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는 많은 걸 변화시켰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책들을 읽으면서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더 빠르게 변화시켰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새로운 낱말도 생겨났다. 그중 하나가 ‘슬세권’이다. ‘슬리퍼로 이동 가능한 상권’을 말함인데 요즘 신문에 자주 나오는 낱말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뽑은 글.



코로나19로 인한 우리 일상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재택근무’다.(87쪽)



또한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회사가 아니라 집 주변에서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므로 주변 상권에도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날 것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직장과 주거 공간의 일치’를 의미하는 ‘직주일치’ 개념이 등장했다. 또 재택근무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슬세권’이라는 단어도 뜨기 시작했다. 슬세권은 ‘슬리퍼 신고 부담 없이 다닐 수 있는 상권’을 의미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가능하면 장거리 외출을 하지 않으려는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을 담고 있는 용어다.

슬세권이 뜨면서 가장 매출이 증가한 곳은 바로 동네 편의점이다.(88쪽)



코로나19로 삶의 중심이 집 주변으로 옮겨오면서 동네 편의점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심지어 편의점을 ‘우리 집 냉장고’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편의점이 언제든 슬리퍼 신고 가서 물건을 꺼내 올 수 있는 초대형 냉장고가 됐다는 의미다.(89쪽)



그런데 집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 것은 이미 5~6년 전부터다.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에 가보면 저녁 시간에 거리에서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없다. 소득이 높은 나라일수록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소득이 높아지면서 집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었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그 속도가 극적으로 빨라졌다. 

특히 주거뿐 아니라 업무, 공부, 운동, 취미 등 모든 것을 집에서 해결하게 되면서 ‘레이어드 홈(layered home)’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89~90쪽)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해야 하듯이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관점도 변해야 한다. 감염병 유행 사태를 겪으며 사람들은 ‘내가 잘못하면 나와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도 함께 위험해진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연대하지 않으면 안전도 없다’는 인식과 함께 ‘위기 상황일수록 서로 돕고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도 생겨났다. 이제 경쟁과 효율보다는 연대와 안전이 더 중요한 삶의 가치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91~92쪽)



요즘 가장 많이 주고받는 질문은 “코로나 사태가 언제쯤 끝날까?”다. 사실 이 질문은 “코로나가 종식되면 그 이전으로 빨리 돌아가서 늘 하던 대로 계속하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가 증명하듯이 변화의 흐름을 되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한번 변화한 행태는 새로운 적응을 시작하게 마련이다.(97~98쪽)


⇨ 변화의 흐름을 되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함을 증명하는 다음과 같은 신문 기사가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를 시행한 사업체 10곳 중 7곳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계속하겠다고 대답했다.”(한국일보, 2021.12.16.)







또한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회사가 아니라 집 주변에서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므로 주변 상권에도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날 것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직장과 주거 공간의 일치’를 의미하는 ‘직주일치’ 개념이 등장했다. 또 재택근무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슬세권’이라는 단어도 뜨기 시작했다. 슬세권은 ‘슬리퍼 신고 부담 없이 다닐 수 있는 상권’을 의미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가능하면 장거리 외출을 하지 않으려는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을 담고 있는 용어다.
슬세권이 뜨면서 가장 매출이 증가한 곳은 바로 동네 편의점이다.(88쪽)

요즘 가장 많이 주고받는 질문은 "코로나 사태가 언제쯤 끝날까?"다. 사실 이 질문은 "코로나가 종식되면 그 이전으로 빨리 돌아가서 늘 하던 대로 계속하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가 증명하듯이 변화의 흐름을 되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한번 변화한 행태는 새로운 적응을 시작하게 마련이다.(97~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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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1-09 16: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리 생활의 많은 변화가 왔고 또 올 것 같아요
적응하기도 숨이 찹니다. 신조어가 세상변화를 반영하네요. 페크님 찍어 주신 책 그림자가 참 정갈하고 고요하고 뭔가 동중정의 느낌을 주는 게 참 좋습니다.

페크pek0501 2022-01-09 16:34   좋아요 3 | URL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페크아줌마는 따라가기 숨이 차네요. ㅋㅋ
책으로 새로운 정보를 흡수하는 것도 숨이 차요. 작년에 나온 책이 이미 옛날 책이 된 느낌이 들어요. 코로나, 라는 낱말만 들어가도 신간인 것처럼 여져지던 때가 있었는데 말이죠. ^^

얄라알라 2022-01-09 19: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슬세권˝이라니 재치 넘치는 신조어네요. 숲세권까지가 제 수준인데 페크님 덕분에 사천에 단어 추가하고 갑니다

페크님께서 오찬호 선생님 책 3권 리뷰 올리시면 혹시라도 알라딘 서재에서 ‘의외성의‘ 필명으로 활동중일지도 모르는 오찬호 썜이 페크님 서재 찾아오실지도^^ 한 번에 3권이나 공부중이시라니!! 멋지십니다!

페크pek0501 2022-01-10 18:31   좋아요 0 | URL
저도 슬세권을 배웠네요.
오찬호 님이 방문해 주시면 영광이지요.ㅋ 책도 쉽게 읽히고 재밌게 잘 썼어요.
송길영 님 책도 배울 게 많아요. <그냥 하지 마라>를 읽고 있는데 흥미로워요. 빅데이터로 인간의 마음을 읽고 세상의 변화를 읽는 일을 하는 분이라 정보가 빨라요.
이번 책은 고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 만큼 유익한 책을 구매했더라고요

으음...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바와 같이 배우는 것만한 즐거움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올해는 많이 배우고 많이 운동하는 해로 정했어요!!!

얄라알라 2022-01-09 19: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이후의 세상>인지 <코로나 이후의 세계> 책에서도 초반부터 강조한 것은 ‘재택근무‘ 확산이었어요^^ 저자는 코로나 이전 이미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를 재택근무 허용하며 선경지명 보여왔다는 (자화자)찬과 함꼐

페크pek0501 2022-01-10 18:36   좋아요 0 | URL
제가 읽은 책 같아요. 외국인 저자의 책 아닌가요?
이번에 구매한 책은 아주 새 정보라 흥미진진...
혼밥이니 혼술이니 하는 것도 코로나 전에 이미 확산되고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그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는 게 흥미로워요. 이미 몇 년 전부터 조짐이 있었던 거죠.
재택근무도 마찬가지예요. 코로나 이전부터 논의되었었던 일이에요. 제가 읽은, 미래학자가 쓴 책에도 - 아마 이십 년 전쯤인 것 같은데 - 직장에 안 가고 학교에 안 가고 집에서 일하고 공부하는 시대가 온다고 했었으니 신기할 따름. 코로나로 인해 앞당겨졌을 뿐, 올 건 오는 거구나 싶어요. ^^

서니데이 2022-01-09 23: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명견만리>도 계속 시리즈처럼 나오더라구요. 김난도교수님의 <트렌트코리아>처럼 매년 같은 시기 출간되는 건 아닐 것 같은데,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책들도 좋은 것 같아요.
요즘에 대형마트를 가지 못해서, 집 앞의 편의점에 조금 더 많이 갑니다.
인터넷으로 다 살 수는 없어서요.
편의점은 가격할인이 없어서 조금 비쌀 것 같은 이미지였는데, 자주 가서 보니까 2+1 등 할인행사도 있고, 통신사 등 할인도 있고,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랐어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이번주에 며칠 더 미세먼지가 좋지 않다고 해요.
마스크 잘 쓰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1-10 18:41   좋아요 1 | URL
맞아요. 네 권이나 있던데 핵심 키워드를 보고 일단 한 권 샀어요.
김난도 님의 그 책은 큰애가 샀더라고요. 그래서 훓어 봤는데 제가 구매한 책이 더 나았어요. 저에게는요.

