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의 거짓 없이 참말만 하고 사는 세상을 상상해 봤다. 젊은 두 남녀가 맞선을 보기 위해 만났다고 가정해 보자. 둘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 뒤에 “제가 맛집을 아는데 거기로 저녁을 먹으러 갈까요?” 하고 묻는 남성에게 “저는 못생긴 당신하고 밥 먹기 싫어요.”라고 여성이 솔직하게 답변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때 솔직함은 상대에게 상처를 줄 뿐이지 미덕이 될 수 없다. 

 

 

거짓말이 필요한 상황을 잘 보여 주는 문학 작품이 있다. 서머싯 몸의 단편 소설 ‘척척박사’다. 소설 속 켈라다 씨가 흥분할 만한 사건이 일어난 것은 람제이 씨의 아내가 하고 있는 진주 목걸이 때문이었다. 람제이 씨는 자기 아내가 하고 있는 진주 목걸이는 뉴욕을 떠나기 바로 전날 어떤 백화점에서 단돈 18달러에 샀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진주의 최고 전문가임을 자처하는 켈라다 씨는 얼굴이 상기된 채 어림도 없는 소리 말라며 저건 진짜라고 대꾸한다.

 

 

람제이 씨가 “그렇다면 내기를 하는 게 어때요? 저 목걸이가 가짜라는 것에 난 1백 달러를 걸겠어요.”라고 말하자 켈라다 씨는 좋다고 대답한다. 람제이 씨가 아내의 목걸이를 끌러서 켈라다 씨에게 넘겨줬다. 켈라다 씨는 포켓에서 확대경을 꺼내더니 세밀하게 그 목걸이를 검사하였다. 이윽고 이겼다는 듯한 웃음이 그의 얼굴에 번졌다. 그는 목걸이를 돌려줬다. 그리고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람제이 씨의 아내 얼굴이 눈에 띄었다. 그녀는 금세 졸도라도 할 듯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녀는 크게 부릅뜬 눈으로 켈라다 씨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절망적인 애원을 호소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이 여인을 지켜본 켈라다 씨는 진주 목걸이가 가짜가 맞다고 거짓말을 한다. 곤경에 처한 여인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사실인즉 람제이 씨의 아내는 진주 목걸이를 비싼 값에 샀으면서 값싸게 산 것처럼 남편을 속였던 것이다.

 

 

켈라다 씨는 백 달러짜리 지폐를 람제이 씨에게 건네줬다. 그는 ‘내기’에서 이길 수 있었으나 백 달러의 손실도 감수하고 자존심이 상함도 감수하고 자기가 지는 쪽을 택한 것이다. 인생에 정답이 없기에 그가 거짓말을 한 게 무조건 잘한 일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본인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다른 이를 위해 거짓말을 하는 건 아름다운 일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삶을 혼자 꾸려 간다고 여기기 쉽지만 사실은 다른 이들과의 상호 작용에 의해 삶이 구성된다. 모든 기억과 경험이 생을 만들어 간다. 그러므로 타인의 입에서 나온 잔인한 진실 하나가 누군가의 인생에 해를 끼치는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법. 만약 남에게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진실을 알고 있다면, 우리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 꼭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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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칼럼니스트로 쓴 글입니다.
이 글은 경기일보 오피니언 지면에 실렸습니다.
원문은 ⇨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379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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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9-07 11: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 후에 부인이 ˝켈라다˝에게 밥이라도 한번 샀겠죠? ㅎㅎ 저도 선의의 거짓말은 나쁜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언제나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면 진실은 의미가 없겠죠? ㅎㅎ

<서머싯 몸> 단편을 읽어본적은 없는데 읽어봐야 겠어요~!

페크(pek0501) 2021-09-07 11:34   좋아요 5 | URL
밥을 산 게 아니라 백 달러를 남편 몰래 갖다 주었답니다.새파랑 님, 예리하십니다. 소설을 읽다 보면 반전이 되는 작품이 많아요. 저는 서머싯 몸의 광팬이라 대부분의 작품을 읽었어요.
위의 태그-서머싯 몸, 을 눌러 보시면 참고가 될 듯합니다.

미미 2021-09-07 11: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읽었던거 생각났어요~♡ 초반에 무슨 영문인지 진실(진짜,가짜)이 너무 궁금했는데 아내의 반전ㅋㅋ저희 엄마가 항상 저렇게 하셨거든요. 저만 알고 아빠는 모르시는 진짜 가격ㅋㅋ잘 읽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1-09-07 11:36   좋아요 4 | URL
아, 그래요? 사실 이렇게 정리해 보지 않으면 읽은 것도 까먹죠.
정말 반전의 묘미가 있는 소설이에요.
미미 님의 어머님, 귀여우십니다. 히히~~
뭐, 저도 가끔 그럴 때가 있습니다만, 조금만 깎아서 얘기합니다.ㅋㅋ
이건 여자들의 비밀인 거죠.

초란공 2021-09-07 11: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타인에게 고통을 주고 불편하게 할 만한 사실을 굳이 말하고야 마는 사람들을 저는 ‘악당‘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아름다운 거짓말‘도 상대방에 대한 공감능력이 필요한 고도의 인지능력이었네요 ~~ ㅋ

페크(pek0501) 2021-09-07 12:04   좋아요 4 | URL
잔인한 진실을 던져 놓고 저는 진실을 말했을 뿐입니다, 하고 자기 합리화를 할 이들이 있을 것 같아요. 인간은 합리화의 천재니까요.
초란공 님, 좋은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

scott 2021-09-07 17: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이번 칼럼은 새겨둘 문장이 가득!
Sns시대에 더더욱 속임수에 걸리기 쉬운 세상이 되었네요.

