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덩! - 완전한 휴식 속으로
우지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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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들은 정말 좋았으나 본문글은 사족같이 느껴졌다.
프롤로그와 그림들, 그림이나 화가에 관한 정보성 글로 구성되었으면 더 좋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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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제임스 - 문명의 한복판에서 만난 코스모폴리탄 클래식 클라우드 32
김사과 지음 / arte(아르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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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읽기 시작했는데.. 철창에 갇혀야지 왜 자꾸 갖히나요..이 정도 맞춤법도 안 고치고 책을 내시나요..
클클 시리즈 좋아하는데, 뒤로 갈 수록 대상인물과 잘 맞을 것 같은 저자를 선정하시는 게 아니라 되는 분 아무나 써 주세요 하는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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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기타 사건부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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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있어요. 후속작이 기다려집니다. 170쪽부터 여러번 나오는 채질이라는 단어는 체질의 오타가 아닌지 궁금합니다. 202쪽 기타가 말길을 못 알아먹네. 말귀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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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잠든 숲 1 스토리콜렉터 5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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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시리즈를 번역한다면 이전 번역본을 읽어보고 좀 맞춰야하는 게 아닐까. 시리즈 중 이 책만 인명도 말투도 튀어서 신경쓰인다. 편집자가 통일시킬 수도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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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인지 과학자 스티븐 핑커가 모르는 것,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참지 못하는 인간 정신의 부분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좋은 예술이란 무엇인가?'처럼 명확한 답을 내기 어려운 흐물흐물한 문제에 직면할 때면 우리의 정신은 그 불편함을 감추려고 헛소리를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31

 

 

최근에 심리학자 제임스 커팅은 사람들을 특정한 이미지에 노출하는 것만으로도 동일한 이미지에 대한 선호를 형성하게 한다는 것을 몇 가지 연구를 통해 증명했다. 그는 인상주의 회화를 담은 사진들을 활용한 일련의 실험에서 실험 참가자들이 자기가 좀 더 정기적으로 노출되었던 그림들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참가자들은 상당히 비슷한 그림이나 심지어 더 유명한 그림들에 대해서도 더 강한 선호를 보였다. 31-32

 

 

 

예술의 질을 결정하는 척도 가운데는 아주 황당한 것도 있다. 소더비에서 일하는 필립 후크의 말에 따르면 항상 빨간 그림들이 가장 잘 팔리고 그 뒤를 이어 흰 그림, 파란 그림, 노란 그림, 초록 그림, 검은 그림 순서로 팔린다고 한다. 물론 오래된 빨간 그림이라는 점만으로 가장 비싼 그림이 되는 건 아니다. 그리고 어떤 미술 작품이 소더비의 경매대에 올랐다는 건 그 예술가가 이미 가치를 입증받은 사람이라는 의미다. 36

 

 

 

수집가들은 예술로써 위신을 살 수 있는 면이 있다, 그들의 부는 뭔가 의심스러운 출처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지만, 가치가 확실한 예술품이나 문화적으로 매우 높은 위치를 차지하는 난해한 예술품을 사들이면, 오래전 후원자들이 대성당의 예배당 건축에 돈을 댐으로써 이미지에 광을 냈듯이 그들의 이미지도 덩달아 좋아질 수 있다. 41

 

 

 

재능있는 신진 예술가는 유명한 예술가와 같은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여는 것만으로도 혜택을 입는다. 2012년에 나는 거물급인 화이트 큐브에서 아직 학교를 졸업하지도 않은 에디 피크의 전시회를 보았다. 그는 경력의 중반에 이르러 존경받고 있던 게리 흄, 현대 미술의 노장 척 클로스와 나란히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41

 

 

 

에디 피크 , romance and cigarrettes

 

 

 

 

에디 피크,  Girlfriends-and-Boyfriends

 

 

 

 

 

 

 

게리 흄의 작품들

 

 

 

 

 

 

 

 

 

 

 

 

척 클로스의 작품들

 

 

 

 

 

 

물론 한 번 쌓인 명성이 계속 유지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2003년에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큐레이션을 맡았던 프란체스코 보나미는 극사실주의 인물상으로 유명한 예술가의 이름을 따서 '두에인 핸슨 신드롬'이라는 것을 제시하고 그것을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이런 이론을 갖고 있다. 어떤 예술 작품이 만들어질 때 그것이 중요한 작품인지 아닌지는 문제가 아니다. 어떤 작품에는 먼지가 쌓이고 어떤 작품에는 파티나가 낀다. 내가 보기에 두에인 핸슨한테는 먼지가 수북이 쌓였다. 특정 시기에 속하는 조각상들을 보면 한때는 중요한 작품이었지만 이제는 먼지만 앉은 게 보인다. 거기에는 파티나가 끼지 않은 것이다."