편의점에 대한 단편 소설을 읽었었는데 그대로 표현되어 있어요. 편의점에 대한 고찰한 소설 같았죠. 작가는 생각 안 난다는...ㅋ
저도 하나의 값으로 두 개 주는 아이스크림 같은 건 편의점을 이용했었어요. 마트보다 가까워서요.
저는 미세먼지가 심한 오늘도 70분 정도 걸었고 오는 길에 마트 들러 왔어요.
나갔다 와서 샤워하기로 아예 작정했거든요. 운동을 열심히 하려고 미세먼지로 인한 변수로 생략하는 일이 없기로 했어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저, 혈압이 다시 저혈압으로 떨어졌어요. ㅋ 좋은 저녁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어제 운동 삼아 많이 걸었다. 걸으면서 이제 성인이 된 아이들의 어릴 때 모습이 떠올랐다. 그 당시엔 귀여운 줄 모르고 키웠는데 돌이켜 보니 귀엽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애들 어릴 적 추억이 생각나 감회가 새로웠다. 



어느 겨울날이었다. 큰애가 초등학교 삼 학년이고 작은애가 다섯 살쯤이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서점에 가자고 하면 좋아해서 우리 셋은 동네 서점에 가서 각자 자기가 사고 싶은 책 한 권씩을 골라 사곤 했다. 그날은 책을 사고 나서 서점 가까이에 있는 음식점에 가서 점심을 먹기도 했다. 오므라이스, 떡볶이, 우동 등을 팔아 애들이 가기 좋은 음식점이었다. 그 음식점 계산대 앞에는 여러 종류의 사탕이 수북이 쌓여 있었는데 손님들이 맘대로 집어 가도록 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이 지루했는지 사탕이 있는 곳으로 가서 사탕을 가지고 오더니 벗어 놓은 외투 주머니 속에 사탕을 집어넣었다. 이를 나는 무심히 봤고 음식점 탁자에 그날 산 책을 놓고 들춰 보고 있었다. 

 


뜻밖의 일이 벌어진 건 점심을 먹고 나서 음식값을 내기 위해 계산대를 향해 나올 때였다. 작은애가 걷다가 넘어져서 음식점 바닥에 엎어져 길게 뻗어 버린 것이다. 그 애가 입고 있던 외투의 주머니 속에 있던 갖가지 사탕들도 동시에 바닥으로 나와 버렸는데 사탕 수가 많았던 게 문제였다. 아마 삼십 개쯤 되는 것 같다. 언제 그렇게 많은 사탕을 주머니 속에 넣어 놨는지 나는 몰랐다. 난 작은애가 넘어져 다친 것보다 사탕 수가 많은 게 신경이 쓰여 작은애를 일으켜 세우며 음식점 주인아저씨의 얼굴을 보았다. 뭐라고 하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주인아저씨는 우리를 보고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마운 일이었다. 다행히도 작은애는 별로 다치지 않았다. 나는 주머니에 사탕을 많이 넣은 작은애가 우스워서 속으로 웃었다. 내가 작은애에게 어디가 아프냐고 묻고 상처가 났는지 살펴보는 동안 큰애는 흩어져 있던 사탕을 주워 모아 작은애에게 주었다. 이런 큰애도 지금 생각하면 우습다.  



아이들이 어릴 때의 모습을 보고 싶을 때마다 앨범 속의 사진을 보곤 한다. 어떤 사진은 그 시간에 대한 그리움에 옛 시간 속으로 들어가고 싶게 만든다. 작은애가 엎어져 있는 그 모습도 사진으로 남겨 뒀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낀다. ‘엎어져 있는 다섯 살짜리 꼬마와 그 옆에 마구 흩어져 있는 사탕들’은 그땐 민망했던 장면이었지만 지금은 재밌는 추억 속의 한 장면으로 내 마음속에 남아 있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딸들이 내게 준 선물로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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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1-09 15: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른들께서 아기들 하는 행동에 ˝저지레˝라 표현하시는 걸 들어봤는데 ˝귀여운 저지레˝였네요. 사탕을 언제 그리 ㅋㅋㅋ

페크pek0501 2022-01-09 16:14   좋아요 1 | URL
글쎄 말이에요. 지금 생각해도 귀엽다니까요. 제가 사탕을 사 주는 일은 거의 없으니
기회는 찬스다, 싶었나 봐요. 사탕이 수북이 있어도 어른 손님들은 입가심으로 한 개 정도 입에 넣고 나가는데 우리 애 보고 음식점 주인이 놀랐을 거예요.ㅋㅋ

stella.K 2022-01-09 18: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 진짜 귀엽네요. 언제 그 시절이 지나갔을까요?
정말 눈깜짝할 사이였겠어요.
자식은 그저 키우느라 이쁜지 어떤지 모르는데 그래서 손주가
그렇게 예쁘다더군요. 역시 사람은 명품인 것 같아요.
약간 거리를 두고 봐야하는 그림 같은...ㅋㅋ
첫째와 둘째 터울이 좀 있군요.^^

페크pek0501 2022-01-10 18:25   좋아요 1 | URL
글쎄 말이에요. 애들은 정말 빨리 커요.
자식은 정신 없이 키우느라 예쁜 줄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앨범 보면 이때 참
귀여웠구나 싶지요.
거리를 두고 봐야 제대로 보이는 모양입니다.

터울이 있어서 좋은 점은 큰애가 작은애를 보살피기도 하고 공부를 가르쳐 주기도 하는 점이에요.ㅋ^^
 





초고를 ‘완벽’하게 쓰는 사람은 분명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완벽’은 자신이 볼 때 더 이상 고칠 게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런 면에서 난 많이 부족하다. 글 한 편을 쓰고 나면 읽어 볼 때마다 고칠 게 눈에 띄기 때문이다. 고치면서 글을 완성시킨다. 내가 완성시킨 글이라고 해도 남이 볼 때는 고쳐야 할 부분이 눈에 띌 수 있겠지만. 