페크(pek0501) 2021-09-08 10:51   좋아요 2 | URL
새겨둘 문장이 가득하면 좋겠네요. ㅋㅋ 마지막 문단을 말하고 싶어서 소설을 끼어 넣었죠.
여자들의 속임수가 폭로되는 칼럼인가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인간 심리는 어찌 그렇게 똑같은지요. 이게 바로 고전의 위대한 힘이겠지요.
좋은 가을 감상하세요. ^^

희망찬샘 2021-09-07 1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칼럼니스트, 우와! 멋져요. ^^ 저는 <<달과 6펜스>>를 읽었네요. 아주 어릴 때 문고판으로 읽어서 다 까묵었지만 말이지요.

페크(pek0501) 2021-09-08 10:49   좋아요 1 | URL
달과 6펜스도 재밌지만 인간의 굴레, 면도날, 인생의 베일 등 다 재밌어요.
줄거리도 재밌지만 무엇보다 서머싯 몸의 사색적인 문장을 좋아해요.
맞습니다. 까먹어요.
좋은 가을날 보내세요. ^^

그레이스 2021-09-07 2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의라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떤 상황에서는 그 기준도 모호할 때가 많죠?

페크님 멋지세요~! 👍

페크(pek0501) 2021-09-08 10:47   좋아요 2 | URL
기준이란 게 애매할 때가 정말 많죠.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으면 어떤 게 좋을지 판단이 잘 안 되는 상황-예시가 많이 나와요.

저 위의 글에서 진실이 밝혀졌다면 그 부부 사이에 균열이 생길 수 있어요. (이제 당신의 말은 믿을 수가 없어.)하고 아내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어요. 아마 아내는 이제 남편을 속이고 비싼 물건을 사지 않을 것 같아요. 식겁해서요.ㅋ
감사합니다. ^^

붕붕툐툐 2021-09-07 23: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좋은 칼럼 잘 읽었습니다.
전 굳이 말하자면 진실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쪽입니다~ㅎㅎㅎ
물론 상대가 기분 나쁘지 않게 말을 조심히 하는 스킬은 필요하겠지만요~ 처음 소개팅 장면도 못생겼다는 말은 너무 상처인거 같아요! 진실되게는 말하되, 상처받지 않도록 ˝함께 있는게 부담스러워서 저녁을 같이 먹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라고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ㅎㅎ

페크(pek0501) 2021-09-08 10:44   좋아요 3 | URL
좋은 의견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칼럼의 좋은 점은 반대 견해가 있을 수 있다는 거예요.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 수필은 저는 좀 싱거워요.
진실과 선의 중 하나만 택하라면 저는 선의, 예요. 진실은 누군가가 불이익이 돌아갈 때 꼭 필요하다고 봐요. 성폭력이나 왕따 같은 문제에서 진실을 끝까지 파헤쳐야 하는 건 누군가가 불이익(상처받음)이 있기 때문이죠.
위의 글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 부부의 신뢰가 깨질 수도 있어요.

이제 저녁엔 가을 날씨네요. 좋은 가을날 보내세요.. 재밌는 글 많이 써 주시고요.^^

서니데이 2021-09-09 21: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솔직하게 말하는 것과 예의없이 말하는 것은 다른 것 같아요.
거절해야 할 때, 내용이 거절이라는 것 말고도 태도가 불편한 경우도 있고요.
어느 순간 어느 시기에 적절하게 맞는 사람이 되는 것은 어려운 일 같습니다.
페크님, 잘 읽었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9-10 12:19   좋아요 3 | URL
예의를 갖추어 말하는 건 참 중요하죠. 같은 말을 전달하더라도 상배당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할 수 있는 요령이란 게 있죠. 지혜이기도 하죠.
적절함. 이것 늘 어렵습니다.
서니데이 님도 좋은 가을날 보내시기 바라니다. ^*^

2021-09-09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10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10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10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딩 2021-09-10 13: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려요
그리고 내용 너무 잘 읽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9-10 14:10   좋아요 2 | URL
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희선 2021-09-11 0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이 들으면 안 좋은 말은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게 거짓말일지도 모르겠지만... 가끔은 그런 거짓말도 있어야겠지요 켈라다 씨는 대단하네요 자신이 손해를 보면서 거짓말을 하다니...


희선

페크(pek0501) 2021-09-11 10:09   좋아요 0 | URL
선의의 거짓말과 악의의 진실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자신이 손해 보는 걸 감수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결코 쉽지 않지요.
오늘은 토욜이네요. 즐거운 주말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코로나19 시대를 사는 요즘 많은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고 여길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는 행복했을까? 그때도 행복하지 않다고 여긴 이들이 허다하리라. 왜 사람들은 코로나19 시대 이전에도 행복하지 않았을까? 만약 몸에 심각한 병이 생겼거나 경제적 어려움이 있거나 하는 불행한 일이 없는데도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그중 중요한 이유 한 가지를 찾게 됐다.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에 대한 소소한 기쁨을 놓치기 때문이다. 가령 장애인은 비장애인이 부러울 수 있으나 비장애인은 몸이나 정신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해서 행복을 느끼지는 않는다. 당연하다고 여겨서다. 인간은 당연한 것엔 감사를 느끼지 않는다. 감사하는 마음엔 행복이 깃들기 마련일 것인데 참 아쉬운 일이다.

