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에 새로운 헌책방의 위치를 발견했습니다. 책방 이름이 ‘책가방’입니다. 이곳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인터넷 검색을 계속해봤습니다. ‘책가방’은 대구시 달서구 본동에 있습니다. 이곳을 소개한 지역신문 기사 한 건 있었습니다. 기사 내용에 따르면 부부가 13년째 책방을 운영했다고 합니다.

 

[“헌책엔 추억이 쌓이고 쌓였죠” 13년째 헌책방 운영 황종미씨]

(영남일보 2016년 3월 2일)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60302.010160753100001

 

 

 

 

 

 

 

 

어제 ‘책가방’을 직접 가봤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책방 이름이 적힌 간판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책방을 찾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부성빌딩 건물을 찾으면 됩니다. 그 건물 옆에 책방이 있습니다.

 

 

 

 

 

 

 

 

 

‘책가방’은 헌책방이라기보다는 중고책방에 가깝습니다. 제 눈에는 상당히 오래된 책은 많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판타지 소설, 로맨스소설, 만화, 라이트노벨 등 취급하는 중고책방이었습니다. 이 책들 앞표지나 뒤표지에 보면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동네책방 또는 만화 대여점 이름과 바코드가 적힌 라벨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영화 비디오테이프와 DVD 자료도 있습니다.

 

저처럼 인문 서적, 일반 소설, 사회과학 서적 등을 찾는 분이라면 ‘책가방’에서 원하는 책을 찾기가 ‘아주’ 힘들 것입니다. 저는 3시간 정도 책방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꼼꼼하게 살핀 끝에 제 취향에 맞는 책 세 권을 골랐습니다. 혹시 만화를 구하고 싶은 분은 책방에 방문하는 것보다 책방에 전화를 걸어 문의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화 혹은 온라인 주문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책방 주인이 관리하는 온라인 책방 웹사이트 주소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책방에 다시 방문하게 되면 주인장에게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책방에 반려견 한 마리 살고 있습니다. 책방 부부 주인장과 함께 사는 녀석입니다. 반려견은 곱슬곱슬한 갈색 털의 푸들입니다. 이름이 있을 텐데, 이름이 뭔지 주인장에게 여쭤보지 않았습니다. 저는 책을 살피는 중에, 갑자기 푸들 짖는 소리에 깜짝 놀랐습니다. 아무래도 책방에 방문하는 손님이 많지 않아서 푸들이 외부인의 등장에 많이 놀랐던 것 같습니다. 저를 향해 개가 왕왕 짖든 말든 눈으로 책장을 살폈습니다. 푸들은 제가 보일 때마다 짖어댔습니다.

 

 

 

 

 

운 좋게 이곳에서 법정 스님의 책을 만났습니다. 조선 중기의 승려 휴정(서산대사)이 지은 《선가귀감》을 법정 스님이 우리말로 풀어쓴 것입니다. 절판된 법정 스님의 책의 중고가 액수는 정가 금액보다 높습니다. 저는 이 책을 사기 전에 가격이 얼마 나오는지 예상해봤습니다. 책값은 주인 마음입니다. 아주 구하기 힘든 책이라서 중고가 금액을 최대 3만 원까지 생각했습니다. 혹시 이 책을 사지 못할까 봐 기록을 남기는 차원에서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 책을 계산대에 올려놨습니다. 다행히 중고가가 만 원이었습니다.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책 상태가 비교적 좋아서 최소 2만 원으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중고가 만 원이면 지갑에 부담 주지 않은 액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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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1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11 15:57   좋아요 1 | URL
그럴 수도 있겠어요. 제가 갔던 책방이 온라인 주문 위주로 운영된다면, 알자배기 책은 거의 다 판매되었을 겁니다. ^^;;

sslmo 2016-12-12 14: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떡하죠?
저 슬램덩크 시리즈도 가지고 있고, 그 밑 책꽂이의 책들도 거의 (스위프트 입문이랑 혼자뜨는 달이 빠지네요) 거의 가지고 있네요.
서점도 헌 책방도 아니고, 일반 가정집에서 이래도 된단 말입니까?
누가 저 좀 말려줘요~~~@@

cyrus 2016-12-12 17:16   좋아요 1 | URL
제가 그동안 ‘책 덕후’ 양철나무꾼님을 제대로 못 알아봤군요. 서재가 더 넓은 공간이 되면, 슬램덩크 만화 소장하고 싶습니다. ^^

fledgling 2016-12-12 14: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왕 보물을 찾으셨군요. 노력한 보람이 결실을 맺었네요.
<나오미와 가나코>가 눈에 띕니다. ㅎ

cyrus 2016-12-12 17:18   좋아요 1 | URL
이 때 간 건 노력했다기 보다는 운이 정말 좋은 편이었습니다. 만화, 판타지소설이 가득한 곳에서 법정 스님의 책이 나올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ㅎㅎㅎ

