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1970년 12월이다. 한 명문고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학생들은 모두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가족이 있는 집으로 떠나고, 한 명만이 학교에 남는다. 그는 문제아 ‘털리’(남)다. 그의 아버지는 정신 병원에 입원해 있고, 재혼한 어머니가 새 남편과 여행을 갈 계획이라서 집으로 갈 수 없게 된 것. 가족이 없고 고집불통인 역사 선생인 ‘폴’(남)과 아들을 잃어 슬픔을 가슴에 지닌 주방장 ‘메리’(여)도 학교에 남는다. 이리하여 세 사람의 동거가 시작된다. 학교에 남게 된 것에 불만이 가득한 털리는 자기가 싫어하는 역사 선생과 주방장과 함께 지내야 하는 것도 불만이다. 가족의 사랑을 나눌 수 없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 세 사람은 과연 어떻게 보내게 될까?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그들 셋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어느덧 따뜻한 우정이 쌓여 간다. 털리는 이제 두 사람이 싫지 않다. 학교에서 말썽을 자주 피워 퇴학을 당한 경험이 있는 털리는 이제 더 이상 예전의 그가 아니다. 메리가 만든 음식을 셋이 먹으며 털리는 이들을 가족처럼 느낀다. 


정신 병원에 있는 친부를 찾아갔다는 이유로 털리는 또 퇴학을 당할 위기에 처한다. 그런 털리를 대신해 폴은 자신이 그 책임을 지고 오랫동안 몸담았던 학교를 떠난다. 이 마지막 장면이 감동적이다. 학생의 인생을 위하여 자기를 희생할 줄 아는 역사 선생 폴은 바람직한 교사상을 보여 준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삐딱하게 굴던 털리의 변화된 모습에 있다. 털리가 역사 선생과 주방장과 지내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들 셋은 사이가 좋아졌는지 그 과정을 지켜보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다.  


문제아를 부정적으로만 보는 이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때로는 타인이 좋은 가족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추천한다. 자신이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한 이들에게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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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4-12-20 1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봤어요. 올해 본 좋은 영화 중 한편이었지요.
현대로 오면서 전통적 가족의 의미도 변해가고, 타인과의 관계도 변해가는 것 같아요. 가족끼리의 연대감은 얕아짐과 동시에 가족 아닌 타인과의 관계가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늘어가는것 같지요.

페크pek0501 2024-12-20 15:26   좋아요 0 | URL
아! 나인 님도 보셨군요. 올해 2월 개봉, 이었다고 하네요. 저는 영화모임에서 결정된 영화라서 봤어요.
남보다 못한 가족이 있긴 해요. 그래서 끊고 지내는 이들이 있는데 전문가들도 그것이 더 낫다고 하네요. 계속 만나면서 서로 상처받는 것보다 낫다는 거예요. 타인도 얼마든지 가족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영화 같았고 문제아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아이는 아니라는 메시지도 느껴졌어요.^^

잉크냄새 2024-12-20 1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통 크리스마스 전날 혼자 남으면 스릴러나 공포로 빠지기 쉬운데,,,영화 자체가 반전입니다.

페크pek0501 2024-12-20 15:26   좋아요 0 | URL
크하하~~~ 저는 잉크냄새 님의 댓글이 재밌는 반전, 이었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yamoo 2024-12-20 15: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영화 재밌을 거 같습니다! 찜해두겠어요~~ㅎㅎ

페크pek0501 2024-12-20 15:29   좋아요 0 | URL
흐뭇함을 느끼게 해 주는 영화입니다. 저도 야무 님의 영화 추천 목록을 적어 두었답니다. 하나씩 하나씩 꼭 볼 생각이에요. 영화를 많이 봐야겠단 생각을 요즘 합니다.^^

stella.K 2024-12-20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영화 같아요. 이 영화로 토론회 하셨나 봐요.
전 지난 주 <나이브스 아웃>인가 하는 영화 좀 보다 말았어요.
뭔지 재미있을 것 같은데 중간에 드라마 <굿 파트너> 보느라.
이 드라마 정말 정신없이 빠져들어요.
이혼 전문 로펌이 배경인데 진짜 이혼 전문변호사가 감수를 했다나 스토리텔러로
참여했다나 뭐 그랬던 것 같아요.
장나라 너무 말라서 약간 살 좀 키우고 나와도 좋을텐데 하며 보고 있어요. ㅎ
혹시 시간되시면 함 보세요.

페크pek0501 2024-12-22 12:43   좋아요 1 | URL
맞아요. 영화 본 뒤 토론하고 짧게 리뷰 써서 이메일 제출하면 매달 도서상품권을 받는답니다. 아마 구청에서 지원하는가 봐요. 우리 멤버들이 쓴 리뷰를 담아 책을 내기도 했더라고요. 그냥 우리끼리 보는 얇은 책으로요.
오! 굿 파트너,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그렇게 재밌나요? 전 요즘 드라마를 전혀 안 봅니다. 유튜브에 빠져서...ㅋ
장나라, 가 나오는 것 스쳐 본 것 같은데 그 드라마인가 보네요. 내용은 모르겠고... 한번 볼게요.

희선 2024-12-22 0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제아라는 말도 별로 안 좋을 듯합니다 이건 한국에서 쓰는 말이겠지요 사람한테는 다 사정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걸 알게 된다면 그 사람이 왜 그랬는지도 알 듯합니다 그래도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 더 많지만... 잘 맞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함께 지내다 괜찮게 지내는군요


희선

페크pek0501 2024-12-22 12:46   좋아요 1 | URL
지적하신 대로 문제아, 라는 말이 좋은 뜻은 아니니 삼갈 낱말이네요. 희선 님 덕분에 알았네요.
이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문제아가 될 수밖에 없던 환경 조건을 알게 되니 이해가 되더라고요. 마음은 착한 아이였어요. 영화나 소설을 보면 인간에 대한 관찰력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유익한 점이에요.
오늘은 날씨가 춥다고 하는데 이따 어머니와 산책하기로 했는데 추우니 나가기 싫어져서... ㅋㅋ그래도 나갈 거예요. 유익하지만 하기 싫은 걸 하고 나면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