 

 

앙드레 지드의 ‘전원교향곡’이란 소설에 눈이 실명돼 세상을 보지 못하는 소녀가 나온다. 소녀를 가엾게 여긴 목사가 소녀를 집에 데려와 키우게 된다. 목사의 가족과 함께 살며 성장하게 된 그녀는 어느 날 목사와 함께 연주회에 가서 전원교향곡이란 연주를 듣고 무한한 즐거움을 느낀다. 연주회로 황홀경에 잠겨 있는 듯한 그녀는 목사에게 말한다. “보지 못하는 저는 듣는 행복을 알아요.”라고. 그녀는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없음에도 음악을 들으며 기쁨을 만끽할 줄 아는 것이다. 

 

 

누구나 큰 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깨달으리라. ‘아, 평범한 일상에 행복이 있었구나.’ 하고. 만일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래서 컴퓨터가 작동되지 않고 텔레비전도 시청할 수 없으며 음악도 들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그때 우리는 깨달으리라. ‘아, 차라리 코로나19 시대가 나았던 거구나.’ 하고.

 

 

그렇다면 미리 깨달아서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건 어떨까. 다음과 같이 말이다. ‘맛있게 차려진 음식 앞에서 감사하기. 샤워를 마친 뒤 상쾌함에 감사하기. 여름엔 춥지 않음에, 겨울엔 덥지 않음에 감사하기. 걱정 근심을 잊고 달콤한 잠에 빠질 수 있는 밤이 있음에 감사하기.’ 어떠한 불행에 처한 사람도 다 지나가리라 믿고 작은 즐거움에 감사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절망적인 삶을 살지 않을 것이다.

 

 

누구든지 어려운 일을 겪으면 그 불행에 열중하게 되어 행복은 마음 안에 있음을 믿을 수 없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도 행복은 마음 안에 있다고 믿는 이들이 많기를 바란다. 그래야 힘을 내서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소크라테스도 말하지 않았던가. “행복을 자기 자신 밖에서 발견하려고 하는 사람은 잘못된 사람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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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칼럼니스트로 쓴 글입니다.
이 글은 경기일보 오피니언 지면에 실렸습니다.

원문은 ⇨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377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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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8-18 23:0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구구절절 다 옳은 말씀이세요.
전쟁나면 이 코로나시대는 아무것도 아닌거죠.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생각으로 늘 감사 ,겸손한 마음 잊으면 안되겠어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1-08-18 23:14   좋아요 5 | URL
저도 이 글을 쓰면서 반성하게 되었어요. 왜 내가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 거야, 하면서 불만에 집중하고 있더라고요.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서 소중한 것들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붕붕툐툐 2021-08-19 00: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전 공감! 근데 왜 사람은 있는 것에 감사하기 보다 없는 것에 주목하게 되는 걸까요? 그 습성의 뿌리가 어디인지 요즘 무척 궁금하더라구요!
경기일보가 칼럼니스트 보는 안목이 뛰어나군요!!💕

새파랑 2021-08-19 06:57   좋아요 2 | URL
저도 경기일보 안목에 감탄 ×2

페크(pek0501) 2021-08-20 11:19   좋아요 1 | URL
툐툐 님, 저 역시 좋은 일에 기쁨을 누리기보다 나쁜 일에 주목하게 되더라고요.
속상함과 안타까움 때문에 주목하는 건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경기일보의 뛰어난 안목이라니... 너무 과분한 말씀이십니당~~ 그러나 저는 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을 안 좋아할 수가 없지용. ^^**

페크(pek0501) 2021-08-20 11:19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희선 2021-08-19 01: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코로나19 때문에 못하고 달라진 게 많기는 하겠지만, 그것 때문에 나아진 것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은 안 좋아진 것만 더 생각하기도 하네요 조금 괜찮아진 걸 고맙게 여기면 좋을 텐데...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하던 걸 못해서 그런 거겠지요 그때는 그걸 고맙게 여기지 못했을 텐데, 그게 고마운 일이었다는 걸 알았으니 다행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페크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8-20 11:22   좋아요 1 | URL
어떤 나쁜 일에도 찾아 보면 좋은 점은 있을 거예요. 코로나19가 우리를 깨닫게 한 것 평범한 일상의 행복일 듯합니다. 손을 자주 씻는 등 위생을 중요시하는 습관도 길러 주었고요. 세계인은 하나라는 것도 새삼 느끼게 하는 코로나입니다.
우리만 코로나19를 퇴치시켜서 되는 일이 아니고 세계 국가들 전부 함께 노력해야 돼요.
희선 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날씨가 덜 더워졌어요.

바람돌이 2021-08-19 02: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코로나가 가르쳐준건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누려왔던 일상의 소중함인거 같아요. 그냥 기분내킬때 아무데나 가서 친구를 만나고 스킨쉽도 자유롭게 하고, 수다떨고 여행도 휙 가고 이런것들요. 코로나 시대 이후 참 많은 것들이 변할거 같은데 한편으로는 좋을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엇이 올지 몰라 두렵기도 하고 그러네요. ^^

페크(pek0501) 2021-08-20 11:25   좋아요 1 | URL
일상의 소중함, 맞습니다. 연애하는 사람들이나 대학생들이 참 안 됐어요. 마음껏 누릴 시간들을 코로나 감염 때문에 자제해야 돼서요. 자영업 하시는 분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요.