제 생각에는 책방에 만화, 판타지소설, 라이트노벨 마니아들이 좋아할 만한 책들이 더 있을 겁니다. ^^
 

 

 

어제저녁 6시부터 서구청 앞에 촛불 집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퇴근하자마자 서구청으로 향했습니다. 서구청에 도착해보니까 6시 35분이었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요? 사실 집회라고 하기에 민망한 분위기였습니다.

 

촛불이나 피켓을 든 어른들의 수가 많지 않았습니다. 어제 집회를 주최한 서구주민연대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분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있었습니다. 제가 장소에 도착하니까 한창 노래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인도 위에 스무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집회 날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고등학교 앞에서 걸려 있었는데요, 고등학생들이 그 플래카드를 보고 모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촛불을 든 학생들이 없었습니다. 이 학생들도 TV에서 보던 집회를 생각하고 왔는데 그것과 완전히 다른 분위기에 의기소침했을 겁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집회가 처음이라서 낯설고 신기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소규모 집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습니다.

 

서구청 앞 인도는 버스정거장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집회 장소에 대해 걱정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인도가 좁은데다가 그곳에 10명 정도의 인원만 모여 있어도 지나갈 틈이 없습니다. 집회 인원을 최대한 많이 모이기 위해서 집회 장소를 서구청 뒤편에 위치한 공원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스정거장 주변에 아주머니 한 분이 서서 집회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혼잣말하듯이 집회를 부정적으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분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일부러 집회 장소에 찾아온 샤이 박근혜 성향의 동네 주민이거나 박사모 소속 회원처럼 보였습니다. 이 아주머니는 10분 내내 계속 박근혜를 옹호하는 말만 했습니다. 촛불 집회를 공산주의 국가에서 나올 법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집회에 구경하는 학생들을 공부하기 싫어서 집회에 왔다는 식으로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박근혜를 규탄하는 언론도 못 믿겠다고 합니다. 간혹 이런 어른을 만나곤 합니다. 대구에는 생각이 꽉 막힌 어른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주머니의 잔소리(?)가 듣기 싫은 건지 한 여학생이 일침을 가했습니다.

 

"아주머니, 집회가 마음에 안 들면 보지 말고, 그냥 가세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질 뻔했으나 주변 학생들과 어른들이 말려서 말다툼으로 번지지 않았습니다.

 

대구가 새누리당과의 인연을 끊는 길은 요원해 보입니다. 집회에 모인 학생들에게 정말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누리당을 지지한 어른들은 자신들의 선택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못할망정 집회에 구경하는 학생들을 마치 집회에 선동당한 학생처럼 말하면서 꾸짖느라 바빴습니다. 이 학생들이 왜 집회에 모였을까요? 어른들은 이 상황을 불러일으킨 심각한 원인을 알려고 하지 않은 채 회피할 뿐입니다. 저는 소규모 집회 분위기가 낯설어서 뭘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물론, 저도 어제 잘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저 역시 집회를 구경만 하고 떠난 소심한 어른이었으니까요. 어제 일이 부끄러워서 이렇게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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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9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09 12:29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일부 대구에 거주하는 어른들은 대구가 전국에서 알아주는 도시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박정희 향수와 박근혜의 고향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대구도 젊은 사람이 떠나가고, 보수적인 중장년층만 남게 되면 대구는 점점 쇠퇴할 겁니다.