예전에 썼던 글 중 초고가 엉터리였던 게 있었다. 무엇을 틀리게 써서 어떻게 고쳤는지 지금 공개를 하고자 한다. 첫째는 앞으로 틀리게 쓰지 말자는 뜻으로 나를 위함이요, 둘째는 글을 쓰는 우리 서재님들이 자신의 경우와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해 보라는 뜻으로 서재님들을 위함이다. 




1. 자신 없는 표현은 삼가기


초고 : 내 표현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내 안의 감정과 이성의 충돌로 볼 수도 있고, 두 마음의 분리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난 이런 경우 몸과 마음의 분리로 생각하곤 한다.

 

고친 글 ⇨ 이에 대해 내 안의 감정과 이성의 충돌로 볼 수도 있고, 두 마음의 분리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난 이런 경우 몸과 마음의 분리로 생각하곤 한다.


설명 : “내 표현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겠다.”라는 문장을 뺐다. 이런 자신 없는 표현은 삼가야 한다. 만약 자신 없는 부분이 있다면 아예 언급하지 않는 게 낫다.





2. 낱말을 통일하기 


초고 : 어쩌면 내 안의 감정과 이성의 충돌로 볼 수도 있고, 두 마음의 분리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난 이런 경우 몸과 마음의 분리로 생각하곤 한다.


고친 글 ⇨ 어쩌면 내 안의 감정과 이성의 분리로 볼 수도 있고, 두 마음의 분리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난 이런 경우 몸과 마음의 분리로 생각하곤 한다.


설명 : 한 문단 안에서 ‘충돌’과 ‘분리’의 낱말이 섞여 있어 혼란스럽다. ‘충돌’을 ‘분리’라고 고쳐서 낱말을 통일시켰다.



다음 글을 보자.


초고 : 상대방이 총을 빵, 하고 쏘면 총알을 맞지 않더라도 죽는 시늉을 해 주고 싶다. 상대방에게 우선 만족감을 주고 싶어서다. 그런데 그다음에 그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통쾌함만을 누렸다면 어쩔 것인가. 그러면 이렇게 생각하겠다. 한 사람에게 만족감을 주었으니 내가 덕을 쌓은 거야, 라고. 좋은 일을 하면 복 받는다, 라고.

 

고친 글 ⇨ 상대방이 총을 빵, 하고 쏘면 총알을 맞지 않더라도 죽는 시늉을 해 주고 싶다. 상대방에게 우선 통쾌함을 주고 싶어서다. 그런데 그다음에 그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통쾌한 만족감만을 누렸다면 어쩔 것인가. 그러면 이렇게 생각하겠다. 한 사람에게 만족감을 주었으니 내가 덕을 쌓은 거야, 라고. 좋은 일을 하면 복 받는다, 라고.

 

설명 : 만족감과 통쾌함이 같은 의미로 쓰이면서 통일되지 않았다. 그래서 두 군데를 고쳐서 통쾌함, 통쾌한 만족감, 만족감 등으로 썼다. 





3. 같은 방식으로 나열하기


초고 : 한 사람에게 만족감을 주었으니 내가 덕을 쌓은 거야, 라고. 좋은 일을 하면 복 받는다, 라고.


고친 글 ⇨ 한 사람에게 만족감을 주었으니 내가 덕을 쌓은 거야, 라고. 좋은 일을 했으니 복을 받을 거야, 라고. 

 

설명 : ‘같은 방식’으로 나열하기 위해 ‘~ 거야’로 통일하여 고쳤다. 





4. 독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게 쓰기 


글의 내용에 대해 간혹 독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글을 쓸 때 이런 점을 조심해야 한다.

 

초고 : 하지만 내 경험으로 보면 몸과 마음은 두 개의 존재로 분리된다. 몸 따로, 마음 따로 반응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고친 글 ⇨ 위대한 철학자들은 몸과 마음이 하나이기에 분리될 수 없는 거라고 했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 보면 몸과 마음은 두 개의 존재로 분리된다. 몸 따로, 마음 따로 반응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설명 : 몸과 마음이 두 개의 존재로 분리된다고 쓰면, 혹시 다른 철학자들을 들먹이며 그렇지 않다고 이의를 제기하는 독자가 생길지 모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위대한 철학자를 언급했다.



다음 글을 보자.


초고 : 백화점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 매장에서 맘에 드는 멋진 핸드백을 발견한다. 가격이 비싸다. 몸은 그것을 원하는데 마음은 그것이 비싸니까 사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사지 않기로 했는데, 그 핸드백을 어깨에 메어 보더니 어느새 내가 계산대에서 그 핸드백의 값을 치르고 있다. 난 이런 경우 몸과 마음의 분리로 생각하곤 한다.

 

고친 글 ⇨ 백화점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 매장에서 맘에 드는 멋진 핸드백을 발견한다. 가격이 비싸다. 몸은 그것을 원하는데 마음은 그것이 비싸니까 사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사지 않기로 했는데 내 몸은 이미 그 핸드백을 어깨에 메어 보더니 어느새 계산대에서 그 핸드백의 값을 치르고 있다. 이에 대해 내 안의 감정과 이성의 분리로 볼 수도 있고, 두 마음의 분리로 볼 수도 있겠다. 난 이런 경우 몸과 마음의 분리로 생각하곤 한다.

 

설명 : ‘몸과 마음의 분리’라고 단정적으로 쓰면 이의를 제기하는 독자가 생길지 모른다. 감정과 이성의 분리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두 마음의 분리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고쳐 썼다. 



다음 글을 보자.


초고 : 이처럼 마음이 늘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게 아니라면, 자신의 마음이든 타인의 마음이든 마음을 움직이는 게 가능하겠다. 우울·불쾌·슬픔·분노 따위의 부정적인 감정 상태를 좋은 감정 상태로 돌리는 것도 가능하겠다. 의도적인 노력만 있다면 말이다.


고친 글 ⇨ 이처럼 마음이 늘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게 아니라면, 자신의 마음이든 타인의 마음이든 마음을 움직이는 게 가능하겠다. 우울·불쾌·슬픔·분노 따위의 부정적인 감정 상태를 좋은 감정 상태로 돌리는 것도 가능하겠다. 의도적인 노력만 있다면 말이다. 물론 예외가 있겠지만.


설명 : “의도적인 노력만 있다면 자신의 마음이든 타인의 마음이든 마음을 움직이는 게 가능하겠다.”라고 썼는데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독자가 있을 수 있다. 의도적으로 노력했는데도 상대가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있을 테니. 그래서 “물론 예외가 있겠지만.”이라는 문장을 넣었다. 그러면 독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리라.


독자가 말로써 직접 이의를 제기하지 않더라도 만약 마음속으로 ‘이 글은 문제가 있어.’라고 생각한다면 그 글은 완벽한 글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이의를 제기할지 모를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



 



.....................<후기>


위의 글은 예전 이곳 서재에 올렸던 글을 다시 정리해 본 것이다. 