저는 우리가 맞은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이 10년뒤쯤 나타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연구와 임상 실험을 충분히 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아서 말이죠.
빨리 예전으로 돌아가길 학수고대 합니다.

새파랑 2021-08-19 07: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행복은 항상 옆에 있어서인지 알아보지 못하는거 같아요. 그러면서 행운을 바라고 ㅋ 설마 코로나 시대를 그리워 하는 날이 오지는 않겠죠? ㅎㅎ

페크(pek0501) 2021-08-20 11:28   좋아요 1 | URL
오늘 커피를 마시며 행복해 할 예정입니다. 폭염이 물러난 것에 대해 감사하고요.
이렇게 댓글로나마 소통할 수 있는 점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악성의 시대를 맞이해서 지금의 코로나 시대를 그리워하는 일이 없어야겠지요.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요.(기도하겠습니다.)
하늘을 보며 늦여름을 누리는 시간을 가지며 잠시라도 코로나를 잊겠습니다. ^^**

초란공 2021-08-19 09: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게다가 칼럼이라니~ 멋지세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1-08-20 11:30   좋아요 2 | URL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니 제가 너무 감사하게 됩니다.
다른 분들이 쓴 칼럼들을 읽으며 기가 죽곤 합니다. 해박한 지식과 상상력과 뛰어난 안목에, 난 언제쯤 이런 글을 쓰나 한숨이 나오죠.
욕심 내기 보다는 감사 쪽을 택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하루되십시오.

서니데이 2021-08-20 2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순간에는 좋은 것들을 더 많이 찾아야 한대요.
지금 힘든 순간이라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거운 일을 하고, 가족이나 지인 등 가까운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요. 요즘엔 코로나19로 인해서 사람들을 만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지금 할 수 있는 좋은 일들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좋은 금요일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8-21 17:05   좋아요 1 | URL
힘든 순간일수록 맛있는 음식과 같이 작은 거라도 위로가 필요하죠.
방치하면 마음이 우울해져서 건강에도 안 좋고요. 찾아보면 위로가 될 만한 게 반드시 있을 거예요. 전쟁 중에 은둔하여 쓴 안나의 일기처럼 때로는 글쓰기가 주는 위로도 있어요.
저는 며칠 전 무거운 것 들어 허리를 삐끗하여 허리에 파스를 붙이고 있어요. 그래서 나를 위해서 저녁에 맛있는 걸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ㅋㅋ
가을 장마라고 하네요. 비 님과 함께 좋은 주말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1-08-22 2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허리는 좀 어떠세요. 많이 무겁지 않아도 잠깐 사이에 무리하면 다치는 것 같아요.
파스 붙일 정도면 통증 있을 것 같은데, 빨리 좋아지시면 좋겠습니다.
주말에 날씨가 많이 흐리고, 태풍 소식이 있어요. 이제 더운 날은 지나간 것 같네요.
주말 잘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8-23 22:30   좋아요 1 | URL
오늘은 처서라고 하네요. 덥지 않아 좋은데 태풍이 문제군요.
허리는 파스를 이제 뺐어요. 코로나 때문에 병원 물리치료를 받지 않고 버텨 봤는데 웬만해졌어요. 허리 디스크가 있어요. 무거운 것만 들지 않고 살면 된다고 의사가 주의를 줬는데 간혹 제가 실수를 하네요. 허리로 앓았더니 2키로는 빠진 것 같아요.(기분상).ㅋ
마음 써 주셔서 고맙고요, 서니데이 님도 좋은 밤 달콤하게 코~~ 주무세요.^**^
 

 

 

자신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말한 적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야만 비로소 실언했음을 알게 된다는 얘기다. 나도 경험이 있다. 40대 초반에 문학을 배우는 강의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자기소개를 하려고 의자에서 일어나 내 이름과 직업 따위를 간략히 말하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앞으로 초보자의 자세로 배우겠습니다’라고….

 

 

‘초보자의 자세’라고 말한 게 실수임을 알아차린 것은 강의가 끝나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 있을 때였다. 내가 ‘초보자의 자세’라고 한 것은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싶어서였는데 오히려 나의 자만심을 나타내고만 꼴이 되었다.

 

 

예를 하나 들어 본다. 당신은 맥주를 좋아한다. 특히 집에서 남편과 함께 마시는 맥주를 즐기는 주부다. 저녁 식탁에서 냉장고에서 꺼낸 차가운 맥주를 컵에 따라 마실 때의 첫 모금에 당신은 감탄한다. ‘아, 바로 이 맛이야!’ 하고 탄성을 지를 정도다. 그런데 당신이 어느 날 친구와 만났을 때 맥주를 즐겨 마신다는 얘기를 하자 친구의 입에서 “우리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맥주야?”라는 한마디가 돌아온다. 이어서 친구는 맥주를 마시는 건 아직 고급 양주의 깊은 맛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양주의 장점에 대해서 설파하기 시작한다. 그런 친구의 말에서 당신은 그가 배려심이 깊지 않음을 읽는다. 왜냐하면 당신은 맥주나 마시는 가난한 서민이 된 것 같고 상대편은 고급 양주를 마시는 부유층에 속하는 사람으로 느껴져서다. “우리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맥주 마시냐?” 또는 “아직도 소주 마시냐?”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우리는 그가 상대방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단정 지을 가능성이 크다.

 

 

말을 하든 글을 쓰든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는 자신의 삶과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언어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떠한 인생을 살아왔는지, 그리고 어떠한 마음을 가졌는지를 알 수가 있다.

