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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에 따르면, 어떤 행동의 도덕적 가치는 그 결과가 아니라 동기에 있다. 중요한 것은 동기이며, 그것은 특정한 종류라야 한다. 중요한 건 옳은 일을 하는 것이며, 그 이유는 옳기 때문이라야지, 이면에 숨은 동기 때문이어서는 안 된다.』(157~158쪽)
-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157~158쪽) 칸트에 따르면, 어떤 행동의 도덕적 가치는 그 결과가 아니라 동기에 있다. 중요한 것은 동기이며, 그것은 특정한 종류라야 한다. 중요한 건 옳은 일을 하는 것이며, 그 이유는 옳기 때문이라야지, 이면에 숨은 동기 때문이어서는 안 된다.

(158쪽) 만약 의무가 아닌 다른 동기로, 이를테면 자기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행동한다면, 그것은 도덕적 가치가 부족한 행동이다. 비단 내 이익만이 아니라 내 바람, 욕구, 기호, 식욕을 채우려는 모든 시도도 마찬가지다. 칸트는 자신이 ‘끌림 동기’라 부른 것을 의무 동기와 대조해 비교한다. 그러면서 의무 동기에서 나온 행동만이 도덕적 가치를 지닌다고 주장한다.

(162쪽) 중요한 점은 선행의 동기가 그 행동이 옳기 때문이라야지, 쾌락을 주기 때문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63쪽) 아이가 진실을 말한 유일한 이유가 죄의식을 피하기 위해서였거나 실수가 발각되었을 때 부정적 여론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면, 그 행동에는 도덕적 가치가 부족하다. 하지만 그것이 옳은 행동이기 때문에 진실을 말했다면, 아이의 행동은 그에 따르는 쾌락이나 만족과는 상관없이 도덕적으로 가치 있는 행동이 된다. 옳은 이유로 옳은 행동을 했다면, 그때 기분이 좋았다고 해서 도덕적 가치가 떨어지진 않는다.
칸트가 말한 이타주의자도 마찬가지다. 타인을 돕는 이유가 단지 그 행위에서 느끼는 쾌락 때문이라면, 그 행동엔 도덕적 가치가 부족하다. 그러나 타인을 도울 의무를 인식하고 그에 따라 행동했다면, 거기서 쾌락을 느낀다고 해서 도덕적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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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2021-02-03 05: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알라딘 들리면 고향처럼 찾는 이 곳 변함없이 정겹습니다.

요즘은 칸트나 공자, 심지어 샌델교수의 정의론도 무색함을 느끼는 건 서글픈 일일까요?
차라리 수많은 인간사를 정리하며 깊이 빠져들었던 사마천의 <회의론>에 동감이 되네요.

차츰 세계가 글로벌리즘으로 경도되는 현상은 결코 이상실현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몇몇 힘있는
자들의 세계단일화라는 야욕을 이루려는 계획이 아닌지 심히 우려됩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동기는
선악을 뛰어넘는 대단히 이기적이고 인륜 파괴적인게 아닐까요?

제가 본류에서 앞서 나갔다면 실례를 용서해 주시길. 꾸우벅.

페크(pek0501) 2021-02-03 09:06   좋아요 1 | URL
오!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좋은 말씀이십니다. 표면상으로만 정의를 외칠 뿐 실상은 정의롭지 못하지요. 국내에서도, 국제적으로도요. 힘 있는 자가 이기심을 맘껏 발휘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이지요. 자기 자녀를 위한 교수들의 비리만 봐도 그렇잖아요.
무엇이 옳은가가 아니라 누가 힘 있는 자인가, 어느 나라가 힘 있는 나라인가, 하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공정함이란 없죠. 그래서 마이클 샌델이 <공정하다는 착각>이란 책을 낸 것 같아요. 요즘 읽고 있는 책입니다.

위의 글은 163쪽의 글이 흥미로워서 옮겨 봤습니다. 의도가 옳아야만 하는 것인지, 의도는 옳지 않았지만 결과만 좋으면 된 것인지 우리의 판단을 요하는 것 같아서요. 저는 기부금을 내는 사람들이 자기의 이름이 신문 기사에 나는 게 좋아서 기부했다면 그것도 좋은 일로 봅니다. 그러나 칸트에 따르면 그건 도덕적 가치가 부족하다는 거죠.

댓글, 감사합니다.
 

 

 

 

 

 

 

 

 

 

 

 

 

 

 

 

 

 


『애정이나 미움은 정의의 모습을 바꿔놓는다. (중략) 바람 따라 어느 방향으로나 나부끼는 가소로운 이성이여!』(58쪽)
- 블레즈 파스칼, <팡세>에서.

 


→ 이 글을 다음과 같이 바꿔 쓸 수 있다.
자신의 애정이나 미움에 따라 상대의 본모습이 바뀐다. 인간의 이성은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니 쓸모가 없다.(인간의 이성적 판단조차 믿을 게 못 된다는 뜻.)