파티나 : 금속 표면에 세월이 지나면서 쌓이는 녹색 녹(녹청)이나 나무나 가죽을 오래 사용하여 생기는 윤기로, 오래될수록 더 가치 있어 보이게 하는 은근한 고색이라는 의미다.48

 

 

 

 

 

두에인 핸슨의 극사실주의 조각들

 

 

 

 

 

 

진지함을 부여하고 지키는 방법 중 하나는 언어를 통하는 것이다. ... 그런데 원래 예술계는 일상 언어의 명료성을 몹시 꺼리는 것같은 모습을 자주 보인다.

.... 사회학자 알릭스 룰과 예술가 데이비드 리바인은 공공기관들에서 개최한 동시대 미술 전시회의 수천 가지 보도자료 텍스트들을 언어 분석 프로그램에 넣어 돌린 후, 그들이 '국제 예술 영어'라고 명명한 것에 관한 논평을 내놓았다.

"국제 예술 영어는 평범한 영어에는 명사가 부족하다는 점을 비판한다. '시각적인'은 '시각성'이 된다. '전 지구적'은 '전 지구성'이 되고, '잠재적인'은 '잠재성'이 된다. 그리고 '경험'은 물론 '경험 가능성'이 된다." 그들은 어딘지 비전문가가 프랑스어 문장을 번역해 놓은 것처럼 들리는 이런 종류의 텍스트들을 읽을 때 우리가 느끼는 형이상학적 멀미를 묘사했다. (ㅋㅋㅋㅋ)

 

1960년대 미술 비평에서 시작된 이 국제 예술 영어는 예술을 평가하는 일부 저술가들의 권위를 부풀려 주었다. 우리도 읽어 봐서 알지만 그런 언어를 구사하는 건 아주 진귀한 능력이다.

.... 국제 예술 영어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그 뜻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그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내리는 평가는 충분한 교육을 바탕으로 나온 게 아니므로 확신할 수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평가를 내리려면 그 언어를 이해해야만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나는 여러분에게 꼭 말하고 싶다. 전혀 그럴 필요 없다고 말이다. 49-51

 

 

 

 

1960년대 팝아트는  소비주의를 미술에 접목시킨 것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어떤 면에서는 전통적인 예술처럼 보였다. 오늘날에는 데이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다카시 등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예술가들에 의해 새로운 예술 브랜드가 하나 생겨났는데 그 특징은 호사스러운 마무리, 이해하기 쉬운 형상, 터무니없는 가격이다. 52-53

 

 

 

 

제프 쿤스의 작품들

 

 

 

 

 

 

 

 

은행들도 예술이 견고한 자산군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심지어 그들은 금고에 예술품을 위한 작은 공간도 따로 마련해 두고 있다. 은행들은 당신의 은과 와인과 예술품과 금을 흔쾌히 관리해 줄 것이다 (이미 SWAG라고 그것들을 아우르는 두문자어도 있다). 54-55

 

 

 

 

 

그러므로 예술일 수 없는 게 어떤 것인지 단언하는 것은 꽤 만만치 않은 일이다. 오늘날에는 그 경계선들이 끊임없이 이동한다. 우리는 예술의 탈역사적 상태, 무엇이든 허용되는 상태에 있다. 그러나 예술의 한계들이 더 유연하고 더 흐릿해졌을 뿐, 예술일 수 있는 것과 예술일 수 없는 것을 가르는 경계선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 내가 지적인 기억과 정서적 기억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는 이유는 예술일 수 있는 것의 경계선들에 대한 지적 이해와 정서적 이해가 다소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이 새롭게 이뤄졌는지를 머리로 이해하는 것은 순식간에도 가능하다. 하지만 정서적 수준에서 큰 변화를 충분히 이해하는 데는 몇 년, 심지어 몇 세대가 걸릴 수도 있다. 62-63

 

 

 

 

 

예술과 예술 아닌 것을 가르는 여덟 가지 경계

 

1. 그것은 갤러리 혹은 예술의 맥락 속에 있는가?

 

...터너 상 수상자인 키스 타이슨은 언젠가, 이미 갤러리에 있는 물건들을 그 스스로 '마법적 활성화'라고 부르는 자신의 힘을 써서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시킨 적이 있다. 이를테면 전등 스위치를 보고는 '묵시록적 스위치'라고 부르고, 전구를 보고는 '인식의 전구'라고 부르는 식이다. 그는 자신이 예술가로서 지닌, 사물들을 예술로 지정할 수 있는 힘을 사용한 것이지만, 그것은 예술의 맥락 안에서 행해진 일이었다. 86-87

 

 

2. 그것은 다른 무언가의 따분한 버전인가?

