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공개된 퀴즈에 관심을 가져준 분들 모두 감사드린다. 정답을 맞힌 분에게 책 선물을 드리려고 한다. 미리 드리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정답은 숲 회원 7’이다. ‘우주지감카페에 책을 추천한 이유를 설명한 글을 남겼다. 그 글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 문학: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문학과지성사, 1989)

 

 

기형도 시인은 19603월에 태어나, 28세의 나이로 19893월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인이 세상을 떠난 직후에 첫 번째 시집이면서도 유고시집인 입 속의 검은 잎이 출간되었습니다. 비록 육체에 있는 젊은 영혼은 갑작스럽게 사라지고 말았지만, 그의 노트에 잠들어 있던 문학의 영혼은 한 권의 시집으로 부활하여 지금까지도 기형도라는 이름 석 자를 빛나게 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와 내년은 한 권의 시집이 된 시인을 기억할 수 있는 해입니다.

    

 

 

 

 

 

 

 

 

 

 

 

 

 

 

 

 

*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사, 2013)

* 기형도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문학과지성사, 2019)

 

 

2017이 작가의 책[] 7월 선정 도서가 한강 작가의 시집이라는 사실을 오늘 처음 알았어요. 역대 나를 관통하는 책읽기선정 도서 중에 시집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내년에 쌤들과 같이 시를 낭송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이왕이면 3월에. 원래는 올해 3월에 나온 시인 30주기 시 전집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를 추천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고민한 끝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인을 접근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책값도 가벼운 입 속의 검은 잎을 선택했습니다.

 

    

 

 

 

 

 

 

 

 

 

 

 

 

 

 

* 비문학: 김지혜 선량한 차별주의자(창비, 2019)

    

 

차별이라고 하면 보통 우리는 그건 정말 나쁜 행위야라고 생각하고, ‘차별주의자를 단순히 악한 사람이라고 규정합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에 익숙해지면 일상 속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차별 문제를 보지 못하게 됩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일상 속 차별 문제를 우리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착하다고 착각하는 나의 문제로 봅니다. 착하고 평범한 시민, 평등을 꿈꾸는 진보주의자, 심지어 성차별을 철폐하는 데 앞장서는 페미니스트도 차별의 가해자가 될 수 있으며, 흔히 힘없고 착한 사회적 약자라는 위치에 서 있는 차별받는 사람도 다른 사람을 차별하는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내 안의 차별주의자를 보게 만드는 거울 같은 책입니다. ‘나를 관통하는 책에 어울리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현재 우주지감은 이 작가의 책나를 관통하는 책 읽기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이 작가의 책2016년부터 시작된 모임으로, 한 작가의 작품 세 권 이상을 읽으면서 작가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모임 시간은 오전이다. 모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우주지감네이버 카페에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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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4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12-16 19:32   좋아요 0 | URL
최근에 <입 속의 검은 잎>을 다시 읽었어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시 몇 편 있어요. ^^;;
 

 

 

 

우주지감 숲 회원이면 내년 나를 관통하는 책 읽기모임을 위한 책 두 권을 추천할 수 있다. 일 년 동안 총 12회에 진행되는 독서 모임에 5회 이상 참여하고, 5개월 이상 모임에 불참하지 않은 회원은 숲 회원으로 등급이 상향될 수 있다. , 독서 모임에 자주 참석하는 회원은 숲 회원이 되는 것이다.

 

2018년 독서 모임에 총 11회에 참석했고, 올해는 총 10회에 참석했다. 그래서 올해에 이어서 내년 독서 모임을 위한 책을 추천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게 되었다. 한 사람이 추천하고 싶은 책의 분야는 정해져 있다. 문학 분야의 책 1, 비문학 분야의 책 1권이다.

 

추천 기간은 1112일부터 1130일까지라서 이미 종료되었다. 나를 포함해서 총 여덟 명의 숲 회원이 책을 추천했고, 한 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책 두 권을 추천했다. 그리하여 총 15권의 책이 나를 관통하는 책 읽기도서 후보가 되었다. 조만간 투표가 진행될 것이며 많은 표를 얻은 책이 내년 나를 관통하는 책 읽기도서로 확정된다. 열다섯 권의 책은 다음과 같다. 책을 추천한 회원의 실명을 여기에 공개할 수 없어서 숲 회원 1’, ‘숲 회원 2’로 표기한다. 이 중에 내가 추천한 책이 무엇인지 찾아보시라.