 

 

→ 이를 내가 해석해 보았다.
인간은 자기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상대자를 무조건 좋게 보고, 자기가 미워하는 상대자는 무조건 나쁘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애정이나 미움은 대상의 본모습을 바꿔놓기 쉽다. 자신과 사이가 좋은 이가 잘못을 저지르면 ‘인간이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여기고, 자신과 사이가 좋지 못한 이가 잘못을 저지르면 ‘그럴 줄 알았어. 그래서 내가 당신을 안 좋아한다니까.’라고 여긴다. 그러므로 그의 본모습이 어떠한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보든 본인의 주관적인 해석이 작용할 뿐이다.

 

인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면 인간을 보는 시각도 달라지리라.

 

 

 

 


 

(58쪽) 애정이나 미움은 정의의 모습을 바꿔놓는다. (중략) 바람 따라 어느 방향으로나 나부끼는 가소로운 이성이여!

(61~62쪽) 우리 자신의 이익도 우리를 기분 좋게 눈멀게 하는 신기한 도구이다. 아무리 공정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소송에 재판관이 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이 자애심에 빠지지 않으려고 반대로 그지없이 불공정했던 사람들을 나는 안다. 지극히 정당한 사건에 패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가까운 친척들에게 사건을 부탁하는 것이다.
정의와 진리는 매우 날카로운 끝과 같은 것이어서 우리의 도구들은 그것에 정확히 닿기에는 너무 무디다. 어쩌다 닿기라도 하면 끝을 으스러뜨리고 그 주변을 더듬으며 진실보다 허위를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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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2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3 0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21-02-02 15: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께서 말씀하신 파스칼의 <팡세>을 읽으면서 파스칼이 생각하는 이성과 감성이 각각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궁금해집니다. 인용된 글을 보면, 이들 둘이 혼용된 것 같은데, 파스칼에게 이들의 구분은 별다른 의미가 없었던 것일까요... 아니면 (중략)된 부분에 이를 설명할 내용이 담겨있는지 나중에 찾아봐야 겠습니다.^^:) 저도 <팡세>를 예전에 읽었는데, 읽을때마다 새로운 구절이 넘쳐나니... ㅜㅜ 참 끝이 없습니다...

페크(pek0501) 2021-02-03 08:33   좋아요 2 | URL
이성과 감성을 상대적 의미로 생각해도 될 듯합니다. 아마도 파스칼은 인간의 특성은 (동물과 다르게) 이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이성에는 감성에 비해 객관성이 있는 걸로 인간들은 착각하는데 이성조차 엉터리다, 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문제 제기였습니다.ㅋ 독서는 그렇게 꼼꼼히 해야 하는 거죠. 이것과 관련하여 겨울호랑이 님이 새로 알게 된 게 있으시면 나중에라도 저에게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겨울호랑이 2021-02-03 08:55   좋아요 2 | URL
집에 돌아와 해당 부분을 읽어보니, ‘상상력‘에 대한 팡세의 이야기 중 일부네요. 팡세는 상상력이 이성보다 우위에 있고, 인간은 이 두 능력을 결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다행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보니, 큰 틀에서 페크님 말씀대로 전개되네요...

˝인간이 이 두 능력(상상력, 이성)을 결합시킨 것은 잘한 일이다. 설사 이 화해에서 훨씬 더 유리한 것은 상상력이라 하더라도, 왜냐하면 둘이 싸우면 상상력이 전적으로 이성을 압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성이 상상력을 완전히 정복한 일은 결단코 없다, 차라리 반대의 경우가 일쑤이다.˝(p59)

정리하면, 파스칼은 인간은 두 능력을 결합하여 사용하지만, 구분해 보자면 상상력이 이성보다 인간에게 더 지배력을 행사하며,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여러 효과(애정, 미움) 등에서 보듯 상상력이 인간을 주관한다. 그렇지만, 상상력은 또한 오류와 허위의 주관자(p56), 이보다 약한 이성은 얼마나 나약한 것일까!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페크님 덕분에 오랫만에 <팡세>를 다시 읽었습니다. 고전은 두고두고 뒤새겨야함을 새삼 느낍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2-03 09:17   좋아요 2 | URL
저도 그 부분을 읽었습니다.
올린 글은 이성에 대한 글만 발췌한 것입니다. 우리가 믿고 있던 이성이란 게 그렇게 나약하고 엉터리라는 게 인상적이어서요.
상상력의 힘도 흥미롭지요. 법관의 옷, 의사의 흰 가운을 보기만 해도 상상력이 발동하여 그 앞에서 주눅 들어 있어 그에 대한 유리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표현이 재밌어요.