 

3. 그것은 예술가가 만든 것인가?

 

4. 사진

 

1990년대에는 전시회들 둘 중 하나는  사진 전시회인 것 같았다. 그런데 어떤 사진이 예술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구분하는 걸까?

1990년대에 예술 사진을 분간하는 법은, 첫째 사진 속에서 아무도 미소 짓지 않을 것, 둘째 사진 속 인물들이 되도록 연극적인 태도로 거들먹거리고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예술 사진임을 알려주는 더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사진의 크기였다. 당시에 예술 사진들은 엄청나게 컸는데, 그 큰 크기 때문에 그 사진들은 스냅사진이나 포토저널리즘보다는 회화와 더 비슷하게 보였다. 92-93

 

나는 아주 유명하고 탁월한 사진가 마틴 파에게 다른 종류의 사진들과 구분되는 예술 사진의 정의를 알려 줄 수 있냐고 물었다. 그는 거의 농담처럼 이렇게 말했다. "흠, 2미터가 넘고 가격이 다섯 자리수가 넘는 거요."

곰곰 생각해 보니 그건 실제로 아주 정확한 정의 같았다. 안드레아스 구르스키같은 유명한 사진가들은 그렇게 거대한 사진을  만드는데, 그중에는 가로 4미터 세로 2미터나 되는 것도 있다. 구르스키가 촬영한 라인강 사진의 가격은 역대 모든 사진 중 가장 비싼 450만 달러다.

 

구르스키, 라인 강

 

 

 

구르스키, 99센트 스토어

 

 

 

 

 

 

5. 한정판 검증법

 

 

6. 핸드백과 힙스터 테스트

 

 

수염을 기르고 안경을 쓰고 싱글스피드 자전거를 끌고 온 사람들이나 커다랗고 멋진 핸드백을 든 특권층 사모님들이 무언가를 쳐다보면서 자기가 보고 있는 것 때문에 뭔가 어리둥절하거나 혼란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면, 그것은 아마 예술 작품일 것이다.

 

 

...또 하나 유심히 살펴야 하는 것은 줄이다.

요즘 사람들은 예술을 보러, 특히 아이들이 주위에서 기어다닐 수 있고 당신이 그 앞에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셀카를 찍을 수 있는 참여예술을 보러 줄 서는 걸 아주 좋아하기 때문이다.

구경거리, 그것도 공공의  구경거리에 대한 수요가 있다. 나는 이를 '테마공원 더하기 스도쿠'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우선 예술에서 매우 특이하고 흥미진진한 경험을 하고 싶어 한다. 그것이 만족되면 그다음에는 그 예술이 무엇을 다루는가, 라는 수수께끼도 좀 풀어 보고 싶어 한다. 96

 

 

이런 유형의 예술을 떠올릴 때 종종 연상되는 또 한 명의 예술가는 리암 길릭이다. 색색깔의 투명 아크릴판으로 만든 그의 구조물들은 관객의 상호작용을 촉진할 의도를 품고 있다. 97

 

 

 

 

리암 길릭의 작품들

 

 

 

7. 쓰레기 하치장 테스트  

 

테스트 대상인 예술 작품을 쓰레기 하치장에 두었을 때, 지나가던 누군가가 그것을 보고는 왜 예술품이 버려져 있는지 궁금해하는 경우에만 그것은 예술 작품의 자격을 갖춘 것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많은 좋은 예술 작품들이 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것인데, 그것은 쓰레기 하치장 자체가 예술 작품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ㅋㅋㅋㅋㅋㅋ)

1960년에 장 팅겔리는 <뉴욕에 대한 오마주>라는 작품을 만들었따. 그것은 금속을 조립해 만든 커다란 기계 구조물이 스스로 파괴하여 고철더미가 되어 버리는 작품이었다. 많은 예술가들이 파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러니 이 테스트는 그리 믿을 만한 게 못 되지만 그래도 나는 아주 마음에 든다. 100

 

 

 

 

 

8. 컴퓨터 아트 테스트

 

....예술은 우리를 답답함과 이도 저도 아닌 모호함의 상태 속에 가둬서 그러한 만족을 유예시키며, 그럼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단순히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멈춰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다. 101-102

 

 

 

 

 

예술은 여전히 창의력의 각축장이다. 그러나 나는 더 이상 혁명과 반란과 대격변이 예술을 정의하는 개념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100년 전에 예술은 혁명이라는 개념과 거의 동의어였다. 현대미술 전시회에 간 사람들은 충격을 받고 불쾌함을 느꼈으며 그림을 '야수'라고 불렀다.