    

 

 

 

 

 

 

 

 

 

 

 

 

 

 

 

숲 회원 1

* 가쿠타 미츠요 종이달(예담, 2014)

* 데일 피터슨 제인 구달 평전(지호, 2010)

    

 

 

 

 

 

 

 

 

 

 

 

 

 

 

 

숲 회원 2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 년 동안의 고독(출판사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지만, 제목을 봐서는 문학사상사 판본으로 추정된다. 민음사 판본의 제목은 백 년의 고독이다)

 

*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역시 출판사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다)

    

 

 

 

 

 

 

 

 

 

 

 

 

 

 

 

 

 

숲 회원 3

*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민음사, 2004)

* 김형경 사람풍경(사람풍경, 2012)

    

 

 

 

 

 

 

 

 

 

 

 

 

 

 

 

 

 

숲 회원 4

* 안톤 체호프 체호프 단편선(민음사, 2002)

* 게랄트 휘터 존엄하게 산다는 것(인플루엔셜, 2019)

    

 

 

 

 

 

 

 

 

 

 

 

 

 

 

 

숲 회원 5

* 안경환 , 셰익스피어를 입다(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2)

*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어크로스, 2018)

  

 

 

 

 

 

 

 

 

 

 

 

 

 

 

  

    

 

숲 회원 6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민음사, 1998)

* 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뢴룬드 팩트풀니스(김영사, 2019)

    

 

 

 

 

 

 

 

 

 

 

 

 

 

 

    

 

숲 회원 7

*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문학과지성사, 1989)

* 김지혜 선량한 차별주의자(창비, 2019)

 

    

 

 

 

 

 

 

 

 

 

 

 

 

 

 

 

 

숲 회원 8

* 프랑수아즈 사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민음사, 2008)

 

    

 

 

열다섯 권의 책 중에 일곱 권은 가지고 있다. 백 년의 고독(민음사), 군주론(까치),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체호프 단편선(민음사),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입 속의 검은 잎,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이중에서 한 번이라도 읽은 책은 백 년의 고독, 군주론, 체호프 단편선,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입 속의 검은 잎등이다.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읽어본 적이 있는 책은 팩트풀니스선량한 차별주의자. 참고로 나는 예전에 읽은 책을 독서 모임 추천 도서로 선택했다. 그러면 내가 무슨 책을 골랐는지 짐작할 수 있겠는가? 정답은 내일 공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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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9-12-02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원 4입니닷

Angela 2019-12-02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 cyrus님 선호를 보면, 회원 7번일것같은데, 예전에 읽은책이라고 하셔서 2번으로 바꾸겠습니다~

cyrus 2019-12-03 20:59   좋아요 0 | URL
아쉽네요. 답을 바꾸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요... ^^;;

여름숲 2019-12-02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원 7같아요. 선량한 차별주의자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cyrus 2019-12-03 21:00   좋아요 0 | URL
정답입니다. 정답을 맞추신 분에게 책 선물을 드리려고 했어요. 제 답글 확인하셨으면 주소와 읽고 싶은 책을 비밀 댓글로 남겨주세요. ^^

slobe00 2019-12-03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다가..회원4에 한표 더요~

꼬마요정 2019-12-03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회원 2에 한 표 던질게요 ^^

다락방 2019-12-03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원 6 아닙니까?

초록별 2019-12-03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원8~~^^

잘잘라 2019-12-03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원 1 아니면 3, 둘 다 아니면 8입니다. 셋 다 아니라면 오답을 낸 댓가로 추천하신 책을 읽어보겠습니다. 만일 그래야한다면 회원 7이시기를 기대하며..

cyrus 2019-12-03 21:01   좋아요 0 | URL
정답을 맞추실 뻔했는데 정말 아쉽네요... ^^;;

stella.K 2019-12-03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짖궂기는...흥!

cyrus 2019-12-03 20:5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북프리쿠키 2019-12-03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번??

cyrus 2019-12-03 21:00   좋아요 0 | URL
정답입니다. 정답을 맞추신 분에게 책 선물을 드리려고 했어요. 제 답글 확인하셨으면 주소와 읽고 싶은 책을 비밀 댓글로 남겨주세요. ^^

cyrus 2019-12-03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간 장난스러운 퀴즈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모두 감사드립니다. ^^