참, 흥미로운 책입니다. 앞으로도 의견을 남겨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단편집에서 한 작품씩 골라 읽는 재미에 빠지곤 한다. 장편에 비해 짧게 매듭짓는 단편이라 반복해서 읽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같은 이야기라도 처음 읽었을 때와 두 번째 읽었을 때의 느낌이 다른 건 소설의 매력인 듯. 

 

 

주제와 상관없이 내가 주목해 읽은 부분을 소개한다.

 


1.

 

 

 

 

 

 

 

 

 

 

 

 

 

 

자기 인생에서 진실한 사랑은 한 번밖에 할 수 없는 것인가, 아니면 몇 번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논쟁이 벌어진다. 

 

 

『(...) 현실에 대한 관찰보다는 시적인 것에 기울어지는 부인들은 사랑, 참된 사랑, 위대한 사랑이라면 인간에게는 단 한 번밖에 주어질 수 없으며, 그것은 벼락과도 같아서 이 사랑의 벼락을 맞은 마음은 타버리고 황폐하게 되어 어떻게나 공허해지는지 그 후로는 어떤 감정도 솟아날 수 없게 되고, 어떤 꿈마저도 다시 싹틀 수 없다고 단정했다.』
- <모파상 단편선> 중 ‘의자 고치는 여인’, 158~159쪽.

 


『사랑을 여러 번 해본 후작은 이런 신념을 맹렬히 공박했다.
“사랑은 있는 기력과 심혼을 다해 몇 번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나는 말씀드리는 바요. 두 번 다시 사랑할 수 없다는 증거로 사랑 때문에 자살한 사람들을 들지만, 바보같이 자살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회복되었을 것이라고 나는 대답하겠소. 자살을 했기 때문에 정열이 재발할 기회를 빼앗겨버렸던 거요. 그들은 다시 시작하여 죽을 때까지 사랑했을 거요. 사랑하는 인간이란 주정뱅이와 같소. 술도 마셔본 자가 마실 수 있고 사랑도 해본 자가 할 수 있소. 그것은 기질 문제죠.”』
- <모파상 단편선> 중 ‘의자 고치는 여인’, 159쪽.

 

 

내 생각엔 기회만 온다면 사랑은 몇 번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사랑을 할 때마다 이번이 가장 소중하고 마지막 사랑이라고 여길 것 같다.

 

 

‘의자 고치는 여인’은 상대방에게 무시당한다고 할지라도 사랑하는 것은 행복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2.

 

 

 

 

 

 

 

 

 

 

 

 

 

 

아내의 오랜 친구가 ‘나’의 집에 방문한다. 방문자는 맹인이었고 게다가 아내를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남자다. 방문자가 집에 도착하자 아내는 방문자와 ‘나’를 인사 시켰고 두 사람은 악수를 한다. 『“어쩐지 전에 이미 본 사람 같구먼.”』 하며 방문자는 ‘나’에게 쩌렁쩌렁하게 말한다. 앞을 볼 수 없는 맹인이니 유머를 구사한 말이겠다.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이란 소설집에 담긴 ‘대성당’. 이 소설을 읽으며 맹인인 데다 상처했음에도 천연덕스럽고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음이 존경스러웠다. 그에게는 자신의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직업도 있다. 그런 이는 불운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는 정신을 가진 자이다. 그래서 불행에 발목을 잡히는 일이 없을 듯하다.

 

 

그런 사람이 소설 속에서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고 나는 믿는다. 인간은 같은 처지에 있더라도 각기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른 법이므로. 

 

 

이 소설을 읽고 내가 생각한 것. ‘언행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 어떠할지 헤아릴 수 있다.’

 

 

 

 

 

 

3.

 

 

 

 

 

 

 

 

 

 

 

 

 

 

 

이 소설에서 내가 애절하게 느끼며 읽은 것은 다음 글이다.

 

 

『ㅡ엄마 있잖아, 그런데……
나도 모르게 입을 뗐는데, 다음 말을 차마 내뱉을 수가 없었다. 할말이 너무 많았고 무슨 말이든 하고 싶었는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러니까 말이야, 엄마 있잖아,
단 한 번이라도 내게 사과를 해줬으면 좋겠어. 그때 내 마음을 짓밟은 것에 대해서. 나를 이런 형태로 낳아놓고, 이런 방식으로 길러놓고, 그런 나를 밀어내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에, 무지의 세계에 놔두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 제발 사과를 해줬으면 좋겠어. 그게 엄마의 본심이 아니었다는 것도, 누군가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알지만, 나는 엄마를, 당신을,』
-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019년 제10회>, 박상영의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89쪽.

