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가 뜨는 내일이 매일 있다.

 

 

 



새해 들어 여러 일간지에 발표된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약력을 보게 되었습니다. 소설, 시, 시조, 희곡, 동화, 평론 등 각 분야별 당선자 중에는 젊은이가 많았지만 50대와 60대도 있었습니다. 해마다 발견하는 건 당선자 중에는 나이가 적지 않은 이가 반드시 있다는 점입니다. 글에 대한 뜨거운 열정은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입니다. 이번에 당선되지 못한 이들은 낙담했겠지요. 그런 낙선자들을 위해 이 글을 씁니다. 

 

 

제 이야기부터 해야겠군요. 저에게 책을 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살아 온 긴 세월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지난여름에 저의 첫 책인 생활칼럼집이 출간되었을 때 기뻤습니다. 책이 많이 팔리느냐 적게 팔리느냐 하는 건 그다음 일이고 제 글을 담은 책이 세상에 나왔고 그 책이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게 그저 신기할 뿐이었습니다. 책 한 권의 저자가 되는 것 자체가 기쁨이었고 보람이었습니다.

 

 

사실 제 책을 출간하기까지 2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가 결혼을 했고 결혼한 뒤에 글을 쓰고 싶었지만 글쓰기에 몰두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출산과 육아로 10년을 보내야 했고, 14년 동안은 돈을 벌어야 했으니까요. 아이들이 다 성인이 되고서야 비로소 글을 쓸 수 있어 제 책이 완성된 것입니다. 뒤늦게 출간하게 된 책이어서 기쁨이 배가되었습니다. 앞으로 제 생활에 활력을 줄 글쓰기를 하며 조금씩 나아가고자 합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옷 적시는 가랑비의 힘을 믿으려 합니다.

 

   

아쉽게도 저는 글쓰기 재능을 타고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꾸준함도 재능이라고 할 수 있다면 그 재능은 있는 것 같습니다. 글을 꾸준히 쓰며 살아갈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설령 제가 오르고 싶은 곳에 도달할 수 없더라도 지금보다는 목표점 가까이 가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태양을 향해 쏜 화살은 태양까지 가지 못하더라도 손에 쥔 화살보다는 멀리 간다는 건 확실할 테니 말입니다. 이는 낙선자 여러분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인생 전체를 오전과 오후로 나눈다면 저는 제 인생의 오전을 다 살았고 현재 인생의 오후를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나이가 되고 보니 노후를 편안히 보내기 위해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게 생겼습니다. 다음과 같이 세 가지입니다. 첫째, 몸과 마음이 건강할 것. 둘째, 돈 걱정이 없을 것. 셋째,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가질 것 등입니다. 이 글에서 저는 세 번째를 강조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신춘문예 낙선자들은 글쓰기 취미를 이미 가졌을 뿐만 아니라 작품을 완결해서 투고할 정도의 실력까지 갖춘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축복받은 사람들입니까. 글쓰기의 매력을 알고 있는 이들은 큰 복을 하나 가진 셈입니다. 왜냐하면 마음이 허전하거나 근심 걱정이 있거나 또는 불행한 일이 일어났을 때 글쓰기가 그것들을 견디는 데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 사례로 10대 소녀가 전쟁의 공포를 느끼며 좁은 은신처에서 글을 써서 <안네의 일기>라는 유명한 작품으로 탄생한 경우를 들겠습니다. 그 당시 그녀는 글을 쓰면서 그 어두운 시간들을 견디는 힘을 얻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모 일간지의 신춘문예 시상식이 어제 있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이 기사를 보고 낙선자 여러분이 떠올라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고 지금 우울한 기분에 빠져 있는 건 아니겠지요. 오히려 재도전의 기회를 얻었다고,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또 한 번 얻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목표를 두고 노력하며 산다는 것은 멋진 일입니다. 열심히 글을 쓰다 보면 글쓰기 능력이 더욱 향상되어 꼭 신춘문예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스스로 찾게 될 것으로 압니다.

 

 

여러분에겐 새로운 해가 뜨는 내일이 매일 있습니다. 미래의 꿈을 안고 재도전을 준비하는 여러분의 건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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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1-01-15 19: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취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주변에 있는 같은 나이의 친구나 한두 살 어린 동생들은 취미가 없어서 그런지 가끔 저 보고 심심하다, 지루하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저보다 교우 관계가 원만해서 연락하고 만나는 지인들이 더 있는데도 말이죠. 나 혼자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없으면 공허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러면 부정적인 생각이 자꾸 들어요.

페크(pek0501) 2021-01-16 12:37   좋아요 0 | URL
벌써 그걸 아시다니요. 빠르십니다. 저는 취미의 중요성을 몇 년 전부터 절실히 느꼈답니다. 글쓰기 취미가 없다면 살면서 허전할 것 같아요.
제 친정어머니를 보니깐 특히 나이들어서는 더욱 필요한 것 같아요. 혼자 사는 한 지인은 70대인데도 왕성한 필력으로 여기저기 원고 청탁을 받아 집필하고 책을 내는 등 심심해 할 틈 없이 잘 지낸답니다.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생각도 젊고요.
우리 복 하나 가졌다고 생각하도록 합시당~~^^

stella.K 2021-01-15 1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주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정세랑 작가가 나오더군요.
30대 초반으로 보이던데 여기저기 문학상에 응모했다 실패를 많이
했데요. 근데 그게 나중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그만큼 자신의 작품이 쌓이는 것이고 나중에 다 써 먹게 되더라고.
그러고 보면 꾸준하기만 하면 작가는 결코 손해 보는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5, 60대도 응모를 많이 하는군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나이들어서도 긴장하며 희망을 가지고 할 일이 있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직장은 정년이니 명퇴니 하지만 작가는 그런 것 상관없이 내가 마음만 먹으면
죽는 날까지 할 수 있잖아요.
언니도 계속 희망을 가지고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21-01-16 12:41   좋아요 1 | URL
유퀴즈, 본 적 있어요. 작가가 나왔군요.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하다 보면 글쓰기 실력이 꽤 늘어날 것 같아요.
저도 정진!!! ㅋㅋ 같이 정진하자고요.

