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준비를 하면서 라디오를 들었다. 라디오에서는 아주 조용한 노래가 나오고 있었다.






나는 뜬금없이 제임즈 조이스의 단편, 「죽은 사람들」이 생각났다. 어서 빨리 들춰보고 싶어서 미칠것 같았다. 파티에 간 부부, 아내를 향한 욕망과 사랑에 가득찬 남자, 아내를 안고 싶은 남자, 아내가 내게 다가온 순간이 바로 그 순간이라 생각했지만 아내의 생각은 달랐다. 나는 갑자기 이 단편이 너무 생각나는거다. 아마 겨울이라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남편이 자기를 안고 싶어하는 순간 그녀가 떠올린건 그녀의 과거시절, 어느 겨울이었으니까.















왜일까. 왜 함께 있는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걸까. 왜 서로를 향한 같은 욕망에 휩싸이지 못하는걸까. 왜 함께 있는 두 사람이,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걸까. 그리고 그건 왜 한쪽의 가슴에 구멍을 뚫는걸까.


"당신은 정말 너그러운 사람이에요, 게이브리얼." 그녀가 말했다.

게이브리얼은 그녀의 갑작스런 입맞춤에, 또 그녀가 한 말의 오묘한 멋에 기쁨으로 몸을 떨면서, 두 손을 그녀 머리칼에 얹어 손가락을 거의 대지 않으면서 머리칼을 뒤로 쓰다듬기 시작했다. 머리를 감아서인지 머리카락이 곱고 광채가 났다. 그의 가슴은 행복이 넘쳐나고 있었다. 그가 원하던 바로 그때에 그녀가 제 스스로 그에게로 온 것이었다. 아마 그녀의 생각이 그의 생각과 똑같이 진행되어온 것인지도 몰랐다. 아마 그녀가 그의 내부에 있는 그 격렬한 욕망을 느꼈던 건지도, 그래서 자신을 내맡기려는 기분에 사로잡힌 것일지도 몰랐다. 그녀가 이토록 쉽게 무너져오고 보니, 그는 왜 자신이 그렇게 망설였을까 의아했다. (p.296)


이 소설의 게이브리얼은 꼭 나같다. 나 역시 그랬던적이 있다. 우리가 함께 있을때 우리가 얼마나 자주 웃었는지 나는 알고 있었고, 우리가 얼마나 많이 눈을 마주쳤는지도 알고 있었다. 함께 있지 않을때는 상대를 생각했고, 통화를 할 때는 보고싶다고 말을 했다. 그를 마주하기 전에는 얼마나 가슴이 뛰었던지. 잡았던 손을 놓아야 했을때는 얼마나 아쉬웠는지.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상대도 느끼고 있을거라고 생각했고, 이것은 당연히 사랑이 아.닐.수.없.었.고 그렇다면 상대도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나는 그런 결론을 내렸던거다. 내가 차마 사랑이라고 입밖에 내지 못하는것처럼 그도 그런것일거라고, 나는 그렇게 믿어왔던거였다.


그는 양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감싸며 일어섰다. 그러고는 한쪽 팔을 재빨리 그녀 몸에 두르고 그녀를 자기에게 끌어당기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그레타, 여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어?"

그녀는 대답을 하지도 그의 팔에 전적으로 몸을 내맡기지도 않았다. 그가 다시 부드럽게 말했다.

"뭔지 말해봐요, 그레타. 난 무슨 일인지 알 것 같은데. 내가 아는거지?"

그녀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녀는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아, 나는 그 노래, 「오 그림의 처녀」그 노래 생각을 하는 거예요."

(중략)

"왜, 그레타?"

"난 오래 전에 그 노래를 나한테 들려주곤 했던 사람을 생각하고 있어요." (pp.296-297)


물론 매순간을, 사랑하는 사람 혹은 함께있는 사람만을 생각하고 살 수는 없다. 그렇다해도 여기 지금 이곳에 너랑 나, 둘 뿐이고 나는 너에 대한 애정이 들끓고 있는데, 너는 다른 누군가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는 일, 그 말을 내가 듣는 그 순간, 그 순간에 나는 어떤 기분을 느껴야 할까.


게이브리얼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무지근한 분노가 다시 그의 마음 뒤편에 모이기 시작했고 정욕의 무딘 불꽃이 혈관에서 성을 내며 작열하기 시작했다. (p.297)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던 순간이 생각난다. 나는 그때 얼마나 아팠던가. 자존심을  다쳐서 펑펑 울었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게 어떻게 사랑이 아닌거야, 이게 어떻게? 나는 그를 병신이라고 생각했다. 사랑이 뭔지도 모르는 철부지 병신이라고. 이게 사랑이 아니면 대체 무엇이 사랑이냐고. 자신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볼줄도 모르는거라고. 나는 그런 병신같은 남자를 사랑하고 있었던 거라고. 병신을 사랑하는 나도 병신이라고. 그렇게 펑펑 울었었다. 분했다. 그 시간들은 다 뭐였지? 그 웃음들은? 그 대화들은? 그게 사랑이 아니란 말이야? 사랑도 아닌채 나를 마주하고 앉았던 남자를 나 혼자 연정을 품고 있었던거야? 그게 말이 돼? 그리고 계속 울었다. 인정할 수 없었다. 인정하기도 싫었다. 아팠고 분했다. 저주를 내렸다. 너는 평생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겠지만, 나처럼 좋은 여자를 만나지는 못할거라고. 사랑하는 틈틈이 자꾸만 내 생각이 날거라고. 뒤늦게 나를 사랑했었다는 걸 깨달을거라고. 그러나 그때는 너무 늦었을 거라고. 나는 너를 버릴거라고.