 

 

누구에겐 중요한 것이 누구에겐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라면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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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1-01-08 2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누군가에게 소중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나쳐 갈 일일 때가 너무도 많지요... 그러기에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할 일인 듯 합니다...^^:)

페크(pek0501) 2021-01-09 12:22   좋아요 1 | URL
서로 다른 곳을 볼 때가 많지요. 나는 춤을 추고 싶은데 당신은 낮잠을 자려고 한다, 뭐 이런 글을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건 같은데 사람들의 관계를 압축해 표현한 것 같더군요.
내 마음을 누군가가 알아줄 때 감사한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0^

scott 2021-01-08 22: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이런 글 자주 올려주세요 모래알속에 빛나는 진주를 잡아내는

페크(pek0501) 2021-01-09 12:24   좋아요 1 | URL
정말입니까? 후후~~ 올릴 글이 없어서 막간을 이용해서 써 올렸네요.
앞으로 요런 글을 올리겠습니다.
모래알 속에 빛나는 진주 같은 글을 쓰고 싶네요. 표현, 참 좋으십니다.
님에게 좋은 하루를 선사합니다. ^^ㅋ

파이버 2021-01-08 23: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소설처럼,
사랑하는 상대방에게 무시당한다면 저는 정말 슬플 것 같습니다. 한순간 사랑할 순 있겠지만 가지고 있는 사랑이 금세 소진되어 밑바닥이 드러나버릴거에요…

페크(pek0501) 2021-01-09 12:28   좋아요 1 | URL
아무래도 사랑은 짝사랑보단 서로 사랑해야 행복하죠.
소설에 상대방이 무시하는 데도 짝사랑을 하는 여인이 나오거든요. 그 여인이 죽었는데도 관심도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여인이 재산을 남기고 죽었다니깐 그 재산만 갖기 위해 애쓰더군요. 결국 재산을 차지하게 됩니다. 아주 얇팍한 인간이 나옵니다.
그 여인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포요. ㅋㅋ
좋은 하루 되십시오.

서니데이 2021-01-09 0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성당을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01-09 12:30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나 웃겨요. ㅋㅋㅋ
어제 서니데이 님의 서재에 들어가려 했는데 무슨 댓글 쓰다가 그 옆에 보이는 다른 닉네임의 서재에 들어갔다가 또 그 옆에 있는 다른 님의 서재에 들어갔다가...
결국 깜빡하고 로그아웃 한 뒤에 서니데이 님이 생각났다는...ㅋㅋ
좋은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꼭 방문의 흔적을 남길게요.

바람돌이 2021-01-09 0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랑은 몇번이라도 다시 할 수 있다에 한표! ㅎㅎ
<대성당>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이에요. 맹인의 손을 잡고 대성당을 같이 그려보는 그 모습이 너무 좋아요.

페크(pek0501) 2021-01-09 12:34   좋아요 1 | URL
몇 번을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안톤 체호프의 귀여운 여인, 인가 하는 단편 소설이 증명하고 있어요. 여성이 이성을 사랑하다가 이별 후 다른 이를 사랑하다가 맨 나중엔 자식벌 되는 소년을 자식처럼 사랑하는 이야기인데... 처음 그 소설을 읽을 땐 뭐 이런 가 소설이, 그랬는데 거기에 심오한 인간 심리가 있었던 거예요. 체호프가 인간을 통찰한 거죠. 아마 거기서 그랬을 거예요. 엄마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사랑이다, 라고. 매번 진행 중인 사랑이 중요한 거죠.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좋은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희선 2021-01-14 0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달라서 다 다르게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도 하겠지요 그런 걸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런 걸 아예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 듯해요 알아도 그걸 잘 말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지도... 그건 더 안 좋을까요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 상처주려고 하지 않겠지요

부모라고 해도 자식 마음을 다 알기는 어렵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1-01-14 14:21   좋아요 1 | URL
부모라도 자식 마음을 몰라요. 요즘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크고 나니 더 모르겠더라고요. 애들한테 각자 알아서 지혜롭게 잘 살자, 라고 말한답니다.ㅋ
이젠 부모인 내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가족이 함께 모여 맛있는 거 먹으면서 떠들 때가 좋답니다.

미세먼지 없는,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싶네요. 따뜻한 겨울 되세요. 감사합니다. ^^
 

 

 

 


약 18년 4개월 동안 내가 알라딘에서 구매한 책은 697권이었다. 세 권만 더 사면 700권이 되는데 드디어 구매한 책 세 권이 오늘 배달됨으로써 700권을 다 채웠다.

 

 

그 책값의 총합으로 명품백 하나 살 수 있다고 가정해 보면 책값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명품백 하나보단 책 7백 권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18년 동안 나를 행복하게 해 준 7백 권이다. 명품백 하나로 18년 동안 행복하긴 힘들지 않는가. 