˝글을 잘 쓰는 사람보다 꾸준히 쓰는 사람이 이긴다.˝ - 페크의 말.
전 꾸준히 써서 남도록 하겠습니다. 글 쓰는 세계에서. 호홋

scott 2021-01-15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플에서 제목만 보고 페크님 신춘문예 당선된줄 알고 냉큼 들어왔어요 ㅋㅋ요즘 문창과 학생들 웹소설 플랫폼을 선호한다고 하네요 글을쓰고 응모 할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져서 포기하지 않는한 기회는 화알짝 ! 꿈이 있는 한 영원한 청춘 ღ‘ᴗ‘ღ

페크(pek0501) 2021-01-16 12:44   좋아요 1 | URL
제가 그럴 리가 없잖아요. 하하~~
웹소설, 저도 가끔 봅니다. 다른 장르도 그렇지만 신선한 감각이 있어야 할 장르 같더군요.
응모할 곳도 많고 글을 투고할 수 있는 곳도 참 많아요. 예전엔 사보에 독자투고 하는 정도가 있었다면 요즘은 인터넷 발달로 독자 투고를 받는 지면이 많더라고요.
나, 영원한 청춘 될래요. 우리 파이팅!!! 하자고요.

희선 2021-01-16 0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해 일월에는 신춘문예 발표가 나는 때기도 하네요 기대하고 원고를 보냈을 사람 많았을 것 같습니다 기쁜 소식을 들은 사람도 있고 아무 소식도 못 들은 사람도 있겠네요 떨어지면 아쉽겠지만 다음에 또 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게 쉬운 게 아니겠지만...

자신이 즐겁게 할 게 하나라도 있다면 사는 게 아주 힘들지 않겠지요 사는 게 힘들어서 그런 걸 어떻게 하느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꼭 안 좋은 것도 생각하는군요 좋아하는 게 하나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나은 듯해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도 있을 듯합니다 그걸 찾으려고 하는 것도 즐겁겠습니다

페크 님 주말 춥다고 하니 따듯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1-16 12:49   좋아요 1 | URL
신춘문예가 나와 상관 없는 것인데도 매년 1월 1일엔 꼭 당선작을 챙겨 보게 되어요. 문학 평론과 영화 평론은 참 어려워서 한참 들여다보게 만들더군요. 무슨 수준이 그리 높은지... ㅋ 시와 시조는 짧아 좋아요. 늙어서 기운이 부족하면 시를 쓰며 지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요.
분야별로 당선되는 건 한 명이고 다수의 사람들이 다 떨어지는 거지요.
투고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즐기고 실력을 쌓은 시간으로 여기면 좋을 것 같아요.

한 시간 걷기, 가 오늘 스케줄인데 공기가 좋았으면 좋겠어요.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서니데이 2021-01-16 0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해가 되면 첫날에 신춘문예 당선작을 읽었는데 올해는 잠시 종이신문을 쉬어서 그런 것들도 잊고 있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응모한다니 각 신문사별 아주 소수의 인원이 당선되는 경쟁률이 여전히 치열한 것 같아요. 누군가는 그렇게 시작하고 더 많은 누군가는 다시 내년을 기다려야할거예요. 세상엔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많으니 더 많은 글쓰는 공간과 책이 될 수 있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페크님 좋은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01-16 12:53   좋아요 2 | URL
아직도 종이신문을 보고 있는 1인이에요. 오늘은 신간 안내가 있는 토요일인데
관심 가는 신간이 없네요.
세상이 변해도 종이 신문과 종이책이 저는 좋네요.
글이 뽑힌다는 건 실력도 있어야지만 운도 적지 않게 작용할 듯해요.
벌써 1월의 반이 갔네요. 값진 하루를 보내야겠다, 하고 일어났는데 막상 일어나면 게으름을 너무 사랑해요. ㅋㅋ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21-01-16 0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16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세 먼지가 없는 맑은 하늘

 

 


 


제 떡보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걸까. 지인들을 만나는 자리에 가면 기혼자는 미혼자를 부러워하고, 미혼자는 기혼자를 부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한쪽에선 배우자와 자식이 있는 게 든든해 보이고, 다른 한쪽에선 혼자 사는 게 자유로워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엔 장단점이 있음을 안다. 

 

 

어느새 지인들이 불평불만을 하나씩 늘어놓기 시작한다. 이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저마다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은 이가 없고 걱정이 없는 이가 없어서, 인생은 고해(苦海)임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얘기를 들으며 다 같이 한바탕 웃음을 터뜨릴 수 있는 건 우리가 행복하게 살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은 건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우리 대부분이 즐거울 때도 있고 괴로울 때도 있다는 사실이다.