그가 그들 단둘만의 삶에 대한 추억으로 충만해 있었을 때, 애정과 부드러움과 기쁨과 욕망으로 충만해 있었을 때, 그녀는 마음속으로 그를 다른 자와 비교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자신이 수치스럽다는 의식이 와락 달려들었다. 그는 자신이 우스꽝스러운 인물로 보였다. 이모들 심부름꾼 노릇이나 하고, 신경이 날카롭고 사람은 좋은 감상주의자, 속물들한테 연설이나 해대고 자기 자신의 바보스런 욕정을 이상화하는, 자신이 거울에서 흘끗 보았던 그 가련한 얼빠진 놈. 본능적으로 그는 더욱 빛을 등지고 섰다. 혹시 그녀가 자기 이마에서 불타고 있는 그 치욕을 보게 될까봐. (p.299)


내가 우리 단둘만의 감정에 푹 빠져있었을 때, 그는 마음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견딜 수 없었고, 그것은 곧 나의 무능으로, 수치로 나를 덮쳤다. 아, 제임스 조이스는 그의 단편 「애러비」로도 나를 들었다놨다 하더니, 이 「죽은 사람들」로도 나를 쥐락펴락한다. 이 단편은 친구의 추천을 받아 작년인가 재작년에 읽은 책인데(기억이 가물가물하구나), 갑자기 오늘, 눈이 온 다음날, 라디오에서 조용한 음악이 나오는 아침에 생각이 나고 말았다.


이 책을 읽고 싶은데 이미 절판이어서 어렵게 친구에게 부탁해 겨우 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검색해보니, 오, 그 뒤로도 새로 나왔네. orz 그래도 나는 내 책이 제일 좋다. 움화화핫.












그리고 오늘 아침 이런 노래도 들었다.





하아- 노래 좋구나. 나는 오늘 해야할 일이 많은데, 그냥 이런 노래들이나 들으며 뒹굴거리고 싶다.





출근하기 전에 이미 근무중이신 아빠로부터 전화가 왔다. 길이 얼어서 많이 미끄러우니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신고 나가라는 거였다. 아니나 다를까 출근하려고 집을 나서니 길이 온통 얼어있더라. 조심조심 평소보다 훨씬 느린 걸음으로 길을 걸으면서 아빠 생각을 했다. 지금은 아빠가 아파트 경비일을 하시느라 새벽근무를 나가셔서 더이상 그렇게 해주지 못하지만, 그전까지의 아빠는 내 출근길에 길이 얼어 미끄러우면 나를 버스타는 데까지 바래다주곤 하셨다. 아빠 꼭 붙잡고 가, 라고 하시면서. 아빠도 미끄럽잖아, 아빠 신발은 안미끄러운 신발이야. 나는 아빠의 팔짱을 꼭 붙들고 별 걱정없이 버스정류장까지 가곤 했었다. 재작년까지도 그랬었다. 아빠는 이런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설사 너가 넘어져도 아빠가 옆에 있으면 덜쪽팔리잖아. 

어제는 자정이 다 된 시간에 아빠가 주무시다 말고 나오셔서 옷을 챙겨입으시는거다. 아빠 어디가게? 니 동생 아직 안들어왔는데 들어오다가 넘어지면 어쩌냐 현관 입구에 신문 깔아둘라고, 하시는거다. 눈이 오면 현관 입구가 정말 미끄러워서 나도 몇 번이나 휘청였더랬다. 그런데 마침 그때 남동생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강남역에 내려서 회사까지 걷는길을 얼마나 힘들고 멀게 느껴질까, 이 미끄러운 길을 제대로 걷기나 할 수 있을까, 걱정하며 지하철역을 올라왔는데 오히려 우리 동네보다 덜 미끄러웠다. 빌딩에서 근무하는 모든 경비아저씨들과 또 모든 관계자분들이 모두 바깥에 나와 눈을 쓸고 삽으로 퍼내고 얼음을 깨고 계셨다. 또 아빠 생각이 났다. 우리 아빠도 지금쯤 눈 치우고 계시겠구나, 하고.


아빠한테 문자 보내야겠다. 넘어지지 않고 출근 잘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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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2-02-01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빠 고마워요.

:)

다락방 2012-02-02 09:57   좋아요 0 | URL
나는 늘 레와님이 고마워요!
:)

치니 2012-02-01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나, 지금 더블린사람들이 바로 옆에 있는데 아직 안 읽었는데, 이 글을 읽으니 빨리 읽고 싶어서 막 신경이 곤두서요. 와 와.

그런데 다락방 님이 아르코를 좋아하다니! 히힛. 저도 좋아하는 노래에요.

다락방 2012-02-02 09:56   좋아요 0 | URL
저 아르코...몰라요, 치니님. 아침에 라디오에서 듣고 음악 검색한거에요. 하하핫. 저 노래 좋더라구요. 그래서 앨범 살라고 했더니 TV CF 컴플레이션 앨범이더라구요. 그래서 김샜어요. 그런건..싫어요 ;;

그래서, 더블린 사람들은 시작하셨습니까, 치니님? 훗.

마노아 2012-02-01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다락방님 아버지 때문에 눈물 왈칵! 저도 고맙습니다아!!