 
책을 읽는 속도보다 책을 사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구매한 책을 바로 읽지 않고 아껴 두고, 읽던 책을 읽는 경우가 많다. 새 책을 아껴 두는 것이다. 아껴 두면 그 책을 읽기 전의 설렘을 즐길 수 있어 좋다. 마치 새 옷을 사서 옷장에 걸어 놓은 격이다. 아직 한 번도 입고 나간 적이 없는 옷 같은 책이 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서 내가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방법은 고작 책을 사는 일이다. 이것도 하지 않는다면 이 시간들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책을 좋아해서 다행이라 여긴다.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은 <정의란 무엇인가>를 흥미롭게 읽고 저자의 팬이 되어 구매한 신간이다. 여러 책들을 출간한 저자는 이번엔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라는 부제를 붙인 책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오만과 분노의 유독한 혼합물은 트럼프를 백악관까지 밀어 올렸다. 하지만 이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단결의 원천이 될 수 없다. 우리의 도덕적, 시민적 삶을 새롭게 정립시키기 위해서는, 지난 40년간 우리의 사회적 결속력과 존중의 힘이 얼마나 약해졌는지를 제대로 깨달아야 한다. 이 책은 그 과정을 살피면서, 공동선common good의 정치를 찾아 나서기 위해 생각을 모아보는 책이다.』
- <공정하다는 착각>, 서문에서.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 전원교향곡 · 배덕자>는 민음사에서 세 작품을 하나로 묶은 책이다. ‘좁은 문’과 ‘전원교향곡’은 내 기억으로 20대에 읽은 것 같은데 집에 책이 없다. ‘전원교향곡’은 최근에 오디오북으로 듣기도 했다. 둘 다 종이책으로 다시 읽고 싶어 이번에 구매했다. ‘배덕자’는 읽어 보지 못한 작품인데 덤으로 갖게 되었다. 이 한 권으로 세 마리의 토끼를 가진 듯한 기분이 든다. 특히 여행을 갈 때 이 책 하나만 준비해 가면 여행지에서 밤잠을 못 이루는 시간에 유용하리라.

 

 

 

 

 

 

 

 

 

 

 

 

 

 

 

 

 

 

 

이번엔 역사 분야다. 설민석의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대한민국이 선택한 역사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텔레비전을 통해 역사 강의를 하는 저자를 몇 번 봤는데, 재미있게 얘기해 주는 능력이 탁월한 것 같았다. 대한민국의 관심사를 ‘역사’로 만든 장본인이라고 평가를 받기도 한다. 딸과 함께 역사 공부를 해 보자는 생각으로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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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17 23:0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책을 놓은 사람, 안 읽고도 아무 문제 없이 살아가는 사람과 책을 통해 자기 삶을 보듬어 가는 사람‘
페크님은 ‘책을 통해 자기 삶을 보듬어 가는 사람‘ !!ㅎㅎ
책을 읽는 속도 만큼 이책 저책 집어들었다 놓다가 이책 저책도 완독 못하는 1人

저도 이번에 샌델책 기대감 크네요.
지드에 작품들은 워낙 짧아서 한권으로 내서 좋은데 ,,,
민음사 은근히 책값 야금야금 올리네요. ㅋㅋ

이번에 코로나로 택배 하는 분들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물건 도착할떄마다 고마움이 가득,
어제자 뉴욕타임즈 에 기사가 실렸는데 한국 택배 기사가 올해 14명 과로사 했다며 몇몇분들 취재 했는데 그분들 말씀이 일을 할수 있는 것만이라도 고맙고 이런 시국에 사람들에 손과 발이 되어준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데요 ㅜ.ㅜ
**페크님,
[새 책을 아껴 두는 것이다. 아껴 두면 그 책을 읽기 전의 설렘을 즐길 수 있어 좋다. 마치 새 옷을 사서 옷장에 걸어 놓은 격이다. 아직 한 번도 입고 나간 적이 없는 옷 같은 책이 되는 것이다.]
이구절 너무 좋네요(❤ω❤)

페크(pek0501) 2020-12-18 12:11   좋아요 2 | URL
scott 님의 댓글이 좋아요 수가 무려 4개네요. 인기인이십니다.ㅋ
민음사가 야금야금 올립니까? 저는 민음사 책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저렴한 것인데요... 이 책은 5백 쪽이 넘는데 <공정하다는 착각>보다 저렴해서 좋아했더니만... 좁은 문이 2백 쪽쯤의 분량. 전원교향곡이 100쪽 가량, 배덕자가 2백 쪽 가량의 분량이에요. 그래도 다 읽고 나면 5백 쪽의 분량을 다 읽은 게 되니깐 뿌듯하지 않겠습니까.

택배 기사님의 과로사는 신문을 통해서 저도 봤답니다. 심각하더군요.
그래서 되도록 배달을 안 해야겠다고 생각도 했는데 그래도 돈을 써야 경제가 돌아가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인간은 합리화의 왕이니까요...ㅋ

문장력 칭찬은 너무 감사합니다. 어떻게 제 머릿속에서 저런 게 나왔을까 하고 저도 지금 생각 드네요. 문장력이 좋다는 얘기는 별로 들어 본 적이 없는 지라...