 

... 그러나 지금 우리는 그 개념으로부터 1세기나 지난 시점에 있다.  .... "이제 아방가르드는 특정 시대에 속한 양식이 되었다." 113 -114

 

 

 

 

한 전시실에서는 전성기 빅토리아 시대의 화가 알마타데마가 1909년에 그림 그림과, 팝아티스트들보다 훨씬 오래전에 신문에 실린 사진들을 그림에 사용한 선구적 예술가 발터 지커르트가 1906년에 그린 거친 인체 소묘가 가까이 걸려 있었다.

 

 

 

 

 

알마 타데마의 그림들

 

 

 

 

 

 

 

 

 

 

 

발터 지커트의 그림들

 

 

 

 

 

 

 

1990년대 전시실에는 레온 코소프의 물감을 두껍게 칠한 불안한 도시 풍경과, 브리짓 라일리의 색색이 알록달록 다채로운 기하학적 회화, 한 벽 가득 썩어 가는 꽃들로 장식한 안야 갈락시오의 개념 예술 작품, 그리고 볼프강 틸만스의 겉으로는 일반적으로 보이는 사진이 한데 모여 있었다.  121-122

 

 

 

 

 

 

 

 

레온 코소프의 그림들

 

 

 

 

 

 

 

 

브리짓 라일리의 그림들

 

 

 

 

 

 

 

 

안야 갈라치오의 설치 작품

 

 

 

 

 

 

 

볼프강 틸만스의 사진들

 

 

 

 

 

한편 예술계에서 전복적이 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기도 하다. 최근에 예술가가 한 가장 반항적인 행위가 있다면 트레이시 에민이 보수당을 지지한 것을 꼽을 수 있다. 125 ㅋㅋㅋ

 

 

 

 

 

 

 

 

 

 

트레이시 에민의 작품들 (마지막 텐트 안에는 1963-1995까지 자신과 같이 잔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있음) 

 

 

 

 

 

과거의 충격적인 몸짓들도 금세 상품으로 변모한다. 1960년에 프랑스의 개념예술가 이브 클랭은 <인간측정학>이라는, 지금은 아주 유명해진 퍼포먼스를 했는데 당시로서는 대단히 충격적인 시도였다. 그는 누드모델들의 몸에 자신이 만든 유명한 파란 물감을 바르고 그들의 몸을 캔버스에 찍어 작품을 만들었다. 이것은 당시에 굉장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금도 그럴까?

'러브 이즈 아트'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바디페인트와 캔버스가 포함된 키트를 파는데, 사랑을 나누면서 그 키트를 이용해 예술 작품도 만들 수 있다고 설명되어 있다.

한마디로 1960년대의 급진적 미술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세대를 위한 난잡한 유희적 라이프스타일 소품이 된 것이다. 126-127

 

 

 

 

 

 

이브 클랭의 '인체 측정' 

 

 

 

 

 

아이러니가 문제인 건, 그것이 모든 관점에서 살펴보고 온갖 것을 무척 정교하게 헤아려 본 뒤에 나온 최종 결과인 것 같은 모양새를 취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러니를 삼가려 하면당신은 그 대상에 대해 치열하게 생각해 보지도 않은, 다소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처럼 보이게 되는 위험에 처한다. 134

 

 

어찌되었든 예술가는 진짜여야 한다. 다시 말해 예술가는 견실하고 진지하고 진실하게 작품에 임해야 하며 그 자질들을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 137

 

 

그들은 자신들이 후원하던 테이트 갤러리가 모빌 오일의 기업 정책에 비판적인 관점을 취한 뉴욕의 예술가 한스 하케의 작품들을 전시하자 법정 소송으로 위협했다. 141

 

 

 

 

 

 

한스 하케의 작품들 

 

 

 

 

후원자의 심기를 거스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기관들에게, 나아가 예술가들에게 자기검열을 유도할 수 있다.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은 이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모든 예술가는 자기에게 먹이를 주는 손을 물어야 한다. ... 단, 너무 세게 물진 말고." 141

 

 

 

 

그러나 만약 우리가 정말로 예술의 최종단계에 와 있는 거라면, 나는 예술철학자 아서 단토의 말을 인용하며 긍적적인 분위기로 마무리하고 있다.

"선언문들의 시대가 정치적으로 인종청소와 나란히 갔다면, 다원주의의 시대에는 우리에게 관용적 다문화주의라는 모델이 있다." 148

 

 

 

 

 

동시대 예술 작품을 마주할 때 아직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내가 종종 활용하는 사고 운동을 시도해 보시라. 1세기쯤 지나서 누군가가 그 작품을 감정받으려고 22세기판 <진품명품>에 내놓았을 때 어떤 대화가 오고갈지 상상해보는 것이다. 나는 이 방법으로 톡톡히 효과를 봤다.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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