다락방 2012-02-02 09:54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저 방금전에 호두랑 땅콩이 가득 들어간 빵을 마구 먹으며 커피를 마셨더니 치마가 뜯어질 것 같아요. 아아...이대로 살면 안되는데 orz

heima 2012-02-01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브리엘이라고 하지 않고, 게이브리얼이라고 하니 뭐랄까 훨씬 더 근사하고 다정하게 들려요. 아님 다락방님이 쓰셔서 그런건가? (부끄) 엄마아빠의 걱정문자를 마주하다보면, 부모님은 부모님동네 일기예보는 안보시고 저랑 동생이 사는 지역 일기예보만 보는게 아닐까 생각할 때가 많아요. 다락방님 퇴근길 넘어지지 말고 조심히 가세요!

다락방 2012-02-02 09:53   좋아요 1 | URL
아, 제가 영어로 본게 아니어서 생각조차 못해봤는데, 가브리엘이 게이브리얼이군요! ㅎㅎㅎ 그러게요, 게이브리얼이라니까 특이하게 들려서 좋았어요. 가브리엘보다 나은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어제는 한 번 휘청, 하기는 했지만 넘어지지 않고 잘 갔습니다. 저 제 앞에서 무려 세번이나 넘어지는 남자사람을 보았어요. 어휴. 그사람은 물론 술을 마시긴 했지만 말입니다. 그때마다 웃으며 친구들이 일으켜 주더군요. 그걸 보면서 추운날은 술을 마시지 말자, 뭐 이런 생각을 했어요. 하하하 ;;

blanca 2012-02-01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죽은 사람들> 정말 휘몰아치는 감동. 비 맞으며 소녀를 기다리던 소년. 저는 문득 문득 생각나요. 남편이 아내의 사랑을 이해하고 현재도 결국 이 모든 것도 죽음으로 스러져 갈 것을 생각하는 대목도 정말 가슴 저릿하더라고요.

아, 다락방님의 아버지 저희 아버지랑도 닮았어요. 사춘기시절 뭣도 모르고 말대꾸 계속 날려 주며 아빠를 아빠의 인생을 자꾸 평가하려 했던 제 자신이 어리석고 후회어리게 추억됩니다. 다락방님의 아버지에게도 다락방님에고 따뜻한 격려를 보내드리고 싶어요.

다락방 2012-02-02 09:52   좋아요 1 | URL
어제는 빙판길을 걸으며 아빠 생각을 하면서 새삼 사랑이 막 솟아나더라구요. 사실 아빠를 이해하지 못할때도 많고 그래서 소리지르거나 대들때도 많은데 말이죠. 왜 아빠는 더 '잘난' 아빠가 되어줄 수 없는건지 원망도 많이 하구요. 사실 이미 충분히 제게 사랑을 퍼부어 주고 계신데, 더 '잘날' 필요는 없는건데 말이죠. 어휴.

제임스 조이스의 [애러비]도 읽어보셨어요, 블랑카님? 저는 그 단편을 읽고 짝사랑중인 사람의 마음을 너무나 잘 표현해서 소름이 쫙 돋았더랬어요. 와, 대단하더라구요. 어휴.

기억의집 2012-02-02 0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오타 발견. 제임스 소이스 -----> 조이스.

아버지 정말 멋져요. 넘어지면 덜 쪽팔릴 거라니. 길 진짜 미끄럽던데. 어제 골목길에서 차 운전하는데 넘 미끄러워서 차바퀴가 그냥 스르륵 미끄러질 정도니깐요. 신발이야 뭐 말할 것도 없겠죠. 박하선처럼 안넘어지고 회사 잘 들어가서 다행!

그나마 남편의 욕망이 아내를 향한 거라.... 그게 연인이었다면 어땠을까요?

다락방 2012-02-02 09:51   좋아요 1 | URL
우앗. 고맙습니다, 기억의집님. 잽싸게 수정했네요. 하핫. 소이스라니 ㅋㅋㅋㅋㅋ
박하선 말씀하시니까 속상하는게, 저 요즘 하이킥 계속 못보고 있어요. ㅜㅜ 마지막으로 본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날 정도로...그 사이에 박하선과 서지석은 키스를 했다는 소식만 듣고. 하아- 고딩여자애가 좋아하는건 윤계상이라는걸 선배가 알게됐다는 소식도 '듣기만' 하고. orz

저런 순간은 연인사이든 부부사이든 무심하게 아무때고 일어날 수 있는 일인것 같아요. 딱히 상대를 괴롭게 하려는 의도도 아니고 또 딱히 다른 사람에게로 가고 싶다는 욕망도 아닌채로, 어떤 음악이나 그림이 잠시잠깐 예전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니까요. 물론 그렇지 않은 상대로서는 가슴 아픈 일이겠지만. 다들 그러면서 사는거 아닐까요. 대부분은 옆에 있는 사람과 사랑하면서, 그러나 때때로는 다른 사람을 떠올리기도 하면서. 다만 더 평화로운 관계를 위해 그걸 굳이 입밖에 내지 않으려고 할 뿐.

아, 오늘..정말 대단히 추워요!!

기억의집 2012-02-02 12:26   좋아요 1 | URL
애아빠도 넘 춥다고 문자 왔더라고요. 감기 조심하세요.

하이킥 요즘 얽키고 설킨 러브 라인이라 그저그래요. 어제도 볼까하다가 봤는데, 러브 라인 빼고 안내상하고 윤유선이 웃겨서..실컷 웃었네요.