 

 

겉으로만 보아선 누가 마음 편히 살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면, 추운 겨울에 밖에서 언 생선을 파는 장수와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큰 기업체 사장 중에서 누가 더 나은 세상을 살고 있는지 헤아리기 어렵다. 왜냐하면 매일 돈을 버는 재미와 집에 가면 언 몸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밥이 있어 안락함을 느끼는 생선 장수가 있는가 하면, 점점 기울어져 가고 있는 회사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하루도 편할 날이 없는 기업체 사장이 있을 테니까.

 

 

인터넷을 통해 ‘지랄 총량의 법칙’을 알게 되었다. 이 법칙은 모든 사람에게는 일생 동안 쓰고 죽어야 하는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말한다. 즉 어떤 사람은 사춘기에 지랄을 다 떨고, 어떤 사람은 나중에 늦바람이 나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죽기 전까진 반드시 그 양을 다 쓰게 되어 있단다.

 

 

나는 ‘불행 총량의 법칙’이란 게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한 사람이 한평생 감당해야 할 불행의 총량은 누구나 같다는 걸 말함이다. 누구든 불행의 총량은 똑같이 정해져 있어서 젊을 때 불행을 겪지 않으면 늙어서라도 겪게 된다는 것이다. 누구든 달콤한 열매만 달려 있는 나무 같은 인생일 리 없고, 씁쓰름한 열매만 달려 있는 나무 같은 인생일 리 없다.

 

 

몸이 아파 본 자만이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듯이, 고난이 있어 봐야 작은 기쁨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예를 들면 미세 먼지가 많은 날이 있었기에, 우리는 공기가 맑은 날의 기쁨을 알게 되었다. 또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이 창궐하는 긴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백신 공급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날이 오면 예전에 몰랐던 기쁨을 누리게 될 터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감내하기 힘든 고통은 때로 새로운 발견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속담이 있듯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면 노년기보다 청년기에 겪는 게 나을 것 같다. 젊은 시절에는 어떠한 난관도 극복할 힘이 있어 재기에 성공할 수 있는 반면, 노년기에 들면 난관을 극복할 힘이 부족하여 몸이나 마음이 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경제적 문제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젊은이들뿐만이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말하고 싶다. “어차피 자기 몫의 불행은 정해져 있는 것. 그렇다면 하루라도 젊은 날에 겪는 게 좋지 않겠는가. 그런데 오늘은 앞으로 남은 인생 중에서 가장 젊은 날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이 글은 인천일보에 오늘 게재된 글입니다.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73201

 

 

인천일보에서 들어가시면 제 글의 아래쪽에 ‘좋아요’가 있으니 눌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아요’의 수가 높으면 원고료가 올라갑니다.

 

새로운 필자가 들어오면 신문사에선 이런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좋아요 수를 통해 당신의 인맥을 보겠어.’
제 생각일 뿐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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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20-12-29 14: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매우 공감합니다. ^^

페크(pek0501) 2020-12-29 14:53   좋아요 0 | URL
주위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젊어서 편히 산 사람은 늙어서 고생하는 경우가 많고
그 반대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또 겉으로만 봐서 알 수가 없는 게, 불행을 많이 겪어 본 사람이 새로운 행복을 깨닫는 일이 많더라고요. 저만 해도 그래요.
항상 편히 살면 아마 인간은 자만하고 무료하고 작은 행복을 발견하는 마음을 갖지 못할 듯해요. 그래서 행복과 불행의 총량은 같다는 것.

공감하셨다니 마음이 놓입니다.
아마 이 글에 반론을 제기하고 싶은 분이 계실 겁니다. 그게 바로 칼럼인 거죠.
유년의 추억 등을 쓴 수필에 반론을 제기할 수는 없잖아요. ㅋㅋ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0-12-29 14: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눌렀더니 다른 건 이미 눌렀대요.

페크(pek0501) 2020-12-29 14:55   좋아요 1 | URL
그렇겠지요.ㅋ 한 사람이 한 번만 누를 수 있도록 설정되었을 것 같아요.
알라딘도 그런 시스템이잖아요. 안 그러면 한 사람이 백 번을 누를 수 있어 안 될 것 같아요.
세심한 배려, 감사합니다. ^^

페넬로페 2020-12-29 15: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
‘불행 총량의 법칙‘은 누구나 같지는 않다고 봅니다~~
이 시국에 잘 사는 사람은 더 잘 살고
못사는 사람은 더 못살구요^^
누구나 같다면 그건 유토피아죠**

페크(pek0501) 2020-12-29 15:33   좋아요 2 | URL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전 생애를 보면 불행한 마음의 양은 같다고 봅니다.
인생 전체를 보고 하는 말입니다.
아직 인생이 끝나지 않았으니 모르는 일입니다. 지금 행복한 사람은 예전에 불행을 겪었을지 모르고 또는 미래에 불행을 겪을 수도 있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총량은 같다, 입니다.

제가 3문단을 쓴 이유가 페넬로페 님과 같이 생각하실 분들을 위해 쓴 거랍니다.
겉으로 봐선 알 수 없어요. 이 시국에 잘 사는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이 사실은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일 수 있거든요. 또는 위장병으로 고생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반론을 제기하신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견해 차이는 당연히 있지요.
좋은 하루 되십시오.