 

 

즉 언어는 우리 생활과 생각의 산물이라서 자신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설령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아무리 자기 미화를 한다고 해도 자신을 완전히 숨기기 어렵다. 만약 누군가의 인간관이나 사회관을 알고 싶다면 그에게 그것과 관련한 질문을 하며 30분쯤 얘기를 나누면 될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정치인과 경제인을 비롯한 권력자들이 측근들에게 언어폭력의 갑질을 한 사실들을 여러 매체를 통해 심심치 않게 보아 왔다. 결국 ‘언어’란 본인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 주는 것이니 말할 때 신중에 신중을 기할 일이다. 언어는 그 사람의 일부다.

 

 

 

 

.......................................
제가 칼럼니스트로 쓴 글입니다.
이 글은 경기일보 오피니언 지면에 실렸습니다.
원문은 ⇨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36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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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5-19 2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은 실수 안 하실 것 같은데요.
드물게 그런 에피소드가 있으실 것 같아요.
전보다 점점 말하는 것들이 쉽지 않다고 생각될 때가 있어요.
상대를 배려해서 하는 말인데,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돌아올 때도 있고요.
그래서 말을 조금 적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지만, 그런 것도 잘 되지 않네요.
좋은 사람들이라면 부족한 말이지만 잘 이해해주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렵습니다.
페크님, 휴일 잘 보내셨나요.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5-20 13:14   좋아요 1 | URL
저 실수 많이 합니다. 불행이면서 다행인 것은 시간이 지나야만 실수임을 안다는 거죠.
위 글에 쓴 것은 실제 경험한 거예요. 초보자의 자세로 배우겠다는 건 이미 초보자가 아니라는 거죠. 나중에야 깨달았어요.

제가 배려하는 말로 했는데 오히려 상대가 기분이 상해서 저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그냥 지나갑니다. 상대도 언젠가 깨닫게 되는 날이 오리라 믿어요.

오늘은 덜 더웠으면 합니다. 지금이 가을이면 좋겠어요. 뜨거운 여름이 지나간 가을.ㅋㅋ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바람돌이 2021-05-20 00: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실수를 안하면 제일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하니, 제발 실수하더라도 사과하고 끝낼 수 있는 실수정도만 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ㅎㅎ

페크(pek0501) 2021-05-20 13:17   좋아요 0 | URL
사과하고 끝낼 수 있는 실수. 동감입니다. 어떤 때는 사과로 끝낼 수 없는 경우가 있긴 하죠.
그럴 땐 맘 속으로 저를 구박합니다. 멍청이 바보 어리석은 인간 등등...
인간이니까 그렇다, 로 서로 관대하게 이해하고 넘어가길 바랍니다.

5월 푸르른 좋은 날입니다. 여름이 앞에 있다는 걸 빼면 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빨간 장미가 탐스럽게 피었더군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희선 2021-05-20 0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말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습니다 괜찮은 말이라도 상대 기분이 나빠질 수도 있으니,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많이 생각해야겠습니다 잘못 전달되면 풀면 좋겠지만, 그것도 쉽지 않은 듯해요 그런 생각을 하면 아주 나쁜 말은 안 하겠지요 그래야 할 텐데...


희선

페크(pek0501) 2021-05-20 13:20   좋아요 1 | URL
이해와 오해 사이. 이해는 아주 잘한 오해라고 하네요.
가끔 그런 사람을 만날 때가 있어요. 정말 안 통하네, 하는 사람.
반대로 정말 우린 잘 통하네, 하는 사람도 있어요. 어떤 강의실에서 여러 사람을 알게 되는데 인간은 너무 다른 것 같더군요. 같은 말에 대해서도 각자 해석이 다르더라고요. 자신의 삶과 관련이 있을 듯해요.

푸르고 맑은 봄처럼 우리 마음도 푸르기를 희망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stella.K 2021-05-20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사실 맥주가 나이들면 들수록 안 맞는다는 말은 있죠. 냉한 음료라.
근데 저렇게 말하면 거시기하긴 하죠.
그렇지 않아도 엊그제 마트 가는 길에 맥주 한 캔 샀는데
바씬 외제 맥주도 있던데 그냥 만만한 중저가 맥주를 사 버리고 말았어요.
비싸서라기 보단 종류가 넘 많아 뭘 고를지 몰라서...
비싸봤자 2.5백원 밖에 안하던데.ㅠ

페크(pek0501) 2021-05-21 18:21   좋아요 1 | URL
요즘 같은 철엔 시원한 맥주가 좋은데 겨울엔 좀 차가워서 안 마시게 되긴 하죠.
자신이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할 의도가 없이 실언일 수도 있으니 무조건 나쁘게 보는 건 금물. 다만 우리가 조심해야 할 건 조심해야겠단 생각에서 쓴 글이에요.