다락방 2012-02-03 11:29   좋아요 1 | URL
저 오늘은 일찍 들어가서 오만년만에 하이킥 좀 봐야겠어요. 마트 가서 저렴한 와인도 사가서 마시면서 봐야겠어요. 히히히히히. 행복한 금요일을 보내겠습니다! 불끈!!
 

이 소설은 참으로 놀랍다. 나로 하여금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게 하고, 인터넷 검색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어떤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이 소설을 읽고서야 비로소 알게 된다. 















이 책은 총 4세대에 걸친 이야기이며, 그들의 여섯살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 등장하는 솔, 솔의 아빠인 랜돌, 랜돌의 엄마인 세이디, 세이디의 엄마인 에라.


랜돌의 여섯살, 랜돌은 '악'을 연구하는 엄마 세이디를 따라 이스라엘의 하이파에 간다. 그곳에 가고 싶었던 것은 결코 아니지만, 막상 가보고 나서는 하이파의 아름다움에 감탄한다.


하이파는 어디를 봐도 푸른 물이 보이는 밝고 하얀 도시다. 이쪽에 바다가 있는 줄 알았는데, 저쪽을 보면 그곳에도 바다가 보인다. 곶인데다 지대가 높아서 어디서나 바다가 보이는 것이다.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고, 두 사람이 우리를 태우고 지나는 하츠비 거리는 양편에 가로수가 우거져 있다. 새들의 지저귀는 조용한 거리. 내가 어떤 걸 기대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이곳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다. 언어를 통해 의미가 전해지듯이, 햇빛이 나뭇잎 사이로 아롱대듯 비쳐든다. 하츠비 거리의 햇살이 아롱대듯, 히브리어는 내게 의미가 아롱대듯 전해지는 언어다. 실제로 와보니 이곳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p.153)


나는 지하철 안에서 이 부분을 읽다가 급기야 스마트폰을 꺼내서 하이파를 검색해보았다.


하이파(히브리어: חיפה아랍어: حيفا Ḥayfā )는 북부 이스라엘 최대의 도시이자 이스라엘 세 번째 크기의 도시이다. 인구는 약 26만 7800명이다. 도시 및 그 주변은 하이파 지방에 속한다. 항구 도시이며, 지중해를 접하고 있다. 카르멜 산 자락에 위치한다. (출처: 위키백과, 구글)


얼만큼 아름다운 도시일까 나는 무척 궁금해져서 이미지를 검색해 보았다. 



(사진의 출처는 사진에 표기되어 있음)


랜돌이 본 하이파는 1982년의 하이파. 그러니 내가 지금 찾아본 이미지와는 조금쯤은 달랐겠지만, 사진으로 접한 하이파는 내게 감명깊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실제로 저 하늘과 지중해를 본다면 나 역시 아름답다는 말로 밖에는 표현할 수 없겠지만. 그러나 랜돌이 말했듯이 '조용한 거리' 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랜돌의 어머니 세이디는 '악'을 연구한다고 위에서 언급한바 있는데, 그녀가 생각하는 '악'은 나치다. 유대인을 학살하고, 생명의 샘을 만들어냈던 바로 그 나치. 생명의 샘이란 걸 내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는데(물론 다른책에 나왔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여태 이것에 대해 제대로 인식한 적은 없다), 고맙게도 이 책의 356페이지 [작가 노트]에 생명의 샘에 대한 언급이 있다.


[작가 노트]


1940년에서 1945년 사이, 독일 방위군(Wehrmacht)은 폴란드, 우크라이나, 발트해 연안국 등 점령 지역에서 20만 명의 어린이를 납치했다. 이 '게르만화' 프로그램은 전사로 인한 인구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히틀러가 직접 지시해 시행된 것이다. 납치된 아이들 중 조금 큰 애들은 특별 센터에 수용되어 아리안 교육을 받았고, 수천명의 영아를 비롯한 좀더 어린 애들은 생명의 샘(Lebensborn)이라는 이름의 유아원을 거쳐 독일 가정에 넘겨졌다. 종전 후 몇 년 동안, 유엔의 자립지원부(UNRRA)를 비롯한 몇 개의 난민 단체들이 약 4만 명의 피랍 어린이를 원래의 가족에게 돌려보내 주었다. (P.356)


자기가 살고 있는 나라의 인구 감소를 해결하겠다고 다른 나라의 아이들을 납치하는 일이, 정말로 이 세상에 존재했던 일이란다. 맙소사.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놀랐던 것은 지구본에 '팔레스타인'은 표기되어 있지 않다는 거다. 책에 언급되어 있는것은 아니고, 책을 읽다가 내가 문득 궁금해져서 찾아본거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현재도 대립중인데, 지도에 그들은 어떻게 표기되어 있을까, 하고. 다른 사람들은 다들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몰랐다. 팔레스타인이 지구본에 표기되는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다가 집에 가서 지구본을 돌렸는데 이스라엘은 있고 팔레스타인이 없다는 것이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어떤 이는, 이스라엘이 미국을 등에 업어 힘이 더 세기 때문에 팔레스타인은 표기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어떤 이는, 팔레스타인은 독립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지구본에 표시가 안되는 걸 거라고 했다.

어떤 이는, 나라 이름이 아니라 지명 이름이기 때문에 표기가 안되어 있을거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팔레스타인을 넣고 검색해봤다.