페크(pek0501) 2020-12-29 15:38   좋아요 2 | URL
추신)
불행을 하나도 겪지 않고 편안하게만 일생을 보낸 이가 지구 상에는 하나도 없다고 확신합니다. 오히려 행복하게 산 사람일수록 작은 일에도 큰 불행을 느껴서 불행의 총량은 같아집니다. 시련을 안 당해 본 사람일수록 데미지를 크게 느끼거든요.
그래서 불행의 총량은 같다, 입니다.

페크(pek0501) 2020-12-29 15:44   좋아요 2 | URL
제가 아는 한 사람은 정말 행복한 일생을 사는 듯 보였어요. 부자였고 늘 일이 술술 풀렸고 건강했고... 그런데 자식들이 속을 썩이더군요. 그런 속상한 일에 익숙치 않은 그는 (늘 일이 잘 풀렸으므로) 자식이 대학에 낙방하자 엄청 스트레스를 받더군요. 앞으로 또 자식이 취직이 안 돼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고, 자식이 좋은 배우자를 만나지 못했다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어요.

인생은 참 공평하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역시나 한 사람이 겪는 불행의 총량은 같다, 라고 느낍니다. 몇 년 동안 주위 사람들을 관찰한 끝에 제가 낸 결론입니다.
ㅋㅋ

scott 2020-12-29 1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플기능에서 좋아요 곱하기 하트뿅뿅기능이 있기를 간절히 바래요 ^ㅎ^

서니데이 2020-12-29 16:20   좋아요 2 | URL
그게 뭐예요?? 곱하기??

페크(pek0501) 2020-12-29 17:01   좋아요 1 | URL
에이ㅋ... scott 님, 과장이 심하십니다. 이 글이 그 정도는 아니죠.
조금 전, 이 글에 미흡한 점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칼럼은 설득력 있게 써서 독자가 글에 동의하게끔 만들어야 해요. 그런 점에서 부족한 점을 느꼈었요. 그래서 이 글의 2탄을 쓸 계획입니다. 내년에요. ㅋㅋ

제목은 (누구나 불행의 총량이 같은 이유), 쯤 되겠어요. 좋은 글감을 오늘 얻었답니다. 아, 글쓰기는 이래서 어렵습니다. 한 편의 글을 쓰고 나면 미진한 게 있어서 수정 사항이 생기거든요. 그런데 인천일보는 한 번 글이 등록되고 나면 수정할 수 없게 되어 있어요.

역쉬~~ 저는 수시로 수정할 수 있는 블로그 체질인가 봅니다. 그래서 알라딘이 편하다니까요.

서로 의견 교환을 할 수 있는 댓글 기능이 있어 좋습니다. 오늘 제가 배운 점이 있어요.

scott 2020-12-29 16: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아요가 한번밖에 안되서 ㅋ서니데이님 ^ᆞ^

페크(pek0501) 2020-12-29 17:02   좋아요 1 | URL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좋게 봐 주셔서...
언제쯤 완벽한 글을 쓸 수 있을지... 제 생애에 그런 날이 오긴 할 런지 모르겠는데... 님 덕분에 힘을 얻습니다. 영차 영차!!!!!!!!!!!

stella.K 2020-12-29 18: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연애세포 총량의 법칙 같은 것도 있으면 좋겠어요.
젊어서 연애 못하는 사람은 나이들어 하는 걸로.
젊어서 연애 못하는 사람은 나이들어도 못한다는 생각하잖아요.ㅋㅋ

아차, 언니 올핸 서재의 달인되셨네요.
왜 그거 말씀 안하셨어요?
제가 예전보다 총기가 많이 없어져서
누가 좋은 일 생기면 먼저 챙기고 이러질 못합니다. 이해하셔유.ㅠ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알라딘에서 서재의 달인들에게 무슨 선물을 할지 궁금해요.^^

페크(pek0501) 2020-12-29 21:47   좋아요 1 | URL
연애의 총량. 그런 게 있다면 정말 공평할 것 같네요.
저는 인생은 거기서 거기, 라고 보는 시각을 갖고 있어요.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는 법이니, 10프로쯤의 사람들은 예외라고 보더라도 90프로의 사람들은 대체로 인생이 행복과 불행이 섞여 있는 것 같아요.
연예를 하지 않아 덜 행복하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결혼도 안 하고 자식도 없으니 근심도 덜 가질 것 같아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있잖아요.
연애, 하면 달콤함을 떠올릴 수 있지만 어떤 이들은 스트레스를 떠올린다고 하네요. 신경질 나는 일이 많아서요.ㅋ 친구와는 잘 싸우지 않는 사람들도 연애하면서는 싸우게 되니 행복과 불행이 공존하는 게 연애 같아요. 특별한 이들만 연애를 성공적으로 잘하는데, 그러려면 인격, 성격, 마음씨 등의 변수가 중요하죠.

서재의 달인.ㅋㅋ 축하 생략하셔도 됩니다. 아직 선물이 안 와서 뭐가 올지 모르겠네요. 내년엔 열심히 활동하셔서 함께 달인이 되자고요.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0-12-29 21: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불행총량의 법칙이 만약 있다면, 이미 다 쓰고 남은 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살면서 매일 여러가지 일들이 생기지만, 좋은 것들이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페크님, 따뜻하고 좋은 연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2-29 21:56   좋아요 1 | URL
그러면 좋겠죠?
제가 팔이 아파 한동안 병원에 다녔잖아요. 이런 불행을 겪은 이후로 두 다리가 건강함에 감사하게 됐어요. 그래서 마이너스와 플러스로 결과는 제로가 되어요.
팔이 아픈 불행을 겪지 않았더라면 두 다리의 건강에 대한 행복도 몰랐을 터.