잠자냥 2016-12-09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답하네요... 대구는 왜 그토록 그 사람을 지지하는 걸까요? 인간의 이성이 작동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cyrus 2016-12-09 12:30   좋아요 0 | URL
저조차도 그렇게 느껴집니다. ㅠㅠ

꼬마요정 2016-12-09 12: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바뀌지 않겠습니까. 믿고 자랑스워하던 대상이 쓰러지는 걸 받아들이는 건 힘들지만, 대부분이 아니라고 하면 언젠가는 바뀌리라 생각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말이지요. 내가 사는 시대에 꼭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내 다음 세대에라도 바뀐다면, 한 걸음 한 걸음 발자국을 남기는 게 의미가 있지 않겠습니까.

cyrus 2016-12-09 16:53   좋아요 2 | URL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꼬마요정님의 말씀을 듣게 되니까 힘이 납니다. 마침 탄핵 가결 소식까지 듣게 돼서 기분이 한결 좋아졌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2-09 1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성 반박근혜전선을 구축하는 분들 보면 오히려 대구분들이 많습니다..골통 보수 지역구인 만큼 그만큼 강성 반골 기질인 분들도 많죠. 부끄러워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희 집은 온통 친박근혜계입니다. 제가 부끄럽습니다.

cyrus 2016-12-09 16:58   좋아요 0 | URL
곰발님이 한 달 전부터 박근혜와 새누리당, 최순실을 비판하는 심정을 이제야 이해했습니다. 제 주변에 정신 못 차리는 사람들 만나니까 답답해 미칠 노릇이었습니다. 탄핵 가결 이후에도 여전히 박근혜를 옹호할 겁니다. 오늘 탄핵 가결 소식에 안도감이 듭니다. 광화문과 청와대 앞에 모인 시민들 덕분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transient-guest 2016-12-09 1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폭력은 나쁘지만 미친 x에겐 매가 약이라는 생각 이럴때 합니다

cyrus 2016-12-09 17:03   좋아요 0 | URL
박사모들도 폭력을 쓰고 싶어할 겁니다. 박근혜를 보호하려고 계엄령하자는 말까지 나왔으니 그들의 수준 안 봐도 압니다.

북프리쿠키 2016-12-09 2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같은 대구에 살지만
이젠 변해야 될때라고 생각합니다.
대구시민도 이번 사태에 많은 부분에 대해
겸허하게 반성해야한다고 봅니다

cyrus 2016-12-09 21:37   좋아요 0 | URL
헌재가 박근혜 탄핵을 내려도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 시민들은 새누리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록 입지가 줄어들었지만, 대구 경북 시민들은 최경환을 지지할 것입니다. 대구 경북 출신의 친박 새누리당 인사들은 다시 한 번 지지세력 결집을 노력할 겁니다.
 
10월 항쟁 - 1946년 10월 대구, 봉인된 시간 속으로
김상숙 지음 / 돌베개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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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 못 살겠다, 쌀을 달라!”

 

(《10월 항쟁》 70쪽)

 

 

1946년 10월 1일 노동자를 비롯한 빈민들이 대구부청(현재 대구시청) 인근에 모여들었다. 빈민들은 오랫동안 굶주렸다. 광복 직후, 대구에 정착한 미군정은 식량난을 해결하지 못했고, 자신들의 힘을 강화하기 위해 친일 보수 세력을 끌어들이기에 바빴다. 최악의 상황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빈민들은 미군정에 향한 불만을 표출하기에 이르렀다. 과거에 ‘대구 10·1 폭동’으로 알려진 ‘대구 10월 항쟁’의 시작이었다. 오후에 들어서자 시위 군중은 4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대치하던 경찰이 끝내 발포했다. 격렬한 대치 속에 경찰의 발포로 민간인 1명이 사망하자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에 분노한 군중과 파업 노동자들은 다음날에도 대구부청과 대구역 광장으로 모여 시위를 벌였다. 그들을 해산시키려는 경찰이 또 한 번 총을 쐈다. 경찰의 위협에 희생된 민간인은 스무 명 이상이었다. 미군정은 대구에 계엄령을 선포했고, 몇 시간 만에 시위가 진압되었다. 그러니 민중 항쟁은 경북으로 번져 멈추지 않았다.

 

우파는 대구 항쟁을 ‘폭동’으로 규정지었다. 이 사건은 폭동의 요소와 항쟁의 요소가 때와 곳에 따라 혼재되어 있어 한마디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그러나 빈민과 학생 그리고 노동자 등 계층을 초월한 민중이 참여한 이 이틀 동안의 시위는 ‘지역 민중 운동’이다. 즉 지도부 없이 민중이 능동적으로 전개한 대중 운동이다.