팔레스타인(히브리어: ארץ ישראל 에레츠 이스라엘아랍어: فلسطين 필라스틴 / 팔라스틴[*])은 지중해와 요르단 강 사이와 그 주변 지역을 일컫는 여러 역사적인 지명 가운데 하나이다. 몇천 년 동안 팔레스타인의 지리적 정의는 여러 번 변화해 왔다. 현대 역사에서 가장 넓은 정의는 영국이 통치할 당시에 쓰였는데 이 당시는 현재 시리아요르단과 이라크의 땅 일부를 포함한 트랜스 요르단 역시 팔레스타인의 일부였다. 현재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구역인 웨스트뱅크와 가자 지구를 가리키는 단어로 쓰인다. (출처:위키백과, 구글)


아마도 팔레스타인의 지리적 정의는 여러 번 변화해 왔기 때문에, 그리고 이스라엘의 힘이 더 세기 때문에 지구본에 표기 되지 않는게 아닐까. 나는 막연히, 지도상에 남한과 북한이 표기되듯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표기되어 있을거라고 생각했다가 놀랐다. '팔레스타인 해방운동', '팔레스타인 독립', '팔레스타인 난민' 이라는 말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데, 지구본에 팔레스타인이 표기되어 있지 않는다는 건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부조리하게 느껴진다. 팔레스타인에 대해 그토록 많은 말들을 하면서, 어떻게 지구본상에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다보면 '이런 어린 시절을 겪는 사람은 반드시 이런 어른이 될거야' 라는 정의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런 어린 시절 때문에 당신의 지금이 그럴 수 밖에 없었겠군요' 하는 이해의 마음은 생긴다. 세이디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난민을 무차별 학살하는 것에 대해서는 무관심 하면서도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했던건 뿌리 뽑아야 할 악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크리스티나가 '에라'로 이름을 바꾼것도, 그들의 여섯 살이 그들에게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면, 그들이 어른이 되고난 후의 사건들이 다음 세대의 여섯 살에게 들려지기도 한다. 그것들을 바로 연결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던 나로서는 역자 후기를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그랬지, 하고. 그래서 이 책은 네 명의 여섯 살을 모두 읽어내고 난 후, 다시 한 번 읽어보는게 더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한 번 읽고 그것들이 그림처럼 머릿속에서 연결되지 않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말이다.


리뷰를 쓰거나 구매자평을 쓸 때, 별점을 매기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셋을 줄까 넷을 줄까, 넷을 줄까 다섯을 줄까. 이것은 별 셋 반이니 넷을 줄까, 이것은 별 셋 반이니 셋을 주자. 참, 별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사소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은 넷과 다섯을 오락가락하다가 다섯을 주기로 했다.


자꾸만 나치 집안에서 자란 여섯살의 크리스티나가 했던 생각이 떠오르기 때문이었다.


아빠는 다시 군대로 돌아간다. 우리가 전쟁에서 지고 있고, 예수님이 살인하지 말라고 하셨는데도, 다른 독일 남자들처럼 아빠 역시 가능한 한 많은 러시아인을 죽여야 한다. 그런데 그게 혹시 예수님이 아니고 모세가 한 말인가? 할아버지는 선택의 여지없이 그저 죽이든지 죽든지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하신다. 할아버지는 식전 기도를 할 때면 아빠와 로타르 오빠를 적으로부터 보호해달라고 하시는데, 그럴 때 러시아 사람들이 자기들의 아빠나 오빠를 보호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을 걸 생각하면 마음이 불편하다. 그들이 말하는 적은 바로 우리일거고, 목사님이 교회에서 히틀러를 위해 기도하자고 하실 때, 러시아 교회에서도 사람들이 자기들의 지도자를 위해 기도할 텐데, 그럴 때 나는 가엾은 하나님이 구름 속에 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쥔 채 모든 사람의 기도를 들어주려 하지만 불행히도 결코 그럴 수 없다는 걸 깨닫는 광경을 상상해본다. (P.283)



남북전쟁이나 6.25전쟁, 9.11테러, 나치 학살. 그 모든것은 하나의 역사적 사건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그 시대를 살고 있던 어른들에게도 그리고 그 시대를 살고 있던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그 아이들은 혼돈에 빠지고 부모를 잃는다. 그리고 때때로 자기 자신을 잃기도 한다. 나는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내 것인지 아닌지.




나는 때때로 내가 소설만을 너무 좋아해서 세상의 모든 일들에 대한 흐름을 놓치고 있는것은 아닐까,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것들을 모르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기도 하는데, 이 책을 읽다가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도 이미 충분히 많은 것들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아침에는 곰국 때문에 지각할 뻔했다. 아, 곰국을 끓이느라 그런게 아니고, 곰국이 너무 맛있어서..자꾸 한 입만 한 입만, 하고 더 먹다가 그만 식탁에서 일어날 시간을 놓쳐버렸.....5분 지각했다.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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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2-01-30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납치에 대해서는 들은 적이 있어요. 저도 팔레스타인이 지구본에 없다는 건 오늘 처음 알았네요. 제목이 확 눈길을 끌지는 않는데 내용은 의외로 읽어보고싶은거네요.