좋은 하루 열어가시게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ω❤)

서니데이 2020-12-18 0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도 책 많이 사셨네요.
생각해보니 가방이나 옷보다 책을 더 많이 샀는데도 매달 나오는 신간을 삽니다. 그래도 가방이나 옷보다 책이 더 비싸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살 수 있었지만 그러다보니 옷장보다 책장이 많아졌어요. 책은 한권으로 생각할 게 아닌 것 같기도 해요.^^
올해는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책은 덜 읽었어요. 좋은 책은 계속 나오니 앞으로 더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페크님 좋은하루되세요.^^


페크(pek0501) 2020-12-18 12:21   좋아요 2 | URL
올해 한 해 동안 구매한 책은 32권이더라고요. 작년엔 33권을 구매했고요. 구매한 책을 기록해 놓는 노트를 보고 이 정도면 양호해, 하고 생각했죠. 이 동네에선 저 정도면 알뜰형이죠.
내년엔 하나도 사지 말고, 집에 있는 책들을 읽자고 계획을 세웠는데 아무래도 그건 불가능할 것 같고 앞으로는 한 해 구매한 책을 20권대에 머물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새해는 많이 구매하는 해가 아니라 많이 읽은 해가 되도록 하겠슴다.

서니데이 님도 집에 책이 많겠군요. 책의 유혹을 물리치기 어렵죠.
서울은 지금 눈에 쌓여 있네요. 녹은 부분이 더 많지만 길 가장자리에 눈이 있어요.
밤에 왔나 봐요. 두 번째 눈이네요. 겨울은 겨울인가 봅니다.
서니데이 님도 굿 데이~~ . 감사합니다.

파이버 2020-12-18 1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700권도 놀랍고 18년이라는 시간도 대단합니다. 알라딘에서 감사상패라도 드려야하는거 아닙니까ㅎㅎㅎ
구매하신 책 중에서 요즘 전철에서 [공정하다는 착각] 읽는 사람들을 몇번 봐서 궁금했었어요! 인용하신 서문도 흥미롭네요.^^

페크(pek0501) 2020-12-18 12:44   좋아요 2 | URL
사실 구매량보다 18년이 저는 더 놀랍습니다. 책 사랑이 싫증도 없고 지치지도 않는 것 같아서 말이죠. 오프라인에서 산 책까지 합하면 더 되겠지요. 저도 저에게 놀랍니다. 한결같구나, 하면서 말이죠. 히히~~~

공정하다는 착각은 어제 배달 온 책이라 내용 파악을 아직 못했고,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은 꽤 흥미롭게 읽었어요. 많은 예가 나오는데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예를 든 게 저로선 재밌고 유익했어요. 생각할 거리를 주는 글을 너무나 잘 아는 저자 같습니다.
좋은하루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얄라알라북사랑 2020-12-18 16: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사책 들이신다하셔서 궁금했는데^^ 700권이라니 정말 놀랍습니다. 제가 일년 동안 빼낸 책의 2배 이상인듯

페크(pek0501) 2020-12-19 15:58   좋아요 0 | URL
북사랑 님, 저는 일 년 동안이 아니라 무려 18년 4개월 동안 구매한 책이 700권인 거예요. 긴 기간을 고려하면 그리 많은 책을 산 게 아닐 거예요. 꾸준히 샀다는 게 문제지만요... ㅋ 책 구매하는 즐거움은 시들지가 않네요. 앞으로도 이대로 쭉~~ 갈 것 같습니다.

좋은하루보내세요.

2020-12-20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20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하라 2020-12-19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품백에 욕심내기 보다 자신이 명품이 되기위해 투자하신 거죠? 명품으로 가득 치장한 여성보다 내면에서 부터 빛나는 진짜 명품이 되신 걸 축하드려요.^^

페크(pek0501) 2020-12-19 16:00   좋아요 1 | URL
ㅋㅋ 제가 명품이 되기 위해 투자하신다는 말씀, 참 듣기 좋으네요.
그냥 좋아서 구매했을 뿐인데, 투자라고 하시니 소비가 아니라 생산적인 일을 한 것 같아요.
진짜 명품이 되는 그날까지 책 사랑은 계속되겠습니당~~

좋은하루보내세요.

희선 2020-12-19 0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칠백권을 채우셨군요 다른 것보다 책은 사람을 오랫동안 즐겁게 해줍니다 늘 같은 책은 아닐지라도 가끔 한번 본 책을 봐도 괜찮겠지요 저는 그런 일 적지만, 페크 님은 본 책이라도 다시 보기도 하시는군요 앙드레 지드 소설 《좁은 문》만 예전에 본 듯합니다 이 소설을 생각하면 《독일인의 사랑》도 함께 떠올라요 왜 그런지 모르겠네요

페크 님 어느새 주말입니다 주말 편안하게 책과 함께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12-19 16:03   좋아요 2 | URL
오랫동안 즐겁게 해 주는 게 책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본 책을 또 들춰보는 버릇이 있어요. 좋아서 밑줄을 친 구절은 또 읽고 싶거든요.
독일인의 사랑도 오디오북으로 들었어요. 요즘은 오디오북 대신 유튜브를 이용해서 무료로 오디오로 듣는 독서를 합니다. 그래도 가장 좋은 건 역시 종이책입니다.
오디오로 듣고 좋은 건 꼭 종이책으로 사게 되더라고요.