 

 

 

 

 

 

그런데 최근에 공개한 국정교과서에는 대구 항쟁을 공산주의자들의 선동으로 일어난 것처럼 소개했다. 이는 민중 항쟁의 의의를 무시하고, 왜곡했다. 대구 항쟁은 소련은 물론, 광복 직후 당시 대구에 조직 활동을 펼친 조선공산당 중앙조직의 개입이 없었다. 현재로썬 조선공산당 중앙조직이 대구 항쟁을 지도한 사실을 증명해주는 사료가 남아 있지 않다. 운동의 주체를 좌파적 시각으로만 바라본 탓에 대구 항쟁의 진상을 규명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총탄에 맞아 숨진 일부 희생자의 이름이 잊혔다. 언급하는 일 자체가 금기였다. 뒤이은 한국전쟁과 군사정부 시절, 그들의 후손은 조상의 죽음을 하소연하지 못했다. 해방공간부터 진행된 반공주의와 공산주의라는 극단주의의 갈등이 민중 운동의 흔적을 제거한 이유이다. 항쟁과 한국전쟁 전후 무고한 많은 민간인이 군경이나 인민군에 끌려가 죽임을 당했지만, 반공주의에 의한 트라우마 때문에 누구도 감히 학살의 얘기를 드러낼 수 없었다.

 

대구 항쟁, 경북 일대에서 일어난 민중 봉기 그리고 1948년 여순 사건 등을 진압하고 수립된 남한 정부는 반공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포장함으로써 지배할 수 있었다. 1987년 6월 시민항쟁까지 반공은 군정의 지배 이데올로기로 작동했다. 이 때문에 대구에 극단주의 반공주의가 내면화돼 좌익 운동의 중심지로서의 역사마저 완전히 잊혔다. 1960년대 이후의 한국 현대사에 익숙한 사람들은 대구를 ‘보수의 성지’로 생각한다. 요즘 대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최악이다. ‘나라를 엉망진창으로 만든 지도자가 태어난 지역’, 그리고 그 지도자를 뽑아주고, 열렬히 그 지도자를 찬양하는 ‘꼴통’ 시민들이 사는 지역. 다른 지역 사람들은 늘 ‘1번’으로 향하는 대구 민심을 싫어한다. 그렇지만, 미군정이 대구를 완전히 지배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조선공산당과 조선인민당 등 좌익 세력의 정당 조직이 활동했다. 그뿐만 아니라 좌우세력이 함께 건국 운동 준비를 시도한 적이 있었고, 공동으로 정치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대구에 짧게나마 이념적 갈등을 넘어선 대중정치가 안정적으로 정착된 시절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속절없이 흘러간 과거가 너무나도 아쉽게 느껴진다. 미군정과 친일 세력이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대구가 좌우 세력이 공존하여 민중을 위한 정치문화가 본격적으로 싹 틔우기 시작한 지역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현재 유럽의 정치무대처럼 대구에 자유롭게 활동하는 진보세력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대구,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뿌리는 영광스럽지도 건강하지도 않다. 한마디로 말하면 썩었다! 불행하게도 대구와 대한민국은 미군정과 친일파들이 지배해왔다. 1946년 10월 이후부터 민심의 맥박과 함께 움직였던 대구의 시계는 멈춰진 상태다. 이 시계가 원상 복구하려면 친일 세력으로 인해 썩어버린 뿌리를 제거해야 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뜨겁게 숨 쉬었던 대구의 그 시간, 1946년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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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8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08 19:30   좋아요 1 | URL
정말 간신히 살아남으셨군요. 이승만을 찬양하는 사람들은 민간인 학살의 주범이 누군인지 관심 없어하는 반응입니다. 그들은 좋은 것만 보려고 하죠.

저 방금 서구청 앞에 갔다 왔습니다. 제가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오늘 촛불 집회에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역시 대구는 새누리당 그늘에 벗어나기 쉽지 않은 지역입니다.

