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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아무리 나쁜 일이라도 찾아보면 거기엔 좋은 점이 한두 가지는 있다고 평소 여겨 왔다. 

 


  코로나19는 우리로 하여금 외출시 마스크를 써야 하고 타자와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긴장과 두려움 속에서 살게 만들었다. 그러한 코로나19 사태를 통해서도 인간이 뭔가를 반성하거나 터득하게 된다면 이는 불행이 주는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가 찾아낸 게 있다. 

 


  세 사람에 관한 얘기부터 해야겠다. 북한의 김정은, 일본의 아베, 미국의 트럼프.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첫째, 이들은 자신만만하고 오만하다. 마음속은 알 수 없지만 겉으로 나타내는 태도가 그렇다. 둘째, 이들은 우리나라를 무시하거나 위협하는 느낌을 우리 국민에게 주었다. 


 

  그런 그들이 이번에 자국의 방역 조치만으론 해결할 수 없는 감염병이 있음을 깨달았으리라. 타국과의 연대 없이는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가 앞으로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음을 깨달았으리라. 게다가 대한민국이 감염병에 대처하는 능력이 월등하다는 것도 알았으리라. 그리하여 세 사람이 오만함을 내려 놓고 낮은 자세로 대한민국의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미래에 생길 수 있다는 걸 인식하게 만든 게 코로나19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을 코로나19의 이로운 점이라고 함부로 말할 수는 없겠다. 그렇게 인정하기엔 우리의 심신적 고통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렇게 여기기엔 경제 위기에 처한 우리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일부 품목이 수출의 호조세를 보이고, 일부 상품이 온라인 판매가 증가했다고 해도 국민 대다수의 힘든 처지를 어떻게 상쇄할 수 있겠는가.   

 

 

  코로나19는 승전국 없는 전쟁처럼 전 세계 인류를 큰 불행에 빠뜨린 재앙이다. 이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어떤 이유로도 코로나19의 출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마지막으로 덧붙여두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내가 아는 바와 달리 미국과 일본과 유럽 여러 나라들의 의료 체계가 선진국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놀라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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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05-20 1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세 사람의 공통점은 가난을 모른다는 거죠. 금수저들이라.
그러니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다는 게 뭔지 모르는 사람들 같습니다.
특히 트럼프는 망언을 넘어 넘 애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ㅠ

페크(pek0501) 2020-05-20 16:59   좋아요 1 | URL
트럼프가 WHO에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도 했잖아요.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울 때부터 알아봤어요. 그래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말이라도 세계 평화를 지향하겠다고, 세계인들의 행복 증진을 위해 일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야 되는 건데 말이죠.

트럼프가 오늘은 또 무슨 말을 할까, 뉴스 볼 때마다 궁금할 정도입니다.

희선 2020-05-22 0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문 닫은 곳도 많고 일자리 잃은 사람도 많네요 한국뿐 아니라 세계가 다 그렇군요 사람이 사는 데 많은 게 없어도 되기는 하지만, 최소한은 살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요 미국은 의료보험이 한국과는 달라서 병원에 쉽게 가기 어렵기도 하죠 한국도 바뀔 뻔했다던데 바뀌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의료를 하는 분들이 힘을 많이 썼군요 자기 몸도 생각하지 않고 일했으니... 한국 사람은 위기가 찾아오면 그걸 함께 이겨내려고 하기도 하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조금 있지만...

감염병은 한 나라만 애쓰면 안 되겠습니다 다른 나라도 괜찮아야 한국도 괜찮죠 세계 사람이 마음을 합치면 좋겠습니다

페크 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5-22 15:16   좋아요 1 | URL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나라의 저력을 봤지요. 의료 체계도 훌륭하고
국민성도 훌륭한 것 같더라고요. 선진국으로 알고 있던 나라들이 오히려 엉망인 걸 보고 놀랐어요.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모범 국가로서의 위치를 계속 지켜 나가 미래에 모든 면에서도 그러면 좋겠습니다.

희선 님의 댓글로 기분 전환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꾸우벅~~ㅋ

2020-05-23 1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5-24 1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전국이 비상 상태다. 전염을 막기 위해 모두가 되도록 외출을 삼가야 한다. 따라서 각급 학교의 개학이 연기되었고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들이 생겨났다. 뉴스를 볼 때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새로 생겨나고 있어 심각성을 확인하며 공포를 느낀다. 예방 백신이나 전용 치료제가 없는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하였다. 현재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이탈리아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빠르게 확산하여 세계적인 난제가 되었다. 