2019-12-03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왜 지금 고전인가 - 서양고전 입문자를 위한 안내서
네빌 몰리 지음, 박홍경 옮김 / 프롬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불멸의 책. 장구한 세월 속에서도 오래도록 많은 사람에게 좋게 평가받아 읽히는 책. 우리는 그런 책을 고전(古典)이라고 부른다. 고전은 시대를 넘어 필독 도서 목록에 자주 이름이 올라가는 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생활 속에서 고전의 의미는 어른들조차 잘 읽지 않고 그저 이름만 아는 책이다. 이런 실정인데도 고전과 친하지 않은 어른들은 학생들에게 고전을 꼭 읽으라는 지시’를 내린다. 문제는 학생들이 읽고 싶어도 고전을 읽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서양 고전 번역본들이 대부분 성인에게도 만만찮은 분량과 내용이다.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펴낸 축약본이나 개론서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논술 시험 문제로 출제할 가능성이 높은 고전에 대한 중요 정보만 요약하여 알려준다. 결국, 학생들은 단 몇 줄로 요약된 고전의 심오한 내용을 외우기만 한다. 단기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암기한 내용은 머릿속에 오래 남지 못한다.

 

왜 지금 고전인가는 서양 고전을 읽고 싶으나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는(또는 왜 읽어야 하는지 모르는’) 독자들에게 단비가 되는 책이다. 이 책은 적어도 기존의 서양 고전 독서 입문서와는 다른 두 가지 특징을 지닌다.

 

첫째, 이 책은 서양 고전이 어떻게 상류층을 위한 정전으로써 특권적 지위를 얻게 됐고, 그 후로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의 교양서로 지금까지 살아남게 되었는지 살핀다. 이 책에서 언급된 고전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생산된 지식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는 서양 문명의 정점으로 평가받았고, 고대 고전은 유럽 엘리트라면 반드시 배워야 할 교육으로 인식되었다. 고전학자들은 지중해 문명이 남긴 문화적 유산에 감탄했고, 일부분만 알려진 고대 문헌들까지 번역하면서 널리 전파하는 일에 힘썼다. 그러나 고전 지식은 서양 문명의 우월함을 돋보이게 하는 장신구로 전락했으며 특정 계급(상류층과 식자층), 특정 인종(백인), 특정한 성별(남성)만 소유하고 공유할 수 있었다. 저자는 과거에 고전이 지배계층의 권위 유지를 정당화시키는 이념적 도구로 활용되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둘째, 이 책은 서양 고전의 가치와 고전 읽기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하지 않는다. 유독 고전 읽기를 강조하는 사람들은 고전 속에 현재를 사는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지혜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또 고전을 읽으면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그들은 고전 속에 있는 과거를 탐색하면 만 리 길을 내다볼 수 있다고 믿는다.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 과거의 고전을 공부한다? 얼핏 이런 말을 들으면 고전을 읽고 싶어지고,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리라. 하지만 저자는 고전이 우리에게 미래를 예언하는 지혜나 현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조언을 제공해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고전에서 세상을 읽을 수 있는 통찰력을 얻기를 바라지 마시라. 정말로 고전을 읽으면서 통찰력을 얻고 싶다면 고전 속 지식을 그저 흡입하기만 하는 기존의 독서 방식을 버려야 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고전은 새롭게 해석되어야 한다. 고전은 다음 세대의 독자들에게 지혜를 전달하기 위해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독자들의 새로운 해석을 기다리면서 살아남았다. 과거 사람들이 고전을 읽으면서 알게 된 지혜와 교훈은 다음 세대에게 공유되더라도 끊임없이 변하고 혁신이 일어나는 세상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면 쓸모없어진다. 고전의 가치는 시대가 변하면서 달라진다. 우리는 전문가가 강조하는 고전의 가치를 객관적이며 보편적인 진리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저자는 서양 고전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고전에서 긍정적인 영감을 이끌어내도록 길을 모색할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사람이 정확히 누구인지 언급되지 않았지만, 나는 그런 중대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반드시 고전학자 같은 전문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전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비판적인 해석을 시도하는 독자들도 할 수 있는 일이다. 고전을 잘 활용하는 것은 그것에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독자들의 태도에 달려 있다. 고전은 고전학자들의 보호를 받는 고귀한 정전(正典)이 아니라 우리 독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아야 할 책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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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9-12-0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전에 대한 과대평가에 공감해요.
고전뿐 아니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독서의 효용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는 데 일정 부분 반감도 생기더라구요. 그건 마치 자기계발서에서 얘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할 때 독서가 무언가의 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구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만 ㅎ

cyrus 2019-12-02 20:23   좋아요 1 | URL
예전에 독서모임에 참석했던 분이었는데 마치 고전학자처럼 고전을 분석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 분은 고전의 자유로운 해석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어요. 아마도 그 분은 고전을 정확하게 분석하면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신 것 같은데 그런 방식으로 읽으려면 고전 스터디 모임에 가는 게 맞아요. 독서 모임은 책을 읽으면서 공부하는 모임은 아니에요.. ^^;;
 
