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여성의 우울, 그 원인을 에스트로겐으로 한정하는 설명은 우울을 경험하는 여성의 구체적인 사회문화적 맥락을 지워버린다. 여성은 감정 관리를 못하는 취약한 존재가 되고 의학적 설명 외에 자신의 고통을 둘러싼 배경을 살피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과연 맥락 없는 고통이 있는가? - P23

여성이 겪는 질병의 원인은 왜 자꾸만 여성의 몸, 그중에서도 성호르몬 등 생식기와 관련된 것으로 설명될까. 나는 남성을 표준으로 두고 의학 지식을 만들어 온 사람들이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분석할 때, 그들을 둘러싼 온갖 사회, 문화, 경제적인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생식기 위주로 사유해 왔기 때문이라고 본다. 남성 지식인은 여성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를 생식기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 P24

마야 뒤센베리 Maya Ducenbery는 <의사는 왜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가>(2019, 한문화)에서 "여성과 사회적 빈곤층이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더 많이 보인다면 이는 아마도 의학이 이들 계층의 증상을 탐색하는 데 관심이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한다. - P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
이반지하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미있다가도 먹먹해지고,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위로를 전해준다.
질척거리거나 오그라들지 않는 위로.
그렇 수도 있지.
사람 사는 것 다 그렇지.
그러니까 이제 그만 징징거려야겠다.

짤막한 글이 끝날 때마다 등장하는 ‘이반지하의 말‘은 모두 새겨놓고 싶다.
혼자 가라앉을라하면, 받아 쓰고 읽고 번뜩 정신차려야지.

나도 나 자신이 싫지.
그런데 나는 또 나잖아.
나를 견뎌야 되는 거지.
이 삶을 살아야 하잖아.
너는 니로 태어난 이상 너를 견뎌야 돼.
이런 너를 견디는 것이 너의 길이다!

잘못은 누구나 저지를 수 있어요.
관계의 다이내믹 속에서 누구나 당연히 잘못할 수 있죠.
다 다른 존재니까.
근데 나를 견뎌야 합니다.
항상 착한 일만 하지 않는 나 자신도 견뎌야 그것이 정말 ‘으른‘으로서 성숙해지는 것입니다. - P25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기력감은 되게 큰 트라우마 이후에 오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서는 무기력감을 게으름, 나태함 같은 것과 많이 연결을 짓지만, 그럴 만해서 그런 거예요.

이럴 땐 제때 맞춰서 밥 먹고 머리 감고, 그런 것도 너무 큰 일입니다. 그러니까 살아 있는 게 일인 거죠. 내가 그 수고를 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잘 생각하고 달래주면 좋을 것 같아요. 산다는 것은 존나 많이 힘든 겁니다. - P2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니 사실 나는 그렇게 새벽에 일을 끝내고 오후에는 내 작업을 할 것이라는 포부가 있었다. 그 징글징글한 포부 말이다. 그렇게 신물나게 겪어놓고도 한국 노동시장이 내게 생계 이외의 에너지나 시간을 허락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기대 아니면 절망밖에 없었기 때문에, 기대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어쨌든 목숨값은 벌어야 뭐라도 하니까. - P83

저는 지금 이 사회에서는 패배주의를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사람이 이상한 것 같아요. 경쟁에서 뽑히는 사람이 적을수록 떨어지는 사람은 그만큼 많은 거잖아요.
뭐, 그렇게 대단해서 패배하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거예요.
거절이란 게,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대단한 이유로 행해지는 게 아니라 되게 흔하고 평범한 경험이니, 그걸 너무 한계라고 견고하게 느끼지 않길 바라요. 그리고 그 거절과 패배를 겪어내는 과정에서 어떤 것이 결정타가 될지 모른다는 거? - P9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해서 태어난 적 없는 우리가 이 삶을 산다는 것, 버텨낸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위로가 필요한 활동이라서, 주기적으로 "이야! 우리 여기까지 살아냈다!" 하면서 구심점을 잡아주고 축하하는 것이 나는 정말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 P5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