 


  그동안 나는 미세먼지가 우리가 공동으로 겪어야 하는 최악의 문제라고 생각했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출현으로 미세먼지는 먼지처럼 작은 문제가 되어 버렸다. ‘최악’을 아무 데나 붙여선 안 되는 거였다. 미세먼지는 감염성이 없으니 타인을 경계할 필요가 없고 그저 본인만 마스크를 쓰면 안심이 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감염성이 높아 타인을 보균자인 양 의심하게 되고 본인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마스크를 쓰고 다 함께 조심해야 한다. 자기 건강이 타인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으니 참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하겠다. 게다가 코로나19는 무증상 전파력이 강하다고 하니 지인들과의 만남을 피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집에서조차 가족이 서로 거리를 두어야 한다.    

 


  코로나19는 내 생활에 많은 변화를 초래했다. 그중 두 가지만 말하자면 무용과 책에 대한 것이다. 나는 매주 무용 센터에 가서 35분 동안 발레와 스트레칭을 하고 다시 35분 동안 현대 무용을 해 왔다. 발레와 스트레칭은 현대 무용을 하기 위한 기초 운동인 셈이다. 이렇게 총 70분 동안 운동을 하고 나면 숨이 차고 땀이 나고 목이 마르다. 이 느낌이 난 좋았다. 운동다운 운동을 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해지곤 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이 모이는 무용 센터에 가지 못하게 됐다. 음악과 율동이 있는 무용은 내게 활력을 주는 운동이었는데 안타깝다.  

 

 
  내 책의 출간일도 변경했다. 원래 계획은 내가 책에 실을 글을 골라서 교정, 수정하여 3월에 원고를 출판사로 넘기면 한두 달 뒤 책이 출간되는 걸로 돼 있었다. 출판사에 원고를 넘겨주면 거기서 교정 작업을 해 주고 필요시 나를 호출하면 내가 출판사에 가서 표지, 목차, 사진 등에 대해 의논하고 결정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원고를 넘기는 날을 미뤘다. 자연히 책 출간도 늦어질 것이니 실망스러운 일이다. 그 밖에 장보러 가는 것도, 걷기 운동을 하는 것도, 친정에 가는 것도 큰 부담이 생기니 사는 게 편할 리 없다. 

 

  
  국민 누구나 힘들어하고 있다.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할까 봐 걱정들이고, 문을 닫는 식당이 생기는가 하면 날짜를 잡은 결혼식이 연기되는 등 불편을 겪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장례식장에 조문객들이 오지 않아 거북한 입장에 처한 이들도 있다. 

 


  우리는 현재 코로나19라는 초유의 감염병과 전쟁 중이다. 무기 아닌 사람 자체가 폭탄일 수 있는 이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아 모두가 암울할 수밖에 없다. 그 누구보다 한 집에서 사는 가족이 자신에게 코로나19를 전염시킬 가능성이 높은 현실. 그래서 가족조차 함께 밥을 먹기가 꺼려지는 비극적인 현실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 나는 어떻게 살았는지 생각해 본다. 이따금씩 아침에 일어나기가 귀찮았고, 출근하는 날엔 잠을 더 자고 싶었고, 매일 반복되는 집안일을 하기 싫은 때가 있었고, 글쓰기 수준이 향상되지 않아 불만이 가득한 날이 있었으며, 걱정을 달고 사는 삶이 무겁게 느껴진 날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식구들이 밥상에 둘러앉아 행복한 저녁 시간을 가졌고, 공기 맑은 날에 산책을 즐겼으며, 땀을 흘리면서 운동하는 걸 좋아했다. 돌아보면 평범한 일상이었다. 

 


  안전지대가 없어 긴장되고 두려운 지금, 코로나19가 없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범사(凡事)에 감사하라.’라는 말이 새롭게 느껴진다. 내가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싶지 않고 건강하길 바라는 건 평범한 일상을 사랑하기 때문임을 깨닫는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고 싶은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삶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겠다. 

 


  우스갯소리로 세 가지 거짓말이라는 게 있다. 처녀가 시집가기 싫다는 말, 상인이 밑지고 판다는 말, 노인이 빨리 죽고 싶다는 말 등이다. 빨리 죽고 싶다는 노인의 말을 우리가 거짓말로 여기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인간은 죽음과 반대편에 있는 삶을 사랑한다는 것.

 

 

 

 

 

 

.............................................
제가 지난 3월 1일에 올린 글과 3월 10일에 올린 글이 있습니다.
이 두 편의 글을 합하여 한 편의 칼럼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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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5-20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잘 지내셨나요.
어제는 비가 왔는데, 오늘 오후에는 햇볕 환하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날씨였어요.
올해는 작년보다 미세먼지가 많이 찾아오지 않아서 공기도 좋은 편인 것 같고요.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사소한 많은 것들도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비대면과 사회적거리두기라는 이전에 없었던 여러가지가 늘었습니다. 여전히 현장에는 고생하는 분들이 계시고, 그 분들 계셔서 아직은 무사하다, 그런 생각을 오늘은 했었어요.

