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김소진의 자전거도둑을 들고 나온 것은 무슨 자학인가.
우리 사는 모습이 참 못났다 못났어. 못나서 안쓰럽고 그래서 더 정이 간다.
일요일 종로에 알라딘 중고 서점에 들러서 집어온 이천원짜리라 그런지 책도 참 꾀죄죄하다. 토지를 좋아하고 김소진을 좋아하던 첫사랑에게 선물받았던 내가 가졌던 자전거도둑도 어딘가 꾀죄죄해져서 돌아다니고 있을까?
아침 뉴스에 보니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합당은 부결된 모양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합당도 일치감치 부결됐었다. 하긴 합당을 할 양이면 남들이 쬐끔이라도 관심있을 때 했어야지 지금은 한다고 해도 누가 관심도 없을듯 하다.
혹자는 저 두 부결을 두고 당원민주주의가 살아있는 증거로 본다던데, 내 눈에는 지도부의 정치력의 부재로만 보인다. 도대체 당원들을 돈줄, 동원인력 보는 것 말고 정치사업을 해본 적이라도 있다면 이런 결과가 나왔겠는가. 기초일꾼들이 움직여, 당원들과 소통하고, 그 당원들이 당의 중심이 되고 있는가. 기초는 허물어지는데 국회자리만 봐서는 미래가 없지 싶다. 여기도 참 못났다 못났어.
참 못난 얘기하니까 생각나는데 홍상수는 이제 먹물숫컷 분석 그만해도 되지 싶다. 짧으니까 끝까지 봤지 오글거려서 뛰쳐나갈 뻔 했다.
아.... 그런데 화면의 저 암수 다정한 남녀들 어디서 본듯하다.... 멋쩍게도..
주둥이만 동동 뜨는 나는...
그래도 꼼수없이 어수룩하게 못났으니 정이 간다고 자위하며 뭐라도 먹으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