저는 맥주 살 때 4개짜리나 6개짜리로 사죠. 그게 저렴해서요. ㅋ
저도 중저가를 좋아해요. ㅋㅋ

감은빛 2021-05-21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글이에요.
덧붙여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실언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확률적으로 말을 적게하는 사람보다는 많을 수 밖에요.
제가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서 혹시나 실언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습니다.
의도치않게 실수하는 경우들도 종종 생기고,
뭔가 잘 전달하려고 예시를 들었던 것이 적절치 않았던 경우도 생기고,
분명 내가 전하려는 뜻은 이거였는데, 듣는 이들에게는 저거로 들린 경우도 생기더라구요.
쉽고 명확하게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 일은 참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페크님의 글에서는 늘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페크(pek0501) 2021-05-21 18:31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래서 전 어려운 자리에선 말을 많이 안 하게 되더라고요.
누구나 실수를 하죠. 문제는 실수를 실수인지 모를 때, 한참 지나서야 알 때 답답해지죠. ㅋ 저도 한 실수 합니다. ㅋ

오호호~~. 댓글의 마지막 문장은 저를 황송하게 만드네요. 감사합니다. 꾸우벅.
글을 쓰면서 배우는 점이 많아요. 어떤 주제로 쓰다 보면 거기서 얻어지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쓰는 만큼 조금 성장하는 기분. 이 맛이 좋습니다.
글이 안 풀린 땐 미완성으로 그냥 놔 둡니다. 언젠가 완성하는 날이 오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끝까지 완성이 안 되는 글도 있더군요. 이럴 때 능력의 한계를 느끼죠.

비가 오는 오늘, 저는 시장에 갔었답니다. 역시 시장엔 활기가 넘치더군요. 마스크만 안 썼더라면 코로나도 잊을 뻔했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동양화 복제물이 진품과 거의 차이가 없어 진품으로 보일 수 있는 것처럼, 진실하지 않은 사람이 진실해 보이기도 한다. 이는 인생의 함정이라 할 만하다. 여기, 인생의 함정에 빠진 여자가 있다. 서머싯 몸의 <인생의 베일>이라는 소설의 주인공인 키티다.

 

 

키티는 남편이 있지만 유부남인 찰스의 매력에 빠져 불륜의 관계를 맺는다. 그녀는 둘이 서로 사랑한다고 굳게 믿는다. 남편이 그녀의 외도를 알게 되자 그녀는 남편에게 이혼을 해 달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남편은 이렇게 제안한다. 찰스의 아내가 찰스와 이혼하겠다는 확답을 자기에게 주고, 찰스가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자기에게 서면 동의를 한다면 이혼을 해 주겠다고. 이 말을 들은 그녀는 사랑하는 찰스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알린다.

 

 

그런데 찰스는 뜻밖에도 이혼을 원치 않는다는 뜻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글쎄, 나는 아이들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어. 안 그렇소? 그리고 당연하지만 그녀를 불행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아. 우린 그동안 둘이 잘 지내 왔어. 알겠지만 그녀는 내게 정말 좋은 아내였으니까.”〕 또 〔“그럼 이 세상에 오직 나 말고는 원하는 게 없다는 말은 왜 했죠?”〕 하고 묻는 그녀에게 찰스는 〔“오, 이런, 사랑에 빠진 남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려운 법이야.”〕 하고 대답한다. 그러곤 찰스는 그녀를 절망에 빠뜨리는 한마디를 내뱉고 만다. 〔“남자는 평생을 같이 보내고 싶은 바람 없이도 한 여자를 아주 많이 사랑할 수 있어.”〕라고. 게다가 찰스는 이 문제를 입막음하지 못하면 자신의 직장 생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하였다. 결국 그녀는 찰스의 배신으로 상처받고 그들의 사랑은 끝나고 만다.

 

 

소설 속의 키티처럼 한 쪽의 외도로 부부 사이가 소원해지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외도 같은 특별한 문제가 없이도 한집에 사는 데 익숙하여 상대 배우자의 소중함을 몰라 부부 사이가 소원해지는 이들도 있다. 사별한 뒤에야 마음이 허전해져서 배우자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사십 대 전업주부인 아내가 직장인인 남편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이 나한테 해 준 게 뭐가 있어?”라고.

 

 

과연 없을까? 언제나 평일이면 더 자고 싶은 아침잠의 유혹을 물리치고 출근하여 지친 몸으로 귀가하는 남편인데. 그런 남편 덕분에 식비, 아이의 교육비, 전기세와 수도세, 샴푸 값과 화장품 값 등을 지출할 수 있었다. 그러니 남편에게 감사해야 하지 않겠는가. 아내인 당신이 오늘 로션을 살 때 지출한 돈도 남편이 벌어다 준 돈이다.

 

 

사십 대 직장인인 남편이 전업주부인 아내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이 나한테 해 준 게 뭐가 있어?”라고.

 

 

과연 없을까? 아내가 없는 가정을 상상해 보라. 아내가 없다면 집안은 쓰레기장이 되고, 매일 빨랫거리가 쌓이며, 음식 찌꺼기가 붙어 있는 그릇들이 설거지통에 가득 쌓여 있을 것이다. 또한 아이 양육을 혼자 감당하느라 직장 일에 전념하지 못하고 심신이 고달프리라. 그러니 아내에게 감사해야 하지 않겠는가. 남편인 당신이 오늘 입고 있는 흰 와이셔츠만 해도 아내가 깨끗이 빨아 준 것이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서로 감사해야 할 일들이 분명 있을 터. 이걸 상대방에게 꼭 말로 설명해야만 안단 말인가. 이를 설명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고 감사할 일이다. 더욱이 다행스러운 게 있다. 인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현실의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여 마음의 방향을 좋은 쪽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고,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배우자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보기를 모든 부부에게 권하고 싶다.

 

 

 

.........................................................

제가 칼럼니스트로 쓴 글입니다.