삶 자체보다 삶을 받아들이는 마음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다리를 절단하여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즐겁게 사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강원래 가수의 가정을 보니 행복하게 잘 살더라고요.
반대로 제벌2세가 우울증에 걸리고 자살을 시도하는 사례도 있죠. 겉만 봐선 알 수 없음이에요.

올해는 우리 모두 코로나19로 불행을 겪었으니 새해엔 행복한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일상의 행복의 소중함도 알았으니 코로나 백신만 잘 보급된다면 행복을 느낄 일이 전보다 많을 듯해요.
불행은 어떤 면에서 인생 공부가 되어요.
서니데이 님도 좋은 연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올해가 이틀만 남았다고 생각하니 섭섭하네요. 굿~ 나잇~~

희선 2020-12-30 0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겉에서 보면 잘 모르죠 늘 웃는다고 그 사람한테 힘든 일이 없지 않고, 가난하게 보인다고 해서 그 사람이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지는 않을지도 모르죠 다 자기 마음에 따라 보는 듯해요 아주 안 좋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은 누군가한테 도와달라고 하지 않을지... 그런 말 안 하는 사람도 있겠군요 이 생각을 하면 다른 생각이 들고 그러네요

지금 힘들다고 늘 힘든 건 아니고, 지금 괜찮다고 늘 괜찮지는 않겠지요 어떤 일이든 마음에 따라서 다르기는 한데, 그게 쉽지 않은 일이기는 해요 그때는 잘 모르고 지나고 나서야 좀 알겠지요 그런 경험으로 앞으로 살면 괜찮겠습니다

바람이 아주 세게 부는군요 춥다고 하던데, 페크 님 감기 조심하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12-30 14:12   좋아요 1 | URL
행복해 보이는 사람도 막상 얘기를 해 보면 고민이 있고 상처가 있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반대로 불행해 보이는 사람도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누리고 살고요.

큰 시련을 겪은 사람은 작은 문제정도로는 고통을 받지 않는 반면,
늘 편하게 산 사람은 작은 문제로도 정신이 무너지기도 해요. 그래서 불행을 느끼는 마음의 양은 비슷한 걸로 생각됩니다.

좋은 날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오늘 인천일보에 게재된 글입니다.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72086

 

 

 

초고를 알라딘 서재에 쓴 적이 있어서 이미 읽으신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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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19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전 처음 읽는 칼럼이에요.
서울 구경 한강 유람선 과천 서울 대 공원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네요.
저는 외갓집이 어린이 대공원 근처라서 명절때마다 사촌들하고 어린이 대공원 누비고 다녀서 훌쩍 크고 나서도 시간이 있을때 대공원에 가요.
가을에 정말 정말 멋진곳이거든요.

이모든 풍경과 추억이 코로나 팬더믹 이전이였네요. ㅜ.ㅜ

페크(pek0501) 2020-12-19 16:19   좋아요 1 | URL
처음 읽으신다니 다행입니다.
외갓집이 어린이 대공원 근처라서 좋겠습니다. 우리 같은 사람은 큰 맘 먹어야 갈 수 있는 곳이죠.
가을에 단풍이 예뻐 풍경이 멋질 것 같아요. 저는 가을 풍경이 참 좋더라고요.

그러게요.. 코로나19로 이젠 추억을 쌓을 곳이 없네요. 백신 소식에 그마나 희망을 갖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요...
댓글,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20-12-19 16: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칼럼 읽으니 저도 서울시내 여기저기 마구 돌아다니고 싶습니다.ㅠ 처음엔 기가막히고 분노하다가 이젠 모두가 가엾고 그러네요. 코로나 진정되면 서울시내 특히 중고책방도 가고 종로가서 빈대떡도 먹고 늘 생각하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0-12-19 16:30   좋아요 2 | URL
아, 저는 코로나19가 끝나면 시 강의를 들으러 다닐 거예요. 시집을 폼나게 들고 말이죠.
그리고 중단했던 발레와 현대무용을 하러 갈 겁니다. 지난 3월부터 중단했어요.
그때가 행복이었음을 깨닫습니다.
백신에 희망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scott 2020-12-19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멋져요 시를 읽고 발레와 현대무용~*예술에 전당에 고전 발레 클래스 좋은 내용 많아요 서예반도 좋고 ㅎ 어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네요. ㅜ.ㅜ

페크(pek0501) 2020-12-19 17:27   좋아요 1 | URL
제가 또 알고 보면 완전하게 잘하는 건 하나도 없는데
모든 예술을 조금씩 가까이 지내는 스타일인지라..,

예술의 전당에 저는 무용 공연을 보러 가곤 했답니다. 주로 현대무용과 발레 공연을 봤어요. 클래식 음악 감상은 덤이지요. 2층 사이드 좌석으로 구매하면 저렴하거든요. 사이드라도 2층이라 잘 보인답니다. 이번 해엔 한 번도 못 갔네요. 코로나19때문에... 아휴 속상해라...

stella.K 2020-12-19 1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책 내시고 너무 잘 나가시는 거 아닙니까? ㅎㅎ