다락방 2012-01-30 18:02   좋아요 0 | URL
아, 팔레스타인이 지구본에 없다는 걸 몰랐던 사람이 저 뿐만은 아니군요! 저는 단순히 궁금증으로 지구본을 돌렸다가 깜짝 놀랐어요.
전 이 책 좋았습니다, 하양물감님.
:)

turnleft 2012-01-30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있어요!! 히히.
지금 읽는 [All the pretty horses] 다 읽으면 읽어볼께요.
근데 다락방님, [All the pretty horses] 는 절대로 영어책 사지 마세요 -_-

다락방 2012-01-30 23:56   좋아요 0 | URL
우앗, 턴님도 이 책을 가지고 계세요? 우하하하. 곧 읽게 되시면 감상 부탁드려요. 전 좋았어요.
아니 그런데, 모두 다 예쁜 말들은 왜 영어판으로 읽으면 안되나요? 어려워요? 복잡한가요? 그게 대화랑 설명이 따옴표가 없어서 구분이 안되긴 한데, 혹시 그것 때문일까요? 코맥 매카시는 다른 작품들도 그렇던데..아...왜요왜요왜요왜요?

(마치 영어책 살 것처럼 댓글 썼지만 사봤자 읽지도 못해서 사지 않을 확률이 99프로가 넘어요!!)

turnleft 2012-01-31 02:57   좋아요 0 | URL
일단, 대부분의 문장들이 다 복문이에요. 그것도 남들은 5~6 문장으로 끊어서 쓸걸 다 이어 붙여 놨습니다 ㅠ_ㅠ 한글로 읽어도 숨이 차는데 영어로 그런 문장들 읽으려니 죽을 지경이네요;;

게다가 중간중간 스패니쉬 대사를 번역도 없이 그대로 써 놨네요. 번역기 돌려가며 책 읽고 있어요 ㅠ_ㅠ

다락방 2012-01-31 09:11   좋아요 0 | URL
그거 번역본에서도 스패니쉬 대사는 해석 없는데, 그건 작가의 의도인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굳이 해석하지 않아도 되는. 해석이 필요한 거라면 작가가 주인공들의 입을 빌어 해석해주더라구요. 아, 그런데 저는 쉬운 영어도 못읽는데 다 이어 붙인 문장이라니..아찔하네요. 그렇다면 그 책은 번역의 힘을 아주 많이 빌었겠네요. 그런데 그 책이 제가 위 댓글에도 쓴것처럼 대화에 따로 따옴표 처리를 하거나 하진 않았기 때문에 읽기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아, 정말 아름다운 책인데 마음이 아파요. 흑흑 ㅠㅠ

레와 2012-01-30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이 행하는 '악'은 언제나 상상을 초월하는군요.

이 페이퍼에 등장하는 하이파, 생명의 샘, 팔레스타인이 지구본에 표시조차 안되어 있다는 사실..
내가 모르는 세상이 다시금 무섭네, 다락방.

다락방 2012-01-31 09:11   좋아요 0 | URL
내가 모르는 세상은 무섭지만, 책을 읽다보면 알 수 있게되니 전 그게 또 좋고 신나더라구요. 다른 사람들의 삶을 엿보고 역사적 사실들을 알게 되고. 우리가 계속 책을 읽는다면 지금보다 아는게 훨씬 더 많아질거에요. 우리 쫄지 맙시다!

별족 2012-01-30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독일 말고, 아르헨티나인가 군부독재하에서 반정부인사들의 아이를 납치해서 강제입양시켰다는 걸 신문에서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다락방 2012-01-31 09:12   좋아요 0 | URL
아....이런식의 납치를 행했던 곳이 또 있었군요! 아..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드네요. 얼마전에 나온 소설중에 아르헨티나의 군부독재하를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찾아서 읽어봐야겠어요.

건조기후 2012-01-30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이 페이퍼 정말 좋아요.. 아주 사소하게 그리고 또 의미있게 여러모로요. 책도 꼭 읽어볼게요. :)

다락방 2012-01-31 09:13   좋아요 0 | URL
우와. 제가 좋아하는 건조기후님이 제 페이퍼를 좋아해주셔서 저는 아주 신나요! 꺅 >.<

2012-01-30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31 0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2-01-30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걸 전방위적 리뷰라고 해야 하나요? 소설이 훠얼씬 커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ㅎㅎ^^

다락방 2012-01-31 09:14   좋아요 0 | URL
제가 이 책을 읽은건 후와님 덕입니다. 소설이 훨씬 커졌다면, 그 시작엔 후와님이 계셨어요. 흣 :)

HAE 2012-01-30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꼭 읽어볼래요.


다락방 2012-01-31 09:15   좋아요 0 | URL
네, 꼭 읽어보십시오!! (단호)

기억의집 2012-01-30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팔레스타인이 지구본에 없군요. 여섯살, 사실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독립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고 부모의 눈이나 인식을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닐까요?

과장님은 좀 늦게 와야 부하직원이 편하답니다~

다락방 2012-01-31 09:16   좋아요 0 | URL
여섯 살, 살게 되는 환경은 부모를 따라가기는 하지만 어떤것을 부모에게 말하고 또 어떤것을 부모에게 말하지 않아야 하는지 판단이 가능한 나이인 것 같아요. 그것이 다 '맞는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부모나 조부모의 말을 있는그대로 백프로 수용한다기 보다는 그건 좀 이상한데, 하는 의문을 갖기도 하구요. 위에 제가 인용했던 문장처럼 크리스티나는 할아버지의 기도로부터 독립적인 생각을 하기도 하죠.