이 글은 대구신문 오피니언 지면에 실렸습니다.
원문은 ⇨ https://www.idaegu.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6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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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한 책

 

 

 

 

 


 

 

 

 

 

 

 

 

 

서머싯 몸의 <인생의 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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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05-14 1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의 어머니 시대만 하더라도 여성의 노동의 가치가
인정 받지 못했었죠.
그게 참 속이 상했을 것 같아요. 조금만 집안에 우환이 있어도
남편이 당신은 집에서 뭐했냐고 하면 그것처럼 서러운 게 없죠.
그래서 늙어서 보자란 말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니어요.ㅋㅋ

페크(pek0501) 2021-05-14 21:32   좋아요 1 | URL
제 딸의 선배는 아이 돌보고 집안일 하는 게 힘들어서 야근을 스스로 택해 한다고 합니다. 차라리 회사에게 일하고 늦게 귀가해 잠만 자는 게 편하다고요. 일찍 퇴근하면 주부로서 집에서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거죠. 그렇게 하면서 남편과 일을 나누어 한다고 해요. ㅋㅋ

오늘은 너무 더워서 여름이 봄의 벽을 뛰어넘어 온 것 같더군요.
마스크 끼고 코로나에 더위에... 너무한 세상입니다. 코로나 없어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스텔라 님 굿~ 밤~ ^^

희선 2021-05-16 0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로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든 아니든 불륜을 저질러도 남자는 헤어지지 않을 때가 더 많은 듯해요 아니 처음부터 아내하고 헤어질 마음이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건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을까요 사람에 따라 다를지...

서로가 있기에 가정이 괜찮은 거 아닌가 싶은데, 그래도 서로한테 마음을 조금이라도 써준다면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작은 거여도...


희선

페크(pek0501) 2021-05-16 17:01   좋아요 1 | URL
대부분의 남자들은 바람을 피우더라도 가정을 깨고 싶어 하진 않는 것 같아요.
화목한 가정도 갖고 싶고 애인도 있고 그런 상태를 좋아한다고 할까요.
사랑에 모든 걸 거는 남자는 드문 것 같아요. 사랑 때문에 사회적 지위를 잃을까 봐 걱정을 하죠.

나이가 들고 보니 남자든 여자든 사랑에 인생을 거는 건 무모하단 생각이 들어요.
사랑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할 뿐 아니라, 세상에는 사랑 말고도 행복하게 해 주는 일이 많거든요. 또 사랑도 귀찮다고 여겨질 때가 있어요. ㅋ 혼자 있고 싶은...

이십 대 땐 저도 조건보단 사랑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ㅋ
 

 

 

누구나 살다 보면 슬픈 일이나 괴로운 일을 만난다. 마음이 편치 않은 시간에 내가 하는 게 있다. 바로 독서다. 매일 책을 끼고 사는 편이지만 유독 잊고 싶은 일이 있을 때 독서는 약이 된다. 독서 삼매경에 빠질 수 있어서다. 시간이 날 때마다 독서하면 며칠 뒤엔 그 슬픔이나 괴로움의 무게가 어느새 가벼워졌음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책을 가까이 하며 사는 이는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자신을 달래 주는 고마운 친구를 곁에 두고 사는 것과 같다고 느낀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대체로 자녀가 책을 읽기를 바랄 것이다. 독서는 유익한 정보와 지혜를 얻을 뿐만 아니라 인간과 세상에 대해 배우게 되어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한다. 그리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 주고 삶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독서는 학교 성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책을 가까이하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학교 성적이 우수하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십수 년간 초중고 학생들에게 책을 읽게 하고 글쓰기를 지도하는 일을 했다. 초등학교에서 글쓰기 교사로 근무한 적도 있는데 학부모로부터 문의 전화가 오곤 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만드느냐는 물음을 그때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그것이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인 듯했다. 나 역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이 독서광이 되길 바랐기에 학부모들의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었다. 나는 줄곧 독서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믿기에, '부모가 자녀를 독서가로 키우는 방법'을 궁리해 보곤 했다. 그 결과 다음 다섯 가지를 생각해 냈다.

 

 

첫째, 자녀를 독서가로 키우고 싶다면 어릴 때부터 이야기의 재미를 알게 하라. 내 경험을 소개하면 이러하다. 다섯 살이었던 아이를 잠들게 하기 위해 밤마다 동화책을 읽어 줬더니 아이가 먼저 책을 읽어 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이야기의 재미를 알게 하는 건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참고로 초등 저학년 학생도 부모가 책을 읽어 주는 게 이롭다. 같은 내용을 반복해 읽어 주는 것도 이롭다.

 

 

둘째,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자녀가 “얼마나 재밌길래 엄마와 아빠는 저렇게 책을 보는 거지?” 하는 궁금증을 유발시켜라. 이런 궁금증이 생기도록 하는 게 책을 읽으라고 여러 번 말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셋째, 자녀가 초등학생이 되어서도 책에 관심이 없다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책을 찾아 줘라. 20여 년 전에 국내에 발표되었던 조앤 K. 롤링의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는 지금까지도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책에 흠뻑 빠져 봤던 초등학생이라면 어른이 되어서도 독서가로 살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책의 강한 매력을 알고 나면 책을 멀리하며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판타지 소설이나 또는 스릴이 넘치는 추리 소설은 아이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장르다. 책에 관심이 없는 아이라면 이런 장르의 책을 추천하고 싶다. 한 분야에 매료되어 그쪽으로 책을 다독하고 나면 다른 분야의 책으로 관심이 이동하기 마련이다.