페크님은 이전에 발레와 무용을 하셨는데, 요즘은 쉬고 계신거군요.
조금 더 좋아지면 다시 시작하실 수 있겠지요.
지금은 아니지만,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오기를 매일 기대합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0-05-21 13:30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반갑습니당. 오랜만의 방문이십니다. 쉬면서 정리할 것들은 잘 정리하셨는지요.
저도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에 대해 이번에 특별한 존경심을 갖게 되었어요. 한두 시간만 잠잘 때도 있었다니 참 훌륭하지 않습니까.

오늘도 공기가 맑습니다. 코로나19로 저도 사 보지 않은 것들을 사게 되고
웬만한 건 나가지 않고 전화로 처리하고 그렇게 되네요.
오늘은 나가서 걷기 운동을 할 겁니다. 마침 나갈 일도 있어서요.
마스크만 벗으면 좋겠는데 걷다 보면 마스크 때문에 답답하고 더워요.

요즘 발레를 쉬었더니 공중으로 다리를 높이 올리는 게 예전만 못하네요.
그래서 아까 커피가 끓을 때까지 공중으로 발차기 연습을 했어요. ㅋ
높이 올라가야 재미가 있거든요.

서니데이 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늘 고맙습니다.

희선 2020-05-22 0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월이 오고 그 오월도 많이 흘렀습니다 코로나19로 여전히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군요 한국은 확진자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 마음을 놓으면 안 될 듯합니다 끝날 때까지 조심해야죠 물리 거리는 두어도 마음은 가깝게 하라고 하던데...


희선

페크(pek0501) 2020-05-22 15:12   좋아요 1 | URL
희선 님.
방송을 통해 코로나19가 있기 전으로 영원히 돌아갈 수 없을 수도 있단 말을 듣고 처음엔 설마, 그랬는데 이젠 믿어집니다.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오늘 기온도 적당하고 공기도 좋고... 코로나19만 없으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의료진들에게 뜨거운 박수의 응원을 보내고 싶네요.

희선 님도 파이팅!!!
좋은 하루 보내세요...^^
 

 

 

 

 

  영국 밴드 '퀸'의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영화를 관람했었다. 음악도 좋았지만 진한 감동을 주는 내용은 더 좋았다. 이민자 출신의 노동자인 주인공이 음악에 대한 뜨거운 열정 하나로 대성공하여 그가 가질 법한 모든 약점을 사라지게 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열등감 유발 요인은 삶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 아니 오히려 열등감으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는 것. 이런 생각이 들게 한 영화였다. 

 


  ‘해리 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 ‘조앤 K. 롤링’은 이혼한 뒤 아이의 분유 값을 벌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만약 그녀가 어린 딸을 부양하는 이혼녀가 아니었고 생활비가 넉넉했다면 해리 포터를 쓰지 않았을지 모른다. 부유한 기혼자였다면 그런 불후의 명작이 이 세상에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그녀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것은 꼭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함이었으니.

 


  <달과 6펜스>와 〈인간의 굴레에서〉로 유명한 작가 ‘서머싯 몸’은 열 살 때 부모를 잃고 백부의 집에서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의학교에 입학하여 의사 면허를 취득했지만 작가를 지망하여 10년간 가난하게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작가가 되었다. 

 


  위의 세 가지 실례를 든 이유는 어느 면에서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며 성공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다. 바꾸어 말하면 결핍은 평범한 사람을 뛰어난 인물로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만족하기보다 불만족스러운 상황에서 고뇌하고 연구할 때 수준 높은 예술 작품이 탄생한다. 우리가 부유한 예술가보다 가난한 예술가에게서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게 되는 것도 그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결핍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남보다 부족한 면이 있는 이들이 자기 꿈을 이룬 경우는 많다. 운동선수를 예로 들면 부자인 선수보다 빈자인 선수가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더 절실한 법이다. 또 어느 경기에서든 이긴 자보단 진 자가 그다음 경기에서 이기고 싶은 열망이 더 강렬한 법이다. 패배감을 맛본 자는 승리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 차 노력을 집중하여 전화위복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경제대국이 된 것도 육이오 전쟁을 치른 뒤의 가난한 시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시절의 어려움이 우리 국민으로 하여금 국가 경제를 발전시키고 싶은 강한 욕구를 갖게 만들었다. 

 


  각자의 시각에 따라서 희극의 무대에서 살 수도 있고 비극의 무대에서 살 수도 있는 게 인생인 것 같다. 비극적인 일로 느껴지는 것도 각도를 바꿔서 바라보면 희극적인 일이 되기도 하니까. 어떤 각도에서 보면 결핍은 높은 곳을 향해 큰 에너지를 쏟게 만드는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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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분들에게 희망을 주는 칼럼이 되길 바라며 썼습니다.