좋은하루보내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라는 소설집에 담겨 있는 단편 ‘황혼의 반란’을 간략히 소개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나무>

 

 


‘황혼의 반란’은 노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노인에 대한 사회 분위기는 다음과 같이 묘사되어 있다.

 

 

『노년의 이미지는 점차 사회의 모든 부정적인 요소와 결합되었다. 인구 과밀, 실업, 세금 등이 모두 <자기들 몫의 회전이 끝났음에도 회전목마를 떠나지 않고 있는 노인들> 탓이 되어 버렸다.
레스토랑 문에서 <70세 이상 출입 금지>라는 팻말을 발견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행여 반동분자로 몰리게 될까 봐 이제 아무도 노인들을 옹호하려 들지 않았다.』
- <나무> 중 ‘황혼의 반란’, 79쪽.

 

 

60세 이상의 노인에게는 노동이 금지되고, 자녀들에게는 부모를 지원하는 것이 금지된다.

 

 

『한 사회학자가 텔레비전 저녁 뉴스에 나와서 사회 보장의 적자는 대부분 70세 이상의 노인들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 <나무> 중 ‘황혼의 반란’, 77쪽.

 

 

경제적 이유로 노인이 골칫거리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회라니. 가슴이 섬뜩해진다.

 

 

『「그들은 우리를 없애 버리기 위해 독극물 주사를 놓고 있어요.」
「설마요! 그건 너무…...」
「그들이 우리를 곧바로 제거한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얼마 동안은 우리를 데리고 있죠. 우리 자식들이 생각을 바꿀 경우에 대비해서 말이에요.」』
- <나무> 중 ‘황혼의 반란’, 81쪽.

 

 

자식들의 동의를 얻어 노인을 제거하는 세상이란 어떤 세상일까.

 

 

위험하다고 느낀 노인들은 숲 속으로 도주해 동굴에서 생활한다. 그야말로 황혼의 반란인 셈이다. 

 

 

이 소설은 마지막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전설에 따르면, 프레드는 주사를 맞고 죽기 전에 자신에게 주사를 놓은 자의 눈을 차갑게 쏘아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게다.」』
- <나무> 중 ‘황혼의 반란’, 96쪽.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게다.”라는 한마디가 가슴에 와 박힌다.

 

 

 

 

 


................................
P.S.
난 이 소설을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읽지 않고 미래 소설로 읽었다.
이 이야기가 2050년쯤에 9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해당할 일인지 모른다.
고령화 사회의 심각성을 안다면 예측이 가능한 일이다. 
아주 먼 훗날에 독재 국가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우리는 확신할 수 있을까.

 

 

 

 

 

 

(79쪽) 노년의 이미지는 점차 사회의 모든 부정적인 요소와 결합되었다. 인구 과밀, 실업, 세금 등이 모두 <자기들 몫의 회전이 끝났음에도 회전목마를 떠나지 않고 있는 노인들> 탓이 되어 버렸다.
레스토랑 문에서 <70세 이상 출입 금지>라는 팻말을 발견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행여 반동분자로 몰리게 될까 봐 이제 아무도 노인들을 옹호하려 들지 않았다.

(77쪽) 한 사회학자가 텔레비전 저녁 뉴스에 나와서 사회 보장의 적자는 대부분 70세 이상의 노인들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81쪽) 「그들은 우리를 없애 버리기 위해 독극물 주사를 놓고 있어요.」
「설마요! 그건 너무……」
「그들이 우리를 곧바로 제거한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얼마 동안은 우리를 데리고 있죠. 우리 자식들이 생각을 바꿀 경우에 대비해서 말이에요.」

(96쪽) 전설에 따르면, 프레드는 주사를 맞고 죽기 전에 자신에게 주사를 놓은 자의 눈을 차갑게 쏘아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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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라 2020-12-12 19: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현실이라고 소설보다 나을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코로나도 노인들 사망율이 높은데 복지부담이 큰 국가들에서는 면역을 운운하며 마스크도 권장하지 않았었죠. 죽을 노인들은 좀 죽어도 된다는 식이었으니 소설보다 더 차가운 세상이 아닌가 싶어요.