미국의 소설가 어네스트 헤밍웨이(1899~1961)가 <노인과 바다>를 400번 이상 고쳤다는 일화가 있다. 이 일화는 노력의 중요함을 일깨워 준다. 

























**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글은 쉽게 읽히고 그 글이 담고 있는 의미가 깊은 글이다. 반대로 가장 좋지 않은 글은 어렵게 읽히고 그 글이 담고 있는 의미가 깊지 않은 글이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와 같은 작품이 쉽게 읽히고 의미가 깊은 작품으로 본다.


....................

“아저씨 별의 사람들은 한 정원 안에 장미꽃을 5천 송이나 가꾸지만……. 그들이 찾는 것을 거기서 발견하지는 못해…….”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그들이 찾는 것은 단 한 송이의 장미꽃이나 물 한 모금에서 얻어질 수도 있어…….”

“그야 물론이지.”

내가 대답했다.


-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에서.

....................





















....................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말했다.)

“(…) 내 비밀을 일러 줄게. 아주 간단한 거야. 오로지 마음으로만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단다.”


-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에서.

....................






***

....................

누구든 노력하고 훈련하면 비슷한 수준으로 해낼 수 있다.

논리 글쓰기는 문학 글쓰기보다 재능의 영향을 훨씬 덜 받는다. 조금 과장하면 이렇게 주장할 수 있다. 노력한다고 해서 누구나 안도현처럼 시를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누구든 노력하면 유시민만큼 에세이를 쓸 수는 있다.(59쪽)


- 유시민,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

 

⇨ 재능 없는 사람이 노력한다면 시나 소설을 잘 쓰기 어렵지만 에세이나 서평은 잘 쓸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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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1-02 18: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볼때마다 고쳐야할 부분이 보여서 대부분 대충 고치고 넘겼는데 헤밍웨이 400번?!! 놀랍네요. 그래서 초고는 걸레라는 명언을 남겼군요^^*

페크pek0501 2022-01-02 19:28   좋아요 2 | URL
저의 초고도 걸레예요. 어쩌면 그렇게 고칠 게 많은지...
퇴고의 노력이 위대한 작품을 낳는다고 입력해 놔야 할 듯해요.

이 글쓰기 연재를 하는 것도 쉽지 않네요. 자꾸 미루게 되고 어쩌면 좋아요 히힛...
3주일 만에 올렸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

mini74 2022-01-02 19: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를 진짜 잘 드셔서 쏙쏙 들어와요 페크님~ 노인과 바다를 400번 고쳤다니. 재능에 노력까지 범접할 수 없는 분들같아요 ㅠㅠ 급반성모드입니다 ㅎㅎ

페크pek0501 2022-01-02 22:03   좋아요 1 | URL
쏙쏙 들어온다니 다행입니다. 제 초고가 걸레 수준이죠.
글을 쓸 때마다 퇴고의 중요성을 느껴요. ^^

초란공 2022-01-02 20: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일단 오늘 보여주신 기준만으로도 제 글의 분량은 절반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 특히 확신없는 표현을 제가 많이 쓰는군요. 모두 삭제!!! ㅋㅋ

페크pek0501 2022-01-02 22:06   좋아요 3 | URL
글 잘 쓰는 이들은 일반적으로 원고지 10매의 글을 쓰기 위해 초고를 20매가량을 쓰고 나서 썩은 나뭇가지를 잘라내듯 가지치기를 한다고 해요. 그러면 알맹이만 남는 셈이죠. 그래서 저도 초고는 길게 쓰는 습관을 가지려 해요.
확신없는 표현을 저도 습관적으로 잘 써요. ㅋㅋ

새파랑 2022-01-02 20: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는 리뷰를 쓰기 위한 바이블이군요 ^^ 전 업무할때 비슷한 단어를 쓰지말라고 배워서 피했는데 통일하게 좋겠군요 ㅋ 저는 글 모두 삭제 해야겠습니다 😅

페크pek0501 2022-01-02 22:09   좋아요 2 | URL
오! 바이블이라니요, 너무 비행기를 태우시네요. 저, 어지럽습니다. ㅋㅋ

어떤 경우엔 통일하고 어떤 경우엔 반복어를 피하고 그런 것 같아요.
저는 한 문단 안에서는 통일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문단이 바뀌면 다른 낱말로 대체해서 다양한 어휘력을 보여 주려 합니다. 너무 반복되면 안 되니까요.^^

페넬로페 2022-01-02 20: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글쓰기 공부, 벌써 5번째군요~~
읽을때마다 저의 글쓰기의 부족함이 보입니다~~
페크님, 새해에 올려주신 글로 유익하게 공부할 수 있어 감사드려요^^

페크pek0501 2022-01-02 22:11   좋아요 4 | URL
벌써 5번째라 하시니 급 뿌듯해지네요.
부족함을 느낄 때 우리는 발전을 항해 가게 되지요.
저 역시 페넬로페 님처럼 읽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어용.^^

stella.K 2022-01-02 20: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ㅎㅎ 매번 요시간이 기다려지긴 하는데 동시에 제 발이 저린 시간이기도 해요.
제가 사진 찍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나중에 보면 꽤 어색해서 안 보거든요.
글도 그래요. 다시 꺼내보기가 귀찮기도 하고
내가 이런 글을 썼나 좀 오그라들죠.
언니도 비슷한 생각일거라고 봐요.
그래도 이렇게 꺼내보여주시니 새삼 언니가 대단하고 존경스러워요.ㅠ
오늘도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2-01-02 22:13   좋아요 4 | URL
기다려 주시면 너무 감사하지요. 제발 저리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배움이 끝이 없네요. 끝이 안 보여요.
나중에 보면 삭제하고 싶은 글이 있긴 하죠. 저라고 없을 리가 있나요.
1만 시간의 법칙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걸로 힘을 얻어요. ^^

서니데이 2022-01-02 22: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쉬운 단어로 간결하게 쓰는 것이 쉽지 않더라구요.
때에 따라 다른데, 운이 좋으면 별로 고칠 것 없이 처음부터 잘 쓰게 될 때가 있는데, 그런 날은 속도로 빠르게 써서 좋았어요. 하지만 그런 날이 많지는 않아서 아쉽네요.
페크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1-02 22:52   좋아요 4 | URL
쉽고 간결하게 쓰기. 맞아요, 어려워요.
쉽게 읽히게 하기 위해 쓰는 자는 무척 애써야 하죠.