 

사진은 오늘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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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과 관련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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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4-12 2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주 벚꽃이 피기 시작해서 좋았는데 사진의 장소도 좋았을 것 같아요.
페크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4-12 23:05   좋아요 1 | URL
하루가 다르게 꽃이 피더라고요.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피니 신기하더라고요.
나무마다 꽃마다 목이 마를 것 같습니다. 산불을 조심해야 할 정도로 요즘 너무 건조합니다.
서니데이 님도 봄날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굿~밤~

stella.K 2020-04-13 1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동네는 지고 있습니다. 그러자 아쉬워 할 사이도 없이
라일락과 진달래가 펴 주어서 얼마나 고맙던지.
코로나로 죽겠네 살겠네 해도 어디 선가는 생명을 틔어 준다는 게
위로가 됩니다.
며칠 전 사람의 발 길이 끊긴 바닷가에 거북이가 대거 부화해서
바다를 행해 가는 걸 보면서 이 지구는 너무 인간 위주였구나.
그래서 인간 이외의 생명에게 기회를 주는 건 아닌가 싶더군요.^^

페크(pek0501) 2020-04-14 10:30   좋아요 1 | URL
라일락과 진달래가 지고 나면 5월엔 장미가 기다리고 있어요.
빨간 장미 또한 얼마나 예쁜데요... 꽃이 주는 위로가 있긴 하더군요. 보는 즐거움!

인간 중심의 사고를 하고 인간 중심의 행동을 하고 살죠. 그러다가 역습을 받곤 하죠. 멧돼지가 그런 예죠. 땅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숲이 줄고 나무가 줄고 그래서 영역이 좁아지자 고속도로에 종종 멧돼지가 출현하잖아요. 우리가 바뀌어야 할 거예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이 깨달은 게 많을 거예요. 자만한 인간의 무력함을 비롯해서... 미국의 오만함도 꺾이는 기회가 되겠죠.
우리 모두 겸허해지는 봄이길...
코로나로 우울해도 꽃이 주는 위로로 잘 버티어 봅시당. 잘 지내세요...

희선 2020-04-18 0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모자란 게 없는 시절이기도 한데, 그래도 모자란 게 많은 사람도 있겠습니다 그때는 그때대로 괜찮은 게 있겠지요 그런 걸 알면 좋겠지만, 그때는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해요 지나고 나서야 그때가 좋았구나 하기도 하죠 지금 편하게 살지만 예전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많잖아요 마음을 나누고 살던 시절을...

얼마 전까지 바람이 차가운 듯했는데 이제는 따듯합니다 조금 걸으면 덥겠습니다 이번 봄도 그리 길지 않겠네요 그래도 아직 봄입니다 페크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4-19 17:2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지나고 나야 그때가 좋은 줄 알지요.
오늘 비가 오고 내일은 찬바람이 분다고 하네요.
희선 님,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휴일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감은빛 2020-04-20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참 좋아요!

이 사회는 점점 부족함 없이 다 갖춘,
아니 오히려 넘치게 가진 사람들이 성공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족한 사람은 그 부족한 여건을 무엇으로든 뛰어넘어야 하는데,
이젠 노력 만으로 뛰어넘기 어려운 시대가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꼭 눈에 띄는 큰 성공만이 가치있는 건 또 아니겠지요.
말씀처럼 각자의 시각에 따라 혹은 각자의 선 자리에 따라 그 삶들도 다 고귀한 것이니까요.

페크(pek0501) 2020-04-21 21:10   좋아요 0 | URL
요즘 걸으면서 사진을 찍는 게 취미랍니다. 빨리 새 글을 올려야 제가 찍은 사진을 함께 올릴 텐데, 하고 있어요.

언제나 그렇죠. 또 잘난 사람들이 너무 많지 않습니까?
그래도 어디선가 헝그리 정신으로 노력하는 이들이 있을 겁니다. 그들의 힘을 믿고 싶어요.
저 역시 큰 성공만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실 중요한 건 성공이 아니라 행복한 삶이라고 봐요.
모두 고귀하죠.
오늘은 서늘한 가을밤 같습니다. 굿~ 밤~ 되세요.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유형지에서>에는 두 유형의 인물이 나온다. 그릇된 사고를 가졌으면서도 그것이 옳다고 굳게 믿는 장교와, 무엇이 잘못된 일인지 알면서도 침묵하는 탐험가다. 내가 주목한 것은 전자다.

 

 
  장교는 판사로서 유형지에 임명되어 왔으며 사형 집행을 담당한다. 그는 탐험가에게 사형 집행의 기계를 보여 주며 그 우수성을 과시하고자 한다. 그것은 뾰족한 바늘이 죄수의 몸을 찌르게 되어 있는 사형 집행기다. 죄수는 이 기계 안에서 12시간 동안이나 고통을 받다가 죽게 된다. 이 잔인한 사형 방식을 찬미하고 집착하는 사람이 바로 장교다. 

 

 

  죄수는 근무를 태만히 했다는 죄로 이곳에 끌려와 사형 선고를 받았다. 보초를 서는 새벽 두 시에 잠이 들었다는 것과, 이를 본 상관이 승마용 채찍으로 얼굴을 후려갈기자 상관에게 잘못을 빌기는커녕 오히려 대들었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런 죄수에게 변호할 기회는 절대 주어지지 않으며 장교의 독단적인 판결로 사형이 집행된다. 