낭만인생 2016-12-08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민주화의 중심이 대구였는데.... 두환씨가 잔머리 굴리면서 지역감정으로 찢어 놓고 이렇게 되 버린 것은 아닌지.....

cyrus 2016-12-08 22:29   좋아요 1 | URL
이승만과 친일 세력이 대구를 포함한 남한 전지역 좌파 세력을 억압했고, 여기에 반공주의를 박정희가 이어받아서 대구는 그렇게 박정희를 찬양하는 지역이 되었죠. 그리고 낭만인생님 말씀처럼 전두환이 지역감정을 부추겼어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8&aid=0002344882&viewType=pc

 

(한겨레, 2016년 12월 7일자)



많이 알려주세요. 이제 정말 새누리당 때문에 꼴통 소리 듣고 싶지 않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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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2-07 1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서구 주민들에게 화이팅 보냅니다..^^..

cyrus 2016-12-08 09:0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많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단발머리 2016-12-07 2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구 서구 화이팅이요!!!

cyrus 2016-12-08 09:0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transient-guest 2016-12-08 07: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구의 민주주의 수복이 시작되려나 봅니다...화이팅입니다.

cyrus 2016-12-08 09:07   좋아요 1 | URL
1946년 대구에 집회와 항쟁이 많이 열렸습니다. 이 시절까지는 아니더라도 불의에 저항하고 거부하는 시민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새누리당 홈그라운드라는 오명을 떼어내야 합니다.

페크pek0501 2016-12-08 1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춥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cyrus 2016-12-08 15:32   좋아요 0 | URL
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하면 덜 추운 곳입니다. 촛불이 많아지면 춥게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
 

 

 

 

 

 

 

제가 살고 있는 대구 서구는 새누리당 정치인들의 작은 텃밭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99214대부터 올해 20대까지 총 7번의 국회의원 선거 모두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이었습니다. 15대 서구 갑 국회의원에 당선된 백승홍 씨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신한국당에 입당했습니다. 서구 을 선거구에는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역임했던 강재섭 씨가 출마하여 당선되었고, 14대를 포함한 17대까지 이 서구 지역구에 출마해서 내리 4선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는 뜬금없이 2011년 재보궐 선거 경기도 성남 분당구 을 후보로 출마했습니다.

 

이렇듯 서구는 야당 또는 진보 성향의 무소속 정치인이 들어설 자리는 아닙니다. 무소속 정치인이 출마해봤자 새누리당 공천에 떨어진 사람들이고, 아직 믿을 만한 야당 정치인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구 서구 국회의원은 김상훈 씨입니다. 지난 총선에 이어 2선입니다. 그런데 김상훈 의원은 박근혜 탄핵 소추에 반대했습니다. 김상훈 의원은 낙후된 마을 환경을 재정비하는 등 발전을 꾀하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그 부분은 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탄핵 소추에 반대한 사실에 크게 실망했습니다. 서구에 거주하는 중장년층은 김상훈 의원이 탄핵에 반대한 것을 모르고 있을 겁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희망을 품어 봅니다. 서구에도 평일 촛불 집회가 열리니까요. 플래카드는 어제부터 걸려 있었습니다. 비록 집회 장소가 협소해서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새누리당의 작은 텃밭 서구에도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린다는 건 정말 엄청난 변화입니다. 내일 촛불 집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진다면, 김상훈 의원 사무실 앞에서도 2차 집회가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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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7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07 18:50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정말 심각한 수준이군요. 상황이 불리해도 야당 정치인들이 과감하게 서구를 노려봤으면 좋겠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면서 말이죠.

2016-12-07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07 19:08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새누리당 관련 인사들이 후보로 나오면 투표할 맛이 나지 않습니다. 올해 총선에 저는 김상훈 씨 말고 무소속 후보에게 투표했는데, 이 무소속 후보가 서구 토박이입니다. 선거에 계속 고배를 마셨는데, 다음 대선에도 출마한다면 서구 촛불 집회에 나와야 합니다. 내일 집회가 어떻게 진행될 지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syo 2016-12-07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구청 앞이라 함은 어디를 말하는 건가요? 서구청 주차장을 말하는 걸까요? 아니면 뒷쪽에 있는 공원일까요?

cyrus 2016-12-07 18:58   좋아요 1 | URL
저도 그게 궁금해서 인터넷에 검색해봤어요. 마침 내일 일정을 소개한 한겨레 기사를 찾았습니다. 서구청 건물 앞 인도에서 진행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