페크(pek0501) 2020-12-20 11:51   좋아요 1 | URL
스텔라 님, 이거 농담이신 거 맞죠?
제가 농담을 다큐로 들으면 안 되는 거죠? 제가 뭐 상위권의 유명한 신문에 글을 쓴 것도 아니고... ㅋㅋ
굿~ 데이~~. 어쨌든 기분 좋게 만드는 말씀, 감사합니다.

scott 2020-12-19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내년에 2탄 칼럼집 나올것 같으요 ㅎㅎ

페크(pek0501) 2020-12-20 11:52   좋아요 1 | URL
노노노. 절대, 절대 아니올시다.
그렇게 능력자는 아니옵니다.
좋은하루보내시옵소서...ㅎㅎ

겨울호랑이 2020-12-20 08: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스크를 쓰고 불편한 그래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요즘이지만, 막상 코로나 19 이전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코로나 19 시절의 좋았던 부분을 그리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늘어난 재택근무와 줄어든 회식으로 더 얼굴을 맞댈 기회가 늘어난 점, 그동안 더 맑아진 하늘 등... 생각해보면 우리 인간은 모두 ‘투덜이 스머프‘는 아닌가 싶습니다 ^^˝)

페크(pek0501) 2020-12-20 11:53   좋아요 2 | URL
겨울호랑이 님이 예리하시네요. 전혀 일리 없는 말씀이 아니네요.
그래도 감염 가능성에 대한 공포와 마스크만은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고 싶습니다.
쓰레기통에 던져 버릴 수 있는 날, 저는 행복하게 웃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희선 2020-12-23 0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겠지요 그런 걸 잊을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다 해도 다른 사람이 있어서 편하게 살기도 하잖아요 지금은 택배 배달하시는 분 도움이 가장 크네요 조금 늦더라도 전화 안 하면 좋겠습니다

서울에 가서 구경한 적은 거의 없지만, 지방에 살면 서울에 가면 여기저기 다녀야 할 듯합니다 거기 사는 사람은 잘 다니지 않아서 잘 모르기도 하겠습니다 친구분과 즐거운 시간 보내셔서 좋았겠습니다 예전에도 이 말 했을지도...


희선

페크(pek0501) 2020-12-23 13:17   좋아요 0 | URL
저도 책을 배달 받는 날짜에 대해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요. 늦게 와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택배 기사 님은 많이 신경 쓰는 게 느껴져서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해요. 그래서 책 잘 받았다고 감사하다고 꼭 문자를 하게 되더라고요.

알라딘에서 구매할 때 묻곤 하는 것, 준비되는 대로 책을 따로 받겠느냐, 한꺼번에 받겠느냐 하는 것 말이에요. 저는 무조건 한꺼번에 받는 걸 택해요. ㅋ 좀 늦어져도 상관없어서요.

좋은하루보내시길 바랍니다. ^^
 

 

 

 

 


난 술을 잘 마시지 못하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술자리를 좋아한다. 이젠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술을 같이 마실 수 있다는 게 흐뭇하다. 가족 넷이 모여 앉은 저녁 식탁에서 가끔 맥주를 마시는데 이럴 때 나는 맥주를 반 캔 정도 마시면 적당하다. 음식은 차가운 걸 싫어하지만 맥주만큼은 차가워야 맛있는 것 같다. 냉장고에서 꺼낸 차가운 맥주를 컵에 따라 마실 때의 첫 모금을 즐길 줄 안다. ‘아, 바로 이 맛이야!’ 하고 탄성을 지를 정도다. 나처럼 맥주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오래전 지인 K를 만난 적이 있다. 어느 찻집에서 마주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술 얘기가 나오자 K가 내게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물었다. “난 딱 맥주 반 캔이 좋던데.”라고 답했더니 “아직도 맥주야?”라고 말하더니 양주를 마시면 맥주를 안 찾게 된다며 열변을 토했다. 그 순간 나는 맥주나 마시는 가난한 서민이 된 것 같고 K는 고급 양주를 마시는 부유층에 속하는 것 같았다. “아직도 맥주 마시냐?” 또는 “아직도 소주 마시냐?”라는 언어에서 묻어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 경험이었다. 

 

 

언어에는 그 사람의 인간관이 반영되어 있어서 말할 때 적절한 어휘를 사용하는 게 중요함을 알고 있다. 적절한 어휘의 사용이 중요함을 또 한 번 깨닫게 해 준 글을 최근에 읽었다.

 

 

『오래전 일이다. 당시 업무 때문에 옛 용산구청 앞을 자주 지나야 했다. 구청에는 “세입자가 구청에 와서 떼를 써도 소용없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떼를 써도, 라는 글자에 한동안 시선이 머물렀던 기억이 난다. 떼를 써도, 라는 말의 행간에 묻어나는 짜증과 혐오, 눈앞에서 빨리 치워버리고 싶다는 마음, 공무원이 시민에게 그렇게 당당히 말하고 글로 써 붙이는 게 가능한 시대정신. 그것은 아마도 용산 참사의 전조였을 것이다.』

 

 

허지웅의 <살고 싶다는 농담>에서 읽은 글이다. 시민을 떼쓰는 아이 취급을 하는 사회라니. 경악할 일 아닌가.