 


  장교는 말한다.

  「저는 판사로서 하나의 원칙을 세워 놓고 있는데, 그것은 모든 범죄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범죄는 단지 범죄일 뿐이라는 장교의 고정 관념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그는 작은 실수를 저지른 죄수가 사형을 당하는 게 얼마나 부당한 일인지조차 지각하지 못한다. 죄수에게 변호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사형 방식이 잔인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옳지 못하다고 판단할 줄 모른다. 

 

 

  이곳의 사형 집행기는 구 사령관이 발명한 것으로, 이 기계의 제작 과정에 참여한 장교는 이것에 대해 유별난 애착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구 사령관이 죽고 나서 새로 부임한 신임 사령관이 사형 집행기를 없애고 싶어 하자, 이를 막기 위해 장교는 탐험가에게 사형 집행기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탐험가에겐 그럴 만한 영향력이 있는 까닭이다. 이 부탁을 탐험가가 거절하자 장교는 죄수를 석방하고는 자기 스스로 직접 기계 속으로 들어가 눕는다. 「장교를 지탱해 주던 그 신념이, 그렇게 옳다고 믿었던 자신의 재판 과정이, 그리고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그 기계 장치가 이제 아무에게도 존중 받지 못하고 쓰레기 취급을 당할 처지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기계는 고장이 났는지 이상하게 작동하여 장교의 몸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게 하더니 결국 장교를 고통스럽게 죽게 한다. 

 

 

  장교는 죽음을 용기 있게 선택할 만큼 자기 신념에 대한 실천력이 훌륭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그는 존경의 대상이 아닌 비난의 대상이다. 그가 가진 신념은 그릇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인물은 역사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 독일을 지배하던 히틀러는 국민들에게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주장하면서 다른 민족들을 잔인하게 박해하는 일을 국민들로 하여금 긍정적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의 그릇된 판단은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고 그의 독재가 가능할 수 있었다. 히틀러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도 오판했던 것이다.

 

 

  이처럼 한 사람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오판하는 일은 오늘날에도 얼마든지 재현될 수 있어 냉철한 경계를 요한다. 특히 요즘은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는 일이 흔해서 저널리스트가 쓴 한 편의 글이 여론에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기에 얼마든지 다수의 잘못된 생각을 양산해 낼 수 있다.

 

 

  사실 옳은 생각으로 판단하는 게 늘 쉽지만은 않다. 이 소설에서처럼 죄수에게 긴 시간의 고통을 주는 처형 제도는 비난할 일이라고 쉽게 판단할 수 있지만, 잘 판단하기 어려운 일도 있다. 예를 들면 사형 제도의 폐지 문제가 그렇다. 범죄 억제의 효과를 중요시한다면 사형 제도를 실시해야겠지만, 인간의 생명권을 중요시한다면 사형 제도를 폐지하는 게 옳다. 또 주택가에 CCTV를 설치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찬반의 의견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 범죄가 감소한다는 이유로 CCTV를 설치하는 것에 찬성할 수도 있지만 사생활이 노출된다는 이유로 반대할 수도 있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누구나 여러 번의 착오를 경험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데도 자신의 생각은 늘 옳다고 여기기 쉽다. 이럴 때 우리의 모습은 이 소설 속 장교의 어리석은 모습과 닮아 있을지 모른다.

 

 

  우리 삶에서 확신을 경계하기 위해 버트런드 러셀의 <런던통신 1931–1935>에 있는 다음 글을 기억해 두면 좋을 것 같다.
  「사실 단지 자신의 의견을 취한다고 해서 지식인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식인이란 이러저러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있는 것에 대한 타당한 논거를 갖고 있더라도 그것을 교조적으로 믿지 않는 사람이다.

 

 

 

 

 

 

 

 

 

 

 

 

 

 

 

 

 

 

 

 

 

 

 


.....................................................
예전에 쓴 리뷰를 이번에 칼럼으로 바꾸어 써 봤습니다.
버트런드 러셀의 글을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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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1-13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기분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1-13 13:27   좋아요 1 | URL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님도 기분좋은 하루를 여시기 바랍니다.

2020-01-13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13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oolcat329 2020-01-13 17: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카프카의 이 작품이 <변신>보다 더 끔찍했어요. 무섭기까지 했던 기억이 나네요. 기계 묘사가 너무 강렬해서 다른 내용은 기억이 잘 안나니, 다시 읽어 봐야겠습니다 ㅎ

페크(pek0501) 2020-01-13 23:15   좋아요 0 | URL
맞아요. 한 마리의 벌레로 변신한 <변신>보다 사람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게 하는 이 소설이 더 그렇죠.
예. 저도 요즘 새 책을 사기보다 다시 읽기, 를 하자 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유혹적인 신간은 사야겠지만요... ㅋ
댓글, 감사합니다. 새해 좋은 일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프레이야 2020-01-13 1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늘하게 머리를 때리는 소설에 그 못지않은 칼럼이네요. 잘 읽었어요 페크님. 카프카의 소설 소개해 주셔서 좋아요.