다이어트 신화
팀 스펙터 지음, 조호근 옮김 /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201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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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웰빙(Well-Being)의 뜻을 잘 모를 것이다. 웰빙에 대한 의미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육체적 · 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문화를 일컫는다. 이것을 쉽게 풀어보면 한마디로 잘 먹고 잘사는 법을 의미한다. 웰빙 열풍은 우리 사회가 산업화를 통해 경제성장이 열매를 맺어가면서 나타난 고도화된 소비문화의 일면이다. 식사하더라도 단지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몸에 좋은 영양가 있는 음식을 찾게 된 것이 바로 웰빙의 기본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웰빙이라는 단어를 신문이나 TV에서 찾을 수 없다. 더 이상 쓰지 않는 한물간 단어가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잘 먹고 잘사는 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여전하다. 10여 년 전 종합편성채널(종편)이 생긴 이후로 건강 정보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채널마다 프로그램명은 다르지만, 현대인들이 고질적으로 접하고 있는 각종 질병에 대한 상식과 극복 사례, 건강보조식품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물론 종편을 통하여 건강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종편의 건강 정보 프로그램은 건강보조식품을 노골적으로 광고한다. 종편 방송을 보면서 채널을 홈쇼핑 쪽으로 돌리면 어딘가에서 어김없이 쇼 호스트들이 나와 종편 방송에 나온 건강보조식품을 광고하며 팔고 있다. 이런 경우 종편 방송사와 홈쇼핑 업체는 이득을 보지만 소비자에게는 불이익이 돌아올 수 있다. 방송에서 소개했으니 안전하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건강식품으로 오해하거나, 충동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과연 몸에 좋은 식자재나 건강보조식품을 잘 먹으면 아프지 않고 잘 살 수 있을까? 잘 먹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식자재나 건강보조식품이라고 해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도리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대부분 사람은 꾸준한 운동과 철저한 식이요법을 병행하면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열심히 운동하거나 식이요법을 해도 이렇다 할 효과가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런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아서 다이어트에 실패한 것일까?

 

다이어트 신화는 현대인의 새로운 풍속이 된 건강 열풍의 숨은 진실을 폭로한다. 건강 정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의사들은 자신들이 제시하는 조언만 잘 따르면 누구나 건강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과 근거가 과연 옳은지는 제대로 검증된 적이 없다.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대부분의 다이어트 요법과 식이요법은 과학이 아니라 미신 또는 검증이 되지 않은 가설에 가깝다.

 

책 제목만 보면 효능이 과장되거나 잘못 알려진 다이어트 요법을 비판하는 책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건강 식단의 문제점도 다룬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식품을 살 때 식품성분표를 꼼꼼하게 들여다본다. 식품성분표는 식품의 원료와 음식 등 영양성분을 분석해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식품성분표를 믿지 말라고 당부한다. 식품의 영양성분을 고려해서 잘 먹는다고 해도 그 효과는 미미하다. 오히려 저자는 식품성분표에 없는 것에 주목한다. 그것은 바로 장내 미생물과 항생제. 저자는 장내 미생물 연구의 권위자다. 장내 미생물은 우리 몸에 있으면 안 되는 세균으로 취급받지만, 이들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 수백 조에 이르는 이 미생물은 소화 과정뿐 아니라 장내 건강, 심지어 면역 체계를 유지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장내 미생물은 우리 몸에 장기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는 존재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몸에 있어야 할 이 초미세 동반자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몇 가지 식품만 섭취하도록 강조하는 식이요법은 장내 미생물의 수를 감소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항생제는 식품이 아니므로 식품성분표에 없는 물질이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항생제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 항생제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장내 미생물의 수가 감소하고,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긴다.

 

책의 말미에 저자는 우리 삶을 최적의 효과를 불러오는 식품을 찾기 위한 여정이라고 말한다. 시대가 변할수록 상식의 유통기한은 줄어들 것이며 기존의 상식을 대체하는 새로운 상식들이 등장한다. 다이어트 요법과 식이요법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전문가가 알려주는 특정 다이어트 요법과 식이요법에만 의존하면서 살아갈 수 없다. 그것은 완벽한 상식이 아니다. 또 우리 몸은 모든 다이어트 요법과 식이요법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완벽한 몸이 아니다. 정말로 건강을 위해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인생의 동반자인 미생물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올바른 웰빙은 잘 먹으면서 미생물과 잘사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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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5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12-01 22:16   좋아요 0 | URL
요즘 유기농 식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유기농 식품으로 속인 가짜 제품을 파는 판매자도 많아졌어요. 유기농 채소를 제대로 먹으려면 직접 밭에 가서 재배해야 합니다.