 

 

 

 

 

 

 

 

 

 

 

 

 

 

 


 

오래전 일이다. 당시 업무 때문에 옛 용산구청 앞을 자주 지나야 했다. 구청에는 "세입자가 구청에 와서 떼를 써도 소용없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떼를 써도, 라는 글자에 한동안 시선이 머물렀던 기억이 난다. 떼를 써도, 라는 말의 행간에 묻어나는 짜증과 혐오, 눈앞에서 빨리 치워버리고 싶다는 마음, 공무원이 시민에게 그렇게 당당히 말하고 글로 써 붙이는 게 가능한 시대정신. 그것은 아마도 용산 참사의 전조였을 것이다.(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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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0-18 2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 한마디에 인격이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현수막을 본 시민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페크(pek0501) 2020-10-18 22:17   좋아요 1 | URL
글쎄 말이에요. 자유, 평등,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이 땅의 현주소를 말해 주는 것 같아요. 그것을 본 당사자들은 어땠을까 헤아려 보니 아프네요.
어느 책에서 읽은 것 - 진실이란 아픈 것, 이 생각납니다. 이 사회의 진실...

댓글, 감사합니다.

후애(厚愛) 2020-10-19 0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사진 너무 좋습니다.^^
계곡을 생각케 하는 사진입니다.놀러가고 싶어요~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행복한 한 주 되세요.^^

페크(pek0501) 2020-10-19 11:39   좋아요 0 | URL
어느 여름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여름인데도 물이 꽤 차갑더라고요. 지금은 더 차갑겠지요.
후애 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한 주 되세요.^^

바람돌이 2020-10-20 2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함부로 하는 말 한마디에 그사람의 인격수준 다른이에 대한 태도가 다 묻어나오는 경우가 허다하죠. 예전에는 그런 말들에 저도 상처 많이 받았는데 요즘은 그냥 아 그게 저이의 수준이구나 생각하면 흘러가집니다. ㅎㅎ 하지만 공공기관은 저러면 절대 안되죠. 저건 권력이 되버리니까요. 허지웅씨의 책을 한번도 안봤는데 페크님 글보니 보고싶단 생각이 드네요.

페크(pek0501) 2020-10-20 20:35   좋아요 0 | URL
여러 책을 샀는데 유독 이 책만 밑줄긋기를 많이 하게 되네요. 신선한 데가 있어요.
글의 성격은 칼럼에 가깝습니다. 한 편 한 편 쓴 것을 이어 놓은 느낌이 들어요.
인지도 높은 저자라서 책이 많이 팔리나 했었는데 제가 읽어 보니 일독할 만한 책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굿밤 되세요.^^

2020-10-21 0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1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살다 보면 누군가로부터 상처 받거나 자존심이 상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난 이 이야기를 떠올리기로 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지하생활자의 수기>에서 내가 흥미롭게 읽은 대목을 말함이다. 주인공은 친구인 즈베르꼬프와 격투를 벌여서 이긴다. 그런데 주인공은 큰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는 그때 운 좋게 이겼지만, 즈베르꼬프는 바보이긴 해도 쾌활하고 활달한 성격이었으므로 허허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실은 나의 승리도 완전한 것은 못 되었다. 마지막으로 웃은 것만큼 그가 덕을 본 셈이다.』 

 


  이는 상대 웃음 때문에 자신이 완전한 승리자가 되지 못함을 말하고 있다. 상대편은 그 웃음 때문에 완전한 패배자가 될 뻔한 걸 면한 것이다. 그 웃음은 바로 ‘마음의 여유’가 있기에 가능했으리라. 즈베르꼬프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래, 네가 이겼다. 네가 이겼다고 인정해 주지. 그런데 이게 뭐 그리 대단한 건가.’라고. 

 


  혹시 여러분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뛰면서 창피를 준 상대에게 분노를 느껴 화를 벌컥 낼 것인가? 이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럴 땐 화를 내는 대신 다른 좋은 방법이 있다는 걸 기억해 두자. 시치미 떼고 웃어 버리는 것이다. 오히려 그게 자신을 초라하지 않게 만드는 방법이 된다. 즈베르꼬프처럼 말이다. 

 


  또 화가 나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흥분한 탓에 화나게 만든 상대방에게 막말을 쏟아붓고 나서 후회하기 십상이다. “다음에 얘기하자.”라고 말해서 시간 간격을 두고 흥분이 가라앉은 뒤에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간 간격을 두는 것 또한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많은 이들이 꿈을 갖고 살고 있고 나 또한 그렇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그냥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을 즐길 수 있어야 더 나은 성과를 낳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의연히 견뎌 내고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다. 즉 꿈에 대해 조급해 하지 말고 여유 있는 태도를 갖는 게 필요하다. 꿈이 없는 자에 비하면 꿈이 있는 자는 열정을 갖고 사는 행운이 있음을 놓치지 말자. 