페크(pek0501) 2020-01-13 23:17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님이 제 글을 호평해 주셔서 힘이 나는군요. ㅋ
프레이야 님처럼 문학적 창작을 하시는 분이 저에겐 존경의 대상이랍니다.
문학적 재능은 없는데 문학과 예술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저를 저도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답니다.
서로 왕래가 많은 2020년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희선 2020-01-14 0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일이든 제대로 보기는 참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이냐에 따라 다르고 때에 따라 다르기도 하니... 그 자리에서 가장 좋은 게 어떤 건지 잘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하나만 생각하지 않는 유연함을 가져야겠지요 저도 그렇게 못하기도 하지만...

한사람 말에 빠지는 것도 안 되겠습니다 자기 스스로 생각하면 좀 나을 듯도 한데, 그때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아야겠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1-14 13:56   좋아요 1 | URL
여러 일을 겪으며 살다 보니 진실을 안다는 게 쉽지 않더군요. 끝까지 모를 진실도 있겠더라고요. 또 어떤 게 최선인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나면 그때의 최선이란 것도 시시각각으로 변하더라고요. 하늘만이 알도다, 가 답이 될런지...

오늘은 공기가 좋아 창문을 열고 이불을 새것으로 바꾸고 털고 그랬네요.
맑은 공기를 느끼며 좋은 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제목 : 애인, 친구, 책을 비교한다면

 

 

예전에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여러 연령층의 사람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맞히는 퀴즈가 있었다. 그중 재밌는 퀴즈가 있었는데 ‘평생 애인 없이 살기’와 ‘평생 친구 없이 살기’ 중에서 어떤 것이 낫다고 사람들이 선택하는지를 알아맞히는 것이었다. 답은 ‘평생 애인 없이 살기’였다. 조사한 사람들 중 70% 이상의 사람들이 애인보다 친구를 더 중요시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애인에 비해서 친구가 더 자신에게 잘해 준다는 생각이 들어서일 것 같다. 애인과 싸우거나 결별할 때 위로해 주는 것은 친구인 경우가 많고 또 외로울 때도 위로를 해 주는 것은 친구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쩌면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애인은 가끔씩 적대적 관계에 있게 된다고. 그래서 애인은 늘 내 편일 수 없다고.

 

 

만약 사람들에게 애인, 친구, 그리고 여기에 책을 넣어 세 가지 중에서 하나만 선택하라면 어떻게 될까. 이번에는 ‘평생 애인 없이 살기’, ‘평생 친구 없이 살기’, ‘평생 책 없이 살기’ 중에서 가장 끔찍한 삶을 고르라면 결과가 어떨지 궁금하다. 이 중에서 ‘평생 책 없이 살기’가 가장 끔찍할 것 같다는 사람도 많을 듯하다. 나도 여기에 속한다. 내게 책이 없는 세상은 살맛 없는 세상이다.

 

 

애인은?

 

 

애인이 있어서 좋은 점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기쁨과 달콤한 설렘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나쁜 점은 상대에 대한 의무가 따른다는 점이다. 연애를 하면 언제든 상대가 불러내면 아무리 외출이 귀찮은 날에도 만나러 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 나가지 않는다면 상대는 섭섭해 하거나 화를 낼 것이다. 또 생일같이 특별한 날은 꼭 챙겨 줘야 하고 아플 땐 더 마음을 써 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 물론 사랑에 빠지면 그런 의무를 다하는 것이 즐거울 수 있다. 하지만 여러 통계에 따르면 오래 사귈수록 달콤한 설렘도 점점 퇴색한다고 하니 오래 사귀면 애인으로 인해 귀찮게 여겨지는 일이 생길 듯하다. 결국 두 사람 중 더 좋아하는 쪽이 있기 마련이고, 더 성의 없는 쪽이 있기 마련이어서, 한쪽은 화를 내고 다른 한쪽은 화를 풀어 줘야 하는 관계가 되기 쉽다. 혹자는 ‘연애’하면 떠오르는 게 ‘스트레스’라고 했다. 연인 관계에서는 싸움이 많아지기 때문이란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괴로움을 동시에 주는 게 애인이란 존재가 아닐까 한다.

 

 

친구는?

 

 

친구는 애인에 비해 기쁨을 덜 주지만 스트레스도 덜 준다. 애인에 비해 서로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관심이 많지 않으니 싸울 일도 많지 않다. 친구의 좋은 점은 늘 그 자리에 있어 준다는 점이다. 애인은 한동안 만나지 않으면 이별할 확률이 크지만 친구는 소원하게 지내다가도 언제든 만나면 예전의 친숙했던 친구 관계로 돌아가게 된다. 단점은 무관심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친구보다는 애인이나 가족을 더 챙기기 때문에 섭섭할 때가 생길 수 있다.