저는 신정에 가족 모임이 있어 바빴고 오늘 오후에나 시간이 났습니다.
새해 기분 좋게 출발하시길 바랍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얄라알라 2022-01-02 23: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례를 들어주시니, 어느 부분이 달라졌나 간만에 눈빛 초롱초롱 신입생 집중력으로 찾아보며 공부했습니다!^^

페크pek0501 2022-01-04 20:04   좋아요 0 | URL
눈빛 초롱초롱하시다니... 고맙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공부가 되었습니다. 공부는 늘 해야 하는가 봐요.^^


꼬마요정 2022-01-03 00: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배우고 갑니다. 이렇게 올려주시는 글 읽으면서 짧은 글이나마 잘 써볼려고 해요.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올 한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페크pek0501 2022-01-04 20:05   좋아요 1 | URL
꼬마요정 님, 배우고 간다고 하시니 황송합니다.
저도 하루에 한 문단 쓰기, 를 해 보려고 한 적이 있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새해 복 많이 받아시고... 저 역시 올 한 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

청공 2022-01-03 01: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글을 쓸때는 뭘 잘 못쓰고 있는지 알아채는 게 정말 어려운거 같아요ㅠ
특히 ~이의를 제기할 독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부분, 잘 새겨 듣겠습니당~

페크pek0501 2022-01-04 20:07   좋아요 0 | URL
맞아요. 뭐가 틀린 건지 모를 때도 많아요. 그럴 때 누구에게 물어보고 싶다니까요.
감사합니다. 매주 연재로 올리려 했는데 이번엔 늦었어요. 넘 늦어 매달 연재가 되겠다 싶어 서둘러 올렸어요. 시간이 참 빠르다니까요. 청공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프레이야 2022-01-03 19: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퇴고의 중요함은 말해무엇이라고 할 정도이지요.
퇴고를 못하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던데 그게 문제인 것 같아요.
여러번 들여다보아도 눈에 얼른 안 띄는 경우도 있어 나중에 발견하고는 앗차하지요.
좀 더 꼼꼼히 보았어야 한다는 교훈. ㅎㅎ 있어요 저도.

페크pek0501 2022-01-04 20:09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 님은 책 많이 쓰셨으니 퇴고의 중요성을 잘 아시겠지요.
저도 글이 이미 인쇄됐는데, 아차 틀린 게 있네, 할 때가 있어요.ㅋㅋ어쩔 수 없죠 뭐.
꼼꼼히... 그 교훈 기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바람돌이 2022-01-03 10: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역시 글에 심사숙고해서 고치고 또 고치는것이 좋은 글의 전제조건 맞네요. 예를 들어서 설명해주시니 더 실감납니다. 아 저는 글쓰기라고는 여기 서재에서밖에 안하는데 절대 퇴고를 안해요. 다시 읽는 것도 싫어서 일단 쓰고 나면 그대로 등록해버리고 닫아버린다죠. 그래서 제 글이 안느는거겠지만.... 제 글을 다시 읽는거 너무 너무 싫어요. 이럴 때는 제가 작가를 꿈꾸지 않아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페크pek0501 2022-01-04 20:12   좋아요 0 | URL
심사숙고, 글이 수학적이라고 하는 이유죠.
쓰고 나서 그대로 등록하시는군요. 그게 속 편하긴 하죠. 그래도 쓰는 만큼 늘 거라고 봅니다.
제 생각엔 작가를 꿈꾸셔도 될 것 같은데요...ㅋ 여기 서재에 쓰시는 분들 모두 글을 잘 쓰세요. 제 눈에 모두 작가 같습니다.
바람돌이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희선 2022-01-04 01: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신 없을 때 그런 말 써요 나중에 그런 건 왜 썼을까 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자신 없으면 그런 말 안 하는 게 낫겠습니다 잘 모르는 건 처음부터 말하지 않기... 이렇게 말해도 또 쓸지도 모르겠군요 이 말이야말로 자신 없는 말이네요

페크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1-04 20:14   좋아요 0 | URL
저도,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써 놓고 후회하곤 하죠.
모르는 건 책이나 인터넷을 찾아보고 그래도 모르겠다면 안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희선 님도 매일 매일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두 형제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형 조지는 변호사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하며 살아왔다. 형보다 딱 한 살이 적은 동생 톰은 게으르고 도박을 즐기며 돈을 헤프게 쓰고 살아왔다. 톰은 형에게서 돈을 뜯어내곤 했다. 

 


한번은 톰이 사기를 쳤다면서 크런쇼라는 남자가 보복을 하겠다고 나섰다. 이 일로 하나뿐인 동생이 감옥에 갈 위기에 처하자 조지는 합의를 보기 위해 곤욕을 치르고 500파운드를 써야 했다. 나중에 조지는 톰과 크런쇼가 수표를 받자마자 카지노와 유흥으로 유명한 도시로 함께 떠났다는 얘기를 듣고 분통을 터뜨렸다. 동생의 사기극에 형이 속은 것이다.



형 조지는 ‘나’에게, 이제 사 년 뒤면 톰이 오십 줄이니 그때는 톰도 산다는 게 그리 만만치 않다는 걸 깨달을 거라며 자기는 쉰 살이 되면 3만 파운드가 생긴다고 말한다. 이어서 덧붙인다. ”나는 지난 이십오 년 내내, 톰은 결국 시궁창을 뒹굴게 될 거라고 말해 왔네. 그때도 녀석이 좋다고 그럴지 두고 보면 알 거라고, 일을 하는 것과 농땡이를 부리는 것 중에 무엇이 승리할지 알게 될 거라고 말이야.“



이 얘기를 들은 ‘나’는 톰이 결국 경찰서 신세를 지게 됐구나 하며 최악의 사건을 예상한다. 그런데 조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는 ‘나’의 예상을 뒤엎어 버린다. ”몇 주 전에 그 녀석이 어머니뻘 되는 여자랑 약혼을 했네. 그런데 그 여자가 죽으면서 녀석에게 전 재산을 남겨 주었지 뭔가. 자그마치 50만 파운드와 요트 한 대, 런던의 집 한 채, 전원주택 한 채를.“ 이어서 조지는 주먹을 불끈 쥔 손으로 탁자를 쾅 내리치고 말한다. ”이건 불공평해. 정말이지, 이건 불공평해. 망할, 이건 불공평하다고.“ 이 말을 들은 ‘나’는 조지의 분노에 찬 얼굴을 보고는 그만 폭소가 터지고 만다. 여기까지가 서머싯 몸의 단편 소설 ‘개미와 베짱이’의 내용이다. 



이 소설은 게으름을 피우면 안 된다는 교훈을 주는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와는 다르게 우리 인생에는 인과 법칙이 적용되지 않음을 희화적으로 보여 준다. 우리 삶에서 인과 법칙에 어긋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 건 인생의 묘미라 할 만하다. 그 묘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형 조지는 불성실한 동생이 배우자 덕분에 부자가 되었다고 분하게 여긴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동일물도 달리 보인다. 형 조지가 각도를 바꿔서 보면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으리라. ‘동생이 부자가 되었으니 형으로서 돌보지 않아도 되어 기쁘네. 동생이 부자니까 고급 음식점에서 내게 밥을 사 주는 날도 있을 거야.’라고. 