 


  학교 성적을 비관하는 학생, 인기가 떨어졌다고 해서 우울증을 앓는 연예인,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인생이 끝난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 이들은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해서다. 패배감이나 그와 비슷한 감정이 생기면 오히려 웃음으로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어떠한 좌절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
* 이 글과 관련한 책

 

 

 

 

 

 

 

 

 

 

 

 

 

 

 

도스토예프스키, <지하생활자의 수기>

 

 

 

...............
  지금도 기억하고 있지만, 늘 과묵한 내가 갑자기 즈베르꼬프하고 격투를 벌인 일이 있었다. 하루는 그가 휴식 시간에 친구들과 미래의 정부(情婦) 이야기를 하면서, 마치 햇볕을 쬐고 있는 강아지처럼 들뜨기 시작하더니, 자기는 영지 마을의 계집애들을 하나도 그냥 놔두지는 않겠다, 그건―귀족의 권리(droit de seigneur)이므로 만약에 농부들이 건방지게 반항한다면 그 따위 텁석부리 악당들은 모조리 곤장을 먹인 후에 인두세를 곱절로 물리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얼빠진 동료들은 모두 박수갈채를 보냈지만 나는 달려들어 격투를 벌였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마을 계집애들과 그 아버지들을 동정해서가 아니라 이런 풋내기에게 모두들 박수를 보냈기 때문이다. 나는 그때 운 좋게 이겼지만, 즈베르꼬프는 바보이긴 해도 쾌활하고 활달한 성격이었으므로 허허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실은 나의 승리도 완전한 것은 못 되었다. 마지막으로 웃은 것만큼 그가 덕을 본 셈이다.

 

- 도스토예프스키, <지하생활자의 수기>, 93쪽.
...............

 

 

 

 

* 현재 즐겨찾기등록: 500명, 으로 되어 있다. 언제 이렇게 많아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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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0-09-21 16: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고, 마음의 여유를 갖고 지내야겠다고 다짐을 하건만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서두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ㅜㅜ 제 경우에는 매번 ‘작심삼일‘하면서 끊임없이 돌아보는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페크(pek0501) 2020-09-21 20:35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럴 때가 많아요. 첫술에 배부르랴, 하는 속담도 있는데 첫술에 배부르고 싶어 해요. 좀 시간이 지나야 침착해지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게 돼요. 마음의 여유, 이게 참 중요함을 느낍니다.
저는 노트에 기록하길 좋아합니다. 그럼 좀 급한 마음이 느긋해집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stella.K 2020-09-21 1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희일비하고, 비교하고, 경쟁을 부추기는 이 시대에 음미해 볼만한 글이네요.
지생수 아직도 못 읽은 1인입니다.ㅠ

페크(pek0501) 2020-09-21 20:39   좋아요 0 | URL
우리가 고전을 어떻게 다 읽을 수 있겠어요? 저도 유명한 작품을 안 읽은 게 너무 많아요.
저, 댓글 쓰고 나서 댓글 저장을 누르고 나면 나타나는 제 서재의 새 이미지 때문에 깜짝 놀라요. ㅋㅋ 스텔라 님은 경험 있으시죠? 습관이란 게 이렇게 무섭습니다. ㅋㅋ
책 이미지에 적응이 참 안 되네요. ㅋㅋ

2020-09-21 1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21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0-09-21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로나로 집콕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페크님 포스팅 기다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것 같습니다. ^.^

페크(pek0501) 2020-09-22 10:50   좋아요 1 | URL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포스팅 잘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저는 요즘 블로그에 충성하며 살고 있어요. 예전보다 글도 많이 올리고
댓글도 많이 씁니다. 아무래도 코로나19의 영향이겠지요. 외출할 일도 적고
운동을 다니지도 못하고 하니 이렇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인 알라딘이 위안을 줍니다.
scott 님, 행복한 하루 되세요...

희선 2020-09-22 0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는 일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장거리 달리기인 마라톤이라고 하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그렇게 생각하고 살면 좋을 텐데, 사람이 바로 무언가 안 되면 실망하기도 하죠 결과보다 그걸 하는 시간을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할 텐데, 좋아하던 일을 못하게 되거나 싫어하게 되는 일도 있잖아요 그러다 다시 자신이 좋아하는 걸 깨닫는군요

어느 때든 마음의 여유는 중요하죠


희선

페크(pek0501) 2020-09-22 10:47   좋아요 1 | URL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지 조급해 하면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꿈이 있어 행복해야지,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꿈이 실현되지 않는다고 속상해 한다면 차라리 꿈이 없는 게 낫단 생각이에요.
행동은 서둘러도 마음만은 늘 편안하고 느긋하게 갖고 살아야 할 것 같아요.

희선 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20-09-22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23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0-09-23 2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그런 여유가 필요한 것 같아요. 별일 아니지만, 쉽지 않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도 나중에 지나가고 나면 잘 지나갔다고 하겠지, 하면서요.
페크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9-24 13:52   좋아요 1 | URL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엔 더욱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듯합니다.

서니데이 님도 굿 데이~~
저녁 6시경에 걷기 좋답니다.

후애(厚愛) 2020-09-25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콕을 하는데도 이상하게 시간에 쫓기면 살아가는 것 같아요.ㅎ
여유도 생기고 책들도 많이 읽겠지... 그동안 미루었던 일들도 하겠지 했는데 그게 아닐 때가 있더라구요.

페크님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페크(pek0501) 2020-09-25 12:1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그렇답니다. 코로나 때문에 운동도 안 가고 친구 모임도 안 가고 그러는데 한가해진 느낌이 없어요. 하는 일 없이 바쁘다, 라는 말을 사람들이 하는 이유를 알겠네요.
후애 님도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요즘 우리 몸이 여름에 땀 흘렸고, 또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면역력이 좋은 편이 아닐 것 같아요.
이 시기를 잘 보내도록 해야죠. 댓글, 감사합니다.

2020-09-25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25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25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26 14:1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