 

 

넷째, 자녀에게 “책을 읽으면 이따 텔레비전을 보게 해 줄게”와 같은 식으로 말하지 말라. 이는 독서가 칭찬을 받을 일이지 즐거운 일은 아니라는 뜻을 은연중 전해 주기 때문이다. 그 반대로 말하는 게 바람직하다. “심부름을 하나 해 주면 책 한 권 사 줄게”라고. 이 말에는 아이가 기뻐할 책을 선물로 주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다섯째, 자녀에게 전집을 사 주지 말라. 한꺼번에 많은 책을 사 주면 희소성이 높지 않아 책이 소중한 줄 모른다. 책을 낱권으로 구입하기를 권한다.

 

 

요즘 어른은 물론이고 초등학생까지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인터넷 쇼핑을 가능케 하는 것은 물론이고, 코로나19로 인해 유용한 교육 매체가 되기도 했다. 분명한 건 앞으로 스마트폰보다 더 혁신적인 문명 기기가 출현한다고 해도 우리에게 종합적인 사고력을 길러 주는 독서의 가치는 감소되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아니 문명 기기가 우리 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면 할수록 생각의 힘을 키워 주는 독서의 가치는 더 커지리라 믿는다.

 

 

4월23일은 '세계 책의 날'이다.

 

 

 

.........................................................
이 글은 인천일보 오피니언 지면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은 ⇨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90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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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4-20 12: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4번 정말 동감입니다. 치사하잖아요~~ㅎ
3번은 제가 바로 효과를 봤답니다.ㅎ 근데 해리포터만한 작품이 없다며 다른 책을 우습게 아네요.😞

페크(pek0501) 2021-04-21 12:20   좋아요 1 | URL
ㅋㅋㅋ 일리가 있네요. 셜록홈즈 시리즈는 어떨까요. 재밌는 추리소설도 많잖아요. 그런 것부터 읽어 책과 친해지면 우선 성공이라고 봅니다, 저는.
저의 큰애가 5학년때 해리포터 시리즈만 줄곧 읽더라고요. 그 긴 분량의 책을 읽고 반복해 또 읽고. 다른 책은 보지 않고요. 그러다가 질리게 읽었는데 나중엔 다른 책을 사 달라고 하더라고요. 기다려 보시면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요?

레삭매냐 2021-04-20 14: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주 유용한 정보에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만화를 보게 하면 책을
안본다고 하던데... 갠춘한지 궁금하네요.

페크(pek0501) 2021-04-21 12:36   좋아요 2 | URL
그런 질문을 학부모로부터 많이 받았어요. 저는 만화도 좋다고 말합니다.
제 지인의 아들은 삼국지 시리즈를 만화로 수십 번 읽었어요. 달달 외울 정도로요.
그다음엔 한국 역사 책도요. 그러더니 국사 시간에 자기가 아는 이름이 나오면 집중한다는 거죠. 그다음엔 세부적으로 알 수 있는 역사 책을 읽고 싶다는 거죠.

만화를 재밌는 학습 쪽으로 읽게 해 보세요. 재밌는 것도 많답니다. 나중엔 아마 만화가 아닌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책을 원할 수 있어요.

붕붕툐툐 2021-04-21 0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엄마는 제가 초딩시절 그 때의 유행에 맞춰 전집을 사주셨더랬죠. 언니 둘은 전집을 열심히 읽었고, 저는 단 한 권도 읽지 않았어요. 큰언니와 저는 현재 책을 많이 읽고 있고, 작은언니는 책을 거의 안 읽어요. 알 수 없는 인생~ㅋㅋㅋㅋㅋ

페크(pek0501) 2021-04-21 12:38   좋아요 2 | URL
하하~~ 큰애가 독서광으로 자랐어요. 그러더니 20살이 되고부터 안 읽더라고요. 공부가 바쁘다면서요. 그런데 작은애는 책을 안 읽는 아이였는데 성인이 되고부터 독서광이 되었어요. 알 수 없는 인생이어요. ㅋㅋㅋㅋㅋ

han22598 2021-04-21 03: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로 동의가 되는 글이에요 ^^ 그런데 저는 친척 오빠가 일년에 백권읽으면 돈 준다고 해서 책 열심히 읽었던 어린이였습니다. ㅋㅋㅋ

페크(pek0501) 2021-04-21 12:40   좋아요 2 | URL
그런 효과를 보면 좋지요. 저는 제가 큰엄마가 되는데 조카들에게 몇 권 책 읽어서 짧게 내용 정리해서 노트를 가져오면 십만 씩만 주겠다고 했는데 아무도 안 하더라는...
사람마다 달라요, 가 되겠습니다.
중요한 건 책의 재미를 알게 하는 것, 이라고 봐요.

희선 2021-04-22 0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작가는 언니 오빠 전집을 읽기도 했다지요 그때는 책이 별로 없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이런저런 책이 많으니 전집보다 재미있는 책 한권씩 사주는 게 좋겠네요 아이한테 하라고만 하지 말고 부모도 책을 읽어야죠 요즘은 부모와 아이가 책을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도 많은 듯하더군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4-23 13:54   좋아요 1 | URL
독서도 전염이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부모가 책을 읽는 습관이 있으면 자녀도 그럴 가능성이 많아진다는 점에서요.
형제가 많으면 좋을 것 같아요. 같은 책을 읽고 얘기를 나눌 수 있으니...

오늘은 세계 책의 날이라고 하네요. 희선 님도 책과 함께하며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서니데이 2021-04-23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마트폰으로 전자책 읽기는 좋은데, 다른 것들도 좋아서, 그만큼 책읽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 같아요. 재미있는 것들은 더 많아지니까요.
해리포터는 여러번 읽었지만 재미있는 책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21-04-25 1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01 23: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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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5 1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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