제가 늦게 오는게 다른 직원을 편하게 해주는거라고, 다른 직원도 말하긴 하던데...근데 제가 늦게 오면 제가 마음이 참 거시기해져서요. 하하하하하. ㅜㅜ

무스탕 2012-01-31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독서의 방향은 편중이 없어요. 그리고 그것들을 다 수용하고요. 늘 그것이 신기하고 부러워요 :)
별점을 별로 표시하는 방법 말고 말로도 표시했으면 좋겠어요. '별 셋과 칠분의 오' 이렇게요. ㅎㅎㅎ

다락방 2012-01-31 16:36   좋아요 0 | URL
우앗, 무스탕님. 참 좋으네요. 별 셋과 칠분의 오, 이렇게 말로도 평점을 내리는거 말예요. 이거 뭔가 좋은데요? ㅋㅋㅋㅋㅋ 아니면 숫자로 표기하는 것도 좋을것 같아요. 3.75 이렇게 ㅋㅋㅋㅋㅋ
여기 눈 펑펑 와요, 무스탕님. 금세 쌓였네요. 하아..퇴근하고 집에 어떻게 간담..(시무룩)

버벌 2012-02-04 0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찜해야지~

다락방 2012-02-06 12:21   좋아요 0 | URL
버벌님은 찜쟁이 ㅋㅋ

2012-02-23 0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9 1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섯 살
낸시 휴스턴 지음, 손영미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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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이런 어른`인 것은 우리에게 `그런 여섯 살`이 있었기 때문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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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이펙츠 - Personal Effects
영화
평점 :
현재상영


누군가를 잃고 또 누군가를 만나는것이 인생이라지만, 더이상 상실감에 울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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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2-01-27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어도 괜찮아..

다락방 2012-01-27 11:06   좋아요 0 | URL
이 영화 좋았어요, 레와님. 영화 보는 내내 가슴 한구석이 막 싸-해. 흑흑.
 



지난주에 이 영화, 『세번째 사랑』을 꼭 보고 싶었다. 마침 상영관이 몇 군데 있길래 알아봤더니 도무지 직장인이 관람할 수 없는 그런 시간대에 상영하는거다. 아, 진짜 이걸 보라는거야 말라는거야. 주말에는 주말 나름의 일정이 있어서 그럼 그 사이에 어떻게라도 끼워서 보려고 했더니 그 시간 조차도 맞출 수가 없는거다. 너무 화가났다. 한 낮에 상영하거나 늦은밤(23시 넘어서)에 상영하다니, 대체 나더러 뭘 어쩌라는건가. 이걸 보라고 상영하는거야, 그냥 상영한다고 알려만 주는거야? 이 영화를 보러 가기 위해서는 연차라도 내야하는거야?










다음으로 보고싶었던 영화인 『움』은 그나마 퇴근하고 볼 수 있어서 예매했다. 물론 극장에서 집에 가기는 멀었지만, 그래도 퇴근후에 볼수있는게 어디야 싶어서 기꺼이 보러 갔다. 그리고 이 영화에 대해서 나는 여러가지로 생각이 많아지고 또 누군가와 이야기도 해보고 싶었는데, 나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보려고 했지만 역시 시간대를 맞출 수 없었다. 매일 상영이 아니라 아주 적은 수의 극장에서 아주 적은 시간대에 상영하기 때문에(지금 확인해보니 31일에 CGV 강변에서만 한다). 대체 며칠간 상영하는걸까.. 게다가 지방 사는 친구는 자신의 동네에서 이 영화가 개봉되지는 않을거라고 말했다. 내가 생각해도 그렇다. 그나마 이 영화를 상영해주는 곳이 있었다는게 다행인걸까. 





영화 『움』을 보러 갔다가, 이 영화 『퍼스널 이펙츠』의 예고편을 보게됐다. 오, 굉장히 보고 싶어지는거다. 그래서 핸드폰에 이 영화의 개봉일을 기록해두었다. 그게 바로 오늘, 1월 26일이다. 그래서 친구와 어제 예매를 하려고 하는데, 하아- 이 영화도 원하는 극장, 원하는 시간에 도무지 상영하질 않는다. 디지털이냐 디지털이 아니냐에 따라서 가능한 시간이 나타나기는 해서, 퇴근후에 볼 수 있도록 예매해 두었다(디지털인지 아닌지는 별 상관 없으니까). 개봉하자마자 챙겨보지 않으면 언제 내려질지 알 수가 없어서. 왜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보는 일이 여유롭고 편안하질 않을까?


『세번째 사랑』의 상영시간은 지난주와 변함없이 여전히 내가 퇴근후에 관람할 수 없는 시간이다. 난 『세번째 사랑』보기는 아무래도 포기해야 하나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황정은의 새 책이 나왔다!!
















며칠전에 B님이 말해줬던 것 같은데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어제 날짜의 경향신문을 들추어보다가 황정은의 인터뷰를 보고 앗차 싶었던것. 아니, 그런데 왜 아무도 이 책에 대해 말해주지 않는거지? 황정은을 기다리는건 나뿐인 건가? 황정은을 기대하는건 나뿐인 건가?


제목 '파씨의 입문'을 보노라니, 그녀의 단편 「양산 펴기」에서 팟 이렇게 착, 하던게 생각났다. 팟 이렇게 착.




보고싶은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져야 하나보다. 출근하는 것 만으로도 참 빡센 일상인데..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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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2-01-26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트위터가 말해줬는데 ;p

다락방 2012-01-26 15:26   좋아요 0 | URL
하아- 내가 트위터를 하지 않기때문에 정보에 닫혀있군요..사실 위에 썼듯이 며칠전에 B 님이 말해주긴 했었어요. 머릿속에서 싹- 지워져 있었죠. 그런데 아직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없나봐요. 리뷰도, 페이퍼도, 구매자평도 하나도 없어요. 아 궁금해...