형 조지는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동생의 재산에 비해 자기 재산이 보잘것없이 여겨졌으리라.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남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자동차를 처음 구매하여 기분이 좋았던 이가 자기 자동차보다 값비싼 차를 가진 친구를 보고 나면 차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 32평 아파트를 장만하여 기쁨을 느꼈던 이가 42평 아파트에 사는 친구의 집에 가 보고 나면 기쁨이 작아진다. 자신의 자동차나 집이 변한 것은 아니고 그대로다. 다만 본인의 소유물을 타인의 소유물과 비교하여 자기의 위치가 내려감을 느낄 뿐이다. 



친구가 부자인 게 싫다면 이런 상상을 해 보자. 친구가 어려운 사정에 처해 돈을 꿔 달라고 한다. 돈을 꿔 주자니 그의 어려운 형편으로 보아 돌려받지 못 할 것 같고, 꿔 주지 않자니 상대가 가엾기도 하고 자신이 인심을 잃을 것도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또 이런 상상도 해 보자. 사촌이 빚에 몰려 쫓겨 다니게 되어 며칠간 재워 달라고 한다. 이렇게 상상을 해 보면 주위 사람들이 부자인 게 오히려 다행으로 여겨질 것이다. 사촌이 땅을 샀다고 배가 아프지 않을 것이다. 


 

같은 곳이라도 카메라 각도를 달리하여 다양하게 사진을 찍다 보면 멋진 장면이 찍히는 각도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같은 일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볼 수 있는 각도가 있다. 그 각도에서 보는 삶의 지혜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살기 어려운 요즘에는 더욱.





........................................

이 글은 제가 새해부터 ‘고정 필진’으로 기고하게 된 경인일보의 오피니언 지면에 실린 칼럼입니다.(새해 1월에 실릴 예정이었는데 앞당겨져서 오늘 실렸다고 합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풍경이 있는 에세이’라는 코너에 저를 포함한 6명의 필자가 6주일에 한 번씩 글을 기고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바랍니다.


원문은 ⇨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11230010005393 




       


   

     



.....이 글과 관련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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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31 10:4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칼럼니스트 페크님! 미모에 😍 멋진 필력에 😮 2022년 멋진 필력 오피니언 페크님을 위해 구독!👆 새해 좋은 일만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ㅅ^

얄라알라 2021-12-31 16:07   좋아요 3 | URL
스캇님, 사진 확대해 보셨어요?^^ 저는 너무 작게 보여서 페이퍼 글만 읽었습니다. 페크님 미모는 [톡톡칼럼] 책 날개에서 확인^^

페크pek0501 2021-12-31 23:05   좋아요 2 | URL
오호!!! 구독씩이나요? 황송합니당~~
링크 주소를 클릭 한 번 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조회 수가 증가되니 제게 도움이 됩니다.
조회 수가 높은 필자가 되고 싶어용. 신문사 쪽에서 다 알거든요.

한 시간 뒤면 해가 바뀝니다. 내년에 답방 가겠습니다. ^^한 시간 뒤면 내년이에요.

페크pek0501 2021-12-31 23:06   좋아요 2 | URL
북사랑 님, 미모라니요... 저도 한 미모, 하고 싶긴 합니다만 그렇지 않다는... ㅋ

프레이야 2021-12-31 10: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새해 맞이하면서 다시 새겨둘 내용이네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임인년에도 복 많이 받으세요 ^^

페크pek0501 2021-12-31 23:08   좋아요 2 | URL
저도 새겨둘 내용입니다. 글로 썼으니 제가 안 잊겠지요.
프레이야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마음으로 웃는 일이 많기를 바랍니다.^^

mini74 2021-12-31 11: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 페크님 글 👍 다 같이 잘 살고 다 같이 행복한 임인년 되었음 좋겠어요 페크님 글처럼 배아프지말고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는 글로 더 대박나시길 *^^*

페크pek0501 2021-12-31 23:10   좋아요 1 | URL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 이런 말 있지 않나요? 다같이 행복해야죠. 혼자 행복하면 미안해지죠. 미니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내년에 답방 가겠습니당~~

그레이스 2021-12-31 11: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글 잘 읽었어요
항상 정의롭고 진실되고 아름다운 글을 전하시는 2022년도 되시길 바래요~^

페크pek0501 2021-12-31 23:11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 님도 바라시는 일이 술술 ~~ 풀리는 2022년이 되시길 바랍니다.
내년에 뵙겠습니다.^^

coolcat329 2021-12-31 11: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페크님 사진 보려고 인터넷으로 찾아 읽었어요. 사진에서 지성미가 느껴집니다😁 불행은 늘 남과 비교하는데서 생기는거같아요. 늘 좋은 각도에서 보도록 하는 삶의 지혜👍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페크pek0501 2021-12-31 23:14   좋아요 3 | URL
329 님, 제 사진 보기 위해 찾으셨다니... 이렇게 황송할 수가... 하하~~
지성미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용... ㅋ
남과 비교해서 행복해지기는 어렵겠지요. 자기보다 더 나은 삶을 사는 사람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니까요. 남과 비교할 시간에 자신에게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희망찬샘 2021-12-31 11: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입니다. 기운 받고 갑니다. ^^

페크pek0501 2021-12-31 23:15   좋아요 1 | URL
기운 받으셨다니 기쁩니다. 글을 좋아하는 우리들은 글로 기운을 받기도 위로를 받기도 하지요. 내년엔 더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어요.
희망찬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파랑 2021-12-31 12:52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멋진 글이네요. 역시 글 잘쓰시는 페크님~!! 인터넷 기사 조회수 늘리고 왔습니다. 경인일보 👍

마음의 각도를 바꾸는게 쉽지는 않지만 노력해보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1-12-31 23:17   좋아요 2 | URL
글 잘 쓰시는 분들은 새파랑 님을 비롯해 너무 많지요.
조회 수를 늘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으음... 경기도에서 경인일보가 구독률이 가장 높은 걸로 알고 있어요.
저도 마음의 각도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내년에 뵙겠습니당~~

오거서 2021-12-31 13: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좋은 내용이라서 좋아요 남깁니다 ^^
페크님 오피니언 정기 구독 신청은 어디서 해야 하나요? ㅎㅎㅎ

페크pek0501 2021-12-31 23:19   좋아요 1 | URL
좋은 내용이라 해 주시니 힘이 납니다.
오늘밤 제야의 종소리, 를 듣고 자야겠지요?
정기 구독 신청이라... 말씀만으로도 너무 감사합니다. 제 글에 조회 수를 높여 주시는 걸로 충분히 감사합니다. 오거서 님, 내년에 답방 갈게요^^