 

 

책은?

 

 

그러면 책은 어떠한가. 애인이나 친구를 만나는 일과 비교하면 책을 만나는 일엔 의무도 없고 섭섭함도 없다. 그저 흥미로운 책을 대할 때마다 새로운 즐거움이 생길 뿐이다. 싫증이 날 새가 없이 새 책은 매일 쏟아져 나와 설렘이 이어진다. 한번 책의 달콤한 열매를 맛본 사람은 그 맛을 잊을 수 없어서 자연히 책의 세계로 빠져 들게 된다. 독서만큼 값이 싸면서도 오랫동안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없으며(몽테뉴), 독서하는 사람은 참된 벗, 친절한 충고자, 유쾌한 반려자, 충실한 위안자가 없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M. T. 바로).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자질

 

 

나에게 재능이 있다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자질이다. 나에게 그 자질이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책을 읽으면 어떠한 잡념도 사라지고 책 내용에 곧장 몰입하게 된다. 그래서 책을 읽고 있는 한 나는 행복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이 행복하다고 여길 것이다. 행복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타인에 대해 시기하지 않고 너그러워진다는 점이다. 시기심이란 자기보다 나은 처지에 있는 사람을 공연히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마음이므로, 자신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은 공연히 시기심을 갖지 않는다.

 

 

행복한 독서광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서 좋다. 돈 많은 친구를 만나면, “넌 부자가 되거라, 난 책으로 행복할 테니.”라고. 옷을 멋지게 입는 친구를 만나면, “넌 멋쟁이가 되거라, 난 책으로 행복할 테니.”라고. 나에게 만약 ‘부자인 것’과 ‘책이 주는 행복’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책이 주는 행복’을 택하리라. ‘멋쟁이인 것’과 ‘책이 주는 행복’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책이 주는 행복’을 택하리라.

 

 

 

책이 넘쳐서 책장에 못 들어가고 있는 책들

 

 


책을 보면 참 잘생겼다고 느낀다.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볼 때면 또는 책이 방바닥에 쌓여 있는 것을 볼 때면 나는 그것의 잘생긴 외양에 감탄하곤 한다. 이보다 더 잘생길 수는 없을 것 같다. 아무리 전자책의 출현으로 인해 종이책의 종말을 논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한 장 한 장 넘기는 종이의 질감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에 의하면 독서의 두 가지 동기는 독서를 즐기려는 것과 읽은 책에 관해 자랑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책에 매료된 적이 있는 사람은 즐거움을 얻으면서 동시에 자랑거리를 갖게 하는 책을 사랑할 수밖에 없겠다.

 

 

책과 관련하여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책과 관련하여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인터넷 서점에서 사고 싶은 책을 고르는 것/ 새 책의 첫 장을 펼치는 것/ 새 책의 빳빳한 질감을 느끼는 것/ 커피 한 잔을 옆에 두고 책을 읽는 것/ 책에서 외우고 싶을 만큼 좋은 구절을 발견하여 연필로 밑줄을 긋는 것/ 책 보다가 스르르 잠이 드는 것/ 독서광인 친구를 만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책과 관련하여 내가 싫어하는 것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책이 구겨지는 것/ 내가 아끼는 책을 누군가가 빌려 달라고 하는 것/ 책을 재밌게 읽고 있는데 갑자기 외출할 일이 생기는 것/ 아끼던 책이 오래되어 종이가 누렇게 변색되는 것/ 책 읽으며 안구건조증이 느껴지는 것/ 전자책의 편리성 때문에 종이책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신문 기사를 보는 것.

 

 

 

* 어느 플랫폼에 연재하고 있는 칼럼 26번째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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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6-19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장에 꽂지 못한 책들은 저렇게 탑으로 만들어놨어요. 저러면 책 한 권 빼기가 귀찮아요. 특히 책탑 제일 아래에 있는 책을 꺼낼 때가 난감해요. 그리고 책탑 사이사이에 먼지가 쌓여 있어요. 가끔은 책탑 전부를 해체하고 바닥을 청소해줘야 해요. ^^;;

페크(pek0501) 2019-06-21 21:45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저렇게 탑으로 쌓아 놓는 이유는 먼지가 덜 앉기 때문이에요. 보기에 맨 위의 책만 먼지가 앉을 것 같잖아요. 하지만 님이 말씀하신 대로 책 사이사이에 먼지가 많아요. 자주 닦아야 합니다. 예전엔 유리로 된 문을 닫는 책장을 썼어요. 다시 책장을 산다면 유리 문이 있는 책장을 사야 할까요. 그런데 책을 꺼낼 때마다 문을 열고 닫아야 하는 게 불편하지요.