웽스북스 2012-01-26 15:34   좋아요 0 | URL
전 이미 주문했는데, 이번엔 사정이 있어서 안양으로 보냈어요. ㅋㅋ 지금 책이 안양에 있다는. ㅋㅋ
그리고 경향신문에 황정은 인터뷰 올라왔어요

다락방 2012-01-26 15:50   좋아요 0 | URL
전 종이 경향신문 보는데 어제꺼를 오늘 봤거든요. 인터뷰는 대충 읽었어요. 오, 책 나왔구나, 이러고 흥분만 했음. ㅋㅋ

전 이 책이랑 노인과 바다랑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있어요. 또 기다려야지. 중고샵에 책 좀 팔고 ㅋㅋㅋㅋㅋ

웽스북스 2012-01-26 16:20   좋아요 0 | URL
나 바보구나. 경향신문 인터뷰 위에 써있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2-01-26 16:27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ㅋ 난 그건 보고 인터넷에 떴다 뭐 그렇게 댓글을 이해했네요. ㅋㅋㅋㅋㅋ

레와 2012-01-26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이번 주말 보고싶은 영화를 보느냐(부산가야함 ㅡ.ㅜ), 연휴동안 쌓인 피로를 푸느냐
고민중이에요.


나 다락에서 내려오다 사다리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떨어졌어요. 온몸이 쑤시고 아파..

다락방 2012-01-26 15:51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말이죠, 왜 이렇게 보고 싶은 영화를 보러가는게 힘이 드는겁니까. 레와님은 부산까지 가야하고. 아 진짜 짜증나요. 지난주에 세번째 사랑 시간표 뒤져보다가 폭발할 뻔 했어요. 아, 요즘 왜이렇게 나를 화나게 하는 것들이 많은건지, 원. orz

아니, 사다리에서는 왜 미끄러졌어요 ㅜㅜ 조심해야지 ㅜㅜ 바보 레와 ㅜㅜㅜㅜㅜㅜㅜㅜㅜ

비로그인 2012-01-26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둠의 경로를 뚫는 방법은...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죠? 'ㅁ'
저는 얼른 <밍크코트>를 봐야하는데, 어여 검색해봐야겠어요!

다락방 2012-01-26 15:52   좋아요 0 | URL
제가 어둠의 경로로 받는 영화를 잘 못봐요. 그러니까 그게 어둠의 경로여서가 아니라 컴퓨터로 잘 못보겠더라고요. 집중이 잘 안되요. DVD 플레이어를 재생시키는 건 괜찮은 방법인데, 집에 가면 또 거실에서 그걸 재생시킬만한 여유가 생기질 않더라구요. 술도 마셔야 하고 잠도 자야 하고.. ( '')

아, 일상이 빡세요, 수다쟁이님. ㅜㅜ

이진 2012-01-26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나도 컴퓨터로 보는 영화는 내킬때는 하루 두편도 보는데 평소에는 보다가 끄는게 다반사죠...
부러진화살은참 보고싶었고 운좋게도 봣는데..
요새는 보고싶은 영화가 영...

다락방 2012-01-27 10:53   좋아요 0 | URL
전 보고싶은 영화는 있는데 시간대며 상영관을 맞출수가 없어서 짜증이 막 샘솟아요. ㅠㅠ
그래도 어제는 보고 싶은 영화를 잘 보고왔고, 또 그 영화가 참 좋았답니다. 흣 :)

dreamout 2012-01-26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씨의 입문. 샀어요. 9개의 단편 중 앞의 5편을 읽었구요.
음. 그런데 연속해서 금방 다 읽어 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최근에.. 저도 일상이 빡세어서.. 아휴.

다락방 2012-01-27 10:54   좋아요 0 | URL
오오, 위에 웬디양님도 그렇고 드림아웃님도 조용히 구매하셨군요! 드림아웃님은 또 읽고 계시구요. 현재까지 읽은 다섯 편의 단편은 드림아웃님의 마음에 드시나요? 아, 궁금해요.

드림아웃님,
일상은 왜 빡셀까요? ㅜㅜ

2012-01-26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27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poptrash 2012-01-27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천원 적립금 줄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가련한 독자입니다...

다락방 2012-01-27 10:55   좋아요 0 | URL
전 중고샵에 3만원쯤 팔 수 있을때까지 묵묵히 인내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만원정도밖에 책이 안모였어요. 아우...

당고 2012-01-27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저는 황정은의 신작을 늘 기대합니다.
근데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글을 이미 봤어요. 그래서 새 책이 나왔지만 감흥이 덜했다는!

다락방 2012-01-27 14:08   좋아요 0 | URL
우앗, 그렇습니까? 당고님은 능력자!! 이미 보셨군요. 그러고보니 제가 목차를 살펴보지 못했네요. 목차를 보면 저도 한 두 편쯤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황정은의 단편집 읽을 생각에 마구 설레어요!! 히히

버벌 2012-01-27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셜록홈즈 밀레니엄 부러진 화살. 봤어요. 마지막 문장에 깊은 공감을 합니다. 우잉. 움은 보고 싶은데 한편으론 보고 싶지 않기도 해요. 이게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어요. 황정은 찾아 보러 가야지~ 룰루~

다락방 2012-01-30 15:09   좋아요 0 | URL
황정은은 찾아 보셨습니까. ㅎㅎ
전 황정은의 책이 손에 들어와 있습니다. 오늘부터 시작할 참인데 아직 시작은 못했어요.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