페크(pek0501) 2020-12-12 19:49   좋아요 2 | URL
우리가 모르는 정치적 비밀을 포착하면 끔찍하죠. 저는 이 소설을 미래 소설로 읽었어요. 비현실적인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미래에 저런 세상이 올 수도 있다고 봤어요. 어떤 나라에서 제일 먼저 생길지 모르겠지만...

효율성만을 중시하는 사회가 인간에게 끼칠 해악을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20-12-12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회 문제는 공동체가 유지되는 한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문제인데, 이를 어느 특정 구성원 ‘때문에‘라는 이유를 붙이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결국 소수, 약자에게 귀책되는 문제의 원인이 오랜 기간 인류 역사에 기록된 불평등, 불공정의 문제와 맞닿아있음을 생각해 봅니다...

페크(pek0501) 2020-12-12 23:39   좋아요 2 | URL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떤 상황에 처하든 약자에게 너그럽지 못한 태도, 약자에게 냉혹함을 지양해야 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고,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이 나이에 따라 달라지지 않아야 함을 생각했어요.

우리 현실에서도 재산 때문에 부모를 죽이거나 버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뉴스에 오르기도 하죠. 고령화 사회인 만큼 노인 문제에 대해 심각해지는 지점이 올 거라고 봅니다.

서니데이 2020-12-12 2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태어나는 순간부터 매순간 나이가 많아지는데,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문제예요.
아직은 시간이 많이 남은 사람들과 조금 남은 사람들의 차이일수도 있겠네요.
소설 속의 이야기였으면 좋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2-12 23:43   좋아요 2 | URL
그렇죠. 나이 먹는 걸 피할 순 없죠. 어떻게 하면 다같이 잘 살 수 있는지 모색해야 할 것 같아요. 나이 먹어 기운 빠지고 병이 생기는 것도 서러운 게 노인인데 말이죠.
저는 미래 소설처럼 읽혔어요.

주말은 늦게 잠자는 버릇이 있어요. 이제 잠을 청해야죠.
서니데이 님, 굿~ 나잇~~

파이버 2020-12-13 0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70세 이상 출입 금지> 팻말이 현실에서 논란이 되었던 ˝노키즈존˝ 표지판을 떠올리게 해서 두 배로 씁쓸해집니다... 모두 어린아이였던 시절이 있고 노인이 될 미래가 있는데 지금당장의 불편만 크게 느끼는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0-12-13 12:20   좋아요 1 | URL
노키즈존도 특정한 사람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찬반 논쟁이 생길 여지가 있어요.
어린아이가 귀찮다는 건데 그런 걸 생각해 낸 본인도 자식이나 손주가 생길 텐데 말이에요.
흔히 대, 를 위해 소, 가 희생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데 자신이 그 ‘소‘에 해당할 땐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져요. 진지한 모색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때그때 편의에 따라서 효율성에 따라서 결정할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첫눈 온 날, 좋은하루 보내세요.

scott 2020-12-13 0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베르나르에 ‘나무‘ 대충 읽었었는데 페크님 글 읽고나니 언젠가 내가 겪게 될 일이라는게 등꼴이 오싹해집니다

페크(pek0501) 2020-12-13 12:23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엔 그냥 소설이니까 상상력을 발휘했군, 하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심각한 사안이었어요. 우리와 아주 무관한 일도 아니고요.
몇 년 전에 이 책을 사 놓은 것 같은데 이제야 보고 있습니다. 요즘 단편집이 좋더라고요.
사 놓으면 언젠가 책을 읽는다, 를 실천한 셈입니다. ㅋ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0-12-13 0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서운 이야기네요 누구나 나이를 먹는데, 자기 차례가 오면 어떡하려고 나이 먹었다고 안 좋게 대하다니... 소설에서만 그런 건 아니기도 한 듯해요 자기 자리를 찾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게 없는 사람이 더 많지 않나 싶습니다 세상에는 어린이뿐 아니라 나이 많은 사람도 있어야 할 텐데...

페크 님 서재의 달인 축하합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0-12-13 12:24   좋아요 1 | URL
알고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 아니라 말이 되는 이야기 같아요. 무섭죠.

서재의 달인, 감사합니다. 희선 님도 축하드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cyrus 2020-12-13 1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겉모습만 젊고, 사고방식은 늙은(낡은) 꼰대도 많아졌어요. 저를 포함한 젊은 사람들도 언젠가는 꼰대가 될 수 있어요.

페크(pek0501) 2020-12-13 11:58   좋아요 0 | URL
하하~~ 저는 벌써 꼰대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밖에서 티를 안 낼 뿐.
20대인 우리 딸과 얘기를 나누면 ‘요즘은 안 그래.‘라는 말을 듣습니다.
조그맣던 게 컸다고 나를 가르치려 든다니까요. 어디 가서 그런 말 하면 안 된다고 주의까지 줍니다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을 읽으면 확실히 내가 뒤처졌음을 느낍니다. 시대가 달라요. 그런 소설을 자주 봐야겠다고 생각했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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