잘잘라 2021-12-31 20: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각도를 달리하라! 오늘 저에게 꼭 필요한 일침입니다! 페크 님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1-12-31 23:21   좋아요 2 | URL
잘잘라 님, 이 글 쓰면서 저도 저에게 할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남과 비교하고 자신이 작아 보이고 그럴 때가 있잖아요.
잘잘라 님은 이유 없이 괜히 좋아용... 경쾌함이 느껴져서인지...ㅋㅋ
내년에 님 서재에 반갑게 놀러 갈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1-12-31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31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01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02 1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2-01-01 0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과 자신을 견주지 않는 게 가장 좋은데 사람 마음이 그러지 못하기도 하네요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그렇게 보기보다 자신이 가진 걸 잘 보는 게 좋겠습니다 남보다 작다고 해도 아주 없지는 않겠지요

페크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1-02 19:08   좋아요 0 | URL
남의 떡이 커 보일 때가 많죠.
비교하기보다 자신에게 집중하며 사는 게 행복의 비결일 수 있겠어요.
희선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세요...^^

러블리땡 2022-01-01 03: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링크 들어가서 다시 읽었어요😀🙂😆 크 멋지신 페크님 연재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페크pek0501 2022-01-02 19:10   좋아요 0 | URL
러블리땡 님, 링크로 들어가셨다니 고맙습니다.
연재 응원, 감사하고요. 제가 잘할 수 있을지 저도 의문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서니데이 2022-01-01 1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시고,
가정과 하시는 일에 좋은 일들 함께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22-01-02 19:12   좋아요 1 | URL
올해가 임인년이라고 하더라고요.
한 해가 또 가고 새해가 또 왔네요.
올 한 해는 어떤 일이 생겨 기쁘고 어떤 일로 실망할지 궁금합니다.
초연하고 싶은데... 맘대로 안 된다는...
새해 복 많이 듬뿍 받으세요. ^^

베텔게우스 2022-01-02 0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의 경인일보 칼럼 연재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022년 하루하루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페크pek0501 2022-01-02 19:13   좋아요 1 | URL
베텔게우스 님의 축하 인사를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건강이 최고지요. 베텔게우스 님도 늘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듬뿍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
 

‘2021년 서재의 달인’ 선물.





1. 글을 잘 쓰는 법 :

내가 책을 구매하는 이유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읽고 싶은 책이 생겼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찾았기 때문이다. 요즘은 후자에 중점을 두고 구매할 때가 많다. 글을 잘 쓰고 싶어서다. 



글쓰기뿐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든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다. 나 같은 사람은 권력이나 명예 없이도 인정받음에 만족을 얻으면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다.

 

    

















....................

에세이라고 해서 반드시 사적인 이야기가 담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적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꽤 많다. 필자의 이야기가 글의 중심이 될 때 영향력과 설득력이 커지는  것이다.(89쪽)


- 트리시 홀, <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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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을 드러내는 글을 쓸 때 설득력이 있는 글이 되고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글이 된다. 




....................

사람들이 당신의 말을 들어주길 바란다면 먼저 당신부터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상대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변화에 거부감을 느끼는지 알지 못하면서 설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문화적으로 우리는 듣는 것을 어려워한다.(103쪽)


이 연습을 한 번 해보길 바란다. 상대방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충분히 알 것 같아서 대신 말이 튀어나오려고 할 때 꾹 참는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직접 마무리지으려 하지 않는다. 대화가 늘어질 것 같다고? 대화가 조금 지루해질 것 같다고? 처음엔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타인이 어떤 말을 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상대방이 말을 마무리하게 둔다면 생각지도 못한 배움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105쪽)


- 트리시 홀, <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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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 말에 경청하는 정치인이 민심을 얻을 수 있듯, 자신이 말하기보다 남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독자들의 호응을 얻는 글을 쓸 수 있다. 남의 말을 들어 주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 노력이 필요하다. 






2. 칼럼을 쓰는 지면을 받다 :

지난 12월 10일에 올린 글에, 내가 기고하고 싶었던 신문 지면이 있는데 아직까지 연락이 없는 걸로 보아 내가 탈락한 모양이라고 썼다. 나를 탈락시킨 신문사에 복수하고 싶다고 생각했음도 썼다.



그런데 내가 탈락된 것으로 알았던 신문사의 담당자로부터 내가 ‘오피니언 필진’이 되었다는 연락이 12월 20일에 왔다. 새해부터 바뀌는 필진을 정하는 작업이 늦어진 모양이다. 그리하여 내가 지방 신문만 두 군데에 지면을 갖게 되었는데 늦게 연락을 해 온 신문에만 기고하기로 했다. 이 신문에는 현재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 등이 칼럼을 기고하고 있어 이런 문인들 틈에 내가 끼이고 싶었다. 



바라던 일이 이루어져서 막상 고정 필자가 되고 보니 겁이 난다. 글이 안 써지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으로 걱정이 되어서다. 오피니언 지면 중 내가 맡은 코너에 나 말고도 몇 사람이 더 있어서 돌아가며 칼럼을 쓰니 괜찮을 거라며 나를 안심시켰다. 그래도 내 마음은 설렘 반, 걱정 반이다. 


  

‘지방 신문’ 하면 영남일보가 떠오른다. 오래전 고 마광수 교수가 영남일보의 ‘수요칼럼’이란 코너에 연재한 적이 있다. 매주 수요일에 게재되는 그의 칼럼은 주로 문학 작품에 관한 이야기여서 그 당시 내가 열독하는 것 중 하나였다. 문학 작품에 대한 그의 탁월한 안목을 존경했다. 






3. 코로나와 함께한 해를 또 보내다 :

시간은 의식하면 천천히 기어가는 것 같은데 어느 순간 돌아보면 저멀리 가 버렸음을 확인하곤 한다. 며칠만 지나면 2022년이다.



2020년과 2021년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해로 기억되리라. 장기간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며 살았으니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과의 접촉이 적어지고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인터넷의 발달이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내가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이들과 댓글로 소통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음을 감사한다. 책을 사고 책을 읽으며 코로나19를 잊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음도 감사한다. 2022년 새해에는 코로나19에 대해 웃으며 옛말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

제 서재에

새해에도 변함없이 찾아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방문자들이 계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한 해 동안 감사했습니다.