다시 보지 않을 책은 버려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네요. 책 사랑... 뭐든 사랑이 지나치면 난감한 일이 생깁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moonnight 2019-06-19 13: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애인 친구 모두보다 책입니다 ㅎㅎ;; 와인 한 잔 따라놓고 책 읽는 시간이 너무 좋아요♡

페크(pek0501) 2019-06-21 21:49   좋아요 0 | URL
사랑이 뭔지 알게 되면 애인이란 존재도 시시해지지요. 이혼한 사람들도 대부분 한때 사랑해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생각하면 사랑이니 애인이니 하는 게 참 시시해집니다.

책 사랑만큼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책에 한번 빠져 버린 사람은 영원할 것 같습니다.
와인 한 잔 따라놓고 책... 멋지십니다. 상상만 해도 행복한 독서 시간이 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문나잇 님.

2019-06-19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21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9-06-19 2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제방도 페크님처럼 책으로 둘러쌓여 있어 잠잘곳도 마땅치 않아요ㅜ.ㅜ

페크(pek0501) 2019-06-21 21:54   좋아요 0 | URL
카스피 님, 오랜만입니다. 건강 괜찮으시지요?

잠잘 곳이 마땅치 않을 정도라니 상상이 갑니다. 책을 위한 방인지 사람을 위한 방니지 모를 지경이겠습니다. 그래도 행복하게 느껴지는 걸요.
감사합니다.

맑은 생각 2019-06-22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이 없다면 마음까지 없다.ㅎㅎ

페크(pek0501) 2019-06-25 11:53   좋아요 0 | URL
아,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이 글의 좋아요 수가 높은 것은 이곳이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알라딘이어서일 거예요.
댓글,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9-06-22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책장이 멋지네요. 책탑의 책도 적절한 크기로 잘 정돈된 느낌도 들구요. 제 책탑은 곳곳에 쌓여있다보니 서재의 멋을 찾아보기 힘이 듭니다.ㅜㅜ

페크(pek0501) 2019-06-25 11:58   좋아요 1 | URL
책장이 오래되었는데 싫증이 나지 않네요. ㅋ 똑같은 책장 세 개를 붙여 놓은 것입니다. 구석에 다른 책장이 하나 더 있어서 기억 자로 책장이 배치되어 있는데 그건 찍히지 않았어요. 그건 다음 기회에 공개하기로 하죠.
책탑이란 말이 멋지군요. 그냥 그렇게 쌓인 것이지 따로 연출하진 않았어요.
사진이 잘 나온 것이지 실제로 보면 깔끔하지 않습니다. ㅋ
사진의 효과가 성공인 셈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9-06-25 1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에도 책상위에 책이 많이 있는데, 갈 곳이 없어요. 그렇다고 이전에 산 책을 버릴 수도 없고요. 그 책도 안 읽은 책이 거의 많거든요. 책은 좋은데, 계속 신간이 많이 나오니 사게 되네요.^^;
페크님, 오늘 서울은 32도 정도 된다고 들었어요. 더운 하루 잘 보내고 계신가요.
편안한 오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9-07-01 13:45   좋아요 1 | URL
아직 견딜 만한 더위입니다. 곧 폭염이 시작되겠죠. 눈에 문제가 생겨서- 결막염 등 - 안과에 다니고 있고 그래서 책을 끊고 오디오북을 즐겨 들었어요. 오늘 안과에 가서 다 나았는지 확인하고 올 생각입니다.

몸과 마음이 편안한 삶을 사는 것에 - 평범한 삶에 - 감사하고 싶은 날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성에 2019-06-28 0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사랑, 하면 저도 할 말 많습니다.
먼 대학시절 가난한 주머니를 털어 샀던 책을 지금 까지도 끌어 안고, 벽 한면을 가득 채운 한글 책들을 어떻게
대물림하나 하는 것이 장차 난감한 이국 생활입니다.
글을 쓰려면 여러 자료가 필요할 때 요긴하게 도와주는 내 자식같이 사랑스러운 책들,
저의 자랑은 내 인생 성장과 고락을 함께 묵묵히 지켜주는 나와 함께 묵어가는 책들입니다.

페크(pek0501) 2019-07-01 1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이국 생활에는 그런 고민이 있겠군요.
저는 자식들에게 제가 세상을 떠나고 나면 깨끗한 책은 도서관에 기증하고 나머지 책은
고물상에 그냥 넘겨 주라고 할 참입니다. 이미 말한 바 있어요.

그러니까 살면서 버리기, 가 중요할 듯해요. 버릴 줄 아는 것도 실천하면서 배워 가야 하지 않나 싶어요. 얼마전, 삼사십 권을 버렸는데 더 버려야 할 책이 있는데 쉽지 않네요. 말씀하신대로 정말 자식 같은 사랑스러운 책들이라서...

하루하루 즐거운 시간으로 채워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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