transient-guest 2019-12-10 1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냥 골구루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답이라고 봐요.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결국 잘 먹고 잘 움직이는 것 아니겠습니까.ㅎㅎ

cyrus 2019-12-23 22:06   좋아요 1 | URL
맞아요. 요즘은 그냥 눕기만 하면 잠 들어요. 운동을 꾸준히 못하더라도 덜 눕고, 최대한 많이 움직여야겠어요. ^^
 

 

 

지난주 화요일에 대구 책방 서재를 탐하다(약칭 서탐’)의 운영 시간이 밤 830분까지 연장되었다. 밤에 책방이 열려 있는 날은 화요일과 수요일이다. 나머지 월요일, 목요일, 금요일은 원래대로 오후 430분까지 책방이 운영된다. 오전 1030분부터 오후 430분까지는 책방지기 정희 님이 책방을 지킨다. 화요일과 수요일 오후 430분부터 밤 830분까지 책방을 지키는 분은 우주지감멤버인 이도 님(이 시간대에 젊은 남자가 책방에 있는데, 그분은 이도 님의 배필이다)이다.

 

 

 

 

 

 

화요일과 수요일 야간에 책방이 열린다는 사실을 오늘 아침에 알았다. 이미 지난 주말에 서탐 공식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공식 블로그에 책방 야간 개장 관련 공지가 게재됐다. 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지 않았고, 네이버 블로그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책방 관련 소식을 뒤늦게 접하는 편이다.

 

 

 

 

    

오늘 서탐에서 읽은 책은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빌러비드. 이번 주 금요일에 진행되는 레드스타킹모임을 위해 읽어야 하는 책이다. 1부까지 읽어야 하는데, 1부만 270여 쪽에 달한다. 결국 책방에 한 시간 남짓 머물면서 딱 100쪽까지 읽었다. 만약 독서에 몰입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책방이 아닌 집에서 빌러비드를 읽었다면 100쪽까지 못 읽었을 것이다. 아니다! 아예 책을 펼쳐보지 않았을 수도 있다. 내 방에 도서관에서 데려온 수십 권의 책들이 날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저녁 식사를 하지 않고 바로 책방에 갔다. 적당한 포만감을 느끼고 싶어서 책방의 새 메뉴인 버터책빵살롱 라떼를 주문했다. 버터책방과 함께 커피를 주문하면 커피 값 1,000원이 할인된다. 빵 사이에 있는 고메 버터와 달콤한 수제 오렌지 마멀레이드가 만나서 생긴 적당한 단짠’의 맛이 매력적이다.

 

살롱 라떼는 서탐에 파는 음료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나는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는데, 서탐에 가면 꼭 살롱 라떼를 주문한다. 살롱 라떼에 연유가 들어 있다. 처음에 살롱 라떼 한 모금 마시면 커피 특유의 쓴맛이 느껴진다. 점점 마시다 보면 달짝지근한 연유의 맛이 느껴진다. 이 연유의 맛을 좋아서 살롱 라떼를 즐겨 마신다. 그래서 서탐에 독서 모임이 있는 날을 좋아한다. 이번 달 우주지감 모임 장소는 서탐이다.

 

이제 화요일과 수요일 저녁에 서탐에 방문하려고 한다. 책방에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글을 써본 적이 없다. 생활 패턴에 약간의 변화를 주고 싶다. 오늘 책방에 머물면서 글쓰기에 딱 좋은 자리 한 곳을 점찍었다. 벌써 다음 주 화요일과 수요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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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9-11-20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구 책방 투어도 가고 싶어지네요!

cyrus 2019-11-25 20:12   좋아요 1 | URL
제가 추천하고 싶은 대구의 책방은 ‘서재를 탐하다’와 ‘읽다 익다’입니다. 그밖에도 여러 개의 책방이 있습니다. ^^

psyche 2019-11-2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터책빵 맛있어 보여요! 책방에서 책 읽으면서 맛난 빵에 커피라니 저도 해보고 싶네요.

cyrus 2019-11-25 20:13   좋아요 1 | URL
책방에서 소소하게 시간을 보내면 기분이 좋아져요. 내일이면 화요일이네요. 책방에 또 가보고 싶어요. ^^

2019-11-21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11-25 20:25   좋아요 0 | URL
자주 가보지 못한 책방의 폐업 소식을 들으니 정말 아쉬워요. ‘대구 달서구 책방’이라고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파이데이아’라는 이름의 책방이 있어요. 이 책방도 서탐처럼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책과 커피를 팔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