥이 뭐 이런 이름을 지으려는거 같아요 --a

뭐 저는 오이지군과의 합의가 아니라 포기를 하는 쪽이 슬슬 되어가고 있어요.
하도 비닐쪼가리 하나 사는 것도 잔소리하기에 생활비를 아예 받지 않고, 제마음대로 살고 있구요... 집 방바닥이랑 주말이면 일체화되는 인간이라 그냥 내버려두고 혼자 나가요. 이미 출산도 나는 임신이 병이 아니니까 병원은 최소로 가고 조산원에서 놓고 싶은데 신랑은 반대구요... 신랑은 시어머니께 아이를 맡기자는데 저는 반대하고 있고, 신랑은 뭐든 조심하라고 난리고 나는 내몸은 내꺼라 자연스럽게 살믄된다 뭐 그래요 ㅎㅎㅎ

아........ 나는 어떻게 이렇게 다른 남자사람과 결혼했지요? ㅎㅎㅎ

무스탕 2011-09-1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축하합니다!!
내년 3월쯤 체리녀석을^^ 볼수 있다면 이제 슬슬 배가 나오려고 하겠어요.
맛있는것 꼭 다 드시도록 하세요. 서방님한테 사달라고 하세요. 울 신랑은 지성이 뱃속에 있을때 안사준 군고구마 타령을 17년이 지나도 아직도 듣고 있다고 전해주시고요. 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1-09-16 08:32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군고구마를 안사주시다니... 17년동안 들을만 하십니다 ㅋㄷㅋㄷ
왜~~~~~ 제 배는 5개월 만큼 나왔을까요? --;;
요즘은 꼬리뼈가 아파요.
아무도 임신하면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는 얘기를 제게 안해줬을까요?
지금은 크로와상을 우걱우걱 씹어먹고 있어요 ㅎㅎㅎ
누군가 입덧이 심하면 아가가 똑똑하다고 하더라구요.. 아, 이 녀석은 나닮아서 우직하려나보다 하는 생각이 그순간 ㅋㄷㅋㄷ
고맙습니다.

2011-09-15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9-16 08:33   좋아요 0 | URL
전혀 그렇지않아요. 저를 불러주세요.
지금은 날아다닐거 같아요 ㅋㄷㅋㄷ

마녀고양이 2011-09-16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휘모리님 멋진데요. 아우, 제가 다 가슴이 떨리네요.

무해한모리군 2011-09-20 08:50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선배로서 많이 알려주세요 ㅎㅎㅎ
걱정이 늘어졌어요...
아...... 일을 그만둘지 말지가 최고 고민이예요 --;;

노이에자이트 2011-09-16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중반까지의 추리고전들을 잊을 만하면 읽고 또 읽고 그래요.그런 후에 흔히 말하는 본격문학을 읽으면 소설기법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더라고요.역시 모든 소설구성법의 가장 근본되는 것을 배우려면 추리소설연구가 제일 좋지요.

무해한모리군 2011-09-20 08:54   좋아요 0 | URL
노이에자이트님 톰소여의모험을 요즘 읽고 있어요.
이걸 읽고 나면 옛날 설화모음집 같은거랑 올리버트위스트를 보고 싶어요.
만물박사 노이에자이트님 설화모음집 추천 해주세요. 공손... ㅎ

꿈꾸는섬 2011-09-16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너무 너무 축하드려요.
휘모리님 닮은 예쁜 아가가 태어나겠군요.
아기 뱃속에 있을때 하고 싶은 일은 되도록 많이 해두는 게 좋아요. 현준이때는 멋도 모르고 몸이 점점 무거워지니 빨리 나왔으면 했거든요. 근데 현수때는 그래도 뱃속에 있는게 낫다 그랬어요.
ㅎㅎㅎ이제 휘모리님도 엄마가 되시는군요. 너무 멋진 일이지만 희생과 봉사가 절실히 필요해요. 물론 전 엉터리이긴 하지만요.

무해한모리군 2011-09-20 08:56   좋아요 0 | URL
아아아앙 꿈꾸는섬님 나중에 아가 데리고 놀러가고 싶어요!
그 희생과봉사 생각에 요즘 너무 우울해요 ㅎㅎㅎ
다음달쯤해서 멀리 놀러가고 싶은데 주변에서 다들 말리고 있어요..
이제 몇년간 잘 못나다니겠죠?
아 내 삶은 어디로 가는가.......
궁금한거 많이 여쭤볼게요 ㅎ

... 2011-09-18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휘모리님 축하드려요. 아기가 참 좋은 계절에 태어나네요. 건강하셔야 되요, 건강이 최고죠. (아래 곰국을 주문해서 끓여먹었다는 페이퍼가 의미심장한 것이었군요!)

이제 위기에 빠진 휘모리님의 책더미들은 아기가 볼 책들과 함께 어울려 거대한 산을 이루게 될걸요 ^^

무해한모리군 2011-09-20 09:02   좋아요 0 | URL
곰국은 뼈마디가 쑤셔서 한번 먹어봤어요 ㅎ
브론테님 아기 태명을 새봄으로 해볼까 생각중이예요.
책을 볼 수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 사람 저사람 도움을 많이 받아야하니 절로 마음이 무거워져서 내 몸 편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벌써 들어요.

고맙습니다.

같은하늘 2011-09-19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식장에서 만난 휘모리님과 오이지군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한데...
드디어 엄마가 되시는군요.
축하드려요^^
참 많은 변화가 생기겠지만 똑부러진 휘모리님이시기에 잘 헤쳐가시리라~~
아~~ 체리만했던 고녀석 좀더 자랐겠네요.ㅎㅎ

무해한모리군 2011-09-20 08:58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 이제 탁구공 만해졌어요 ㅎ
사실 별로 안신기하지 뭐예요 --;;
언니오빠친구들 아기 가지면서 옆에서 하도 많이 듣고 봤더니 다 그렇지 이런 마음이 들어요.
같은하늘님 동네로 이사갈까 요즘 심각하게 고민중이예요...
여기 역곡은 아가랑 살기엔 너무 퍽퍽해서...
그때또 고민 상담할게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