페크pek0501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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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8 11: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2022년에 멋진 오피니언 필력으로 독자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전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2021년 연말 가족과 행복하고 평안한 시간 보내세요 ^ㅅ^

페크pek0501 2021-12-28 12:11   좋아요 4 | URL
훈훈한 감동까지 안 바랍니다. 잘리지나(짤리지나)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22년에도 따끈한 정보와 지식, 음악과 글로 알찬 한 해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라파엘 2021-12-28 11: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꾸준히 노력하시면서 원하는 바를 하나씩 성취해가시는 모습이 멋지네요 ㅎㅎ 진실하고 좋은 글이 나오기를 기원하며, 원하던 필진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페크pek0501 2021-12-28 12:14   좋아요 4 | URL
라파엘 님, 반갑습니다.
저도 멋졌으면 좋겠습니다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가 못합니다.
일단 원하던 곳의 필진이 된 것의 축하는 잘 받겠습니다. 변동이 생기면 또 알리겠습니다.
라파엘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청아 2021-12-28 12:5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결이 조금 다른 얘기지만 ‘경청‘에 관한 부분을 읽으면서 독서도 어떤 면에서 ‘경청‘의 방식을 띄고 있다고 느껴요. 내 생각이 끼어들면 잘 읽어지지 않으니까요. 항상 생각꺼리를 던져주시는 페크님 내년에도 늘 건강하시길, 좋은 글 많이많이 나눠주시길 부탁드려요~^^♡

페크pek0501 2021-12-28 12:57   좋아요 3 | URL
결이 다른 얘기가 아니고 좋은 말씀입니다. 독서도 경청하는 자세로 집중해 읽어야겠군요.
이래서 댓글 창구가 필요한 것 같아요. 댓글 소통으로 혼자서 일방통행을 하게 되는 걸 막아 주거든요. ^^

새파랑 2021-12-28 13: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22년부터 즐거운 소식들이네요. 복수가 뒤집힌 감사가 되었네요~! 멋진 칼럼 기대하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1-12-28 13:47   좋아요 3 | URL
으음... 저를 뽑은 분에게 누를 끼치면 안 되니까, 일단 열심히 써 보겠습니다.
잘 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남은 날들을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stella.K 2021-12-29 15: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해벽두부터 좋은 일입니다. 특히 유수의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칼럼을 쓰시다니!!
저도 멋진 칼럼 기대하겠습니다.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구요.^^

페크pek0501 2021-12-29 12:30   좋아요 2 | URL
글을 정말 잘 쓰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럼 폼나게 살아보는 건데... ㅋㅋ
스텔라 님도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를 잘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

stella.K 2021-12-29 15:06   좋아요 2 | URL
아참, 알고 계시나 모르겠는데, 음악평론가겸 기자인 문학수님이
전에 그런 말을 하더군요.
우리나라에 알만한 작가들에게 컬럼을 부탁하고 받아보면
엉망으로 보내 준 글들이 많다고.
그중 박완서 작가만큼은 글을 깨끗이 정서해서 보내줬다고.
언니도 그러시잖아요. 그것만으로도 먹고 들어가시는 거예요.
그러니까 기죽지 마시고 언니가 쓰고 싶은 글 마음껏 쓰세요.
응원합니다. 홧팅!!

2021-12-29 17: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9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30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21-12-28 16: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홍 잘 되었어요 페크님
바라시는 대로 잘 될 조짐이 벌써부터 보입니다. 칼럼 나중에 기대할게요.
경청에 대한 저 인용문 너무나 와닿네요.

페크pek0501 2021-12-29 12:32   좋아요 2 | URL
기대 많이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걷던 사람이 갑자기 뛸 수는 없잖아요. ㅋㅋ
경청에 대한 글은 꼭 기억해 둬야 할 것 같아 뽑아 올렸어요.
남은 날들 이 해를 잘 마무리하시고 복된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

초란공 2021-12-28 17: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페크님 마지막 달에 기분 좋은 소식이 찾아왔네요~ 축하드립니다! 멋진 칼럼 만들어 가시길요!

페크pek0501 2021-12-29 12:33   좋아요 0 | URL
예, 그렇게 됐어요. 이거 하나 따느라고 노심초사를 했답니다. 뭐 하나 이루려면 이렇게 힘이 듭니다, 저는. ㅋㅋ
멋진 칼럼을 쓸 수 있었으면 바라는 바입니다.
초란공 님도 좋은 소식이 가득한 새해를 맞게 되시길 바랍니다. ^^

mini74 2021-12-28 17: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올 한 해 페크님 글 통해 많이 배우고갑니다 *^^* 페크님께 저도 감사합니다. 즐거운 연말 보내세요 *^^*

페크pek0501 2021-12-29 12:35   좋아요 2 | URL
저 역시 미니 님에게 많이 배우고 있답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즐거운 연말 보내시고 새해에도 서재 활동을 열심히 하는 우리가 되어요. ^^

페넬로페 2021-12-28 19: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복수를 할 필요가 없어진 거네요 ㅎㅎ
내년에도 페크님의 큰 활약 기대하며 행운을 빌어요^^

페크pek0501 2021-12-29 12:37   좋아요 3 | URL
ㅋㅋㅋ 정말 그땐 복수를 하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만천하에 공개했잖아요. ㅋㅋ

페넬로페 님도 멋진 서재 활동과 행운이 있는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오거서 2021-12-28 19: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이 새해에는 바빠질 예정이라고 알려주시니까 드는 생각인데 페크님이 걱정하시는 것과 반대되는 상황이 혹시 벌어지지 않을까요, 방문자가 끊이지 않는데 페크님을 뵙지 못하는… ㅎㅎㅎ 그렇게 되더라도 페크님이 2022년에 바쁘게 지내시기를 빌어요!

페크pek0501 2021-12-29 12:38   좋아요 2 | URL
오호!!! 방문자는 끊이지 않는데 저는 없는 서재라... 그럴 일은 없사옵니다. ㅋㅋ
덜 바쁘고 서재 활동을 하는 쪽을 택하겠습니다.
오거서 님도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복된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

서니데이 2021-12-28 21: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내년에는 두 지면에 글을 쓰실 예정이시군요. 바쁘시겠어요. 그래도 좋은 소식이네요. 페크님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좋은밤되세요.^^

페크pek0501 2021-12-29 12:39   좋아요 3 | URL
두 지면에 글을 쓸 뻔했지요. 그런데 하나만 택했어요. 제 능력을 아니까요. 유능하지 못하답니다.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복된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

희선 2021-12-28 23: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라시던 곳에서 늦게 연락이 왔군요 페크 님 축하합니다 바라던 곳에 글을 쓰게 됐으니 즐겁게 쓰시면 되겠네요 코로나19 두해나 이어지다니, 언제 끝날지 모르겠네요 끝나기는 하겠지요 2021년 사흘 남았습니다

페크 님 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12-29 12:41   좋아요 2 | URL
예. 가능한 한 빨리 연락 주겠다고 해 놓고서 연락이 없어 탈락된 걸로 알고 다른 곳에 기고하기로 맘을 정했었지요. 늦게 온 연락이 의외였어요. 반전이지요.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복된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

서니데이 2021-12-30 21: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매일 비슷한 것 같던 날들이 빠르게 지나고, 올해가 이틀 남았습니다.
다시 어제부터 날씨가 차가워지네요.
따뜻하게 입고 감기 조심하세요.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1-12-31 10:38   좋아요 1 | URL
매일 비슷한 날들이라서 더 빨리 시간이 가는 걸로 느껴지나 봅니다.
정말 요즘 겨울답게 추워요.
서니데이 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마음으로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